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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병우에 실형 선고 이영훈 판사 알고보니…‘태도불량’ 우병우에 호통

    우병우에 실형 선고 이영훈 판사 알고보니…‘태도불량’ 우병우에 호통

    장인 ‘최순실 후견인’ 의혹에 이재용 재판 맡았다 다른 판사에 넘겨 박근혜 정부의 실세로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 22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우 전 수석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 이영훈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를 보인 우 전 수석을 호통친 일화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13일 열린 우 전 수석 사건의 1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영선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영화계 불공정거래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왜 CJ는 고발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위반사항이 가벼워 과징금 부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CJ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경험을 담은 영화 ‘변호인’을 제작해 박근혜 정부 눈밖에 난 상태였다. 신 전 부위원장은 “우 전 수석이 CJ는 공동정범으로 하면 되는데 왜 고발하지 않느냐고 물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머리를 잘 쓰면 CJ를 엮을 수 있다는 말도 들었는가”라는 질문에도 “그런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우 전 수석은 신 부위원장의 답변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웃거나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증인석을 바라봤고 변호인에게 귓속말을 했다.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이에 이 판사는 “증인신물할 때 액션을 취하지 말라. 피고인은 특히”라며 우 전 수석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분명히 경고한다. 몇 번은 참았는데 오전 재판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한 번만 더 그런 일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이 판사의 경고에 우 전 수석은 자리를 고쳐 앉고 고개를 숙인 뒤 입을 다물었다. 이 판사는 장인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후견인이라는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지난해 3월 “이 판사의 장인 임모씨가 과거 정수장학회 이사로 일했고 최순실 일가의 지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장인을 둔 이 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연루사건 재판을 맡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런 의혹을 일부 부인했다. 법원은 “임씨가 과거 독일 유학 중 한인회장을 맡았고 1975년 귀국해 정수장학회에서 3~4년간 이사로 일했다”면서 “임씨가 정수장학회에 있으면서 최씨 아버지인 최태민씨를 한번 만났고 최씨가 과거 독일에 갈 때 지인에 소개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뒤 임씨가 정수장학회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최씨 일가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심적 부담을 느낀 이 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재배당을 요구했다. 애초 이 부회장 1심은 형사21부(부장판사 조의연)에 배당됐다가 지난해 2월 이 판사가 있는 형사33부에 넘어왔다. 이 부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 부장판사가 재배당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 부장판사마저 ‘이재용 재판’을 맡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사건은 형사 27부(부장판사 김진동)에 배당됐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영훈 부장판사는 2004년 사법연수원 26기로 수료했다. 같은 해 춘천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춘천지법 영월지원 판사, 서울고법 형사정책심의관, 대법원 법원행정처 형사심의관, 전주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원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등을 지냈다. 이어 수원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사법정보화발전 위원회 위원 등을 거친 그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날 모델로 뽑아달라”…당돌한 7살 소녀, 의류 회사에 편지

    “날 모델로 뽑아달라”…당돌한 7살 소녀, 의류 회사에 편지

    당돌한 7살 소녀가 유명 패션 브랜드에 ‘자신을 남자 아동 모델로 기용해달라’고 청원하는 자필편지를 보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5일(현지시간) 엘리자 브릭토(7)가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ZARA)에 편지를 보내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엘리자는 4살 때 처음 자라의 아동복 라인 ‘자라 보이스 앤 걸스’(Zara Boys & Girls)를 접했다. 그러나 여자 아동복보다는 남자 아동복에 눈길이 더 쏠렸고, 이곳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이자 지금까지 옷을 사러가는 유일한 장소가 됐다. 항상 옷에 많은 관심을 가진 엘리자였지만 여아복이 자신을 위한 옷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여자도 남아복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여자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회로써 권장하고 싶었다. 엘리자는 “여자 아이가 남자 옷을 입겠다니, 꽤 이상하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멋있는 남아복을 입는 모델이 남자여만 한다는 것이 되려 불공평하고 이해가 안된다. 당신의 넘버원 팬인 내 제안을 받아달라”고 전했다. 엄마 제스 브릭토는 “남아복 모델을 꿈꾸는 엘리자가 자랑스럽다. 딸은 다른 사람이 뭐라고 생각하든 항상 자기 자신만의 감각을 갖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가 분명하다”며 딸을 응원했다. 이어 “딸아이의 행동이 다른 아이들에게 ‘항상 스스로에게 솔직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인디펜던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전명규는 빙상 ‘대부’인가 ‘적폐’인가

