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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지리학회 심포지엄“행정수도 국민적 합의 필요”

    통일후까지 고려해 추진 대한지리학회 심포지엄 청와대에 ‘국토수석' 신설을 행정수도 이전은 국민적 합의와 남북통일 및 국토균형발전을 고려해야 하며,수도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청와대에 ‘국토수석’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지리학회(회장 朴杉沃·서울대 교수) 주최로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건설과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안성호(安成浩) 대전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행정수도 이전은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사업이기 때문에 5년 후 정권교체가 이뤄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국민적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어 국민동의를 얻는 방안으로 국회의 승인을 받거나,국회승인이 어렵다면 일정기간 찬반논의를 거친 후 2003년 총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형국(金炯國)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수도 이전 논의는 단지 균형개발이란 이유만으로 추진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며 통일을 고려해 행정수도로서 전국 접근성,낙후지 개발 효과 등의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용우(權容友)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대표는 “수도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청와대에 ‘국토수석’을 신설,국토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건설 작업의 기획·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해야 한다.”면서 “행정수도는 특히 전 면적의 3분의1 이상이 녹지이며,양질의 상수원이 확보되는 친환경적인 ‘생태도시’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하(李宰夏)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통일 후 수도는 통합과 통일의 상징효과를 고려해 서울이나 평양이 아닌 제3의 장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고,최막중(崔莫重)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장기적으로는 통일 이후 한반도 남북지역간 불균형 문제 등을 고려해 행정수도를 서울과 평양의 중간지역인 서울의 북쪽 지역으로 이전하는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러·獨·佛 “전쟁은 최후수단”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일부가 이라크전 개전을 향해 치닫는 미국의 행동에 조직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이라크전을 둘러싼 최대의 변수로 돌출했다.전통적인 친미 동맹국들인 프랑스,독일,벨기에가 단체로 미국의 터키보호 요청에 반대하고 나섰고 러시아까지 가세하고 있다.냉전 이후 꾸준히 정체성에 의문이 제기돼온 나토의 존립 자체가 창립 54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전통 우방인 유럽이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대(對)이라크 정책을 놓고 미국과 유럽 국가들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진정한 의미의 유럽 통합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무력은 최후의 수단” 반기 들어 프랑스와 독일,벨기에 등 나토 회원국 3국과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중국 또한 11일 장쩌민 국가주석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라크 사찰은 계속돼야 한다.”며 러·프·독 3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러시아는 10일(현지시간) 이라크 사찰강화를 촉구하는 3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독일·프랑스는 평화적인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해 모든 기회를 부여하려 한다.”며 “무력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3국 공동선언은 프랑스와 독일,벨기에가 같은 날 나토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비한 미국 주도의 터키 방위계획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뒤이어 나온 것으로 미국의 이라크 전쟁 준비에 적지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반란’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두드러지기 시작한 미국의 ‘일방주의’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이라크에 대한 공격 강행 의도에 이들 국가는 국제 현안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처리하려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프랑스를 필두로 한 유럽의 미국에 대한 견제는 냉전 종식후 심화된 미국과 유럽간 군사적·경제적 불균형에서 비롯됐다.조지타운대 대니얼 넥슨교수는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지배력이 독점적 지위에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정책을 견제하려는 국가들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냉전 이후 나토 위상 재정립 불가피 이라크 위기로 미국과 유럽,유럽내 분열로 유럽통합과 나토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EU는 국제사회에서 정치·외교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공동 외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라크 위기 이후 공동 외교는커녕 회원국간 입장차만 커졌다. 나토는 회원국인 터키가 요구한 방위계획을 거부함으로써 안보기구로서의 신뢰에 치명타를 입었다.공산권 붕괴 이후 정체성 위기에 빠진 데 이어 코소보·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통해 무기력을 드러낸 나토는 이번 일로 장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이라크 전 일정 차질 전망 EU는 17일 브뤼셀에서 긴급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공동 입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특히 미국이 14일 유엔 무기사찰단의 안보리 2차 보고 결과를 이라크에 대한 공격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을경우 유럽내 분열은 오히려 심각해질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는 미국과 영국이 2차 결의안을 밀어붙일 경우 3국 공동으로 별도의 결의안을 제출,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미국은 이들의 반대에 굴복하기보다 유엔과 나토의 틀 밖에서 문제를 처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윤락여성 100만”갈수록 커지는 섹스산업,””방치땐 국가 침몰”” 우려도

    넘쳐나는 향락산업으로 대한민국이 침몰하고 있다. ‘성매매 여성 종사자 최소 33만명,매출액 연간 24조원’-5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성매매 실태보고는 충격적이다.여성단체들은 각종 음성적인 업종까지 포함하면,전국적으로 100만∼120만명의 여성들이 윤락행위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매일은 기승을 부리고 있는 향락산업을 5차례에 걸쳐 해부한다. ●끝없이 번창하는 향락산업 유흥업소 간판이 속속 도심을 점령하고 있고,시골에서도 티켓 다방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경찰이 정기적으로 단속하는 유흥업소는 전국 60만 4484곳에 이른다. 집촌형태의 윤락가만 전국적으로 35곳이나 된다.이 가운데 179개의 윤락업소가 밀집한 서울 ‘미아리 텍사스’에만 820여명의 여성이 ‘성’을 팔고 있다. ‘유흥의 메카’ 서울 강남구에는 올 1월 현재 1043개의 룸살롱과 단란주점이 밀집해 있다.강남구청에서 ‘보건증’을 공식 발급받은 여종업원만 2만 6204명에 이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반주점,단란주점,카바레,나이트클럽 등 술집이 지난 2001년 13만 1568곳이며,여기에 종사하는 종업원만 32만 7328명에 이른다. 이후 정확한 통계를 잡기 힘들 정도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향락은 망국의 지름길 전문가들은 향락산업을 이대로 방치하면 망국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탈세와 돈세탁이 난무하는 유흥업소에 지하자금과 ‘눈먼 돈’이 몰려 경제구조가 기형화되고 향락산업이 1,2차 산업 종사자들을 흡수해 산업구조의 불균형을 낳는다는 것이다.‘성실한 사람이 잘 살 수 있다.’는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결과도 초래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은경 청소년범죄연구실장은 “향락산업은 생산재나 기술 없이 사람 장사를 통해 손쉽게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향락산업은 산업경제의 하위섹터로 발전했으며,검은 돈이 모이고 유통되는 ‘하수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우월주의적 가부장 문화가 강한 한국 사회의 특성상 향락산업이 여성의 인권과 자아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녀자 인신매매 등 인권유린 현상도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향락산업이 번창하면 에이즈·성병 등이 창궐하게 되고 국민부담인 사회적 의료비용이 증가한다.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 김찬호 박사는 “물질적 잉여는 넘치지만 욕망을 충족시킬 콘텐츠가 없다보니 돈이 향락산업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관치경제와 정경유착,파행적 산업화가 연줄을 만들기 위한 음성적 접대문화를 조장하고,사회적 생산력을 좀먹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향락산업의 번창은 심각한 윤리 문제를 야기하고,가정폭력과 성범죄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창구 이세영 박지연기자 window2@
  • 편집자에게/ 쌀수매가 인하 늦었지만 올바른 선택

