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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녹지병원 ‘외국인 전용’ 조항에 반발…원희룡 “내국인 진료땐 허가 취소”

    中 녹지병원 ‘외국인 전용’ 조항에 반발…원희룡 “내국인 진료땐 허가 취소”

    최신 의료장비·차별화된 서비스 유명 이달 개원… 모기업 임직원부터 올 듯 의협 “내국인 거부할 법적 근거 없어”제주도의 개원 허가로 중국 자본이 투자한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빠르면 이달 중 정식 개원할 전망이다. 6일 도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 진료과목은 가정의학과, 피부과, 성형외과, 내과 등 4개 과다. 이에 따라 건강검진을 비롯, 피부미용 시술과 성형수술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녹지국제병원은 우선 모기업인 중국 녹지그룹 임직원의 인센티브 의료관광이 주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마케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영리병원은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 등 진료비 수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에서는 수년 전부터 병·의원에서도 중국인 의료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여 왔고 현재 3~4곳이 여행사 등을 통해 중국인을 유치해 피부 및 성형시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중국에서 가짜 백신 사건이 터지자 자녀들 예방 접종 등을 위해 중국인이 몰려오기도 했다. 2016년 기준 제주지역 의료기관의 외국인 환자 진료건수는 6500여건이다. 피부과 전문 의료기관에서 중국인 코디네이터로 일했던 조모(44)씨는 “병원마다 다르지만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제주지역 의료기관 시술비 등은 내국인 환자보다 2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단순 쌍꺼풀 수술의 경우 내국인은 100만원인데 반해 외국인은 200만원, 눈 트임 수술은 300만원 이상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가이드와 여행사 등이 중국인 환자를 유치해 오면 병원 측이 진료비의 30%를 리베이트로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지국제병원은 VIP병실 등 최고급 시설에다 최신 의료장비를 구비하는 등 중국 부자들을 겨냥한 병원이어서 진료비는 그동안 외국인에게 받아 왔던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귀포 지역에서 피부과를 하는 김모(51)씨는 “영리병원 진료비는 의료 기술 수준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고급시설과 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라는 고급 의료상품 성격이 강해 비용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씨는 “내국인을 강제로 제한한다지만 비싼 대가를 내더라도 고급시설과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내국인도 생겨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처럼 진료 대상이 내국인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영리병원을 반대한다는 의협의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최 회장은 “녹지국제병원이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내국인 진료를 거부하는 게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의료법 15조에는 의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거부를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어 최 회장은 “제주특별법과 관련 조례 어떤 조항에도 영리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금지할 법적 장치가 없다. 만일 내국인 진료를 거부해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고발이 이뤄지고 결국 법원에서 위법 판단이 내려진다면 진료 대상을 내국인으로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원 지사는 “내국인 제한이라는 조건부로 허가한 영리병원이 향후 내국인을 진료하면 병원개설 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녹지국제병원 신청 주체인 녹지제주헬스케어 유한회사는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 한정한 것과 관련해 제주도에 공문을 보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공문에서 ‘제주도의 결정을 일종의 책임회피로 규정하고 진료 대상에 내국인을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가 무시당했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내국인 진료 차단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놓고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김포시, 2018년 국민권익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경기도 ‘최상위 등급’ 올랐다

    김포시, 2018년 국민권익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경기도 ‘최상위 등급’ 올랐다

    경기 김포시가 국민권익위원회의 ‘2018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을 받으며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이는 경기도 31개 시ㆍ군 중 최상위 등급으로 평가점수에서도 압도적인 상위권이다. 김포는 2010년부터 줄곧 권익위 청렴도 측정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5등급으로 평가되며 경기도 최하위에 머물렀었다. 올해 평가에서 3개 등급 이상 청렴도가 급상승한 기초 지방정부는 전국 226곳 중에서 김포시를 포함한 단 4곳뿐이며 75개 시 중에서는 김포가 유일하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김포시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전국 75개 시 평균인 7.82점보다 0.56점 높은 8.3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55점 상승한 것으로 외부청렴도는 8.55점, 내부청렴도는 7.91점으로 나타났다. 부패사건 발생에 의한 감점도 없었다. 특히 외부청렴도는 2017년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사이 김포시에서 측정대상 업무처리경험이 있는 민원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이다. ‘향응 경험률’과 ‘편의경험률’, ‘금품ㆍ향응 경험규모’ 항목에서 해당 경험이 전혀 없는 10점 만점을 나타냈다. 이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직원과 업무 관련자, 시민들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준수 교육 등을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시민소통과 투명행정 등 강도 높은 청렴도 쇄신을 강조했으며 공정한 인사를 약속하고 내부 직원의 불만 사항을 경청하는 등 깨끗한 공직문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표명해 왔다. 이에 따라 간부급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는 청렴결의 대회를 열어 청렴 의지를 다지고 조직의 허리인 6, 7급 직원들은 직급별 청렴토론회에서 부패요인을 진단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또 시는 직원들의 청렴의식 함양을 위해 ‘청렴유적지 문화체험’과 ‘청렴 골든벨 퀴즈대회’ 등 다양한 체험형 교육을 실시했다. 청렴도 개선방안 모색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청렴컨설팅’을 신청해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청렴도 저조 원인분석과 개선방안 마련에 힘썼다. 무엇보다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 등을 멀리하고 올바른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애쓴 44만 김포시민의 역할이 컸다고 볼수 있다. 정하영 시장은 “근본적인 청렴도 향상을 위해선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처리문화가 확실하게 정착돼야 한다”면서 “특히, 모든 직원들이 협업해 공직 전체에 반부패, 청렴문화가 확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부산시, 청렴도 평가 1위...민선7기 청렴 부산 만들기 첫 성과

    부산시는 2018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고 6일 밝혔다. 부산시는 2017년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 등 대형 부패사건으로 청렴도가 급락했으나 올해 7월 민선 7기가 출범하면서 청렴 분위기를 다잡고자 강도 높은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부산시는 올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청렴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부산시는 청렴문화를 조성하고자 청탁금지법 및 행동강령 교육 홍보,청렴사회민관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비리 행위 척결에 앞장서고 있다. 또 공사·용역·보조금 사업 등 부패 취약업무에 대한 업무처리과정에 시민 불만 및 건의사항을 회신해주는 ‘청렴해피콜’ 추진 등 시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개혁과 청렴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주차장 진입로에 7시간 불법 주차…송도 캠리 차주 징역형

