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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관 10주년 맞는 리움 230점 보물 창고 열었다

    개관 10주년 맞는 리움 230점 보물 창고 열었다

    높은 산과 기마소년의 설화적 연출이 돋보이는 ‘산정도’(1960). 지난해 타계한 박노수 화백이 한지에 채색한 이 작품은 절제된 색채와 간결한 선묘로 한국화의 새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하지만 이 작품이 수년 만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무려 2개월이 소요됐다.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작품이었지만 전시장에 내놓기에는 이미 너무 색이 바랜 탓이다. 이 그림을 입수해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삼성미술관 리움 측은 지난한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색감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오는 10월 19일 개관 10주년을 맞아 리움미술관이 19일부터 12월 21일까지 이어 가는 ‘교감’전에는 ‘산정도’ 외에 임옥상의 ‘새’ 등 20여점의 근현대 미술품이 처음으로 삼성미술관에 내걸린다. 전체 84점의 근현대 미술품 가운데 4분의1이 넘는 숫자다. 이번 기획전에는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국보 217호)와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군선도’(국보 139호), 불교미술품인 ‘신라묵서 대방광불화엄경’(국보 196호), ‘아미타삼존내영도’(국보 218호) 등 117점의 고미술품도 나온다. 국보급 24점과 보물급 34점 등 주요 유물만 50점이 넘는다.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가 함께 한 전시에 나오는 건 처음이다. 총 230여점이 나오는 전시는 상설·기획 전시실을 아우르는 리움의 첫 전관(全館) 전시다. 기획전시실에 펼친 신작 13점을 제외하면 삼성미술관이 리움, 플라토, 호암을 통틀어 내놓는 베스트 컬렉션으로 삼성가 소장 미술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자리다. 서도호, 문경원, 전준호 등 국내 작가들의 신작, 올라푸르 엘리아손, 데이미언 허스트, 나와 고헤이, 장샤오강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까지 더해졌다. 우선 상설전시실 1관에선 ‘시대교감’을 주제로 대표적 고미술 소장품과 현대미술 작품을 연계해 시간을 초월한 예술작품 간의 교감을 시도한다. 김수자의 명상적 영상작품과 이수경의 흑자 조각, 서도호의 작품 외에 불교 미술품과 자코메티, 로스코의 작품 등을 함께 내놔 시공을 넘나드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이곳에선 ‘백자철화매죽문호’(보물 1425호), ‘분청사기조화절지문편병’(보물 1229호) 등이 새롭게 공개되며 겸재와 단원의 고서화 외에 산수화의 대가인 이인문의 ‘송하관폭도’ 등이 나온다. 2관에선 ‘동서교감’을 주제로 동시대 동서양 미술이 교감을 나눈다. 박서보의 ‘묘법 88813’, 정창섭의 ‘작품 63’ 외에 안젤름 키퍼의 ‘고래자리’, 중국 미술 2세대 작가 쩡판즈의 ‘강산이 이토록 아름다우니’ 등을 만날 수 있다. 요제프 보이스의 ‘곤경의 일부’, 바티 커의 ‘라오의 거울’, 데이미언 허스트의 ‘피할 수 없는 진실’, 장샤오강의 ’소년’, 이우환의 ‘관계항’도 나왔다. 이 밖에 기획전시실에선 아이웨이웨이와 문경원, 전준호 등의 설치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우혜수 리움 학예연구실장은 “보편적 가치가 상설 전시에서 드러나도록 초점을 맞춰 기획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세월호 유족 배려·수십만 인파에 외신도 주목

    뉴욕타임스, AP통신, BBC 등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 행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교황의 배려와 약 20만명이 운집한 시복식 열기에 주목했다. BBC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최대 행사인 시복식이 수많은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서 치러졌다”면서 “교황을 처음으로 직접 본 사람들이 감동했다”고 전했다. BBC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교황의 모습에 한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글로브는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 김영오씨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보스턴글로브에 “나는 (가톨릭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교황이 진심으로 우리를 신경 써 주는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대중은 (교황에) 환호하고, 언론들은 앞다퉈 교황의 소식을 보도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황의 시복식 행사에 대해서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일반 국민까지 열광했다”면서 “히트 쳤다”고 표현했다. AP통신은 교황이 세월호 유족 이호진씨에게 직접 세례를 준 것을 보도하며 “교황이 다시 한번 세월호 가족을 위해 행동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외신은 일부 기독교인들이 교황 방한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가톨릭이 기독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제목으로 “교황을 반대하는 것은 불교신자나 유학자들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라면서 “시복식 행사 중 광화문광장 옆에서 기독교인들이 교황 반대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기독교 언론이 현재 가장 큰 뉴스거리인 교황 방문을 비교적 적게 보도한다고도 전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부패 의혹을 받던 신부가 운영하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길섶에서] 108배/문소영 논설위원