    [뉴스를부탁해]전명규는 빙상 ‘대부’인가 ‘적폐’인가

    전명규(55)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 겸 한국체대 교수는 얼음판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입니다. 전 부회장 만큼 공과가 뚜렷하게 갈리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동계스포츠 불모지에서 쇼트트랙을 일으켜 세운 장본인이지만 30년 가까이 제왕적인 권력자로 군림했습니다. 세계무대에서 쓸어담은 메달이 800개에 달하는, 자타공인 ‘메달 제조기’이지만 쇼트트랙 파벌, 승부조작, 선수 폭행 등 나쁜 관행을 심은 인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전 부회장과 관련된 기사는 대부분 비실명으로 보도됩니다. ‘빙상연맹 고위임원 A씨’처럼 말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아침 일찍 이상화를 깨워 컨디션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원도 전 부회장입니다. 이상화가 “이미 깨어 있었고 격려를 받았다”고 대신 해명(?)했습니다만, 굳이 중요한 시합을 앞둔 선수를 찾아 갔어야 했느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전 부회장은 19일 밤에도 이슈 한가운데 섰습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여자 팀 추월 경기가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경기에서 맞붙은 네덜란드팀을 제껴야 할 우리 선수 둘이 같은 편인 노선영(29·콜핑팀)을 한참 따돌리고 결승선에 먼저 들어왔습니다. 김보름(25·강원도청)과 박지우(20·한국체대)였습니다.거기까진 뭐 그럴 수 있다 칩시다. 그런데 경기 끝난 후가 더 이상했습니다. 낙심한 노선영은 벤치에 혼자 앉아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를 위로한 건 외국인 코치 밥 데용뿐이었습니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 없이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김보름은 “뒤에(노선영이) 많이 뒤처졌다. 선두는 14초대에 들어왔는데 뒤에 16초에 들어왔다”며 막판 스퍼트에서 뒤처진 노선영에 패배 원인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스포츠맨십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닌 올림픽에서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장면이었습니다.불협화음은 이미 예고됐습니다. 노선영은 올림픽에 앞서 전 부회장의 전횡을 폭로했습니다. 노선영은 지난달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국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빙상연맹이 메달을 딸 선수들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한 차별 속에 훈련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털어놨습니다.일각에서는 ‘내부 고발자’ 노선영을 연맹 차원에서 따돌린 게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노선영을 공개적으로 망신주려고 마지막 바퀴에서 저 멀리 떨어뜨려 놓은 게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옵니다.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는 지난해 치러진 제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사이입니다. 노선영의 실력이 두 선수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음모론의 화살은 전 부회장을 향하고 있습니다. 전 부회장은 전설적인 빙상 지도자입니다. 쇼트트랙이 시범 종목이던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부터 15년 동안 대표팀 감독으로 쇼트트랙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김기훈, 김동성, 김소희, 전이경, 안현수 등 수많은 스타를 발탁하고 ‘칼날 들이밀기’, ‘호리병 주법’ 등 한국 대표팀 전매특허 기술을 개발해 빙상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 빙속 3총사의 금메달을 따는데 기여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백마장, 맹호장, 거상장, 청룡장 등 체육훈장 4개를 챙겼습니다.명감독이지만 공격의 대상도 됐습니다. 특히 자신의 제자인 한국체대 선수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짜거나 에이스 선수에게 메달을 몰아주려고 들러리(희생양)를 만드는 작전으로 많은 사람을 적으로 돌렸습니다. 전 부회장이 지금처럼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로 오른 것은 4년 전인 2014년 2월 소치올림픽 때였습니다. 한국 대표팀에서 탈락한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대회 3관왕에 올랐습니다. 국내에선 ‘도대체 누가 안현수를 쫓아낸거냐’는 공분이 일었습니다.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씨는 소치올림픽에 즈음해 한 인터뷰에서 “한국체대 지도교수님이자 연맹의 고위 임원으로 계시는 분 때문에 많은 피해와 고통을 당해 러시아로 갔다”면서 “그 분 말씀이라면 조금 이상하더라도 모든 것이 다 승인된다는 사실이 빙상 부모들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부회장을 두고 한 말입니다. 같은 시점에 한국 빙상계 원로 장명희 아시아빙상경기연맹(ASU) 회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연맹의 고위 임원을 ‘원흉’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추종하는 세력은 잘못도 용서해주고 눈 밖에 나면 출전 선수를 수시로 바꾸는 불이익을 준다”며 “제왕적인 권력을 갖고 있어서 불이익을 당해도 선수는 아무 소리를 못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배경에도 이 임원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명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누군지는 말 안해도 아시리라 믿습니다.여론은 싸늘했습니다. 온 국민이, 그리고 청와대마저 전 부회장의 적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소치올림픽이 열리는 중에 문화체육관광부 신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파벌주의와 줄 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려 있는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 부회장을 겨냥한 ‘레이저’였다는 게 중론입니다. 전 부회장에게도 소치올림픽은 최악의 올림픽이었습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처음으로 메달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전 부회장은 대표팀 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연맹 부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한국체대 교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김종 당시 문체부 차관이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만들고 빙상연맹을 감사하는 등 ‘연맹 개혁’에 나섰지만 뾰족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전 부회장은 3년 만인 지난해 2월 1일 빙상연맹 부회장에 복귀합니다. 국내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성적을 끌어올릴 사람은 그 밖에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연맹 관계자도 당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 경기력 향상 차원에서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을 오래 맡았던 전 부회장을 다시 불러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아직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자 팀추월 의혹’의 배경이 전 부회장이라는 근거도 없습니다. 전 부회장이 이번 논란의 책임을 지고 또 한번 자리에서 물러날지도 모릅니다. 그랬다가 2022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 제조기’로 복귀할지도 모를 일입니다.그런데 확실한 게 하나 있습니다. 엘리트 스포츠의 ‘성적 지상주의’가 적폐라는 사실 말입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공정하고 치열한 경쟁 끝에 승부가 갈린 뒤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는 스포츠 정신을 우리는 기대합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4위에 그쳤지만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을 환한 웃음으로 축하한 김아랑,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진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이상화의 뜨거운 우정, 5전 전패에도 쉴 새 없이 얼음판을 지치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빛나는 도전이 그랬습니다.빙상계는 이런 스포츠 정신을 해치는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인 관행이 없는지 스스로를 되돌아 봐야 합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뉴스를 부탁해]궁금한 뉴스를 서울신문에 부탁하세요. 화제가 되는 이슈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 박수도 비판도 정정당당… 2030 올림픽 ‘공정 응원’

