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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소비자감시 강화해야(사설)

    정부가 종합물가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런 대책들이 과연 얼마나 유효할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견해다.최근의 물가교란현상이 환율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정부의 힘으로 할수 있는 물가 잡기는 공공요금 동결 정도일 것이다. 정부의 이번 물가 대책은 주요 생필품의 경우 수입원자재가격 상승분을 초과하는 인상은 억제하고 경영합리화로 인상요인을 흡수토록 유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이는 경제가 정상적일 때나 통할수 있는 얘기다.30%를 넘나드는 고금리와 환율불안,그리고 기업이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환경에서 경영합리화로 인상요인을 흡수할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되겠는가. 오히려 이번 정부대책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소비자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주요 생활필수품에 대해서는 소비자단체 등이 가격결정과 관련된 자료를 받아 검증하게 하고 부당한 가격인상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물가상승을 제어할 수 있는 정부의 수단이 극도로제한되어 있고 물가상승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소비자의 물가감시 역할은 어떤 대책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국민적인 물가감시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다.지금까지 소비자들의 물가감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그것이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소비자들의 정당한 지적들이 개별가격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또한 소비자단체의 역량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이왕 정부가 제도화한다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물가감시활동이 가능하도록 소비자단체를 키워야 할 것이다. 물가만 최근 두달동안 4%가 넘어섰다.이러다가 올해 물가는 IMF와 합의한 9%를 넘어서 30%까지 가지않을까 우려된다.소비자들이 비상한 각오로 물가잡기에 앞장설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다.
  • 한국통신 주식 국내·외 동시상장/재경원,고민의 가을

    ◎상장땐 침체증시에 악재될까 걱정/안하면 대국민 약속위배·세수 펑크 재정경제원이 한국통신의 국내외 동시상장을 놓고 고민 중이다.대국민 약속과 주식시장 사이에서 한창 저울질이다. 재경원 정덕귀 기획관리실장은 11일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한국통신을 예정대로 상장시킬지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재경원은 원래 올 상반기에 한국통신을 상장시키려 했지만 주식시장이 안좋아 하반기로 늦췄다.‘불가항력’적인 일이 없으면 올 하반기에는 꼭 상장시킨다는게 재경원의 약속이었다.하지만 기아사태에다 비자금사건까지 겹쳐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위협받을 정도로 주식시장이 나빠져 약속을 제대로 지키기 어렵게 됐다.제대로 프리미엄을 받지 않고 해외에 상장할 경우 국부가 유출되는 문제가 있지만 그보다는 국내 주식시장이 더 나빠질지 모른다는 걱정때문에 결정이 쉽지않은 것이다. 재경원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주가에 민감한 금융정책실은 상장연기를 주장하고 있다.국고국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 있어 예정대로 추진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한국통신을 상장하지 않으면 5천억원 정도의 세출을 줄이거나 다른 공기업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이런 문제로 예산실도 한국통신을 계획대로 상장시키기를 바라지만 가뜩이나 침체된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 욕을 먹을수 있어 ‘예산’문제는 어떻게 든 해볼테니 예산때문에 할 수 없이 상장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은 일정대로 상장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한국통신이 상장되면 주식시장에 오히려 활력이 될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고 내년에는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중국의 통신회사들도 외국에서 상장될 예정이어서 한국통신의 주식매각을 늦추는게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강경식 부총리 겸 재경원장관이 오는 15일 한국통신의 상장여부를 최종 결정할 때까지 재경원의 고민은 계속될 것 같다.
