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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3분에 1건씩 ‘컵라면 재판’, 트위터보다 짧은 판결문 찍어내기…이겨도 져도 이유를 모른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3분에 1건씩 ‘컵라면 재판’, 트위터보다 짧은 판결문 찍어내기…이겨도 져도 이유를 모른다

    소액재판 법정은 손해배상, 차량 수리비용, 변호사 수임료 반환 등 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각종 분쟁을 해결하는 곳이다. 3000만원 이하 분쟁을 신속 해결한다는 취지로 소액재판엔 공정한 재판을 위해 마련한 여러 장치를 생략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판사는 변론을 들은 뒤 즉시 선고할 수 있고, 판결 이유 없이 트위터(140자)보다 더 짧은 두 줄짜리 판결문을 쓸 수 있으며, 당사자끼리 합의하는 조정 절차를 활용하는 일도 많다. 실제 이번 7월에 서울중앙지법 중 4개의 소액법정을 관찰해보니 원고·피고들은 재판장인 판사 지시에 따라 법정에서 조정실로, 다시 법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민사 본안 재판을 하는 법정과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원고와 피고 중 사건 처리 속도, 과정, 결과에 만족하는 이를 찾긴 어려웠다. 나 홀로 소송 일색인 법정에서 드물게 만난 변호사 A(37·여)씨는 “판사는 짧은 시간 동안 일일이 설명하느라 힘들고, 당사자는 항변 기회를 제대로 못 가져 불만일 때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 사건 진행이 지연되고 뒷 사건이 밀리기 시작하자 판사의 채근이 늘었고, 새로운 사건의 당사자들이 원고·피고석에 제대로 자리잡지도 못했는데 ‘개문발차’ 식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일마저 벌어졌다.●밀리면 끝… 항변 들을 새 없이 “조정하시죠” “지금 20분 동안 10건 넘게 재판이 있어서 제가 일일이 여러분 말을 듣기 어려워요. 내려가서 조정위원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정말 안 되면 바로 올라오세요. 그럼 제가 재판할게요.” 3시간 동안 161건을 심리하던 소액전담 판사는 차량 수리비 분쟁에서 견적 비용을 놓고 다투는 원고·피고의 항변이 길어지자 한숨을 내쉬며 조정을 권했다. 원고가 “아니… 피고가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조정을…”이라고 답했지만, 판사는 “그러니까 한 번 조정을 해보세요”라며 법원 1층에 있는 조정위원실로 이들을 보냈다. 꺼리는 원고·피고에게 판사가 강권한 조정이 수월할 리 없었다. 조정이 결렬되자 재판부는 직권으로 강제조정을 했다. 원고·피고는 곧바로 법원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고·피고 얘기를 3분 동안 듣기도 어려울 정도로 시간에 쫓기며 진행되는 소액재판에선 당사자들이 충분히 항변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어 판사의 강제조정에 이의신청이 흔하게 일어난다. 원고·피고 중 한쪽이 재판을 길게 끌려고 할 때 이를 방지할 장치를 찾기도 어렵다. 골프 의류 브랜드 로고를 제작해 납품하는 강모(40)씨는 떼인 물품대금을 받기 위해 최근 3년 동안 민사 소액소송 5건을 제기했다. 강씨는 2016년 로고를 납품한 뒤 대금 530만원을 받지 못해 결국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판사의 조정 권유에 응한 강씨는 부가세를 제한 금액 480만원을 160만원씩 3회에 나눠서 받기로 합의했다. 제소 뒤 7개월 만에 조정이 성립됐지만 강씨는 “이미 변호사 사무실에 알아보는 비용으로 100만원 넘게 든데다 판결받고 싶어서 왔는데 조정으로 끝나니 서운하다”면서 “판사는 조정이랑 판결 효력이 같다고 했지만, 피고가 돈을 갚지 않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합의만 기다리다가… 결국 집중심리부 재배당 재판의 경중은 금액과 꼭 비례하지 않는다. 금액과 상관없이 당사자가 심하게 다투거나 증거 조사가 필요한 소액사건은 집중심리 재판부에 재배당 후 민사본안사건처럼 증거·증인조사를 한 뒤 판결한다. 집중심리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더라도 소액심판 특례에 따라 설명 없이 두 줄 판결문을 받을 수 있다. 과도하게 곱슬한 파마 때문에 속상하다며 미용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최모(38·여)씨와 미용사는 판사 앞에서 한바탕 다투었다. 최씨는 “빗질이 되지 않는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피고는 “애프터서비스까지 해줬는데…”라며 맞받아쳤다. 최씨가 “나는 끝(판결)까지 가겠다”고 하자, 피고도 “나도 마찬가지”라고 응수했다. 결국 판사는 지난해 10월 제기돼 한 차례 조정에 회부됐지만 결렬된 이 사건을 집중심리 재판부로 재배당했다. 맥없이 둘 사이 화해만 기다리던 법원은 그제야 머릿결 감정 신청을 결정했다. 납품받은 복사기 부품인 토너가 불량품이라며 피해보상을 청구한 사건도 집중심리 재판부로 보내졌다. 토너 개당 가격과 불량품 개수에 대한 다툼이 이어지자 판사는 “이런 기본적인 사안도 의견이 다르면 어떡합니까”라며 질타한 뒤 사건을 재배당했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월 400건을 집중심리 재판부로 재배당할 수 있다. ●왜 이긴거죠? 왜 진거죠? 누가 좀 알려줘요 소액사건 당사자 대부분은 기왕 재판을 하니 조정보다 판결을 받기 원했지만, 막상 판결을 받더라도 잘 납득하지 못했다. 왜 이겼는지, 왜 졌는지 설명 없는 판결문 때문이다.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대다수 소액 사건 판결문에는 주문(결과)만 적고 판결 이유는 생략할 수 있다. 부동산 관련 가처분 결정 소송을 받으려고 선임했던 변호사를 교체한 뒤 선임비 일부를 돌려받으려고 소송을 낸 안모(70)씨는 ‘변호사비를 선불로 받고 일을 게을리하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대의를 내걸었지만, 한 차례 변론기일이 있고 2주 뒤 패소 판결을 받았다. 왜 패소했는지 설명 한 줄 없는 판결문에 안씨의 답답함은 더 커졌다.남편의 불륜녀를 상대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변호사 없이 청구한 김모(여)씨는 각종 녹취록과 남편의 카드 영수증을 증거로 제출했다. 녹취록이 편집된 것이란 상대 측 주장에 맞서 싸운 뒤 김씨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렇게 받아든 판결문엔 역시 손해배상금이 어떻게 책정됐는지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完온라인/미국인 51% 트럼프 미·러회담에 불만족, 대북정책 지지율은 44%/NBC-WSJ 여론조사 결과/러시아·이민정책엔 부정적,경제·북한 문제는 선전/