    -‘추곡수매가 사상 첫 인하’기사(대한매일 2월5일자 1면)를 읽고 농민단체의 반발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매가격 인하를 결정한 것은 수급불균형 해소와 쌀시장 개방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시장신호를 제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진행 중이나 앞으로 쌀시장 개방 폭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관세화로 쌀시장이 개방된다면 쌀농업뿐만 아니라 농업 전체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수매가격을 일곱 차례 동결,열 번 인하했다.이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대외 여건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대내외 여건에 부응하기 위해 쌀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면 경영규모가 최소한 5㏊ 이상으로 확대되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그동안 쌀정책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모든 농가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정책목표가 뚜렷하지 않았고,효과성도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쌀시장 개방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가를 유형화하여 선택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동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밀레니엄/ CEO이사회 ‘견제,균형’이 핵심

    어떤 형태의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가능케 할까. 수많은 기업들이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탐구해 왔지만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짧은 자본주의 역사와 오너중심 재벌체제로 낙후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물론,선진 경영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미국과 유럽도 사정은 비슷하다.탄탄한 기업지배구조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추악한 스캔들 여파로 잇따라 무너지면서 해답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국내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기업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열띤 기업지배구조 논쟁을 다뤘다.핵심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사외이사들간 바람직한 ‘견제와 균형’의 모색이다.전체 대기업의 대다수가 CEO-이사회 의장 겸직체제인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시사점이 많다. ◆바람직한 기업 지배구조 기업지배구조에서 흥미로운 점은 나라별로 특정 형태에 대한 선호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것이다.독일에서는 각각 감독과 경영을 맡는 두개의 이사회를 따로 두는 것이 보편적이지만,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들은 단일 이사회를 좋아한다.미국에서는 독립된 목소리들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를 제외하고는 이사회를 전부 사외이사로 구성한다.반면 영국에서는 이사회에 가급적 많은 경영진들이 포함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독일·미국·영국 등 3개국 모두 회계부정 등 잘못된 경영행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이는 훌륭한 지배구조는 이사회의 형태보다도 올바른 경영행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사회 의장의 바람직한 역할을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미국에서는 통상 CEO와 이사회 의장을 한명의 ‘보스’가 겸직한다. 이로 인해 CEO와 이사회 의장이 각기 다른 사람일 경우,해당 기업이 쇠약해지거나 불안한 과도기 상태로 접어드는 징조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뉴욕증권거래소는 겸직의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CEO의 참석 없이 사외이사들끼리만 정기적으로만나 회의를 갖기를 권고한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많이 바뀌고 있다.저명인사들로 구성된 미국의 기업경영 관련 비영리단체인 ‘컨퍼런스 보드’(The Conference Board) 산하 자문위원회는 CEO와 이사회 의장을 다른 사람이 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이사회 의장으로 CEO는 겸직하지 않고 있는 앤드류 그로브는 이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람이다. 이와 달리 대부분의 영국 대기업들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뽑고 있다.금융인 데렉 힉스(Derek Higgs)는 최근 정부 용역을 받아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그의 견해는 상당부분 미국적인 아이디어와 맥을 같이 한다.그는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경영진의 이사회 참석을 선호하는 영국에서는 이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전체의 20%도 채 안된다.또 의장과 CEO는 반드시 다른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전직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는 일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 가운데 큰 논란을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외이사 중에서 수석(首席)급에 해당하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이사회 의장 없이 회의를 주재하고,까탈스러운 주주들을 직접 만나 회사 상황을 알리라고 권고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서는 찬사와 비난이 엇갈린다.헤드헌터업체인 러셀 레이놀즈의 사이먼 바르톨로뮤는 “주주들 사이에 스파이를 두는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한다. 반면 옥스포드대의 콜린 메이어 교수는 “사외이사들에게 무거운 책임의식을 부여하고 투자자들과 직접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한다. 힉스는 또 사외이사들이 훌륭한 업적을 올리려면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하며,한사람이 2개 이상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 안되고,사외이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따라서 보고서의 내용대로 된다면 헤드헌터들이 최대의 수혜자가 될 것 같다. 힉스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도 피력한다.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회사에서는 사외이사끼리 더더욱 정기적으로 모일 필요가 있다.특히 CEO가 독선적인 경향이 강할수록 그 만남은 중요해진다.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강력한 ‘수석 이사’를 두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수석 이사를 통해 사외이사의 생각을 CEO에게 전달하고,이사회 의장과 CEO 겸직에서 파생되는 단점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CEO와 이사회 의장이 이미 분리돼 있는 영국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한다.그래야만 이런 이원적인 구조가 강력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두 사람이 항상 으르렁대거나,반대로 지나치게 유착돼 있으면 기업이 쇠약해지거나 이사회의 존재가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석이사 같은 제3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줄 경우,경영진과 이사회간에 형성된 미묘한 힘의 균형이 흔들리게 된다.사외이사들이 의장없이 너무 자주 회의를 갖게 되면 의장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점도 올바른 기업지배구조를 위해 유념해야 할 부분으로 꼽는다. 사외이사에게 의장 역할의 성과를 1년에 한번 정도만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견제와 균형에 너무 치중하면 거꾸로 불균형과 실패를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kdaily.com ★김일섭 회계연구원 원장 새 정부 출범을 20여일 앞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재벌체제 개혁을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업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이에 맞춰 한국회계연구원 원장으로 오랫동안 국내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천착해 온 김일섭(金一燮) 이화여대 경영부총장을 만나봤다. 그는 최고경영자(CEO)-오너(재벌총수 등)-이사회의 3각축이 원활히 작동돼야 선진 기업지배구조 구축은 물론,치열한 ‘비즈니스 정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역량있는 CEO가 기업지배구조의 정점에서 풍부한 역량을 펼쳐야만 투명경영·효율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의사 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게 바람직한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은 힘의 배분이다.최고경영자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라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실행하는 사람’을 말한다.즉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다. 이상적인 기업지배구조는 CEO와 이사회의견제 및 협업을 통해 무게중심이 계속 옮겨가는 형태다.미국의 엔론이나 월드콤이 ‘CEO 독재’ 때문에 회계 부정사건에 연루됐다면 우리나라의 대우나 현대는 ‘오너 독재’로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의 특징은. 기업이 의인화(擬人化)돼 있다.예를들어 ‘삼성’이라는 기업 자체보다 ‘이건희’나 ‘이병철’을 떠올리는 식이다.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개인·가족기업으로부터 발전했다. 특히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에서 보이는 높은 내부 지분율과 소유주의 경영참여에 따른 소유와 경영의 높은 융합도는 세계적으로 특이한 현상이다. ●한국형 지배구조에서도 CEO와 이사회가 힘을 골고루 나눠갖는 모델은 가능한가. 우리나라는 사정이 좀 다르다.다른 나라와 달리 오너의 힘이 강하다.전체으로 CEO-오너-이사회가 각각 60%-25%-15% 정도로 힘을 나눠 갖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최대 관건은 CEO에 어떤 사람이 오는가이다.