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불꽃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골퍼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인천항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산업부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호적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24
  • 개운산 정상 인근에서 불…주말 전국 곳곳 연이은 화재

    개운산 정상 인근에서 불…주말 전국 곳곳 연이은 화재

    서울 개운산·경북 야산 화재 약 1시간 만에 진화서울 성북구 개운산 정상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1시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경북 구미시, 대구 북구에서도 연이어 화재가 발생했다. 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성북소방서는 이날 2시 26분쯤 “개운산 정상 인근에서 불꽃이 보였다가 없어진 뒤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인력 57명과 차량 9대를 동원해 약 1시간 만인 오후 3시 26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화재가 발생한 개운산 인근 고려대 캠퍼스나 아파트 등에 발생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산림 약 140㎡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3시 23분쯤 경북 구미시 황상동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약 1시간 만에 꺼졌다. 산림 당국은 산불 진화에 헬기 2대와 대원 46명을 투입해 오후 4시 29분쯤 진화를 마쳤다. 대구 북구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5층짜리 아파트 2층에 화재가 발생해 주민 1명이 숨졌다. 아파트 내부에서 80대 남성이 화재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숨진 남성의 아들로 추정되는 60대 남성 1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0여분 만인 오전 11시 52분쯤 초진을 완료했다. 불이 나자 아파트 주민 6명이 소방당국의 안내를 받아 대피했다. 한편, 소방청은 청명 절기와 한식 명절을 전후해 화재 발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오는 4일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9시까지 전국 소방관서가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 [속보] “우크라 헬기 러시아 본토 공습, 연료시설 대폭발” (영상)

    [속보] “우크라 헬기 러시아 본토 공습, 연료시설 대폭발” (영상)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된 걸까. 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러시아투데이(RT) 등은 우크라이나 군용 헬기가 러시아 영공을 침범,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5시 43분쯤,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서남부 벨고로드주에서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석유저장시설이 폭발했다. 외신은 우크라이나 군용 헬기 2대가 저고도 침투 비행으로 러시아 영공을 침범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미사일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고, 석유저장시설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벨고로드 주지사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는 “석유저장시설 폭발로 근로자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어 “긴급 구조대와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화재 진압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 일부도 대피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러시아투데이와 리아노보스티통신은 글라드코프 주지사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용 헬기가 벨고로드 석유저장시설을 폭파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석유저장시설에 미사일이 내리꽂힌 뒤 커다란 폭음과 함께 시뻘건 불꽃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보도에 의하면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현재까지 현장에서 화재 진압 중이다.우크라이나 쪽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얘기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석유저장시설을 타격한 헬기가 구소련 밀(Mil)사 전투헬기 Mi-24 하인드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해당 기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 사용하는 주력무기라 우크라이나 공습이라고 속단하긴 이르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불과 40㎞, 하르키우(하리코프)와는 80㎞ 거리에 있다. 벨고로드에서는 지난달 29일에도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군용 창고가 폭발해 군인 4명이 다쳤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 유명 언론인인 유리 부투소프 기자는 “우크라이나 국군 제19방공여단이 벨고로드 외곽 크라스니 옥티야브르 마을의 러시아 연방 창고에 토치카-우(Tochka-U) 전술 탄도미사일을 정확히 내리꽂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아노보스티통신이 “이번 폭발은 ‘인재’다”라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혼선이 생겼다. 글라드코프 주지사가 정확한 폭발 원인은 추후 밝히겠다고 했으나 아직 관련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29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평화협상을 했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안보 보장을 전제로 중립국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며 신뢰 강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동부 체르니히우에 대한 군사 활동을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협상장에서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현재도 러시아군은 주요 거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13만명 넘는 신병 징집도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3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만 4500명의 신규 징병을 명령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모병제와 징병제를 병행하는 러시아는 18~27세 남성 중 징집 대상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1년간의 병역의무를 부여한다. 징병을 기피하면 최대 20만 루블(약 297만원)의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징집은 오는 7월 중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신병들은 훈련소에서 3~5개월간 훈련을 받은 뒤 순차적으로 배치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징집은 연례적인 봄 징집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앞서 러시아군은 침공 이후 졸전을 거듭하다 병력의 큰 손실을 봤다. 때문에 이번에 징집된 병사는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 여자 엘 ‘클라시코’에 10만 가까운 구름 관중, 역대 최다 관중 기록 경신

    여자 엘 ‘클라시코’에 10만 가까운 구름 관중, 역대 최다 관중 기록 경신

    스페인 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노우에 ‘여자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역대 가장 많은 9만여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31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우에서는 ‘여자 엘 클라시코’가 열렸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 8강 2차전을 치렀다.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에 3-1로 완승해 4강 진출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홈 팬들의 관심사는 승부보다는 다른 쪽에 쏠렸다. 바로 1999년 미국 여자 월드컵 결승의 9만 195명을 넘는 여자 축구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였다. BBC에 따르면 캄노우에는 킥오프 수 시간 전부터 수천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바르셀로나 여자 팀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데 애를 먹을 정도로 응원 열기는 일찍부터 뜨거웠다. 9만 9옂354장의 입장권이 매진됐으나 일부 표는 무료로 풀려 과연 얼마나 많은 여자 축구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지 미지수였다.하지만 킥오프 즈음에 관중석은 거의 다 찼다. ‘남자 엘 클라시코’ 때처럼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역량, 그 너머’라는 문구로 카드 섹션을 펼쳤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장에 9만 1553명의 관중이 찾았다고 발표했다. 23년 만에 최다 관중 신기록을 쓴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골 잔치’로 팬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5-2로 완파하고 1·2차전 합계 8-3으로 이겨 4강 진출을 확정했다. 팀의 4번째 골을 넣은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 알렉시아 푸테야스는 “마법 같은 경기였다. 우리의 경기를 보며 눈에 불꽃을 태우는 수많은 소녀를 봤다”면서 “역사의 일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는 여자 축구를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투자를 크게 늘려왔다.여자 월드컵과 UWCL의 스폰서는 대회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고, 상금 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UEFA는 32강 토너먼트만 치르던 UWCL 진행 방식을 남자 챔피언스리그처럼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차례로 치르는 것으로 바꿨다. 올 시즌 UWCL 본선 조별리그에 나선 16개 팀은 각 40만 유로(약 5억4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는데, 이는 지난 시즌 대회 16강에 오른 팀이 받은 상금의 5배에 달하는 액수다. 올 시즌 우승팀이 받는 전체 상금은 140만 유로(약 18억 9000만원)에 달한다. BBC 스포츠, 레퀴프 등 미디어가 여자 축구를 다루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자 축구에 대한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이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겠다며 ‘골대 옮기기’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여자축구만 다루는 별도 섹션과 뉴스레터 서비스로 여자 축구 팬들의 뉴스 갈증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패장’ 알베르토 토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최고의 팀이 엄청난 수의 관중들 앞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이제 여자 축구는 멈출 수 없다. 계속 성장하기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박병호·오승환 관록이냐, 장재영·김진욱 젊은피냐

    박병호·오승환 관록이냐, 장재영·김진욱 젊은피냐

    LG는 새 외인 루이즈에 기대구창모 복귀에 NC 우승 달려다음달 2일 개막하는 프로야구에선 구단별로 눈여겨볼 선수들이 있다. 지난해 팀의 아쉬웠던 부분을 채울 이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도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게 올해 프로야구의 재미가 될 수 있다.KT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맏형 유한준이 은퇴하고 홈런왕 박병호가 합류했다는 점이다. 다른 팀보다 베테랑을 중용하고 리더 역할을 맡기는 KT로서는 박병호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성장시키길 기대한다. 특히 강백호가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합류하기 어려운 만큼 박병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삼성은 오승환이 올해도 마운드에서 후배들을 이끈다. 지난해 역대 최고령 40세이브를 거뒀을 만큼 아직 건재하다. 팀마다 마무리 고민이 크지만 삼성은 오승환이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보여 준다면 지난해 좌절된 우승의 꿈에 도전할 수 있다. LG가 지난해 부진했던 딱 하나의 이유로 외국인 타자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 LG가 100만 달러에 야심 차게 영입한 리오 루이즈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 루이즈는 시범경기 마지막 3경기 모두 안타를 신고한 후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목표라며 의욕을 보였다. 해마다 주축 선수의 이적이 연례행사였던 두산은 NC로 이적한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강진성을 데려왔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포지션을 옮겨 다녔던 경험은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고향팀 유니폼을 입은 강진성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79로 펄펄 날았다.키움의 ‘9억팔’ 장재영은 시범경기에서 7번 등판해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조상우의 입대를 메워야 하는 키움으로선 장재영의 활약이 반갑다. 장재영은 “올해는 편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2년 차에 달라진 마음을 설명했다. 문승원과 박종훈이 돌아와 완전체가 될 때까지 버텨야 하는 SSG는 베테랑 노경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 세 번째 프로팀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이 마지막 불꽃을 태울지가 주목된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구창모는 NC 우승의 핵심이다. 복귀를 준비하던 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건강하게 돌아와 준다면 NC의 우승 행보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롯데는 2년 차를 맞는 김진욱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올해는 사직구장이 투수 친화적으로 바뀐 데다 지난해 불펜에서 맹활약한 김진욱이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하면 롯데의 가을야구도 현실이 될 수 있다. KIA는 올해 특급 신인 김도영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러나 경험은 박찬호가 앞선다.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이 최하 수준이던 박찬호가 시범경기 타율(0.385)을 정규시즌에도 이어 간다면 KIA로서는 금상첨화다. 한화는 해마다 외야진을 고민한다. 김태연은 공격력이 뛰어났지만 주 포지션이 3루수라 활용이 애매했다. 올해 외야수로 변신한 김태연이 안정된 수비를 보여 준다면 한화는 내야만큼 외야도 탄탄해질 수 있다.
  • PR도 실력… “KBL 신인왕 나야”