    박수도 비판도 정정당당… 2030 올림픽 ‘공정 응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2030’세대들이 보이는 성숙한 응원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공정한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는 국적에 상관없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불공정한 절차나 행동에 대해선 매섭게 비판하면서 또 하나의 ‘스포츠 정신’을 구현하는 모습이다.지난 18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 선수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에게 분패하면서 올림픽 3연속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가위바위보도 져선 안 된다’는 한·일전에서의 쓰라린 패배였는데도 2030세대들은 일본 선수의 승리를 열렬히 축하했다. 그러면서 이상화 선수에게도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지난 1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임효준·서이라 선수를 동시에 넘어뜨려 메달 사냥을 좌절시킨 헝가리의 산도르 류 샤오린 선수를 향해서도 악성 댓글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았지만 선수 간의 충돌이 잦은 쇼트트랙 종목인 만큼 고의성이 없었다면 넘어지는 것도 경기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애국심을 바탕으로 자국 선수에겐 편파적인 응원을 보내고 타국 선수는 깎아내리기에 바빴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2030세대의 판단 기준이 바로 ‘공정성’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어플레이’ 앞에선 국적도, 신분도, 개인적 감정도 모두 배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 사회의 각종 불공정한 행태에 대해 유독 2030세대들이 크게 분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6일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피시니 라인을 통과한 뒤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화면에 잡히자 2030 네티즌들은 정치인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들끓었다. 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이 “특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윤성빈 선수의 어머니와 김연아 홍보대사가 일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것과 비교되면서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박 의원이 특히 젊은층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여당 소속이라는 점도 ‘불공정’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던 셈이다. 갑작스러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2030세대가 거세게 반발한 이유도 우리 선수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 공정성이 침해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서도 정부의 불공정한 듯한 모습에는 지지를 보낼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공정한 기회가 박탈된 대표적 사례인 입시비리와 채용비리에 젊은층들이 극도의 반감을 나타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19일 “이념, 학연, 지연 등에서 벗어난 ‘탈경계 세대’”라면서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 속에서 계속 헤엄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판단 가치가 ‘공정함’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5060세대들과는 달리 2030세대들은 공정성을 규범으로 삼기 때문에 스포츠 경기를 대하는 시각과 사고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고 봤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북미대화ㆍ통상 투트랙 전략… ‘로키’ 버리고 强대强 대응

    북미대화ㆍ통상 투트랙 전략… ‘로키’ 버리고 强대强 대응

    수보회의서 美수입규제 대응 주문 불공정 FTA 문제 제기 검토할 듯 일각선 한미간 공조 균열 우려도“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 나가고, 한·미 FTA 개정 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 주장하기 바랍니다.” 철강·전자·세탁기 등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입규제 확대와 관련,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당당하고 결연한 대응’을 주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취임 후 통상 현안 발언으로는 가장 강도 높은 수위다. 지금껏 청와대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해 ‘로키’(low-key)로 대응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문 대통령이 어떻게든 북·미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 애쓰던 상황이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생각은 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서로 다르게 궤도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실상 북·미대화의 유의미한 진전을 전제조건으로 걸었다. 따라서 이날 발언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변하지 않은 가운데 통상 현안을 분리 대응하겠다는 의미이다. 이 관계자는 “북핵 문제가 걸려 있고, 특정 시기에 특정 대통령(트럼프 미 대통령)의 문제이긴 하지만,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면서 “법체계 측면에서 FTA가 공정치 못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조약과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한 헌법 제6조에 따라 외국과의 FTA를 국내법과 같은 위상으로 인정하나, 미국에서는 연방법·주법이 한·미 FTA와 충돌할 경우 국내법이 우선 적용된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 관계자는 “국제법과 관습법에 근거해 WTO 등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자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통상 갈등에서 비롯된 한·미 공조의 균열을 우려한다.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 이후 9일이 흘렀지만 여전히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관계자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동안 크고 작은 건(통상문제) 있었지만 이번처럼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들이 중요한 것은 없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입장이 바뀐 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과 조건 속에 기존 입장이 드러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 전방위 통상압박] “성장률 0.4%P 낮춘 사드보복보다 심각… 올 3% 성장 복병”

    [美, 전방위 통상압박] “성장률 0.4%P 낮춘 사드보복보다 심각… 올 3% 성장 복병”

