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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 공화국’… 순간 욱해서 살인 年400건

    ‘분노 공화국’… 순간 욱해서 살인 年400건

    등촌동 아파트 주차장서 40대女 피살 역삼동에선 아들이 칼로 어머니 찔러 지난해 살인사건 44%가 ‘분노 살인’ 분노 조절 장애환자 4년 새 21% 급증 “인성교육에 상대적 박탈감 해소 절실”순간 욱하는 마음을 참지 못한 결과는 끔찍했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는 절제되지 않는 분노에 괴물로 변해 귀한 생명을 빼앗았다. 최근 잇따르는 살인사건이 모두 ‘분노 범죄’라는 공통점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22일 오전 4시 45분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모(47·여)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오전 7시 16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 이씨는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피해자의 전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11시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주택가에서는 부모에 의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무단 이탈한 A(42)씨가 “왜 나를 입원시켰느냐”며 아버지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미수 포함) 914건 가운데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이 357건(39.1%)으로 집계됐다. 분노의 원인이 되는 ‘현실 불만’에 의한 살인(44건)까지 포함하면 401건(43.9%)에 달했다. ‘분노 살인’이 하루 1건꼴로 발생한 것이다. 분노 조절 장애(습관 및 충동 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분노 조절 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5986명으로 집계됐다. 4934명이었던 2013년 이후 4년 사이 1052명(21.3%)이 증가한 수치다. 성별로는 남성이 4939명(82.5%)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남성만을 기준으로 20대 환자가 1685명(34.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1084명(21.9%), 10대 908명(18.4%) 순이었다.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요즘 2030세대가 받는 스트레스는 30년 전 동일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면서 “정신과 질환 중 분노 조절 장애만큼 급증세를 보이는 질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연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개인적이거나 가정적인 불화 관계로 평소 축적됐던 스트레스와 울분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범죄로 이어진다”면서 “개인의 인성 교육 못지않게 사회 구조적 모순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중 환율조작국 카드 만지작 거리는 미국

    대중 환율조작국 카드 만지작 거리는 미국

    ▲ 중국에 다시 칼 뺴드려는 므누신 미 재무장관중국에 강경입장을 보여온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번에는 더 쉽게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개편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앞서 미 백악관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에서 대중 강경입장을 밝히고 있는 므누신 장관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환율조작국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 재무부가 지난 17일 정례 환율보고서를 낸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21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더 쉽게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개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우리는 어느 시점에 평가(기준)를 바꿔야 할지 들여다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17일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유지됐다. 현재 미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은 ?경상수지 흑자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 달러 초과)다. 중국의 경우 “375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무역흑자”라는 한 가지 요건만 해당됐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3개 요건에 모두 해당하지 않더라도 지정 기준을 강화해 향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올 들어 위안화 가치가 7% 이상 하락하자 중국을 집중적으로 비난하는 등 불만을 표시해 왔다. 내년 4월 발표될 재무부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조작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중간선거에 전력 투구 중인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 세계 경제에 충격을 던질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앞으로 중국이 제시할 카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미·중 정상은 다음달 30일부터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최근 두 달 동안 중국 금융의 총사령탑격인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류허(劉鶴) 부총리 주제로 10차례나 회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그만큼 무역전쟁 상황에서 대책을 강도 높게 논의하는 등 초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의에는 인민은행 총재,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경제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미우새’ 조윤희 이동건 딸 공개 “아빠 닮은 눈매”

    ‘미우새’ 조윤희 이동건 딸 공개 “아빠 닮은 눈매”

    ‘미우새’가 5주 만에 시청률 20%대에 안착하며 국내 예능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1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배우 조윤희가 스페셜 MC로 출연해 母벤저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윤희는 “딸 로아가 남편 이동건의 순한 눈매를 빼닮았다”며 사랑꾼 면모를 선보였다. 또한 결혼 후 첫 기념 이벤트에 뜻하지 않은 불꽃놀이로 감동했다가 남편이 준비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폭풍 눈물을 흘렸던 사연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이어 이상민은 지난주에 이어 간호섭 교수와 떠난 초저가 홍콩 밤도깨비 여행의 역대급 먹방으로 주목을 받았다. 홍콩 현지인들이 찾는 조식 맛집 투어에 나선 두 사람은 월병, 중국북부식만두, 홍콩식 라이스롤, 두부 디저트 등의 폭풍 먹방으로 침샘을 제대로 자극했다. 다만, 여행 떠난 지 12시간 동안 ‘네버 슬립 킵 워킹’ 강행군으로 간호섭 교수는 계단 하나를 올라갈 힘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건모는 이날 뜨거운 콘서트 현장 분위기로 대형 가수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직접 피아노를 치며 여성팬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멋진 무대를 선보인 김건모는 콘서트에서도 특유의 깨알 같은 재치로 ‘토란 홍보’를 잊지 않아 큰 웃음을 안겼다. 이에 토란 비용으로 건모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노래방 기계’를 기부하는 훈훈한 모습도 선보였다. 한편 이날 23.5% 최고의 시청 주인공은 ‘미운 남의 새끼’로 첫 출격한 모델이자 배우 배정남이 차지했다. 반려견 ‘벨’과 함께 시청자에게 첫 인사를 한 배정남은 온갖 인테리어 소품과 옷, 신발로 가득한 ‘배정남 하우스’ 공개로 시선을 끌었다. 운동과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와 구수한 사투리로 ‘상남자’ 매력을 물씬 풍기는가 하면 반려견 벨에게는 세상 누구보다도 다정다감하고, 손바느질이 취미인 그의 반전 일상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산책을 가서 철봉을 하고, 개를 키우는 일상 속에는 짠희 임원희와 닮은 구석도 보여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의 모습이 비교 되었으며, 이 장면은 이날 최고의 1분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어 배정남은 구제옷 시장으로 쇼핑을 가 남다른 쇼핑 센스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미운 우리 새끼’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염색과 파마 강력 규제함”/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염색과 파마 강력 규제함”/손성진 논설고문

    학생의 머리 염색과 파마 허용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상상도 못했을 문제다. “외출시에도 항상 학교 배지를 달고 제복과 모자를 착용할 것이며 다방과 당구장, 기타 유흥장에 출입을 금한다.”(동아일보 1961년 6월 1일자) 이 기사의 대상은 중고생이 아니라 성인인 대학생이다. 5·16 직후에 대학생을 포함해 학생의 규율을 바로잡겠다는 군사정부의 의도였다. 교복이 없는 여대생에게는 간소한 옷차림을 예시해 그대로 입으라고 했다. 중고생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스님처럼 머리를 빡빡 깎고 군복 같은 교복과 모자를 착용해야 했다. 4·19혁명이 일어나 각계의 요구가 분출했던 1960년에는 두발 규제에 불만을 품은 중고생들이 동맹휴학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듬해 군사정부는 초·중·고생의 교복, 두발, 모자, 운동화, 이름표와 심지어 양말색까지 기준을 세세하게 정해 지키도록 했다. 1980년대 초 교복과 두발 자율화가 시행될 때까지 이 규정은 20년 동안 지켜졌다. 가령, 여자 중고생의 경우 양말은 학교 단위로 통일하고 검은색 운동화를 신어야 하며 한글로 쓴 이름표를 달도록 했다. 파마를 금지한 것은 물론이고 머리에 머플러를 쓰지 못하고 겨울 외투는 검수한 국산품을 쓰라고 했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고 할 수도 없었다. 중고생 교복과 두발 자율화는 1979년 12·12 직후 정국 혼란기에 최초의 여성 교육수장이 된 김옥길 당시 문교부장관의 지시에서 시작됐다. 환영하는 의견도 많았으나 학부모 부담을 늘리고 탈선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1981년에 서울의 고교 15% 정도가 변형된 교복을 채택했다(경향신문 1981년 2월 25일자). S고교는 교복을 검은색 신사복으로 바꾸었다. 머리는 스포츠형을 허용했다. D고는 상의를 군대 예복처럼 바꾸고 모자를 없앴다. 그러나 교복과 두발을 바꾸었다가 반발에 부딪혀 원래대로 돌아간 학교도 있었다. 전면적인 교복 자율화는 1982년 새해 벽두의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로 그다음 해부터 시행하게 됐다. 자유로운 조발도 허용하나 염색이나 파마는 강력히 규제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막상 시행하고 보니 학생들의 행동이 거칠어졌다. 두발 검사에 반발한 고교생들이 수업 중에 학교를 이탈하는 일도 벌어졌다. 청소년 강력사건이 나왔다 하면 자율화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경찰은 탈선을 막는다며 유해업소에 경찰관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후 자율화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 툭 하면 나왔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남북한은 화합 귀하게 여기는 민족, 더는 분단으로 약점 잡히지 않기를

