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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서울시장, ‘대권 도전’ 간절한 마음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대권 도전’ 간절한 마음이 있다

    “우리 정치, 사회, 경제의 룰을 바꾸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대선이든 지방선거든 국민의 시간표는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후보자들이 자기 시간표에 따라서, 내용도 없이, 시대에 대한 고민과 비전도 없이 스스로 자가발전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일부 대권주자를 비판했다. 박 시장은 “불공정, 불평등, 불이익, 불통 등으로 우리 사회는 큰 불이 났다”면서 “과거의 룰이나 논리, 규칙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우리 사회의 ‘룰’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벌 중심의 우리 경제를 한계에 달했다고 진단하면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우후죽순 돋아나서 그것이 페이스북, 우버 이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질적인 ‘룰’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기업이 어려워지면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쏟아붓는 관행을 없애고 그 재원을 과감히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돈’이 없어서 스타트업이나 친환경 기업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과거의 ‘룰’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면서 “어려워진 대기업에 지원하는 수조원의 공적자금, 원자력이나 석탄발전 등 비친환경적기업의 이익 등을 새로운 미래 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경제의 새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경제의 바람이 ‘룰’의 변화로 해석했다. 박 시장은 “경쟁 중심의 사회운용 방식에서 협동과 연대에 의한 경제논리도 굉장히 필요한 시대가 됐다”면서 “프랑스의 사회연대경제 장관, 영국의 지역공동체 장관 등이 생길 정도로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장경제의 폐해 보완제로 사회적경제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정치를 ‘민맹’이라며 쓴소리도 했다. 박 시장은 “민생에 주목하고 민생을 해결하는 이런 정치가 돼야 하는데 여전히 추상적이고 담론 중심의, 갈등 조장형의 정치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청년수당과 청소녀의 생리대 지원, 자치분권”이라고 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청년을 돕기 위해서 청년으로부터 얘기를 듣고 목소리 귀 기울이고 현장을 가보고 그러면 금방 지지해야 할 정책을 갖고 당파적 관점에서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룰’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그런 절망의 목소리, 통곡소리가 결국 세상을 바꿔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민맹의 정치에 대한 99대1의 반란이 지난 총선뿐 아니라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분명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정치, 경제, 사회의 ‘룰’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시대에 인권이 필요했던 시기에는 인권변호사로서, 시민의 참여와 새로운 입법이 필요할 때는 참여연대로, 우리 시대 나눔과 통합이 필요한 때는 아름다운 재단으로,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이 필요 때는 희망제작소, 1000만 시민의 삶은 변화시키는 서울시장으로서 꾸준히 ‘룰’을 바꾸는 데 노력했다”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룰’의 변화를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특히 이런 것을 목격하고 경험한 나로서는 더 간절한 마음이 있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글·사진 샌프란시스코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유승민 “공수처는 과거 새누리당 공약···설치 못할 이유없다”

    유승민 “공수처는 과거 새누리당 공약···설치 못할 이유없다”

    새누리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고위공직자 친인척 비리 척결과 검찰 개혁을 위해 야당이 꺼내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안에 대해 “안 받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7일 강원 춘천 한림대에서 진행한 특강에서 “요즘 야당에서 공수처 신설을 주장하는데, 우리 새누리당도 한나라당 시절에 주장했던 것”이라면서 “저 사람들(법무부·사법부)에 ‘셀프 개혁’을 맡기는 건 국민 경험으로는 안 하겠다는 말과 똑같다. ”판·검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혜택을 많이 받는 사람들인데, 요즘 부패와 비리를 저지르는 걸 보면 사법부가 저래서 선진국이 될 수 있겠느냐는 엄청난 자괴감이 든다. 사회 정의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저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말 특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새누리당 대선주자 가운데 공수처 신설에 찬성한 사람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다. 이날 유 의원이 두번째로 공수처 신설에 찬성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유 의원은 야권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핵심 정책인 ‘청년수당’ 지급과 관련해서는 서울과 성남의 재정 자립도가 다른 광역·기초단체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지적하면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당한 김모군은 저 돈을 못 받는데 공무원 준비생은 받고, 강원도 청년은 못 받는데 서울시 청년은 받는 점에서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재벌 개혁과 관련해서는 “재벌은 경쟁력을 잃어감에도 여전히 국내 시장에선 엄청난 지배력을 행사해 어지간한 기업은 이들의 횡포와 불공정 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한 운동장 만들어주는 게 진정한 시장경제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제 민주화와 복지를 제대로 하겠다,일자리를 제대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당선된 분인데,취임하고서 지난 3년 반 동안 그 약속을 제대로 못 지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승민 “모병제·자사고, 정의의 이름으로 용납 안돼”

    유승민 “모병제·자사고, 정의의 이름으로 용납 안돼”

    한림대 강연서 “부잣집 자식 군대 안 가게 돼”“일반고 살려야 교육 산다 과학·체육고는 인정”   새누리당의 대권 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이 “모병제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이 안 되는 주장”이라면서 역시 같은 당 대권 후보군에 들어가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 의원은 7일 강원 춘천시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왜 정의인가?’를 주제로 특강을 하던 중 “모병제를 주장하는 사람들 주장대로 병사 월급을 200만원 주는 식으로 제도를 시행하면 부잣집 자식은 군대 가는 경우가 거의 없고 형편이 어려운 집 자식들만 군대에 가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부모 중에 자기 자식이 전방 GOP(남방한계선 철책 초소) 가서 목함지뢰 밟거나 내무 생활이 너무 괴로워 자살하는 일 등을 바라는 부모가 누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병제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나라 안보 현실에서는 정말 말이 안 되는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면서 “국민의 상식, 평등에 대한 욕구 등 때문에 도저희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병제 대신 징병제를 유지하며 부사관을 확대하고 무기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병제는 최근 남 지사가 사실상 대선 공약으로 선점해 공론화하고 있는 이슈다. 유 의원의 이날 주장은 자신이 줄곧 내세웠던 화두인 ‘정의’로써 남 지사의 어젠다를 공격한 셈이다. 유 의원은 이날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도 그의 어젠다인 ‘정의’의 관점에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과학고, 체육고 등 존재 이유가 특별히 인정되는 것 제외하고는 특히 그 중 외국어고는 폐지하는 것에 맞다”면서 “자사고와 특목고를 그대로 두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부터, 자사고에 보내는 부모와 포기하거나 탈락하는 부모, 학생으로 완전히 갈려서 교육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불평등, 불공정, 기회의 사다리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와 경기 성남시의 청년수당 문제도 유 의원은 ‘평등’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그는 “특히 가난한 집 학생들의 취업활동은 어떤 식으로든 지원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운을 띄운 뒤 “그러나 서울시와 성남시는 부자시여서 할 수 있지만 전남도와 강원도 등은 상품권이고 돈이고 주고 싶어도 줄 돈이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서울에 사는 청년이나 전라에 사는 청년이나 취업하기 위해서는 국가로부터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게 상식이고 정의로운 정책”이라면서 “정부는 서울시, 성남시와 저렇게 싸울 게 아니라 서로 정책을 설득해서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 청년에게 주는 것이 훨씬 더 도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지원 교섭단체 연설 “朴대통령 변해야 정치가 바뀐다” 쓴소리