    연초부터 미국의 통상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올해 한국 경제에 최대 복병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에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변수였다면 올해는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가장 큰 리스크”라면서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대미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었는데 이 수혜를 다 놓쳐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경제 성장률을 0.4% 포인트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가시화된다면 정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3% 경제 성장’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보다 미국의 통상 압박의 여파가 더 크게 우려되는 이유는 한·중, 한·미 무역 구조가 판이하게 달라서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 주로 부품과 소비재를 수출한다. 한국산 부품으로 완성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중국 산업의 특성상 중국 정부도 부품 수입을 제한, 금지하기 어려웠다. 반면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자동차와 세탁기, TV 등 완성품이 많다. 단가도 비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 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물렀던 주된 이유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추세였기 때문이고 지난해 성장률이 3%대로 올라선 이유는 수출 증가율이 올라간 영향이 컸다”면서 “미국이 무역 보복 조치를 철강재에 이어 자동차와 가전제품, 반도체까지 확대하면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한국 기업에 적용한 수입 규제는 ‘불리한 가용 정보’(AFA), ‘특별시장상황’(PMS) 등 반덤핑·상계관세 부과와 관련된 조치였다. AFA는 한국 기업이 미 정부의 정보 제공 요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미국 기업들이 만든 정보를 사용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제도다. PMS는 미 정부가 한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이나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 등을 문제로 삼아 우리 기업이 제출한 제조원가를 인정하지 않고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미국이 지난달 한국산 등 수입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발동을 결정한 긴급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는 외국산 제품의 수입 물량과 미국 산업 피해 사이에 관련이 있어야 발동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객관적 근거보다는 미 정부의 정치적 논리가 더 많이 작용한다. 지난 16일 미 상무부가 공개한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법안이다.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미 정부의 주관적인 판단이 핵심 결정 요인이다. 이희성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과장은 “세이프가드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 미국이 올해 들어 꺼낸 수입 규제 카드는 정부의 재량권이 많은 조치들”이라면서 “미 정부가 주관적, 정치적 논리로 한국산 제품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매기는 등 수입 규제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미 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입 규제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착수한 신규 수입 규제 조사는 8건이다. 세이프가드를 제외한 나머지 조사 결과 발표가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달 31일 미 정부가 각 국가의 무역장벽을 열거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발표하는데 이를 기반으로 ‘통상법 301조’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입장에서 상대국의 국내법 등 규제가 불공정 무역을 초래한다고 판단되면 관세율을 높이는 등 보복하는 제도다. 20년 이상 사문화되다시피 한 법안을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8월 중국을 대상으로 부활시켰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트럼프, 무차별 ‘무역압박 ’ 카드

    트럼프, 무차별 ‘무역압박 ’ 카드

    세이프가드ㆍ무역확장법 ‘부활’ 철강 이어 자동차도 압박할 듯 11월 중간선거까지 ‘관세폭탄’‘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겨냥한 ‘무역 압박 카드’를 무차별적으로 꺼내 들고 있다. 벌써부터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조치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보다 우리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외에는 뾰족한 대응 수단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통상 당국을 넘어 정부 차원의 대미 외교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경제·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의 잇단 수입 규제 강화 조치가 우리나라까지 영향권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역 불균형’ 해소가 곧 선거 필승 전략이라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 닻을 올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초전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통상 압력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는 전략”이라면서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 내 일자리 증대 효과가 큰 철강·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입 규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경제 때리기’가 북핵 문제를 비롯한 외교·안보 분야에서 한·미 간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일종의 후폭풍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산 냉간압연강관이나 유정용강관 등에 적용한 ‘불리한 가용 정보’(AFA) 조항이 ‘경제 논리’에 기반했다면 최근 불거진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더 크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지난 16일 공개한 ‘무역 확장법 232조 보고서’에 동맹국 중 유일하게 한국이 포함된 것은 최근 한·미의 외교·안보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을 겨냥한 미국의 통상 압박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적어도 한·미 FTA 개정 협상의 실마리가 풀릴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불공정한 무역 제재 조치에 대해서는 WTO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판정까지는 수년이 걸리고 우리 정부가 승소해도 미국이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사이 우리 수출 기업들의 피해만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日 배상책임 부정’ 판결에 한국 피폭자 유족 항소

    일본에서 원폭 피해를 본 한국인들의 유족 측이 최근 패소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에 불복해 지난 14일 항소했다고 교도통신이 15일 전했다. 일본 오사카 지방법원은 지난달 31일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한국인의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에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1974년 피폭자들에게 건강관리 수당 등을 지원하는 ‘피폭자 원호법’을 제정했지만 대상을 일본 국내 거주자로 제한했다. 그러다 2007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지원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니 배상하라고 판결하면서, 해외 거주 피폭자의 제소가 있으면 배상금 110만엔(약 108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1975~1995년 한국에서 숨진 피폭자 31명의 후손 159명도 배상 소송을 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정권은 2016년부터 입장을 바꿔 “피해자 사후 20년이 지난 경우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유족들은 이런 판결에 불복해 이번에 항소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국가가 ‘제척(除斥) 기간’을 문제 삼지 않고 화해했던 다른 유족들과 이번 원고 간에는 현저한 불공평함이 있다”고 지적한 뒤 “다시 법원의 판단을 구한다”고 통신에 밝혔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靑 “가상화폐 불법거래 엄단…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할 것”

