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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장 김정홍△기업환경과장 이승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담당관 박노재△정보활용지원팀장 이영철 ■병무청 ◇과장급 승진△규제개혁법무담당관 백종훈△자원관리과장 오찬석△대구·경북지방병무청 병역판정관 김은순△광주·전남지방병무청 병역판정관 송태의◇과장급 전보△기획재정담당관 김주영△혁신행정담당관 정제원△병역판정검사과장 이관연△병역조사과장 정복양△현역입영과장 최규석△현역모집과장 이영희△동원관리과장 김종철△사회복무정책과장 서창률△사회복무관리과장 임태군△병역공개과장 황영석△경인지방병무청 경기북부지청장 최재숙△사회복무연수센터장 김용두△병무민원상담소장 이기△부산지방병무청 병역판정관 정명근△경인지방병무청 병역판정관 한석희△대전·충남지방병무청 병역판정관 이계용 ■한국고전번역원 △역사문헌번역실장 양기정△출판콘텐츠실장 정영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홍영진 ■동국대 ◇의료원 파견△일산행정처장 이형열◇의료원△일산불교한방병원장 김동일△일산불교병원 진료부원장 권범선△일산불교병원 연구부원장 김광기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 조영민△진료지원실장 한일규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장 박종훈△구로병원장 한승규△안산병원장 최병민△의무기획부처장 오재령△연구부처장 윤승주△대외협력실장 한창수△교육수련실장 이헌정△정보전산실장 손장욱 ■서울에너지공사 △감사실장 이순재△서부지사장 강노△기술처장 신병국△건설처장 강용훈 ■한국신용평가 ◇승진△기업RM본부장 김용건△IT센터장 전용석△평가기준실장 양진수△금융1실장 위지원△산업3실장 원종현△IS실장 최영◇전보△금융·구조화평가본부장 양현조△평가정책본부장 송병운 ■트러스톤자산운용 ◇이사 승진△주식운용중소형본부 김진성 ■KTB금융그룹 ◇KTB투자증권 <전무 승진>△구조화금융센터 이승대<상무 승진>△전산실 김영호<상무보 승진>△PI팀 인준용△채권금융팀 장혁수△대체투자팀 유병수△인사총무팀 곽황영△감사실 한승환<이사대우 승진>△영업부 김종덕△크레딧마켓팀 이동현△법인영업2팀 류종열△대체투자팀 정상민△재무팀 김덕연△기업분석1팀 이혜린<부장 승진>△영업부 윤성희△자산운용팀 박승환△IT운영팀 김홍규△기업금융2팀 손광수△SF 사업팀 이주형△기획팀 김윤주<전무 선임>△투자금융본부 홍영길◇KTB자산운용△상무보 엄재상 권정훈◇KTB네트워크△전무 정도△상무 이승호 임동현 박선배△상무보 김재한◇KTB PE△전무 최명록△상무 이상범 신용훈 ■DB저축은행·DB캐피탈 ◇승진△DB저축은행 부사장 신진승△DB캐피탈 상무 변준권 ■DB하이텍 ◇승진△부사장 최영제△상무 나현철 장준태 ■DB손해보험 ◇임원 승진 <부사장>△경영관리팀 조원성△보험금융연구소 김남호<부문장>△고객상품전략실 박성식<상무>△융자사업본부 유재호△총무팀 이우열△호남사업본부 이석동△법인1사업본부 이남규△리스크관리팀 고인철△U/W팀 남승형<담당>△방카사업본부 신환순△GA사업본부 이화석△전략마케팅팀 안승기△강북사업본부 남석원△법인2사업본부 박철△다이렉트사업본부 여태훈◇임원 이동 <상무>△대구사업본부 김덕출△소비자정책팀 홍기창△준법감시팀 고영주△보험금융연구소 유욱종△경인사업본부 정병선△강남사업본부 이득수<담당>△충청사업본부 김현수◇부서장 승진△경영혁신파트 심진섭△자산RM파트 민승환△부동산파트 김종호△자동차업무파트 김성훈△강북대인보상부 박순만△동서울대인보상부 안영수△인천대인보상부 김형인△조직지원파트 이강훈△서부사업단 조재면△강릉사업단 정강익△영등포사업단 윤중근△부천사업단 박병형△진주사업단 백외철△호남本마케팅팀 황성택△부경사업단 김태식△다이렉트사업3부 김정철△일반상품기획파트 박영준△기업3부 신경철△퇴직연금부 이은수△캘리포니아지점 변상호△법률리스크관리파트 김용석△미주지원부 신인항◇부서장 이동△농구단사무국 김현호△총무파트 한순철△인사파트 심재철△HRD파트 이태호△상품전략파트 이정형△장기보전파트 박정호△U/W센터 노병국△보상기획파트 조화태△수도권장기보상부 임혁수△지방장기보상부 이정구△수도권스피드대인보상부 김영현△강북本마케팅팀 윤상봉△북부사업단 노상래△동부사업단 안광도△성남사업단 이연희△동래사업단 강훈△부산사업단 김승철△동부산사업단 강정석△울산사업단 강석천△충청本마케팅팀 박기영△충북사업단 김재민△청주사업단 김병덕△대전사업단 김명남△목포사업단 박호석△전주사업단 기현△GA본부마케팅팀 이문훈△광화문사업단 피재윤△성동사업단 강민규△서울사업단 권순태△경인사업단 고기현△대경사업단 이성태△호남사업단 심경정△경인방카사업부 강영선△신채널지원파트 조성호△다이렉트사업2부 손정호△환경책임보험TFT 김현용△특종업무파트 손석기△일반보상파트 전흥태△ICT보험부 강점수△신시장보험파트 류석△GA채널혁신TFT 정광수◇DB손사△경영지원본부 이형천△지방보상본부 박순범◇DB CAS△대표이사 윤석준◇DB CSI△대표이사 나대두 ■DB금융투자 ◇임원 승진△WM사업부장 부사장 강석윤△프로덕트센터장 상무 이명기◇보임△양산지점장 김서원△법인영업2팀장 태일중△종합금융팀장 정동철△재무파트장 김구◇전보△압구정금융센터장 이상용△천안지점장 김창호 ■보령제약그룹 ◇보령제약△부사장 이삼수△전무 명제혁△상무 지왕하 박시홍 김영석 김달현△이사 김기덕 신상수◇보령홀딩스△이사 이영◇보령메디앙스△대표이사 이훈규◇보령컨슈머헬스케어△대표이사 박인호◇보령바이오파마△상무 이소영 ■종근당 ◇종근당△전무 이윤한△상무 강종한△이사 이성규 문승기 구태영 유근호 백인현◇경보제약△전무 손회주△이사 이춘봉◇종근당바이오△상무 최인석△이사 김세진◇종근당건강△사장 김호곤△전무 박성선△이사 김영우 ■신동아건설 △금융지원 상무 박기훈
  • 낯익은 일상, 지그시 바라보니 낯설어지다… ‘jig展’

    낯익은 일상, 지그시 바라보니 낯설어지다… ‘jig展’

    ‘jig(지그)’는 건축용어다. 건축공정상에 템플릿 또는 가이드를 만들어주는 보조기구다. 기계가공에서 가공 위치를 쉽고 정확하게 정하기 위한 보조용 기구를 일컫는다.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작가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이며, 작가 관심의 영역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넌지시 알려주는 장치다. 서양화가 허정(29)이 내년 1월3일부터 15일까지 인사아트스페이스에서 첫 번째로 여는 개인전인 ‘jig展’에 담긴 작품들은 가득 채움을 통해 비어있음을 드러내는 역설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건축, 혹은 건축물을 오브제 삼아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시공간의 역사성을 캔버스 단면에 비어있음과 채움으로 풀어내려는 의도는 허정의 이번 전시작품들을 관통하고 있다. 실제 그의 연작 ‘옴니프레즌트Ⅳ’와 ‘옴니프레즌트Ⅴ’를 함께 보면 그의 의도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옴니프레즌트Ⅳ’는 에두름 없이 오직 직선으로 빽빽하다. 온기 느껴지지 않는 골조물의 공간 바깥 풍경은 화려한 색채로 가득한 반면, 내부는 아름답지만 단순한 파스텔톤의 단색이다. 이어지는 ‘옴니프레즌트Ⅴ’에서 작품 속 같은 공간은 외부의 차분함과 내부의 화려함으로 다시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그리고 비로소 오른쪽 아래에 보일 듯 말 듯 예닐곱 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실제 그의 전시 작품 속 유일하게 식별 가능한 사람의 존재들이다. 옴니프레즌트(omnipresent)는 ‘어디에나 있음’을 뜻한다. 신의 시대를 마감한 이후, 인간의 존재을 목적삼지 않는 역사 속 건축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 또한 설령 눈에 보이지 않을지언정 숱한 건축물이 인내해온 시간과 공간들이 오직 인간을 향해 있음을 알려준다. 허정은 “이번 'jig展'에서는 완성된 건축물, 짓고 있는 건축물, 해체된 건축물 등 모든 건축물들을 슬라이드 필름처럼 한 장씩 모두 투명하게 표현했다”면서 “이러한 투명성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에서 말하는 삼계(三界)와도 같으며 적정거리를 두고 가볍게 지나치는 현상에 대해 비틀고 싶었기에 이러한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작가의 말은 이번 ‘jig展’이 ‘지금, 여기’의 치열함이 아니라 한 발짝 떨어져 지그시 바라봐야만 볼 수 있는 익숙한 일상과 현상의 뒷면을 겨냥하고 있음을 좀더 분명히 설명해준다. 허정은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를 전공했다. 2016년 ‘특이한 부드러움 상냥한 떨림 일곱개의 방’과 ‘세미콜론展’, 2017년 ‘야기된 경계들展’ 등 단체전을 열었다. 이번이 첫 개인전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새해 기획| 황금 개띠 해] 인간의 충성스런 친구…재앙 막는 용맹한 수호동물

