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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두의 생명은 일상성”

    “화두의 생명은 일상성”

    지금도 스님들은 화두를 들고 참선수행을 하지만, 화두의 생명력은 예전 같지 않다. 대부분이 당·송시대 만들어진 것들로 시대상황도 맞지가 않고, 이미 많은 고승들이 화두에 해설을 붙인 탓에 참신한 맛도 떨어지게 됐다. 그럼 현대사회에서 화두가 생명을 이어나갈 방법은 뭘까. 선사들의 화두와 선문답에 대한 에세이집 ‘할(喝)로 죽이고 방(棒)으로 살리고’(호미 펴냄)를 내고 11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원철 (50)스님은 “화두가 선방을 떠나 대중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답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화두는 일상성이 바로 생명”이라고 덧붙였다. 화두는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엄청난 생명력을 가지고 대중 사이에 퍼졌으나, 이것이 도식화·고정화되면서 점점 맛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화두에 유연성을 가미하고 대중이 화두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책을 썼다.”고 했다. 또 ‘화두는 언제 어디서나 탐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양간에서 밥을 하다 깨침을 얻은 불목하니나 닭 우는 소리에 깨달았다는 선사의 예를 들면서 스님은 “현대사회에서는 TV를 보다가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현대적인 화두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책에서는 TV 광고카피나 대중가요 노래구절에서도 화두가 나올 가능성을 언급한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등 을 예로 든다. 하지만 스님은 일상에서의 수행도 기본적인 수행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스승을 만나 정체성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화두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지레 벽을 쌓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런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책을 쓴 만큼 내용도 딱딱하지 않다. 선사들의 어록이나 익히 알려진 화두 중에서 유머러스하면서도 교훈이 있는 것들을 뽑아 77편의 에세이를 묶었다. 약 5년 전 현대불교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다시 손을 댔지만, 그 사이 스님의 근기(根機)도 달라진 탓에 대대적인 개편을 한 것도 많다고 한다. 참선 관련 서적으로는 특이하게 만화를 함께 넣었다. 각 편마다 만화가 이우일씨가 스님의 글 내용과 해당 화두를 재미있게 그림으로 풀었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개각·靑개편 아직 안갯속… 휴가 마친 MB 여전히 “…”

    나흘간의 휴가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이 7일 개각과 청와대 개편의 묘수를 놓고 고심 중이다. ●검증 최우선…‘거북이’ 인사스타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현재로선 (내각과 청와대) 개편의 징후가 없다.”며 “대통령은 아직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8·15 광복절 무렵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개각과 청와대 개편 시기도 광복절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개편의 핵심인 국무총리를 교체할지, 교체한다면 누구를 후임으로 할지에 대해 아직 가닥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개각 구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두 차례 개각에서 보여준 ‘거북이’ 인사스타일과 인사 검증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광복절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은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철회’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동기 민정수석을 비롯해 강윤구 사회정책수석,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등 대부분의 수석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 일부 조직의 개편 가능성도 점쳐져 개편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靑 인사기획관 신설 등 정비 가능성 인사에 대한 추천과 검증을 맡을 인사기획관 또는 인사수석비서관의 신설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재민 문화관광체육부1차관 등이 수석비서관에 거론된다. 집권 초 국정과제 선정을 담당했던 국정기획수석실도 정비대상에 올라 있다.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의 통합가능성 등 수석실별 기능재편도 거론되고 있다. 한때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 카드는 아직도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충청권을 아우를 수 있는 ‘화합형 총리’로는 심 대표가 적당하다는 판단에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여당인 한나라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 3~4명의 입각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의원들의 입각 여부도 관심사다. 집권 중반기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충성도가 높고 정치력이 있는 의원들이 정부에 포진해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 지도부의 아전인수식 희망이다. ●경제통 임태희·최경환 입각 거론 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과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은 경제부처 장관에 거론된다. 임 의원과 최 의원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당선인 대변인 출신으로 불교 및 체육계와 인연이 있는 주호영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거론된다. 국회 문방위 간사로 최근 미디어 관련법을 처리하는 데 역할을 한 나경원 의원은 문화부 장관과 여성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홍준표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나 노동부 장관에 기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설 가능성이 있는 정무장관에는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과 충청권 출신 정진석 의원 등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우리말 여행] 가책

    자기나 남의 잘못에 대해 꾸짖어(呵) 나무란다(責)는 뜻이다. ‘가책을 받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다’처럼 쓰인다. 본래 불교 용어였다. 스님들이 수행하다 지켜야 할 바를 어겼을 때 벌 받는 것을 가리켰다. 가책을 받은 스님은 많은 스님들 앞에서 꾸짖음을 당하고 각종 권리와 자격이 박탈됐다. 가책이 풀리기 전까지는 엄격하게 근신을 해야 했다.
  • 휴가지 아직 결정 못했다면

