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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 직불제 상한제로”

    쌀 재배 농가의 소득 보전을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된 소득보전직불제도가 ‘상후하박’식 지원으로 형평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쌀 소득보전직불제는 쌀 가격이 목표 가격을 밑돌 경우 정부가 일정액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사공용 서강대 교수는 16일 열린 ‘2007∼201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농림·해양·수산 분야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개방화시대 농업재정 지원방식, 이대로 좋은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공 교수는 “이 제도 시행으로 쌀 농가는 시장 변화에 둔감해져 경쟁력이 떨어지고, 한국 농업의 장기적인 구조조정도 지연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공 교수는 “일정 소득 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농가에 대해선 직불금 지급을 제한하는 지급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논·밭 관광상품으로 겹풍년 들었네

    “흐드러지게 피어난 메밀꽃 구경오세요.”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지난봄 ‘청보리밭 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렸던 이곳에는 청명한 가을 햇살 아래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설을 흩뿌려놓은 듯 펼쳐진 18만 7000평의 메밀밭은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7∼8월에 심은 메밀은 황토구릉을 따라 꽃망울을 터뜨려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메밀밭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노라면 살랑거리는 메밀꽃 향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메밀밭 가운데 아담한 주막은 길손을 유혹한다. 자리를 잡고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묵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가을은 어느새 가슴속에 둥지를 튼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2006 경관농업 메밀꽃 잔치’에는 가을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줄을 잇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에는 가족, 연인, 친구, 사진작가 등이 몰려 목가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이곳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은 지난해 이 일대가 경관농업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 경관농업은 농민들이 일반 농사 대신 경관이 좋은 작물을 심어 길러 놓으면 정부가 일정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농민들은 정부로부터 300평당 17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작물도 수확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특히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음식물과 특산품을 팔아 짭짤한 소득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8만여명이 메밀밭을 찾아 7억 50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전북지역에는 이같은 경관농업지역이 모두 네곳 98㏊나 된다. 전국 경관농업지역 470㏊의 21%에 이른다. 고창군 부안면 송현리 미당 시문학관 주변은 25농가가 2만 4000평의 농지에 들국화를 심었다. 이달 말쯤이면 노란 감국이 피어나 관광객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5000평을 심었다가 반응이 좋아 지난해에는 2만평, 올해는 2만 4000평으로 참여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메밀밭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들국화 꽃가루, 국화차, 국화주, 토종두부, 복분자, 막걸리 등을 팔아 적잖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이달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열리는 들국화 축제에 7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무대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혼불문학관 주변 3만 4000평과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석불산영상랜드 주변 3만 9000평에는 추수가 끝난 뒤 유채를 심을 계획이다. 이들 두 곳은 내년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뒤덮이게 된다. 농민들은 경관농업직불금을 받고 유채를 거름으로 사용, 고품질 쌀을 생산하게 된다. 전북도는 경관농업이 예상 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자 자체사업으로 20㏊ 정도를 추가로 추진할 방침이다.전북도 관계자는 “경관농업은 전원생활에 향수를 느끼는 도시민들과 농산물수입개방,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좋은 제도”라면서 “앞으로 도내 모든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창 들국화 경관농업지구 추진위원장 국지호(49)씨는 “경관농업이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직불보조금이 평당 1000원은 돼야만 농가소득을 제대로 보전해줄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美 조세피난 年700억弗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프로 미식축구팀 ‘뉴욕 제츠’ 소유자로 가정용품업체 ‘존슨 앤드 존슨’ 상속자인 로버트 우드 존슨 4세,2000년 대선을 앞둔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9번째로 많은 정치자금을 헌금해온 텍사스의 형제 기업인 샘과 찰스 와일리, 어린이 TV쇼 ‘파워 레인저스’ 제작자로서 민주당 정치자금 조달자인 하임 사반 등등.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이들 부호가 조세 피난처를 활용해 세금을 내지 않는 바람에 미 정부의 조세 수입 손실이 한해 700억달러(약 66조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 레빈 상원의원(민주·미시간)이 케이먼 제도 등 유명 조세 피난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유력 인사 명단과 금액, 수법을 망라한 40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이를 입수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레빈 의원은 “이들의 세금 회피가 너무 일상화돼 있고 정부의 단속이 무용지물인 상황에 놀라는 한편, 깊은 분노를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또 조세피난처가 그토록 방대하게 전세계에 펼쳐져 있는지 이번에야 알았다고 털어 놓았다. 성실한 납세자가 낸 1달러당 7센트 가량은 부정한 방법으로 납부되지 않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존슨과 사반은 주식 매각 차익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해 아일랜드해의 맨 섬에 있는 가짜 회사를 통해 서류로만 주식을 거래한 것처럼 위장,20억달러의 자본 손실을 거짓 계상해 미 재무부는 결과적으로 3억달러의 세금을 걷지 못했다. 이들은 조세회피 수법을 알려준 브로커에게 소정의 사례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레빈 의원은 두 회사의 거래가 “허위”였다는 사실은 96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거래하면서 정작 지불금액은 2파운드였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존슨은 성명에서 2000년에 당시 거래가 세법과 일치한다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른 것뿐이라고 해명하고 국세청(IRS)이 지난 2003년에 문제를 제기한 뒤 세금과 이자를 전액 납부했다고 밝혔다. 사반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가 상원 소위원회의 조사에 협력할 것이며 “오랜 기간 세금 조언자의 충고에 의존해 왔다.”며 직접적인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브로커인 켈로스 그룹은 성명에서 “당시 거래는 세금 집행을 연기시키는 전략으로서 적절했으며 미국내 유명 법률회사에서 주의깊게 검토되고 승인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레빈 의원 보고서가 일방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예술품 공급으로 돈을 번 와일리 형제 역시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10년간 7억 2000만달러의 이득을 챙겼고,1992년에는 국외 신탁자에게 1억 9000만달러의 스톡옵션을 보내면서도 그와 관련된 세금을 일절 납부하지 않았다. 그의 변호사 역시 상원에 e메일을 보내 와일리 형제는 “그들의 행동이 적법했으며 관련 세금을 모두 지불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클릭이슈] ‘청소년 휴대전화료 선불제’ 논란