    주차장 진입로에 7시간 불법 주차…송도 캠리 차주 징역형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캠리 승용차로 7시간 막은 5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장성욱 판사는 일반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50)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장 판사는 “A씨의 행동으로 이 아파트 1100여 가구가 7시간 동안 큰 불편을 겪었고, 입주민들이 차를 직접 옮기기까지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A씨가 사건 발생 나흘 뒤 자필 사과문을 써 아파트 게시판에 붙였고,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과 관리사무소장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27일 오후 4시17분쯤 자신이 사는 송도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승용차로 7시간 동안 막아 교통을 방해하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주차장 관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자신의 승용차에 붙은 주차 위반 경고장을 떼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불만을 품고 주차장 진입로를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에게 차량 등록 외 주차 스티커를 따로 발부받도록 했지만, A씨는 주차 스티커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A씨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화가 난 주민들은 A씨의 차량을 손으로 들여 인도로 옮기고,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차량용 족쇄를 채운 뒤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주민들이 A씨의 차량에 붙인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됩시다’ ‘갑질 운전자님아 개념 좀’이라고 쓴 쪽지 사진이 화제가 됐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스티커를 떼고 사과하지 않으면 차량을 옮기지 않겠다”면서 자신의 차량을 중고차 업체에 넘기려고 했으나 이 마저 언론에 보도가 되자 사건 발생 나흘 뒤 이웃들에게 사과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중국] 매질하는 엄마, 칼로 찔러 살해한 초등학생

    12살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친모를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펑몐신문 (封面新闻)은 후난성 위안장(沅江)시에 사는 우(吴, 12)모 군이 지난 2일 밤 자택 침실에서 친모를 칼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우 군은 지나치게 엄격한 엄마의 통제에 화가 나 칼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장시 교육국에서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우 군은 지난 2일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집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가 엄마에게 들켰다. 모친 천 (陈, 34) 씨는 가죽 허리띠로 아들을 모질게 때렸고, 이에 화가 잔뜩 난 우 군은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나와 엄마를 찔렀다. 모친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우 군은 2살짜리 남동생과 집에 머물렀다. 이후 우 군은 엄마의 휴대폰으로 학교 담임에게 문자로 “아들이 감기에 걸려 내일 학교에 갈 수 없다”는 문자를 보냈다. 평소 외지에 나가 일을 하는 부친은 사건 당시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천 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평소 우 군의 모친은 자식 교육에 매우 엄격했고, 종종 구타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엄마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갔던 우 군은 결국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 담당 교육국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긴급 대응책을 가동해 해당 지역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심리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누리꾼은 “’몽둥이 아래에서 효자가 나온다(棍棒底下出孝子)’는 말은 이제 옛말”이라며 개탄했다. 경찰은 우 군을 체포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진=펑몐신문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글로벌 In&Out] 73년 전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73년 전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1945년 12월 16일 미·소·영 외무장관들이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했다. 한국 문제는 회의 첫날에 제기됐다. 미 국무장관이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가 이미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얄타회담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소련도 이에 반대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를 수립하기 전에 통일 군정을 과도기관으로 설치할 것을 제안하는 미국안은 17일에 제출됐다. 한국인들의 역할은 고문과 관료에 한정됐다. 미국은 그 기한을 5년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5년 이하로 연장 가능하다고 했다.소련의 안은 20일 제출됐다. 한국인들로 구성된 임시정부 수립 후 최고 5년 기한으로 ‘신탁통치’를 하자는 제안이다. 소련은 ‘신탁통치’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위한 지원 및 방조의 조치”로 규정하고 5년으로 설정했다. 정부의 구성 등은 공동위원회가 한다. 미국이 요구한 사소한 수정에 소련이 동의했고, 그 소련 안이 받아들여졌다. 모스크바 3상회의가 끝나기도 전인 12월 25일 동아일보가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제목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왜곡한 보도를 남한에서 발표하자 우파는 ‘즉시 독립’을 주장하면서 ‘반탁운동’의 선봉에 나섰다. 이 소식은 북한에도 전해졌으며 북한 사람들도 반탁시위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12월 29일 철원군 인민위원회 대표들과 공산당원 등이 남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소련군 위수사령부에 가서 설명을 요구했다. 위기에 직면한 소련군은 당황했지만, 모스크바 결정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소련군은 정치장교를 북한의 각 지역에 파견해 설명을 시작했고, “신탁통치”가 오역됐다는 것을 발견하고 “후견”으로 바꾸었다. 1946년 1월 3일 소군정의 이그나티에프 대좌가 북한 신문 편집부장 회의에서 모스크바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고 모스크바 회의록의 번역문을 전달했다. 이와 동시에 소련은 북한 주요 정치 지도자들 설득에 다소 성공했다. 1946년 1월 2일 공산당과 노동조합을 비롯한 사회단체들이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북한의 정치적 위기가 모면됐다. 그러나 일부 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소련군 설명에 설득되지 않았고, 그중에 소련이 통일 한국의 지도자로 생각했던 조만식이 있었다. 소련 대표들이 그를 설득하려고 몇 번 방문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1946년 1월 5일 조만식을 비롯한 일부 정치가들을 해임했다. 소련군과 달리 미군은 모스크바 결정을 설명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느낀 소련군은 스탈린에게 미군의 행위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보냈다. 스탈린은 1월 23일 미국 대사를 만나 이 보고서를 낭독하면서 미군 합의 불이행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스탈린은 미국이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소련이 밝히겠다고 했으며, 소련 국가 매체인 타스사에 관련 보도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타스의 보도는 1월 25일 나왔으며 한국까지 전해졌다. 이번에는 미군이 당황할 차례였다. 미군정 사령관 하지는 서울신문을 통해 “타스 보도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26일 국무장관이 미군정 정치고문에게 보낸 전보에서 타스 보도의 내용이 ‘정확하다’고 인정하고, 하지가 이를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맥아더 장군은 2월 2일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를 비판함으로써 미 군부와 국무부 간의 모순을 드러냈다. 이처럼 3월 20일 미소공동위원회가 불신과 모순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개시했으나 결국 실패했고, 한반도의 분단은 고착화됐다. 물론 미소공동위원회 실패의 원인은 많고 책임은 양측에 있지만, 그 뿌리는 1946년 초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아, 욕 나와… 근데 왜 채널을 돌릴 수가 없지?

    아, 욕 나와… 근데 왜 채널을 돌릴 수가 없지?