    휴가지 아직 결정 못했다면

    ■ 통영서 바다체험 할까 “‘동양의 나폴리’ 통영에 가면 바다가 즐겁다.” 대한민국 해양레저 중심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7~10일 나흘 동안 ‘제4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이 펼쳐진다.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은 국토해양부가 국민들에게 바다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해양문화에 대한 친근감을 넓히기 위해 2006년부터 해마다 여름 휴가철에 맞춰 개최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바다 스포츠축제. 각 시·도를 대표하는 전문선수는 물론이고 일반인도 참가해 한여름 시원한 바다를 체험할 수 있다. 올해 행사 주제는 ‘푸른 꿈, 힘찬 도전, 밝은 미래’. 경기 종목은 요트·핀수영·비치발리볼·트라이애슬론·카누 등 5개 정식종목과 바다수영·드래건보트·고무보트·수상오토바이 등 4개 번외 종목, 국제아쿠아슬론·전국윈드서핑 등 특별종목 2개로 구성돼 있다. 정식종목에는 각 시·도에서 5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전을 벌인다. 또 번외·특별 종목과 체험행사 등에는 선수와 관광객 등 4만 5000여명이 참여해 해상 스포츠의 재미를 마음껏 즐기고 느낀다. 8일 도남관광단지 일대에서 펼쳐지는 특별종목인 제6회 이순신제독배 국제아쿠아슬론대회에는 8개국 해군사관학교 생도 50명과 동호인 및 선수 150명 등이 참가한다. 행사기간에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바다기차트레킹, 요트, 카누를 비롯한 다양한 해상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또 해양사진대전 전시회(통영시민문화회관), 바다사랑 오행시 짓기와 바다엽서그리기(트라이애슬론광장) 등 여러 문화행사가 열린다. 행사를 주관하는 통영시는 피서철을 맞아 행사기간에 도심지역 도로교통 체증이 심할 것으로 보고 도심 항남동 부두에서 주행사장인 미륵도 사이 바다를 오가는 ‘바다버스’ 96인승 유람선 2척을 운행한다. 제전 참가 선수와 임원은 무료다. 일반 관광객들은 시내버스와 같은 요금을 받는다. 통영은 곳곳에 빼어난 섬 관광지가 많아 해양 축제와 섬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한산면 비진도해수욕장과 봉암해수욕장을 비롯해 섬 산행지인 사량도 지리산, 욕지도 천황산, 항산도 망산, 불교의 섬 연화도, 명상의 섬 오곡도, 꽃의 섬 장사도 등이 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화천 계곡소풍 가볼까 한겨울 산천어축제로 대박을 낸 강원 화천군이 한여름 마을별 ‘여름 마을 계곡소풍’을 열어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화천군의 8개 산골마을이 쪽배캠프의 타이틀 속에 마을별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화천군은 오는 20일까지 마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계곡소풍에 1200~1300여명씩 몰리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화천읍 대이리 딴산마을은 계곡소풍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1350명이 찾았고, 상서면 구운리 산천어마을은 1215명, 사내면 삼일1리 화음동마을은 1115명의 관광객이 참여해 마을마다 피서객들로 붐빈다. 이처럼 계곡소풍 참가자들이 늘자 마을의 관광소득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3일 동안 화천읍 동촌리 산속호수마을은 1460만원, 산천어마을은 72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마을들은 이 기간 민박 수익과 토마토 등 특산품 판매, 체험활동비 접수를 통해 짭짤한 소득을 얻고 있는 것이다. 화천군 오세빈 기획팀공무원은 “주로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잘 갖춘 마을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별 프로그램은 물놀이와 캠핑촌운영 외에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감자·고구마수확, 반딧불이 보기, 다슬기잡기, 족대고기잡기, 밤고기잡기 등 다양하다. 쪽배축제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화천읍 풍산마을과 동촌리 산속호수마을, 대이리 딴산마을, 간동면 파로호느릅마을 하남면 노루목마을와 하늘빛호수마을, 산천어마을, 사내면 화음동마을 등 화천지역 8개 마을 대부분은 쪽배축제가 끝나는 16일까지 계곡소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군사작전 방불케 한 쌍용차 2차 진압 자기가 발의한 법안에 반대표 던진 의원들 돈 되는 환자만 가려 받는 몹쓸 병원들 이탈리아 로또 또 이월…당첨금 2033억원 눈만 높은 미혼 남녀들 2019년에는 서울 어디든 30분내 간다 공무원시험 지역제한 5대 궁금증 해부
  • [쌍용차 진압작전] 지관 스님, 심 전대표·가족 면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4일 오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족 대표단 및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를 만나 면담을 가졌다.이 자리에서 지관 스님은 “더 이상 일이 극단으로 가서는 안 되며 평화적 해결을 위해 기원하겠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인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의 노력과 공권력 자제를 위해 종교계가 나서 달라.”는 심 전 대표의 요청에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답을 전했다. 또 가족들에게는 “아직 낙담하지 말고 가족들부터 마음을 편히 갖고 건강을 유지하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불교계도 녹색에너지 바람 솔솔

    불교계도 녹색에너지 바람 솔솔

    신·재생 에너지 열풍이 사찰에까지 불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3일 사찰에너지 절감과 신·재생에너지 활용 정책 마련을 위해 ‘사찰에너지 사용 개선방안과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을 위한 연구’를 내년 1월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청정도량’이라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사찰도 의외로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냉·난방, 조명, 급탕 등 생활시설은 물론, 종무소·식당 등 각종 부대 시설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규모가 큰 대형사찰은 박물관·문화시설 등을 운영하기도 해 에너지 소모가 만만치 않다. 몇몇 사찰들은 벌써 개별적으로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포항 천곡사, 양산 통도사 등은 지열·태양광 발전 시설을, 김제 금산사는 바이오매스 시설로 자체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외 대부분 사찰이나 선원은 석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름보일러나 심야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또 일부 산중 사찰은 나무 땔감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연구는 친환경 움직임에 발맞춰 종단 차원에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불교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인 셈이다. 청정도량 이미지를 지키고 사찰림 보호 등 환경 보전에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 연구는 이병인 부산대 교수의 총괄로, 여기에 전문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과 LG전자 연구진이 참여한다. 사찰건물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산림청 연구인력, 사찰경관연구 전문가, 문화재에 조예가 깊은 스님들도 함께 한다. 예산은 2500만원 규모. 우선, 이미 대체 에너지를 활용 중인 천곡사, 통도사, 금산사를 포함, 도심사찰, 산중사찰, 선원 등 사찰별 특성을 고려해 뽑은 10개 사찰을 대상으로 사찰에너지 활용실태를 진단할 계획. 향후 이를 바탕으로 사찰에 적합한 대체에너지 기술과 적용 방안 등을 마련한다. 총무원 관계자는 “최근 사찰에서의 에너지 사용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 환경을 고려한 에너지 활용방안 연구를 피해갈 수 없다.”면서 “내년 나오는 결과를 바탕으로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사찰 에너지 시설 개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총무원 사회부는 지난해부터 실시한 ‘사찰림 보호 및 활용방안 정책연구’를 12월쯤 마무리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학술ㆍ종교플러스]

    독도연구소 개소 1주년 학술대회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는 6~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국제질서의 변용과 영토 문제’를 주제로 개소 1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독도와 동아시아-과거·현재’, ‘국제질서의 변용과 영유권 문제’ 등 4개 주제로 나눠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인문학박물관 여름 특별강좌 ●인문학박물관은 22일부터 12주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현실문화의 이해를 위해서-우리 역사속 인물, 제도와 사물의 이해’를 주제로 여름 특별강좌를 개최한다. ‘개인의 이해’, ‘제도와 조직의 이해’, ‘사물과 미디어의 이해’ 등 세가지 강좌가 마련된다. 수강료는 12만원. (02)747-9131. 5일 하안거 해제법회 ●지난 5월9일부터 3개월 동안 하안거(夏安居) 수행을 해온 전국 각지 선원의 수좌스님들은 5일 하안거 해제법회를 갖고 만행에 들어간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이번 하안거에는 전국 95개 선원 2237명의 수좌스님이 정진했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대수선사와 용제선사의 ‘겁화(劫火·세상을 태우는 큰불)’ 공안을 바탕으로 해제법어를 내고 수행을 독려했다. 교회정보화 세미나 개최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산하 교회정보기술대학은 14일 호남신학대학교에서 ‘14회 교회정보화 세미나’를 개최한다. IT매체를 통한 현대목회환경 분석 및 적용에 초점을 맞춘 이번 세미나에서는 교회정보기술대학 학장 이동현 목사를 비롯, 교회 및 IT관련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진다. 참가비 무료. (070) 7001-4569.
  • [도시와 산] 전주 모악산