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는 45세부터 20년간 CEO를 지냈다.이런 인재를 찾기까지 4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또한 이사회의 활성화 없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생각할 수 없다.기업들이 규율있는 시장의 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이사회의 존재와 운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보다 오너에 비중을 더 많이 둔 것은 굳이 오너의 힘을 막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회사의 의사결정 구조가 잘못되면 곧 주가에 반영되는데 불을 안고 뛰어들 오너가 어디있겠는가.다만 시장의 규율이 엄해야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기업퇴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금융기관이 사전·사후 감독을 통해 경영진에 대해 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하고 이런 금융기관의 결정에 정치권의 입김도 없어야 한다.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의 원죄는 상당부분 정부가 안고 있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업지배구조 혁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지배구조 자체를 고치기보다는 의사결정을 누가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우리나라는 이미 기업회계기준의 전면 개정,결합재무제표 작성 의무화,계열회사들의상호보증 금지,상장회사들의 사외이사 선임 의무화,감사위원회 설치 의무화 등을 도입해 시스템 자체는 과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규칙을 엄하고 공정하게 집행해야 한다.재벌문제에 있어 더욱 그렇다.이를 위해 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금융감독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한국은행을 잘 운영해야 한다.특히 시장도 기업지배구조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관건이기 때문에 세 기관의 수장을 잘 뽑고 이들의 임기보장·인사권독립 등을 실현해 줘야 한다. ●시장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자본시장은 주주의 권리행사와 M&A(기업인수·합병) 활성화 등을 통해,상품시장은 기업의 생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를 통해 경쟁력 없는 기업을 걸러내야 한다. 경영자시장은 경영성과의 평가를 통해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전문 경영자들의 재배치를 주도해야 한다.좁은 의미에서 기업지배구조라고 볼 수 있는 내부규율도 중요하지만 개혁은 시장규율의 활성화 강화로부터 시작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공직자 에세이] 지방자치 발전 막는 구시대 법령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우여곡절 끝에 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95년 자치단체장이 주민에 의해 직접 선출됨으로써 외형적인 모습을 갖추었다.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에 의해 실현된 지방자치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그 주민의 노력과 의지 못지않게 그에 합당한 법률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현행 법령제도가 지방자치 발전을 오히려 가로막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규범을 제정하는 주체인 국회,정부 등 입법 주체가 공정하고도 시대요청에 적합한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입법을 할 경우 지켜야 할 일정한 원칙들이 있다고 본다. 지방자치시대에 입법자들은 우선 당해 법령이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지방자치법상의 지방분권을 위한 사무 배분원칙이 관철 되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한 후 입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입법자들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려는 의지 없이 단순히 피상적으로 상위법 우선원칙에 입각한 입법정책적 고려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결과 본질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 규정하는 것이 적합한 사무를 국가사무화함으로써 과다한 기관위임사무를 양산해 자치단체를 중앙정부의 감독 및 통제의 대상이 되도록 했다.이에따라 자치단체의 창의성·자율성·특수성을 위축시키고 있다. 또한 행정업무를 수행할 책임과 의무는 자치단체에 부여하면서 권한은 국가 등 위임기관이 갖고 있어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더욱이 기관위임사무에 대하여는 필요한 경비의 전부를 국가가 부담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에 사무처리 의무만을 부여하고 소요경비를 제대로 부담하지 않아 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시대에 이처럼 지방자치권의 중심을 이루는 요소인 자치사무를 인정하려는 데 인색한 것은 법령의 입법과정에서 입법자들이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지방자치권에 대한 이해부족 등 자치마인드가 형성되어 있지 않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 예로,최근에 있었던 부단체장의 국가직화 등을 골자로 한 지방자치법 개정 시도에서 입법자들의 무감각하고 안이한 지방자치제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이 시대의 과제인 풀뿌리 지방자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행 지방자치제도 관련법령의 입법개선을 통하여 무엇보다도 지방자치시대에 걸맞은 입법원칙과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원칙에는 지방자치권 보장이라는 합헌성이 전제된 바탕 위에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보장과 국가적 통일성 유지라는 양측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이 설정되어져야 한다. 또한 전문가,자치단체와 주민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지방자치의 본질이 존중될 수 있도록 민주적인 입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지방자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입법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더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 설이후 주택시장 전망/내년 상반기까지 집값 안정세

    본격적인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이 5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집값 약세 장세는 설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예년 같으면 설 이후 본격적인 봄 이사를 준비하는 관계로 집값·전셋값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해지는 양상을 띠었었다,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주택시장의 투자 열기가 예전만 못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 대책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다만 저금리 기조가 올해도 계속된다면 집값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값 하향안정세 오래갈 듯 부동산전문가들은 올해를 단기 급상승에 따른 조정국면으로 내다봤다.따라서 집값 하락세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金善德) 소장은 “경기 회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수요가 워낙 약세여서 쉽게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특히 올 공급물량이 하반기에 몰려 있기 때문에 집값 하락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金炫我) 박사도 “상반기는 유가불안,북핵문제,수급불균형 해소 등 악재가 많다.”며 “실물 경기가 회복되는 4·4분기부터 주택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金榮進) 사장은 “설 이후 소폭의 상승세도 예상되지만 대세는 아니다.”라며 “내집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라면 하반기가 주택 구입의 적기”라고 설명했다. ●집값 하락폭 어느정도 될까. 집값의 하락안정세가 지속된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金聖植) 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이 아무리 침체기라도 외환위기 이후와 같은 집값 폭락사태는 없을 것”이라며 “더구나 저금리 기조가 올해도 지속되면 2∼3%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 소장도 “부동산시장이 현재 악재로 넘쳐나고 있지만 그래도 저금리가 마지막 버팀목을 하고 있다.”면서 “집값 변동률은 대략 1∼2% 하락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닥터아파트 곽창석(郭昌石) 이사는 “집값은 오르기는 쉬워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며 “하반기 집값 반등을 예상하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수는 없나. 부동산시장이 정부의 주택정책에 민감한 만큼 새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들을 고려하면 투자 열기를 지피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경기회복이 올 부동산시장을 가늠하는 ‘키워드’다.미·이라크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면서 경기회복이 빨라진다면 주택시장의 회복 속도도 그 만큼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경기가 하반기에도 계속 바닥에 머물 경우 이는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朴在) 연구위원은 “올해 부동산시장은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다.”면서 “새정부의 주택정책,금리,미·이라크전,주식시장,북핵문제 등에 따라 집값 반등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
  • [발언대] 1인 1호적제가 대안이다