    시청자들의 화를 돋우고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발암’ 예능·드라마가 인기다. 방송이 끝나면 “도 넘은 막장 설정”, “조작 사연” 등 혹평과 항의가 쏟아지지만 시청률은 나날이 오른다. 욕을 하면서도 채널은 고정하게 되는 ‘막장’의 매력 탓이다. 매주 수요일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요즘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달 28일 방송은 전국 평균 8.3%(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 1월 방송된 이래 처음으로 TV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에도 올랐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최근 몇 주간 방송은 식당을 운영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홍탁집 아들을 백종원이 꾸짖고 나무라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홍탁집 아들은 첫 출연부터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방송에서 말할 수 없는 과거 이력은 꺼림칙함을 자아냈고 어머니의 고생에도 철들지 않은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비난이 따랐다. 어머니를 봐서 가게를 살리겠다는 백종원의 가르침과 노력에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 매주 반복된다.지난주 방송 예고편에서는 홍탁집 아들이 “몸살인 것 같다”며 가게 문을 닫고 나오지 않은 상황이 그려지며 또 한번 공분을 자아냈다. “열심히 하려는 참가자들을 도와주는 게 방송 취지에도 맞지 않냐”는 불만이 제기되지만 답답한 설정이 심화될수록 오히려 관심은 높아진다.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와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도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대표 사례다. ‘안녕하세요’의 경우 방송 초반과 달리 최근에 사연 수위가 부쩍 높아졌다. 고등학생 딸의 얼굴을 혀로 핥는 등 과도한 스킨십을 하는 아빠, 아내는 치매 시어머니를 돌보는데 집안 일에는 손 하나 안 대는 남편 등 자극적이고 진짜 현실일까 싶은 소재가 줄을 잇는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만삭의 몸에도 시댁에서 음식을 하는가 하면 자연분만을 강요당하는 모습 등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출연자들을 제물로 삼아 자극적인 연출을 한다는 ‘악마의 편집’ 주장이 나왔고 ‘노이즈 마케팅’ 논란도 일었다. ‘안녕하세요’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각각 5%와 4%대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지난달 21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7·8회(중간광고 도입 전 4회)만에 7.6~9.3%의 시청률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아내의 유혹’, ‘내 딸, 금사월’ 등을 집필한 ‘막장 드라마의 대가’ 김순옥 작가의 작품으로 현대에 존재하는 황실이 배경이다. 신은경(태후 강씨역)이 이엘리야(민유라 역)에게 시멘트 고문을 가하고, 황제 신성록(이혁 역)과 이엘리야가 황후인 장나라(오써니 역)와 칸막이 하나만 사이에 두고 애정 행각을 벌이는 등 ‘역대급’ 막장이 압축돼 있다. 막장 콘텐츠의 인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답답한 사회 분위기와 이를 해소할 대상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의 경우 막장 설정을 보면서 사람들이 내면에 잠재한 복수심 같은 감정을 해소하는 대리충족 경험을 하게 되는 반면 예능의 경우 문제가 있는 사연에 대해 욕을 하면서 정의감을 실현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요즘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분노해 있는 지점들이 많은데 TV 속 나쁜 캐릭터에게 화를 내고 인터넷을 통해 비난하면서 분노 정서를 배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순간적인 시원함은 있지만 분노가 오히려 쌓이는 악순환이 된다. 시청자들의 화를 북돋고 비난할 대상을 내세우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시 승부처는 국어… “상위권, 변별력 생겨 소신지원 가능”

    정시 승부처는 국어… “상위권, 변별력 생겨 소신지원 가능”

    자연계열 상위권 국어가 당락 가를 듯 수학 어려웠지만 최상위 잘 대처한 편 영어 1등급 5.3%로 작년 절반 수준 “국어 31번 같은 초고난도 출제 지양” 만점자 9명… 작년보다 6명 줄어‘정시 합격은 국어 성적에 달렸다.’ 지난달 15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역대급으로 어려웠음이 성적 분석 결과 실제로 확인되면서 수험생들이 향후 대입 지원 전략을 세울 때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불수능’을 이끌었던 국어 성적이 정시 전형의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4일 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9학년도 수능의 영역별 1등급 커트라인(이하 컷·표준점수 기준)은 국어영역이 132점, 수학 가형이 126점, 수학 나형이 130점이었다. 지난해 국어영역 1등급 컷이 128점, 수학 가/나형이 각 123점, 129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점과 3점, 1점 올랐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1등급 표준점수 컷은 높아진다.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 비율을 보면 국어영역이 0.03%(148명)로 지난해 수능(0.61%)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수학 가형과 나형은 각 0.39%(655명)와 0.24%(810명)로 지난해 수능(가형 0.11%, 나형 0.10%)보다 만점자 수가 많아졌다. 수학 문제가 평균적으로 어려웠지만 최상위층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잘 대처했다는 얘기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들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영역에서는 1등급 학생 비율은 5.30%(2만 7942명)였다. 지난해 수능(10.03%)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절대평가에서는 일정 점수 이상 받으면 모두 높은 등급(예컨대 90점 이상은 1등급)을 획득한다. 이창훈 수능 본부장은 “지난해 영어 1등급 비율이 높다 보니 수험생들이 올해 학습 준비도가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학생들이) 영어는 100점이 아닌 90점 넘는 것을 전략으로 세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정시 합격의 키는 국어가 쥐고 있다”면서 합격 예측이 어려워진 만큼 대학별 요강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위권에서는 수능 성적의 변별력이 생겨 소신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중위권에서는 대학마다 다른 과목별 가중치가 당락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의 당락은 국어 성적이 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연계 최상위권 대학들은 국어 성적을 과학탐구 성적 못지않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편 성기선 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논란이 많았던 국어영역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지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어 31번은 과학문제로 착각할 법한 어려운 지문과 보기를 짧은 시간 내 읽고 풀어야 했기에 비난에 가까운 불만이 터져 나왔었다. 이창훈 본부장은 “앞으로 과도하게 긴 지문과 복잡한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 출제는 지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수능에서 공식 만점자는 9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15명)보다 다소 줄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광주형 일자리’ 사실상 타결] 지역노동계, 협상 전권 광주시에 위임…市·현대 ‘한발 양보’ 무산위기서 타결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민선 6기 윤장현 광주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제시됐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일자리 ‘1만개 창출’이 핵심이었다. 윤 시장은 2014년 취임 후 곧바로 사회통합추진단을 신설하고,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병규씨를 영입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실체는 이듬해 8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오면서 구체화됐다. 이를 근거로 2016년 7월 더나은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러브콜’에도 현대차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현대차는 민선 6기가 다 끝난 지난 6월 1일 광주시에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이 사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의견 차가 드러나면서 지난 6월 19일 예정된 현대차와의 투자 협약식이 연기됐고 사업 추진은 급제동이 걸렸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민선 7기 최대 공약으로 내건 이용섭 광주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협상 타결까지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노·사·민·정 한 축인 노동계는 민주노총이 빠진 한국노총만 참가해 애초부터 불안한 출발을 해야만 했다. 9월에는 한국노총이 적정임금 수준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협상 불참을 선언하는 등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어려운 자동차 산업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열망과 기대 속에 사회단체, 시민, 학생 등 각계각층이 사업 추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면서 꺼져가는 불씨가 되살아났다. 10월에는 노동계가 참여한 협의체인 ‘원탁회의’가 만들어지면서 사업 추진은 다시 힘을 얻었다. 시, 노동계, 전문가가 참여한 ‘투자유치추진단’이 꾸려졌고, 시는 추진단 대표로 협상단을 꾸려 현대차와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당초 맺은 협상안을 고수하고 민주노총과 현대차는 중복투자, 과잉생산 등을 주장하며 파업 불사까지 결의하는 등 다시 난항에 빠졌다. 위기 속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은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은 지난달 27일 지역 노동계가 협상 전권을 시에 위임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협상단은 현대차 요구를 수용하면서 접점을 찾아갔고 여야 공방으로 국회 예산 일정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4일 사실상 합의를 끌어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뉴스 in] 佛 유류세 인상 연기… 마크롱 ‘백기’

