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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을, 하청업체 그리고 업자/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을, 하청업체 그리고 업자/이갑수 INR 대표

    언제부터인지 한국 사회에서 조직 간이건 사람 간이건 ‘관계’에 대한 인식이 ‘상식과 합리’에 바탕을 두지 않고 소유 권력(재력·학력 등 포함)을 비교하여 수직적 하이어라키(hierarchy)로 상대를 규정하고, 그에 따른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윤창중이 주미 대사관의 여성인턴을 대했던 태도나 일부 제조업체들이 대리점에 행한 부당한 관행이 좋은 예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여기도록 하는 인문학적 사고가 부족한, 즉 반인문학적 인식의 팽배가 근본적 원인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5월은 갑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로 시끄러웠던 한 달이었다. 갑의 을에 대한 횡포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최근 들어 갑과 을의 관계 속에 내재돼 있던 부조리가 을의 반란(?)으로 빈번하게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을 뿐이다.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을의 반발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소위 갑에 해당되는 조직(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잘못된 관행이나 횡포를 청산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갑과 을의 이슈는 법적, 제도적 장치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경제민주화의 바람과 맞물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도 바빠졌고, 여야 모두 ‘을’을 대변하겠다고 난리다. 부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길 바란다. 나쁜 갑도 문제이지만 을도 을 나름이다. 갑에게 당한 을이 자신의 을(임직원이나 사업 상대자)에게 불공정 행위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누가 갑이고 을인지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공정하고 친절하게 서비스해야 할 을이 갑 행세하는 경우인데, 서울신문 5월 10일자의 ’이런 갑, 이런 을’기사에서는 갑과 을 간의 아이러니한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자는 ‘이런 갑’에서 고객들에게 ‘꺾기’를 일삼는 은행을 잘못된 갑으로 소개했다. 이 기사에서는 또 은행이나 기업을 괴롭히는 블랙컨슈머를 나쁜 을로 거론하고 있다. 기자가 갑과 을을 착각하여 예를 잘못 든 것이 아닐 것이다. 또한 같은 날 사설에 현대자동차 노조를 ‘갑 중의 갑’이라고 표현한 것도 비슷한 예이다. 노조의 무소불위 권력을 꼬집은 것이다. 현재의 갑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기업이건 사람이건 갑과 을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필자는 20년 전부터 어느 기업의 마케팅이사와 갑과 을의 입장에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 왔었다. 그는 막말은 물론이요 서류를 집어 던지고, 비용을 깎는 등의 오만을 보여 왔다. 그야말로 악성 고객이었다. 몇 년 전 그가 다니던 회사를 부득이한 사유로 그만두고 이벤트 회사를 차린 뒤 일감 좀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해왔던 일이 생각난다. 갑과 을이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이번을 계기로 사회 전반에 걸쳐 부당한 갑을 관계는 더 없는지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골프장의 캐디나 식당의 종업원에게 반말하는 일상 속의 못난 ‘갑질’부터 사라져야 한다. 또 정치권, 법조계, 언론같이 힘을 가진 집단 가운데 을을 대변한다면서 스스로는 잘못된 갑의 행세를 해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할 때다. 일각에서는 ‘갑’ ‘을’이라는 용어를 계약서에서부터 사용하지 말자는 제안도 한다. 용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나 나름대로 의미 있는 발상 같다. 차제에 상하관계의 뉘앙스가 강한 ‘하청업체’나 ‘업자’라는 용어도 교체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 공정위 과징금 대폭강화 ‘공염불’

    “카르텔(담합의 일종)에 한번이라도 적발되면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들도록 규제 시스템을 설계하겠다.”(올 4월 18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 과징금의 실질 부과율을 높이겠다.”(4월 23일, 노 위원장)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대폭 강화하겠다던 공정위의 호언장담이 결국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 ‘태산명동 서일필’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형국이다. 공정위는 오는 17일부터 시행할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고시’ 개정안을 11일 발표했다. 법 위반 행위에 대한 평가기준을 세분화해 위반의 중대성 정도를 객관적인 점수로 산출할 수 있도록 행위별 점수 산정표를 제시한 것이 이날 방안의 핵심이다. 공정위는 담합사건의 부과 기준율을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했다. 기존에는 법 위반의 강도에 따라 ‘매우 중대함’으로 판단될 경우 매출액의 7~10%를, ‘중대함’은 3~7%, ‘중대성 약함’은 0.5~3%를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그 구간이 이번에는 10% 이하, 8% 미만, 7% 미만, 5% 미만, 3% 미만 등 5개 구간으로 잘개 쪼개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장 높은 단계로 평가되면 하한기준이 7%에서 8%로 높아지기 때문에 실질 부과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고시 개정안은 당초 공정위가 밝혀온 실질 부과율 확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이다. 매출액의 10%로 정해진 최고 과징금의 상한선은 물론이고 하한선인 0.5%도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간격을 세분화해 더 높은 제재 구간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공정위의 주장이 기업들에 얼마나 먹혀들지 알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최대 부과기준 10%는 그대로 둔 채 과징금 부과기준만 바꾸는 것은 실질적인 담합행위 근절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참작 등을 통한 과징금 감경 조항도 전혀 강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됐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4대강 1차 턴키 담합사건’으로 41억 7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관련 매출액 1705억 2300만원 중 중대한 정도인 ‘7% 기준’을 적용받아 과징금이 119억여원으로 산정된 후 정부시책(20%), 단순가담(30%), 경기위축(30%) 등의 감경 절차를 거쳐 실제 과징금은 35%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조성국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사협조나 피해자 배상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감경 사유는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과징금 부과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려면 감경 사유의 폭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담합을 자진 신고한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 과징금의 전액 또는 부분 면제해 주는 ‘리니언시’ 제도에 대해서도 아무런 손질이 이뤄지지 않았다. 담합을 통해 수백억~수천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하고도 1차 신고자라는 이유로 과징금을 100% 감면하는 관행에 대해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제2의 남양유업’ 꼼짝마!