  • 세계의 한국인(외언내언)

    지구촌 어디서건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대한민국사람이 들어있는지 여부를 알아보아야 하게 되었다.정정이 안정되지 않아 아직도 어렵고 폐쇄된 오지의 인상이 짙은 캄보디아에서 대형사고가 일어났는데 사고 희생자의 3분의 1이 한국인이라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희생된 사람들도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아직도 전화의 피해에서 다 회복되지 못한 그 나라의 어려운 형편을 돕기 위해 인술봉사를 하고 발달된 의료기기의 혜택을 나눠주기 위해 찾아가던 우리의 젊은 의료인력이 여러 사람 희생되었다.또 먼저 부임한 공직자의 가족이 임지로 가장을 찾아가다가 참변을 당했으며 선교의 성직을 다하기 위하여 가솔이 함께 파견되던 한가족도 변을 당했다.그렇게 잃기에는 모두가 너무도 애석하고 가슴아픈 우리 동기간들이다. 괌에서 있었던 엄청난 사고의 상처가 아직 조금도 아물지 않았는데 잇따라 들려오는 이런 사고소식은 충격을 준다.요즈음 들어 우리나라사람의 희생이 이렇게 느는 것은 무슨 신호인가 하는 불길한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그러나 대형사고가있을 때마다 한국인 희생자가 이렇게 많아지는 것은 국제적으로 역동적 참여를 하는 한국인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뜻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만 해도 사고를 당한 사람들중에는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려는 숭고한 뜻을 지닌 여행객이 많았다.그밖에도 갖가지 한국인 여행객이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그중에는 다소 부정적인 행색도 없지 않지만 좋은 목적과 훌륭한 업무를 위해 길을 나선 사람들이 더 많다. 그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지구위의 모든 위험앞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대비할 일이 점점 많아진다.어떤 공로가 덜 위험하고 어떤 예비가 갖춰져야 하는지,자국인의 불행에 정부가 보다 더 대비할 일은 무엇인지,협상력은 어떻게 길러놓을지를 두루 마련해야할 때인 것이다. 가슴아프지만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온 이번의 베트남기 사고에서의 뒤처리가 불리하지 않게 하는 관심도 특별히 당부하고 싶다.그래야만 불의에 간 슬픈 넋들을 위한 최소한의 위로라도 될수 있을 것이다.
  • 과학기술 역기능·부작용 대비를/이은웅 충남대 교수(전문가 기고)

    19세기말 프랑스의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연구에 착수할 때마다 그 성과가 인류의 복지 향상에 공헌하기를 빌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한 세기를 지난 1995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과학과 이성으로부터의 도피’란 주제모임에서 ‘도덕과 환경의 파괴자가 과학’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그렇다면 연구성과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기관이 영국에서는 방적기계에 이용되고 미국에서는 미시시피강을 운항하는 증기선으로 이용된 것을 시점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과학기술의 발전은 사회구조를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시켰다. 과학적으로 지력을 높이고 전기조명으로 일조량을 늘리며,냉난방,습도조절로 기온을 작물에 맞도록 하는 등 불가항력으로 여겼던 자연환경과 기후의 제약까지도 인위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자연환경과 기후와 땅을 바탕으로 경작되던 농업을 기술농업으로 바꾸어 놓았다. ○물질적 풍요는 늘어나 이와 같이 모든 분야에서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활용은 자연의 제약은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까지도 해방해 노동환경개선,생산성 향상,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의 극대화,삶의 질 향상,수명연장 등의 획기적인 성과를 이루어 냄으로써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함을 고도로 증진시켰다. 그렇지만 동시에 자원고갈,자연환경 훼손,생태계 파괴,지구 온난화,오존층 파괴,산성비 등의 기상변화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부작용과 역기능이 부수적으로 발생하였다. 매스컴과 영상기술의 발전은 자기성찰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서양풍습은 현대적이고 멋있으며,우리 것은 옛 것이며 낡은 것으로 받아들여 자아를 잃고 있으며 자고로 수구적인 윤리관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동서를 막론하고 세대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전문분야의 벽이 대화의 벽을 만들고 문명의 이기들을 이용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위험과 소외감을 갖게 하며,인간이 전체 속의 한 개체가 되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만 하도록 만들어 훈훈한 인간성을 메마르게 바꾸어 놓고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은 순기능 이면에,역기능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이제는 개발초부터 이러한 부작용과 역기능을 제거하는 연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고,기존의 과학기술은 이러한 면을 보완하여야 하며 철저히 관리 통제되어야만 한다. 어쨌든 생활의 풍요로움과 인간의 행복이 절대로 동의어가 될 수 없으며 기술적 방법으로 환경 위기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환경위기를 가져올 뿐이므로 인류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자연 보존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해결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오늘의 생산공장이 내일에는 폐기물 쓰레기 공장임을 인식하고 폐기물의 재활용방안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사용하는 과학기술이 에너지 소비를 부추겨 45억년에 걸쳐 생성된 화학연료가 지난 100여년 동안의 사용으로 고갈 위기에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공해를 발생하는 생산설비를 저개발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장소의 이동일뿐 지구촌의 공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도 이와같은 미봉책을 선진국이 쓰고 있으니 공해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인간성 파괴 대책강구를 따라서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으로 도덕성은 무시되고 과학기술의 성과만을 추구한다면 인류의 행복과 안락을 증대시키는 것보다 멸망으로 몰고가는 부작용과 역기능이 더욱 클 수 있다. 우리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예측치 못했던 과학기술의 부작용과 역기능의 심각함을 이미 경험했다.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변천하고 있는 지금,정보유출 및 변조 등으로 완전범죄가 가능함을 미루어 본다면,물질적 부작용과 역기능은 물론이고 틀림없이 인간성을 파괴하는 정신적 부작용과 역기능의 발생을 에측할 수 있다.이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어야할 시점임을 강조하고 싶다.