    靑 “가상화폐 불법거래 엄단…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할 것”

    정부는 14일 가상화폐(암호화폐) 정책과 관련, 거래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되 가상화폐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청와대는 이날 가상화폐 규제 반대를 요지로 한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에 대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의 답변을 공개했다. 이번 청원엔 한 달간 28만 8000여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 글을 올려 한 달 내 20만명 이상 동의하면 청와대 참모나 담당 부처 장관이 답변하게 돼 있다. 지금까지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한 청원은 이번 사안을 포함해 모두 7개다. 홍 실장은 “가상화폐 거래 과정에서 불법행위와 불투명성은 막고 블록체인 기술은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면서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투명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시장 상황과 국제 동향 등을 주시하며 모든 수단을 열어 놓고 세심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정부가 가상화폐 취급업소의 불법행위와 불투명한 운영 등에 엄정히 대응해 개선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단속하고 사법처리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라며 가상화폐 취급업소의 불공정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홍 실장은 정부 규제로 블록체인 기술이 위축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블록체인 기술은 물류·보안·의류 등 여러 산업과 접목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기술”이라면서 “올해 블록체인 관련 예산을 크게 늘렸고 상반기에 블록체인 산업발전 기본계획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기름붓는 트럼프 “GM공장 유턴… 나 아니면 못 들었을 얘기”

    기름붓는 트럼프 “GM공장 유턴… 나 아니면 못 들었을 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 철수를 자신의 ‘공’(功)으로 돌리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과 공정무역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한국GM이 오는 5월까지 군산공장을 중단하기로 했다. 방금 통보받았다”며 “내가 당선되지 않았으면 이런 소식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GM이 필요한 구조조정의 첫 단계를 발표했다. GM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GM과 한국GM은 전날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에 대한 자구 노력의 하나로 한국GM 군산공장을 5월 말까지 완전히 폐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공장 폐쇄 이후 생산 시설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기겠다는 발표는 하지 않았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앙’으로까지 표현했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매우 나쁜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며 “한국과의 협정(FTA)은 재앙이었다”고 규정했다. 이어 “그 협정은 우리에게 손실만 낳았다”면서 “이제 우리는 한국과 무역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한 협상을 할 것이고, 끔찍한 협상을 끝낼 것”이라고 한국을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한·미 FTA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 정부와 기업들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만큼 한·미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2일 호혜세에 대해 언급한 이후 나와 주목된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특정해 지목하면서 “그들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며 이들 나라의 제품에 대한 보복성 관세 도입을 시사했다. 당초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들의 만남은 무역 당국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불공정무역 조사에 착수한 것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이었다. 입법 관계자들은 지나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안을 무시한 채 한·미 FTA 등을 언급하며 보호무역정책을 더욱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한ㆍ일, 무역 동맹 아니다… ‘호혜세 ’ 부과할 것”

    트럼프 “한ㆍ일, 무역 동맹 아니다… ‘호혜세 ’ 부과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에 대해 ‘무역에 관해서는 동맹이 아니다’라면서 ‘호혜세’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1조 5000억 달러(약 1627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 어마어마한 돈을 잃었다”면서 “그들은 25년째 살인(미국의 무역 적자)을 저지르고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일부는 소위 동맹국이지만, 무역 측면에서는 동맹국이 아니다. 호혜세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호혜세란 ‘상호세제’(reciprocal tax)라고도 하며, 교역 상대국의 수입관세에 상응하는 관세를 상대국의 수입제품에 부과하는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들은 (미국에) 자기네 상품들은 보내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는다”면서 “그 나라들은 우리가 똑같은 상품들을 보내면 50%, 75% 세금을 부과한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는 상호호혜적인 세금을 매우 많이 부과할 것이고, 이번 주와 다가오는 수개월 동안 그것(상호호혜세)에 대해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배석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내가 세금에 대해 말한 것에 동의하느냐”고 물은 뒤, “만약 하지 않으면, 당신은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로스 장관은 웃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행정부들의 무역정책을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우리는 독일을 도왔고, 모든 나라들을 도왔다. 한국전쟁 후에는 한국을 도왔다”고 말한 뒤 “그런데 협정은 기본적으로 그대로 유지됐고, 그들은 엄청난 부자가 됐다. 그들은 상당한 돈을 지불할 수 있었고 우리에게 돈을 돌려줄 수도 있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혜세’ 발언 의미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하는 것과 같이 우리도 그 나라들에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아무것도 정해진 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산 등 수입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효했으며, 13일 백악관에서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과 철강·알루미늄에 관한 수입제한 조치 등 무역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의 선전포고 “한·중·일에 호혜세 걷겠다”

    트럼프의 선전포고 “한·중·일에 호혜세 걷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기록한 나라를 콕 집어 선전포고를 날렸다. 미국산 제품에 다른 나라가 매기는 세금만큼 수입세를 부과하는 호혜세(reciprocal tax)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한국산 삼성·LG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효한 데 이어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나라들에 의해 계속 이용당할 수는 없다”며 이번 주 안으로 호혜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호혜세’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특히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에 어마어마한 돈을 잃었다”며 “그들은 어떠한 처벌도 없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있다”고 한·중·일 3국을 특정해 지목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와서 우리에게 왕창 바가지를 씌우고 엄청난 관세와 세금을 매기고,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매기지 못하는 이 상황을 계속 이어가게 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정연설을 통해서도 “우리의 번영을 희생시키고 우리의 기업과 일자리, 나라의 부를 해외로 내몬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불공정한 무역협상의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며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관계’를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혜세(reciprocal tax) 부과하겠다” 트럼프, 한중일에 무역전쟁 예고