    휴대전화 요금을 미성년 가입자에 한해 미리 낸 만큼만 쓰도록 하는 청소년 휴대전화 선불요금제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소비자단체와 국가청소년위원회 등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요금제 법으로 규제는 과잉” 반발 휴대전화 선불요금제는 말 그대로 이용자가 전화요금을 미리 낸 뒤 전화를 쓸 때마다 지불한 돈에서 사용 요금이 빠져나가는 요금 제도다. 국제 전화카드와 같은 카드식과 버스 카드와 같은 충전식이 있다. 기본료가 없는 대신에 통화료가 후불제에 비해 2∼3배쯤 비싸다. 현재 유럽이나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부모가 자녀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보급돼 있다. 현재 선불요금제는 이동통신 3사에서 모두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선불요금제 사용자는 2002년 현재 SK텔레콤과 KTF,LG텔레콤 전체 가입자 가운데 각 0.6%,2.1%,4.2%에 불과하다. 지금도 운영 중인 선불요금제가 다시 논란이 되는 이유는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 등 12명이 최근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을 보면 ▲미성년자에 한해 선불요금제를 의무화하고, 미성년자 보호 조치를 약관에 명시하며 ▲보호 조치를 매번 요금고지서에 통지하고 선불금을 초과한 금액은 사업자가 부담하며 ▲보호조치를 위반한 사업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 요금 때문에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자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20만원 상한액을 정하겠다고 한 것은 무선데이터 통화료를 가리킨다. 때문에 정보이용료는 여전히 청소년 보호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개정안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성년자에 한해서는 선불요금제를 통화료 전체에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민병두 의원은 “이동통신 사업은 공공 성격의 국가 기간통신망인 주파수대를 할당받은 사업이지만 법과 제도는 그동안 사업자들에게만 유리하게 돼 있어 소비자의 피해가 컸다. 법률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검토한 결과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과잉 대응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한 관계자는 “통신위원회에서 과다한 청소년 통신요금에 대해 업체들에게 시정 명령을 내렸고, 개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제도 개선을 하는 상황에서 법으로 강제하고 처벌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요금제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잉”이라면서 “앞으로 공청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반발했다. ●“업계 노력은 한계 있을 수밖에” 반면 국가청소년위원회 김성벽 매체환경팀장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진일보한 법안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도 최근 성명을 내고 “지금처럼 과당 경쟁 체제에서는 업체들의 자발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개정안을 반겼다. 김재천 서재희기자 patrick@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돼지고기 수급 안정대책’ 추진

    [경제정책 돋보기] ‘돼지고기 수급 안정대책’ 추진

    내년부터 신고 등 간단한 절차만으로도 농지에 축사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된다. 또 중소규모 농가들이 공동으로 분뇨처리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분뇨공동처리시설 지원사업’이 도입되며, 가축분뇨처리시설 지원금 한도액도 대폭 늘어난다. 농림부는 9일 양돈 농가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돼지고기 수급 불안 등을 막기 위해 이같은 개선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축사 신축이 어려워 폐업이 늘고, 사육장 밀도가 높아져 폐사율이 증가하면서 돼기고기 가격 폭등 사태가 되풀이된다는 판단에서다. ●축사 부족이 돼지값 폭등 원인 최근 삽겹살이 ‘금(金)겹살’로 불릴 정도로 돼지고기 값이 치솟고 있다.9일 현재 돼지 정육 소비자 가격은 1㎏당 1만 5000원을 웃돈다. 산지에서 돼지 한마리(100㎏)는 30만원 이상에 팔린다.6개월전에 비해 5만원 이상 올랐고,1년전 이맘때와 비교해도 1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돼지값 폭등은 ‘연중 행사’처럼 돼버렸지만, 최근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가격 폭등의 주 원인은 출하량 부족이다. 돼지가 비좁은 축사에서 사육되면서 소모성 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려 폐사하는 경우가 늘기 때문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돼지 사육 두수는 900만마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양돈 농가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가구당 평균 마릿수는 2002년 515마리에서 현재 790마리로 증가했다. 폐사된 돼지는 2002년 38만 7000마리에서 현재 63만마리 수준으로 급증했다. 가구당 폐사율은 30%를 넘는다. ●“규제 심해 축사 개·보수 엄두 못내” 하지만 축사 신축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까다로운 규제와 지역 주민들의 ‘님비현상’ 때문이다. 현행 농지법 시행령은 축사를 농업용 시설로 인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농지(농업진흥지역) 안에 축사를 지으려면 읍·면 지역의 농지관리위원회로부터 동의서를 받은 뒤 시장·군수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농민들은 허가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경기도 양돈협회 김건호(55) 회장은 “대부분 지역의 농지관리위원회에서 “‘우리 지역은 안 된다.’며 동의서를 발급해 주지 않는다.”면서 “악취나 오염이 심해 축사를 개·보수하려 해도 돼지를 잠시 옮길 만한 부지조차 찾지 못해 양돈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고 호소했다. 분뇨처리시설 마련에 대한 지원도 제자리걸음이다. 양돈 농가들은 “물가 상승률 반영없이 10년째 같은 금액”이라면서 “상환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 받은 한도액만 따지다 보니 정작 필요할 때 추가 지원이 안 된다.”고 말한다. 농림사업시행지침에 따라 지난 96년부터 축사 1㎡당 7만 4000원이 지원된다. 한도액은 단독 시설은 3억원, 공동시설은 15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돼지 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일정 면적당 사육 마릿수를 줄이면 직불금을 주는 친환경직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600여 농가만 참여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 축사 신축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기로 했다. 가축질병과 환경오염, 지역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지에 대한 축사 진입 규제 완화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농림부 고위관계자는 “농지 전용 절차를 현행 2단계에서 1단계로, 또는 신고만으로 가능하도록 농지법 시행령 등을 바꿔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쌀이 과잉 생산되고 있어 휴경 논 등에 축사 신축을 허가하고 그 조건으로 주변에 조사료 등 퇴비 활용 작물을 심어 민가와 거리를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농지 수요와 분뇨 처리는 물론 민원 문제도 해결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림부는 오는 2020년쯤 20만㏊ 정도의 여유농지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분뇨공동처리회사 설립 지원 분뇨처리 지원 방식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시설 마련 자금이 부족한 농가들끼리 공동으로 분뇨를 처리하도록 도와주는 방안이다. 구체적인 모델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검토 중이다. 우선 2000마리 미만의 중소규모 농가 15∼20개가 한 그룹으로 모여 자금을 모아 유한회사를 만들도록 지원한다. 관련 시설은 농협이 무상으로 빌려주며, 회사는 분뇨를 수거해가고 퇴비나 액비로 만들어 과수·작물 농가에 제공해 운영 비용을 충당한다. 농민들이 직원으로 고용돼 일자리 창출도 꾀할 수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4개 지역을 선정해 60∼80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가고,2008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라면서 “내년도 집행분으로 60억원의 예산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림부는 분뇨처리지원금의 한도도 개별 농가 지원금의 경우 현행 3억원에서 5억원 가까이로 높이고, 일정 금액을 갚으면 추가로 지원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직불금 등 ‘인터넷 농림사업’ 새달 가동

    농림부는 다음달 1일부터 농업인들이 관공서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직불금 등 농림 사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농림사업통합정보시스템을 본격 가동(서울신문 3월14일자 14면 보도)한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농업인들은 인터넷 홈페이지(www.agrix.go.kr)에 들어가 영농상황을 입력한 뒤 지원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원하는 직불금을 신청하면 된다. 이 시스템은 친환경농업직불제, 경관보전직불제, 조건불리지역직불제에 대한 사업 부분부터 적용된다. 내년에는 과수·화훼 분야로 확대되고,2008년까지 모든 농림사업 정보가 온라인화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3) 농가 소득보전 가능한가

