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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호르몬 회복돼야 가화만사성

    성호르몬 회복돼야 가화만사성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넘어서존 그레이 지음/문희경 옮김/김영사/460쪽/1만 6800원 25년 전 베스트셀러 후속 작품 바뀐 사회상 반영한 관계기술서 직장에서 호르몬 균형 깨져 귀가 사생활 행복 위해 고유성 찾아야결혼 전, 솔직히 나는 아내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저런 일로 많이도 다퉜다. ‘왜 저 여자는 별일도 아닌데 저렇게 화를 낼까’, ‘왜 저 여자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누나와 여동생이 있는 집안에서 자랐지만 돌이켜보면 ‘여자’에 관한 이해 자체가 부족했던 것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다 우연히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었다. ‘아, 여자는 원래 이런 생물이구나.’ 생각이 바뀌니 태도도 바뀌었다. 서가에 꽂힌 낡은 책을 바라보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책 때문에 내가 결혼하게 된 것은 아닐까….’ 물론, 아내 몰래 한숨을 쉬면서.여자와 남자에 관한 명쾌한 해석을 담은 전작 이후 25년이 지났다. 당시 마흔 초반이던 저자는 올해 67세다. 중간중간 ‘직장에서 만난 화성 남자 금성 여자’ 등의 책을 냈다. 대부분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책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책은 사실상 25년 전 책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제목도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넘어서’라고 붙였다. 저자는 25년 전 주장했던 기본 개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어차피 다른 별에서 온 다른 종족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그 근거로 남녀의 호르몬 차이를 제시한다. 남자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여자보다 10배나 더 많고 여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남자보다 10배 이상 많아서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인다. 다만, 저자는 바뀐 사회상에 맞춰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다시 설명한다. 과거보다 여자들의 사회 진출이 수월해졌다. 여자도 직장 생활을 하며 남성성이 강화됐다. 반대로 남자들도 과거 가부장적인 남자의 역할만 할 수 없게 됐다. 바뀐 사회에 맞춰 여성성이 강화됐다.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며 집에 오면 삐그덕거린다. 저자는 이런 현상에 관해 “바깥 일에서 성공하면 사생활도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생활에서 행복해지려면 사랑과 새로운 관계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균형을 해결책으로 든다. 일과 삶 모든 영역에서 고유의 남성성과 여성성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은 그럴싸한 이론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 각종 상담과 연구를 통해 ‘이렇게 행동하라´고 제시한다. 예컨대 남자는 화가 나면 강인해 보이려고 애쓰지만, 내부에선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증한다. 테스토스테론이 일정하게 분비돼야 행복한 남자로선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 운전과 같은 남성적인 행위를 해야 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운전을 한다고 스트레스가 풀리지는 않는다. 꽉 막힌 도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운전을 하면 오히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한다. 이런 변화가 추구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이다. 가족, 친구, 직장 등 여러 사회적 유대 속에서 개인의 행복이 전제된 관계가 진정한 시작이며 21세기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모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3가지 시간의 개념을 도입했다. ‘당신 시간’은 직장에서의 유대, ‘우리 시간’은 배우자와의 유대, ‘내 시간’은 사회적 유대와 자립을 가리킨다. 여자는 ‘우리 시간’에 적절한 에스트로겐이 분비돼야 직장에서의 ‘당신 시간’에서 빠져나와 집에서의 ‘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반대로 남자는 ‘내 시간’에 테스토스테론을 회복하면 동굴에서 빠져나와 ‘우리 시간’을 즐기거나 배우자가 ‘내 시간’을 갖도록 지지해 줄 수 있다. 다만 일부 행위에 관해 지나치게 세밀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예컨대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감정을 나누는 금성인의 대화법 연습으로 “여자가 최대 8분간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고 2분 정도 긍정적인 감정을 나누며 남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나서 3~6초간 포옹한다. 포옹하고 아무 말 없이 잠시 떨어진다”를 든다. 3가지 시간 개념을 설명하면서 여자의 생리일에 따라 부부관계를 언제 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사랑을 나눠야 하는지까지 제시한다. 외국 문화에 기반을 둔 까닭에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다. 다만 저자가 전반적으로 깔고 있는 ‘이해→행동→변화’는 남녀 사이를 돈독하게 하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하기보다 서로 다른 외계 종족을 공부하고, 좋은 변화를 시도해 보는 일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기도, 전국 유일 ‘24시간 민원서비스’ 8년만에 폐지

    경기도, 전국 유일 ‘24시간 민원서비스’ 8년만에 폐지

    경기도는 ‘24시간 민원서비스’를 다음 달 1일부터 폐지한다고 13일 밝혔다. 도는 2010년 3월부터 연중무휴로 24시간 근무하는 ‘언제나 민원실’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해왔다. 도 관계자는 “언제나 민원실의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9시) 민원이 하루 평균 22건으로 하루 전체 297건의 7.4%에 불과하고, 자정에서 오전 9시까지는 4.7건에 그쳤다”며 “이용자 역시 수원·화성·용인 등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간 민원업무는 여권 발급 신청과 교부가 거의 전부”라며 “직원 3명이 야간근무를 하는 것은 효율성의 문제가 있어 도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의 질 개선을 위해 24시간 민원서비스를 없애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언제나 민원실을 열린민원과로 변경하고 근무시간을 월·수·금요일은 오전 9시∼오후 6시로, 화·목요일은 오전 9시∼오후 9시로 각각 조정한다. 민원실 인력도 44명에서 38명으로 6명 줄어든다. 도는 24시간 민원서비스를 폐지하는 대신 언제나 민원실에 ‘민원조정관’ 배치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접수민원에 대한 부서 간 떠넘기기(핑퐁민원), 불필요한 처리기간 연장(지연) 등으로 발생하는 2차 불만 민원을 막기 위해 민원조정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원조정관은 △1:1상담을 통한 담당부서 협의 대행 △처리 과정 안내와 불명확한 민원내용 보완 지원 △주관부서 조정을 통한 신속한 민원처리 △민원회신 결과에 대한 만족도 파악 등을 담당하게 된다. 여러 담당부서가 관련돼 있는 다부서민원의 경우도 민원조정관이 대신 처리한다. 도는 민원조정관이 모든 민원에 대한 접수, 담당부서 배부, 답변, 사후관리까지 1:1로 원스톱민원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민원서비스가 질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10월부터 우선 전담인력 3명을 민원조정관으로 시범 배치한 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괌·사이판서도 국내 요금제 그대로 쓴다

