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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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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의’ 다룬 외화 2편

    몸과 정신의 분리 등 초자연적 현상을 모티프로 한 외화 두 편이 새달 2일 개봉된다.‘프리키 프라이데이(Freaky Friday)’는 엄마와 딸의 몸이 바뀌고 ‘고티카(Gothica)’는 원혼이 정신과 여의사의 몸에 빙의(憑依)한다.장르도 각각 코믹 드라마와 스릴러로 달라 색다르다. ●프리키 프라이데이= 엄마는 딸로,딸은 엄마로 서로 몸이 바뀐 모녀가 벌이는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아기자기하게 엮어가는 코미디.올드팬이라면 76년 조디 포스터가 딸로 나온 동명의 영화가 떠오를 것이다.마크 워터스 감독이 현대 분위기에 맞게 리메이크해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2200만달러를 벌었다. 의사 테스 콜먼(제이미 리 커티스)과 15살난 딸 애나(린제이 로한)는 모든 면에서 티격태격하는 앙숙 모녀.둘은 세대 차이에다 개인적 취향마저 달라 옷과 음악,남자 친구 등 어느 하나에도 마음이 같은 경우가 없다. 거듭되던 둘의 갈등은 테스의 재혼을 며칠 앞두고 극에 달한다.애나가 이끄는 그룹사운드가 꿈에 그리던 오디션에 참가할 기회가 왔는데 그날은 공교롭게도 테스의 재혼 리허설날.자신의 음악세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불만이던 애나는 오디션 참가를 반대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사정은 엄마 콜먼도 마찬가지.자신의 재혼을 뜨악하게 바라보는 딸이 리허설 행사 때 자리를 비우겠다는 말에 참을 수 없다. 중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 치열한 언쟁을 벌이던 모녀가 중국 ‘행운의 쿠키’를 받으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다음 날 아침 테스와 애나는 서로 몸이 뒤바뀌면서 ‘끔찍한 금요일’이 시작된 것.새 아버지가 될 늙은 라이언(마크 하먼)이 키스하겠다고 다가오는 것에 닭살돋는 딸과 엄마가 딸 대신 재시험을 치르고 오디션에 나가 진땀을 흘리는 등 뒤죽박죽된 상황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해프닝의 극치는 딸의 애인인 제이크가 엄마를 보고 반하는 것.몸은 엄마지만 그 속에 담긴 딸의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끌리면서 진행되는 사건은 포복절도하게 만든다.곤욕을 치르던 모녀는 어느덧 ‘이해의 강’을 건너고 있다.너무 익숙한 구성이지만 모녀 사이에 늘 있음직한 상황이라 흥미롭다.무엇보다 몸이 바뀐 모녀로 나오는 제이미 리 커티스와 린제이 로한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를 밝고 유쾌하게 채색한다. ●고티카 = 깨어나보니 의사에서 죄수로 정신과 여의사가 자신에게 벌어진 초자연적 현상과 살인 누명을 벗겨가는 과정을 다룬 스릴러물.여성 교도소에서 정신치료를 맡고 있는 미란다 그레이(할 베리)는 남부러울 것이 없다.똑똑하고 자기 일에 딱 부러지는 데다 남편 더그(찰스 듀턴)도 같은 형무소의 정신과 과장으로 물심 양면 도와주고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집으로 돌아가다 길가에 선 소녀를 피하느라 차를 들이받는다.내려서 상처투성이의 소녀를 도와주려다 그녀에게서 타오른 불꽃이 옮겨오면서 정신을 잃는다.사흘 만에 깨어나보니 감옥.더구나 자신을 치료하러온 동료인 피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물어보니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벽과 흉기에 지문이 남아 있는 등 모든 정황은 불리하다. 또 현장에 피로 새겨진 ‘Not Alone(혼자가 아니다.)’이라는 글자가 샤워 도중 자신의 팔에 새겨지면서 누명의 수렁은 깊어진다. 믿을 사람이 자신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미란다는 진상을 캐간다.그 과정에 억울하게 죽은 소녀의 원혼의 빙의,남편 더그의 비밀 등이 밝혀진다.순간순간 긴장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 전개가 엉성해 긴박의 밀도는 떨어진다.또 미란다가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상황 등에서 ‘식스 센스’의 이미지가 겹친다. 2002년 ‘몬스터 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움켜쥔 할 베리가 분노와 공포에 사로잡힌 미란다로 호연한다.‘바닐라 스카이’의 페넬로페 크루즈가 여죄수 클로이로 얼굴을 내민다.‘증오’‘어새신’ 등을 연출한 프랑스의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 이종수기자 vielee@˝
  • 금·석유·농산물펀드 나온다

    빠르면 올 상반기중 부동산과 금·석유·농산물 등의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수익증권)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기존 증권사와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에서도 펀드상품을 판매하게 된다.이에 따라 자산운용서비스를 받으려는 투자자들의 간접투자상품 선택의 폭과 서비스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간접투자 ‘업그레이드’ 지난해 8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하 자산운용업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최근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확정되면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이 법령에 따라 투신사·증권사·은행·보험사 등이 간접투자상품을 운용·판매하게 된다.자산운용업법의 가장 큰 특징은 펀드의 자산운용 대상이 대폭 확대돼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펀드 실적공시 보고 등 투자자 보호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기존 투자신탁법에서는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에 국한됐던 투자대상이 통화·금리·선물·옵션 등 장내외 파생상품과 부동산 개발 및 임대,금·석유·농산물 등의 실물자산,보험증권·금전채권·영화 등의 수익분배형 특정사업 등으로 대폭 확대된다.이에 따라 각각의 투자대상만 편입시킨 단품펀드는 물론,펀드간 이동이 가능한 ‘모자(母子)형’펀드,‘엄브랠러형’펀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특히 기존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에 비해 자본금 제한이 없고 차입·대여가 가능한 부동산펀드 출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삼성투신운용 정성환 팀장은 “오는 6월쯤 부동산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며,해외헤지펀드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헤지펀드 인덱스펀드’,금·니켈·원유 등 선물지수에 투자하는 ‘실물인덱스펀드’ 등도 잇따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부동산펀드는 CR리츠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투자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따라 금융권역간 업무영역도 허물어져 펀드 운용은 자산운용사와 은행,보험사가 할 수 있게 된다.판매는 기존 증권사와 은행에서 보험사가 추가돼 보험 지점이나 임직원도 다양한 펀드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자산운용협회 김철배 부장은 “기존에는 자산운용사가 계열 증권사를 통해서만 펀드를 팔았다면 앞으로는 은행·보험사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게 돼 ‘윈윈’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업계 불꽃 경쟁 돌입 펀드 투자대상 확대로 자산운용업계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은행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상품들이 출시되면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간접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으로 기대돼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투증권을 인수한 푸르덴셜을 비롯,템플턴·PCA·슈로더·피델리티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피델리티투자자문 관계자는 “상반기중 자산운용사를 설립,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맞춰 다양한 펀드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한국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성이 큰 만큼 자산관리서비스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투·대투·삼성투신·미래에셋 등 기존 메이저 투신사들은 물론,마이다스·유리·세이에셋 등 중·소형사들도 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수익증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운용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객관적인 자산평가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LG필립스 파주 7세대LCD 생산라인 착공 LG·삼성 주도권경쟁 ‘불꽃’