    박지원 교섭단체 연설 “朴대통령 변해야 정치가 바뀐다” 쓴소리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연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변하면 정치가 바뀐다”고 말한 뒤 검찰·사법 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국회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 3년 반은 고통과 질곡으로 민주주의, 서민경제, 한반도 평화는 모두 무너지고 있다”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으로, 대통령이 변하면 정치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론하며 “우 수석이 대통령 곁에 있는 한 검찰도, 국정운영도 무너진다”면서 “공정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우 수석의 해임을 주문했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이른 시일 내에 남북정상회담과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개헌은 국가개조 프로젝트이고, 협치의 청사진을 그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의장도 대북정책 협의채널을 만드는 데 앞장 서달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검찰·사법개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여야 모두 사심 없이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위해 경쟁하자”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조계의 전관예우 금지 등을 주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위원회의 활동 보장과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해결을 위해서도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대해서는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 찬성 의견도 존중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도록 당 대표가 적극 나서 달라. 국민의당은 국회가 내리는 어떠한 결론도 존중하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대책으로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에 대해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전기요금 약관만 손을 보면 끝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쌀농사가 26년 만의 대풍이지만 농민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면서 쌀값 안정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쌀 및 감귤의 대북지원 재개를 주문하고, 농어촌상생기금 설치도 제안했다. 대선을 의식한 발언도 있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패권과 대립을 거부하는 합리적인 세력이 정치를 주도해야 한다”면서 “국민의당은 누구나 들어와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선 플랫폼 정당을 만들겠다. 정치혁명으로 정치의 새판을 짜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스폰서가 지배하는’ 법조계/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스폰서가 지배하는’ 법조계/박홍환 논설위원

    본래의 뜻과는 달리 고약하고 음습한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스폰서(sponsor)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약속하다, 보증하다’ 등의 뜻을 가진 라틴어 스폰데레를 어원으로 하는 스폰서는 원래 보증인, 후원자, 발기인이라는 뜻이지만 상업방송의 광고주를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고, 지금 우리는 스폰서라는 단어에서 타락한 검은 뒷거래를 연상하게 된다. 특히 법조계에 만연한 ‘스폰 조합’은 권력과 돈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돈을 대는 재력가나, 거리낌 없이 그 돈을 즐기는 권력자나 서로 이익을 위해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이들은 어려운 시기에 상대방이 ‘내 편’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관계를 지속하기 마련이다. 2006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법조비리 사건이 터졌다. 차관급인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스폰서로부터 수시로 향응과 접대,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그는 그 스폰서가 청탁한 사건 재판에 관여하기까지 했다. 그해 8월 16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은 “각별한 믿음을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이 받았을 실망감과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로부터 딱 10년 만이다. 어제 양승태 대법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전국법원장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직 지방법원 부장판사의 구속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10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만 바뀌었을 뿐 극의 전개나 내용은 엇비슷하다. 심지어 지난해에도 사채왕 스폰서와 어울린 판사가 구속되지 않았는가. 검찰도 마찬가지다. 전·현직 검사장 구속 이후 최근 내부 감찰 강화를 골자로 한 ‘셀프개혁’을 발표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다시 스폰서 부장검사 사태가 터졌다. 이번엔 내연녀까지 등장하는 등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검찰 수뇌부가 개혁안 발표 전 이미 사건 내용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다. 사실 검찰의 스폰서 문화는 뿌리 깊다. 120억원대의 ‘주식 대박’을 터뜨렸다가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한 진경준 전 검사장도 오랜 친구이자 게임업체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이 오랫동안 스폰서 역할을 해 왔던 것 아닌가. 부장검사가 휘하 검사에게 자신의 스폰서를 소개해 주는 등 한때는 스폰서의 대물림까지 성행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 수사부서 검사 전체가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 술집에서 ‘공용 스폰서’와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어떤 재간으로도 브로커들의 농간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판검사 주변에 스폰서가 넘쳐나는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개인의 일탈 행위로 치부해 버려선 안 되는 이유다. 수사권, 기소권, 재판권 등 그들이 갖고 있는 독점적 권한은 수사나 재판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생사여탈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정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고 하지만 비인격체인 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왜곡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폰서나 브로커들은 ‘보험’ 차원에서도 이들의 스폰을 자청하는 것이다. 10여년 전 취재 과정에서 만난 브로커들은 하나같이 검은색 표지의 낡은 양지사 전화번호 수첩을 흔들어 댔다. 그러곤 자기가 관리한다는 뉘앙스로 고위직 판검사들의 이름을 줄줄이 뀄다. 그들이 잡혀 들어갔을 때에도 빽빽하게 적힌 수첩 속 판검사 대부분은 무사했다. 검찰도 법원도 제 식구 보호에 급급했던 것이다. 최근 몇 달간 변호사, 검사, 판사들의 추문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법조 3륜은 철저히 망가졌다. 국민은 그 저급한 윤리의식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도 법조인들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의 지배’를 강조한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으로 무장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이미 ‘× 묻은 개’가 돼 버린 법조 3륜의 ‘법의 지배’ 호소는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셀프 개혁으로는 턱도 없다. 독점적 권력의 분산, 외부 감시 외에 답이 없다. 그러면 저절로 스폰서도, 불신도 사라진다. 화(禍)는 그동안 숱한 법조비리와 스폰서 파문에도 미봉책만 내놓으며 어물쩍댔던 법조 3륜이 불렀다. stinger@seoul.co.kr
  • 野는 이재명도 대권 선언… “혁명적 변화에 역할”

    野는 이재명도 대권 선언… “혁명적 변화에 역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52) 성남시장은 6일 “대한민국의 ‘혁명적 변화’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최근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이 시장까지 대선레이스 출전을 선언하면서 더민주의 ‘대선시계’는 더욱 빨라지게 됐다. 지난 3일부터 광주·전남을 방문한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머니가 제 생물적 삶을 주셨다면 광주는 저의 사회적 삶을 시작하게 한 곳이다. 광주민주항쟁의 진실에 눈뜨면서 독재권력에 세뇌되어 살던 좀비 일베충에서 비로소 자기 판단을 가진 주체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잘 먹고 잘사는 개인적 삶을 희구하던 제가 공리를 생각하는 ‘혁명적 변화’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면서 “철저히 불공정하고 불평등해 진 대한민국에서 국민은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위해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 시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러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하게 된 것”이라면서 “사실상 출마 선언이라고 해석해도 된다”고 했다. 추미애 대표가 밝힌 ‘조기 (대선)경선론’에 관해서는 “시간을 벌어야 판도 커지고 국민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기회도 생기기 때문에 최대한 미루는 것이 좋다”고 반박했다. 한편 “친문(친문재인)도, 비문도 뛰어넘겠다”며 최근 대권도전 의지를 밝힌 안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연말쯤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이 확정되면 (지사직 사퇴를 포함한)제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해서 말하겠다”고 했다. 경선 시기에 대해서는 “당에서 조율을 하지 않겠나”고만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양승태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청렴성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전문)

    양승태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청렴성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전문)