    장안에서 가장 비싸다는 수업료를 내고 사립대학을 다녔으나 백수였던 20대 중반. 세상에 패배했다고 낙심해 머리 깎고 절에나 들어갈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시달렸다. 나이는 어리지만 세상물정은 훨씬 잘 파악했던 동생이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폐쇄된 집단이라 세상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해 흐지부지됐다. 불교 신자가 아니면서 그 무렵 아침에 일어나면 108배를 꽤 오랫동안 했다. 절하는 자세가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려는 노력인 하심(下心), 또는 집착을 일으키는 여러 인연을 놓아버리는 방하(放下)에 닿았다고 했기 때문이다. 교만하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보던 과거를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려던 시절이었던 것도 같다. 그 몇 년 뒤 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일반인 대상의 5박6일인가 ‘짧은 출가’를 보냈는데, 여름날 산사에서 새벽 3시에 일어나 도량을 돌고 예불로 108배를 할 때 몸에 익숙한 그 절을 하면서 참으로 속이 편했던 것 같다. 요즘 비뚤어진 마음이 아니라 살찐 몸을 교정하기 위해 절을 권한다고 한다. 20대의 싱싱한 무릎도 아닌데 마음이 좀 어지러워 108배를 시작해볼까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천주교 밖에서 본 교황의 방한

    천주교 밖에서 본 교황의 방한

    천주교 바깥에서는 교황의 방한을 어떻게 볼까. 종교계는 나름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시선과 기대를 가질 것이다. 이웃 종교인들이 서울신문에 보내온 기대와 제언을 요약한다. ■낮은 자를 향하는 교회의 사명 기대 김대선 원불교 평양교구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 시절 작은 아파트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노숙자를 만나러 잠행하고 피부병 환자를 안고 입을 맞추며 청소년과 격의 없이 셀프 카메라를 찍는 등 소탈을 넘는 겸손과 인간적인 행보가 수없이 많다. 작금의 우리 사회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로 시끌벅적하다. 이러한 국가적 혼돈 속에 한 줄기 샘물처럼 교황 방한에 따른 요구가 많다고 한다. 생명, 평화, 통일, 노사 간 문제점을 일소시켜 달라는 종교적 행위로 생각된다. 한국사회가 존경받는 어른이 없다는 불행한 사회의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황이 오신다고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대전, 음성, 명동과 광화문의 동선이 전부인데도 국민의 마음은 축복받은 자의 기쁨으로 충만한 듯하다. 교황 순방이 주는 교훈 또한 명백하다. 교황의 품성인 겸손과 인간적인 심성뿐 아니라 낮은 자를 향한 행보를 바랄 것이다. 한편 세계 종교 지도자의 혜안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천주교 틀 속에 명예를 채우는 축복행사보다는 교회 밖 가난과 낮은 자를 향한 행보와 교회의 사명을 바란다. ■교황의 청빈한 삶 확산되기를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세상의 불의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다. 그는 12억 가톨릭인의 수장이지만 가톨릭 울타리를 벗어난 세계인의 지도자다. 청빈한 삶, 사랑의 실천, 불의의 배격이라는 기독교 전통이 훌륭히 되살아나 사회 변화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넓게는 그 물결이 다른 종교로, 세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교황의 삶이 주는 의미를 한국사회에 접목하는 쪽으로 나라가 떠들썩했으면 좋겠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단을 꾸려 여러 편의를 돕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래도 지자체들의 태도는 과해 보인다. 교황의 소박한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다. 방한 프로그램이 대부분 가톨릭 내부 프로그램으로 짜인 것도 아쉽다. 짧은 방한 일정이라지만 세월호 참사 등 고통받는 시민들과의 만남도, 남북 긴장과 빈부격차 심화 등 사회 현안에 대한 그분의 혜안을 접할 기회도 거의 없는 듯하다.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온 그분의 삶을 통해 한국사회와 종교계에 성찰과 전환의 좋은 자극을 기대했던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정직·겸손이 미덕 되는 사회 되길 정정숙 천도교중앙총부 교화관장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활에서 묻어나는 겸손과 소박, 검소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과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한국가톨릭교회가 교황 방문으로 인해 한바탕 요동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단지 교황의 직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가난한 자에게 희망을’,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외롭고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다. 이번 방한 행보에도 그 마음이 오롯이 담긴 것 같다. 꽃동네 방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뿐 아니라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도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한다. 교황은 행보 하나하나에 사랑을 실천하고 나눔과 베품을 이뤄 내고 있어 사람들에게 종교지도자로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황의 기도와 메시지는 평화를 희망하는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신해 줘 더욱 빛난다. 생명의 존엄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 교황 방문으로 물질보다는 인간이 존중되는 사회, 정직과 겸손이 미덕이 되는 사회, 갈등을 넘어 이해와 포용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도록 종교인들이 앞장서 나가기를 기대한다.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교회로 희망 강석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홍보실장(목사)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우리가 이전 교황들로부터 봤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그런 모습들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며 종교에 커다란 기대를 거는 고단한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파격으로 다가온다. 그분의 말들도 세상의 관심이다. “세계화는 여러 국가를 노예화하는 수단일 뿐이다.”, “사람들은 교회가 공산주의를 반대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날의 통제되지 않은 경제적 자유주의도 마찬가지로 반대한다.” 파격적인 말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팽배한 배척의 정치와 불평등의 경제가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는 모습에 신뢰가 더해진다. 그분의 행보와 말씀을 되뇌어 섬기는 이유는 그 ‘파격’ 뒤에 숨은 메시지 때문이다. 그분의 ‘파격’에는 줄곧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의 메시지가 있다. 그리고 고단한 현대인들은 그 메시지를 종교의 참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종교 전반에서 근본화·세속화의 우려가 있고, 사회로부터 걱정의 소리를 듣는 지경까지 왔다. 하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교회” 여기에 답이 있을 것이다. ■이웃 종교끼리 우정 나누는 출발점 되길 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사무총장 ‘로마에서 시작해 세상 끝까지’ 울려 퍼진다는 가톨릭 교황의 목소리. 그 가운데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과 목소리는 특별해 보인다. 그런데 한국 가톨릭은 그의 방한이 우리 사회, 특히 이웃 종교에 어떤 의미를 지닐지에 대해 무심한 듯해 안타깝다. 교황의 방한이 단순히 가톨릭만이 아닌 이웃 종교와 우리 사회에 던지게 될 시대적 의미를 함께 짚어 내고 새로운 희망의 싹을 움트게 하기 위한 노력을 심화할 대화 계기의 마련에는 눈을 돌리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준에서 방한이 마무리된다면 단순한 행사 참여의 들러리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지 우려된다. 교황의 방한은 “프란치스코는 우리에게 평화의 영을 주는 가난한 사람입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오늘의 한국 종교계 전체를 향한 울림이어야 한다. 이웃 종교 사이의 ‘빛과 우정과 기쁨’을 나누어 우리 사회 전체를 ‘공존의 대화’로 이끌어 내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l.co.kr
  • [TV 하이라이트]

