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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 블라인드는 불공정” 대입 개편에 반기 든 대학

    “고교 정보 없는 학종은 학교 격차 키워” 비교과 축소·자소서 폐지도 우려 표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교 블라인드’를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대학들이 “학교 간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16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가 수능 위주 전형(정시) 확대를 골자로 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대학들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입장문에서 대학들은 ‘고교 프로파일’ 폐지 등 지원자의 고교 정보를 배제하는 방안에 대해 “고교 프로파일은 특정 고교에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라 고교의 교육 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고 반박했다. 각 고교는 학교의 유형과 지역, 교육과정 현황 등을 ‘고교 프로파일’로 만들어 대학에 제공하고 대학은 학생을 평가할 때 이를 활용한다. 교육부는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의 학생들이 ‘학교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박태훈 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고교 프로파일은 학교 교육과정이 다양하지 않아 학생부 기록이 풍부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 학교의 여건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를 없애면 학생부 기록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학생의 노력과 가능성을 평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고교 정보를 배제할 경우 우수한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학생부에 기재되는 내용이 풍부한 고교의 학생들에게 유리해져 오히려 고교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협의회는 또 자율동아리와 독서, 봉사활동 등 비교과영역의 대폭 축소와 자기소개서 폐지에 대해서도 “학종의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청약당첨 평생 한번으로” 청약제도 개선에 쏟아진 목소리

     '100억 땅부자가 1순위는 불공정' 기사 댓글 쏟아져 자격에 자산 반영하고 신혼부부는 원룸대신 양육지원을 수십 채 건물주, 100억원 땅 부자도 현행법상 ‘집’만 없으면 무주택자로 아파트 청약가점제 1순위가 될 수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청약제도의 맹점을 보완하자”는 수많은 의견이 쇄도했다. 다음, 네이버 등 포털에는 1200건 가까운 댓글이 달리고 누리꾼들은 기사에 지적되지 않은 또 다른 개선점 등을 기자 이메일로 보냈다.  한 50대 남성은 “일반 국민은 평생 한 번 당첨되기도 어려운 청약 1순위 지원자격을 왜 5년마다 반복해서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한 번 당첨되면 영원히 2순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도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게 ‘평생 당첨 한 번’으로 제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청약 재당첨 제한 기간은 당첨일로부터 최장 5년에서 10년(조정대상지역은 7년)까지다. 이에 대해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민층이 청약에서 소형 평수에 당첨됐다가 살림살이가 나아진 몇 년 뒤 ‘평형 갈아타기’ 차원에서 청약을 넣는 것은 투기세력이 아닌 실수요자에 해당한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일생 한 번 당첨으로 1순위 자격을 제한한다면 오히려 분양시장 거래 위축 우려가 생길 수 있어 제한 기간 연장 등 정부가 좀더 세밀한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거주 기간 등을 청약 조건에 포함시키고 주택 이외 자산이나 소득수준을 반영해 진짜 무주택자나 실수요자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기사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 남성은 “부친이 작고한 후 형제 7명이 몇 천만원짜리 시골 농가주택을 공동 등기했는데 이것 때문에 1가구 2주택이 돼 사사건건 발목을 잡히고 있다”며 “지방에 집이 두세 채라도 서울 집 한 채의 반값도 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다.  1·2인 가구를 위한 정책 설계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약에서 불리한 1·2인 가구와 저출산 대비 차원에서 청년임대주택(30만호)과 신혼부부 희망주택(20만호)을 공급하는데 이는 분당·일산·산본·중동·평촌 등 1기 신도시 전체(29만호)에 버금갈 만큼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라며 “원룸 한 칸 있다고 자녀를 낳는 게 아닌 만큼 지금 공급물량을 줄이고 그 자금으로 지역 동주민센터나 경찰서에 방과후교실이나 어린이집을 만들어 실질적으로 양육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고교 블라인드, 오히려 더 불공정”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학들 첫 공식 입장

    “고교 블라인드, 오히려 더 불공정”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학들 첫 공식 입장

    “고교 프로파일 없애면 학교 여건 고려 불가능 여건 좋은 학교가 오히려 더 유리해져” 비교과·자소서 폐지에 “학종 취지 훼손·학생의 자기 소명 기회 사라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교 블라인드’를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대학들이 “학교 간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학교마다 다른 교육 환경을 고려하지 못해 오히려 평가가 더 불공정해진다는 것이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16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가 ‘정시 40% 룰’(2023학년도까지 서울 주요 16개 대학 정시 비율 40% 이상으로 확대)를 중심으로 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대학들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입장문에서 대학들은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 프로파일’ 폐지 등 고교 블라인드 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각 고교는 학교의 유형과 지역, 학교 교육과정 운영 현황과 특성 등을 ‘고교 프로파일’로 만들어 대학에 제공하고 대학은 학생을 평가할 때 이를 활용한다.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교육부의 ‘학종 실태조사’에서 일부 고교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에 기재가 금지된 ‘학교 밖 스펙’을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대학에 편법적으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고교 프로파일을 폐지하고 대학의 학생 평가 과정에서 고교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해, 특정 고교의 학생이 ‘학교 후광효과’를 받을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고교 프로파일은 특정 고교에 대해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라 고교의 교육 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박태훈 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예를 들어 학교의 교육과정이 다양하지 않아 학생부 기록이 풍부하지 못한 학생을 평가할 때 학교의 여건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를 없애면 학생부 기록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학생의 노력과 가능성을 평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같은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고교 프로파일에 담긴 학교의 교육과정을 개별 학생이 모두 이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 평가에서 고교 정보를 배제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이 이수한 교육과정은 학생부에 충실히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가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사고나 외고 등 교육과정이 우수하고 학생부 기록을 잘 해주는 학교의 학생에게 유리해져 고교 간 격차로 이어진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협의회는 또 자율동아리와 독서, 봉사활동 등 비교과영역의 대폭 축소와 자기소개서 폐지에 대해서도 “학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학교의 다양한 자율활동과 독서·토론교육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자소서가 폐지되면 학생들의 진로를 변경하거나 교과목 선택 등에 대해 학생이 소명할 기회가 사라진다”면서 “내신 경쟁이 치열해지고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의 부풀림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교 교사와 교육청 관계자, 타 대학 교수 등을 ‘외부 공공사정관’으로 투입해 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회는 “평가 전문성을 가진 공공사정관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들에게 정보 유출이나 회피·배제 등에 대한 대학의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공사정관 도입은 교육 관련 시민단체와 교원단체 등에서 요구해온 방안이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장은 “고교 교사와 장학사 등은 고교 교육과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로 평가의 전문성은 충분하다”면서 “회피·배제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감시자의 역할로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트럼프 최측근 법무장관 “대통령 트윗 때문에 일을 못해, 그만 올려라”