    [도시와 산] 전주 모악산

    모악산(해발 793.5m)은 전북 대부분의 시·군에서 그 웅장한 자태가 바라다보이는 대표적인 ‘평지 돌출산’이다. 모악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한반도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어 ‘어머니의 산’으로 불린다. 고어인 ‘엄뫼’를 의역해서 모악(母岳)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영험한 기가 뭉쳐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증산교를 비롯한 숱한 신흥종교가 태동했다. 이 산을 중심으로 이상적인 복지사회를 제시하는 불교의 미륵사상이 개화했다. ●온갖 전설 얽힌 무속신앙의 본거지 모악산은 난리를 피할 수 있는 명당으로 널리 알려진 산이다. 각종 무속신앙의 본거지가 됐고, 신흥종교 암자가 난립하기도 했다. 많을 때에는 80여개의 암자가 있었다. 모악산 서쪽 자락 금평저수지 인근에는 증산교 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기를 품은 산이다 보니 세상이 혼란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회개혁을 꿈꿨다. 통일신라 때 억압받던 백제 유민의 고통을 달래준 진표율사, 후백제를 세운 견훤, 조선 중기 ‘천하공물설(천하는 일정한 주인이 없다.)’ 등 혁신적인 사상을 품다 고발당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정여립, 동학혁명의 기치를 내건 전봉준 등 수많은 이들의 혁명정신이 깃든 곳이다. 모악산은 한때 북한 김일성의 시조묘 논란으로 화제가 됐다. 전주 김씨 시조 김태서가 모악산 명당 터에 묘를 써 김일성과 김정일의 운이 발복했다는 설이다. 산이 크고 역사가 깊은 만큼 많은 전설이 얽혀 있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의 무제봉은 기우제를 올리던 곳이다. 조선시대 가뭄 때마다 전주감사가 산 돼지를 제물로 올리고 주민들은 농악을 울리며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무제봉 왼쪽의 장군봉은 많은 사람이 신성시해왔다. 명당으로 소문나 몰래 묘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줄기에 묘를 쓰면 가뭄이 들어 입산금지령까지 내려졌었다. ●접근성 뛰어난 근교산 모악산은 전북 전주시 중인동, 김제시 금산면, 완주군 구이면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전주 도심에서 차량으로 15분 안팎이면 도착할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직장인들이 출퇴근 전·후에도 다녀올 만큼 시민들의 친숙한 쉼터이자 휴양지다. 이름처럼 언제 누가 찾아와도 어머니처럼 품에 안아주는 정겨운 산이다. 삶의 고단함과 괴로움이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의욕이 용솟음치는 기운을 준다고 한다. 동편 자락에는 전북도립미술관이 있어 건강을 챙기고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산 주변은 경관이 아름답고 환경이 좋아 전원주택지로 인기가 높다.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 자락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일찍 터를 잡았다. 3.3㎡에 70만~100만원을 호가하지만 매물이 없을 정도다. 남서쪽 자락인 전주시 중인동 일대도 전원주택들이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전주시가 완산체육공원을 조성해 찾는 시민들이 급증했다. 모악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이동훈씨는 “모악산은 산세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불교, 증산교, 천주교 등 각종 종교문화가 발달한 특별한 지역”이라며 “탐방객이 연간 100만명에 이를 만큼 전북도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호남의 명산”이라고 말했다. ●호남 4경의 아름다운 산 모악산은 봄경치가 아름답다. 모악춘경(母岳春景)은 호남사경(湖南四景) 가운데 제일로 꼽힌다. 4월에 피는 벚꽃과 배롱나무 꽃은 장관이다. 두번째가 변산반도의 하경(夏景)이요, 세번째는 내장산의 단풍, 네번째가 백양사의 설경(雪景)이다. 봄이 아니어도 모악산은 수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정유재란, 동학농민운동,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큰 나무는 거의 베이거나 불에 탔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빠르게 상처를 회복했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모악산은 도시 근교에 있지만 멸종위기 생물들이 서식할 만큼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계가 건강하다.”면서 “전주시의 녹지 핵심공간으로 보호하고 가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산이지만 등산코스는 만만하지 않다. 4개의 등산코스가 모두 2시간30분 이상 소요된다. 가장 인기 좋은 완주군 구이면 주차장~대원사~수왕사~금산사 주차장 코스는 4시간이 걸린다.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 들머리에서 고은 시인의 시비를 지나면 왼쪽에 선녀폭포, 사랑바위, 선녀다리를 만난다. 선녀와 나무꾼이 사랑을 속삭이다 노여움을 사 바위로 굳어져 석상이 됐다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20분쯤 오르면 보덕화상의 제자 대원스님이 창건했다는 대원사에 이른다. 증산교 창시자 강일순이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유명하다. 정상에는 방송사 중계탑이 있다. 최근에 옥상을 공개해 산 정상을 도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민원이 다소 가라앉았다.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동으로는 한폭의 수채화 같은 구이 호반이 눈길을 붙잡는다. 서쪽으로는 호남평야가 발아래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변산반도까지 보인다. 남쪽으로는 멀리 내장산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북으로는 전주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구이, 금평 등 대다수 저수지와 하천은 그 물의 근원을 모악산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관개시설인 벽골제도 젖줄이 모악산에 닿아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시대를 노래하는 안치환 4년만에 소극장 무대로