    양승태(68·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은 6일 현직 부장판사 뇌물수수 구속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대법원장이 법관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10년 만의 일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초동 대법원청사에서 전체 대법관과 고위 법관 40여명이 참석해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한 법관의 잘못된 처신이 법원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모든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이라며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은 “법관에게 청렴성은 다른 기관에 있어서의 청렴성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것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청렴성을 의심받는 법관이 양심을 가질 수 없고, 양심이 없는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의 사과 발표 이후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전국법원장회의가 끝난 후 회의에서 논의된 대책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음은 양 대법원장의 사과문 전문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우리는 지난 주 현직 부장판사가 법관의 직무와 관련하여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구속된 일로 인해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이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아직 남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분명히 가려져야 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법관이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직업윤리와 기본자세를 저버린 사실이 드러났고, 그 사람이 법관 조직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중견 법관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당혹감은 실로 참담합니다. 한 법관의 잘못된 처신이 법원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모든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더구나 작년에 이어 다시 이 같이 일이 거듭되어 법관 전체의 도덕성마저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됨으로써 명예로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온 모든 법관들이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 동안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일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일이 상식을 벗어난 극히 일부 법관의 일탈행위에 불과한 것이라고 치부해서도 아니 되고, 우리가 받은 충격과 상처만을 한탄하고 벗어나려 해서도 아니 됩니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일지언정 이 일이 법관 사회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로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사법부를 대표하여 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전국의 법관 여러분 청렴성은 법관들이 모든 직업윤리 가운데서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입니다. 우리의 사표,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부정을 범하는 것 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라고 갈파하신 것과 같이, 지금까지 모든 법관들은 청렴성을 생명처럼 여기며 직무를 수행하여 왔고 청렴성에 관한 한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과 긍지를 지녀 왔습니다. 우리가 청렴성을 그토록 중히 여기는 이유는 청렴성이야 말로 모든 신뢰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청렴하지 않은 법관이 양심을 가질 수 없고, 양심이 없는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습니다. 청렴성을 의심받는 법관의 재판은 아무리 법리에 부합하는 결론을 낸다 해도 불공정한 재판으로 매도될 수밖에 없습니다. 법관에게 청렴성은 다른 기관에 있어서의 청렴성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그것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청렴성이라는 가치를 생명처럼 지켜왔기에 과거 법원은 적어도 청렴도에 관한 한 다른 기관에 비해 높은 신뢰를 받아 왔고 그것이 우리의 자랑이요 긍지였습니다. 그러한 긍지가 최근 계속되는 몇몇 법관의 일탈행위로 말미암아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청렴성에 대한 신뢰는 깨지기 쉬운 얇은 유리와도 같이 사소한 부주의나 불찰에 의해서도 쉽게 금이 갑니다. 법관이 일상생활 중에서 항상 처신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물며 자신이든 다른 법관이든 그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는 행위는 법관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한 일이 한 번이라도 법관 사회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한 눈으로 우리 내부를 꼼꼼히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아니하다가는 자칫 우리가 하는 재판의 정당성이 상실될 뿐만 아니라 법관의 존립 기반 자체도 흔들릴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법관 여러분 저는 우리 법관들이 사시사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때로는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행복한 일상마저도 뒤로 한 채 성실히 근무하며 공정한 재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묵묵히 열심히 근무해왔던 법관들이 이번 일을 접하면서 느꼈을 큰 충격, 자신이 한 재판의 공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 대한 자괴감과 억울함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비록 재판은 법관 각자가 담당하여 행하는 것이지만, 국민들이 인식하는 법원은 모든 재판결과와 경험이 녹여져 들어 있는 하나의 법원임을 생각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어느 한 법관의 일탈행위로 인하여 법원이 신뢰를 잃게 되면 그 영향으로 다른 법관의 명예도 저절로 실추되고 맙니다. 동료 법관의 잘못된 처신으로 직무에 의혹이 제기될 때 그 의혹의 눈길은 자신의 직무에도 똑같이 쏟아집니다. 상황이 어떠하더라도 자기만은 신뢰와 존중을 받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이는 모든 법관들이 직무윤리의 측면에서 상호 무한한 연대책임을 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동료 법관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위기가 찾아 왔을 때 타인의 일처럼 바라만 볼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억울하다는 생각에 잠겨 있을 수만 없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는 힘을 다하여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고 법관으로서의 명예를 지키는데 발을 맞추어야 할 것이고,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직무윤리에 있어 이완된 분위기가 법관 사회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서로 격려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법관 수가 3,000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법원에서 고귀한 명예의식과 직업윤리에 관한 굳은 내부적 결속 없이는 앞으로 계속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친애하는 법원장 여러분 우리는 이번 일로 말미암아 다 같이 아프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더 발생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마음도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청렴성에 관한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법관의 명예도 없습니다. 법관은 헌법에 의해 철저한 신분보장을 받습니다. 이는 법관이 자기 통제를 충실히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우리가 그에 대해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저는 우리 법관들이 어떤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성실하며 유능하다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한 믿음을 우리 국민들로부터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모든 법관들이 함께 뜻을 모은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방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오늘의 회의가 사태의 전말을 정확하게 파악한 위에서 허심탄회한 토의를 통해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진단하여 더 이상 법관의 도덕성에 관한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 내는데 법원장 여러분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회의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충격을 안겨 드린 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법원장 양 승 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남에 간 이재명, 대선 출마 시사…“혁명적 변화 위해 역할 하겠다”

    호남에 간 이재명, 대선 출마 시사…“혁명적 변화 위해 역할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재명(52) 성남시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시장은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인 고민을 해왔다”며 “내년 대선 국면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분수령이자 흥망의 갈림길”이라며 더민주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일부터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 중인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혁명적 변화’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권력의 본질은 ‘책임’이다. 나라를 망쳐버린 권력에 철저히 책임을 묻는 것, 국민의 생명을 저버린 권력을 심판하는 것이야말로 ‘책임지는 권력’의 대전제”라며 “지금은 아름다운 말보다 두려움 없는 행동과 실천이,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계산보다 가치에 대한 헌신이, 적당한 흥정보다 용기와 치열한 결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혁명적 변화’를 위해 저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당락 전망을 떠나 강한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이런 결심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번 광주·전남지역 방문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광주는 저의 사회적 삶을 시작하게 한 곳이다. 광주민주항쟁의 진실에 눈뜨면서…”라며 광주와 자신의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다. 이어 “잘 먹고 잘 사는 개인적 삶을 희구하던 제가 공리를 생각하는 ‘혁명적 변화’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광주를 떠나며 바로 이 ‘혁명적 변화’를 다시 생각한다.”며 “(전략) 철저히 불공정하고 불평등해진 대한민국, 지금 국민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희망이 살아있는 미래를 위해 우리 사회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직 재선인 이 시장은 더민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하다가 지난 7월 불출마를 결정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율·철강… 美, G20서 한국도 껄끄러운 주제 다룰 듯