    LG필립스LCD가 18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에서 100만평 규모의 파주 TFT-LCD 산업단지 기공식을 갖고 TV용 대형 LCD 생산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LCD에서 LG필립스와 세계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도 이미 61만평 규모로 7세대 전용라인 공사가 진행중인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99만평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LCD 코리아’의 위상만큼 LCD단지도 점점 커지고 있다. 파주 LCD 산업단지는 LG필립스LCD의 7세대 생산라인이 들어설 51만평에 경기도가 국내외 협력업체들을 위해 별도로 50만평을 조성,총 100만평 규모로 태어난다. LG필립스LCD는 파주 단지에 LCD 생산라인 및 연구개발 센터와 협력업체들의 시설투자를 포함해 향후 10년간 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단지조성이 완료되면 2만 5000명 수준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기판 규격으로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사인 S-LCD의 7세대규격(1870㎜×2200㎜)보다 큰 가로 세로 2m 이상을 검토 중이다.오는 2006년 상반기부터 42인치 이상의 차세대 대형 LCD TV용 제품의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로써 LG필립스LCD는 파주 단지에서 대형 TV용 LCD 패널을,2∼6세대까지 6개 라인이 가동중인 구미 단지에서 모니터 및 노트북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이원체제’를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기흥사업장에서 3∼3.5세대,천안사업장에서 4∼5세대,탕정사업장에서 7세대를 분담 생산하기로 했다.삼성전자는 LG필립스보다 1년 빠른 내년 2·4분기부터 7세대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어서 7세대 표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대형LCD기준) 21.1%와 19.6%로 1,2위를 차지했던 LG와 삼성의 선두경쟁은 올해 삼성이 3000만대 출하로 2700만대 규모의 LG를 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6세대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LG가 다시 수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이후 하반기 삼성이 7세대 제품으로 반격을 가한 뒤 2006년 LG가 7세대 제품을 내놓으면서 불을 뿜는 각축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구본준 부회장은 이날 “협력업체 동반 성장,산학연 연구개발 활성화,선진 외국기업의 투자 등을 통해 파주단지가 세계적인 LCD 코어사이트(Core Site)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Anycall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강동희 조우현 LG 살렸다

    조우현의 투지와 강동희의 노련미가 벼랑 끝에 몰렸던 LG를 살렸다. LG는 1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오리온스를 100-90으로 꺾었다.LG는 이로써 1승1패의 균형을 이루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두 팀의 마지막 3차전은 18일 대구에서 열린다. 감독들은 경기전 약속이라도 한 듯 “1쿼터에서 밀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감독들의 말대로 초반부터 기싸움이 불꽃을 튀겼다. LG의 빅터 토마스(28점)가 골밑을 파고 들면 오리온스에서는 바비 레이저(19점 11리바운드)가 골밑슛을 시도했다.조우현(16점)의 3점슛이 터지자 김승현(20점 13어시스트)도 3점포로 응수했다.LG는 1쿼터를 29-27로 근소하게 앞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LG에는 큰 구멍이 생겼다.1쿼터 후반에 벌써 라이언 페리맨(12점 16리바운드)이 파울트러블에 걸린 것.‘리바운드왕’ 페리맨은 LG가 골밑 우위를 점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선수로 그가 퇴장당한다면 LG에는 희망이 없어 보였다. 2쿼터에서 LG는 강동희와 송영진을 투입해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송영진은 가로채기 2개를 성공시켰고,골밑 득점도 올려 기대에 부응했다.토마스와 김영만(16점) 전형수(14점)가 나란히 골밑슛에 이은 추가자유투까지 얻어내 LG는 58-55,불안한 리드를 유지했다.오리온스는 레이저와 아티머스 맥클래리(28점 10리바운드)를 앞세워 LG 골밑을 마음놓고 휘저으며 맹추격했다. 그러나 LG에는 조우현이 있었다.조우현은 3쿼터 시작과 함께 2개의 미들슛을 터뜨리더니 벼락 같은 3점포를 더했다.조우현이 선봉을 자처하자 파울트러블 때문에 극도로 위축됐던 페리맨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페리맨은 강동희의 절묘한 패스를 이어 받아 훅슛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4쿼터에서만 무려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81-79,살얼음판 승부에서 조우현과 강동희의 3점포가 잇따라 터지자 분위기는 급격하게 LG쪽으로 기울었다.정규시즌보다 10여분이 많은 28분을 뛴 강동희는 이날 10점을 올리며 노련하게 경기를 이끌어 부활을 예고했다.오리온스는 맥클래리와 김승현을 내세워 끝까지 기회를 노렸으나 결국 페리맨을 퇴장시키지 못해 아깝게 무너졌다. 창원 이창구기자 window2@ ■감독 한마디 ●승장 LG 김태환 감독 노장 강동희가 부진을 말끔하게 털어낸 것이 승리의 큰 원동력이었다.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린 페리맨에게는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주문했는데 파울 관리를 잘 하며 끝까지 선전했다.초반에 좀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해 3차전에 대비하겠다. ●패장 오리온스 김진 감독 심판에게 항의하느라 경기의 맥을 놓쳤다.페리맨을 초기 퇴장시키지 못한 게 아쉽다.김병철의 야투를 기대했지만 슛찬스를 열어주는 패스가 좀처럼 이어지지 못했다.˝
  • 화이트데이 폭죽 ‘총성’오인 소동

    탄핵정국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밤중에 예고없이 이른바 화이트데이 맞이 불꽃축제가 벌어지는 바람에 폭음에 놀란 시민들이 경찰 등에 문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4일 오후 7∼9시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특설무대에서 ‘화이트데이’를 맞아 CJ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업체가 ‘레인보 불꽃 페스티벌’을 갖고 2만여발의 폭죽을 쏘아올렸다. 이날 폭죽 소리는 남산에서도 들릴 정도로 컸고,이로 인해 마포구 상암동,성산동 일대는 물론 강서구 염창동,양천구 목동 주민들이 서울경찰청 112상황실과 마포경찰서 등에 모두 500여건의 문의 및 항의 전화를 걸었다.일부 주민은 “탄핵정국에 전쟁난 것 아니냐”,“포성이냐 총성이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서울시청 홈페이지에는 항의성 글이 잇따라 올랐다.‘서울시민’이라는 네티즌은 “하늘은 번뜩이고 애들은 무섭다고 집으로 뛰어들어가고 겁난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1)한국의 찻그릇 문화-서영기의 ‘마애불꽃병’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1)한국의 찻그릇 문화-서영기의 ‘마애불꽃병’