    시대를 노래하는 안치환 4년만에 소극장 무대로

    “고인 물이 아닌 늘 흐르는 강물처럼 뮤지션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만큼 앞으로도 그만큼 더 흘러가고 싶습니다.” ‘우리 시대의 노래꾼’ 안치환과 그의 밴드 자유가 오랜만에 소극장 공연을 펼친다. 오는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콘서트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박수!’를 여는 것. 안치환과 자유의 소극장 공연은 지난 2005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소극장 공연에 대해 “관객과 밀착돼 있어 부담스럽지만 훨씬 친밀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서 “바로 앞 관객의 눈을 마주 볼 용기는 아직도 없지만 대극장이 관중이라는 대상을 향해 노래하는 기분이라면 소극장은 한사람 한사람에게 노래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음반에서 고르게 노래를 골라 여름 끝자락을 시원하게 만들 예정이다. 일관성과 진정성, 치열함과 진지함, 시대와 삶, 사람과 사랑, 그리고 위안과 희망이 고스란히 담겨지게 된다. ‘자유’, ‘너를 사랑한 이유’, ‘당당하게’,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위하여’ 등 히트곡을 비롯해 신곡도 한곡 정도 선보일 예정. 지난해 말 정호승 시인의 작품을 노래로 옮기며 두 번째 시노래 앨범인 9.5집을 발표했던 그는 내년 상반기쯤 10집 발매를 생각하고 있다. 틈틈이 노래를 만들며 현재 30여곡을 녹음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그는 나이에 걸맞은 깊이와 내용을 담은 앨범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요란한 볼거리가 아니라 노래와 사운드에 집중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고 소통하는 무대로 꾸려진다. 익숙했던 노래들은 새롭게 편곡된 사운드로 성큼 다가선다. 밴드 음악의 거친 면과 전자음을 최대한 배제해 자연스러운 울림과 어쿠스틱한 느낌을 살릴 계획이다. 안치환은 “쇼적인 모습을 배제하고 저의 땀방울 하나하나는 물론, 연주자들의 세밀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등 오직 음악으로 진정한 노래를 들려주겠습니다.”고 말했다. 4만~4만 4000원. 1544-1555, 1588-7890.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파견 △미래기획위원회 이국형 ■행정안전부 △전남도 행정부지사 이개호△기업협력지원관 박경국 ■환경부 ◇국장급 전보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정회석 ■방위사업청 △기획조정관실 규제개혁법무담당관 김대희 ■우정사업본부 ◇부이사관 △우편사업단 소포사업팀장 홍만표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 조재일△기획조정실장 이주혁△임상연구대외협력〃 남병호◇연구소△암관리연구과장 윤영호◇부속병원△갑상선암센터장 정기욱△전립선암〃 이강현△소아암〃 박병규△특수암〃 유헌△지원진료〃 김호진△진단검사〃 이건국△적정진료관리실장 겸 감염관리실장 최영주△마취통증의학과장 겸 수술실장 김지희△중환자실장 조대순△응급〃 정진수△외래주사치료〃 박숙련△장기이식〃 이광웅◇국가암관리사업단△암검진사업과장 전재관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업신용관리실장 김정영△기술연수〃 김원종△이러닝연수〃 김대규△경북동부지부장 이은성△울산지역본부장 조영규△경영혁신실 총무팀장 박창기 ■전북도 ◇직급 승진△지방이사관 문명수 이금환◇직위 승진△건설교통국장 직무대리 홍성춘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부학장 전재성△농업생명과학대학 교무부학장 김기선△〃 학생부학장 김정한△국제대학원 부원장 은기수△법과대학 학생부학장 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부원장 송옥렬△교수학습개발센터소장 임경훈△기초과학공동기기원장 박동은△기초교육원 부원장 정자아 ■서울대 발전기금 △사무처장 조성곤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 장하성△산학협력단 부단장 겸 안암산학협력실장 윤철원△양성평등센터장 겸 여학생감 이미혜 ■건국대 <충주캠퍼스> △사회과학대학장 박남규△디자인조형〃장 명계수△KU미디어센터장 최영근△언어교육원장 탁계래△교양학부장 이우학△자율전공학부장 장이채 ■세계일보 △논설위원실장 백영철 ■KBS △정책기획센터 지역정책팀장 김부일△포항방송국장 임오진 ■불교방송 <보도국> △정치외교팀장 김봉래△경제산업〃 박경수 ■신한금융지주 △리스크관리팀 상무 이삼용△전략기획팀장 정운진△감사〃 이영철 ■신한은행 △시너지지원본부 팀장 이재근△전략영업본부〃 이준권△기업고객부 〃 박현준△FSB연구소 〃 이준구△여신심사부 선임심사역 이환용 임영하 홍기운△리스크총괄부장 조재희◇지점장△가좌동 성영수△강남스포월드 안효진△경기광주 정영식△계동 황규현△구성언남동 박호광△구월힐스캐슬 곽의권△구의현대아파트 이형락△국민연금강남 윤현호△군자역 송윤식△남원주 김대수△도곡남 박종오△동래중앙 이기학△둔촌2동 송만금△마포 장준현△명일동 박민영△목3동 이정호△부천역 최명기△부천위브더스테이트 최용준△비산동 이창희△삼성동아이파크 최성조△서산 이명훈△성내역 김영수△숭실대역 임대연△신월중앙 이민호△쌍문동 서동재△쌍문역 김원배△암사역 오세성△압구정중앙 이하영△언주로 탁승훈△영통대로 김보현△울산북 조동철△월배 김춘환△은마아파트 배승훈△이수역 이병도△인천국제공항 김일조△일산호수공원 임채성△잠원동 허일곤△정릉 최창학△제기역 윤종준△주안남 김인중△철산동 장기탁△테헤란로 윤창길△퇴계원 김영성△하남풍산 임연택△서초남 금융센터 최광해△스타시티 금융센터 장래관△신한 Private Bank 강남센터 진영섭△풍무동 김재철◇금융센터장 겸 PRM△가락동 문만호△강남 조영준△김해 한순금△반포남 안해준△송현동 이명규△시화스틸랜드 현홍주△역삼역 구본익△의정부 조상열△충무로극동 정상용◇기업금융센터장 겸 PRM△광화문 김명홍△부전동 김웅조△시화 김순종△안산에스버드 권순섭◇기업금융센터 지점장 겸 PRM△남동공단 최동영△시화중앙 최동욱△역삼동 이필수△평천 이연호◇이동△대기업영업부장겸 PRM 편흥섭 한창우△GS타워 대기업금융센터장 겸 PRM 민정기△동경지점 조사역 이효선△기업여신관리부 심사역 박희조△검사부 검사역 신오식 ■KT텔레캅 ◇전무 △경영부문장 박원상 ■한라건설 △해외담당 부사장 이형신
  • [학술·종교플러스]