    [농업 희망을 쏜다] (3) 농가 소득보전 가능한가

    # 1.전북 김제시 황산면에서 벼 농사를 짓는 김진필(44)씨는 쌀소득보전 직불금 얘기를 꺼내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씨는 “정부의 말과 현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농지 1만 2000평(4㏊)을 경작하는 김씨는 “이 곳의 쌀 값은 정부가 직불금 산정을 위해 발표한 전국의 평균 가격에 훨씬 못 미쳐 다소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제 지역에선 80㎏짜리 흰쌀의 평균 가격이 12만원선이다. 하지만 정부가 직불금 산정 기준으로 발표한 전국의 평균 가격은 14만원선이다. 때문에 가격에서 차이가 나는 2만원만큼은 소득보전을 받지 못한다. 반면 경기도 지역은 14만원 기준으로 소득보전을 받으면서도 시장에서는 20만원을 받고 쌀을 팔아 ‘꿩먹고 알먹는 격’이라고 김씨는 볼멘 목소리다. # 2.경기 연천군에서 쌀 농사를 짓는 이강옥(47)씨는 “직불금이 실제 경작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씨는 3만평 규모의 논에서 벼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2만 5000평의 주인은 따로 있다. 땅 주인에게 매년 2000만원의 임차료를 내고 소작을 한다. 이씨는 지난해 소득보전직불금으로 약 300만원을 지급 받았다. 하지만 100만원은 땅 주인에게 줬다. 땅 주인이 ‘내 논 때문에 나온 직불금이니 그만큼을 임차료로 올려 받겠다.’고 따져 마지못해 내놓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보전직불금 제도를 놓고 일부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농림부는 직불금으로 쌀값 하락의 대부분을 보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쌀 값의 지역별 편차와 실제 경작자를 구분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없지 않다. ●농림부,“소득보전 문제없다” 소득보전직불제는 고정직불제와 변동직불제로 나뉜다. 고정직불제는 벼를 심지 않아도 농지 1㏊(3000평)당 평균 70만원을 지급해 준다. 변동직불제는 쌀을 생산했을 때 목표가격과 전국 평균가격을 산정한 뒤 차액의 85%를 지급한다. 예컨대 목표가격이 80㎏ 1가마당 17만원, 평균가격이 14만원이라면 차액 3만원의 85%인 2만 5500원을 쌀 농가에 지원한다. 농림부는 “올해 소득보전직불금을 80㎏짜리 쌀 1가마당 2만 5046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쌀을 재배한 농가들은 산지 쌀값과 관계없이 80㎏ 1가마당 평균 16만 5574원을 보장받는다. 이는 내년도 쌀에 적용할 목표가격의 97.3%에 이르는 수준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과거 다른 제도보다 높은 수준으로 소득을 보전, 쌀 값 하락에 대한 농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단체,“농촌 양극화 더욱 심화돼” 하지만 농민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산지 쌀값은 제각각인데, 소득보전은 전국 평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가 최근 600평 이상 벼 농사를 짓는 농가 250가구를 상대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월 평균수입은 85만 3425원으로 전년도보다 4.6% 하락했다. 한농연 박상희 정책조정실 과장은 “쌀 값 하락만큼 소득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국의 평균가격보다 쌀 값이 낮은 전라도와 충청도의 경우 소득보전 손실이 크다. 전남 지역은 80㎏짜리가 13만 1000원으로 전국 평균가격보다 9000원 정도 싸다. 박 과장은 “전남 지역을 평균 쌀값이 18만원 이상인 경기도와 강원도 기준에 적용하면 약 2000억원의 추가소득을 보전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별로 평균가격 차등 산정하고 소작농 보호 방안 필요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최소한 도별로 평균 가격을 차별화하고, 목표 가격과 평균 가격의 소득 보전 비율을 95%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교수는 “캐나다처럼 개별 농가를 기준으로 소득을 보전해 주는 ‘농가소득안전망 도입’도 필요하다.”면서 “소득이 안정됨에 따라 과잉생산이 우려되면 농지를 휴경시키는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보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소작농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필요하다. 농촌경제연구원 박동규 박사는 “현행법은 직불금이 실제 경작자에게 돌아가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소작농의 경우 직불금이 임차료 인상 문제로 연결돼 곤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작농의 비율은 42%에 이른다. 그는 “법으로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처럼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 소작농과 땅 주인간 갈등을 중재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목표 가격과 평균 가격 모두를 시·도별로 따로 정하는 게 상황에 따라서는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농연 등 농민단체들은 쌀소득보전직불제 개선 방안으로 “물가상승률과 생산비 단가상승을 감안해 목표 가격을 산정하고, 평균 가격도 도별로 책정할 것”을 제시했다. 또 미곡종합처리장(RPC)이 희망 농가의 물량을 전량 수매하고, 남는 물량은 정부가 공공비축제도로 수매하는 ‘전량수매제도’의 도입 등도 주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미곡처리장 광역화가 유통개혁 관건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유통개혁의 전초기지로.’ 품질이 좋은 쌀을 생산한다고 해서 농가 소득이 바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유통 비용을 줄이면서 제값에 팔아야만 농가가 넉넉해질 수 있다. RPC는 쌀의 건조와 저장 및 가공에서 포장과 판매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시설이다. 무역에서의 ‘종합상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2005년 말 전국의 RPC는 328개로 농협 소속이 181개를 차지한다. 농협 RPC를 통해 판매된 쌀은 지난해 1조 7891억원에 이른다. 과거에는 벼를 수확한 뒤 탈곡→건조→포장·저장→도정→도매상→소매상→소비자로 이어지는 7∼8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RPC가 탈곡∼도매 과정을 한꺼번에 처리하면서 수확→탈곡·도매(RPC)→소매상→소비자의 4단계로 쌀 유통 과정이 단축돼 관리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농협 관계자는 “RPC를 활용한 결과 수확에서 도매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35% 줄었고, 미곡의 손실률도 6%에서 1%로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농협은 올해 쌀 판매액을 지난해보다 6% 더 늘린다는 목표 아래 요식업체, 병원, 학교 등 쌀 소비량이 많은 기관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PC 운영조합장들도 지난달 결의대회를 갖고 고품질 쌀 생산과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RPC의 통합이나 대형화는 유통개혁의 핵심이다. 대형 RPC는 유통·관리·생산 등 분야별로 인력을 나눠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농민들도 대규모 유통 체계가 갖춰져야 대형할인점 등에 제값을 받고 쌀을 팔 수 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RPC의 역할이 농가소득과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농협은 RPC를 시·군당 1개로 통합, 오는 2010년까지 100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10여개를 통합했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RPC간 통합이 어려울 경우 공동의 쌀 브랜드을 개발, 연합 마케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농업인 설문조사 “소득증대 정책 시급” 68% “5년뒤 농촌 더 악화” 75% 쌀 시장 개방을 맞아 농민들이 1순위로 바라는 농업정책은 ‘농가소득보전’으로 나타났다. 현행 ‘쌀소득보전직불제’에는 5명 중 3명 정도가 도움이 된다고 여겼고 나머지는 불만이다. 또 수입쌀 시판과 그에 따른 쌀값 하락이 농촌 황폐화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으며 5년 뒤의 농촌생활은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전국 농업인 690명을 상대로 ‘농업인 의식구조 변화와 농정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67.9%가 ‘직접지불제 확충과 농외소득 증대 등 소득정책’을 꼽았다. 특히 ‘쌀소득보전직불제’에는 59.7%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38.3%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제도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앞으로 확대돼야 할 농촌 투·융자 사업으로도 ‘다양한 직접지불제 실시’(12.3%)를 꼽았다. 쌀 개방과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는 52.9%가 ‘수입쌀 시판에 따른 쌀값 하락과 벼농사 기반 잠식’을 들었다. 이어 ‘쌀 농사 포기에 따른 농촌 황폐화(29.6%)’,‘농업인의 농정불신 심화로 향후 정부정책 차질 불가피(16.6%)’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는 63%가 ‘쌀값 하락으로 인한 농가소득 보전방안’이라고 답했다. 특히 경지 면적을 조정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40.6%는 ‘소득보장 대책을 보고 결정’ 또는 ‘축소할 계획’으로 답해 불안감을 드러냈다. 또 74.5%가 ‘5년 뒤 농촌생활이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답해 2003년 66.5%,2004년 67.8%에 비해 미래를 어둡게 봤다. 반면 ‘살기 좋아질 것’이라는 대답은 6.8%로 지난해 7.8%보다 낮아졌다. 정부가 강조해 온 ‘친환경 농업’과 관련, 일반 농업에 비해 ‘소득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는 의견이 74.3%나 됐다. 이 가운데 73.5%는 ‘친환경 규모를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18일 재개 DDA농업협상 전망