    오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환율 조작 문제와 철강 과잉 생산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부는 한국도 ‘환율 조작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해 한국산 철강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만큼 한·미 간 이 문제가 어떻게 협의될지 주목된다.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미국은 G20 회의에서 모든 주요 국가가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서 벗어난다는 컨센서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2012년 다른 G20 정상들과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를 피한다는 공통된 의무를 확인했다”며 “우리(미국)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이런 의무를 계속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 독일 등을 ‘환율 조작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루 장관은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과잉 생산, 특히 철강 업종의 과잉 생산에 대한 대응을 요구할 것”이라며 “과잉 생산은 시장과 환경을 왜곡하고 노동자들에게 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최고 5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지난달 18일 미국산 합금강 제품에 최고 48% 이상의 관세를 매기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국자협정(TPP)에 대해 루 장관은 “노동과 환경 분야의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미국의) 교역 상대국이 우리(미국)의 규칙과 가치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의회가 조속히 TPP를 비준해 주기를 희망한다. 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아·태 지역에서 우리 경제와 미국의 리더십을 위해 해야 할 옳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 의회는 지난해 10월 협상이 타결된 TPP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준을 미루고 있다. 루 장관은 민주·공화 양당 대선 후보가 TPP를 반대하는 데 대해 “지금의 정치 환경은 복잡하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TPP의 연내 의회 통과를 위해 “모든 의지와 에너지를 사용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기업 100만원 더 받을 때 하도급업체 6700원 상승”

    “원·하청업체 이익공유 안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돼” 대기업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와 이익을 공유하지 않아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9일 고용부 회의실에서 9개 국책연구기관장과 ‘노동시장 전략회의’를 갖고 대·중소기업 격차에 따른 청년일자리 문제와 미래 지능정보사회 도래와 관련한 해법을 논의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자리에서 ‘하도급 공정거래와 대·중소기업 격차 완화’ 자료를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원·하청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과 상생고용 문화 확산에 있다고 지적했다. KDI에 따르면 원청 대기업 A사 근로자가 B사 근로자보다 평균 연봉을 100만원 더 받는다고 해도 A사 하도급업체의 임금은 B사 하도급업체보다 겨우 6700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더라도 하도급업체와 이익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 결과 2010년 원청 대기업의 평균 임금이 3900만원일 때 하도급 중소기업 임금은 2800만원에 그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에서도 지난해 평균 연봉 증가 폭이 대기업 정규직은 266만원(4.2%)인 데 비해 중소기업 정규직은 40만원(1.2%)에 그쳤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서는 향후 10년간 원청 대기업이 물가 상승률만큼만 임금을 인상하고 2, 3차 하도급업체는 해마다 10% 이상 임금을 인상해야 임금 수준이 대기업의 60%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관은 “대기업 성과 공유, 납품대금 단가 인상을 통해 2, 3차 협력업체 근로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 분야에서는 2018년까지 3만 5000명의 인력 수요가 예상된다. 일본 경제산업성 조사 결과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 인력의 직업 만족도는 59.8%로 미국(86.2%), 인도(84.2%), 중국(77.4%)보다 낮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안철수 “내년 대선, 양극단 VS 합리적 개혁 세력간 대결”

    안철수 “내년 대선, 양극단 VS 합리적 개혁 세력간 대결”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는 27일 “저는 다음 대선이 양극단 대(對) 합리적 개혁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전남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전망한 뒤 “지난 대선 때처럼 양극단 중 한쪽이 정권을 잡게 되면 절반도 안 되는 국민을 데리고 나라를 분열시키면서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에 결핍된 건 ‘정의’라고 지적하면서 “홍만표 변호사와 진경준 전 검사장,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에 이르기까지 권력을 누린 사람들이 하는 걸 봐라. 우리나라에 정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을 만나면 분통을 터뜨리면서 ‘도대체 이게 나라냐’고 말씀하신다”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매일 실망할 사실들이 터져 나오니까 모든 사람이 상실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해결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이지만 4년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4년 전 사람들의 마음은 힘듦과 고단함이었지만 이제는 분노로 바뀌었고, 그때는 말로 위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위로하면 화만 북돋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지금 필요한 건 구체적인 해법과 이걸 반드시 이루겠다는 진심”이라면서 “이제 전국민적으로 다당제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제대로 선택했다는 확신을 심어드리는 게 제가 할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거대양당에서도 ‘경제, 경제’ 하는데, 돈만 쏟아붓는다고 경제가 안 살아난다는 건 일본의 예를 보면 안다. 과학기술과 교육을 바꾸고 창업환경과 산업 생태계까지 다 바꿔야 한다”면서 “악화하는 인구구조와 4차산업 혁명을 앞두고 시스템을 개혁하지 못하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자신이 발의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개정안’을 소개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사익과 연관되는 일에 적극 개입해서 관철하면 정치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받는데, 그게 국민이 정치에 실망한 큰 이유일 것”이라며 “우리는 부패와 싸우고 불공정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샥스핀·곰 발바닥 요리, ‘탐욕’이 만든 산해진미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샥스핀·곰 발바닥 요리, ‘탐욕’이 만든 산해진미

