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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촛불은 어디로 진화해야 하는가?/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헌법·법사회학 교수

    [시론] 촛불은 어디로 진화해야 하는가?/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헌법·법사회학 교수

    두 달 가까이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집회에 대한 해외 언론의 반응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민주국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최순실 게이트의 기괴한 내용에 집중하는 듯하더니, 어느새 여야 정치권을 압박하며 현직 대통령의 탄핵 소추를 성사시킨 촛불집회의 힘에 놀라는 눈치가 역력하다. 하긴 한밤중에 100만명 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여 평화로운 축제처럼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은 지금 어느 선진국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독일의 한 매체가 한국의 ‘아고라 민주주의’를 모범으로 지목했다는 최근 소식은 그래서 뜻깊다. 해외 언론의 눈에 시민들이 손에 든 촛불은 서구적 모더니티(근대화)의 출발점인 자유의 불꽃을 연상케 했을 것이다. 모든 시민을 주권자로 규정하는 이 자유의 불꽃은 시민혁명의 이념적 근거이자 도화선이었다. 그러나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동서 냉전과 세계화의 폐해를 모두 겪은 오늘날에 와서는 솔직히 감격보다 피로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오죽하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상징하듯 자유의 불꽃을 외면하는 반(反)난민의 물결이 유럽을 넘어 미국에까지 제도권 정치의 주류로 올라서게 되었을까. 어쩌면 서구 언론은 한국의 촛불집회에서 자유와 평등과 박애를 구현하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찾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바깥의 눈을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촛불집회로 표출되고 있는 정치적 에너지를 어떻게 제도적 차원에 연결시켜야 할지는 지금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청와대로 향하던 촛불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처하는 국무총리 공관과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로 향하기 시작한 것은 촛불 시민들이 이와 같은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이와 같은 민심의 흐름을 포착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개헌을 포함한 제도 개혁의 계기로 승화시키는 것은 이제 온전히 여야 정치권과 지식인들의 책임이다. 그러면 촛불은 어디로 진화해야 하는가. 첫째, 불합리한 권력 구조부터 손을 보아야 한다. 국민의 신임을 잃은 ‘4~5%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국정을 흔들 수 있는 대통령 선거 제도는 하루바삐 뜯어고쳐야 한다. 대통령이 궐위된 뒤 60일 내에 5년 임기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한 헌법 규정은 1987년 신군부(전두환·노태우)와 양김(김영삼·김대중)의 정치적 노림수를 빼놓고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여느 대통령제 국가처럼 미리 뽑아 놓은 부통령이 있었다면, 하야 이후 발생할 정국 혼란을 무기로 4~5% 대통령이 끝까지 버티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국무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는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국정 농단 사태를 주도하거나 방조한 청와대와 권력 감시기구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 비서실을 사설 내각으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대폭 축소하고, 대통령과 그 주변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감사원이나 국정원의 소속을 바꿀 필요도 있다. 대통령-민정수석-법무부 장관-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검찰 거버넌스’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차제에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주민 직선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청와대와 권력 감시기구가 재벌들과 연결되는 고리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셋째, 중앙정부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도 지방정부들이 충실하게 기능을 유지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지방자치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안전장치라는 점을 다시금 입증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합당한 제도적 개혁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요청이다. 예를 들어 헌법에 새로운 규정을 두어 주민자치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입법권과 조세권의 분권화를 통해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와 대등한 헌법기구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현재 단원제인 국회를 상원과 하원이 있는 양원제로 바꿔 지방정부가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 독일이나 미국의 상원처럼 ‘지역대표형 상원’을 만들어 지방정부 대표 1명 또는 2명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조성진·윤부근 내년 ‘사물인터넷 혈투’ 예고

    가전업계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놓고 격돌한다. 아마존에 이어 구글도 지난달부터 스마트홈 허브인 ‘구글홈’을 내놓고 스마트홈 시장 띄우기에 나서자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원한 ‘가전맨’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의 불꽃 튀는 자존심 경쟁도 예상된다. ●삼성, CES 통해 스마트홈 적극 진출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부터 스마트 가전 IoT 분야 강화 차원에서 마케팅, 기획,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 등의 외부 인재 모시기에 한창이다. 지난달 구성기 IBM 글로벌 솔루션 사업본부장을 스마트가전 TF팀장으로 영입한 이후 후속 작업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스마트홈 분야를 적극 강조할 계획이다. 2014년 사물인터넷 플랫폼 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뒤 2년여 넘게 준비한 결과물을 시장에 보여 주겠다는 것이다. 윤부근 사장도 지난 9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가전을 인터넷과 연결해 컨트롤하는 건 초기 단계이며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삼성만의 차별화를 보여 주겠다고 했다. 가전을 서로 연결한 뒤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하는 식으로 한 차원 높은 스마트홈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LG, 스마트가전·인공지능 연계 추진 LG전자도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 있던 생활가전(H&A)사업본부의 스마트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연구진과의 협업을 위해 가산연구개발(R&D)캠퍼스로 이전시켰다. 내년 출시되는 모든 가전 제품에 무선랜(와이파이)을 탑재하기로 한 LG전자는 관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올해 가전 분야에서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고무된 상황이다. 지난 1일 조성진 H&A사업본부장 사장이 먼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가전의 ‘부활’을 알렸다. 생활가전 출신이 최고경영자에 오르면서 탄력을 받게 된 LG전자는 내년을 기점으로 스마트 가전을 인공지능과 연계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홈이라는 플랫폼 전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비밀 병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유통, 통신 업체들과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CE 부문도 4분기에 영업이익이 5400억원을 넘으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게 돼 당분간 조성진 부회장과 윤부근 대표의 경쟁 구도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선희 바람꽃 ‘푸른바다의 전설’ 전지현♥이민호와 시너지 “O.S.T 여왕”

    이선희 바람꽃 ‘푸른바다의 전설’ 전지현♥이민호와 시너지 “O.S.T 여왕”

    이선희가 부른 ‘푸른바다의 전설’ O.S.T ‘바람꽃’이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흥행 불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연출 진혁, 극본 박지은)이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을 내세운 명품 O.S.T로 매주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명품 보이스 이선희까지 가세하며 음원 차트에서 인기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선희는 앞서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목소리만으로도 작품을 빛내며 ‘O.S.T 여왕’으로 불려왔던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해 화제다. 15일 0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바람꽃’은 이선희의 감성 충만한 목소리가 얹어져 차트 상위권에서 리스너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람꽃’은 전생부터 현생까지 이어지는 두 남녀의 애절하고도 가슴 아픈 사랑이 섬세하게 표현된 곡으로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멜로디 위에 이선희만이 들려줄 수 있는 진한 울림이 얹어져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선희는 현재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전국 투어 ‘더 크레이트 콘서트(The Great Concert)’ 공연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상황에서도 ‘푸른 바다의 전설’ 작품과 ‘바람꽃’ 노래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 32년간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 수많은 명곡들을 탄생시킨 이선희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부른 노래들까지 큰 인기를 모으며 ‘리스너가 사랑한 O.S.T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바 있다.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쓰며 1051만 선택을 받은 영화 ‘왕의 남자’를 빛낸 O.S.T ‘인연’부터 조승우와 수애의 연기 합을 짙은 목소리로 보탠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동명 O.S.T, 방영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O.S.T ‘여우비’ 등을 통해 세대를 초월한 큰 사랑을 받으며 음악성과 대중성을 둘 다 잡아냈다. 이선희의 영혼을 만지는 목소리가 영화와 드라마에 입혀지면서 여러 명장면들이 탄생됐다. 이번에는 한층 더 깊어진 감성과 차원이 다른 남다른 표현력으로 ‘푸른 바다의 전설’의 ‘바람꽃’에 쏟아내며 ‘O.S.T 불패’ 흥행 기록을 지켜가고 있다. 이선희가 오랜만에 드라마 O.S.T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바람꽃’은 15일 음원 차트 공개와 동시에 상위권에 안착하며 하반기 명품 O.S.T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바람꽃’은 지난 8,9회에서 하이라이트 버전으로 공개돼 시청자와 먼저 만났다. 두 사람의 애끓는 사랑이 이선희의 감미로운 음색으로 풀어져 애틋한 감정을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며 큰 감동을 안겼다. ‘호텔킹’, ‘빛나거나 미치거나’, ‘내 사위의 여자’ 등 다수 작품 O.S.T를 비롯해 가수 김범수, 변진섭, 2AM, 나비 등 보컬리스트들과 작업한 톰이랑제리와 신예 작사가 하나가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O.S.T 불패 신화’ 이선희가 가세해 안방에 이어 음원 차트에서도 힘을 얻고 있는 ‘푸른 바다의 전설’은 전생과 현생까지 이어지는 인어 심청(전지현)과 꽃미남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의 신비로운 사랑 이야기로 첫 회부터 수목드라마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잊어버립시다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잊어버립시다