    지난해 어느 여성이 4살난 딸 아이를 거짓으로 실종신고를 했다가 1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실종신고한 딸을 다시 입양해서 새아버지의 성으로 바꾸려고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호주제 폐지를 핵심공약으로 내 건 것은,한국 여성운동계의 주요한 결실이었다.노무현 당선자는 집권 1년 안에 호주제를 폐지하겠다고 장담을 했으니 기대를 해 볼 일이다. 그런데 그 조짐이 우려스럽다.여성부가 지난 9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윈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현행 호주제를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가족별 호적편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최적의 대안인 일인일적제를 포기하고 가족별 편제를 내놓은 것은 유림과 법무부 국회의원들의 ‘가족해체 가속도 논리’의 압력을 피해보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본다.아울러 가족별 편제마저 국회 부결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호주제는 남녀차별을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한 대표적 악법으로서,이 땅의 모든 여성들을 성차별의 굴레에 굴종시키고 남아선호 사상과 여아낙태를 통한 기형적 성비불균형 현상을 부추겨왔다.또한 ‘가장중심의 가족 유대’라는 명분하에 성평등과 국민의 평등권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핵심적 위헌제도이다. 법개정의 절차와 그 어려움을 생각할 때,폐지 이후의 대안법은 법 폐지의 근본정신(성평등과 모든 인간의 평등)에 합당해야 하고 또한 미래지향적 이어야한다.그러나 여성부가 제출한 ‘가족별 호적편제’는 호주제 폐지 이후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가족별 호적편제는 부부와 미혼자녀를 하나의 신분등록부(현재의 ‘호적’)에 기재하는 방식이다.따라서 호적의 기준자(색인자,부부 중 1인)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성차별의 여지를 온존시키게 된다. 이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가족의 변화과정이 호적에 드러남을 통해 소위 비정상 가정에 대한 선입견과 사회적 차별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또 하나의 구시대적 호적편제에 불과하다.대안은 개인별 신분등록제인 일인 일적제이다.이는 가족별 호적편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친족관계의확인도 가능하게 하여,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평등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래지향적이고 이상적인 신분등록제이다.여성부는,‘가족해체의 가속화 우려’라는 명분없는 반대론자들의 압력에 밀려 평등한 신분등록제를 다시 유보시키는 어리석은 대안을 철회하여야 한다. 최현숙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
  • ‘한국재벌 개혁하기’책 낸 美경제전문가 그레이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한국경제 전문가인 에드워드 그레이엄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연구원이 27일 ‘한국의 재벌 개혁하기(Reforming Korea’s Industrial Conglomerates)’라는 200쪽짜리 책을 펴냈다. 워싱턴 싱크탱크의 연구원으로서는 처음 재벌과 관련된 책을 펴낸 그레이엄은 김대중 대통령의 재벌개혁은 ‘미완성’이라며 차기 정부에 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을 권고했다.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경우 실패한 경영자라고 평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어떤 내용을 담았는가. 박정희 정권부터 한국 재벌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역사적으로 조명했다.재벌의 기업가 정신은 자동차와 철강 등에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냈으나 재벌의 비대로 금융부문을 약화시켜 경제의 불균형을 유발했다. ●김대중 정권의 재벌개혁은. 재벌 개혁을 추진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그러나 미완성이다.기업의 투명성을 더 강력하고 신속하게 높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차기정부의 과제는. 회계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계열사간 연결고리를 끊고 경영의 독립성을 유지토록해야 한다.재벌이 금융을 소유해서는 안된다.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때 재벌이 금융기관을 거느리면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출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제도적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소액주주의 권리를 신장하고 하이닉스처럼 거의 파산한 기업에는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가 재벌개혁의 주체가 되는 게 합당한가.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시장에 맡기는 게 우선이지만 사안별로 다르다고 본다.예컨대 재벌에 대한 상속세 부과의 경우 반대하진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와 같이 기업 오너들이 출연한 재단을 통해 사회에 기부하는 방안이 더 좋다고 본다. ●김우중 회장을 평가한다면. 박정희 정권부터 정경유착으로 컸다.기업가 정신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1992년 이후에는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이후 비정상적으로 외부 차입을 늘렸고 기업의 몰락을 가져왔다.그는 실패한 경영자다. mip@
  • [기고] 지역균형개발로 갈등 극복을

    재작년과 작년에 연달아 중국 서북부 지역을 다녀왔다.우리나라의 1960년대 초기 풍경을 연상시켰다.한여름에 상수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길가 음식점에서 세숫대야에 설거지와 걸레빨기를 번갈아 하는 불결한 모습을 보고 놀랐다.마오쩌둥의 정치적 고향인 옌안에서 그를 기념하는 전시관은 매우 웅장한 데 비해 사람들은 토굴 같은 곳에 살면서 겨우 팬티만 입은 채 시내를 활보하고 있었다.아주 후진적인 환경에 있는 중국 사람들을 보고 궁핍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물적 토대를 강조한 사회주의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만큼의 물적 토대도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들었다. 상하이를 거쳐 나오면서 또 한번 놀랐다.서울 강남을 능가하는 삶의 풍요를 보고 아마도 상하이 사람들은 상당한 우월의식을 가지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정치 거물들을 배출한 상하이의 자부심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낙후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하여 느끼는 사회·문화적 차별의식을 말한다.중국처럼 국토가 광활하고 정보 전달의 속도가 느린 나라는 지역간 불균형이 당장의 갈등이나 분열로 분출되지는 않겠지만 미래에는 중국이 몇 개의 나라로 나뉘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섣부른 것이었다.중국 당국은 바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부 대개발을 서두르고 있다.상하이,베이징,다롄 등 세계최첨단으로 이미 성장한 동해안 지역의 도시들에 비해 낙후된 서북부 지역을 중국 중앙정부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여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지역간 경제력의 현격한 차이를 그냥 방치하면 다민족 국가인 중국 대륙에 갈등과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고 간파한 것이리라. 나는 중국 서부 대개발이 성공하길 바란다.한 국가가 성장의 과실을 낙후된 지역과 함께 나누려는 노력은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한 국가를 통합할 수 있는 힘은 분배의 형평성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다행히 우리나라는 중국과 같은 정도로 지역간의 불균형이 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단일민족 국가임에도 지역간 갈등이 더 큰이유는 국토면적이 협소하고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의 정보전달 속도가 매우 빠르고 경쟁의식이 높기 때문에 지역간,지방간의 질적 차이는 크지 않더라도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가 되고 결국 갈등의 골이 커지는 것이다.어느 지역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데 비해 어느 지역은 상대적 우월감을 누려온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지역간의 차이는 사회·문화적 차별을 야기하기도 한다.사회·문화적 차별은 소외감이나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모멸감을 느끼게 하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뭉치게 한다. 지역주의를 정치적으로 해소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국의 지역 균형개발을 이룩하여 사회·문화적 차별감을 해소하는 것도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하고자 한다.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요충지이기 때문에 우리는 허브코리아를 건설하려고 한다.한반도를 균형있게 발전시켜 허브코리아 시대에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추미애