  • KAL기 사고로 본 구난체계(서울신문 포럼)

    ◎‘안전투자’ 소홀… 대형사고때마다 허둥지둥/관제시설 30년전 기술에 의존… 관제사 증원 급선무/미 NTSB 같은 안전기구 신설·전문가 양성 시급 □참석자 ·한대수 내무부 재난관리국장 ·이재붕 건설교통부 항공정책과장 ·기창돈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교수 지난 6일 괌 아가냐공항 인근 니미츠힐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는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큰 슬픔을 안겨주었다.특히 93년 목포공항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사고,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대형사고가 일어날 때 마다 제기된 상황대처의 미숙과 구난체계의 허점 등이 이번 사고에서도 되풀이 됐다는 점에서 그 충격은 더욱 컸으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를 계기로 한대수 내무국 재난관리국장,이재붕 건교부 항공정책과장,기창돈 서울공대교수를 초청,장수근 서울신문 국제전략연구소장의 사회로 우리나라 구난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대책을 진단했다.〈편집자주〉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는 우리에게 대형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강구의 시급성을 제시한 것 같은데 기교수님부터 먼저 진단해주시죠. ▲기창돈 교수=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면에서 안전대책이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대형사고들은 ‘안전투자’를 등한히해 일어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이번 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는 안전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한대수 국장=그동안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예방 및 수습과 관련,정부가 많은 질타를 받아 왔습니다.그러나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재난예방과 사고발생에 따른 구조·구난을 규제한 재난관리법을 마련,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사고발생시의 초동대처를 위해 내무부 직속으로 ‘중앙 119구조대’와 각 소방서단위로 구조구급대를 편성,신속한 구난업무를 수행중입니다.동시에 각 부처별로 개별법을 마련,재난의 예방·관리에 노력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번 대한항공 801편 추락은 해외에서 일어난 사고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앞으로는 해외에서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철저한 연구와 준비가 있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재붕 과장=이번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와 관련,정부 부처간 업무협조가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걸로 압니다.솔직히 이번 해외사고에 대한 대처과정에서 각 분야별 표준대응절차(SOP)가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이 때문에 유족들로부터 정부는 무얼 하고 있느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죠.따라서 해외 사고에 대해 각 파트별 세부절차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게다가 이번 사고는 미국영토인 괌에서 발생,유족들의 현장접근통제 등 한미간의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도 없지 않았습니다. ­현재 재난관련업무가 여러 부서로 분산돼 있고 관련법규도 9개나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법규의 통폐합 및 재난관리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문제도 검토해볼만하지 않을까요. ▲한국장=일본의 예에서 보듯 통폐합이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구조구급대가 1차수습을 한 뒤 사고처리가 이어지는데다 각 소관 부처별로 수행기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현행법규로도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그러나 재난전담기구설치는 고려해 볼만한 사항이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과장=대한항공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건교부 항공국의 확대개편과 NTSB와 같은 전문기구의 신설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습니다.그러나 항공국을 항공청으로 격상시키는 문제는 ‘작은 정부’지향방침에 어긋나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습니다.다만 미국의 NTSB의 경우 항공전문요원이 307명이나 되는데 비해 우리나라 건교부 항공국은 사고전문요원이 4명에 불과합니다.따라서 사고가 나면 그때그때 관련 요원들을 차출해 ‘사고조사반’을 구성하는 실정입니다.이번 사고를 통해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항공국 기구확대 필요 ▲기교수=저는 견해를 좀 달리합니다.