    공정거래위원회가 유제품과 주류, 자동차 등 업종을 대상으로 본사와 대리점 간 잘못된 거래관행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섰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밀어내기’(판매 목표를 할당하고 강제로 제품을 떠안기는 것) 등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3일부터 8개 업종 2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대상 업종은 유제품과 주류, 비알코올음료, 라면, 제과, 빙과 등 6개 식품업종과 화장품, 자동차 등이다. 조사 항목은 유통형태별 매출 비중, 대리점 유통단계, 보증형태, 계약해지 사유, 판매 촉진정책, 판매장려금 지급 기준, 자료보존 실태 등이다. 공정위는 본사·대리점의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TF에는 공정위 시장감시국장 등 공무원과 유통법·공정거래법 관련 외부전문가, 관련 업계 임원, 대리점주 등이 대거 참여한다. TF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 사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 등을 검토해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필요하면 연구용역도 병행할 방침이다. 공정위의 이러한 움직임은 대리점 거래관행 규제 입법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지난 7일 야당 등 정치권의 대리점 관련 특별법 제정 움직임에 대해 “대리점의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면 기업이 비용을 전가하거나 다른 유통채널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대리점 거래관행과 관련해 법 제정이나 공정거래법 개정 대신 우선 고시 형태로 규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中 vs EU 무역전쟁 불길한 전조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매기자 중국이 즉각 유럽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로 반격에 나섰다. 관세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무역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선단양(沈丹陽) 대변인은 5일 유럽산 수입 와인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토종 와인 업체들이 덤핑과 보조금 등 불공정한 방식으로 수입되는 유럽 와인 때문에 타격을 입고 있다며 조사를 요청했는데 이를 받아들여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하루 전날 EU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EU의 관세 부과 발표 즉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분쟁을 적절히 해결하지 못하면 EU의 이익도 손상될 수밖에 없다”며 실력행사로 맞대응할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CJ 차명계좌로 불법 주식거래 정황 포착

    CJ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계열사 주식 거래 과정에서 CJ그룹이 불공정 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CJ그룹이 국내외 차명 증권계좌로 계열사 주식을 대량 거래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CJ 계열사 2∼3곳의 국내외 차명계좌 수백개에 대해 개설 시점부터 운용 기간 전체에 이르는 거래 내역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자체적인 수사 과정 중 불법 행위 의혹이 포착돼 세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금감원과는 별도로 수사팀도 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주식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량 주식 거래의 매입·매출 과정에서 시세 조종이나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의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2007~2008년쯤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에 따른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이재현 회장의 지분을 늘려주기 위한 시세 조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07년 12월 CJ㈜의 신규 주식과 CJ제일제당의 주식을 맞바꾸는 형태로 주식 공개 매수가 이뤄졌고, 이때 이 회장은 갖고 있던 CJ제일제당 주식을 CJ㈜ 주식으로 교환했다. 당시 10% 후반이던 이 회장의 CJ㈜ 지분율은 43.3%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공개 매수 한달 전인 같은 해 11월쯤 외국인들이 CJ㈜ 주식을 대거 매도해 주가가 떨어진 적이 있어 시세 조종 등 불공정 거래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금감원과의 공조를 통해 자금의 원천과 용처, 수익 창출의 전 과정을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연일 CJ그룹의 전·현직 임원들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검찰은 탈세 및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해외 법인장 일부에게 재소환을 통보했다. 이들은 차명계좌를 관리한 의혹을 받고 있으나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출석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광장] ‘약한 자의 슬픔’ 되새김 않으려면/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약한 자의 슬픔’ 되새김 않으려면/구본영 논설실장

    최근 한 전통주 업체의 대리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어느 프랜차이즈 편의점 가맹점주도 뒤를 이었다. 독일 시인 에리히 캐스트너가 “요람과 무덤/그 사이에는/고통이 있었다”고 했던가. 사회적 약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여간 안타깝지 않다. 인생의 ‘판도라 상자’에 희망은 남아 있다는데 그 끈을 놓지 않으면 좋으련만…. 착하디착한 고아 처녀는 권문세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간 뒤 집주인에게 정조를 유린당한다. 이후 그녀는 재판에서 패소한 충격으로 요강에다 핏덩이를 낙태하고는 통한의 눈물을 흘린다. 김동인의 오래된 소설 ‘약한 자의 슬픔’의 줄거리다. 이렇듯 어느 시대에서든 힘없는 ‘을’의 삶은 고달프기 마련이다. 재력과 권력을 가진 ‘갑’에 비해 더 많은 설움을 겪어야 하지 않는가. 6월 국회에서 갑을 간 불공정 거래를 막거나, 상생을 이끄는 법안이 홍수를 이룰 참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대리점 거래 공정화 법안(일명 남양유업방지법) 등을 여야가 앞다퉈 내놓고 있다. 경제민주화 바람과 함께 왜곡된 ‘갑을 문화’가 필연적으로 개선되는 수순이라면 반길 일이다. 입법으로 강제하든, 가진 자의 온정에 힘입든 간에 말이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국제사회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럴싸한 외교적 수사가 춤을 추지만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본질은 그대로인 까닭이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최근 무역분쟁은 극명한 사례다. EU의 중심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중국 리커창 총리를 만나 “독일의 영향력을 이용해서라도 중국 제품에 대한 EU의 보복관세를 막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대처 전 영국 총리와 함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그녀조차 자동차 브랜드 BMW 등 독일 수출기업들에는 ‘큰손’인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만 꼴이다. 얼마 전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의 방미를 다룬 외신이 시선을 확 끌어당겼다. 사회주의체제의 군사독재로 국제제재를 받던 미얀마의 최고지도자를 미국이 47년 만에 공식 초청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세인 대통령이 대한항공 편으로, 양곤~인천~덜레스 노선을 이용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미얀마가 은둔의 굴레를 벗고 개혁·개방 노선을 취하긴 했지만 아직은 국적기를 살 돈도, 미국행 직항로도 없는 남루한 형편임을 말해주는 삽화다. 하긴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방미 여정은 훨씬 참담했다. 당시 세계 최빈국의 지도자였던 그는 일본 도쿄~앵커리지~시애틀~시카고를 경유해 사흘 만에 워싱턴에 도착했다. 중간에 미군 수송기까지 얻어 타야 했다. ‘파김치 상태’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그가 한국의 경제개발을 위한 차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 차관을 줄 수 없다”는 극히 사무적인 답변이었다. 며칠 전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와 과거사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필자가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등 일본 정계 지도자들의 잇단 위안부 망언 등에 대해 지적하자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일본 국민 다수의 인식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일 미군에 성매매를 권장하는 등 좌충우돌하던 하시모토가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닌, 강대국인 미국 정부에만 사과한 데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일찍이 도산 안창호는 일제 치하의 동포들에게 “힘을 기르자”고 호소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5세대 지도부의 중화굴기(中華堀起) 행보나 일본 지도자들의 국수주의 퍼레이드를 보면서 도산의 가르침이 새삼 와 닿는다. 우리가 미·중 혹은 중·일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국력을 더 키우고 국격을 높이는 것 말고 다른 무슨 대안이 있겠는가. 그러려면 우리 내부의 ‘갑을’이 소이(小異)를 버리고 대동(大同)을 추구하도록 이참에 상생의 갑을 관계를 확실히 정착시켜야 할 듯싶다. kby7@seoul.co.kr
  • “재산 분배 불공평해”…동생, 형 집 방화해 일가족 사망