    [새해 기획| 황금 개띠 해] 인간의 충성스런 친구…재앙 막는 용맹한 수호동물

    ●용맹과 충성, 수호와 벽사(辟邪) 첫 번째 개가 짖자 두 번째 개가 짖고, 세 번째 개가 따라 짖는다(一犬吠 二犬吠 三犬亦隨吠). 특이한 것을 보고 놀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개는 어찌 아무것도 없는데 저리도 짖을까? 짖는 것에는 분명 연유가 있는데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이니 아이에게 어서 문을 닫으라 한다(見非常有理宜驚 犬乎何事無爲吠 吠固有意人不識 說與兒童門速閉).조선 중기의 문신인 이경전(李慶全·1567~1644)이 지은 시 ‘견폐‘(犬吠·개 짖는 소리)에 등장하는 시구이다. 적막한 밤, 한 마리의 개로 시작하여 온 동네 개가 모두 동참하여 짖어대는 소리가 마치 실제로 귀에 들리는 듯하다. 개는 본디 자신의 영역에 대한 경계 본능이 강해서 그것을 지켜내는 데 대단한 용맹성을 보여 준다. 낯선 것에 대하여는 강한 경계심을 갖지만 주인에 대해서는 깊은 충성심을 발휘하기도 한다. 개의 이러한 생태적 특징은 수호 동물로서 개의 모습을 더욱 믿음직스럽게 여기게 한다. 또한 앞의 시구에서 ‘개의 짖음에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연유’가 있다고 한 것처럼 개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동물로 여겨졌다. 사귀(邪鬼)나 재앙을 감지하여 물리치고 막아내는 힘이 개에게 있다고 생각하여 정초에 세화(歲畵)로 개 그림을 대문에 붙이거나 ‘눈이 셋 달린 개 그림’[三目狗]을 부적처럼 지니기도 했다. ●신성함에서 천함까지, 폭넓은 상징 십이지의 열두 번째 상징 동물로 등장하는 개는 서북서(西北西) 방향을 지키는 방위의 신이자 오후 7시에서 9시, 달[月]로는 음력 9월을 담당하는 시간의 신이다. 불교 행사에 사용되는 도량장엄(道場裝嚴)의 하나인 십이지신번(十二支神幡)에는 개가 불법(佛法)을 지키는 십이야차대장(十二夜叉大將) 중 술신(戌神) 초두라대장(招杜羅大將)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초두라대장은 일체 중생의 배고픔과 목마름을 면하게 하려는 소망을 가진 신장(神將)이다. 아울러 개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매개의 역할을 하는 동물로도 여겨졌다. 제주도의 굿에서 구송되는 서사무가로, 제주 특유의 무속신화를 담은 ‘본풀이’에는 신화의 주인공이 이승과 저승을 오갈 때마다 도움을 주는 개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개의 신성한 상징성과는 극도로 대비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개’를 접두사로 하는 수많은 단어들이다. ‘개’자가 앞에 붙으면 모두 질이 떨어지거나 ‘헛된’, 혹은 ‘쓸데없는’이라는 의미로 변하게 되는 상황이 개에게는 무척 억울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속담에서도 하찮음, 흉함, 어리석음, 게으름, 우둔함 등 부정적 이미지의 용례에 개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험구(욕)에 등장하는 ‘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근간 개를 앞에 붙여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매우’, ‘몹시 ~하다’라는 뜻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이 또한 재미있는 현상으로 여겨진다. ●사육에서 애완을 넘어 반려로 개는 지구상의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 가까운 존재이다. 예로부터 개가 인간과 공존하자면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개만의 역할이 필요했을 것인데, 사냥을 돕거나, 집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특유의 명랑함과 온유함으로 궁중과 반가에서 애완용으로도 인기가 높았다. ‘조선왕조실록’ 세종13년(1431) 7월 17일의 기사에는 경기도에 66마리, 충청도에 9마리, 경상도에 42마리, 전라도에 59마리, 황해도와 강원도에 각각 13마리, 평안도에 11마리, 함길도에 3마리의 강아지를 배정하고 기르게 하여 왕실 및 사신들에게 진헌할 수 있도록 한 기록이 등장한다. 일반 농가에서 개는 가축이었다. 여름내 고된 농사일로 지친 몸을 복달임으로 달래는 시기에 개를 잡아 구장(狗醬)을 끓여 먹기도 하였으니 말이다. 개는 소나 돼지를 잡을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영양 보충원이었다.요즈음 사람 곁에 자리한 개들은 바야흐로 ‘반려’의 대상으로까지 격상되어 가족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있다. 반려견과 관련된 각종 산업이 빠르게 발전함은 물론 예쁜 개 이름을 지어 주는 작명소까지 있다고 하니, 개는 바뀌지 않았으나 개와 공존하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개 이름 바둑이, 동문유해 ‘바독’서 유래 개가 가족의 일원이 되면서 생겨난 가장 큰 변화는 호칭이 아닐까 한다. 반려견의 이름도 ‘검둥이’, ‘누렁이’ 등으로 통일되던 과거와는 달리 다양해졌다. 그럼에도 가장 정겨운 개 이름은 바로 ‘바둑이’일 것이다. 기다림에 설레던 초등학교 입학 후 처음으로 받은 국어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 이름이 ‘바둑이’였음을 많은 사람이 기억할 것이다.‘바둑이’라는 명칭이 한글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기록은 1748년에 편찬된 ‘동문유해’(同文類解)로 보인다. 동문유해는 역관들이 편찬한 만주·몽골어 어휘 학습집이다. 그 내용에 화구(花狗)라는 한자 표기와 함께 ‘바독개’라는 명칭이 적혀 있다. ‘바독개’의 ‘바독’은 바로 ‘바둑’을 의미하는데, 바둑판 위에 흰색과 검은색의 바둑돌처럼 무늬가 있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그 ‘바독개’가 개 이름 ‘바둑이’의 원형이다.바둑이가 교과서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48년 문교부에서 발행한 최초의 국정교과서이자 이후 교과서의 모본이기도 한 ‘바둑이와 철수[국어1-1]’였다. 이 교과서 이후로 우리는 대부분의 교과서 표지에서 철수, 영희와 어울려 놀고 있는 바둑이의 모습을 보며 초등학교를 다녔다. 만약 그 삽화에서 바둑이가 빠졌다면, 아마도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생동감 있고 명랑한 분위기가 반감되었을 것이다.●2018 무술년, 60년 만의 황금 개띠의 해 요즈음 무술년 개띠 해를 맞이하여 ‘황금 개띠의 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한 해를 구분하여 명명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육십갑자는 열 개의 천간(天干)과 열두 개의 지지(地支)를 순서대로 조합하여 사용하는데, 그 총합이 60개를 이룬다. 그러므로 천간지지의 조합으로 이름 붙이는 모든 해는 60년마다 돌아오기 마련이다. 또한 열 개의 천간은 각기 두 개씩 묶어 방위를 나타내는 다섯 가지 색깔과 조합을 이루는데, 여기에서 천간의 다섯째와 여섯째인 무(戊)와 기(己)는 중앙을 나타내는 색깔인 ‘황색’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무술년은 ‘황색 개띠의 해’이다.황색을 황금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황금색을 좋아하는 중국의 영향이거나, 혹은 마케팅의 영향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비록 학술적 근거는 없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새로 찾아온 올해가 지난 다른 해보다도 특별하고 의미 있는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발로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창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2017 국제 10대 뉴스] 세계와 불화… 지독한 트럼프 美우선주의, 세계의 공감… 성폭행 폭로 ‘미투’ 캠페인