    [경제정책 돋보기] 18일 재개 DDA농업협상 전망

    ‘동상이몽(同床異夢)’. 큰 진전 없이 겉돌기만 하는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의 현주소다. 모두가 협상 타결에 한 목소리를 내지만, 속으로는 각자의 입맛에 맞도록 주판알을 튀기는 상황이다.18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이 재개된다.4월 말까지 세부원칙(modality)을 마련하라는 지난해 말 홍콩 각료회의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번 협상마저 무산되면 7월 말까지 이행계획서 제출, 연말까지 협상 타결이라는 큰 틀이 흔들린다. 그래서 협상에 임하는 각국의 시선에는 날이 서 있지만 시계는 오리무중이다. ●우리에겐 관세율 감축 최소화와 민감·특별품목 확대가 관건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16일 “이번 농업협상에선 관세 감축폭과 민감·특별 품목의 대상, 국내보조금 감축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5월 초를 전후해 열릴 각료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세부원칙 마련을 위한 새로운 시한이 설정될 수밖에 없다. 협상 일정이 또 다시 늦춰지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주시해야 할 부분은 관세 감축폭을 어느 선으로 유지하고, 민감품목·특별품목의 허용 개수를 몇개로 하느냐 하는 것. 농산물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전체 1452개의 관세품목 가운데 민감품목을 10%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감품목은 관세 감축에서 예외를 인정해 주는 대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 고추, 마늘, 양파 등이 1순위 후보이다. 반면 미국은 1%,EU는 8%를 주장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의견 조율이 된다면 8%를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민감품목 범위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는 국가에 관세 감축의 신축성을 더 주는 특별품목 지정은 이번 협상에선 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속한 개도국 그룹 ‘G33’은 전체 농산물의 20%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 고추, 우유, 쇠고기, 감귤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외교통상부에 제시했다. ●관세 상한선 저지와 개도국 지위 유지가 중요 농촌경제연구원 임송수 박사는 “향후 협상에서 선진국이 주장하는 관세율 상한에 민감품목과 특별품목은 예외가 되도록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추·마늘처럼 관세율이 높은 품목들이 민감품목으로 지정되면 그만큼 수입쿼터량(TRQ)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산을 제한하면서 직접지불금 보조를 허용하는 ‘블루박스’의 경우 품목별로 각각 상한을 두려는 선진국들의 전략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진국들이 많이 활용하는 ‘그린박스(허용보조)’를 제한해야 한다고 개도국들은 주장하지만 우리나라가 선진 농업국으로 올라섰을 때 활용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축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해동 농림부 농업협상과장은 “세계 교역 10위권인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얻기란 쉽지 않지만 반드시 얻어내야 할 부분”이라면서 “다만 개도국 지위를 얻더라도 그 대가로 관세 감축폭과 민감품목에서 손해를 보면 나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분오열된 협상 전망 2001년 11월 WTO 각료회의를 통해 출범한 DDA 농업협상은 시장개방을 더욱 가속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다자간(多者間) 협상의 한 축이다. 관세감축 등 시장개방 확대, 국내보조 감축, 수출보조 철폐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협상은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 선진국과 개도국 등 4개 구도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수출국인 미국 등은 국내보조를 줄이라는 압력을, 수입국인 우리나라와 EU 등은 시장 개방을 더 하라는 압력을 각각 받고 있다. 지난해 말 홍콩 각료회의에서 관세감축을 4개 구간으로 나눠 각각의 감축률을 정하자는 것과 국내보조 감축구간을 3개로 하자는 큰 틀에는 합의됐다. 지난달 회의에서도 개도국 특별품목과 특별긴급수입제한제도(SSM), 블루박스, 식량원조에 대한 논의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논의 자체만으로도 큰 진전이지만 각국의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관세 및 보조금 감축폭 등에 대한 논의는 제자리 걸음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농촌문제 강건너 불 아니다/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고속철(KTX)이 선보이기 전 가장 빠른 기차는 새마을호였다. 요즘도 태극기와 나란히 새마을기가 게양된 곳이 많고 새마을금고들도 성업 중이다.1970년대를 풍미한 새마을운동의 흔적들이다. 국내 여러 언론에 ‘중국이 새마을운동을 채택했다.’라거나 ‘새마을운동이 중국의 1호 문건’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의 ‘1호 문건’은 매년 초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국정의 지침서이다. 문건의 제목이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인 데다가 작년에 중국이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신농촌’과 ‘새마을’ 사이에 자연스럽게 등식을 설정한 것 같다. 그러나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은 중국에서 1950년대 중반부터 반복해서 제안된 정책 방향이다. 따라서 금년에 중국이 농촌문제 해결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참조한다고 해야 사실과 가깝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중국공산당과 행정부가 2004년부터 내리 3년 동안 농촌문제를 1호 문건의 주제로 삼은 점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농촌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1978년 시장경제로 전환한 뒤 개혁개방 정책을 꾸준히 펼친 결과 중국 경제는 고도성장을 달성했다.‘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면서 제조업 부문이 급성장하는 동안 도·농간 격차는 커졌다. 최근 10년간 중국 도시와 농촌거주자의 1인당 소득 격차는 2.7배에서 3.2배로 커졌다.‘도농 격차’는 ‘동서 격차’ 및 ‘빈부 격차’와 함께 중국의 3대 격차로 등장하였다. 그 결과 농촌에서 소요사태가 빈발하게 되고 중국 당국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정치적 문제가 된 것이다. 금년도 중국 1호 문건의 또 다른 특징은 중앙과 지방의 당·정·군 주요 간부 200여명이 2월14일부터 1주일간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 토론회’에 참가한 다음날 발표되었다는 것이다. 토론회 첫날과 마지막 날에는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각각 기조연설을 할 정도로 당·정의 관심이 뜨거웠다. 농업정책 교과서에 ‘개도국은 농업에 세금을 매기고 선진국은 농업을 보조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중국 당국은 2006년 1호 문건에서 스스로 밝힌 대로 경제가 ‘농업자본 제공으로 공업이 발전’하는 단계를 벗어나 ‘공업이 농업을 살리고 도시가 농촌을 지지’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업직불금을 50% 인상하고 농업세를 전면 폐지하며 농촌 기반시설 투자를 대폭 증가한다는 것이 1호 문건의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농업의 현대화와 농민의 소득증대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농업과 농촌문제 해결 노력이 실현되어 농업기반을 정비하고 생산성을 높이게 되면 바로 이웃인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간단하지 않다. 소득작목이 중국 국내소비를 충족하고 국제시장을 넘볼 때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시장이다. 교역이 확대된다면 우리나라의 소비자 후생은 증가하겠지만 농업인 소득은 감소가 우려된다. 우리 경제가 국제분업 체제에서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에 농산물 시장은 더욱 열리고 국내외에서의 경쟁은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농정은 경쟁이 심화한다는 전제 아래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여건에서는 이원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 즉, 국제경쟁을 해볼 만한 젊은 농업 경영인들에게는 시장차별화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반면에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어려운 고령농에 대해서는 적절한 사회안전망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3월은 ‘서류농사’ 짓는 달

