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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인 의견/드러나는 정신대 만행에 국민분노 폭발/특별기고

    ◎“말로만의 사죄로는 안된다”/인간존엄성에 걸맞는 보상 뒤따라야/오선주 법박·청주대교수 지난 수세기동안 우리나라와 일본은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아왔고 일반국민의 윤리·도덕도 삼강오륜에 바탕을 두어왔다.유교는 남성우위·남성중심사상이 중핵을 이루고 있음으로하여 남성의 혼외성관계에는 매우 관대하였으나 여성의 경우 혈통의 순수성을 유지하려 가혹하리만큼 엄격하였다. 여성에게는 자의에 의한 혼외정사란 있을 수 없고 불가항력으로 성폭행을 당한 경우도 결코 용납되지 않았다.병자호란·임진왜란등 외적의 침입으로 몸을 더럽히게된 많은 여성들이 죽음으로 그 인생을 마감하였다.자결하지 못한 경우 주위의 죽음에 대한 권고가 성화 같았고,구차히 목숨을 유지하려면 죽음을 능가하는 사회적 멸시와 천대를 감당하여야 했었다. 그 순결을 생명보다 귀히 여기던 시절인 1940년대초 일제는 우리나라 여성에게 육체적·정신적 학살을 자행하였다.일제가 저지른 갖은 만행중 우리를 분노케하는 가장 못된짓은 우리여성을 동아침략군의 성적노예로 만든 것이다. 탈출을 시도하면 총을 쏘았고,만삭임신부에게도 성폭력을 일삼았다.열두살 어린이까지도 정신대로 끌어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총리는 그간 「민간인이 한 일이므로 정부의 채임 밖」이라던 종래의 태도를 바꾸어 「사죄하고 반성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양심이 살아있는 일본인교수가 종군위안부는 군부의 직접 지휘 감독하에 있었음을 방위청관련 기록문서를 들어 입증하였다.또 열두살 제자를 달래 정신대로 보냈던 일인녀교사의 참회어린 고백도 이를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국내에서도 각종 증빙서류들이 발굴·공개되어 정신대의 실체는 더 이상 외면할 수만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학교 재학중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징집된 여자가 벌써 1백명이 넘는다는 사실이 전국 각학교의 학적부를 통해 확인되었다.해방이후 징집된 자녀의 소식을 알 길이 없어 들끓던 비탄의 소리를 감안하면 정신대 수는 이의 열배 백배 혹은 그 몇배가 넘을지 모른다. 그 숫자는 계속 조사되어 근사치만이라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그러나 육신이 살아서 돌아왔을지라도 당사자와 가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은 그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가족 상봉의 기쁨도 잠시뿐,침략군을 상대했던 과거가 부끄러워 산사의 공양주로 일하면서 남의 눈을 피하다가 평생을 마친 슬픈 사연도 들었다.감히 엽렵한 낭군을 맞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부둣가 주모로 자포자기한 삶을 사는 기구한 운명의 여성을 만난 일도 있다.그들은 지금 모두 할머니가 되었다.그 백발의 할머니들이 「내 열일곱 청춘을 돌려달라」고 절규하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있다.그래서 전범 일본이 일찍이 세계의 양심앞에 부끄럽게 여겨야 했을 비인도적 만행을 다시본다. 일본은 이번 총리 방한에 즈음하여 「정신대문제는 사법처리에 의하여」해결한다는 입장이라는 소식도 들린다.일본인들은 어린이에서부터 「혼네」(본음=주의·방침)와 「다데마에」(건전=진심)를 배우며 자란다고 한다.그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말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어디서부터가 수식어인지 알지 못하고서는 외교적 성공을거둔다는 일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기술협력이라는 명분으로 기술이전 문제를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기술이전을 말하기 전에 그들이 어떻게 기술을 개발했고 또 어떤 방식으로 경제 향상을 도모하였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그들은 근대화과정에서 우리를 수탈하였고,한국을 식민지화 한데서 온 우리의 분단은 결국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살찌웠다. 정신대문제는 천인공노할 비인륜적 인간수탈이다.따라서 정신대보상문제는 결코 「사법처리」운운으로 회피할 수 없는 일이 분명해진다.일왕의 「통석의 염」에서 그랬듯이 총리의 「사죄와 반성」역시 한갖 「다데마에」에 지나서는 안된다.또 일본관방장관이 최근 종군위안부와 관련한 공식담화에서 「한반도」란 말을 거침없이 되풀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혼네」가 어디에 있는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도 여러 사정으로 미온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정부도 정신대실태조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할 방침이라고 한다.우리 정부의 대응책을 기대하면서 일본에는「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걸맞는 정신적 물질적 보상을 요구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독의 대유태민족 사죄 본받아야/이태영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일본인 자신들이 문화국민이라면 비인간적인 과오에 대해 가슴 아프게 느끼고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바이츠제커대통령은 통일독일 취임식에서 조상들이 이스라엘민족을 살해하고 주변 국가들을 얼마나 괴롭혔는지에 대해 언제나 책임을 느끼고 사과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많은 독일 청년들이 지금도 여름이면 이스라엘에서 자원봉사를 하는등 과거에 대해 사죄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어린 국민학생까지 강제로 끌고가 사람을 사람취급하지 않았던 일제만행에 대해 명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방법이 무엇이던간에 최대한의 위로를 보내야 한다.그들의 조상들이 저지른 과오는 백번 천번 사과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정부는 떳떳하게 보상 요구하길/이계경 여성신문 발행인 중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군인들의 성욕처리의 수단으로 한국의 어린 여성들을 이용하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이같은 행위의 이면에는 여성천시 사상도 깔렸지만 그보다우리 민족을 말살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이러한 이유로 여성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신대 문제를 거론해 왔다.다만 국가적인 문제로 받아들인 것이 너무 늦은감이 있다.하나의 사례를 남기는 일이기 때문에 일본정부 상대의 보상청구소송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계뿐 아니라 정부도 떳떳하게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면서 사례수집과 자료발굴등 진상조사가 계속되길 바란다.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행동 절실/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명예회장 정신대문제가 한일간의 주요쟁점으로 떠올랐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너무 늦었다.국민학생 제자를 정신대로 보낸 일본인 담임선생이 한국에 와서 그렇게 사장됐던 자료를 찾아내고 사죄하는 이 마당에 한일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우리 정부가 전후 보상문제를 철저히 매듭짓고 물심양면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면 대일 무역적자문제도 오늘날처럼 심각해지지는 않았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생존해있는 피해 당사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용기를 갖고 나서서 생생한 목소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정부·민간차원 모두가 철저하게 진상을 파헤치는 연대의식을 가져야 할것이다.
  • 까치는 말이 없다/이건영 사회2부기자(오늘의 눈)

    대학입시일인 17일 일어난 전철사고를 둘러싸고 보인 철도청과 한전의 수습태도는 너무도 실망스러운 것이었다.공기관끼리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떠넘기기」의 전형적인 한 판으로 밖에 볼 수 없어 안타까운 감마저 들었다. 사고는 시흥역 구내에서 역구내를 가로지르는 2만2천9백v의 고압선 한가닥이 끊어져 내리면서 밑에 있는 2만5천v 전철전력공급선과 합선,공급선 7개가 절단돼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철도청은 고압선이 끊어져 일어난 사고이므로 고압선 관리자인 한전측에 책임이 있다고 열을 올렸고 한전은 고압선에 이물질인 「비맞은 까치 한마리」가 앉는 바람에 고압선의 저항이 급상승,고압선이 끊어진 불가항력적 사고였다고 발뺌했다. 책임이 있다면 한전이거나 까치이지 내탓은 아니라고 천연덕스럽게 항변했다. 낡은 고압선이 끊어질 때에 대비한 안전망을 설치하지 못했다거나 수험생 수송에만 신경을 쓰느라 사고대비책을 마련치 못했다고 하는 반성의 기미를 어디서건 찾아볼 수가 없다. 이날이 어떤 날인가.새삼 우리 사회에서 대학입시가갖는 의미를 덧붙이고 싶지는 않다. 특히 수도권지역에서는 이날 극심한 교통난이 있을 것이라고 벌써부터 예상됐던 터가 아니었던가.그렇다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철저한 사전점검이 있었어야 했다.지하철이나 전철의 경우 수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제1의 교통수단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잦은 사고중에 지난 10일 고교연합고사일에도 구로기지변전소 정전사고로 전철운행이 중단돼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을 골탕먹인 선례가 있어 비상점검은 당연히 있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올해의 대입시와 고교연합고사는 전철이 망가뜨린 셈이 됐으며 전철은 「지옥철」이라는 오명에 「지각철」이라는 불명예까지 뒤집어 쓰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사전대비책이 없었기 때문에 사고이후에도 복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5천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웠다.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도 더러 있었다고 하니 이들에 대한 장래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까치책임론」을 들고나온 관계자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말에 일종의 배반감을 느꼈을 것이다. 감전사한 까치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몰라도 설사 까치로 인한 사고였더라도 나몰라라 하는 식의 책임회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태수습태도 하나 하나가 정부의 공신력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 “서울 범죄 세계3위” 민생치안 추궁(국감초점)