    [2017 국제 10대 뉴스] 세계와 불화… 지독한 트럼프 美우선주의, 세계의 공감… 성폭행 폭로 ‘미투’ 캠페인

    지구촌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 해를 보냈다.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스트롱맨’들이 힘을 과시했다. 집권 2기의 막을 올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인 체제’를 확립했고 사우디의 젊은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도 경제 개혁과 대대적 숙청을 감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으로 시작된 ‘미투’(#Me Too)운동과 가상화폐 비트코인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기도 했다. 뉴욕과 런던 등지에서 소프트 테러가 빈발했고 허리케인이나 지진, 산불 등 재난재해도 유독 많은 해였다. 이처럼 2017년을 뒤흔들었던 지구촌 10대 뉴스를 서울신문 국제부가 선정했다.1 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중동 격랑 지난 1월 20일 취임 일성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일방적 탈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개정 선언 등 미국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86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인 1조 5000억 달러(약 1623조원) 규모의 세제개편안(감세안)을 통과시키면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이 그의 정치적 행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화염과 분노’, 등 북한과 말폭탄을 주고받으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렸고 이스라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공식선언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댕겼다.2 北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암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올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맹독성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말레이 경찰은 현장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출신 여성들을 체포했으며 이들 외에 암살을 주도하고 계획한 용의자는 4명으로, 모두 북한 출신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단교 위기까지 가는 등 극한 대립을 보였다. 김정남의 시신은 결국 협상 끝에 북한으로 인계됐지만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은 심화됐다. 김 위원장이 권력 강화를 위해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한 사건에 이어 미국인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18개월 억류됐다 지난 6월 사망하는 등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이 잇달아 부각됐다.3 시진핑 2기 ‘1인 집권체제’ 확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열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집권 2기 시대를 열었다. 그의 이름이 들어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당헌에 명기됐다.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음으로써 2022년 이후까지 집권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상무위원 7명이 공동으로 꾸렸던 집단 지도체제가 1인 지배체제로 바뀌었다. 공산당 최고 수뇌부인 25명의 정치국 위원도 대부분 시진핑 직계로 구성됐다. 시 주석은 사회주의 사상을 강조하면서 ‘양극화 해소’와 ‘질적 성장’을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 중심의 기존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신형 국제 관계’를 표방했다.4 뉴욕·런던 등 테러 공포에 신음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터키 이스탄불,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세계의 대도시는 올 한 해 일상화된 테러의 공포에 신음해야 했다. 이슬람국가(IS)가 근거지를 빼앗기자 세계 곳곳에서 차량 폭탄, 트럭 돌진, 총기 난사 등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 테러’를 벌였기 때문이다. 1월의 첫날부터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로 39명이 사망했고 3월과 5월에는 런던과 맨체스터에서 각각 5명, 22명이 희생되는 테러가 발생했다. 10월에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트럭 폭발 테러로 510명이 사망했다. 특히 58명을 사살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범처럼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도 방어수단이 없는 민간인 대상 소프트 테러를 자행하는 등 세계 곳곳이 피로 물들고 있다.5 IS 이라크 등 거점지서 격퇴 “1월 20일 이슬람국가(IS) 전사 3만 5000명이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 4만 5000㎢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1000명이 5000㎢를 점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트위터에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해 극단주의 무장세력 IS 격퇴 성과를 과시하며 올린 내용이다. 뉴욕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하부 조직으로 출발한 IS는 최초로 영토를 가진 테러단체였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가 격퇴전을 개시하면서 이라크 정부는 지난 10일 ‘IS와의 종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IS 추종자의 테러 기도가 2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하는 등 여전히 소프트 테러의 공포로, IS의 위협은 살아 있다.6 미얀마, 로힝야족 탄압 논란 산 채로 불에 타고, 총에 맞고, 성폭행당하고….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게 가해진 혹독한 탄압은 올해 가장 슬픈 뉴스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8월 25일 로힝야 반군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경찰 초소 30여곳을 습격한 것을 빌미로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인종청소’가 시작됐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4개월간 사망자는 약 1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웃국가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65만 5000명은 난민이 됐다.음식과 물이 부족한 난민 캠프에는 전염병이 돌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은 로힝야족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해 국제적인 지탄을 받았다. 유엔은 지난 24일 총회를 열어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군의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7 “나도 당했다” 미투 운동 확산 미국의 인기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는 지난 10월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의 용기에 힘입어 폭로의 봇물이 터졌고 미 영화배우 앨리사 밀라노가 지난 10월 17일의 트위터에 자신이 겪은 성폭행 피해를 ‘미투’(#Me Too)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자고 제안하면서 ‘미투 운동’이 시작됐다. 미투 운동은 전 세계 80여개국으로 확산돼 방송계, 정계, 학계를 막론하고 가해자들이 줄줄이 심판을 받았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13명의 여성으로부터 가해자로 지목돼 소송에 휘말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2월호에서 미투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을 ‘침묵을 깬 사람들’이라고 칭하며 그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8 ‘중동을 뒤흔든 왕자’ 빈살만 32세 사내가 이슬람 수니파 맹주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차기 국왕이 되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지난 6월 무함마드 빈나예프 왕세자를 제치고 새 왕세자로 선출된 직후부터 대내적으로는 개혁·개방 정책을 펼쳤다. 여성 운전을 허용하고 탈석유 정책을 발표했다. 대외적으로는 적성국 이란 견제에 집중했다. 이란과의 친교를 빌미로 지난 6월 카타르를 봉쇄했고, 지난 11월에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어 이란을 겨냥한 대테러이슬람군사동맹(IMCTC)을 소집했다.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이란·정부군에 맞서 반군을 지원했다. 이란과 맞서려고 앙숙 이스라엘과 손잡았다는 의혹도 있다.9 멕시코 강진·허리케인 등 재해 세계는 올해도 자연 재해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9월 7일과 19일 규모 8.2와 7.1 강진이 잇따라 발생해 30여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 첫 지진에서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고 두 번째 지진에서는 35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피지, 칠레 등 ‘환태평양 불의 고리’ 일대에서도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이어졌다. 미국과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은 6월부터 허리케인 ‘하비’, ‘어마’, ‘마리아’를 잇달아 겪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산불로 서울시의 2배 가까운 면적이 불에 탔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22일 상륙한 태풍 ‘덴빈’으로 24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강력한 허리케인, 산불, 태풍 등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10 ‘수익률 1800%’ 비트코인 폭등 올 한 해 지구촌을 가장 뜨겁게 달군 금융자산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이었다. 연초 1000달러대로 시작한 비트코인은 폭등을 거듭하며 1만 9300달러대까지 치솟아 1800%나 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3235억 달러(약 346조원)로 불어나 세계 30위권인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3211억 달러)을 뛰어넘었다. 비트코인 열풍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평범한 직장인과 은퇴자는 물론 고등학생, 대학생까지 너도나도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 짧은 시간 큰 수익을 남긴 사람도 있었지만, 비트코인 투자에 몰입하는 ‘폐인’도 나타났다. ‘16세기 튤립 투기’를 연상시키는 비트코인 광풍에 각국 정부는 거래 규제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1862년 화마 입은 대승사, 부석사 무량수전 목각탱 모셔오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1862년 화마 입은 대승사, 부석사 무량수전 목각탱 모셔오다

