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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⑦ 스님들이 외국어 경연대회?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⑦ 스님들이 외국어 경연대회?

     ‘스님들이 외국어 실력을 겨룬다’ 조금 생뚱맞게 들릴 수 있겠다. 그런데 실제로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있을 행사이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고, 아니 불교도 달라졌다고 생각할 이들이 많을 성 싶다. 선방과 절집에서 참선, 염불만 하는 줄 알았던 스님들이 외국어 경연대회를 연다니…. ● 14일 조계종 학인 스피치대회, 예선 거친 64명 ‘일전’  조계종 교육원이 여는 ‘제1회 조계종 학인 외국어 스피치대회’ 학인, 즉 사찰 승가대나 중앙승가대, 동국대에서 공부하는 스님들이 영어·중국어·일어로 사찰문화며 불교교리, 승가대학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대중 스피치하는 대회란다. 예선을 통과한 개인 13명, 단체부 6팀 등 모두 64명이 외국어 실력을 겨룬다고 한다. 단체는 춤과 노래, 연극 요소까지 곁들인 오페라 형식의 공연까지 선보인다니 일단 실력들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스님 외국어스피치대회’가 일반에겐 생뚱맞아 보이는 게 당연할 터. 일반인들이 의아해하는 만큼이나 불교계, 특히 ‘한국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 입장에선 오랜 고심 끝에 낸 고육지책으로 여겨진다. 화두를 들고 참선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간화선(看話禪) 수행이야 설명할 필요도 없이 조계종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이다. 1700년 선(禪) 불교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자부심과는 달리 정작 외국에서 한국불교를 알아주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실제로 서구 사회에서 불교는 티베트불교나 일본불교, 남방불교가 대종을 이룬다. 한국 선불교를 아는 이란 아주 드물고,서점에서도 한국불교 관련 책을 찾아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서방세계에서 한국불교는 한마디로 ‘뒷 전의 불교’인 셈이다. ●’뒷전’ 한국불교 위기감 반영... 더딘 ‘세계화’ 노력 첫 발걸음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염두에 둔 채 외국 유학중인 한국 스님들이야 어디 한 둘일까. 세계 각지에 흩어져 공부하는 한국의 학인들이 많다지만 정작 한국불교에 깊숙이 빠져 귀의한 외국인 입장에선 불교 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실제로 이 땅에 들어와 공부하는 외국인 스님들은 한결같이 교리 이해며 절집 생활 적응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한국 절집이며 선방에 들어와 산 지 불과 몇 년 안에 한국을 떠나는 푸른 눈의 수행자도 숱하다. 말로만 ‘한국불교 세계화’를 외칠 뿐, 그 실천의 행보는 소걸음처럼 더디기만 하다고 조계종 스님들 스스로가 입버릇처럼 되뇌는 사실이다.  조계종이 전대미문의 ‘스님 외국어대회’를 여는 데는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사정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대중들의 불교 외면과 이탈이다. 교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수행 탓에 점점 멀어져가는 썰물의 신행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표출이 만만치 않다. 신자들의 이탈에 더해 출가자의 급격한 감소와 고령화까지 겹치고 있는 상황이니 더 말해 뭣할까.  어쨌든 스님들의 외국어 경연대회는 불교계에선 큰 변화의 싹으로 비쳐진다. 세계화를 염두에 둔 외국어 포교의 토대를 쌓든, 대중들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마케팅 성격의 행사이든, 그 발상의 싹은 일단 고상해 보인다. 14일 오후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에서 스님들 외국어 겨루기를 한번 지켜볼까.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⑥ 달라이라마가 한국에 온다고?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⑥ 달라이라마가 한국에 온다고?