    [색다른 인터뷰] 남북한은 화합 귀하게 여기는 민족, 더는 분단으로 약점 잡히지 않기를

    “(1992년) 한·중 수교 16일 전에 북한에 가서 김일성 주석을 만났는데 한국의 김정숙 여사처럼 웃고 떠들며 좋은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가 되지는 못했습니다.”‘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예술가 한메이린(韓美林·82)은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한·중 양국 우정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지난달 18일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찾은 날 베이징 외곽 퉁저우에 있는 한메이린미술관에서 만난 그는 사실상 한 나라인 남한과 북한이 좋은 관계를 맺기를 기원했다. 1936년 산둥성 지난시에서 태어난 한은 칭화대 미술학원을 졸업하고 서예를 비롯해 조각, 회화, 디자인, 도예 등 전 예술 방면에 걸쳐 창작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도 베이징을 비롯해 항저우, 인촨 등 중국에 세 곳이나 있다. 모든 작품을 지방 정부에 기증한 그는 베이징 미술관 안에 작업실과 주거공간을 함께 마련해 매일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에는 넓은 작업 공간에 울려 퍼지는 격정적인 클래식 음악과 함께 인체의 아름다움을 먹선으로 그려낸 수묵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누드 수묵화는 최근에 열중하고 있는 작업으로 수십 분만에 수십 장의 작품을 완성해 냈다. 3000점의 작품이 있는 베이징 미술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로고와 마스코트, 봉황을 형상화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로고 디자인으로 중국의 국보로 불리게 된 그의 예술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평일에도 많은 중국인이 미술관을 찾아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경계 없이 뻗어나가는 한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었다. ‘격정·융화·올림픽’을 주제로 한 그의 세계 순회전시는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지난 6~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오는 12월 베이징 자금성에서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의 세계순회전이 서울에서 열릴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인연이 컸다. 지난해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으로 서울에서 열린 중국 화가 치바이스(齊白石)의 전시를 관람한 김 여사는 한과 인사를 나눴고, 지난해 12월 중국 국빈방문 때 한메이린미술관을 찾았다. 두 사람은 미술관에서 건강식으로 유명한 한의 집밥을 함께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김 여사는 전시 공간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한의 세계순회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수 있도록 도왔다.한은 “한국과 중국은 손만 내밀면 손뼉을 칠 수 있는 가까운 관계”라며 “고대 문자를 서예로 표현한 나의 예술을 따뜻하게 환영해줘서 감동했다”며 서울 전시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1992년 북한을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당시는 남과 북이 대립하는 상황이었고 한·중 수교 직전이라 북한이 불만스러웠던지 김일성 주석과 같이 사진도 찍고 북한의 미술협회장과 대화도 했지만 직접적인 교류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미술에 대해서는 아직 1960~70년대 문화대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며 당시에는 북한 예술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은 “북한의 예술은 한국과의 교류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는 “사람들은 화합하기를 원하지 뿔뿔이 흩어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한민족이 화합해서 분단 때문에 약점을 잡히거나 다른 나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화위귀’(和爲貴)라는 글씨를 직접 쓰면서 “남북한은 사실상 한 나라로 화합을 귀하게 여기는 민족”이라고 덧붙였다. 한이 스스로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자존심이 세고 자부심이 넘치는 민족’이다. 하지만 중국적 특성이 넘쳐나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인정하고 받아준 데 대해 감사하고 감동했다고 표현했다. 특히 한국에서의 전시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문화 체계가 같고 문화와 예술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의 피카소’라는 평가에 대해 강하게 손사래를 쳤다. 한은 “나는 중국의 한메이린으로 동양과 서양의 예술 스타일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피카소를 전혀 모방하거나 따라 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양의 예술은 혼을 담아내고 기가 스며들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양 예술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림 한 장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파안대소하게 한 일화도 소개했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문 대통령이 참석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당시 아베 총리는 내내 심각한 표정이었지만 한이 즉석에서 말 그림을 그려서 선물하자 활짝 웃었다고 한다. 그는 “일본 총리 얼굴의 미소가 바로 외교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한은 “정치적 외교를 할 때는 서로 껴안지 않아도 문화 교류를 하면 정상들도 내려놓고 춤추고 노래하며 즐거운 화합의 장을 펼칠 수 있다”며 “예술가들은 문화 교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문제에 끼어들어서는 안 되지만 민간 예술교류는 절대 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 일본 명예시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의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쟁이 일어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에 어느 국가든 평화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일본 국민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문제”라며 “모든 정부는 평화를 통해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북 회담을 통해서 해결할 수 없는 정치적 문제도 민간 예술과 문화 교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은 “남북이나 한·중 관계도 말로 표현하기보다 문화 교류로도 충분할 수 있다”며 “정치적 문제도 마음에 와닿고 피부에 와닿는 문화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한메이린은 누구 중국에서 한메이린은 누구나 다 아는 예술가다. 국제사회로부터 중국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인정받았다. 20세기 중국의 위대한 화가 치바이스처럼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창조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 등지에 답사를 가서 현지 문화를 작품으로 담아낸다. 높이가 80m에 가까운 대형 관우 조각상부터 우표 디자인까지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 1992년 북한 김일성 주석에게 중국화를 증정하기도 했다. 올해 네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아 왼팔로 아기를 안고 오른팔로 붓을 휘두른다. 중국의 전통을 담아낸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와 로고를 제작하는 등 올림픽 문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쿠베르탱상을 받았다. 한·중 문화 교류에 이바지한 그의 노력이 높게 평가돼 올해 중국인 1호 한국 문화훈장 수여자로 결정됐다. 훈장은 오는 24일 수여된다.
  • 김삿갓 동상 일본식 갓에 불만, 여주 목아박물관에 불지른 70대 실형

    김삿갓 동상 일본식 갓에 불만, 여주 목아박물관에 불지른 70대 실형

    김삿갓 동상의 갓이 일본식이라며 교체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데 불만을 품고 박물관에 불을 낸 7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공익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김모(73)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피고인 김 씨는 지난 5월 31일 오후 5시께 경기도 여주의 목아박물관 내 목조건물 ‘사후재판소’에 불을 내 이 건물과 내부에 전시된 단군상 등 목조 작품 40여 점 등을 태운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박물관의 초대관장이 제작해 강원 영월군에 설치한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으로 유명한 김병연(김삿갓)의 동상에 조선 갓이 아닌 일본 갓이 씌워져 있다며 동상의 갓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박물관 운영자가 적지 않은 재산상 피해를 보았고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 복구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아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고령이고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993년 6월 개관한 목아박물관은 사립 불교 박물관이다. 대방광불화엄경 등 보물 3점과 2800여 점의 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이 중 사후재판소는 저승에 가면 죄를 심판하는 곳을 연출해 놓은 공간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고객 이름 대신 “뚱보”라고 영수증에 쓴 美 식당 직원 해고