    ‘죽령 동쪽 100리에 우뚝 솟은 산이 있는데, 진평왕 9년(587) 갑자기 4면이 한 장(丈)이나 되는 돌이 하늘에서 산꼭대기로 떨어졌다. 그 돌에는 사방여래(四方如來)가 새겨졌는데, 붉은 비단으로 싸여 있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행차하여 절하고는 바위 곁에 사찰을 창건하도록 했다. 절 이름을 대승사(大乘寺)라 했는데, 법화경을 외는 비구 망명(亡名)을 주지로 삼아 바위를 깨끗이 쓸고 향불이 끊어지지 않게 했다. 산 이름은 역덕산(亦德山)이라고도 하고 사불산(四佛山)이라고도 한다. 승려가 죽어 장사 지냈는데 무덤 위에 연꽃이 피어났다’●대승사 곁에는 총지암·윤필암 등 유명 암자 즐비 ‘삼국유사’의 ‘사불산(四佛山)·굴불산(掘佛山)·만불산(萬佛山)’에 나오는 이야기다. 망명(亡名)은 글자 그대로 이름이 잊혀져 알 수 없게 된 승려다. 한 장(丈)이란 한 자(尺)의 열배에 이르는 단위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줄인 법화경은 대승불교의 대표적 경전이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경지에 들어서게 하는 데 근본 목적을 둔다. 사방여래가 새겨진 바위가 떨어졌다는 것은 주변 고을 사람들을 극락정토로 한데 이끌고 가겠다는 부처의 뜻이 아닐 수 없다. 사불산과 대승사는 경상북도 문경시의 동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소백산이 서남쪽으로 뻗어 문경새재로 가는 길목에 사불산이 있고 그 기슭에 대승사가 있다. 해발 913m에 이르는 사불산의 오늘날 공식 명칭은 공덕산(功德山)이다. 역덕산이든, 공덕산이든, 사불산이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인근 중생에게 두루 미치게 하겠다는 속뜻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도 사불산 일대는 하나의 불국토(佛國土)다. 공덕산 동쪽 기슭 예천 땅에는 통일신라시대 창건설이 전하는 용문사(龍門寺)가 있다. 후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머문 적이 있는 고려 태조 왕건은 천하를 평정하면 큰 절을 일으키겠다는 맹세를 했고, 건국 이후 용문사를 중건했다고 한다. 사불산 서쪽의 해발 1103.2m 운달산 아래는 김룡사(金龍寺)가 있다. 대승사 창건 이듬해인 588년(진평왕 10) 운달조사가 세웠다는 설화가 전한다. 사불산은 그 자체로 부처의 땅이다. 대승사 바로 곁에는 새로 지은 총지암(總持庵)을 비롯해 문수암(文殊庵), 관음암(觀音庵), 보현암(普賢庵)이 있다. 윤필암(潤筆庵)과 묘적암(妙寂庵)은 대승사만큼이나 유명세를 떨치는 산내 암자다. 대승사에 가려면 문경시청이 있는 옛 점촌에서 자동차로 30~40분은 달려가야 한다. 오늘날의 대승사는 전각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찰(大刹)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불타버린 이후 1604년(선조 37)부터 1701년(숙종 27)까지 100년 남짓에 걸쳐 중건한 절집은 6·25전쟁에도 무사했건만, 1956년 대화재로 대부분이 소실됐다고 한다. ●1956년 화재… 전각 대부분 1960년대 이후 재건 앞서 고려시대에도 화를 입었다. 진정국사 천책의 ‘유사불산기’(遊四佛山記)에는 ‘갑진년 8월 두 세 명의 도반과 지팡이와 짚신을 챙기고 사불암을 배례하고 대승사를 찾았다. 옛 건물과 회랑에는 오직 한 사람의 늙은 승려가 한 사람의 사미를 데리고 거처하고 있었다.…노승은 ‘내가 이 절에 머리 깎고 들어온 지 이미 60년 남짓인데 그동안 끊임없이 불법을 지닌 고승이 교법을 널리 펴 왔지만 근래 오랑캐 말발굽이 침범해 중단되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갑진년은 1244년(고종 31)이다. 1231년부터 1259년까지 6차례 이어진 몽골의 침입을 가리킨 것이다. ●총지암 석탑 복원땐 삼국시대 창건설 밝혀질 수도 지금 대승사에서 볼 수 있는 전각은 대부분 1960년대 이후 다시 지은 것들이다. 대웅전과 그 앞에 세워진 만세루도 그렇다. 절집은 새것이어도 고찰(古刹)의 흔적은 넘쳐난다. 대웅전 앞에 놓인 한 쌍의 노주석(柱石)이 또한 그렇다. 광명대(光明臺)라고도 불리는 노주석은 야간 법회가 있을 때 주위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노주석 기둥에는 1729년(영조 5) 세웠음을 알리는 명문(銘文)이 있다.대웅전의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더욱 특별하다. 후불탱을 그림 대신 조각으로 만들어 모신 것이다. 목각탱(木刻幀)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10개의 나무편을 조합해 아미타정토세계를 표현했다.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조선 후기 집중적으로 조성됐는데 남아 있는 것은 6점뿐이다. 예천 용문사와 상주 남장사 보광전,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서울 경국사, 남원 실상사 약수암 것이 그렇다. 이 목각설법상이 당초에는 영주 부석사의 큰법당인 무량수전에 모셔졌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1862년(철종 13) 대화재를 당한 대승사는 새로운 큰법당을 짓고 폐찰 상태로 방치되던 부석사에서 이 목각탱을 옮겨왔다는 것이다. 이후 법등(法燈)이 다시 이어진 부석사에서 강력하게 반환을 요구했다. 결국 대승사는 목각탱을 돌려주지 않는 대신 부석사 조사당(祖師堂)의 수리비용을 대기로 합의한다. 부석사의 창건주 의상대사의 영정을 모신 조사당은 고려시대 절집이다. 당시 두 절 사이에 오간 문서 4점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합의서에 해당하는 것이 완의(完議)다. 이 문서들은 1973년 목각아미타설법상과 더불어 보물로 지정됐다. 하지만 목각설법상이 국보로 승격됨에 따라 지금은 ‘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관계문서’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대승사 동쪽 언덕의 총지암 마당에는 석탑의 부재들이 여러 무더기 쌓여 있다. 상당한 규모의 석탑으로 시대도 고려시대 이전으로 올라갈 듯하다. 옛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대승사가 삼국시대 창건설이 전하는 사찰의 이미지를 되찾는 데 적지 않은 몫을 할 수 있을 듯하다.●윤필암에 사면석불 배례할 수 있게 사불전 세워 사면석불은 대승사 뒤편으로 보이는 공덕산 줄기의 정상부에 있다. 하지만 대승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사면석불을 만나려면 산 너머 윤필암으로 가야 한다. 대승사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윤필암과 묘적암으로 가는 길이 나타난다.사면석불을 가까이에서 대하고 싶다면 윤필암에서도 20~30분쯤 산을 올라야 한다. 오랜 세월 풍파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던 조각은 희미하다. 윤필암에는 산에 오르지 않고도 사면석불에 배례할 수 있도록 사불전(四佛殿)이 세워졌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처럼 사면석불 쪽을 향해 커다랗게 창을 낸 전각이다. ●마애불 옆 전설 속 미륵암은 흔적 없이 사라져 윤필암에서 묘적암으로 오르는 중간에는 높이 6.1m의 대승사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양촌 권근(1352~1409)은 ‘사불산 미륵암 중창기’에 마애불과 함께 미륵암의 존재를 언급해 놓았다. 마애불 곁의 신라시대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작은 절이 미륵암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 암자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dcsuh@seoul.co.kr
  • [2017 월드리뷰 ② 中·日·亞] 인종청소… 로힝야족의 눈물, ‘한인 피살’ 필리핀 개혁 단행

    [2017 월드리뷰 ② 中·日·亞] 인종청소… 로힝야족의 눈물, ‘한인 피살’ 필리핀 개혁 단행

    올해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으로 불리는 로힝야족의 눈물로 뒤덮였다.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차별받고 살았는데 지난 8월 25일 로힝야족 무장조직이 군경 초소를 공격하면서 대규모 ‘인종 청소’가 자행됐다.미얀마 군부 탄압으로 5살 이하 어린이 700여명을 포함해 최소 6700명이 사망하고 65만명에 가까운 난민이 발생했다. 미얀마 군부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폭력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군부를 의식해 이 사태에 침묵한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서방 언론에서는 ‘민주주의의 구세주’라는 성급한 우상화로 수치를 오해했다는 반성도 나왔다. 260만 달러(약 30억원) 규모의 식량 지원을 하기로 한 우리 정부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로힝야족에 온정의 손길을 뻗치고 있지만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길은 멀기만 하다. 홍수,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도 어느 해보다 심한 고통을 안겼다. 7~8월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파키스탄을 덮친 홍수는 1300여명의 사망자를 남겼다. 지난 20년간 매년 2000여명이 서남아시아에서 물난리로 사망했는데 올해 몬순은 어느 해보다 참혹했다. 특히 필리핀은 12월에 상륙한 태풍 덴빈으로 240여명이 사망해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겪어야만 했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관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 아궁산도 화산재를 분출해 한때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로 더 심각해진 자연재해는 점점 아시아 대륙에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인도에서는 불가촉천민이, 싱가포르에서는 여성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은 20년 만에 탄생한 두 번째 천민 출신 대통령이지만, 실권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잡고 있다. 할리마 야콥은 싱가포르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나 내각제 국가인 싱가포르에서도 실권자는 리센룽 총리다. 비록 얼굴마담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소외계층 출신 대통령들이 불평등의 골을 메워 주는 데 이바지하리라는 기대는 크다.막말과 마약과의 전쟁 등으로 화제를 모으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집권 2년차를 맞아 여러 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한국인 사업가 지익주씨의 납치 피살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경찰개혁을 지시했다. 하지만 최근 아들이 마약밀수 연루설과 자녀 학대설로 다바오시 부시장직에서 사퇴하는 등 마약과의 전쟁도 험난하기만 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각계 원로들 “평창올림픽 기간 北·美 군사행동 중단을”