    트럼프 최측근 법무장관 “대통령 트윗 때문에 일을 못해, 그만 올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트윗으로 문제가 있다. 법무부의 사건들에 대해 트윗을 날리는 것을 이제 그만둬야 할 때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노골적인 ‘친 트럼프’ 행보로 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갑자기 이런 발언을 작심한 듯 내놓아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바 장관은 13일(현지시간)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날 약화시키는 끊임없는 비평 때문에 법무부에서 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는 “법무부와 법무부 사람들, 법무부에서 처리 중인 사건들, 우리의 사건들을 다루는 판사들에 대한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트윗들이 내가 내 일을 못하게 만들고 있고 법원과 검사들에게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을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안다면서도 “난 그 누구로부터도 영향을 받지도,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말하는 누군가는 “의회, 신문, 또는 대통령”이라고 정조준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참모였던 로저 스톤 재판에 법무부가 개입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후 처음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러시아 스캔들’로 기소된 스톤의 재판 도중 검찰이 7∼9년형을 구형하자 “매우 끔찍하고 불공정하다”고 트윗에서 비판했다. 그 직후 법무부가 구형량을 낮추기 위한 조처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항의해 스톤 사건 담당 검사 4명이 전원 사임했다. 이에 법무부의 형사사법 절차 개입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고,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바 장관을 다음달 31일 청문회에 세우겠다고 공언했다.블룸버그 통신은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관리 중 한 명인 바 장관이 대통령을 향해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 장관의 충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법무장관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말하면 대통령은 법무장관(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정년 보장 없는 군인…제대군인 10명 중 4명 실업자

    정년 보장 없는 군인…제대군인 10명 중 4명 실업자

    군인은 고용 기간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군복을 벗어야 하며, 군인연금 수령 연한(19년 6개월)을 채우려면 바늘구멍처럼 매우 좁은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장교는 부사관보다 진급 경쟁이 더 치열합니다. 최근 심각한 취업난으로 장교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40대(소령)에 상당수가 군복을 벗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13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인력연구센터 연구팀과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10년 이상 복무한 ‘장기복무자’는 2012년 3540명에서 2016년 3386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5년 이상 10년 미만 근무한 ‘중기복무자’는 2651명에서 3936명으로 1000명 이상 늘었습니다. ‘연금도 받는데 제대군인 일자리까지 보장해야 하느냐’고 무작정 비판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겁니다.제대군인 취업률은 가장 최근 자료인 2018년 기준 57.9%로 전체 고용률(60.0%)에 못 미쳤습니다. 2018년 제대한 군인이 취업한 비율은 35.9%, 2014년 전역한 군인이 2018년까지 취업한 비율은 68.9%였습니다. 제대 후 5년이 지나도 10명 중 3명 정도는 실업자로 지낸다는 의미입니다. ●영관급 전역자도 영업·경비직에서만 뽑아 이런 상황에서 장교나 부사관 전역자가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를 갖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영관급 장교로 전역한 40대 A씨는 “영업직이나 경비 업무 아니면 제대군인을 모집하는 자리도 없다”며 “과거 소도시로 수없이 이사 다니고 고된 훈련을 했지만, 매일 뜬눈으로 밤을 보내는 지금의 현실이 훨씬 더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30~40대 일자리가 집중된 제조업 등 국내 주력 산업 전반에 일자리 한파가 극심한 것이 아마 가장 큰 원인일 겁니다. 이것은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장기간 맞춤형 취업 준비를 하는 취업준비생이나 기업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청년들과 제대군인의 취업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없을지 모릅니다.하지만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나라를 지키는 데 청춘을 바친 이들에게 적절한 전직지원을 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예우’입니다. 일반 공무원과 달리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취업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특히 제대한 그해 취업하는 군인이 10명 중 3명에 그친다는 점에서 군 전직지원 제도에 허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할 겁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국방연구원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군은 5년 이상 근무한 간부에게 전역 전 소속 부대에 출근하지 않고 전직 준비만 할 수 있는 ‘전직지원 기간’을 줍니다. 10년 복무자는 전직지원 기간이 10개월인데, 9년 복무자는 3개월로 크게 줄어듭니다. 심지어 7년 미만 근무자는 1개월에 불과합니다. 불과 3년의 근속연수 차이일 뿐인데, 형평성 측면에서 이해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근속 3년 차에 전직지원 기간 10배 ‘불공평’ 제대군인들의 불만도 많습니다. 2017년 국방연구원이 장교 71명, 부사관 105명을 대상으로 ‘국방부 전직지원 제도 중 개선해야 할 분야’를 조사한 결과 ‘전직지원 기간 부족’을 꼽은 비율이 37.5%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장교(39.4%)가 부사관(36.2%)보다 불만이 더 많았습니다. 이어 ‘전직 정보 부족’(23.3%), ‘전직교육 참가 제한’(10.2%), ‘전직지원 프로그램 부족’(8.0%) 등의 순이었습니다. 중기복무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가장 바람직한 전직지원 기간’을 설문조사하자 ‘3개월’(34.7%)과 ‘6개월’(32.9%)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반면 ‘현행 유지’를 원하는 비율은 1.8%에 그쳤습니다. 중기복무 제대군인이 첫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평균 5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장교는 6.6개월, 부사관은 3.3개월로 장교가 2배가량 깁니다. 연구팀은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1개월’이라는 짧은 준비 기간은 너무 가혹한 처사입니다. 연구팀은 5년 이상 복무자에게 최소 3개월의 전직지원 기간을 주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으로 ‘5년 이상 7년 미만’ 3개월, ‘7년 이상 9년 미만’ 5개월, ‘9년 이상 10년 미만’ 7개월로 조정하는 방안입니다. 연구팀은 “전직지원 기간을 늘리는 것은 국방부가 추가 예산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일 것”이라며 “야전부대 업무 공백을 고려할 때 이보다 늘리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에 헌신한 기간만큼 지원 기간을 차등화하되 격차를 줄이는 것입니다. ●전직교육도 못 받고 전역하는 하급자 많아 연구팀은 전직교육 참여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기본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전직 기본교육 방식에 대해 전역 예정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선택’(34.1%)보다 ‘의무화’(58.7%)를 원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해도 지휘관이 허가해 주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연구팀은 “부대 지휘관이 승인해 주지 않거나 동료들이 바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직 기본교육에 가겠다고 선뜻 말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훈련이 많고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군의 구조상 하급자가 “전직교육을 가겠다”고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상급자에게 교육받겠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다가 전직교육을 아예 못 받고 전역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전역 1년 전부터 진행하는 전직 기본교육 시작 시기를 전역 2년 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국방연구원이 조사한 제대군인 중 가장 많은 36.9%가 ‘전역 1년~2년 전’을 원했습니다. 전직지원뿐만 아니라 일자리 알선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단순히 ‘인원 채우기’식 교육 수료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미취업자에 대한 맞춤형 취업지원을 이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군 생활이 사회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맞춤형 취업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부와 군이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화산업 펀드’ 2301억원 역대 최대

