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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對韓 무기수출 ‘불공정’

    미국이 자국산 무기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한국에 대해 불공정 관행을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자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한국에 대해 군수지원비용, 비순환비용(NRC) 등의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전가시키고 있어, 한국 정부가 대책을 마련중이다. 미국은 창고에 보관 중인 무기의 유지관리비 명목으로 무기 가격의 3.1%를 받는 군수지원비를 창고에 보관하지 않고 군수업체로부터 직구매하는 경우에도 부담을 요구, 한국 정부가 지난해 한국형 전투기(KFP) 1,2차 등 6개 사업에 총 34억 2000만원의 군수지원비를 부당 지급했다. 국방부는 미국의 국방훈령 등에 ‘첨단 장비와 미군 물자의 운영자금으로 구매한 수리부속에는 군수지원비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뒤늦게 알고 지난해 연례안보협의회에서 미측에 환불을 요구, 현재 정산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은 또 일부 무기에 한해 NRC를 조건부로 면제해주도록 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첨단무기 개발에 소요된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구매국에 무기당 최저 2달러에서 최고 1600만 달러를 부과하는 비순환비용(NRC)도 한국에 적용해 왔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해 NRC를 조건부로 면제받기 위한 사업 지침을 작성해 관련 부서와 육·해·공군 무기구매 부서에 전달했으며,NRC 부과대상 장비를 검색할 수 있는 전자문서 시스템도 구축한 상태이다. 이와 함께 핵심기술 및 핵심 군사장비를 한국에 판매, 심의하는 절차도 일본과 호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보다 한국이 까다로운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FMS 제도는 미 정부가 품질을 보증해 우방에 무기를 수출하는 판매방식으로, 현재 우리 군은 100억 달러 규모의 600여개 무기 구매 사업에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씨줄날줄] 명문가/신연숙 수석논설위원

    돈, 권력, 도덕성.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가치들을 대대손손 누린 집안이 있다면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어제 임명된 장하진 여성부장관의 집안 내력이 이런 점에서 화제가 됐다. 만석꾼에 독립운동가, 장관·국회의원, 공기업사장, 교수, 의사까지 시대를 통하여 선망받는 직군의 인물은 모두 다 있다. 명문가로서 손색이 없다. 결혼 컨설팅업체들이 영업상 분류한 명문가 기준은 그 몰가치성으로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남성의 경우 재산 50억원 이상, 아버지 직업이 전문직 이상이거나 2급 공무원 이상, 본인은 연봉 1억원 이상의 전문직 혹은 5급 공무원 이상의 직업,172㎝ 이상의 키에 서울 중위권대 의예과 이상의 학력 중 3가지는 갖춰야 한단다. 그러나 명문가의 조건에는 부와 권력뿐만 아니라 도덕성, 우리나라식 표현으로는 ‘선비정신’이 필수적임은 양의 동서를 가릴 게 없다.300년 만석꾼으로 유명한 경주 최부잣집은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은 사람이 없게 한다.’는 철학을 지켰고 로마의 귀족들은 전쟁이 나면 최전선으로 달려가 피를 흘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말을 만들어냈다. 옛날에는 권세가나 학자, 부자들이 명문가의 직군이었으나 요즘은 작가, 예술가, 체육인, 연예인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사회가 꽉 짜일수록 당대에 자수성가를 할 수 있는 역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일까. 그래선지 명문가란 말은 부정적인 뉘앙스도 갖고 있다.‘출생’이라는 우연 하나로 훌륭한 교육과 지원에 힘입어 인생의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불공평하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이 곧 신분세습의 수단이 돼가고 있는 요즘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명문가 출신을 사시로 볼 필요는 없다. 이 사회가 재능과 노력도 없는 사람에게 호락호락한 곳도 아니고 명문가 특유의 도덕성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터주는 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 장관은 명문가 보도로 자신의 능력이 과소평가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부디 이런 구설에는 신경쓰지 말고 더 많은 여성이 주류에 진입하여 새로운 명문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정책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하기 바란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 최명희 ‘혼불’의 배경 남원