    각계 원로들 “평창올림픽 기간 北·美 군사행동 중단을”

    각계 원로들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평화올림픽을 위한 기자회견을 연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핵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 모든 대결 당사자들은 즉각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유엔 총회 결의에 따라 평창올림픽 기간 미국과 북한은 일체의 군사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올림픽이라는 인류의 축제를 동아시아 평화의 역사적 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설정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김희중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황석영 소설가 등이 참석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 고은 시인 등도 성명에 동참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성탄음악회 참석…“생명·안전 지키는 나라 만드는 데 노력”

    문재인 대통령, 성탄음악회 참석…“생명·안전 지키는 나라 만드는 데 노력”

    문재인 대통령이 성탄절인 25일 성탄음악회에 참석했다. 다른 외부 일정은 최소화하고 조용한 성탄절을 보냈다.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성공과 남북한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천주교·개신교 연합 성탄음악회’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한 남북한 화해와 음악으로 이웃 종교가 하나가 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본다는 음악회의 취지에 공감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인사들이 초청됐다. 종교계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등이 함께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2017년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은 경기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이정호 신부, ‘예은 아빠’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도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공연 시작 10분 전쯤 공연장에 도착해 미리 와 있던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 주요 참석자들과 사전 환담을 하고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러 종교가 함께 성탄을 축하하고 사회의 희망을 나누는 의미가 뜻깊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김희중 대주교는 “오늘 음악회의 지평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 그리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 외의 참석자들은 최근 발생한 제천 화재 사고를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위로하는 것을 보고 국민은 걱정하면서도 위로를 받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런 마음들이 모이고 있으니 좋아질 것”이라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국민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환담을 마치고 2층 객석에 들어서자 1층과 3층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졌고 관객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대통령의 모습을 찍었다. 공연 중간에 지휘자가 문 대통령 내외를 소개하자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공연의 연주는 지휘자 최영선 씨의 지휘로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맡았다. 소프라노 임선혜 씨와 가수 옥주현 씨 등이 오페라 곡과 교회 음악, 캐럴을 불렀다. 문 대통령은 오전에는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대통령의 성탄절 메시지도 음악회에서 이뤄진 참석자들과의 사전 간담회 내용으로 대신했다. 제천 화재사고로 충북 지역사회가 실의에 빠진 상황에서 별도의 성탄절 메시지를 내는 것이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계종 총무원장 지낸 녹원 스님 원적

    조계종 총무원장 지낸 녹원 스님 원적

    대한불교조계종 제24대 총무원장을 지낸 직지사 조실 녹원 대종사가 지난 23일 오후 6시 40분 쯤 경북 김천 직지사에서 원적했다. 세수 90세, 법랍 77세.1928년 경남 합천에서 출생한 녹원 스님은 13세가 되던 1940년 직지사로 출가했으며 31세의 나이에 직지사 주지로 취임한 이래 7차례 주지직을 연임했고,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1981~1983)을 거쳐 1984년부터 1986년까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1985년 동국학원 이사장을 맡아 네 차례 연임했고,1997년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에 피선됐다. 2007년에는 직지사 조실로 추대돼 후학을 지도해 왔다. 스님은 불교와 교육의 발전, 한·일 불교 교류 등에 기여한 공로로 1998년 일본 류코쿠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에는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업적으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장례는 조계종 종단장으로 봉행되며, 분향소는 직지사 설법전에 마련됐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27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 작은 산사에서 ‘왕실의 불상’이 쏟아졌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 작은 산사에서 ‘왕실의 불상’이 쏟아졌다

    절집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장쾌한 것으로는 남양주 수종사(水鐘寺)를 첫손가락에 꼽아도 좋을 것이다. 운길산 중턱의 수종사 마당에서는 북동쪽에서 흘러내려 오는 북한강과 남동쪽에서 달려오는 남한강이 합쳐져 마침내 한강을 이루는 양수리(兩水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가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일대를 왜 두물머리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절의 창건과 관련해 ‘수종사 중수기(重修記)’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한양 동쪽 칠십리에 운길산이 있고, 이 산에 절이 있으니 수종사다. 세조가 천순 3년(1459·천순은 명나라 영종의 연호) 이두수(二頭水)에서 하룻밤을 보내던 중 산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튿날 세조는 바위굴에서 18나한상을 발견하니 절을 짓게 하고 수종사라 이름 지었다.’그런데 수종사에는 더 이른 시기의 사리탑이 남아 있어 세조의 창건 설화를 무색하게 한다. 정혜옹주(?~1424) 사리탑이다. 정혜옹주는 태종과 의빈 권씨 사이에 태어났다. 생전에 불심이 깊었는데 다비하자 사리가 나와 사리탑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리탑의 지붕돌에는 ‘류씨와 금성대군이 시주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세종의 여섯째 아들인 금성대군(1426~1457)은 어린 시절 의빈 아래서 컸다고 한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으니 얼굴 한번 보지 못했을 정혜옹주의 사리탑을 발원한 이유일 것이다. 조선 전기의 대문장가 서거정(1420~1488)의 ‘동문선’에는 ‘수종사 윤(允)선사에게 주는 시’(寄水鍾寺允禪老)가 있다. ‘용진강 위에 옛 가람이 있는데/ 돌길을 굽이돌아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네’로 시작한다. 과거에는 양수리를 용나루(龍津)라 했고, 그 앞 한강은 용강(龍江)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세조 시대 창건한 젊은 사찰이었다면 서거정이 ‘옛 가람’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다산 정약용(1762~1836)은 ‘수종사는 신라의 옛 절인데, 샘이 있어 돌 틈으로 맑은 물이 흘러나와 떨어질 때 종소리를 내므로 수종사라 부른다”고 했다. 다산이 전하는 말처럼 신라 시대 창건한 사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선 전기에 이미 ‘옛 가람’이라 불리울 만큼 역사가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한 듯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다산은 수종사에서 내려다보이는 팔당호수변 마재가 고향이다. 그는 ‘운길산 수종사는 옛적 우리 집 정원/ 마음만 먹으면 날아가 절 문에 이르렀네’라는 시를 남길 만큼 어린 시절부터 이 절을 자주 찾았다. 수종사를 큰 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주변 산세(山勢)는 가파르기만 해 지금도 대웅보전만 그런대로 번듯한 터전에 자리잡고 있을 뿐 응진전이며 약사전, 산신각은 바위틈에 매달리다시피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세조 창건설(說)이 전하고, 정혜옹주 사리탑이 세워질 만큼 왕실과 깊은 관계를 맺은 것은 물길의 편리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용나루는 경상도와 충청도에서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운반하는 조창(漕倉)이 있던 충주에서 도성(都城)의 마포를 잇는 남한강 수운(水運)에서 가장 중요한 경유지의 하나였다. 남한강은 충주에서 다시 상류로 단양, 영월, 정선을 거쳐 오대산이 있는 오대천으로 이어진다. 태백산록의 목재는 뗏목으로 엮인 뒤 이 물길을 따라 마포강으로 흘러들었다. 세조가 수종사를 실제로 찾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는 오대산을 오가는 과정에서도 이 수로(水路)에 크게 의존했을 것이다. 수종사는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동차로도 절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다. 다만 길이 좁고 가파른데다 구불구불하기까지 하니 초보 운전자라면 말리고 싶다. 어쨌든 수종사에 올라 일반 탐방객들이 주변 경치에 넋을 잃는 동안 불교나 미술사 학자들은 대웅보전 왼쪽에 나란히 세워진 세 기의 석탑에 먼저 눈길을 보낸다. 왼쪽이 정혜옹주 사리탑, 작은 삼층석탑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팔각오층석탑이다. 사리탑은 절 서쪽 산비탈에 있던 것을 옮겼다고 한다. 사리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뚜껑 달린 청자 항아리와 금제구층탑, 은제 도금 사리기 등 화려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금탑과 사리기는 항아리 안에 들어 있었다. 사리기에는 수정으로 만든 공 모양 사리병이 들어 있었는데, 구멍을 뚫고 사리를 모셨다. 일괄해서 보물로 지정된 ‘남양주 수종사 부도 사리장엄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높이 3.3m의 팔각오층석탑은 더욱 주목해야 한다. 오대산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이 보여주는 고려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이 조선 시대 들어 규모가 작아지고 장식성은 더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보물로 지정된 탑도 탑이거니와 내부에 모셔진 불상의 규모와 발원한 사람들의 면면은 매우 흥미롭다. 두 차례 팔각오층석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수습한 불상은 모두 30구에 이른다. 일부 해체가 이루어진 1957년 기단 몸돌에서 금동불 8구, 1층 몸돌에서 금동불 3구와 목불상 3구, 1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4구를 발견했다. 전면 해체 수리한 1970년에는 2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9구, 3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3구를 찾았다. 그동안 4구가 사라져 지금은 26구가 남아 있다고 한다. 팔각오층석탑의 불상들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은 불상의 명문(銘文)과 복장(腹藏)의 발원문으로 봉안한 사람과 이유, 그리고 조성 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장이란 불상의 배 부분에 넣는 불경 등의 상징물을 말한다. 학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층 몸돌의 불상 6구는 숙용 홍씨, 숙용 정씨, 숙원 김씨가 1493년(성종 23)에, 다른 금동불 23구는 인목대비가 1628년(인조 6)에 각각 봉안한 것이라고 한다. 1층 몸돌 출토품 가운데 금동석가모니불좌상은 바닥 은판에 ‘시주 명빈 김씨’(施主 明嬪 金氏)라고 새겨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명빈 김씨(?~1479)는 조선 초기 중요한 불교 후원자의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불상의 복장에서 발견된 발원문은 성종의 후궁인 숙용 홍씨와 정씨, 숙원 김씨가 ‘주상전하의 성수만세(聖壽萬歲)’를 기원하며 봉안한 것이라고 했다. 명빈이 세상을 떠나고도 한참이 지난 시기다. 명빈 김씨와 성종의 세 후궁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진전된 연구가 필요하다. 23구에 이르는 1628년 봉안 불상에는 발원문이 없는 대신 비로자나불상 바닥에 ‘숭정 원년 무진년에 소성정의대왕대비(昭聖貞懿大王大妃)가 발원한 23존을 주조하여 보탑에 봉안하니 후세에 전해 중생을 구제해 주소서. 화원 성인(性仁)’ 이라는 명문이 있다. 소성정의대왕대비는 곧 인목대비(1584~1632)다. 선조의 계비로 영창대군을 낳은 인목대비는 광해군이 즉위한 뒤 아들을 잃고 폐서인이 됐다가 인조반정으로 복호(復號)되는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말년 대왕대비(大王大妃) 신분으로 발원한 불상은 작지만 화려하다. 하지만 봉안처는 신분이 한참 떨어지는 선대 내명부(內命婦)가 이미 발원했던 탑이니 조촐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수종사가 왕실에서 그만큼 영험 있는 사찰로 유명세를 떨쳤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돌아가 볼까, 조상들의 땅으로-신과 함께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돌아가 볼까, 조상들의 땅으로-신과 함께