    完온라인/미국인 51% 트럼프 미·러회담에 불만족, 대북정책 지지율은 44%/NBC-WSJ 여론조사 결과/러시아·이민정책엔 부정적,경제·북한 문제는 선전/

    미국인의 절반을 넘는 51%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자세 및 미·러회담에 대해 불만족을 나타냈다. 또 지난달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성사 등에도 불구,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절반에 못 미치는 44%에 불과했다. 그러나 러시아 이슈 및 이민정책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커다란 정치적 논란거리속에도 국민 지지도는 한 달 전보다 살짝 오르는 등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은 안정적인 상황으로 나타났다. 북한 문제에 대한 지지율도 절반에는 못미쳤지만 지지 응답(44%)이 반대 응답(36%)보다 많았다. 이는 미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5∼18일 유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해 22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이다. 이번 조사(표본오차 ±3.3%포인트)는 미국 정치가 각종 이벤트와 이슈들로 들썩였던 지난 한 달을 보낸 뒤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조사 대상자의 45%를 기록했다. 6월보다 1%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2%였다. 긍정적 평가의 경우 강하게 지지한다는 답변이 29%, 다소 지지한다는 답변이 16%였다. 부정적 평가 가운데에는 강하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4%, 다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를 나타냈다. 최근 한달 새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가족 분리 방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동 등에서 비난과 논란이 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안정적이라는 점이 두드러져 보인다고 조사를 담당한 공화당 측 조사원 빌 매킨터프는 설명했다. 민주당 측 프레드 양 조사원은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 많이 비판할수록 대통령 밑바닥 지지층은 더욱 결집하는” 양상으로 해석했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응답자들은 88%가 지지 입장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 응답자들은 불과 9%만이 지지하는 등 큰 대조를 이뤘다. 공화당원들로부터 88%라는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은 역대 대통령 임기 2년 차 7월을 기준으로 소속 정당 지지도 조사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NBC와 WSJ는 전했다. 역대 1위는 96%를 기록한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다. 이슈별로 직무 수행 지지도를 보면 ‘경제’ 문제는 지지 입장이 50%로 그렇지 않은 쪽(34%)보다 높았다. ‘북한 상황’ 분야도 지지한다는 응답(44%)이 반대 응답(36%)보다 많았다. 일단 트럼프가 이 분야에서는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달리 ‘국경안보·이민자’ 문제에선 지지 응답이 41%에 그쳤고, 찬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1%를 기록했다. 특히 ‘국경 지역 가족에 대한 처우’ 문제에는 지지(31%)보다 반대(58%) 입장이 배 가까이 높았다. ‘무역’ 문제에서도 역시 지지(38%)보다 ‘반대’(45%)가 많았다. ‘러시아와의 관계’도 지지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지만, 찬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1%에 달했다. 러시아 문제와 관련해선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믿는 응답자 비율이 65%로 나타나 1년 전 조사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러시아의 개입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답변은 41%로 집계돼 1년 전 조사보다 8%포인트 올라갔다. 역시 이날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주 러시아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미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 중 33%가 찬성 입장을 보인 반면 50%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원은 83%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공화당원은 66%가 긍정적 평가를 해 대조를 보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드루킹, 과거 트위터에 “노회찬까지 한방에 날려버리겠다”

    드루킹, 과거 트위터에 “노회찬까지 한방에 날려버리겠다”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모(49)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노회찬(61) 정의당 의원이 23일 투신 사망했다. 드루킹 김씨가 주축이 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은 민주당 기사 댓글뿐만 아니라 정의당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다. 김씨는 지난해 5월 16일 트위터에 “정의당과 심상정 패거리들, 너희들 민주노총 움직여서 문재인 정부 길들이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미리 경고한다”면서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방에 날려버리겠다. 못 믿겠으면 까불어보든지”라는 트윗을 남겼다.당시 김씨는 경공모의 재무관리를 답당한 ‘파로스’ 김모씨와 함께 2016년 총선 당시 노 의원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장모씨에게 200만원을 건넨 혐의로 6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정의당에 대한 악성댓글 조작은 당에 대한 불만인 동시에 개인적 원한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노 의원이 남긴 유서를 바탕으로 사망원인을 수사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영계·소상공인 “최저임금 이의제기… 천막농성”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해 온 경영계와 소상공인 업계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고용노동부에 이의 제기를 하는 한편 소상공인 업계는 천막 농성 등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는 ‘2019년 적용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 제기서’를 23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고 22일 밝혔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용 부진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돼 이의 제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특히 최저임금 인상률 10.9%의 산출 근거 중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에 따른 보전분(1.0%)은 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잘못된 조치이며 협상배려분(1.2%)과 소득분배 개선분(4.9%)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번 주중 이의 제기를 신청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의 제기의 내용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모라토리엄(불이행)’과 천막 농성 등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4일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를 출범하고 고용노동부 이의 신청 제기, 노사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 및 보급, 생존권 사수 집회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연합회는 앞서 밝혔던 ‘최저임금 모라토리엄’을 이행하기 위해 사용자와 근로자 간 자율적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전국적으로 홍보 및 보급하기로 했다. 서울 광화문에 민원센터를 설치해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만과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천막 농성도 계획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6~17일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4.7%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응답자의 75.3%가 상반기에 경영 위기에 처했다고 답한 가운데 이들 중 절반(53.1%) 이상이 직원을 축소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업계의 영향과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정부에 보완책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경영계·소상공인 “최저임금 이의제기… 천막농성”