    잊어버립시다(Let it be forgotten)-세라 티즈데일 잊어버리세요. 꽃을 잊듯이,한때 금빛으로 타오르던 불을 잊듯이,영원히 아주 영원히 잊어버리세요,시간은 친절한 벗, 우리를 늙게 하지요. 누군가 물으면, 이렇게 말하세요.오래 오래 전에 잊었노라고,꽃처럼, 불처럼, 오래전에 잊혀진눈 위에 뭉개진 발자국처럼 잊었노라고. * Let it be forgotten, as a flower is forgotten,Forgotten as a fire that once was singing gold,Let it be forgotten for ever and ever,Time is a kind friend, he will make us old. If anyone asks, say it was forgottenLong and long ago,As a flower, as a fire, as a hushed footfallIn a long forgotten snow. * 시가 쉬워서, 뭐라고 설명할 건덕지가 없다. 그런데 이처럼 쉬운 시 쓰기가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시를 좀 써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시인으로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언어가 솟아나는 순간이 있다. 일부러 쥐어짜내는 게 아니라, 머리와 가슴을 태우며 온몸으로 밀어붙인 시만이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잊어버립시다’는 세계의 명시라고 치켜세울 만큼 뛰어난 시는 아니다. 그러나 그 단순 명쾌한 언어와 강렬한 이미지는 한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광장에 진열할 거대한 조각상은 아니나, 거실에 두고 보면 좋을 소품이라고나 할까. 위대한 명곡은 아니지만 어느 날 버스에서 얼핏 흘려들은 유행가가 우리의 애간장을 녹이듯이, 소박한 시가 우리를 울릴 때가 있다. 어려운 단어도 없고, 같은 구절이 반복되어 외우기도 좋다. 원문을 보면 ‘as’가 5번이나 나온다. 꽃을 잊듯이, 불을 잊듯이…직유법을 남발했지만 거슬리지 않는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나. 종로의 책방에서 영어참고서를 뒤적이다가 세라 티즈데일(1884~1933)의 시를 보았다.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외워 버렸다. 나는 일부러 뭘 외우려고 외우지 않는다. 책을 읽다가 혹은 텔레비전을 보다가 멋진 표현이 나오면 저절로 외운다. 한국어보다 영어로 된 문장들을 더 잘 외운다. 그렇게 외운 시들이 수십 편이 되는데, 나이가 들어 많이 지워졌다. 최근에 외운 시는 며칠만 지나도 가물가물하지만, 옛날에 외운 시는 잘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처음으로 외운 영시가 이 시다. 두 번째 행을 번역하며 좀 애를 먹었다. ‘a fire that once was singing gold’(황금빛을 노래하던) 불꽃이 뭘까? 어린 마음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생의 황금기가 지난 지금이야 이해고 뭐고 그냥 몸으로 느껴진다. 내 속에서 타오르던 젊음의 불꽃이 아니고 뭐겠는가. 그 찬란한 불꽃을 한번도 제대로 피워 보지 못하고 시들시들 삭아야 했던 청춘이 분하고 원통해, 죽는 날까지 나는 독재자를 용서하지 못하리. 십 년쯤 전에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며 티즈데일의 시와 다시 만났다. 고등학교 교정에서 배용준과 최지우가 무슨 일인가 잘못해 선생님에게 걸려 벌로 화장실을 청소하는 장면에 티즈데일의 시가 울려퍼졌다. 눈이 푸짐한 도시, 춘천에 살며 나는 사십 대의 마지막을 보냈다. 너무 늦기 전에 젊은 날의 흔적들을 글로 복원하고 싶었다. 오래전에 잊혀진 눈 위에 희미하게 남은 발자국들을 따라가며 장편소설 ‘청동정원’을 썼다. 다 털어버리고 잊고 싶었다. 잊으려 애쓸수록 선명해지던 흉터들이 어느덧 아물었으니, 시간만큼 친절한 친구는 없다. 49세에 자살한 시인 티즈데일에게 시간은 그녀의 시처럼 고마운 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다. 티즈데일은 188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집에서 기초교육을 받다 열 살이 되어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19세에 여학교를 졸업한 세라는 시카고를 자주 여행하며 시 잡지 ‘포이트리 매거진’을 둘러싼 문인들과 어울렸다. 스물세 살 되던 1907년에 지방의 어느 신문에 처음 시를 발표했고, 같은 해에 그녀의 첫 시집을 출판했다. 세라의 두 번째 시집 ‘Helen of Troy and Other Poems’(1911)은 낭만적인 주제를 다루는 솜씨와 높은 서정성으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미모의 여성시인으로 이름을 떨치며 1911년부터 1914년까지 시인 베이철 린지를 비롯한 여러 남자들이 그녀 주위에 모여들었다. 자신을 만족시킬 충분한 돈이 없는 남자와 함께할 불안정한 삶이 두려웠던 그녀는, 그녀를 정말로 사랑했던 린지의 구애를 물리치고 1914년 부유한 사업가와 결혼했다. 결혼한 뒤 두 사람은 뉴욕으로 이사해 센트럴파크와 가까운 아파트에서 살았다. 결혼한 이듬해에 출간된 세라의 세 번째 시집 ‘바다로 흐르는 강물’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18년에 그녀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세라를 오랫동안 숭배했던 언스트 필싱어와의 결혼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사업가인 남편은 여행이 잦아 자주 집을 비웠고 홀로 남은 그녀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었다. 마흔다섯 살이 되던 해에 세라는 남편에게 알리지 않고 집을 나와 석 달을 다른 곳에서 지내며 변호사를 통해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했다. 당시 미국의 법은 결혼한 부부가 석 달 이상 별거하면 부부간 합의가 없더라도 이혼이 성립했다고 한다. 이혼한 뒤에 세라는 남편과 살던 센트럴파크의 옛집으로부터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곳으로 이사했고, 옛날 남자친구인 린지와 다시 접촉을 시도했다. 뒤늦게 결혼한 린지는 이미 두 아이의 아버지로 힘들게 생계를 꾸려 가고 있었다. 때는 1929년, 경제 대공황이 닥친 해였다. 그렇지 않아도 궁핍한 시인의 생활인데, 대공황이 닥치자 가족을 부양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우울증에 빠진 린지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그로부터 2년 뒤인 1933년에 세라 티즈데일도 수면제 과용으로 세상을 떠났다. 꽃을 잊듯이, 한때 타오르던 불꽃을 잊듯이, 영영 잊을 수는 없었던 건가.
  • 유재석, 4년 째 연탄은행에 1억8000만원 기부 ‘선행의 아이콘’