    어문硏 40주년 기념 강연회 ●한국어문회와 한국어문교육연구회는 3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동 한국어문회관 강당에서 창립 40주년 기념강연회를 연다. 한국어문교육연구회는 1969년 국어학자 이희승 선생을 초대 회장으로 추대해 출범한 이래 국어국문학 학술연구와 국한혼용 어문운동을 전개해 왔다. (02)6003-1405. 조계종 시스템평가 종책좌담회 ●불교미래사회연구소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책좌담회 ‘변화와 합리적 개혁을 이야기한다’를 개최한다. 오는 10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마련된 이 행사에서는 지난 94년 확립된 현 종단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종단 운영 방안 등을 모색해 본다. 이학종 미디어붓다 기자의 사회로 현응스님(중앙종회의원, 전 해인사 주지), 법안스님(불교미래사회연구소 소장),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 등이 토론을 나눈다. (02)725-4277. 그리스도교 2000년 DVD 출시 ●성베네딕도 수도회는 기독교 역사를 다룬 교회사 다큐멘터리 ‘그리스도교 2000년(원제·2000 JAHRE CHRISTENTUM)’ DVD 세트를 출시했다. 1999년 독일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전세계 30여개 언어로 번역됐고, 국내에는 수도회 임 세바스찬 신부의 주도로 2002년 판권을 사와 7년 동안 번역·더빙을 했다. www.benedictmedia.co.kr.(054) 971-0630.
  • “인권·복지 힘쓰는 게 종교 사명”

    “인권·복지 힘쓰는 게 종교 사명”

    “중생을 위해 인권과 복지에 힘쓰는 게 종교의 사명입니다.” 서울 삼천사 주지 성운(68) 스님은 1994년부터 진관동에서 노인전문요양원 인덕원을 운영하고 있다. 새달 시설 재개관을 앞두고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난 스님은 기운이 넘치는 모습으로 “종교와 복지는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 말처럼 스님은 출가 이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복지분야를 공부했다. 1970년대 후반 처음 삼천사 주지로 부임한 스님은 당시 무허가 판자촌이 즐비하던 진관동의 모습을 보며 “국가가 돌볼 수 없다면 종교가 복지의 손을 내밀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서원을 세워 10년 넘는 노력 끝에 세운 게 복지법인 인덕원. 이후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현재는 그 이름으로 35개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노인전문요양원 인덕원이 정부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을 계기로 시설을 확충하고 재개관을 한다. 건물은 총면적 6400여㎡에 최신 시설을 갖추고 방문요양 160명을 포함, 총 400명이 넘는 노인을 수용할 수 있다. 특히 북한산에 둘러싸인 풍광을 자랑하며, 그 특성을 살려 태양열을 사용하는 친환경 건축을 했다. 또 한의사 도광 스님을 비롯, 각 분야 전문의들이 매일 진료를 해 의료서비스 질도 높였다. 거기다 스님은 “시설은 종교편향 없이 운영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불교 시설임에도 ‘예수마을’, ‘마리아의 집’ 등 공간을 만들었고, 자신의 신앙에 따라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복지 때문에 신앙의 존엄과 가치가 손상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스님은 여기에 “우리 사회는 점점 다문화·다종교가 되는데 이럴 때일수록 성직자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복지 문제를 꾸준히 공부한 만큼 노인복지 정책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는다. 그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이달로 시행 1년인데,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수급계층 가정이 노인 부양에 부담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인복지 예산도 우리 경제수준에 맞게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신부·스님 나란히 유럽 가톨릭 체험기 출간

    신부와 스님의 유럽 가톨릭 체험기가 나란히 나왔다. 서울 한남동 천주교 성당 김형찬 주임신부와 대구 선본사(갓바위) 주지 향적 스님이 각각 직접 몸으로 부딪친 이탈리아 성지순례기와 프랑스 수도원 체험기를 냈다. ‘땅 위에는 하늘을 담은 곳이 있다’(주심 펴냄)는 지난해 4월 김 신부가 본당 신자 30여명을 인솔하고 이탈리아를 다녀온 뒤 썼다. 한국인들이 잘 찾지는 않지만 성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몬테카시노, 피에트렐치나, 란치아노, 아시시, 시에나, 로마 등 10여개 도시를 10일간 돌아본 기록이다. “해외여행 정보와 자료는 많지만 성지순례의 특성을 살린 정보는 드물어 안타까웠다.”고 밝힌 김 신부는 이 여행을 위해 직접 순례코스를 짜고 신도들을 위한 현지 가이드 역할도 했다. 애초 기획처럼 진정한 의미의 순례가 될 수 있도록 현지 성당마다 들러 미사를 올리고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책은 영성을 위한 길을 떠나는 일행의 여정이 잘 나타나 있다. 곳곳에 가톨릭 신앙에 대한 해석도 함께 전하고, 사제로서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들도 소개한다. 또 순례 안내서로서 방문했던 성당의 전화번호·홈페이지는 물론 미사·순례 시간, 일행이 머문 호텔 위치 등 유용한 정보도 함께 담았다. 1만 5000원. 한편 향적 스님의 ‘프랑스 수도원의 고행’(금시조 펴냄)은 20년 전 스님이 프랑스 피에르키비르 수도원에서 수행했던 것을 인연으로 낸 체험기다. 1년가량 수도사들과 함께 생활한 스님은 “불교의 묵조선(默照禪)과 수도원의 묵상기도나, 육체노동의 신성함을 강조하는 등 둘 사이의 공통점을 보면 동서양 종교의 근원은 결국 하나의 물줄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감상을 밝히며, 승려의 눈으로 본 수도원 생활을 전한다. 스님은 저술을 위해 최근 다시 프랑스 수도원을 들렀다고 한다. 책에는 체험기 외에도 이해인 수녀와의 종교화합 대담을 비롯, 각종 기고 칼럼과 법문도 함께 모았다. 책 후미에는 체험기 일부를 불어로 번역해 실었다.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5080] “환경 살리고 건강 챙기고 지역발전 돕고”

    [5080] “환경 살리고 건강 챙기고 지역발전 돕고”