    [문학이 머문 풍경] 최명희 ‘혼불’의 배경 남원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때때로 나는 엎드려 울었다. 그리고 갚을 길도 없는 큰 빚을 지고 도망다니는 사람처럼 항상 불안하고 외로웠다. 좀처럼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모아놓은 자료만을 어지럽게 쌓아둔 채 핑계만 있으면 안 써보려고 일부러 한눈을 팔던 처음과 달리 거의 안타까운 심정으로 쓰기 시작한 이야기 ‘혼불’은 드디어 나도 어쩌지 못할 불길로 나를 사로잡고 말았다.” ●혼을 담은 예술소설 ‘혼불’은 최명희(1947∼1998)가 지난 80년 4월부터 96년 12월까지 17년 동안 혼신을 바친 대하소설이다.20세기 말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유명하다. ‘혼불’은 일제 강점기인 1930∼40년대 전북 남원시 사매면의 유서깊은 ‘매안 이씨’ 문중의 무너져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宗婦)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상민마을 ‘거멍굴’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근대사의 격랑속에서도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켜 나가는 양반사회의 기품, 평민과 천민의 고단한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특히 우리 선조들의 세시풍속,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 민속학적, 인류학적 기록들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아름다운 모국어로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혼불이 살아있는 마을 전북 남원시 사매면에서는 작가가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 같다.”고 글쓰기의 힘겨움을 호소했던 ‘혼불’의 주요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서도리 노봉마을은 혼불의 주 무대이다. ‘혼불마을’로 이름 붙여진 동네 입구에는 ‘꽃심을 지닌 땅’‘아소 님하’라는 글귀가 새겨진 한쌍의 장승이 방문객을 맞는다. 그 옆으로 ‘최명희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노적봉을 병풍처럼 뒤로 하고 자리잡은 혼불마을은 아담하고 평화로운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마을 맨 위에는 청암부인, 율촌댁, 효원, 강모가 거주했던 ‘종가’가 자리잡고 있다. 마을을 굽어 보는 솟을대문에 들어서면 중마당에 매화고목이 양반가의 기상을 보여 준다. 지난해 마을 옆에 ‘혼불문학관’이 건립됐다. 연못과 잔디밭, 물레방아가 조성된 6000여평의 문학관은 공원을 연상케 한다. 고래등 같은 전통한옥으로 지어진 문학관에서는 작품일지와 유품, 소설속의 주요 장면을 인형극과 디오라마로 볼 수 있다. 몽블랑 만년필로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육필원고와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 대청마루에 서면 소설의 중심무대였던 노봉마을이 눈 아래로 펼쳐진다. 멀리 남원의 주봉인 천황봉, 임실 성수산, 진안 운장산, 장수 팔공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문학관 옆에는 청암부인이 만든 ‘청호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농사짓는 물이 부족해 청암부인이 실농한 셈치고 2년여에 걸쳐 만든 것이다. ●정겨운 문학적 공간들 노봉마을을 벗어나면 ‘구 서도역’이 눈에 띈다. 서도역은 작품의 중요한 문학적 공간이다. 종손 며느리 ‘효원’이 대실에서 매안으로 신행 올 때 기차에서 내리던 곳이고, 강모가 전주로 학교 다니면서 이용하던 장소다. ‘신 서도역’은 2002년 새로 역사를 지어 이전했다. 소설속의 서도역은 1932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옛 서도역이다. 녹슨 철로와 수동 신호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남원시는 조만간 이곳을 영상촬영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촌의 외곽지대였던 ‘거멍굴’과 ‘고리배미’는 매안 이씨의 집성촌인 상신마을이다. 작가가 “소쿠리 안에 들만치 도래도래 모여 앉은 납작한 초가집들”이라고 표현한 거멍굴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천민촌이었다는 사실이 이곳 사람들을 떠나 보냈기 때문이다. 거멍굴은 무산마을, 고리배미는 인화마을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청암부인이 민촌에 있기는 아깝다고 말한 고리배미 ‘황장목 숲’은 여전히 푸르고 기운차다. 작품속에 강모가 안서방의 등에 업혀 면소재지 보통학교를 다닐 때 소피를 보기 위해 쉬어가던 ‘늦바우고개’ 떠꺼머리 노총각 춘복이가 신분상승을 위해 간절한 소망을 빌던 ‘달맞이 동산’ ‘당골네 집터’ 등도 옛모습을 떠올리며 살펴볼 수 있다. ●꺼지지 않는 혼불 정신 최명희는 1947년 10월 10일 전북 전주시 경원동에서 2남4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본적은 소설의 주 무대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560번지. 작가는 학창시절부터 일찍이 빼어난 글솜씨를 인정받았다. 전주 기전여고 3학년때인 65년 전국남녀문예콩쿠르에서 수필 ‘우체부’가 장원으로 뽑혀 학생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고교 작문교과서에 실렸다. 72년 전북대 문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기전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74년 서울 보성여고 국어교사로 부임했다. 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쓰러지는 빛’이 당선돼 등단했다. 이때 작가의 나이 서른세살. 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2000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혼불’이 당선됐다. 그해 2월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보성여고 교사를 사임하고 이후 17년 동안 ‘혼불’ 창작에 전념했다.84년 서울신문에 단편소설 ‘이웃집 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96년 12월 대하소설 ‘혼불’ 전5부 10권이 출간됐다. 생활이 어려운 작가를 위해 97년 9월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후원 모임이 창립됐다.97년부터 98년 사이에 단재문학상, 세종문화상, 전북애향대상, 여성동아대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혼불이 완간된 지 2년이 채 못된 98년 12월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짧은 유언을 남긴 채 지병인 난소암으로 세상을 떴다. 향년 51세. 묘지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동물원 입구에 마련됐다. 전주시는 이곳에 문학비를 세우고 ‘혼불공원’이라고 이름지었다.99년부터 전라문화연구소, 혼불기념사업회 등이 매년 ‘혼불문학제’를 열고 ‘혼불학술상’을 제정해 작가의 문학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신문시장 정상화를 기대한다