    샥스핀과 송로버섯 논란이 거세다. 서민의 전기 누진세를 논하는 정치인들의 식탁은 풍요로움 그 자체였다. 샥스핀과 송로버섯이 식탁에 오른 요리의 재료로 쓰였다는 소식이 전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 것은 그 희소가치와 무시무시한 가격 탓이 크지만, 여기에는 보다 복잡한 ‘인류의 문제’가 숨어 있다. 음식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함께해 왔다. 보다 더 감미롭고 독특한 식감 혹은 불로장생을 원하는 인류의 욕심은 무분별한 사냥으로 이어졌고 결국 숱한 동식물이 멸종됐거나 멸종 위기에 처했다. 샥스핀이 식탁에 오른 것을 단순히 가격 때문이라고만 비난하는 것은 반쪽짜리 지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동시에 일부 사람들은 ´달콤한’ 각종 음식 때문에 다양한 착취에 시달리기도 한다. 음식과 탐욕, 동물, 그리고 인간의 복잡한 관계는 어쩌면 떼려야 뗄 수 없는 샴쌍둥이를 떠오르게 한다. 식구가 많은 집에서 더 많은 음식이 소비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식탁에 오르는 음식과 관련한 주제에 중국이 항상 앞서는 이유다. 항간에는 중국이 좋아하면 씨가 마른다는 말이 있다. 중국에서는 포유동물인 천산갑의 비늘이 종기나 월경불순, 지혈 등에 효과적이라고 믿어 무분별하게 사냥이 이어졌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은 공식적으로 천산갑을 가장 심각한 위기 종으로 분류했지만 ‘천산갑 사랑’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으로 죽어 가는 동물들 곰 요리, 특히 곰 발바닥 요리는 예로부터 ‘산해진미’로 분류돼 중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왔다. 실제 맹자가 “곰 발바닥도 먹고 싶고 물고기도 먹고 싶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곰 발바닥을 먹겠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진미(眞味)라는 것. 하지만 지나친 ‘곰 발바닥 사랑’은 결국 밀렵과 밀거래로 이어졌고, 중국은 야생 흑곰을 국가 2급 보호동물로 지정해 ‘강제 보호’를 시작해야 했다. 역시 중국이 멸종위기 동물로 보호하는 야생 호랑이는 특히 정력에 효능이 있고, 호랑이 뼈로 만든 술은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밀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어 지느러미 즉 샥스핀도 중국의 고급 식재료료 취급되며 상어의 지나친 포획을 야기, 결국 상어 역시 멸종위기에 몰렸다. 중국이 좋아하면 씨가 마른다는 항설이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탐욕으로 동물을 멸종시키고 있는 곳이 비단 중국뿐일까. 일본에서는 고래가, 동남아시아에서는 원숭이와 오랑우탄이, 한국에서는 토종 구렁이 등이 무분별한 밀렵과 사냥으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먹을 것을 향한 인간의 욕망으로 끔찍한 현실에 처한 것은 동물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초콜릿과 커피는 현대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식품으로 꼽히지만 여기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세계 최하위 계층의 눈물이 섞여 있다. ●초콜릿·커피… 착취되는 인간의 노동 달콤한 초콜릿이 17세기 이후 서유럽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카카오 열매 수요가 급증했다. 이를 주목한 에스파냐 상인들은 카카오를 전문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려던 중 베네수엘라를 찾았고, 원주민과 아프리카로부터 데려온 흑인 노예 등 값싼 노동력으로 카카오 플랜테이션을 만들었다. 당시 이곳에 투입된 흑인 노예만 20만명에 이른다. 커피도 만만치 않다. 말 그대로 ‘밥 먹듯’ 사 마시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평균 약 4000원인데, 이 중 소규모 커피 농가에 돌아가는 몫은 고작 0.5%인 20원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를 유통하는 다국적 기업과 중간거래상들이 가져간다. 불공정한 무역거래의 표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음식에 대한 인간의 탐욕에 거름이 됐고, 무럭무럭 자라난 식탐은 힘의 논리와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 독이 됐다. ●‘식탐’이 만든 전쟁 이미 전 세계에서는 밀렵 및 야생동물 불법 포획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멸종위기 동물을 죽여 밀수출·밀반입해 돈을 버는 사람들과 이를 적발하려는 각국과 단체의 노력도 끊이지 않는다. 하얏트와 힐튼, 메리어트 등 유명 호텔 체인은 샥스핀 요리를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역시 “정부 공식 행사에서 샥스핀을 금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인간이 식탐을 채우는 과정에서 동물들이 멸종하는 것도 모자라 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 학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멧새의 일종인 ‘오르톨랑’을 두고 동물보호단체와 요리사들 간에 ‘전쟁’이 인 바 있다. 프랑스 전통 미식으로 꼽히는 오르톨랑 요리는 무분별한 포획으로 개체가 부족해지자 프랑스 당국이 1999년부터 오툴랑 식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2014년 프랑스 요리사들은 개체수가 상당 부분 회복됐다고 여기고 오르톨랑 식용을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가 이를 반대한 것은 개체수 보호뿐만 아니라 잔인한 요리 방법 때문이다. 오르톨랑의 시력을 잃게 한 뒤 새장에 가둬 모이를 먹이고, 앞이 보이지 않아 평소보다 많이 먹어 살이 오른 오르톨랑을 잡아먹는 것이다. 미식가들은 요리된 오르톨랑의 머리만 남기고 몸통을 통째로 먹는다. ‘불화의 사과’라는 속담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음식 관련 속담인데, ‘분쟁의 씨앗’을 뜻한다. 별미를 맛보고 싶은 혹은 부(富)를 자랑하고픈 인간의 욕심은 결국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불화의 사과’가 되고 말았다. 분쟁의 씨앗은 결국 독을 품은 열매로 자랄 것이다. 그리고 이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독이 든 열매를 먹는 것은 결국 인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huimin0217@seoul.co.kr
  • “삐~삐~ 작전세력 포착” 로봇, 증시 파수꾼 된다

    오는 2018년부터 인공지능(AI)이 주식시장 각종 불공정거래를 감시하고 예방한다. 로보어드바이저(로봇+어드바이저)를 통한 금융투자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파수꾼 역할도 ‘알파고’와 같은 로봇이 담당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24일 AI와 빅데이터 등 최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차세대 시장감시 시스템을 2018년 4월까지 구축한다고 밝혔다. 새 시스템은 작전세력 개입 등 이상거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사전에 차단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소 측은 “AI가 불공정거래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매매패턴을 보이는 계좌에 대해 정밀 분석을 진행하고 미리 경고하거나 차단하는 등 ‘예측적 감시’ 체계가 구축된다”고 설명했다. 새 시스템이 가동되면 불공정 거래를 적발하고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지금은 최소 이틀이 걸리지만 1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인터넷 게시물, 각종 공시, 뉴스 등과 연계한 분석도 할 수 있다. 김영춘 거래소 시장감시제도부장은 “금융사 내부 통제 등 다양한 업무에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상용화하고 수출 경쟁력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음식, 탐욕, 동물 그리고 인간