    유재석, 4년 째 연탄은행에 1억8000만원 기부 ‘선행의 아이콘’

    방송인 유재석이 4년 째 연탄을 1억8000만원 가량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2일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은 유재석이 지난 11월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MBC ‘무한도전’ 방송차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에서 연탄 봉사를 하면서 연탄이 어려운 분들의 ‘생존 난방에너지’임을 절감한 유재석은 4년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거액을 후원해오고 있다. 2013년 2000만원을 후원한 유재석은 이후 2014년 2000만 원, 2015년 4000만 원, 2016년 2월 5000만 원에 이어 11월 다시 5000만 원을 내놓아 4년간 모두 1억8000만 원을 기부했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기부 한파를 녹이며 사랑의 불꽃을 점화시켜준 유재석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이 같은 선행과 마음이야말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를 살피는 등불 같은 시대정신이며 지금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달구는 소생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사진=서울신문DB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두바이 고급 주거복합건물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두바이 고급 주거복합건물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두바이의 고급 주거복합건물서 화재가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더 내셔널 아랍 에미리트’는 12일 오후 11시께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의 오세아니아 주거복합건물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두바이의 인공 섬인 팜 아일랜드에 위치한 오세아니아 레지던스(Oceana Residence). 영상에는 화염에 휩싸인 오세아니아 레지던스 건물의 모습과 위층으로 불이 옮겨붙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트위터 두바이 미디어 오피스(Dubai Media Office)는 “두바이 민방위 측이 화재를 진압 중이며 불이 난 건물의 사람들을 모두 안전하게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두바이에서는 지난 1월 1일 63층짜리 5성급 더 어드레스 호텔에서 신년 불꽃놀이 행사 중 화재가 발생해 1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사진·영상= MitchGWilliams Twitter / David Dhakan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씨줄날줄] 고구마, 사이다, 난닝구/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구마, 사이다, 난닝구/최광숙 논설위원

    노무현 정권 출범 초인 2003년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에서 ‘빽바지’와 ‘난닝구’의 충돌이 있었다. 당시 ‘빽바지’는 민주당 해체를 주장하며 신당 창당을 주장했고, ‘난닝구’는 민주당 사수로 맞서면서 전면전이 벌어졌다. ‘빽바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린 유시민 전 의원을 비롯한 ‘386’ 의원 등 친노 진영이다. 반면 ‘난닝구’는 김대중( DJ) 전 대통령 측의 호남 인사들이다. 빽바지는 민주당 해체와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서 난닝구를 반개혁·지역주의 패권 세력으로 몰았다. 결국 신당 창당으로 호남 인사들이 비주류로 밀려났으니 빽바지의 승리였다. 2003년 4월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유 전 의원이 국회 등원 첫날 흰색 면바지를 입어 친노 세력들은 빽바지로 불렸다. 난닝구는 2003년 9월 민주당 해체를 위한 당무회의장에 이를 반대하기 위해 들이닥친 옛 민주당 남성 당원이 러닝셔츠 차림이어서 그 이후 비노의 호남 세력을 일컫는 말이 됐다. 제2차 ‘빽바지’와 ‘난닝구’ 간에 대결이 벌어진 것은 2015년 4·29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하면서다. 이번에는 주승용 전 최고위원 등 호남의 난닝구가 선거에서 참패한 문재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빽바지에 책임을 물으면서 공격에 나선 것이다. 빽바지가 선거 패배 책임을 지지 않자 난닝구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 안철수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으로 말을 갈아탔다. 난닝구가 빽바지에 ‘한 방’ 먹인 셈이다. 2016년 현재 야권에서 빽바지와 난닝구의 격돌만큼 흥미로운 새로운 버전의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다름 아닌 ‘고구마’와 ‘사이다’의 불꽃 튀는 논쟁이다. 고구마는 먹으면 목이 메기에 다소 답답해 보이는 문재인 전 대표를, 사이다는 먹으면 시원해 촛불 정국에서 돌직구 발언 덕분에 대선 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성남시장을 의미한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이다는 금방 목이 또 마른다. 그런데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고 사이다를 비난했다. 이에 이 시장은 트위터에서 “갑자기 고구마를 먹으면 체한다. 사이다를 먼저 마신 다음 고구마로 배를 채워야 한다”며 ‘선(先)사이다, 후(後)고구마’를 주장했다. 자신이 먼저 대통령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치고 차기 주자 선호도 2위에 올라 1위인 문 전 대표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빽바지가 고구마로 변신해 두 번째로 대권 탈환을 위해 뛰는 와중에 다크호스가 나타난 것이다. 세월이 흘러 개혁 세력을 자처하던 고구마도 이제 톡 쏘는 사이다로부터 기득권 세력으로 공격받는 처지가 됐다. 과연 고구마와 사이다 간의 승자는? 난닝구도 새롭게 단장해 이 싸움에 끼어들 게 뻔하다. 대선을 앞둔 야권내의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센트럴파크·트라이볼·G타워… 주말엔 송도 투어 가볼까