    “호혜세(reciprocal tax) 부과하겠다” 트럼프, 한중일에 무역전쟁 예고

    “호혜세(reciprocal tax)를 도입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 등을 겨냥한 무역전쟁을 선포했다.호혜세란 다른 국가들이 미국산 제품에 매기는 세금만큼 수입세를 매기는 관세 정책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들에 의해 계속 이용당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주 안으로 호혜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호혜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에 어마어마한 돈을 잃었다”면서 “그들은 어떠한 처벌도 없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있다”고 한·중·일 3국을 특정해 지목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와서 우리에게 왕창 바가지를 씌우고, 엄청난 관세와 세금을 매기고,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매기지 못 하는 이 상황을 계속 이어가게 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이미 한국산 등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효한 트럼프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호혜세’까지 언급하며 한국, 중국, 일본 등을 겨냥, 본격적으로 무역전쟁을 선포할 조짐을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정연설에서 “우리의 번영을 희생시키고 우리의 기업과 일자리, 나라의 부를 해외로 내몬 수십년간 이어져 온 불공정한 무역협상의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면서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 관계’를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中企 기술탈취 막게 특허법 등 정비 서둘러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근절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배상액 한도를 최대 10배로 강화한 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기술 탈취는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함께 대기업의 대표적 갑질 횡포로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적폐다. 당정이 중기 기술 거래에 비밀유지를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범죄행위’로 다스리겠다는 것은 90% 이상 일자리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날로 먹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범정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중소기업의 체감도는 미미했다. 중소기업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소기업 8219개 중 7.8%에 해당하는 644개사가 기술 탈취를 경험했다. 피해 금액만 1조원에 이르렀다. 기술 탈취는 금전 피해를 넘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의지를 약화시키고 성장 사다리를 끊어 놓는다. 이를 방치하면 대기업 독과점 구조가 더 공고해져 산업 전체 경쟁력과 활력이 떨어지게 된다. 어렵겠지만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은 기술에 대한 제값을 받고 대기업은 혁신 아이디어를 얻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기업이 악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를 때 피해자에게 끼친 손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상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1년 이후 기술 탈취 손해 배상액을 3배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배상액 한도를 놓고 벌써 공방전이 뜨겁다. 고작 배상 한도를 10배로 한다고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특허 기술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도둑맞고 뒷북치는 일이 반복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 계열화한 현재의 불공정한 시스템을 해결하지 못하면 특허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 한국에서 특허제도 손해배상 평균액이 6000만원인데 특허 침해 근절을 위해서는 최소한 이 금액의 7~8배 정도는 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허 침해를 규명하기도 어렵거니와 설령 특허를 침해했다고 해도 손해배상액이 낮으니 기술 침해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여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미 발의된 특허법과 부정경쟁방지법 등 관련 법률을 조속히 정비하기 바란다. 이 과정에서 손해배상금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 웹툰 표준계약서 개정 등 논의…불공정 근절 민관협의체 출범

    웹툰 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민과 관이 손을 잡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웹툰 업계 불공정 관행을 파악하고 표준계약서 개정·보급 등을 논의할 민관 합동 협의체가 출범했다고 12일 밝혔다. 협의체는 웹툰계 주요 협회·단체, 플랫폼 기업과 문체부, 현장에서 작가 상담을 해 온 서울시 관계자, 법조인 등 모두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윤태호 한국만화가협회장을 비롯해 김형배 우리만화연대 회장, 원수연 웹툰협회장 등 만화가, 네이버와 다음의 양대 웹툰 플랫폼 업체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문체부는 협의체 논의 결과를 토대로 표준계약서를 개정하고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만화산업 육성·지원 기본 계획’을 만든다. 협의체는 최근 갑질 계약과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웹툰 플랫폼 ‘레진 코믹스’ 사태를 계기로 구성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웹툰 연재 경험이 있는 작가는 모두 3411명에 이르고 지망생은 15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웹툰 작가의 작업 현실은 녹록지 않다. 레진 사태 이후 지난달 30일 열린 ‘공정한 웹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플랫폼의 일방적 연재 종료 통보, 끝없는 수정 요구, 원고 지연에 대한 과도한 과금(페널티), 정산의 불투명성 등 웹툰 작가들의 고충이 쏟아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나온 의견 등을 반영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적용할 만화산업 육성·지원 기본 계획을 올해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OAR이면 뭐 어때’ 연일 국기 흔들며 응원 보내는 러시아인들