    ‘3월은 서류농사 짓는 달’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달내 농민들은 친환경농업 직불금을 신청하거나 농작물 재해보험에 들어야 한다. 친환경농업 직불금 신청은 다음달 5일까지 읍·면사무소에서 받으며, 직불금은 친환경농산물 인증기관이 확인해 오는 10월쯤 나간다. 지급대상은 300평 이상 1만 5000평 이하의 논·밭이고 산에서 재배되는 고사리와 표고버섯 등 임산물이다. 친환경농업 직불금은 쌀 소득보전 직불금(㏊에 70만원)과 별도로 저농약은 21만 7000원, 무농약은 30만 7000원, 유기농은 39만 2000원이다. 밭은 ㏊당 저농약은 52만 4000원, 무농약은 67만 4000원, 유기농은 79만 4000원이다. 올해 직불금은 7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달말까지 일선농협에서 우박이나 태풍, 집중호우, 봄·가을 서리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상해 주는 농작물 재해보험을 판다. 보험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75%를 내고 농가에서 나머지를 낸다. 대상 작목은 사과·배·복숭아·포도·단감·감귤 등 6개다. 오는 5월부터 영암·광양 등 2곳에서는 떫은 감도 보험대상이 된다. 가입대상은 과수원 450평 이상이어야 한다. 지난해 대상면적의 32%인 5198농가가 재해보험에 가입, 보험료로 133억원을 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공교롭게도 배호의 본격적인 가수 활동은 병마와 함께 시작되었다.1966년 2월, 신장염을 앓기 시작하면서 음색이 탁성으로 변해 바이브레이션조차 제대로 구사하기가 어려웠지만 가수로서 그는 되레 적극적이었다.‘황금의 눈’이 제법 방송을 타기 시작하자 배호는 그 해 말, 연세대 작곡가 출신인 당시 나규호 MBC PD를 직접 찾아간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작곡가 나규호(70)씨는 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를 이렇게 술회한다. “작사가 전우를 통해 알게 되어 형 아우로 지내던 배호가 방송국엘 찾아왔어요. 당시엔 PD들이 하루 50장 정도의 원고까지 직접 써야 하는 매우 분주한 때였는데 급하게 곡을 써 달라 부탁해서 배호를 10여분간 기다리게 해놓고 악상을 오선지에 그려준 기억이 납니다. 나로선 대중가요 작곡에 처음 손 대본 것이기도 합니다.” 이 악보는 전우에게 건네져 ‘누가 울어’와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람’으로 탄생된다. 이후 ‘전우-나규호-배호 콤비’는 ‘당신’ ‘안녕’ 등의 명곡들을 잇달아 발표하며 배호가 지닌 도회적인 분위기의 근간을 이룬다. 배호를 한 순간 인기가수의 반열에 올려놓은 ‘돌아가는 삼각지’ 역시 노래에 ‘쉼표’ 몇 개를 자의적으로 넣겠다는 조건 하에 취입했음에도 병마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긴 숨 가쁜 톤이 그러하듯 배호는 투병과 호전 상황에 따라 때로는 끊어질 듯 탄식에 가깝게, 때로는 비교적 건강한 음색으로 여러 가지 창법을 구사하며 당시 아세아-신세기-지구 등 메이저음반사 전속가수를 거치면서 5년간 무려 260여곡을 취입했다. “이를테면 배호는 ‘달러박스’로 각 방송사의 인기가수상을 휩쓸며 전성기 때는 ‘돈다발을 베개 삼아 잔적도 있다’는 일화가 회자될 만큼 인기에 비례해 수입이 좋았지만 약값으로 인해 그는 늘 쉴 틈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한 회사의 전속가수로 있으면서도 다른 레코드사를 통해 ‘도둑 취입’을 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작곡가 김인배(74)씨의 회고다. 그렇듯 배호는 한 때 연예인 납세실적 3위에 올랐을 정도였지만 병원비, 그리고 가족을 위한 생계비를 감당하기 위한 무리한 공연과 취입으로 다시 병세가 악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하며 생의 마지막 시간을 빠르게 소진해 갔다. 그럼에도 자신의 ‘배호와 그 악단-사파이어스’를 이끌며 혁신적인 활동을 계속했고 점차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지자 차를 구입해 ‘멋쟁이의 대명사’인 마이카족의 대열에도 합류한다. 그러나 점점 몸은 부어올라 옷과 신발을 매번 새로 바꾸어야만 했다. 이 무렵부터 식사 때마다 꼭 소화제를 복용했고 말 수도 점차 줄어갔으나 입버릇처럼 ‘쓰러져도 무대에서 쓰러지겠다’는 말만은 늘 입에 달고 다녔다 한다.‘행방불명설’과 ‘사망설’이 항간에 수시로 나돌았지만 그때마다 그는 보란 듯이 나타났다. 때로 휠체어에 앉은 채 레코드판으로 노래를 대신해 무대에 올랐고 심지어 사회자의 등에 업혀 노래하기도 했다. 무대에서 각혈까지 하며 중도 퇴장하기도 했다. 관중들의 박수소리와 환호만이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힘이었던 배호는 결국 71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 배호에게는 약혼녀가 있었으나 죽기 며칠 전 억지로 이별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직계 혈육은 이제 아무도 없다. 얼마 전까지 경기도 장릉 신세계공원에 안치되어 있는 그의 묘는 장기간 무연고로 관리되어오고 있었다. 더 이상 방치되면 ‘파묘’된다는 관리사무실의 관례 소식을 접한 배호 팬들은 너·나 없이 십시일반으로그동안의 미납분과 향후 5년간의 선불금을 선뜻 지불했다. 이렇듯 배호는 그가 살았던 스물아홉해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을 대중들로부터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 놀랍게도 취입 당시 음반으로 발표되지 않았던, 배호가 남긴 미발표 릴테이프를 직접 찾아냈다. 그중 한 곡이 67년에 취입했던 곡,‘추억’. 외삼촌 김광빈씨의 곡으로 당시에는 이 노래가 히트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음반제작이 보류되었던 곡이라고 했다. 배호 사후 30여년 동안 레코드사의 창고에 묻혀 있던 그 릴 테이프에서 재생되던 생생한 원음, 감격스러웠다. 불안한 호흡을 스스로 조절하기 위해 당겼다, 놓았다하는 애드립으로 싱커페이션(syncopation)과 앤티시페이션 (anticipation)을 적절히 구사했던 그만의 독특한 창법. 그 속에 담긴 배호의 삶과 노래, 그 ‘한 박자 빠른 삶, 반 박자 느린 슬픔’이 온 몸으로 전해져 왔다. 마치 노랫말이 그의 음악적 스승, 김광빈씨가 배호에게 이제서야 바치는 ‘헌시’처럼 들려오기도 해 순간 묘한 감회에 젖어들었다.39년 전에 만든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글 박성서 가요평론가·저널리스트 sachilo@empal.com
  • [서울신문 탐사보도-고학력시대의 그늘] 초등학교 못보낸 부모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사는 김모(35·여)씨는 세 딸과 두 아들의 엄마다. 액세서리를 붙이는 부업을 하며 일용노동을 하는 남편(38)과 함께 한달에 150만원 가량 벌고 있다.15평 정도의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7만원 짜리 반지하 방에서 다섯 아이를 키우기엔 언제나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하지만 그나마 이렇게 몸을 누일 만한 방이라도 가지게 된 것은 겨우 15개월 전이다. 그전엔 집주인조차 돈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버려둔 쪽방에서 여덟 식구가 함께 살았다. 지난해 3월 폐암으로 숨을 거둔 시아버지(68) 병원비와 약값으로 나간 돈은 고스란히 현금 빚 수천만원으로 남아 있다. 그때 쓴 카드 빚 때문에 남편은 신용불량자가 됐다. 경기도 이천시에 살던 시절 돈을 벌기 위해 잠시 티켓 다방에서 일하다 한푼도 더 벌지 못하고 선불금 800만원 역시 고스란히 빚이 되는 바람에 서울로 야반도주하기도 했다. 결국 지금은 주민등록조차 말소된 상태다. 혼인신고는커녕 아이들이 태어날 때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첫째딸 수연(가명·12)이는 2004년 3월에야 초등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 또래들보다 3년이나 늦었다. 가난해도 교육에서만큼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게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겨우 입에 풀칠하는 살림에다 제때 이뤄지지 않은 출생신고 탓에 학교에 보낼 수가 없었다. 3년 동안 매일 아침 또래 아이들이 학교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수연이를 볼 때마다 김씨는 뒤에서 몰래 눈물을 훔쳐야했다. 대신 동화책과 일일 학습지 등으로 김씨가 직접 공부시켰다. 하지만 수연이는 단 한번도 학교에 보내달라고 보채지 않았다. 오히려 수연이의 이런 대견함이 김씨의 마음을 더욱 더 아프게 만들었다. 벌금을 물며 뒤늦은 출생신고를 마치고 학교측을 설득해 수연이는 또래보다 1년 늦은 4학년에 다니고 있다. 요즘 수연이의 말수가 부쩍 줄어들어 김씨는 수연이가 학교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지, 친구가 없진 않은지 학교에 보내면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연이뿐만 아니다. 둘째딸 수희(가명·8) 역시 원래 지난해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역시 보내지 못했다. 수희도 올해 역시 또래보다 1년 늦게 학교에 들여보내려 마음먹고 있지만 학교측이 같은 사정을 또다시 받아줄지 의문이다. 수희보다 두살 어리지만 생일이 빠른 홍수(6) 역시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다. 하지만 홍수도 한동안 초등학교 등교 꿈은 접어야 한다. 아이들 셋을 모두 학교에 보내는 게 김씨 부부에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총명함을 보여온 홍수가 누나가 보던 학습지를 스스로 풀면서 김씨에게 내밀면 학교에 보내달라고 시위하는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 “낳아준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하고싶은 공부를 시켜주지 못하는 것만큼 천추의 한으로 남는 것이 있을까요. 수연이는 첫째라 그래도 대견하게 견뎌냈지만 수희와 홍수의 상처는 어떻게 보듬어줘야 할지 막막해 한숨만 나옵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쌀 한가마 16만5574원 보장

