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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최종찬 국제부 차장급

    나게시라오 파르타사라티 주한 인도대사는 최근 한국언론재단 주최 인도지역 전문가과정의 특강에서 ‘코리아 친디아’란 신조어를 제시했다. 인도와 중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이르는 친디아는 세계경제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신형 엔진이다. 여기에 한국을 끼워 넣은 것이다. 이 말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면서도 외교관의 길을 걷고 소설가로도 활동하는 주한 외교사절의 외교적인 수사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한국은 인도에 중요한 파트너임을 드러내는 말이다. 한국은 인도의 외국인 직접투자 10위안에 든다. 포스코는 인도의 오리사주에 무려 120억달러(약 11조원)를 들여 제철소를 짓기로 했다. 한국과 인도는 역사와 문화적으로 그리 먼 나라가 아니다. 세계를 평정한 코카콜라와 청바지가 기를 못 펴는,1달러로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인도의 저력은 과연 뭘까. 인도는 천의 얼굴을 가진 나라다. 서방의 시각으로 보면 그 속을 헤아릴 수 없다. 역사의 무대에서 인도는 침입해온 이민족들과의 싸움에서 늘 졌지만 다시 살아남는 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다.800년에 걸친 이슬람의 통치와 200여년간의 영국통치도 인도를 굴복시키지 못했다. 이옥순 연세대 연구교수는 “인도의 역사는 모자이크 역사”라며 “바이런은 인간은 미소와 눈물을 왕복하는 시계추라고 노래했으나 인도는 수없이 패배한 눈물의 역사를 결국은 살아남아 미소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인도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카스트제도가 있다.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의 네 계층으로 구분되며 계층에 들지 못하는 불가촉천민계급도 있다.BC 1000년경에 확립된 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이 제도는 계급이 아니라 계층의 구분이다. 카스트 계층마다 4000여개의 집단이 있으며 그 집단의 규모는 수백명에서 수만명까지 다양하다. 카스트 집단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생기기도 한다. 카스트 집단마다 문화가 다르고 쓰는 어휘가 다르다. 결혼도 같은 카스트집단끼리 이뤄진다. 이 제도는 인도가 발전한다고 해도 쉽게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집단 이기주의의 단맛을 경험한 이들이 이 제도를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카스트는 인도의 어두운 면이기도 하지만 인도를 실질적으로 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도는 또한 다원화된 나라다. 어디를 가도 다민족, 다언어, 다종교를 경험할 수 있다. 언어는 3000개가 넘고 공식언어만 22개에 달한다. 각 주에서 주관하는 시험 문제지는 22개 언어로 각각 출제한다. 인도가 못사는 이유 중의 하나가 복사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종교도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등 지구상의 거의 모든 종교가 있다. 이슬람인구는 1억 3000만명으로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다. 이런 다양성이 국가란 질화로 속에서 제 빛깔을 살리며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다. 인도는 지금 경제와 외교부문에 있어 순항하고 있다. 경제는 매달 650만명이 휴대전화에 신규 가입할 정도로 뜀박질 성장을 하고 있다. 구매력은 세계4위이며 2020년까지 세계3위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외교적으로는 국익에 도움되면 어느 나라와도 손을 잡는 신(新)비동맹 외교노선으로 전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인도는 9·11테러후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이런 인도를 배워야 한다.11억인구가 내뿜는 저력을 배워야 한다.“큰 틀에서 큰 길로 가는 인도는 우리에게 대안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생존에 필수”라는 김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말이 ‘인도풀기 퍼즐’의 한 단서가 될 듯하다. 최종찬 국제부 차장급 siinjc@seoul.co.kr
  • [여성&남성] 미혼남녀, 양보 못할 내 반쪽의 조건