    차살림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일보다 이 행위를 통하여 느끼려는 생명성과 정신적 양식과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이다.역사성과 심성이 포함된 문화와 풍속이 담겨 있어야 차살림이 된다는 뜻이다.그래서 차문화는 차를 통해 시대마다 그 속에 살았던 사람들의 체온과 사상,풍습이 모두 포함된 것이라 할 수 있다.우리나라 차문화에서 꽃과 꽃병은 찻그릇들이 그러하듯 역사성,예술성과 함께 종교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꽃은 생명의 잉태,태어남,성장과 노쇠,죽음으로 이어지는 순환과 영속의 비밀을 침묵으로 말하는 상징물이다.이때 꽃병은 꽃의 거처이며,대지이며,시간이며 공간이다.존재의 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최근 ‘마애불꽃병’이라는 매우 독특한 도예작품을 발표하여 디자인과 역사성이 매우 잘 결합된 새로운 도자문화의 방향을 제시한 서영기(경기대 디자인 공예학부 도자전공·44)교수의 장작가마를 찾아갔다.그의 집이자 작업장인 죽연요(竹淵窯)는 충북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44번지의 산중턱에 있었는데,그가 손수 지은 통나무와 황토를 이용한 집은 아늑했다. 문 : 선생께서는 요즈음 흙과 불로써 한국인의 오랜 생활신앙의 모태였던 산과 바위를 도예 작업으로 형상화하는 특이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마애불이 새겨진 산의 바위 절벽을 꽃병으로 형상화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투실하면서도 정감어린 형태와 따스한 색감을 지닌 화강암의 암석미(岩石美)를 도자예술로 재해석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이런 작업을 하게 된 동기가 있었겠지요? ●화강암의 암석미 도예로 재해석 徐 : 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는 44년 전에 저가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저의 선대들도 이곳이 고향입니다.단양은 단양팔경으로도 유명하지요.특히 사인암(舍人岩)을 비롯하여 하선암(下仙岩),중선 상선암,도담삼봉(嶋潭三峰) 등은 모두 기암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장관들이지요.이처럼 단양은 기암괴석들이 빼어난 풍광을 이루고 있습니다.그래서 어릴 적부터 그런 바위산,절벽들을 보고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의 심성에도 단양의 풍광들이 배어들었지 않나 싶습니다. 특별하게 마애불을 의식하여 시도하지는 않았어요.이른바 전통 장작가마를 이용하여 도자기 작업을 하다 보니 전통이란 것의 의미를 생각할 수밖에 없지요.전통을 저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힘의 본질과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요. 시대마다 특징이 있지 않습니까? 그 특징이 변화인데 도예작가는 그 시대의 특징을 창작의 원천으로 삼아야 하고,그것은 작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새롭다는 것이 변화 아니겠어요? 그 변화 가운데 저는 마애불과 기암 절벽이 지닌 민간 신앙,이를테면 높은 산이나 깎아지른 절벽 아래서 촛불을 켜놓고 향을 피우면서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거나 치성을 드리는 모습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아주 흔한 풍경이거든요.그래서 흙으로 그 형상들을 빚어보았지요.바위 질감이 느껴지는 천연 유약을 선택하여 입히고 가마 안에 넣었지요. 뜻밖에 괜찮은 느낌의 작품들이 탄생되더군요.그때부터 서산마애불을 비롯하여 전국 여러곳의 마애불들을 시간나는 대로 찾아다니기도 했지요.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차츰 이쪽 작업을 많이 하게 된 것뿐입니다. ●시대의 특징을 창작의 원천 삼아야 문 : 작품들 중에는 흡사 관세음보살도에서 볼 수 있는 감로수병(甘露水甁) 모양을 닮은 꽃병이 기암절벽을 업고 있는 듯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있더군요.실제로 관음신앙에 어떤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徐 : 그렇습니다. 문 : ‘마애불꽃병’ 연작들을 보고 있다 보면 선생께서는 흙에 관한 나름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데,실제로 도자기 작업에서 흙의 비중은 절대적이기도 하지요. 흙을 도자기의 근본 재료로 삼는 문제 외에 흙이 지닌 다양한 성질과 자원으로서의 가치 등에 대한 선생의 견해는 어떤 것입니까? 徐 : 도자기에서 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겠지요.첫째는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측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제한된 특수 목적을 위해서 사용되는 흙으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다양한 조형과 주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하여는 주로 점토질이 풍부한 흙을 쓰지요.부드럽고 유연성이 있으면서 찰기가 좋은 것들이지요. 제한된 특수 목적에 사용되는 흙은 보통 지역에 따라 내화도(耐火度) 정도에 맞는 그릇을 만들 때 제기되는 문제지요.예를 들면 찻사발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알갱이가 굵고 내화도가 높은 소백산맥 이남 남해안 지방의 흙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흙의 성질을 잘 파악하여 특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흙을 조합하여 작가마다의 개성있는 흙으로 바꾸어내어 사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훌륭한 도예작가는 그만의 독특한 흙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만 합니다.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난 세기 일제 때 일본인들이 좋은 흙 대부분을 일본으로 실어간 뒤로 사실상 질 좋은 흙이 고갈된 상태라고 말합니다.틀린 주장이 아니라고 봅니다. ●일제때 좋은 흙 대부분 약탈 당해 문 : 선생께서 도예에 입문하게 된 무슨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습니까? 徐 : 계기라기보다는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제가 태어나 자란 이곳은 조선시대를 통하여 좋은 백토(白土) 산지여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관요(官窯)가 있었고,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민요(民窯)가 번창했던 도자기 골이지요.지금도 유명한 도자기 생산단지가 들어서 있지 않습니까. 저의 숙부님께서 사기장이었지요.그러다 보니 온 집안 사람들이 모두 그릇 만드는 일과 관련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지요.저는 어릴 적부터 흙을 주무르며 도자기 문화에 흠뻑 젖어서 자랐지요.20세 전후하여 숙부님한테서 본격적으로 도자기 만드는 일을 배우게 되었고,5년 동안의 수습을 마치고 독립했지만 실패만 맛보았지요.어리석다고 느꼈어요.다시 배우기 위해 김응한 선생의 제자가 되었지요.13년 동안 열심히 배웠습니다.그러니까 꼬박 20년 동안을 전통 도자기 배우는 데 보낸 셈입니다.그런 후에야 비로소 저 나름의 독자적인 작업을 시작하여 ‘죽연요’라는 이름을 내걸게 되었습니다. 문 : 흙을 알아보기,흙을 반죽하여 꼬막밀기와 꼬막뜨기,물레질,유약개발,불때기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 없는 전 과정을 꼼꼼하게 배우고 다져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 20년이라 하셨는데,전통 가마에서 불의 중요성은 특히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요즘 차인들이 다양한 색깔의 변화를 중시하는 경향이거든요.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찻그릇의 색깔 관계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徐 : 다양한 색채를 입힌 그릇을 선호하는 것은 분명합니다.일본이나 서구 사회에서는 색채의 다양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인위적인 도안을 하고 색깔마다 개별적인 작업을 하지요.한국의 전통가마는 불의 성질을 이용하여 자연적인 색채의 조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도자예술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요변(窯變)이라 하지요.가마 안에서 산소량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로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환원불,중성불,산화불 등으로 분류하는데,이것은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합니다.다만 오랜 경험이 가장 중요하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만.저의 경우 10여년 정도 불을 지피다보니 저절로 터득되더군요. 예를 들면 가마의 첫째 칸은 환원불로서는 가장 성공률이 높은데 바닥에 숯불이 많이 쌓이기 때문이지요.아무튼 색깔은 유약도 중요하지만 불의 상태가 더욱 중요하고,이 중요성은 오랜 경험과 치밀한 분석이 있어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불의 성질 이용해 색채의 조화 만들어 문 : 전통의 문제와 함께 요즘 크게 논의되는 것이 모방과 복제에 따른 부작용인 것 같은데,이 점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徐 : 도자기에서 전통이란 작가의 피속에 흐르는 정신이겠지요.전통 그 자체가 그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피를 몸에 지닌 작가가 그만의 생각으로 다양하게 작품을 만드는 것이지요.좋은 전통은 곧 품격 높은 다양성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겠지요. 전통 문화를 흔히 틀속에 가두어 놓고 획일화한 것으로 보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모방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 작업입니다.배우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지요.하지만 작가가 된 뒤에도 모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복제하는 것은 작가 자신의 죽음일 따름입니다. 문 : 찻사발에 대한 선생의 생각을 말씀해 주시지요. 徐 : 절제된 아름다움이 함축된 형태와 어딘지 모르게 좀 모자라고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찻사발을 만들고 싶습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1)한국의 찻그릇 문화-서영기의 ‘마애불꽃병’