    PR도 실력… “KBL 신인왕 나야”

    “기자님들께 제 신인왕에 대한 각오를 보여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국프로농구(KBL)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28일 기자단에 신인상 후보인 이우석(23)의 홍보 동영상을 배포했다. 영상에는 올 시즌 이우석의 활약과 함께 직접 각오를 밝히는 장면이 있었다. 이우석은 “언론에서 (신인상 후보에) 저를 빼놓은 것 같아 초반에는 아쉬움이 컸다”며 “지금부터라도 똑똑히 제 실력을 보여 드릴 테니 저를 잊지 말아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점프를 뛰더니 ‘불꽃 주먹’을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021~22시즌 KBL 정규리그가 종착점에 다다르면서 신인상 주인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인상은 시즌 활약을 토대로 기자단이 투표로 뽑는다. 구단이 홍보에 나서 봤자 글로 성적을 나열한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자기 PR에 적극적인 Z세대 선수들의 등장이 변화를 끌어냈다. 딱딱한 ‘참고 자료’에서 재미와 신선함을 더한 홍보가 대세가 됐다. 선수들도 “신인상 욕심보다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형식적인 말 대신 “신인상을 타고 싶다”고 솔직하게 속마음을 얘기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요즘 어린 선수들은 영상이나 자기 PR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며 “오히려 선수가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다”고 설명했다.구단뿐 아니라 형들도 ‘내 동생 밀어주기’에 한창이다. 같은 신인상 경쟁자인 수원 KT의 하윤기(23)도 형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같은 팀 양홍석(25)은 지난 27일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솔직히 신인상은 하윤기가 아니냐”며 “이우석도 좋지만 팀 성적을 생각하면 하윤기가 맞다. 윤기가 신인상을 탈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성우(29) 역시 “수비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데 하윤기의 역할이 크다”며 “여러분(기자단)이 보시는 눈이 좋아서 다 아실 것이라 믿는다”고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서는 서울 SK의 최준용(28)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최준용은 최근 김선형(34)과 자밀 워니(28)가 부상으로 빠져 위기를 겪는 SK를 이끌고 있다. 매직넘버 ‘1’을 남겨 놓은 SK가 우승을 확정한다면 최준용이 MVP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 청주 산부인과서 불.. 10여명 연기흡입

    청주 산부인과서 불.. 10여명 연기흡입

    29일 오전 10시 9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의 한 산부인과 주차장에서 불이 나 건물 외벽 등을 태우고 3시간만에 진화됐다. 당시 병원 안에는 산모와 아기, 외래환자, 직원 등 125명이 있었지만 자력이나 119구조대 도움을 받아 전원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 정도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차장에 있던 차량 10대는 전소됐다. 소방당국은 건물 1층 주차장에서 불꽃과 검은연기를 봤다는 최초 신고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0대 등 장비 18대, 인원 94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 청주 산부인과서 불..직원들 신속대응으로 큰 부상자 없어

    청주 산부인과서 불..직원들 신속대응으로 큰 부상자 없어

    29일 오전 10시 9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의 한 산부인과 주차장에서 불이 나 병원 내부와 건물 외벽 등을 태우고 3시간만에 진화됐다. 대형참사로 이어질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직원들의 산속한 대응 등으로 다행히 큰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당시 병원 안에는 산모와 아기, 외래환자, 직원 등 125명이 있었지만 전원 대피했다. 제왕절개 수술 직전에 화재경보기가 울려 대피한 산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1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입원 중이던 산모와 아기 45명은 인근 산부인과 병원으로 전원됐다. 불이 나자 산부인과 직원들은 병원 안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들의 신속한 대피를 안내했다. 간호사들은 산모들에게 재난 상황을 알린 뒤 재빨리 비상계단 쪽으로 유도했다. 이어 병실 안과 화장실 등을 뒤져 남은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 한 뒤 비상계단으로 내달렸다. 직원들의 신속하고 차분한 대응으로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대부분이 병원 밖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차장에 있던 차량 10대는 전소됐다. 불은 인근 숙박업소도 태웠다. 투숙객들 역시 전원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건물 1층 주차장에서 불꽃과 검은연기를 봤다는 최초 신고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0대 등 장비 18대, 인원 94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 에버랜드 ‘튤립파워가든’ 가서 튤립·BTS 공연 볼까

    에버랜드 ‘튤립파워가든’ 가서 튤립·BTS 공연 볼까

    에버랜드가 튤립, 수선화, 무스카리 등 100여 종 약 130만 송이의 화사한 봄꽃들이 가득한 ‘튤립파워가든’을 선보이고 있다. 29일 에버랜드에 따르면 회화 작가 이슬로와의 콜라보를 통해 ‘포시즌스가든’을 형형색색 튤립이 가득한 약 1만㎡ 규모의 튤립파워가든으로 꾸몄다. 튤립파워가든에서는 이슬로 작가의 재해석을 통해 탄생한 아기 호랑이, 판다, 레니, 라라 등의 캐릭터 일러스트 작품들을 화사한 봄꽃들과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이곳에 있는 길이 24m, 높이 11m의 LED 대형 스크린에는 매일 ‘플라워 미디어 가든‘이 펼쳐진다. 봄, 튤립 등을 주제로 한 생동감 있는 미디어 아트 영상 3편이 LED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선보인다. 야외 데크 무대에서는 봄에 시작하는 왕실 이야기를 춤과 노래로 들려주는 ‘왈츠 인 로열 팰리스’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아울러 그룹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멀티미디어쇼 ‘오버 더 유니버스‘ 공연도 포시즌스가든 야외무대에서 매일 밤 열린다. 방탄소년단의 히트곡들이 영상, 음향, 불꽃, 조명 등 특수효과가 어우러진 상설 멀티미디어쇼 형태로 선보인다.
  • “한국은 미국 식민지”...中기관지, 주한미군 음주사건 집중보도

    “한국은 미국 식민지”...中기관지, 주한미군 음주사건 집중보도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민국 시민을 폭행하고 도주한 주한 미군 사건이 뒤늦게 중국에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 권한이 없는 한국을 겨냥한 ‘미국 식민지론’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새벽 경기 평택시 팽성읍 일대에서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던 주한미군이 경찰에 붙잡혔지만 가해 미국이 자신들을 뒤쫓아온 한국 시민들과 몸싸움을 벌인 이후에도 미 헌병대가 가해자를 인계한 사건이 중국 관영매체에 의해 집중 보도됐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관찰자망은 당시 사건과 관련해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0.183%)가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30대 주한미군 A준위가 미 헌병대에 인계됐으며, 한국 경찰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에 대한 어떠한 체포 권한이 없었고, 문제를 일으킨 가해자를 미군에 넘겨줄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고 28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앞서 수차례 주한미군이 한국 국민을 겨냥한 다수의 폭행, 사망 사고를 일으켰지만 사실상 해당 가해 행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린 경우는 전무했다는 점을 강조해 보도했다.  또, 그 원인으로 지난 1966년 한미 양국 정부가 체결한 주한미군지위협정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불평등 조약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협정으로 인해 지난 2002년 6월 주한미군 병사 두 명이 장갑차를 운전하던 중 한국인 여중생 2명을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할 수 없었다고 해석한 것. 특히 이 매체는 해당 협정 내용 탓에 한국 사법부가 미군에 대한 재판권을 실제로 행사하지 못했으며, 주한 미군 군사 법원에서 해당 가해 병사 두 명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한국 내에서도 해당 협정 내용에 대한 개정의 필요성이 줄곧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차례 한국에서 다수의 폭력 사건을 일으켰는데 지난해 5월 29일 부산 해운대에서는 미군 다수를 포함한 약 2천 명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방역 규정을 위반한 채 폭죽을 터뜨리고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등 큰 논란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2020년 7월 4일 미국 독립 기념일 당시에는 수십 명의 미군이 해운대 일대에서 불꽃놀이를 하며 난동을 부렸고, 당시 한 미군이 부산 시민을 향해 폭죽을 던지면서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이 현지 언론을 통해 집중 보도되자, 중국 누리꾼들 다수는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라면서 조롱 일색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더욱이 당시 사건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중국 동영상 전문 공유 플랫폼 ‘하오칸’과 ‘빌리빌리’ 등에 공유, 확산되면서 만취한 미군에 대한 한국 내 사건 후속 처리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크게 집중된 상황이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한국은 한때 일본의 식민지였고, 지금은 미국의 식민지다’면서 ‘도대체 한국인들에게 자신들이 미국의 식민지가 아닌, 독립된 자유로운 국가의 시민이라고 거짓 환상을 세뇌시키는 자가 누구냐. 한국은 명백한 미국 식민지면서 자신들만 그 사실을 부인하며 착각 속에 빠져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식민지라고 하는 것의 의미는 외국 군대에 의해 점령된 채 외국 군인들이 자국민을 괴롭히고 조롱해도 이를 국가가 맞서 막아주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식민지가 특별한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이런 의미에서 미군에 의해 점령당한 식민지이며, 자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는 마땅히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적었다.
  • 영화 ‘돈 룩 업’ 현실로?…지구 충돌 몇시간 전 또 발견된 소행성

