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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서 첫 주연 맡은 엄태웅

    ‘부활’서 첫 주연 맡은 엄태웅

    ‘멋진 악당’ 엄태웅(31)은 속된 말로 요즘 완전히 떴다. 하지만 뜨기 전이나 이후나 변함이 없다. 늘 최선을 다해 연기한다는 생각뿐이다. 인기를 얻자 각종 섭외가 밀려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고, 여기저기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우쭐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 시간을 무명으로 지냈다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동안 ‘놀 만큼 놀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어요.” KBS드라마 ‘쾌걸 춘향’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변학도 역으로 주인공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엄태웅이 마침내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해신’의 후속으로 새달 1일부터 방영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부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전창근)을 통해서다. 첫 ‘타이틀 롤’의 기쁨도 있지만, 주연의 몫이 다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 조연일 때는 주인공의 연기를 거들어 주면 됐으나, 이제는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각 다른 캐릭터와 운명을 지닌 쌍둥이 형제 서하은과 유신혁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두렵기보다는 ‘한 판 붙어보자.’는 에너지가 엄태웅에게서 뿜어져 나온다.“밑천이 다 드러나면 어쩌나 걱정도 들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려들어야지요.”촬영에 들어간 뒤 성격이 불 같은 박찬홍 프로듀서에게 많이 깨지고, 또 많이 배우고 있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쾌걸 춘향’을 끝내고는 두 달 정도 몸과 마음을 가다듬었다. 담배도 끊어 보고, 좋아하는 자전거도 원 없이 타보고. 친한 친구가 군대 가면서 맡긴 복서 ‘찬’을 벗 삼아 자주 산에 올랐다.“예전보다 건강해진 탓인지 얼굴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네요.” 자신이 자랑하고 싶은 매력을 꼽아 달라고 했더니,“겉하고 속이 다르다.”는 특이한 답을 던졌다.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이나 외모를 볼 때, 주변에서 ‘싸나이’로만 여기지만 내면으로는 감수성이 넘쳐나는 부드러운 남자란다.“위로 누나만 셋인 딸 부잣집에서 자라서 그런가 봐요.”라며 허허 웃는다. 촬영을 마치고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를 등지고 집으로 돌아올 때 “내가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며 분위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거침없는 도약을 하고 있는 엄태웅이 연기 생활에서 가지고 있는 목표는 무엇일까. “한순간 번뜩이다 사그라지는 불꽃처럼 살고 싶지는 않아요. 길게 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연기라는 직업과 개인의 삶도 행복하게 꾸려 가고 있는 대선배 안성기를 닮고 싶어한다. 실미도를 찍을 당시 안성기가 자신을 가리키며 강우석 감독에게 “얘, 진짜 배우가 될 것 같지 않니?”라고 한마디 던졌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최민식도 꼽았다.“최민식 선배님은 치밀하게 계산을 해서 소름끼치도록 정확한 연기를 하지만, 오히려 사람 냄새가 배어나서 좋아요.”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화와 TV 드라마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들까. 그는 “영화나 TV, 주연과 조연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라며 말을 꺼낸 뒤 “드라마는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는 긴 호흡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인다. 언젠가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정통 멜로물에서부터 ‘일급살인’에서 케빈 베이컨이 분했던 사형수 같은 역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것이 꿈이기도 하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빌라도역을 했다는데, 혹시 누나 엄정화-영화 ‘오로라 공주’를 찍고 있어 서로 얼굴 보기 힘들다고 한다-를 닮아 음악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을까.“술 한 잔 걸치고 기분 좋을 때 악쓰며 노래하는 정도”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나이도 어느 덧 결혼 적령기에 이른 것 같다.“아직은 자신 없어요. 열심히 일을 한 뒤에 생각해 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려고 하자, 한마디 빼먹었다고 한다.“이번 드라마가 추리 기법에 멜로도 있고, 상당히 복잡하거든요. 그래도 한번 보시면 눈을 떼지 못할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라고 첫 주연작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부활’은 어떤 드라마 24부작 드라마 ‘부활’은 한 남자의 복수담을 흥미진진한 추리와 지고지순한 멜로를 씨줄날줄로 엮어 간다. 주인공 서하은(엄태웅)은 7살 때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곡절 끝에 가족과 헤어져 노름꾼 서재수(강신일)의 집에서 키워진 강력계 형사. 그는 관내에서 일어난 자살 사건을 수사하다가 쌍둥이 동생이자 건설업체 2인자인 유신혁(엄태웅)과 20년 만에 감격적인 해후를 하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하은을 쫓던 무리는 신혁을 하은으로 잘못 알고 살해하게 된다. 하은은 자신을 버리고 동생으로 ‘부활’, 복수를 감행한다. 형제의 엇갈린 운명에 대한 미스터리도 서서히 실체를 드러낸다. 엄태웅은 4부까지 털털하고 다혈질적인 하은과 냉정하고 이지적인 신혁을 나누어 맡다가, 신혁의 죽음 이후 동생의 얼굴 속에 하은을 감춘 ‘야누스’의 모습을 이어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설레는 ‘황혼 미팅’

    설레는 ‘황혼 미팅’

    “이성과의 미팅은 노인의 가슴도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 광진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홀로 남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40여명(20여쌍)이 ‘이성과의 짜릿한 미팅’을 즐겼다. 말벗이, 그리고 동반자가 필요했던 노인들이라 어버이날이라며 떠들썩하게 마련한 그 어느 행사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미팅의 주인공들은 비록 60∼81세의, 그야말로 황혼기의 남녀였지만 이성을 향한 열정만큼은 대학생들의 혈기 못지않았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복지관측이 마련한 풍선 나르기, 양파링 릴레이, 스피드 퀴즈 등 각종 게임은 그저 즐길 거리의 양념에 불과했다. “저 영감이 킹카야∼, 저 할망구가 퀸카여∼.”“내가 찍었어요?, 한눈 팔지 말아요.” 이름을 서로 묻고, 자신의 짝을 찾는 불꽃튀는 경쟁은 미팅이 시작된 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여기저기서 펼쳐졌다.60대의 한 곱상한 할머니는 무려 4명의 할아버지에게 애프터 세례를 받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할아버지는 너무 많은 경쟁자가 생기자 “내가 먼저 찍었어.”라며 화를 버럭 내는 바람에 행사장이 한때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킹카는 이럴 때 더욱 빛이 났다. 말 잘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줄곧 분위기를 주도해오던 유모(66) 할아버지의 “관리 잘해요.”라는 짧은 유머 한마디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킹카 할아버지는 4살 아래의 예쁜 여자친구를 얻는데 성공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무려 4시간여 동안 계속된 이날 행사에서 4쌍의 커플이 탄생, 외롭지 않은 ‘청춘 같은 황혼’을 보내게 됐다. 미팅 도우미로 나섰던 복지관 홍보 담당 이경숙씨는 “많은 노인들이 여행 동반자, 말벗, 이성친구 등을 원하고 있다.”며 “커플이 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행복한 여생을 즐길 수 있도록 복지관이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뉴욕 英영사관 밖 사제 수류탄 터져