    [여성&남성] 미혼남녀, 양보 못할 내 반쪽의 조건

    “평생 내 옆에 있을 나의 반쪽에게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이것 만은 양보 못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이상형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씩 줄인다.“연예인 뺨치는 미모”를 기대했던 남자는 “밉상만 아니면 된다.”고 하고 “월급 1000만원 이상”을 기대했던 여자도 차츰 “남들 받는 정도만…”을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미혼 남녀들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마지노선´이 있다. 남들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나에겐 이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남·여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돈 있어야 마음이 편하지 경제력 ●뭐니뭐니 해도 ‘머니’ 직장인 윤모(24·여)씨는 잘 나가는 전자회사의 신입사원이다. 대학시절 많은 연애를 경험했던 윤씨는 남자친구는 물론, 훗날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으로 단연 ‘경제력’을 꼽는다. 그는 “대학교 새내기 때 잘 생긴 남자들과 여러 번 사귀어 봤는데 외모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느꼈다.”면서 “경제력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하고 있는 이모(30·여)씨가 꼽는 ‘애정의 조건’ 역시 경제력이다. 늦깎이 의대생인 이씨는 동료들보다 나이도 많은 데다 앞으로도 전공분야를 공부할 생각이다. 여기에 유학까지 계획하고 있어 미래의 남편이 최소한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래의 남편에게 모든 것을 기대려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을 해서 평범한 가정생활을 꾸려 나가는 데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개업을 하지 않고 계속 공부할 생각이니까요.” 직장인 김모(26·여)씨도 마찬가지다. 김씨가 말하는 ‘남편 선택의 마지노선’ 역시 경제력이다.“경제적 여유가 마음의 여유로 직결되더라고요. 안 그래도 각박한 세상인데 힘들고 어렵게 살면 사람이 모가 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제가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김씨는 이런 자신의 마지노선을 속물 근성으로 이해하는 주변의 시선이 안타깝다고 전한다.“제가 경제력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속물이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돈이 전부인 사회, 돈이 있어야 마음도 넉넉해지는 이 사회가 문제가 아닐까요. 어쩌면 저 역시 이런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르죠.” ●난 기독교, 그는 불교 절대 안돼! 약사로 일하는 이모(29·여)씨는 ‘종교’가 변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교회 안 다니는 사람 사절”이다. 그는 “서로 사랑했지만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극렬하게 반대해서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면서 “하지만 세월이 흐르다 보니 부모님의 말씀을 따른 데 만족한다.”고 했다. 이씨는 “내가 기독교인데 제사를 지내는 집안 사람과 혼인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죠.”라고 말했다. 새내기 은행원 홍모(25·여)씨는 배우자의 조건으로 돈, 외모, 학벌 같은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주장한다.“저는 배우자라면 인생에 대한 철학과 기본적인 세계관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종교가 다른 사람과는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홍씨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집안 환경의 영향이 크다.“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종교가 다르고, 또 엄마가 믿는 신앙도 달랐어요. 그래서 우리 집은 바람 잘 날이 없었거든요.”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홍씨는 “인생의 어려운 고비마다 같이 기도할 수 있는 배우자를 원한다.”고 털어놨다. 회사원 최모(33·여)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모태신앙으로 일요예배와 수요예배를 빼놓지 않는 최씨는 “남자 친구든 남편이든 무조건 교회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의다. 이유는 단 하나.“죽고 나서 저는 천국 가고 남편은 지옥 갈 텐데 그건 너무 슬프잖아요.” ●그래도 중요한 건 성격과 집안환경 까탈스러운 남자친구랑 사귀면서 많이 힘들었다는 회사원 박모(30·여)씨는 다른 건 포기해도 ‘성격’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같이 밥을 먹을 때나 다른 여가시간을 보낼 때 남자친구가 이것 저것 따지는 모습이 정말 싫었다.”면서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남자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임모(28·여)씨가 생각하는 마지노선은 ‘키’다.“소개팅 나가서 한 시간 동안 즐겁게 이야기하다가 일어서는데 정수리가 보여서 이름도 물어보지 않고 보내버렸지요.” 많이 양보해서 남자 키가 175㎝ 정도면 만족할 수 있단다. 참고로 임씨의 키는 160㎝이다. 중학교 교사 김모(24·여)씨는 이성을 고르는 첫번째 기준으로 집안환경을 꼽았다. 김씨는 많은 남자친구를 사귀어 본 것은 아니지만 예전 남자친구들을 생각해보면 집안환경이 한 사람의 품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자란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언제나 나를 배려해 준 반면 3대독자 아버지의 큰아들이었던 다른 남자친구는 늘 권위적이고 자기밖에 몰랐다.”면서 집안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우자가 ‘적어도 나보다는 나아야 한다.’는 기준을 마지노선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취업준비생 박모(22·여)씨는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자기보다 조건 나쁜 배우자를 원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아요. 과분한 상대를 원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나보다는 조금씩 나은 면을 가진 상대를 찾는 게 당연한 거죠.”라고 말한다.“집안이든 재산이든 외모든 학벌이든 제가 가진 것보다 더 못한 사람이라면 배우자로 선택하기 망설여질 것 같아요.” 강국진 이경원기자 betulo@seoul.co.kr ■결혼 후에도 함께 일해야 맞벌이 ●배우자가 튼실한 직장을 가졌으면 회사원 송모(26)씨는 맞벌이를 ‘애정의 마지노선’으로 꼽는다. 주식 등 재테크에 한참 재미를 붙인 송씨는 결혼 뒤에도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가정생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돈은 필요충분 조건입니다. 집 값에 교육비, 여가비 등 돈은 끝없이 필요합니다. 저 혼자 일해서는 정말 벅차죠.” 회사원 원모(25)씨는 미래의 배우자가 ‘여유가 있는 직업’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 매일 야근에 주말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씨는 아내마저 바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가정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저처럼 바쁜 사람과 결혼한다면 가정은 파탄날 겁니다. 제 몸 추스르기도 힘든데 가정생활까지 완벽히 할 자신이 없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원씨는 집안일만 하는 여성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여자는 집안일만 해야 한다.’는 조선시대식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집안일은 당연히 함께 해야죠. 저도 맞벌이를 원해요. 단지 저보다 조금 더 신경써줄 여자를 원할 뿐이죠.” 연구원 이모(29)씨가 배우자를 고르는 마지노선은 ‘튼실한 직장’이다.“집안 배경이나 재력이 부족해도 안정된 직장이 있으면 다른 게 다 만회가 돼요.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다 집안이 어려워진 뒤부터는 그런 생각이 절실해졌어요.” 얼마 전 친구 소개로 만난 여성과 결혼한 공무원 김모(32)씨도 같은 생각이다.“성격이나 관심사가 비슷하다던가 하는 것은 기본이죠. 그것 이상을 찾는다면 역시 현실적으로 직업이죠.” ●성격도 맞고 종교도 맞아야 직장인 김모(27)씨는 이성 친구를 고르는 기준으로 성격과 가치관을 꼽았다. 김씨는 “얼마 전 4년이나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면서 “그렇게 오래 교제했지만 성격이 너무 달라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교회를 다니는 여자 친구는 김씨의 종교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김씨는 앞으로 어떤 여자 친구를 만나고 싶으냐는 질문에 “서로를 잘 이해해 주고 성격이 잘 맞는 친구였으면 좋겠다.”면서 “서로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배려심 있는 여자라면 금상첨화”라고 답했다. 대학원생 우모(28)씨는 여자 친구를 고르는 기준으로 종교를 꼽았다. 종교에 대한 믿음이 강한 편이라고 밝힌 김씨는 “서로 신념이 다른 사람과 한평생을 살거나 교제한다는 건 끔찍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같은 믿음을 갖고 살아가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가능하면 같은 종교를 지닌 여성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몸 튼튼, 마음 튼튼 대학생 남모(24)씨는 배우자가 갖추어야 할 마지노선은 ‘건강’이라고 주장한다.“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신 뒤 겪었던 가족들의 고통은 말도 못해요. 특히 어머니가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죠.”라는 남씨는 건강하고 밝은 사람이 좋다고 말한다. “다른 좋은 걸 아무리 갖고 있어도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배우자가 아픈 것만큼 괴롭고 힘든 짐은 없으니까요.” 회사원 김모(29)씨는 ‘낭비벽이 없는 여자’를 원한다. 명품만 좋아하는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있는 김씨는 낭비벽이 얼마나 무서운 줄 몸으로 느껴봤다. “명품, 명품 타령하는 여자 친구 때문에 혼쭐이 났지요. 제 지갑이 얇아지는 건 시간 문제였습니다. 절약하면서 소소한 생활의 즐거움을 잘 아는 여자를 만나길 바랍니다.” 김씨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불어닥친 명품 코드가 못마땅하다. 그는 사랑마저 ‘명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사랑을 환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사랑도 생활의 일부입니다. 생활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사랑은 유효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어요. 바로 그 생활을 파탄내기 때문입니다.” ●연상이 좋다? 싫다? 회사원 민모(27)씨가 꼽는 ‘애인 자격’에는 나이제한이 있다. 민씨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결코 만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지금까지 연상만 두 번을 사귀어 봤습니다. 그 때마다 여자 친구는 저를 동생으로 생각하더라고요. 그 문제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당초 민씨의 이상형은 ‘누나 같은 여친’이었다. 항상 자신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사람을 원했던 것. 그러나 민씨는 누나와 여자 친구는 확실히 다른 존재라는 걸 곧 알게 됐다. “누나의 보살핌은 제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는 사랑의 감정을 잘 끌어내지 못하더군요. 그건 사랑이라기보단 편안함이었습니다. 편한 친구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듯이 말이에요.” 감모(30)씨는 반대다.“장래 배우자는 꼭 연상으로 얻고 싶다.”는 게 그의 신조다.“나이 차가 나는 여자 친구도 사귀어봤고 동갑내기도 만나 봤지만 어리고 유치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맏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동생들 밥이며 빨래까지 챙겨주는 등 어머니 노릇까지 해야 했던 감씨는 “편안하게 나를 돌봐주는 사람”이 그리웠다고 고백했다. 강국진 이경원기자 betulo@seoul.co.kr
  • 미얀마 ‘민주화 불씨’ 또 꺼지나