    영화 ‘돈 룩 업’ 현실로?…지구 충돌 몇시간 전 또 발견된 소행성

    얼마 전 지구와 충돌하기 불과 2시간 전 한 소행성이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사례가 공개됐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헝가리 피스케스테퇴 천문대 천문학자 크리스티안 사르네츠키는 이날 저녁 새로운 지구 근접 천체(NEO) 소행성 'SAR2594'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소행성은 발견된 지 불과 몇시간 후 지구와 불과 8700㎞ 거리를 두고 시속 6만4800㎞의 속도로 지구를 지나쳤다. 이 정도 거리면 약 2만㎞ 상공 위에 떠있는 GPS 위성보다 훨씬 가까워 말 그대로 지구를 스쳐 지나간 셈이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지구 근접 천체(NEO)로 분류되며 '2022 FD1'로 명명된 이 소행성은 약 2~4m 직경으로 매우 작은 천체다. 만약 지구로 떨어졌다면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구가 여전히 수많은 천체들로 위협받고 있다는 점은 또다시 증명했다. 이에앞서 지난 11일 천문학자 사르네츠키는 약 2m 크기의 초소형 소행성 '2022 EB5'를 발견해 화제를 모았다. 이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하기 불과 2시간 전 관측됐으며 결국 북극해 노르웨이령 화산섬 얀 마이엔 남서쪽 상공 대기권에서 사라졌다. 당시 2022 EB5는 너무 작은 크기 때문에 대기권 충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꽃이나 소음 등은 관측되지 않았다.이처럼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은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처럼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화에서는 지구로 날아올 소행성의 덩치가 커 일찌감치 그 존재가 확인됐지만 초소형 천체는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8월에는 지름 1.8~5.5m의 소행성 ‘2020 QG’가 지구와 약 3000㎞ 떨어진 거리를 지나쳐 갔지만, 6시간 후에야 그 존재가 처음 확인됐다. 또한 2019년에도 지름 57~130m의 커다란 소행성 '2019 OK'가 시속 8만8500㎞의 속도로 불과 7만2500㎞ 거리를 두고 지구를 스쳐 지나갔다. 이 소행성도 지구를 찾아오기 불과 며칠 전에서야 발견했다.그러나 초소형 소행성이 충돌 몇시간 전 발견되거나 뒤늦게 알아챈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 긍정적인 면이 크다. 그만큼 희미한 작은 천체도 찾아낼 만큼 관측 기술이 발달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 폴 코다스 소장은 “2022 EB5와 같은 작은 소행성은 무수히 많으며, 10개월에 한 번꼴로 대기권에 충돌한다”면서 “이같은 소행성은 지구에 근접하기 전 매우 희미하고, 관측 시점과 방향까지 맞아떨어져야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NASA 측은 향후 100년 안에 영화에서처럼 지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소행성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지만 만만의 준비는 하고있다. 그 대표적인 방안이 '지구 방위대'라 불리는 ‘다트 프로젝트'로 이는 특수 설계된 우주선을 지구로 접근하는 소행성으로 발사해 궤도를 변동시키는 계획이다.    
  • “아직은 내연차”… 전동화 역주행 승부수 통할까

    “아직은 내연차”… 전동화 역주행 승부수 통할까

    “주행거리도 짧고, 충전소도 부족하고…. 전기차는 다음번에 사려고요.”고민 끝에 내연기관차를 구매하기로 결심한 직장인 김모(32)씨. 전기차를 사기에는 아직 기술과 인프라가 충분치 않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씨는 “기술도 완벽하지 않고, 모델도 제한적”이라면서 “5년에서 10년은 지나야 망설임 없이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동화 과도기’ 속에서 업계가 내연기관의 ‘마지막 불꽃’을 틔우고 있다. 전기차 위주의 신차 경쟁 가운데서도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아서다. 한국지엠(GM)은 쉐보레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타호’를 다음달부터 고객에게 인도한다고 27일 밝혔다. 타호는 7인승 모델로, 전장만 5352㎜에 이르는 ‘풀사이즈’ 차량이다. 오로지 가솔린으로만 움직이는데 복합연비는 ℓ당 6.4㎞에 불과하다. 포드코리아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오프로드 전용 중형 SUV ‘뉴 포드 브롱코’를 출시했다. 타호처럼 가솔린 전용으로, 복합연비는 ℓ당 8.2㎞에 그쳤다. 둘 다 디자인이나 성능에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화두인 친환경성이나 경제성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그럼에도 최근 대세가 된 차박, 캠핑 등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이들은 기대하고 있다.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 디젤 차량만 내놓고 있는 회사다. ‘아테온’, ‘골프’, ‘파사트GT’ 등 올해 선보인 차종도 모두 디젤 전용이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전기차 ‘ID.4’를 올해 중 국내에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회사는 여전히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1분기까지 내놓은 신차도 전부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모델이다. 전동화에 사활을 건 현대자동차도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G90’(완전변경)을 비롯해 ‘그랜저’(완전변경), ‘팰리세이드’(부분변경) 등 내연기관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개월간 등록된 신차 중 절반 이상은 여전히 휘발유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차의 비중도 20% 이상으로 유지됐으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비중은 여전히 경유차보다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크고 신차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회사의 대다수 매출은 내연기관차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강력한 힘과 주행거리 등 전기차가 아직 줄 수 없는 매력을 앞세운 차종 위주로 내연기관 모델의 출시와 판매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가난했던 대구 소년, 헌법학에 불멸의 발자취 남기고 떠나다