    뉴욕 英영사관 밖 사제 수류탄 터져

    ‘미국의 심장’ 뉴욕 맨해튼의 영국 영사관 입주 건물 앞에서 5일 새벽 사제 소형 수류탄이 두차례 폭발해 건물 유리창이 깨지는 등 경미한 피해를 입혔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50분(한국시간 오후 4시50분) 영국 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맨해튼의 건물 앞 대형 시멘트 화분 안에서 1분 간격으로 두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된 파편을 분석한 결과 두개의 수류탄 모두 흑색 화약을 넣고 퓨즈를 장착해 터뜨리도록 만든 장난감 수준으로 판명됐으며 한개는 파인애플, 다른 한개는 레몬만한 크기였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는 “폭발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불꽃이나 연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폭발로 영국 영사관 이외에도 사무실과 소매점이 입주해 있는 건물 전면 출입문 유리창이 깨졌고 시멘트 화분도 파손됐으나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이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 건물 주변 도로를 차단한 채 폭발물 감식반 등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 바람에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고 일대 역을 통과하는 바람에 때아닌 출근 전쟁이 벌어졌다. 이날 영국에서는 이라크 전쟁이 큰 쟁점이 된 가운데 총선이 치러졌지만 뉴욕 영사관 밖 폭발과 관련있는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비록 장난감 수류탄 수준의 폭발이긴 하지만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뉴욕 도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역사적인 3기 연속 집권이 판가름나는 총선이 실시된 점에 비춰 이번 폭발 사고가 혹시 영국 총선과 관련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들이 제기됐다.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전쟁 참여를 미리 결정해 놓고 관련 정보를 조작한 데 격분한 세력이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 시점에서 누가 어떤 의도로 이같은 짓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해외 공관이 폭탄 공격을 당한 것은 지난 2003년 11월 터키 이스탄불 영사관에 자살폭탄 공격이 가해져 로저 쇼트 총영사가 사망한 사건 이후 두번째다. 임병선기자 외신 bsnim@seoul.co.kr
  • [Love & Wedding] 신현철(30·CJ GLS) 이지연(28·필립모리스)

    [Love & Wedding] 신현철(30·CJ GLS) 이지연(28·필립모리스)

    PC 통신이 맺어준 만남, 공짜 영화표가 이어준 사랑, 불꽃을 타고 온 영원한 인연. 아주 천천히 그러나 뜨겁게 태워온 우리의 사랑이 지난달 24일 드디어 결실을 보았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1999년 11월.PC통신 하이텔의 여행스케치 팬클럽 모임에서 활동하던 어느 초겨울이었다. 회원들은 신림동 순대 타운에서 조촐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좌중을 압도하는 리더십과 유머감각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끌렸다. 정기 모임 이후 우리는 채팅방에서 자주 대화를 나누게 됐고 좋은 감정을 키워갔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공짜 영화 시사회표가 생겼다며 만날 것을 청했다. 은근히 다가오는 이 남자가 싫지는 않았다. 공짜 표를 핑계로 일주일에 3∼4차례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고 1∼2개월 사이에 개봉하는 영화는 모두 그와 같이 보게 됐다. 자상한 그의 미소를 보면 이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2000년 1월, 나도 모르게 그에게 사귀자고 고백해버렸다. 그는 아무말도 없이 나를 금은방으로 데리고 가더니 반지를 덜컥 사서 끼워준다. 그날부터 우리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예비 부부처럼 서로를 아끼며 사랑을 키워 갔다. 지난해 가을밤, 그가 나에게 프러포즈했던 그 날도 평생 잊을 수 없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그는 대뜸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오라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투덜거리며 옥상에 올라서니 하트 모양의 불꽃 막대기가 아름답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내게 왕관 모양의 목걸이를 걸어주며 “앞으로 여왕처럼 모시고 살겠다.”며 청혼했다. 그가 청혼하던 날에 나에게 보여준 아름다운 불꽃처럼 우리의 삶이 늘 화려할 수는 없겠지만 하늘 아래 단 둘이 살붙이고 살기로 맺은 인연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련다.
  • [프로배구 2005] 男 삼성화재 女 도로공사 먼저웃다

    삼성화재(남자부)와 도로공사(여자부)가 나란히 챔피언결정(5판3선승제) 1차전에서 천금 같은 승리를 거둬 우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떼었다. ‘영원한 맞수’의 대결에서는 이형두(15점)가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김세진(30점)이 신들린 듯 화력을 뽐낸 삼성화재가 먼저 승리를 챙겼다. 삼성화재는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챔프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3-1 역전승을 일궈내 ‘원년챔프’에 한 발짝 다가섰다. 프로출범 이전 겨울리그 챔프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은 모두 우승컵을 안았다. 그만큼 단기전에서 첫 판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이기에 두 팀 모두 총력전을 펼쳤다. 1세트는 완벽한 현대캐피탈의 페이스였다. 현대는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집요하게 중앙을 파고들었고 윤봉우-이선규가 버틴 센터진은 고비마다 7개의 블로킹을 잡아내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다.2세트 초반까지도 삼성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후인정과 이선규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3-6으로 끌려가자 신치용 감독은 ‘30대 트리오’ 김세진-신진식-김상우를 모두 빼고 장병철-이형두-박재한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역시 형두가 다이너마이트였어요.”라는 신 감독의 평가처럼 이형두는 9-9 상황에서 가공할 점프력으로 백어택 득점을 성공시켜 2세트 들어 첫 리드를 따냈다. 이형두의 불꽃 강타에 신선호(10점)의 중앙속공까지 살아나 현대의 상승세에 고삐를 채운 삼성화재는 25-25 듀스에서 김세진이 오픈공격과 쳐내기로 연속 3득점을 올려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사실상 이 때 승부의 추는 기울었다.3세트부터 김세진과 이형두는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강스파이크를 연달아 뿜어냈고 현대는 무기력하게 침몰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블로킹 득점에서 17-7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도 3세트부터 세터 권영민의 토스가 흔들려 무릎을 꿇었다. 특히 간판 후인정이 챔프전 징크스를 떨치지 못하고 13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한송이-임유진 ‘쌍포’가 46점을 합작한 도로공사가 KT&G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천안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마당] 종교가 해야 할 일/강주헌 펍헙에이전시 대표· 번역가