    차살림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일보다 이 행위를 통하여 느끼려는 생명성과 정신적 양식과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이다.역사성과 심성이 포함된 문화와 풍속이 담겨 있어야 차살림이 된다는 뜻이다.그래서 차문화는 차를 통해 시대마다 그 속에 살았던 사람들의 체온과 사상,풍습이 모두 포함된 것이라 할 수 있다.우리나라 차문화에서 꽃과 꽃병은 찻그릇들이 그러하듯 역사성,예술성과 함께 종교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꽃은 생명의 잉태,태어남,성장과 노쇠,죽음으로 이어지는 순환과 영속의 비밀을 침묵으로 말하는 상징물이다.이때 꽃병은 꽃의 거처이며,대지이며,시간이며 공간이다.존재의 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최근 ‘마애불꽃병’이라는 매우 독특한 도예작품을 발표하여 디자인과 역사성이 매우 잘 결합된 새로운 도자문화의 방향을 제시한 서영기(경기대 디자인 공예학부 도자전공·44)교수의 장작가마를 찾아갔다.그의 집이자 작업장인 죽연요(竹淵窯)는 충북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44번지의 산중턱에 있었는데,그가 손수 지은 통나무와 황토를 이용한 집은 아늑했다. 문 : 선생께서는 요즈음 흙과 불로써 한국인의 오랜 생활신앙의 모태였던 산과 바위를 도예 작업으로 형상화하는 특이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마애불이 새겨진 산의 바위 절벽을 꽃병으로 형상화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투실하면서도 정감어린 형태와 따스한 색감을 지닌 화강암의 암석미(岩石美)를 도자예술로 재해석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이런 작업을 하게 된 동기가 있었겠지요? ●화강암의 암석미 도예로 재해석 徐 : 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는 44년 전에 저가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저의 선대들도 이곳이 고향입니다.단양은 단양팔경으로도 유명하지요.특히 사인암(舍人岩)을 비롯하여 하선암(下仙岩),중선 상선암,도담삼봉(嶋潭三峰) 등은 모두 기암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장관들이지요.이처럼 단양은 기암괴석들이 빼어난 풍광을 이루고 있습니다.그래서 어릴 적부터 그런 바위산,절벽들을 보고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의 심성에도 단양의 풍광들이 배어들었지 않나 싶습니다. 특별하게 마애불을 의식하여 시도하지는 않았어요.이른바 전통 장작가마를 이용하여 도자기 작업을 하다 보니 전통이란 것의 의미를 생각할 수밖에 없지요.전통을 저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힘의 본질과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요. 시대마다 특징이 있지 않습니까? 그 특징이 변화인데 도예작가는 그 시대의 특징을 창작의 원천으로 삼아야 하고,그것은 작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새롭다는 것이 변화 아니겠어요? 그 변화 가운데 저는 마애불과 기암 절벽이 지닌 민간 신앙,이를테면 높은 산이나 깎아지른 절벽 아래서 촛불을 켜놓고 향을 피우면서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거나 치성을 드리는 모습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아주 흔한 풍경이거든요.그래서 흙으로 그 형상들을 빚어보았지요.바위 질감이 느껴지는 천연 유약을 선택하여 입히고 가마 안에 넣었지요. 뜻밖에 괜찮은 느낌의 작품들이 탄생되더군요.그때부터 서산마애불을 비롯하여 전국 여러곳의 마애불들을 시간나는 대로 찾아다니기도 했지요.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차츰 이쪽 작업을 많이 하게 된 것뿐입니다. ●시대의 특징을 창작의 원천 삼아야 문 : 작품들 중에는 흡사 관세음보살도에서 볼 수 있는 감로수병(甘露水甁) 모양을 닮은 꽃병이 기암절벽을 업고 있는 듯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있더군요.실제로 관음신앙에 어떤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徐 : 그렇습니다. 문 : ‘마애불꽃병’ 연작들을 보고 있다 보면 선생께서는 흙에 관한 나름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데,실제로 도자기 작업에서 흙의 비중은 절대적이기도 하지요. 흙을 도자기의 근본 재료로 삼는 문제 외에 흙이 지닌 다양한 성질과 자원으로서의 가치 등에 대한 선생의 견해는 어떤 것입니까? 徐 : 도자기에서 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겠지요.첫째는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측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제한된 특수 목적을 위해서 사용되는 흙으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다양한 조형과 주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하여는 주로 점토질이 풍부한 흙을 쓰지요.부드럽고 유연성이 있으면서 찰기가 좋은 것들이지요. 제한된 특수 목적에 사용되는 흙은 보통 지역에 따라 내화도(耐火度) 정도에 맞는 그릇을 만들 때 제기되는 문제지요.예를 들면 찻사발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알갱이가 굵고 내화도가 높은 소백산맥 이남 남해안 지방의 흙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흙의 성질을 잘 파악하여 특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흙을 조합하여 작가마다의 개성있는 흙으로 바꾸어내어 사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훌륭한 도예작가는 그만의 독특한 흙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만 합니다.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난 세기 일제 때 일본인들이 좋은 흙 대부분을 일본으로 실어간 뒤로 사실상 질 좋은 흙이 고갈된 상태라고 말합니다.틀린 주장이 아니라고 봅니다. ●일제때 좋은 흙 대부분 약탈 당해 문 : 선생께서 도예에 입문하게 된 무슨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습니까? 徐 : 계기라기보다는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제가 태어나 자란 이곳은 조선시대를 통하여 좋은 백토(白土) 산지여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관요(官窯)가 있었고,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민요(民窯)가 번창했던 도자기 골이지요.지금도 유명한 도자기 생산단지가 들어서 있지 않습니까. 저의 숙부님께서 사기장이었지요.그러다 보니 온 집안 사람들이 모두 그릇 만드는 일과 관련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지요.저는 어릴 적부터 흙을 주무르며 도자기 문화에 흠뻑 젖어서 자랐지요.20세 전후하여 숙부님한테서 본격적으로 도자기 만드는 일을 배우게 되었고,5년 동안의 수습을 마치고 독립했지만 실패만 맛보았지요.어리석다고 느꼈어요.다시 배우기 위해 김응한 선생의 제자가 되었지요.13년 동안 열심히 배웠습니다.그러니까 꼬박 20년 동안을 전통 도자기 배우는 데 보낸 셈입니다.그런 후에야 비로소 저 나름의 독자적인 작업을 시작하여 ‘죽연요’라는 이름을 내걸게 되었습니다. 문 : 흙을 알아보기,흙을 반죽하여 꼬막밀기와 꼬막뜨기,물레질,유약개발,불때기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 없는 전 과정을 꼼꼼하게 배우고 다져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 20년이라 하셨는데,전통 가마에서 불의 중요성은 특히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요즘 차인들이 다양한 색깔의 변화를 중시하는 경향이거든요.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찻그릇의 색깔 관계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徐 : 다양한 색채를 입힌 그릇을 선호하는 것은 분명합니다.일본이나 서구 사회에서는 색채의 다양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인위적인 도안을 하고 색깔마다 개별적인 작업을 하지요.한국의 전통가마는 불의 성질을 이용하여 자연적인 색채의 조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도자예술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요변(窯變)이라 하지요.가마 안에서 산소량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로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환원불,중성불,산화불 등으로 분류하는데,이것은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합니다.다만 오랜 경험이 가장 중요하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만.저의 경우 10여년 정도 불을 지피다보니 저절로 터득되더군요. 예를 들면 가마의 첫째 칸은 환원불로서는 가장 성공률이 높은데 바닥에 숯불이 많이 쌓이기 때문이지요.아무튼 색깔은 유약도 중요하지만 불의 상태가 더욱 중요하고,이 중요성은 오랜 경험과 치밀한 분석이 있어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불의 성질 이용해 색채의 조화 만들어 문 : 전통의 문제와 함께 요즘 크게 논의되는 것이 모방과 복제에 따른 부작용인 것 같은데,이 점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徐 : 도자기에서 전통이란 작가의 피속에 흐르는 정신이겠지요.전통 그 자체가 그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피를 몸에 지닌 작가가 그만의 생각으로 다양하게 작품을 만드는 것이지요.좋은 전통은 곧 품격 높은 다양성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겠지요. 전통 문화를 흔히 틀속에 가두어 놓고 획일화한 것으로 보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모방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 작업입니다.배우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지요.하지만 작가가 된 뒤에도 모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복제하는 것은 작가 자신의 죽음일 따름입니다. 문 : 찻사발에 대한 선생의 생각을 말씀해 주시지요. 徐 : 절제된 아름다움이 함축된 형태와 어딘지 모르게 좀 모자라고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찻사발을 만들고 싶습니다.˝
  • 장정일 112초만에 금강장사 등극

    ‘짱가’ 장정일(현대)이 제64대 금강장사에 등극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모두 112초.팀 동료 허상훈과의 4강전 첫째판이 32초로 가장 길었다.결승전에서 두 판만 내줬을 뿐,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장정일은 11일 경남 함양체육관에서 열린 2004 함양장사 씨름대회 금강급(90㎏ 이하) 결승에서 이성원(LG)을 합의판정 끝에 힘겹게 꺾고 올라온 ‘악바리’ 김유황(현대)을 3-2로 제압했다.기술과 기술의 대결로 불꽃 튀긴 이날 결승에서 장정일은 마지막 다섯번째 판이 시작되자마자 번개 같은 뒤집기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장정일은 지난해 금강급이 부활한 이후,6차례 대회에서 4차례나 꽃가마에 올라,금강급 최고수임을 입증했다.현대씨름단은 이날 금강장사와 1품(김유황) 2품(허상훈) 6품(하성우) 7품(김형규)을 휩쓸어 ‘금강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함양 홍지민기자 icarus@˝
  • 하이서울 축제 5월 첫머리 팡파르