    지난해 쌀을 재배한 농업인은 80㎏ 한 가마당 평균 16만 5574원의 소득을 보장받는다. 농림부는 8일 농업인에게 지급하는 소득보전직불금 가운데 변동직불금을 쌀 80㎏ 한 가마당 1만 5710원(㏊당 95만 831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득보전직불금는 정부가 쌀값 하락으로 인한 농가소득 감소분의 일정액을 보전하는 것으로 고정형과 변동형 두 가지가 있다. 고정형 직불금은 이미 지난해 11월 80㎏당 9836원이 지급됐다. 변동형 직불금 1만 5710원은 오는 3월중 개별 농업인 은행계좌로 입금될 예정이다.이로써 농업인 수입금액은 전국 평균쌀값 14만 28원에 소득보전직불금을 더해 쌀 80㎏ 한 가마당 16만 5574원이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목표가격의 97.3% 수준이다. 농림부는 고령자들이 직불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읍·면·동사무소가 등록 내용을 출력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신청절차를 간소화했다고 밝혔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농업 구하기/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미국의 스필버그 감독이 1998년 만든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 병사가 수도 없이 많았을 텐데 라이언 일병을 구하라는 미국 정부의 특명이 떨어진 이유는 그의 형 세명이 모두 전사했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본 영화 이야기를 꺼낸 것은 우리도 한시 바삐 ‘한국농업 구하기’ 작전을 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지금은 무역에 관한 한 제2차 세계대전 때보다 훨씬 많은 국가들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다. 전선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에 펼쳐져 있다. 다만 우리나라가 치르는 무역전쟁은 공세와 수세가 섞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농산물은 외국시장을 더 열어서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반해 농산물은 개방 속도를 줄여 열린 시장에 적응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겪은 것처럼 우리 농업도 산업화 과정에서 토지와 인력, 자본을 타산업에 제공했다. 그 결과 1971년에 비해 농지는 55만㏊(16억 5000만평) 줄고 농가인구는 4분의1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노력과 정부의 기술개발 및 보급 덕에 쌀 생산량은 400만t에서 500만t으로 늘었다. 라이언 일병은 전사한 형들 덕분에 구출작전 대상이 되었지만 우리 농업은 산업화 과정에서 귀한 자원을 제공한 공로가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에 반드시 구해야 한다. 농업은 쌀을 포함한 갖가지 식품을 공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모자라면 외국에서 사다 먹지.’라고 하는 사람들도 식품 전부를 해외공급에 의존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또 농업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어서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다원적 기능을 수행하며 국토 공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농촌의 기간산업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크게 기여하였으며 그 자체로서도 중요한 한국농업을 구하기 위해 이제는 모두가 나서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무역자유화를 추구하는 다국간 또는 양국간 통상협상에서 농업은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부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경제학자인 볼드윈 교수가 강의 중에 ‘자유무역의 이익이 후생증진으로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이득을 보는 부문에서 피해를 입는 부문에 소득이 이전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하던 것이 기억난다. 많은 선진국이 직불금 형태의 보조금을 확대하여 일정 규모의 농업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경영주 열명 중 여섯명은 60세 이상이며 새로 농업을 시작하는 젊은 인재는 극히 적다. 농촌의 고령화는 우리사회 전체보다 20년 정도 앞서서 진행되고 있다. 은퇴를 원하는 고령농과 상품을 생산하지 않는 자급농에 대해서 과감한 복지지원과 생활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농업 구하기의 시작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 쌀협상 결과 비준 등을 통해 농민의 시장 추가개방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되어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하였다. 작년에 홍콩에서 마무리되지 않은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도 다시 재개될 것이고 일련의 추가적인 자유무역협정 협상도 예고되어 있다.‘선대책-후개방’이라는 말도 있지만 국가적으로 필요한 자유화 협상이라면 취약 부문에 대한 대책을 세워 설득하고 협상을 진행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다른 갈등과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지불은 이제 지양하자. 그보다는 ‘한국농업 구하기’를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구상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기본적으로 시장을 통해 소득을 얻도록 지원하는 한편 모자라는 부분은 재정으로 뒷받침해 줄 안전망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농업 구하기의 근간이 될 것이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롯데쇼핑·미래에셋·우리홈쇼핑 ‘빅3’