    ‘OAR이면 뭐 어때’ 연일 국기 흔들며 응원 보내는 러시아인들

    “안방처럼 느껴져요.” 러시아의 피겨스케이터 에카테리나 보브로바는 11일 팀이벤트 페어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드미트리 솔로비에프와 함께 연기를 펼친 뒤 러시아 응원단의 성원이 “정말 엄청났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국기를 흔들고 러시아어로 노래를 부르며 응원해주는 것을 봤다. 결정적인 힘이 됐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4년 전 소치 대회 때 국가 주도의 도핑을 획책한 잘못을 물어 선수들은 국기와 국호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깃발과 명칭 아래 출전하는 수모를 겪지만 관중석의 러시아 응원단까지 제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세멘 엘리스트라토프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 OAR 첫 메달로 기록된 뒤 러시아 동료들이 “그렇게 가혹하고도 불공평한 방식으로” 출전 정지를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OC는 그의 발언이 OAP 행동 수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심지어 OAR 선수들은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와 사진,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행위마저 금지당하고 있다. 다만 선수촌 숙소에서, 공식적으로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한도 안에서 펼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팬 하우스를 운영해 OAR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거두면 응원단이 몰려 축하하도록 하고 있다. 1980년대 옛소련 아이스하키 대표 선수들의 경기 사진 등을 벽에 붙여놓아 사기를 북돋우려 노력했다. 소치 2관왕으로 은퇴한 막심 트란코프는 “우린 모두 러시아 동포이며 러시아 선수들이다. OAR이든 팀 러시아든 뭐라고 불리든 상관 없다. 우리 조국은 러시아이기 때문에 그딴 건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2관왕인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는 여자 싱글 경기를 마친 뒤 “경기 도중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감동받았다.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응원단 역시 그들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게 좋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주식 시세조종 감시ㆍ투자 자문… 금융권에 스며든 AI

    주식 시세조종 감시ㆍ투자 자문… 금융권에 스며든 AI

    국내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대화하면 전 세계 시장 동향을 분석한 AI는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내놓는다.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시세조종을 감시하는 것도 AI 몫이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XGBoost를 활용해 내놓은 AI 시장감시 시스템은 4월 말부터 본격 가동된다. 시세 관여율, 호가 매매 비율, 거래량 등 54개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세조종 혐의 계좌를 한 시간 만에 적출해 낸다. 오후 5시쯤이면 그날 일어난 불공정 거래가 모두 포착되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시세조종 계좌를 선별하는 작업에만 5일이 걸렸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거래소 감시부에서 금융감독원에 통보한 시세 조종 혐의 계좌를 토대로 AI를 집중 학습시켰다”고 말했다. 기존 감시 시스템과 AI의 가장 큰 차이는 시세조종을 추적하는 순서다. 기존 모형은 시세변동률 등 2~3개 변수만을 고려해 단시간 내 급등락한 종목을 우선 추려 일일이 들여다보는 방식이었다. 반면 AI 시장감시 시스템은 그날 입력된 거래 정보를 토대로 혐의 계좌를 바로 가려 낸다. 54개 변수로 이뤄진 ‘체’로 계좌를 걸러 내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아졌다. 혐의 계좌와 연계된 계좌도 동시에 보여 줘 집단적인 시세조종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 이용 적발 등에 특화된 미국 나스닥의 AI 시스템보다 진일보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학습된 알고리즘을 이용한 투자 자문, 즉 로보어드바이저 분야에 AI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내놓은 ‘케이봇 쌤’의 경우 해외 주식시장뿐 아니라 환율, 유가, 부동산 시장의 지표를 모두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500만원을 투자할 경우 23%는 A펀드, 17.5%는 B펀드, 17.2%는 C펀드 등으로 분산해 최소한의 위험으로 최상의 수익률을 노리는 식이다. 신승목 KB금융 WM투자전략부 팀장은 “투자자가 투자금, 목표수익률 등을 달리하면 산출되는 추천 펀드도 자연스럽게 바뀐다”며 “3개월가량 뒤에는 시장 변화에 따라 변경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등 사후 관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2016년 10월 은행권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인 ‘엠폴리오’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의 ‘하이로보’, 우리은행 ‘로보알파’ 등 주요 은행의 AI 서비스도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 거액 자산가들뿐 아니라 월 10만원 정도의 소액 투자자들도 엠폴리오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투자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조만간 출시될 ‘신한 쏠’에는 텍스트와 음성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AI 금융비서 ‘쏠메이트’도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는 펀드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향후 개별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복합 투자 등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은행 채용비리에 ‘일침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은행 채용비리에 ‘일침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8일 “감독당국이 변화를 강구하는 만큼 금융회사도 함께 엄중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진 채용비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제2금융권 채용비리 신고센터도 운영한다.최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오찬간담회 기조연설에서 “감독당국과 금융회사 가운데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금융에 신뢰를 쌓기란 요원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금감원과 더불어 우리, 국민, 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에서 잇따른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져 검찰 등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은행들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이어 당국의 감시에 의한 ‘감독규율’, 금융회사의 ‘자기규율’, 시장 참여자에 의한 ‘시장규율’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도 “감독규율이 자기규율과 시장규율에 비해 월등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자발적 노력보다 타율적 교정이 주가 되면서 보신주의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고, 금융산업에 신뢰가 쌓이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채용비리 실태 점검을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데 앞서 관련 제보를 받기 위한 ‘금융회사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과 달리 제2금융권은 민간회사 성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채용실태 점검 대상과 범위를 은행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신고 대상은 채용 과정에서 서류심사나 면접결과를 조작한 경우, 채용과 관련해 청탁하거나 부당 지시한 경우 등이다. 채용 전형을 불공정하게 운영하는 것도 신고 대상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임대주택으로 큰 부영, 부실경영에 흔들리나