    고객 이름 대신 “뚱보”라고 영수증에 쓴 美 식당 직원 해고

    미국에서 한 남성 고객이 샌드위치 2개를 포장하기 위해 방문한 매장에서 직원에게 모욕을 당한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쯤 노스캐롤라이나주(州) 가스토니아에 있는 웬디스 매장을 방문한 지미 슈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불쾌감을 맛봤다. 이날 슈는 매장에 들어가 자신과 약혼녀가 먹을 샌드위치 2개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을 받던 여종업원은 그에게 이름을 되물었고 그는 자기 이름이 “지미”(Jimmy)라고 확실히 답했다. 그는 이 일로 기분이 조금 언짢았지만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 잠자코 있었다. 그런데 주문한 음식이 완성됐을 때 다른 남성 종업원이 대기 영수증을 보고 잠시 주저하다가 인쇄된 “처비”(Chubby·뚱보)를 불렀고 이 때문에 매장 안에 있던 고객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이 종업원이 이어서 말한 메뉴가 자신이 특별 맞춤식으로 주문한 샌드위치 2개라는 사실을 알고 그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종업원에게 내 이름은 처비가 아니지만 이건 내가 주문한 음식이 맞다고 말한 뒤 샌드위치를 받아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그는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었지만, 직원들에게 직접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그는 당시 일이 분이 풀리지 않아 웬디스 본사 측에 불만을 접수했다. 이후 본사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사과의 말이나 자세한 설명도 없이 그저 상황에 맞게 대처했다는 답변뿐이었다. 그는 이 같은 사연을 현지 신문사에 제보했고 신문사가 취재를 시작하자 웬디스 측 대변인은 그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웬디스는 “우리는 직원과 고객 모두를 환영하고 평등하게 받아들이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객에게 사과를 전했고 관련 직원은 더는 우리 회사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그에게 모욕적인 영수증을 기록한 직원은 해고 처리됐다는 것이다. 직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NBC 샬롯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천체관측탓?…갈릴레오와 카시니는 왜 실명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천체관측탓?…갈릴레오와 카시니는 왜 실명했을까?

    유명 천문학자 중 만년에 실명을 한 사람이 둘 있는데,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와 조반니 도메니코 카시니(1625~1712)가 그들이다. 문헌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두 사람이 실명한 원인으로 과도한 천체관측을 들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나, 하지만 그들에 못지않을 정도로 천체관측을 한 사람들 중 실명한 경우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과연 갈릴레오와 카시니는 과도한 천체관측 탓으로 실명을 하게 된 걸까? 실명 외에도 두 사람에게는 묘하게도 공통점이 많다. 카시니는 나중에 프랑스로 귀화했지만, 어쨌든 두 사람 다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점, 둘 다 천문학사에 큰 획을 그을 정도로 위대한 업적들을 남겼다는 점, 또한 둘 다 17세기에 활동한 천문학자라는 점 등등이 그렇다. 별로 좋은 점은 아니지만, 공통점은 그밖에도 또 있다. 두 사람 모두 인성은 별로였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카시니는 파리천문대 초대 대장에 취임한 후 목성 대적점의 이동에 따른 목성의 자전주기(自轉周期) 확정, 토성의 자전 검출, 토성 고리의 카시니 틈 발견, 갈릴레오가 발견한 목성 4개 위성의 운행표 작성, 그리고 태양까지의 실거리를 측정하는 등 혁혁한 업적들을 쌓았다. 그러나 카시니는 고생스런 관측연구를 수행하고 돌아온 제자 리셰르를 시골로 내쳐버렸는데, 사연인즉, 리셰르가 적도 기아나에서 화성을 관측하면서 흔들리는 추를 이용한 진자시계를 사용하던 중, 진자가 파리에서보다 느리게 흔들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원인을 놓고 고민하던 중에 뉴턴이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 보였다. 기아나는 파리보다 적도에 가깝다. 따라서 지구가 자전의 영향으로 적도 부분이 불룩해져 있다면 기아나는 파리보다 지구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중력도 약할 것이다. 이것이 기아나에서 진자가 파리보다 더 느리게 흔들리는 이유다. 실제로 기아나는 파리보다 지구 중심에서 21km 더 떨어져 있다. 리셰르의 발견은 지구가 자전한다는 사실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증거였다. 이것은 태양까지의 거리를 알아낸 것보다 어쩌면 더욱 중요한 과학적 성과였다. 리셰르는 과학자들 사이에 일약 유명해졌다. 제자가 유명해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카시니는 리셰르를 시골의 군 요새로 쫓아보내 계산 업무를 맡아보게 했다. 말하자면 좌천이었다. 전도 유망하던 젊은 과학자는 이윽고 무명인이 되어 잊혀지고 말았다. 갈릴레오는 카시니처럼 야비한 짓을 한 건 아니지만, 안하무인의 독불장군처럼 굴어 주변에 수많은 적들을 만들었다. 그가 노년에 종교재판을 받고 종신 가택연금에 처해진 데는 그러한 성격이 일조한 바도 없지 않다. 또한 자기에게 여러 차례 도움을 준 케플러에 대한 태도 역시 그 같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610년, 갈릴레오가 자작 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물들, 곧 달의 표면, 목성의 위성, 은하수의 별들에 관한 내용을 <별들의 사자(使者)>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갈릴레오는 이 책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케플러에게 여러 차례 자문을 구했으며, 그때마다 케플러는 ‘별들의 사자와의 대화’라고 불리는 편지에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다. 이 책은 출간 후 즉각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프톨레마이오스 체계를 크게 뒤흔드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케플러는 반대파에 맞서서 “그 누가 이 메시지 앞에서 감히 침묵할 수 있겠는가? 바로 여기, 신의 명백하고도 풍부한 사랑이 넘쳐흐르노니, 이를 느끼지 못할 자 누구이겠는가”라며 갈릴레오를 적극 지지했다. 갈릴레오는 케플러의 지원으로 이런 비판들을 모두 잠재울 수 있었지만, 케플러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케플러는 갈릴레오의 무례에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갈릴레오는 지동설을 취하면서도 천문학 이론의 개혁을 이룬 케플러의 업적에 아무런 관심도 표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케플러의 법칙을 무시하고 원운동을 고수했다. 아인슈타인도 “이 부분이 나를 내내 괴롭히는 대목이다”라고 실토한 적이 있다. 갈릴레오는 만년에 종신연금 당한데다 실명까지 하게 되어, “슬프다. 앞선 모든 시대의 학자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였던 한계를 내가 탁월한 관찰과 명석한 논증으로 백배, 아니 천배나 넘게 확장시켜놓은 이 하늘, 이 지구, 이 우주가 이제는 나의 육체적 감각으로 채워지는 좁은 영역 안으로 움츠러들고 말았구나!” 하며 탄식했다. 그러나 갈릴레오나 카시니 두 사람의 실명 원인을 과도한 관측 탓으로 돌린 것은 억측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무엇 때문에 장님이 되었을까? 전문가들은 망원경을 많이 봤다고 실명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한다. 여러 정황으로 추측컨대 두 사람의 실명 원인은 백내장일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다 노년에 실명했다는 점을 보아도 그렇다. 당시에는 백내장이라는 병명도 알려지지 않았을 때라, 실명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모두 천문학자라 사람들은 실명을 관측 탓으로 돌렸을 가능성이 높다. 백내장은 우리 눈에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이물질로 인해 빛을 차단함으로써 사물이 뿌옇게 보이게 되는 질병이다. 노년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흔히 눈이 침침하다고 하는 증상이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결국 실명으로 가게 된다. 심청이 아버지 심 봉사도 아마 이 병으로 시력을 잃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옛날에는 흔한 질병이었을 것이다. 현대 의학은 이 경우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시력 조절까지 겸한 인공 수정체를 그 자리에 앉힌다. 이 시술법이 개발되지 못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실명으로 고통받았을 것이다. 여러분도 어느날 갑자기 눈이 침침하고 사물이 명료하게 보이지 않을 때는 즉시 안과로 가서 검안해보기 바란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여기는 중국] 中판 블랙프라이데이…올해 1조 6300억원 할인 혜택