    [뉴스 in] 佛 유류세 인상 연기… 마크롱 ‘백기’

    프랑스 정부가 유류세 인상 조치를 연기했다. 유류세 인상 정책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 시민들의 시위가 격화되자 완강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4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유류세 추가 인상을 6개월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2011년 불거져 7년간 이어진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전쟁이 올해 6월 소리소문 없이 마무리됐다. 한때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두 거대 기업이 언제 그랬냐는 듯 ‘상처뿐인 소송’을 조용히 끝냈다. 당시 논란이 된 스마트폰은 새 제품 출시로 오래전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천하를 호령하는 글로벌 대기업도 특허소송에 휘말리면 실익 없이 길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대기업과 특허 소송을 벌이려면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할 만큼 힘들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꽃피우지도 못하고 소송 비용을 감당하다가 파산할 위험이 크다.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은 평균 50%에 이른다. 절반가량의 특허가 무효 판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부실하게 특허 심사가 이뤄졌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특허 심사에 대한 불신 풍조로 인해 특허심판과 소송이 과도하게 이어져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소송 당사자들의 시간과 비용 손실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현행 제도를 개선해 심사관에게 적정한 심사 시간을 보장해주되 부실 심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속도는 선진국 수준… 품질은 후진국 4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특허행정 최대 현안은 심사기간 단축이었다. 특허를 비롯해 지식재산권 출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심사관을 늘리고 심사 기간을 줄여 해당 권리가 시장에 빨리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1년 21.3개월에 달했던 특허 처리 기간이 올해 10월 10.4개월로 단축됐다. 지식재산 분야 ‘선진 5대 강국’(IP5·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한국) 가운데 유럽연합(8.0개월)과 일본(9.3개월)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중국(14.4개월)과 미국(16.3개월)보다는 월등히 빠르다.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출원이 증가하면서 한때 처리 기간이 22.6개월까지 지체됐지만 심사관 증원과 비례해 단축됐다. 2001년 360명이던 심사관 수도 지난해 말 86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상표도 4.9~5.6개월, 디자인은 4.9~5.0개월을 유지해 선진국 수준이라는 평가다.이제 처리 기간에 대한 불만은 거의 사라졌지만 심사 품질 문제가 새로 떠올랐다. 심사 기간과 품질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심사 처리 기간을 줄이려면 처리 건수를 늘려야 하고, 심사 품질을 높이려면 처리 건수를 줄여야 한다. 부실 특허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차단하고 등록 특허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정부가 이러한 딜레마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특허심사관 한 사람이 연평균 205건을 처리한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심사관이 하루에 1건 가까이 판단하는 셈이다. 유럽연합(57건)이나 중국(76건), 미국(79건), 일본(168건)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심사 한 건에 걸리는 시간도 11시간으로 IP5 가운데 가장 적고 미국, 중국, 유럽연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심사하다 보니 부실 특허 심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2월 특허청은 2022년까지 심사관 1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사 투입 시간을 선진국 수준인 20시간 정도로 늘려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특허청 스스로 특허 품질이 낮다는 것을 자인한 것으로도 해석돼 갑론을박이 일었다. 특허청 출신의 한 변리사는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의 특허심사 품질이 IP5 가운데 중국에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 우려가 심각하다”면서 “지식재산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과도기임에도 합의심사제나 심사관 역량 교육 강화에 대한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무효심판 제기 특허 2건 중 1건 등록 취소 이러한 부실 심사는 특허심판과 특허법원 제소로 이어진다. 지난 10월 특허청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이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자료가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무효심판 인용률은 40% 중후반대”라고 밝혔다. 특허 무효심판이 제기된 특허 2건 가운데 1건꼴로 등록이 취소된 것이다. 일본(24.3%)이나 미국(24.4%)보다 두 배가량 높다. 위 의원은 “심사인력 양성과 확충 등 심사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지켜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7000건의 특허심판이 청구된다. 심사관의 거절 결정에 불복해 제기하는 사례가 80%, 특허등록 무효 심판 등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특허심판은 2015년 약사법 개정에 따른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도입으로 9112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6년 6796건, 지난해 5798건을 기록했다. 특허심사의 질적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인 무효심판 인용률은 더욱 심각하다. 심사관의 특허 등록 결정이 잘못됐다는 1심 판단이 2014년 53.2%나 됐다. 2015년 45.0%, 2016년 49.1%, 지난해 44.0%로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심결(특허 관련 판결) 건수는 2015년 449건에서 2016년 489건, 지난해 766건으로 꾸준히 늘어 부실 심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한 법원 제소도 2015년 424건, 2016년 461건, 지난해 589건으로 증가세다. 특허심판이 잘못됐다는 심결취소율도 2014년부터 20%대로 높아진 상태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권리 침해자가 면피 수단으로 무효 심판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할 때가 많다”면서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특허심사가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사관 증원만으론 해결 못해 그렇다면 특허당국이 심사 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지금보다 심사 기간을 늦춰 심사관들이 숙고할 시간을 줄 수 있지만 특허 출원의 43%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특허가 나와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심사 프로그램이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심사관 증원도 공무원 전체 정원과 맞물려 있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심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허 검색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심도 있는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 고도화가 필요하다. 인사 적체로 인한 특허인력들의 사기 저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판 분야는 특허심판원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장기 근무를 유도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2015년 심사관을 6급으로 채용하면서 심사관들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금부터라도 심사책임제 등을 도입해 품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성중기 의원 “시민의 동의도 얻지 않고 계획된 GTX-A노선, 노선구간 변경 필요”