     불교계에 달라이라마 방한(訪韓) 설이 쏠쏠 흘러나온다. 전국 각 지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위한 법회며 서명운동이 줄기차게 이어진데 이어 최근 달라이라마의 환생 스승인 7대 링 린포체가 달라이라마 방한추진회(준비위원장 금강스님)를 방문해 격려하는 등 부쩍 분주해진 모습이다. 일부 불교 신자들은 ‘후년 봄쯤 달라이라마가 방한할 것’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낙관론까지 퍼뜨리고 있다. ● 추진위 방한 서명운동 등 전개... ’2017년 봄 방한’ 낙관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따져보면 불교계 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인도 동북부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의 정치적 지도자이자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적 각성과 새로운 삶을 이끌어주는 정신적 리더이기도 하다. 1950년 중국의 침공으로 120만 명 이상이 희생된 티베트. 그곳의 사람들은 지금도 그저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를 보기 위해 몇 달씩 걸리는 희말라야의 험한 순례 길을 오체투지로 넘는다. 대부분의 티베트인들은 그의 사진 조차 제대로 눈을 마주쳐 바라보지 못할 만큼 달라이라마의 위상과 영적 힘은 위대하다.  그래서 달라이라마 방한추진회도 방한의 목적을 불교계에 국한하지 않고 있는 눈치다.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한국사회의 각성과 발전에 대한 멘토겸 대화자라는 거시적 명제를 방한의 동기로 삼았다고 한다. 조만간 그 목적에 맞춘 달라이라마 추진위의 구성과 방한일정을 공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 과거 몇차례 불발... 외교적 이해관계 얽혀 성사여부 불투명  그런데 지난 2000년의 일을 비롯해 이미 몇 차례의 방한 추진이 불발에 그쳤던 과거사를 돌이켜보면 지금의 열망과 열기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외교적으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정부의 단골격 방한 불허 이유가 우선 떠오른다. 중국과 한국 정부의 밀월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도타운 상황이고 보면 이번 방한 추진의 결과 또한 장밋빛 보다는 어두운 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그런데도 불교계는 “종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낙관적이다. 양국간 신뢰가 충분히 쌓인만큼 양국 정부의 양해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우선 크다. 여기에 방한추진회를 이끌고 있는 구성 인원들이 정치적, 종파적 특색을 띠지않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중국과 한국 정부에 방한 불허의 빌미를 제공할 요소를 미리 차단했다는 주장이다. 현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불교계의 상황도 곁들인다. ●불교계 ‘필생의 과업’ ... 실추된 한국불교의 각성도 과제  지금 상황을 종합해보면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향한 불교계의 입장은 ‘낙관’을 넘어 ‘반드시 성취해야 할 필생의 과업’이다. 그리고 그 과업에는 명예와 위상이 실추된 한국불교의 각성과 개선이란 큰 과제도 얹혀있다. 그 과업 달성의 이유며 과제 청산이란 의욕이야 탓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8월 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때처럼 ‘티베트 승왕(僧王) 달라이라마에도 신경 써 달라’는, 정부를 향한 간절한 요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해와 공감의 한 켠에 자리를 틀고있는 묵직한 덩어리가 자꾸 걸린다. 돈과 권력에 휘둘리는 출가자들이며 절집의 세속화, 그런 것들 말이다. 그래서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가 들먹여질 때마다 ‘왜 달라이라마여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곤 하는 것일까.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종교의 파격/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종교의 파격/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종교는 보수적인 영역으로 인식된다. 현실의 안정과 평화의 공존을 중시하는 속성 탓이다. 하지만 인류사를 보자면 보수보다 진보와 개혁을 추구했던 종교가 더 성했고 높이 평가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나에게 오라’고 외쳤던 예수는 지배층과 권력이 아닌, 소외되고 약한 이의 편에 줄곧 서 있었다. 그래서 예수는 실천적 개혁가로 평가되곤 한다. ‘성전을 허물라‘며 부패한 종교와 민심에 호통쳤던 파격은 변혁과 파격의 상징이다. 그러나 보편의 인식과 통념을 깨는 변혁의 측면에서 종교는 대체로 더딘 영역에 속한다. 특히 인간 생명과 존엄의 카테고리를 지키려는 의지와 집단의 대응은 확고하다. 종교계에서 ‘이단’의 대부분은 천부의 생명 가치를 저버린 파격에 대한 엄한 단죄다. 실제로 한국 천주교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죽음에 이르게 한 안중근(토마스)을 신자로 공식 인정한 건 2010년의 일이다. 오래도록 지우지 않았던 ‘살인자’의 오명을 털고 일제에 대항한 천주교 형제로 받아들인 그 전환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었다. 그런가 하면 ‘순혈’이라는 초기의 원칙에 충실해 수혈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은 국내 개신교계로부터 여전히 이단 취급을 받는다. 불교계가 우리 사회의 모순적 사안들에 대한 발전과 개혁의 실천적 대응에 나선 것도 근래 들어서의 일이다. 종교계에 통념과 보편의 상식처럼 만연한 구각을 깨고 소외되고 약한 이들을 보듬으려는 변혁의 몸짓들이 일어 일반의 시선을 잡아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비의 희년(禧年)’을 맞아 12월 8일부터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내년 11월 20일까지 낙태 경험 있는 여성을 용서하는 권능을 사제에 부여하는 교서를 내렸다. 한시적 사면이지만 낙태를 언급조차 하기 어려운 금기로 여긴 천주교로선 엄청난 파격이다. 취임 이후부터 줄곧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던 교황의 또 다른 역사적 전환이 세계인들의 귀와 눈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 한켠에서 국내 개신교계 진보 교단들로 구성된 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동성애자에게 눈길을 돌려 주목된다. 천부의 성(性)을 거스르고 배반한다며 혐오 대상으로 여겨 왔던 성소수자를 이해하고 더불어 살자는 배려 운동이다. 우리 개신교의 뿌리인 미국 개신교계에선 많은 교단이 성소수자를 껴안고 있다. 동성애자를 교인으로 받아들이고 목사 안수까지 주는 교단이 늘고 있다. 그런 추세 말고도 약자와 소수자 배려와 껴안기가 종교의 큰 가치라고 할 때 우리 사회가 그 파격에 관심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NCCK는 성소수자 보듬기에 나서기 앞서 고민이 많다고 한다. 우선 사회적 통념이 넘어야 할 큰 벽이라는 걱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같은 개신교 보수 교단들의 반대와 견제는 더 넘기 힘든 장애라고 호소한다. 실제로 보수 개신교단들은 크고 작은 집회나 예배에서 ‘동성애자 절대 불가’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 가고 있다. 개신교계가 함께 동성애자를 품어 안기까지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진통과 곡절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kimus@seoul.co.kr
  • [사설] 종교인 과세 또 물 건너가나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 정치권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고 한다. 법제화 과정의 첫 관문인 국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10명)의 대다수가 적극적인 의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 형평을 위해 반드시 실행돼야 할 종교인 과세가 정치권의 방치로 표류한다면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종교인 과세는 1968년 이후 수십년간 계속돼 온 해묵은 과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과 사회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매듭짓지 못한 데는 과세에 반대하는 일부 종교계를 의식한 정치권의 모호한 태도가 주된 배경이었다. 정부가 2013년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종교계의 반발을 우려한 국회의 반대로 소득세법 시행령에 과세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이라는 범주를 새로 만들고 소득의 20~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주는 안을 만들었는데 내년 총선 때 종교계 표밭을 의식한 국회가 또다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종교인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대법원 판례와 ‘종교인 소득은 근로소득’이라는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례로 종교인 과세에 대한 법적 토대가 명확히 마련됐다. 종교계의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천주교는 1994년부터 소득세를 자진 납부하고 있고,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는 대형 교회도 늘어나고 있다. 불교계도 과세에 부정적이지는 않다. 종교인 과세의 당위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폭넓게 형성돼 있다. 종교인 과세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목적이 있다.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면세 혜택을 줘온 오랜 관행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국회가 눈앞의 이해에 급급해 이를 외면하는 건 납세 의무라는 국가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일에 다름없다. 정부의 안대로라면 전체 종교인 23만여명 가운데 과세 대상은 4만~5만명에 불과하고 평균 실효세율도 1% 안팎이라고 한다. 세금 징수보다는 법제화에 무게를 뒀다는 얘기다. 이럴진대 국회는 더 고민하지 말고 소임을 다해야 한다. 종교계도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사회적 신뢰를 얻으려면 흔쾌히 이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4] 일제가 네동강 낸 사명대사비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4] 일제가 네동강 낸 사명대사비