  • 광주토론회 이모저모/盧 “광주에 많은 빚 졌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8일 대선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전날 대구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전국 순회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대선 승리의 진원지,광주 노 당선자와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노풍(盧風)’의 진원지였고,지난 대선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95.2%)을 기록한 광주의 역할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노 당선자는 인사말에서 “광주·전남은 저한테 아름답고 감동적인 기억이 있는 도시이자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소회했다. 이어 “지난번 (대선)후보 가운데 (광주·전남에) 제일 잘 해 줄 사람이 노무현 아니냐.”면서 “믿고 맡겨 달라.양심이 있으니….”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지역 인사들과의 오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노 당선자는 “지난해 3월16일(광주경선),많은 빚을 졌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만약 광주가 아니었다면,노풍도 없었다(若無光州 是無盧風).’고 분위기를 띄웠다.박진홍 광주MBC 사장은 “지난해 우리는 세가지 기쁜 일을 경험했다.”면서 “3·16 국민경선 승리,월드컵 4강,대선승리였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지역민원 요구와 당선자의 질책 토론회에서는 ▲2012년 국제광(光)박람회·세계인정박람회 유치 ▲국도77호선 조기 완공 ▲목포신외항 개발 조기완료 ▲대불·삼호·영암 공단 활성화 등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지원 요청이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지역간 불균형 발전 정도를 감안,(중앙정부의 지원을)지역에 따라 차등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는 “불균형한 출발이므로 특별한 배려를 해야한다는 것은 대단히 주관적이고,얘기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면서 “지역의 발전 전략을 스스로 만들고 경쟁적으로 앞서 나가면 국가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한 도시의 특별한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것은 (정부 지원을 받기보다)그 도시에서 스스로 다듬는 것이 훨씬 용이하고 참된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청 이전 및 세계박람회 유치 문제를 놓고광주시와 전남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그는 “지방 거점도시와 다른 지역간 문제는 중앙정부를 매우 곤혹스럽게 한다.”면서 “근본적으로 지역에서 풀어야 하고,이를 해소하는 것이 지방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홍원상기자 wshong@
  • 다보스포럼 “이라크전 美경제에 악영향””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33차 연례회의는 24일 개막 이틀째를 맞아 세계 경제를 비롯,이라크 문제와 북한 핵문제 등을 의제로 본격 논의에 들어갔다. 이날 존 애슈크로포트 미 법무장관은 국제 테러에 대항하는 문제를 놓고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설전을 벌였다.애슈크로포트 장관은 테러는 법의 통치에 반대되는 것이며 민주국가들은 근본적 가치의 손상없이 테러리즘과 맞서 싸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하티르 총리는 “테러를 근절할 한가지 방법은 더 큰 분노를 야기할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정치사회적 해결책의 강구를 촉구했다. ‘신뢰 구축’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의 참석자들은 이라크전 가능성으로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등 세계 경제의 견인차인 미 경제의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함께 세계 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포럼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국가원수,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등 각료,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 100여개국 2300여명이 참석했다. 김규환기자 khkim@
  • 경찰청 자치경찰제案 전면수정/경찰 ‘예산·인사·사무’ 지자체 이양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경찰 수사권 독립의 전제조건으로 자치경찰제 도입을 천명함에 따라 자치경찰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치경찰제 도입에 미온적이었던 경찰청은 20일 “당선자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대세”라며 도입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청은 인수위의 요구대로 자치경찰제의 핵심인 예산,인사,사무 등 3대 권한을 자치단체에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국가경찰의 골격을 유지하고 일부 지방사무만 넘긴다는 기존 방침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치경찰제의 본질은 치안업무 대부분을 자치경찰이 맡고,자치경찰이 감당할 수 없는 불가피한 업무만 국가경찰이 담당하는 것”이라면서 “경찰 조직과 업무는 물론 국민생활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치경찰제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하에 지방경찰이 지역주민의 요구에 따라 치안임무를 수행하는 제도다.자치단체장이 치안에 대해서도 선거를 통해 심판을 받게 된다.이에 따라주민의 의사가 치안행정에 적극 반영되고,경찰업무의 무게중심은 지역주민의 일상생활과 안전으로 이동한다.기초단체보다는 광역단체가 지방경찰을 맡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인수위의 요구 인수위는 지난 15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자치단체와 지방경찰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자치경찰의 인사와 예산을 자치단체에 이양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또 경찰업무를 국가경찰사무와 자치경찰사무로만 구분한 경찰청에 사법경찰사무와 행정사무로 분류할 것과 사법경찰의 보직변경 방법을 연구할 것을 지시했다.사법경찰사무는 국가경찰이 맡고 지역 특성에 맡는 행정사무는 자치경찰이 담당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뜻이다.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황우 교수는 “자치경찰은 방범,교통,일반 수사 등 자치사무에 대해 자율적으로 경찰권을 행사하고,국가경찰은 광역 사건·사고,대규모 집회와 정보·보안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방안 경찰청은 인수위가 ‘온전한 자치경찰제’를 요구하고 있다고파악한다.따라서 조직폭력,마약,사이버범죄 등 전국 단위 수사 기능을 제외한 민생치안과 직결된 모든 기능을 지방경찰에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광역단체장이 자치경찰의 예산권과 경감 이하 경찰관의 인사권을 갖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현행법상 경정(사무관급) 이상은 대통령이 임명한다.광역단체장을 견제하기 위해 시·도에 경찰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해결 과제 ‘주민의 요구에 맞는 치안 서비스’라는 이상에도 불구하고 자치경찰제가 시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자치경찰이 자치단체장의 ‘사병’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국가경찰인 지방청장과 경찰서장의 지시를 광역단체장의 휘하에 있는 일선 경찰관이 일사불란하게 따를지 의문이고,국가 안보와 직결된 고급정보가 시·도지사에게 집중될 수도 있다. 부유한 자치단체에는 파출소와 경찰인력이 대폭 확대되는 반면 가난한 지역에는 축소되는 치안서비스의 불균형도 우려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kdaily.com ◆시민생활 어떻게 변하나 자치경찰제가 실시되면국가 소유였던 경찰이 주민의 손에 넘어가게 돼 주민의 치안서비스 요구가 경찰 행정에 적극 반영된다. 주민은 자기 지역 경찰의 잘잘못과 서비스 정도를 따지고,지방선거를 통해 평가한다.때문에 지역 경찰은 정부와 중앙경찰청의 지시보다는 주민의 의견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항상 경찰의 단속 대상이었던 주민이 경찰의 감시자로 거듭남에 따라 경찰 관련 비리가 줄고 경찰 행정도 투명해지는 이점이 있다. 특히 경찰청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음주운전 일제단속,기소중지자 검거를 위한 일제검문검색 등 획일적·전국적 단속은 사라진다.대신 지역의 특성에 맡게 단속을 하게 된다.또 자치단체장과 지역경찰 책임자의 소신과 철학에 따라 치안 업무의 비중이 달라지며,법률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집행의 강도도 차이가 난다. 주민이 세금 증가를 감수하고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얻기 원한다면 파출소와 경찰관이 대폭 증가할 수도 있다.치안 서비스가 좋은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치경찰제가 실시되면 일정 계급 이하의 자치경찰관은 다른 시·도로의 전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지금처럼 진급을 위해 모든 경찰관이 서울로 향하는 현상과 이에 따른 ‘주말 부부’ 현상이 해소될 전망이다.승진이 자치경찰 내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경찰관은 해당 지역에서 봉사행정을 펼치면 얼마든지 승진 기회를 얻는다. 이창구기자 ◆외국 사례 지방자치제도가 발달한 선진국은 대부분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는 자치경찰제를 실시하고 있다.경찰의 역사 자체가 지역 치안 개념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우리처럼 국가경찰의 업무와 권한을 지역경찰로 이관하는 진통을 겪지 않았다. ●영국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자치경찰을 유지해오다 1964년 광역자치경찰제로 조정했다. 내무부 직속의 중앙경찰기구로는 수도경찰청,과학수사연구소,경찰대학 등이 있다. 도(County) 단위로 설치된 지방경찰청은 독립된 지방경찰위원회의 관리를 받는다.지방경찰청장은 지방경찰위원회가 임면한다.경찰예산은 도가 25%,중앙정부가 75%를 부담한다. ●미국 경찰기관이 총 15만 513개로 연방경찰 395개,주(State)경찰 49개,시·읍경찰 1만 1989개,군(County)경찰 3080개로 구성된다.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독자적인 경찰조직을 갖고 있다. 주의 경찰국장은 주지사가 임명하지만,군의 보안관은 단체장 임명 또는 주민직선으로 선출한다.도시경찰은 단체장이 임명한다.예산은 해당 자치단체가 모두 부담한다. ●일본 패전 후 연합국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공안위원회제도와 함께 미국식 자치경찰제를 시(市)·정(町)·촌(村) 단위에 도입했다가 1954년부터 광역단체인 도(都)·도(道)·부(府)·현(縣) 단위의 자치경찰제가 시행되고 있다. 국가경찰인 경찰청은 국가 공안과 교육·통신·범죄감식·통계·장비 업무를 담당한다.국가공안위원회가 경찰청을 관리한다.자치경찰은 지휘명령권이 없는 지사가 감독하며,각급 공안위원회가 경찰을 관리한다. 자치경찰이 예산을 모두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취약한 지역은 경찰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독일 주(州)헌법에 따라 주 단위로 경찰을 운영한다.연방경찰로는 연방헌법보호국,연방국경수비대,연방수사국이 있다. 주 내무부에 소속된 주 경찰은 치안경찰,수사경찰,기동경찰,수상경찰로 나뉜다. 이창구기자