    참여정부와 여당이 출범과 동시에 소리높여 외쳐왔던 언론개혁법안이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이란 이름으로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새 법은 용두사미가 됐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개혁적 내용은 후퇴했다. 일찍이 물건너간 소유지분 제한조항은 말할 것도 없고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을 전국 일간지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1개사 30%, 상위3개사 60%로 대폭 완화함으로써 규제의 실효성 자체가 의심스럽게 됐다. 중앙지, 지방지, 경제지, 스포츠지 등 전국 138개 신문의 발행부수를 어떻게 산출하며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 것인가. 새 법이 신문사업진흥을 위해 신문발전기금과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을 설치토록 한 것은 그나마 적극적인 육성책으로 주목할 만하다. 신문발전기금은 정부출연금과 기부금품 등으로 조성하고 신문발전위원회가 관리·운영토록 했다. 기금의 규모와 위원회의 투명한 운영이 성공열쇠가 될 것이다. 이 사회의 작은 목소리 하나까지도 독자들에게 소상히 전달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언론다양성 진흥사업과 배달·수송체계의 혁신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적극적 육성책도 기존 신문시장의 혼탁상을 방치하고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결국 시급한 것은 부수검증 등 시장구조 파악을 위한 체제 구축과 새 법도 불법화하고 있는 불공정거래 근절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는 4월부터는 불법 경품 및 무가지 신고 포상금제가 실시된다. 정부는 언론에 간섭해서는 안 되지만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조치 이행을 망설여서도 안 된다. 새 법의 시행령 준비와 공정거래법 적용을 철저히 해 올해는 신문시장 질서가 바로잡히는 해가 되길 바란다.
  • [열린세상] 송구영신과 아파트의 담장/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송구영신의 12월이다. 꼬꼬댁 꼬끼오하며 새해를 여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갓난아기의 울음처럼 생명과 번성의 여명을 기원한다. 변함없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새해의 명칭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상징적인 행위이다. 상징의 절정인 송구영신에 우리 사회가 버리고 가야 할 것을 평가하고 맞이해야 할 것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를 형성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버리고 보탬이 되는 것을 발전시키자는 것은 송구영신에 걸맞은 꿈이다.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 사이가 담장으로 가로막혔다는 보도는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가 붕괴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한 사례였다.‘철망 형태로 설치된 담장으로 인해 서쪽으로 난 일반아파트 정문은 이용하지 못하고 동쪽으로 난 임대아파트 정문으로만 다녀야 하기 때문에 80여명의 초등생이 5분거리의 학교를 20분 돌아서 다니며, 이런 담장이 쳐진 곳은 서울 시내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서울신문 12월1일 13면). 이러한 물리적 구분은 등하굣길의 불편을 넘어서 ‘임대아파트 사람들의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주며, 주민간에 재산상의 격차만큼이나 높은 장애물이 존재하고,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같은 단지의 이웃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에 억울함을 삭여야 하고, 어린이들도 임대와 일반아파트를 구분해 따로 어울리는 현실’이라는 보도이다. 경제적인 빈부의 격차가 눈에 보이는 차별은 물론이고 ‘이웃으로 여기지 않는 이질감’과 같은 심리적인 차별의식을 낳고 있음을 일러준다. 어떤 형태이든 차별이 인간의 가치와 존엄을 얼마나 훼손하는가는 다른 나라의 사례나 지난 역사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극소수의 백인들이 흑인원주민들의 자유와 거주 및 이주를 제한하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 경제제재 등 외부세계와의 격리와 살육의 내부 갈등을 치러야 했다. 혈통, 종족, 피부색의 차별에서 유래한 인도의 신분차별제도(카스트)는 평등의 권리를 침해하고 인도라는 공동체의 경제와 사회 단합을 저해하는 암적 요소로 비판받고 있다. 더욱 무서운 점은 종교와 결합하여 인도인의 생활과 풍습을 불평등한 구조로 지배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흑백인종차별정책의 비인륜적이고 비지성적인 참담함도 극명한 사례다.1963년 8월28일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 킹은 위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미국 역사상 드물게 많이 모인 20여만명의 시민과 세계를 향하여 가슴 저미는 연설을 하였다. 미국이라는 물질적 풍요와 번영의 바다에서 흑인은 외로이 떠있는 빈곤의 섬에서 살고 있다는 것. 흑인의 자녀들이 ‘백인외 출입금지’라는 팻말에 자긍심을 갈취당하고 존엄성을 약탈당하고 있다는 것. 미시시피주의 흑인들에게는 투표권이 없고 뉴욕주의 흑인들은 투표할 대상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 흑인들이 출세해봤자 작은 가난한 곳에서 넓고 큰 가난한 곳으로 옮기는 상황이라는 것을. 그의 꿈은 이러했다. 어느 날 조지아의 붉은 동산 위에 전 노예의 아들과 전 주인의 아들이 형제애의 테이블에 같이 앉게 되는 꿈. 자신의 네 아이들이 피부색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격에 의해 평가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 킹이 연설한 1963년의 우리 사회는 가난했지만 생명을 존중하고 이웃을 귀중히 여기고 가난한 이와 함께 나누는 공동체였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오늘 상대적으로 풍부해졌지만 빈부에 의해 지나치게 지배받는 사회가 되고 있다. 혈연 학연 지연에 근거한 불공정거래의 망국적 고질병에 빈부의 차이가 끼어들고 있다. 차이가 차별이 될 때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는 회생불능이 된다.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를 가르는 담장이 대변하는 물리적인 차이도 문제지만 학교성적, 대학진학, 의료건강, 직업종류, 인간관계, 이웃관계에까지 빈부의 차이가 영향력을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우리 공동체를 해체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담장을 없애는 법의 보완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법으로도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게 하는 휴머니즘과 공동체의식을 형성하는 의사소통이다. 이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실행의 각오를 다져야 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백화점·할인점 ‘경품잔치’ 커진다