    현지 통신사에 350억 투자 2대 주주로 SK텔레콤이 괌·사이판에서 기존 요금제 그대로 데이터 로밍을 사용할 수 있는 ‘T괌·사이판패스’를 19일 출시한다. 국내외 요금제 구분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추가 비용 없이 해외서 국내 요금제 그대로 쓰는 로밍요금제는 세계 최초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가입 고객은 괌·사이판에서 기존에 쓰던 국내 요금 수준으로 데이터, 음성을 이용하고 멤버십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T플랜 라지’ 가입자는 월 100GB 데이터를 기본 제공받는데, 이들 지역에서 100GB를 그대로 쓸 수 있다. 기본 제공량을 다 써도 최대 400Kbps 속도로 추가 요금 없이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오는 12월까지 괌·사이판 방문 전체 고객에게 매일 데이터 1GB를 무료로 준다. 음성통화는 괌·사이판에서 매일 3분 무료, 추가 통화는 국내처럼 초당 1.98원을 과금한다. 문자메시지는 무료다. 현지 네트워크 품질은 국내 수준은 아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고화질(HD)급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을 수준이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멤버십은 한국인에게 인기 높은 현지 맛집, 관광지, 쇼핑몰 위주로 제휴처를 늘렸다. ‘버젯렌터카’, ‘미키 택시’ 결제 시 그리고 괌 하드락카페, 씨그릴, 사이판 서프클럽, 부바검프 등 60여개 식당에서 할인 혜택이 있다. 쇼핑몰 T갤러리아 상품권과 괌 사랑의 절벽, 사이판 마나가하섬 등 주요 관광지 입장권도 싸게 살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를 위해 현지 주요 통신사인 IT&E에 약 3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홍승진 MNO사업부 팀장은 “로밍이 통신사 수익사업으로 간주되며 요금 폭탄 등 고객 불만이 높아진 것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한국인에게 인기 높은 관광지에서 실질적 혜택을 늘리기 위한 고객 가치 혁신”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주 52시간 앞둔 금융노조 “주식 거래시간 30분 단축해야”

    일평균 거래량 줄고 근무 강도만 높아져 금융위 승인 필요… 거래소 유보적 태도 “2016년 주식 거래 마감 시간이 오후 3시에서 3시 30분으로 연장됐지만 지난해 코스피 상승에도 오히려 거래량은 줄었다.”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지적한 뒤 “전형적인 보여 주기식 정책에서 정규 거래 시간을 원상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정규 거래 시간이 연장되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법제화되면서 증권업 노동자들이 법을 위반할 가능성에 내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거래 마감 시간을 30분 늦췄지만 정작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줄고 근무 강도만 상승했다는 현장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거래 시간이 길어져 장이 끝난 뒤 처리할 업무를 제때 마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점에서는 은행 마감 시간인 오후 4시까지 현금 정산과 은행 입금까지 마치려면 촉박하다는 것이다. 금융업계는 내년 6월부터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있어 증권사와 유관기관 노조들의 목소리가 높다. 이날 간담회에는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소속 14개 증권사와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소속이 아닌 미래에셋대우 노조도 참석했다. 다만 주식 거래 마감 시간을 3시로 다시 당기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거래소 정관을 바꿔야 한다. 거래소와 노조는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노조는 거래소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호열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국내 시장은 일본 시장과 연관성이 크고 중국 관련 상품은 비중이 낮은데도 거래소는 중국 시장과 동조화가 필요하다며 거래 시간 단축을 반대한다”며 “거래 시간을 30분 늘려도 여전히 중국 시장과는 거래 시간이 차이가 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오는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증권노동자 장시간 노동시간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판사의, 판사에 의한, 판사를 위한… 도 넘은 ‘방탄 법원’

    판사의, 판사에 의한, 판사를 위한… 도 넘은 ‘방탄 법원’

    재판거래 등 영장 기각·증거 인멸 논란 “재판 못할 지경” 법원 내부서도 불만 “법관 탄핵” 등 국민들 사법불신 목소리사법부 70주년을 맞이한 법원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착잡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거래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터져 나오고 법관들은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사실상 수사 의뢰를 했으면서도 실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넘어 수사를 교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는 오명까지 받고 있다. 안팎에서 날 선 비판이 쏟아지는데 김 대법원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법원은 13일 오전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1948년 가인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9월 13일을 3년 전 양 전 대법원장이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하며 기념하게 됐는데, 기념일을 앞두고 전·현직 대법원장은 물론 사법부 전체가 총체적인 위기에 놓인 것이다. 급기야 국회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회가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12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약속이 실종된 지 오래인 지금 국회가 더는 침묵해선 안 된다”면서 “국정조사는 물론이고 적폐 법관의 탄핵을 발의해야 하고 특별영장전담법관과 특별재판부를 구성하는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 역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대법원장의 침묵이 너무 길다”면서 “책임지고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이 ‘사면초가’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사 협조를 약속하긴 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법원의 자료 제출이나 영장 심사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또 다른 재판 개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줄곧 “영장 발부는 영장전담판사의 독립된 권한이어서 이에 대한 언급이 곧 재판 개입이자 법관의 독립성 침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판사들은 “수사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가겠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언급은 꺼리는 분위기다. 당연히 사법부 신뢰 회복 방안이나 혁신안 등에 대한 논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일부 판사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법관들과 재판의 본질이 침해될 상황이 뻔히 예견됐는데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선 판사들이 어떻게 재판을 하겠느냐”며 김 대법원장 책임론도 주장하고 있다. 사법농단에 대한 반성과 부끄러움보다는 수사 과정에서 상처 입은 법원의 위상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법원 내 주요 자문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법원행정처 폐지, 법원장 이원화 선출 등 다양한 개혁 방안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법관들의 인사제도에만 집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사법부의 신뢰 추락은 곧바로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강제추행 실형 선고 사건과 ‘이영학 사건’ 항소심 판결 등을 문제 삼으며 해당 재판장을 징계 또는 탄핵하라는 요구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법관 탄핵 요구도 잇따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이 대법원장에게 바라는 것은 사법부 70주년 기념사가 아니라 석고대죄”라면서 “올해가 사법부 70주년이 아니라 사법 원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순천엔매실, 순천시 감사에 불만 품고 항의 집회하기로 해 ‘눈총’

    국가 보조금을 받는 회사가 지자체 감사를 받자 ‘표적 감사다’며 집단 행동을 벌이기로 해 시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12일 순천시에 따르면 월등면 소재의 순천엔매실㈜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개년 동안 지역전략 식품 산업 육성사업 공모회사로 선정돼 67억여원을 보조받는다. 올해 12억원을 지원받았다. 내부 지침상 매년 사업비가 적정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감사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2016년은 순천시, 지난해에는 전남도 감사로 대체했다. 올해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보조금 지원사항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시는 보조금 정산보고가 제대로 되지 않고, 세부내역을 확인할 수 없어 추가자료를 요청했지만 아직 회사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매실산업 육성에 따른 보조금이 수십억에 달한데 비해 효과가 미미하고, 관련 농업인들의 불만이 높아 하게 된 것이다”며 “민간 회사가 아닌 해당부서를 조사했고, 기간 연장 계획도 없는데 감사 일정을 늘렸다는 식으로 여론를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해 순천엔매실㈜는 “6월 지방선거 때 김모 대표가 허석 시장 상대후보를 도왔다는 이유로 표적감사를 당하고 있고, 감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기업회계 장부까지 요구하는 등 도를 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사회 의결로 13일 순천시청 앞에서 항의 규탄 집회를 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과 일부 주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들이다. 관련법에 따라 감사를 하는데도 선거운운하면서 지역을 분열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는 지적을 하고 있다. 순천엔매실㈜ 이사를 맡고 있는 A씨는 “2016년에는 6000만원을 전 주주들이 배당을 받았지만 작년에는 무배당이어서 운영 전반에 대한 불만이 많다”며 “내일 집회는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 대표는 “특별감사 명목으로 민간기업 감사를 하는 건 문제다”며 “국비사업이어서 전남도나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해야하는데 시에서 먼지털이식으로 하고 있어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번 본 풍경 똑같이 그려내는 9살 천재 자폐 소년