    롯데쇼핑·미래에셋·우리홈쇼핑 ‘빅3’

    올해는 어느 해보다 주식시장에서 공모주를 노려볼 만하다. 증시 활황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알짜배기 종목들이 쏟아지고, 공모주의 수익률도 꽤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올해 일부 대어급 공모주에는 공모가격을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주 작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 10일 금융감독원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증시상장을 통한 조달한 자금규모는 지난해(1조 3015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3조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2000년 코스닥 붐이 거세던 시절의 공모주 규모가 2조 5507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최근 증시 활황이 어느 정도 열기인지 짐잠할 수 있다. 이 공모주가 증시에 상장되면 주가상승으로 약 10조원의 신규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장 예상기업의 수는 100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증권사 주간사를 선정한 곳만 70여곳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모두 78개 기업이 증시에 선보였다. 이 가운데 코스닥시장에 67곳이 상장됐다. 올해 상장될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 우리홈쇼핑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7∼8일에 일반 공모청약을 받기로 했다. 총 공모주는 411만여주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예비사업설명서에서 공모예정가를 주당 4만 3000∼5만 3000원으로 제시했다. 롯데쇼핑은 아직까지 공모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시가총액이 8조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종 업종인 신세계 주가가 40만원을 웃돌고 시가총액이 8조 3000억원에 달하는 점과 비교해도, 롯데쇼핑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 ●우량 공모주 100% 수익률 우리홈쇼핑과 인터파크 관계사인 G마켓도 대어급 상장 예정 기업이다. 우리홈쇼핑은 상장을 통해 T커머스(TV주문상거래),M커머스(휴대전화주문상거래) 등 차세대 성장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상장후 전망이 매우 밝다. 제조업체로는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인천도시가스와 경신공업 등이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신약 핵심물질 제조업체로 바이오주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다국적 제약회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10년 동안 20억달러 상당의 바이오신약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금융은 현금지급기(ATM) 등 금융관련 자동화기기와 관리시스템 전문업체다. 최근 개발한 금융종합운영관리시스템(NTMS)이 주목받고 있다. 이달에는 유진테크 등 8개 기업이 공모에 나선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해 12월에 상장된 14개 기업의 주가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일 기준으로 주가는 공모가격보다 평균 7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비스는 공모가 보다 무려 272%나 올랐다. 모젬, 디오스텍, 제일연마공업 등도 몇차례 상종가를 기록하며 100% 이상 상승했다. 공모가 보다 떨어진 종목은 없다. ●매입이 쉬운 공모주펀드 괜찮아 공모주 청약은 주간 증권사의 본점이나 지정된 지점을 방문해 청약증거금, 환불금, 배정주식이 들어올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공모주 청약서를 작성한 뒤 증권사가 정한 청약증거금을 납부하면 된다. 공모주청약은 인터넷과 계좌이체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웬만하면 증권사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청약증거금은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보통 공모주 발행가격의 50%를 청약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청약기간은 보통 2일 정도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기 공모주의 경우 주식배정 경쟁률이 100대1을 넘는 예도 많다. 주식배정을 받지 못하면 청약증거금은 즉시 환불된다.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가 직접 나설 수도 있지만 공모주에 간접투자하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공모주 펀드를 말한다. 공모주 펀드는 투자금의 일정액을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 운용기간 1년 이상인 11개 공모주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지난해말 기준)은 12.62%로 나타났다. 주식형 펀드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낮지만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평균 1.86%)을 웃돈다.‘아이리치풍년혼합’은 연 수익률이 20.75%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방문해 유가증권신고서, 사업설명서(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참고해 공모가격이 적정한지 등을 살펴야 한다.”면서 “증시 상장후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광역단체장 새해설계] 김태호 경남도지사

    [광역단체장 새해설계] 김태호 경남도지사

    “새해에는 남해안시대가 국가적 과제가 되도록 법적·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올해 8대 정책목표와 35개 이행과제를 선정,2조 198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며 혁신도시 건설 및 ‘2008 람사총회’ 준비상황 등 새해 역점시책을 설명했다. 경남도는 이와는 별도로 다음 달까지 산업경제와 농어업·환경·문화관광·사회복지 등 5개 분야의 도정발전 로드맵도 마련할 계획이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의 질 구현 김 지사는 “도정의 최고 가치는 도민들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복지예산은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경남지사로 취임한 이후 복지분야 예산이 크게 늘었다. 올해 복지분야 예산은 모두 5325억원. 지난 2004년 3510억원에 비하면 무려 50%나 늘었다. 특히 여성아동복지예산은 1046억원으로 취임 첫해 532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갑절이 늘어난 셈이다. 김 지사는 “수입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을 위해 도가 쌀 소득보전직불금을 추가로 지원하려 해도 선거법에 저촉돼 안타깝다.”면서 “잘사는 농어촌 건설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농어촌 소득증대와 인프라 확충에 1976억원을 투입하고, 사업비 1656억원으로 농축산물 브랜드를 제고하는 등 농어업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미래 밝힐 신 성장동력 육성 김 지사는 “신 성장동력 산업 육성에 경남의 미래가 걸려 있다.”면서 “올해 ‘메카노21’ 2단계사업을 비롯, 지능형 홈산업 및 생물산업 인프라 확대 등에 323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 진흥 및 관광·체육 등에도 3531억원이 투자되고, 고용확대와 민생안정에 305억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302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혁신도시 건설과 관련, 김 지사는 “경남의 균형발전을 위해 일부 개별이전은 불가피하다.”며 “일부 마찰음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및 이전기관과 협의,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도는 최근 공공기관이전 추진본부를 발족, 혁신도시 개발방향과 탈락한 시·군에 대한 지원방안, 이전기관 임직원 복지대책 등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사고] 바로잡습니다