    ‘양곤의 봄’은 또 무산되나. 19년만에 찾아온 미얀마의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다시 꺾일 위기에 놓였다. 군경이 강경진압의 강도를 높이면서 시위대가 눈에 띄게 세력을 잃고 있어서다. 이런 와중에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200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왔다. ●병력 대폭 늘리고 시민들 외출 차단 30일 AP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군사정부는 주말부터 진압병력을 대폭 늘리는 등 시위대에 대한 적극적인 ‘목조이기’에 나섰다. 일요일 밤사이 시위의 진앙지인 옛 수도 양곤에 배치한 군경 병력만 2만명으로 늘어났다. A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아시아의 한 외교관은 “군경이 힘을 과시하면서 거의 모든 시위대가 양곤의 거리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거리로 다시 나와 군정을 전복시킬 만큼의 군중을 동원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제로’”라고 상황을 전했다. 군경은 양곤에 있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택 주변에도 수백명의 군병력을 미리 배치, 사태 확산을 막고 있다. 제2도시인 만달레이도 무장한 병력이 주요 길목마다 깔려있다.29일엔 양곤 시내의 불과 수백여명이 모인 소규모 집회에 대해서도 최루탄을 발사하며 조기 진압을 벌였다. 이로 인해 이번 시위와 관련돼 붙잡힌 사람들이 이미 1000명을 넘었다. 시내의 주요 유치장은 자리가 없어 이들은 현재 대학 등 교육기관의 건물에까지 수용돼 있다. 양곤과 만달레이의 불교사원 대부분도 군경이 이미 점거한 뒤 문을 걸어잠갔다. 사원 주변에는 철조망을 둘러쳐서 승려들이 거리로 나가는 길을 원천봉쇄했다. 양곤 시내의 쇼핑몰, 식료품점 등 거의 모든 상가도 문을 닫았고, 공원도 폐쇄됐다. 시내 중심가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일을 하려고 집을 나섰다가 군경의 무차별적인 진압에 겁을 먹고 돌아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위장소에 근접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시위대로 몰려 군경에게 두들겨 맞기도 했다. 이들은 아예 외출을 하지 말거나 심지어 창밖을 내다보지도 말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0여명 사망설… 시위대 결집 어려울듯 지난 27일 시위에 참여했다는 한 젊은 여성은 AP와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가 이길 희망은 없어 보인다.”고 털어놨다. 그는 “승려들이 우리에게 지금껏 용기를 줬지만 이제 그들도 철조망에 둘러싸인 사원에 감금돼 있다.”고 탄식했다. 하지만 한 반정부 소식통은 “군경이 우리를 추격해도 흩어졌다가 다시 모일 수 있을 것”이라고 시위를 계속할 의지를 밝혔다고 AFP는 보도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에 있는 반(反) 군사정부 단체인 ‘버마를 위한 미국 운동’은 지난 사흘간의 유혈 진압으로 시위 참가자 약 2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이날 보도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명대사 호신불 100년만에 ‘햇빛’

    사명대사 호신불 100년만에 ‘햇빛’

    경북 포항시의 한 사찰이 소장하고 있던 금동여래좌상이 조선시대 사명대사가 호신불로 모셨던 불상으로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 “경북 포항 대성사에 있는 금동여래좌상이 정밀조사 결과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었던 사명대사의 원불(願佛)로 확인됐다.”면서 이달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불상은 금강산 건봉사 낙산암에 소장돼 있다 1900년대 초에 사라진 뒤 1913년 조선총독부가 촬영한 유리 원판 사진으로만 전해져 왔다. 그러다 문화재청과 불교 조계종이 지난해부터 함께 벌이고 있는 불교문화재 조사작업 과정에서 100여년 만에 발견됐으며, 지난 4월 포항시가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한 바 있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 조계종 대성사가 소장해온 이 금동여래좌상은 높이 9.4㎝ 규모로 600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거의 완벽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상 내부에서 사명대사의 친필 원장도 국내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이 불상과 원장이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보고 이달 안으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템플스테이 예산 증액은 국회통해 정상 처리된 것”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사찰체험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 예산 증액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아직까지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계와 문화관광부도 템플스테이 예산이 2003년 18억원(일반회계 3억원, 관광기금 15억원)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한 것은 변씨의 영향력이 아니라 불교계와 문화부, 국회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증액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정종복 한나라당 의원이 “문화관광부는 25억을 요구했는데 예산처가 일방적으로 150억원으로 내려보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문화부는 “템플스테이 예산은 일반회계 140억원, 관광기금 25억원 등 165억원을 예산처에 요구해서 150억원으로 합의를 했는데 정 의원이 말한 25억원 지원 요청은 전체 템플스테이 예산 요구안 중 기금 부분만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템플스테이를 관장하는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도 “2005년 8월 ‘템플스테이 활성화를 위한 수용태세 개선전략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통불교문화 세계화사업 3개년 계획(안)을 수립해 문화부에 예산반영을 요청했다.”면서 “문화부는 3개년 600억원 규모의 계획안을 기획예산처와의 예산협의와 국회 심의의결과정을 거쳐 2007년 1차연도 사업예산으로 150억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떠넘기는 신씨