    영화 ‘신과 함께’가 드디어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이 연재될 때부터 이미 네티즌들은 그것을 영화로 만든다면 적합한 배우가 누구일지 갑론을박했다. 차사 강림에 적합한 인물이 누구일지, 진기한 변호사 역할은 누가 해야 할지 등에 대해 투표까지 할 정도였으니,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진기한 변호사가 등장하지 않는 영화 ‘신과 함께’가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자못 궁금하다. 웹툰 ‘신과 함께’가 연재되던 시절에 사람들은 수많은 댓글을 쏟아내며 열광했는데, 필자의 기억에 따르면 가장 많은 댓글 중의 하나가 바로 “착하게 살자”였다. 신들과 함께하는 저승 여행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이끌어 내었으니, 그야말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 작품이라 하겠다. 그런데 웹툰에 나오는 염라의 저승은 제주도의 ‘차사본풀이’에 등장하는 것이지만, 사실 그것은 동아시아 지역 고유의 공간은 아니다. ‘염라’는 인도에서 온 인물이며, ‘지옥’ 개념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무시무시한 칼산지옥이나 활활 타오르는 불꽃지옥 등 ‘지옥’ 개념은 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민족들의 신화에는 원래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이 죽었을 때 “돌아갔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죽은 사람의 영혼이 대체 어디로 돌아갔다는 것일까. 보통 그것은 사람이 죽은 뒤에 “흙으로 돌아갔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아니다. 사람이 죽은 후에 그 영혼이 ‘어딘가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왜 ‘돌아갔다’고 표현한 것일까. 그 해답은 인근 중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들의 신화를 보면 찾을 수 있다. 중국의 서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들은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사제들이 읽어 주는 ‘지로경’을 들으며 머나먼 조상들의 땅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지로경’이란 영혼이 돌아가는 길을 일러 주는 노래를 의미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조상들의 땅은 머나먼 서북쪽에 있는데, 그 길은 대개 그 민족이 이주해 온 노선과 일치한다. 그러니까 사람이 죽으면 사제가 불러 주는 ‘지로경’을 들으며 그들 민족이 이주해 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최초의 조상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곳은 금은보화가 넘치거나 일도 하지 않고 그냥 놀기만 하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언제나 봄날처럼 온화한 그곳에는 자신이 잘 아는 사람들, 먼저 떠나간 사람들이 옹기종기 한데 모여 있다. 그들이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고 안온하게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이다. 조상들의 땅이 있는 그러한 공간이 바로 그들이 죽은 뒤에 가는 세상이다. 그러니까 그곳은 무시무시한 지옥이 아닌, 그냥 ‘이계’(異界), 즉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공간’일 뿐이다. 제주도 신화에 등장하는 ‘서천꽃밭’도 그런 곳이다. 생명이 시작되며 동시에 돌아가는 그곳, 온갖 종류의 꽃들이 피어 있는 그곳은 원래 소수민족 신화에 등장하는 조상들의 땅과 같은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떠나가는 영혼을 모신 상여를 그렇게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한 것이리라. 동아시아 신화 속에서 사람이 죽은 뒤에 가는 세상은 특별한 곳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과 같지만 조금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으며, 질병이 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는 그런 곳이다.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사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은 일상 속에 있다. 평범한 일상이 깨지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무료하게 느껴지는 일상이 사실은 가장 행복한 것임을. 한 해를 보내느라 모두들 바쁜 12월, 새로 시작되는 한 해에는 그런 평범하고 안온한 일상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기를 세상의 모든 신들과 함께 기원한다.
  • “낮은 마음으로 이웃 살피자” 설정 총무원장 성탄 메시지

    “낮은 마음으로 이웃 살피자” 설정 총무원장 성탄 메시지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먼저 챙기고 살피신 예수님의 삶을 되새겨야 합니다.”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18일 성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설정 스님은 “정의의 이름을 앞세우더라도 자신만이 옳다고 고집하면 결국 갈등과 분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낮은 마음으로 함께 일구는 겸손과 양보의 미덕은 서로의 신뢰를 더욱 굳게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이익보다 공익을 앞에 두고 사회와 이웃을 살피는 선한 마음을 매 순간 굳건히 하자”며 “세상의 평화를 위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한겨레, 진보와 보수 모두가 조화의 기운이 넘칠 수 있도록 정진하자”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이날 오후 5시 40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가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선정…“사악함을 깨고 바름을 드러내다”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선정…“사악함을 깨고 바름을 드러내다”

    대학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었다.교수신문은 전국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메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를 잘 표현할 만한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이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파사현정은 ‘2012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도 선정됐었다. 파사현정은 원래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말이다. 불교 삼론종의 근본 교의로, 길장이 지은 ‘삼론현의’(三論玄義)에 나온다. 이제는 종교 울타리를 넘어 사회 일반의 통용어로 자리 잡았다. 최경봉 원광대 교수(국어국문학)와 최재목 영남대 교수(동양철학)가 나란히 파사현정을 추천했으며, 응답자 1000명 가운데 34%(340명)가 선택했다. 최경봉 교수는 “사견과 사도가 정법을 짓누르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교수는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사현정을 선택한 교수들은 새 정부의 개혁이 좀 더 근본적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했다. 권영욱 성균관대 교수(화학과)는 “이전 정권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절차와 방법으로 국정을 운영하던 것을 끊은 것이 ‘파사’였으며, 새 정부는 ‘현정’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동아시아학과)는 “진실을 명백하게 밝힌 다음 정의를 실현하는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파사현정에 이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이 응답자 18.8%의 선택으로 올해의 사자성어 2위에 올랐다. 해현경장은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 나오는 말로,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이다.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가 무제에게 올린 원광원년거현량대책(元光元年擧賢良對策)에서 유래했다. 해현경장을 추천한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 정부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영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사자성어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이 사자성어를 택한 교수 중에는 개혁이 자칫 거문고 줄만 바꾸는 수준에 그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견해도 있었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사회학과)는 “촛불 시민의 뜻이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는 것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잡음을 내는 거문고 줄만 바꾸는 선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3위는 응답자 16.1%가 선택한 ‘수락석출’(水落石出)이었다.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중국 송나라 구양수의 취옹정기(醉翁亭記)의 ‘수락이석출자’(水落而石出者)라는 문구와 소식의 후적벽부(後赤壁賦)에 나오는 말이다. 수락석출을 추천한 홍승직 순천향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정권이 바뀐 뒤 좀처럼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전 정권의 갖가지 모습이 드러나는 현 상황에 적합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재건함), ‘환골탈태’(換骨奪胎·낡은 제도가 관습 등을 고쳐 새롭게 거듭남) 등도 올해의 사자성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음까지 잘생긴 정우성 “난민에 대한 국제사회 도움 절실”