    ●바로잡습니다 지난 9일자 서울신문 16면에 보도된 “DDA 협상 타결 땐 농가소득 10∼40% 감소” 기사와 관련, 농촌경제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쌀 협상이 타결되기 이전인 2003년에 분석한 내용을 8일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한 것으로 관세화 유예를 감안하지 않은 자료”라고 밝혀 왔습니다. 기사 내용 가운데 ‘소득직불금은 예산보다 30%나 많은’을 ‘농업예산의 30%를 넘는’으로 고칩니다.
  • “DDA타결땐 농가소득 10~40% 감소”

    관세를 낮추고 보조금을 감축, 시장을 개방하자는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이 타결되면 국내 쌀 농가의 소득이 지금보다 10∼40%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쌀 협상 비준안 통과로 관세화가 10년간 유예됐지만 DDA 협상에 따른 국내 보조금 감축과 쌀값을 지지하는 정책이 농가소득 보전 방식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다. 고추 등 관세율이 높은 채소농가의 소득도 10∼30% 감소할 전망이다.DDA 협상 타결을 전제로 농가소득의 피해액이 추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정부의 농업정책 실패로 농가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년사이 42%에서 92.7%로 2배 이상 증가해 농가의 부채상환 능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부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8일 서울 청담동 엘루이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아시아농업정책 국제워크숍’에서 농촌경제연구원의 송주호 박사는 DDA 협상에 따른 국내농가의 소득변화를 예측해 발표했다. 송 박사는 ‘한국의 농업발전 전망:교훈과 도전’이란 보고서에서 DDA 협상이 타결되면 국내 쌀 농가의 소득은 2000∼2002년 평균 8조 2060억원에서 개방 속도가 빠르면 2010년에는 5조 780억원으로 3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개방 속도가 느리더라도 2010년 쌀 농가의 소득은 7조 6340억원으로 같은 기간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송 박사는 “정부가 소득직불보전제로 전환, 농가소득을 지원한다고 했으나 전체 인구의 7%를 차지하는 농업인구를 정부가 보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올해에도 쌀값 하락에 따라 정부가 필요한 직불금은 예산보다 30%나 많은 1조 50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한 관세율이 200%를 넘는 고추 농가의 소득도 1조 260억원에서 개방 속도가 빠르면 2010년에는 6999억원으로 32%, 개방이 느리면 927억원으로 10%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관세율이 200%를 넘는 마늘이나 밤,100%를 넘는 양파 등을 재배하는 농가의 소득피해율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송 박사는 “정부가 도시·산업화에만 집중한 탓으로 농업정책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농가부채의 비율은 1995년 42%에서 2000년 87.6%를 거쳐 2004년에는 처음 90%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부문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1968년)에서 7%(1991년)로 감소하는 데 우리나라는 26년이 걸렸으나 일본은 73년, 미국은 96년, 영국은 113년 걸렸다면서 우리 농촌의 쇠퇴 속도는 너무 빠르다고 밝혔다. 따라서 농업의 연착륙을 위해 DDA 협상에서는 관세와 국내 보조금의 감축에 유연성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부는 오는 13∼18일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농민단체가 대규모 원정시위를 준비하자 6개 농민단체 관계자들을 과천청사로 초청, 긴급 간담회를 갖고 홍콩에서 시위를 벌일 때 유의할 점 등을 설명했다. 전농 관계자는 “사전 답사를 통해 홍콩 법 등 현지 사정을 미리 파악했으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벼 매입자금 5000억 추가

    정부는 쌀 협상안 국회 비준을 위한 후속대책으로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농가부채 5조 9000억원을 균등분할 상환방식으로 3∼5년간 연장해 주기로 했다. 농업관련 정책자금 금리도 1∼1.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부채농가의 농지를 사들인 뒤 다시 임대해 주는 농업기반공사의 경영회생 지원사업도 전국으로 확대키로 하고 예산을 당초 100억원에서 422억원으로 늘렸다. 이명수 농림부 차관은 28일 “쌀시장 개방에 대처하기 위해 119조원의 투·융자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으나 농가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추가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1년 상호금융 저리 대체자금으로 만기를 5∼6년간 연장해 준 농가부채 5조 9000억원의 상환을 연장해 주되 원금을 10% 선납하는 농가는 연 3%의 금리로 5년에 걸쳐 균등하게 갚도록 했다.10%를 선납하지 않는 경우에는 연 5%의 금리를 적용해 3년에 걸쳐 균등 상환토록 했다. 재해대책 융자금은 4%에서 1.5%로, 농촌주택융자금은 4∼5.5%에서 3%로 내리고 농지구입자금은 3%에서 2%로 떨어진다. 그러나 정부는 농민단체들이 쌀 고정직불금 단가를 1㏊당 130만원으로 높여줄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 올해는 60만원을 지키되 내년부터는 70만원으로 올린다는 당초 방침을 유지키로 했다.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를 예방, 이같은 내용의 후속대책을 보고했다. 앞서 정부는 농민단체가 요구한 공공비축 확대 등 16개 사항을 수용했다. 한편 농협은 최근 급락하는 산지 쌀값을 지지하기 위해 벼 매입자금으로 배정한 5000억원 이외에 추가로 5000억원을 긴급 투입, 쌀 매입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 1770억원의 자금을 별도로 투입,2004년산 재고미 63만섬도 사들이기로 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인면수심’ 에 징역 5년

    10대 친딸을 수년간 유흥업소 10여곳에 접대부로 팔아 돈을 챙긴 인면수심의 어머니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황현주)는 선불금을 받고 딸을 유흥주점에 팔아넘겨 접객행위를 하게 한 다방업주 김모(45)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딸이 낙태를 한 뒤에도 일을 시키는 등 친모의 범행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학업을 중단한 딸은 낮은 지적능력, 알코올 의존 증세를 보이고 있어 과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딸은 2세 때 부모가 이혼한 뒤부터 할머니 손에 길러졌다.12세가 되던 1999년 어머니인 김씨와 함께 살게 됐지만, 김씨는 선불금 450만원을 받고 딸을 강원도 내 유흥주점에 넘기는 등 2003년까지 12곳에서 술시중을 들게 했다. 김씨는 딸이 임신을 하자 병원에 데리고 가 중절수술을 시키고, 지난해 4월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 여주의 다방에서 티켓영업을 강요했다.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는 수사·재판과정에서 “딸이 학교에 가기 싫어해 유흥주점에 취업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딸이 벌어온 돈으로 새로 결혼한 남편 사이에 둔 자녀들의 양육비와 생활비 등을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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