    센트럴파크·트라이볼·G타워… 주말엔 송도 투어 가볼까

    ‘국내 첫 해수공원’ 센트럴파크, 축구장 56배… 보트·카약도 ‘스트리트 서킷’ 일반인도 레이스 펜타포트 록 행사 등 축제 즐비 커낼워크선 340개 식당 맛 여행 ‘사막 위의 기적’ 두바이와 닮은 도시, 기하학적 건축물들, 도심을 가로지르는 수상택시, CF와 드라마 촬영의 단골 장소, ‘삼둥이’와 ‘대박이’가 사는 동네. 인천 송도의 이미지는 국제도시답게 화려하고 세련됐다. 지금은 인천은 물론 수도권에서 가장 핫한 곳이지만 불과 13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허허벌판의 갯벌이었다. 신기루같이 펼쳐진 국제도시 송도는 지금도 여전히 간척이 진행 중이다. 해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송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계획적이고 다이내믹한 도시라는 평가가 잘 어울린다. 아울러 속살을 들여다보면 부드러움과 산뜻함이 조화를 이뤄 다른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맛과 멋을 체감할 수 있다. 주말마다 외지에서 가족들과 연인들이 이곳에 상륙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송도의 백미인 센트럴파크는 송도 투어의 시작으로 통한다.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 3번 출구로 나가면 뒤편으로 공원이 펼쳐진다.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462만㎡로 축구장 56배 크기이며 여의도공원 면적의 2배다. 센트럴파크는 이름처럼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모티브로 조성됐다. 차이점이 있다면 송도의 센트럴파크를 관통하는 수로는 서해의 바다를 끌어온 국내 최초의 해수공원이란 점이다. 해수로의 길이는 1.8㎞나 되며 해수로를 둘러싼 산책로는 4㎞에 달한다. 물과 어우러지는 빌딩숲과 녹색 나무들을 바라보며 조깅과 산책하는 사람들로 언제나 가득하다. 지정된 장소에선 그늘막 텐트 설치가 허용돼 날씨가 좋으면 텐트촌이 형성되기도 한다. 특히 해수로 끝 선착장 이스트보트하우스에선 보트, 카약, 카누 등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송도의 마천루를 올려다보며 연인과 노를 젓는 경험은 센트럴파크에서만 가능해 필수 코스로 꼽힌다. 반대편 웨스트보트하우스에서 운행하는 수상택시는 송도만의 자랑이다. 지금은 수상택시라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관람을 위한 유람선 성격이 강해져 편도가 아닌 왕복 운항한다. 주중에는 1시간, 주말에는 30분 단위로 오후 9시까지 운행하고 있다. 해가 저물면 센트럴파크 주변의 68층 동북아무역센터(NEAT)와 트라이볼(Tri Bowl)의 리드미컬한 불빛 쇼가 시작되고 송도의 야경을 배 안에서 관람할 수 있다. 홍콩의 심포니오브라이트를 연상케 할 정도다. 로맨틱한 야경 덕에 배를 통째로 빌려 선상에서 프러포즈하는 커플도 있다고 한다. 유엔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이 입주한 G타워는 그냥 지나치기엔 아쉽다. 29층 하늘정원과 33층 전망대가 무료로 개방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송도의 전체 건물과 센트럴파크, 인천대교, 서해까지 조망할 수 있다. 사실 G타워는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주인공 김혜진(황정음)의 직장으로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연히 외국이겠거니’ 했던 추측과 달리 송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주중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을 태운 관광버스로 둘러싸여 한류 특수를 실감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G타워에서 나와 3시 방면으로 5분 정도 걸으면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건축물이 나온다. 복합문화 공간인 트라이볼이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청라·영종을 의미하는 ‘트리플’(triple)과 그릇을 뜻하는 ‘볼’(bowl)이 합쳐진 이름이다. 실제로 도자기로 빚은 그릇 세 개를 붙여 놓은 형상이다. 트라이볼은 콘서트, 공연,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아래로 은은하게 깔린 수경(水鏡)과 그 사이로 놓인 길은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때문에 트라이볼은 멀리서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출사족들의 집결지로 통한다. 가장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트라이볼 바로 옆은 컴팩스마트시티다. 인천이란 도시를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방문할 것을 권유한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도시계획을 테마로 조성한 전시공간이다. 인천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린 모습까지 모형으로 만나볼 수 있다. 무료라 아이들과 부담 없이 찾기 좋다. 송도엔 아직 개발이 안 된 부지가 많다. 넓은 부지를 활용해 사람들을 모아 한바탕 즐기기에 최적의 입지다. 이 때문에 송도는 축제로 통한다. 매년 여름엔 세계적인 록밴드들이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을 위해 송도로 모인다.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한 펜타포트는 국내 최장수 록페스티벌이 됐다. 올여름에도 3일 동안 8만여명의 젊은이가 몰려 하늘을 찌를 듯한 열기를 뿜어 냈다. 영국 매거진 ‘타임아웃’은 인천 펜타포트를 ‘꼭 가야 할 페스티벌 50’에 선정하기도 했다. 뜨거운 록 열기가 물러가면 9월엔 맥주축제로 유명한 세계문화축제가 열린다. 세계 각지의 130여종 맥주를 야외에서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음악불꽃축제, 더케이페스티벌, 국제마라톤대회, 트라이애슬론, 요트축제 등 다양한 축제와 스포츠 이벤트들이 개최된다. 특히 스피드 마니아라면 송도의 ‘스트리트 서킷’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레이싱 서킷하면 주로 영암이나 인제를 떠올리지만 송도에도 서킷이 있다. 스트리트 서킷에선 매년 모터 페스티벌과 경주가 개최되고 일반인들도 라이선스만 취득하면 직접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또한 서해에 접한 잭니클라우스(골프) 클럽을 감싸는 4차선 도로는 사이클 동호인들의 성지다. 밤이 되면 방파제 길을 따라 수십여대의 자전거 무리가 모여 질주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멀리서도 송도를 찾아오는 건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취사 가능한 레지던스 호텔인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을 비롯해 한옥 호텔 최초로 5성 등급을 받은 경원재 앰버서더호텔이 있다. 이외에도 쉐라톤, 오라카이, 홀리데이인, 센트럴파크호텔 등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송도 투어의 방점은 단연 식도락 여행이다. 송도에는 개성 넘치는 레스토랑과 카페 등 이국적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다. 센트럴파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커낼워크는 콘셉트부터 특이하다. 작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유럽식 저층 건물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테마로 늘어서 있다. 중앙 수로를 따라 걸으면 340개의 레스토랑과 카페거리, 쇼핑매장이 한눈에 펼쳐진다. 커낼워크는 방문객의 20%가 외국인이라 태국, 베트남,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음식부터 나폴리식 정통 화덕 피자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특히 수로 옆으로 빽빽하게 야외 테이블이 비치돼 있어 편하게 앉아 분위기를 만끽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송도엔 정제된 분위기의 레스토랑 말고도 바다 도시답게 신선한 회와 해산물을 요리하는 식당들도 많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뒤편은 일종의 먹자골목이다. 밤이 되면 송도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로 붐벼 속된 말로 흥청망청, 좋게 말하면 낭만과 젊음이 새벽까지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이민호, 영원한 사랑이 답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이민호, 영원한 사랑이 답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 이민호가 알콩달콩 로맨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수목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전지현이 이민호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고군분투기가 그려졌다. 인어 심청(전지현 분)은 언제나 그러했듯 허준재(이민호 분)를 향한 일편단심이었다. 설원 위에서 ‘사랑해’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 허준재. 심청은 같은 종족인 남자 인어 정훈(조정석 분)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인어의 운명을 알게 됐다. 그리고 기억이 지워진 준재는 청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자신인지 모른 채 질투심에 휩싸였고, 정훈을 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착각하며 ‘질투의 화신’으로 변신해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청은 ‘사랑해’라고 말해보라는 준재에게 “그럼 너 내꺼야? 항복이야? 니가 진 거야?라고 말해 기억을 잃은 준재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준재는 ”대체 누가 그딴 헛소리를 하냐“며 역정을 냈지만 이내 ”사랑해“라는 청의 한 마디에 심쿵했다. 청과 정훈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청은 배가 고픈 나머지 한강에 뛰어들어 물고기를 먹으려 했고, 그 모습을 우연히 본 119 소방대원이 그녀를 말리던 중 그녀가 인어임을 알아챘다. 소방대원 정훈은 남자 인어였던 것. 정훈은 청이 돈이 없는데 배가 고파서 물에 들어가려 했다는 얘길 듣고 비닐봉지를 귀에 걸며 자신들의 진주 눈물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알려줬고, 잔 눈물은 돈이 안되고 오열해서 큰 눈물을 모으라고 조언해 폭소케 했다. 이어 사랑을 따라 뭍으로 왔다는 청의 말에 ”넌 시한부야, 혼자서 사랑을 해선 심장이 굳을 거야. 심장이 계속 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니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정훈은 사랑의 약속을 했느냐고 물었고, 청은 ”맛집 가자“, ”불꽃 놀이 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답해 정훈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청을 도와주기로 맘먹은 정훈은 슬픈 영화를 함께 보며 진주를 모아 청을 변신시켜 준재의 앞에 데려갔다. 그 모습을 본 준재는 예상대로 화를 냈고, 준재의 눈 앞에서 서로 먼저 들어가라고 하던 중 눈으로 청의 얼굴을 사진 찍으며 준재를 제대로 질투 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이날의 에필로그 역시 신의 한 수였다. 준재에게 남자 인어 정훈이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것. 정훈은 준재에게 ”시간이, 기회가 항상 있을 것 같죠?“라는 의미심장한 조언을 해 이후 준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SBS ‘푸른 바다의 전설’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여행 가방]

    [여행 가방]