    ■괜찮아 사랑이야(SBS 밤 10시) 해수(공효진)는 재열(조인성)만 보면 절로 미소가 번지고 괜스레 그가 기다려진다. 그런데 재열이 오소녀(이성경)를 집에 데리고 와 하루만 재우자고 한다. 그 모습에 당황한 해수는 재열에게 쏘아붙인다. 한편 해수는 자신의 휴대전화 사진 속 남자 윤철(이동하)의 콘서트에 재열과 함께 가게 되고, 재열은 그곳에서 해수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되는데…. ■아리랑 프라임(아리랑 TV 밤 7시) 불교의 불복장은 불상에 생명, 신성(神性)을 불어넣는 의식이다. 중국, 일본에도 불복장 의식이 있었으나 현재는 티베트와 한국에서만 불복장의 맥을 잇고 있다. 신성한 의식이기에 은밀하게 진행되는 것이 관례인 불복장 과정을 방송사 최초로 밀착 촬영했다. 불복장 의식을 주관하는 태고종 수진 스님의 승낙을 얻어 복장품을 불상에 넣는 과정을 담아낸다. ■베이츠 모텔 2(OCN 밤 11시) 순종적이고 유약한 10대 소년 노먼 베이츠가 사이코패스가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노먼이 왓슨의 집에서 뛰쳐나온 그날 밤, 왓슨은 죽은 채 발견되고 브래들리는 다리에서 뛰어내린다. 노먼은 왓슨이 피살됐다는 소식에 크게 상심하고, 브래들리는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4개월 후. 노먼은 여전히 틈만 나면 왓슨의 무덤에 가고 박제 작업에만 몰두해 노마의 걱정을 산다.
  • 심봉사·심청 그리고 귀신들…원본 다 버린 판소리 심청가

    심봉사·심청 그리고 귀신들…원본 다 버린 판소리 심청가

    ‘판소리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불교음악, 궁중음악 등 우리 음악을 재료로 만든 창작곡으로 월드뮤직 시장에서 주목받아 온 연주단체 ‘비빙’이 판소리 심청가를 재해석하는 실험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13~17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리는 ‘피-避-P 프로젝트’다. 전통음악의 정형화된 연주 관행에서 탈피해 새로운 형식과 연주법을 찾아온 비빙은 우리 음악이 지닌 고유의 결과 질감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도 창작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난 그룹이다. 무용, 영상 등 다른 장르와 조화하며 동시대 예술로서 국악 공연의 방향을 제시해 온 이들은 이번 무대에서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꺼내 관객에게 펼쳐 놓는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전날부터 빠지는 순간까지의 극적인 장면이다. 연출을 맡은 장영규 비빙 음악감독(대표)은 “ 이번 작품은 심 봉사, 심청, 귀신 등 세 등장인물에만 초점을 맞춰 원본은 다 버리고 새로운 작창을 선보일 것”이라며 “딸을 죽음으로 내몬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는 심 봉사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청 등 ‘피하고 싶은 상황’에 놓인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전통 판소리로 재해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업은 불교음악과 불교 전통무용, 영상을 한 무대에 담은 불교음악 프로젝트 ‘이(理)와 사(事)’,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2가지 가면극을 활용한 가면극음악 프로젝트 ‘이면공작’(裏面工作), 궁중음악 프로젝트인 ‘첩첩’(疊疊)에 이은 비빙의 네 번째 프로젝트다. 1만~3만원. (02)708-5001.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헉슬리, 노자에 불교까지 술술~