    울산 삼산동에 사는 이경순(54·여)씨는 울산시내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의 환경감시원이다. 50여년 태화강을 바라보며 울산 토박이로 살아온 이씨는 “태화강이 삶의 동반자”라고 말한다. 몇 해 전만 해도 태화강은 쓰레기가 나뒹구는 하천이었다. 밤에 몰래 오물을 투기하는 사람이 많아 아침이면 태화강은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그래서 이씨는 태화강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이 서려 있는 태화강을 살려야겠다고 다짐하고 지역 환경감시원이 됐다. 이씨는 “태화강은 내 집의 일부”라면서 “태화강을 지키는 것이 삶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환경감시원이 돼 매주 2~3번씩 태화강변을 걸으니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면서 “환경감시원은 환경도 살리고 건강도 지키고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 일도 하니 일석삼조”라고 덧붙였다. 현재 태화강은 이씨를 비롯한 환경감시원들의 노력으로 천혜의 백로 서식지, 까마귀 월동지로 거듭났다. 대전 만년동에 사는 양정호(59)씨는 독실한 불교 신자다. 그는 매주 한 번씩 가까운 사찰을 찾아 108배를 하며 신앙을 쌓았다. 양씨는 불교 교리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 하나가 미물의 생명도 존중하며 자연환경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불교의 기본 교리였다. 그래서 양씨는 자신의 신앙심을 실천에 옮기고자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소양교육을 받고 명예환경감시원이 됐다. 환경감시원 활동이 신앙심에서 비롯됐다는 양씨는 “금강이 오염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지키는 일을 사명감을 갖고 한다.”면서 “환경감시원은 감시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쓰레기도 줍는 ‘환경관리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나이가 들었지만 집에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활동을 하니 더 좋다.”면서 “집안에서 아무일도 하지 않는 5080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원불교 해외포교 박차

    원불교 해외포교 박차

    우리의 민족종교도 세계종교가 될 수 있을까. 원불교는 최근 미국 뉴욕 컬럼비아 카운티에서 첫 해외 총부인 ‘원불교 미주 총부(Won Dharma Center)’의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해외포교에 박차를 가했다. 총부는 각 지역 교당들을 관할하는 중앙종무기관. 현재는 익산에 있는 중앙총부가 유일하다. 이번에 건물 기공식을 연 미주총부가 내년 종무를 개시하면 중앙총부와는 별개로 그 지역 교당들을 총괄하게 된다. 곧 한국원불교와는 별개의 미국원불교 교단이 생기는 셈이다. 미주총부는 원불교 해외포교 50년 만에 이룬 성과다. 1957년 이제성 종사가 미국 LA에 교당을 세운 것이 원불교 해외포교의 시작. 그후 교민들의 신앙생활을 중심으로 미국은 물론 중국·일본 등 이웃국가와 독일·프랑스 등 유럽 지역까지 포함, 세계 각지에 원불교 교당이 세워졌다. 현재 해외교당 수는 65개로 그 중 25개가 미국에 있다. 미국은 최초 해외 포교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지만, 한국 교민들이 많아 해외포교 거점 역할을 하기에 수월하다. 또 미국에는 4년 전 원불교미주선학대학원을 세워 자체적으로 성직자를 배출하고 있다. 중앙총부 하상덕 교무는 “원불교는 교법 자체가 복잡한 것을 지양하고 실질성을 추구하는 생활종교라는 점이 해외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미주총부는 원불교가 세계종교로 거듭나는 데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11월 준공될 미주총부 건물은 약 172만 2000㎡(52만 2000여평) 구역 안에 선방과 대법당 등 종교시설과 함께 편의시설, 행정시설, 교역자·훈련객 숙소 등을 갖췄다. 원불교는 이외에도 해외포교 활성화를 위해 기본 교리서인 ‘정전(正典)’과 창종주의 언행을 담은 ‘대종경(大宗經)’을 20여개 언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국립중앙박물관 중국실 개편

    국립중앙박물관 중국실 개편

    국립중앙박물관의 아시아관 중국실이 훨씬 재미있고 흥미로워진다. 21일 새롭게 문을 여는 중국실의 전시품 100여점 중 70점 이상이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것들로 채워진다. 목재로 만든 사천대왕, 신석기시대 토기, 명대의 화려한 도자기와 회화 등등. 이번 전시는 ‘권력의 상징-중국 예기’, ‘고대 중국인의 생활-명기와 도용’, ‘중국인의 고대종교-불교’, ‘흙의 신비-중국도자’ 및 ‘선의 예술-중국회화’ 등 모두 5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특히 우리나라 비슷한 시기의 문화 예술과 비교 설명하면서 관람의 재미를 한층 더했다. 예컨대 농사의 고단함과 수고로움을 표현한 작자미상의 청나라 시대에 제작된 ‘빈(주나라의 옛이름)풍칠월도’는 모두 24폭의 두루마리 그림으로서, 한 해 농사를 짓는 동안 겪는 즐거움과 수고로움을 표현한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의 모체가 된다. 또한 실제 성인 남성의 키에 가까운 165㎝ 높이의 ‘증장천왕’(사천왕상 중 남쪽을 지키며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은 국내 사천왕상에서 보기 드물게 목재로 만든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화재와 전쟁 등으로 대부분 토기로 만들어져 있는 것들만 남았다. 이밖에 네 번째 마당 ‘흙의 신비’에서는 중국의 대표적 문화재인 도자기를 생산지역 가마터 별로 분류해서 시대적, 지역적 특징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를테면 월주요, 요주요, 정요 등이다. 아울러 고려청자, 조선백자의 기원이 될 수 있는 도자기도 함께 전시해 한국과 중국의 도자기 문화관계에 있어 통시적, 공시적 이해를 높였다. 박물관 아시아부 관계자는 “2005년 처음 문을 연 뒤 두 번째로 개편한 중국실 전시를 통해 중국 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 및 한국 문화와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국보유물 詩로 되살아나다