    에버랜드 크리스마스 특별 공연 에버랜드가 크리스마스 특별 공연을 풍성하게 선보인다. 퍼레이드, 뮤지컬쇼, 불꽃쇼 등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6가지의 다채로운 공연이 하루 종일 10회 이상 펼쳐진다. 에버랜드는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된다. 퍼레이드엔 일정 연령과 신장 조건을 만족한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체험비 2만 5000원을 내야 한다. 해비치 ‘드라이빙 딜라이트 패키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오는 31일까지 ‘드라이빙 딜라이트 패키지’를 선보인다. 오션 뷰 객실과 기아차의 플래그십 차량인 K9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드라이브 후에는 향긋한 차와 달콤한 케이크로 구성된 밀리우 애프터눈 티 세트를 제공한다. 여기에 제주식 민간 요법을 접목한 ‘등·다리 마사지’(40분) 서비스도 포함된다. 하루 2팀에 한해 예약할 수 있다. 38만원부터. 아쿠아플라넷 해녀 등재 기념 이벤트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제주 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제주 해녀가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방문하면 본인은 무료, 동반 1인은 50% 할인된다. 이벤트 기간은 31일까지다. 아울러 11일까지 아쿠아플라넷 공식 페이스북에서 ‘해녀물질 시연’ 이벤트도 진행한다. 정답자 20명에게 북극곰 인형을 준다.
  • 100여년 만에 빛 본 스트라빈스키 ‘장송적 노래’… 서울시향, 아시아 초연

    100여년 만에 빛 본 스트라빈스키 ‘장송적 노래’… 서울시향, 아시아 초연

    러시아혁명 때 분실됐다 100여년 만에 발견된 스트라빈스키의 곡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내년 1월 20~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아시아 초연하는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다. ‘장송적 노래’는 스트라빈스키가 세상을 떠난 스승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에게 바친 헌정곡이다. 1908년에 쓴 12분짜리 작품으로, 이듬해 단 한 번 연주됐다. 이후 1917년 러시아혁명 당시 분실됐다가 지난해 가을 러시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코르사코프 음악원 서고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 음악 연구가들은 “스트라빈스키의 초기작인 ‘불새’, ‘불꽃놀이’ 사이에서 초기 스트라빈스키 작품들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는 곡”이라고 평가했다. 이 곡은 지난 2일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로 연주됐고, 내년에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5월·사이먼 래틀 지휘), 시카고 심포니(4월·샤를 뒤투아 지휘) 등 세계 15개국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세계에서 세 번째, 러시아 밖에서는 처음 이 곡을 연주하게 됐다. 내년부터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는 독일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의 취임 연주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상에나… 웨스트브룩이 전반을 5득점으로 마치다니?

    세상에나… 웨스트브룩이 전반을 5득점으로 마치다니?

     ´이럴수가, 전반까지 5득점이라니?´  미국프로농구(NBA) 팬이라면 5일(이하 현지시간) 애틀랜타와의 정규리그 대결 전반을 지켜보다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의 기록을 보고 깜짝 놀랐을 것 같다. 그는 전반까지 14분만 뛰며 5득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여섯 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노리던 그가 최근 30득점대 활약을 꾸준히 펼쳤다는 점을 봤을 때 믿기지 않는 득점 부진이다. 야투 7개를 던졌는데 2점슛 하나만 림을 통과했고 자유투 넷을 얻어 셋만 성공한 결과였다.  1쿼터를 마쳤을 때 1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2쿼터 4득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득점보다 동료들 돕는 데 열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전반까지 이렇듯 부진하자 ESPN은 그가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한 가장 마지막 경기를 찾아냈다. 올 1월 13일 댈러스전에서 아예 무득점에 그치자 하프타임 직전 아예 벤치에 앉힌 일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3쿼터 반전을 이뤘다. 그 전까지 9개의 야투 중 8개가 림을 빗나갔던 그는 이후 7개의 슛 중 5개를 성공시켰는데 3개가 3점슛이었다. 종료 6분20초를 남기고 15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여섯 경기 연속이자 시즌 11번째 트리플더블을 무난히 넘어섰다. 한 점 차 앞서 전반을 마무리했던 팀은 그 덕에 4쿼터를 시작하기 전 83-69로 달아났다.   팀의 22경기 중 딱 절반에서 트리플더블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후반에만 27점을 쌓아 결국 경기를 마쳤을 때는 32득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989년 마이클 조던(당시 시카고)이 7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뒤 가장 긴 연속 경기 기록이다. 조던은 당시 1988~89시즌 전체 가운데 15경기로 그쳤으니 웨스트브룩이 훨씬 대단하다.   애틀랜타는 막판 불꽃 추격 끝에 카일 코버가 점프슛을 터뜨려 99-100까지 따라붙었지만 웨스트브룩이 종료 27.5초를 남기고 2점을 넣어 102-99로 이기는 데 앞장서 자신이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여섯 경기 모두를 팀의 연승으로 장식했다. 애틀랜타는 막바지 수비에 성공했으나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날린 회심의 버저비터 3점슛이 림을 맞히지도 못해 7연패를 당하며 최근 11경기 가운데 10패째를 기록했다. 2014년 2월 8연패 이후 가장 긴 연패 수모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경찰 “건물 1층서 불꽃… 2분도 안돼 순식간에 번져”

    서문시장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대구 중부경찰서는 2일 현장감식을 통해 발화지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시장 일대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 200여 개 가운데 발화지점이 찍힌 CCTV를 확보했다. 경찰은 1차 분석결과 “화재 발생 시각인 지난달 30일 오전 2시를 전후한 시간대에 4지구 건물 내부에서 불꽃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경찰이 공개한 발화 당시 CCTV에는 1층에서 불길이 치솟아 채 2분도 안 되는 순간에 점포 서너 곳을 태웠다.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에 불길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4지구 안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을 큰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서문시장 4지구 비상대책위원회가 불이 난 곳이 건물 바깥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초 신고자, 경비원 등 6명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 진술을 들은 데 이어 목격자를 추가로 찾고 있다. 한편, 대구시 재난대책본부는 상인과 협의를 거쳐 서문시장 4지구 대체 상가로 옛 롯데마트 내당점, 서문시장 주차빌딩, 옛 계성고 터 3곳 가운데 한 곳을 정할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제9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