    헉슬리, 노자에 불교까지 술술~

    영원의 철학/올더스 헉슬리 지음/조옥경 옮김/김영사/528쪽/1만 9800원 사람들은 난관에 부닥쳐 고통받을 때 자기 존재의 궁극적 이유를 스스로 묻곤 한다. 이를테면 ‘왜 사나’와 같은 질문이다. 그 궁극의 실재를 알기 위해 종교며 수행, 고전 등에 매달리지만 완전한 앎의 단계에 이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래서 삶과 존재의 영원한 진리를 깨우쳐 실천한 이들을 우리는 성인이나 깨달은 자, 현자라고 부른다. 위대한 종교의 본질적이고 공통된 핵심 진리는 흔히 ‘영원의 철학’으로 불린다. 16세기 이탈리아 구약성경학자 아고스티노 스테우코가 처음 언급해 근대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본격적으로 사용했고 19세기 초월주의자들 사이에 퍼져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말이다. 책 ‘영원의 철학’은 20세기 그 ‘영원의 철학’을 대중에게 널리 퍼뜨린 올더스 헉슬리가 1945년 세상에 낸 ‘영원한 철학 선집’이다. ‘멋진 신세계’로 친숙한 올더스 헉슬리는 ‘20세기 중반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인’이란 평가를 받지만 철학자, 신비가, 사회현상에 대한 예언가로도 활발히 활동한 인물. 책은 종교적·영적 주제에 몰입했던 그가 성인·현자급 인물들이 남긴 가르침에 해설을 덧붙인 지혜 모음집이다. 대부분의 종교가 공유하는 세계관·인간관·윤리관의 핵심을 27개의 키워드로 추렸다. 책에 배치된 420개의 인용문은 서양의 신비주의자, 성인, 문인뿐만 아니라 장자와 노자, 인도 경전, 불교 경전까지 동서고금을 종횡무진한다. 그 명문들에 얹히는 해설에서 해박함과 천재성이 어렵지 않게 읽힌다. 인용된 문장만 읽어도 흥미로운 책이다. 스스로 거듭나고 깨달음으로써 ‘궁극의 실재’를 통찰한 인물들의 외침과 행동이 알기 쉽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바탕은 ‘모든 존재의 근거인 신성한 실재는 사고와 언어로는 접근할 수 없는 체험을 통한 직접적인 영적 앎의 영역’이란 데 있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 ‘진리는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서두를 장식한다. 그 결론은 ‘그대가 그것이다’이다. 신은 우리 안에도 저 밖에도 계시며, 영혼 속에도 영혼을 통해서도, 세상 속에서 세상을 통해서도 절대적 실상으로 향하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의 최종 목표는 그 사실을 스스로 발견하고 자신이 실제 누구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다.” 이 세상의 의미를 이렇게 푼 저자는 지금 현실에서 그 명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이렇게 제시한다. “지금 그대가 하고 있는 일을 하고,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아파하라. 이 모든 것을 신성하게 행하라. 그대의 가슴 외에 변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바깥에서(이보라 지음, 청어 펴냄) 1997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과메기’를 발표하고, 올해 불교신문 신춘문예에서 ‘파리로 가신 서방님’으로 재등단한 중고 신인 이보라의 치열한 경계에서 글쓰기. 표제작을 비롯하여 ‘동백애상’ ‘토끼꼬리’ ‘미포 끝집’ 등 9개 작품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시인보다 더 시적인 아포리즘적 글쓰기를 만끽할 수 있다. 224쪽. 1만 3000원. 사전, 시대를 엮다(오스미 가즈오 지음, 임경택 옮김, 사계절 펴냄) 사전의 역사를 통해 본 일본의 지식문화사. 8~12세기 헤이안 시대의 공적 지식과 일상 지식의 체계화부터 20세기 초 거의 모든 지식인들이 참여한 10권짜리 일본백과대사전까지, 사상과 문화의 흐름을 촘촘히 정리한다. 290쪽. 1만 7800원. 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저스틴 클로스키 지음, 조민정 옮김, 처음북스 펴냄) 눈에 보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필요’ ‘책임’ 등을 망라한다. 정리, 창조, 훈련을 핵심 원리로 삼아 필요한 것을 쉽게 찾고 필요없는 물건을 과감하게 버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444쪽. 1만 7000원. 우리시대 최고의 뮤지컬 22(김형중 지음, 다음생각 펴냄) 뮤지컬 팬이라면 한 번쯤 보고 싶은 22개 작품을 꼽아 소개한다.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 해외작 20편에 창작뮤지컬 ‘명성황후’와 ‘베르테르’를 포함시켰다. 작품 설명을 기본으로 경제, 문화, 역사를 아우르는 교양지식을 담았다. 398쪽. 1만 7000원. 잠자기 전 읽기만 해도 나쁜 기분이 사라지는 마음의 법칙 26(나카무라 마사루 지음, 김동섭 옮김, 인빅투스 펴냄) ‘각본 없는 드라마’는 없다. 체육경기의 통쾌한 역전승에는 치열한 연습과 정교한 전략이 있었다. 불안한 미래를 걱정할 시간에 ‘나만의 각본’을 만들어라.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되 반성 따위는 말라. 뇌속 해마가 나쁜 기분을 선명하게 저장한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웃으며 잠들어라. 긍정을 부르는 다양한 방법을 전한다. 208쪽. 1만 2000원.
  • [종교 플러스]

    평화방송, 교황 방한 환영 음악회 평화방송·평화신문은 오는 9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삼각동 한빛 미디어파크(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환영 음악회 ‘일어나 비추어라’를 개최한다. 음악회는 ‘가난한 이웃의 벗, 사랑과 정의로 비추어라’와 ‘청년들이여 일어나 비추어라’, ‘함께 친교하라, 서로 화해하라’ 등 세 가지 주제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누구나 무료로 음악회에 참석할 수 있다. (02)2270-2312. ‘크리스천 후마니타스’ 창립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 교육훈련원은 최근 기독교 사회인문학 모임인 ‘크리스천 후마니타스’를 창립했다. ‘크리스천 후마니타스’는 학계·교계 인사들이 역사와 사회, 문화 및 인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성찰을 하고, 이를 통해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뜻을 모아 생겨난 모임. 향후 포럼과 심포지엄 개최는 물론 학술지·연구저서도 편찬할 예정이다. 조계종, 포교대상 후보자 공모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원은 제26회 포교대상 후보자를 추천 공모한다. 추천 분야는 계층·직능·문화체육·사회·매체·지역 등 6개에 해당하며 포교대상(종정상), 공로상(총무원장상)과 원력상(포교원장상) 등으로 나눠 시상한다. 포교대상 후보 추천자는 추천서 등 구비 서류를 오는 4일부터 9월 30일까지 포교원 포교팀으로 우편이나 직접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 시상식은 11월 중 열리며 시상식 2주 전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 北 ‘갈지자 행보’에 南 종교계 당혹