    1997년 우리 경제가 IMF의 관리를 받기 시작하면서 출판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이른바 성공학에 관련된 실용서가 많이 팔리기 시작했고, 출판계가 큰 불황에 빠진 지금도 실용서는 꾸준히 팔린다. 이같은 실용서들의 뿌리에서 읽히는 정신은 무엇인가. 개인의 경쟁력 강화가 곧 국부의 근간이며, 시스템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개인의 변화가 없으면 그 훌륭한 시스템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계발을 장려하는 책은 영국인 새뮤얼 스마일스(Samuel Smiles)의 ‘자조론’이 원조로 평가되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한 세기 이상 전에 미국에서 시작되었다.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은 깊은 불황에 빠졌고, 현재의 우리처럼 수많은 청년이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실업자로 지내야 했다. 그리고 많은 미국인이 실의에 빠졌다. 이렇게 좌절감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희망의 불꽃을 던져준 사람들은 기독교의 한 종파인 유니티교파였다. 그들은 ‘신사고 운동’을 펼쳤다. 종교의 교리보다 삶과 행복에 대한 실질적인 철학을 가르쳤고 긍정적 사고방식을 강조하면서 생각이 갖는 무한한 힘을 강조했다. 이런 가르침은 데일 카네기를 거쳐,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의 저자인 나폴레온 힐까지 이어졌으며 요즘의 실용서들에서도 면면히 이어진다. 우리나라 기독교 교리의 기준에서 유니티교파가 이단종파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한 종파의 가르침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교세의 확장을 목표에 두지 않고 좌절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들이 책을 쓸 때마다 빠뜨리지 않았던 가르침이 그 증거다. 수입의 10%는 가난한 사람를 위해서 쓰라고 가르쳤다. 교회에 그 만큼을 헌금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미국의 기부 문화는 여기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추론이 맞다면 미국의 기부 문화는 100년의 전통이 만들어낸 결실인 셈이다. 10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고 지리적 공간도 다르다. 우리는 청년실업을 비롯한 온갖 사회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는 염려는 있지만 그 해결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저출산 문제로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고, 저출산의 원인으로 육아비용과 과도한 사교육비가 거론되지만 대책이라고는 출산 장려금이 전부이다. 고등학교 1학년들은 내신평가방법에 불만을 품고 집단시위까지 계획하며 자살이란 단어를 서슴없이 거론하지만 교육부는 딴청이다. 교사들은 교원평가제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그들의 요구를 먼저 들어달라고 고집을 피운다. 속시원하게 해결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한 세기 전 유니티교파가 미국에서 그랬듯이 우리 종교계는 그런 일을 해낼 수 없을까? 우리나라에서 꽤나 유명한 사람들에게 종교가 뭐냐고 물으면 기독교이거나 불교이다. 하여간 종교가 없는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둘 중 하나이다. 이렇게 풍부한 자원을 가진 우리가 기적을 이뤄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들이 기꺼이 시간을 내어 교회나 절을 근거로 제2의 교육자가 된다면, 목사나 스님이 그들에게 교회나 절을 교육의 장으로 기꺼이 개방해준다면 수능시험을 앞두고는 내 교회, 내 절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앞다퉈 기도회를 갖는 외식적 행위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하지만 우리 교회나 절을 들여다보면 회의적이다.“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라는 예수의 가르침이나,“모든 사람들을 부처님으로 섬기며 공양하라.”는 불교의 가르침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경계를 짓지 말고 남을 공경하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예수와 부처는 스스로 고행의 길을 택했지만 지금의 성직자들은 호의호식에 길들여진 듯하다. 두 분은 결코 이름을 얻는 데 힘쓰지 않았지만 지금의 성직자들은 이름을 남기려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경전의 가르침과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을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 그들부터 변할 때, 한 세기 전 유니티교파가 지금의 미국을 강대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를 했듯이 우리 종교계도 대한민국을 진정한 소강국으로 키워가는 데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강주헌 펍헙에이전시 대표· 번역가
  • 사흘간 180㏊ 잿더미로

    27일부터 계속된 산불이 대부분 잡혔으나 29일 6곳에서 추가로 발생했다. 산림청은 사흘간 피해면적이 180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오후 3시28분쯤 경남 고성군 개천면 좌연리 야산에서 불이 나 이 마을 김모(83) 할머니가 불타 숨졌다. 불은 임야 500평을 태운 뒤 소방작업으로 30여분만에 꺼졌다. 경찰은 김 할머니가 논에서 낙엽을 태우다 불꽃이 튀어 산불이 나자 끄려다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전남 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헬기와 공무원들의 진화작업으로 낮 12시쯤 진화됐다. 비슷한 시각 강원도 고성 민통선 북방지역에서 남하한 산불도 군과 산림청 헬기에 의해 오후 2시쯤 진화됐다. 부산 기장에 낮 12시25분, 광주 광산에 낮 12시50분 각각 산불이 났으나 오후 2시를 전후해 모두 꺼졌으며 오후 2시30분쯤 강원도 철원 근남면 야산에서 산불이 나 진화대원들이 현장에 긴급 투입됐다. 28일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주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18시간만인 29일 오전 9시쯤 진화됐다. 이 불로 가옥 14채와 산림 95㏊를 태웠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산불은 17시간만에 완전히 꺼졌다.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오후에 잡혔다. 전국
  • [2005 프로배구 플레이오프] 삼성, PO 먼저 웃다

    빅매치일수록 관록은 무시할 수 없는 법.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세진(31·삼성화재)이 불꽃 같은 강타와 지능적인 블로킹으로 팀에 플레이오프 첫 승을 선물했다. 피말리는 듀스를 거듭하던 2세트.LG화재 김성채(11점)의 대각공격이 작렬하면서 26-26으로 세번째 듀스를 이뤘다.1세트를 내준 LG화재 선수들의 집중력이 빛을 발한 것. 하지만 이때부터 김세진의 진가가 드러났다. 지난 18일 발표된 국가대표 명단에서 14년만에 제외됐지만 90년대 후반 ‘월드스타’로 명성을 날린 실력은 여전했다. 김세진은 백어택을 찍을 듯 높이 떠올랐지만 상대 블로커를 보고는 가볍게 연타로 밀어넣는 재치있는 플레이로 손쉽게 1점을 추가했다. 이어지는 LG의 공격에서 홍석민이 강력한 스파이크를 때렸지만 김세진이 이미 길목을 지키고 있었고, 공은 LG 코트로 떨어졌다. 세트스코어 2-0. 그것으로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삼성화재가 2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에서 김세진(22점)의 원맨쇼에 힘입어 LG화재를 3-0으로 완파해 챔피언결정전에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김세진은 34차례의 공격을 시도해 18개를 성공시키는 정확도(성공률 52.9%)를 뽐냈고, 양팀 통틀어 최다인 4개의 블로킹으로 번번이 LG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센터 신선호(11점)는 중앙 속공으로, 부상에서 돌아온 ‘돌도사’ 석진욱은 안정된 리시브(성공률 81.5%)로 김세진의 뒤를 받쳤다. 반면 LG의 주포 이경수(11점)는 큰 경기에 긴장한 듯 범실에 무너졌다. 강력한 서브로 삼성의 리시브를 교란하려 했지만 되레 서브 범실을 3개나 기록했고,23-22로 앞서던 2세트 막판에는 라인을 훌쩍 벗어나는 어이없는 연타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2차전은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BA 동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 노장 밀러, 인디애나 살렸다