    서울시의회 성중기 의원(자유한국당, 강남1)은 11월 30일 청담동주민센터에서 2018년 12월 착공될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이하 GTX-A)이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을 지적하며 개선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국토교통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GTX-A노선의 경우 총 사업비 3조 3,641억원이 들어가는 민간투자사업으로 서울시 강남구 삼성역북단부터 파주시 동패동까지 연결되는 노선으로 ’23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2월 예비타당성 조사완료를 시작으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과 GTX-A노선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완료, 민자협상완료와 환경영향평가·실시계획 승인 등 연내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성중기 의원에 따르면 GTX-A 노선수립 과정에 있어 공청회의 진행이나 주민의견 수렴의 기회가 없어, 지역주민과 시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계획된 GTX-A노선은 삼성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노선이 강남구 주거밀집지역인 청담동의 지하 약43m 밑으로 지나갈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터널굴착공사의 소음이나 진동이 그대로 전달 될 위험이 있으며, 싱크홀과 같은 사고가 발생 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청담동과 압구정동을 통과하는 GTX-A노선 상 환기구가 설치될 예정이어서 지하의 오염된 공기가 주거 밀집지역 지상으로 배출돼 지역주민 호흡기 건강에 유해로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성의원은 “사전에 주민공청회와 같은 사업설명도 없어 해당지역주민들은 실시설계 단계에 이르기까지 관계부서에서 노선에 대한 한 마디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GTX-A노선사업이 강행되고 있는바 매우 유감이다”고 말했다. 또한 성의원은 “시민의 안전이 우선시 돼야하기 때문에 주거밀집지역을 관통하는 GTX-A노선은 한강지하구간으로 통과하는 등 노선의 위치변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서울시의원으로서 GTX-A노선의 변경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며,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진행해야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 욕 나와. 근데 계속 보고 있네”…‘속병 유발’ TV가 뭐길래

    “아, 욕 나와. 근데 계속 보고 있네”…‘속병 유발’ TV가 뭐길래

    시청자들의 화를 돋우고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발암’ 예능·드라마가 인기다. 방송이 끝나면 “도 넘은 막장 설정”, “조작 사연” 등 혹평과 항의가 쏟아지지만 시청률은 나날이 오른다. 욕을 하면서도 채널은 고정하게 되는 ‘막장’의 매력 탓이다. 매주 수요일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요즘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달 28일 방송은 전국 평균 8.3%(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 1월 방송된 이래 처음으로 TV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에도 올랐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최근 몇 주간 방송은 식당을 운영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홍탁집 아들을 백종원이 꾸짖고 나무라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홍탁집 아들은 첫 출연부터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방송에서 말할 수 없는 과거 이력은 꺼림칙함을 자아냈고 어머니의 고생에도 철들지 않은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비난이 따랐다. 어머니를 봐서 가게를 살리겠다는 백종원의 가르침과 노력에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 매주 반복된다.지난주 방송 예고편에서는 홍탁집 아들이 “몸살인 것 같다”며 가게 문을 닫고 나오지 않은 상황이 그려지며 또 한번 공분을 자아냈다. “열심히 하려는 참가자들을 도와주는 게 방송 취지에도 맞지 않냐”는 불만이 제기되지만 답답한 설정이 심화될수록 오히려 관심은 높아진다.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와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도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대표 사례다. ‘안녕하세요’의 경우 방송 초반과 달리 최근에 사연 수위가 부쩍 높아졌다. 고등학생 딸의 얼굴을 혀로 핥는 등 과도한 스킨십을 하는 아빠, 아내는 치매 시어머니를 돌보는데 집안 일에는 손 하나 안 대는 남편 등 자극적이고 진짜 현실일까 싶은 소재가 줄을 잇는다.‘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만삭의 몸에도 시댁에서 음식을 하는가 하면 자연분만을 강요당하는 모습 등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출연자들을 제물로 삼아 자극적인 연출을 한다는 ‘악마의 편집’ 주장이 나왔고 ‘노이즈 마케팅’ 논란도 일었다. ‘안녕하세요’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각각 5%와 4%대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7·8회(중간광고 도입 전 4회)만에 7.6~9.3%의 시청률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아내의 유혹’, ‘내 딸, 금사월’ 등을 집필한 ‘막장 드라마 대가’ 김순옥 작가의 작품으로 현대에 존재하는 황실이 배경이다. 신은경(태후 강씨역)이 이엘리야(민유라 역)에게 시멘트 고문을 가하고, 황제 신성록(이혁 역)과 이엘리야가 황후인 장나라(오써니 역)와 칸막이 하나만 사이에 두고 애정 행각을 벌이는 등 ‘역대급’ 막장이 압축돼 있다. 막장 콘텐츠의 인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답답한 사회 분위기와 이를 해소할 대상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의 경우 막장 설정을 보면서 사람들이 내면에 잠재한 복수심 같은 감정을 해소하는 대리충족 경험을 하게 되는 반면 예능의 경우 문제가 있는 사연에 대해 욕을 하면서 정의감을 실현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요즘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분노해 있는 지점들이 많은데 TV 속 나쁜 캐릭터에게 화를 내고 인터넷을 통해 비난하면서 분노 정서를 배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순간적인 시원함은 있지만 분노가 오히려 쌓이는 악순환이 된다. 시청자들의 화를 북돋고 비난할 대상을 내세우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수많은 사실(史實)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다양하지만 의견이 다소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이 것은 분단이 없었다면 한민족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에 하나인 한국전쟁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분단은 언제부터, 무엇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을까? 분단 고착화의 원인은 많고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73년전인 1945년12월 미·소·영 3개국의 외무장관이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합의한 “모스크바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번에는 그 채택과정과 발표 직후 한반도를 점령한 미·소 양군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한다.미·소·영 3개 승전국의 외무장관들의 모스크바 회의는 1945년 12월 16일에서 12월 26일까지 진행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같은 해 9월 런던에서 진행되었던 외상 회의에서 해결하지 못한 나치독일 위성국가 평화조약 채결, 일본 점령 등을 비롯한 많은 문제를 위주로 논의하였는데 그 주변 문제 중에 한국 문제도 있었다. 한국 문제는 회의 첫날에 제기되었다. 미국무장관 번스가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에 대해서 이미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측 제안을 다음날 제출하겠다고 하였다.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던 소련측은 이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았다. 미국안은 역시 12월 17일에 제출되었다. 미국측은 한국 정부를 수립하기 전에 미·소 양군의 사령관들을 수반으로 하는 통일군정을 과도기관으로 설치하고 이를 통해 미·소·영·중 등 4개국가가 “유엔과 조선인민을 대표하여” 한국에 대한 집행, 입법 및 사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한국인들의 역할은 고문과 관료에 한정되었다. 미국측은 그 기한을 5년으로 설정하였고 필요에 따라 5년 이하로 연장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미국측의 제안은 “先 5~10년간 신탁통치 後 정부수립”이었다. 소련측은 이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고 다음 의제로 넘어갔다.소련측의 대안(對案)은 12월 20일에 제출되었다. 소련은 한국인들로 구성된 ‘임시한국민주정부’를 수립한 후 최고 5년 기한으로4개국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소련안과 미국안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점은 신탁통치의 메카니즘과 기간이었다. 소련은 ‘신탁통치’가 직접 통치보다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위한 지원 및 방조의 조치”라고 규정하였다. 그 기간은 최고 5년으로 설정되었으며 그 조치와 ‘임시민주정부’의 구성 제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미·소 양군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미국측은 소련안을 검토한 후12월 21일 회의에서 사소한 표현 수정의 요청을 소련 외무인민위원장 몰로토프에게 서면으로 제출하였다. 몰로토프는 그 수정안을 검토하고 다음날인 12월 22일에 미국 요청에 동의하였다. 한국문제에 대한 토론이 따로 없었으며 미국측의 사소한 수정이 들어간 소련안은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삼상 회의가 끝나기도 전인 12월 25일, 동아일보가 “소련은 신탁통치주장,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제목으로 회의 의사결정과정을 왜곡한 보도를 발표하였다. 한국에 전해진 이 소식은 하늘땅을 뒤흔들었다. 이 보도가 발표되자 친미적인 우파는 ‘즉시독립’을 주장하면서 ‘반탁운동’의 선봉에 나섰다.이 소식은 북한에도 전해졌으며 북한 사람들이 반탁시위를 시도하기 시작하였으며 12월 29일 철원군 인민위원회 대표들과 공산당원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이 남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그 지역 소련군 위수사령부에 가서 설명을 요구하였다. 예견치 못한 위기에 직면한 소련군은 당황했지만 모스크바 결정을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반탁운동이 북한에서 터진 직후 소련군은 정치장교를 북한의 각지역에 파견해서 강의, 설명회 등을 통해 모스크바 결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고 “신탁통치”가 “위임통치(mandate)”로 오역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이를 소련측 제안 의미에 가까운 “후견”으로 바꾸었다. 1946년 1월 3일, 소군정의 실무 담당자 이그나티에프 대좌가 평양에서 북한 신문의 편집부장 회의를 열어 모스크바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고 모스크바 회의록의 한국어 번역문을 전달하였다.이와 동시, 소련군은 북한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하였으며 다소 성공하였다. 1946년 1월 2일, 북조선공산당을 비롯한 주요 노동조합 등 사회단체들이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한다는 태도를 밝힘으로써 고조화되어 가던 북한 정치적 위기가 모면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의 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소련군 설명에 설득되지 못했으며 그 중에 소련측이 통일한국의 지도자로 생각했던 조만식이었다. 소련 대표들이 그를 설득하려고 몇 번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1946년 1월 5일 조만식을 비롯한 일부의 평남도인민정치위원회의 위원들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하는 정치가들을 임명하였다. 김일성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되는 길이 이 때부터 열렸다는 평가도 있다.소련군과 달리, 미군은 모스크바 결정의 목적과 신탁통치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느낀 소련군 사령부는 스탈린에게 미군 행위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보냈다. 스탈린은 1946년 1월 23일 주소(駐蘇) 미국 대사 해리만을 만나서 이 보고서를 낭독하면서 러치 군정장관을 비롯한 미군이 왜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하여 설명을 요구하였다. 해리만이 그 보고서에 등장한 사람들은 미국 정부의 대표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스탈린은 미국측이 미국도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소련이 이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하였으며 소련 국가 매체인 타스社에 한국 문제에 대한 보도를 준비할 지시를 내렸다. 타스의 보도는 1946년 1월 25일 소련의 정부와 당의 주요 매체에 실렸으며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한국까지 전해졌다. 이 번에는 미군이 당황할 차례였다. 미군정 사령관 하지는 서울신문을 통해 “타스 보도는 근거없다”고 주장하였지만 1월 26일 번즈 국무장관이 미군정 정치고문 베닝호프에게 보낸 전보에서 타스 보도의 내용이 ‘기본적으로 정확하다’고 인정하고 하지장군이 첨부한 타스 보도의 영문 번역본을 “대중이나 관심을 가진 인사들에게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의 전보는 2월 9일까지 서울에서 받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내용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 미군정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1946년 2월 2일 맥아더 장군이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를 비판하면서 “타스 성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 후, 한국인들은 미국이 또다시 ‘배신하여’ 팔아넘겼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인들이 아닌 러시아인들에게 팔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여기서 우리가 다루는 상대가 부유한 미국의 교육받은 한국인들이 아닌, … 교육받지 못한 동양인으로써 … 그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완강하고 광신적으로 집착하며 … 합리적으로 판단을 할 수 없는 이들이라는 점을 국무부“가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함으로써 미군부와 국무부 간의 모순을 들어냈다. 이처럼, 3월 20일에 미소공동위원회가 불신과 모순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개시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고 한반도의 분단이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고착화되고 한민족 현대사상 최고 비극인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물론, 미소공동위원회 실패의 원인은 많고 책임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양측에 있지만, 그 모든 뿌리는 1946년초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사진: 바실리 V 레베데프(고려대 사학과 석사)
  • [속보]‘불수능’ 사과한 교육과정평가원…“내년 초고난도 문항 출제 지양”