    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은 동생이 형의 집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친형과 어린 조카 등 일가족 4명이 숨졌다.  4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의정부시 고산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집주인 강모(41)씨와 강씨의 10살, 7살, 4살 난 딸 셋 등 일가족 4명이 숨졌다. 강씨는 화상으로, 딸 셋은 작은 방에서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강씨의 남동생(32)은 중상을 입었고 어머니 임모(59)씨와 숨진 강씨의 부인 장모(37)씨는 경상을 입었다. 불은 주택 내부 210㎡ 가운데 절반을 태우고 36분 만인 오전 5시 6분쯤 진화됐다.  평소 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고 있던 동생 강씨가 부인과 술을 나눠 마시던 중 홧김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동생 강씨는 이날 밤 12시 30분 자신이 운영하는 횟집 일을 마치고 포천시 소흘읍의 한 주점에서 부인과 술을 마시다 다투면서 시작됐다.  강씨는 부인이 “결혼 전 시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가 당신 것인 줄 알았다”며 싫은 소리를 하자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20ℓ를 구입해 형 부부와 부모가 함께 사는 고산동 주택으로 찾아가 잠을 자고 있던 형의 몸과 거실 등에 휘발유를 뿌렸다. 강씨는 잠에서 놀라 깬 형과 크게 다퉜으며 싸우는 소리에 잠을 깬 어머니 임씨와 형수 장씨가 다가서자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던 중 현장에서 휘발유통과 라이터를 발견해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 강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은 강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새누리 ‘창조경제·일자리’ vs 민주 ‘을 지키기’ 입법 대결