    한번 본 풍경 똑같이 그려내는 9살 천재 자폐 소년

    ‘자폐적 석학’ 9살 자폐증 소년의 재능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서번트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자폐적 석학은 자폐증을 가지고 있음에도 특정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능력 또는 사람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자폐인 사람 가운데 10% 정도가 서번트 증후군을 보인다. 영국 브라이튼에 사는 올해 9살 된 소년 코난 앤드류스는 영국에서 몇 되지 않는 자폐적 석학으로 꼽힌다. 앤드류스의 능력은 한번 본 풍경이나 현상, 사물 등을 그림으로 완벽하게 재현해내는 것으로, 정확함과 자세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타 있는 배가 바다에 떠 있는 풍경을 1~2분 정도 관찰만하면, 돌아서서 기억력에만 의지해 같은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다. 1~2분에 불과한 관찰시간이지만 배에 타 있는 사람들의 위치나 돛의 모양, 배 곳곳의 구조물 등을 뚜렷하게 기억해내고 이를 그림으로 생생하게 표현한다. 앤드류스의 엄마는 “아들의 자폐는 감각적 능력 중 하나다. 만약 스스로 다양한 것을 표현해내지 못한다면 좌절과 불만 때문에 폭발해 버릴 것”이라면서 “이게 코난이 자신의 기억을 그림으로 그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부터 단 한시도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누구도 아이에게 이러한 것들을 가르칠 수 없었다. 이것은 자연적인 ‘선물’과 같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립자폐협회(The National Autistic Society)의 대변인인 톰 퍼서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자폐증 아이들은 시끄러운 주변 환경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 재능을 더욱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불안증 등을 잘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천재적인 능력을 자랑하는 앤드류스는 얼마 전부터 영국에서 단독 전시회를 열고 있다. 조만간 자신의 재능을 더욱 키우기 위해 전문 예술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글로벌 In&Out] 지지율 보도,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인가/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글로벌 In&Out] 지지율 보도,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인가/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유튜버’ 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약 15년 전에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이 잇따라 열리면서 인터넷 사용이 더욱 활발해졌다. 이 사이트 중에 제일 앞서간 곳은 유튜브였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고 광고사업을 같이하면서 이 분야에서 1위에 오르게 됐다. 광고사업이란 시청자가 어떤 영상을 보려면 일단은 5초 정도 광고를 봐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한 광고 수익을 유튜브는 영상 제작자와 나눈다. 때문에 많은 젊은이가 영상을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한 달에 고정적으로 수천만원의 수익과 유명세를 얻으면서 자기 삶을 완전히 이 분야에 올인했다. 이 젊은이들을 ‘유튜버’라고 부른다.이 유튜버들이 온라인상에서 ‘SNS 연예인’으로 유명해져 때로는 파문을 일으키거나 때로는 영화나 드라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제 기존 TV는 젊은 세대에게 엔터테이너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이제 구독자 수가 많은 유튜버들이 온라인 연예인의 세계를 끌고 간다. 이들이 유튜브로 자연스럽게 연예인이 되다 보니 시청자와의 관계나 유명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정신을 못 차릴 때도 많았다. 영상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에 예민한 유튜버들은 자신들이 새롭게 제작한 영상이 예전처럼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것이다. 특히 더 많은 조회수나 구독자 수를 얻으려고 이상한 것을 촬영해서 올린다거나 인기가 떨어져서 자살한 유튜버들도 있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에 나온 대통령 지지율 기사들 때문이다. 요즘 클릭수가 높은 기사 중 하나는 대통령 지지율 기사들이다.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알 수 없듯이, 기자들이 자꾸 지지율 기사를 내니까 여론이 어쩔 수 없이 지지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 독자가 지지율 기사를 좋아해서 기자들이 그 기사를 많이 쓴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거의 매일 대통령 지지율 기사가 나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도 아닌데 지지율 자체를 예민하게 만들 필요가 있는가. 물론 중요한 사건 때마다 지지율을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거의 매일 지지율을 따지는 것이 국정운영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처럼 오늘 하루의 조회수에 만족할 수도 없다. 정책도 장기적인 계획들이다. 매일의 지지율을 감안해 국가 정책을 만들거나 수정할 수 없다. 일부 정책은 국민의 인내심도 필요하다. 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면서도 동시에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과 장관들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필자 생각에는 1주일 단위의 지지율 기사보다는 구간을 좀더 길게 잡고 지지율 등락의 이유를 화끈하게 분석하는 기사를 올려야 한다. 예를 들자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들어 떨어졌다. 원인이야 많겠지만 필자가 취재하고 분석한 바로는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커지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한국 자본주의 2’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장하성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서민층에서 강하게 형성됐던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 또한 국민들에겐 큰 불만이다.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줄 알고 부동산 구매를 안 하고 기다렸는데 집권 1년 4개월 만에 부동산값이 내리기는커녕 훨씬 올랐다. 그렇다고 해도 유튜버들의 조회수를 공개하는 식으로 매일 전문적인 분석 없는 대통령 지지율 기사로 여론을 만드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들은 선거 전에 낸 공약과 그동안 쌓아 온 정치적인 이력으로 당선된 것이니까 그 대통령의 정책들을 시간을 두고 전체적으로 평가해야 적절하다.
  • [관가 인사이드] 매뉴얼에만 있는 보안요원… 오늘도 민원실은 떨고 있다