    [여기는 중국] 中판 블랙프라이데이…올해 1조 6300억원 할인 혜택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슈앙스이'(11월 11일) 행사가 개최 10년을 기념해 100억 위안(약 1조 6300억원)의 대규모 할인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알리바바(alibaba)가 운영하는 타오바오(淘宝)와 텐마오(天猫) 등 두 곳의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슈앙스이’ 행사는 중국 최대 온라인 할인 쇼핑 행사로 불린다.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알리바바 슈앙스이 10주년 행사’에 참가한 징제(靖捷) 총재는 “올해는 지금껏 진행된 슈앙스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 행사로 실시될 것”이라면서 “대도시는 물론이고 800여 곳의 현급 농촌에 거주하는 1억 명의 소비자가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지난 2009년 시작된 슈앙스이 행사가 올해로 10년을 맞이하며, 현지에서는 알리바바 측의 초대형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징제 총재는 최근 현지 유력 언론 ‘봉황망’ 등 다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해 슈앙스이에는 100억 위안에 달하는 현금 지급 이벤트가 계획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1월 11일 슈앙스이 당일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 가운데 400위안 이상 구매자에게는 50위안의 현금을 환급할 것이라는 방침이 알려졌다. 해당 현금 지급 서비스는 구매 제품 및 수량에 상관없이 총 금액이 400위안 이상일 경우 무조건 지급된다. 또 올해는 지금껏 진행된 할인 행사 규모 중 가장 초대형으로 실시, 전국에 소재한 400여 도시의 20만 개의 오프라인 상점과 협업할 예정이다. 또한 이 시기 매년 반복되는 배송 누락 및 지나치게 느린 배송 문제 등도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 측은 전국 23개 성 각 지역에 소재한 50만 곳의 오프라인 배송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거점 별 배송 방식이라는 새로운 배송 시스템을 도입, 지금껏 매년 이 시기 주문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최대 2주에 걸쳐 배송된 물품 문제에 대한 불만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이 시기 배소된 택배의 수는 8억개를 넘어섰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업체 측은 올해 주문량은 최소 10억 개 이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바바 측이 예약 주문을 받고 있는 제품은 20일 현재 공개된 물품의 수만 약 50만 개에 달한다. 타오바오와 텐마오 등 두 곳의 업체를 통해 예약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초대형 이벤트 진행에도 불구하고 매년 반복되는 슈앙스이 매출 규모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슈앙스이가 처음 도입된 지난 2009년 당시 매출액은 200만 위안을 기록, 이후 2012년 191억 위안, 2015년 912억 1700만 위안, 2016년 1207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1682억 위안을 기록, 매출 증가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업계에서는 알리바바 측이 밝힌 가시적인 매출액은 행사 당일 판매된 매출 현황으로, 이후 구매 후 반품, 취소하는 내역이 상당하지만 이를 포함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내역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최근 마윈 전 회장은 알리바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슈앙스이 행사는 더 이상 판매액이나 규모 등이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국의 각 업체와 지방 소도시 오프라인 업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유통 업체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축제로 활용될 것”이라며 슈앙스이의 의미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알리바바의 슈앙스이 행사는 10월 20일을 시작으로 예약 판매가 시작됐다. 온라인 홈페이지 및 타오바오, 텐마오 등 전용 모바일 app에 접속해 슈앙스이 행사 시 구매할 물건을 미리 예약하는 방식이다. 타오바오 물품 배송 부문 관계자는 “슈앙스이 행사는 단 하루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소비자는 10월 20일부터 11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예약 판매 제품을 미리 구매, 고객이 거주하는 지역과 가장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여기는 중국] SNS에 돈·명품 자랑…‘폴링 스타 챌린지’ 확산

    지난 15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 시에서 기괴한 일이 발생했다. 두 명의 여성이 혼잡한 도심의 횡단보도에 차를 멈춰 세웠다. 그 중 한 여성이 차에서 나와 명품 핸드백, 빨간색 하이힐, 그리고 갖가지 화장품을 길에 떨어뜨린 뒤 주변에 펼쳐놓았다. 모든 준비를 마친 듯 그녀가 양쪽 다리를 차 안에 걸친 채 길바닥에 엎드려 누웠고, 동승했던 친구는 그녀의 ‘넘어진 모습’을 영상으로 담기 시작했다. 17일 타이저우 인터넷 경찰은 첸씨 성을 가진 두 여성이 결국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돼 150위안(약 2만 5000원)과 10위안(약 1600원)의 벌금을 물었다고 전했다. 상하이 교통 경찰국에 의하면, 상하이 도로 위에 명품 스포츠카를 세우고 넘어져 있다가 200위안(약 3만 3000원)을 벌금으로 낸 여성도 있었다. 해당 여성들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틱톡’에서 더 많은 팬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폴링 스타 챌린지’(Falling stars challenge)놀이에 참여하는 중이었다. 폴링 스타 챌린지는 북경 표준어로 ‘부(富) 과시 챌린지’라고도 알려져 있는 소셜미디어(SNS)놀이다. 챌린지 도전자들은 스포츠카나 전용 비행기에서 내려 고가의 디자이너 신발과 가방, 현금을 도로에 쏟는다. 그리고 마치 걸려 넘어진 것처럼 바닥에 엎드려 누운 사진들을 찍어 SNS에 올린다. 이 놀이는 러시아에서 시작됐으나 현재 중국으로 옮아가고 있다. 부유함과 소비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하는 중국 백만장자들의 과시욕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반면 폴링 스타 챌린지는 부잣집 아이들을 조롱하는 풍자적인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 시리즈를 낳기도 했다. 군인, 공무원, 소방대원들과 학생들은 자신의 주위에 근무 확인서, 소방 장비, 또는 각종 서류를 뿌리고 바닥에 엎드려 누워 부유함과 대비되는 일반 소시민의 모습을 찍어 올렸다. 현지 언론은 “이 챌린지가 중국에서 부자들의 수가 증가함과 동시에 급속하게 벌어지는 빈부격차, 그 결과 발생하는 사회적 긴장을 보여주기도 한다”면서 “지난해 금융기관 크레디트 스위스가 발표한 2017세계 부 보고서는 2022년까지 중국 백만장자 세대 수가 270만 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한 “소득불균형을 측정하는 지니계수도 지난해 0.465까지 증가해 소득 불균형이 심각하며, 빈부격차가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촉발시키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니 계수가 0.4 이상이면 소득불균형이 심각함을 나타낸다. 실제 지난 주 중국에서 한 남성이 페라리로 아들을 학교에 등교시켰다가 다른 학부모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부사관 후보생은 ‘병장 월급’을 받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부사관 후보생은 ‘병장 월급’을 받을까