    가난했던 대구 소년, 헌법학에 불멸의 발자취 남기고 떠나다

    ‘한국 헌법학의 태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89세를 일기로 26일 별세했다. 서울신문은 2013년 5월 ‘명사가 걸어온 길’이라는 인물탐구 기획 코너를 통해 고인이 밟아온 삶의 궤적을 2회에서 걸쳐 집중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고인은 당시에도 만 80세 고령이었지만, 스트레이트로 5시간에 걸친 짧지 않은 인터뷰를 정력적으로 소화해 냈다. 자신의 인생을 채워온 수많은 사건들과 사람들을 대부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소개한다. ========================== [명사가걸어온 길] (11) 한국 헌법학의 태두 김철수 해방·전쟁·좌우 분열… 격동의 시대, ‘책벌레 소년’ 헌법에 눈을 뜨다유신헌법 참여 협박에도 정치권 러브콜에도… 학자의 양심 지켰다열두 살 되던 해 일제가 패망했다. 환희에 천지가 요동쳤다. 해방. 어렸지만 그게 뭔지 너무도 잘 알았다. 그러나 조국의 운명은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혼돈과 분열이었다. 국토는 남북으로 찢기고 민중은 좌우로 갈렸다. 얼마 전까지 ‘조국 해방’을 외치며 함께 어깨를 걸었던 동지들이 생각이 다르다고, 처지가 다르다고 원수가 돼 등을 돌렸다. 어제까지 한 교실에서 공부했던 친구가 좌익 프락치로 몰려 책상을 비웠다. 해방 공간의 극심한 무정부 상태를 보며 소년은 결심했다. 국가 시스템의 뼈대가 되는 헌법을 공부하겠노라고. 그 다짐대로 헌법 연구는 평생의 업이 됐고, 소년은 우리나라 헌법학의 ‘태두’(泰斗)가 됐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국헌법연구소에서 만난 김철수(80) 서울대 명예교수는 5시간에 걸친 긴 인터뷰에도 피로한 기색 없이 꼿꼿하게 여든 성상의 인생과 철학을 얘기했다. 유복한 친구 둔 덕에 책 실컷 읽고...극렬한 좌우 대립 지켜보며 성장1933년 7월 대구에서 빈농(貧農) 집안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책 읽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유복한 친구를 둔 덕에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다. 책 읽느라 학교 공부는 뒷전이었다. 통학 기차 안에서도 그의 손에는 항상 책이 들려 있었다. “친구 아버지가 당시 대구지역 마사회 회장이었어요. 경마장에는 일본 사람들이 자기들 나라에서 가져온 세계 문학대전집, 세계 사상대전집 같은 책들이 그득그득 꽂혀 있었지요. 그때 읽은 책 중 가장 감명 깊었던 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이었어요. 강의 중에 ‘레 미제라블’을 말하면 학생들은 ‘아 장발장이 빵 하나 훔쳤다가 탈옥하는 거요?’ 정도의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실 이 책은 대단한 책입니다. 무려 26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형벌, 정치, 법철학 등 다양한 사회 문제와 고민이 담겨 있으니까요.” 책에 빠져 살던 김 교수의 관심이 사회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은 나라가 광복을 맞으면서였다. ‘민주국가 건설’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어떤 민주주의를 택하느냐를 두고 극심한 분열 양상이 온나라를 휩쓸었다.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나라가 완전히 엉망이었지요. 특히 제가 살던 대구는 당시 공산주의의 총본산인 모스크바(소련의 수도)에 빗대어 ‘한국의 모스크바’로 불렸을 정도예요. 좌익의 활동이 국내 어떤 도시보다도 활발하고 강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는 극렬한 좌우 대립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큰 충격을 받았어요. 경찰이 사람을 잡아가고 때리고, 또 반대되는 공공기관 테러가 일어나고. 우리 사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바로 헌법이었던 것이지요.” 1947년 제헌(制憲) 헌법을 만든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법대생이나 학자들이 보던 고시 잡지 등을 읽으며 헌법학자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때가 우리 나이로 열다섯이었다.시력 나빠 전쟁터 끌려가지 않아...대학 입학 천막 강의실 공부 1950년 전쟁이 터졌다. 고도근시로 고생하던 그는 전쟁터로 끌려가지 않았다.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전쟁 탓에 서울의 대학들이 부산으로 피란 온 터였다. 부산의 허름한 판자촌에서 법학 강의를 들었다. 법학도들이 ‘천막 강의실’에서 힘겹게 공부하던 이 시기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불법적인 개헌을 추진한다. 이른바 ‘발췌개헌’의 시작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부산으로 피란 가 있는데 거기에서 임기 4년이 만료됐어요. 이 대통령은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헌법을 고치려 들었는데, 이걸 야당이 반대했고 그 결과로 야당 의원들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어요” 이 대통령은 “전시에 부산에 침투한 간첩이 많으니 소탕을 해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리고 이내 속셈을 드러냈다. 간첩을 잡겠다던 당초 주장과 달리 야당 의원과 무고한 시민에 대한 검거와 폭력이 이뤄졌다. “야당 지도자였던 장면 선생도 잡아넣었어요. 3명 이상 모이면 잡아갔어요. 국회로 출근하는 버스가 있었는데 버스에 탄 채로 계엄사령부에 끌려 가기도 했어요. 옛 경남도청에 무덕관이라고 해서 유도 연습장 같은 곳을 국회의사당으로 썼는데 그 일대에 ‘백골단 깡패’들이 쫙 깔려 있었어요. 이 대통령에 반대하는 의원은 전부 계엄사령부로 소환했다고 보면 될 겁니다.” 김 교수는 해방 이후 우리 사회의 질곡의 상당 부분은 친일파 등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지만 일부 불가피한 대목도 있었다고 말했다. “광복 이후 친일파 척결은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그래서 친일파를 처벌하는 법률도 만들었는데 법률로 처벌하려다 보니까 당시 정부관료, 경찰, 군인 등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걸렸던 거죠. 일제강점기 때는 외국 유학자를 비롯해 능력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이 대통령이 보기에 친일파를 다 쫓아내면 행정이나 정치를 못하겠다 싶었던 거죠. 반민특위에 걸렸던 경찰들을 풀어주고, 결국 그 경찰들이 치안 등 최소한의 사회 시스템을 유지해 전쟁통에 질서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죠. 일부 사람들은 이 대통령이 반민특위를 없앴다는 이유로 친일파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당시의 사정도 일부 헤아릴 필요는 있을 겁니다.”이 대통령은 연임에 성공했고 1953년 전쟁이 끝났다. 김철수는 스무 살의 청년이 됐다. 김철수는 한 살 아래 학과 동기를 만나 사랑을 키워갔다. 궁핍과 혼돈의 시대에 서울대 법대 커플의 사랑은 주위의 부러움과 시샘을 샀다. 하지만 당사자들을 포함해 그 누구도 이들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날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 대화 주제가 ‘첫번째 아내’로 옮겨가자 김 교수의 목소리톤이 낮아졌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첫 아내’ 전혜린과 캠퍼스 커플...뮌헨대 유학중 결혼 김 교수의 첫 번째 아내는 한국 문학계와 여성 예술인들 사이에서 ‘불꽃처럼 살다간 여인’으로 회자되는 전혜린이다. 두 사람은 부산에서 맺은 인연을 서독(독일 통일 전) 뮌헨에서 키워나갔다. 전혜린이 1955년 먼저 뮌헨대 유학길에 올랐고 김 교수는 이듬해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이역만리에서 기쁨과 고통을 나눴다. 문학가가 꿈이었지만 아버지의 성화로 법대에 진학했던 전혜린은 독문학과에 입학해 그토록 바랐던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체계적인 법 공부에 목 말랐던 김 교수는 법학 공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쟁국가 출신 동양인에게 서독은 마음 놓고 공부만 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은 아니었다. 당시 누구나 그랬듯 너무도 가난했다. 나라를 벗어나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택받은 삶이 됐던 시절이었다. 대통령의 허가가 있어야만 외국 송금이, 그것도 최고 50달러까지만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두 사람은 장학금과 통·번역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 전혜린은 훗날 유학생활의 궁핍에 대해 “물을 마시니까 죽지는 않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인에 대한 시선은 싸늘했다. 지구상에 한국, 코리아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코리아’라고 그러면 아프리카 콩고에서 왔냐고 그랬어요. 그 나라에 기차는 있느냐, 뭘 먹고 사느냐 등 질문을 해대는데, 미개인 취급을 하더군요. 교수들도 저를 보며 전쟁 중인 나라에서 공부는 무슨 공부를 했겠느냐며 일본 학생들과도 크게 차별을 뒀습니다. 약소국 국민의 설움이란 게 뭔지 당해 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소외감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했다. 1957년 그들은 뮌헨에서 결혼을 했다. 생활은 결혼 전과 다름 없이 곤궁했지만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의지와 위안이 됐다. 그러던 중 전혜린은 1959년 딸을 낳고 한국으로 돌아가 이듬해 성균관대에서 강사로 둥지를 틀었다. 김 교수는 2년 뒤 모교 교수 자리를 제안받고 서울로 돌아왔다.이혼 1년 뒤 전혜린 작가 스스로 목숨 끊어 배 고프고 힘들었던 서독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에 왔지만 서울에서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귀국하자마자 5·16 쿠데타가 터졌다. 박정희 당시 제2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무력으로 청와대를 장악했다. 당시 박정희 군부가 취한 여러 조치 가운데 ‘군 미필자는 공무원이 되지 못한다’는 게 있었다. 시력이 나빠 군대에 못 간 김 교수는 공무원인 서울대 교수에 임용되지 못했다. 서울대는 물론 어디에서도 군 미필자인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아내와의 관계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입국한 전혜린은 대학에서 강의하며 서울의 문인들과 어울렸다. 밤 늦게까지 명동에서 삶과 죽음, 예술을 논했다.“아내가 언제부턴가 문인의 죽음을 동경했어요. 처음에는 나는 사회규범과 질서를 중시하는 법학자이고 아내는 사회의 틀보다는 자유와 이상을 갈망하는 문학가라서 서로 다르겠거니 했는데 이 사람이 자꾸 ‘니체도 카프카도 일찍 죽었다’ 이러면서 빨리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거예요. 수면제도 많이 갖고 다니고. 그러다 보니 저도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결국 두 사람은 1964년 합의이혼을 했다. 그리고 1년 뒤 전혜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는 교수 임용 제한이 풀리면서 서울대 법대 학생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고교 교사와 재혼...꼬박꼬박 ‘그 사람’ 제사 챙기는 아내 그로부터 2년 뒤 김 교수는 고교 교사와 재혼을 했다. “아내는 지금도 꼬박꼬박 그 사람(전혜린)의 제사를 지내고 있어요. 자기가 낳은 아이들에게도 제사에 꼭 참석하라고 그러고. 참 고마운 사람이죠.” 그는 사별한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반평생 이상을 함께하고 있는 지금의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함께 표했다.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큰 시련을 겪고 난 그는 다시 연구에 매진했다. 체계적인 헌법학 이론과 정력적인 강의, 활발한 저술활동으로 헌법학계에서 빠르게 자신의 입지를 굳혀갔다. 이는 박정희 군사정권이 새롭게 부상하는 법학자에 대해 점차 날카로운 감시의 눈초리를 들이대도록 만드는 빌미가 됐다. 드디어 등장한 유신헌법의 시대. ‘학자 김철수’는 어떻게든 이 난국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3년 12월 17일부터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스러진 1979년 10월 26일까지 15년 10개월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잘살아보세~”라는 한목소리 외의 다른 의견과 생각은 용납되지 않는 시대였다. ‘지성인의 전당’인 대학에는 사복 경찰과 정보원들이 교수와 학생들을 감시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상부’에 보고했다. 이런 박정희 정권에도 대학과 언론의 비판이 제한적이나마 가능했다. 적어도 잡아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1962년부터 3년간 서울대 학생과장...