    [관가 인사이드] 매뉴얼에만 있는 보안요원… 오늘도 민원실은 떨고 있다

    처리 불가한 악성·허위·반복민원 폭주 주먹질·흉기 난동 이어 총격 사고에도 3500여개 주민센터 대부분 대안 없어최근 상수도 문제 등으로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은 주민이 공무원 2명을 엽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직 사회를 중심으로 악성 민원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 따로, 규정 따로’인 폭력 대응 매뉴얼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015년 이전만 해도 현장 민원 공무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권리조차 없었다. 행안부 지침이나 각 기관 지침에 근거해 대응할 뿐이었다. 2015년 8월에야 ‘민원처리법’ 개정으로 악성 민원인의 폭언, 폭행, 부당한 요구를 근절하도록 한 ‘민원인의 의무’ 규정이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법에는 ‘민원인은 담당자의 적법한 요청에 협조해야 하고 행정기관에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다른 민원인의 처리를 지연시키는 등 공무 방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지난 5월에는 ‘특이 민원 유형별 응대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졌다. 민원인이 욕설, 협박, 모욕, 성희롱 등 부당한 행위를 하면 3회 이상 자제 요청, 법적 대응을 고지하고 폭언을 계속하면 응대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일부 규정은 여전히 현장과 괴리감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공기관에 ‘보안 요원’이 없어 악성 민원인의 행패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특이 민원 가이드라인은 폭력 행위가 발생하면 부서장 책임 하에 보안 요원이 폭행을 제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은 시청, 군청 등 지방자치단체 민원실이 해당될 뿐 전국 3500여개 읍·면·동 주민센터는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다. 지자체가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보안 요원을 상주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부 기관은 건물이 경찰서 인근에 있어 범죄 억지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 2명이 사망한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처럼 파출소와 280m가량 떨어져 있으면 사후 대응도 쉽지 않다. 소천면사무소 총격 사건 당시에는 다른 주민이 엽총을 난사한 박모(77)씨를 곧바로 제압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강력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수 기관이 설치한 폐쇄회로(CC)TV는 사후 조치를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형식적인 매뉴얼 외에 직접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청원경찰을 배치하면 주민에게 고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보안 요원 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악성 민원인의 공무원 폭행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용인시의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공무원 A씨는 흉기를 소지한 50대 민원인이 휘두른 흉기에 세 차례나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달 남양주시의 읍사무소에서는 라이터와 인화 물질을 소지한 40대 민원인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6월에는 충남 태안군에서 60대 민원인이 상담하던 공무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2016년 행안부가 3만 4566건의 특이 민원을 분석한 결과 처리가 불가능한 데도 끊임없이 민원을 넣는 ‘반복 민원’이 1만 9149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폭언·폭행으로 1만 5238건이나 됐다. 허위 민원은 179건이었다. 그런데도 특이 민원에 대한 고소는 40건(0.1%)에 그쳤다. 각종 폭언, 폭행은 공무원들의 몸뿐 아니라 정신도 멍들게 한다.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이 2014년 전북 지역의 일선 사회복지공무원 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지역의 주민센터 공무원 B씨는 “우리는 그저 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뿐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갑자기 침을 뱉거나 욕설하는 민원인이 적지 않다”며 “민원인이 흉기를 들고 사무실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강화 유리라도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자체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경기 용인시는 직원들이 안심하고 공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31개 읍·면·동과 3개 구청 사회복지과에 보안 요원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백군기 시장은 “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안전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또 완전히 개방돼 있어 민원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민원실의 직원 사무 공간을 강화 유리로 된 안전문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성남시도 주민센터 상담실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기로 하고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보안 강화와 함께 지자체가 급증하는 민원 서비스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부 교수는 “민원은 점차 폭주하는데 담당 공무원은 부족해 불만이 쌓이는 사례가 너무 많다. 인력 보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은 ‘슈퍼맨’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갈등 조정 분야에 예산을 더 투입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檢 “양승태,이미 통보한 재판부 결정문까지 취소시켰다”

    檢 “양승태,이미 통보한 재판부 결정문까지 취소시켰다”

    사립학교 연금법 한정위헌→ 단순위헌 내부망서 결정문 검색 안 되게 은폐도 유해용 “하드 파기 후 쓰레기통에 버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일선 법원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한 사안을 취소·변경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검찰 수사를 통해 법원행정처가 법원의 재판 일정을 미루도록 하는 등 소송 절차나 과정에 개입한 정황은 여럿 드러났지만, 이미 결정문까지 써 놓은 일선 재판부의 결정을 뒤집은 정황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당사자에게 결정문이 송달된 상황이었지만 재판부는 행정처 요구에 따라 결정을 취소했다. 11일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5년 서울남부지법 재판부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31조 2항에 대해 한정위헌 취지로 결정을 내린 뒤 다시 단순위헌으로 바꾼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양 대법원장이 결정을 취소시키라고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문건 등을 확보했다. 헌법재판소로 결정문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행정처가 이를 인지해 결정을 바꾸도록 남부지법에 압력을 넣은 것이다. 당시는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해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아 대법원과 헌재의 갈등이 깊었다. 한정위헌은 법률을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우에 한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재 결정의 한 형태로, 법원의 해석이 위헌이라는 의미다. 결정문을 취소·변경하는 과정에서 재판장은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해 불만이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행정처는 전산정보국을 동원해 내부 전산망(코트넷)에서 결정문이 열람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당시 전산정보국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결국 단순위헌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제청됐다. 헌재는 2016년 2월 공중보건의 복무기한을 교직원 재직 기간에 합산하지 못하도록 한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31조 2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검찰은 12일 오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김현석 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잇따라 소환한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현재 변호사)도 소환한다. 이 전 실장은 강제징용 피해자들 민사소송을 법관 해외파견 등과 거래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연구관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통합진보당 관련 문건을 행정처로부터 건네받아 유 전 연구관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한편 검찰은 이날 대법원 기밀 자료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 전 연구관 사무실을 2차 압수수색했으나, 이미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폐기된 상태였다. 유 전 연구관은 하드디스크를 본체에서 빼내 가위로 드라이버를 파기해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영장 심사를 미루는 동안 형사 사건 증거물인 대법원 자료가 고의로 파기된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며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법시스템이 보란듯이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영장 재청구는 당초 담당한 판사가 아닌 다른 판사가 담당하도록 돼 있는데, 재청구한 8일 근무자가 최초 담당한 이언학 판사였고, 다른 판사인 명재권 판사는 구속영장 업무로 처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권익위 “37년 전 ‘자살’ 처리 윤병선 소위 사건 재수사”

    37년 전 ‘자살’로 처리된 고 윤병선 소위 사망사건을 재수사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사건 당일 보고서와 사체검안서, 재수사 보고서 간 여러 모순점이 발견됐다. 귄익위는 11일 윤 소위 사망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재수사를 국방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고려대 경제학과 학군 19기인 윤 소위(당시 23세)는 1981년 8월 31일 임관한 지 50여일 만에 서해안 오이도 부근 해안 초소에서 순찰 근무 중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당시 군 부대는 사망 원인에 대해 “술에 취한 부하(부사관)가 총으로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나서 실제로 총알이 발사되는 하극상이 발생했는데, 중대장이 부하를 질책하지 않고 그냥 데리고 간 것에 불만을 품고 (윤 소위가) 총기로 자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 측은 “(윤 소위는) 제대 후 대기업 입사가 예정돼 있었으며,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어 자살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권익위는 사건 당일 보고서가 이후 작성된 사체검안서와 2001년 진행된 재수사 보고서와 모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먼저 당일 보고서와 검안서는 총알이 들어간 자리와 뚫고 나온 자리의 크기가 서로 다르게 기술돼 있으며, 총알 방향도 각각 ‘수평 형태 관통’에서 ‘위쪽에서 아래쪽 사선 관통’으로 달랐다. 사망 시점에 대해서도 당일 보고서는 ‘현장에서 즉사’라고 기술됐지만, 재수사 때` 참고인들은 “소대장실에 왔을 때 사망했다”든가, “소대장실에 왔을 때까지 숨을 허덕였다”고 진술하는 등 서로 엇갈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자치분권 종합계획] 직접 조례 제정 ‘주민주권’ 키우고… ‘특례시’ 지정해 재정 권한