    ‘밀러 타임’이 부활했다. 40세 노장 레지 밀러가 불꽃 투혼을 발휘한 인디애나 페이서스(동부 6위)가 보스턴 셀틱스(3위)를 꺾고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밀러는 26일 보스턴 플릿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7전4선승제) 1라운드 2차전에서 4쿼터 막판 박빙의 승부를 가르는 점프슛을 성공시켜 보스턴을 82-79로 꺾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1차전에서 단 7점에 그쳐 한물갔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밀러는 이날 트레이드 마크인 3점슛 3개를 포함,28점을 쏟아부어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라는 명성을 확인시켰다. 전반에만 18점을 넣은 밀러와 스티븐 잭슨(20점)의 활약으로 2쿼터까지 47-42로 앞선 인디애나는 폴 피어스(33점)에게 연속득점을 허용, 종료 3분여를 남기고 70-76으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저메인 오닐의 정교한 야투로 80-79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밀러가 경기 종료 37초를 남기고 5m 거리에서 짜릿한 2점슛을 꽂아 승부를 갈랐다. 밀러는 지난 94∼95시즌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준결승 뉴욕 닉스와의 경기에서 4쿼터 마지막 18초 동안 11점을 쏟아부으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이끌어 ‘밀러 타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서부 콘퍼런스에서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야오밍 ‘맥밍콤비’가 61점을 합작한 휴스턴 로키츠(서부 5위)가 덕 노비츠키가 26점을 넣으며 분전한 댈러스 매버릭스(4위)를 113-111로 꺾고 2연승을 내달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녹색공간] 불타버린 식목일/조연환 산림청장

    지난 5일은 60회째를 맞는 식목일이었다. 내년부터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고 하여 임업인 모두가 허탈해 하였다. 공휴일로서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기에 더 열심히 밤늦게까지 행사준비를 마치고 새벽 잠에 취해 있는데 고성, 양양과 서산지역에 산불이 발생하였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황급히 산불상황실로 달려갔다. 식목일 행사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헬기로 서산 산불현장으로 출발했다. 서산 산불은 다행히 큰 규모가 아니어서 아침 8시경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서둘러 양양으로 향했다. 오전 11시 양양산불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길은 보이지 않고 몇 군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람도 잔잔했다. 그 시각 민통선 북쪽에서 타내려오고 있는 고성산불은 최북단 마을인 명파리까지 확산되고 있었다. 헬기를 급히 보내달라는 요청이 계속되고 있었다. 산림청 헬기 13대 중 6대를 고성으로 이동토록 하였다. 양양산불은 산림청 헬기 7대를 비롯,10대의 헬기와 6000여명의 진화대원들이 남은 불씨를 잡도록 하고 고성으로 향했다. 고성산불현장은 비행금지구역이어서 군부대의 비행 허가를 받는 동안 양양 산불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무전연락이 왔다. 다시 양양으로 향했다. 양양산불은 강풍을 타고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 다 잡아가던 불길이 이렇게 맹렬하게 타오르다니….38대의 헬기가 진화작업을 펼쳤다. 시커멓게 피어오르는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헬기끼리 충돌이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조마조마했다. 한꺼번에 50드럼의 물을 쏟아내는 초대형 헬기의 물줄기도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 앞에서는 어린아이 오줌발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검은 연기와 혀를 낼름거리는 불꽃을 헤치며 초속 25m가 넘는 강풍 속에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진화작업을 편 보람도 없이 낙산사를 보전하지도 못하고 설악산 쪽으로 확산되는 불길도 잡지 못한 채 어둠이 다가왔다. 미친 듯이 사방팔방으로 불어대는 바람이 야속하였고, 한줌 재도 남기지 않고 타 버린 양양의 숲과 낙산사를 보니 애간장이 탔다. 가재도구마저 잃고 거리로 나온 이재민들은 어쩌고, 훨훨 날아다니는 불길을 잡느라 검댕비지땀을 흘리며 고생하고 있는 저 사람들은 또 어쩐단 말인가. 뜬눈으로 밤을 새운 새벽 4시, 다행히 산불은 많이 약화되어 있었다. 설악산 쪽으로 타들어가던 산불도 진화대원들이 밤새워 사수한 덕분에 거의 다 진화되었다. 날이 밝자 모든 헬기가 굉음을 뿜으며 속초공항을 이륙하였다. 잦아들던 불길은 공중 물세례에 사그라지고 아침 8시경, 불길은 완전히 잡혔다. 기자들에게 ‘4월6일 08:00 현재 양양산불을 완전히 진화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때의 심정은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40여㎞를 달려온 그리스의 한 병사와 같았다. 기자들과 함께 양양산불현장을 둘러본 다음 다시 고성으로 향했다. 오전 11시경에는 고성산불도 완전 진화되었다.4월4일 밤 12경에 발생한 산불과의 35시간에 걸친 전쟁이 끝난 것이다. 천년고찰 낙산사와 문화재를 비롯한 건물 416채와 973㏊의 산림을 태운 양양산불은 150가구 390명의 이재민을 남긴 채 사라졌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 뒷불정리를 더 철저히 했더라면, 그렇게 강한 바람만 불지 않았다면, 낙산사만이라도 불타지 않았더라면…. 이런저런 생각으로 불을 끄고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원망과 질책이 이어졌다.‘이번 산불은 인재다. 진화되었다는 발표를 믿었다가 더 큰 화를 당했다. 고성으로 헬기를 이동시켜 낙산사가 불탔다.’그러나 또 한편으론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산불을 진화한 헬기 조종사들과 진화대원들에 대한 칭찬과 격려도 끊이지 않았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단단히 고쳐야겠다. 다시는 산불로 소중한 재산과 자원을 잃는 일은 없어야겠다. 정부에서는 양양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복구지원계획을 확정하였다. 대형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삶의 터전과 재산을 잃고 슬픔에 빠져 있는 이재민들이 속히 삶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식목일에 불타버린 숲을 바라보며 허탈해 하는 이재민과 산주들, 그리고 산을 사랑하는 모든 이의 가슴에 푸른 꿈과 희망이 돋아나길 바란다. 조연환 산림청장
  • 한강에 거북선… ‘소년 이순신’ 선발