    경영계·소상공인 “최저임금 이의제기… 천막농성”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해 온 경영계와 소상공인 업계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고용노동부에 이의 제기를 하는 한편 소상공인 업계는 천막 농성 등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는 ‘2019년 적용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 제기서’를 23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고 22일 밝혔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용 부진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돼 이의 제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특히 최저임금 인상률 10.9%의 산출 근거 중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에 따른 보전분(1.0%)은 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잘못된 조치이며 협상배려분(1.2%)과 소득분배 개선분(4.9%)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번 주중 이의 제기를 신청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의 제기의 내용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모라토리엄(불이행)’과 천막 농성 등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4일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를 출범하고 고용노동부 이의 신청 제기, 노사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 및 보급, 생존권 사수 집회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연합회는 앞서 밝혔던 ‘최저임금 모라토리엄’을 이행하기 위해 사용자와 근로자 간 자율적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전국적으로 홍보 및 보급하기로 했다. 서울 광화문에 민원센터를 설치해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만과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천막 농성도 계획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6~17일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4.7%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응답자의 75.3%가 상반기에 경영 위기에 처했다고 답한 가운데 이들 중 절반(53.1%) 이상이 직원을 축소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업계의 영향과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정부에 보완책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러 “부티나 체포는 광대극이며 비극… 즉각 석방해야”

    러 “부티나 체포는 광대극이며 비극… 즉각 석방해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간첩행위 혐의로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러시아 국적 여성 마리아 부티나(29)를 즉각 석방하라고 항의했다. 라브로프는 이날 통화에서 “가짜 혐의로 러시아인 부티나를 체포한 미국 당국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최대한 신속하게 부티나를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통신 등이 러시아 외교부가 낸 성명을 인용해 전했다. 러 외교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 프로필에 ‘#마리아부티나를석방하라’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환하게 웃고 있는 부티나 사진을 게시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부티나에게 적용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15년형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부티나 체포 사건에 대해 “광대극이며 비극”이라며 미 수사당국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부티나의 동거남은 공화당의 전략분석가이자 전미총기협회(NRA) 소속인 폴 에릭슨이다. 에릭슨은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 인사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의 비밀 만남을 주선하자”는 ‘크렘린 커넥션’ 이메일을 보낸 장본인이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해온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 13일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에서 미 대선 개입을 부인하는 푸틴 대통령을 옹호해 정치적 후폭풍에 휩싸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文, 비핵화 시간표·종전선언 ‘중재외교’ 다시 나섰다

    文, 비핵화 시간표·종전선언 ‘중재외교’ 다시 나섰다

    鄭 “북·미협상 속도낼 여러 방안 협의” 볼턴 만나 연내 종전선언 논의 관측도 9월 유엔서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 행보에 다시 나선 형국이다. 지난 20일 강경화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0~21일 미국 워싱턴을 찾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특히 정 실장의 방미는 문 대통령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북·미 협상을 추동하고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 실장은 2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볼턴 보좌관과)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과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선순환적으로, 가급적 빠른 속도로 추진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종전선언 논의 여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협의에 대해 “종전선언이나 남·북·미 정상회담 관련 논의는 의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이행의 모멘텀을 살릴 방안을 논의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종전선언 미이행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정 실장의 방미 때 종전선언에 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종전선언이 논의됐다면 문 대통령이 미국의 비핵화 시간표와 북한의 종전선언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더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에선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이 오는 9월 유엔총회 계기 남·북·미 정상회담을 타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하고, 정상 간 ‘톱다운’식 합의로 비핵화 로드맵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장관도 지난 18일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南 민생파탄” 문 대통령 비난 나선 북한, 왜?