    [자치분권 종합계획] 직접 조례 제정 ‘주민주권’ 키우고… ‘특례시’ 지정해 재정 권한

    앞으로는 주민이 직접 지방의회에 조례 제·개정안과 폐지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주민소환과 주민감사청구 요건이 완화돼 단체장 탄핵 등 지방정부 견제가 쉬워진다. 광역자치단체에 자치경찰제를 도입해 맞춤형 업무를 개발하고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해 광역시에 준하는 재정·사무 권한을 준다.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종합계획은 지방이양일괄법 제정과 국세 대 지방세 비율 조정(8대2→ 6대4), 자치분권 법령 사전협의제 도입 등 6대 추진 전략, 33개 과제를 담았다. 이번 종합계획은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에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치분권 로드맵’의 내용을 올해 4월 자치분권위가 넘겨받은 뒤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 더이상 지방이 중앙에 의존하지 않는 동반자 관계로 재설정하겠다는 취지다. 이로써 재정분권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인 ‘지방분권’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자치분권의 큰 틀이 완성됐다. 우선 주민이 지방자치단체나 의회 의원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조례의 제정·개정·폐지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소환과 주민감사청구, 주민투표 청구 요건도 완화하고 ‘서울형 주민자치회’ 등을 모델 삼아 주민자치회가 실질적으로 마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인구가 적은 소규모 지자체들은 주민투표를 통해 정부 형태를 ‘위원회’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자체는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따로 선출하지 않고 주민 직선 위원들이 의회와 집행부를 함께 운영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자치분권위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주민직접 참여제를 대폭 확대하는 등 (국민주권이 아닌) 주민주권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광역지자체 단위에 자치경찰제를 도입해 실질적인 치안 기능을 맡게 하고 대도시 특례를 확대해 수원과 창원, 고양, 용인 등 ‘광역시급 도시’들에 대한 행정·재정 지원을 늘린다. 국세·지방세 구조를 장기적으로 6대4까지 개선하고자 세목 등을 조정하고 개인이 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고향사랑기부제도 도입한다. 여기에 개헌 사항인 ‘제2국무회의’ 대신 대통령을 의장으로 국무총리, 관계부처 장관, 자치단체장 등이 참석해 정례적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가칭)를 설치할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역대 정권의 어느 지방분권 계획보다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은 “종합계획은 그동안 정부 의제에 머물던 것을 국무회의를 거쳐 정부 공식 입장으로 확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종합계획은 앞으로 꾸려질 시행계획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초 문 대통령이 약속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에 못 미친다는 지자체들의 불만도 크다. 지난해 로드맵에 담겨 있던 자치입법권 확대, 자치단체 사무범위 확대 등 ‘분권형 개헌’ 관련 내용이 모두 빠졌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자치분권 종합계획이 과연 누구를 위한 계획이며 (정부가) 진정으로 자치분권을 실현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현기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청와대 주도 개헌이 무산되면서 현행 법체계 안에서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해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향후 개헌이 이뤄진다면 이런 부분을 추가로 논의해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치분권위는 후속 조치로 다음달 말까지 부처별 실천계획을 마련한 뒤 연말까지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與, 투기에 맞서 ‘토지공개념’ 카드 꺼냈다

    이해찬 “20여년 실체 없어 토지공급 부족” 이재명 “경기도 모든 토지에 보유세 부과” 최대 세율·세목 등 국토보유세 입법 요청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조치로 ‘토지공개념’의 실질적 도입 필요성을 천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정책에 대해 일각에서 사유재산 침해라는 논리로 반발하자 ‘토지(부동산)는 그 특성상 공공재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제시함으로써 정책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즉 제한된 국토에서 부동산의 무한한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경제정의에 어긋난다는 논리로 정책에 대한 일부 반발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 소속인 이 지사는 11일 경기도청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집값 상승을 놓고 국민 불만이 많다”며 “부동산 불로소득을 줄이고 이로 인해 생긴 이익을 환수하는 헌법상 토지공개념 개념을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은 투기 수단이 아니라 주거 수단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핵”이라며 “경기도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관심을 바란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토지공개념을 도입한 것이 1990년대 초반인데 개념으로는 도입해 놓고 20년 가까이 실체를 만들지 않아서 토지가 제한 공급된다”며 “토지가 공급이 안 돼 집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를 극복하려는 종합대책을 중앙 정부가 모색 중”이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경기도는 모든 토지에 대해 일정액의 보유세를 부과하고 (거둬들인 세금) 전액을 경기도민 전원에게 공평하게 배분하는 정책을 실현해 보려고 한다”면서 “국토보유세의 최대 세율과 세목을 정해 주되 자율적으로 광역단체가 하는 내용의 지방세 입법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 지사가 제안한 국토보유세를 통한 기본소득세 도입 정책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3월 대통령 개헌안에 국가가 필요하면 토지 이용에 제한을 두고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토지공개념을 명시한 바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써브웨이의 갑질…폐점 통보 후 “억울하면 미국 와서 영어로 얘기해”

    써브웨이의 갑질…폐점 통보 후 “억울하면 미국 와서 영어로 얘기해”