    한강에 거북선… ‘소년 이순신’ 선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문제로 국민들의 대일 감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불멸의 이순신 장군’이 서울 중구에서 재탄생한다. 또 거북선이 한강에 실제 모습을 드러낸다. 이밖에 충남 아산과 전남 여수에서 충무공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열린다. 서울 중구(구청장 성낙합)는 24일 ‘충무공 이순신 탄생 460주년 기념행사’를 충무공이 태어난 28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중구에서 충무공 기념 행사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중구청은 앞으로 기념행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장군이 태어난 현재의 명보극장 자리에 충무공 기념관을 만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앞서 중구는 구청 문화센터를 세종문화회관에 못지않은 시설을 갖춰 이름을 ‘충무아트센터’로 짓는 등 중구와 충무공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중구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소년 이순신’을 필두로 ‘거북선 가장행렬’을 개최한다. 국군 의장대, 군악대,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 1000여명의 주민이 참가한다. 충무공의 시호를 따 만든 신당동 충무아트홀을 출발, 동대문운동장, 을지로 3가를 거쳐 충무공이 태어난 명보극장 앞까지 행진한다. 중구청은 또 지난 20여년동안 이순신 장군 생가터를 알리는 기념 표석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빗자루로 쓸고 물걸레로 닦아 주민들 사이에 ‘이순신 할머니’로 알려진 이종임(70·중구 신당5동)씨에게 표창장도 수여한다. 이와 함께 한강에서는 오후 2시 ‘거북선 항해 퍼레이드’가 열린다.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 거북선 나루터에 정박해 있던 실물크기의 거북선 1척과 행정선, 모터보트 등 총 7척의 선박이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거북선 나루터∼한강대교∼여의도∼밤섬∼월드컵 분수대까지 진행된다. 한국해양소년단연맹 소속 청소년 40명이 임진왜란 때 조선수군의 복장을 하고 거북선에 승선, 해전을 재현한다. 이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유년시절을 보낸 충청남도 아산시 곡교천에서는 ‘미니 거북선’이 선보인다. 아산시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현충사 및 곡교천 일대에서 ‘제44회 아산성웅 이순신축제’를 열고, 곡교천에 실제 거북선의 7분의 1 크기인 ‘미니 거북선’을 띄운다. 중고생·대학·일반부로 나누어 거북선 경주대회를 펼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승선체험 행사도 열린다. 말타기·활쏘기 대회, 씨름대회, 병영순찰 등 충무공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행사들이 선보인다. 전라좌수영이 있던 여수시는 이순신 장군이 여수에서 거북선을 이끌고 첫 출전한 날인 1592년 5월4일을 기념해 다음 달 3일부터 5일까지 ‘제39회 여수 거북선축제’를 개최한다. 충무공 동상 참배를 시작으로 오관오포농악경연대회, 가장행렬, 해상 불꽃퍼레이드, 수륙고혼 천도대재, 거문도뱃노래 시연 등이 열리며 소년 이순신도 선발한다.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세계에 태극문양 새겼다

    세계를 한바퀴 순회하는 아인슈타인의 빛이 19일 오후 8시7분 독도를 찾았다. 아인슈타인의 빛이 미국 프린스턴에서 부산과 포항을 거쳐 독도에 도착하는 순간 동해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징어잡이 어선에 의해 독도가 대낮처럼 훤히 밝혀지면서 3분동안 세계 만방에 ‘대한민국 땅’임을 다시 한번 알리는 기회가 됐다. 독도의 모습은 TV로 전국에 생중계됐고, 세계 각국에도 아인슈타인의 빛이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방문하게 된 사실을 알렸다. 이와 함께 독도 정상의 헬기장에는 태극문양의 장치 연하연출과 ‘세계 빛의 축제, 독도는 우리땅’이란 글이 새겨진 불이 밝혀지기도 했다. 행사후 독도 정상에서 쏘아 올려진 한 줄기 빛을 신호로 독도를 떠난 빛의 영상은 다시 포항의 70m 높이의 포스코 타워로 전달됐다. 포항 형산강 시민체육공원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를 여행한 빛의 독도 방문을 축하하는 대규모 레이저 불꽃 쇼가 펼쳐졌다. 이어 포스코 타워를 떠난 빛은 포항공대와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 면봉산 등 포항지역 13개 중개소와 대구 팔공산 중계소를 거쳐 서울에 전달됐으며 이날 오후 9시쯤 중국 베이징을 향해 질주했다.‘세계 빛의 축제’ 포항행사준비위원장인 김승환(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빛이 독도를 방문, 독도가 한국 땅임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독도 안동환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LPGA 다케후지클래식] 안시현 ‘불꽃타’

    ‘신데렐라’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이 불꽃타를 뿜어내며 미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다케후지클래식(총상금 110만달러)에서 공동 3위를 차지,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해 신인왕 안시현은 1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골프장(파72·655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3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인 9언더파(무보기) 63타를 기록,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지난해 퀄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자 폴라 크리머(19·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올해 첫 ‘톱10’에 진입한 안시현은 이로써 SBS오픈(32위)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컷오프) 나비스코챔피언십(공동 19위)의 부진을 털어냈다.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16언더파 200타를 친 웬디 워드(32·미국)가 2001년 웬디스챔피언십 이후 4년 만에 우승컵을 안았고, 로레나 오초아(24·멕시코)는 2타차 2위에 올랐다. 2라운드까지 공동 22위에 머물렀던 안시현은 이날 5번홀(파4)부터 10번홀(파5)까지 6연속 버디를 낚아 상위권으로 도약한 뒤 12번홀(파4)과 15번홀(파4) 18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 무려 9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안시현을 비롯,2002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 우승자 박인비(17)와 장정(25) 김영(24·신세계) 한희원(27·휠라코리아) 등 5명이 10위권에 진입하며 ‘코리안 파워’의 회복세를 알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의 철각 ‘빅뱅’