    백화점·할인점 ‘경품잔치’ 커진다

    내년부터 경품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돼 소비자들은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에서 최고 500만원까지 경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경품을 대폭 늘리는 등 경품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어서 소비 촉진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규제 개선을 통해 기업의 영업활동 자율을 확대하기 위해 경품 한도를 정한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경품고시)’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 다음주 초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달초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규제개혁기획단이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규제 개선을 위해 마련한 경품 규제완화 방안을 추진키로 의결했다.”면서 “공정위는 후속 조치로 오는 28일까지 경품고시 7조와 8조를 개정하는 등 시행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행 경품 한도는 소비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기업의 자율적 영업활동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면서 “한도가 높아지면 소비증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현상경품’의 한도는 현행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소비자 현상경품은 사업자가 추첨권 또는 영수증, 상품의 용기·포장 등을 추첨해 고가의 경품을 주는 것을 말한다. 현행 경품고시는 소비자 1인당 현상경품류 가격이 100만원을 넘거나, 여러 사람에게 주는 경품 총액이 예상매출액의 1%를 웃돌면 부당행위로 판정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정부는 또 ‘소비자 경품’ 한도 적용을 받지 않는 경품가격도 상향 조정키로 했다. 경품류 가격이 5000원 미만이면 소비자가 구입한 상품·서비스가격의 10%를 초과해도 부당행위로 보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3000원 미만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소비자가 가령 2만원어치의 상품을 사더라도 10%인 2000원을 초과해 5000원 미만 한도에서 경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10만원어치를 사면 1만원까지 경품이 제공된다. 소비자경품은 업체들이 추첨 등을 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통분야의 규제개혁 차원에서 기업영업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위원회 의결을 거쳐 경품고시를 개정하면 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품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대형백화점 홍보담당 임원은 “경품은 매출증대와 직결된다.”면서 “매출이 늘어나 이익이 발생하면 판촉비나 인건비 등으로 사용되며, 경품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거나 과당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경품 구입비는 법인세를 낼 때 비용으로 처리되는 등 세제혜택을 받기 때문에 규제가 완화되면 경품 마케팅도 활발해 지게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업계가 고객을 부당하게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경품을 준다는 사실을 사전 공시하기 때문에 비용 처리를 해준다.”고 설명했다. 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외국펀드 3~4곳 추가조사

    국내 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국계 자본 3∼4곳이 불공정 주식거래 혐의로 금융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21일 “삼성물산 주식의 불공정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헤르메스를 포함,3∼4개 외국계 자본에 대해 금융 검사의 예비단계인 거래심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불공정 거래 혐의가 드러나면 금융감독원에 통보해 과징금 등 제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증권거래소 심리와 별도로 같은 외국계 펀드에 대해 추적조사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 외에 외국계 자본의 피해가 의심되는 곳은 KT&G, 세양선박, 한솔CSN 등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의 유력한 주주인 헤르메스는 지난달 말 삼성물산에 대한 M&A설을 언론에 흘린 뒤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거래소는 헤르메스의 거래 내역과 허위 공시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헤르메스의 위탁투자 경위와 투자액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혐의가 잡히면 관련자 소환과 계좌추적도 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또 좋은 소재의 소문(루머)을 퍼뜨려 ‘치고 빠지기식’의 단타매매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외국계 자본에 대해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국내 기업들은 투자유치를 위해 활발한 ‘외국자본 모시기’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상장기업이 거래소에 제출한 기업설명회(IR) 공시는 347건이며, 이 가운데 해외 IR가 40.9%인 142건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해외 IR 65건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도 올해 해외 IR가 68건으로 지난해(19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경제플러스] 中법원, GM대우 소송 수용

    GM대우는 자사 경차 마티즈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체리자동차를 상대로 중국 불공정경쟁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으며, 담당 재판부인 중국 상하이 제2고등법원이 소송을 받아들였다고 16일 밝혔다. 또 체리사가 보유한 관련 디자인 특허에 대해서도 중국 지적재산권관리청 산하 특허심의위원회에 무효 신청을 냈다고 덧붙였다.
  • 말말말˙˙˙

    ‘사상과 의견의 자유시장’은 우리 언론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고, 광고거래의 무질서, 판촉과 판매경쟁이 경품과 무가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불공정거래, 주민의 신문 구독 선택의 기회 박탈 등이 한국신문의 비참한 현주소다.-이관희 한국헌법학회장이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언론관계법의 개혁방향’ 학술대회에서 “조선ㆍ중앙ㆍ동아 3대 신문이 이제부터는 새로운 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며-
  • [세상에 이런일이]얼짱구호기금

    |방콕 연합|말레이시아 감사원은 페낭주(州)의 이슬람 종무위원회가 구호기금을 지원할 때 예쁘고 젊은 주부를 특별대우하는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고 일간 스타지가 최근 보도했다. 하데난 압둘 잘릴 말레이시아 감사원장은 국제 휴양지로 유명한 페낭주의 이슬람 종무위원회가 ‘피사빌리아흐’라는 구호기금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더 매력적인 주부들을 특별 배려, 혜택을 더 많이 주는 반면 못생긴 주부들은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심지어 남편이 없고 나이가 많은 주부들을 아예 구호기금 분배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며 구호기금이 차별없이 투명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4대입법’ 해법없나 ②] 정병국의원·정청래의원 문답