    미국에 본사를 둔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가 국내 가맹점주들에게 일방적으로 폐점을 통보한 뒤 억울하면 미국 본사를 찾아와 영어로 얘기하라는 식의 갑질을 부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5년째 써브웨이 가맹점을 운영했던 A씨는 지난해 미국 본사로부터 가맹 해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써브웨이 측은 냉장고 위 먼지, 재료 준비량 미비, 유니폼 미착용, 음료수 상자 바닥 적치, 본사 지정 제품이 아닌 국내 세제 사용, 바닥 청소 미비 등 벌점이 초과된 점을 폐점 사유로 들었다. A씨는 지적 사항을 즉시 바로잡아 가맹본부에 사진을 전송했고 응답을 받았다. 그러나 써브웨이 측은 제품준비 절차와 청결 유지 평가 분야에서 문제가 있다며 폐점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지난해 10월 A씨에게 통보했다. 그해 9월까지만 하더라도 가맹본부 담당자가 “고객 불만도 거의 없고 운영이 잘 되고 있다”는 평가를 했기에 A씨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특히 평가 항목별로 객관적 기준 없이 평가 담당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따라 나오는 지적으로 폐점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었다. A씨는 본사의 결정을 반박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써브웨이와 맺은 가맹계약서를 보면 본사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미국에 있는 분쟁 해결센터에 찾아가야 하며,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라고 규정돼 있다. A씨는 한국에 있는 가맹점주가 미국으로 가서 영어로 소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써브웨이 측은 올해 7월 A씨에게 미국 뉴욕에서 폐점을 위한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재를 위해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비용이 시간당 400달러 수준이라 선택할 수가 없었다. 결국 미국 분쟁해결센터는 A씨에게 오는 11월 12일까지 의견을 내지 않으면 청문회가 종료된다는 통보를 했다. 폐점이 확정되는 것이다. A씨는 이러한 조항이 본사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국내 가맹점주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한국 약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가맹계약서에 담긴 다른 조항들도 한국 약관법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써브웨이 측이 중대하지 않은 사유를 근거로 폐점 절차를 밟는 조항, 폐점 통보 뒤 영업하면 하루 28만원 상당을 내야 한다는 조항 등도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강제 폐점 이후를 규정한 내용도 불공정하다고 A씨는 하소연했다. 계약서를 보면 강제 폐점 당한 점주는 3년 동안 반경 3마일(5㎞) 안에서 동종 업종을 개점하거나, 심지어는 아르바이트를 해도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A씨는 무엇보다 이러한 계약서의 주요 사항을 국내 써브웨이 가맹본부가 계약 당시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약관의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에 약관법에 따라 무효라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세제를 수입품으로 사용하도록 강요한 써브웨이 측의 일부 행위가 가맹사업법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공정위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부당함을 호소하며 조정을 요청했지만, 써브웨이 측은 미국에서 조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민원을 접수하고 써브웨이 측의 약관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법은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내용을 규정한 것인데, 이번 사건은 외국 사업자와 한국 사업자의 문제가 걸려 있어 법률 적용이 가능한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구와 대화? SNS로…스마트폰, 청소년 소통 방식 바꿨다 (美 조사)

    친구와 대화? SNS로…스마트폰, 청소년 소통 방식 바꿨다 (美 조사)

    어쩌면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일 듯싶다. 미국의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의사소통할 때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커먼센스미디어는 10일(현지시간) 만 13~17세 청소년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5%가 이같이 답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12년에도 같은 주제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대부분이 직접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6년 만에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이 바뀐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요즘 청소년들은 불과 6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비율로 SNS(16%)와 화상 채팅(10%)을 선호하며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3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과거와 현재 두 보고서를 모두 집필한 비키 라이드아웃 연구원은 “이는 미국에서 우리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면서 “특히 구글 이전 세대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지만, 요즘 청소년은 IT 기술 덕분에 자기 삶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SNS을 사용하면 기분이 어떻게 바뀌느냐는 질문에 약 5분의 1은 덜 외롭고 덜 우울할 뿐만 아니라 더 인기 있고 더 자신감 있게 해주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부정적인 답변은 아주 적은 비율이었다. 이에 대해 라이드아웃 연구원은 “가장 우울했던 청소년들조차도 SNS가 자기 기분을 더 좋게 만든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보고서는 청소년들이 SNS의 부정적인 면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많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는 스마트폰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쓰지 못하는 행위인 ‘퍼빙’(phubbing)이 인간관계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거의 절반(44%)이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을 때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불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보다 많은 청소년(54%)은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순간에 SNS 탓에 주의를 빼앗긴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응답자 중 약 3분의 1은 가족과 만나고 있을 때나 숙제할 때 또는 누군가와 밥먹을 때조차 스마트폰을 전혀 안 하거나 거의 안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이보다 더 많은 청소년(55%)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 스마트폰을 거의 항상 사용했다고 답했다. 또 현재의 청소년은 6년 전 청소년들보다 SNS를 더 자주 사용한다고 보고했다. 2012년에는 약 3분의 1이 하루에 1번 이상 SNS를 사용했다고 답했지만, 현재는 3분의 2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런 변화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소지 비율이 늘어난 것이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2012년에는 41%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현재는 거의 90%가 소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많은 청소년(72%)이 IT 기업들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자를 제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보고서에서는 청소년들이 페이스북에서 꽤 이탈했음을 보여주는 수치상 데이터도 제공한다. 2012년에는 거의 70%가 페이스북을 주로 한다고 답했지만, 현재는 15%만이 그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40% 이상은 스냅챗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냅챗은 페이스북이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2011년 9월에 출시됐으며 이후 성장가도를 달렸다. 이렇듯 기술을 계속해서 빠르게 진화한다. 이에 대해 라이드아웃 연구원은 기술의 순 효과가 청소년들의 웰빙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상황을 고려해 스마트폰을 내려놓도록 SNS를 의식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그녀는 권장했다. 사진=daisydaisy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강성훈 해명, 팬클럽 운영자가 여자친구? “딱 대놓고 말할게”

    강성훈 해명, 팬클럽 운영자가 여자친구? “딱 대놓고 말할게”

    젝스키스 강성훈이 팬클럽 운영자와 교제 중이라는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 강성훈 개인 팬클럽 ‘후니월드(사명 포에버 2228)’ 회원으로 활동 중인 팬들은 강성훈의 열애 의혹을 주장했다. 열애 상대는 후니월드 운영자인 A씨로 팬들은 강성훈이 해외에서 소화한 개인 일정에 A씨와 함께했으며, 호텔 방에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은 후니월드 운영진이 강성훈의 해외 콘서트, 굿즈 판매 등 팬클럽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방만한 운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강성훈의 한 팬은 “팬클럽 운영이라도 잘했으면 모를까 돈을 받고 물건을 안 보냈다.”, “사업자등록 시점 및 세금 문제도 불투명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팬들의 불만이 커지자 강성훈은 후니월드 공식 팬카페를 통해 직접 입장을 남겼다. 강성훈은 “최근 떠도는 소문 중 운영자 관련해 여자친구는 딱 대놓고 말할게. 그냥 소문은 소문일 뿐. 더 이상은 말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 확대 해석 삼가주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강성훈이 속한 젝스키스는 오는 10월 13일~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SECHSKIES 2018 CONCERT [지금·여기·다시]’를 개최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술취한 50대 트레일러 운전기사 거가대교서 5시간 여 소동 …경찰특공대 출동 제압.