    세계 10대 마라톤 대회 가운데 수위를 다투는 런던마라톤과 보스턴마라톤이 17일과 19일 잇달아 펼쳐진다. 런던마라톤은 17일 오후 5시(여자)와 5시45분(남자) 각각 출발 총성을 울린다. 올해는 런던탑 주변의 자갈길 대신 타워힐을 끼고 도는, 쉬운 도로로 코스가 변경돼 세계기록 경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시간4분55초(남자)의 세계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면모 또한 쟁쟁하다. 세계기록 보유자 폴 터갓(케냐)을 비롯,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 파리세계육상선수권 우승자 아오우드 가립(모로코)과 지난해 2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에번스 루토(케냐)등이 불꽃 레이스를 벌인다. 특히 터갓은 지난달 리스본하프마라톤에서 자신의 비공인 기록에 불과 4초 뒤진 59분10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어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여자부에선 2003년 런던에서 여자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을 세운 ‘철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케냐의 수전 쳅케메이에 맞서 다시 한번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한편 109년 전통의 보스턴마라톤은 19일 0시31분과 1시에 여자·남자 건각들이 각각 출발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점가1번지 부활 종로 강남과 ‘맞장’

    서점가1번지 부활 종로 강남과 ‘맞장’

    종로 서점가가 부활하고 있다. 서울문고가 22일 종로 일대에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의 문을 열어 교보문고·영풍문고와 함께 대형 서점 ‘3강 구도’를 형성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종로서적이 문을 닫고, 서점들이 강남으로 잇따라 진출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종로 서점가가 서울문고의 진출을 계기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반디앤루니스 진출, 대형서점 3강구도 형성 반디앤루니스가 새로 자리를 잡은 곳은 삼성 종로타워 지하 2층.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지난해까지 ‘밀레니엄 프라자’라는 이름의 의류쇼핑몰이 있던 자리다. 인근 교보문고와 500여m, 영풍문고와는 불과 180여m 떨어져 있다. 매장 면적은 1500평이며 50만권의 책을 보유할 예정으로 교보문고(2700여평·230만권)와 영풍문고(3000여평·100만권)에 비해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다. 그러나 ‘편안한 만남과 휴식,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소’라는 컨셉트로 다른 서점들과 차별화된 색다른 휴게공간인 ‘독서 사랑방(가칭)’을 마련, 독서인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독서 사랑방’은 반디앤루니스가 종로구청과 함께 서점 앞 광장에 만들고 있는 560평 규모의 독서 휴게공간이다.1880∼2000년대 250여종의 역대 베스트 셀러를 전시하고, 갈대숲을 이용한 친자연적인 인테리어로 꾸민다. 반디앤루니스 기획실 박성우씨는 “휴게 의자를 설치해 학생들은 교육의 장소로, 어른들은 향수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3개 대형서점 차별화 경쟁 반디앤루니스의 개점으로 교보문고·영풍문고 등 인근 서점들의 차별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는 ‘책이 가장 많은 서점’이라는 이미지를 고수해 나갈 예정이다. 교보문고 기획홍보팀 홍석용씨는 “고객들이 ‘교보에도 없는 책이 있냐?’고 반문할 정도로 종류나 양적인 면에서 모두 풍부하게 책을 갖추어 놓고 있다.”며 “앞으로 매장 곳곳에 소비자 상담 전문 요원을 배치해 놓은 ‘북 마스터 제도’를 더욱 강화해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책 컨설팅’을 해줄 수 있도록 서비스의 수준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문고는 넓은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 여유롭게 책을 볼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더욱 강화해 갈 계획이다. 깨끗한 이미지와 청결함을 보강하기 위해 최근 화장실 개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영풍문고 종로점 영업관리과 박래풍씨는 “책과 어우러질 수 있는 생화 등을 비치해 감성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려 한다.”면서 “젊은 감각에 맞춰 인테리어 색상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너지 효과 기대,‘강남 앞서갈 것’ 불과 한 블록을 사이에 두고 ‘경쟁자’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지만, 서울문고의 진출에 대해 이들 서점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교보문고 홍석용씨는 “세 개의 서점이 서비스 경쟁을 하게 되면 오히려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강남 서점가 쪽으로 발길을 돌리던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강북으로 돌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풍문고는 반디앤루니스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휴게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해 놓고 있어 ‘자신있다.’는 입장. 영풍문고측은 “매장에 커피전문점, 샌드위치점 등 편의시설이 전체 면적의 10% 가량을 차지한다.”며 “편의 공간에 있어 어느 곳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영화 ‘역전의 명수’ 정준호