    문화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문화산업 펀드’가 올해 2301억원 조성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에서 146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에서 841억원을 조달해 모두 2301억원의 문화산업 펀드를 조성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조성액 1968억원 대비 333억원(16.9%) 늘어난 것으로, 2006년 펀드를 운용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문체부는 올해 조성한 펀드를 콘텐츠 모험투자 800억원, 게임 300억원, 애니메이션·캐릭터 257억원, 해외연계 334억원, 콘텐츠 지식재산권 250억원, 5세대 이동통신 기술융합 콘텐츠에 360억원의 6개 분야로 나눠 투자한다. 문화산업 펀드는 투자액 51%를 3년 이하 창업 초기기업에 투자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초기기업이 성장하는 데에 쓴다. 표준계약서 사용 의무화 등을 정책적 출자 조건으로 설정해 산업내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데에도 활용한다. 2006년부터 1291개 기업이 2조 3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건수로는 4022건에 이른다.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는 제안서를 다음달 5일부터 12일까지 접수한다. 오는 4월 운용사를 선정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 홈페이지(k-vic.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안철수 “사법시험 부활 추진”…‘로스쿨·의전원 폐지’도 공약

    안철수 “사법시험 부활 추진”…‘로스쿨·의전원 폐지’도 공약

    직계비속 지역구 세습 금지 방안도 공약“선거개입 의혹 청문회 반드시 하겠다”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3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학전문대학원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모 찬스’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는 로스쿨과 의학전문대학원을 폐지하고 대신 사법시험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부와 지위가 불공정 입학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것이 자녀들의 경제 사회적 부와 지위로 이어지는 불공정한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공정사회를 위한 5대 실천계획’을 밝혔다. 그는 먼저 사법시험 부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을 개정해 채용 청탁이나 고용세습을 하는 경우 채용을 취소하고 관련자를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등 불공정 취업 행태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채용서류에 대한 보관기한은 180일에서 최소 3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열정페이’ 근절도 약속했다.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기능이나 경험 습득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에 대한 보호조치를 구체화하고 강력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직계비속에 의한 지역구 세습을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안 위원장은 “현직 선출직 공직자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선거구를 직계비속에게 세습한다면 가뜩이나 낙후된 한국 정치는 더욱 후퇴할 것”이라며 “기득권에 의해 능력 있는 정치지망생의 기회가 박탈당하는 불공정행위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불공정 신고센터’와 ‘공정사회 실현 특별위원회’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안 위원장은 “울산시장 관권공작선거 같은 일은 꿈도 꾸지 못하도록 관련자를 엄단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80년대 안기부나 했음직한 짓을 청와대가 총동원돼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반드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우리 사회가 공정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나서서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를 지켜내야 한다”며 “야당의 입장에서 청와대 권력을 수사한다고 해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고 정의를 지향하며 검찰공직자로서 주어진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의동·권은희 의원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 사기극, 문재인 정부의 진짜 속내는?’ 토론회에 참석해 “울산시장 관권선거, 선거 개입 진상규명 청문회를 반드시 하겠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불러서 증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로나 테마주 57% 급등… 주가 조종 ‘기생충’ 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테마주들의 주가가 국내 확진환자가 처음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57% 넘게 급등했다. 바이러스 확산 공포를 조장하거나 거짓 정보를 흘려 주가를 조종하는 의심 사례가 늘어나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돼 금융당국이 불법 행위 단속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1일 신종 코로나 관련 진단키트·백신주 16개와 마스크주 12개, 세정·방역주 4개 등 신종 코로나 테마주 32개 종목의 지난달 20일~이달 5일 평균 주가 등락률이 57.2%였다고 밝혔다. 이 기간 주가의 최저값 대비 최고값을 비교한 수치로 코스피(7.00%)와 코스닥지수(7.12%) 등락률의 8배가 넘는다. 김진홍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카페 등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됐다”며 “기업 가치와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주를 산 투자자들의 경우 거품이 꺼졌을 때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이상 매매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조사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테마주를 반복적으로 대규모 고가 매수하는 행위, 과도한 허수 주문이나 초단기 매매로 시세 조종을 반복하는 행위, 온라인에 거짓 정보나 풍문을 유포해 주식 매수를 부추기는 행위가 주요 대상이다. 테마주 매수를 추천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하는 행위도 감시한다. 테마주 주가가 급등하면 ‘투자 주의→경고→위험’ 등으로 단계를 높여 시장 경보 종목으로 지정한다. 지난 5일까지 20여개 종목에 33회의 시장 경보 조치를 내렸다. 불건전한 주문을 반복한 투자자에게는 증권사가 주식 매매를 거부하는 ‘수탁거부’를 예고한다. 3개 종목에 5건의 수탁거부 예고 조치를 이미 실시했다. 당국은 투자자 보호가 필요할 경우 관계 기관과 함께 악성 루머 생성·유포자를 즉시 조사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허위 사실과 풍문을 유포하기만 해도 시장질서 교란 행위로 과징금을 부과받는다”며 “루머에 현혹되지 말고 테마주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정적인 한국에 베토벤 전곡 바칩니다