    신정아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임박한 가운데 1차 영장 청구때와는 달리 신씨가 주변 인물들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신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변양균 전 청와대 실장과 직장 상사였던 박문순 성곡미술관 관장, 교수직을 유지하도록 버팀목이 된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 스님 등 비호 세력들이 모두 신씨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검찰 안팎에서는 신씨가 횡령 혐의를 피하기 위해 자신을 도와 줬던 사람들에게 혐의를 떠넘기는 등 무리수를 둬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해 줄 우군을 잃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관장의 횡령 심부름 했을 뿐” 박 관장은 금호미술관에서 학력 위조 사실이 들통나 쫓겨난 신씨를 2002년 다시 채용해 2005년 학예실장 자리와 미술관 운영의 실권까지 준 인물이다. 신씨 역시 관장 전용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알릴 정도로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다. 씨의 학력 위조 사실을 알고 퇴사시킨 금호미술관 박강자 관장과 성곡미술관 박 관장은 한국사립미술협회 이사로 같이 활동한 막역한 사이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신씨가 “박 관장의 횡령 심부름을 했을 뿐”이라며 횡령 혐의를 박 관장에 떠넘기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박 관장은 신씨가 상납의 대가로 받았다는 시가 1300만원짜리 목걸이가 횡령에 대한 대가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한 때 돈독한 상하 관계를 자랑하던 두 사람은 27일 검찰에서 대질조사까지 받았다. 결국 박 관장이 입을 다물어 입증할 수 없었던 횡령 혐의 덕분에 1차 영장이 기각됐던 것과 달리 박 관장의 증언으로 2차 영장에 횡령 혐의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흥국사 교부금은 영배 스님의 책임? 신씨의 예일대 위조 학력을 옹호하면서 그의 동국대 교수직을 옹호하던 영배 스님 역시 흥국사 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신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혼자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빠졌다. 신씨가 흥국사 미술관을 위한 특별교부세 10억원에 대해 변씨에게 부탁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배 스님이 울주군수와 밀담을 나눈 뒤 변씨에게는 특별교부세를 요구하고, 울주군수에게는 교부세 전용을 요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신씨는 자신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비호 세력이었던 영배 스님과의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배 스님이 불교계에서 전례가 없는 경내 미술관을 굳이 지으려 했겠느냐는 점은 신씨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게 한다. ●변-신씨 관계도 이상기류? 변씨와 신씨는 그동안 7차례의 검찰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입을 맞추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그만큼 검찰 조사에서 서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해 왔다. 특히 지난 18일 1차 영장이 기각될 때까지만 해도 둘은 ‘특별한 관계’인 것까지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변씨가 외압의 대부분은 신씨의 부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진술하고, 신씨는 이를 부인하면서 둘 사이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부터 “아프다.”면서 앰뷸런스를 타고 검찰에 출두하던 신씨는 당당하게 걸어들어갔다. 반면 변씨는 주위의 부축을 받고 검찰에 나오는 모습을 연출했다. 신씨는 1차 영장이 기각된 뒤부터 변씨와 선 긋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변씨가 검찰에서 “거의 모든 외압은 신씨가 청탁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 수사가 1차 영장이 기각되기 이전까지 부적절한 관계를 입증하는데 초첨을 맞췄지만 이후 각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지도록 했다는 시각도 있다. 임일영 이경주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미얀마軍 시위대에 발포 최소10명 사망

    미얀마 승려들의 반정부 시위가 집회 금지 및 야간 통금령 속에서도 거세지는 가운데 군사정권이 사원을 급습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26일 유혈진압으로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27일 시위진압과정에서 적어도 1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들이 전했다. 승려들이 이끄는 민중 시위대와 군사정권간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미얀마 사태는 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8년 민주화운동 때를 재연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에 몰아친 검거선풍 군사정권은 이날 새벽 양곤 북쪽 모에 카웅과 느웨 키야 얀 등 주요 불교사원에 실탄을 쏘며 급습, 승려 200여명을 끌어갔다고 AFP·교도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7만여명의 시위군중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발포로 일본 영상전문 통신사인 ‘APF 뉴스’ 소속의 사진기자(50) 1명을 포함한 외국인 2명 등 이날 하루만 최소 1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시위에 참가한 승려 1500명이상이 구금됐고, 군경은 자동소총 등으로 발포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정부가 이메일까지 통제한 가운데 전체 인구의 1%도 안되는 인터넷 인구가 국제사회에 상황을 중계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의 한 시민은 “군사정권은 꼭두각시 언론들을 통해 승려들이 시민들을 선동한다고 비난, 유혈사태에 대한 구실을 찾고 있다.”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88년 유혈사태가 재연될까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가한 승려는 “자금 등 많은 것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이 있었으나,(집회에 필요한) 식수 제공만 받아들였다.”면서 “국민들은 박수갈채로 우리를 환영했으며, 동료들이 매우 행복해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알렸다. 유혈사태 이후 양곤 시내는 상점이 철시하고 인적이 끊겨 쥐죽은 듯 고요한 가운데 시민들은 집에서 단파 라디오로 외국 언론의 보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자주색 혁명 불붙었다 “자주색 혁명(saffron revolution) 깃발 올랐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이번 시위를 이렇게 일컬었다. 정치에 거리를 뒀던 승려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45년에 걸친 군사독재 종식을 외치며 시민혁명을 이끌고 있음을 지칭한 것으로 이번 사태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으리라는 점을 나타낸다. 자주색은 특유의 자주색 승복을 입은 승려들을 상징한다. 이들은 파탄에 빠진 민생경제를 살려내려면 민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유가 인상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후 지금까지 최소 500여명이 미얀마 군경에 체포,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는 이날 미얀마 군사정권측에 평화적인 시위자들에게 폭력행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 당국에 유엔 특사의 입국 허용을 촉구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브라힘 감바리 전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을 미얀마 특사로 파견할 것을 밝힌 데 대해 환영했다. 유엔은 경제제재 등을 위협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실효성 있는 설득방법이 없는 상태다.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우리는 (미얀마에 대한) 제재가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가진 선진7개국 및 러시아 등 소위 G8은 “미얀마 군사정부 지도자들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원불교·천태종 국내외 문화포교 활발

    원불교·천태종 국내외 문화포교 활발

    원불교와 불교 천태종이 대중포교와 사회 교화를 위한 문화시설을 나라 안팎에 각각 하나씩 건립했다. 원불교가 ‘전통문화 1번지’인 서울 북촌한옥마을에 마련한 은덕문화원과, 천태종이 몽골 울란바토르시 인근에 세우는 만복사(滿福寺). 원불교의 은덕문화원이 문화활동을 통한 도심 포교의 거점이라면 천태종 만복사는 몽골과 한국 불자들의 신심을 잇는 문화교량격 사찰이다. ●문화공연 등 소통 프로그램 운영 원불교 은덕문화원은 서울교구(교구장 이선종 교무)가 조선시대 궁성 수비진인 금위영서영(禁衛營西營) 자리에 도심속 원불교 문화운동의 구심점으로 마련한 공간. 신자인 전은덕 교도가 원불교에 기증한 대지 1716㎡안에 큰 대문과 대각전, 세심당, 인화당, 사은당, 살롱 마고 등 전통 한옥 건물들과 정원을 갖춘 문화원이다. 문화원은 각종 문화공연을 비롯해 탐방객 맞이 행사인 사랑방, 세미나며 학술모임인 아카데미 등 일반인들에게 원불교를 친숙한 종교로 자리매김하는 문화운동 차원의 소통 프로그램을 중점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달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열 개관식에서는 경산 종법사가 설법을 하며 김성녀, 장사익이 출연하는 음악회도 이어진다. 원불교 서울교구측은 “원불교 교도가 희사한 부지에 세워진 은덕문화원은 교조인 소태산의 정신을 살려나갈 아카데미운동에 우리의 얼과 멋을 곁들인 전통문화의 산실뿐 아니라 서울에서 교단의 각종 활동을 이어가는 영빈관 기능을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몽골 종교 문화교류 활발 기대” 만복사는 울란바토르 시가 내려다보이는 복드산 자락에 건립될 천태종 해외 포교당.4∼5년 안에 노천대불을 비롯한 법당과 문화센터가 모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차 불사로 지난 16일 중국 쓰촨(四川)성의 목문석(木紋石)으로 조성한 20m 크기의 입상(立像) 노천대불 봉안 기공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천태종 전 총무원장 운덕 스님과 울란바토르 시장 등이 참석했다. 천태종은 석가모니 본존불과 그 옆의 약사여래상으로 조성된 노천대불의 기반공사를 올해 안에 마치고 내년 9월쯤 봉안식을 가질 예정이다. 천태종측은 “만복사는 몽골 현지의 불자들이 신앙을 이어갈 귀의처이지만 한국에 들어와 있는 많은 몽골인들에게도 신앙 차원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번 만복사 불사를 계기로 한국과 몽골간 종교·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종교플러스] 조계종 법흥사서 평화음악회