    새누리 ‘창조경제·일자리’ vs 민주 ‘을 지키기’ 입법 대결

    여야는 3일부터 한 달여 동안 열리는 6월 임시국회를 맞아 일자리창출, 경제민주화, 노동 관련 법안 등의 처리를 놓고 ‘입법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 의사 일정을 비교적 순조롭게 합의한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곳곳에서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뇌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내내 진주의료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자는 민주당의 요구에 반대의 뜻을 내비쳐 오다 지난달 31일 양당 원내대표 간 막판 조율 과정에서 국정조사를 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새누리당은 이 즈음 최대 이슈였던 진주의료원에 야당으로 하여금 초점을 맞추게 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주력 중인 ‘창조경제’ 등에 대한 공격을 막아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가계부채·가습기 및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원 정치개입·남양유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6월 임시국회 개원에 합의하지 않겠다”고 해 오다 ‘가계부채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 하나만으로도 협상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한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가맹점 관련 법안이 이미 다수 발의돼 있고, 사실 가습기 문제는 제정법이다 보니 공청회를 열어 해결해 나가는 것이 낫겠다고 이미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정치 개입 국정조사와 윤 전 대변인 청문회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보고….”라며 한 발 물러섰다. 이런 민주당의 협상 스타일은 “협상 목표를 숨기고 일단 과도한 것을 요구한 뒤 차례로 양보하면서 상대방이 자신의 본래 목표를 양보할 확률이 높아지게 한다”는 이른바 ‘미끼 전술’과 유사하다. 한편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고 111개 중점 법안을 선정했고, 민주당은 ‘을(乙)의 눈물 닦아주기’에 초점을 맞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통과에 주력하기로 했다. 2일 새누리당이 선정한 111개 중점 법안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특별법 등 ‘창조경제 활성화’ 법안이 대거 포함됐다. 이달 초에 김기현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인 ICT 특별법은 정보통신 진흥 추진 체계 구축, 소프트웨어 산업·디지털콘텐츠 진흥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을 통해 정부·공공기관이 연구·개발(R&D)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의무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 법안도 중점 법안으로 선정됐다. 전하진 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소셜네트워크 기반으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온라인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인 ‘크라우드 펀딩’ 제도 도입 등을 담고 있다. 또한 당은 벤처기업의 간이합병 요건을 완화하고 스톡옵션 부여 대상을 확대하는 벤처기업육성법도 의원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적 제도 정비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하고 근로시간 특례제도 정비를 다루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중점 처리법안에 포함됐다. 또한 스펙을 초월한 채용시스템 정착을 위한 고용정책기본법과 고용·국가자격 부여 시 이유 없는 학력차별을 금지하고 학력을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리구제를 위한 학력차별금지법도 우선순위에 놓기로 했다. ‘을(乙)을 위한 정당’을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은 이날 정책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하며 임시국회 막바지 점검에 들어갔다. ‘을(乙)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는 이날 남양유업방지법 등을 포함한 16대 핵심 입법과제를 발표했다. 당은 임시국회 3대 목표를 ▲을의 눈물 닦아주기 ▲기득권 내려놓기 ▲검찰개혁과 사법정의 실현으로 삼고 분야별 우선 처리 법률안을 선정했다. 우선 을의 눈물을 닦아 주는 법안으로 선정된 34개 법안에는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중에서도 가맹점 본사의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가맹거래사업 공정화법(프랜차이즈법),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법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담은 공정거래법 등은 핵심 법안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 법안들이 재계 반발 및 여야 이견 차로 지난 4월 임시국회 때 처리되지 못하고 6월로 이월됐다면서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밖에 지방의료원을 폐업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한 ‘진주의료원법’ 처리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정치쇄신 법안들로는 국회의원 겸직 금지와 연금폐지, 국회 폭력의 처벌 강화, 인사청문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4개 법안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검찰개혁 법안으로는 상설특검 도입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강제 납부를 위한 법안 등을 선정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6월 국회, 경제 회복과 갑을 상생에 목표 둬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레부터 열리는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과 처리할 법안 등에 대해 합의했다. 최근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른바 갑을(甲乙) 간 불공정·부당거래 관행을 시정하는 법안을 중심으로 한 경제 민주화 관련 입법과 일자리 창출 및 민생현안 관련 입법,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축소·폐지하는 법안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각론에 있어서 여야 간 이견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되던 터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어제 단 한 차례의 회동에서 전격적인 합의를 이룬 점은 평가할 일이다. 특히 미적거리던 의원 특권 폐지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점은 이들 여야 새 원내 지도부가 펼쳐보일 국회상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6월 국회는 박근혜 정부가 취임 후 100일간 국정 청사진을 설계하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정책 추진 단계로 들어서는 시점의 국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올바른 국정 운영을 위해 때 맞춘 입법과 초당적 입법이 이뤄져야 하며, 눈앞보다는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는 입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6월 국회에서 다룰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과 갑을 관계 공정화 법안들 역시 나라 살림 전반과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요구된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경제 민주화 법안과 갑을 관계 공정화 관련 법안들은 때를 놓쳐선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자칫 시류에 영합하는 차원으로 흘러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갑을 관계 재정립만 해도 표피적 현상만 시정하는 대증요법으론 외려 풍선효과만 낳을 공산이 크다. 시장의 약자를 보호하되 시장의 특성을 외면한 조치로 시장 전반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갑을 모두에게 피해를 안기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완급과 강약을 조절해 갑을 상생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 문제가 된 유통산업 부문의 갑을 관계뿐 아니라 학계, 문화예술계 등 사회 전반의 갑을 관계로 시야를 넓히는 일도 필요하다. 이는 ‘을(乙)을 위한 국회’ 운운하는 구호만 내세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경제 민주화 입법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 경기 진작을 위한 입법도 시급하다. 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반년 만에 0.5% 포인트 낮춘 2.6%로 잡은 데서 보듯 우리 경제엔 장기 저성장을 경고하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체질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갖추기 위해 경제 민주화 입법이 필요한 것 못지않게 작금의 경기 침체에 따른 민생 고통을 덜어줄 경제 회생 요법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야는 정부에만 떠넘길 게 아니라 스스로 경제 회생을 위한 방안을 찾는 데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 朴대통령 취임후 친인척 비리 첫 수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남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스마트저축은행을 압수수색했다고 31일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고발한 주식 불공정 거래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친·인척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마트저축은행 서울지점과 대유신소재 전주공장 등 3~4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계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금감원 관계자를 불러 고발 취지 등을 조사했으며,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은행 관계자들과 박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대유신소재가 경영 실적이 악화돼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회사 내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주식 227만여주를 팔아 9억 2000여만원의 손실을 회피한 의혹을 받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中, 美 주도 거대 경제블록 TPP 참여 시사

    중국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TPP가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이라며 예민하게 반응하던 이전 태도와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 천단양(沈丹陽) 대변인이 “현재 TPP 협상 참여 가능성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31일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이 TPP 협상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그동안 TPP에 대한 대항마로 한국·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는 데 총력을 쏟아 왔다.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TPP 협상 참여 선언이 중국의 위기 의식을 자극한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일본의 TPP 가입 협상 참여가 확정되면서 TPP 12개 회원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로 커졌고, TPP는 올해 말 공식 출범과 함께 유럽연합(EU) 등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경제블록으로 탄생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규모 면에서 TPP에 미치지 못하고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하는 RCEP로 TPP를 추격하는 것도 무리라는 점에서 중국이 태도를 바꿨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 내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협상 참여에 환영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프란시스코 산체스 미 상무부 차관은 최근 일본에서 “TPP에서 중국을 배척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TPP에서 중국을 배제시켜 온 미국이 협상 참여 환영 의사를 밝힌 만큼 조건만 맞는다면 TPP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7~8일 미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TPP 협상 참여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TPP 협상은 국유 기업의 불공정한 지위에 대한 규제, 노동권 및 환경보호 등 정부 주도 경제인 중국이 감당하기 힘든 내용을 다루고 있어 중국이 이른 시일 내에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KISTEP 창조경제포럼] “창조경제는 개인 창의성이 중심… 농업·제조업에도 적용 가능”[동영상]