    열정적인 한국에 베토벤 전곡 바칩니다

    “지난 17년 동안 뉴욕 스토니브룩대학에서 우수한 한국 학생들을 많이 가르쳤고, 미국의 다른 대학에서 각자 교수로 있으면서 수많은 한국 현악 연주자들을 만나 왔죠. 지금 이 순간 단 두세 명의 이름을 언급하는 건,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준 다른 훌륭하고 재능 있는 음악가들에게 불공평할 거예요.” 인상적인 한국인 연주자를 꼽아 달라고 하자 존경받는 교육자다운 정중한 답변이 돌아왔다. 2번의 최우수 클래식 음반상을 포함한 그래미 상 9번, 그라모폰 상 3번, 실내악단 최초로 미국 클래식계 최고 영예인 에이버리 피셔 상까지 수상한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 실내악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Emerson String Quartet)이다. 오는 5월 서울국제음악제 내한공연을 위해 미국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을 이메일로 미리 만났다. 전설의 시작은 44년 전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메리카 대륙의 미국이 영국 본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지 200주년이 되던 해였다. 이때 바이올린(2명)과 비올라, 첼로를 연주하던 청년들은 4중주 실내악단을 결성하면서 단체 이름을 1800년대 미국 시인이자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에서 땄다. 필립 셋처(바이올린)는 “미국 탄생 200주년이라는 이정표를 기념하는 행사의 정신에서, 우리는 어떤 특정한 장소와 연관되지 않으면서도 과거나 현재의 어떠한 정치인과도 관련이 없는 미국인의 이름을 선택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에머슨은 동시대인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쳐 젊은 미국의 윤리와 문화,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위대한 철학자였다. 그는 니체와 같은 유럽 철학자들에게도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40년 넘게 ‘최정상의 실내악단’이라는 수식어를 유지하고 있는 에머슨 콰르텟은 5월 30일을 시작으로 6월 5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서울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 무대에 올라 베토벤이 남긴 16개의 현악4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에머슨 콰르텟은 2004년과 2010년 내한 공연에서 실내악으로는 드물게 매진을 기록하며 확실한 ‘티켓 파워’를 입증했지만, 서울국제음악제 측은 더 많은 표를 팔 수 있는 콘서트홀(규모 2500석) 대신 IBK 챔버홀(규모 600석)을 선택했다. 국내에서 실내악에 최적화된 공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에서 최상의 연주와 음향을 관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로런스 더튼(비올라)은 “16개의 베토벤 현악4중주는 방대한 4중주 문학의 초석 같은 작품”이라면서 “베토벤은 작품에서 선배 음악가들을 뛰어넘어 기성 규칙을 어기고 경계를 허물며 엄청난 감정적 범주를 보여 준다. 베토벤 전곡 연주 도전은 우리에게도 힘든 작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1994년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7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에게 서울, 그리고 한국은 ‘열정적인 사람들의 나라’로 각인됐다. 유진 드러커(바이올린)는 “첫 서울 공연 당시 한국 청중은 매우 열정적으로 반응하고 표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이런 느낌은 매번 방한 때마다 똑같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특히 2018년 7명의 배우들과 함께한 연극 ‘쇼스타코비치와 블랙 몽크: 러시아 판타지’를 언급하며 “이런 특이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개방성도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 한국 공연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신입사원 100명 선발에 5억… ‘공정’에 가려진 사회적 비용

    신입사원 100명 선발에 5억… ‘공정’에 가려진 사회적 비용

    ‘블라인드 채용’은 공정사회의 마중물일까, 아니면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왜곡’이 될까. 채용 과정에서 제공되는 출신지역과 학교·가족관계 정보 등을 없애 차별과 선입견을 배제하고 실무능력을 평가해 선발한다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2017년 6월 도입된 후 공공기관 채용으로 정착했다. 채용의 공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의 이면에 기관·직무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깜깜이 채용’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현 체계에서 지원자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면접관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 공기업 등에서는 채용에 따른 과다한 비용 및 부담 등을 들어 전문채용기관 설치를 요구하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비수도권대학 합격자 비율 4.7%P 증가 블라인드 채용 후 채용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등 변화가 생겨났다. 9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채용 절차적 공정성 및 결과의 공정성(5점 만점)에 대해 인사담당자는 4.3점, 4.4점을 부여했다. 신입사원들도 각각 4.2점, 4.3점으로 평가해 공정성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직무능력 검증을 위해 필기시험을 실시하는 기관이 152개에서 225개로 늘었고, 변별력 제고 방안으로 2차 면접을 도입한 기관도 79곳에서 119곳으로 증가했다. 블라인드 채용 도입 후 합격자 중 서울 주요 대학 비율이 15.3%에서 10.5%로 낮아진 반면 비수도권 대학 비율은 38.5%에서 43.2%로 증가하는 등 합격자 다양성 증가도 주목됐다. 반면 제도 도입 당시 제기됐던 깜깜이 채용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입사 경쟁률이 높아져 채용 기관의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이지 않는 ‘가이드라인’이 사라지면서 공공기관에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채용의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채용 절벽시대’와 맞물려 선호도 높은 공공기관의 취업 경쟁률은 치솟고 있다. 더욱이 지원자 정보 부재로 서류 및 면접의 변별력이 떨어지자 오히려 필기시험 난도가 높아지면서 인기 공기업은 수도권 대학 편중이 심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과정’은 무시되고 ‘결과’만 중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성장과정이나 학창시절 노력도 실력으로 인정해야 하는데 대학 성적이나 생활에 대한 평가가 생략되면서 취업 준비에 집중한 사람이 유리한 상황이 전개됐다는 것이다.●서류심사 생략 코레일엔 장난 지원자도 지난해 코레일은 필기시험 수험생 명단에 ‘사딸라’ ‘오로치마루’ 등 실명이 아닌 장난스러운 이름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사딸라’는 배우 김영철이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역할 당시 대사로 최근 광고 등에 사용됐다. ‘오로치마루’는 일본 애니메이션 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게임의 줄거리를 자기소개서에 담아 통과했다는 무용담(?)이 퍼지기도 했다. 블라인드 제도 도입 당시에도 우려가 제기됐던 사안이다. 다만 채용 인원이 많은 코레일은 서류심사 없이 모든 지원자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사딸라나 오로치마루 지원자가 필기를 통과했다면 논란이 됐겠지만 응시하지 않아 ‘헤프닝’으로 마무리됐다. 필기 시험에 응시할 수도 없는 대상이었다는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지원자 스마트폰을 통한 실명인증 및 장난 지원자에 대한 법적 조치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신입 사원은 현장 실습을 거치기에 블라인드 채용에 따른 어려움이나 채용 문제가 노출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공기업 인사 담당 간부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공공기관의 공정한 채용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공정한 절차나 공평한 기회 제공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전문·연구직과 경력직 채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성 및 경력은 전공이나 실적, 논문 등 차별화된 요인 평가가 필요한데 제한이 있다 보니 효율적인 인재 선발과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공기업 간부는 “서류전형과 짧은 면접으로 적격자를 가려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부 인사가 면접을 통해 역량을 파악하기 힘들다 보니 채용을 외부에 맡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토로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소규모 공공기관들의 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기시험 출제를 지원하거나 면접관 풀을 활용하는 개선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문성 판단이 필요하면 전공 등을 확인하도록 유연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는 블라인드를 통한 채용에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공적합성’ 판단을 놓고 후유증도 심각하다. 지난해 7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인공지능(AI) 전공 교수를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하면서 선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출신 대학과 지도교수 등을 통해 학문적 경력과 특성, 능력 등을 평가해야 하는데 지원자 논문에 적힌 소속 기관과 공동저자 이름을 보고 학교나 지도교수를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교수의 실력은 학교와 학생, 나아가 국가 경쟁력에도 직결돼 철저한 평가를 거쳐 신중하게 선발해야 한다”면서 “교수와 신기술 관련 연구원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하는 것은 선발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인사도 “블라인드 채용으로 지원자를 평가할 정보가 가려지면서 인재의 전문성을 판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가 주요 보안시설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9년 정규직 직원 채용에서 중국 국적자가 확인돼 최종 합격을 보류한 상태다. 연구원은 “한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 외국 국적자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서류 검토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합격자는 KAIST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국인 채용 불가 규정은 없지만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점에서 적정 논란이 제기됐다. 연구원은 서류 제출이 완료되면 검토 후 인사위원회에서 채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공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과학계 연구인력을 완전한 블라인드로 채용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능력 위주로 연구원을 선발하는 과학계의 수월성 원칙을 무시한 데다 연구 경쟁력마저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공동채용방식 도입 “신입 사원 100명 선발 시 문제 출제와 시험장 확보, 면접위원 선정 등 약 5억원의 비용이 든다. 채용 비용이 더 들면 과정을 더 철저히 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블라인드 채용에 따른 과다한 비용과 부담을 줄이고 공정성 제고를 위해 인사혁신처와 같이 공공기관 채용을 총괄하는 기관 설립 필요성을 제안했다. 불공정 채용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과학기술계도 마찬가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올해 정부출연연의 신규 인력 채용에 공동채용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소속된 25개 출연연 중 17곳이 참여한다. 원서 접수와 통합필기시험은 NST가 실시하고 각 기관이 서류 및 면접, 최종 선발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행정직은 1개 기관만 응시할 수 있고, 연구직은 중복 지원을 허용하기로 했다. 구직자 간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일부 응시자의 중복 합격으로 인한 인력 공백 방지 및 특정 출연연의 과소 지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개별 채용에 따른 문제 출제와 고사장 운영 등의 행정비용도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 한국과학기술원 등 4대 과기원에 근무하는 교원과 연구원, 인사 실무자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면서 “현장 간담회 등을 거쳐 개선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NYT, “아이오와 코커스, 100곳 이상 오류 가능성”