    “南 민생파탄” 문 대통령 비난 나선 북한, 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쓸데 없는 훈시질”을 한다고 비난했던 북한이 남측의 경제상황이 파국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는 등 대남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해빙 무드를 강조했던 북한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남북 경제교류에 속도를 내지 않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다음달 하순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집탄 탈북 여종업원의 송환을 요구하고, 지난 20일에는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를 거론하면서 “아전인수격의 생억지, 제 처지도 모르는 희떠운 훈시”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22일 탐측의 경제상황을 거론하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남조선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조선에서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각계의 우려가 커가고 있다”며 “경제위기로 수많은 기업체가 문을 닫거나 합병되는 통에 노동자들이 무리로 해고되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어 “남조선에서 경제파국과 실업사태는 그대로 민생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분야에서 물가 폭등이 계속되고, 반면에 주민소득은 급격히 줄어들어 사회양극화지표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였다고 한다”고도 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지금 남조선에서는 경제위기의 영향 속에 기업경영에서 실패한 중소기업가들, 생활난에 시달리고 빚에 쫓기던 수많은 사람이 사회현실을 저주하며 자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동신문은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싱가포르 명사들 앞에서 “(북미)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크게 반발했다. 신문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의 대화탁에 마주앉아 말로는 판문점선언의 이행을 떠들고 있지만,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북남 사이에 해결하여야 할 중대문제들이 말꼭지(말의 첫마디)만 떼놓은 채 무기한 표류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21일에는 2016년 중국 저장성 닝보 소재 북한 식당인 류경에서 일하다가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 사건의 진상규명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면서, 남측의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반(反) 인권적 행위를 왜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다고 압박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김련희 여성을 비롯해 강제억류하고 있는 우리 여성 공민들을 공화국의 품으로 즉시 돌려보내라”며 여종업원 송환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으면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고도 했다. 노동신문의 연이은 이런 보도가 남북교류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최근 행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계속 공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지속해서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의 대남비난에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남북교류와 협력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깔렸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20일 논평에서 “낡고 망해버린 보수세력이 만들어놓은 사대와 대결의 족쇄에 묶여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서 씨엉씨엉(성큼성큼) 내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남조선 당국의 현 처지”라는 주장도 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 “‘무릎 꿇기’ 두 번만 하면 시즌 아웃시켜야”

    트럼프 대통령 “‘무릎 꿇기’ 두 번만 하면 시즌 아웃시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이 국가 연주에 무릎 꿇는 시위를 하면 시즌을 아예 뛰지 못하게 하고 임금도 한푼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5월 NFL 사무국이 국가 연주에 예를 표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벌금을 물리겠다며 국가 연주에 예를 표하고 싶지 않은 선수들은 라커룸에 머무르도록 한 데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낸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선수들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기립해 주목하며 가슴에 손을 얹어야 한다는 조항이 계약에 포함된 것 아니냐”고 되묻고 “처음 무릎을 꿇으면 경기에서 내쫓고 두 번째로 무릎을 꿇으면 시즌아웃과 무임금으로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NFL이 지난 5월 새 정책을 발표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동의했는데 지금은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가 “제대로 맞서 줄 것”을 요구했다. 구델 커미셔너의 이름을 직접 들지는 않고 4000만 달러짜리 커미셔너라고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 2016년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경찰의 차별 조치에 격분한 NFL 선수들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기립하지 않고 무릎을 꿇는 행동으로 항의해왔다. 최근 들어 잠잠해지는 듯하다 지난 19일 마이애미 돌핀스 구단이 운동장에서 같은 형식으로 시위를 벌이는 선수들을 최대 네 경기까지 출전 정지시키겠다고 나서면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NFL 사무국과 NFL선수연맹(NFLPA)은 공동 성명을 발표해 상호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2개월 묵은 정책을 견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폼페이오, ‘北 비핵화 못믿어’ 지적에 “지레짐작 마!” 일갈했지만…北 묵묵부답

    폼페이오, ‘北 비핵화 못믿어’ 지적에 “지레짐작 마!” 일갈했지만…北 묵묵부답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조야에서 제기되는 북한 비핵화 회의론에 대해 “나만큼 북한을 가본 사람이 없는데 모두 지레짐작만 한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6~7일 방북 당시 북한에 핵 프로그램 전체 리스트와 시간표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체제보장 조치가 선행돼야한다고 맞섰던 사실이 드러났다.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앳 나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사람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역사적 정상회담에서 이룬 합의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재확인했다”면서 “나만큼 (북한에) 가깝게 가 본 사람은 없다. 모두들 그저 추측만 할 뿐이다. 나는 거기(북한)에 있었다”고 일각에서 제기된 북한 비핵화 회의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 “아무도 몇 시간 또는 며칠내에 (북한 비핵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혼돈하지는 않는다. 결과를 성취하려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만약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약속을 이행한다면, 북한 국민들은 더 밝은 미래를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멀 미 국무부 정무차관보 대행은 이날 국무부에서 방미 중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한 자리에서 핵·탄도미사일 소재지를 포함한 북한 핵프로그램 전체 리스트, 비핵화 시간표,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사항의 이행 등 3대 사항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체제보장에 대한 신뢰할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것이 선행돼야만 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멀 차관보 대행은 전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싱가포르에서 약속했으나 이행되지 않은 사항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의 폐쇄 조치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이를 포함한 비핵화 3대 어젠다를 던졌으나 북한은 신뢰에 대한 조치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것은 종전선언”이라고 말했다. 멀 차관보 대행은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북·미 간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에 대해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지난 1990년대 북핵 업무를 실무적으로 다룬 적이 있는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홍영표 원내대표가 밝혔다. 홍 대표는 “비핵화의 성과가 있기 전까지는 유엔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고 우리도 그에 공감한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다만 앞으로 북·미간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더위 날리는 조선 여성, 조선 무인, 조선 사람들 이야기