    ◎“대학원생 사망 불행하나 파출소 습격 용납 못해” 18일 국회법사위의 법무부에 대한 감사에서는 수서사건·오대양집단변사사건등 대형사건과 검찰인사의 문제점 등이 폭넓게 제기된 가운데 여야의원들은 특히 17일 발생한 서울대 대학원생 「공포탄」사망사건을 계기로 민생치안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검찰권행사의 중립성 여부에 초점을 맞춰 총론적인 정치공세를 편 반면 여당측은 화염병시위 근절대책과 마약·밀수 예방대책등 「범죄와의 전쟁선포」 이후 민생치안의 미비점을 각론식으로 따졌다. 유수호의원(민자)은 시위현장을 지나다 경찰의 유탄에 맞아 사망한 한국원씨 사망사건과 관련,『총기를 함부로 난사한 행위가 정당방위인지 과잉방위인지 신중히 가려내 과잉방위일 경우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면서 『경찰서나 관공서를 점령하는등 반역사적인 화염병시위꾼들도 철저히 색출해 엄중히 처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승형의원(민주)은 『발포원인이 어디에 있든 이같은 생명경시 풍조는 도저히 있을수 없는일』이라면서 『당장 내무위가 지방감사를 중단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제태의원(민자)과 오탄의원(민주)등 여야의원들이 『경찰직무집행법상 총기는 불가항력의 경우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된만큼 총기사용경위를 철저히 가려야 할 것』 『이번 사건은 경찰관의 직권남용에 의한 과실치사일 뿐 아니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까지 적용할수 있다』며 가세. 답변에 나선 김기춘법무장관은 『한밤중에 정부기관을 습격한 행위도 원칙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지만 총기발포로 시민이 사망한 것도 불행한 일』이라며 『아직 사건내용을 정확히 보고받지 못해 책임있는 답변을 할 형편은 아니나 앞으로 검찰이 철저히 조사해 진상이 밝혀지면 책임을 따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의원들은 『서울의 범죄율은 세계3위,신고율은 최하위인 치안부재의 현장』(신오철의원·민자),『청와대 사정반의 지휘아래 공직자 호화사치생활을 집중단속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조롱하듯 억대 외제차를 무분별하게 반입해 오는기업 2세들이 생겨나고 있다』(오탄의원)는등 「범죄와의 전쟁」선포 이후 민생치안의 허점을 신랄히 추궁했다. 이에대해 김장관은 『범죄와의 전쟁선포 이후 2백94개 폭력조직 대부분이 와해됐고 살인·강도·강간등 강력범의 8.6%가 감소된 반면 검거율은 30% 증가됐다』면서 『밀수근절을 위해서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을 현실화하고 밀수추정물품에 대한 몰수방안을 연구하는등 범죄와의 전쟁 제2단계 대책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측은 『소련및 동구권의 변혁과 북한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 국가보안법은 민주질서 보호법으로 개정해야 한다』(오탄의원)는 등 해묵은 국가보안법개정 주장을 다시 들고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수호의원은 『이제 역사는 자유민주주의의 대승리로 끝난 것』이라면서 『북한체제가 유일사상을 고수하고 자유민주주의 전복세력이 아직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보안법 폐지는 물론 개정은 절대 안된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고 김장관도 『남북이 유엔에 가입했다 해도 북이 아직 대남적화노선을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보안법을 개정할 이유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 일은 북한 승인에 신중하라(사설)

    일본과 북한의 관계개선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입장은 언제나 애증병존의 것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북한의 위험한 고립을 막고 파탄의 경제를 도우며 개방과 개혁의 길로 인도해 남·북한관계개선과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신중한 추진의 측면에서 우리는 그것을 환영한다.그러나 그것이 북한의 군사력증강을 도울 수도 있고 개방과 개혁을 거부하고 「공산주의를 고수」할수 있는 여유를 주며 우리와의 관계에 대한 태도를 오히려 경화시킬 수도 있다는 성급한 측면에선 우려와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4차례에 걸친 일본·북한수교협상은 물론 일본의 북한국가승인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접하면서 우리는 성급한 측면의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오는 17일이면 남·북한유엔동시가입도 이루어진다.일본의 대북한수교와 관계개선은 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할 불가피한 상황인지 모른다.그리고 일본의 북한승인과 수교의 촉진은 환영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역시 문제는 북한이다.북한은 세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가.일본의 대북승인과 수교교섭은 북한을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유도할 것인가.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우리는 그런 우려의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유엔가입과 관련해서 보여준 북한의 행동이나 핵무장고집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계속되는 대남비방과 선동은 무엇이며 콜레라핑계의 남·북고위급회담 트집이나 평양77그룹회의 참석 우리 대표단에 대한 국제상식을 벗어난 무례한 행동은 또 어떤가.「공산주의 고수」를 거듭 다짐하면서 마르크스주의 포기를 들먹이는 북한이다.유엔가입과 핵사찰협정조인 같은 불가항력의 변화는 수용하면서 북한은 말만의 위장된 변화로 세계를 기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일본의 성급한 북한승인및 조기 수교 추진엔 희망과 기대보다는 우려와 경계심을 먼저 갖지않을 수 없다.일본은 스스로의 목적을 위해 자청해서 북한에 속아주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북한은 한국이 일본의 발목을 잡는다고 불평한다.일본은 한소관계도 수립되었으며 북한도 변하고있는 지금 일·북한수교는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그럴지도 모른다.그러나 경제파탄속에 국민은 굶기면서 1백만군대와 엄청난 군비는 유지하고 핵개발도 추진하는 북한을 우리는 우려한다.그런 북한지원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소련이 한국을 승인하고 수교한 것은 양측이 모두 변한 결과다.민주화개혁과 개방의 우리는 북한을 포함하는 중·소등 공산권에 문호를 개방한지 오래다.소·동구는 물론 중국까지 그런 우리의 변화에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미·일등 서방세계도 중·소가 한국에 하듯이 북한을 승인하고 수교해야한다고 주장하려면 북한은 스스로가 먼저 말이 아닌 행동의 실질적인 변화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신중한 대북한승인·수교를 반대하지않는다.그러나 서방세계의 지도적 민주국가를 자처하는 일본은 북한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일본이 눈앞의 국익에 집착한 나머지 그러한 책임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일본은 북한의 그릇된 고집을 용납하는 조기 승인·수교로 한반도의 남북대화진전과 평화민주통일을 방해하고 북한의 「1당독재 공산주의고수」를 돕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일본은 남·북한리간의 한반도 분할지배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처신해 주기를 당부한다.
  • 수재민에게 용기를…(사설)