    NYT, “아이오와 코커스, 100곳 이상 오류 가능성”

    집계·개표 결과 발표가 장시간 지연되는 대혼란을 겪은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아이오와 코커스와 관련해 집계 결과에 100여건의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아이오와 코커스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의 100개 이상 선거구에서 집계 결과에 일관성이 없거나 데이터가 누락된 사례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부정확한 자료가 제출됐고, 특정 후보에게 대의원 수가 잘못 할당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종의 당원대회인 아이오와 코커스는 참여한 당원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를 밝히고, 여기서 15%의 득표를 얻지 못한 소수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는 다시 15% 이상 득표를 얻은 후보 중에 한명을 고른다. NYT는 적어도 70개 선거구에서 1차 투표와 2차 투표에서 각각 작성된 투표수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2차 투표 중간에 불법적으로 새로운 유권자가 참가하지 않는 이상 이처럼 숫자가 다를 수는 없다. 결국 집계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온 것이다. 또 기초선거구별로 할당된 대의원을 주자들에게 잘못 배정하는 사례도 15건 이상 발생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때문에 1위를 놓친 후보 캠프에서는 피터 부티지지 사우스밴드 전 시장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이번 코커스 결과에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97%까지 개표 상황에서 부티지지에게 0.1%포인트 뒤지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측은 특히 이번 개표 결과에 대한 의심이 큰 상황이다. 샌더스는 1차 투표에서 자신이 부티지지보다 6000표 가량 앞섰다며 이번 코커스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같은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아이오와민주당 측에 재확인을 요구했다. AP통신은 톰 페레즈 DNC 위원장이 이날 트위터 계정에 “이제 더는 안 된다”며 “나는 대의원 선정 계획의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과 그 결과에 대한 대중의 확신을 보장하기 위해 아이오와 민주당에 즉시 재확인(recanvass)을 시작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재검표까지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당에 경선 결과를 다시 집계하도록 요구하며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성중기 서울시의원 “강남서 받은 기부채납을 강북에? 법도 무시하는 박원순 시장의 몽니”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기부채납을 현금으로 받아 다른 자치구에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강남구 주민들이 “강북표심을 노린 전형적인 강남 역차별 전략”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성중기 서울시의원(강남1·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공공기여 비용부담 운영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했다. 강남·서초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의 지구단위계획구역을 개발할 때 발생하는 기부채납을 토지나 건물이 아닌 현금으로 받아 다른 자치구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용역의 골자다. 기부채납은 무분별한 도시개발을 막고 개발(정비)구역 내 공원, 도로, 학교 등 공공시설 확충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개발에 따른 이익의 일부를 공적용도로 환원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된다. 현행 국토계획법 시행령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수립할 때 기부채납을 토지나 공공시설로 한정하고 있다. 5000㎡이상 규모의 토지에 대해서만 개발주체와 자치단체 간 ‘사전협상’을 전제로 현금 기부채납이 가능하다. 토지·공공시설·현금 등 기부채납은 관할 자치구 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미 2013년 도로나 공원 등 공공시설이 불필요한 정비사업지의 경우 해당 시설이 필요한 인근 정비사업지로 기부채납을 넘기는 방식의 ‘박원순式 기부채납 이양제’를 시도한 적이 있다. 2016년과 2018년에도 유사한 취지로 국토부에 법 개정을 건의했었지만 이 역시 다른 자치구에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에 따라 무산된바 있다. 서울시의 이번 용역에 대해 성중기 의원은 ‘제도와 절차를 무시하고 몽니를 부리는 박원순式 일방통행이 총선을 앞두고 또 재현되었다’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적재산의 일부를 공적용도로 기부하여 개발지 내 환경조성에 기여한다는 기부채납의 취지에 비추어볼 때, 민간이 한정된 목적으로 기부한 재산을 공공기관이 다른 용도로 임의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유용이라는 것이 우선적인 이유이다. 강남지역 역차별 논란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실제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폭등 등을 이유로 재건축 연한이 이미 상당기간 초과된 압구정과 개포동 일대 대단지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주거환경 노후화에 따른 불편과 위험에 대한 주민들의 호소도 불구하고 압구정지구의 경우 지구단위계획(안)은 최근 몇 년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또한 성중기 의원은 “강남에 대한 타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기고, 지역 간 갈등과 불평등 문제를 교묘히 이용하는 악의적인 전략으로 비춰질 수 있다.”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현행법에서 용도를 제한하고 있고, 국토부 역시 몇 차례나 부동의 한 사안을 굳이 현 시점에서 재론하는 것을 두고, 총선을 염두에 둔 ‘강북표심 잡기’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잠정 중단되기는 했으나 박원순 시장이 직접 나섰던 자치구별 2020년 서울시 예산설명회를 두고도 같은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강남구 주민들은 취임 이후 한 번도 갖지 않았던 주민설명회를 굳이 총선을 앞둔 시점에 대대적으로 개최한다는 점에서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또한 일부 언론의 취재 결과 현재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사이에서는 기부채납 등을 비롯하여 연초 박시장이 발표한 ‘부동산공유기금’ 등에 관한 공식적인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성중기 의원은 “강남은 재정자립도가 높아 서울시의 일반 교부금을 전혀 받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강남의 세수 중 일부는 서울시의 타 지역 발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서울시가 강남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기여는 과소평가하고 그 혜택은 누리고자 하는 이중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단호하게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성중기 의원은 “금번 서울시의 용역은 불공평한 방법으로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모순된 발상”이라고 한 번 더 강조하고, 서울시가 더 이상 특정지역에 대한 의도적 배제와 차별이라는 논란을 만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호주] “나가!”...신종코로나 위험에 한국계 여학생 퇴거 논란