    영화 ‘역전의 명수’ 정준호

    좋은 작품을 심사숙고해 고르기보단, 인간관계에 기반해 작품을 선택해 왔다는 배우 정준호(35). 딱 부러지게 거절 못하는 성격 때문에 가끔은 뒤돌아서서 후회하기도 했던 사람 좋은 배우 정준호가, 이번만큼은 ‘배우’로서 욕심을 냈다. 이미 내정된 배우가 있었음에도 졸라서 기어이 맡아내고야 말았다는 영화 ‘역전의 명수’의 현수와 명수역. 그 같으면서도 다른 쌍둥이 형제에 도전하는 정준호는,‘공공의 적2’의 악역 연기에 이어 배우로서 훌쩍 성장해 있었다. ●현수와 명수, 같으면서도 다른 두 형제 서울법대 출신으로 출세에 눈먼 동생 현수와, 현수의 뒤처리만 하다가 인생이 꼬여버린 형 명수. 완전히 다른 성격이지만 전형적인 ‘착한놈’과 ‘나쁜놈’의 대립구조는 아니다. 한 프레임 안에 나란히 있는 현수와 명수는 놀랄 정도로 다르지만, 각각 연기하는 모습 속에는 두 사람이 서로 조금씩 겹쳐진다. 지적인 냉혈한과 정많은 바보라는 상투적인 전형성을 탈피한 자연스러운 그의 연기덕에, 두 캐릭터는 영화적인 설정 안에서도 현실성을 띠게 됐다.“선악을 명확히 가르기보단 중간을 지향하고 절제를 좋아하는 감독의 영향이 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도 촬영 내내 두 캐릭터를 오가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그.“지금 명수를 찍는 건가 현수를 찍는 건가 헷갈릴 정도로 뒤죽박죽된 적도 많았죠. 전에 찍었던 테이프를 돌려보면서 감정선을 이으려고 노력했어요.” 혼자서 두 배역을 맡다보니 거의 매 신에 등장하며 녹초가 될 때에는 “나랑 똑같은 사람이 대신 촬영 좀 해줬으면….”하는 생각도 했단다. 그렇다면 어떤 연기가 더 어려웠을까.“단순한 성격이지만 명수가 더 어렵고 또 그만큼 애착이 갔습니다. 당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영화적인 인물이에요.” 하지만 “야망을 이루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는 현수도 이해가 간다.”는 그. 아마도 명수와 현수는 정준호의 내면에서 건져올린 두 가지 모습 아닐까. ●밝고 재밌는 모습부터 선굵은 연기까지 그의 연기영역이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다양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우선 명수의 트레이드 마크는 국밥 쟁반을 머리 위에 인 모습. 어떻게 자연스럽게 쟁반을 이고 돌아다니게 됐을까. 그는 촬영이 없을 때도 틈틈이 역 앞에서 국밥 올린 쟁반을 이고 다니며 연습을 했다. 심지어 영화촬영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언제 국밥집 차렸어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뛰어다니는 것까지 해보려고 했는데 그건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릇도 많이 깨먹었어요.” 한 프레임 안에서 명수와 현수가 마주보고 말하는 장면은 어떻게 연출된 걸까. 현수 대역 앞에서 명수가 돼 연기를 하고, 다시 자리를 바꿔 명수 대역 앞에서 현수 연기를 했단다. 그리고 각각의 대역은 컴퓨터그래픽을 거쳐 현수와 명수로 탄생했다. ‘가문의 영광’에 이어 서울대 법대 출신을 두번이나 맡게 된 소감도 궁금했다.“사적인 자리에서 서울대 출신들이 제게 명예졸업생이라고 해요.” 실제로 부모님의 권유로 공무원이 되려고 고시를 준비한 적도 있었다는 그는, 여러모로 서울대생과 닮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영화가 14번째.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이 남았을까.“영화 ‘데드맨 워킹’이나 ‘필라델피아’처럼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영화를 해보고 싶습니다.” 차기작은 오는 여름 방영할 TV 드라마 ‘루루공주’. 김정은과 함께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물로,6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영화는 올해말 ‘두사부일체’의 속편인 ‘투사부일체’를 촬영한 뒤, 내년쯤 느와르 장르에서 선굵은 연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좋은사람 있으면 꼬옥 소개시켜줘 젊을 때야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열정을 불태우겠지만, 나이가 하나둘 먹다 보면 그 열정의 불꽃은 사그러들고 그 너머의 삶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정준호의 나이가 딱 그렇다. 이젠 배우로서의 꿈과 열정을 키우기보다는 다른 삶들을 돌아보고 챙겨볼 때다. “제 인생에서 중요한 건 영화가 아니에요. 배우로서의 인기와 영화의 흥행에 쫓겨산다면 제 인생이 얼마나 비참해지겠습니까. 이제 배우는 제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가 요즘 가장 중요시하는 건 ‘사람’이다.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사람만은 잃어버리지 말자.”는 게 그의 신조. 그래서 어느 누구보다 사람들을 챙기고 ‘휴먼 네트워크’를 돈독히 쌓아가고 있다. 봉사활동도 열심이고, 영화제작과 호텔 경영 등 사업에도 발을 담갔다. 가장 부러운 건 애 키우면서 오순도순 사는 친구들 모습이란다.“돈, 인기가 많으면 얼마나 많겠어요. 빨리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내년을 결혼하는 해로 정했다는 정준호. 누구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주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그 영화 어때?]나를 살린 사랑 나를 죽인 사랑

    사후 20년이 지나 유고시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여성 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 서른한살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녀의 불꽃 같은 삶은 영국 계관 시인인 남편 테드 휴즈(1930∼1998)를 떼놓고는 얘기하기 힘들다.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실비아’(감독 크리스틴 제프·15일 개봉)는 한 남자에 대한 지독한 사랑과 시를 향한 열정으로 스스로를 전소시켰던 그녀의 창백하고 우울한 내면을 클로즈업한 전기영화다. 1956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 실비아는 한 문학모임에서 촉망받는 시인 테드(다니엘 크레이그)를 만난다. 첫눈에 운명임을 직감한 두 사람은 5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열정적인 사랑은 행복한 결혼의 필요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은 될 수 없는 법. 일과 사랑, 둘다 잘 해낼 것으로 여겼던 실비아는 점차 타자기를 치는 시간보다 빵굽는 시간이 늘어나고, 테드는 그녀에게 자신을 되찾으라고 충고한다. 8살 때 자살을 시도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나약하고 불안했던 실비아는 영국으로 돌아온 이후 남편에게 더욱 병적으로 집착한다. 결국 테드의 외도 사실을 알아낸 실비아는 6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그로부터 1년 뒤 두 아이를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다. 천재 여성예술가들의 삶을 다룬 영화 대부분이 그렇듯 이 작품도 주인공의 ‘성공한 일’보다는 ‘실패한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끊임없이 남편을 의심하면서 스스로를 굴욕적으로 변모시키는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시킨 영화는 뛰어난 시인으로서 실비아의 면모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에겐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언젠가 실비아 플라스를 연기하게 될 줄 알았다.’는 기네스 팰트로의 ‘준비된’ 열연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한없이 나약하고, 때론 폭풍처럼 격정적이며, 그리고 가슴 저 밑바닥에 끝모를 슬픔과 우울을 간직한 실비아역에 그녀가 아닌 다른 배우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공판중심주의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공판중심주의