    [‘4대입법’ 해법없나 ②] 정병국의원·정청래의원 문답

    언론관계법은 이른바 4대 입법 중 어느 법안 못지 않게 여야가 합의하기 힘든 법안이다. 그 바탕에는 여야의 ‘언론 철학’의 괴리가 숨어 있다. 즉, 공공성에 비중을 두고 사회적 책임을 높이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입장과 과도한 책임 요구가 언론 통제라는 역기능으로 나타날 수 있기에 자율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한나라당 주장의 편차다. 언론관계법에 정통한 열린우리당 정청래,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간 교차 질문·답변을 통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을 짚어보았다. Q 정병국의원→ A 정청래의원 열린우리당의 언론관계법안을 보면 5공 시절 한국 언론을 탄압한 언론기본법과 유사한 조항이 많은데. -콘텍스트를 읽지 못한 지적이다.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신문산업을 지원하고 불법·편법적인 시장 질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언론기본법의 조항 일부가 같다고 마치 80년 신군부의 언론탄압을 위한 ‘언론기본법’을 원용했다는 듯이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열린우리당 안은 1개 신문사 30%·3개사 60% 이상이 될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미 공정거래법상에 독과점 규정들(1개 기업 50%,3개 기업 75%)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에만 과도하게 적용한 이유는. -이런 질문 자체가 색안경을 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문이 소주나 아이스크림 등과는 다른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헌이 아님은 다음의 헌법 조항과 헌법재판소 판결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1)‘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헌법 제21조 3항) (2)‘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제23조 2항) (3)‘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장을 할 수 있다.(제119조 2항) (4)‘소정의 질서 유지나 공공복리에 필요하다면 일정한 한도 내에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그 대상이 언론사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헌법재판소 1992년 6월 26일 판결) ‘방송편성위원회 설치 강제와 시청자권리의 강조’는 위헌적 소지가 다분하다고 보는데. -방송은 신문보다 공적인 성격이 더 강한 매체다. 시청자를 대표하는 시청자위원회의 권리를 보장하고 방송편성위원회를 설치해 방송의 공적서비스를 보다 강화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필요하다. 민영방송사의 소유지분 변경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정치적 보복 의지를 담은 것 아닌지. -SBS의 재허가 문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언급되어야 할 문제다. 국민의 자산인 방송을 활용하여 수익을 내는 방송사업자가 국민을 상대로 한 사회 환원 약속을 정당한 이유도 없이, 또한 방송위원회에 통보도 없이 어긴 부분에 대해서는 따지고 물어야 할 사안이다. 방송의 사적 소유와 세습화는 있을 수 없으며, 현행 방송법의 미비를 보완하려는 내용에 불과하다. 신문의 보도·논평·편집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여론 형성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는데. -한나라당 언론관은 ‘언론기업의 발행의 자유’, 즉 언론의 ‘소극적 자유’에 머물고 있다. 반면 우리는 언론이 사회적 공론과 여론 형성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범위까지 고려한 ‘적극적인 자유’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 여당 법안은 법적 의무와 윤리적 의무를 혼동하여 언론인들의 직업윤리 사항을 ‘신문의 사회적 책임’과 ‘보도·논평에 대한 공정성 의무’를 법으로 강제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언론 산업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이는 언론이 가진 공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다. 정리 김준석기자 vielee@seoul.co.kr Q 정청래의원→ A 정병국의원 한나라당 신문법안은 지나치게 발행인·사주의 자유를 강조한 게 아닌가. -법안의 취지와 내용을 잘못 분석한 편향된 시각일 뿐 아니라 헌법정신을 부분적으로 해석하는 오류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리당 안은 헌법에서 보장한 언론자유의 정신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신문·방송 겸영 조항을 신설했는데, 불공정거래 관행과 여론독과점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기상조 아닌가. -연 매출액이나 시청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지상파 방송3사의 독과점문제는 외면하고 신문만 비판하는 것은 이중적 잣대다. 미디어기업을 육성해 국제적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언론종사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기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집단으로 사주·경영진, 광고주를 꼽았다. 많은 신문사에서 편집규약을 두고 있지만 사문화된 경우가 많다. 한나라당 법안의 ‘편집규약’ 내용이 실효성을 갖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열린우리당처럼 편집규약 제정과 편집위원회의 구성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 대신 한나라당 안은 노사 협의에 의해 자율적으로 하도록 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1979년 ‘국가가 언론의 내적 자유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신문의 경향을 결정·실현할 발행인의 자유를 간섭할 수 없다.’고 판결하여 편집권 독립 문제에 법이 간섭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사례를 모르는가. 오스트리아는 편집규약의 체결을 자율적인 권장 규정으로 하고 있고,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많은 국가에서는 정부의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한나라당 법 13조 독자의 권익보호 조항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의 편파·왜곡·허위·과장보도에 따른 피해가 증가하고 언론의 자유 못지않게 사회적 책임도 강조되는 현실에 비춰볼 때 실효성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신문이 독자의 입장에서 보도하고 기사가 독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서 독자권익위원회가 편집규약 및 편집·제작된 기사에 대한 의견까지 제시할 수 있고 신문사에 자료 제출과 관계자 출석·답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안처럼 편집책임자 임면과 편집방향 등에 관한 사항을 담은 편집규약에 대한 의견제시까지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경영 간섭을 허용한 것이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법안은 신문산업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특별한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하다. 민주노동당·언론단체 청원안은 ‘유통공사의 설립’, 열린우리당 안은 ‘유통법인의 지원’을 제시했는데, 한나라당의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방송에 비교해 신문시장은 점점 축소·약화되고 있어서 신문 산업의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당안은 지나치게 정부가 개입해 인위적으로 재편하려고 한다. 권력의 비판자인 신문사의 생명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문화관광부가 나서서 신문시장을 인위적으로 관할해 관치언론의 가능성이 높은 열린우리당 안 대신에 한나라당 안은 자율적 유통구조 개선에 중점을 둔 것이다. 정리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국가기간산업도 M&A손길 뻗치나