    임진왜란 당시 승군대장 사명대사 유정(1544∼1610)은 합천 해인사 홍제암에서 입적(入寂)했다. 대사를 기리는 ‘자통홍제존자 사명대사 석장비(위 사진)’는 홍제앞 바로 옆 부도밭에, 그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종 모양의 소박한 부도(아래 사진)는 뒷동산에 세워졌다. 광해군 4년(1612) 세워진 석장비는 높이 3.15m의 당당한 모습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비석 한가운데가 열 십(十)자 모양으로 쪼개진 흔적이 보인다. 1943년 합천경찰서장이었던 일본인 다케우라(竹浦)가 네동강내 땅속에 파묻었기 때문이다. 석장비가 중요한 것은 사명대사의 일생을 어떤 기록보다 소상히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상에 나온 사명대사 전기의 대부분은 이 비문에 나타난 삶의 궤적을 뼈대로 약간의 문학적 상상력을 보탠 것에 지나지 않는다. 비문을 지은 교산 허균(1569∼1618)은 한글 소설의 본격적인 출발점인 ‘홍길동전’을 쓴 바로 그 사람이다. 교산은 비문에서 ‘나는 비록 유가(儒家)에 속하는 무리이지만, 서로 형님 아우 하는 사이로 누구보다 스님을 깊이 알고 있다.’고 사명대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런데 비문에는 뜻밖의 시선도 드러난다. ‘대사가 중생으로 하여금 혼돈의 세계인 차안(此岸)에서 깨달음의 세계인 피안(彼岸)으로 건네주는 일을 등한히 하고, 구구하게 나라를 위하는 일에만 급급하였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불교계 내부의 평가가 이런 지경이었으니 살생을 금하는 불법의 수호자로 국난을 맞아 병장기를 잡아야 했던 사명대사의 고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었을 것 같다. 다케우라가 석장비를 눈엣가시처럼 여긴 것은 당연히 사명대사가 의승군을 이끌고 혁혁한 전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나아가 비석에 새겨진 사명대사와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대화 내용은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조선에 보배가 있느냐.‘는 가토의 물음에 사명대사가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당신의 머리를 가장 귀한 보물로 알고 모두 노리고 있다.’고 일갈했다는 대목이 특히 그렇다. 해방 이후인 1947년 홍제암에는 새로운 사명대사비가 세워졌는데, 옛 비문의 뒷편에 ‘명정 40년’으로 유명한 시인 수주 변영로가 새로운 비문을 지어 새겼다. 깨진 석장비는 1958년이 되어서야 본래의 자리에 복원되었다. 영원히 아물 수 없는 상처가 남았지만, 이 상처가 없었다면 오늘날 느끼는 감동은 오히려 덜하지 않았을까. 일제는 사명대사 석장비말고도 1945년에는 남원의 황산대첩비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훗날 조선 태조가 되는 이성계가 고려 말 도순찰사 시절 오늘날에는 운봉으로 불리는 황산에서 왜구를 섬멸한 사실을 기록한 승전비다. 황산대첩비는 1957년 다시 세워 오늘에 이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의 승전을 기념해 여수에 세워졌던 통제이공 수군대첩비는 1942년 사라졌는데, 해방 이후 경복궁 근정전 앞뜰에서 발견됐다. 이 역시 광복 이후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일본인 사이에서도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차마 파괴하지는 꺼림직했는지도 모르겠다. 글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 만화경] ① 광장의 종교, 종교의 광장

    [김성호 기자의 종교 만화경] ① 광장의 종교, 종교의 광장

    서울 시청앞 광장이 또 한차례 ‘폭우’같은 인파로 뒤덮였다. 엊그제 개신교계가 연합해 연 종교 집회 ‘광복 70년 평화통일 기도회’였다. 시청앞 광장을 중심으로 세종로 일대에 발디딜 틈없이 들어찬 사람 구름을 보면서 역시 한국은 ‘종교의 천국’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수도 한 복판 시청앞 광장이 인파로 뒤덮이는 일이야 아주 흔한 일이다. 온갖 집회의 단골 처이자 다양한 요구며 메시지가 분출하는 소통의 공간 말이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요즘 그 광장에 모이는 대규모 인총 규모에선 종교계가 단연 으뜸이다. 지난해부터 엊그제까지 시청앞광장과 세종로 공간에서 있었던 종교집회를 들여다보자. 지난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한국 초기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집전한 천주교 미사에 80만명이 모였고, 지난 5월 조계종 주축의 불교계가 연 세계 불교사상 초유의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엔 30만명이 모였다. 엊그제 개신교계 70개 교단과 70개 단체가 연합한 ‘광복 70년 평화통일 기도회’에는 17만명이 집결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중 연일 결집했던 붉은 물결의 함성과 응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 기도와 염원의 몸짓이며 목소리가 국민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인류의 공동 선(善)을 바탕으로 사랑과 나눔의 실천에 앞장서자는 종교 본연의 뜻과 가치가 담긴 집회야 환영받아 마땅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초기순교자 124위 시복식’에선 희생과 사랑이, 지난 5월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에선 자비와 화합이, 그리고 엊그제 ‘평화통일 기도회’에선 평화와 통일이라는 표어와 슬로건이 물결쳤고, 소외받거나 고통받는 이들이 자리를 같이 해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연출했다. 그런데 그 ‘종교 드라마’의 각본 짜기에 적지않은 고통과 불편이 스며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무리한 신자 동원이며 행사를 둘러싼 타협과 권력 행사, 크진 않지만 그 사이에서 오가는 이권의 개입, 그리고 일반의 눈총과 오해가 가장 많이 쏠리는 종교 세의 과시까지. 최근 조계종을 온통 뒤집어놓은 내홍의 단초인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사면 복권도 지난 5월 ‘세계 간화선 무차선대회’와 관련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종교의 쇠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서 신자 이탈을 막고 타 종교에 뒤지지 않으려는 세 결집과 과시야 십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인류사를 돌아볼 때 외형에 치우친 종교는 늘상 갈등과 마찰을 불렀고 쇠락하기 일쑤였다. 종교계가 그 숱한 부작용과 불협화음을 감수하면서 ‘광장의 종교’에 연신 목을 매는 진짜 이유는 뭘까. 그 대규모의 집회가 열리는 순간에도 이 땅의 곳곳에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려는 목회자와 신부, 스님들이 넘쳐난다. 사랑과 소망과 믿음, 자비와 이타, 희생과 순명…. ‘광장의 종교’가 아닌 종교 본연의 아름다운 색채가 찬연하게 번지는 ‘종교의 광장’을 보고 싶다. 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대장경 8만1352판