    [송혜민의 월드why] 음식, 탐욕, 동물 그리고 인간

    샥스핀과 송로버섯 논란이 거세다. 서민의 전기 누진세를 논하는 정치인들의 식탁은 풍요로움 그 자체였다. 샥스핀과 송로버섯이 식탁에 오른 요리의 재료로 쓰였다는 소식이 전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 것은 그 희소가치와 무시무시한 가격 탓이 크지만, 여기에는 보다 복잡한 ‘인류의 문제’가 숨어 있다. 음식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함께해왔다. 보다 더 감미롭고 독특한 식감 혹은 불로장생을 원하는 인류의 욕심은 무분별한 사냥으로 이어졌고 결국 숱한 동식물이 멸종됐거나 멸종 위기에 처했다. 샥스핀이 식탁에 오른 것을, 단순히 가격 때문이라고만 비난하는 것은 반쪽짜리 지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동시에 일부 사람들은 '달콤한’ 각종 음식 때문에 다양한 착취에 시달리기도 한다. 음식과 탐욕, 동물, 그리고 인간의 복잡한 관계는 어쩌면 떼려야 뗄 수 없는 샴쌍둥이를 떠오르게 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죽어가는 동물들 식구가 많은 집에서 더 많은 음식이 소비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식탁에 오르는 음식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중국이 항상 앞서는 이유다. 항간에는 중국이 좋아하면 씨가 마른다는 말이 있다. 중국에서는 포유동물인 천산갑의 비늘이 종기나 월경불순, 지혈 등에 효과적이라고 믿어 무분별하게 사냥이 이어졌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은 공식적으로 천산갑을 가장 심각한 위기 종으로 분류했지만 ‘천산갑 사랑’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곰 요리, 특히 곰 발바닥 요리는 예로부터 ‘산해진미’로 분류돼 중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 실제 맹자가 “곰 발바닥도 먹고 싶고 물고기도 먹고 싶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곰 발바닥을 먹겠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진미(眞味)라는 것. 하지만 지나친 ‘곰 발바닥 사랑’은 결국 밀렵과 밀거래로 이어졌고, 중국은 야생 흑곰을 국가 2급 보호동물로 지정해 ‘강제 보호’를 시작해야 했다. 역시 중국이 멸종위기동물로 보호하는 야생 호랑이는 특히 정력에 효능이 있고, 호랑이 뼈로 만든 술은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밀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어 지느러미 즉 샥스핀도 중국의 고급 식재료료 취급되며 상어의 지나친 포획을 야기, 결국 상어 역시 멸종위기에 몰렸다. 중국이 좋아하면 씨가 마른다는 항설이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탐욕으로 동물을 멸종시키고 있는 곳이 비단 중국뿐일까. 일본에서는 고래가, 동남아시아에서는 원숭이와 오랑우탄이, 한국에서는 토종 구렁이 등이 무분별한 밀렵과 사냥으로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인간의 탐욕에 착취되는 인간의 노동 먹을 것을 향한 인간의 욕망으로 끔찍한 현실에 처한 것은 동물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초콜릿과 커피는 현대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식품으로 꼽히지만 여기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세계 최하위계층의 눈물이 섞여 있다. 달콤한 초콜릿이 17세기 이후 서유럽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카카오 열매 수요가 급증했다. 이를 주목한 에스파냐 상인들은 카카오를 전문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려던 중 베네수엘라를 찾았고, 원주민과 아프리카로부터 데려온 흑인 노예 등 값싼 노동력으로 카카오 플랜테이션을 만들었다. 당시 이곳에 투입된 흑인 노예만 20만 명에 이른다. 커피도 만만치 않다. 말 그대로 ‘밥 먹듯’ 사 마시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평균 약 4000원인데, 이중 소규모 커피 농가에게 돌아가는 몫은 고작 0.5%인 20원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를 유통하는 다국적 기업과 중간거래상들이 가져간다. 불공정한 무역거래의 표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음식에 대한 인간의 탐욕에 거름이 됐고, 무럭무럭 자라난 식탐은 힘의 논리와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 독이 됐다. ◆식탐이 만든 전쟁 이미 전 세계에서는 밀렵 및 야생동물 불법 포획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멸종위기 동물을 죽여 밀수출·밀반입해 돈을 버는 사람들과 이를 적발하려는 각국과 단체의 노력도 끊이지 않는다. 하얏트와 힐튼, 메리어트 등 유명 호텔 체인은 샥스핀 요리를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역시 “정부 공식 행사에서 샥스핀을 금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인간이 식탐을 채우는 과정에서 동물들이 멸종하는 것도 모자라 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학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멧새의 일종인 ‘오툴랑’(Ortolan)을 두고 동물보호단체와 요리사들 간에 ‘전쟁’이 인 바 있다. 프랑스 전통 미식으로 꼽히는 오툴랑 요리는 무분별한 포획으로 개체가 부족해지자 프랑스 당국이 1999년부터 오툴랑 식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2014년 프랑스 요리사들은 개체수가 상당부분 회복됐다고 여기고 오툴랑 식용을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가 이를 반대한 것은 개체수 보호뿐만 아니라 잔인한 요리 방법 때문이다. 오툴랑의 시력을 잃게 한 뒤 새장에 가둬 모이를 먹이고, 앞이 보이지 않아 평소보다 많이 먹어 살이 오른 오툴랑을 잡아먹는 것이다. 미식가들은 요리된 오툴랑의 머리만 남기고 몸통을 통째로 먹는다. '불화의 사과’(apple of discord)라는 속담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음식 관련 속담인데, ‘분쟁의 씨앗’을 뜻한다. 별미를 맛보고 싶은 혹은 부(富)를 자랑하고픈 인간의 욕심은 결국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불화의 사과’가 되고 말았다. 분쟁의 씨앗은 결국 독을 품은 열매로 자랄 것이다. 그리고 이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독이 든 열매를 먹는 것은 결국 인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대높이뛰기 여제’ 이신바예바, 은퇴 공식 선언…“내 욕심을 채웠다”

    ‘장대높이뛰기 여제’ 이신바예바, 은퇴 공식 선언…“내 욕심을 채웠다”

    ‘장대높이뛰기 여제’ 러시아 옐레나 이신바예바(34)가 선수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신바예바는 20일(한국시간) 제31회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밝혔다. 그는 “내 꿈을 이뤄 행복했다”며 “가능한 모든 메달을 수확했고 좋은 기록도 세웠다. 전 세계 팬들의 신뢰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신바예바는 “이제 장대를 손에서 놓고자 한다”며 “그동안 열심히 훈련해 내 한계까지 가본 것에 만족한다. 내 욕심을 채웠다”고 덧붙였다. 이신바예바는 세계기록을 28번이나 경신한 역대 최고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다.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그는 2012년 런던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5m06), 올림픽기록(5m05) 모두 이신바예바가 갖고 있다. 예쁜 얼굴과 늘씬한 몸매 덕분에 ‘미녀새’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는 리우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어 했지만, 러시아 육상계가 조직적인 ‘도핑 스캔들’로 출전금지돼 꿈을 접어야 했다. 대신 이신바예바는 전날 유승민(34)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이신바예바는 “이런 기자회견을 하면 너무 슬퍼서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며 “하지만 어제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덕분에 완전한 이별을 하는 대신 선수 생활만 끝내게 돼 한편으로는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그동안 국제스포츠계에서 매우 불공정한 처사를 받아왔다”며 “내가 IOC 선수위원으로 있는 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소득층 사교육비 감축 심리학

    저소득층 사교육비 감축 심리학

    2015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학생수 감소로 인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 규모는 6년째 감소하고 있지만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전체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2014년 기준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 미만의 가구는 2013년보다 0.5%∼7.8% 줄어들고, 600만∼700만원 미만은 2.2%, 700만원 이상은 3.1%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교육비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소득층에서 한 해 사이에 사교육비를 최고 7.8%까지 줄인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감축이다. 굶더라도 자식교육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 부모들이 사교육비를 줄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의 파장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학입학 결정 과정에 부모의 배경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잘 제도화되어 있다. 하지만 사교육 등을 통해 자녀 성적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찌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사회, 실력주의 사회에서 부모의 간접적인 영향을 막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제5공화국 때의 과외 금지 조치, 그리고 그 이후에 진행되어온 다양한 사교육 관련 조치들 중에서 성공한 것이 없음은 이를 잘 보여준다. 만일 대학 합격이 공정한 잣대(학생 개인 노력에 따른 성취도)가 아니라 부모의 배경(기부금 포함)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인식하면 사람들은 생산적 시기심보다 파괴적 시기심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여기서 생산적 시기심이란 자기 자신을 개선하고자 하는 행동 경향성을 보이는 것, 파괴적 시기심이란 상대를 깎아 내리려는 행동 경향성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적 시기심은 상대가 얻은 것이 공정하다고 느낄 때, 노력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고 기회가 있다고 믿을 때 행동으로 발현된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고 대입전형제도가 다양화되며, 예외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수시제도가 70%를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 이룬 객관적인 성적과 실력이 대입 당락을 좌우한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더 나아가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저소득층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더 이상 경쟁이 가능하지 않다는 패배감도 커져가고 있다. TV 드라마나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고소득층의 삶의 모습과 금수저론은 저소득층을 더욱 좌절하게 한다. 국민들의 불공평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우리 사회에서는 공정한 경쟁의 장마저 사라지고 있다고 느낄 경우, 그리고 노력을 통한 극복 가능성과 기회마저 사라져가고 있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파괴적 시기심을 발동시킬 것이다. 만일 저소득층 부모들이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이유가 파괴적 시기심 발동의 결과라면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우리 사회 발전 엔진의 하나가 꺼져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괴적 시기심은 사교육비 감축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분노 표출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과다한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에만 신경을 써왔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국가이다. 이들을 말리는 데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는 대신 사교육비 지출을 급격히 감축시키는 부모와 그 자녀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원인분석 및 대책 마련에 힘을 모으자. 2003년에 출판된 책 ‘교육전쟁론’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우리사회의 교육열은 양극화되기 시작했다. 학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을 낮추는 데에만 관심을 갖는 사이 다른 한쪽에서는 교육열 냉각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아니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하는 사이에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저소득층의 극심한 교육열 냉각현상과 사교육비 감축현상을 이제는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삼아야 할 때가 되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전 총장
  • 檢 ‘청담동 주식부자’ 비상장주식 ‘부당거래’ 의혹 수사 착수