    ‘국보사랑’을 위한 시인들의 발걸음이 이제 막바지에 달했다. 한국시인협회는 오는 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마지막 ‘국보순례 시낭송회’를 가진다. 마무리를 기념해 새달 12~13일에는 강원도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관련 세미나 및 시낭송회도 가진다. 올해 처음 시작된 ‘국보순례 시낭송회’는 우리 국보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노래하자는 취지로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백제문화권(공주박물관)을 거쳐, 6월에는 신라문화권(경주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각 지역 출신 시인들이 그 지역 주요 국보들을 하나씩 맡아 시로 써냈다. ●지난 5월 백제 문화권서 시작 이번 서울에서 열리는 낭송회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박물관 가는 날’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그동안의 행사가 지역 대표 국보들을 주로 노래했다면 이번 행사는 종합적인 성격을 갖는다. 김남조, 김종길, 신달자, 성찬경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30여명이 ‘숭례문’, ‘종묘’ 등 서울 지역 국보 외에도 ‘다보탑’, ‘금산사미륵전’ 등 각 지역 주요 국보들을 함께 노래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재 유물 중에는 ‘금동미륵보살반가상’(국보83호)이 시로 쓰였다. 시인 김종길의 ‘금동반가사유상’이란 작품에서 ‘인간의 업고여, 생로병사여, / 그러나 그것들로부터는 아득히 벗어난 / 오히려 앳되고 예쁜 젊은 그 얼굴!’이라고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노래한다. 또 이 행사의 계기가 되기도 했던 불타 버린 ‘숭례문’(국보1호)은 김남조 시인이 시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숭례문’이란 작품에서 ‘순결한 큰 가슴이여 / 불과 재를 털고 일어서는 새 새명의 영험으로 / (중략) / 시작은 있으나 끝은 없는 / 신의 수명이시옵소서’라고 숭례문의 불멸을 노래했다. ●대표시인 100인 참석 국보사랑 뜻 기려 이날 행사는 개인 시낭송 외에 시인 여럿이 돌아가며 시를 읽는 ‘입체 시낭송’이라는 이채로운 행사도 준비된다. 총 30여편의 시가 낭송되며, 낭송자 외에도 한국의 대표시인 100인이 참석해 국보 사랑을 위한 뜻을 함께 기린다. 한편 새달 열리는 세미나는 3개월 간 진행된 시낭송회의 성과를 점검해 보는 자리로 마련된다. 전 문화재위원장인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으로 진행되며 ‘현대시와 불교문화재’, ‘현대시에 나타난 국보의 이미지’ 등을 주제로 시인 오세영 서울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최동호 고려대 교수 등이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을 한다. 한국시인협회 회장 오탁번 시인은 “우리는 해외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자주 노래하면서도 정작 우리 문화재에 대한 소중함을 너무 모르고 있다.”면서 “우리 국보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형문화재나 역사 속 위인들을 시로 써서 그 정신을 되새기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개월 간 시인 160여명이 쓴 160여편의 국보창작시는 올 11월 책으로 묶여 나올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시인 고은 이어 소설가 황석영 급부상

    ‘고은, 박경리, 황석영, 조정래, 이문열, 김지하….’ 국내 작가들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을 점쳐 볼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국내 신문, 방송 문학담당 기자들은 노벨상이 발표되는 매년 하순 즈음이면 ‘올해야말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 있다.’는 식의 기사를 쓴다. 또 후보로 올라 수상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여겨지는 문인-지금까지는 거의 고은 시인이었다-의 집 앞에 기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진을 치는 것도 연례 행사가 됐다. 물론 아직껏 국내 문단에서는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1901년 노벨문학상이 제정된 이후 105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최종 후보 5명은 물론, 1차 후보 200명 명단도, 선정 기준도, 그 어떤 것도 공개된 바가 없다. 그저 국내·외 언론 등에서 추측할 뿐이다. 어쨌든 국내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에 몇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연말 수상자 발표석상 마이크 앞에 선 스웨덴 한림원 사무총장의 입에서 국내 작가의 이름이 불려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벽이 있다. 국내의 문학적 성취를 세계적 보편성으로 공유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늘 얘기되다시피 ‘번역’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최명희의 ‘혼불’, 박경리의 ‘토지’ 등에서 빈번히 등장하곤 하는 토속민의 삶과 정서, 문화 등에 녹아든 살가운 방언을 다른 문화권의 언어로 바꿔서도 작품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에서 답은 나온다. 번역을 거쳐 작가의 일부 문장과 표현이 훼손될지라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원형이 남도록 만드는 것이다. 불교와 동양사상의 바탕 위에 서구 신화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 세계를 가진 고은이 어느 작가들보다 더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며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고은이 1970~80년대 민주화운동가로서, 또한 1990년대 미국 하버드대 초빙교수로 다녀오는 등 문인으로서도 활발한 국제 활동을 해왔던 점도 충분히 감안되는 요소다. 이와 같은 작품 세계, 작가의 개인 이력 등 측면에서 갖는 강점은 황석영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되며 최근 들어 노벨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지리산 야단법석/김성호 논설위원

    경황없이 시끌벅적한 상황의 속칭인 야단법석. 세속의 어수선한 뉘앙스와 달리 불교계의 야단법석은 정제되고 경건한 의미를 갖는다. 야외에 세운 단, 야단법석(野壇法席). 야외에서 부처님 말씀을 듣도록 마련한 자리라는 뜻이다. 지금이야 큰 법당이며 번듯한 사찰이 널렸지만 부처님 재세 시에야 그리 넉넉했을까. 오가다 조그만 자리 하나 깔아 법을 전해 듣던 소박한 공간의 이름이다. 전법·설법의 작은 종교적 공간이지만, 야단법석은 크기에 제한되지 않는 열린 소통의 큰 자리로 통한다. 많은 불교경전이 보여 주듯 스승과 제자, 출가승과 재가불자들의 꺼림 없는 대화와 토론장인 셈이다. 보시를 중시해 모든 이들이 차별없이 동참하는 무차법회(無遮法會)며 무차선회(無遮禪會), 무차회…. 이 자리들은 바로 덕과 자비를 골고루 나누고 받자는 야단법석의 연장이다. 다음달 중순 지리산 자락의 실상사 일원에서 흥미로운 야단법석이 열린다. 닫힌 선방을 벗어나 전국을 돌며 민초들을 만나는 탁발순례를 이었던 도법 스님이 별러 온 자리란다. 이번엔 한국불교 수행풍토를 작정하고 겨눌 모양이다. 전국선원 수좌대표 스님에게 수행에 대한 질문도 21개나 보내 놨다니 아무래도 법석이 심상치 않다. 법석은 역시 무차의 법회로 진행된다고 한다. 4박5일간 매일 두 시간씩 스님, 일반인 상관없이 하고 싶은 말들을 다 꺼낼 수 있다니. 불교수행에 의문과 의심을 품었던 이라면 회심의 자리가 될 법도 하다. 한국 불교에선 철통같은 간화선 수행법을 놓고 부닥칠 절벽끝 담론들이 어찌 정리될지 궁금하다. 가뜩이나 “수행 따로 삶 따로”라며 불교풍토에 화살을 겨눠 온 도법 스님이었으니…. 저 멀리 지리산 자락의 야단법석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건 한국 불교계에 정색하고 의문부호를 던진 도법 스님의 행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쌓이고 막힌 의문들을 속시원히 꺼내 흔들어 보자는 열린 소통에 대한 쏠림이 아닐까. ‘헌정사상 초유의 국회 본회의장 여야 동반점거’ 우리네 선량님들, 코흘리개들도 식상해하는 코미디 법단(法壇) 싸움을 내려놓고 여의도 가까운 한강 둔치에라도 나가 소박한 야단법석 한번 벌여봄이 어떨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新아시아시대-성장의 원천] 템플스테이 참석 아시아 유학생 4인 참선 세계화 좌담회