    국보 제32호인 경남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의 경판 수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많은 8만 1352판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10여년간 ‘팔만대장경 디지털화’ 사업을 진행하며 경판 수를 조사한 결과 일제강점기인 1915년 집계한 8만 1258장보다 94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10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대장경판은 워낙 많고 경판이 한두 점씩 발견되기도 해 숫자가 틀리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며 “경판을 하나씩 빼서 촬영하고 상태를 점검하면서 수량 조사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해인사 대장경판은 고려시대 불교 경전을 찍기 위해 글자를 새긴 목판으로 판 수가 8만여개에 달해 ‘팔만대장경’으로 불린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됐고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번 조사에선 경판 36장이 일제강점기에 제작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1915년, 1937년 18장씩이 만들어졌다.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새겨진 경판은 등록문화재로 따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불교계는 전체를 국보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오는 10월 학술대회와 공청회를 열어 일제강점기 제작된 경판의 국보 지정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조계종 특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조계종 특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과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정의다. 그래서 모든 모임과 조직은 물론 국가의 집행과 조치에는 법과 원칙의 명제가 따라붙는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 법과 원칙은 화합과 균형의 기준이 아닌, 분열과 쏠림의 명분이 되는 모순을 낳는다. 한국불교의 맏형 조계종이 법과 원칙의 시비로 시끄럽다. 1994년 범계(犯戒)행위를 이유로 멸빈당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감형이 단초이다. 멸빈은 승적을 영구 박탈하는 불교계 최고의 형벌이다. 극형을 받았던 서 전 총무원장에게 느닷없이 ‘공권정지 3년’이라는 극단의 감형 사면 판결을 냈으니 평지풍파가 일 만하다. ‘종단 명예와 위신 실추의 장본인’으로 낙인찍혀 종단에서 내쳐졌던 인물을 21년 만에 복권시킨 조치가 마뜩지 않다. 일반인들은 최근 조계종 사태를 그저 ‘불교계가 또 왜 저러나’식의 호기심 차원에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바깥 시선과는 달리 조계종단의 사정은 심각하다. 법과 원칙을 어긴 범법과 일탈에 대한 거센 반발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 서 전 총무원장에 특별사면 판결을 내린 재심호계원은 서 전 원장이 고령인데다 참회 입장을 밝혀 왔고 사면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 사면의 바탕에 대승적 차원의 화합을 두고 있다. 그런데 그 입장에 대한 조계종단 사부대중의 민심은 정반대이다. 1994년의 종단사태는 조계종을 거듭나게 한 분기점이고 서 전 원장은 그 갈림의 정점에 놓였던 인물이다. 1994년 이후 종단이 일관되게 목표로 삼아 달려온 개혁정신의 계승을 지금 왜 거스르냐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바로 나라의 헌법과 법에 해당하는 조계종단 종헌·종법의 위배이다. 엄연히 법과 원칙의 실행 도구인 종헌·종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스님들이 모여 일방적으로 사면 복권을 결정한 밀실의 음모로 보고 있다. 종무원들의 반발 모임으로 시작된 판결 철회 요구는 재가자 연대와 서명운동으로 번지고 있고 1994년 개혁운동에 참여했던 스님들까지 동참하면서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놓은 형국이다. 재심호계원이 종단 화합의 계기로 든 사면 복권이 파국을 향한 촉매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조계종단의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던 무렵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거론해 주목된다.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광복 70주년에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광복절 특사의 이유는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이다. 경제사정이 어렵고 이런저런 갈등이 뒤섞이는 나라 형편상 특사 조치에 대한 환영이 재계를 중심으로 연일 이어진다. 그 한쪽에서 특별사면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던 박 대통령의 다소 이례적인 작심에 쏠리는 견제의 시선이 적지 않다. 법과 원칙을 살린 형평성의 지적이다. 내일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한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과 공포를 경축하고 헌법수호를 다짐하기 위해 제정한 국경일 제헌절이다. 법과 원칙의 시비로 얼룩진 조계종 내홍도, 나라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위한 것이라는 광복절 특사도 제헌절을 계기 삼아 모두 차분히 정리되기를 바란다. kimus@seoul.co.kr
  • 일본 신사서 훔친 통일신라 불상 1점 반환

    일본 신사서 훔친 통일신라 불상 1점 반환

    국내 문화재 절도단이 일본 신사에서 훔쳐 들여온 통일신라 시대 불상 1점이 일본으로 되돌아간다. 대검찰청은 절도단이 2012년 10월 일본 쓰시마섬 가이진 신사에서 훔쳐 온 ‘동조여래입상’을 신사 측에 돌려주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동조여래입상은 8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됐으며, 정상적 교류 또는 임진왜란 당시 약탈로 일본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38.2㎝, 무게 4.1㎏이며 일본에서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1974년 당시 1억엔으로 감정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불상이 과거에 불법으로 일본에 유출됐다는 증거가 없는 데다 동조여래입상에 대해 국내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찰이나 단체도 없어 국내법에 따라 돌려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이르면 16일 불상을 받으러 입국할 예정이다. 검찰은 다만 절도단이 동조여래입상과 함께 훔쳐 온 ‘관세음보살좌상’은 국내 사찰인 충남 서산 부석사가 일본 측과 소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어 소유권이 가려질 때까지 국내에서 보관하기로 했다. 이 불상은 14세기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에서는 1973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불교계는 “이 불상은 1330년 부석사에 봉안됐다가 왜구에 약탈당한 것”이라며 환수운동을 벌이고 있다. 부석사는 “정확한 유출 경위 확인 전까지 일본 반환을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두 불상을 훔친 절도단은 국내에서 팔려다 검거됐다. 두 불상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관돼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불교계 독립운동 진두지휘한 백초월 스님의 삶 조망