    조계종 법흥사(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는 다음달 18∼21일 법흥사 일원에서 ‘평화음악회’를 개최한다. 평화를 지향하는 불교인들의 공간을 위한 ‘평화로운 세상만들기’의 첫 행사. 인도,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전통현악기 연주회에 이어 대중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열린다. 달라이라마의 ‘평화기원 영상메시지’ 발표와 티베트 스님들의 평화기원 전통의식도 있다. 행가기간 중 우리농촌 살리기 직거래장터도 운영된다.(02)742-4288.
  • [염주영 칼럼] 순정과 치정 사이

    [염주영 칼럼] 순정과 치정 사이

    신정아 사건의 등장인물들은 화려하다. 대학과 청와대, 불교계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대학은 21세기 지식사회의 심장부이고, 청와대는 국가권력의 핵심부다. 불교계는 1000만 신자를 대표한다. 우리 사회의 맨 꼭대기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평소에는 존경과 권위에 가려져 있는 그곳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취약하며, 비리가 만연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신정아 사건은 사회 지도층의 건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정아 사건을 인수분해하면 가장 원초적인 부분들만 남는다. 그것은 30대 여자가 50대 남자와 만든 사랑과 욕망이다. 한 쪽은 미모와 재능에다 예일대 박사학위(가짜로 밝혀지긴 했지만)까지 갖춘 30대 독신녀다. 상대는 권부 서열 3위로 참여정부 최측근 실세인 50대 순진남이다. 둘이 나눈 사랑을 본인들은 순정(純情)이라 주장하겠지만, 사회 상규에 비추어보면 치정(癡情)이다. 절반은 사랑을 가장한 출세욕이고, 절반은 눈먼 사랑과 탈선이다. 그래도 여기서 멈췄다면 그토록 큰 파장을 몰고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사건에는 사회 지도층의 온갖 비리가 숨어 있다. 권력 비리와 대학 비리다.50대 순진남은 사랑에 눈먼 나머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 나라를 위해서만 써야 할 권력과 돈을 자신의 정부(情婦)를 위해 썼다. 직접 재물을 취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사랑을 탐했다. 부정축애(不正蓄愛)다. 대학쪽의 비리는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일 수 있다. 학력을 위조한 교수지망생과, 이를 눈감아 준 대학 지도자들은 어떤 관계일까. 학위가 위조된 사실을 몰랐다는 대학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진짜는 가짜를 한눈에 알아보는 법이다. 정말 몰랐다면 무책임하고 무능하다. 이 대학의 총장은 사건이 터지고 한참 뒤에야 가짜를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하면서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대학을 믿고 비싼 등록금을 꼬박꼬박 낸 학생들이다. 학생들의 피해를 막아주지 못한 대학 지도자들은 사건의 공범은 아닐지언정 최소한 가해자다. 어떻게 학생들 앞에 얼굴 쳐들고 피해자라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또한 교수채용 비리가 이 대학에만 국한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사건에는 조계종 내부의 암투가 숨어 있다. 조계종을 장악한 파벌과 대학을 장악한 파벌 간에 암투가 있다. 재벌을 능가하는 경제력으로 현세 권력이 된 종교계 내부 비리와 무관하지 않다.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내부고발자는 해외출국 시도가 막히자 수도권 알짜배기 전등사 주지 자리를 내놓고 행방을 감췄다. 그의 석연치 않은 행보에는 어떤 그림이 숨어 있을까. 이 사건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보수언론이 벌이는 암투도 있다. 노 대통령은 사건 초기 “깜이 되느냐.”며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가 뒤집혀 보수언론의 역공에 몰리고 있다. 신정아 사건에는 우리 사회의 숱한 비리가 숨어 있다. 그 중에는 언론과 관련된 부분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천박한 상업주의 저널리즘이다. 서울신문은 여러 제약 속에서도 신중한 보도 태도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독자들이 보기에는 선정 보도 경쟁에 일조한 부분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반성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국민 89% 불교신자… ‘승려=정신적 지주’

    미얀마 군사정부의 기습적인 휘발유값 67% 인상과 물가 5배 인상에 항의해 촉발된 반정부시위를 9일째 이끌고 있는 승려들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국민의 존경을 받는 정신적 지주다. 미얀마의 지난해 말 현재 인구는 5651만명. 이중 68%는 버마족이고 나머지 32%는 샨족과 카렌족 등 13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으며,89%가 불교도다. 미얀마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병역의무처럼 종교의무로 16세 생일을 맞기 전과 20세 전후에 각각 출가해 일정기간 승려생활을 해야 한다. 미얀마 전문가인 윈 민은 “청소년의 출가 관습에 따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족 중 최소 1명이 승려이며 늘 40여만명의 승려 수가 유지된다.”면서 “불교사원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어서 군부타도의 선봉에 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불교사원은 군사정부가 못하고 있는 사회보장정책의 틈을 메우는 역할도 한다. 윈 민은 “사원은 보육원과 학교, 에이즈 환자 등을 보살피는 병원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승려들이 이번 시위 과정에서 군인들의 시주를 거부한 것은 이들에게 공개적으로 큰 모욕을 준 것으로 보인다.‘대안 아세안 네트워크’의 사회운동가 데비 스토타드는 최근 AFP 통신에 “승려들이 군인의 시주를 거부한 것은 가톨릭에서 교황이 파문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정신적 지주로서 승려들은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고,1988년 민주화 운동 당시 반군부 시위도 이끌었었다. 미얀마 전문가들은 “승려들은 국민의 존경을 받는 계층이기 때문에 이들의 평화적인 가두행진을 무력으로 진압하면 대규모 시민 반발과 시위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봉은사 ‘木삼세불 좌상’ 시문화재 지정