    태풍 글래디스호가 아랫녘을 강정하고 갔다.태풍치고는 그다지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다소 만심을 했다가 허점을 찌르듯 덮쳐온 폭우로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말았다. 24일 낮까지 집계된 것만으로 92명이 죽거나 실종되었고 3만여명의 이재민을 냈다.인명도 컸지만 재산상의 피해도 막대한 것 같다.이미 2백억 이상의 손실이 집계되었고 몇개의 공단이 물에 잠겨 8백78개업체가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태풍은 천재지변이므로 불가항력의 사태였던것 만은 틀림이 없다.더구나 이번 태풍은 통상적인 태풍이 거치는 경우와도 어긋나 속도는 느린대신 엄청난 폭우를 동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결과적으로 조금 만심을 했던 탓으로 그 타격이 더 커진 셈이기도 하다. 다가올 재란에 대하여 이렇게 마음이 해이해 있을 때면 으레 불의의 큰 피해가 다가오곤 하던 것이 우리의 경험이다.예상되는 재난에 대해서는 항상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부산같은 큰 국제적인 도시가 아무리홍수가 졌다지만 도심에서 배를 띄울 만큼 물이 들었다는 것은 도시의 기반시설을 의심해보아야 할 일인 것이다.여전히 산사태,제방 무너짐 같은 일이 큰 피해의 원인이 되는 점도 재점검해서 알아보아야 할 일인 것이다.해마다 되풀이되는 상습지역에서 또 거듭된 수재가 적지 않았다는 것도 한심스런 느낌이다.예보가 빗나간 것으로 인해서 당한 피해도 좀더 줄일수 없었는지 의심스럽다. 어쨌든 지금 시급한 것은 재해를 복구하는 일이다.졸지에 재난을 당해 가재도구는 물론 삶의 근거와 이뤄놓은 전재산까지 모두 잃고 거리에 나앉아 있으면서 당분간 돌아갈 곳도 없는 이재민이 몇만명이나 된다.이런 이웃을 구호기관에만 맡겨두고 외면할 수는 없다.윗녘이 당했을 때는 남녘의 동포들이 달려왔듯이 이번에 무사한 지방의 이웃들이 함께 나서서 고통을 줄여주어야 허탈하고 실의에 빠진 그들에게 최소한의 위로라도 줄수 있을 것이다.재난처럼 공평한 것이 없다.오늘은 남의 일이었던 것이 곧바로 내일이면 나의 일이 된다.나의 일이 아닐때 따뜻한 마음으로 남을 위로하면 그것이 저축되었다가 이후,내가 당했을 때 이자를 늘려 돌아오는 것이 삶의 오묘한 이치다. 특히 콜레라가 미처 소멸되기전에 수해가 닥쳐서 더욱 걱정스럽다.모든 전염병이 다 그렇지만 그중에도 콜레라는 수인성이어서 수해지가 유난히 위험하다.방역대책을 서둘러야 하고,수재민 스스로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식수를 공급하는 기업이 있다는 소식은 그나마 대견하게 느껴진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서 생업에 돌아가기까지 용기를 잃지 않도록 재난을 당한 이들에게 격려를 보낸다.시련을 극복하고 나면 틀림없이 더 큰 행운이 새롭게 다가올 것을 믿고 어려움을 참도록 간곡히 당부한다.
  • 「공산당나팔수」소 언론 “대수술”/옐친의 「언론포고령」무얼 뜻하나

    ◎「선전선동」기능 배제… 「자유언론」으로/신문서 마르크스심벌 삭제/개혁지향적으로 면모 일신/재산도 국유화… 공산당과 연결 “원천봉쇄”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는 마르크스와 레닌의 심벌을 발행인란에서 삭제했다.쿠데타 실패 이후 권력구조개편과 함께 소련의 관영언론도 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소련 관영언론의 체질 변화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의 언론 포고령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옐친대통령은 23일 포고령을 통해 6개 공산당기관지를 잠정적으로 정간시키고 자산을 국유화했으며 관영 타스통신과 반관영 노보스티통신사 사장을 전격 해임시켰다. 옐친의 이같은 조치는 언론을 공산당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실패이후 정치적 힘을 크게 상실한 공산당은 언론에 대한 영향력도 함께 잃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옐친에 의해 정간된 신문들은 소련 언론의 상징인 프라우다를 비롯,소비에츠카야 로시야·글라스노스트·라보차야 트리부나·모스코브스카야 프라우다·레닌스코예 즈남야지 등이다. 이들 관영언론들은 과거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주요 매체들이었다.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사회를 변화시키면서 이들 관영 매체들도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그러나 관영언론들은 늘 공산당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보수적 성향을 견지해온 것이다. 관영 타스통신을 비롯한 공산당기관지들은 이번 쿠데타에서도 쿠데타 주도 세력의 선전매체구실을 했다.이들은 고르바초프의 실정을 비난하고 신지도부의 공식발표들을 충실히 보도했다.어느 쿠데타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이번 쿠데타세력들도 우선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에 관영언론들이 이들의 명령을 거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쿠데타 지도자들은 거사당일인 19일 고르바초프 집권이후 8천5백여개로 늘어난 신문 가운데 9개를 제외한 모든 신문들을 정간시킨바 있다. 옐친대통령은 그러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아니라 관영언론들이 쿠데타에 공모했다고 주장한다.그는 타스통신의 레프 스피리도노프사장과 노보스티통신의 알베르트 브라소프사장이 쿠데타세력에 「동조」했다며 이들을 해임시켰다. 옐친은 한 공화국의 대통령이면서도 전국적 기관인 타스통신의 사장을 해임하고 프라우다지를 정간시켰다.이는 옐친의 영향력이 크게 강화되었음을 말해주며 언론도 개혁지향적으로 대수술이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옐친대통령은 러시아공화국공산당이 소유하고있는 수백개의 출판관련 업체들도 국유화시켰다.공산당과 언론과의 연결고리를 끊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옐친의 강경 언론정책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옐친이 공산당기관지를 정간시키고 통신사사장을 해임시킨 것은 언론의 자유 침해라는 측면에서 쿠데타 주도세력들이 신문을 정간시킨 조치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프라우라지의 셀레즈네바 부국장은 『소련의 언론이 85년 고르바초프 등장 이전같이 한목소리만을 낸다면 파멸적인 결과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등장 이후 소련은 많은 언론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쿠데타의 와중에서도 이즈베스티야 기자들은 옐친의 성명서 게재를 허용하지 않자 신문제작을 거부하기까지 했다.이번 쿠데타 저항에서도 자유언론을 지키려는 소련 언론인들이 큰몫을 했다. 소련 언론인들은 옐친의 언론 대수술로 더욱 많은 언론의 자유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언론의 자유는 보다 빠른 속도로 소련을 개방적인 민주사회로 전환시킬 것이다.
  • 매매물건 훼손 책임회피등 성업공사 약관 8개항 무효/기획원

    성업공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부동산을 위임받아 매각할 때 사용하는 부동산매매약관중 일부조항이 낙찰자에게 매우 불리한 것으로 드러나 약관심사위원회로부터 시정권고조치를 받았다. 경제기획원 약관심사위원회는 13일 계약체결이후 천재지변등 기타 불가항력적 사유로 매매물건이 멸실 또는 훼손됐을 경우 모든 책임을 매수자가 지도록하는 조항등 성업공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있는 8개조항을 무효라고 판정하고 이를 즉각 삭제 또는 수정토록 권고했다. 약관심사위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은 조항은 이밖에 ▲명도 또는 인도소송이 법원에 계류중이거나 기타의 사유로 명도가 지연되는 경우 매도인인 성업공사가 명도 또는 인도지연의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조항 ▲매매물건의 멸실·훼손시 손해배상금의 산정을 성업공사가 하도록 한 조항 ▲계약조항의 해석에 이의가 있는 경우 매도인인 성업공사의 해석에 따르게 하는 것 등이다.
  • 「의료구제제도」 내년 도입

    ◎사고 3년내 보상청구 가능/피해자 난동 때는 형사처벌/「의료피해구제법」 시안 마련 날로 늘어나고 있는 의료사고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의료구제제도」가 내년부터 도입된다. 보사부는 7일 의료와 관련된 분쟁을 판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배상 또는 보상을 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한 「의료피해구제법」 시안을 마련,14일 공청회를 거쳐 확정하고,9월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는 의료분쟁중재위원회에 제소토록 하고 중재에 실패한 분쟁은 상급기관인 의료분쟁심판위원회에 회부하고 이 결정에 불복할 경우에는 바로 고등법원에 항소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피해구제대상은 의료인의 일방적인 과실사고로 국한해 미용수술이나 무면허의료행위에 따른 사고,시술한 의료인의 가족이나 친족에 대한 사고,의료인이 의료사고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았을 때 등은 제외키로 했다. 그리고 전염병 예방접종 등 불가항력의 의료사고는 무과실보상토록 정했다. 이와 함께 의료사고와 관련,피해자가 형사고발을 함께할 경우에는 이 제도에 따른 심판이 끝날 때까지 대상 의료인을 소추할 수 없도록 하는 등 1심판결과 같은 강제 효력을 갖도록 했다. 또 피해자가 의료기관에 대해 배상과 관련,난동을 부릴 때는 피해구제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형사처벌토록 규정했다. 피해구제신청은 의료피해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는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심판판결이 확정되면 14일 이내 피해구제기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리고 의료피해구제기금은 보사부 산하에 설치하되 의료보험진료비에서 일정비율을 갹출해 적립토록 했으며 정부도 일정액을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 외언내언