    [속보]‘불수능’ 사과한 교육과정평가원…“내년 초고난도 문항 출제 지양”

    “난이도 검토 과정 예측력 떨어져…난이도 혼란 송구”올해 수능 공식 만점자는 9명…지난해 절반 수준국어영역 등 문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불수능’이라는 원성을 샀던 2019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 대해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이 공식 사과했다. 또 “내년부터는 국어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지양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달 15일 실시된 수능의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5일 배부된다. 점수 분석 결과 올해 수능은 실제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을 보면 국어영역은 150점,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은 133점,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은 139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치러진 2018학년도 수능의 경우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이었고, 수학 가형은 130점, 수학 나형은 135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성기선 평가원장은 “수능 난이도 혼란과 관련해 수험생·학부모께 송구스럽다”면서 “올해 논란이 많았던 국어영역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지양하는 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어영역 31번은 과학문제로 착각할 법한 어려운 지문과 보기를 짧은 시간 내 읽고 풀어야 했기에 수험생 사이에서는 비난에 가까운 불만이 터져나왔었다. 이창훈 수능본부장은 “국어 31번 문제는 상당히 긴 지문을 읽어야 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력 단계가 상당히 복잡했다”면서 “이처럼 과도하게 긴 지문과 복잡한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 출제는 지양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수능에서 문제 난이도를 점검하는 검토 과정의 예측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보고 향후 수능에서는 이를 보완하기로 했다. 평가원 측은 ‘31번 문제가 배경지식이 있는 이과 학생들에게 유리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정답률을 검토한 결과 문·이과 간 유불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수능에서 공식 만점자는 9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15명)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다. 성 원장은 “(만점자 중) 재학생이 4명, 재수생이 5명이었으며 문과가 3명, 이과가 6명이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김부겸 “경찰, 국민 불안 좌시 안 돼… 위법 엄정 대처”