    하사 부족해 중·상사 정원 확충 고육책박한 부사관 후보생 대우부터 개선해야제대군인 취업 등 재취업 지원 확대 필요 군이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예군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올해 기준 61만 8000명인 상비병력을 2025년까지 52만 2000명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체질 개선 핵심은 군의 ‘허리’를 담당하는 ‘부사관’입니다. 장교와 부사관 등 간부는 19만 8000명에서 21만 8000명으로 늘리고 병사는 42만명에서 30만 4000명으로 축소해 숙련자 중심의 군으로 재편할 계획입니다. 계획대로라면 부사관 수는 12만 7000명에서 2025년 14만 8000명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앞으로 2만 1000명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20일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사관 정원은 12만 4000명인데 현원은 11만 2000명으로 현재도 1만 2000명이나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3년만 해도 이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당시 정원은 11만 5000명이었는데 현원이 11만 3000명으로 충원율이 98.3%였습니다. 반면 현재는 충원율이 90.3%에 그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력 부족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입니다. ●하사 충원율 79.8%…軍 외면하는 청년들 더 깊이 들어가 ‘계급별 충원율’을 살펴봤습니다. 원사 98.2%, 상사 96.1%로 상급자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사는 105.4%나 됩니다. 문제는 하사입니다. 충원율이 79.8%에 그쳤습니다. 저출산이 고착화돼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방부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부사관 지원자가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숙련도가 높은 부사관 위주의 정예군을 육성해야 하는데 지원자가 없어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 겁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하릴없이 청년과 병력 수만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최근에는 고육책도 나왔습니다. 육군은 지난 18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하사를 비롯한 초급간부 선발비율을 30%가량 축소하는 대신 중·상사 정원을 확대해 숙련된 전투력 발휘 여건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숙련자인 중·상사 정원을 대폭 늘려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만든다는 겁니다. 육군은 이런 인력구조 개선 이유에 대해 “인구절벽 시대 도래에 따른 가용 병력자원 급감과 병 복무 기간 단축, 병사 봉급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초급 간부 획득 여건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조금 다른 시각으로 부사관 충원 문제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심각한 실업난에도 왜 부사관 지원자가 없을까. 먼저 ‘부사관 후보생’의 봉급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부사관 후보생은 정식 부사관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품위유지비’ 수준의 생활비만 준다고 합니다. 부사관은 군 미필자는 육군훈련소 5주, 부사관학교 16주 등 21주, 예비역은 16주의 훈련기간을 거칩니다. 4~5개월의 적지 않은 기간입니다. 그런데 이 기간 받는 봉급이 올해 기준 월 ‘40만 5700원’입니다. 이 금액은 의무복무하는 ‘병장’ 월급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 월 174만 5150원입니다. 올해는 시급 7530원, 월 157만 3770원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논쟁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지려고 군문(軍門)에 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40만원의 ‘열정페이’를 받습니다. 군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아마 이런 사정을 전혀 몰랐을 겁니다. 참고로 올해 기초생활수급자 1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액’은 50만 1632원입니다. 내년은 51만 2102원으로 부사관 후보생이 훨씬 더 적은 돈을 받습니다. ●병장보다 적었던 부사관 후보생 봉급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정부가 ‘그나마 노력했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2011년 병장 월급은 11만 3800원, 부사관 후보생 월급은 12만 4400원으로 부사관 후보생 대우가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는 병장이 14만 9000원, 부사관 후보생이 13만 6500원으로 봉급액이 역전됩니다. 당시는 정치권에서 병사 대우에 대한 논쟁이 격화할 때였습니다. 그래서 병사 대우를 크게 높이다보니 2015년에는 병장 17만 1400원, 부사관 후보생 14만 2600원으로 격차가 2만 9100원으로 벌어집니다. 2016년에도 병장 19만 7100원, 부사관 후보생 18만 5400원으로 격차가 다소 좁혀지긴 했지만 병장 대우가 더 좋았습니다.그래도 나라를 위한 사명감으로 입대한 부사관들은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습니다. “왜 후보생 때는 월급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느냐”고 주변 지인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병장보다도 못한 부사관 후보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늘자 정부와 정치권이 어렵게 선택한 길은 “병장 월급에 맞추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병장과 부사관 후보생 월급이 동일한 21만 6200원이 됐고 올해는 대폭 인상돼 각각 40만 5700원이 된 겁니다. 그래도 대우가 2배로 좋아져 부사관 후보생들은 ‘가뭄의 단비’로 여겼습니다. 이것이 우리 정부가, 정치권이 부사관 입대자를 대우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장교 등용문인 ‘학생군사교육단’(ROTC)도 할 말이 있습니다. 3학년 사관후보생 월급 55만 9000원, 4학년은 65만 3500원에 그칩니다. 사관 생도도 동일한 대우를 받으니 박한 봉급은 마찬가지입니다. 미군은 부사관 후보생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따라서 ‘열정페이’를 줄 일도 없습니다. ●왜 부사관이 부족한지 스스로 되돌아 볼 때 정식으로 하사 계급을 받았다고 해도 임금 수준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기준 1호봉 하사 본봉은 월 ‘145만 8800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올해 최저임금 월 157만 3770원에 못 미칩니다. 중사 1호봉 본봉이 월 155만 7400원이니 비슷하겠네요. 이 자리에서 고위급 장교의 월급과 비교하진 않겠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고위급 장교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저임금에 시달리는 부사관들의 대우를 시급히 높이는 것입니다. 군을 제대하면 더 혹독한 현실이 기다립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제대군인 취업률은 59.2%에 불과합니다. “어디 쓸 곳이 있어야 취업을 시킬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를 듣기 일쑤입니다. 청년 실업이 이슈인 요즘 그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반면 가까운 일본의 제대군인 취업률이 97%인 것을 비롯해 미국(95%), 영국(94%), 프랑스(92%) 등 선진국은 대부분 제대군인 취업률이 90%를 넘습니다.2000년 우리 정부는 ‘하사관’이라는 명칭을 없애고 ‘부사관’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도입했습니다. 하사관이 장교에 예속된 ‘아랫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계와 각 군 설문조사를 거쳐 ‘사관’(士官)에 접두어 ‘부’(副)를 붙여 ‘부사관’(副士官)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명칭을 넘어 실질적인 부사관 대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왜 부사관 모집이 어려운지, 특히 최근 들어 청년들이 왜 군을 찾지 않는지 정부와 정치권은 근본적인 이유를 잘 되짚어 보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미국 연준 의장이 대통령과 가장 잘 지내는 방법은?

    미국 연준 의장이 대통령과 가장 잘 지내는 방법은?

    “마이동풍(馬耳東風·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아니하고 지나쳐 흘려버림)하라.”‘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던 앨런 그린스펀(92)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욕받이’ 신세인 후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주는 충고다.미 경제전문 방송 CNBC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18일(현지시간) “나는 18년 6개월 동안 연준에 있었고, 금리를 인하하라는 무수한 메모, 약속, 요청을 받았다”며 “연준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귀마개를 끼고 듣지 않으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정치권에서 금리가 너무 낮아서 금리를 올려야한다고 말하는 것을 한 차례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연준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대통령 등 외부 정치권의 압력은 무시하고 자신의 업무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들어 “연준이 나의 가장 큰 위협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연일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압박하고 있다.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자신의 최대치적으로 내세우는 미 경제 호조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지난 10일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제정신이 아닌’(crazy), ‘미친’(loco), ‘웃기는’(ridiculous) 등의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연준을 거세게 공격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아버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아들) 등 4명의 대통령 아래에서 연준 의장을 지냈다. 그는 “파월은 1급 연준 의장”이라며 “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고 있다. 나는 그를 수년간 알아왔는데 그는 매우 능숙해서 나는 연준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 경제상황에 대해 “미국 고용시장은 내가 본 중에서 가장 타이트한(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노동생산성 향상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0년래 최저 수준의 실업률과 미국 기업들의 구인난이 임금과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도 그린스펀 전 의장을 거들었다. 콘 전 의장은 “연준은 독립기구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어떠한 독립기구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역성들었다. 그는 대통령의 직무는 정책을 만드는 관료를 임명하는 것이며, 그다음에는 각 관료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 전 의장은 “미 경제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 즉 실제 숫자를 살펴보면 경제성장률과 구직률이 모두 높다”며 “연준은 기본적으로 올바른 목표를 향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체계적인 금리 인상기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연준도 딱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를 자꾸 갈라놓는 ‘철밥통 만세’/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우리를 자꾸 갈라놓는 ‘철밥통 만세’/황수정 논설위원