    『이 한몸 머리카락 하나에서 피부 한 쪽에 이르기까지 부모에게서 받았나니 이를 훼상하지 않음은 효의 시작이니라』 「효경」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을 가슴으로 터득한 세대는 내 목숨을 부모의 혹은 조상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목숨에 내 목숨 이상의 뜻을 부여하며 소중히 여긴다. 훼상하는 것까지 불효로 여겼는데 부모보다 먼저 죽는 불효는 더 말할 것이 없다. 설사 불가항력으로 병사를 한다 해도 부모의 가슴은 그 무덤으로 되는 것. 하물며 자살하는 경우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렇건만 전통적인 가치관이 무너지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경우들이 흔해져 간다. ◆치사사건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분신자살에 이어 한 여고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평소에 좀 내성적이었던 편. 성적표를 안보여 아버지의 꾸지람을 받았다. 유서는 『모르겠다. 세상이 싫다』. 하나의 문제에 자기중심으로만 집착하다가 선택해 버리는 죽음. 목숨을 너무 쉽게들 생각한다. 내 목숨 이상의 뜻이 있는 소중한 내 목숨임을 잊은 채. 평생을 두고 가슴에 무덤을 안고 다닐 그 어버이의 슬픔과 한을 내 일시적 충동보다 가볍게 여긴다. ◆내 목숨 쉽게 생각하는 것이나 남의 목숨 쉽게 생각하는 것은 따져볼 때 같은 시류의 맥락. 대단치 않은 일로 대수롭지 않게 남의 목숨을 해치는 사건도 적잖아진 우리 사회다. 10대 중고등학생들이 같은 10대 선배를 살해하여 암매장해버린 일도 그것. 돈 훔쳤다고 다그치는 것을 부인하자 뭇매질로 때려 죽였다지 않은가. 내 목숨도 가볍고 네 목숨도 우습다는 이 깊은 병리가 참으로 두렵다. ◆오늘이 어버이날. 내 목숨 이상의 뜻을 갖는 내 목숨 있게 해준 어버이임을 먼저 생각해 보자. 이 생각만 옳게 한다면,이 뜻만 제대로 교육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밝고 건강해질 것이다. 올바른 의식구조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5년째 가뭄… 목타는 미 캘리포니아(세계의 사회면)

    ◎강우량 줄어들어 이웃주 강물 유입마저 반감/산업체도 떠날 채비… 대량 실업사태 눈앞에 골든 스테이트(Golden State)­부를 상징하는 미 캘리포니아주의 애칭이다. 독립국가로 쳐도 세계 제8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황금의 주」(연간 GNP 7천4백억달러) 캘리포니아 5년째 심각한 물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같은 심각한 물 부족사태 때문에 군수·항공·식물·컴퓨터 등 캘리포니아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산업체들이 타주이전을 밀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의 물 부족사태의 원인은 다섯 해 동안 계속되고 있는 강우량의 감소와 폭발적인 인구증가,그리고 저수시설 확충의 부진 등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구의 경우 2000년까지의 증가수를 2천만명 선으로 예측했으나 이미 3천만명을 넘어섰다. 공비의 폭등과 미흡한 행정력의 집중,정치지도력의 결핍 등으로 실패한 저수시설의 확충도 물 기근을 악화시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남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주 식수원인 애리조나주의 콜로라도강 물 공급량도 약 50% 정도 줄어들었다. 애리조나주 자체의 필요성 때문에 발생한 불가항력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물부족현상의 주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87년부터 91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뭄 때문에 강우량이 연평균치를 훨씬 밑돌고 있는 데 있다. 캘리포니아주 수자원 당국은 앞으로 1년 동안 물 부족상태는 30% 정도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농사는 물론 군수·항공·식품·컴퓨터 등 4개 주요 산업체들이 입을 손실은 약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잃게 될 일자리만도 약 5만6천개나 되어 가뜩이나 미국내에서 제일 높은 실업률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내 대부분의 시들은 우선 급한 조치로 잔디 물주기,세차 등의 제한,절수장치(수도꼭지나 화장실 변기 등)의 부착 등을 조례로 정해 벌금제도까지 시행하면서 물 사용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저수시설의 확충 등 근본대비책은 시일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오는 95년까지는 물 부족사태가 약 50% 정도 더 심각해질 것으로 주 수자원국은 밝히고 있다. 오는 2000년까지는 물 부족현상이 지금보다 약 75% 정도 더욱 악화되리라는 당국의 우려다. 캘리포니아주의 물 부족은 자연의 재해 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 「제2의 페놀사태」는 인재였다/송출관연결부품 일부만 교체,파열자초

    ◎자동경보장치 안 달아 사고 뒤에야 알아/다사수원지 한때 급수중단/대구시민 분노·경악… 두산 등 규탄성명 두산전자의 두 번째 페놀유출사고는 페놀의 송출관 등에 처음부터 규격에 맞지 않는 자재를 사용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환경처는 23일 『이번 사고가 원액저장탱크에서 반응조로 가는 송출관의 10m지점 이음매의 부분이 송출펌프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파손되면서 일어난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대구지방환경청과 대구시 관계직원들로 구성된 현지조사단도 이날 『원액송출펌프의 압력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은 상태에서 송출파이프와 파이프를 이어주는 개스킷 등을 규격점검없이 적당히 써오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환경전문가들은 지난해 첫 번째 사고도 압력을 견디지 못한 송출관이 터져 원액이 유출되었음에도 회사측이 파열된 송출관만을 폐쇄하고 별도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똑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두산측은 지난번 사고 뒤 지하실을 거쳐가던 페놀원액 송출관들을 모두 지상으로 옮기고 손상된 송출관은 폐쇄하는 대신 다른 송출관을 지상에 설치했었다. 두산측은 이때 원액저장탱크에서 반응조를 이어주는 총길이 40m 지름 10㎝짜리 원액송출관에 대한 이상유무를 점검하면서 이음매 6곳 가운데 일부 개스킷만을 교체했으며 다른 이음매에 대해서는 나사를 조이는 데 그쳤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파이프의 한 부분이 손상됐다면 송출파이프 전체를 교환했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부분적으로 파이프를 갈고 일부 개스킷만을 교환하면 파이프내의 압력이 일정하지 않아 앞으로도 제3,제4사의 유출사고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사고는 송출펌프의 압력에 비해 송출파이프의 지름이 너무 작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펌프에서 나오는 파이프 안의 압력을 정확히 계산해 이에 맞는 파이프의 지름과 재질 등을 선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불가항력으로 페놀원액이 방출됐을 때 이를 감지해 원액송출을 차단시킬 수 있는 자동경보장치가 없었던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 경보장치는 환경오염방지 시설의 가장 초보적인 장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원액의 유출은 생각하지도 못했으며 지난번 사고 이후 페놀 폐액의 유출에 대해서는 이 경보장치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 바람에 내려 앉은 팔당대교(사설)