  • 프랑스식 이원집정제 도입/盧 “총선 과반 정당이 총리 인선” 재확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내년 총선에서 정당의 지역주의 구도 극복을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제 확대를 제의했다.또 개혁총리보다는 안정총리를 선택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노 당선자는 이날 밤 KBS-TV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느 한 정당이 특정지역에서 70∼80% 이상 석권하지 못하는 제도를 (정치권이) 만들어주면 지역구도가 극복된다.”면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비례대표제를 대폭 확대할 것을 정치권에 제안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제도적 뒷받침이 되면 내년 총선 후에는 과반을 차지한 정치세력이 총리 인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현행 헌법제도 안에서의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 운영 의지를 피력했다. 노 당선자는 북핵문제와 관련,“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대신 안전과 지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는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라 세계 경제 12∼13위권의 당당한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려고 할 뿐”이라며 “과거의 의존적 관계를 시정하려고 한다.”고 강조,한·미간 작전지휘권과 방위조약·주둔군지위협정(SOFA) 등을 개선시켜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노 당선자는 4000억원 대북 지원설을 비롯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밝히지 않을 수 없으며 안 밝힐 재간도 없다.”면서 “사실을 밝히는 과정에선 정치적 고려가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그는 “검찰총장 임기를 법대로 존중하겠으며,총장이 법대로 소신껏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검찰이 의혹규명에 주도적으로 나서줄 것으로 촉구했다. 그는 총리 인선과 관련,“대통령이 안심하고 개혁할 수 있도록 믿을 만한 항해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안정총리'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노 당선자는 “여야의원들과 대화하겠다.”면서 “정권안보를 위해 (야당의원들을)뒷조사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에서 수집한 권력핵심 내부비리 정보가 차단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인사자료와 관련해 중앙인사위원회가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도록 하고,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 등으로부터도 별도로 보고받겠다.”고 밝혔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중앙과 지방간 불균형이 이대로 가면 또다른 지역주의 갈등 소지가 되므로 반드시 옮겨야 한다.”면서 “그러나 국민 합의를 거쳐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곽태헌기자 tiger@
  • 지역아동센터 현주소 /전국 228곳… 6000여명 이용 대부분 환경 열악, 활성화 시급

    ■ 빈곤아동들이 목소리를 냈다.‘법제화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전국모임’이 16일 오후 1시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란 제목으로 ‘아동복지법 재개정을 위한 아동 대토론회’를 가진 것. 전국 1300여 ‘제2의 가정’인 지역아동센터(공부방)에서 삶의 꿈을 키우는 아동·청소년들은 토론회에서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아동복지법 재개정안이 통과돼 지역아동센터 활동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되기를 촉구했다.참석자들은 또 교육·경제·학교·의료·사회적 폭력·놀이공간·자연환경·농어촌·주변환경 등 9개 영역에 대한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는 요구사항도 마련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정신지체 숙부네와 함께 살고 있는 임빛나(경호고 1년·경상지역아동센터연합회 화계공부방)양은 “외로웠고 불안해 늘 수심에 잠겼던 저는 지금,분명한 꿈이 있다.”면서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지역에 공부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공부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아동센터란 지역아동센터는 1984년 서울 하월곡동산동네에서 공부방이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학습·문화공간으로 시작됐다. 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들이 대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빈민층,도시빈민지역이 발생했고 80년대 들어서면서 2세대인 빈민자녀들의 청소년문제가 대두되면서 종교단체와 민간단체에 의해 공부방이 만들어졌다.빈민자녀들은 빈곤의 세습화와 신체적 불균형,학습능력 저하,정서불안과 사회성 부족,비행 등으로 이어진다. 90년대 중반까지 100여개로 늘어났던 공부방은 경기호황기에 잠깐 증가추세가 주춤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맞으면서 다시 늘어나 현재 전국 228개가 운영되고 있다.이중 65%는 교회 등 종교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25~30명의 저소득층 초·중·고생이 이용하고 있다. ●해체되는 가정,비행청소년 증가 더욱이 IMF 이후 가정해체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해체가정의 아이들은 가난과 배고픔 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문제들과 직면하게 됐다.영양부족이나 신체적인 발달 저하는 물론 따돌림,낮은 자아존중감,학교 적응력 부족으로 며칠 학교를다니다가도 준비물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해 교실에서의 ‘왕따’,교사의 몰이해로 학교를 빠지고 비행청소년이 된다. 공부방을 이용하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설문조사는 바로 이 시대 빈민층 교육·문화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현재 전국에 6000명 안팎.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 외에 일반 저소득층 아동이 55.8%로 그중 38%는 편부·편모·조부모 가정이다. ●화장실도 없는 곳이 60여곳 대부분 전·월세인 공부방은 별도의 교육실이 없는 곳도 40%나 되고,상하수도가 없는 곳이 100여곳이며 43%는 냉방시설이 없고,20%는 난방시설이 없다.화장실이 없어 인근 시설을 이용하는 곳도 60곳이나 된다. 전체수입의 46%가 후원금으로 이뤄지는 불안정한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11~30명의 아동을 한명의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곳이 무려 52.5%에 이른다.대부분 대졸·대학원졸인 교사들은 50만~60만원의 박봉에 허덕여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도 이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아동복지정책은 결식아동에 대한 식권제공에 그치고 이마저도 280일 학교급식으로 제한돼 방학과 공휴일에 굶는 아이들이 18만명을 넘는다.또 아동복지법상의 아동복지시설은 50~60년대 아동복지정책을 그대로 답습,전쟁고아 등 가정이 없는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정의 기능을 보완해주는 공부방 그러나 해체가정이 늘고 있고,가정의 기능이 약해지는 이 시대에 예방적이고 보완적인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 이 기능을 지역아동센터가 맡을 수 있도록 법개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아동지원센터가 교육문화활동은 물론 의료 지원,자아존중감 회복을 위한 상담,왕따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생활지원 등 통합적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소년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소득 실직가정 자녀의 63.8%가 자살충동을 느꼈고,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57.3%),돈이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32.7%),가출경험(15.6%)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아동지원센터가 맡아준다면 빈곤층 자녀의 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강명순 목사는 “현재 아버지와 아들만의 부자가정이 늘고 있는데 이는 공부방 아동들의 부모세대들이 70년대 도시빈민으로 성장하면서 가족의 윤리,가정의 소중함에 대해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아동·청소년기의 이 아이들을 또 방치,유기한다면 앞으로 더욱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따라서 지역아동센터가 아동을 중심으로 가족·학교·계층·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 [사설]재벌, 美 갑부에게서 배워라

    미국의 갑부들이 최근 미 정부가 경기부양대책 차원에서 발표한 세금 감면 확대 방안과 관련,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고 한다.이들은 “상속세는 경제적 불균형을 완화하고 부를 상속받는 사람들의 귀족계급화를 막는 수단”이라며 상속세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다.상속세 폐지 반대 청원에 서명한 갑부에는 록펠러와 루스벨트가(家) 사람들을 비롯해 언론재벌 테드 터너,국제 투자가 조지 소로스,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부친,영화배우 폴 뉴먼 등 미국 사회의 명망있는 가문의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 우리는 미국 갑부들의 이같은 ‘책임있는 부’ 운동을 지켜보면서 혈족 지상주의 형태의 재벌 폐해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재벌들은 대통령직 인수위가 부의 잘못된 세습을 차단하기 위해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해 ‘완전포괄주의’ 방식의 과세 제도를 도입하려 하자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분배 정의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것처럼 호도하기도 한다.조지 소로스의 지적처럼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의 건강을 좀먹는다는 인식은 조금도 없다.재벌들은 미국 갑부들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을 펼치기는커녕,법망을 피해 부를 대물리기에 급급했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직후 ‘재벌’과 ‘대기업’을 차별화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황제식 경영을 세습하려는 재벌의 행태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가 과거 고도 성장시대에 드리워졌던 그늘을 걷어내고 미래를 향한 동력을 축적하려면 지역·세대·계층간 갈등부터 치유해야 한다.갈등 치유에는 가진 자,특히 재벌이 앞장서야 한다.누릴 줄만 알았지 베풀 줄은 몰랐던 재벌들은 미국의 갑부들에게서 가진 자의 도덕률을 배워야 한다.