    [KISTEP 창조경제포럼] “창조경제는 개인 창의성이 중심… 농업·제조업에도 적용 가능”[동영상]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존 호킨스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30일 서울신문과 서울스피커스뷰로의 후원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진행된 제4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창조경제포럼’을 앞두고 대치동 이비스앰배서더호텔에서 한 시간가량 대담을 나눴다. 두 사람은 창조경제가 개인과 국가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산업인 만큼 한국적 창조경제의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대담의 주요 내용. 김광두(이하 김) 한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화두로 삼으면서 많은 한국 사람들이 당신을 만나고 싶어 했다. 당신의 저서 ‘창조경제’는 나에게도 많은 영감을 줬다.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을 텐데. 존 호킨스(이하 호킨스) 원래 쓰려던 책은 컴퓨터·정보·네트워킹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자료를 모으다 보니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데이터나 정보를 이용하면서 상상력과 창의성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봤다. 그래서 창조경제라는 제목을 붙였다. 김 한국은 경제의 변혁기를 맞고 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창조경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호킨스 개인에게 중점을 두는 것이다. 개인의 상상력이 발휘되면, 이를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다. 개인의 창의성을 중심에 두면 농업이나 제조업 등 전통 산업에도 창조경제를 적용할 수 있다. 흔히 경제의 변화를 농업→제조업→서비스→창조경제 등의 순서로 보지만, 창조경제를 별개로 떼어내 다른 것과 결합하면 어느 산업에서나 창의성의 적용이 가능하다. 김 책을 쓸 당시의 영국은 어땠나. 상상력을 활용한 회사들이 번성했는가. 호킨스 그런 기업들은 ‘창조벤처’ 정도에 불과한 작은 규모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은 회사들이 합쳐져 하나의 거대한 그룹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창조그룹’들이 다른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는 안내자이자 선도자 역할을 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의 분야가 다른 분야를 성장시키는 견인차가 된 거다. 김 한국의 창조경제에는 난관이 많다. 기업인이나 자본가들이 창조벤처를 어떻게 수용하는가에 문제가 있다. 지적재산권 등에서 상충될 가능성이 높다. 호킨스 창조적인 사람과 이를 상업화하려는 비즈니스맨의 이익은 기본적으로 대립 관계다. 이런 긴장은 수백년간 이어져 왔다. 하지만 새롭게 태어나고 활성화되는 미디어나 콘텐츠 같은 산업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비교적 쉽게 풀릴 수 있다. 김 결국 보상체계의 문제가 아니겠나. 작가와 PD, 자본가를 예로 들면 작가는 조금, PD는 그보다 많이, 자본가는 나머지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경제민주화 역시 이 같은 구조를 뛰어넘기 위한 정책들이다. 호킨스 그 선을 넘어서야 창조경제가 구현된다. 작가나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보상체계와 조직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김 창의성과 비즈니스 간의 조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메커니즘이 중요한가, 아니면 정부의 개입이 중요한가. 호킨스 영국의 경우 정부의 개입은 원칙적으로 없었다. 하지만 균형이 깨진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개입한 사례도 있다. 방송 콘텐츠 제공자와 망사업자 같은 경우였다. 기본은 시장 메커니즘이다. 김 분명히 힘의 불균형이 있다. 대기업은 규모가 크고 인적 자원도 풍부하고 돈도 많고 능력 있는 변호사도 있다. 반면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약하다. 돈도 없고 컨설턴트도 없다. 그래서 협상에서 대기업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힘의 균형을 통해 공정한 협상이 이루어지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적재산권의 가치결정에도 대기업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호킨스 정부가 어떤 이유 때문에 공정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것인지 원인을 파악할 필요는 있다. 문화산업만 놓고 봐도 영화, 음악, TV, 디자인 모두 각기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 계약 절차, 계약 관련 상법, 회사 내규, 지적재산권 관련법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시장 내에서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정부의 개입은 시장의 왜곡을 초래한다. 김 청년 실업이 문제다. 그런데 창조경제는 구조가 바뀌는 일인 만큼 일자리 창출에 시간이 걸린다. 호킨스 지금 박 대통령의 입장은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와 비슷하다. 블레어는 창조경제가 영국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를 바꾸려고 했다. 디자이너, 소프트웨어 개발자, 패션 디자이너 등 창조적 직업에 대해 예전 부모들은 안정적이지 않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들이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창조적 일을 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50~60%는 돼야 창조경제가 구현된 사회다. 영국 정부의 역할은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김 창조경제 체제에서는 재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간 소득 격차가 커질 수 있다. 호킨스 하지만 창조경제가 소득 불균형을 일으키는 주범은 아니다.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 자신의 상상력과 재능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창의적인 개인은 금전적 보상보다 일 자체에서 얻는 개인적 만족감이 더 크고, 그것이 동기부여가 된다. 따라서 프리랜서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높다. 큰 조직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지만 재미는 별로 없다. 김 한국의 교육 제도는 창의성을 억누르는 시스템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성적을 잘 받아야 하는데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호기심이 있으면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을 수 있다. 호킨스 교육은 모든 국가의 문제다. 난 교육(가르치는 것)보다는 배움(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자기가 원하고 필요할 때 공부하는 거다. 대부분 대학 때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하다 직장을 얻으면 중단한다. 하지만 배움은 항상 이어져야 한다. 평생 배워야 한다. 김 배움은 개인의 노력인가, 조직적인 체계인가. 호킨스 교육은 정부의 의무다. 하지만 배움은 개인의 의지다. 내가 주도하고, 내가 비용을 지불한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 중요하다. 김 한국에서는 창조경제의 롤모델을 이스라엘로 본다. 호킨스 이스라엘은 특수한 상황이다. 문화, 경제, 인구, 투자구조 등 모든 면에서 특화된 모델이다. 한국의 롤모델이 이스라엘이 돼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한국은 이미 성공한 대기업이 있고, 유례 없는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것이 한국의 장점이다. 이를 창조적인 시각에서 한국적 모델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김 창조경제에서의 창업은 실패에 대한 부담이 있다. 호킨스 창조경제는 한 번 히트를 치기 위해 엄청난 실패를 겪는 것이 당연하다. 누구도 처음에 성공할 수 없다. 전통적 산업과는 다르다. 실패를 안 했다는 것은 시도를 안 했다는 것이다. 실패했다고 손가락질하거나 기회를 빼앗으면 안 된다. 김 한국은 다르다. 실패하면 기회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금융시스템이다. 실패하면 신용도가 떨어지고 다시 기회가 없다. 호킨스 미국은 다르다. 오히려 실패를 안 하면 투자를 받지 못한다. 투자 구조를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투자의 90%가 빚으로 이뤄진다. 독일이나 미국 등 기업가정신이 발달한 곳은 자본금 형태로 투자가 이뤄진다. 실패하면 빚이 남지만, 자본금은 잠식되는 것으로 끝이다. 김 창조경제에서 중시하는 지적재산의 경우 한국에서는 잘 만들어진 평가시스템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보고, 이에 맞춰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호킨스 지적재산권의 가치는 사고파는 당사자 간에 결정할 문제다. 제도나 지표 등 외부 기준에 따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김 그 부분에서는 생각의 차이가 분명한 것 같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참고할 자료가 있다. 에이전시들이 특정 지적재산권에 대해 가격의 범위를 어느 정도 정해준다. 그래서 상대적 약자인 아이디어 제공자나 벤처기업과 대기업 및 자본가 간의 힘의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춰 준다. 불균형은 불공정으로 이어진다. 벤처캐피털 역시 자본금이 아닌 빚으로 펀딩을 한다.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명 지표가 필요하다. 호킨스 투자를 꺼리면 결국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은 투자를 받기 위해 외국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벤처캐피털은 자체적으로 사업 계획과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김 그렇다면 벤처캐피털의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필요한가. 호킨스 벤처캐피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역량을 갖춰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기는 쉽지 않다. 교육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가 교육을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교육은 기존 기업들이 할 역할이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한국의 대기업들은 차세대를 위해 스타트업(창업자)에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다. 성공한 대기업이 더 높은 위험부담을 지는 것이다. 김 한국에선 정부의 규제가 과도하다. 난 항상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개발하는 활동에서 유연성이 확보되려면 정부의 개입이 최소화돼야 한다. 선택의 권리를 보장하는 거다. 한국의 경우 1960~1970년 정부가 산업화를 주도하면서 기업에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 대가로 정부 지침에 따르는 것이 요구됐다. 호킨스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가 주도해, 결국 큰 경제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잘못됐다고도 할 수 없다. 다만 기술과 개개인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시스템 대신 새로운 회사와 새로운 경제 방식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들이 많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박 대통령의 비전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 그래서 경제 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국은 스마트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카를 만들려면 스마트폰에 있는 무선 통신 기술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걸 하려면 무선통신사업권을 따야만 한다. 기존 업체의 반발이 심하다. 진입장벽이 있는 거다. 이 모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법적 차원의 문제인데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정당 간 합의 도출도 쉽지 않다. 조언해 줄 부분이 있나. 호킨스 결국 모두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된다. 정리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영상 영상콘텐츠팀 ■김광두는 서강대 경제대학원 원장,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낸 경제통이다. 현재는 국가미래연구원(미래연) 원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경제 과외 교사로 불린다. 지난 대선에서는 창조 경제 등 새누리당 대선 공약의 산파 역할을 했다. 2010년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출범한 미래연 출신 인사들은 새 정부 들어 대거 요직에 진출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윤병세 외교부·류길재 통일부·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존 호킨스는 1945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킬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고, 영국 건축협회학교(AA)에서 도시디자인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컨설팅 업체 BOP컨설팅의 회장을 맡아 30여개국에 자문을 했다. 현재는 런던시티대와 중국 상하이창의학교 초빙교수다. 2001년 창의적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대중에게 알린 ‘창조경제’를 출간, 창조경제의 원조로 불린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한국형 창조경제 역시 호킨스의 창조경제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 [박건승 시시콜콜] 주파수가 도대체 뭐길래