    마음까지 잘생긴 정우성 “난민에 대한 국제사회 도움 절실”

    UN난민기구 친선대사 자격으로 ‘뉴스룸’에 출연한 정우성이 ‘친선대사’라는 말과 행동으로 보여줬다.정우성은 1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유엔 친선대사로서 로힝야족 난민 캠프를 찾았던 경험에 관해 이야기했다. 정우성은 올해 두 번이나 난민촌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로힝야 난민 캠프의 여성 대부분이 강간을 당했고, 부모의 죽음을 목격했으며 부모의 대부분이 아이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20년 전 르완다 대학살보다 심각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라도 가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방문했던 쿠투팔롱 난민촌에는 현재 30만명 정도의 로힝야족이 보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25일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사태가 심해지자 3개월 동안 62만명의 난민이 급격하게 넘어온 상황으로 인구밀도도 참혹하고 불이 났을 때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손 앵커가 “버마족은 불교고 로힝야족은 이슬람교를 믿어 인정을 못 받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하자 정우성은 “종교적 문제도 있는데 19세기 영국이 통치하면서 미얀마를 착취하기 위해 로힝야족을 이용한 것 같다. 역사적 갈등 구조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답했다. 정우성은 난민 캠프의 센터에서 만났던 어머니 영상을 소개하며 “남편의 죽음을 이겨내고 자기 고향에서 버티려고 했으나 사위의 죽음까지 맞닥뜨리고는 세 딸과 함께 난민 캠프로 온 분이었다”며 참혹한 실상을 전했다. 이어 임신 7개월의 여성 사진에 대해서는 “남편이 집 밖으로 끌려나가 총살당하는 것을 보고 탈출하게 된 여성분인데 남편의 죽음을 이야기할 때 무미건조하게 이야기하더라”며 “현실에서 도피하려고자기 일이 아닌 것 같은 눈빛으로 이야기하는데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손 앵커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친선대사 하시면 죄송한 말씀이나 이름만 걸어놓고 계시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전부터 활동 내용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긴 했었는데 오늘부로 완전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감사하다.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면서도 “캠프를 방문하면 할수록 내가 또 찾아가야 하는 당위성이 주어진다.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난민기구 직원을 보면 그들이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는 존경심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손 앵커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로힝야족 방문하고 돌아온 이야기를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으로 많이 해주셔서 제가 많이 배웠다. 오늘은 영화 이야기를 해야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안해도 된다. 내가 뉴스룸에 폐를 끼치는 것 같다”며 “현장에서 느꼈던 그들의 참혹함은 몇 마디 말로 전하기에는 모자란 게 많다. 전기도 없고, 식수·식량·의료 문제, 대다수의 아이가 맨발로 땔감을 갖고 걸어 다니는 걸 보면 여기서 몇 마디 했다고 그들의 아픔을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끝으로 정우성은 “대부분의 사람이 난민에 대해 우리가 왜 신경 써야 하느냐고 묻는다”며 “우리도 6·25라는 전쟁을 겪었고, 실향과 난민에 대해서는 어떤 민족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시민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그들에게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계종, 정치집단 타락… 수행으로 돌아가야”

    “조계종, 정치집단 타락… 수행으로 돌아가야”

    “불교 종단은 정치집단이 아니에요. 무슨 정권이라도 쥐는 것처럼 내가 집권해 너희들을 지배하겠다는 그런 중생심 때문에 불교가 타락하고 무너지는 것입니다. 불교가 부처의 뜻을 행하는 수행집단이라는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13일 서울 조계사 인근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조계종 종단이 정치화되고 계파로 찢어져 서로를 적대세력으로 몰며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종단이 타락했다”고 직설화법으로 비판했다. 지난 10월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후 언론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불교를 침몰하는 배에 비유하며 종단 내부를 향한 날카로운 죽비를 휘둘렀다. 설정 스님은 “산중(수덕사)에 머물 때가 좋은 때였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구나 깨닫고 있다”고 운을 뗀 후 가슴속에 품어 온 날 선 발언을 쏟아 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철두철미하게 수행해 대중을 위해 열정을 행하라는 것”이라면서 “절은 수행자가 거처하는 곳인데 그곳에서 참선하지 않고 술을 먹거나 온갖 잡스러운 행동을 하는 이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무원의 존재 목적도 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인데 20년 만에 돌아와 보니 종단이 정치집단이 돼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만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4년 종단개혁 당시 개혁회의 법제분과위원장으로 총무원장 권한을 분산하고 제한하는 데 앞장섰고, 1998년까지 중앙종회 의장을 맡은 바 있다. 설정 스님은 “(내가 경험해 보니) 총무원장 선거는 사회와 달리 규칙조차 없는 것 같다”며 “온갖 권모술수와 중상이 난무하는데도 어떤 처벌도 없다. 이 모든 게 나한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 총무원장 경선 등 종단의 제도 개혁을 예고했다. 온화한 인품으로 2009년 덕숭총림 4대 방장으로 추대되고 후학 지도를 해 온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이 된 후 공개적인 비판에 나선 데는 지난 선거에서 금품 살포 의혹부터 각종 비방 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정 스님은 지난달 16일 목포신항을 방문해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장례식에서 희생자의 넋을 기렸고, 최근에는 파주에 있는 서울시립승화원 ‘추모의 집’을 찾아 무연고 사망자들의 영령을 위로하는 천도재를 열었다. 그는 “숨진 무연고자의 80%는 가족이 있는데도 장례조차 외면받는 분들이었는데 우리 사회가 얼마나 냉혹하고 삭막해졌는지를 체감하게 된다”며 “국가가 이런 분들도 보살피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1980년 10·27 법난 때 대전 보안대 지하실에 보름 동안 구금돼 고문을 받았으며, 1995년 11월 타계한 작곡가 윤이상 선생 유족들의 요청으로 49재 추모법회를 봉행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성당의 위로… 외로워도 좋은 크리스마스