    술에 취한 50대 트레일러 차량 운전기사가 거가대교에서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에 5시간여 만에 제압됐다. 1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10일 오후 11시 52분 부산 강서구 가덕해저터널 인근에서 거가대교 시설공단 차량과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정차한 트레일러 차량이 발견됐다. 차량안에는 A(57씨가 타고 있었으나 문을 잠근 채 경찰의 하차 요구를 거부했다. A씨는 발견 20여 분 전에 경찰에 전화해 술에 취한 목소리로 상담을 요청했다가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지 않고 신고를 취소한다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 경찰이 추적에 나선 상태였다. 경찰은 40여분간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A씨가 다시 운전을 시작해 순찰차를 들이받자 트레일러 운전석 앞바퀴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했다. 그러나 A씨는 운전을 멈추지 않고 차량을 경남 거제 방향으로 몰고 갔고 11일 오전 4시 58분쯤에는 거가대교 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바다로 뛰어내리겠다고 했다. 경찰은 투신에 대비해 119구급차와 해경구조정 등을 현장에 배치시켰다. 출동한 경찰특공대는 A씨가 바다에 투신하려고 조수석 차량 문을 열자 전면 유리창을 깨고 차량 내부로 진입한 뒤 다른 경찰과 함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에서 “지입차량 운전에 불만이 많아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렸다”고 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의 난동으로 차량운행이 제한됐던 도로는 이날 오전 6시 30분에 해제됐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다른 길, 여러 길, 나만의 길

    [법인의 활발발] 다른 길, 여러 길, 나만의 길

    얼마 전 눈이 맑고 가슴이 따뜻한 시인이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왔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말을 나누다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물었다. 학생은 대뜸 군인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순간 아차 했다. 나는 ‘어떻게’를 물었는데 그는 ‘무엇’으로 이해했던 모양이다.앞길이 창창한 그가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고, 어떻게 설렘과 감동으로 가슴을 채울지가 궁금했는데 말이다. 어찌 보면 꿈이 무어냐고 물으면 대개 직업을 말하는 세상에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겠다 싶었다. “시인 아들이 전쟁을 준비하는 군인이 되겠다니 좀 당혹스럽네.” 모순이 있는 질문인지 알면서도 짐짓 그렇게 물었다. 많은 시간이 앞에 있고 여러 선택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왜 일찍 특정 직업을 했는지를 알고 싶었다. 학생의 생각은 분명했다. 지금 취업 현실을 보니 군인이 안정된 직장 중의 하나고, 군인연금이 탄탄하기 때문에 퇴직 이후 노후의 삶도 불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기는 안정된 생업을 가지고 그저 평범하고 무난하게 살고 싶다고 한다. 가슴이 먹먹했다. 이런 아들이 안타까워 아버지는 여기에 왔으리라. 차담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그가 숙고할 만한 나름의 화두를 건넸다. 그 화두는 ‘다른 길, 여러 길, 나만의 길’이다.한 나라의 태자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의 길은 왕위 계승이라는 하나로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왜 당연한 길을 포기했을까? 그 길이 자신에게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과 확신이었다. 세상 모든 사람은 누구나 노쇠와 소멸의 한계에 갇혀 있다. 그럼에도 멈추지 못하는 소유와 감각의 소비에 갇혀 있다. 소유와 소비의 즐거움은 잠시, 불안과 고통의 후유증은 길고 험하다. 또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허구적 신화와 관념으로 계급과 신분을 만들어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고 괴롭힌다. 다른 길을 찾아보자. 그렇다면 길은 하나만 있지 않을 것이다. 나도 복되고 모두가 자유롭고 평온을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길들이 있을 것이다. 그 길 중에 내게 맞는 나만의 길이 보였다. 그 길은 출가였다. 출가는 살던 집에서 떠나는 삶을 말한다. 그런데 단순히 공간적 이동이나 종교적 선택만을 뜻하지 않는다. 삶의 가치와 방식의 큰 전환을 진정한 출가라고 한다. 그러므로 누구나 출가할 수 있다. 진정한 행복과 감동으로 자기 생애를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결연한 의지로 출가를 선택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출가를 꿈꾸고 결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곳곳에서 대안을 찾아 새로운 살림을 모색하고 실현하고 있는 공동체 운동이 다름 아닌 출가자의 모습이다. 생각해 보면 부처와 예수는 대안과 공동체 운동의 원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미래의 부처님은 공동체의 모습을 하고 오실 것이다.” 플럼 빌리지 틱낫한 스님의 예언이다. 얼마 전 지인이 도움될 것이라며 내게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조현 지음)는 제목의 책 한 권을 건넸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 공동체 탐사기’라는 부제를 보고 이내 이심전심의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본문을 펼치지 않아도 ‘혼자서도 넉넉하고 함께하면 사랑이 넘치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듯했다. 펼쳐 보니 돈이 없어도 배울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당당한 삶이 보였다. “여기선 아이들 얼굴 보기가 어려워요. 그만큼 아이들끼리 재미있게 놀지요. 도시 사람들은 이곳 아이들이 심심해서 못 견뎌 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비교 대상이 많은 도시 아이들은 혼자 있는 것을 잘 견디지 못하지만, 비교 대상이 없으면 오히려 주어진 삶에서 재밋거리를 찾아 잘 노는 것 같아요. 어른들은 늘 비교하면서 불만도 생기고, 괴로워하고 부러워하지만, 아이들은 훨씬 그게 덜하고 잘 적응하면서 놀아요.” 예수살이 공동체 산 위의 마을 박기호 신부의 생생한 행복 현장 증언이다. 다시 부언하고자 한다. 혼자서도 넉넉하고 함께하면 행복한, 다른 길, 나만의 길은 곳곳에 있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 같은 방, 같은 조 싫다… 대학가 덮친 ‘中유학생 혐오’

    같은 방, 같은 조 싫다… 대학가 덮친 ‘中유학생 혐오’

    1년새 2만 늘어 14만명… 절반이 중국인 “조별 과제에 무임승차 많아 학점 피해” “4인실 기숙사에 나만 한국인” 갈등 늘어최근 대학가에 ‘중국인 혐오증’(시노포비아)이 퍼지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이 대거 국내 대학으로 유입되면서 그들을 꺼리는 한국인 학생들과 갈등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대학 1학년생 김모(19)씨는 2학기 기숙사 배정 결과 룸메이트 3명이 모두 중국인 유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낙담했다. 김씨는 “한국에 있는 대학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중국인들이 시끄럽고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룸메이트를 피한 학생들은 “하늘이 도왔다”며 쾌재를 불렀다. 중국인 유학생은 전공 수업에서도 기피 대상 1호가 돼 버렸다. 한국어가 서툴러 그들과 팀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는 것이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박모(26)씨는 “국문학 전공 수업에서 한국어를 모르는 중국인 유학생과 한 조가 돼 난감했다”고 전했다. 대학생 추모(26)씨는 “중국인 유학생과 같은 조가 되면 학점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인 유학생 왕모(22)씨는 “팀 과제를 수행할 때 한국말로 능숙하게 발표할 수는 없지만, 자료 조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가에 중국인 유학생이 급증한 이유는 정부가 나서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유치했기 때문이다. 10일 교육부의 2018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유학생(재적 기준)은 14만 2205명으로 지난해 12만 3858명에서 1만 8347명(14.8%) 더 늘어났다. 이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은 6만 8537명(48.2%)으로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정부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국제화 지수’ 평가와 함께 재정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팔을 걷어붙였다. 지방의 일부 대학에서는 “중국인 학생이 줄면 대학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까지 나온다. 임희성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이 한국인 학생에 대한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지 않은 채 무작정 외국인 유학생의 장벽을 낮추고 재정을 충당하면서 불만이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결책으로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공생(共生)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은 이해를 통해 사라진다”면서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지양하고 서로 이해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살인적 집값 상승에… 맥도날드·차에서 잠드는 ‘억대 연봉 난민’