    봉은사 ‘木삼세불 좌상’ 시문화재 지정

    서울시는 26일 ‘봉은사 목(木) 삼세불 좌상’을 비롯해 봉은사가 소장하고 있는 불상 및 탱화 15점과 ‘자치통감 사정전 훈의(資治通鑑 思政殿 訓義)’ 등 고문헌 2건을 ‘서울시 유형문화재 및 유형문화재 자료’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또 조성 기록이 남아 있는 문화재 가운데 최고(最古)의 목불상인 ‘수국사 목(木) 아미타불 좌상’과 ‘초간본(初刊本) 용비어천가’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도록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봉은사 대웅전에 모셔진 ‘봉은사 목 삼세불 좌상’은 좌우로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갖추고 있다.1651년에 만들어졌다가 화재로 훼손돼 1689년쯤 보수됐다. 시 관계자는 “‘봉은사 목 삼세불 좌상’은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삼세불로는 드물게 조성 기록이 남아 있다.”면서 “조성 당시의 원형이 온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고려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자치통감 사정전 훈의’는 조선 세종 때 학자들이 중국 북송(北宋)의 사학자 사마광이 쓴 ‘자치통감’의 주석을 편집한 중국통사다. ‘수국사 목 아미타불 좌상’은 13세기 초에 제작된 불상으로 당시의 불교 조각사와 서지학(書誌學) 수준을 알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 1447년에 간행된 ‘초간본 용비어천가’는 세종 때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악장문학이다. ‘봉은사 목 삼세불 좌상’ 등 17건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됨에 따라 서울시문화재는 모두 335건으로 늘어났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나라 佛心 ‘눈치’

    한나라당은 21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동국대 재단이사장인 영배 스님이 창건한 울산 울주군 흥덕사 등 여러 사찰을 지원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데 대해 “종교계 수사가 초점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관련 수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불필요하게 불교계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신씨 관련 의혹들이 산만하게 확산되는 것보다는 핵심은 여권과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권력형 비리라는 데 초점을 맞추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신정아 게이트의 핵심은 권력 실세 개입 의혹을 조사하는 것”이라면서 “종교계를 깊이 조사하는 것은 수사초점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이한구 정책위의장도 “변 전 실장이 사찰을 지원할 때 성실한 자세로 임하지 않고 친소 관계에 따라 예산을 배정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불교계 지원의 대부분은 우리나라 보배인 문화재 지원을 위한 것이니, 다른 것들을 제쳐두고 여기에 무엇을 퍼부은 것처럼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경계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수사] 불교계 “음해성 수사·보도 중지하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 종단 대표들이 21일 긴급 회동을 갖고 “불교계에 대한 음해성 수사와 보도를 중지하라.”는 성명을 냈다.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27개 종단이 참여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지관 스님)는 이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회의실에서 전체대표자회의를 열어 신씨 사건의 본질이 왜곡·변질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검찰의 공정한 수사와 언론의 책임있는 보도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수사] 돈줄 추적 ‘권력형비리’ 입증 박차

    [변양균-신정아 수사] 돈줄 추적 ‘권력형비리’ 입증 박차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흥덕사를 중심으로 한 불교계와 성곡미술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돈줄이다. 돈이 왔다갔다 하면서 부적절한 거래, 즉 횡령 등이 있을 가능성에 검찰은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변씨와 신씨, 영배 스님 등 이 사건 핵심 인물들의 로비·외압이 두 곳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난 상태다. 검찰은 변씨와 흥덕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영배 스님의 커넥션이 확인되면서 다른 핵심 참고인이었던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장윤 스님 등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의 자택에서 압수한 컴퓨터에서 예일대 박사학위 문서파일과 총장의 서명이 담긴 그림파일을 찾아냈으며 신씨가 대학 등에 제출한 학위의 졸업날짜가 각각 다른 점을 확인했다. 따라서 신씨가 학위 제출이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 학위를 위조했으며 ‘학위 브로커에게 속았다.’는 등의 진술은 모두 거짓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1일 변 전 실장과 신정아씨를 함께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변 전 실장과 신씨가 같은 날 소환됨에 따라 대질신문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검찰 관계자는 “아직은 대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씨 구속영장 재청구될 듯 성곡미술관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성곡미술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따라서 검찰이 먼저 개인 회계자료를 분석한 뒤 미술관의 세무자료를 분석해 신씨의 기업후원금 횡령 여부를 찾아내려 한 것으로 추론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신씨의 개인 계좌와 미술관의 계좌가 동시에 들어 있는 것을 포착하고, 신씨 개인이 기업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았다는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성곡미술관에 대한 보충 압수수색을 끝내기 하루 전인 17일 특정 미술관의 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정상적인 후원금 관리에 대해 문의하며 마지막 확인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횡령혐의로 신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흥덕사와 성곡미술관이 수사의 ‘뇌관’ 검찰은 변씨가 영배 스님이 창건한 절인 흥덕사에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도록 외압을 넣은 사실도 밝혀냄에 따라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업무방해,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등 변씨의 혐의로 거론된 죄목 가운데 뚜렷한 물증확보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흥덕사 지원에 대한 변씨의 외압을 확인했기 때문에 직권남용이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이 의도한 ‘권력형 비리 수사’의 목적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셈이다. 변씨는 외압설에 대해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검찰이 신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서 대기업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사실을 확인한 것도 수사에 탄력을 붙게 하고 있다. 검찰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신씨의 은행계좌와 성곡미술관의 자금흐름을 추적해 상당액이 횡령된 정황을 포착해 현재 총액을 집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삼씨 등 또 다른 참고인 확대조사 검찰은 ‘흥덕사 외압설’이 규명됐으니 이제 신씨와의 연관성을 밝혀내면 된다는 입장이다. 즉, 신씨를 동국대에 채용하고 비호한 영배 스님과 변씨가 미술관을 지으려 했던 것이 신씨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변씨와 신씨 간의 관계가 물증으로 확보되는 셈이다. ‘성곡미술관 횡령’도 마찬가지다. 신씨가 미술관 자금을 횡령할 수 있었던 배경과 이 과정에 변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 추적해 보면 또 다른 물증이 나올 것으로 검찰은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의 향후 수사방향은 ‘흥덕사’와 ‘성곡미술관’ 등 두 축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배 스님은 물론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장윤 스님 등을 소환해 ‘권력형 비리’의 윤곽을 잡아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부풀리려는 사회 분위기가 학력위조 부추겨”