    임대주택으로 큰 부영, 부실경영에 흔들리나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7일 횡령,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부영의 성장 과정과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부영을 국내 16위 대기업으로 키운 주력 사업은 임대주택이다. 이중근 회장은 1983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에 20만 3000여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했다. 그동안 부영이 공급한 주택 가운데는 일부 분양주택도 있지만 임대주택 전문업체라고 보면 된다. 서민을 상대로 하는 임대주택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챙긴 대표적인 기업이다. 부영은 저리의 국민주택기금을 활용, ‘땅짚고 헤엄치기식’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다. 부영과 계열사는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주택기금 7조 7000여억원을 끌어다 썼다. 임대주택사업은 부지만 확보하면 기금과 임대보증금만으로 건축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라서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공공택지에 공급하는 임대주택용지는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 또 임대주택은 일단 임차인만 확보하면 바로 매월 안정적으로 현금이 들어온다. 여기에 5년 단기 임대 이후 분양으로 전환하면서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 ?현금이 넘쳤지만 부영은 분양주택사업 대신 안정적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렸다. 서울 태평로 동아건설 사옥을 사들여 일부는 본사 사무실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주고 있다. 이어 전국 요지의 부동산을 잇따라 집어삼켰다. 인근 삼성생명 사옥과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 빌딩, 인천 송도 포스코 건설 사옥 등을 줄줄이 사들였다. 이들 건물 역시 임대주택사업과 비슷하게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는 부동산이다. 부영의 부동산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리조트·호텔·골프장 등이 먹잇감이 되었다. 태백 오투리조트를 비롯해 무주 리조트, 제주 리조트 등이 부영의 손에 들어왔다. 해외사업도 눈을 돌려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등에서 주택·리조트 사업을 펼치고 있다.그러나 부영의 욕심은 여기서 끝날 것 같다. 부영의 사세 확장과 비례해 임차인의 불만도 커졌다. 매년 임대료 인상을 둘러싼 임차인과의 마찰, 분양 전환 과정에서 높은 분양가, 부실시공, 협력업체 후려치기 등이 도마 위에 올랐고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사태가 전국에서 일어났다. 마침내 정치권과 22개 지자체가 연대해 부영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에 제동을 걸었고, 임대료 과다 인상을 막는 ‘부영 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수사가 이뤄지면 불공정 거래, 탈세 등도 속속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계열사가 24개에 이르는 부영의 기업공개, 지배구조 개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이중근 회장이 부영 지분의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계열사 역시 이 회장과 친인척 지분이 90%를 넘는 등 족벌기업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학종’ 축소 제언, 교육부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어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불신의 벽이 높은 대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대수술하자고 교육부에 제안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학종 비율을 학교별 모집 정원의 3분의1로 제한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학종을 ‘금수저 깜깜이 전형’이라고 비판하는 다수 여론은 조 교육감의 제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동시에 어리둥절한 것도 사실이다. 진보 교육 진영에서 학종 축소를 공식 거론한 일은 처음이다. 그것도 진보 교육 정책의 선봉인 조 교육감이 직접 나섰다. 학종은 내신과 비교과 활동을 두루 반영해 학생을 선발하는 대입의 수시 전형이다.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은 올해 이 전형으로 입학생의 43.3%를 뽑았다. 서울대는 80% 가까이 학종으로 선발하며, 대학들의 학종 반영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학종의 불공정 논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동아리·봉사·독서 활동 등 비교과 활동은 학교장의 의욕과 교사의 자질에 따라 성패가 크게 좌우된다. 학생부 관리 전반에 부모의 관심과 경제력이 적잖이 영향을 미치는 것도 현실이다. 불공정 시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입 제도는 어떻게든 개선돼야 한다. 조 교육감이 제시한 방안에 주목할 대목은 적지 않다. 말썽 많은 자기소개서와 교사 추천서를 폐지하거나 개선하고, 자율동아리 반영 비율을 축소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자는 발상은 환영할 만하다. 취지만 훌륭할 뿐 온갖 눈속임과 편법이 무성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는 평가 장치라면 과감히 손질해야 한다. 누가 무슨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지 대학마다 오리무중인 현행 입학사정관제도 또한 개선돼야 한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입학사정관’을 각 대학에 파견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입학사정관의 자질은 반드시 점검해야 할 작업이다. 지난해 어느 야당 의원의 조사에서는 학부모의 77.6%가 학종을 불신한다고 답했다. 75%는 상류층에 유리한 입시 전형이라고 봤다. 조 교육감의 전격적인 제언에 “교육감 선거를 앞둔 인기몰이용”이라는 의심이 없지 않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한창 고민 중이다. 조 교육감의 진짜 의중이 무엇이었든 교육부는 귀를 열어야 한다. 학종 축소 요구가 교육 현장의 대세라는 사실을 무겁게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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