    [제9회 교통문화발전대회] 대통령 표창

    ●여미옥 ㈜홍선생교육 대표 1999년부터 18년 동안 교통안전·문화 캠페인 스티커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등 교통사고 예방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첫해 교통안전 스티커 41만장을 만들어 배포한 것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20만~30만장을 제작해 택시공제조합에 무료 배포했다. 2002~2004년에는 음주가무 행위 근절 및 안전벨트 착용 스티커 84만 2700장을 제작해 전세버스에 무료로 나눠 줬다. 2014년에는 ‘안전은 우리 가족의 행복, 안전벨트를 착용합시다!’ 스티커 13만 5000장을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2007년에 부산 시내버스에 움직이는 어린이 교통안전 미술관을 운영하고 좋은 교통문화만들기 전국미술실기대회도 5회나 실시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기침 예절 스티커’ 6만 5000장을 제작해 무료 배포했다. ●권성욱 성진택시 대표 최고의 친절 택시회사를 만들기 위해 전 사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앞장섰다. 직접 택시 운행에 참여해 근로자 및 승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영을 펼치고 있다. ‘나부터 변하자’는 구호로 서비스 개선을 통한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경영자다. 봉사정신이 함양된 기업 윤리경영을 기치로 내세우고, 노사 신뢰→노사 화합→노사 성공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노사문화 경영도 펼치고 있다. 자체 진단으로 안전관리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운행기록 분석 등 과학적 관리 기법을 도입해 교통사고 제로(0)를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8년간 교통사고지수가 0.29에 이를 정도로 사고를 줄여 택시공제 보험요율 최저(60%)를 기록했다. 안전운전 매뉴얼을 만들어 차량에 비치하고, 운행 및 영상 기록분석실을 설치해 사고 재발을 막고 있다. ●모범운전자회 충남 태안지회 충남 태안 모범운전자회(지회장 지대진)는 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1989년 3월부터 태안 안면초등학교, 2004년 3월부터는 백화초등학교 등굣길 교통 정리를 책임지고 있다. 그동안 교통 정리에 나선 것이 5150회를 넘는다.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봉사활동도 빼놓지 않고 있다. 1994년 7월부터 연휴기간, 피서철의 관광객을 위한 교통 정체구간 소통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교통안전 홍보물과 교통정보를 제공한 날이 525일이나 된다. 연인원 3150명이 참석했다. 선진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도 100회 이상 펼쳤다. 마라톤, 사이클 대회 등 태안군의 각종 축제 및 행사의 교통안전을 위해서도 120회에 걸쳐 봉사활동을 펼쳤다. ●권혁구 경북경찰청 경정 고속도로 교통안전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친 경찰관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매기 홍보 활동을 펼쳐 중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공을 세웠다. 운수업체 종사자의 교통안전 교육 강사로도 자주 나가 선진 교통문화 의식 전파에 앞장섰다. 순찰을 하면서 잘못된 교통안전 시설물을 찾아내 이를 개선하기도 했다. 암행 순찰차를 운용하고, 화상순찰을 실시해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도 공을 세웠다. 운전자들의 방어운전을 유도함으로써 사고 발생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전국 최초로 음주운전 방조범을 검거하는 등 선진 교통안전 문화 정착에 기여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한 단속이 아니라 운전자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맞춤형 교통단속을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규호 경남도교통정책과 사무관 경남 지역 시골마을까지 교통노선을 훤히 꿰고 있을 정도로 이 지역 교통문화 전문가로 알려졌다. 과적차량 단속에도 앞장섰다. 과속단속은 화물차 사고 방지뿐만 아니라 도로 훼손을 막아 예산을 절감하고 편리한 교통여건 조성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조 사무관이 심혈을 기울이는 활동이다. 주민 편의를 위해 대중교통 운임을 원만하게 조정하고, 저상버스 도입으로 교통약자의 편익 증진에도 기여했다. 시내버스 노선을 개선하는 등 동남권 광역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했다. 자동차 온라인 등록 활성화를 추진해 국민 불편을 덜어주는 등 선진 교통문화 정착에 노력했다. 편리한 자동차 행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제도 개선에도 앞장섰다. 부모 봉양, 다자녀 양육 등 화목한 가정생활로 귀감이 되는 공무원이다. ●김석기 렌터카조합 전남 이사장 렌터카 사고 줄이기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차를 빌려주기 전에 임차인에게 사고 다발지역, 지형, 기후, 차량 기능 안전교육을 철저히 실시해 사고를 막는 데 노력했다. 무면허·미성년 운전을 막기 위해 차량 대여 시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기로 유명하다. 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지사와 공동으로 전남 지역 자동차 대여사업자 안전교육에도 적극 나섰다. 교통안전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고,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안내하는 홍보물과 스티커도 제작 배포했다. 일본 렌터카 업계의 안전교육과 차량관리 절차를 벤치마킹해 이를 업계에 전파하는 등 교통사고 감소 활동을 펼쳤다. 광양시내 및 섬진강 휴게소에서 안전운전 캠페인을 전개하고, 경찰청과 함께 사고 다발지역 교통안전 시설 개선 및 순찰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사장 김학송)는 2008년부터 고속도로 교통안전 선진화 계획을 수립해 안전 체계·시설 및 의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를 2012년 대비 35% 감소시켜 안전 선진화에 크게 기여했다. 내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4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속도로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졸음쉼터 확대, 전 좌석 안전띠 매기 캠페인 실시 등은 대형 사고를 막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구간을 찾아내 시설물을 개선하는 동시에 화물차 적재불량 단속,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긴급 견인 서비스 실시·불꽃신호기 판매 등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 서문시장 화재 4지구 건물내 발화 영상 확보

    서문시장 화재 4지구 건물내 발화 영상 확보

    대구 서문시장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1일 “화재 건물 내부 CC(폐쇄회로)TV 분석에서 전소한 건물 안에서 불꽃 발생 장면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재 발생 하루가 지난 1일 오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시장상가연합회가 관리하는 CC(폐쇄회로)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1차 분석 결과 화재 발생 시각인 지난달 30일 오전 2시를 전후한 시간대에 4지구 건물 내부에서 불꽃이 발생하는 장면으로 보이는 영상화면을 찾아냈다. 이로써 경찰은 당초 4지구와 1지구 사이에서 불이 났다는 최초 신고 내용과 달리 4지구 내부에서 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C(폐쇄회로)TV 화면 분석과 목격자 조사 결과는 약 2주 뒤에 최종적으로 나올 것으로 수사팀은 전망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서, 전기·가스 안전공사 관계자 등 약 40명 규모로 감식반을 꾸려 서문시장 4지구 화재 현장을 면밀히 감식했다. 감식반은 4지구 남서쪽 아래층 3∼4개 점포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밀 감식 중이다.경찰은 또 수사전담팀 인원을 약 50명 규모로 확대하고 중부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22회 서울광고대상] 기업PR상 - KT GiGA 콜라보레이션 캠페인

    [제22회 서울광고대상] 기업PR상 - KT GiGA 콜라보레이션 캠페인

    먼저 KT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KT가 올해 서울신문에서 기업PR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올 한해 소비자와 소통하고자 노력했던 저희 KT의 IMC활동이 소비자들께 인정받은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KT는 대한민국의 GiGA 네트워크 시대가 GiGA LTE와 GiGA 인터넷을 이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있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저희는 이번에 수상을 하게 된 인쇄광고를 통해 ‘고객들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민 끝에 다양한 분야에서 익숙하게 사용되는 ‘콜라보’라는 단어를 테마로 이번 광고를 기획하였고, 소비자들이 더욱 쉽고 친근하게 연상할 수 있는 ‘Fist Bump’라는 비주얼 코드를 차용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빠름빠름 캠페인의 ‘Warp 불꽃마크’, 굿초이스 캠페인의 ‘핑거스넵’과 같이 KT는 새로운 캠페인을 기획할 때 항상 소비자에게 쉽게 기억될 수 있는 비주얼 코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광고에 사용한 ‘Fist bump’는 서양권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주먹을 맞부딪치며 하는 손 인사이죠. 여기에 ‘GiGA가 만드는 더 큰 세상, 함께 하실래요?’라는 카피를 더 해 KT GiGA의 기술이 소비자들을 위해, 그리고 소비자들과 함께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인기 있는 모델을 단순히 활용하는 것을 넘어 자사 브랜드로 의인화하고 여기에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생각하는 코드를 더하는 표현 방식이 이번 서울광고대상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희 KT는 앞으로도 언제나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을 통해 고객들과 더욱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천재 화가의 불꽃 같은 삶과 사랑!…‘에곤 쉴레’ 메인 예고편