    무더위 날리는 조선 여성, 조선 무인, 조선 사람들 이야기

    조선시대를 다룬 신간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여성, 조선시대 무인, 그리고 조선시대 특이한 이들을 다룬 책들이다. 조선의 풍속, 행정, 문화, 사람 이야기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 시대상을 보여준다. 무더운 여름, 이들의 삶을 살펴보고 당시 시대에 관한 시야도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30여 년간 한국 여성사 연구에 전념한 장병인 충남대 명예교수가 쓴 ‘조선 여성의 삶’(휴머니스트)은 조선시대 혼인, 이혼, 간통, 성폭행을 둘러싼 법과 풍속을 세세하게 살핀 책이다. 그동안 잘못 알려진 인식에 관해 자료로 이를 바로 잡는다. 예컨대 조선시대 이혼에 관해 일제강점기 한국학자 이능화는 ‘조선여속고’에서 “국법에 그 내용이 없다”면서 “사대부 집안 여성이 이혼하려면 왕에게 허락 받아야 한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저자는 ‘대명률’과 ‘경국대전’ 항목을 들어 반박한다. 이에 따르면 합법적인 이혼을 가리키는 ‘이이’를 비롯해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기된 상황을 가리키는 ‘출처’, ‘기별’, ‘거처’ 등 용어가 사용됐다. 오늘날처럼 부부 합의로 이혼하는 사례를 비롯해 부부 의사와 관계없이 국가가 강제로 부부를 갈라서게 하는 ‘강제 이혼’이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저자는 또 조선시대 성폭행의 실상을 들여다보고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출신 성분, 범죄 내용, 처벌 양상 등을 신분별로 조선 전·후기를 나눠 상세하게 분석한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일성록’과 재판기록인 ‘추관지’, ‘심리록’ 등을 근거로 113건의 관련 사건을 다룬다. 여기에 드러난 조선시대 강간 범죄의 양상이 생생하다. 저자는 이와 관련 “‘남존여비’ 통념이 형성된 배경에 서구중심주의적 사고, 그리고 아직도 불식되지 않은 식민사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부장은 조선 사회에서만이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한 모든 전근대사회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었으며,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고 식민사관과 결합하면서 잘못된 인식이 만연했다는 지적이 날카롭다.1600년부터 제도가 폐지된 1894년까지 무관을 뽑는 시험인 무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조선 무인의 역사’(푸른역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임진왜란 이후 조정에서는 공로가 있는 백성을 위로하려고 이전과 달리 무과를 대규모로 시행했다. 무과에 서얼이나 노비까지 응시했고, 무과에 합격하더라도 무관이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은 나름 알려졌다. 실제로 1609년부터 1894년 시행된 무과 가운데 254번의 무과를 치렀는데, 한 번에 100명이 넘는 합격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 중에서는 실제로 활을 쏘지 못하더라도 합격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 의도 역시 순수하지만은 않았다. 저자는 그럼에도 왜 백성이 끊임없이 무과에 응시했는지에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실록’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과 문·무과 합격자 명단을 가리키는 ‘방목’ 자료를 분석해 결론을 얻는다. 피지배층에게 조금씩 문호를 양보하며 체제불만이라는 충격을 흡수했다는 것이다. 저자인 재미학자 유진 Y. 박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미국에서 2007년 낸 책에 추가 자료를 보완해 국내에 출간했다. 조사를 위해 조선시대 전체 무과급제자 5분의 1에 해당하는 3만 2327명의 무과 급제자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연구했다. 방대한 자료로 촘촘히 분석한 책이라 가치 있다.안세현 강원대 한문교육과 교수가 낸 ‘傳, 불후로 남다’(한국고전번역원)는 조선 문인이 쓴 ‘전(傳)’ 가운데 교훈을 주거나 흥미있는 글을 뽑아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전’은 인물의 선행과 미덕을 담은 문체로, 지금으로 치면 ‘전기’에 해당한다. 조선 초반에는 모범이 되는 인물에 관한 전기가 많았으나, 후대로 갈수록 삶의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다. 책은 문인들이 글로 남긴 33인의 삶을 풀어내고, 저자가 해설을 붙였다. 이 가운데 우리가 예상치 못한 독특한 삶을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자못 흥미롭다. 예컨대 전쟁 포로 조완벽은 정유재란 때 왜군에게 잡힌 뒤 포로가 돼 일본으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노비로 일하다 주인을 따라 지금의 베트남인 ‘안남국’을 가게 된다. 죽음을 무릅쓰고 간 그가 안남국으로 향하며 항해를 기록한 이야기라든가, 머리가 긴 안남국 사람들을 묘사하는 부분이 아주 흥미롭다. 그는 ‘긴 밧줄에 철추를 매달고 그 밑에 밥을 으깨 붙여서 바다 밑으로 내려 보냈는데, 더러는 곧장 3·4백발 정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철추 아래 묻어 나오는 흙은 검거나 희었는데, 흙 색깔로 어느 지방인지 분별하였다’고 했다. 안남국 사람에 관해서는 ‘모두 머리를 풀어 늘어뜨리고 맨발로 다녔다. 겨울에도 봄처럼 따뜻해서 맨발로 다녀도 발에 상처가 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특히 ‘조선에서 왔다’고 하자 ‘이지봉을 아느냐’면서 안남국 사람이 이지봉의 시를 줄줄 외는 모습도 나온다. 책은 충신, 효자와 같은 전형적인 인물부터 여군자, 기인, 은둔자, 협객, 과학자, 예술가, 골동품 수집가, 귀화인, 득음한 가수, 침술의 대가를 비롯해 다양한 인물을 다룬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더위가 날아갈 듯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취준생도 내년부터 국가건강검진 혜택

    전 세대를 통틀어 유일하게 국가건강검진에 빠져 있던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20·30대 청년 719만명이 내년부터 검진 대상에 포함된다. 이로써 내년부터 전국민 국가건강검진 시대가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19일 국가건강검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건강검진 적용방안을 심의·의결하고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의결된 방안을 보면 20·30대 건강보험 가입자 중 피부양자(461만명)와 지역가입자 세대원(247만명), 의료급여수급자 세대원(11만명) 등 719만명이 내년부터 국가검진 대상에 포함된다. 지금은 20·30대 청년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나 세대주가 아니면 검진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청년 실업이 심화되면서 청년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여기에 비만 환자 증가에 따른 20·30대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건강보험에서 해마다 300억~5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백악관 군기반장’ 켈리 비서실장 공화당에 트럼프 공개 비판 요청