  • 새 대통령에 바란다/김형기 경북대 교수 지방분권운동의장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당시 ‘지방분권특별법’‘지역균형발전특별법’‘지방대학육성특별법’ 등 지방 살리기 3대 입법을 제정하고 국가균형원을 설치해 지방분권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노 당선자는 이러한 약속을 담은 ‘지방분권 국민협약’을 지방분권운동의 전국조직인 지방분권국민운동측과 체결했다.뿐만 아니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10대 국정의제로 채택했다. 따라서 차기 정부에서는 지방분권 개혁이 강도 높게 추진될 전망이다.그런데 김대중 정부도 출범 당시 지방분권을 공약했으나 사실상 진전된 것이 없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권한 이양을 위해 지방이양위원회가 설치됐으나 사소한 집행권만 이양되고 핵심적 결정권은 이양되지 않았다.지역균형발전기획단이 설치됐으나 유명무실화됐고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이는 중앙집권-서울집중 체제의 특권과 특혜를 누리면서 지방분권에 반대하는 중앙행정관료와 중앙정치권을 비롯한 소수 기득권층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러한 반(反)분권연합이 지방분권에 완강하게 반대할 것이다.지방분권이 되면 국가 효율이 떨어진다느니,지역불균형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느니,서울이 공동화될 것이라느니 하는 등 온갖 반분권 논리가 등장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이러한 반분권론과 반분권연합에 대응하면서 합리적인 지방분권 정책을 제시,국민적 합의에 기초해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지혜를 발휘해줄 것을 바란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아래 무엇보다 노 당선자의 표현대로 ‘지방의 시각으로 지방문제를 바라보는’ 인사들이 지방분권추진기구에 참여,일관되고 치밀하게 획기적 지방분권 개혁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 경로연금 5만명 더 받는다

    도시 지역 저소득층 노인들 가운데 경로연금 수혜자가 5만여명 늘어난다. 보건복지부는 15일 경로연금 수급자 선정을 위한 재산기준을 거주지역에 따라 차등 조정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는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노인이 속한 가구의 재산이 일괄적으로 5040만원 이하일 경우 경로연금이 지급돼 왔지만 앞으로 ▲농어촌은 5075만원 ▲중소도시는 5250만원 ▲광역시 이상 대도시는 5775만원 이하로 차등화해 경로연금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현재 62만여명인 경로연금 수혜자가 5만여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로연금 수급권자가 신고사항이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을 경우 이제까지는 일괄적으로 과태료를 물렸으나 앞으로는 원인 등을 감안,위반행위별로 다르게 처리해 민원 발생 소지를 줄이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에 따른 재산수준 차이가 반영되지 않아 도시지역 저소득 노인 중 연금 수혜자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이같은 불균형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美갑부들 “상속세 폐지 반대”/워렌 버핏·조지 소로스 등 “상속자 귀족계급화 막자”

    |워싱턴 AFP 연합|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감세안이 상대적으로 부자들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미국의 유명 갑부들이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는 청원운동을 더욱 맹렬히 전개하고 있다. 2년 전 부시 대통령이 감세안의 하나로 상속세 폐지법안을 마련하면서 시작된 이 운동은 최근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대책 차원에서 세금 감면 확대를 추진하자 이를 계기로 ‘부(富)의 불균형 완화’라는 대의를 앞세워 상속세 폐지를 막기 위한 여론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속세 폐지 반대 청원에 서명한 이들중에는 록펠러가(家)및 루스벨트가 사람들과 영화배우 폴 뉴먼,언론재벌 테드 터너,국제투자가 조지 소로스,워렌 버핏,윌리엄 H 게이츠 2세(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부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기본 인식은 상속세가 경제적 불균형을 완화하고 부를 상속받은 사람들의 ‘귀족계급화’를 막는 수단이라는 것. 소로스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세상에 살고 있고 이것은 우리 사회의 건강에유익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상속세의 폐지는 이런 경향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상속세 폐지가 자선단체 기부 의욕을 떨어뜨리는 한편 국가 재정적자 때문에 경제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줘 결국 금리가 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로스는 “세금은 죽음과 마찬가지로 유쾌하지 못한 현실이지만 세금이나 죽음을 폐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상속세 폐지론자들은 중소기업이나 가족 농장들은 가족 중 한명이 세상을 떠나는 경우 상속세 때문에 기업 자체를 매각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면서 상속세는 “죽음의 세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속세 폐지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책임있는 부(富)’연합의 척 콜린스 씨는 이제는 국가재정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던 2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1부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④지역.세대.계층 통합

    1.국민통합과 정치의 몫 “진정한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16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2001년 12월10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출마선언) 대부분의 대통령이 그랬지만 노무현 당선자는 유난히 국민통합을 강조하고 있다.향후 국정운영 원칙의 하나도 국민통합이다. 그리고 국민통합의 과제로 지역갈등 해소와 노사화합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 요구되는 국민통합의 과제는 지역갈등 해소와 노사화합에 그치지 않는 훨씬 더 복잡하고 커다란 문제다. 정치와 관련해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고전적 정의는 ‘사회적 가치의 권위있는 배분’이다. 한정된 가치나 재화를 공정하고 권위있게 배분해야만 이기적 존재들인 사회구성원들의 통합이 유지된다는 말이다. 계몽주의자들은 인간이 자연상태에서의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두려워 사회계약에 따라 국가를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정치란 질서를 확보하고 자기 정체성을 상호간에 꾸준히 확인해 가는 국민통합을 통해 운명공동체인국가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면 국민통합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국민통합이란 국민들 사이에 상호의존성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심리적 또는 사회적 거리감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럼 우리 국민은 이같은 상태를 경험해 보았을까. 지난해 6월 월드컵 감동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한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고 4강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느꼈던 감정과 행동으로 보여준 열정이 바로 국민통합의 발로이자 결과였다. 2.'통합의 지도자' 외국 예 국민통합을 위해 전력을 다한 지도자로는 인도의 간디를 들 수 있다.독립을 앞두고 종교와 계급,그리고 인종적 분열로 유혈 충돌이 반복되는 혼란 속에서 그는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힌두교인 인도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으로 분리,독립되고 말았다. 실제 국민통합에 성공한 지도자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와 프랑스 드골 대통령을 들 수 있다.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흑백분리정책)란 이름 하에 악명 높았던 남아공 백인정권의 흑백차별정책을 종식시킨 업적을 남기며 1994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특히 백인정권 지도자들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흑인차별의 종식을 성취해낸 탁월한 정치력으로 인종을 뛰어넘는 국민통합을 이룩했다. 그는 이를 위해 대통령 재임 중 자신을 27년간 감옥에 가둔 백인들에게 일체의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흑백화합을 위해선 관용과 화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통치철학이었던 것이다. 반면 분열의 위기에 있었던 국가를 강력한 리더십으로 통합시킨 지도자는 프랑스의 드골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는 과연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놓고 10년 넘게 사분오열돼 있었다.이때 다시 등장한 드골은 국민들에게 비상 대권를 포함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하며 5공화국을 수립,식민주의의 과감한 청산과 함께 국가발전계획을 추진했다.결국 그의 권위주의에 가까운 강력한 리더십으로 프랑스는 분열위기에서 벗어나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 이렇듯 국민통합의 리더십은 상황과 지도자에 따라 매우대조적인 방법으로 발휘될 수도 있다. 3.국민통합의 전제 새 정부가 국민통합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우리 국민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연령,학력,성별,소득을 초월하여 평등주의 성향이 매우 높은 반면,타인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았다. 이는 일종의 피해의식이나 심리적 불안지수가 높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국민통합의 성공 여부가 형평성과 공정성의 유지에 달려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국민들은 이 둘(형평성과 공정성)을 합쳐 “공평하다.”는 말을 즐겨 쓰는데,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단속됐을 때 운전자들이 마음 속으로 승복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왜 나만 잡느냐.’는 형평성의 문제에 기인한 것이다.또 정부와 여당의 정책에 대해 항상 그 숨어있는 의도가 무엇이냐에 관심을 갖는데,이는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형평성과 공정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정책 수립과 결정,그리고 집행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진입장벽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진입장벽이 사회 곳곳에 놓여 있어 많은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출신지역 때문에 인사에서 차별받거나,지방대학 출신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에 불리하다거나,가난해서 자녀들에게 과외를 못시켜 원하는 대학에 못갔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례들이 모두 현실적으로 차별을 느끼게 하는 진입장벽이다. 따라서 투명성 제고와 진입장벽 제거를 통한 형평성과 공정성의 확보가 국민대통합의 대전제라고 할 수 있다. 4.계층통합 방안 김대중 정권 5년 동안,우리는 미증유의 경제 위기와 대규모 구조 조정의 고통을 함께 감내하면서 만신창이의 한국 경제를 어느정도 본 궤도에 올려 놓았다.