    천재 화가의 불꽃 같은 삶과 사랑!…‘에곤 쉴레’ 메인 예고편

    천재 화가 에곤 쉴레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담은 영화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천재 화가 ‘에곤 쉴레’의 단 하나의 사랑으로 알려진 ‘발리 노이질’을 포함해 그에게 영감을 준 네 명의 뮤즈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예고편으로 천재 화가 에곤 쉴레 모습과 그의 대표작들을 감각적으로 선보여 뜨겁게 주목 받은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은 메인 예고편을 통해 그림 뒤에 감춰진 그의 사랑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담았다. 당대 최고의 화가 클림트가 쉴레의 그림을 감상하며 “자네가 보는 걸 나도 봤으면 좋겠구먼”이라고 혼잣말을 하는 모습은 쉴레의 천재적 재능을 짐작케 한다. 이어 그의 뮤즈였던 네 명의 여인, 여동생 ‘게르티’와 자유로운 영혼의 ‘모아’, 소울메이트이자 단 하나의 사랑이었던 ‘발리’ 그리고 마지막 동반자 ‘에디트’와 함께 걸작을 만들어내는 쉴레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도발적이고 에로틱한 그의 작품들은 보수적인 유럽 화단을 놀라게 하고, 법원 출두 명령까지 받는다. 포르노로 치부하며 그림을 태우는 판사에게 자신은 화가이며 “표현의 자유를 지킬 책임이 있어요!”라고 당당히 외치는 에곤 쉴레의 모습은 예술에 대한 그의 자세와 강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서울국제건축영화제 등의 공식 초청으로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은 실제 에곤 쉴레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을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 환상적인 OST로 완성했다. 올겨울 최고의 아트버스터(예술성을 갖춘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은 12월 22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109분. 사진 영상=티캐스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불과 글(조르조 아감벤 지음, 윤병언 옮김, 책세상 펴냄) 도전적 사상가인 조르조 아감벤의 최신작. 우리 시대의 문학이 잃어버린 ‘불꽃’과 그 복원에 관한 매혹적인 사유를 독창적 사유와 언어로 풀어낸다. 228쪽. 1만 5000원.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장 뤽 낭시 지음, 이선희 옮김, 길 펴냄) 인간과 책이라는 오래된 관계에 대해 현대 프랑스 철학자인 저자의 생각과 언어를 풀어내며 ‘독서는 열림과 닫힘 사이의 접촉과 참여’라는 사유를 전한다. 95쪽. 1만원. 두뇌는 최강의 실험실(신바 유타카 지음, 홍주영 옮김, 끌레마 펴냄) 철학, 인지과학, 수학·논리학, 경제학, 물리학·양자역학 등의 분야에서 이뤄진 사고실험 20개를 소개하며 기존의 상식에 대한 균열을 보여 준다. 340쪽. 1만 5000원. 세계문학 브런치(정시몬 지음, 부키 펴냄) 시대와 국적을 초월해 세계사적 보편성을 획득한 작가 50여명의 작품 80여편을 들여다보며 대작에 담긴 지혜와 식견, 통찰을 전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544쪽. 1만 8000원. 혼자일 것 행복할 것(홍인혜 지음, 달 펴냄)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이자 카투니스트인 저자가 독립된 삶을 살며 경험한 크고 작은 희로애락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담았다. 268쪽. 1만 4500원. 동양 고전으로 읽는 경제(조준현 지음, 다시봄 펴냄)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의 책을 통해 동양에서의 경제의 의미와 위기의 시대, 경제의 역할을 되짚어 본다. 264쪽. 1만 5000원.
  • 밤하늘의 불꽃 트리….100대의 드론이 만든 작품