    ‘백악관 군기반장’ 켈리 비서실장 공화당에 트럼프 공개 비판 요청

    도 넘은 동맹 비난… 푸틴 옹호에 분노 올 초부터 불화설… 경질 초읽기 분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불화설이 제기돼 온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경질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비서실장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도 넘은 ‘동맹’ 비난에 고개를 돌렸을 뿐 아니라, 미·러 정상회담의 ‘저자세 외교’에 불만을 넘어 ‘분노’해 공화당 주요 인사들에게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 정가의 한 소식통은 “이유야 어떻든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발언을 공화당 주요 인사들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했다는 것은 이미 두 사람의 사이가 메울 수 없을 만큼 벌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비서실장이며 한때 백악관 군기반장으로 불렸던 켈리 실장의 경질이 머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월간 배니티 페어는 미·러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옹호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켈리 실장이 ‘성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배니티 페어는 소식통 3명의 말을 인용, 켈리 비서실장이 공화당 인사들에게 직접 전화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달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혼돈에 빠진 백악관에 입성한 켈리 비서실장은 ‘문고리 권력’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을 경질했고, ‘퍼스트 도터’인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를 견제하는 등 백악관의 ‘군기반장’ 역할을 수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돌출 행동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이 이어지면서 올 초부터 ‘불화설’이 워싱턴 정가에 돌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4월 켈리 비서실장이 자신을 재앙으로부터 미국을 구하는 ‘구원자’로 묘사하면서 백악관 참모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다는 언론 보도 이후 관계 이상설이 증폭됐다. 지난달 말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과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또 푸틴 편든 트럼프“몬테네그로 방어하다간 3차 세계대전”

    또 푸틴 편든 트럼프“몬테네그로 방어하다간 3차 세계대전”

    러와 대립각 세운 ‘나토 가입’ 小國 저격 “왜 우리가 지키나” 공동방어 원칙 불만 푸틴의 美대선 개입엔 오락가락 답변 매케인 “트럼프, 푸틴 손아귀서 놀아나”지난 16일 미·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안팎의 거센 역풍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몬테네그로를 미국이 방어하려다간 3차 세계대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몬테네그로는 2006년 신유고연방(세르비아)에서 독립한 신생 소국으로 지난해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해 29번째 회원국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나토에) 가입한 몬테네그로가 공격을 받았다고 치자. 왜 내 아들이 몬테네그로를 방어하기 위해 가야 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 나도 같은 질문을 해 왔다”고 동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그들은 매우 강한 국민이다. 매우 공격적인 국민”이라며 침공을 받을 경우 “그들은 공격적이 될 수 있다. 축하한다. 3차 세계대전이다”라고 말했다. 줄곧 나토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개별 회원국이 외부 침공을 받을 경우 공동 방어에 나선다는 집단안보 원칙을 담은 나토 조약 5조를 문제 삼은 것이다. AFP통신은 친러시아적 행보로 전방위적 비판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의 집단안보 원칙에 경멸을 표출하고, 나토 동맹 가입으로 러시아를 격분시킨 소국 몬테네그로를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대통령은 푸틴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나토의 집단안보 원칙을 담은 조항은 냉전시대 구소련의 침공 우려 때문에 포함됐다. 구소련은 해체됐지만 동유럽 국가들에게 러시아는 여전히 위협적으로 인식된다. 특히 2016년 러시아는 몬테네그로에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전복시키고 나토에 적대적인 정권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사실도 있다고 CNN 등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인구가 64만명인 몬테네그로는 해안 지역을 끼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과 관련,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가 백악관 관료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또다시 이를 번복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러시아가 미국과 (미국의) 선거를 여전히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는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하는 미 국가정보국(DNI)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의 ‘아니다’ 발언은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며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정책이란 밀어붙이기만 하다 보면 탈이 나게 돼 있다. 유연하지 못하면 부러진다. 100% 좋은 정책도 없다. 열에 한둘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고 좋아 보이는 정책도 이해관계자 사이에 이익의 충돌이 따른다. 그런 점에서 대선에서 약속한 정책도 지키는 게 원칙이겠지만, 시행하다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는 게 맞다. 그런 점을 간과하고 밀어붙이다 돌이킬 수도 없게 된 사례가 4대강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정책에서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이 잘되는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다. 임금이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5분의1도 안 되는 동남아로 떠나고 싶은 중소기업인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매출 감소와 심한 경쟁으로 그러잖아도 위축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설상가상의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고용주 없는 근로자는 없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당장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기업의 경쟁력은 약해질 소지가 있다. 최저임금과 더불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이론적으로는 옳아도 결과가 달리 나온다면 이 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려 준 임금이 소비 진작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고 생산이 늘어나 다시 소득이 증대된다는 게 이 이론인데, 통계는 반대로 나왔다. 고용은 최악의 상황이고 하위계층의 소득이 도리어 감소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역설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와 그에 따른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조급한 평가는 금물이다. 좀더 시간을 두고 정책을 보완하면서 경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궤도 수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전남·광주 출신 경찰총수가 20년 만에 탄생한다. 역대 경찰청장 중 전남·광주 출신은 1998년 재임한 김세옥(전남 장흥) 전 청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역대 경찰청장 20명 가운데 12명을 영남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기울어진 인사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탕평 인사를 약속했지만, 결과물은 정반대로 ‘고소영’이었다. 문 대통령의 탕평 인사 약속은 지역적 안배, 특히 호남 출신 등용을 뜻했다. 요직에 호남 출신이 다수 진출해 균형이 잡혔다. 검찰과 경찰의 수장에 동시에 호남 출신이 오르게 된 것도 20년 만이다.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해군참모총장도 호남 출신이 내정됐다. 다만, 잇단 호남 출신 중용이 역으로 지역 안배를 해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물론 이를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성공적 지역 탕평 인사로 보는 평도 있다. 영남,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에 편중됐던 인사가 바로잡혔다는 말이다. 그러나 26개 정부 부처 1급 공무원 127명 중에 TK가 19명밖에 안 된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호남 홀대론과 유사한 불만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지역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능력 있는 인물을 놓칠 수 있다. 국민 공론화로 탈원전을 선택했지만 원전산업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사장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해외 수출에라도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태양열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가속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살펴보는 중간점검이 요구된다. 우리와 같은 길을 걸었던 대만이 왜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는지, 원전을 완전히 포기했던 일본이 다시 원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애써 외면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을 참고할 만하다. 지지층의 반발을 무릅쓴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업적으로 남았다. 우리의 원전 기술을 목청을 높이며 자랑했고 주요 산업으로 키우려 했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의 경찰청장 3명 가운데 2명이 TK 출신이다.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이라면 때로는 지지층과 다른 길을 걷는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또한 유연성 발휘와 궤도 수정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소신도 중요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는 이미 늦는다. 보완한다고 해서 실패가 아니다. 도리어 박수를 보낼 준비가 국민은 돼 있다. sonsj@seoul.co.kr
  • [말빛 발견] ‘자정’ 유감/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자정’ 유감/이경우 어문팀장