    국가기간산업도 M&A손길 뻗치나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이 영국계 펀드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적극대응에 나섰다. 특히 외국자본의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 중 상당수가 해당 그룹의 지주회사 성격을 띠고 있어 외국계로 넘어갈 경우, 국가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칫 국가 송유관망 운영과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금융감독원 헤르메스 조사 착수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영국계 헤르메스자산운용이 삼성물산 보유주식을 처분하기 직전 삼성물산에 대한 적대적 M&A 가능성을 부각시킨 것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13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헤르메스의 주식처분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금감위의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외국계 투기자본에 대해 “정상적인 주주활동을 하는 한 규제가 어렵다.”던 소극적 입장에서 방향 전환을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시세조종 혐의가 확인될 경우, 헤르메스의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와 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일 삼성물산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던 헤르메스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물산 자사주 매입 소각과 삼성전자 등 보유지분 매각을 요구하면서 “삼성물산 M&A를 시도하는 펀드가 나올 경우, 이를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엄포성 발언을 하고 이틀만인 3일 지분을 모두 팔아 300억원 가량의 주가차익을 올렸다. ●M&A 노출기업, 지주회사에 국가기간망 보유도 금감위 관계자는 “외국자본들의 국내활동에 대해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금감위는 경영에는 관심 없고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일부 시중은행 외국계 펀드 대주주들을 겨냥, 시중은행 임원의 거주지역과 거주기간 요건을 강화키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외국인들의 마구잡이 국내기업 공격을 막기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법률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현상은 외국인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기업의 상당수가 해당 그룹의 지주회사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고 있는 SK㈜는 SK텔레콤과 SK해운,SKC의 대주주로 사실상의 그룹 지주회사다. 특히 SK㈜는 국내 유일의 송유관 운영회사인 대한송유관공사의 최대주주로 전체지분의 29.4%를 갖고 있다.SK㈜ 관계자는 “소버린이 경영권을 쥐게 되면 해외에서 벌이고 있는 유전탐사 등 국가미래를 위한 자원개발도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도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을 관장하는 현대아산 주식을 37% 가량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현대상선의 경영권이 골라LNG에 넘어갈 경우 적자가 발생하는 대북사업을 지속할지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게다가 현대상선은 외국인 지분율 40% 이상인 한진해운과 더불어 우리나라 전체 선박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추진하는 삼성생명 주식매각에서도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뉴브리지캐피탈이 매각 대상 주식을 전량 인수할 경우 삼성생명 지분 17.65%를 획득,2대 주주가 된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에버랜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6.6%에 달해 경영권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에버랜드와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에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현대자동차의 대주주인 현대모비스는 물론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에 대해서도 외국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자회사에 대한 지분관계가 복잡해 일괄적으로 경영권이 모두 넘어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는 외국계가 장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장세훈기자 kkwoo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성정과 분배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성정과 분배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성장과 분배 문제가 핫이슈가 되고 있다.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 정책을 추진해온 우리나라는 분배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었다. 국민들이 수십년 동안 땀흘린 끝에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득의 정당한 분배 문제를 생각케 된 것이다. 성장의 결과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잘 살게 되긴 했지만 빈부격차는 더 심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의 기본 방향은 분배를 우선하는 것이긴 하지만 실제 경제팀의 전략은 ‘성장없이는 분배도 없다.’며 성장 쪽에도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겠지만 두 정책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를 놓고 정책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성장론의 논지와 배경 성장이 이뤄지고 나면 분배는 저절로 해결된다. 분배에 치중하면 성취 동기가 불분명해져 경제 발전 역량이 떨어진다. 성장을 추구하면 고소득층이 증가하고 저소득층에도 부(富)가 확산돼 분배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특히 지금 같은 경제 침체기에는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해야 일자리가 늘고 실업 문제 등이 풀린다. 아르헨티나가 한때 선진국 진입을 시도하다 몰락한 것은 지나친 분배정책 때문이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분배 위주의 정책을 펴다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성장에 매진해야 하고 제대로 성장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분배만 강조하면 경제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분배론의 논지와 배경 소득분배를 정당하고 형평성있게 하면 경제는 스스로 성장한다. 노동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 노동 생산성은 떨어진다. 노동자의 불만이 쌓이면 정치적으로도 불안해지고 성장의 원동력을 잃게 된다. 허슈먼의 터널 효과라는 것이 있다. 경제 발전 초기에는 소득불평등을 어느 정도 허용하지만 경제가 발전한 뒤에 소득분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빈부격차가 심화돼 경제는 나빠진다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들이 부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분배와 복지 정책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이 지속되려면 다수가 참여하고 성취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성장한다고 해서 저절로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부가 전달되지는 않는다. ●성장과 분배는 조화될 수 없나 성장과 분배는 전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위에서 본 대로 성장이나 분배, 어느 한쪽의 논리에 집착할 수는 없다. 얼마나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성장 없이는 나눠 가질 부(富)가 없으므로 분배는 생각할 수 없다. 성장이 분배의 전제 조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당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일방적인 성장정책을 언제까지나 펼 수는 없을 것이다. 성장의 끝이란 있을 수 없으므로 언제까지나 성장의 이름 아래 부당한 분배를 묵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형평에 맞는 분배가 안 되면 불만은 누적되고 그 결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능력과 공헌도에 관계없이 평등한 분배는 불가하다. 완전히 평등한 분배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민주자유국가에서는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분배를 줄여 나가는 정책적 목표가 필요하다. 근로행위나 경제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일진대 먼 후대를 위해, 또는 일부 계층을 위해 계속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볼 일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소득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지난해 한국은 0.306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380·1995년 기준)에 비하면 아직도 소득불평등도가 낮은 편이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숫자가 낮을수록 소득분배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정책의 초점도 성장과 분배의 조화로 모아진다. 사후적으로 소득재분배를 실현하기 위해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과표를 현실화하고 비정규직과 임시직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은 분배 중심의 정책이다. 대규모 정책 사업을 실시하고 기간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성장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예상 논제와 대비 포인트 성장과 분배는 논·구술 시험에 단골로 등장할 수 있는 논제다. 성장과 분배 어느 한쪽이 옳다, 그르다 식의 답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성장론과 분배론의 논거를 정확히 이해하고 바람직한 정책 방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게 좋겠다. 예상 논제로는 ▲우리 경제의 현실에 비추어 성장과 분배 정책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용하는 게 좋을지 설명하라 ▲성장론과 분배론이 한국 경제의 역사를 통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밝혀라 ▲유럽의 사례를 인용해 성장과 분배 중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 게 좋을 것인지 논리를 전개하라 등을 꼽을 수 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LG카드 채권단 전체회의 그룹에 추가증자 압박할듯