‘중정’과 맞서“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수로 임용되지 못하고 학교에서 무급 조교로 일하다가 1962년 9월 취업 제한이 풀리면서 학생과장을 맡았어요. 요즘 같으면 학생담당 부학장쯤 되는데 그걸 만 3년 했어요. 3년 동안 중정(중앙정보부) 사람들이랑 참 많이도 싸웠었죠. 학교에 출입하던 중정 사람 중 훗날 안기부(중정의 후신 국가안전기획부)의 장까지 하고 그랬는데 이 사람들은 어느 교수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뭘 가르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낱낱이 기록해 상부에 보고했어요. 그때 중정의 한 간부가 ‘당신에 대한 기록이 엄청 쌓여 있다. 중정에서는 당신이 학생들 선동하는 걸로 보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었죠. 하긴 그땐 법대 학생들이 제일 열심히 데모했고, 그 학생들에게 우리 법이 잘못됐다고 가르친 것도 나였으니….” 교수들로부터 정의와 바른 법치에 대한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은 거리로 나갔다. 김 교수의 말대로 당시 서울대에서는 법대생들을 중심으로 학생운동이 조직됐다. 이때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법대 소속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실장을 지낸 정정길(71)씨다. 서울의 대학생들은 연합해 정권의 부당함에 맞섰다. 대표적인 사건이 1964년 한일기본 협정 반대 시위다. 박 대통령이 일본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정을 추진하자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굴욕 외교’라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시위 세력은 들불처럼 번지면서 그해 ‘6·3 사태’가 터졌다. 1964년 한일협정 반대시위 선봉 고려대 이명박-서울대 정정길 박 대통령은 6월 3일 시위대 해산을 위해 서울시 전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서울 시내에 4개 사단병력을 투입해 시위 학생들을 잡아들였다. 이때 시위대 선봉에서 정정길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함께 나선 인물이 이명박 고려대 상대 회장이다. 김 교수는 “당시 단과대 회장은 훗날 대통령이 되고 다른 학교 총학생회장은 그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됐는데 어찌 보면 거꾸로 된 거 같기도 하고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재미있는 인연이죠. 노태우 정권에서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13~15대 국회의원)도 시위단 사이에서 격문 쓰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죠”라며 웃어 보였다. 학생들을 거리로 이끈 것은 바른 정치와 민주화를 향한 학생들의 뜨거운 열망과 굳은 의지였지만, 중정에 끌려간 그들을 빼오는 것은 교수들의 몫이었다. 6·3사태로 정정길을 비롯한 수많은 서울대생들이 중정과 경찰 등에 잡혀갔다. 법대 학장이 학생들에 대한 보증서를 써 주고 김 교수 등이 중정 등을 찾아가 사정해 수감된 학생들을 빼왔다. “그땐 시위가 끊이지 않았는데 시위만 했다 하면 학생들이 청와대로 가야 한다고 해서 중앙청(현 경복궁 자리)으로 가곤 했죠. 저는 학생 관리도 제 일이었으니까 관리 차원에서 같이 중앙청으로 따라가고 하면서 치안국 보안과장과 서울 정보분실장과도 자주 마주쳤죠. 한 놈은 중학교 동기고 또 한 놈은 대학 동기였는데 그놈들이 저한테 ‘너는 학생 과장이라면서 왜 학생 선도도 못하냐’고 난리를 피우고 그러면 저는 ‘니들이나 똑바로 해라’며 목소리를 높이곤 했어요.” 정보요원이 수업을 감시하고 학생들이 중정과 경찰서 유치장 등을 드나들었어도 김 교수는 ‘그나마 괜찮았던 시절’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1960년대에 몇 없었던 ‘낭만적인 에피소드’도 소개했다.창경궁 통째로 빌려 이대생들과 미팅 주선 “그때라고 해서 학생들이 시위만 하고 돌 던지고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하루는 총학생회장 정정길이 우리가 종합대학이니까 종합대 축제를 하자면서 서울대생 전원과 이화여대생 전원 미팅을 제안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지만 청춘 남녀들에게 좋은 일이겠다 싶어서 제가 창경원(현 창경궁)을 빌려볼 생각으로 창경원장을 찾아갔어요. 창경원장도 학교 선배였거든요. 창경원장도 암울한 시대에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이라며 흔쾌히 승낙하면서 날을 잡아 ‘창경원 오후 휴원’이라고 걸어놓고 두 학교 학생들만 무료 입장시켰죠. 지금 보면 대규모 미팅 같은 것인데 순 남학생 판에 여학생은 몇 없고 그런 모습도 어찌나 재밌던지… 그래도 훗날 그 만남을 계기로 결혼한 사람이 10쌍도 넘더라고요. 우리한텐 재미고 낭만이었지만 다음 날 청소하시는 분들 애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캠퍼스의 소소한 낭만도, 학자 김철수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도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1972년 10월 박 대통령은 유신헌법을 선포한다. 박정희 정권은 김철수에게 유신헌법에 근거한 탄압에 앞서 유신헌법 제정 공신이 되기를 강요했다. “정권이 유신헌법 만들려고 여러 가지 작업을 했어요. 몇몇 교수는 해외에 보내서 자료 수집을 담당하게 하고 나를 포함한 야당 성향 교수들도 법무부 자문위원회라는 걸 만들어 그걸 하라고 강요했죠. 나는 절대로 못한다고 했더니 정부 쪽에서는 쉽게 말해 까불지 말라는 식이었고 일부는 참여를 거부하면 항명죄라며 협박까지 했죠. 그게 다 나중에 유신헌법이 각계의 자문위원들이 참여해 만든 것이라는, 정당성 부여를 위한 계략이었던 거죠.” 김 교수는 갖은 협박성 설득에도 학자의 양심을 지켰다. 하지만 이어 유신헌법 홍보에 나서 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말이 제안이지 명령과 강압이었다. 정권은 중정을 통해 김 교수가 방송과 라디오에서 유신헌법 홍보를 맡도록 압박했다. 유신헌법 찬양 글·홍보방송 안하고 버텨 “하루는 학교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나갔는데 식사 마치고 저를 TBC(동양방송) 앞에 내려주더군요. 방송에 출연하라는 뜻이었죠. 결국 정문으로 들어가 바로 후문으로 빠져나갔죠. 방송은 저 대신 다른 분이 출연했는데 중정에서는 방송 펑크 냈다고 난리가 났고, 그때 제대로 찍혀 저에 대한 탄압도 시작됐습니다.” 당시 김 교수는 한 언론사의 논설위원을 겸하고 있었다. 역시 유신헌법을 찬양하는 글을 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김 교수는 학자의 양심에 반하는 글은 쓸 수 없었다. 결국 해당 언론사의 정치부장이 찬양 글을 대신 썼다. 이후 김 교수를 대신해 유신을 찬양했던 한 인사는 국회 배지를 달았고, 또 한 인사는 장관까지 올랐다. 반면 김 교수에게는 정권의 보복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저술 활동이 금지됐다. “청와대 쪽 사람들과 법학자들과 저녁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저한테 ‘절대로 책 쓰지 말라. 책 쓰면 큰일 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때 이미 제3공화국에 관한 헌법책을 다 써놨고 유신헌법이 나오면서 유신헌법의 문제점까지 다 정리한 상태였거든요. 출간을 강행했죠. 그게 1973년 1월 10일이었습니다.” 저술활동 금지당한 후 미·독 떠돌아 하지만 책은 출간 즉시 전량 몰수됐고 김 교수는 중정에 끌려갔다. 일주일간 회유와 압박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을 ‘독재적인 대통령’, 유신헌법을 ‘현대판 군주제’라고 비판한 대목에 대해서는 북한과 내통한 것 아니냐는 억지도 부렸다. 결국 김 교수는 정권이 문제 삼은 부분의 수정을 약속하고 풀려났다. 1년간 집필이 금지됐고, 연구비도 끊겼다. 김 교수는 더 이상 한국에 머무를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과 독일 등지의 방문 교수를 지원해 국외를 떠돌며 박정희의 시대가, 유신의 시대가 저물기만을 바랐다. 철권(鐵拳) 같았던 박정희의 시대가 저물고 1980년 ‘서울의 봄’이 찾아왔다. 유신헌법으로 유린된 헌법을 바로잡을 논의가 시작됐다. 이때 김 교수도 헌법 개정에 참여했다. 김 교수 등이 제안한 개정안은 최규하 당시 대통령도 만족했다. 그러나 곧 전두환이라는 걸림돌을 만나 헌법도 정치적 의도로 변질됐다. 그래도 김 교수는 1987년 헌법재판소 설치를 ‘유신 이후 헌법적 발전’으로 꼽았다. 대화는 자연스레 헌법재판소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애정 어린 쓴소리를 늘어놨다. “요즘 헌재의 결정을 보면 재판관들이 얼마나 헌법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야간 옥외집회 금지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인터넷 실명제는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이런 것들은 또 질서 유지의 관점으로 보면 필요하거든요. 판검사들이 재판관이 되는데 판검사 때는 헌법을 읽을 일이 없어요. 오히려 연구관들이 재판관보다 헌법을 더 잘 알아요. 재판관 임명 시 헌법에 대한 이해도를 반영할 필요가 있어요.” 최근 긴급조치 위헌에 대한 해석 권한을 놓고 헌재와 대법원이 갈등을 빚은 데 대해서는 헌재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독일은 최고 사법부가 헌법재판소입니다. 학자들은 우리나라도 헌법 만들 때 헌재를 대법원보다 우위로 둬야 한다고 주장해 법원에서 결사반대했던 건데 헌법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헌법 해석권한을 가진 헌재를 대법원보다 우위에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유신시절 정권에 저항했던 모습에 비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대중의 평가에 대해서는 ‘공동체 주의’를 강조했다. “30대에 진보적이지 않고 40대에 보수적이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아무래도 젊을 때는 개인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갖기 쉽죠.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면 아무리 똑똑하고 잘해도 개인은 모래알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찰을 2만명 증원하겠다고 했는데 생각해 보면 국민이 질서를 지킨다면 이런 사회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결국 개인주의에서 공동체 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판관 임명시 헌법 이해도 반영 필요”여든의 노학자는 헌법 연구에만 매진한 인생을 조용히 돌아봤다. 그는 학자가 대통령이 될 게 아니라면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에 회의적이다. 학자가 정계에 발을 들이는 순간 학자의 소신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교수는 1980년대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에서도 관료로 ‘러브콜’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저는 대학교수가 관료나 정계로 가는 걸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어요. 학자나 언론인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할 수 있지만 관료나 정치인이 되면 조직 논리가 우선하거든요. 소신을 지키려면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공직에서 그런 사람은 살아 남기 힘들죠. 정치권은 특히 더 심하고요. 어떤 정치인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수와 싸울 수 있겠어요” 장시간의 인터뷰는 젊은 기자도 피로감을 느낄 정도였지만 김 교수는 여전히 생기가 넘쳤다. 헌법과 사회 질서에 대한 고민에서는 좌익 프락치로 몰려 잡혀가는 친구들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소년 김철수의 고민도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인터뷰를 마치며 책장 가득한 그의 저서를 보며 “인세도 많이 받으셨겠다”는 농담 섞인 질문을 던졌다. “옛날엔 꽤 들어오더니만 요즘은 학생들이 책을 안 사긴 참 안 사네요”라며 웃어 보였다. ■김철수가 걸어온 길 1933년 경북 대구 출생(6남 1녀 중 장남) 1956년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1957년 서독 뮌헨에서 전혜린과 결혼 1961년 서독 뮌헨대 졸업 1962년 서울대 법과대학 조교수 1967년 미국 하버드대 법과대학원 수료 1971년 서울대 법학박사 1972년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1998년) 1988년 한국공법학회 회장(~1989년) 1990년 한국헌법연구소 소장(~2001년) 1995년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국제헌법학회 이사 1998년 제주 탐라대 총장(~2000년)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1998년~) ■주요저서 헌법학(1972) 현대헌법론(1979) 비교헌법론(1980) 법과 사회정의(1982) 한국헌법사(1988) 법과 정치(1995) 정치개혁과 사법개혁(1998) 헌법정치의 이상과 현실(2012)
  • 박지현 “한림대 출신이 무슨 정치냐는 말 많아… SKY 정치판 완벽했나”