    [박건승 시시콜콜] 주파수가 도대체 뭐길래

    통신업계가 시끄럽다. 8월로 예정된 새 주파수 배정문제를 놓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이번에 배정될 새 주파수 대역을 가지고 이른바 광대역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롱텀에볼루션(LTE)망에서 데이터를 보내는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진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현재의 2차선 고속도로를 4차선 고속도로로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파수는 통신회사들 입장에서 보면 농토(農土)와 같은 존재다. 통신사들은 주파수 없이는 ‘모바일 고속도로’를 유지할 수 없다. 얼마나 좋은 대역을 선점하느냐가 통신사의 생존을 좌우한다. 주파수를 더 많이 확보해야 그만큼 가입자를 더 많이 유치할 수 있고, 가입자들에게 정보를 더 빠르고 더 많이 전달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통신업계가 새 주파수 확보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펼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통신사들은 정부가 내놓을 주파수 배정 계획이 자사에 유리하도록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 찾아가 설명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이런 싸움에 미래부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져 골치가 아플 지경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1.8㎓ 대역의 주파수가 경매에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다. 한쪽에선 광대역 주파수를 똑같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선 주파수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8㎓ 인접 대역의 주파수를 달라고 요구한다고 한다. 주파수 배정계획은 이처럼 통신업계가 사활을 거는 사안인 만큼 정부는 그동안 견지해 온 원칙을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논란을 잠재울 방법인 것 같다. 과거 이동통신 시장은 선발사업자가 독점체제로 인한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 특정 대역의 주파수 독점, 좋은 식별번호 사용 등이 그러한 사례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구조를 바꾸고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해 경쟁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신규 사업자의 선정은 선발사업자 중심의 정책이 시장 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투자가 촉진되고 경쟁이 활성화되며 궁극적으로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저대역의 일부 주파수를 회수해 후발 통신사업자에게 할당하고, 010 통합번호를 도입하는 등의 시장 중심 정책을 통해 통신시장의 불공정 요인을 제거하려고 노력해 왔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어느 통신사가 주파수를 할당받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새 주파수가 어느 회사에 돌아가든지 양질의 고속 통신서비스를 싸게 이용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정부가 주파수 배정의 대원칙을 국민의 편익 극대화와 자원활용의 공공성 제고에 둬야 하는 이유다. 논설위원 ksp@seoul.co.kr
  • [역외탈세 전격 세무조사 착수] 사정기관, 경제민주화 전방위 압박