    불교계 독립운동 진두지휘한 백초월 스님의 삶 조망

    아리랑TV의 ‘아리랑 프라임’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 불교계를 조망하는 특별 다큐멘터리 ‘100년 전의 진실, 백초월 스님’을 3일 밤 7시에 방송한다. 2009년 5월 서울 은평구 북한산의 천년사찰 진관사가 갑자기 분주해졌다. 칠성각의 복원 수리 도중 불단과 기둥 사이 벽에서 의문의 보따리가 발견된 것. 보따리 속에서 나온 것은 일제 식민지 시절 출간된 독립신문과 자유신종보, 신대한신문, 조선독립신문으로 사료적 가치를 가늠하기 힘든 귀중한 것들이었다. 그중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이 태극기다. 진관사에 태극기를 숨겨 놓은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바로 백초월 스님이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지리산 영원사로 출가한 그는 20대 후반에 사찰을 총괄하는 큰스님의 반열에 오른다. 이후 전국적으로 만세운동이 펼쳐지는 가운데 불교계 독립운동이 뜸한 것에 분개하여 서울로 온 스님은 진관사를 거점으로 독립운동에 온몸을 내던진다. 그는 각 사찰의 군자금을 모아 상해임시정부에 전달하고 젊은 불교 청년들을 해외에 독립투사로 지원하였고, 그로 인해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혹독한 고문을 겪는가 하면 늘 감시의 대상이 되곤 했다. 하지만 그의 서릿발 같은 독립의 기개와 의지는 일본 경찰들조차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정도로 대단했다고 한다. 그는 일심회라는 비밀결사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불교계 독립운동을 진두지휘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 바쳐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위대한 승려, 행동하는 종교인의 참모습을 보여준 대선사 백초월 스님.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되짚어 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생활 참선으로 나와 남 가르지 않는 지혜의 눈 얻기를”

    “생활 참선으로 나와 남 가르지 않는 지혜의 눈 얻기를”

    “화두를 들고 참구하는 한국불교 간화선은 800년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면면히 이어져 온 우수한 정신문화의 장점을 살려 모든 이들이 생활 속에서 참선에 정진한다면 지혜의 눈이 열리고 마음의 갈등이 소멸돼 두루두루 화평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주최로 세계의 고승과 불교지도자, 신자 등 20만명이 모인 가운데 열리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기원대회’를 앞두고 1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정사 금장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스님은 “광복 70주년의 해에 수행력 높은 고승과 불교 지도자, 신도들이 정성을 다해 참선으로 나라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게 될 것이며 일반 국민도 기원대회를 계기로 생활선에 눈 떠 나와 남을 가르지 않는 화합의 세계를 함께 다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기원대회’는 15일부터 18일까지 법회와 종교인회의, 수륙천도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16일 저녁 연등회를 마친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집결해 고승들과 함께 여는 ‘세계간화선무차대회’는 하이라이트로 주목받는다. 여기에서 진제 스님은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두에 둔 법문을 20여분간 진행하며 메시지를 만방에 선포할 예정이어서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님은 “삼천대천 세계가 한집이고 만유가 다 한몸입니다. 온 세상이 한몸인데 무슨 갈등이 있겠습니까. 600년 전에 명명된 광화문광장의 광화(光化)란 차별 없는 빛이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는 뜻에서 차용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차별 없는 불이의 자비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겠다는 무차법회의 의미와 잘 어울리지요.” “아직도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이 온전히 씻기지 않아 애석하다”는 스님은 간화선무차대회 말미에 세월호 희생자와 최근 네팔 지진 희생자들이 극락세계에서 왕생하기를 기원하는 각별한 법문을 직접 할 예정이다. “법회에서 계층, 진영, 종교 간 갈등과 반목을 광화와 무차의 정신으로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특히 세월호 같은 불상사의 재발을 막고 요즘 정치판에 큰 화젯거리인 돈 봉투를 주고받는 부조리까지도 척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행사장인 광화문광장에 ‘참나를 찾아 큰 지혜를’ 이라는 참선 수행 안내책자 30만권을 비치해 모든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참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단다. “한국의 불자들이 앞장서 모든 세계인이 생활 속에서 참나를 찾는 수행을 이끌기를 바랍니다. 욕심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의 탐진치 삼독(三毒)을 뿌리뽑아 모든 이들이 존경받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글 사진 부산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화성시 태안 3지구 한옥주거단지 추진

    경기 화성시가 태안3 택지개발지구에 한옥주거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23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태안3지구에 전통조경을 갖춘 한옥주거단지 건립을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태안3지구에 ‘효체험 테마공원’을 조성할 때 한옥마을이나 한옥호텔을 함께 만들어 평소에는 효체험공간으로 쓰고 국가 행사가 있을 때 국가원수급의 숙소로 사용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LH도 시의 제안을 받고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LH 관계자는 “일단 한옥 단독주택 단지 조성을 생각하고 있으나 한옥호텔 같은 숙박시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3 택지개발지구는 LH가 안녕동과 송산동 일대 118만 8000㎡를 개발해 공동주택 3500가구와 단독주택 294가구 등 총 3794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1998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사업부지에서 정조대왕 초장지(정조의 시신이 처음 묻혔던 곳)의 재실터가 발견되고 인근에 융·건릉, 용주사, 만년제 등 문화재가 있어 불교계 반발에 부딪혀 2009년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역풍 맞는 ‘주식회사 소림’

    역풍 맞는 ‘주식회사 소림’