    밤하늘의 불꽃 트리….100대의 드론이 만든 작품

    밤하늘에 반짝이는 트리가 나타났다 다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반짝이는 불빛이 새의 형태로 나타난다. 정지 사진만 보면 마치 불꽃놀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움직은 드론이 만드는 불빛 쇼다. 주인공은 인텔의 슈팅 스타(shooting star) 드론. 이 드론은 280g의 가벼운 무게와 LED 조명을 가지고 있어 밤하늘에 다양한 불빛을 선사할 수 있다. 물론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다. 수백 개의 드론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밤하늘에 다양한 그림을 그린다. 이렇게 많은 드론이 동시에 자율적으로 움직여서 패턴을 만드는 일은 10년 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 가운데 하나지만, 인공지능 및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현실로 등장했다. 이 슈팅 스타 드론은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디즈니 리조트에서 화려한 조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도 인텔의 주력 산업은 전통적인 PC와 서버 분야지만, PC는 사양세를 타고 있고 서버와 데이터 센터는 꾸준히 성장하기는 해도 그 성장세는 크지 않다. 이는 IT 시장에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 것과 관련이 있는데, 인텔이 야심 차게 준비한 아톰 프로세서 기반 제품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인텔이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드론 등 모바일 이외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이유다. 슈팅 스타는 한 명이 사람이 최대 500개의 드론을 동시에 조정할 수 있으며 20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화려한 불빛이 만드는 크리스마스트리와 다양한 문양은 축제 분위기에 안성맞춤으로 앞으로 광고용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인텔은 팰컨 8+라는 전문가용 드론도 선보였다. 8개의 로터를 지닌 고성능 드론으로 2.6kg의 최대 이륙 중량을 가지고 있으며 인텔 리얼센스 카메라 및 고성능 카메라를 설치해 3차원 지도를 작성하고 항공기 검사 등 여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인텔이 노리는 것은 드론 자체는 물론이고 드론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들이다. 앞으로 드론은 물론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가전 기기 등 수많은 사물에 지금보다 고성능의 프로세서가 탑재될 것이다. 따라서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PC 시장이 아닌 인공지능 및 사물 인터넷에 IT에 미래가 있다고 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만 이 시장을 노리는 것은 인텔만이 아니므로 앞으로 삼성, 퀄컴, 엔비디아 등 여러 경쟁자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야구선수의 타율이나 방어율과 비슷한 지표가 광고인들에게도 있다. 기업들이 어느 광고 대행사에 자사 광고를 맡길지를 정하는 경쟁입찰에서 얼마만큼의 수주를 해내느냐가 그것이다. 통상 2할5푼(4회 입찰해 1회 수주) 정도가 광고업계의 평균인데 박웅현 대표는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10건의 입찰에 참여해서 9건을 수주한 해도 있었다. 그에게 광고를 맡기면 다른 곳보다 확실한 결과를 낸다는 것을 광고주들이 두루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제일기획에서 17년을 보낸 뒤 글로벌 광고회사 TBWA코리아로 옮겨 2014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대표(CCO)를 맡고 있다. 광고만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콘텐츠를 책, 다큐멘터리, 공연 등 다양한 틀에 접목 해보는 실험가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도끼다’와 ‘여덟 단어’가 요즘 출판계에서 보기 드물게 각각 ‘100쇄’를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해졌다. ▲1961년 경기 동두천 출생 ▲돈암초, 용호중, 배재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뉴욕대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제일기획(1987년), TBWA코리아 제작 전문임원(2004년) ▲칸국제광고제 심사위원,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다시, 책은 도끼다’ 등 저술 그에게 명함 뒷면은 하얀 도화지다. 줄이 쳐져 있지 않은 작은 공책이다. 그때그때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일들을 글자나 그림으로 새겨 넣는다. ‘진심이 짓는다’와 같은 광고 카피가 그곳을 채운 적도 있었고, ‘돈키호테’의 이미지가 거기를 다녀간 적도 있었다. 지금은 ‘망치’란 두 글자가 빨간색 해머와 함께 그려져 있다. 2014년부터 젊은이들의 꿈과 창의력을 키워 주기 위해 진행해 온 강연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세상을 두드리는 작은 망치질’의 의미를 소리 높여 말해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박웅현(55) TBWA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대표를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1993년 가을 어느 날. 우리는 오디션 경연장에 선 가수 지망생 같은 심정으로 앞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제일모직 의류 브랜드 ‘빈폴’의 TV CF 최종 시안 발표를 조금 전에 막 끝낸 참이었다. 우리 앞의 그들은 우리에게 CF 제작을 의뢰한 제일모직 간부들이었다. 몇 달을 고민한 결과를 쏟아낸 우리는 그들이 ‘OK’ 사인을 내주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당시 제일모직은 커져 가는 고급 캐주얼 시장에 자체 브랜드 ‘빈폴’을 내놓았지만 ‘폴로’, ‘라코스테’ 같은 외국 회사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라는 메인 카피를 배우 한석규의 목소리에 담아낸 영상이 끝났지만, 그들은 한참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얼마 후 한 임원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와서 뭐가 어쨌다는거요?” 아, 우리가 만용을 부린 걸까. 사실 광고주들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요구했던 카피가 있긴 했다. 브랜드의 슬로건이 ‘도심 속의 자연주의’이니 그 표현을 그대로 광고에도 살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카피로는 소비자들에게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을 게 뻔했다. 나는 ‘라코스테’의 악어나 ‘폴로’의 말(馬)과 같은 ‘빈폴’의 자전거에 주목했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사랑하는 여인의 가슴에 붙은 상징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차가운 반응 속에 시안 발표 자리가 파하려는데, 한 임원이 불쑥 제안을 했다. “40~50대인 우리들이 빈폴의 주요 타깃 고객층은 아니잖아요. 20, 30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봅시다.” 잠시 후 제일모직의 젊은 여직원들이 불려왔고, 상황은 그걸로 끝이었다. 빈폴은 우리가 제작한 CF를 기점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광고를 잘 만들어서 브랜드가 떴다고 말해 주는 광고주는 없다. 자신들이 브랜드 콘셉트를 잘 잡고 제품을 잘 만들어서 그렇다고 말할 뿐이다. 반대로 제품이 뜨지 않으면 광고주들은 “광고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라 탓을 돌린다. 그것은 우리 직업의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1975년 중2 때부터 나의 방대한 양의 책 읽기가 시작됐다. 이유는 수업 때문이었다. 당시 선생님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같은 작품들을 읽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를 많이 내주셨는데, 나는 독후감 낭독에 단골로 호명이 됐다. 그때 나 같은 친구들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내가 좀더 잘써야지’, ‘내가 더 많이 읽어야지’ 같은 일종의 경쟁심리 같은 게 생겼다.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개선문’(레마르크), ‘폭풍의 언덕’(브론테), ‘수레바퀴 아래서’(헤세), ‘인간의 굴레’(몸) 같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배재고에 들어가서는 학교신문을 만드는 데 빠져 살았다.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언제나 ‘칼럼니스트’였다. 결국 재수까지 해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갔고, 여기에서도 꿈을 이루겠다며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학보사에 발을 들였다. 대학 때에는 한국문학에 심취했다. 이문열, 황석영, 이외수, 김원일, 이청준, 오정희 등을 찾아 도서관에서 살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책읽기는 내가 기자가 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문학과 철학, 역사를 두루 섭렵하는 것을 기자가 되기 위한 소양으로 생각하던 나에게 사법시험 준비 수준의 언론사 공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피터팬 신드롬’이니 ‘레임덕’이니 하는 시사용어를 모르면 기자가 될 수 없다는 건 내게 난센스였다. 상식책을 덮어버린 그날, 나는 친구들 보란 듯이 도서관에 가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펼쳐들었다. 친구들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나는 그들에게 독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그게 상식이냐, 이게 상식이지.” -대학을 졸업한 1987년의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학교 다닐때 상상도 하지 않았던 광고회사(제일기획)에 들어갔다. ‘뉴스 콘텐츠’ 대신에 ‘광고 콘텐츠’를 생업으로 택한 것이었다. 내 또래에 나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없고 사고의 깊이가 나만 한 사람도 별로 없을 거란 막연한 자신감이 나에겐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요즘 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다독(多讀) 때문이었을까, 광고인으로서 나는 너무 사변적이었다. 81학번으로 군사정권 치하에 학교를 다녔고, 대학 학보사 기자로서 현실을 비판해 왔으며, 학과 선배들과 사회과학의 벽을 깨는 훈련을 받아 온 나는 논리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야, 박웅현, 향수 파는데 무슨 논리가 그렇게 장황하냐.” 선배들은 나와 함께 일하기를 싫어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주는 배움과 성장의 섭리는 나에게도 아주 예외는 아니었다. 입사 4년 정도가 지난 1992년. 당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오영곤(현재 서울광고기획 부사장) 국장이 우연히 내 카피를 보게 됐다. “야, 이거 누가 썼냐. 광고의 맥을 아주 잘 짚었네. 특히 논리가 뛰어나다.” 그는 이후에도 나를 여러 번 칭찬해 주었다.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게 나의 발목을 잡았는데, 그래서 나는 이 바닥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칭찬을 받게 되다니….’ 자신감은 성과로 이어졌다. 얼마 후 나는 ‘성깔 있는 두부’라는 풀무원 제품 카피를 써서 사내 입지를 확연히 넓힐 수 있었다. 선배들이 “같은 팀이 돼서 일해 보자”며 손짓을 해 왔다. -1995년 삼성그룹 이미지 광고 카피로 나온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시리즈는 ‘빈폴’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삼성의 ‘세계 일류’ 캠페인이었는데, 신문광고를 통해 ‘(닐 암스트롱에 이어) 달에 두 번째로 도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일등했을 때 2등이 누구였는지 아느냐’와 같이 1등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어떤 광고에 가장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데, 우리 사회에 담론을 던졌다는 측면에서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KTF) 같은 것들이 의미 있었다고 본다. ‘진심이 짓는다’(대림 e편한세상)는 아파트 광고의 프레임을 바꾸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가 지은 책들이 이렇게 잘 팔릴 줄은 나는 물론이고 출판사도 상상하지 못했다. 2011년에 출간된 ‘책은 도끼다’가 5년이 흐른 지금도 인기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책은 도끼다’가 107쇄, ‘다시 책은 도끼다’가 26쇄를 찍었고 ‘여덟단어’는 119쇄까지 갔다. 100쇄 도서가 많지 않은 요즘 한 사람의 책 2권이 동시에 100쇄를 넘어간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들었다. 사람들에게 어떤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책에 대해 말한 기존의 도서들이 “이 책들을 통해 내가 뭘 배웠다”고 이야기하는 식이라면, 내 책은 그냥 ‘책으로 접근하는 다리’ 정도의 역할만 해준게 외려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책을 잡아도 잘 읽히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건 사실 나도 똑같다. 눈으로 받아들인 활자의 내용이 머리에 와닿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안 읽는 게 답이다. 잘못하면 보석 같은 페이지를 다 놓칠 수 있다. 어떤 책이 눈에 안 들어오면 다른 책을 읽어 보고 그것도 안 읽히면 놓는 것이 상책이다. 사람이 물리적 시간만 확보된다고 텍스트에 빠져드는 게 아니다. 심리적인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 -책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존중이다. 같은 책이어도 10대 때 읽은 것과 50대에 읽은 것이 다를 수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중국·일본 기행 ‘천상의 두 나라’가 나에겐 딱 그랬다. 40대 중반쯤에 그 책을 읽었는데 카잔차키스의 다른 책들과 달리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지 않아서 서가에 꽂아 두고 있었다. 2~3년 후 서가를 뒤적이다 우연히 책이 손에 잡혀서 펼쳐봤는데 완전히 달랐다. 물리적인 상태의 책은 전과 지금이 같겠지만, ‘나’라는 유기체와의 관계에서 본 그 책은 전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책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이 될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권장도서’, ‘고전 100선’ 같은 것들을 믿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다. 그건 바깥에서 부여한 권위일 뿐이다. 나라는 유기체와 불꽃이 튀겨야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낸 책들이 잘 팔리면서 마치 ‘인문학의 전도사’ 같은 평가를 받게 됐는데 사실 부담스럽다. 나는 광고를 만들어서 먹고사는 사람이다.(인터뷰를 하는 3시간여 동안 그의 휴대전화에는 업무와 관련한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이 쉴새없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책으로 다뤄 보고 싶은 단어를 고르라고 하면 ‘사유’나 ‘사색’을 고르겠다. 작은 불 하나 켜 놓고 눈감고 20~30분 동안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내 위치도 한번 돌아보고 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중요하다. ‘인풋’도 ‘아웃풋’도 없는 ‘노풋’의 시대가 와야 한다.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강박이 있다. 그 결과 지식과 정보의 소화불량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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