    올해 ‘하이서울 페스티벌’에는 2002년 월드컵 때의 ‘붉은 물결’을 상징한 RED(Refreshing,Exciting,Dynamic=새롭게,재밌게,신나게) 정신을 담았다.한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만큼 한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시민은 물론 국내 다른 지역민과 세계인이 모이는 자리가 되도록 했다. 월드컵 때 응원거리를 이뤘던 시청앞 광장을 주무대로 한다.경복궁·창덕궁 등 5개 고궁과 월드컵공원,대학로 등에서 열린다.지난해에는 이틀간 열렸지만 올 행사기간은 9일간(5월 1∼9일)이다.규모도 대폭 확대된다. 하이라이트는 8일(토) 오후 5시부터 9일(일) 오전 8시까지 시청앞 광장을 중심으로 4대문 안에서 한류 스타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축제의 밤을 즐기는 ‘한류 백야축제’.축제에서는 식전행사로 2002 월드컵의 거리응원 함성이 재연된다.오프닝 행사로 시청 건물을 활용한 ‘빛의 축제’(PiGi쇼),레이저 퍼포먼스,모터 패러글라이딩을 통한 공중쇼 등이 펼쳐진다. 이어 인디밴드,록 공연,서울의 소리 난타 2004,불꽃쇼가 새벽 2시까지 화려하게 진행된다.동대문,명동,종로,대학로,신촌·홍대 등 상권별로 다양한 공연이 동시에 열린다. 9일 오후 3시에는 동대문운동장∼종로∼광화문∼시청광장을 잇는 3.8㎞ 구간을 ‘차없는 거리’로 정해 1만여명이 참가하는 전통행렬과 국내외 군악대,해외 민속공연팀,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축제기간 내내 지역별로 열리는 ‘서울 원조 음식마당’에서는 성동구 왕십리 곱창,중구 신당동 떡볶이와 장충동 족발,마포 갈비,무교동 낙지,오장동 냉면 등을 소개해 서울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이어진다.시민화합 줄다리기,알뜰장터,건강나누기 여성 마라톤,청계천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송한수기자 onekor@˝
  • 속초 산불… 주민 6800명 긴급대피

    1996년,2000년 대형 산불을 겪었던 강원도 속초·강릉·고성지역에 또다시 산불이 잇따라 수십채의 집이 불에 타고 수천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처음 산불이 난 곳은 속초시 노학동 국립공원 설악산 인근 청대산 중턱으로,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속초시 조양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주택 밀집지역을 덮쳤다.이 불로 이재민 118명이 발생하고,주택 등 64채와 도심주변 야산 10㏊가 소실됐다.아파트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6800여명이 한때 긴급 대피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10일 오후 1시22분쯤 속초시 노학동 청대산 변전소 인근에서 고압선 절단에 의한 전기불꽃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했다.그러나 한전 관계자는 송전선이 아닌 배전선이 끊어졌으며 화재가 발생한 뒤 단선됐다고 주장했다.불길은 순간 초속 28m의 강한 바람을 타고 설악산 국립공원 경계지점인 청대산을 넘어 발화지점에서 7∼8㎞ 떨어진 조양동·대포동 일대 해안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번졌다.오후 5시쯤 가랑비가 내리면서 큰 불길이 잡혔다.동해안 일대에는 이날 폭풍경보와 함께 강풍경보까지 내려진 상태였다. 불길이 번지자 속초시는 가두방송을 통해 긴급 대피방송을 하면서 부영·성우·주공 등 아파트 밀집지역 주민 6800여명을 인근 조양·청대초교,조양동사무소 등으로 대피시켰다.주민들은 주택가로 날아드는 연기 속에 대피하느라 심한 고통을 겪었다.속초상고와 조양·청대초교는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 3500여명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불이 나자 속초소방서와 속초시청 공무원 등 유관기관 5547명이 헬기 17대와 소방차 53대,군장비 등을 긴급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강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다행히 낮시간에 산불이 발생,바람이 해변 쪽으로 불어 국립공원 설악산 쪽으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9분쯤에는 고성군 간성읍 금수리 고성산 인근 고성경찰서 뒷산에서도 산불이 발생,금수리 주민 30여가구가 긴급 대피했다.오후 6시32분쯤에는 강릉시 사천면 속칭 구라미마을 뒷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으나 40여분만에 진화됐다. 속초 조한종 김효섭기자 bell21@˝
  • [박진환의 덩크슛] 최악의 신인 흉작

    03∼04프로농구 정규리그도 팀당 2게임씩만을 남겨 놓고 있다.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은 일찌감치 결정났고,개인상 각축이 막판 불꽃을 튀기고 있다.이 가운데 “인생에 단 한번밖에 기회가 없다.”는 신인왕은 딱히 떠오르는 후보가 없어 사상 최악의 수상자가 탄생할 전망이다. 역대 신인왕 면모를 훑어보면 97∼98시즌 주희정(당시 나래)을 시작으로 신기성(당시 나래) 김성철(SBS) 이규섭(당시 삼성) 김승현(당시 동양) 김주성(당시 삼보) 등 화려하기 짝이 없다.특히 00∼01시즌부터 내리 3년동안 신인왕을 배출한 팀이 챔프에 등극해 특출한 신인 선발은 곧 우승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그러나 올시즌엔 우승은커녕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을 아무리 훑어봐도 신인왕 후보로 꼽을 만한 선수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이 때문에 올시즌엔 플레이오프 탈락팀에서 신인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프로무대에 첫 선을 보인 25명 가운데 신인왕 자격을 갖춘 선수는 단 7명.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지명된 김동우,2순위 옥범준(KTF),3순위 박종천과 2라운드에 지명된 이현호(이상 삼성),6순위 안철호(SBS),7순위로 KCC에 선발되었다 SBS로 트레이드된 전병석,9순위 김두현(SK)과 10순위 오용준(오리온스) 등이다. 이 가운데 각팀의 베스트5를 꿰찬 선수는 한명도 없다.전체 1순위로 화려하게 데뷔한 김동우는 초반 선발출장했으나 잦은 부상으로 35게임 출장에 그쳤다.출장시간이 길어 기록상으론 308득점 78리바운드 51어시스트로 가장 좋은 편이다.옥범준은 51게임 출장으로 가장 많지만 출장시간이 적어 146득점 70리바운드 107어시스트에 그치고 있다. SBS 안철호는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40게임 출장에 124득점 61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했고,SK 김두현도 44게임 출장에 73득점 40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하지만 이들 팀은 모두 6강 탈락팀이어서 그들의 활약이 각인되지 못했다. 삼성의 새 얼굴 박종천과 이현호는 팀이 6강에 올랐고 각각 38·37게임에 출장해 자격은 되지만 박종천은 148득점 25리바운드 18어시스트,이현호는 109득점 58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기록에서 뒤지는 편이다. 그렇다고 신인왕을 거를 수는 없는 법.김동우 옥범준 박종천 이현호 등 4명 가운데서 신인왕은 탄생할 전망이다.신인왕은 오는 8일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며,시상식은 9일 열린다. 월간 ‘점프볼’ 편집인 pjwk@jumpball.co.kr˝
  • [토요일 아침에] 평화로운 사람/유흥식 주교·천주교 대전교구 부교구장