    준공을 불과 5개월 앞둔 경기 팔당대교 1백96m 붕괴사건은 지금 지자제선거와 낙동강오염 후속기사들에 묻혀 한쪽 구석으로 겨우 보도되고 있다. 하긴 건설구조물 붕괴사건도 그 규모가 이보다 큰 것이 많았으니까 상대적으로 충격의 크기도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감각이 다 틀린 것이다. 팔당대교 붕괴는 명백히 따져 두어야 할 사건이고,아직도 이런 사고를 내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취약점을 다시한번 점검해 보아야 할 사건이다. 지금이 어느때인데 우리는 이렇게 한심한가. 사고 당시 초속 15m의 강풍이 불었다고는 하지만 이 공사는 3년 이상이나 게속돼온 것이고 이제 마무리 3백여m의 교판콘크리트를 하고 있던 시점이다. 그러니 보통 강풍정도가 아니라 기상이변의 폭풍이 불어도 견디고 있을 만한 때에 있었다고 해야 옳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안전공사의 수칙도 지키지 않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공사부분도 그저 강풍이 불지 않았기 때문에 견뎌온 것인가를 또 물을 수밖엔 없다. 얼마나 많은 부실공사가 여전히 우리 사회 도처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냐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이 제기되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는 대도시 도심중앙에서 대형빌딩을 공사중 먼지량까지 계산하면서 조각낸 구축물들로 조립을 해가는 단계에 있다. 이 점에서 기술부족이나 불가항력적인 과제란 건설공사에 있어 변명의 여지를 갖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구조물은 환경오염 부식현상까지를 추정해서 어떻게 더 안전하게 구축되어야 할 것인가를 유념하고 이보다 더 나아가 미적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오늘의 시류이다. 그러나 우리는 와우아파트 도괴시점에 그대로 머물면서 시멘트·자갈·모래의 배합비율이나 축소하고 시멘트가 굳기전에 다음 작업을 진전시키며 인건비나 줄여가는 구태의연한 태도에 머물러 있음을 또다시 상기해야 하는 아픔을 가질 뿐이다. 이점에서 팔당대교는 우리 건설기술의 창피함이 아니라 지금 이 사회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구조적 치부의 상징이며 증거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건에서도 다시 배우는 계기를 얻어야 한다. 이 대교건설에 감독관청들은 얼마나 공정감독을 규칙대로 해왔는지,그리고 자재의 사용은 얼마나 눈가림으로 부실하게 해왔는지,또 안전규칙들은 누가 책임을 지고 관심이나 가졌는지 따지기 위해서이기보다 학습을 하는 과정으로 밝혀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근본적 맹점은 대단히 기초적인 원칙들의 묵살이나 방치에 있다. 여전히 어떤 일을 성취하는 단계별 과정에 철저함이 없고 내용의 질을 별로 중시하지 않으면서 오직 외형이나 결과만을 가치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안심하고 살 수있는 안전한 사회만들기란 사회구조속의 모든 거점에서 다 함께 철저한 안전성을 만들고 지켜야만 가능하다. 입주하기도 전에 벽이 갈라지고 물이 새는 아파트나,완공을 눈앞에 둔 거대건축물들이 바람만 불어도 쓰러지는 현실에서는 아무리 제도를 잘 만들어도 사회의 안전성을 구축하긴 어렵다. 이 무책임한 풍조는 지금 우리의 정신적 병이다. 그러니 또 진정한 반성은 우리 모두가 함깨해야 마땅하다.
  • 또,법정 난투극(사설)

    법정소란 사건이 또 있었다. 4일 열린 전대협 전 의장 송갑석피고인 등과 관련된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5차 공판정에서 방청객과 경찰관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두번씩이나 재판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운동권 세력이 법정에 설 경우 법정소란은 으레 따르는 다반사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송갑석피고인과 관계된 법정은 거의 예외없이 소란으로 점철되고 있어서 지난 1월말 열린 공판때에는 법정소란을 이유로 감치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2월28일 열린 이른바 사노맹 사건의 공판정에서의 피고인이 참여주사석을 밟고 재판대 위로 뛰어올라가 『노정권 타도』의 구호를 외치다가 교도관에게 끌려내려오기도 했다. 이렇게 잦은 법정소란들에 대해 일반시민이 느끼는 것은,이런 소란들이 단순하게 격정적인 방청인이나 열혈 학생들이 일으킨 우연하고 즉흥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법정을 효과적인 투쟁마당으로 설정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회에 타격을 주기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계획적으로 집단이 되어 법정 안팎을 점거하고선동적인 구호와 노래,시위들을 짜고 외치는 일을 조직적으로 또 기능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행동들이 날로 대담해져서 마침내는 재판대에까지 뛰어오르는 일을 서슴지않게 되었다. 법정이 이렇게 유린되고 모독되는 것을 우리는 용인할 수가 없다. 국가의 권위와 질서,존재의미까지를 파괴해 버리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민가협 회원들까지 합세하여 날로 극렬해지는 양상을 띠는 일이 우리로서는 더욱 유감스럽다. 소중하고 귀한 자녀와 육친이 불행을 겪고 있고 개인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과 직면하면 그 가족들이 모여 함께 대응한다는 것은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당사자들처럼 흥분과 환상에 들떠 과열된 행동을 벌이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시련을 겪는 자녀나 가족을 위해서도 좋은 해결방법이 아니고,그들이 속한 각각의 가족이나 가정을 위해서 온당한 행동이 아니다. 시민의 눈에 비치기에도 아무런 설득력이 없고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런 행동은 법정에서까지도 합리적인 행동과 논리로 대처할 수 없어서 극단적인 구호와 시위만으로 임한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어쩌다 한두번이라면 권력을 상대로 불가항력을 느낀 피고의 억압된 감정이 노출된 것이라고 이해도 할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럽게 법정소요가 행동전략의 하나로 굳어져가는 듯한 지경에 이르고 보면 누구도 공감하기가 어렵다. 자녀나 육친들이 불행한 시련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이 「가족」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런 가족이 극렬하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외면당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면 끝내는 시련당하는 당사자의 불행만 깊어진다. 그 불행을 가속시키는 쪽으로 부추긴다는 것은 그들을 위하고 돕는 일이 안된다. 가족들만이라도 젊은이들의 병적으로 편향된 시각에 휩쓸려 불행을 가속시키지 말고 마음을 차분히 식히고 주변을 돌아보았으면 한다. 그렇게 하면 분명 잘못 치닫고 있는 자신들의 행적이 얼마나 불행을 부르고 있는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법정소란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승산없는 행동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 “충주댐 방류 억제한건 최선의 선택”/수해추궁 국회건설위 중계