    바닷가재 ‘랍스터’는 2015년까지 ‘로브스터’가 표준어였다. 그래도 ‘교양 있는’ 이들은 ‘랍스터’라고 했다. 외래어심의위원회는 2015년 12월 현실을 받아들여 ‘랍스터’의 표기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로브스터’를 버린 것은 아니었다. 이전까지 사정을 감안해 ‘로브스터’도 계속 표준어로 두기로 했다. ‘자정’(子正)은 본래 하루의 ‘시작’이었다. 일상의 현실은 이와 반대로 갔다. ‘시작’이 아니라 ‘끝’으로 썼다. 가장 권위 있는 표준국어대사전도 이것을 받아들인 듯한 뜻풀이를 했다. ‘자정’을 ‘밤 12시’라고 설명해 놓았다. ‘자정이 다 돼서야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자정이 넘어서 귀가하는 날이 많다’ 같은 예문들에선 ‘끝’을 가리키는 듯하다. 여전히 ‘시작’을 강조하는 이들은 이런 현실이 불만스럽다.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랍스터’가 표준이 됐지만, ‘로브스터’도 표준이다. 여러 공문서에 ‘로브스터’가 있다. ‘자정’은 ‘끝’의 의미가 커졌지만, ‘시작’의 뜻도 있다. 피하는 게 나은 상황들이 있다. 깊은 밤임을 나타낼 때 유효해 보인다. wlee@seoul.co.kr
  • 응시생 책상 없고 시험지 잘못되고…공공기관 공채시험 ‘예고된 망신살’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허겁지겁 공고 입찰 없이 최저가 업체 대행 부실 파문 신분 확인에 시간 지연, 감독관 막말도 경기 고양시 산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이 신입 직원 공채 필기시험을 민간 개인회사에 맡겨 치렀으나 시험문제 누락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백지화됐다. 18일 응시자들에 따르면 진흥원은 최근 홈페이지에 ‘지난 14일 직원 3명을 채용하기 위해 실시한 필기시험을 백지화하고 9월 8일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진흥원은 그동안 필기시험 없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직원을 선발했다. 하지만 은행 및 강원랜드 채용비리가 터지자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따라 필기시험을 치른 뒤 면접을 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이를 대행할 전문 업체 선정에 나섰다. 6월 19일 채용공고를 낸 진흥원은 지난 5일 H교육개발원에 477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응시자들에 따르면 필기시험 과정에서 대행업체의 운영 미숙이 불거졌다. 시험 시작이 당초 오전 10시였으나 45분이나 지연됐고, 응시자 신분증 검사도 부실했다는 것이다. 시험장인 고양시 여성회관 대강당도 210명 넘는 응시자들을 수용하기에는 너무 비좁았다. 한 수험생은 “책상에 수험번호도 붙어 있지 않았고 일부 응시생은 시험지를 받지 못해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일부 시험문제에 오류도 있었다. 대행업체의 대응도 문제였다. 항의가 잇따르자 시험감독관이 시험지를 덮으라고 윽박지르는가 하면 “어차피 경쟁률이 100대1이니 불만 있으면 나가라”는 막말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H교육개발원 측은 “객관식 한 문제에서 지문이 빠지는 등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모 총괄본부장은 “필기시험 응시자 수가 들쑥날쑥한 데다 시험장 내 책걸상 수가 부족해 수험표 부착 및 신분 확인에 시간이 걸렸고 시험문제 유출 우려를 막기 위해 시험 당일 현장에서 문제지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시간 지연 등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시험을 치를 정도의 상황은 아닌데 특정 응시자가 상황을 과장하고 다른 응시자들을 선동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진흥원 측은 응시자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16일 이사회 등을 거쳐 필기시험을 백지화하고 9월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고’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흥원 직원이 인터넷 검색으로 안 업체 3곳의 견적서를 받은 뒤 최저가를 써낸 업체를 선정했다. 대행 능력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을 따르다 보니 미숙한 점이 있었다”면서 “보안서약서를 받았기 때문에 시험문제 유출 등의 우려는 없었다”고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대학 졸업 후 첫 취업까지 10.7개월… 0.1개월 늘어