    김부겸 “경찰, 국민 불안 좌시 안 돼… 위법 엄정 대처”

    신임 경찰 지휘부에 공권력 확립 당부 승진 탈락 간부 항명 사태는 말 아껴 이재갑 장관도 “불법 쟁의 법적 조치”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3일 경찰 지휘부에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커지는 이 상황을 다시는 좌시해서는 안 된다. 국가 공권력의 보루인 경찰이 이 상황을 반드시 헤쳐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승진 경찰지휘부의 임명장 수여식에서 “법질서 훼손에 엄정하게 대처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조금 강하게 하면 과잉 대응, 약하게 대응하면 정권에 눈치를 본다고 비판하는 등 경찰이 공권력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며 “그럼에도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경찰 본연의 업무를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이 이런 발언을 내놓은 것은 최근 대법원장 차량의 화염병 투척 사건, 유성기업 임원 폭행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해 경찰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찰청에 해당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또 “최근 사건에 대한 경찰 책임론에 내부 불만의 목소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경찰은 위험에 처한 국민이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법질서 수호의 최일선에 서 있다”고 말했다. 최근 승진 탈락에 불만을 품고 항명한 송무빈 서울경찰청 경비부장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장관은 모두 발언이 끝난 후 “경찰간부의 항명 사태에 대한 견해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은 인사만 하고 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송 부장은 지난달 28일 경찰 고위직 인사 발표 이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원칙과 기준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과정은 공정했는지, 결과는 정의로웠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장관에게는 지난해 8월 이철성 전 경찰청장으로부터 촛불집회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 삭제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강인철 현 전북경찰청장 이후 두 번째 경찰 항명사건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발생한 임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 “업장 내 폭력 행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쟁의행위 과정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법·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또 대책반을 꾸려 아산공장에 현장 지도할 것을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번 주 대전청장 주관으로 노사 간담회를 주선해 대화로 오랜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버스 안전띠 매려고 하니 통째로 ‘쑥’… 이래놓고 전 좌석 의무화 단속하나

    버스 안전띠 매려고 하니 통째로 ‘쑥’… 이래놓고 전 좌석 의무화 단속하나

    ‘차량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된 가운데 일부 광역버스의 좌석에 고장 난 안전띠가 그대로 방치돼 승객들이 “안전띠를 매려 해도 맬 수가 없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임산부 김모(27)씨는 지난 2일 오후 6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경기 남양주 와부읍 덕소 방면으로 가는 1670번 광역버스를 타고서 안전띠를 매려다 깜짝 놀랐다. 안전띠 버클을 잡아당기자 툭 하고 띠에서 떨어져 나와 아예 착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버스가 만원인 탓에 안전띠가 고장 나지 않은 좌석으로 자리를 옮기지도 못했다. 김씨는 버스가 이동하는 30여분 동안 차량이 덜컹거리거나 급정거할까 봐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 강남구와 경기 화성 동탄을 오가는 1551번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이모(30)씨, 경기 가평 대성리와 서울 잠실 사이를 8002번 버스를 타고 통근하는 직장인 서모(29)씨는 “광역버스를 타 본 사람이라면 고장 난 안전띠가 많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고 입을 모았다. 주로 안전띠 버클이 분리되지 않거나, 연결해도 고정되지 않고, 버클과 띠가 아예 분리돼 있는 사례들이었다. 수도권교통본부의 광역버스 유출입 노선 현황 7월 자료에 따르면 현재 광역버스는 M버스(31개 노선) 398대와 직행 좌석버스(206개 노선) 2409대가 운행 중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시행령은 광역버스의 차령(내구연한)을 기본 9년으로 하고, 6개월마다 검사를 받아 최대 2년까지 연장 운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전띠도 점검 대상에는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점검은 허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육안으로 안전띠 유무와 외형상 파손 여부만 확인할 뿐 제대로 채워지는지는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운수 업체 관계자도 “버스 승객이 많다 보니 안전띠 파손이 잦은데, 차량이 움직이는 데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운전기사의 배차 간격도 짧아 점검과 교체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하승우 교수는 “일부 운전기사의 안전벨트 관리 소홀과 안전불감증은 승객을 안전하게 운송하고 보호할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사사건건] 계약서 없는 스타일리스트·안무가…찍히면 바로 퇴출당하는 프리랜서

    [사사건건] 계약서 없는 스타일리스트·안무가…찍히면 바로 퇴출당하는 프리랜서

    연예인 불만 제기만으로도 교체 가능 현장 스태프, 해외수익금 운반책 이용 자금세탁해 기획사 임원 비자금 둔갑유명 미용사 강호(41) ‘더레드카펫’ 원장의 사례를 취재한 서울신문은 이 과정에서 연예기획사들의 다양한 갑질과 불법 논란 사례를 접했다. 연예기획사와 협업하는 프리랜서들에게 계약금을 주지 않는 게 다반사였고, 일부에선 해외 공연에서 번 수익금을 숨겨 들여와 비자금으로 쓴다는 의혹도 포착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이 조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연예계에 따르면 강 원장처럼 연예인의 미용이나 의상 등을 책임지는 이들은 ‘스타일리스트’로 불린다. 이들은 연예기획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활동한다. 흔히 ‘백댄서’로 알려진 안무가 역시 대부분 프래랜서로 일한다. 문제는 상당수가 정해진 계약을 준수하고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대중문화계의 해묵은 이슈인 영화계 스태프 임금체불 문제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프리랜서 계약 때 제대로 된 계약서를 쓰지 않는 업계의 관행이 기획사 갑질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연예계 관계자는 “헤어·의상 스타일리스트들은 해당 연예인이 불만을 제기하면 언제라도 짐을 싸야 한다. 이는 업계의 불문율”이라며 “하지만 계약을 문서화하면 자유로운 해고가 불가능해지지 않느냐. 그래서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프리랜서가 지속적으로 계약 준수를 요구하면 해당 업체는 ‘자꾸 이러면 연예계에서 영원히 떠나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협박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획사들은 해외 공연 수익금을 비자금으로 탈바꿈시키는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은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현금으로 정산받은 뒤 함께 출국했던 기획사 스태프에게 나눠줘 한국으로 몰래 갖고 들어가게 한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을 ‘현금 운반책’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미화 1만달러(약 1120만원) 이하 금액은 관세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입·출국할 수 있다. 기획사들은 이를 악용해 직원 수십명에게 각자 1만달러 정도를 들고 오게 한 뒤 이들이 공항 세관을 통과하면 돈을 모두 회수한다. 중국 등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나라에서 행사를 할 때 주로 이뤄지며, 화폐 가치가 불안한 동남아 국가에서는 현지 화폐 대신 달러로 바꿔서 가져온다는 전언이다. 다른 관계자는 “한 기획사의 해외 공연을 도우러 갔다가 우리 돈 2억원 정도를 이런 식으로 숨겨오는 것을 봤다. 만약 이 회사가 한 달에 한 번씩만 이렇게 돈을 챙겼다면 1년이면 20억~30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엔 기획사가 연예인을 테마로 제작한 상품인 ‘굿즈’의 해외 판매 금액도 자금 세탁원이 됐다고 들었다. 이렇게 국내로 들여온 돈은 기획사 대표 등의 비자금으로 쓰이는데, 이는 기획사 임원들이라면 다 아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털어놨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쉬는 시간, 여자만 전화업무 강요” “동료가 오빠라고 불러보라 시켜”