    [역외탈세 전격 세무조사 착수] 사정기관, 경제민주화 전방위 압박

    재계에 대한 경제민주화 압박이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검찰·고용노동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남양유업 욕설 파문, CJ그룹 해외비자금 조성 의혹 등 재계의 탈법 행위가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정부의 움직임에 여론이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주무부처 격인 공정위는 최근 직권조사를 부쩍 늘렸다. 직권조사란 피해 당사자의 신고 없이 자체적으로 불공정 행위가 의심되는 사업장을 조사하는 것이다. 공정위의 올 1~4월 직권조사 착수 건수는 모두 3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4건)보다 48.7% 늘었다. 이 기간 동안 피해자 신고접수가 오히려 소폭(1599→1528건) 줄었다는 점, 2~3월 위원장 공백으로 업무추진이 어려웠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강도는 훨씬 세다. 이 중 부당 하도급거래 관련 직권조사는 1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건)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공정위는 하반기부터 하도급 거래 관련 서면조사를 지난해 6만건에서 10만건으로 확대한다. 공정위는 재벌조사를 전담하는 ‘조사국’을 신설해 조사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국세청은 400여명의 인력을 추가 투입해 대기업 세무조사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한국GM, 국민은행, SC은행, 교보증권, 인천공항공사, KT&G, 롯데호텔, 코오롱, 동아제약 등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검찰은 이달에만 남양유업, 삼성물산 등 4대강 관련 건설업체, CJ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을 압수수색했다. 금융조세조사부·증권범죄합수단 등에서 진행 중인 수사까지 합치면 업체 수는 30개가 넘는다. 고용부는 이달 중순부터 현대제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서울지방노동청은 노조에 대한 불법 사찰과 노조 설립 방해 등의 혐의로 이마트 경영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방위적 경제민주화 공약 실천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속적이면서도 일관된 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들에게 지속적이고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러려면 다른 영역에서도 상호보완할 수 있도록 경제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朴대통령 “한국 성장 잠재력 빠르게 하락”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제2의 경제 부흥을 이루려면 기존 방식이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직면할 미래 트렌드와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경제의 틀을 추격형에서 선도형 창조경제로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에 근거해 설치된 대통령 자문기구로 대통령이 당연직 의장을 맡고 부총리와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수석, 미래전략수석 등 5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주재에 앞서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등 30명을 민간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성실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서는 절대로 안 된다. 투자가 일어나야 서민경제도 사는 것”이라면서 “정말 불합리한 불공정성은 고치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방망이를 휘둘러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매킨지,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대표적인 경제연구소와 컨설팅 기관들이 합동으로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일자리 중심의 중산층 복원을 창조경제의 목표로 잡고 이를 위해 ▲안정적 거시경제 운영 ▲구조적 성장동력 확충 ▲안정적 성장기반 강화 ▲정부·공공부문 혁신 등 4대 과제를 제시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새누리 지도부 “정부든, 재벌이든 불공정 甲 철퇴 가해야”

    새누리 지도부 “정부든, 재벌이든 불공정 甲 철퇴 가해야”

    “아직도 정부가 ‘슈퍼 갑’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최근 정부건 재벌이건 공정하지 못한 ‘갑’(甲)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느라 애쓰는 모습이다. 황우여 대표는 28일 ‘갑을(甲乙)논쟁’을 공공부문까지 확장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출범 1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정부가 여러 근로 조건도 오히려 잘 안 지키는 등 정부·공공기관의 ‘슈퍼갑’ 위치가 아직 남아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사적 영역의 경제민주화뿐 아니라 정부·국가 측면에서 더 민주화돼야 하는 부분은 없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시정해 정부 입장에서 경제민주화 동력을 창출하고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재벌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조세피난처를 탈세에 악용한 경우에 대해서는 철퇴를 가해야 한다”면서 “돈 숨길 곳을 찾는 일부 부유층의 탈세행위는 부자들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한다. 탈세 기업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통한 탈루세액 추징, 과태료 부과, 명단 공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외탈세 실태조사를 거쳐 관련 제도의 개선방안을 강구토록 당정 간에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조세피난처 투자를 모두 역외탈세로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세정 당국도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동반성장, SK그룹처럼 하세요

    SK그룹이 동반성장에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기업으로 평가됐다. 올해 동반성장지수 조사에서 조사 대상인 5개 계열사 중 3개사가 최고 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2개사도 모두 양호 등급을 받아 전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등 3개사는 평가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룹 단위에서 3개 계열사가 동시에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최고 수준의 성적이다. 또 SK건설과 SK하이닉스도 다음 등급인 ‘양호’ 등급을 받아 SK그룹은 조사 대상 계열사 전체가 1~2등급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SK텔레콤의 약진이 눈부시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성적은 3등급인 ‘보통’으로, 이번에 두 단계를 한꺼번에 뛰어올랐다. SK종합화학, SK하이닉스도 전년보다 각각 한 단계씩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SK그룹은 한 해 동안 동반성장 분야에서 질적·양적 성장을 한 것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결과를 보고 그룹이 충격을 받았다”며 “위기의식을 절감하게 철저하게 반성한 결과”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의 ‘동반성장 경영 시스템’을 만든 것이 결실을 보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SK그룹은 2008년 9월 처음으로 ‘SK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불공정 거래 사전 예방 등 가이드라인을 실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이를 그룹 내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중 하나로 정식 발족했다. 협력업체 지원도 꾸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 85억원, 생산성 향상 지원 122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731억원을 협력업체에 지원했다. 이와 별도로 3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 규모 동반성장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투자하고 있다. SK동반성장위원장을 맡은 김재열 SK㈜ 부회장은 “SK는 협력업체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 행복한 동행을 해나간다는 원칙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 개선에 힘썼다”면서 “이번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협력업체가 SK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금감원도 CJ 주가조작 혐의 조사