    [여기는 호주] “나가!”...신종코로나 위험에 한국계 여학생 퇴거 논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위험을 두려워한 호주 여학교가 한국계 여학생을 기숙사에서 퇴거시키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이하 현지시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국계 여학생과 피터 김으로 공개된 아버지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10학년(고1) 여학생은 지난달 한국 가족을 떠나 27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시드니 북부 고든에 위치한 레이븐스우드 여자 사립학교 기숙사에 입소했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이 입소한지 몇시간 만에 이 여학생이 지난해 10월 상하이를 여행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다며 자가격리를 하라며 기숙사에서 퇴거 명령을 내렸다. 피터 김으로 소개된 학생의 아버지는 “우리 딸이 지난 10월에 상하이를 갔다 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에 감염되지도 않았고, 감염자와 접촉한 일도 없으며, 기숙사 입소 전에 건강 검진을 받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집을 떠나 제2의 집으로 생각하고 기숙사 학교에 보냈는데 수업 참여를 금지 하는 것도 아니고 아예 집과 같은 기숙사를 떠나라 하는 것은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학교의 과잉반응"이라고 호소했다. 레이븐스우드 여학교의 앤 존스턴 교장은 "그 여학생이 겪었을 불편함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유례가 없이 확산되고 있는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학생과 교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인 예방 조치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조치가 적정하지 못하다는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호주 SBS 뉴스에 "우리는 이번 조치가 적정치 못하다거나 학생에 대한 불공정, 혹은 차별적이라는 비난을 인정할 수 없으며 이번 조치를 번복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학교는 이어 "우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을 따랐을 뿐"이라고 발표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중국을 방문한 학생들에게 14일 동안의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으며, 지난 1일 호주 정부는 중국에서 출발하거나 중국을 경유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 하였다. 지난주에 개학을 맞은 호주의 많은 학교가 자가격리 지침을 내렸지만 레이븐스우드 여학교처럼 학생을 기숙사에서 바로 퇴거시키지는 않는다. 시드니 동부 웨일벌리에 위치한 세이트 캐서린 기숙사 학교는 해당 학생들이 자가격리 기간 동안 머무를 수 있는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컴퓨터를 통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브리즈번에 위치한 기숙사 학교인 스튜워솜 스쿨에서는 중국을 다녀온 10명의 중국인 학생들을 2주 동안 분리된 공간에서 생활하게 하고 매일 건강 검진을 하기도 했다. 한편 해당 한국 학생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해 바로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추 장관 “공소장 공개 잘못된 관행”…“노무현 두번 우롱”

    추 장관 “공소장 공개 잘못된 관행”…“노무현 두번 우롱”

    법무부가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사건을 시작으로 공소장 원본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공소장 공개는) 잘못된 관행이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국회의원실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곧바로 언론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는 잘못된 관행이 있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은 비공개 결정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동안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가 곧바로 언론에 공개돼 국민이 공개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같이 형사절차에 있어 여러 가지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에서는 여러 차례 숙의를 거쳐서 더이상 이런 잘못된 관행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공소장 (원문)에 대해서는 재판절차가 시작되면 공개된 재판에서 공소장의 세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조국 전 장관 재임 중인 지난해 12월 만들어진 법무부 훈령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언급하며 “이를 법무부가 만들어놓고 스스로 지키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법무부 비공개 결정에도 이날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해서 유출이 됐는지는 앞으로 확인을 해 봐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전날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13명의 공소장 원본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으로도 공소장 원문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국회로 대표된 국민의 알권리를 도외시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05년 노무현정부 당시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된 공소장 국회 제출 규정을 15년만에 처음으로 깼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추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의 국회 제출을 막은 것에 대해 “그만큼 울산 관권 부정선거의 진실을 감추고 싶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하 책임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추 장관의 궤변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소장 제출을 처음 지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에 이어 두 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대표는 “지은 죄가 워낙 많아 감출 것도 많겠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범죄를 감출수록 문재인 정권의 몰락만 앞당길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추 장관이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에 대한 공소장 제출을 거부한 이유로 이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의 적폐 수사에 대한 (공개된) 공소장만 수백 건인데 그것은 불공정한 재판을 위해 제출됐다는 것인가”라며 “추 장관의 논리라면 처음 공소장 제출을 실시한 노 전 대통령은 불공정 재판, 인권 침해를 위해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이 된다”고 말했다. 하 책임대표는 “공소장의 국회 제출 거부가 추 장관의 단독지시인지,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이거나 추 장관의 복화술사라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나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시켰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中企에 갑질”… 맥도날드·이수건설 등 5개사 檢고발

    한국맥도날드를 비롯한 5개 기업이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조만간 검찰에 고발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4일 제11차 의무고발 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맥도날드, 협성건설, 이수건설, 엔캣, 하남에프엔비 등 5개 기업에 대해 하도급법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하기로 했다. ‘의무고발 요청’이란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사건 가운데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나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사건에 대해 중기부가 고발을 요청하는 제도다. 앞서 맥도날드는 22명의 사업자와 가맹계약을 체결하며 가맹금 5억 4400만원을 예치기관에 넣지 않고 직접 수령하는 등의 행위로 과징금 5200만원을 받았다. 중기부는 맥도날드의 위반행위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오랜 기간 지속됐다고 판단해 고발을 요청했다. 불공정 하도급 계약을 체결해 41억 6300만원의 과징금과 재발방지 명령을 처분받은 협성건설에 대해서도 고발을 요청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군대에서 ‘나이키’ 입게 될까?…군납 문턱 낮췄다