    北 ‘갈지자 행보’에 南 종교계 당혹

    ‘갈지자 교류, 도대체 속내가 뭔지.’ 최근 북한이 교류 중단과 만남 재개를 엎치락뒤치락 반복하면서 종교계가 혼란에 빠졌다. 북한이 불교계의 남북 공동행사 취소와 국내에서 개최될 국제회의 불참을 전격적으로 통보하더니 돌연 천도교 남북 공동행사 추진에 합의하고 나선 것이다. 남북 종교 교류와 공동 사업을 재개하려던 종교계가 당황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종교계는 지난 5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 이후 남북 교류와 관련해 한껏 들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천주교 수장으론 첫 북한 땅 방문이라는 이례적인 사건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실제로 염 추기경의 방문 이후 북한은 이런저런 행사와 회의를 통해 남북 교류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 6월 17∼19일 스위스 제네바 보세이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국제회의에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최고 책임자들이 참석, 지난해 WCC 부산총회 때 채택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성명’ 내용을 실천키로 약속했었다. 그런가 하면 6월 29일 금강산 신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만해 스님 열반 70주기 남북합동다례재’에는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 부위원장 등 북측 불교계 인사 20여명이 남측 불교인들과 함께 만해 스님을 추모하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돌연 태도를 바꿔 교류 중단을 잇따라 선언한 데 대해 종교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가 오는 25∼2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릴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제8차 총회 불참을 통보한 데 이어 조선불교도연맹이 개성에서 봉행할 예정이던 8·15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를 물리고 남북에서 각각 법회를 열자고 통보해 온 탓이다. 27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CRP 제8차 총회는 아시아 종교지도자와 국내 종교인 등 5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종교 행사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염 추기경 개성공단 방문 이후 북한의 총회 참가에 잔뜩 기대를 걸었지만 불참 통보에 허탈해하고 있다. 조계종도 만해 스님 열반 70주기 남북 합동다례재 봉행에 이어 개성의 8·15 합동법회를 준비해 온 끝에 결국 무산되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조계종은 지난 합동다례재를 계기로 이미 남북이 약속했던 서산대사 추계제향 봉행도 물 건너 간 것으로 보고 체념하는 입장이다. 종교계는 따라서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의 ‘갈지자’ 연속 행보에 지난 30일 개성에서 진행된 남북한 천도교의 만남도 ‘그 끝을 두고 봐야 한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북한의 류미영 조선천도교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이날 회담에선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될 동학혁명 120주년 기념행사에 북측 천도교인의 참석을 요청했다. 또 9월 18일을 전후해 북한 지역 동학농민혁명 사적지 탐방을 비롯한 120주년 공동사업을 북한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최근 북한의 이 같은 ‘온탕 냉탕’ 행보는 역시 경색된 남북 관계 탓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북 태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종교계의 고민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KCRP 변진흥 사무총장은 “경직된 남북 관계와 김정은 체제 아래 급속히 격하된 북한 종교계의 위상 탓이 커 보인다”며 “종교계가 당장 눈에 보이는 행사나 사업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지속적인 교류와 만남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구청 간접고용까지 생활임금 적용”

    “구청 간접고용까지 생활임금 적용”

    “올해 안에 구청과 관련된 업체의 간접고용까지 생활임금을 적용할 겁니다.” 31일 삼선동 집무실에서 만난 김영배(47) 성북구청장은 민선 5기 때 추진했던 ‘간접고용인의 생활임금 적용 행정명령’을 구의회에 곧 재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임금은 노동자의 최저생활비를 보장해 주는 개념으로 물가와 상황에 따라 지역마다 다르다. 올해 기준으로 시간당 4860원인 최저임금이 도시민에게는 최저임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나온 것이다. 성북구의 올해 생활임금은 월 143만 2000원으로 최저임금(108만 9000원)보다 34만 3000원 많다. 구는 지난해부터 청소·경비·주차를 맡는 직접고용인(110명)에 대해 생활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구와 계약한 민간위탁·공사·용역업체 등 간접고용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생활임금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지방선거 공통 공약으로 내놨기 때문에 올해 안에 다른 곳으로 빠르게 퍼지길 기대한다”면서 “임금 상승은 내수 시장이 확대되는 데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선 6기에 ‘마을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소통이 힘들어 정치를 멀리하는 현상을 직접 민주주의와 간접 민주주의의 통합으로 풀어 보려 한다. 김 구청장은 “마을 민주주의는 아직 개념적이긴 해도 6월엔 마을 총회가 열리고 12월에는 의회를 여는 것으로 쉽게 정의할 수 있다”면서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내 삶과 깊이 관련된 민주주의를 주민들과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 명소들을 잇는 거대한 박물관 클러스터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가구·유기·은입사·정원·민화·자수·조각·불교 박물관 등을 연계하고 길상사 및 정법사 등 사찰 등과 함께 전통문화를 알리는 역사문화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사회적경제 사관학교라는 썩 괜찮은 별칭을 이어 가기 위해 사회적기금을 설치하고 사회적경제 기본 조례도 만들 참이다. 기존 산업과 미래 산업의 조화도 꾀한다. 김 구청장은 “지역 봉제사업장이 시내 전체의 10%나 되는 점을 감안한 교육장을 설치해 50여명에게 일자리를 안겼다”며 웃었다. 또 “나아가 올해 말까지 홍릉벤처밸리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동덕여대, 경희대를 잇는 홍릉벤처밸리 및 종암·월곡 창조문화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종면 칼럼] 종교지도자는 진중해야 한다