    검찰이 CJ그룹 이재현 회장 일가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금융감독원도 CJ그룹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이 회장 등이 오너의 신분을 이용해 계열사 기술 개발 등 정보를 미리 입수, 비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얻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 회장 일가가 외국에 개설된 차명계좌 비자금을 동원해 국내 계열사들의 주식을 사들였다가 되팔아 막대한 부당이득을 남긴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갔다. 1차적으로 CJ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흐름과 외국인 지분율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회장 등이 계열사의 계약이나 이전, 기술개발 등에 관한 호재성 정보를 알기 쉬운 위치에 있었던 만큼 비자금으로 주식을 사놓은 뒤 시세 차익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사를 하는 것”이라면서 “그룹주 규모가 큰 만큼 시세 조종보다는 미공개 정보 이용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포괄적인 불공정거래 혐의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금도 살필 방침이다. 해외 비자금으로 주식을 샀다면 외국인으로 위장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국인 추종 성향이 강한 국내 주식시장의 특성상 외국인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할 경우 주가가 쉽게 오른다는 점을 노려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띄운 뒤 되팔았을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CJ㈜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2007년 초 18.97%로 시작해 그해 말 22.24%가 됐다. 2007년은 CJ㈜가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시작한 시기다. ‘패스트 트랙’ 적용 여부도 관심사다. CJ그룹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패스트 트랙은 주가 조작 수사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검찰이 금감원 조사 단계 없이 증권선물위원장의 통보를 받아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는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檢 “출판계 사재기 수사 못해”

    소설가 황석영씨가 출판계에 만연한 사재기를 근절해 달라고 촉구한 데 대해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과 관련한 사항이라 현재로서는 수사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26일 “언론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법리 검토를 한 결과 적용 법조가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라며 “현행법상 사재기와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는 공정위가 전속 고발권을 갖고 있어 공정위가 정식으로 고발하지 않으면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1조에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제도이지만,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사실상 처벌이 어렵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사재기는 보통 물가 쪽으로 접근했던 문제”라면서 “출판계의 책 사재기를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로 볼지, 표시광고법상 기만적 표시·광고행위로 볼지, 아니면 형법상 사기죄로 볼지,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씨가) 공정위에 신고한다면 고발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甲 제재 강도 높이자 vs 乙 신고 문턱 낮추자… 다른 듯 닮은 여야

    甲 제재 강도 높이자 vs 乙 신고 문턱 낮추자… 다른 듯 닮은 여야

    ‘남양유업 사건’을 통해 갑을(甲乙) 관계의 문제점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정치권이 ‘갑을관계법’ 입법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여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행위 조사와 제재가 유명무실하고, 지나치게 갑 친화적인 법 체계라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이종훈 의원이 대표 발의 예정인 ‘갑을관계 민주화법’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해 을의 피해 구제 수단을 강화하도록 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 공동 명의로 발의 예정인 ‘을지로법’은 공정위의 권한을 지자체로 분산해 을의 신고를 용이하게 하고 공정위의 업무 과중을 분산해 제재 실효성을 높이도록 했다. 다만, 당내 의견을 합치하는 과정과 여야 간 이견 조율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경실모 회원들이 준비 중인 ‘갑을관계 민주화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을(乙)의 실질적 피해구제 방안을 모색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대표 발의자인 이종훈 의원은 “슈퍼갑인 공정위와 갑인 대기업, 대형로펌이 유착해 을의 피해 구제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의 핵심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강도를 높이고, 을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갑(甲)인 대기업과 대형로펌에 맞서 을인 영업점이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집단으로 소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담합·재판매가격유지(공급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 강요)에만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했었다. 법안은 이를 갑을 관계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 전반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다만 아직 당내에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갑을 간 계약 형태가 같은 업종·업태 내에서도 다른 점 등 현실 적용 전에 정비해야 할 것이 많다는 의견 등이 제시된다. 갑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피해자인 을이 직접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현재 국가가 징수하는 과징금의 형태를 바꿔 피해를 당한 약자에게 실질적 보상이 되도록 했다. 일반적인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3배를, 악의적·반복적인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10배를 부과하도록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액수를 10배 부과하는 부분에는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조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인의 행위금지청구제도와 고발인의 공정위 결정 불복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 등도 포함하고 있다. 사인의 행위금지청구제도는 불공정행위 피해자가 공정위가 아닌 법원에 직접 소송하거나 가처분 신청 등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민주당 ‘을(乙)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가 전원 공동 명의로 발의키로 한 ‘을지로(을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법’은 상위법 성격인 공정거래법이 아닌 하위법에 해당하는 가맹사업법-하도급법-대규모유통법(갑을관계 3법) 개정안이다. 새누리당 경실모가 공정위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공정위의 업무 과중으로 독점적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우선 공정위의 불공정행위 적발률을 높이기 위해 을의 신고 문턱을 낮추었다. 대표 발의자인 민병두 의원은 “불공정거래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려면 제3자인 공정위가 일상적인 조사와 감시가 가능해야 하는데, 프랜차이즈 20만개·대리점 80만개를 공정위 직원 10명 미만이 감당해야 한다”며 현실적 한계를 꼬집었다. 법안은 공정위의 업무과다와 인력부족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인 ▲조사권 ▲고발요청권 ▲조정권(공정거래조정원 업무)을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은 을이 신고·제보하기 위한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깝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위 사무소는 서울(수도권)과 부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호남권), 대전(충청권) 등 5개에 불과하다. 민 의원은 “제주도민이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신고하려면 비행기 타고 광주 또는 부산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지난 21일 발의한 ‘남양유업 방지법(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대리점거래에 국한해 불공정거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특화된 법안으로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화▲ 표준대리점계약서 사용 권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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