    오늘날 지구상에는 30여 군데에 이르는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그중 몇몇 나라의 전쟁은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나머지는 잊혀지고 있다.그렇다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지역 상황이 덜 처참한 것은 결코 아니다.그런가 하면,이른바 ‘평화롭게’ 살고 있다는 국가에서도 폭력과 증오,다툼이 발견된다. 이 세상의 모든 나라와 모든 사람들은 평화와 화합,일치를 애타게 갈망하고 있다.평화를 위하여 노력하는 좋은 뜻을 가진 이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 안에서 한결같고 견고한 평화를 얻지 못하였다.그렇다면 모두가 어울려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이러한 평화를 건설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고 자문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북이 갈라져 있고,북한의 핵 문제는 동남아의 평화를 위협하며 세계적인 문제가 되어 있다.남한 안에서도 계층,지연,학연,혈연,및 세대간에 많은 갈등이 있음을 보고 있다.갈등과 투쟁이 극에 달한 정치를 보노라면 속이 이만저만 상하는 것이 아니다.우리 사회가 평화롭지 못하고,서로간의 관계가 평화로운 관계가 아니므로 평화에 대하여 많은 말을 하고 있다.평화에 대한 간절한 소망의 표현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성서에서 말하는 “샬롬”은 개인적인 사람들 사이의 조화,법의 질서에서 보장받은 평온함을 뜻한다.우리 조상들이 소망하던 부귀다남,건강장수 등의 복락에서 오는 안녕과도 통함을 볼 수 있다.죽은 이들 앞에서 “평안함에 쉬어 지이다.”라고 말하면서 명복을 빌고,“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로 몸의 건강과 마음의 평온을 축원한다.요즈음 많은 이들이 “건강이 최고”라는 말을 듣고,몸에 좋다면 무엇이든지 다 먹는 모습을 보노라면,건강이 중요한 것은 틀림없지만 참된 의미의 평화를 생각하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자신이 평화의 건설자가 되기 위하여 강한 사랑이 요구된다.나의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하며,용서할 수 있어야 하고,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의 조국이나 도시를 나 자신의 조국과 도시처럼 사랑해야 한다.매일 내가 만나는 이웃들에게 봉사하면서 그들의 이익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될 것을 요청한다.이 사랑은 또한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그리고 그들을 보편적 형제애의 대상자로 바라보기 위해,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눈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평화는 바로 지금 여기서,나와 이웃과 맺는 모든 관계로부터 시작된다.우리가 전쟁의 위험을 없애려면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공격적인 성향,착취 및 이기심을 우리 안에서 뽑아버려야 한다. 평화는 불꽃처럼 옆으로 퍼져 나가는 특징을 기지고 있다.우리도 평화로운 삶을 통하여 만나는 이웃들에게 평화를 전해 주는 참 평화의 건설자,평화의 전달자가 될 수 있다.평화의 전달자가 될 때에 우리는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최근에 로마에서 주교들의 피정(避靜)에 참여하고 돌아왔다.전세계의 43개국에서 모여든 100명이 넘는 주교들과 늘 이웃을 내 몸처럼,이웃 나라를 내 나라처럼 사랑하고,나의 한 어깨에는 내가 책임진 교구를 다른 어깨에는 다른 나라의 교구를 짊어지고 사랑하고 기도하겠다는 “사랑의 서약”을 하였다.내가 매일 드리는 기도 안에는 내 나라,내 교회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도 이웃 교회도 자리잡고 있고,세계 평화를 위하여,특별히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하여 나의 삶을 바쳐 드리고 있다. 유흥식 주교·천주교 대전교구 부교구장˝
  • 어린이 뮤지컬 공연중 불

    어린이 뮤지컬 공연 도중 불이 나 관객 400여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9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어린이 뮤지컬 ‘방귀대장 뿡뿡이의 초록별 대모험(연출 김덕남)’ 공연 도중 3층 객석 뒤쪽 벽에서 연기가 나 2·3층 객석에서 공연을 보던 어린이 관객 등 400여명이 대피했다. 이날 화재는 10여분 만에 진화돼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관객 일부는 공연 재개를,일부는 환불을 요구하는 등 혼잡이 빚어졌다.경찰은 공연 도중 불꽃이 튀는 장면이 있었다는 공연 관계자의 진술에 따라 문화회관측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날 공연 기획사와 극장측은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관객들을 늑장 대피시키고 20여분이나 늦게 소방서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열린세상]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서울의 거리를 걷다가 문득 역사의 결핍을 느끼곤 한다.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도시에 녹지와 공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만,사실 더 삭막한 것은 역사가 축적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영국 유학시절 함께 공부하던 분을 만났다.십여년 전 공부하던 영국의 대학을 다녀 오셨다며,저녁이나 함께 하자며 전화를 하셨다.영국 방문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그분의 말씀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참 변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변화의 단서를 찾으러 방문한 외국 학자에게 변하지 않음으로써 감동을 주는 사회가 있음을,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인상적인 변화의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음을 새삼 떠올렸다. 우리는 지난 몇십년 동안 변화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왔다.1980년대 이후 개혁의 바람이 몰아치면서 너나없이 변화에 대한 강박관념의 노예가 되었다.변해야 생존할 수 있다느니,아내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느니.변화에 대한 이데올로기와 신화는 확대재생산되었고,그만큼 우리를 옥죄어 왔다. 변화의 속도로 치자면,한국사회를 따라올 나라도 흔치 않다.사회 변동의 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적 지표가 이사율이다.유럽의 이사율은 대체로 2%를 기록하고 있고,일본은 2000년의 경우 4.89%였다.우리의 이사율은 1999년 20%를 기록한 이후,대체로 19%대를 유지하여 왔다.이혼율 역시 마찬가지다.47.4%에 이르렀다.미국의 51%와 스웨덴의 48%를 앞지를 날이 머지않다. 내용적인 의미는 미뤄 두더라도 정신없이 변화의 시대를 살아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그러는 동안 공동체가 해체되고,사회 규범이 와해되었으며,사회적 안정성이 유지되지 못하였다.무엇이 의미 있고,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따금 서울의 거리를 걷다가 문득 역사의 결핍을 느끼곤 한다.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도시에 녹지와 공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만,사실 더 삭막한 것은 역사가 축적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도시의 거리에 나무와 꽃들이 부족한 것은 견딜 수 있다.이보다 견디기 힘든 풍경은,역사가 축적되지 못하고 일회용 인스턴트 건물로 꽉 들어찬 도시의 모습이다.프랑스 파리나 영국의 런던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들의 거리에서 역사를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실제로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긴 왕조를 두 번이나 거쳤다.고려는 474년,조선은 518년이나 지속되었다.그러나 그런 나라치고는 우리에게 축적된 역사가 너무나 없다.국적 불명의 일회용 인스턴트 건물만이 아니라,끝이 없어 보이는 정치부패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죽는 순간까지 청백리의 정신을 유언으로 남기던 조상의 기개와 위민(爲民)의 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규범과 윤리,그리고 역사가 사라진 자리에 아귀다툼과 무질서 그리고 화염병이 불꽃을 이룬다. 방학을 맞아 무엇엔가 갈증을 느껴 산속을 돌아다녔다.오대산 월정사 앞에는 수백년을 견뎌온 전나무와 적송들이 우람하게 서 있었다.이들이 선사하는 삼림욕의 효과보다는 오랜 세월 거기에 버티고 서 있었다는 사실이 아름다웠고,고마웠다.속리산 법주사의 석연지와 쌍사자 석등도 천년 역사의 향기를 그대로 전해주었다.석연지의 깨어진 돌조각만으로도 옆의 동양 최대라는 청동 미륵대불에서 발견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요즘 같이 정치에,선거에,부패에 모두가 일어나 고함을 질러대고 변화를 선동하는 때일수록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다. 그냥 변화의 정치성(政治性)만을 노리고,변화의 구호를 통한 주도권의 쟁탈과 정통성의 독점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변화해야 할 것과 변화해선 안 될 것을 식별할 양심과 혜안을 저들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 변하지 말아야 할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진실,역사의 미덕으로부터 우리는 너무나 멀리 변해 와 있는 것은 아닐까? 엊그제 다녀온 월정사의 전나무를 다시 그리워하고,역사가 축적되는 서울의 거리를 그리워하고,진실한 사랑을 지키는 연인을 한갓되이 그리워하는 것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Anycall 프로농구] 내가 왕이로소이다