    [김종면 칼럼] 종교지도자는 진중해야 한다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종단지도자들의 ‘이석기 선처’ 탄원 파문이 거세다. 각 종교 수장급 지도자들이 지극히 민감한 사단을 일으켰으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탄원서 문면, 그 어둠의 행간부터 살펴봐야겠다. 염수정 추기경은 “재판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한 재판을 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동시에 그들이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 화해와 통합, 평화와 사랑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청한다”는 요지의 글을 법원에 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서명한 탄원서에는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에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이 얼마나 올바르지 못하길래 추기경이 공정한 재판을 위해 기도까지 할까. 내란음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사건이 한갓 ‘어리석은 갈등’에 불과한 것인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이른바 ‘RO(혁명조직)’ 구성원으로 무슨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난리를 친다는 뉘앙스다. 대한민국이 그렇듯 정의가 곤두박질치고 가치가 물구나무선 형편없는 나라라면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탄원서에는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자세”라는 대목도 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표현대로 “사람의 값을 제일로 비싸게 계산한 석가모니”, 그 가르침을 따른다면 아무리 죄가 무거워도 그 자체로 고귀한 ‘사람’인 이상 자비의 기도를 베푸는 것은 당연하다. 성경의 말대로 자신을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고, 저주하는 자를 축복하며, 모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또 얼마나 성스러운 일인가. 하지만 국헌 문란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전후 맥락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선처를 호소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고통받는 자를 위한 기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정작 이석기 사건 당사자는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데올로기병’은 웬만한 설득이나 포용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고질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처럼 자유민주주의가 만개한 나라에서도 국가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극단세력은 설 땅이 없다는 사실이다. 긴장 없는 온정주의는 위험하다. 종단지도자로서 재판부에 압력을 가할 의도가 없었다며 인도주의적 입장을 강조하지만 궁색하다. 2심 판결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선처를 구해도 법의 심판이 끝난 후에나 원칙과 상식의 바탕에서 하는 게 옳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종교인으로서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 불언지교(不言之敎)의 경지를 갈망했다. 노자철학의 정신이다. 가만히 있어도 하지 않는 일이 없는, 말이 없어도 태산 같은 가르침을 주는 지경에 이르러야 진정한 종교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진보니 보수니 철 지난 이념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현실에서 종단지도자들이 사회 통합의 구심은 못될망정 부적절한 처신으로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지금, 여기’의 현실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섣불리 탄원이라는 이름의 정치판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종교편향 논란이 극에 달했을 때 지관 전 총무원장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정치란 생선을 굽듯이 조심조심 깊이 들여다보고 해야 한다.” 정치의 유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 종교계 일각에서도 새겨들을 만하다. 일찍이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종교가 권위주의에 빠지고 탐욕에 물들어가는 현실을 개탄하며 “종교는 오로지 행복을 파는 장사꾼이 돼야 한다”고 갈파했다. 도저한 역설이다. 우리는 종교로 말미암아 행복한가. 국민이 종교지도자를 걱정하는 난경만 면해도 다행이다. 환지본처(還至本處)라고 했다. 값싼 정치 옷을 벗어던지고 제자리로 돌아오라. 무너진 종교의 위의(威儀)를 바로 세워야 한다. 종교지도자라면 국민도 국가도 더는 길을 잃지 않도록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수석논설위원
  • 이석기 탄원서,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의 선처 호소 왜?

    이석기 탄원서,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의 선처 호소 왜?

    이석기 탄원서,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의 선처 호소 왜?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이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일제히 제출해 주목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은 최근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 제출자 명단에는 천주교 김희중 광주대교구 대주교, 조계종 도법 결사본부장, 성공회 김근상 주교 등도 포함됐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진보 성향의 단체가 아니라 각 종단을 대표하는 최고위 성직자들이 사회 이슈에 관해 이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자승 총무원장은 탄원서에서 “전염이 두려워 나병 환자들에게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을 때,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라며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구원을 위해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마음과 자세”라고 강조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이어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소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7명의 피고인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영주 총무 목사, 남궁성 교정원장 등도 자승 총무원장과 같은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했다. 염수정 추기경의 경우 자필로 작성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염 추기경은 이 사건 구속 피고인들의 가족을 직접 만나 면담한 뒤 앞장서 선처를 호소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피고인들의 가족은 1심 선고 후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피터 턱슨 추기경을 통해 이 사건 내용을 프란치스코 교황에 알렸고, 지난 5월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알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항소심 심리를 모두 마치고서 2주 뒤인 다음 달 11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란음모 재판기록 헌재로… 정당해산 증거로 채택될까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심리 과정에 핵심 증거가 될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재판 기록이 다음달 초 헌재에 제출될 예정이다. 27일 헌재와 법원 등에 따르면 이 의원 사건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이민걸)는 8월 초 재판기록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헌재에 전달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3월 재판부에 사건 기록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 의원 등에 대한 심리를 28일 마무리하고 다음달 11일 항소심 선고를 하기로 정한 만큼 선고 전에 관련 기록 검토를 끝낸 뒤 헌재에 자료를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록은 법무부가 진보당 해산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헌재에 신청해 놓은 판결문과 민주노동당 내부 자료 등 3000여개 증거 가운데 핵심에 해당한다. 때문에 법무부와 진보당은 헌재 심리 초기부터 기록 제출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헌재는 재판 기록이 제출되면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고, 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내란음모 사건 관련 제보자 등 4명을 출석시켜 공개 변론을 연 뒤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헌재 재판관들이 숙의에 돌입하고, 논의 진행 속도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에 정당해산심판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한편,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은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최근 서울고법 형사9부에 이 의원 등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석기 탄원서 낸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 “도대체 왜?”