    LG카드에 대한 추가증자를 두고 채권단이 LG그룹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LG카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12일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의 요청으로 13일 전체 채권단회의를 갖기로 했다.”면서 “LG그룹의 증자 참여를 요구하는 채권단의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에서 LG그룹측이 추가증자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와 증자규모 등을 결정한 뒤 조만간 LG그룹측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LG그룹측이 추가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면 충당금도 다 쌓았으니 LG카드로부터 손을 떼겠다는 채권은행들도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LG카드에 3조원 이상 지원한 뒤 기관별로 80∼90%까지 충당금을 쌓았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LG카드가 청산 절차를 밟아도 채권단에는 손실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추가증자 실패로 LG카드가 상장폐지되면 신용도가 급락해 회사채 상환 등으로 이어져 청산이 불가피하며, 이 경우 LG그룹측이 보유한 1조 1750억원의 회사채는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는 게 채권단측의 해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LG그룹측은 보유한 회사채 1조 1750억원에 대해 연 7∼8%의 금리를 받아 올 들어서만 1000억원 가까이 챙겼지만 채권단은 퍼주기만 했다.”면서 “채권금융기관들은 충당금을 날려도 순익에는 큰 영향이 없기 때문에 LG측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도 이날 “LG그룹은 LG카드의 부실책임을 채권단과 분담해야 하며,LG그룹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LG카드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LG카드의 옛 대주주들이 LG카드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한 것에 대해 내부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주 중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측은 “LG카드에 1조 1750억원을 지원하며 금융업을 포기했고 채권단이 책임경영을 한 지 1년이 돼 가는데 또 출자전환하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추가증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엘바라데이 수십차례 도청”

    미국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퇴진시키기 위해 그와 이란 외교관들간의 통화를 수십건 도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2일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우방이라도 국가안보나 외교적 이유로 도청하는 일은 흔하지만 미국의 이라크 정보에 의혹을 제기하고 이란 문제에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는 엘바라데이에 대한 도청 시도는 그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미 정부 내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신문은 엘바라데이에 맞설 만한 후보자를 찾지 못한 현 미국 정부의 시도로는 1997년 이후 IAEA를 이끌어온 엘바라데이를 내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청된 통화 내용을 본 세명의 관리들은 엘바라데이의 비행을 입증할 만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정부 일각에서는 엘바라데이가 핵 위기의 외교적 해결을 시도하는 이란을 도우려 했다는 점에서 그의 불공정성이 드러났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미국이 엘바라데이의 연임을 막으려면 IAEA의 35개 이사국 가운데 최소한 3분의1을 설득해야 하지만 가까운 우방들조차 미국과 엘바라데이 사이의 불화는 이라크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해 끼어들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도청 시도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엘바라데이의 퇴진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를 직접 찾아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 관리들은 최근 엘바라데이 총장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 의혹 중에 그가 이란의 핵 계획에 대한 결정적 내용들을 일부러 IAEA 이사국들에 숨겨왔다는 주장이 포함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 무가지·경품 불공정거래 신문 ‘신 파라치’ 비상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문포상금 제도’가 담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신문 판매시장이 한바탕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이번 신문 포상금 제도는 신문고시를 위반하는 불법 경품이나 무가지 등을 신고할 경우 신고가액의 10배를 지급하고, 이를 위한 50억원의 예산까지 신청되어 있어 그 위력이 한층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개정안 통과를 놓고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이른바 ‘메이저’신문들과 나머지 신문들의 표정은 크게 엇갈린다. 우선 고가의 경품 지급과 무가지 살포로 신문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주도해온 이들 세 신문들이 받는 타격이 매우 클 것 같다. 이들중 한 신문사는 자체 조사에서 포상금 제도가 시행되면 정기구독 부수가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자연 절독률이 4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신문고시 자체를 고쳐 경품 제공 행위를 아예 금지하기 전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행 신문고시는 신문 판매가액의 20% 이내에서 경품 제공 또는 무가지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결국 경품은 계속 제공될 것이고,20%를 넘기는지 여부도 판단과 단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제플러스] 시정령 이행안한 건설3社 고발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부흥, 광덕종합건설㈜, 에스앤드피종합건설㈜ 등 3개 업체와 대표 이사들을 각각 고발키로 했다. 이들은 하도급 업체들에 밀린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무시했다./***공정위는 이와 함께 신용카드 조회단말기 임대업체인 ㈜월드아이앤시와 ㈜네오스타가 과다한 위약금 부과 등 임대계약서에 불공정 조항을 명시한 사실을 적발, 시정조치를 내렸다. /***/
  • [사설] 투기자본 횡포 이대로 둘건가