    ‘이젠 개인타이틀 전쟁이다.’ 03∼04프로농구 정규경기가 팀당 6경기씩만을 남겨 놓은 채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TG삼보와 KCC의 정규리그 우승 다툼,KTF SK 모비스 SBS의 탈꼴찌 전쟁,오리온스 LG 삼성 전자랜드가 벌이는 플레이오프 대비 눈치 작전 등이 볼거리다. 그러나 순위다툼보다 더 불꽃튀는 전쟁은 개인타이틀.특히 득점과 블록슛 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고 있어 마지막 경기가 끝나야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와 KCC의 찰스 민렌드 두 특급용병이 펼치는 득점왕 레이스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해온 민렌드를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화이트가 추월하더니 20일에는 공동선두,21일부터는 다시 민렌드가 앞섰다.둘 다 48경기를 소화한 23일 현재 민렌드가 1275점을 기록,경기당 26.56점으로 화이트(26.06)를 근소하게 앞선다.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민렌드가 약간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지만,‘트리플 더블러’ 화이트는 한 경기에 30점 이상을 넣는 몰아치기에 능해 쉽게 타이틀을 내주지는 않을 것 같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문은 역시 블록슛.TG의 김주성이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인 ‘블록슛왕’에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걸고 도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115개의 슛을 쳐내 경기당 2.4개로 KCC의 R F 바셋(2.36개)을 앞선다.지난 14일 국내선수로는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100블록슛을 달성한 김주성이 파울만 조심한다면 최초의 토종 블록슛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람보슈터’ 문경은(전자랜드)과 ‘황태자’ 우지원(모비스)이 겨루는 3점슛도 치열하다.통산 네 번째이자 2년 연속 3점슛왕을 노리는 문경은의 집념은 남다르다.시즌 중반까지 우지원에게 뒤진 문경은은 요즘 한 경기에 5개의 3점포는 기본이라는 듯 터뜨리고 있다. 이밖에 김승현(오리온스)은 어시스트와 가로채기 부문에서 여유있게 1위를 지키며 2관왕을 거의 확정한 상태고,라이언 페리맨(LG)도 리바운드왕을 굳히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포털업계 ‘마케팅 대전’

    인터넷 포털업체간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올해 ‘마케팅 대전’으로 번질 조짐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사장 이재웅)과 네이버(NHN·사장 김범진)가 이미 카페 상표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플레너스와 네이트닷컴 등이 최근 검색·게임 포털시장 진출을 선언,기존 업체간 불꽃튀는 정면승부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포털시장에서 올해 가장 주목할 기업은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사장 서진우).지난해 야후코리아를 끌어내리고 검색 3위에 올라선 네이트닷컴은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지원으로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마케팅 비용만 수백억원에 이른다.네이트닷컴은 올해 게임포털과 검색서비스,네이트온,싸이월드 등을 주력사업으로 선정해 게임·검색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잡을 전략이다. 플레너스(사장 방준혁)도 종합인터넷서비스사를 표방하며 최근 검색포털 ‘마이엠’을 개설했다. 2006년까지 업계 4위권 진입을 목표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특히 마이엠의 조기 정착을 위해 올해 5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다. 인터넷 검색시장 선두인 네이버(NHN)와 다음도 두둑한 ‘실탄’으로 후발업체의 공격을 차단할 전략이다.다음은 네이버를 추격하기 위해 메일과 검색서비스,브랜드 마케팅에 더욱 과감한 베팅에 나선다.지난해 온라인쇼핑몰 진출로 137억원의 마케팅비를 사용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소폭 늘어난 14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NHN도 해외시장 개척과 검색서비스를 위한 마케팅 비용에 200억원 정도를 투자한다. 게임포털 시장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넥슨이 최근 게임포털을 시작한데 이어 웹젠과 엔씨소프트 등도 조만간 경쟁에 가세할 태세다.이에 따라 기존 ‘터줏대감’격인 한게임과 피망,넷마블과 피할 수 없는 마케팅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스포츠 라운지] 17세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로버트 알버츠

    늦겨울 아침에 만난 그는 하얗게 눈덮인 산들 사이로 펼쳐진 초록색 그라운드에 우뚝 서 있었다.천진난만한 몸짓과 발짓으로 강의를 하는 모습은 ‘축구 걸음마’를 시작했던 어린시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축구공과 함께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피터팬’ 같았다. 로버트 알버츠.지난달 14일 청소년국가대표팀(17세 이하) 감독을 맡았다.‘2010년 세계 10위권 진입’이라는 대한축구협회의 마스터플랜을 감안하면 꿈나무들과 동고동락할 그의 어깨에 한국축구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축구와 함께 울고 웃은 40년 “축구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40여년 동안 축구와 함께 울고 웃은 알버츠,그에게 불쑥 질문을 던졌다.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던 그는 “축구는 내 인생 자체입니다.축구를 한다는 것은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친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라며 순간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195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그는 동네 축구대장이었다.8세 때 클럽팀 코치의 눈에 띄어 정식으로 유소년클럽 활동을 시작했다. 에피소드 하나.나이 제한(12세)으로 공식경기에 출전하지 못하자 나이 많은 팀 동료와 이름을 바꿔 출전하기도 했다.이렇듯 축구에 미친 그는 18세에 네덜란드 축구명문 아약스A팀에서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한 시즌에 6∼7골을 뽑는 공격형 플레이메이커였지만 주전 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20세를 바라보던 75년 초,감독에게 주전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자마자 미련없이 공 하나만 달랑 메고 더 넓은 세상으로 축구여행을 떠났다.프리메라리가(스페인)나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와 같은 빅리그행은 아니었다.그렇지만 그는 미국,프랑스 그리고 스웨덴에서 현역시절의 마지막 불꽃을 활활 태웠다.특히 북미프로리그 밴쿠버 시절을 인생의 황금기로 꼽았다. “당시 뉴욕 코스모스팀에서 뛴 펠레(브라질)나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와 경기를 했어요.축구영웅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다니 정말 감격스러웠죠.” 축구황제와 승부를 겨루던 모습이 떠올랐을까,문득 그의 눈은 산너머를 응시했다.그러나 기쁨도 잠시.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의 전환점이 다가왔다.스웨덴 헬싱보리클럽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허리부상을 당한 것.선수로서는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인생이 끝장난 것 같았습니다.삶의 전부였으니까요.” ●“신명나는 축구라야 창의력 나와” 아시아로 오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스웨덴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축구인생 ‘제2라운드’의 공을 울린 그는 잠시 짬을 내 세트플레이 연습용 ‘프리킥 월(WALL)’을 개발했다.세일즈를 위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다 지난 92년 말레이시아 클럽팀 감독으로 발탁됐다.그리고 그곳에서 메르데카컵에 출전한 한국축구와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스피드가 인상적이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다시 10년이 흘렀다.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광풍이 지나간 뒤 대한축구협회 전임강사 자격으로 마침내 한국땅을 밟았다. “14세 이하 한국축구는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나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처집니다.어렸을 때는 성인 수준의 강도높은 훈련이 즉시 효과를 내지만 선수들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만성적인 부상 등 부작용이 나타나곤 하지요.” 그는 30세가 되면 노장 소리를 듣는 한국축구 풍토를 지적한다.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30세쯤이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원숙기라는 것이다.그는 듣기에만 익숙한 한국의 새싹들에게 자신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축구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한국 생활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무 간섭을 받지 않고 또래끼리 ‘제멋대로’ 공을 차는 풍경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그는 그것이 “그립다.”고 했다.그리고 즐거움에서 시작한 축구가 무한한 창의력을 안겨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대표팀에 대한 얘기도 잊지 않았다.“거스 히딩크 감독도 자신의 색깔과 한국축구를 접목시키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움베르투 코엘류 감독도 조만간 자신의 스타일과 한국축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요즘 그에게는 하루가 짧다.아침 일찍부터 시작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의 축구지도자 강의는 저녁이 넘어서야 끝나곤 한다.또 이번에 새로 맡게 된 청소년 선수들의 훈련 일정을 짜고 장단점을 파악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녹초가 돼 일산의 집에 들어서지만 그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네살배기 아들과의 축구 한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늦둥이로 얻은 아준은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을 축구공마냥 걷어차고 다니는 것이 버릇.“아들이 축구를 하고 싶어하면 적극 밀어줄 계획입니다.왜냐고요? ‘축구’잖아요!” 그는 활짝 웃었다. ■ 약력 ·195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생·62년 아약스 유소년·청소년 클럽 ·72∼74년 아약스 클럽A팀 ·75∼79년 밴쿠버(캐나다),클레르몽(프랑스),헬싱보리(스웨덴) 클럽 ·79년 스웨덴축구협회 코칭스쿨 이수 ·86∼87년 스웨덴 히타르프스 감독 ·9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코칭스쿨 이수 ·92년 이후 AFC 인스트럭터 ·92∼95년 말레이시아 케다 클럽 감독 ·96∼2001년 싱가포르 홈유나이티드 감독 ·2002년 8월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 강사 및 첫 외국인 기술위원 ·2004년 1월 청소년대표팀(17세 이하) 감독 글 홍지민기자 icarus@˝
  • [씨줄날줄] 다이아몬드 별/우득정 논설위원