    이석기 탄원서 낸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 “도대체 왜?”

    이석기 탄원서 낸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 “도대체 왜?”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이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일제히 제출해 주목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은 최근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 제출자 명단에는 천주교 김희중 광주대교구 대주교, 조계종 도법 결사본부장, 성공회 김근상 주교 등도 포함됐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진보 성향의 단체가 아니라 각 종단을 대표하는 최고위 성직자들이 사회 이슈에 관해 이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자승 총무원장은 탄원서에서 “전염이 두려워 나병 환자들에게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을 때,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라며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구원을 위해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마음과 자세”라고 강조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이어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소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7명의 피고인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영주 총무 목사, 남궁성 교정원장 등도 자승 총무원장과 같은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했다. 염수정 추기경의 경우 자필로 작성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염 추기경은 이 사건 구속 피고인들의 가족을 직접 만나 면담한 뒤 앞장서 선처를 호소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피고인들의 가족은 1심 선고 후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피터 턱슨 추기경을 통해 이 사건 내용을 프란치스코 교황에 알렸고, 지난 5월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알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항소심 심리를 모두 마치고서 2주 뒤인 다음 달 11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교 플러스]

    세월호 아픔 치유 템플스테이 조계종은 세월호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한 템플스테이를 오는 28일부터 9월 19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금산사, 낙산사, 대원사, 도갑사, 미황사, 반야사, 백담사, 법륜사, 법주사, 삼화사, 수덕사, 심원사, 용문사 등 13개 사찰에서 위로·건강·비움·꿈을 주제로 2박 3일 동안 열린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안산시내 중·고교 학생, 교직원, 학부모는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일반인도 9월 1일∼10월 5일 전국 템플스테이 지정 사찰 110곳에서 참가할 수 있다. 일반 국민이 가족단위로 템플스테이를 신청할 경우 초·중·고 학생들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순교자 시복기념 성가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기념 성가 ‘일어나 비추어라’를 발표했다. 3절로 된 ‘일어나 비추어라’는 주교회의 시복시성위원회 관계자들이 공동 창작한 작품. 신앙 선조들의 삶을 묵상하며 정신을 본받아 세상을 비추자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국악풍 장단과 멜로디를 통해 신자들이 순교자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도록 했다. 한편 이들 순교자는 오는 8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식을 통해 복자로 추대된다. 한반도평화화해협력포럼 발족 (사)한반도평화화해협력포럼(KORC)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창립포럼을 열고 공식 발족했다. 개신교계 보수 인사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이 단체는 남북 간 평화와 화해, 협력사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진보 인사도 일부 참여하고 있으며 불교, 민족종교, 학계 인사도 포함돼 있다. 최성규 목사가 이사장겸 대표회장을 맡았고, 송월주 스님과 조창현 전 방송위원회 위원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고문을,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부이사장 겸 공동회장을 맡았다.
  • “과잉 선교 차단” vs “역차별” 갈등 빚는 평화법

    “과잉 선교 차단” vs “역차별” 갈등 빚는 평화법

    종교계 일각에서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개신교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맞서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특히 불교 시민단체들이 관련기관·단체를 상대로 이 법의 제정 촉구와 관련한 연대운동에 돌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은 종교나 성적 소수자, 소수 인종, 경제적 약자에 대한 억압·차별을 금지하고 종교 간 갈등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제정이 추진됐던 사안.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국가들에서 종교·인종·민족 등에 관한 편견과 증오를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차별금지법’이나 ‘증오방지법’과 같은 맥락의 법적 장치로 평가된다. 2012년 불교 조계종을 중심으로 제정을 추진해 당시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으나 개신교계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종교계 일각에서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다시 촉구하고 나선 것은 최근 불교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서 한국의 개신교인들이 찬송을 부르며 기도하는 이른바 ‘땅 밟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등 4대 종교단체는 지난 17일 한국기독교회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그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이들은 “최근 벌어지는 일부 종교인들의 그릇된 선교행위는 종교 간 분쟁을 더욱 격화시킬 위험성이 크다”면서 “종교 간 평화와 사회적 소수자·약자에 대한 관용 풍토 조성과 분쟁 방지를 위한 종교평화법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추진할 것을 해당기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불교환경연대, 대한불교청년회 등 13개 시민사회단체 연대모임인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불시넷)도 같은 입장의 성명을 내고 법 제정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불시넷은 “근절되지 않는 ‘땅 밟기’ 선교행위를 강제하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종교 간 화합과 평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 토대가 될 차별금지법 법제화를 국회 등 관계기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종교계에서 번지고 있는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은 단지 선언과 촉구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법 제정 운동을 종교계 전체로 확산시키면서 관련 기관을 상대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개신교 단체에 회원교회 및 목사들의 지도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개신교계는 보수성향의 기관과 단체를 중심으로 ‘종교자유 침해’와 ‘정교분리 원칙 위배’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는 “국가의 공권력으로 헌법이 보장한 선교 또는 포교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종교평화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함은 더 큰 종교 간 갈등과 많은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음을 망각한 처사”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특히 “동성애 행위, 또는 동성혼에 대해 반대하는 행위를 국가가 처벌함으로써 합법화한다면 도리어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 대부분의 인권을 침해하는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변진흥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종교 간 마찰과 갈등은 엄연히 존재하고 더 심화될 조짐”이라며 “그러나 특정 종교의 교리나 신앙 표현을 억압하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법 제정에 앞서 존중과 배려를 중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종교계가 먼저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통도사·법주사 등 7개 산사 세계유산 등재 본격 추진