    ◎“한강 하류의 피해 덜려 수문 늦게 열어”/“단양지역 주민 이주 ㆍ보상대책은 무엇” 건설부의 수재대책 등을 논의키 위해 18일 하오 민자당 단독으로 소집한 국회 건설위는 정부보고 초반부터 정부측의 안일한 대처 태도를 꾸짖는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이어 11명의 의원이 질의에 나서 열띤 분위기 속에 심야까지 진행됐다. 특히 의원들은 충주댐의 수위조절 실패에 따른 충주댐 상류지역의 침수원인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끝에 권영각건설부장관으로부터 『한강 하류지역의 보다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류지역의 침수에도 불구하고 방류를 억제할 수밖에 없었다』는 답변을 끌어내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날 의원들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현장조사결과를 토대로 건설부측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의 허점을 날카롭게 들춰내기도 했다. ○…이날 하오 2시30분 회의가 시작되자 권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중앙재해대책본부장으로서 이번 수해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문을 연 뒤 『이번 수해는 강우량이 예고량을 훨씬 상회한 데다 특히 홍수조절 능력이 없는 한강 중ㆍ하류지역에 강우량이 집중됐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컸다』고 수해원인을 설명. 권 장관은 또 『충주댐 상류지역의 침수에 대해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는 지적이 있으나 당시 최악의 상황에서 보다 많은 인명과 재산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상ㆍ하류가 모두 만수인 상태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미리부터 불가항력이었음을 하소연. 그러자 신상우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장관은 84년이나 87년의 홍수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수해원인을 불가항력적이었다고 발뺌하고 있다』면서 『수해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종합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은 어디에 갔느냐』고 추궁. 그러자 오용운위원장도 『예상밖으로 비가 많이 와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안이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에 가세. 이어 한수은제2차관보가 수해대책을 보고하면서 피해지역에 대해선 건설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지원하겠다고 말하자 이해구의원이 책상을 치며 『당신네가 정한 기준대로 하겠다면 무엇 때문에 국회에 나왔느냐』고 호통. 이에 김운환의원이 『지난해 영ㆍ호남지역의 수해때처럼 피해복구액 전액을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라』고 요구. 또 김동주의원은 『소양강댐은 홍수조절능력이 5억t인데 이번 홍수때 4.2억t의 능력밖에 발휘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 건설부측은 『소양강댐은 제방수위인 190.3m를 유지할 경우 5억t의 홍수조절 능력이 있으나 당분간 큰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20일부터 시작되는 갈수기에 대비해 제방수위보다 1.5m 높은 191.8m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4.2억t의 홍수조절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 건설부측은 『그러나 9일 새벽 2시부터 12일 상오 11시까지 예상을 훨씬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데다 한강인도교 수위의 급격한 상승으로 제대로 방류할 수 없었다』면서 『당시 충주댐과 소양강댐에서 방류량을 증가시키지 않더라도 홍수조절 능력이 없는 가평ㆍ여주 등 댐 하류지역의 폭우만으로도 한강인도교의 수위가 11일 하오 3시부터 6시사이에 최고수위인 11∼11.5m에 이를 것으로 예측돼 한강 인도교 수위가 최고수위를 벗어난 후에 방류된 물이 서울에 도착하도록 방류를 조절했다』고 당시의 고충을 토로. 그러자 건설부 수자원국장 출신인 최이호의원은 『이번 수해는 근본적으로 관료들이 나태했기 때문에 잘못된 예측을 한 것』이라면서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을 지라고 호통. 책임소재 문제로 의원들 사이에 논란이 계속되자 권 장관은 충주댐의 방류를 억제하지 않을 수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만일 충주댐 상류지역의 수몰을 막기 위해 충주댐의 수문을 일찍 열었더라면 한강 하류지역의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라고 강조. 권 장관이 사실상 충주댐 상류지역 침수가 인재였음을 시인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자 오 위원장은 황급히 『장관의 답변에 이의가 있다』면서 『비록 정부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충주댐 상류지역을 침수시켰는지 모르겠지만 희생된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며 결과에 책임을 질 것을 요구. 이때 건설위원석 뒤의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안영기의원이 『침수된 단양출신 의원이 여기에 있다』고 소리치며 앞으로 뛰쳐나오려 했으나 오 위원장이 급히 안 의원을 제지. 결국 김운환ㆍ김동주의원이 충주댐의 계획홍수위(수몰선) 책정의 문제점을 집중추궁한 끝에 건설부측은 『수물선 책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답변. 심명보의원은 『이번 기회에 충주댐과 소양댐을 동일목적으로 양립해 운용하지 말고 소양댐은 경제목적으로,충주댐은 취수 및 홍수조절용으로 사용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이번 수해를 천재다 인재다 하는 말들이 많지만 모두 건설부의 돈이 없는 무재 탓인만큼 항구적 피해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구의원은 『서울을 위해 신단양지역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정부측의 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고 따졌고 이해구의원은 『건설부 지침으로 정해져 있는 복구 및 보상기준을 전면 재조정,현실적인 기준을 새로 마련하라』고 촉구. ○…저녁식사 정회 후 답변에 나선 권영각건설부장관은 『이번 한강유역에 발생한 홍수는 지난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다음으로 큰 집중호우』라면서 『특히 남한강의 충주댐 상류에는 1백년 빈도로 설계된 강우량보다 훨씬 많은 1천년 빈도의 강우가 내려 발생된 불가피한 피해』라고 이번 수재가 천재성격이 크다는 점을 강조. 권 장관은 『현재 한국건설기술 연구원장을 단장으로 수문학회 등 전문가 등으로 편성된 조사반을 현지에 파견해 원인을 정밀 조사하고 있으므로 그 결과에 따라 보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고 계속 원인조사를 하겠다는 여운을 남긴 뒤 『피해지역 보상은 중앙합동조사반의 피해조사를 토대로 재해대책차원에서 최대의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
  • “예상밖 천재”… 제방관리에도 허점/중부 수해원인 다각분석

    ◎충주댐 수몰선 잘못 책정… 이재민 더 늘어/다목적댐 홍수조절 능력 한계도 드러나 올해도 예외없이 연례행사 처럼 서울과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가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냄으로써 수해예방을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치수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비 피해는 1백57명에 이르는 많은 인명손실과 함께 태풍 셀마호와 중부지방에 내린 큰 비로 1조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냈던 87년의 대홍수 때 다음으로 많은 4천억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번에 이처럼 많은 피해를 낸 것은 무엇보다도 군포시의 경우 시간당 72㎜라는 많은 비가 쏟아지고,사흘동안 이천 5백81㎜,홍천 5백9㎜ 등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린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상이변으로 많은 비가 쏟아져 또 한차례 큰 물난리를 겪었다는 점에서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많은 돈을 들여 댐을 만들고 하천정비와 함께 배수시설을 하는 등 치수사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노력을 경주해왔음에도 이같이 큰 피해가 난 것은 천재라고 돌리기 보다는 인재적인 요인도 없지 않았다. 이같이 엄청난 수해를 초래한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관계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인조사반이 곧 규명을 하게 되겠지만 ▲팔당댐 하류의 집중 호우 ▲다목적댐의 홍수조절능력 ▲내수의 배수처리시설 ▲제방관리 ▲일기예보의 정확성 ▲충주댐 수몰선의 적정선 여부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피해가 컸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건설부관계자들은 이번에 한강 인도교 수위가 최고 11m27㎝까지 올라 많은 곳이 침수되고 한강 제방까지 무너지게 된 것은 홍수조절 능력의 손이 전혀 미치지 못하는 팔당댐 하류지역에 기상대가 예보한 1백50∼2백㎜의 배가 넘는 5백㎜ 안팎의 엄청난 비가 내려 수위조절에 속수무책이었음을 시인하고 있다. 한강 인도교의 수위가 12m26㎝였던 을축년의 대홍수 이래 두번째로 높은 11m27㎝에 이른 지난 11일 하오 6시의 경우 팔당댐유역 아래에서 쏟아진 비만으로 수위가 이같이 올랐고,소양강등 한강수계의 댐에서 흘러나온 물이 그 당시 한강 수위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건설부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여기에 큰 비가 오기직전 댐수위관리에도 다소 문제가 있었다. 용수를 위해 가능한 양의 물을 비축해두어야 하는 수자원공사측은 올들어 예년 강우량에 비해 많은 비가 내린데다 홍수 대비기간이 끝나는 9월20일이 가까워지자 더 이상 큰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가능한 물을 빼지않고 만수위 안팎으로 수위를 유지해온 것도 사실이다. 한강수위가 최고수위에 이르렀다가 1m 가량 낮아진 시점에서 경기도 고양군의 일산제가 무너진 것은 그동안 둑관리가 허술한데서 빚어진 것이었다. 이 둑은 쌓은지 오래되고 평소 바닷물이 드나들고 물살의 굽이침으로 항상 붕괴의 위험이 있었는 데도 그동한 한강유역 종합개발계획에서 빠진 상태에서 형식적인 보수만하는 정도로 제방을 소홀히 관리해오다 이번에 큰일을 당하고 말았다. 충주댐 상류지역의 수해는 방류량이 댐 상류와 하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수자원공사측이 수위조절에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댐 건설때 물에 잠기는 수몰선책정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자원공사측은 설계상 이상이 없으나 5백년만에 한번 정도 내리는 큰비로 유입량이 많아 수몰선 1m 이상 물이 찼다고 밝히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이번에 가장 크게 신경을 쓴 것은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방류량 조절이다. 재해대책본부측은 한강 수위변화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수위가 점차 낮춰지는 시점에 2개 댐에서 방류되는 물이 인도교에 도착할 수 있도록 방류 시작시간과 양을 조절했다. 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서는 돈이 아무리 많이 든다고 하더라도 댐건설을 늘리고 특히 수해에 무방비상태로 놓여 있는 영산강유역 등의 취수사업에 역점을 두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단양수해 “인재”ㆍ“천재”논란/충북지사 「피해보상각서」가 새불씨로