    박지현 “한림대 출신이 무슨 정치냐는 말 많아… SKY 정치판 완벽했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자신의 학벌 논란에 대해 “제가 민주당 안에 들어와 이야기하는 것이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누구든지 학력을 따지지 않고 정치할 수 있어야 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6일 ‘시사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제가 춘천 한림대를 나왔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 ‘한림대 나온 애가 무슨 말(정치)을 하냐’는 식의 말을 많이 한다”면서 “지금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소위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정치를 이제껏 해왔는데 그랬으면 정치판은 완벽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평가 기준이 이 사람이 무엇을 해왔나를 전체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며 “어느 하나의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친상 빈소를 조문한 여권 인사들을 향해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당내에서 반발한 사람은 한 분도 없었다”면서 “발언이 있고 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남성의 생각을 듣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람으로서 도리는 해야 하지만 피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좀 더 배려해보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박 위원장은 ‘젠더 문제에만 국한해 비대위 활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디지털 성범죄는 젠더에 국한할 게 아니라 사회문제”라며 “젠더로 국한하는 것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른바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으로, 지난 1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에 합류했다.
  • ‘이대남, 이대녀’ 표를 잡아라… 지자체 청년 정책 봇물

    ‘이대남, 이대녀’ 표를 잡아라… 지자체 청년 정책 봇물

    정치권은 지난 대선에서 20~30대 청년 표심이 승패의 향방을 좌우했음을 깨달았다. 두 후보는 초반부터 청년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했다. 당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큰 차이로 승리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막판 추적단 불꽃 박지현 활동가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0대 여성 표를 대거 끌어당기면서 선거는 박빙으로 끝났다. 6·1 지방선거가 두 달여 남은 가운데, 출마를 앞둔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런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저마다 청년을 겨냥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2025년까지 6조 3000억원을 투입하는 청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더니 다음날엔 부상 제대 군인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해 ‘이대남’(20대 남성)을 공략했다.서울 자치구청장들도 다르지 않다. 지난 9일 대선 이후 서울 자치구에서 청년 정책이 봇물 터진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취업 청년에게 취업장려금을 지급하고, 취·창업을 지원하는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다. 25일 현재 서울 자치구는 각 구별로 서울시 취업장려금을 접수해 지원하고 있다. 19~34세 중 졸업한 지 2년 이내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구별 지역사랑상품권을 50만원어치 지급한다. 단, 대학(원) 재학생이나 휴학생, 현재 실업급여 수급자나 대상자, 군복무 중인 경우는 제외된다. 노원구는 여기에 더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추가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나는 스터디카페 이용권으로, 이를 선택하면 1인당 150시간씩 지역 내 스터디카페를 무료이용할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일경험 우선참여권이다. 검증된 지역 사업장에서 3개월 간(월 46시간 이하) 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강서구는 지역 청년들 자발적 모임을 15개 선정해 최대 250만원씩 총 375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네트워크 지원 사업’ 참가자를 모집한다. 창업활동 지원 프로그램과 소통 활성화 프로젝트 두 가지 분야로 나눠 모임을 지원한다.동작구는 청년 10명 중 1명이 사회적 연결망이나 관계가 거의 단절돼 있거나 스스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낀다는 통계에 착안, 스스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대처하게 하기 위해 ‘청년마음건강(바우처)’ 사업을 실시한다. 거주지 동주민센터에 신청한 만 19~34세 청년 대상으로 검사와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를 지급, 3개월 간 월 최대 28만원을 지원한다. 10%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은평구는 청년도전 지원사업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구직단념 청년에게 4주 간 40 시간에 걸쳐 밀착 상담, 면접 지원, 전문가 상담 등 멘토링 교육을 한다.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20만원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개인별 취업활동 계획 수립, 워크넷 구직 등록, 직업 훈련 등 지원도 제공한다. 서대문구는 청년이 직접 청년 1인가구 생활 개선, 건전한 청년 커뮤니티 및 네트워크 형성, 청년 안전·복지·문화 증진, 지역 사회 발전 방안 등 주제로 사업을 제안하고 구가 사업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사업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 창의성 등을 인정받아 4개 팀에 선정되면 500만원 내외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 부커상 받은 한강 ‘채식주의자’ 15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와