    청명절 연휴였던 지난 5일 중국 인터넷은 소림사(少林寺)의 ‘시주 정가’ 논란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홍콩 문회보(文匯報)의 한 기자는 이날 소림사 법회에 갔다. 소림사는 청명절 관광객을 상대로 대규모 법회를 열었다. 스님들이 절 곳곳에서 기념품을 팔기도 했다. 기자가 대웅전 앞 시주함에 20위안짜리 지폐를 넣으려고 하자 옆에 있던 스님이 “시주는 100위안(약 1만 7500원) 이상만 받는다”고 했다. 주변의 관광객들은 “소림사가 아무리 돈독이 올랐어도 그렇지 어떻게 시주 액수까지 강권하느냐”며 항의했다. 소림사의 상업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과도한 문어발식 경영은 중국 내부에서도 지탄을 받고 있다. “소림 문화 세계화를 위해선 어느 정도 상업화가 필요하다”고 했던 언론들도 요즘은 “상업화가 소림사를 완전히 망쳤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최근 벌어진 호주 땅 투기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소림사는 호주 동남부의 숄헤이븐시에 소림촌(村)을 건설하기로 하고, 땅값으로 2040만 위안(약 36억원)을 지불했다. 소림촌에는 ‘제2의 소림사’를 포함해 쿵후 학원과 4성급 호텔, 27홀짜리 골프장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소림촌 면적은 12㎢에 이른다. 애초 소림사는 2006년 소림촌에 절과 수련원만 짓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시 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주택, 별장, 호텔에 골프장까지 집어넣겠다고 계획안을 수정했다. ‘염불’(절)보다 ‘잿밥’(부동산 투기)에 더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소림사 측은 “디즈니랜드의 해외 진출과 같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소림사는 소림촌 건설에 18억 7000만 위안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호주 땅 투기 논란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 지난 3월 소림사는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와 또 다른 소림촌 건설에 합의했다. 이곳엔 5억 6000만 위안을 투자한다. 소림사는 2008년 쿤밍에 있는 대형 사찰 4곳을 인수해 지역 불교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소림사가 인수·합병(M&A)한 사찰만 중국에 10여곳에 이른다. 중국의 ‘오악’(五岳) 중 하나인 허난(河南)성 쑹산(崇山)에 위치한 소림사는 쿵후의 발원지이자 선종(禪宗) 불교의 본향이다. 5세기 창건 이후 탐욕을 멀리하는 구도의 길을 걸어왔기에 중국인들에게는 영혼의 안식처와 같은 곳이다. 문화대혁명(1966~1976) 기간에는 수많은 승려들이 갖은 고초를 당하면서도 1500년 고찰의 기품을 유지했다. 소림사가 상업화의 길을 걷게 된 건 미국 경영학 석사(MBA) 출신 스님 스융신(釋永信)이 1987년 최연소(당시 22세) 방장(주지)에 취임하면서부터다. 1988년 프랑스 파리에 스님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소림 마케팅’을 개시했다. 1996년에는 중국 사찰 중 처음으로 인터넷을 끌어와 중문·영문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소림사의 글로벌화를 기치로 세계 각국에 지사 개념의 40여개 소림문화센터를 열었고 수백개의 무술학원을 차렸다. 소림 무술단이 순회공연을 다닌 국가도 60개가 넘는다. 세계 각국에서 무술학원이나 명상학원에 등록한 수강생은 300만명에 이른다. 1998년에는 ‘소림사 주식회사’를 만들어 중국에서 첫 번째 종교그룹으로 등록됐다. 상표권을 관리하는 회사, 스님들의 선식을 채식주의자들에게 파는 식품회사 등 계열사도 9개나 된다. 승려는 400여명이지만 ‘주식회사 소림사’ 직원은 1300여명이다. 소림 약국을 열어 수백년 비법이 담겼다는 약을 팔고, 온라인 쇼핑몰에선 ‘소림사’ 로고가 찍힌 기념품과 쿵후 신발 등으로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소림 무술을 주제로 모바일 게임까지 개발했다. 심지어 주류·육류가공업체에 상표권을 대여해 줄 정도다. 영국 가디언은 “소림사의 연간 해외 매출이 최소 1000만 파운드(약 16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소림사 본원의 연간 입장료 수입만 600억원 정도여서 국내외 사업을 모두 합치면 ‘주식회사 소림사’의 연간 매출액이 15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추측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위대한 경영가’ vs ‘불교계 이단아’…평가 극과 극

    ‘위대한 경영가’ vs ‘불교계 이단아’…평가 극과 극

    소림사 논란의 중심에는 늘 스융신(釋永信·50) 방장이 있다. 1987년 방장 취임 이후 추진한 ‘소림사 세계화’ 덕택에 그는 글로벌 기업들의 ‘살아 있는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참선을 생명으로 여기는 선종 불교에 먹칠한 인물이라는 낙인도 찍혔다. 상업화 수완 못지않게 정치력도 뛰어난 그는 18년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로 활동한다. 종교 통제가 심한 중국에서 소림사가 번창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정치력 덕택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스융신이 타는 2억원짜리 폭스바겐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은 소림사가 위치한 덩펑(登封)시 정부가 선물한 것이다. 작은 광업도시였던 덩펑시는 소림사 덕택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가 됐다. 올해 전인대에서 스융신은 불교 자산의 완전 국유화를 주장해 공산당의 박수를 받았다. 한 손에는 불경, 다른 한 손에는 아이폰6를 들고 있는 그에게 늘 조롱이 빗발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난 7일 신화통신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의 험담이 두려운 게 아니라 오해가 두렵다”면서 “소림사 부흥은 나의 소명이며 나의 수행”이라고 말했다. 스융신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자랑 삼아 가지고 다니는 게 아니라 더 많은 포교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라면서 “죽기 전에는 성불할 수 없으므로 죽을 때까지 모든 문명의 이기를 활용해 포교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호주 부동산 투자 논란과 관련해서 스융신은 “그곳 시장이 먼저 소림촌 건설을 제안했다”면서 “나는 명상센터와 절만 지으려고 했는데, 우리와 합작하는 호주 업체가 리조트까지 추진했다. 나는 지금도 최대한 단순하게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스융신은 소림사를 브랜드화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2002년 일본의 한 특허사무소에서 일본에서만 소림사 관련 상표가 272개나 있다고 알려왔다”면서 “그런 현상을 방치했다면 이미 우리가 ‘짝퉁’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설립해 체계적으로 소림사 문화를 지키지 않았다면 소림사는 지금쯤 사라졌을 것”이라면서 “거대한 상업화의 조류에 쓸려가기보다는 먼저 우리 문화를 브랜드화하고 보급하는 게 소림사를 지키는 길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이단아 취급을 받지만 후대가 나를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커버스토리] 케이블카로 갈라지는 민심