    외국투기자본의 횡포가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에만 소버린자산운용이 SK의 경영권을 위협한 데 이어,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펀드 론스타가 이 은행의 주 거래사인 동아건설 매입에 나서 불공정거래라는 비난을 받았다.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는 삼성물산 인수·합병 소문을 퍼뜨린 뒤, 불과 며칠만에 보유 중이던 이 회사 주식을 전부 팔아치워 막대한 이익을 챙김으로써 주가조작설에 휘말려 있다. 아무리 투자목적이 돈을 버는 데 있다 해도, 우리의 법과 제도가 규제할 수 없는 맹점을 교묘히 악용해 돈벌이에만 급급한 투기자본의 행태는 최소한의 상도(商道)를 저버린 것이다. 더욱 분노가 치미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거대 외자(外資) 앞에서 적대적 인수·합병에 벌벌 떨고 있는 판국에 정부와 금융감독 당국은 무얼 하고 있었느냐는 점이다. 외자가 우리 경제의 상당부분을 지탱해주고 안정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백번 수긍하더라도, 우리의 금융 허점을 장기간 방치·노출시켜 온 당국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늦었지만 외자가 돈을 함부로 빼가지 못하도록 의원입법으로 증권거래법의 개정이 추진되고 있고, 정부와 금융감독 당국도 관련법규의 개정을 모색 중이다. 외자유치와 자본유출 방지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으나 소버린이나 론스타, 헤르메스의 횡포와 같은 ‘특이사례’의 발생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증권거래법상 ‘5% 룰’을 치밀하게 손봐서 투자목적이 주권 행사를 위한 것인지, 단순한 이익을 위한 것인지를 분명히 명시해 투기자본의 횡포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 공정거래법 통과…예산안 정기국회 처리무산

    공정거래법 통과…예산안 정기국회 처리무산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본회의를 열고 출자총액제한제 유지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찬성 149, 반대 92, 기권 3표로 가결 처리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벌 금융사 의결권 제한을 현재 30%에서 오는 2008년까지 15%까지 단계 축소하고 기업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위한 계좌추적권을 3년 시한으로 부활하는 것이다. 또 개정안에는 신문사 등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 근거도 포함됐다. 그러나 여야는 예산안 삭감 폭을 놓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됐다. 또 논란이 된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동의안도 여야 의원 80여명의 요구로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의결하기로 했으나, 한나라당이 긴급 의총을 열고 ‘불참’을 결정하는 등 진통을 거듭하면서 회기 내 처리에 실패했다. 여야는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기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 조선노동당 입당 의혹’을 둘러싸고 밤 늦게까지 번갈아 기자회견을 열어 격렬한 공방을 벌이면서 정국이 급속히 경색됐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번 파문이 당 정체성에 관련된 문제라고 판단, 강경 대응하면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양당 교섭단체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상임중앙위·기획자문 연석회의와 긴급 의원총회,‘한나라당 백색테러 규탄대회’를 잇따라 가지고 ‘이 의원 노동당 입당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제명 추진 등 강력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당 ‘간첩조작사건비상대책위’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 의원이 노동당에 가입해 현재도 암약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날조한 한나라당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 등 3명에 대해 민·형사 고발에 이어 국회 윤리위 제소와 제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법사위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 쟁점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어 진상조사대책위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철우 의원에게 주간신문 ‘미래한국’ 보도 관련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양당은 판결문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공방을 벌였다. 이런 여야의 대치는 임시국회 소집을 둘러싼 신경전을 가열시켰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이날 양당 지도부에 임시국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은 ‘불참 원칙’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예산안 심의와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등에 한해서 임시국회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단독으로라도 개회한다는 방침 아래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입법을 비롯,61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분식회계 집단소송 최소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집단소송제와 관련,“기업들이 느끼고 있는 분식회계 소급적용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줘야 한다.”고 8일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재계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당정간 조율 결과가 주목된다. 윤 위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초청 강연회에서 “분식회계를 기업의 책임만으로 묻기는 어려우며 마지못해 (분식회계를 한) 기업의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내에서도 이에 대한 컨센서스(의견일치)가 있으며 당측과 협의해 관련 법 부칙을 개정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다만 정책의 일관성을 감안해 집단소송제는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집단소송제는 양면의 날을 지닌 칼”이라고 표현했다. 집단소송제는 기업의 허위공시나 불공정거래를 시장이 감시토록 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지만 미국의 경우 매년 200여개의 기업이 집단소송에 피소되어 심지어 파산하는 기업도 있다고 소개했다. 집단소송제가 기업에 약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남용되면 독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윤 위원장이 “분식회계 소급 적용에 대한 기업의 불안감을 털어주어야 한다.”고 한 말은 ‘집단소송제의 피소 대상을 법 공포일(지난 1월 25일) 이후의 신규 행위로 제한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들이 과거에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분식회계가 이뤄진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위원장은 수출마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위축시켜선 안된다는 정부 안의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체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여당 일각과 시민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국회에서 사면 얘기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면서 부정적인 입장이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사면은 사실상 분식회계를 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해 개혁법안의 실효성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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