    군대에서 ‘나이키’ 입게 될까?…군납 문턱 낮췄다

    방위사업청이 급식과 피복 등 군용품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시중의 우수한 상품을 그대로 군에 납품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했다. 또 군용품에 대한 장병의 불만이 발생하면 바로 현장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방사청은 4일 이 같은 방인이 담긴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방사청은 장병의 군용물자 품질에 대한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우수 상용품은 군대에 그대로 납품될 수 있도록 조달 방식을 ‘구매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 군용물자는 군이 규격이나 구매요구서에 요구사항을 세부적으로 명시해 상용품 기준과 차이가 발생하고 품질이 뛰어난 시중 물품의 군내 반입이 어려웠다. 방사청은 개선안을 통해 군용물품에 대한 필수 요구사항만을 제시해 물품의 적격심사 기준을 간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잡채볶음밥, 통새우볶음밥과 컴뱃셔츠 등 5가지 물품에 대해 군납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규격과 가격조건이 합당하면 장병이 원하는 시중의 물품을 구매방식으로 도입하게 된다. 향후 품목의 확대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는 군대에서 해외 브랜드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기존 조달기준이 복잡하고 방대해 민간업체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군납에 참여하기 용이하도록 절차를 간소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사청은 이달부터 전국에 ‘계약 불만 제로센터’를 운영해 군용품을 사용하는 장병이 사용에 불편함이 있으면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기존에 방사청은 예하 조직인 기술품질원을 통해 군용품의 실태를 조사해 왔지만 이번 제도 개선으로 신고 창구를 일원화했다. 장병이나 장병의 부모님 등 누구나 군용품에 대한 불만족을 전국 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방사청은 해당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을 조사한다.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생산현장 등에 불시점검을 나선다. 점검 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후속조치를 통해 불량업체를 선별해 나가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현장기동점검반에 80여명의 인원이 참여해 신고가 들어오면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쳐 바로 현장에 나가 후속조치를 즉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여전히 남아있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제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업체에 대해 최근 3년간 불공정행위 이력을 평가하고 심사에서 감점한다. 이력평가 점수가 5점이면 심사에서 0.5점을 감점하고 20점 이상이면 최대 2점까지 감점하기로 했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이번 개선안을 통해 우수 군용물자를 조달해 우리 장병의 병영생활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슈퍼볼 시작! 트럼프 vs 블룸버그 초당 2억원 광고전쟁

    슈퍼볼 시작! 트럼프 vs 블룸버그 초당 2억원 광고전쟁

    3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슈퍼볼 광고전쟁이 시작된다. 두 사람 모두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즈와 캔자스시티 칩스가 맞붙는 북미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TV 중계 중간에 나가는 60초 짜리 광고를 1100만달러(약 130억원)에 구매했다. 초당 우리 돈 2억원을 쏟아붓는다. 워낙 두 사람 모두 갑부이긴 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초짜리 광고시간 2개를 구입해 하나는 자신의 취임 이후 흑인과 히스패닉의 임금이 올랐고 실업률이 낮아졌음을 부각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다른 하나의 광고 내용은 끝까지 철저히 감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볼 킥오프 3시간 전에 인터뷰를 하는 관례를 좇아 평소 자신을 지지하는 층이 맹목적으로 시청한다고 알려진 폭스 뉴스의 션 헤니티(본인의 비공식 고문이기도 하다)와 마주앉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선에 미치 영향, 탄핵 심판 표결 얘기만 늘어놓았다. 헤니티는 슈퍼볼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야후! 스포츠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과정이 “아주아주 불공정하다. 모조리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60초 분량인 블룸버그 전 시장의 광고는 풋볼 선수가 되려 했지만 2013년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한 20대 남성의 어머니를 등장시켜 총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총기규제에 소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도다.한 광고 분석업체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까지 벌써 2억 2600만달러를 써 모두 2억 8900만달러를 지출, 이번 대선에 나서는 주자 중 1위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해 경제 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400대 미국 부자 순위’에 534억 달러(64조원)의 재산으로 8위에 올라 후원금을 모금하지 않고 자비로 선거운동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억 달러로 공동 275위에 올라 있다. 공격적 광고 덕분인지 블룸버그 전 시장은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29~30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성향의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 12%의 지지율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주자 중 3위로 올라섰다. 특히 그의 광고에는 과거 업적을 소개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2580만 달러를 광고에 지출했고, 그를 지지하는 공동모금위원회는 별도로 2470만 달러를 디지털 광고에 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블룸버그 전 시장을 부쩍 공격하는 일이 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블룸버그 전 시장이 ‘가짜 뉴스’와 협력해 자신을 공격하는 광고에만 돈을 쓰고 있다며 “그는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돈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블룸버그가 민주당 경선의 유력 주자로 부상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항해 흥행에 도움이 되라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경선 과정을 조작하려 한다고 몰아붙였다. DNC가 대선 주자들의 TV토론 참여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는데, 샌더스 의원 측을 비롯해 민주당 일부 주자들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참여를 허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나처럼 여론조사에서 갑자기 (지지율이) 상승할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맞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절필 #권리찾기 #원고청탁거부