    “부풀리려는 사회 분위기가 학력위조 부추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최근의 학력 위조 논란과 관련,“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모든 것을 자꾸 부풀리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정 추기경은 19일(현지시간)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학력을 위조한 개인들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회 전체가 정직한 길로 가는 것이 더욱 소망스럽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또 최근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인질 사태를 초래한 개신교의 ‘무리한’ 선교 활동 논란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네가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줘라.’고 말씀하신 것은 내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 이익도 생각하라는 뜻”이라며 “내 종교를 위해 다른 종교에 피해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동국대의 신정아씨 교수임용 과정에서 불거진 불교계 부패 의혹에 대해서도 “개인이나 공동체, 집단을 막론하고 지나친 욕심, 과욕이 악을 범하는 원인”이라면서 “그래서 차원높은 종교인들은 ‘마음을 비워라.’,‘욕심을 버려라.’라고 하고, 사람들이 여기에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종교인 과세 문제에 대해 “천주교회가 부동산을 사고 팔 때는 세금을 내고 있고, 신부들은 소득이 적어 면세점 이하”라면서 “국민들이 다른 종교단체들은 상당한 소득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정말로 국민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답변했다. 정 추기경은 지금까지 낙태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제외하고는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특파원들이 최근의 국내 현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자 간접적인 답변 형식으로 의견을 표시했다. 정 추기경은 22일 워싱턴 대성당에 한국 성모자·순교자 상(像) 조각을 설치하는 것을 기념하는 축복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dawn@seoul.co.kr
  • [단독]변양균씨 영향력 행사 의혹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사찰 체험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 예산이 올들어 지난해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0일 서울신문이 취재한 결과 변 전 실장이 지난해 6월까지 장관으로 재직했던 기획예산처는 올해 템플스테이 예산을 지난해 3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증액했다.템플스테이 예산은 2004년 18억원이 지원된 이래 4년 새 무려 8.3배나 늘어난 셈이다.부문별로는 시설 개선 및 보강이 25억원에서 80억원으로,프로그램 홍보·운영은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각각 늘어났고,외국인 상설국제선체험센터 건립비로 50억원이 신설됐다.기획처는 2008년 템플스테이 예산안으로 100억원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템플스테이를 담당했던 문화관광부는 올해의 템플스테이 예산을 지난해보다 10억원 삭감한 25억원을 기획처에 요청했으나 150억원으로 확정됐다.또 조계종 총무원 산하 불교문화사업단은 문화부의 위탁을 받아 템플스테이 사업을 수행하면서도 문화부의 예산 사용에 대한 사업 평가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불교문화사업단은 2002년부터 변 전 실장이 신도로 등록된 경기 과천시 갈현동 보광사 주지인 종훈 스님이 단장을 맡고 있다. 정종복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 상임위에서 “템플스테이 예산을 문화부에서 25억원을 요구했는데 기획처에서 오히려 7배나 많은 150억원을 일방적으로 내려보냈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2003년 기획처 차관으로 임명된 이후 템플스테이 예산이 급증하기 시작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2004년 18억원으로 시작한 예산 지원은 2005년 10억원,2006년 35억원을 거쳐 올해 150억원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정부는 2004년 한류문화 육성을 위해 불교문화사업단을 만든 데 이어 올해부터 3년간 54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템플스테이 예산은 일반회계 140억원,관광기금 25억원 등 165억원을 예산처에 요구해서 150억원으로 예산처와 합의를 했는데 정 의원이 말한 25억원 지원 요청은 전체 템플스테이 예산 요구안 중 기금부분만 말한 것”이라면서 “예산은 특정 인물이 결정한 게 아니라 문화부를 비롯한 정부뿐 아니라 불교계,국회 등에서 오랫동안 토론한 끝에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또 불교문화사업단에 대한 예산 평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난해까지는 예산 규모가 워낙 적어 기본적인 평가 말고는 없었다.예산이 늘어난 만큼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사업평가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교계 인사는 “템플스테이 지원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한 지원 사업으로 그 자체로 의혹을 삼을 수는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불교계에서는 검찰 수사를 통해 템플스테이 사업 집행 과정에서 혹시라도 불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불교계 전체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템플스테이(Temple stay) 일반 사람들이 전통 사찰 등에 숙박하면서 사찰 생활과 전통 불교문화,다도,선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본격화됐다.2002∼2003년엔 정부지원 없이 사찰별로 자체적으로 운영해 왔으며,현재 모두 75곳에 이른다.
  • [최태환칼럼] ‘물로는 물을 씻지 못하고’/수석논설위원

    [최태환칼럼] ‘물로는 물을 씻지 못하고’/수석논설위원

    1983년 가을 무렵이다. 경찰기자 시절이었다. 조계종단이 홍역을 앓았다. 종권을 둘러싸고 신·구파가 갈등했다. 서울 종로구의 조계사가 대치의 중심이었다. 총무원 접수를 위해 조계사로 진입하려는 승려들과, 이를 저지하는 반대파가 몸싸움을 벌였다. 사생결단이었다.‘어깨 승려’들이 대거 동원됐다. 일촉즉발의 전쟁터 같았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해머, 쇠 파이프, 각목이 난무했다. 얼마 전 신흥사 충돌로 승려 한 명이 숨진 사건이 떠올랐다. 수 개 중대의 경찰이 배치됐다. 끝내 공권력이 투입됐다. 담장이 무너졌다. 아비규환이었다. 현장 주변에서 눈물 흘리던 신도들 모습이 생생하다. 국민들의 충격은 말할 것도 없다. 속가의 다툼보다 더 추한 권력투쟁과 그 행태에 할 말을 잃었다. 조계종이 다시 위기다. 신정아 사태가 발화점이다. 며칠 전 동국대 교수들이 성명을 냈다. 교수들은 종단의 맹성을 촉구했다. 성명은 “동국대는 신정아 게이트의 발원지로, 개교 이래 최악의 치욕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종단의 대학운용 쇄신과 재단 이사진의 전원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조계사는 불자들의 발자국 소리만 들릴 뿐 여전히 침묵이다. 조계종은 신정아씨 채용의혹이 불거진 이후 무대응,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의 채용의혹과 관련, 사실 확인을 하려는 시도조차 한 흔적이 없다. 의혹을 제기한 장윤스님은 ‘도피생활’을 하며 선문답이다. 그를 대변한 조계종의 해명은 의혹만 더 키웠다. 그는 신정아씨와 변양균씨에 대한 본격 수사가 이뤄지자 해외로 몰래 나가려다 실패했다. 그의 언행은 속인보다 더 세속적이다. 문제를 제기했으면서도 그는 왜 떳떳하지 못한 것일까. 그는 종단내 파벌 갈등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인물일까. 또 신정아씨는 왜 어느 스님 소유의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녔는지, 많은 스님들은 왜 그에게 돈을 대줬는지, 국민들의 눈엔 모두 의아스럽다. 사실 신정아게이트는 불교계와 권력의 음습한 유착이 어느 정도인지가 핵심이다. 곳곳에서 악취가 난다. 국민들이 변씨외의 또 다른 권력 배후,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부대중과 만나는 일선 사찰의 도덕 불감증은 위험 수위를 넘긴 지 오래다. 백담사 시주금 횡령사건, 제주 관음사 폭력충돌, 마곡사 주지 구속, 홍천사 사찰토지 불법매매, 범어사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비리 집합과도 같다. 그런데도 종단은 사죄의 말을 아끼고 있다. 불교환경연대 등 출·재가 단체들이 ‘교단청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종단이 문중과 계파 이해를 대변하는 권력 지향 스님들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묵묵부답이다. 조계종은 지금 외형적으론 흥륭기다. 사찰마다 불사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과는 더욱 멀어지고 있다. 국립공원내 사찰들이 사찰관람과 관계없이 입장료 징수를 고집하는 것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법란(法亂)’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데도 무심한 조계종이 안타깝다. 자기 개혁이나 성찰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얼마 전 법전스님이 하안거를 끝내고 법어를 발표했다. 물로는 물을 씻지 못하고, 금으로 금을 바꾸지 못한다고 했다. 버리고 비워야 참 존재를 깨달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법전의 법어가 새삼 크게 들린다.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종교·시민단체 ‘개신교 선교 문제점’ 토론회