    믿거나 말거나. 얼마 전 들었던 황당한 ‘공무원 괴담’이다.십자포화를 받으면서도 청와대와 정부가 공무원을 계속 늘리는 이유가 있다, 공무원 수가 급증하면 공무원 연금은 혈세 도둑으로 더 가열하게 매를 맞는다, 공무원 연금을 반 토막 내라는 분노가 폭발하면 성난 여론을 업고 정부는 공무원 연금을 국민 연금과 통합한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삼류도 안 되는 이 시나리오는 멀쩡한 청년 공무원들 입에서 나왔다. 얼마 전까지 ‘공시족’이었던 30대 청년들이다. 일자리 창출이 절박하기로서니 정부가 이렇게 맹공을 당하면서까지 공무원 증원 페달을 밟을 리 있겠나. 의문과 불만과 불안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50년 집권론’이 기름을 붓고 있었다. 이 대표의 장담대로 정권이 지속하면 공무원 연금은 개혁 수준으로 손질될 거라고. 괴담의 결론은 “진보(정권)는 머리가 좋다”였다. 이념에 매달려 정책 오류를 수정할 줄 모른다고 정부는 공격을 당한다. 진보의 일자리 정책이 요령부득이라고 한쪽에서는 대놓고 공박하는데. 어느 쪽 말이 맞나. 우리의 진보는 머리가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이 문제는 각자 속으로 답하기로 하자. 공무원 증원 정책이 자고 나면 이어진다. 뭘 해도 결론은 공무원. ‘기승전 공무원´이라는 말이 공식이 됐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동원해 단기 일자리 3만여개를 급조한다는 뒤숭숭한 뒷말이 또 들렸다. 소문처럼 설마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들 멱살을 잡아 비틀었겠느냐마는 그 비슷한 그림이 어쩐지 자꾸 눈에 밟힌다. 때마침 정부는 전체 공공기관에서 연내 5000명쯤의 체험형(?) 청년 인턴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 두어 달에서 길어도 1년짜리 임시직이나 인턴, 아르바이트 등 초단기 일자리를 만들려는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백번 접어줘도 악화 일로의 고용지표를 반짝 개선하려는 미봉책으로 보인다. 5000명이든 3만명이든 안 그래도 꿈에 그리는 ‘신의 직장’에 발가락만 담갔다 나와야 하는 ‘헐값 청춘’들을 어떡할 건가. 고약하게 잔인한 발상이다. 늘어난다는 일자리는 공무원뿐인데, 대체 그 많은 일자리 세금 어디다 썼느냐고 행방을 묻고들 있다. “다스는 누구 것?”을 대체하는 시중 유행어가 “54조원(일자리 예산)은 어디로?”다. 청와대 말마따나 일자리가 시급한 국민에게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주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 하지만 모든 정책적 상상력이 공무원에게만 쏠린 이 상황은 얘기가 다르다. 이건 의무가 아니라 권한 남용이다. 아들딸 일자리가 벼랑 끝에 달린 국민을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 만들고 있다. “넘쳐나는 공무원, 뭣 하러 자꾸 뽑느냐”고 목청 높이고 들어와서는 밥상에 앉아 딴소리들이다. “정신없이 많이 뽑을 때 무조건 (공무원 시험에) 붙어라” 이 문장은 취업 앞둔 청년이 있는 집에서는 거의 ‘구호’다. 밥상머리 구호는 사실상 현실을 정확히 짚은 족집게 논평이다. 세금으로 메울 공무원 연금이 올해 2조원, 가만히 놔둬도 2050년에는 10조원. 무더기 공무원 채용이 전설로 남을 날이 머지않았을 수 있다. 정책 상상력의 빈곤이 반복 노출되면서 본의 아니게 유탄을 맞는 쪽은 공무원이다. 깨지지 않아 ‘철밥통’이었는데, 이 수상한 시절에 뭘 해도 먼저 융숭한 대접을 받으니 ‘만능밥통’이라는 뒷말을 듣는다. 올해 초부터만 대충 따져 보자. 초과근무 40% 줄이고 동계휴가제 도입, 8세 이하 자녀를 두면 10시 출근제(교육부), 육아휴직 대신에 시간선택제로 근무하면 둘째 자녀부터는 3년까지 경력 100% 인정, 만 5세 이하 자녀를 두면 하루 최대 2시간 단축 근무 등. 좋지도 않은 내 기억력으로 나열한 게 이 정도다. ‘공무원 몰빵’ 정책이 나올 때마다 “국민 염장 지르지 말라”는 성토가 쏟아진다. 민간 박탈감이 얼마일지, 그야말로 상상력 좀 발휘해 주면 안 되나 싶다. ‘공무원’이라는 단어가 부지불식간 사회를 갈라 놓고 있다. 모든 사적인 것들은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 굳이 세계적 학자를 거명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공기처럼 받아들이는 진실이다. 공적 자원이 사적 삶을 힘껏 뒷받침해 줘야 한다는 의지는 진보의 도덕적 비전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까 하는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적 자원, 공무원을 이제 그만 구설에 올리자. 정책적으로 아니 정치공학적으로. 선망과 혐오를 널뛰는 이율배반적인 감정 소모에 우리는 정말 지치고 있다. sjh@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광복 73년…서울 한복판 ‘일제 명의 건물들’ 말이 됩니까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광복 73년…서울 한복판 ‘일제 명의 건물들’ 말이 됩니까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지 올해로 73년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일제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과 일본기관이 소유했던 동산과 부동산을 광복된 이후 사람들은 ‘적산’(敵産)이라고 불렀다. 적산은 적의 재산이라는 뜻이다. 적산은 미군정법령 제33호에 따라 조선 군정청으로 귀속되기 시작했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로 귀속 주체가 이관됐다. 한마디로 적산은 모두 국가로 귀속되는 게 대원칙이었다. 하지만 광복 이후에도 친일파의 득세가 이어지면서, 친일파 재산은 물론 적산 환수도 난항을 겪었다. 한국전쟁까지 발발하자 토지대장 상당수가 소실됐고, 일본인 명의의 토지 ‘적산’ 가운데 상당수의 땅은 소유권이 묘연해졌다. 아직도 등기 말소 등 행정절차를 밟지 않아 일본인 이름으로 된 건축물과 토지들이 전국 곳곳에 산재한다. 일본인이 소유했던 재산의 소유주를 명확히 바로잡는 것은 일제강점의 흔적을 지우는 것은 물론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일제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에 앞장선 두 명의 공무원을 만났다.●사대문 안 일제 잔재 없애라 김영균(53) 서울시 중구청 지적행정팀장은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상에 일본인 명의로 기재돼 있는 건축물에 대해 주인을 찾아 주는 작업을 한다. 1989년 서울시에 입사한 김 팀장은 2015년 중구로 발령이 나자 이 일을 시작했다. 그는 “건물 소유주도 모르게 일본인이 이중 등기되어 있어서 건물을 처분하지 못한다는 사연과 등기말소를 하려고 해도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알고 일본인 재산 등기말소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제는 1912년 한반도 지배·수탈을 위해 들여온 기존 등기와 연계해 건축물대장 기초자료를 구축했다. 해방 후 ‘가옥대장’으로 불렸던 건축물대장은 1962년 건축법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때문에 건축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소유권 변동, 철거 등의 변화가 있어도 건축물대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고 일본강점기 때 자료가 그대로 남았다. 예를 들어 서울 충무로에 있는 한 단층 건물은 1979년에 지어져 공장과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건축물대장에는 1933년 사용 승인이 난 일본인 소유 목조주택과 함께 등재돼 있다. 목조주택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건축물대장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는 셈이다. 건축물의 실소유주는 소유권 이전, 금융권 대출, 신축 등의 경우가 아니면 말소 절차도 번거롭고 비용도 들어 이를 정리하기보다는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정들 탓에 ‘일본인 소유 건축물’이라는 기록이 현재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2015년 이후 소유자 신청에 따라 일본인 명의 건축물대장과 등기를 말소한 것은 101건에 불과했다. 김 팀장은 “특히 중구는 서울 사대문 안에 있기 때문에 이런 사례가 많다”면서 “일제 흔적을 지우고 행정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전국 최초로 일제청산 작업을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적행정팀원들과 함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4월부터 건축물대장에 올라 있는 관내 건물 11만 3509곳에서 일본인 명의 건물 627곳을 찾아냈다. 건축물대장 97건과 등기부 530건이다. 이런 건물은 을지로와 충무로에 198곳이 집중돼 있다. 오장동 84곳, 묵정동 41곳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예관동, 남대문로, 남창동 등 대부분 사대문 안에 모여 있다. 김 팀장은 직원들과 함께 일본인 명의 건물이 있는 627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육안 확인을 비롯해 항공사진 판독, 재산세 납부 여부 등으로 건축물 존재 여부를 가려내는 등 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건물이 없는 경우 직권으로 건축물대장을 정리하고 법원에 등기말소를 의뢰할 예정”이라면서 “등기에만 존재하는 건물은 소유자가 법원에 등기말소 신청을 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말소 신청을 한 소유자를 대상으로 촉탁의뢰 등 이후 절차를 무료로 대행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구 방침이 알려지자 민원인 한 분이 26건을 신청하기도 했다”면서 “하나의 지번에 없어져야 할 건물등기가 26건이나 있었던 셈인데 법무사에게 위임했으면 건당 10만원 정도로 최소 26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 명의의 건축물이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 “부동산 공적장부 일원화를 통해 일제 흔적을 지우고 행정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숨겨진 일본인 재산 찾아라 일본인 명의 토지 즉 ‘적산’에 대한 관리와 환수는 1945년 광복 이후 오랜 기간 부실했다. 정부가 적산 청산을 제대로 못 해 여전히 토지대장상 땅 주인이 일본인으로 돼 있거나, 전쟁으로 인해 토지대장이 없어졌거나, 시스템 미비 탓에 소유권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토지 소유권을 정리하고자 3차례에 걸쳐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특별조치법)을 실시했다. 하지만 1·2차 특별조치법 시행 당시 정부는 이·동별로 보증인 3~6명을 위촉한 뒤, 보증인들이 토지 소유주에 대한 보증만 해 주면 토지의 소유권을 인정해 주는 방식을 취했다. 대부분 현장 조사조차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체가 모호한 ‘적산’들이 국고로 귀속되지 않고 정체가 불분명한 사람들에게 넘어갔다. 조달청이 2015년 일본인 명의 은닉재산, 즉 ‘적산 의심 토지’의 환수작업에 착수한 이유다. 주 담당자로 송명근(50) 국유재산기획과 사무관이 뽑혔다. 동국대 전산통계학과 출신인 송 사무관은 정보통신 자격증을 소유한 정보통신 사무관이어서 ‘친일파 재산 환수’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대형국책사업 업무를 맡아 국무조정실에 1년간 파견됐다는 이유로 2016년 조달청에 돌아오자마자 국유재산 환수 작업에 투입됐다. 송 사무관은 업무를 맡자 6개월간 자료 분석에 매달리는 한편 관련 서적 읽기에 몰두했다. ‘친일인명사전’ 3권을 여러 번 숙독한 것을 비롯해 ‘한국근대사 산책’과 ‘친일파와 일제시대 토지’, ‘일제의 한반도측량 침략사’, ‘창씨개명’, ‘창씨개명 법제연구’ 등 일본인 토지와 재산과 관련한 서적 20여권을 탐독했다. 환수 작업을 원활히 하려면 역사적 맥락을 알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제는 아예 충남대 대학원 북한통일학과에 진학해 일제강점기는 물론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학구열을 불태울 정도로 적산 환수작업에 진력하고 있다. 송 사무관은 팀원들과 함께 지난 7월 말까지 귀속재산과 부당하게 사유화된 일제강점기 일본인 명의 재산(은닉재산) 3373필지, 228만 9805㎡(토지 가액 848억원 상당)를 국유화했다. 여의도와 거의 맞먹는 면적이다. 이 중에는 조선총독부(310필지), 동양척식주식회사(26필지), 일본법인(88필지) 및 일본인 개인(1201필지) 소유지 등 일본 정부 및 법인 명의 재산도 포함됐다. 이들 재산 중 특별조치법 시행과정에서 불법으로 취득한 무단 점유자가 자진 반환을 거부하면 소송까지 불사해야 한다. 실제로 70필지가 소송을 통해 국가 소유가 됐다. 현재도 1만 필지에 대해 조사나 소송이 진행 중이다. 환수작업은 쉽지 않았다. 송 사무관은 “일부 적산에 대한 조사와 환수가 광복 이후 70년이나 지나 너무 늦게 진행된 탓이었다”면서 “토지 조사는 매매 계약서 존재 여부, 주변인 진술에 좌우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닉재산 국가환수는 일본인 명의 재산을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 소유의 재산을 국유화하는 과정으로, 재산을 빼앗기는 상대를 조사해야만 한다”면서 “재산소유자가 면담에 불응하거나 불만을 강하게 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힘이 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조사과정에서 “‘몇십년 동안 땅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이제 와서 땅을 환수하느냐’는 협박에도 시달려야 했다. 송 사무관은 “저를 비롯해 여성 직원들은 ‘밤길 조심하라’거나 ‘앞으로 가족을 제대로 챙겨야 할 것”이라는 등의 협박을 들었다. 여성 직원들이 눈물을 흘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jrlee@seoul.co.kr
  •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 머리, 선수 집단 항명에 재계약 무산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 머리, 선수 집단 항명에 재계약 무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이끈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선수들이 집단 반발한 탓에 재계약이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 “머리 감독의 계약 만료 이후 공석이던 사령탑에 김상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계약은 4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였다. 협회는 머리 감독이 재계약에 적극적이었고, 본인도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지휘하고 싶어 했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감독을 교체하라고 집단 반발했다. 훈련을 거부하고 세계선수권대회를 보이콧 하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23명 가운데 21명이 재계약 반대에 서명했다. 협회는 머리 감독이 정치적 외풍에도 중심을 잘 잡아줘 단일팀이 하나가 됐다고 봤지만 선수들은 지도력과 선수 기용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경기 중에도 라인을 수시로 교체했고, 초보 수준의 훈련만 거듭해 기량이 늘지 않는다는 불만이었다. 협회는 집단 항명한 선수들에게 6개월 국가대표 자격 정지란 중징계를 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中에 유리” 유엔우편연합 탈퇴 으름장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만국우편연합(UPU)에서의 탈퇴를 준비 중이다. AP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내년 UPU에 대한 재협상을 할 계획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UPU를 탈퇴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떤 경우든지 미국을 목적지로 하거나 미국을 경유하는 국제 운송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4년 역사의 글로벌 운송 조약인 UPU가 미국 기업들에 비해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이득을 보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동부로 물건을 보내는 것보다 베이징에서 뉴욕으로 물품을 운송하는 비용이 더 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국제우편 요금 인상의 필요성 제기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불만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우정공사는 4.4파운드(약 2㎏) 이하의 작은 소포에 대해서는 국제 운송업자들로부터 단가가 낮은 ‘터미널 요금’을 받고 있다. 미 제조업자들은 UPU가 설정한 이 요금이 국내 운송료보다 저렴해 미국 시장에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들어온다고 주장한다. 제이 티먼스 미제조업협회 회장은 “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보다 공정한 협약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18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지난 회계연도 대비 17%가 늘어난 상황을 감안해 모든 부처 예산을 5% 삭감하는 조치를 예고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재정지출 삭감 방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지난 15일 2018회계연도의 재정적자 규모가 7790억 달러(약 878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법원 국감, 사법농단은 뒷전…한국당 “강정마을 판사 불러내라” 요구로 파행