그리고 이는 현 정부가 이룩한 최대의 성과들 가운데 하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계층,지역,세대간의 격차가 크게 확대됐고,노무현 정부는 ‘사회 격차의 해소’라는 엄청난 부담을 떠 안게 된 것이다.대한매일과 KSDC가 공동으로 실시한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새 정부가 가장 힘써야 할 부분으로 응답자의 가장 많은 38.7%가 ‘빈부격차의 해소’를 꼽았다.사회 격차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임계 상황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회 성원들 사이의 상대적 격차는 소득,소비,기회의 모든 수준에서 일관되게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국민들 사이의 소득 불균형은 정치적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으며,비정규 고용의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역시 크게 확대됐고,젊은 세대가 정규직의 일자리를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사람들이 바라는 교육과 삶의 기회는 수도권 중에서도 특정한 지역에 더욱 집중되고 있고,남녀 차별은 여전히 최 선진국이다. 이제 노무현 정부는 확대되는 사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이를 위해 새 정부는 우선 정당한 격차와 부당한 격차 사이에 옥석(玉石)을 분명히 가릴 필요가 있다.개인과 사회의 활력과 발전을 자극하는 정당한 격차는 꼭 필요하고 유지돼야 하지만,부당한 사회 격차와 기득권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위화감을 확대시키는 차별은 근본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새 정부는 이를 위해 다음의 핵심 정책 과제를 구체화하고,이를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부당한 부(富)의 세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주식의 편법·변칙 증여를 차단하고,재산세와 상속세를 강화해 자신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부의 세습에는 제한을 가해야 한다. 둘째,사회적 기회 구조가 특정 지역,인맥,집단 등에 편중되고,사회적 박탈감과 정치적 균열이 확대 재생산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이를 위해 의사 결정과 인사의 모든 측면에서 유리알 같은 감시와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고질적이고 심각한 사회 격차가 시정되지 못하는 부문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제도적으로 문제를 해소하는 등 ‘적극적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여성 고용의 할당제 확대,동일노동·동일임금제 도입을 통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 등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개혁들은 사회적 합의와 더불어 추진될 때 국민적 설득력과 정치적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일부에서는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저해한다는 논리를 앞세우며 사회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 사회적 기초를 파괴하는 부당한 구조적 사회 격차를 방치해선 안 된다.경제와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부당한 사회 격차와 불균등을 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할 때 정치가 제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5.갈등구조 극복 과제 통합에 반대되는 현상은 분열인데 분열은 집단간의 갈등에 의해,갈등은 국가 내의 집단을 구분하는 균열요소에 의해 발생한다.그러나 균열이 바로 갈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우리가 잘 아는 스위스는 다수인 독일계를 중심으로 프랑스계와 이탈리아계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러한 인종이라는 균열요소로 인해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반대로 미국은 인종간의 균열이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지난 1992년 LA흑인폭동은 균열이 갈등화된 사례이다. 우리 사회의 경우 갈등 수준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그리 심한 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아직 분단으로 대치중인 국가이고,부존자원의 결여로 지속성장을 해야 하는 환경적 제약을 국민 모두가 느끼고 있기 때문에 조그마한 갈등이라도 그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며 심리적 긴장도를 높여준다.따라서 갈등의 예방과 관리,이를 통한 통합의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집단을 구분짓는 균열요소로는 종교,계급,이념,인종,세대,지역,성 등이 지적된다.우리나라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균열요소는 지역,세대,이념,빈부차이라고 하겠다. ●지역화합 국민대통합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역화합이다. 지역갈등은 두가지 차원으로 구성돼 있다.지난 대선에서 다시 한번 나타났던 영·호남 대결구조에 의한 정치적 갈등과,수도권과 기타 지역의 발전 격차 등에 의한 경제적 갈등이다.이 두가지 지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앙집권화가 돼 있는 정치·경제구조를 개선,실질적인 지방분권화가 이뤄져야 한다.그런 면에서 차기정권이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은 정치의 중심지를 현재의 수도권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점에서 일단 지역균형을 이루려는 시도라고 평가할 만하다. 대한매일과 KSDC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국민들은 국민대통합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역균형발전(44.5%)과 공정한 인사(31.6%)를 꼽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7일 제안한 ‘국가균형위원회’를 국회 내에 설치해 지역 불균형 투자 및 개발,지역 편중인사에 관한 불균형 측정 지표를 개발하고,이같은 불균형 지표를 토대로 불균형 지역 개발 및 지역편중에 대해 대통령에게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아울러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균형 발전기금의 운영도 검토해 볼 만하다. 공정한 인사를 위해 차기 정부는 우선적으로 인사청문회 대상을 확대·실시해야 한다.국정원장,국세청장,검찰총장,경찰청장 등 이른바 권력 빅4뿐만 아니라 장관들도 인사청문회 대상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기정권의 과제 차기 정권의 집권기간 중 가장 우려되는 것은 가치관의 차이에 따른 이념갈등과 세대갈등이다.특히 세대 차이는 이념적 차이와 명확히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분열의 위험성이 높다.문제는 그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의 마련이 어렵다는 데 있다. 이념적 차이는 남북문제와 한·미관계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최근의 여중생 압사사고에 항의하는 SOFA개정 시위가 젊은이들에게는 주권국가 국민들의 정당한 주장으로,나이든 보수층에는 한·미동맹을 해치는 반미시위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남북문제와 한·미관계의 재정립을 둘러싼 합의과정이 국민통합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과정은 정부의 일방주의가 되어선 안 되며,조급함을 버리고 국민대의기관인 국회 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방향성이 결정돼야 할 것이다.세대 갈등은 이념과 가치관의 차이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정서적·감성적 부분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그리고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가 산업화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전환하면서 정보격차에 따른 세대간 이질감은 어느 때보다도 폭증했다. 그러나 어느 시대,어느 사회에나 일정 수준 존재하는 세대간 갈등은 젊은층의 가치관을 사회가 수용하는 방식으로 해소돼 왔다.향후 사회의 중추세력은 성장하는 세대에 의해 장악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가치관 수용은 불가피한 것이다.다만 이 과정에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인권,평등,삶의 질 등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라는 점을 구세대에게 꾸준히 설득시키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6.통합 이데올로기 창출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이 10년 이상 진행되고 있지만,중첩적 갈등구조 속에 빠져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 해체 이후 새 시대에 맞는 통합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노태우,김영삼,김대중으로 이어지는 역대 정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초기 산업화가 진행된 지난 60∼70년대의 국민통합은 “잘 살아보자.”라는 국민들의 욕구를 성장과 발전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묶어낼 수 있었다.그러나 지난 80년대 말 이후 정치권은 권력장악을 위해 지역이라는 균열구조를 정치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잠재적 갈등을 현재화시켰고 그 결과 분열현상이 나타났다. 이제 차기 정권은 통합 이데올로기를 형성해나가야 한다.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江澤民)으로 이어지는 중국 개혁·개방의 초기 지도자들은 국가가 나아가는 방향을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를 창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특히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경험한 후 개혁·개방에 따른 현상적 모순과 심리적 혼돈을 경험하고 있는 중국 국민들에게 자기 정체성을 확인시키고 발전에 대한 자신감과 중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이데올로기를 꾸준히 개발해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민대통합을 위한 이데올로기는 어떤 모습이 돼야 하나.노무현 당선자의 성향이나 현재 담론의 주도권을 장악한 집단의 성격으로 볼 때 배타적 민족주의의 모습을 띨 경향이 높아 보인다.이는 차기정권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세계화 시대에 대외 상호의존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배타성은 국가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라도통합 이데올로기는 개방성과 평등성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다. ◆기획의도및 필진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연중 기획물로 준비한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라는 시리즈의 네번째 테마는 ‘지역·세대·계층 통합’입니다. 다음 달 취임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대통합을 누차 언급한 바 있고,실제적으로도 국민들은 노무현 새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분야로 국민통합을 들고 있습니다.이에 따라 지역과 세대,계층을 뛰어넘는 국민대통합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고,외국의 사례는 어떤지 등을 심층 분석했습니다.이번 기획의 대표 집필은 명지대 김도종 교수와 한림대 박준식 교수가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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