    [커버스토리] 케이블카로 갈라지는 민심

    지난 9일 오후 2시 울산시청 남문 앞. 스님, 신도, 교수, 환경단체, 정치인 등 1000여명이 ‘영남알프스 주봉인 신불산을 훼손하는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뒤 곧바로 울주군청까지 3㎞ 구간을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다. 1시간 뒤인 오후 3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는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는 관광협회, 음식업협회, 숙박업협회, 울주발전협의회, 울주체육회 관계자 4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울산 시민의 숙원사업이자 울산 경제를 선도할 케이블카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 유명 관광지가 케이블카 설치를 놓고 찬성과 반대로 갈리고 있다. 찬성 쪽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오히려 케이블카가 산림 훼손을 가져오는 등산로와 임도의 대안이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게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직접 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반대쪽은 “아름다운 강산과 문화재가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무차별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사회복지사업에 써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 내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정상 인근 2.46㎞ 구간에 추진되는 로프웨이 사업은 애초 다음달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뒤 내년 1월 착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경·종교단체의 반대로 환경영향평가가 기약 없이 연기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찬반 갈등은 환경영향평가 연기 등으로 이어져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프웨이 사업은 2001년부터 추진됐으나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10년 이상 표류하고 있다. 경남 사천시는 지난해 승인을 받은 바다 케이블카를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애초 지난해 6월 착공을 추진했으나 종교시설을 통과하는 노선에 대한 민원 해결과 사업비 증가로 다소 늦어지고 있다. 시는 상반기 실시설계를 거쳐 하반기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면 연내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 안순시 무역교류단 8명이 사천을 방문해 항공산업과 바다 케이블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시민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또 전남 목포 해상 케이블카 설치도 1998년과 2008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추진되고 있다. 상반기 중 시민 공청회, 설명회, 여론조사를 거쳐 하반기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목포시는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달산과 고하도를 잇는 해상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시는 오는 6월까지 설문조사와 토론회 등 여론 수렴을 거쳐 최적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중국 자본 유치 등에 따른 개발을 구상하고 있는 고하도 유원지 개발 사업 및 목포타워 등과 연계해 해상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면 관광객 유치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목포 해상 케이블카는 30년 전부터 논의됐으나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는 등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목포 고하도 해상케이블카 저지 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해상 케이블카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등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도 찬반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갓바위 케이블카는 대구 동구 진인동 집단시설지구∼팔공산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 1.2㎞ 구간에 설치하는 것이다. 1982년 첫 제기 이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설치가 거론됐다.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관광업계와 학계 등에서는 관광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이유로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팔공산 아래 주차장에서 걸어서 40∼60분 거리인 갓바위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케이블카를 놓으면 내외국인을 비롯해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최길영 대구시의원이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을 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 문화재 훼손을 걱정하는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불교계는 “기도 성지에 수많은 파이프를 박아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일반 관광지라면 외국인, 장애인 등을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갓바위는 기도 성지로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도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팔공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면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팔공산 가치를 고려해 섣부른 개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리산 일대 케이블카 개발 사업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함양군, 산청군 등이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서로 자신들의 지역이 환경 훼손을 적게 하면서 많은 이용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의 반발 등에 부딪혀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남원시는 산지관광활성화특구법이 제정되면 단독 또는 구례군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강원도는 영북 지역 최대 숙원사업인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시범 사업에 세 번째로 도전한다. 도는 그동안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두 차례 부결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해 이달 중 환경부에 설악산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오는 7월 열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넘겨받아 심의한 후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의가 통과되면 연말까지 모든 행정 절차를 완료하고 내년 3월 착공에 들어가 2017년 완공할 계획이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에는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45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오색 케이블카 노선은 ‘양양 오색∼설악산 끝청’으로 이어지는 길이 3.5㎞ 구간에 중간 지주 6개, 안전 지주 3개, 상하부 정류장 2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조성 사업은 2012년 6월, 2013년 9월 환경 문제 등으로 두 차례 부결됐지만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케이블카 조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지시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평창을 방문해 올림픽 볼거리로 오색 케이블카를 또다시 거론하는 등 지원 의지를 밝힘에 따라 희망의 불씨를 살려 왔다. 지자체들의 케이블카 경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명 산과 바다에 무분별하게 설치돼 자연환경과 문화재만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찬반 갈등으로 민심마저 갈려 시간과 돈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빠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상호 부산대 관광학과 교수는 “케이블카 설치는 자연경관과 어울려 관광적 매력 및 관광객 유인성을 얼마나 가졌는지를 충분히 검토한 뒤 개발해야 한다”면서 “영남알프스 산악 관광을 목적으로 설치된 경남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는 애초 기대와 달리 경제적 성과를 내지 못해 실패작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이블카가 돈이 되고 다른 지역에서도 성공했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면서 “성공 사례로 볼 때 환경 훼손 방지 대책과 경제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한국 대표 산사 7곳 세계문화 유산 오를까

    한국 대표 산사 7곳 세계문화 유산 오를까

    한국 전통사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추진위·위원장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는 9일 “오는 24일 충남 공주 마곡사 국제학술회의를 시작으로 한국산사의 문화유산 등재 지지여론 조성과 국제적 공감대 확산에 공식적으로 나선다”고 발표했다. ●24일 마곡사 학술회의 시작으로 공식 추진 이와 관련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계종 문화국장 각밀 스님은 “유례가 없을 만큼 불교계와 문화재청,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하게 협력해 고무돼 있다”며 한국산사의 문화유산 등재를 낙관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김경미 추진위 책임연구원도 “한국산사는 세계유산 관련 전문가들이 지속성과 보존관리 측면에서 인정하고 있다”며 각밀 스님의 전망에 힘을 실었다. 조계종과 문화재청, 5개 광역단체, 7개 지방자치단체, 7개 전통산사로 구성된 추진위가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산사는 7곳.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양산 통도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가 대상이다. 이 산사들은 2012년 정부 차원의 전문가협의회 심사를 통해 잠정목록 대상에 선정됐고 그 이듬해 12월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모두 삼국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조선중기 이후 가람배치가 정형화된 산지사찰이다. 이와 관련해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자문위원회 존 허드 회장은 “한국사찰은 인도로부터 불교가 전파되는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하나의 핵심 원칙과 종교철학이 올곧게 전승돼 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13년 봉정사·부석사 등 잠정목록 등재 한국산사의 문화유산 등재 움직임이 급물살을 탄 것은 최근 문화재청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12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회의를 열고 지자체 등이 신청한 17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후보 중 한국산사 7곳과 가야고분군 등 2건을 우선 추진 대상으로 결정했다. 각밀 스님은 “내년 초까지 마지막 한 곳을 최종 결정한 뒤 유네스코에 신청하게 된다”며 “올해 들어 추진운동이 시작된 김해고분군과 달리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한국산사가 최종 낙점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귀띔했다. ●“종교철학 올곧게 전승”… 등재 가능성 높아 실제로 오는 24일 공주에서 국내외 전문가 8명이 ‘종교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놓고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일 국제학술대회에는 유네스코 공식 자문기구인 이코모스의 종교유산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각밀 스님은 “등재신청서 작성을 2016년 말까지 완료해 2017년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등재 관련 첫 국제학술회의인 이번 모임을 통해 한국산사의 우수성을 유네스코 관계자들에게 거듭 알리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7개 사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2017년 유네스코로부터 위임받은 이코모스의 전문가 실사를 거쳐 2018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논란 재점화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다시 물 위로 떠올랐다. 대구시의회 최길영 의원은 1일 “갓바위는 연간 500만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인 약사신앙의 성지이자 대구가 가진 최고의 문화관광 자원이지만 방치되고 있다”며 “갓바위의 성지화와 관광자원화를 위해서는 케이블카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환경 훼손 등의 논란을 극복하고 케이블카 설치를 성공으로 이끈 대부분의 도시에 자치단체의 주도적인 노력과 의지가 있었다”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갓바위 케이블카는 대구 동구 진인동 집단시설지구∼팔공산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 1.2㎞ 구간에 설치하자는 것이다.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가 처음 제기된 것은 1982년이었다. 이후 2005년과 2012년에도 추진을 했으나 문화재청에 낸 ‘현상변경 허가 신청’이 경관 훼손 우려 등의 이유로 허가 가 나지 않아 사실상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환경·문화재 훼손을 걱정하는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거셌다. 당시 불교계는 “기도성지에 수많은 파이프를 박아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반 관광지라면 외국인, 장애인 등을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갓바위는 기도성지로 다르다”며 반대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도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팔공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면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팔공산 가치를 고려해 섣부른 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불교계와 환경단체는 지금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업계와 학계 등에서는 관광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이유로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팔공산 아래 주차장에서 걸어서 40∼60분 거리인 갓바위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케이블카를 놓으면 내외국인을 비롯해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갓바위는 대구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만큼 이해 당사자와 시민들이 모두 공감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남북 불교계, 광복 70주년 합동법회