    검찰조서 없이 법정 증인들의 생생한 진술과 피고인 심문을 통해 유무죄를 판단하는 공판중심주의가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지난 4일 시작된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 재판은 처음으로 검찰 수사기록 없이 검찰과 변호인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며 진행되고 있다. 외국 영화에서 재판 과정을 보면 우리 법정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배심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공판중심주의 때문이다. 공판중심주의란 검사와 피고인·변호사가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고 증거를 제시해 가면서 사건의 진실을 캐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법정에서는 그와 같은 불꽃 튀는 공방을 볼 수 없었다. 검찰에서 피의자를 조사한 내용이 거의 그대로 법정에서도 인정되었기 때문에 법정심문도 형식적이었다. 배심제 도입과 더불어 사법개혁의 한 방안으로 재판의 대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 공판중심주의의 의미를 살펴본다. ●공판중심주의란 공판중심주의는 사건의 실체에 대한 모든 심증을 공판절차를 통해 형성해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원칙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이 원칙을 확립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그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검찰은 피의자와 참고인을 수사한 기록과 확보한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재판부는 그 기록과 증거에 의존해 재판을 해 온 것이다. 물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심문도 하지만 특히 작은 사건의 경우 법관의 사무실에서 유무죄가 결정되는 일이 많았다. 대법원은 수년전부터 공판중심주의의 실질적인 도입을 강조해 왔지만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지난해말부터다. 공판중심주의는 배심제하에서는 당연한 원칙이지만, 배심제를 채택하지 않아도 공정한 심판을 위해 필요하다. 기본 원칙은 공개 재판이다. 또 판결은 법률에 별다른 규정이 없으면 구두변론에 의거해야 한다(형사소송법 37조 1항). 공판 외에서 작성된 조서가 법관의 심증을 형성하는 자료가 돼서는 안 된다.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또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하고 그밖의 서류나 증거물은 첨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법원의 예단을 방지하는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도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는 원칙이다. ●검찰조서 증거능력 부정 공판중심주의를 촉발한 것은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대법원의 판례였다. 지난해 12월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담 대법관)는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판례를 내놓았다. 검찰이 피의자와 참고인을 신문해서 작성한 조서를 하나의 증거로 인정해 왔던 판례를 바꾼 것이다. 다시 말해 법정에서 나온 진술과 증거만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검찰이 강압적으로 수사를 해 조서를 작성하고 날인하도록 했을 경우 조서의 진실성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조서에 서명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서 내용이 자신의 진술대로 기재됐음을 피고인이 법정에서 시인해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기록 제출 거부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검찰은 수사기록 제출을 거부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전국 검찰이 일제히 그런 것은 아니고 강동 시영아파트 재개발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가 처음 불을 댕겼다. 공판중심주의는 다른 수사기록은 제출하지 않고 공소장만 내는 공소장 일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대응은 그 원칙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배경은 대법원이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과 구속영장 기각률이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법원보다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측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수사기록을 보지 못하면 변호사들은 피고인의 진술에만 의존해서 변론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 사건 공판중심주의대로 진행되고 있는 재판으로 주목받는 재판이 지난 4일 오후 처음 열린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 재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최완주) 심리로 열린 이 재판은 검찰이 수사기록 제출을 거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검찰과 변호인은 첫날부터 증인으로 채택된 사건 관계자를 두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아무래도 수사기록이 없고 증인의 진술이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판부는 증인 진술의 세세한 부분까지 의미를 캐묻기도 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수사기록이 없이 재판하는 것은 변론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공판중심주의의 과제 공판중심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재판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증인 수도 많을 뿐더러 백지 상태에서 증인의 진술을 듣는 까닭에 심문도 전보다는 길어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건은 재판기일을 자주 잡는 ‘집중심리제’를 채택해서 판결을 앞당길 수 있지만 그러다보면 다른 사건에 여파를 미치게 된다. 때문에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공판중심주의가 도리어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에게 불리하다는 말이 나오고도 있다. 변호사들은 특히 검찰이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미리 변호 전략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을 가장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피고인을 검찰의 강압에서 벗어나게 하고 법정에서의 자유로운 진술로 진실을 가리자는 공판중심주의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형소법에 또 막힌 수사권조정

    형소법에 또 막힌 수사권조정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근거 조항인 형사소송법 195,196조를 놓고 검·경이 공청회에서 설전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공청회’에는 김종빈 검찰총장과 허준영 경찰청장 등 검·경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 불꽃튀는 공방전을 펼쳤다. 공청회장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한때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형소법 개정 문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다. 검·경은 그동안 내란과 외환·살인 등 12개 중요범죄와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 등은 검찰이, 기타 사건은 경찰이 맡기로 합의했지만 형소법 개정에서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태세다. ●경찰 “일제의 유물 개정은 시대적 요구” 김학배 경찰청 기획수사심의관은 “검·경 관계를 지휘와 복종관계로 규정한 형소법을 그대로 두는 것은 근본 해결책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일제의 유물인 형소법을 개정하는 것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경찰측 조정자문위원인 서보학 경희대 교수는 “범죄 수사의 97%를 경찰이 처리함에도 경찰이 검찰에 종속돼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다.”면서 “한 기관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것은 권력 비대화의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했다. ●검찰 “경찰의 편파·청탁수사 감시해야” 그러나 검찰은 관련 조항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찰이 절도·강도·살인 등의 수사를 전담하는 대신 인권 침해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검찰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서경대 정웅석 교수는 “‘지존파 사건’이나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경찰이 단순 교통·변사사건으로 끝내려던 것을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 진실을 밝혀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를 맡는 사법경찰은 전체의 10%인 1만 6000명에 불과하다.”면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완전 배제하면 행정 경찰인 간부들이 인사권 등을 빌미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덕 변호사도 경찰의 수사 오류와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2003년 경찰 의견이 검찰에서 바뀐 경우가 8.8%인 16만 9390건이고,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고도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비율이 33.1%에 이른다.”면서 “검찰이 계속 경찰의 편파 수사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 수사정책기획단장 김회재 검사는 “경찰 수사권 독립의 실체는 ‘치안’과 ‘사정’을 독점, 검사를 배제해 사법경찰이 행정경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면서 “이는 국민을 도외시한 경찰의 이기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경찰측은 “권력에 기생해 인권을 탄압하는 수사를 한 것은 검찰도 만만찮다.”고 되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방청석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합의안 대통령령으로 우선 시행하자” 현실적인 타협점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수사권은 헌법이 아니라 법률상의 문제”라면서 “형소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합의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시행한 이후 앞으로 형소법을 개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미 여러 부분에 합의했는데도 형소법 문제로 시간만 끌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문위는 이달 18일 한번 더 회의를 연 뒤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영규 정은주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PGA 투어 마스터스 ] 우즈, 네번째 그린재킷?

    이글 퍼트가 개울에 빠지고, 잘 맞은 아이언샷이 깃대를 맞고 벙커로 떨어졌던 첫째날의 불운은 ‘황제’의 진면목을 부각시키기 위한 프롤로그에 불과했다. 이틀간 우중충했던 하늘이 맑아지자 오거스타의 숲에는 ‘타이거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4번째 그린재킷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10일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2개로 막는 ‘불꽃샷’으로 7언더파 65타를 쳐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치며 이틀 내내 선두를 지키던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을 위협한 우즈는 3라운드에서 믿기지 않는 ‘줄버디쇼’를 연출했다.2번·3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린 뒤 7번홀부터 13번홀까지 대회 사상 두번째로 7개홀 연속 버디를 낚은 것. 특히 가장 힘들다는 ‘아멘 코너(11∼13번홀)’에서 자로 잰 듯한 아이언샷과 신들린 퍼트로 모두 버디를 뽑아내 마스터스 사상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을 마음대로 공략하던 우즈는 14번홀과 15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해 갑자기 흔들렸지만, 나머지 3개홀을 파로 마무리해 선두를 지켰다.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기대했던 디마르코는 우즈의 맹렬한 기세에 눌려 3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까먹으며 합계 8언더파 208타로 3타 차 2위로 내려 앉았다.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디펜딩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4위까지 올라 왔고, 세계랭킹 1위를 우즈에게 내줄 위기에 처한 비제이 싱(피지)은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6위에 머물렀다. 이날 통한의 더블보기 2개를 기록한 최경주(35·나이키골프)는 합계 5오버파 221타로 공동41위까지 떨어졌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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