    법원 국감, 사법농단은 뒷전…한국당 “강정마을 판사 불러내라” 요구로 파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8일 서울중앙지법 등 서울고법 소관 법원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아닌 뜻밖의 이슈로 여야가 갈등을 빚으며 파행이 거듭됐다. 당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와 관련, 잇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이나 행정처 출신 판사들의 재판업무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강정마을 구상권 소송에서 조정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이상윤 부장판사를 참고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여야 의원들은 내내 서로 이 부장판사의 출석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민사합의부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해군이 제주기지 공사지연 손해 등을 이유로 강정마을 주민 등 121명을 상대로 낸 34억 5000만원의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상호 간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소를 취하하면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김 의원은 “재판부가 유례없이 강제조정을 통해 국가가 청구한 34억 5000만원을 포기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국고손실죄에 해당한다”면서 “판사가 임의로 혼자 결정했다고 보지 않고, 정부 측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단언한다”고 주장하며 이 부장판사가 직접 과정을 설명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현직 판사를 국감장에 부르는 것은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에게 이 부장판사의 출석 의사를 물어보라고 한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진행방식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해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국감이 정상적으로 재개됐다. 종일 여야 의원들 간 싸움이 이어진 탓에 정작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법원장들의 입장은 아주 짧게만 들을 수 있었다. 최완주 서울고등법원장은 일각에서 사법농단 의혹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를 주장하는 데 대해 “위헌 논란이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법원장은 검찰이 법원의 영장기각에 반발해 매번 기각 사유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전체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부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수사의 밀행성에 비춰봐도 적절하지 않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트럼프 만국우편연합(UPU) 탈퇴 의사