    남북 불교계가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는 8월 15일 ‘남북 불교도 합동 법회’를 북한 금강산이나 개성에서 연다. 6·15에 즈음해서도 서울과 평양에서 남북 동시 법회를 연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강수린 북한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 중앙위원회 위원장(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은 26일 중국 선양 칠보산호텔에서 남북불교대표자회담 본회의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조계종 총무원 측이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 참사 1주년… 종교계 모여 그 아픔을 위로하다

    세월호 참사 1주년… 종교계 모여 그 아픔을 위로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종교계가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활동에 일제히 나선 것이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각 종교는 참사 당일(4월 16일)을 전후해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포함한 전국에서 법회와 기도회, 미사를 이어간다. 이들은 참사 1주기가 부처님오신날·부활절 시즌과 맞물린 만큼 희생자 위로와 극복·치유의 행사들을 범종교적으로 결집할 태세다. 조속한 선체 인양을 요구하는 실종자 가족들과 공동대응에도 나섰다. 불교계는 26일 오전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오체투지로 참사 1주기 공동 대응에 들어갔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도철·혜조 스님과 불교 시민단체 회원, 일반인 등 30여명은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광화문광장까지 머리와 다리, 팔, 가슴, 배 등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는 절을 하며 이동했다. 이들은 “오체투지 한 걸음 한 걸음에 참사 1주기 이전 정부가 인양 결정을 내릴 것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다음달 16일 이전 정부의 선체인양 결정이 있도록 도와달라”는 실종자(9인) 가족들의 예방을 받고 “정부에 의사를 전달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조계종은 오체투지에 이어 다음달 14일 서울 조계사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재를, 16일에는 전국 사찰에서 실종자 귀환을 바라는 타종도 진행한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 임시법당을 다시 세워 참사 1주기 30일 기도에 들어갔다. 금강스님(미황사 주지)과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장 법인스님 주도 아래 호남지역 사찰 스님들이 하루 두 번씩 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개신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도 아래 희생자 위로와 진상 규명, 인양 촉구에 힘을 쏟고 있다. NCCK는 기독교의 고난주간 성금요일인 4월 3일 세월호 침몰현장인 맹골수도에서 선상예배를 드린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 부활절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사회적 의미를 찾는 의미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아픔인 세월호의 침몰현장을 찾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겼다는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진도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도보순례로 부활절맞이를 시작한다. 순례 후 팽목항에서 유가족·실종자 가족과 함께하는 세족식을 거쳐 금요일 아침 선상예배로 이어간다. 금요일 예배는 맹골수도 선상예배와 ‘기다림의 아픔’을 간직한 팽목항 방파제 예배가 동시에 드려진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고난주간 기도집’을 발간했다. 기도자료집은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작성한 기도문과 육성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고난주간에 유가족과 함께 사용하게 된다. 천주교는 지역별로 ‘차분하고 체계적인’ 1주기 맞이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천주교는 특히 지난해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들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만큼 전국 교구차원의 내실 있는 행사들을 부활절까지 이어 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다음달 16일을 전후해 서울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하는 희생자 추모·실종자 위로미사를 봉행한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 내 종교인 부스에서 지킴이 활동을 벌이며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진행하는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을 기억하는 미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관할하는 광주대교구도 추모 미사와 행사를 거행한다. 지난달 광주대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를 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를 꾸려 팽목항 전담사제도 발령했다. 이 전담사제는 팽목항에 상주하며 매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안산 단원고 관할교구인 수원교구는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 천주교 부스에서 매일 오후 8시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자승 총무원장 “세월호 조속 인양 앞장서겠다”

    자승 총무원장 “세월호 조속 인양 앞장서겠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23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만나 “선체 인양을 위해 적극 힘쓰겠다”고 말하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자승 스님은 “조속한 인양을 위해 종단이 앞장서겠다”면서 “마음을 굳건히 하고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심신을 건강히 유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월호 실종자 6명의 가족들 10여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자승 스님과 30분에 걸쳐 면담하며 정부의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을 위해 불교계가 힘써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고, 자승 스님은 이에 기꺼이 화답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 조은화양의 어머니는 “인양 발표를 곧 할 것 같던 정부가 참사 1주년이 다가왔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며 “태풍 오기 전인 4~6월이 인양에 가장 좋은 시기인 만큼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종교계에서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승 스님은 “정부가 어떤 생각으로 인양을 지연시키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도 의사 전달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세월호 참사 1주년인 다음달 16일 전국 모든 사찰에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의 귀환을 기원하는 타종을 하고, 그에 앞서 14일에는 조계사 대웅전에서 위령제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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