    檢 ‘청담동 주식부자’ 비상장주식 ‘부당거래’ 의혹 수사 착수

    주식투자로 수천억원을 벌었다며 케이블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해진 30대 개인투자자가 장외주식(비상장주식) 부정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봉규)는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모(30)씨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금융감독원이 피해자들의 진정을 접수하고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의심돼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사건을 막 배당한 상태여서 아직 조사가 진행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씨는 투자자들을 모아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헐값의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 40여명은 이씨가 투자자문사를 차려놓고 가치가 낮은 장외주식이 유망하다고 속여 유료회원들에게 비싸게 팔아 차익을 챙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외주식은 상장 주식보다 기업 정보가 부족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기나 불공정 거래 위험이 크다. 하지만 개인 간 매매가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신고 등 피해 구제 신청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씨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고가의 외제차 사진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가난한 환경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자수성가한 ‘흙수저’ 출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휴대 간편한 항산화 푸드 ‘카카오 닙스’ 출시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휴대 간편한 항산화 푸드 ‘카카오 닙스’ 출시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항산화’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호흡을 통해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간 산소는 산화 과정에 이용되는 과정에서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켜 신체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활성산소를 생성하게 되는데, 항산화 물질은 이 같은 활성산소를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즐겨 먹는 녹차나 포도, 사과에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폴리페놀이나 토마토, 브로콜리, 콩, 호박, 마늘 등에 풍부하게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등이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식생활을 통해 항산화 물질을 섭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항산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항산화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한 별도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항산화 식품 중 하나가 바로 카카오 닙스다. 카카오 닙스는 풍부한 항산화 성분으로 강황, 아로니아와 함께 세계 3대 항산화 푸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16일 “카카오닙스에 함유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활성산소 억제를 통한 노화 방지는 물론 심장질환, 암, 당뇨, 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에 대항할 수 있는 전체적인 면역기능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며 “카카오닙스는 풍부한 천연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는 슈퍼푸드이기도 하다. 1온스의 카카오닙스에는 80g의 마그네슘이 포함돼 있으며 철분, 칼슘, 비타민D, 비타민E, 비타민B, 구리, 망간 등 다양한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다. 식욕 조절 효과가 탁월하고,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닙스는 카카오콩을 탈피하고 볶아 부순 조각으로 다른 가공 및 조리 없이도 견과류처럼 씹어먹거나 요거트, 씨리얼, 샐러, 음료 등에 토핑으로 뿌려서 섭취한다. 카카오닙스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원료와 까다로운 공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공정무역’ 방식을 통해 생산되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의 ‘페어데이 카카오닙스’는 소포장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높은 품질과 투명한 생산 및 유통 과정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관계자는 “’페어데이 카카오닙스’는 아동 노예노동을 금지하고, 불공정한 계약 없이 윤리적 기준에 따라 생산된 공정무역 카카오만을 사용하는 ‘착한 제품’”이라며 “빈투바 초콜렛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최고 등급 카카오만을 선별해 카카오닙스 특유의 산미와 쓴맛을 줄여 고소한 것은 물론, 친환경 농사로 품질면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가 진단] “누진 구간 3단계·누진율 3배로 완화를”

    [전문가 진단] “누진 구간 3단계·누진율 3배로 완화를”

    정부가 등 떠밀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구성될 태스크포스(TF)에서 중장기 과제로 누진제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이전에도 누진제 개편을 추진했다가 국회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정치권과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방향에 대해 “현행 6단계인 누진제 구간을 3단계로 완화하고 누진율 격차를 3~4배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활용해 누진제 개편에 따른 저소득층 요금 상승분에 대한 지원도 주문했다. 산업용·일반용 전기요금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지난 11일 정부가 내놓은 ‘7~9월 전기요금 한시적 완화’에 대해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는 미봉책일 뿐 반복되는 ‘전기요금 폭탄’ 논란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누진 구간과 누진율, 전력 공급구조 등 전반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일 “누진 구간을 3단계로 줄이고 누진율도 최고 11.7배에서 3배 정도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렇게 누진율을 완화하면 원가 이하로 전기를 쓰는 1단계(0~100㎾h) 소비자가 내야 할 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에너지 바우처를 활용해 저소득 가정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출신인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특임교수도 “누진배율은 최대 3배가 적당하며 한꺼번에 고치기 어렵다면 매년 한두 구간을 손봐 누진 구간을 최종 2~3단계로 줄이는 게 맞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산업용(56.6%)과 일반용(21.4%) 전기요금에 대한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반면 산업부는 산업용 전기 인상과 관련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쇼핑몰·극장 등 일반용 소비 급증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용은 24시간 고르게 전기를 많이 쓰고 있고, 경제 발전으로 쇼핑몰과 극장 등 일반용 전기 소비도 크게 늘었는데 주택용에만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전력 최대 피크 때에는 일반용 전기소비량 비중이 50%까지 치솟는다. 조 교수는 “산업용도 장기적으로 올려야 한다”면서 “발전소에서 먼 곳은 요금을 높게 매기는 방식으로 우리나라도 지역별, 전압별로 요금을 차등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용 전기는 ‘택배 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 주택용에만 페널티 부과 불공정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정부는 전기 원가를 용도별로 제대로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삶의 패턴 변화와 경제 성장 속에 원래는 국책연구기관이 제대로 된 숫자를 갖고 누진제에 대한 정책적 변화를 정부에 경고했어야 했는데 지난 10여년간 그런 노력을 안 했다”고 지적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전기 단가를 평균 5%가량 내려도 주택용에서 전기 소비가 늘면 한전 손해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한전 수익의 상당 부문을 주택용 전기요금에서 충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론몰이식 개편은 저소득층 부담으로 신중론도 제기됐다.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산업용은 전력공급 과정에서 단가가 주택용보다 쌀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여론몰이식 누진제 개편은 저소득층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보다 크게 낮은 농업용(㎾h당 47.3원) 전기요금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농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지만 가격 왜곡이 심한 만큼 전기 요금은 원가대로 가고 다른 부분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전 전기만을 써야 하는 독점적 시장 구조를 깨고 민간에 개방해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고 기업 간 경쟁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조 교수는 “이동 통신사들은 수요가 제각각인 소비자를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개발해 시장 원리대로 고객을 유치한다”면서 “미국과 유럽처럼 전력 판매에 경쟁 사업제를 도입해 한전의 전력 독점 판매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 환전한 지 3시간도 안 돼 판돈 반토막 났다