    부커상 받은 한강 ‘채식주의자’ 15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와

    한강(52) 작가의 대표 소설 ‘채식주의자’가 출간 15년 만에 새로운 장정의 개정판으로 나왔다. 2007년 출간된 이 소설은 2016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부커상(당시에는 맨부커상) 국제부문,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아 한국 문학의 입지를 한 단계 확장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출판사 창비는 ‘채식주의자’가 현재까지 100만 부 가까이 판매됐으며 40개가 넘는 국가에 판권이 수출됐다고 전했다. 책은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이다.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나무가 되기를 꿈꾸며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환상적이면서도 괴이한 상상력이 결합해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보여준다.2010년부터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됐고, 2015년 영국 포르토벨로 출판사, 2016년 미국 호가드 출판사가 펴내며 해외 유력 매체의 호평을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라고 평했다. 인간 본질과 이면의 ‘고통’에 천착해온 작가는 다시 쓴 작가의 말에서 “출간 후 15년의 시간이 세찬 물살처럼 흐르는 동안, 고백하자면 이 책에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며 “세간의 관심도 오해도 뜨겁고 날카로워, 혼자서 이 소설을 써가던 순간들의 진실과 동떨어진 것이 되어버린 듯 느낀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어느 때보다 머리가 맑은 지금, 나에게는 이 소설을 껴안을 힘이 있다. 여전히 생생한 고통과 질문으로 가득 찬 이 책을”이라고 말했다. ‘채식주의자’는 오는 9월 연극으로 제작돼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 뒤 12월 벨기에 리에주극장에서 해외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3점슛 네 개 넣고 퇴근하려구요”

    “3점슛 네 개 넣고 퇴근하려구요”

    “빨리 넣고 퇴근해.”(김승기 안양 KGC 감독) “저 2개만 더 넣고….”(전성현) 안양 KGC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열린 지난 22일 안양체육관. 전성현(31)을 조기 퇴근시키려던 김승기(50) 감독의 계획이 무산됐다. 김 감독이 전성현의 3점슛 4개 이상 성공 기록을 깜빡한 탓이다. 이날 전성현의 4번째 3점슛이 들어간 것은 4쿼터 종료 8분 10초 전. 9경기 연속 3점슛 4개 이상을 넣으며 이 부문 타이기록을 세운 후에야 전성현은 나올 수 있었다. ‘불꽃 슈터’ 전성현이 25일 수원 KT전에서 사상 첫 10경기 연속 3점슛 4개 이상 성공에 도전한다.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30경기 연속 3점슛 2개 이상을 넣으며 문경은(51) 전 서울 SK 감독의 29경기를 넘어선 지 2주 만이다. 전성현은 24일 “팀에서 기록은 할 수 있을 때 이어가는 게 좋다고 많이 신경 써주셔서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승패가 걸린 세계에서 개인 기록을 위해 함부로 밀어줄 수는 없지만, 전성현이 그만큼 책임감 있게 해내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기록을 만들어줄 수 있는 든든한 동료들의 도움도 크다.이번 시즌 전성현의 3점슛은 독보적이다. 3점슛 평균 3.28개와 성공률 40.1%를 기록하고 있는데 평균 3개 이상도, 성공률 40% 이상도 전성현이 유일하다. 전성현에게 비결을 묻자 “저는 이걸로 여기까지 살아온 선수”라고 웃으며 “좋은 지도자를 만난 덕에 슛을 안 쏘면 혼났지, 쏴서 혼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와 다른 점을 묻자 “공이 어떻게 날아와도 던지는 연습을 해서 밸런스에 개의치 않고 쏘니까 더 빨리 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23일 전주 KCC전은 전성현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종료까지 5초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전성현은 라건아(33)의 수비에 자세가 흐트러지면서도 3점슛을 던졌고, 공이 림을 맞고 위로 크게 튀었다가 들어갔다. 승부처에서 나온 기묘한 슛에 결국 KGC는 81-80으로 이겼다. 전성현이 꼽은 이번 시즌 최고의 3점슛이다.KGC의 7연승 비결로 전성현의 3점슛을 빼놓을 수 없다. 본인도 팀도 잘되다 보니 자신감 또한 넘쳤다. 전성현은 “승부처에서 저를 믿어 주는데, 짜릿한 맛도 있고 언제든지 해결하고 싶다”면서 “기록도 계속 이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역대 최고의 슈터 반열에 이름을 남기고 있는 만큼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전성현의 가치가 부쩍 높아졌지만 우선은 KGC의 우승이 목표다. 전성현은 “지난해 우승해 본 선수들이라 이대로 다들 부상 없이 마무리를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주방에서 사라진 불, 요리가 가능할까/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주방에서 사라진 불, 요리가 가능할까/셰프 겸 칼럼니스트

    레스토랑 주방을 만들 때 했던 수많은 고민 중 하나는 ‘불’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였다. 아니 요리라는 게 불을 이용해서 식재료를 익히는 행위일진대 무슨 어불성설이냐 싶겠지만 요즘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오늘날엔 불 없는 주방이 가능하다. 전기를 이용한 인덕션 화구가 가정에서도, 전문 식당에서도 가스를 이용해 불꽃을 만드는 점화식 화구를 점차 대신하는 추세다. 아무리 그래도 불이 있어야 불맛도 내고 제대로 요리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주방에서 불이 사라지면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 가스 공사 비용이 절감되고, 불이 불완전 연소하며 생기는 일산화탄소가 사라져 주방 공기질이 좋아진다. 열효율이 더 높은 데다가 청소도 간편해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불맛만 포기한다면 말이다.선사시대에는 불이 요리의 필수였다. 하지만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요리에 필요한 건 아니었다. 불꽃은 오히려 요리를 죽이는 킬러 같은 존재였기에 이를 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불꽃의 온도는 대략 800도에서 1400도에 달한다. 무엇이든 불꽃에 닿으면 익는 것이 아니라 새까맣게 타 버린다. 노련한 원시 요리사들은 식재료를 불꽃에 닿지 않도록 해야 애써 잡은 고기가 타지 않고 적절히 익는다는 걸 알았다. 요리에 필요한 건 불꽃으로부터 나오는 250도 미만의 열, 언젠가 들어봤을 법한 복사열이다.성인이 갓 된 무렵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불을 지펴 고기를 구워 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호기롭게 불판에 서지만 어김없이 불판에선 불꽃이 화르르 일고 빨리 고기를 익히겠다며 타오르는 불꽃에 고기를 넣는 만행을 벌이기 마련이다. 갑자기 불꽃이 인 이유는 십중팔구 고기에서 흘러내린 지방 때문이다. 타오르는 불꽃에 고기를 올리면 검은 그을음이 묻게 된다. 그땐 영문도 모른 채 그은 고기를 맛있게 먹었겠지만 건강에는 분명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깃집에선 고기를 불꽃이 아니라 숯불에서 나오는 복사열로 익힌다. 불이 아니라 열로 고기를 익힌다는 개념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이다. 혹자는 불을 발견해 요리를 시작한 것이 인류에게 커다란 혁명이었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혁명적인 사건은 한참 후 벌어진다. 불꽃에서 음식을 보호할 수 있는 용기, 즉 토기 냄비의 발명이다. 불과 식재료만 갖고는 굽는 요리밖에 하지 못하지만 냄비가 있으면 불꽃으로부터 음식을 보호하며 삶거나 찌는 요리를 할 수 있다. 역사 시간에 무늬 있는 토기가 중요하다고 배운 것도 실은 이와 연관이 있다. 용기는 음식을 보관할 수도 있으니 불만 이용하던 시대와 열을 이용해 요리하던 시대는 먹는 데 있어 전혀 다른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은 오랫동안 열원을 나무에서 얻어 왔다. 요리를 하기 위해선 장작을 구해 불을 지폈다. 근대에 와 석탄과 연탄의 시대가 왔고, 머지않아 상대적으로 깨끗한 가스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제는 가스도 과거가 돼 가고 있다. 화석연료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것처럼 주방기기도 전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현대의 최신식 주방이라고 하면 전기 오븐과 인덕션 화구가 필수다. 불을 굳이 피우지 않아도 열원이 되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요리에 사용 가능하다. 프라이팬을 이용한 굽기나 끓이기는 인덕션에서, 대류열을 이용한 굽기는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서, 속부터 익히려면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면 그만이다. 튀김에 쓰이는 기름뿐만 아니라 파스타나 국수를 끓이는 물도 전기보일러로 대체된 지 오래다. 강력한 화력을 요하는 중식당에서조차 강력한 출력의 웍용 인덕션이 마련돼 있다고 하니 불 없는 주방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장면이다. 흥미로운 건 이런 현상에 반기를 드는 요리사들의 행보다. 가스나 전기조차 쓰지 않고 땔감과 숯만으로 불을 피워 요리를 고집하는 이른바 우드 파이어 트렌드는 이미 요리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저마다의 철학과 이유는 다르지만 날것의 불을 이용해 전기기기로만 이뤄진 현대식 주방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풍미를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아무래도 전기를 다루는 요리사보다 불을 다루는 요리사가 더 매력적으로 보여서일까.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맛에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선 나름의 ‘하이브리드’ 주방이 일반적인 형태가 돼 가고 있다. 주요 화구는 인덕션을 쓰되 숯을 피울 수 있는 화로를 하나 두는 것이다. 값비싼 인덕션 장비도 마련해야 하니 업주는 울고, 숯불을 피워야 하니 요리사는 더 고단해졌지만 그래도 고객 만족을 위해서니 어쩌겠는가.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열을 다루는 사람의 숙명일지니.
  • 겨울잠 깬 괴물 ‘불꽃 체인지업’ 예열