미국의 NTSB는 큰 기구가 아닙니다.전문기구일 따름입니다.NTSB의 인원도 갈수록 축소되고 있습니다.다만 우리나라도 NTSB와 같은 조직은 아닐지라도 미국의 연방항공청(FAA) 등을 참고로 건교부의 항공국을 항공청으로 따로 떼어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기구로 확대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제대로 승진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항공기 사고는 일단 발생하면 대형사고가 되기 때문에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또 항공기 사고는 사고수습여하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게 납니다.그런 점에서 항공청의 신설과 항공청을 통한 전문요원의 양성은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화제를 공항의 관제쪽으로 돌려보겠습니다.이번 대한항공 801편 괌 추락사고 때도 아가냐공항의 관제시설에 문제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되지 않았습니까.우리나라 공항에는 문제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기교수=항공업의 덩치가 커지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공항의 관제시설 등은 매우 열악합니다.우리나라의 항공량은 매년 2∼4배 가량 늘어나고 있습니다.그러나 항공관제사의 수는 30% 정도밖에 증가하지 않고 있습니다.이번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는 공항관제장비에 기인된게 아닌가 하는 게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국내에서의 항공사고를 막으려면 우선 공항관제장비부터 보강해야 합니다. 지난 93년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에도 목포공항에 임시 관제장비만 설치했을뿐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시설투자가 사고예방의 지름길입니다.불가항력적인 경우가 없진 않습니다만 장비는 투자한 만큼 사고예방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공항 16곳중 12곳 군용 ▲이과장=공감입니다.우리나라는 전체 16개 공항 가운데 12개가 군용공항입니다.군용공항은 전시에 대비,대부분 산계곡에 위치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국내 모든 공항에 2000년초까지는 계기착륙장치(ILS)를 설치할 예정입니다.그러나 속초·목포 공항은 지리적 여건으로 계기착륙장치의 작동이 불가,인근 무안공항과 양양공항을 신설해 문제를 해결할 방침입니다. ▲기교수=국내 공항 장비와 관련해 한가지 덧붙이고자 합니다.기존 국내 공항의 각종 관제시설들은 30년전의 기술로 개발된 것들입니다.미국에선 현재 위성을 이용한 항법장치 등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항법장치가 고장이 나더라도 위성항법시스템을 이용,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2000년 이후 미국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기는 위성항법장치를 장착해야 합니다.이에 대비해서라도 국내 공항의 장비들도 최첨단기기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관제사·조종사 부족 등 인력문제도 짚어 주시지요. ▲이과장=국내 공항에는 모두 208명의 관제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증원을 위해 현재 관계부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급증하는 항공수요로 김포국제공항이 포화상태에 있는데 이 문제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면 해소될 것입니다. 현재 조종사 숫자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모자라지 않습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적 항공사 소속 조종사는 995명으로 대당 6명꼴입니다.다만 외국인조종사가 284명이 포함돼 있어 자체 수급이 가능하도록 여러 방책을 강구중에 있습니다. 항공기의 정비문제와 관련해서는 95년 8월까지 정부에서 정비점검을 해오다 보유대수가 늘고 최첨단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1∼2년간은 항공사 자체검사,3년째는 정부가 점검하는 선진국형 검사체제를 도입하고 있어 별 문제가 없습니다. ­외국의 경우,재난 예방에 민간단체가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우리나라는 어떤가요. ▲한국장=현재 재난구조에 관련된 기관은 소방서,경찰,군,의료기관,대한적십자사,한전,가스공사,수자원공사,도로공사,석탄공사,전기통신 등 12곳입니다.여기다 민간단체로 춘천산악구조대 태백광산구조대 삼성3119구조대 등 36곳이 있습니다.이번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때와 같이 정부의 힘만으로 구난이 어려울 때는 정부가 민간구조대에 구조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고 명령도 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앞으로 큰 재난발생시 이들 민간분야의 노하우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 규정을 보완·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또 특수정보의 공유및 구난전문기법과 관련,정부와 민간단체간에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는 구난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각종제도 보완 작업을 ▲한국장=그렇지 않습니다.