    ◎“댐설계ㆍ수위조절 잘못 탓” 수재주민들/“설계 이상없고 불가항력” 수자원공사/양측 팽팽한대립… 법정비화 조짐 【단양=한만교기자】 충주댐유역의 침수피해원인을 둘러싸고 단양ㆍ충주주민들은 『당국이 댐을 건설하며 상류지역 수몰선 책정을 잘못한데다 하류지역 제방축조를 제대로 안한데서 비롯된 인재』라고 주장하는 반면 수자원공사측은 『설계상 잘못은 없는 불가항력』이라고 맞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주병덕충북지사가 주민들에 대한 「피해액 보상과 집단이주보장」각서에 서명함으로써 이 지역 문제에 대한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충북 단양군 매포읍 매포1ㆍ2ㆍ3리와 우덕1ㆍ2리 주민 3백여명은 14일 하오2시30분부터 매포리앞 단양∼충주간 5번국도구간 창말교를 점거,이번 수해에 대한 당국의 보상 및 항구적 이주대책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매포리 주민 등은 이날 하오5시쯤 국회내무분과위 오한구위원장과 김근수ㆍ안영기의원 및 주지사 등을 에워싸고 『이번 침수피해가 충주댐의 수위조절과 수몰선 측정잘못에 따른 「인재임」을 인정하고 피해액전액보상과 집단이주대책을 약속해줄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충주댐(높이 1백47m)의 수몰선이 1백45m로 책정됐는데 이번 수해때 수자원공사측이 방류를 미룬가운데 상류에서 유입된 많은 수량이 댐에 부딪치며 역류,댐의 수위가 댐높이를 1m가량 위로 차올라 큰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피해액 전액보상과 집단이주를 보장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내놓고 서명을 요구했다. 이에 수해현장 시찰단은 하오7시쯤 이번 수해가 수위초과에 따른 피해임을 인정하고 전주민의 이주 및 피해보상을 해주겠다는 각서에 주지사가 서명,이를 주민대표 김영규씨(38)등에게 전달한뒤 현장을 떠났다. 이자리에서 안의원(민자당ㆍ제원 단양)은 주민들에게 『충주댐 수위조절문제는 수자원공사측의 잘못임을 인정한다』며 『최대한의 보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측은 현장시찰단의 이같은 지적을 전면부인,충주댐의 설계상 잘못은 없다고 주장했다. 충주댐 관리부장 최성석씨(45)는 15일 이 문제와 관련,『충주댐은 5백년 빈도의 큰비에 대비,1만8천t한도로 설계됐으나 이번 집중호우는 1천년 빈도로 초당 2만3천6백54t이라는 엄청난 물이 댐으로 유입돼 수위조절이 역부족이었다』며 『이 때문에 초당 1만4천t씩 최대한 방류했으나 더이상 수위를 낮출 수 없는 불가항력의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당국과 주민들의 이같은 공방에 따라 충주댐유역 침수피해문제는 법정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이 짙어졌으며,수해현장시찰단의 각서 서명사실은 정부와 국회내에서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 윤간ㆍ흉기휴대 강간 가중처벌/법무부,형법개정시안

    ◎「특수강간죄」 신설… 친고죄서 제외/합의했어도 3년이상 징역/“집단범죄행위 엄벌은 당연” 학계 여러명이 한 여인을 돌아가며 욕보이는 윤간이나 1대1이라 하더라도 흉기를 지닌 강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가중처벌하게 된다. 법무부는 29일 윤간범과 흉기휴대강간범을 친고죄의 대상인 단순강간범과 구분,일반형사범인 「특수강간범」으로 규정해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개정시안을 마련했다. 형사법개정 특별심의위원회(위원장 법무부차관)가 마련한 이 시안은 「특수강간죄」를 신설,「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이상이 합동하여 강간죄를 범한 자는 3년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간이나 흉기휴대강간죄는 그동안 일반강간죄에 포함돼 있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한 친고죄이기 때문에 범죄행위가 아무리 악랄해도 처벌할 수가 없었으며 그 형량도 단순강간범과 구분이 없었다. 법무부는 최근 이같은 법적 허점을 틈타 윤간 등 악성강간범죄가 잇따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중시,같은 강간죄라하더라도 죄질에 따라 구분해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특수강간죄를 신설하게 됐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이들 특수강간범은 비록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정상참작만 될 뿐 형사처벌을 면할 수는 없게 된다. 형법개정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특수강간죄의 도입과 관련,『단독범에 의한 단순강간과 비교해 윤간은 대부분 피해자가 도저히 반항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지적하고 『죄질이 나쁜 범죄에 대해서는 그만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 특수강간죄가 도입되는 것』이라고 개정배경을 설명했다. 경희대 법대 이재상교수도 『전통적으로 여성의 정조개념이 중시되고 사생활이 침해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강간죄를 친고죄로 규정해 왔으나 이제 윤간은 더이상 피해자개인의 의사에 따라 처벌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차원을 벗어나 심각한 하나의 사회적 폭력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또 『최근 청소년범죄가 집단화ㆍ흉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윤간도 상당수 이들에 의해 저질러 지고 있으나 청소년인 점을 감안,이들을 가중처벌하는데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범죄행위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전체로 봐야하며 집단범죄행위는 단독범에 비해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법의 형평차원에서도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6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이른바 「폭주족」 4명이 20대여인을 길거리에서 납치,여의도고수부지로 끌고가 욕을 보였던 사건은 우리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음에도 범인들은 그저 강간죄로만 기소됐다가 피해자의 고소취하로 모두 처벌없이 풀려나 충격을 주었었다.
  • 지구촌은 인류애를 보내자(사설)

    대자연의 영위는 구극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다. 사람이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인지의 발달이 천재지변을 막는다 할 수도 없다. 감수하고 체념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처지인 것이다. 21일 밤 이란의 서북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도 그런 점에서 생각할 때 지구상에서 수많이 되풀이 되어 온 갖가지 형태의 불가항력적 재앙중의 하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피해가 너무도 엄청나다. 다른 것 말고 잠정집계된 인명피해만 놓고 봐도 사망자 2만5천명에 부상자 또한 10만명이 넘는다는 것 아닌가. 1백30여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다는 이 대자연의 재앙은 한밤중 자정에 일어남으로써 더욱 더 처참한 피해를 내게한 듯하다. 아비규환의 피해 현장은 추측하기에 어렵지 않다. 이번 지진은 지난 78년 그 나라 동부 호라산주에서 일어난 지진때 낸 사망자 2만5천명이후 최대의 참사로 기록된다. 부상자 가운데서도 사망자는 추가될 것이다. 이 커다란 재변 피해에 아픔을함께하면서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대자연이 내리는 재앙의 형태는 여러가지이다. 화산이 폭발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해일에 태풍에 수해ㆍ한해도 있다. 지진도 그런 재앙 중의 하나이다. 이 지진만 해도 지구상에서는 해마다 크고작은 것들을 합쳐 약1백만회 정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구명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각의 판구조운동설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20세기 들어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것은 1976년에 있었던 중국 당산의 대지진이다. 약 70만명의 사망자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진에 관한 한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져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등에 기록되어 있는 것만 해도 1천8백여회에 이른다. 그리고 1905년 지진계가 설치된 이후 2천여회의 지진이 기록되고 있고 그중 4∼5도이상의 중진은 70여회이다. 78년에 있었던 진도 5의 홍성지진은 우리에게 지진공포까지 안겼음을 회상할 수가 있다. 다만 지금까지 외국에서와 같이 큰 피해를 경험하지 않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해마다 20회 안팎이 발생하는 지진이고 보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지혜는 지녀야 할 것이다. 이번 이란에서의 대지진을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불행이라 하여 대안의 화재시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때일수록 온 지구촌이 대류애를 발휘하여 이 나라의 아픈 마음을 달래었으면 한다. 이런 일에는 체제ㆍ이념이나 인종ㆍ종교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설사 지금까지 적대관계를 가져온 나라라 하더라도 그럴수록 따뜻한 마음을 보내야 할 것이다. 내가 불행에 처했을 때 주는 위무는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게 한다는 데서 더욱 그러하다. 88년 소련 아르메니아의 대지진때도 지구촌은 체제를 초월하여 구호물자와 의료품을 보냈던 것을 상기할 수 있지 아니한가. 다시 한번 위로를 보내면서 하루 빨리 상처가 아물게 되기를 바란다.
  • 수방대책에 총력을(사설)