    겨울잠 깬 괴물 ‘불꽃 체인지업’ 예열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 프로야구(MLB) 최고의 투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오는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리는 토론토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다고 23일(한국시간) 예고했다. 류현진은 오랜만에 MLB 마운드를 밟는다. 지난해 10월 시즌을 마치고 입국한 류현진은 같은 해 12월 노사 갈등으로 MLB의 모든 업무가 중단되자 5개월 동안 국내에 머물며 훈련을 진행해 왔다. 노사 합의가 길어진 탓에 시범경기도 최근에서야 시작됐다. 류현진에겐 시범경기가 약해진 입지를 만회할 기회다. 류현진은 지난해 부진으로 팀내 입지가 많이 줄었다. 14승으로 아메리칸리그(AL) 다승 공동 2위에 올랐지만, 빅리그 입성 후 최다 패배(10패)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최고 장점으로 꼽혔던 평균자책점은 4.37로 명성에 비해 좋지 못했다. 류현진 스스로도 “평균자책점이 아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부터 토론토로 팀을 옮긴 2020~2021년 세 시즌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지금은 토론토 투수진 보강과 지난해 부진 등의 영향으로 에이스 자리를 내줬다. 현지에서는 류현진이 3선발로 기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좋은 구위를 보여 준다면 4시즌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류현진은 26일 디트로이트전을 포함해 3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해 구위를 점검한다. MLB 정규시즌은 다음달 8일 시작한다. 토론토는 같은 달 9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을 시작으로 가을 야구 진출을 노린다.
  • [서울광장] 586의 버티기, 민주당엔 악몽이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586의 버티기, 민주당엔 악몽이다/임창용 논설위원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됐던 ‘586 용퇴론’이 힘을 얻었다면 대선이 어떻게 됐을까? 지난 일을 가정하는 게 부질없긴 하지만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고 확신한다. 586세대 정치인들의 기득권 이미지에 거부감이 큰 중도층 표를 더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용퇴론은 송영길 대표의 ‘반짝쇼’에 그쳤다. 외려 우상호 의원이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586 정치인들이 선대위 요직을 맡아 선거를 지휘했다.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을 통해 역전을 노렸지만 중도층 표심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필자는 지난해 1월 칼럼에서 586 정치인들에게 부여했던 집권 엘리트로서의 지위를 거둬들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핵심 포스트에 포진한 586 정치인들이 주도한 정책은 이미 실패했으며, 전문성과 실천적·절차적 민주주의 가치로 무장한 인재들로 교체해 어긋난 국정을 바로잡으라고 했다. 하지만 586 정치인들은 그 후로도 건재했고, 문 대통령은 국정 실패 만회의 기회를 날려 버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일반적인 정치 이력이나 행정 경험을 쌓아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게 아니다. 권투선수로 치면 맷집 좋은 초보 선수가 링에 올라 두들겨 맞다 보니 상대방이 지쳐 나가떨어지면서 승리한 모양새가 됐다. 586세대 중심의 문재인 정권 키맨들은 정책에 실패한 사실은 인정하지 않은 채 조국 사태와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 울산 선거 개입 의혹이란 링에서 윤석열에게 무수한 펀치를 날렸다. 검찰개혁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면서. 하지만 ‘내로남불’이란 덫에 걸려 제대로 힘도 써 보지 못하고 상대 체급만 키워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 대선에서 패하면서 586 정치인들이 대거 일선에서 물러날 거란 예상이 쏟아졌다. 선거 책임론에다 586 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이상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송영길 당대표 등 지도부는 총사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 586 세력은 호락호락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싶다. 대선 패배를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면서 친문 핵심 586 정치인인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공동위원장직을 맡겼다. N번방 불꽃추적단 활동가인 26세 박지현 공동위원장과 투톱으로 세워 2030세대를 포용하는 ‘젊은 정당’ 모양새를 연출했지만 586 색깔 희석용 냄새가 난다. 민주당 내에서도 대선 패배 책임 당사자인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선 안 된다며 사퇴 목소리가 거세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일축한 상태다. 윤 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다급한 민생 현안을 챙기고 정치개혁 및 검찰개혁 법안 입법에 주력하겠다고 비대위 운영 방향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대선 패배의 주요인인 부동산 폭등과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 586식 낡은 정치 탈피를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7년 체제를 청산하고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586세대 정치인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나?”란 질문에 71.3%가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만큼 586 정치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는 의미다. 오죽하면 586 운동권의 상징격인 함운경씨가 “586세대는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일갈했을까.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춘 전 의원이 그제 “거대담론 시대는 저물었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한 점이 그나마 당내 변화에 대한 작은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윤 위원장이 선거를 지휘하는 한 1월 ‘586 용퇴론’ 이후의 상황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586 정치인들이 버틸수록 민주당에 대한 국민, 특히 중도층의 불신은 커질 것이다. 6월 지방선거는 물론 2년 뒤 총선에서 당에 악몽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반독재 투쟁 시절의 ‘586식 정의’는 시효가 끝났음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 [나와, 현장] 민주당 대선 패배, 소수 의견/기민도 정치부 기자

    [나와, 현장] 민주당 대선 패배, 소수 의견/기민도 정치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패배의 ‘다수 의견’은 ‘부동산’과 ‘내로남불’이다. 여기에 ‘소수 의견’을 덧붙인다. 몇 가지 ‘장면들’은 소수 의견을 만든 단상들이다. #1. 시대의 과제와 대결하기보다는 이기기 위한 전략이 난무했다. 시대정신이 없는 선거, 감동을 주지 못한 캠페인이 원인이다. 민주당 순회 경선이 시작된 2021년 9월 초 이재명 전 대선후보 측 핵심관계자에게 2017년 대선과 다르게 불평등 해결을 전면에 내걸지 않는다고 하자 “너무 진지해~. 우리가 다 할 거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날도 다음날도, 경선도 본선도 시대정신보다는 네거티브와 판세가 핵심이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중도층을 겨냥한 ‘555’(국민소득 5만 달러·코스피지수 5000·종합국력 5위), ‘박정희·김대중 정책을 함께 쓰는 실용’이라는 구호가 난무했다. #2. 민주당이 지지자들과 만들고 싶은 나라의 가치를 찾기 어려웠다. 지난해 12월 말 시대정신을 담은 슬로건이 ‘나를 위해 이재명’으로 처음 제시됐을 때 내부에서는 ‘나를 위한’이 더 낫지 않으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나를 위한’은 수동적 의미가 있어서 누군가를 선택하는 주체적 의미를 담은 ‘나를 위해’로 결정됐다는 점을 대단하게 설명하는 것을 들으며 외신에서 그와 비교하는 버니 샌더스의 대선 슬로건 ‘Not Me, Us’(나 아닌 우리), ‘fighting for someone you don’t know’(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위해 싸워라)가 떠올랐다. 민주당은 선거캠페인으로 무엇을 남겼는가. #3. 진보의 언어는 진화하지 못하고 촛불 정부에 대한 ‘백래시’(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발)에 맞서지 못했다. 한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재선 의원은 2월 초 지지율 열세 상황에서 ‘이재명다움을 더 보여 줘야 한다’는 당 일각의 지적이 나오자 “이제 이념의 시대는 지났다”고 일축했다. 이념을 강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 전 후보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청년에 대한 메시지가 서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 문제다. 신진욱 교수는 ‘그런 세대는 없다’에서 “언제부터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을 계급·노동·권력의 언어로 말하지 않고 세대의 언어로 말하며 기성세대라는 허깨비에 분노하기 시작한 걸까”라고 지적했다. #4. 이 전 후보는 ‘추적단 불꽃’ 박지현(26)씨의 등장 이전까지 20대 여성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이 전 후보가 표 계산을 하며 1월 초 ‘닷페이스’에 출연해, 논란 없이 인터뷰를 했다고 주위를 안심시키던 장면이 기억난다. 반면 박씨는 마스크를 벗고 젠더의 언어로 “살려 달라”는 여성들의 공포를 조직해 ‘이대남 정치’에 균열을 냈다. 민주당이 기억해야 할 장면은 어떤 것인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