    한국의 전통 산사(山寺)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문화재청·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한국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발족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나선화 문화재청장, 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도 등 5개 광역단체장, 7개 자치단체장, 전통산사 주지 스님 등 추진 단체장이 참여해 협약식을 갖는다. 국회 정각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및 해당지역 소속 국회의원 등 관계자들과 조계종 본사 주지 스님들도 초청된다. 추진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대상으로 선정한 사찰은 양산 통도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등 7개 사찰. 2011년 5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세계유산 등재 작업을 시작해 이듬해인 2012년 6월 전문가 협의회가 전통사찰 45곳을 실사해 잠정목록 대상으로 지정한 곳들로 2013년 12월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모두 등재됐다. 이들 사찰은 중국과 동아시아적 요소를 갖췄으면서도 한국의 독창적인 선·교 융합의 통불교 사상을 간직한 공통점을 갖는다. 특히 의식·생활·문화 등 종합적인 기능을 유지·계승해 생명력을 지닌 유산이란 점에서 세계유산의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해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자문위원회 존 허드 회장은 2012년 양산 통도사에서 열린 학술대회를 통해 “한국사찰은 인도로부터 불교가 전파되는 동안 다양한 변화를 거치면서도 하나의 핵심 원칙과 종교철학이 올곧게 전승돼 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추진위는 8일 발족식을 시작으로 2018년 등재 목표로 2017년까지 등재를 위한 연구와 조사, 국내외 학술대회를 열어 유네스코 현지 실사를 준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조계종과 각 지자체가 MOU를 체결, 해당 기관 간 업무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등재 사업에는 7개 지자체가 각 1억원씩, 조계종이 1억원을 출연해 조성된 연 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조계종 총무원은 “전통사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한국사찰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전통사찰을 찾게 될 것”이라며 “한국 전통사찰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 ‘실종자 100일의 기다림’… ’특별법 제정’ 국회로 행진

    세월호 ‘실종자 100일의 기다림’… ’특별법 제정’ 국회로 행진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사고 100일을 맞아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을 이틀째 이어갔다. 참사 100일을 맞아 각계에서도 관련 행사가 마련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의원단은 이날 낮 12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시의회 앞에서 출발, 국회까지 인도로 행진한다. 이들은 지난 22일 세월호 진상 규명 전 과정에 유가족 참여 보장, 수사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위원회 구성, 책임자 처벌 및 국민안정 보장책 마련 등을 담은 결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은 이날 오전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100재를 봉행했다. 천주교 서울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오후 7시 중구 가톨릭회관 대강당에서 100일 추모 미사를 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대 불교 인재 양성의 요람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9월 개교

    현대 불교 인재 양성의 요람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9월 개교

    현대 불교 지도자 양성의 요람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http://www.niu.ac.kr, 총장 지광스님)이 첫 신입생들을 모집한다. 오는 9월 개교를 앞둔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는 불교학과, 응용불교학과에서 공부할 50명의 신입생을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의 불교학과는 불교학과 전법학을, 응용불교학과는 명상학을 비롯 융합상담심리학과 융합심리치료학을 세부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에 위치한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는 2014년 1월 교육부로부터 전문대학원 설립 인가를 취득 후 오는 9월 1일 개교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신입생 모집은 2년제 석사학위 과정으로 학사학위 이상의 학위 취득자 또는 법령 상 동등 이상의 학력소지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는 “지혜, 자비, 정진”을 건학 이념으로 하고 있으며,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3000평 규모의 강의동을 자랑한다. 기숙사는 300명이 수용 가능하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센터, 도서관, 강의실, 학보사, 세미나실, 방송국, 강당, 교수 연구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는 향후 박사과정 개설도 목표로 하고 있다. 장학 혜택도 풍부하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는 능인장학금을 비롯해 금강장학금, 성적우수장학금, 조교장학금 등의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놓고 있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신입생 지원을 위해서는 서류전형 및 면접, 구술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입학 희망자 소정양식의 입학원서와 대학졸업증명서 및 성적증명서,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홈페이지(http://www.niu.ac.kr)에서 접수하면 된다. 아울러 개교이후에도 상시적으로 입학상담을 수행할 예정이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관계자는 “부처님의 이상을 현대에 맞게 변화시켜 불교의 과학화와 현대화를 이끌고자 한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불교 문화와 사상의 연구를 선도함으로써 불교계를 이끌어나가고 현대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들에 대한 불교적 해결책을 제시할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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