    비 피해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남부지방부터 침수시켜가며 북상한 비는 20일,밤사이의 폭우로 중부지방을 물난리속에 몰아넣었다. 이번 비로 21일 현재 11명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농경지도 3만7천여㏊가 침수되는 등 39억원에 가까운 재산피해를 내고 있다. 서울에서만도 21일 아침까지 2명이 숨지고 1백40여채의 집이 물에 잠겼다. 아직도 호우경보가 발령중인 지역이 많고 침수범위가 늘어나는 중이어서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물난리를 보며,해마다 똑같은 재해가 거듭되는데도 피해는 늘어가고 예방의 기능은 거의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일이 안타까워진다. 올해는 특히 연초부터 수해가 예고되었었다. 예고를 적중시키려는 듯 비 난리도 일찍부터 서둘러 오고 있다. 그런데도 방비는 예년에 비해 앞선 것이 없는 듯하다. 그점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87년 홍수때 서울시민을 그토록 넋나게 했던 망원동 펌프장만 해도 펌프설치건물이 완성되지 않아 거둬둘 유수지도 파지 못한 상태라고한다. 관계되는 다른 공구도 모두 비슷하여 공기를 마친 것이 거의 없고,건자재난에 정비도 못갖춰 장마철에 대비할 도리가 없는 듯하다. 거기에 안양천변에 신설될 예정이던 배수펌프장은 기반시설도 안되었으니 말할 것도 없다. 탄천ㆍ성내천 일대의 분류하수관로 준설공사의 늑장으로 파헤쳐진 상태로 그냥 있어서,그 자체가 위험을 내포한 지역도 늘어났다. 수해는 규모만 다를 뿐 해마다 찾아오는 「연례행사」이고 시기도 대충 정해져 있다. 이렇게 「예정된 재해」가 번번이 사람들의 게으름이나 현명하지 못한 대응으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천재지변이 불가항력의 재해라고는 하지만 우리의 피해내용은 아직도 거의가 「인재」라는 점이 사실은 우리를 실망시킨다. 그런가하면 있는 돈으로 지원하고 복구하는 작업까지도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피해규모는 통계가 분명한데도 턱없이 모자라게 책정되어 있고 그나마 까다로운 절차로 묶여있어서 피해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못하는 결과를 빚고 있는 것이다. 재난에 대한 대비는 닥치기 전에 해야 낭비도 줄고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데 우리는 항상 그렇지 못하다. 닥쳐서 허겁지겁하고 지내놓고는 깡그리 잊는다. 지금이라도 불합리한 구조는 탄력성있게 개선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개인에게도 문제는 있다. 상습침수지역에 불법 무허가시설을 하고 위험을 무릅쓴 채 살거나 물속에서 고압전선에 대해 주의를 하지 않는 일을 예사로 한다. 행정력이 개인의 모두를 지킬 수는 없으므로 자구노력을 해야만 위험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이렇게 재난의 위협이 있을 때에는 특히 이웃끼리 서로 돕는 일이 긴요하다. 밤사이의 동태를 역할분담하여 지키고 서로 돌보아가며 공동대처하면 많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수재와 먼 사람들도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 대해 냉담하게 외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언제 어떤 형태로 자신들에게 천재지변이 닥칠지 모른다. 남이 간절하게 필요할 때 누구도 나를 돌봐주지 않게 될 것이다.
  • 책임회피인가 불가항력인가/윤석우 대한의학협상근부회장

    ◎「진료거부」 의사도 할말은 있는데… 21일과 22일자 각 일간지에 「일요응급환자 또 거부」 제목으로 「동맥끊긴 30대 청년이 경관을 대동하고 6곳을 전전하다가 겨우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라는 기사가 크게 보도돼 우리나라 의료계 전체가 마치 부도덕ㆍ비윤리행위를 하는 것같은 인상을 풍겨줘 국내의료인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같은 기사는 불과 2개월전인 지난 3월25일에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정모씨가 낙상을 당해 4곳을 전전하다가 결국 마지막으로 찾아간 영등포 C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사망하였다는 기사가 크게 보도된바 있다. 이러한 보도에 접할 때마다 우리 의료계는 의료에 관한 비전문인인 환자ㆍ언론 등이 의료문제를 다루다 보니 진료거부니,병원을 전전이니,사망이니,중태이니하는 용어와 표현을 쓸 수 밖에 없었겠지만 하여간 이와같은 보도가 끼치는 국민의 의료계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커지며 의료인이 당하는 상처 내지는 위축이 얼마나 큰가를 생각할 때 실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우선 이러한보도에 접할 때마다 진료거부의 한계는 과연 어디서 어디까지이며,의사라고 해서 응급을 포함한 모든 질환에 과연 만능일 수 있느냐,또 만능의 시설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의문이 앞서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서 그 해답을 얻자는 것은 아니고 다만 의료단체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또 의사의 한 사람으로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나름대로 살펴보고 그 근본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나라에는 선진 각국에서와 같은 의료분쟁대책이 전혀 세워져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의사가 위험한 환자,자신있게 치료할 수 없는 환자는 되도록 손을 안대려는 경향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현상이지만 의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하여 진료에 임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좋지 않아 만일 환자가 사망했거나 질환이 더 악화되었을 경우 의사는 예외없이 폭력ㆍ난동ㆍ점거농성 등으로 큰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이 오늘날의 진료풍토인 것이다. 의사도 신이 아닌 인간인 이상 모든 질병에 만능일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 결과가 만족하지 못하다고 하여 이렇게 큰 고통과 경제적ㆍ물질적 피해를 입게 된다면 누구라도 적극 진료에 나서기는 곤란할 것이다. 최근의 예만 보더라도 이에 시달리다 못한 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해당 병원에는 수억원의 배상판결까지 내린 사실이 그것이라 하겠다. 다음에는 제도적으로 응급치료체계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들수 있다. 선진국에 웬만한 도시처럼 지역별 또는 구역별로 응급환자 전담병원이 설치돼 관할구역내 모든 응급환자를 충분히 수용,처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같은 전담병원은 대개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에서 직영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 민간병원을 지정,보조금을 지급하는 예도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응급진료권이 설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환자 및 병상현황을 상시 파악하여 환자발생 신고접수시 수용 가능한 응급병원을 즉시 안내하는 기능도 매우 중요하다. 3월에 있었던 천호동 환자의 경우 서울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헤멘 결과가 되었으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했으며 따라서 병세를 악화시켰겠는가 말이다. 실정이 이런데도 무턱대고 병원과 의사만 탓하는 것은 큰 모순이라고 생각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전국민의료보험제도의 시행과 함께 의료전달체계를 병행한 결과 종합병원의 응급실이 크게 붐비고 있으며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응급실환자가 더더욱 붐비고 있는 사실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 소위 「진료거부」로 매도되고 있는 이 악순환의 근본 치유책은 무엇인가. 이미 앞에서 지적한 두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된다. 다시말하면 의사가 의료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자신의 능력을 정성스럽게 발휘할 수 있는 진료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의료심사조정위원회의 활성화ㆍ의료피해보상법의 제정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든 불가항력적인 진료결과는 의사와 환자간의 대화 또는 법적으로 해결하는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상호간의 신뢰를 높여야 하겠다. 다음은 응급진료체계의 확립이다. 그 자세한 내용은앞에서도 설명한 바 있거니와 전화 한 통화로 신속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하루속히 확립되어야 한다. 인구 1천만이 넘는 대도시 서울에 그러한 진료체계망이 아직까지 없다는 것은 국가적인 수치이다. 그런데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담당의사를 고발,자격정지처분하고 해당병원을 행정처분하는 다분히 단견적이고 임기응변식 대처로 일관한다면 「다람쥐 쳇바퀴」식 악순환만 되풀이 될 따름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의료인이 정부만 탓하고 응급환자에 뒷짐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의료인들은 갖가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국민보건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온갖 정성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기 바란다. 다만 어쩌다가 있을 수 있는 의사부재ㆍ능력부족ㆍ시설부족 등 불가피한 경우에서 마치 의사가 악의를 가지고 고의로 진료를 거부한양 보도되는 경우가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함은 물론 의료인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보사부에서 지금 응급환자진료체계 확립에 관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걸게하고 있는데 그 계획이 하루속히 확정돼 시행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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