    “쉬는 시간, 여자만 전화업무 강요” “동료가 오빠라고 불러보라 시켜”

    기관사·부기장·목수·생산직 노동자 참석 ‘여자는 못하는 일’ 여기는 시선 고충 토로 “성별 분업의 벽은 콘크리트 천장” 지적“남성 기관사들은 쉬는 시간에 편히 쉬는데, 회사는 전화는 여자가 받는 거라며 여성 기관사들에게만 사무 업무를 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입사 후 3년 동안 승진에서 배제해 남자 후배들이 먼저 승진하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숙경 서울도시철도 기관사는 1995년부터 23년간 지하철 5호선의 운전대를 잡아 온 베테랑이다. 철도 사상 첫 여성 기관사라는 자부심으로 없는 길을 개척해왔다. 하지만 여성인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 적이 많았다. 이 기관사는 “가장인 남성들을 먼저 승진시킬 수밖에 없으니 여성들이 참으라고 하더라”면서 “남녀의 역할이 구분돼 있다는 편견을 깨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젠더 이분법을 뭉갠 언니들’ 집담회에는 남성이 대다수인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 4명이 일터에서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 기관사를 비롯해 조은영 대한항공 부기장, 남한나 형틀목수, 황지선 현대자동차노조 여성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첫 출근부터 남달랐던 경험을 소개했다. 외항사 승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2년간의 자격증 공부 끝에 조종사가 된 조 부기장은 “첫날 사무실에 들어서니 누구를 찾아왔냐고 물었다”면서 “동료들은 내가 어려운 훈련을 거치고 들어왔으니 독한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생산라인에서 17년째 일하는 황지선 실장도 “왜 하필 여자가 우리반에 왔냐고 불만을 표하며 언제까지 버티나 보겠다는 반응이었다”고 돌이켰다. 같은 일을 하는 동료보다는 단지 여성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다.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유일한 여성 형틀목수로 일하고 있는 남한나씨는 1년 8개월의 짧은 경력에도 능력을 인정받아 6개월 전부터 반장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능력보다는 여성으로 부각되거나 아예 지워진 존재가 될 때도 있다. 남씨는 “남성 동료들이 오빠라고 불러보라거나 술을 마시자고 하더라”면서 “화장실이 멀다고 남성들이 현장에서 볼일을 보거나 여성을 주제로 짓궂은 농담을 할 때는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외부의 시선도 아직 성별에 쏠려 있다. 조 부기장은 “대한항공 조종사 3000명 중 1%인 30명이 여성인데, 여기장이 기내 방송을 하면 왜 여자가 비행하냐며 따지는 승객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관사도 “여성 기관사가 운전석에 있으면 승객들이 깜짝 놀라 한참을 쳐다본다”고 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별 분업의 벽은 유리천장보다 더 견고한 콘크리트벽, 콘크리트천장”이라면서 “이 벽을 깨야 여성들이 특정 직종에 쏠리고 질 낮은 일자리에 몰리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툭하면 야근시키고 수당 0원…‘공짜 착취’ 수단 된 포괄임금제

    툭하면 야근시키고 수당 0원…‘공짜 착취’ 수단 된 포괄임금제

    주 52시간은커녕 주 72시간 일하기도 포괄임금제 계약서 서명 이유로 안 줘 근로시간 산정 힘든 직종 한정 불구 악용 ‘직장갑질 119’ 피해 근로자 제보 받아#1.지난 7월 한 디자인에이전시에 취직한 김민경(가명)씨는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지난 5개월(22주) 동안 1주를 빼고 모두 주 40시간(법정근로시간) 이상 일했다. 김씨가 입사한 달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허울에 불과했다. 21주 중 9주는 주 52시간(최대근로시간)을 훌쩍 넘겼다.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주 72시간을 일하기도 했다. 계산해보니 김씨가 초과 근무한 시간은 총 261시간 49분. 통상임금 기준으로 김씨가 받아야 할 연장근로수당은 313만 1790원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버텼다. 포괄임금제에 동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의 계약서엔 월 임금 167만원(기본급 157만원·식대 10만원)과 ‘연봉은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기준연봉과 시간외수당과 휴일수당이 가산된 금액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포괄임금제를 암시하는 내용이다. 김씨는 “그게 새벽 4시 30분까지 일해도 추가수당을 주지 않는다는 말인지는 몰랐다”고 털어놨다. 결국 김씨는 관할 노동청에 신고했고 월평균 60만원이었던 체불 임금을 돌려받았다. 공익단체 ‘직장갑질 119’는 2일 포괄임금제 관련 기업의 갑질 사례를 공개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을 추정하기 어려운 업종에서 연장·야간근로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는 제도다. 김씨처럼 아무리 연장근로를 많이 해도 정해진 수당만 지급한다. 근로자로서는 ‘사업주에게 공짜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려면 두 가지 관문을 거쳐야 한다. 첫 번째는 근로자의 동의다. 근로자가 동의하지 않는 데 사업주가 멋대로 포괄임금제라며 야간근로수당을 주지 않으면 명백한 위법이다. 그러나 근로자 대부분은 입사할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 대체로 계약서에 포괄임금제를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에 회사는 “근로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는 근로자의 업무가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직종이어야 한다. 경비원·청원경찰·수행운전기사·당직대체요원 등 감시하거나 대기 시간이 많은 업무가 해당된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선 근로시간 책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포괄임금제를 적용한다면 무효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대법원은 2010년 이런 취지의 판결을 냈다. 그러나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인 이상 사업장 중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기업은 전체 52.8%(6만 1000곳)였다. 최혜인 직장갑질 119 전담 노무사는 “대법원 판결에서도 직접적으로 ‘감시·단속 업무와 같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포괄임금제 적용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사무직 등에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면 대부분 무효이므로 증거 자료만 있다면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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