    불어를 배우다 보면 중급 과정 첫시간에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집 ‘풍차방앗간의 편지’와 마주치게 된다.그 첫번째 얘기가 양치기 소년과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의 청순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별’이다.양치기 소년이 별에 얽힌 전설을 한올 한올 풀어 나가는 동안 소년의 어깨에 기대어 잠에 빠져드는 스테파네트의 모습은 별빛만큼이나 선명하게 눈에 와닿는다.135년이 지난 지금에도 ‘별’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 것은 알프스 산자락에서 바라본 별처럼 세속의 얼룩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우리가 훗날 황순원씨의 단편소설 ‘소나기’에서 다시 확인하게 되는 소년과 소녀의 때묻지 않은 사랑 이야기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소설이나 시에서 별은 항상 손에 잡히지 않는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으로 묘사된다.절망에 빠진 인간에게는 구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윤동주 시인이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라고 읊조린 것처럼. 하지만 어느 날 별이 전자계산기의 숫자판으로 자리를 옮겼다.BBC인터넷판이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내부가 다이아몬드와 같은 탄소 결정체로 된 백색왜성(矮星)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지구에서 50광년 떨어진 이 별은 다이아몬드 단위인 캐럿으로 환산하면 조(兆)의 만곱절인 경(京)의 제곱에 해당한다.대다수의 사람들은 지구의 8분의1 크기에 해당하는 다이아몬드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조차 못 하겠지만,잇속에 밝은 이들은 벌써 10을 33번이나 곱한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달러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좀더 황당한 사람이라면 광속을 주파하는 영화 속 우주선이나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를 타고 다이아몬드 백색왜성을 찾아가는 꿈을 꿀 수도 있겠다.더구나 다이아몬드는 순결과 평화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부와 권력을 가져다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별이 손에 닿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듯이 수십억년에 걸친 생명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백색왜성도 다이아몬드로 치부하기보다는 인간의 상상이 닿지 않는 공백으로 남겨두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 휴대전화 영역파괴 ‘빅뱅’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기술 전쟁이 불붙으면서 휴대전화의 영역 파괴가 ‘빅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영역을 침범한 휴대전화는 올해 MP3폰과 300만화소급 카메라폰,라디오폰,게임폰,위성DMB폰 등 ‘멀티미디어폰’으로 진화하고 있다.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콘텐츠와 부가 기능을 업그레이드시킨 휴대전화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시장 선점을 위한 신제품 출시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올해 선보일 신제품은 삼성전자 50종,LG전자 45종,팬택&큐리텔 30종 등 150여종에 이른다. ●‘메가픽셀 카메라폰’을 잡아라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1550만대 수준.이 가운데 메가픽셀(카메라 화소수가 100만화소 이상) 카메라폰 비중은 전체의 30∼40%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00만화소급 카메라폰과 300만화소급 카메라폰을 국내에 선보인다.관계자는 “소비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카메라폰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는 70%로 늘릴 방침이다. 팬택&큐리텔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지난해 10월 130만화소급 카메라폰인 ‘큐리텔 PG-S5000’을 내놓은 데 이어 올 하반기에 300만화소급 카메라폰을 출시한다.여기에 줌기능과 오토 포커스 등 부가 기능도 첨가할 예정이다.관계자는 “저가의 고기능 휴대전화와 독특한 기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모토로라도 과거의 영광 재현을 다짐하며 새 모델 15개를 출시할 예정이다.특히 1996년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스타텍의 후속모델인 ‘스타텍 2004’를 발판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할 계획이다. ●영역 파괴 나선 ‘컨버전스폰’ ‘퓨전 휴대전화’ 싸움도 올해는 치열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상대방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W-CDMA폰과 3D게임 폰,100만화소급 카메라 내장형 스마트폰,고해상도 LCD폰,뮤직폰,위성 DMB폰 등 다양한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용 위성DMB칩을 개발하는 등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폰’을 곧 내놓는다. 팬택&큐리텔은 100여곡까지 저장할 수 있는 MP3폰과 라디오폰,3D게임을 탑재한 게임폰 등 컨버전스폰을 선보인다.김경두기자 golders@˝
  • [NBA] ‘중국의 별’ 야오밍 야망의 계절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의 스포트라이트는 영원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에게 집중됐다.팝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히어로’를 부르며 황제의 마지막 무대를 찬양했다. 조던이 사라진 올해 올스타전의 키워드는 ‘중국의 별’ 야오밍(24·229㎝·휴스턴 로키츠)이다.‘걸어다니는 만리장성’이라는 별명과 함께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NBA에 입성한 야오밍은 올해 두 번째로 올스타전 ‘베스트 5’로 뽑혔다. 14∼16일 열리는 올스타전의 첫날에는 신인과 2년차 대표들이 격돌하고,둘째날에는 슬램덩크슛과 3점슛 대회가 열린다.본게임인 올스타전은 마지막날 치러진다. ●팬투표에서 2년 연속 샤킬 오닐 제쳐 동·서부 콘퍼런스에서 각각 가드 2명,포워드 2명,센터 1명을 뽑는 올스타 스타팅 멤버 투표에서 야오밍은 ‘인간장대’가 즐비한 서부콘퍼런스의 대표 센터로 우뚝 섰다.올스타 팬투표의 전체 득표 순위에서도 148만 4531표를 얻어 당당히 8위에 올랐다.1위는 212만 7183표를 얻은 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 야오밍은 특히 감독 추천으로 통산 11번째 올스타전에 출장하게 된 ‘공룡센터’ 샤킬 오닐(32·216㎝·LA 레이커스)을 2년 연속 팬투표에서 제쳐 인기의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야오밍은 다소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경기당 평균 29분을 뛰며 13.5점 8.2리바운드를 기록한 야오밍은 조던의 은퇴 등으로 흥행위기를 맞은 NBA가 아시아시장 개척을 위해 던진 승부수라는 게 중론.올스타전 출장도 중국 네티즌들의 몰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그러나 올시즌에는 순전히 실력으로만 올스타가 됐다.경기당 평균 출장시간이 32.3분으로 늘었으며,득점(16.3점)·리바운드(9개) 등에서도 2년차 징크스를 찾아 볼 수 없다. ●외국인 선수 5명 출전 모두 24명이 출전하는 올해 올스타전에는 야오밍,더크 노비츠키(독일),페야 스토야코비치(세르비아 몬테네그로),안드레이 키릴렌코(러시아),자말 매글로어(캐나다) 등 역대 최다인 5명의 외국인 선수가 포함돼 있다.꿈의 무대를 밟기 위한 전세계 농구선수들의 노력과 NBA의 세계화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들 가운데 최고의 스타는 단연 야오밍.농구 변방 아시아의 첫 올스타인 야오밍은 여세를 몰아 ‘별중의 별’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리고 있다.대망을 이루려면 우선 동부콘퍼런스의 센터 벤 월라스(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넘어야 한다.야오밍과 월라스는 올 시즌 나란히 21차례의 더블더블(두 자릿수 득점·리바운드)을 기록하며 팀의 골밑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리바운드 왕’ 월라스는 NBA 최고의 수비력을 지녀 야오밍과 불꽃튀는 ‘백보드 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야오밍은 16일 본게임은 물론 14일 ‘루키 챌린지’에서도 화려한 조명을 받는다.루키 챌린지는 당해 연도 신인선수들과 2년차 선수들이 편을 나눠 펼치는 경기다.어메어 스터드마이어(피닉스 선스) 등으로 구성된 2년차 팀을 대표하는 야오밍은 새 황제로 떠오른 ‘슈퍼루키’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덴버 너기츠의 희망 카멜로 앤서니 등과 맞서 NBA를 책임질 기둥임을 증명하게 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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