    대학 졸업 후 첫 취업까지 10.7개월… 0.1개월 늘어

    고용 한파 탓에 청년들이 첫 직장을 잡을 때까지 평균 11개월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사리 구한 첫 직장이지만 근로 여건 등이 기대에 못 미쳐 3명 중 2명꼴로 입사 후 14개월 만에 그만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임금 근로자가 대학 졸업(3년제 이하 포함) 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7개월이다. 이는 1년 전보다 0.1개월 늘어난 것이다. 첫 직장의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5.9개월로 1년 전보다 0.3개월 증가했다. 또 첫 일자리를 그만둔 임금 근로자는 전체의 62.8%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상승했다. 이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1.9개월로 1년 전보다 0.2개월 늘었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로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 여건 불만족이 51.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강·육아·결혼 등 개인적 이유 14.2%, 임시·계절적 일의 완료 12.4% 등의 순이었다. 첫 직장에서 받는 월급이 100만~150만원인 청년은 31.4%로 1년 전보다 6.4% 포인트 하락했다. 대신 월 150만∼200만원을 받는 청년은 33.8%로 4.1% 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200만∼300만원 15.3%, 50만∼100만원 13.5%, 50만원 미만 4.2%, 300만원 이상 2.0% 등으로 뒤를 이었다. 최종 학교 졸업 또는 중퇴 후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은 전체의 86.5%였다. 나머지 13.5%는 학업을 마친 뒤 줄곧 ‘백수’라는 의미다. 대학 졸업자는 졸업까지 평균 4년 2.7개월이 걸렸다. 1년 전보다 0.4개월 길어졌다. 휴학 경험 비율도 44.4%로 1.3% 포인트 상승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편의점 가맹본부, 정부 대책 요청…‘갑을 논란’ 비칠까 우려

    편의점 가맹본부, 정부 대책 요청…‘갑을 논란’ 비칠까 우려

    “점주 지원… 영업이익률 1%로 떨어져” 프랜차이즈협회 “우리도 보호 대상” 소상공인 “최저임금 인상이 뺨 때린 격” 중소기업계 “업종별 차등 입법화 건의”내년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되면서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가맹본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편의점 업계는 자칫 외부에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갑을 논란으로 비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등 정부 압박에 대해 “화살을 돌리려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하면서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 마련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승욱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 내 전략물자관리원에서 편의점 업계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편의점 6개사 임원들과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염규석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언론에서는 가맹점주의 가맹비 문제만 부각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오해가 없도록 정부가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본사들도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발맞춰 상생안을 내고 점주들을 지원하면서 영업이익률이 1%로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5개사(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의 영업이익률은 1~4%대였으며, 올해 1분기에는 0~1%대로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가맹본부 차원에서도 업주와의 상생안을 마련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본사 영업이익률이 높아야 2~3%대, 낮으면 1%대 수준인 데다 올해도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본사 지원을 무기한 확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95%가 중소기업이고, 60%는 연 매출 10억원 이하로 업계 평균 이익률을 고려하면 월 수익이 500만원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본사도 보호할 대상임을 인식하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들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성토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미네르바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종환 서대문구소상공인회 이사장은 “이미 소상공인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뺨을 때려 준 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업종별, 규모별로 차등 적용해 달라고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됐다. 단지 시급이 500원, 1000원 오르는 문제가 아니라 인력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부총리는 “여러 경제 문제가 모두 최저임금 때문에 생긴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제3차 노동인력특별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 제도화와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정기 위원장은 “하반기에 입법화 건의 등을 집중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당장은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해 재심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건강밥상 자연주의 반찬가게 ‘오레시피’, KBS 드라마 ‘내일도맑음’ 제작지원

    건강밥상 자연주의 반찬가게 ‘오레시피’, KBS 드라마 ‘내일도맑음’ 제작지원

    건강밥상 자연주의 반찬가게 오레시피가 KBS1 일일 드라마 ‘내일도맑음’에 제작 협찬을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 ‘내일도맑음’은 매일 저녁 8시 25분에 방영되는 일일드라마로 현실적인 요소들을 통해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내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에 있다. 천연재료로 매일 직접 만든 반찬과 국 등 200여 가지의 다양한 반찬군 및 국류, 홈푸드를 제공하는 오레시피는 전국에 19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연주의 반찬가게 브랜드로 건강밥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4년 연속 매일경제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오레시피는 본사에서 70% 완제품과 재료를 씻거나 다듬을 필요 없는 30%의 반제품을 제공해 가맹점주의 요리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소규모 매장을 트렌디하고 개성 있는 카페형 인테리어로 구성하고, 공격적이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가맹점의 매출 증진을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초보창업자를 위한 지원프로그램으로 월 1회 가맹점 운영 상태에 따라 슈퍼바이저를 파견해 매장 운영을 돕는다. 별도의 가맹점 요청이나 고객 불만족 접수 시에도 슈퍼바이저를 상시 파견하고 있다. 여기에 오레시피는 즉석조리식품의 온라인 쇼핑 고객이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오레시피의 온라인 쇼핑몰은 각 가맹점에서 배송을 실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수익금의 대부분이 가맹점주에게 지급되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오레시피는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8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는 7월 26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되며 박람회 기간 동안 오레시피는 보다 많은 예비창업자들에게 브랜드 경쟁력을 알리고 실질적인 창업혜택 및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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