    아프간 피랍사태로 불거진 한국 개신교 선교 문제와 관련해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해법찾기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제3그리스도교연구소, 우리신학연구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 ‘개혁을 위한 종교인네트워크’가 18일 서울 장충동 만해NGO센터에서 마련한 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를 성토,“교회들이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합리적인 공동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선교형태. 참석자들은 “우리 주류 개신교계는 선교 본질을 등한시한 채 타문화와 현지인들을 인정하지 않는 우월적 배타주의 모순에 빠져 있다.”며 ‘종교를 넘어 인간에 봉사하는 선교’방식을 먼저 찾을 것을 강조했다. 특히 단기선교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장기선교, 혹은 현지교회나 현지인들과의 협력선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채수일 한신대 교수는 “선교는 보내는 교회의 자기목적 실현 도구가 아닐 뿐더러 모든 사람의 급진적 평등을 실현하는 하느님 나라를 지향하는 선교는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가서 가르치고 도와준다.’는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한국희망재단 사무처장은 NGO활동과 관련,“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에 가입한 56개 NGO 중 55.4%인 31개를 차지하는 개신교 단체들은 선교단체인지 개발 NGO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이에따라 “종단 지도층이 공격적 선교와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철저하게 분리할 것을 천명하고 신자나 후원자들도 이들 NGO의 활동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선점과 관련해선 대체적으로 협력과 공존, 인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아프간 피랍사태 때 네티즌 사이에서 쏟아진 저주성 발언을 볼 때 공격적 배타주의는 기독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면서 개종의 의도를 포기한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 건설 목적의 선교를 제시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도 “기성종교의 자기중심적·전투적 세 확장 전략은 다원적 가치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인류문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쾌적한 종교 공존을 위해 종교근본주의와 이를 배경으로 한 공격적 선·포교의 위험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정토론에 나선 정웅기 (사)밝은세상 사무처장은 어깨띠를 두른 신도를 내보내 길거리 포교를 한 불교 포교당과 피라미드식 조직체계를 갖춰 신도를 모은 사찰의 예를 들어 “불교계도 포교방식에서 그렇게 떳떳한 것은 아니다.”면서 “선(포)교는 종교가 아닌 진리를 전하고, 몸소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자성론을 폈다. 이대훈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은 특히 “기독교회의 내적 권력구조의 문제점을 따지지 않은 채 진실된 선교, 진실된 진리, 진실된 믿음만 해법으로 강조함은 상투적인 반성일 뿐”이라면서 “평화-대화-섬김의 신앙을 누가 어떻게 교회 안에서 가로막고 있는지 교회집단 내부의 권력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이주노동자 첫 합동 수계법회

    이주노동자 첫 합동 수계법회

    한국에 들어와 살고있는 외국인 노동자 500명이 한꺼번에 계를 받는 대규모 수계(受戒)식이 열린다. 조계종 총무원이 이주노동자불교협의회와 함께 다음달 7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마련하는 ‘이주노동자 수계법회 및 문화마당’행사. 조계사 창건주간을 맞아 스리랑카, 네팔, 몽골,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불교권 국가에서 이주해온 노동자 500여명에게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직접 계를 주는 자리로 조계종단 최초의 외국인 합동 수계식인 셈이다. 이번 수계식은 그동안 몇몇 조계종 사찰에서 진행해온 이주 노동자 지원활동을 토대로 마련됐다. 조계사는 부설 이주노동자지원센터를 통해 이들에 대해 무료진료와 법률 상담을 진행해 왔다. 안산 보림선원도 산재 환자와 구직 노동자 지원을 돕고 있다. 수계식 참가자도 대부분 이같은 사찰의 지원활동에 참여했던 이주 노동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찰들의 이주노동자 지원은 지난 2월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를 계기로 지관 스님이 본말사 주지연수를 다니면서 사찰마다 이주노동자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 조계사 이주노동자지원센터며 안산 보림선원도 모두 그때 이후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조계사에는 몽골불자회와 네팔불자회가 생겼고 다음달 경기도 양주에는 스리랑카 스님이 운영을 맡는 이주노동자지원센터 부설 쉼터도 문을 열 예정이다. 화계사는 다음달 28일 산재 사망자 등 이주노동자 합동 천도재를 지낸다.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는 “그동안 불교권 국가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신행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다.”며 “이번 행사는 종단 차원에서 각 사찰의 이주 노동자 지원 활동을 결집해 신행터와 소통공간을 마련해주는 한편 이들의 출신국 드라마 상영이나 한글교실 운영 같은 활동을 체계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첫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수계법회가 끝난 뒤 조계사 일원에서는 다양한 문화마당이 펼쳐진다. 극락전과 대웅전 주변에서 수계자들의 화합마당이 열리며 수계자들에 대한 무료법률 상담 및 미용 서비스도 진행된다. 조계사 백송 주변에선 한국 전통놀이 및 불교관련 용품 만들기 체험행사가 있고 대웅전앞 특설무대에서 타악공연 야단법석과 동남아전통공연 등으로 꾸며진 공연마당도 펼쳐진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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