    트럼프 만국우편연합(UPU) 탈퇴 의사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에서의 탈퇴를 준비 중이다. AP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내년 UPU에 대한 재협상을 할 계획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UPU를 탈퇴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떤 경우든지 미국을 목적지로 하거나 미국을 경유하는 국제 운송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4년 역사의 글로벌 운송 조약인 UPU가 미국 기업들에 비해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이득을 보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동부로 물건을 보내는 것보다 베이징에서 뉴욕으로 물품을 운송하는 비용이 더 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국제우편 요금 인상의 필요성 제기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불만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우정공사는 4.4파운드(약 2㎏) 이하의 작은 소포에 대해서는 국제 운송업자들로부터 단가가 낮은 ‘터미널 요금’을 받고 있다. 미 제조업자들은 UPU가 설정한 이 요금이 국내 운송료보다 저렴해 미국 시장에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들어온다고 주장한다. 제이 티먼스 미제조업협회 회장은 “미국 제조업체들과 제조업 직원들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보다 공정한 협약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18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지난 회계연도 대비 17%가 늘어난 상황을 감안해 모든 부처 예산을 5% 삭감하는 조치를 예고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재정지출 삭감 방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지난 15일 2018회계연도의 재정적자 규모가 7790억 달러(약 878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직전 회계연도보다 1130억 달러(17%) 증가한 규모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중간선거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트럼프 정부가 감세정책으로 생기는 재정적자를 사회안전망 지출 축소를 통해 메우려 한다고 공격해 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곽병찬 칼럼] ‘동맹론’ 표방한 ‘속국론’을 경계한다

    [곽병찬 칼럼] ‘동맹론’ 표방한 ‘속국론’을 경계한다

    지난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송영길 의원과 김무성 의원 사이에 벌어진 입씨름이다. “한·미의 견해가 다르면 설득하고 바로잡는 자주적 자세를 견지해야 진정한 의미의 한·미 동맹이 가능하다.”(송영길) “문재인 대통령의 과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섞인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 (9·19 평양선언 군사분야 합의는) 미국의 신뢰도 잃었다.”(김무성)여러 매체는 이 입씨름을 한결같이 ‘자주론과 동맹론의 충돌’이라는 제목 아래 주요하게 보도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안보 라인에서 맞서던 두 부류의 당국자들에게 주어졌던 명칭을 그대로 붙인 것이다. 당시 ‘동맹파’는 정부 수립 이래 변함없이 지켜 왔던 미국 중심, 미국 주도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장하던 부류였고, ‘자주파’는 ‘미국 추종’에서 벗어나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강조했던 부류였다. 송영길, 김무성 의원의 입장은 모두 한·미 동맹의 기조 위에 있다. 김 의원이 전통적 방식대로 ‘미국에 맞춰 가자’는 것이었다면 송 의원은 ‘차이가 있으면 설득해 좁혀 가자’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송 의원의 주장은 참여정부 시절 이른바 자주파와는 결이 다르다. 지난 7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의 러시아 가스 수입을 두고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고 빈정거렸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는 “우리에게는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정책 결정권이 있다”고 대꾸했다. 둘 다 나토 동맹국이다. 건강한 동맹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일방의 관점과 형편에 따라 가치와 방향과 속도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 주권 국가로서 상호 안보이익을 최대화하는 지점을 찾아 나가는 관계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은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 10년을 제외하고 정부 수립 이래 ‘미국 중심’, ‘미국 주도’의 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당한 대한제국과 일본의 관계에 비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정상적 동맹이라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른바 ‘동맹파’의 속내를 잘 드러낸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지난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을 때 수구 정치권과 언론이 내세운 것이었다. “미국과 한 몸이 돼야 한다.”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을 유지하면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과 강력한 한 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북 중간에 서서 어설픈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은 자칫 일을 그르칠 수 있다. … 지금은 한·미가 한 몸이 되어… 빠른 시일 내 핵폐기를 결심하도록 해야 할 때다.” 여기서 ‘한 몸’이란 대등한 결합이 아니다. 겨우살이가 참나무에 붙어 살듯 하라는 것이다. 그건 결합이 아니라 기생이다. 한 몸이 되라고 목청을 높인 바로 다음날 믿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복원했다. ‘겨우살이 동맹파’에게는 된서리였다. 하지만 ‘건강한 동맹’이 지향할 자세가 무엇인지 잘 보여 주는 교훈이었다. 당시 북·미 정상회담과 함께 북·미 협상이 중단됐다면 한반도의 정세는 6개월 전의 ‘전쟁 위기’로 돌아갔을 것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겨우살이 혹은 예속적 동맹론’이란 표현도 아깝다. 지난 8월 유엔사(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있다)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공동선언에 따라 실시하려던 남북의 경의선 북측 구간 점검을 막았다.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강경화 외무부 장관에게 따졌다. 미 재무부는 우리 7개 시중은행에 대해 우리 정부를 거치지 않은 직접 대북 사업 계획 여부를 추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승인 없이는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자리에서 ‘승인’이란 말을 세 번이나 강조했으며, 그때마다 대한민국 주권은 여지없이 뭉개졌다. 그때마다 김무성 의원으로 통칭되는 ‘동맹론자’들은 미국의 그릇된 태도를 비판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 정부를 몰아세웠다. ‘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가.’ ‘왜 미국의 지침에 따르지 않는가.’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앞장서 수호해야 할 헌법기구인데도 말이다. 구한말 송병준은 ‘한일합방론’을 주장하며 활개 치고 다녔다. 고종 앞에서 대놓고 협박하기도 했다. 110년 뒤 이 나라에서 다시 그 꼴을 본다. 예속론자가 동맹파를 자처하고, 속국론이 동맹론의 껍데기를 두르고 있다. kbc@seoul.co.kr
  • 인천, 제2경인전철 건설 시동

    인천, 제2경인전철 건설 시동

    이달 중 타당성 조사… ‘지옥철’ 불만 해소극심한 혼잡도 탓에 만성적인 민원 대상인 경인전철을 보완하는 제2경인전철 건설이 추진된다. 인천시는 17일 경인전철 구로역에서 시작해 경기도 광명, 시흥 은계지구, 인천 남동구 서창지구·논현동·남동공단 등을 거쳐 인천 연수구 청학동까지 이어지는 제2경인전철 건설을 위해 이달 중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연장 28.8㎞의 광역철도다. 다만 구로에서 광명까지 9.3㎞ 구간은 구로차량기지 이전 노선(신설 예정)을 이용하게 된다. 또 청학역(청학동)부터는 수인선을 활용해 경인전철 종점인 인천역까지 연결된다.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을 마친 후 2021년 상반기에 국토교통부의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 예비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는 1조 95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광역철도 건설은 일반적으로 국비 70%, 지방비 30%의 재원 분담으로 추진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라 구체적인 사업비 분담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정부와 사업비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는 제2경인전철을 마무리하면 광역철도망 소외지역이었던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 광역철도망을 갖춰 서울 접근성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옥철’로 불릴 정도로 복잡했던 경인전철의 교통수요를 분산해 이용객들의 불만을 해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 남동구는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한 인구 급증지역이어서 구를 집중 경유하게 되는 제2경인전철 완공 땐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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