    성당의 위로… 외로워도 좋은 크리스마스

    어느새 연말이다.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기다. 캐럴 가사처럼 ‘거리마다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싫다면 한적한 외곽의 성당을 찾는 건 어떨까.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가 볼 만한 성당을 꼽았다.●강화성당 강화성당은 얼핏 절집처럼 보인다. 한옥의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지의 전통과 문화를 수용한다는 성공회 방침에 따른 것이다. 강화성당은 성공회 초기 선교사들의 주도로 1900년에 완공됐다. 건축 당시 설계자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성당 건물이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했다는 후대의 평가가 많다. 이는 극락정토로 갈 때 탄다는 불교의 ‘반야용선’과 같다. 성당 안쪽의 세례대도 인상적이다. 강화도 산 화강암으로 제작됐다. 문화재청에서 지난 10월 등록문화재로 예정 고시했다. 세례대엔 ‘수기세심거악작선’(修己洗心去惡作善)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마음을 닦으면 악을 물리치고 선을 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횡성 풍수원성당 강원 횡성과 경기 양평의 경계에 있다. 한국인 신부가 건립한 것으로는 최초의 성당이다. 나라 전체로는 네 번째 성당이다. 1907년 완공됐다. 100년 넘은 세월에도 정갈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다. 외려 수백년이 지나도 어느 한 곳 허물어지지 않을 것처럼 야무져 보인다. 성당 내부는 예나 지금이나 마룻바닥이다. 몸이 불편한 이들을 제외하면 신자 대부분이 아직도 방석을 깔고 앉아 미사를 올린다. 성당은 고작해야 10여 가구가 전부인 산골에 터를 잡고 있다. 대개의 성당이 도회지 주변에 들어서는 것과 다르다. 그 덕에 성당에 들면 누구나 한 번쯤 피정(묵상, 기도 등 종교 수련을 하는 것)을 꿈꿀 만큼 적요한 풍경이 흐른다. 성당 뒤에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아산 공세리성당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7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 성당에서 촬영됐다. 공세리성당은 1922년 프랑스 출신 드비즈 신부가 중국인 기술자를 데려와 지은 것이다. 이 성당의 초대 신부였던 드비즈는 저 유명한 ‘이명래고약’의 기술 전수자로도 유명하다. 성당은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주변 풍경과의 조화가 빼어나다. 수령 350여년의 느티나무, 팽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성당 건물을 둘러치고 있다. 성당 뒤편엔 ‘십자가의 길’이 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진 채 처형장까지 갔던,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로사를 재현했다. 예수 고난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14처에 걸쳐 세워져 있다. 종교와 무관한 이라도 조용하게 걸어 볼 만하다.●익산 나바위성당 한국 천주교의 첫 신부이자 성인으로 추존된 김대건 신부가 첫발을 디딘 곳에 들어선 성당이다. 나바위는 납작 바위란 뜻이다. 성당은 1907년 완공됐다. 무엇보다 외관이 인상적이다.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한국 기와를 지붕에 얹었다. 겹처마 아래엔 중국식의 팔각창을 냈다. 붉은빛 외벽의 벽돌을 구운 것도 중국인 노동자들이다. 3국의 건축양식이 녹아든 성당인 셈이다. 종탑이 있는 성당 전면부가 아니었다면 서원이나 객사쯤의 우리 옛 건물로 착각할 정도로 이채롭다. 저물녘의 피에타 조각상도 인상적이다. 상처 입은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품이 언덕 아래 마을에까지 이르는 듯한 느낌이다. 성당 뒤 언덕엔 망금정이 있다. 정자에 오르면 금강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저물녘에 특히 좋다.●칠곡 가실성당 1895년 세워져 1922~1923년 중건된 가톨릭 교회다. 대구 계산성당에 이어 경북 지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신앙의 요람이다. 가실성당이 깃든 칠곡은 한국전쟁 때 격전지였던 곳이다. 대개의 건물이 포화에 스러져 간 것에 견줘 가실성당은 야전병원으로 쓰였던 덕에 비교적 온전히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성당은 낙동강을 굽어보는 낙산 언덕에 세워졌다. 한국전쟁 뒤 낙산성당이라 불리다 2005년에 가실성당이란 정겨운 이름으로 개명했다. 성당은 단아하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결합된 형태다. 성당 안에도 볼거리가 많다. 기둥 사이 열 개의 창문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예수의 탄생, 죽음, 부활 등을 차례로 보여 준다. 빛이 들 때마다 살아나는 섬세한 선이 인상적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文대통령 “남북관계 종교계·민간에서 물꼬 터야”

    文대통령 “남북관계 종교계·민간에서 물꼬 터야”

    “선제타격으로 전쟁 용납 못해…우리 동의 없는 군사행동 없다” 한상균·통진당원 석방 요청에 “사면 연말연초 민생 중심으로”문재인 대통령은 6일 “남북 관계를 위한 정부 대화는 막혀 있는 만큼 종교계와 민간에서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로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대화는 쉽지 않지만 종교·민간 차원의 교류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 핵은 반드시 해결하고 압박도 해야 하지만 군사적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 동의 없이 한반도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단호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7대 종단 지도자와의 청와대 오찬에서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와 관련, “두 가지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하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이고 또 하나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라며 “북핵 문제는 북·미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남북 대화는 북한 핵에 가로막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긴장이 최고로 고조되고 있지만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결국, 시기의 문제이고 풀릴 것이다. 이런 과정에 평창올림픽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종교계와 민간 분야의 방북 신청을 번번이 거부해 오다가 이번 천도교 방북이 처음 이루어졌다. 그것이 물꼬가 될 수도 있고 북한이 평창에 참여하면 스포츠 분야에서 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강원도가 지자체 차원에서 대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저히 나쁜 사람은 안 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불구속 수사를 하거나 풀어줘 모든 사람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탕평책을 써 달라”는 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건의에 대해 문 대통령은 선을 그었다. 엄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해 왔다. 문 대통령은 “탕평은 정말 바라는 바이나 대통령은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수 없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석방이냐 수사에 개입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성탄절 특별사면을 통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쌍용자동차 사태로 구속된 이들, 통합진보당 당원을 석방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며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 텐데 서민 중심, 민생 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찬에는 김희중 대주교, 설정 스님, 엄기호 목사,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김영근 성균관 관장, 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등 여덟 명이 참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포토] 문 대통령, 종교지도자들과 손잡고 기념촬영

    [서울포토] 문 대통령, 종교지도자들과 손잡고 기념촬영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낮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체부장관, 이정희 천도교 교령,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문 대통령,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김영근 성균관 관장. 2017. 12. 06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In&Out] ‘인도양의 진주’ 스리랑카와 KOICA/이동구 스리랑카 사무소장

    [In&Out] ‘인도양의 진주’ 스리랑카와 KOICA/이동구 스리랑카 사무소장

    스리랑카는 20세기 중반에는 ‘콜롬보 플랜’을 통해 아시아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원조를 제공할 만큼 저력 있는 나라였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26년의 내전을 겪고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 확대 등으로 ‘잃어버린 3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최근 스리랑카는 내전의 상흔을 씻고 경제도약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재정 부족 등 걸림돌이 있음에도 지정학적 중요성과 천혜의 자연환경, 정치적 안정과 높은 교육열 등 잠재력을 토대로 ‘인도양의 진주’로 거듭나기 위해 외국인 투자와 도움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스리랑카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고 인도는 서남아권에서 패권을 잃지 않으려고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등 스리랑카는 주요 국가의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 한국은 이들 나라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스리랑카는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개발 경험 등을 배우고 싶어 한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는 않지만 양국은 식민지와 내전 경험, 불교 숭상 문화에 이어 민주적 가치 옹호 등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은 스리랑카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케이팝에 열광하고 있다. 코이카는 이런 스리랑카에 한국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양국의 우정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코이카는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 당시 쓰나미가 덮친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끊어진 교량을 복구하고 병원을 건립했으며 올해도 가뭄 피해와 홍수 재난에 도움의 손길을 뻗쳤다. 스리랑카 정부와 협의해 직업훈련·교육, 교통, 물관리, 지역개발 등 4개 분야를 중점 지원 중이다. 우리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추진해 한국 기업 진출을 용이하게 하고 스리랑카 정부의 국정과제인 ‘100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해양대학 및 기능대학 지원도 하고 있다. 코이카가 한국 연수에 초청했던 스리랑카 정부 인사들은 현재 각 부처의 중견간부로 국가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연수생 동문회는 매년 코이카와 함께 자선활동도 하고 있다. 또 봉사단원 80여명이 스리랑카 전역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주민들과 함께 ‘야무야무(함께 가자)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최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의 국빈방한으로 양국 간 각종 교류는 물론 개발협력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리라 기대한다. 코이카는 이런 협력의 플랫폼이자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다. 또 시리세나 대통령의 조계사 방문 때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환대로 감동했듯이 코이카는 그들이 원하는 곳에 말없이 다가가는 스리랑카어로 진정한 친구를 뜻하는 ‘망고 친구’(Mango Friend)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 기간제→정규직 전환 추진 수원시,정부지원 요구

    기간제→정규직 전환 추진 수원시,정부지원 요구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인 경기 수원시가 재정부담이 크다며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수원시는 최근 4차 정규직전환 심의위원회를 열어 기간제 근로자 6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기간제 근로자는 연중 9개월 이상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하고, 향후 2년 이상 같은 업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는 근로자들이다. 60세 이상이 3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60세 이하다. 통합사례관리사와 로컬푸드 직매장 계산원 등이 포함됐다. 현재 생활임금(1인당 연간 1582만원)을 적용받는 이들 기간제 근로자가 정규직(공무직 공무원)으로 전환돼 공무직 인건비(1인당 연간 3300만원)를 받게 되면 지금보다 11억 3300만원의 시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특히 파견·용역직의 정규직 전환 시에는 기간제 근로자보다 4배 가까운 예산이 소요된다. 현재 시가 파악한 정규직 전환 대상 파견·용역직 근로자는 847명이다. 환경미화원, 경비, CCTV 관제원, 콜센터 직원 등인 이들에게는 연간 246억 9000만원의 인건비가 들어간다. 그러나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279억 5000만원으로, 32억 5000만원의 예산이 추가 필요하다.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시 시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은 연간 43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불교부 단체인 수원시는 교부세 등 국비지원이 전혀 없어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소요재원을 자체재원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정부 방침을 준수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년 40억원이 넘는 추가 비용은 우리 시에 큰 부담”이라며 “지방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불교부단체는 정부에서 특별교부세 등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선 정규직 전환 후 임금체계 개선’을 얘기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재정부담을 외면한 채 진행하는 정규직 전환은 출연기관 등의 정규직 전환 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지자체의 의견을 대폭 반영해 장기적이고, 단계적으로 정규직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오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중앙지방자치단체정책협의회에서 정규직 전환에 따른 지자체 재정지원 등을 정식 건의할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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