    #절필 #권리찾기 #원고청탁거부

    문단 “불합리한 관행 깨야” 성토… 자음과모음 소설 공모에도 영향올 초 불거진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6일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가 ‘단편 저작권을 출판사 측에 3년간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계약서 조항에 반발해 우수상 수상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이어 31일에는 전년도 대상 수상자 윤이형 작가가 절필을 선언했고, 동료 작가들이 이에 연대해 이상문학상 주최사인 문학사상사 업무 거부에 나섰다. 이 사태는 여타 문학상에 대한 문제제기, 부당한 원고 청탁에 대한 거부 등 문단 전체에 대한 성토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제대로 사과하라”… 문학계 지지 여론 확산 작가들은 문학사상사의 제대로 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문학사상사는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문제가 된 조항이 직원 실수로 우수상 수상작에도 포함됐다는 언론 보도가 전해지며 작가들의 공분을 샀다. 급기야 윤이형 작가가 트위터에 “제가 받은 이상문학상을 돌려드리고 싶다. 부당함과 불공정함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며 절필을 알려 문학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윤 작가는 전날 서울신문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제 작품이 누군가를 착취하고 이득을 얻는 것 같아 수치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며 절필 이유를 밝혔다. 그는 문학사상사 대표를 향해 공식 입장 표명과 사과, 운영 개선 등을 요구했다.전년도 우수상을 받은 최은영 작가도 같은 날 트위터에 “분별없이 수상에 동의하고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기에 올해 수상 작가들에게까지 피해가 갔으리란 생각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모든 책임을 직원 개인의 ‘실수’로 몰아가며 자신들의 부당한 행동을 반성하지 않는 문학사상사에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작가들의 문제 의식에 공감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문학사상사 보이콧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동료 작가들은 ‘#문학사상사_업무_거부’ 해시태그로 의지를 드러내고, 구병모·황정은·조해진·권여선·장류진·정세랑·함정임 소설가, 오은·권창섭 시인 등이 이에 연대했다. 독자들도 ‘#문학사상사_소비_거부’, ‘#문학사상사_독자_보이콧’ 등으로 동참하고, 동네서점 몇 곳은 문학사상사 책을 입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문학사상사 측은 묵묵부답이다. 서울신문은 문학사상사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매년 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커버스토리를 담았던 ‘문학사상’ 2월호는 이번 호를 ‘시 공동 창작’ 특집으로 꾸렸다. 수년간 이상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권영민 미국 UC버클리대 연구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상의 운용에는 관여하지 않아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작가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상금=선인세’ NO… 다른 문학상도 내용 정정 문학사상사 보이콧 사태는 다른 문학상 관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한 신인문학상 공모 내용을 정정했다. 상금 500만원을 두고 ‘인세가 상금을 상회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인세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다가 삭제했다. 상금을 선인세로 공제하고, 출간을 전제로 한 장편소설 공모가 아닌데도 단행본 계약을 강제한다는 데 이의 제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부당한 원고 청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나온다. ‘소정의 고료’로만 통용된 출판계 관행에 대한 반기다.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인 이원석씨는 “올초 고료를 미리 밝히지 않은 원고 청탁을 거절했다”며 “함께 등단한 신인 작가들과 연대해 목소리를 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를 문학 출판 제도의 현대화가 이뤄지는 과정이라고 본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는 “예술을 노동과 멀리 떨어뜨린 예술관에 대한 이의 제기가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과거에 비해 문예지가 중심이 된 출판사의 권위 약화, 저작권 개념에 대한 문제 의식 강화로 일어나는 일”이라며 “궁극적으로 해외 사례처럼 저작권을 관리하는 에이전트 시스템을 널리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불공정 해소” vs “탁상행정”… ‘세특 기재 의무화’ 끝없는 논란

    “불공정 해소” vs “탁상행정”… ‘세특 기재 의무화’ 끝없는 논란

    국·영·수 등 수업시수 많은 과목부터 적용 ‘복불복·한 줄 세특’ 등 부작용 방지 기대 “교사 1명이 100명 맡아 업무 과중” 우려 “발표 두 번만 해도 세특 기재 가능” 반박 정시 확대 방침, 수업 혁신 위축 회의론올해부터 국·영·수 등 수업시수가 많은 과목을 시작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모든 학생에게 기재하도록 의무화된다. 학교와 교사에 따라 ‘복불복’인 세특으로 인한 대입 불공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선 교사 사이에서는 “학교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2일 “세특의 기재 방법을 과목별로 사례를 통해 안내하는 세특 기재 표준안을 이달 안에 17개 시도교육청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준안은 세특을 기재할 때 단원별 학습 목표 및 성취 기준과 맞물려 ▲수업 중 학생의 활동 내용 ▲학생이 맡은 역할 ▲학생이 드러낸 학습 역량과 태도 ▲학생이 보여 준 성장과 변화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학생의 희망 직업에 대한 발표 수업을 진행하면 “‘OOO’의 직업 세계에 대해 발표했다”, “청자의 눈높이에 맞춰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했다” 등의 내용을 기재할 수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행정예고한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훈령) 일부개정령안에서 고교 학생부 세특과 관련해 “모든 학생에 대해 입력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 “교사가 직접 관찰·평가한 내용만을 근거로 자료를 입력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해 학생이 적어 온 내용을 기재하는 ‘셀프 학생부’를 금지했다. 세특 기재 의무화는 학교 및 교사에 따라 세특 기재 내용의 격차가 발생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다는 점에서 추진됐다. 세특은 학생이 수업에서 드러낸 역량과 태도 등을 교과별로 500자 이내로 기재하는 것으로 대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학생의 학업 역량을 정성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말 그대로 ‘특기사항’을 보여 준 학생에게 기재하는 게 원칙이나, 교사가 무성의하게 기재하거나 내신 등급이 다소 낮다고 기재하지 않은 학생들은 대입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는 세특의 구성 요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복불복 세특’, ‘한 줄 세특’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소설을 쓸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한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수업을 완전히 포기한 학생의 세특은 학생의 특기사항이 아닌 교사의 과목 소개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수업 참여에 부정적인 학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적어야 하는지, 이로 인해 발생할 민원을 교육당국이 책임질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사 1명당 많게는 100명 이상을 맡고 있어 업무 과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가 훈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세특 입력 범위를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해 달라”, “수업을 듣는 학생의 ‘70% 이상’으로 줄여 달라”는 의견이 쏟아졌지만 교육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에 영향을 미치는 세특의 기재 격차는 학생과 학부모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발표와 프로젝트 등을 1년에 두 번 정도만 해도 세특을 기재할 수 있다”며 세특 기재 의무화가 학생 참여형 수업의 활성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시 확대’로 수업 혁신이 위축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마스크 매점매석·사재기에 정부 칼 빼들었다…“징역 2년 가능”

    마스크 매점매석·사재기에 정부 칼 빼들었다…“징역 2년 가능”

    정부, 마스크 하루 1000만개 이상 생산 계획현 재고량 약 3110만개…24시간 공장 가동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마스크 수요가 늘면서 일부 판매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행태가 나타나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일 서울 강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24시간 공장을 가동, 하루 1000만개 이상의 마스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전체 제조사의 마스크 재고량은 약 3110만개다. 이 처장은 “마스크 생산을 위한 주요 원자재인 부직포는 대부분 국내에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원자재 공급업체에 대해서도 생산·공급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수급선 다변화, 국내 생산시설 최대가동 등을 통해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특히 정부는 범정부단속반을 편성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사재기, 매점·매석 행위 등에 대해서는 불공정 거래 행위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로 보고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 폭리 등 시장 교란 의심 업체와 도매상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고시를 신속히 제정해 이런 행위로 적발된 업자에 대해서는 2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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