    [글로벌 인사이트] 살인적 집값 상승에… 맥도날드·차에서 잠드는 ‘억대 연봉 난민’

    “집을 살 수 없다고? ‘지구 종말론’을 탓하라.”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최근 이런 제목의 칼럼으로 선진국 가운데 처음 외국인의 주택 매매를 법적으로 금지한 뉴질랜드 정부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살인적인 집값 상승에 거리로 내몰리는 국민을 위해 다소 극단적일지라도 뉴질랜드 정부가 자구책을 내놨다는 평가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체 인구 450만여명의 1%에 해당하는 약 4만명이 홈리스(노숙자)로 추산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2% 내외)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FT는 뉴질랜드의 집값이 지난 10년여 새 57% 상승했으며, 특히 오클랜드는 상승폭이 90%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국경을 초월한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면서 정작 국민들은 자동차, 텐트, 창고, 거리로 나앉는 신세가 됐다. 특히 뉴질랜드는 전 세계 부자들에게 핵전쟁, 생물학전, 상위 1% 부자를 향한 혁명 등으로 인한 이른바 ‘둠스데이’(지구 종말의 날)를 대비한 피난처로 여겨지면서 집값이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이자 인터넷 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2011년 비밀리에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외국 투기자본이 집값을 끌어올려 젊은 키위(뉴질랜드인)들이 집을 살 수 없게 됐다”며 외국인 주택 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한 한편, 노숙자 주거시설을 지을 목적으로 1억 뉴질랜드 달러(약 756억원)를 투입했다. ● 실리콘밸리 일자리 29%↑… 주택은 4% 늘어 살인적인 집값 상승에 ‘주거 적신호’가 켜진 나라는 뉴질랜드만이 아니다.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실질 주택가격 지수’는 160.1로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전 정점을 찍었던 2008년 1분기의 159.0을 추월했다. 국가별로 보면 63개국 가운데 48개국(76%)에서 최근 1년간 실질 주택가격이 오른 것이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주 시애틀, 뉴욕의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중화권에서는 홍콩과 중국 선전, 상하이 등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고 있다. 영국 런던, 캐나다 밴쿠버 등에서도 투기자본에 의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고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차에서 노숙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미 연방정부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에서 4인 가족 기준 소득 11만 7400달러(약 1억 3000만원) 이하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한다. 막대한 주거비 부담 때문이다. 치솟는 수요에 비해 경직된 주택 공급이 비극을 불렀다. 컨설팅사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 일대에는 주민 1000명이 유입될 때 신규 주택 공급은 325가구에 불과했다. 반면 1973년부터 2010년까지 27년간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의 실질 소득은 2배로 증가했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도시의 풍경은 별로 변한 것 없이 갈수록 퇴락해 가는데 집값만 미친 듯이 오르는 상황이다. 292개 회원사를 둔 조직인 실리콘밸리리더십그룹(SVLG)의 칼 가디노 회장은 “지금의 주택·교통난이 지속한다면 얼마 안 있어 ‘실리콘밸리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VLG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 동안 정보기술(IT) 기업의 집중으로 실리콘밸리 지역의 일자리는 29%나 증가했지만 이들이 머물 주택 공급은 겨우 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도시’이자 ‘스타벅스의 고향’으로 불리는 시애틀은 지난 4년간 뉴욕 집값을 뛰어넘었다. 시애틀 시의회는 노숙자 복지 기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5월 인두세 부과 법안을 꺼냈으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이에 맞서 도심에 짓고 있던 17층짜리 오피스빌딩 건설 계획을 중단하는 등 역풍을 맞아 백지화됐다. 이 법안은 영업이익 2000만 달러가 넘는 기업에 직원 1명당 275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였다. 시애틀에서만 4만 5000여명을 고용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아마존이 타깃이었다. ●‘맥난민’ 5년새 6배 급증… 57%가 직장인 중국 광둥성 선전시도 비슷한 요인으로 신음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의 흔한 시골 중 한 곳이던 선전은 덩샤오핑 개방정책의 일환으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인 텐센트, 배터리·전기차 제조업체인 BYD 등이 들어서 있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인구가 집중되면서 임대료가 치솟았다. 글로벌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넘베오에 따르면 2018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초인플레이션을 겪는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를 제외하면 세계 1위는 홍콩이고 베이징이 2위, 상하이가 3위이며 선전은 그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집값 폭등으로 새로운 풍속이 생겨났다. 홍콩에서는 집 대신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을 일컬어 ‘맥난민’이라 부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국제청년회의소(JCI)가 지난 6~7월 홍콩 시내에 산재한 110개 맥도날드 매장을 조사한 결과 맥난민의 수는 334명에 달해 2013년에 비해 6배로 급증했다고 조명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중 57%가 멀쩡한 직업을 가진 직장인이라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집값 부담이 그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홍콩 중산층 아파트 가격은 평(3.3㎡)당 1억원을 넘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영국 런던 리젠트 운하에 정박된 보트에서는 일명 ‘보트족’이 모여 산다. 폭등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거용 선박에서 수상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런던의 주택 평균 거래가는 9억원대인데 비해 보트는 3000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보트에서 생활하는 영국인은 3만명에 이른다. 집값은 지난해 영국 노동자들이 평균적으로 벌 수 있는 연간 소득의 8배로 폭등했다. 이는 영국에서 집값과 연소득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집값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259%나 폭등했다. 이 기간 연소득은 68% 오르는 데 그쳤다. 영국 왕립경제학회는 “외국인의 투자가 없었다면 2014년 영국 평균 집값은 실제보다 19% 낮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내기도 했다. ●호주·홍콩, 빈집에 세금 부과 추진 전 세계가 집값 폭등으로 신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갈 곳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고 있는 탓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역사상 유례없는 돈 풀기에 나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기준 금리를 0.25%까지 낮춰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대폭 늘렸고 민간이 가진 미 국채를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 시중에 풀린 수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액수의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던 끝에 각국의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이 일부 도시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오를 만한 곳에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른 각국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주택 구입 금지 법안을 의결한 뉴질랜드 의회를 비롯해 호주는 외국인이 주택을 사들인 경우 6개월 이상 빈집으로 두면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콩 정부도 ‘빈집세’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주택 개발업자가 분양한 아파트가 1년 이상 팔리지 않고 빈집으로 남아 있으면 임대료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매긴다는 방침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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