    [단독] 환전한 지 3시간도 안 돼 판돈 반토막 났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열풍을 타고 불법 스포츠 도박이 기승을 부리면서 경찰이 집중 단속에 나섰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당연히’ 사용자에게 불공정한 게임이다. 도박 운영자는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온다. ‘홀수’와 ‘짝수’를 고르는 단순한 게임이 있다. 이기면 베팅액의 85%를 추가로 받는다. 15%는 불법 도박 운영자의 몫이다. 사이버머니를 현찰로 환전할 때 수수료 28%도 운영자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한다. 30만원으로 도박을 해 10만원을 더 땄다고 해도 40만원의 28%인 11만 2000원을 환전 수수료로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28만 8000원으로 오히려 잃은 꼴이다. 그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사람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진다. 최근 이런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이 20조원 규모로 커지고, 유명인들이 사기에 가담하는가 하면 더욱 조직화·기업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경찰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름, 계좌번호, 나이 알려주세요.” “스포츠토토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본 적은 있나요?” “사이트마다 배당률과 규칙이 다르니 공지사항 잘 읽어 보시고요.” 지난 11일 오후 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를 통해 2번째 검증을 통과하자 가입이 처리됐다. ●해외서 온 전화 받으면 검증·가입 완료 앞서 페이스북에서 리우올림픽의 펜싱 에페 결승전을 보던 중 ‘메이저 놀이터’(안전한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뜻하는 은어)라고 적힌 광고가 떴다. 광고의 지시대로 카카오톡으로 사이트 담당자와 연락을 했다. 중간책 정도로 보이는 상대는 신상을 물으며 첫 번째 검증을 했다. 경찰 수사가 아닌지 확인하는 듯했다. 별다른 이상을 못 느꼈는지 사이트 주소와 추천인 코드를 알려 주었다. 온라인상으로 휴대전화 번호, 계좌 정도 등을 입력하고 추천인 코드를 넣었다. 성인 인증 같은 것은 없었다. 이후 2번째 검증을 위한 해외전화가 올 때까지 3분 정도가 걸렸다. 올림픽 경기를 두고 수많은 게임이 있어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이날 밤 9시, 첫 베팅을 했다. 25분 후에 열릴 올림픽 남자 배구 종목, 이란과 쿠바의 경기다. 세계랭킹이 높은 이란(10위)에 15만원을 걸면 3000원을 딸 수 있지만, 쿠바(17위)라면 25만 5000원의 순익이 생긴다. 안전하게 승률이 높은 이란에 걸어서 3000원을 받았다. 12일 오전 11시 30분. 40분 뒤인 낮 12시 10분에 시작하는 벨라루스 대 터키의 여자 농구 경기에는 3만원을 나누어 베팅했다. 먼저 7득점을 할 팀, 이길 팀, 총점의 홀짝 여부 등에 1만원씩 넣었다. 모두 잃었다. 운이 없었던 걸까. 겨우 두 번째 게임이었는데도 잃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앞으로 벌 돈과 승리할 때 받을 돈이 얼마인지 확인하게 됐다. ‘일확천금’을 좇다가 도박 중독에 빠진다는 경찰의 설명이 이해가 된 순간이다. ●환전 수수료 28%… 운영자 주머니만 채워 농구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둘러본 불법 도박 사이트는 홀짝 맞히기, 사다리 타기, 개 경주, 파워볼 등 다양했다. 이 중 1분마다 진행된다는 홀짝 맞히기를 해봤다. 1만원을 걸고 첫판을 맞혔더니 원금 1만원과 이익금 8500원을 주었다. 1만 8500원을 들고 곧 2만원을 잃었다. 승패가 빠르게 결정되면서 판돈도 순식간에 줄었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사이버머니로 환전한 20만원은 3시간도 안 돼 반 토막이 났다. 10만원이라도 건지자 싶었지만 사이버머니를 돈으로 환전하는 수수료가 28%였다. 결국 7만 2000원만 손에 쥘 수 있었다. 경찰의 도움으로 체험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승리의 짜릿함이 찰나처럼 지나더니 매 순간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게 했다. 끝도 없는 본전 생각에 다른 사이트를 기웃거리게도 만들었다. 중독이란 단 하루 만에도 가능한 일일 수 있었다. 이런 불안은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는 그저 즐길 뿐이다. 기자처럼 20만원을 들고 시작한 사람이 500명만 돼도 판돈은 1억원,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환전 수수료만으로도 불법 사이트 운영자는 2800만원을 번다. 실제 지난달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박모(35)씨 등은 2900억원의 부당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들이 운용한 판돈은 1조 3000억여원에 달했다. 박씨는 경찰을 피해 도망다니면서도 9000만원이 넘는 스위스 명품시계를 차고, 차 트렁크에는 도피자금 1억원을 넣어 다녔다. 불법 사이트가 잘 되면서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 축구팀 스완지시티와 스폰서 계약을 맺기도 했다. ●불법도박 사이트 1460곳·年 20조원 규모 추정 12일 만난 경찰은 온라인에서 ‘베트맨’과 ‘인터넷복권’ 사이트를 제외하면 모든 도박 사이트는 불법이라고 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제3차 불법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불법 영업 중인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대형의 경우 40~60개, 중형은 160~200개, 소형은 800~1200개로 추정된다. 최대 1460개가 온라인상에서 영업하고 있다는 의미다. 액수로는 연간 20조 2774억원 규모다. 2013년 실태조사에서 7조 6000억원 규모였으니 3년 만에 166.8%가 증가한 셈이다. 합법 사이트는 축구, 야구 경기에 한해 승·무·패로 돈을 걸 수 있으며 한 번에 최대 10만원까지만 베팅할 수 있다. 반면 사설 스포츠 토토는 첫 득점, 첫 안타 등 수많은 게임을 만들어 내며 베팅액 상한선도 통상 100만~300만원, 높게는 1000만원까지 둔다. 변민섭 서울지방경찰청(서울청) 사이버수사대장은 “PC와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불법 도박장은 줄고 온라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또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스포츠 토토는 다른 도박에 비해 분석자료도 있고 공정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몇 분 만에 원금 5배 벌어… 짜릿함 못 끊어” 10여년 동안 온라인에서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한 30대 남성은 “배당률, 상대전적, 홈원정 승률, 선수 컨디션 등을 꼼꼼히 보고 마감 1분 전에 베팅한다”며 “한 경기에 10만원, 많게는 100만원 정도를 건다”고 말했다. 그가 도박에 빠진 건 대학생 때 재미로 건 10만원이 몇 분 만에 50만원까지 불어났던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이후에 그렇게 잘 맞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 짜릿함 때문에 끊기가 어렵다”며 “스포츠 도박 때문에 대출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청소년의 불법 스포츠 도박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사이트에서 BJ(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온라인 스포츠 도박을 홍보한다. 또 모집책들은 청소년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재미있는 용돈벌이’라는 문구로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통상 모집책들은 신규 가입자가 투입한 판돈의 20~30%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기업화하면서 경찰의 단속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부터 병원이나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 김태형 서울청 사이버수사대 경감은 “돈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서비스 센터는 기본이고, 회원이 도박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 변호사 대행비를 내주고 벌금까지 대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구속해도 피라미드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간관리자가 회원들을 데리고 다른 사이트로 싹 옮겨간다”며 “무엇보다 검거 후 부당이익을 철저히 환수해 더이상 이런 범죄로 돈을 벌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라미드식 운영… 부당이익 철저 환수해야” 불법 도박 사이트의 조직화, 기업화에 따라 경찰은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들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즐기기만 했더라도 금액을 불문하고 형사 입건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용자는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운영하는 합법적인 스포츠 도박이 불법 도박의 창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도박 중독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실상 도박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은 국가”라며 “국가 차원의 사후관리가 없다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연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심각한 도박 중독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처벌규정과 치료방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중·고등학생들도 불법 도박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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