    [新아시아시대-성장의 원천] 템플스테이 참석 아시아 유학생 4인 참선 세계화 좌담회

    문화가 경쟁력의 첨병이자 원천인 시대다. 한국의 경제력 지위에 비해 국가브랜드 인지도는 상당히 낮다.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에서 힘을 모아 ‘한국 고유의 것’을 찾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려는 이유다. 외국인들이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참선과 한식의 세계화는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까 진단했다. 불교는 세계적으로 퍼져 있지만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간화선(看話禪)’의 전통이 남은 곳은 한국뿐이다. 그 때문에 화두를 들고 마음을 닦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승려들이 부지기수다. 지난해 템플스테이를 통해 참선을 체험한 외국인도 2만명이나 된다. 간화선이 고유한 한국 불교의 전통이 된 가운데 한국의 참선문화를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에 대중화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서울을 찾은 아시아계 유학생 네 명에게 한국 참선문화의 현주소와 세계화를 위한 대책 등을 들어봤다. 조선계 중국인 이미옥(26)씨와 카자흐스탄 고려인 안젤리카 김(20),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김흠(21), 중국인 가전초(21)씨 등이 그들이다. 한국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년간 생활했다. 이들은 지난달 27~28일 서울 화계사(주지 수경 스님)에서 템플스테이를 직접 체험했다. 화계사는 국제선센터를 마련하고 매주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열고 있다. 좌담회는 지난달 29일 서울신문사에서 열렸다. →일정을 간략히 설명해 달라. 이미옥(이하 이) : 저녁 9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났다. 날이 밝을 때까지 참선한 뒤 예불을 드렸고, 오전에는 울력과 산행, 오후에는 다시 참선을 했다. 참선은 하루 네 번 정도 한다. →다들 템플스테이가 처음인데, 참선을 처음 해본 느낌이 어떤가. 이 : 잡생각이 많이 들더라. 가려움, 통증 같은 몸의 감각부터 사소한 걱정거리들, 또 왜 난 여기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평소에는 자유롭게 이런 고민들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였다. 안젤리카 김(이하 안) : 계속 앉아 있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받던 스트레스를 잊고 푹 쉬어 본 건 이때가 처음이 아닌가 한다. 주변에서 자동차나 휴대전화 벨소리 등 소란스러운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으니까 긴장이 풀리고 편해지더라. 가전초(이하 가) : 스님들이 하시는 걸 보니 쉬워 보였는데 한 시간도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잠이 너무 왔다. 큰소리로 말하는 사람도 없었고 염불소리조차도 너무 조용한 시간이었다. 김흠(이하 김) : 참선은 혼자 하는 것 같으면서도 깨고 나니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강해진 것 같았다. →이번 체험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던가. 안 : 공동 생활 속에서 한국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던 게 좋았다. 바쁜 일정이 아니라 천천히 생활하니 사람들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평소와 달리 전통을 화제로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 좋았다. 또 다도와 아리랑을 배우는 코너도 있어 유익했다. 김 : 새벽 3시에 일어나 등산, 참선, 울력 등을 조금도 쉴 새 없이 해나가다 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의 근면성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가 : 잠도 안 자고 3000배를 하는 사람도 봤다. 108배를 하면서 나는 20개만 해도 힘들던데. 그런 걸 보면 한국인들은 정말 부지런하다. →한계도 있었을 듯한데. 이 : 동양권은 모두 어느 정도 불교적 바탕이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 사람들이 참선수행만으로 한국의 문화가 특색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분명 한·중·일과 동남아지역 불교는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인들이 그 차이를 분명히 느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사찰을 둘러싼 자연환경이나 음식 등 생활 분야 체험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됐다. →동아시아 지역은 한류열풍이 한창이었는데 정신문화 부분은 어떤가. 이 :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많이 들어오는데, 대부분 가요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다. 전통보다는 현대적인 발전상이나 유럽 문화의 모방을 보여주는 게 많다. 인기드라마였던 ‘대장금’도 배경은 과거지만, 거기에서도 참선수행 같은 전통 불교문화나 전통사상을 소개한 적은 없다. 나 역시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한국에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몰랐을 거다. →체험에서 힘들었던 점은 뭔가. 가 : 방이 너무 좁았다. 다섯 명이 함께 잠을 잤는데, 그런 게 익숙지 않아 잠자리가 너무 불편했다. 안 : 더운 건 참을 만했다. 하지만 침대 없이 자려니 어깨가 너무 아팠다. 그리고 한순간에 생활패턴이 바뀌니 자고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 : 의사소통 문제가 제일 힘들었다. 화계사는 외국인을 위한 기반이 잘 갖춰진 곳이었고, 스님들의 영어도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일괄적으로 영어로만 진행하다 보니 다른 언어권 사람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수행은 몸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두를 던지는 등 말로 전할 부분도 있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되더라. →해외에서 같은 수행을 한다고 할 때 보완할 점은. 이 : 정신적인 바탕을 알아야 체험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언어 번역이 아니라 그 수행이 갖는 역사적·사상적 의미를 제대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가진 통역인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의 자연과 사람들, 그리고 이 분위기를 고스란히 옮길 수는 없다. 프로그램 자체는 옮겨가더라도 운영은 장소에 따라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안 : 잠자리나 음식 등 생활의 불편은 있었지만, 나는 그렇다고 외국인들이 편한 방식으로 모두 바꾸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정통적인 방식대로 외국인들이 생활해 보는 것도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어떻게 자고 무얼 먹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체험하게 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김 : 나는 아직 왜 스님들이 고기를 안 먹고 또 삭발을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것을 하나하나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참선수행이나 사찰체험을 해외에서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어떤 의미이고 무슨 메시지가 있는지를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체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문화적인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얻어 갈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가 : 나역시 금기라서 고기를 먹을 수 없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더 잘 알았더라면 밥을 먹는 순간에도 뭔가를 느꼈을 것이다. 체험 전에 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저변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리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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