지금까지 발생한 각종 대형사고들을 형태별로 분류해 생존자구조,사고수습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매뉴얼을 갖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사고현장 수습 및 구난에 필요한 구조장비나 헬기 등 물자들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까지 상세히 파악해 두고 있습니다.내무부 소속 중앙119구조대는 삼풍사고 이후 보상절차 유가족문제 장례 등 사고유형별 대처방법을 분석,사고대책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있으며 5년단위로 내용을 수정,인원과 장비를 적극 보완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과장=특히 이번 대한항공 801편 해외 추락사고를 계기로 건교부에서도 내무부와 협조,해외에서의 재난에 대비한 각종 제도의 보완계획을 입안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봅니다.인적·물적 피해를 막기 위해 우리가 세워야 할 안전대책과 관련,한 말씀씩 해주시죠. ▲이과장=지금까지 대충주의와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부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앞으로 정부에서는 법과 제도를 통해 미비점을 보완해 나가야 하며 민간부문에서도 누구나 사고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동체적 책임의식을 갖고 사고예방에 나서야 할 것으로 봅니다. ▲한국장=최근 안양에서 있었던 박달고가 교각붕괴사고의 경우 한 시민의 119신고로 대형재난을 사전에 막은 대표적인 예입니다.모두가 안전 감시원이라는 차원에서 사고예방에 나서야 대형사고 및 재난을 사전에 막을수 있을 것입니다.〈정리=주병철·김상화 기자〉
  • 화불단행(외언내언)

    끔찍이도 더워 견딜수 없는 낮과 밤이 계속되더니 홍수가 져서 집이 무너지고 사람이 상하고 재산을 잃고 재해민이 생기는 일이 뒤따르다가 급기야는 그 무서운 여객기 사고가 일어났다.그러고도 모자라 다음날에는 서울에서 지하철이 탈선하고 멀잖아 태풍이 닥친다는 소식이다.마치 우리가 어려움을 얼마나 견디나 시험을 당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본디 화불단행이라는 말이 있다.이상하게도 어려운 일은 혼자 다니지 않는다.대형사고가 나서 미처 수습하지도 못했을때 그에 못지않은 사고가 이어진다.사람들의 마음이 너무 각박하고 갈등이 승해서 앙앙불락하면 일이 순하게 풀리지 않고 덜컥덜컥 큰일이 터지기도 하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요즈음의 우리가 그런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첨예하게 다투고 갈등하는 일이 많았으니까. 옛날 조정에서는 심한 가뭄이나 재난이 들면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리기 전에 궁녀를 환속시키든가 감옥에 있는 억울한 죄인을 가려내서 방면해주는 일을 했다고 한다.한이 맺힌 마음을 해원해주려는 것이다.어린 날 뽑혀와 궁중에 묶여서 여염 인생의 맛도 모르고 일생을 보내는 운명의 여인에게는 한이 맺히게 마련이고 그런 한이 너무 많으면 그것이 하늘에 닿아 노하게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불가항력으로 보이는 사고나 재난이라도 근원은 사람의 마음가짐에서 찾으려는 태도인 것이다. 첨단과학의 시대에 비과학적인 사고방식처럼 여겨질수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런 태도도 성숙하고 온당한 행동이다.시련기일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겸허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고 이성을 챙겨 ‘혼자 오지 않는’ 화를 예방하는 침착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졸지에 당한 불행을 감당할 수 없어서 고통스러워하는 이웃들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 일도 그중의 하나다.지루한 여름도 이제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지혜롭게 마무리하고 결실의 시기를 맞아야 한다.화가 홀로 오지 않듯 경사도 쌍으로 온다.슬기롭게 시련을 마감하면 좋은 일도 다가올 것이다.
  • 악천후로 기체 급강하 가능성/KAL기 추락 참사­대한항공 분석

    ◎최종 접근지점에서 고도 갑자기 떨어져/랜딩기어 내려진 상태선 경고음 안울려 8일 실시된 한·미 합동조사반의 답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대한항공 801편은 사고 직전까지 정상적인 상태로 착륙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괌의 아가냐 공항에 가까운 니미츠 힐에 충돌,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불투명하다.그러나 당초 예상대로 악천후에 의한 순간적인 고도하강이었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우리측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조사반은 이날 괌 현지 회견에서 사고현장에 남아있는 흔적과 잔해의 위치 등을 보면 가장 먼저 지상과 부딪친 부분은 왼쪽 날개 끝에 있는 1번 엔진이었고,랜딩기어는 내려진 상태였다고 밝혔다.또 날개에 장착된 고양력장치(플랩)의 각도는 정상적으로 착륙할 때처럼 30도 상태였다. 이로 미루어 사고 여객기는 왼쪽으로 기운 상태에서 날개 끝부분이 가장 먼저 부딪치고 이어 0.3마일을 미끄러진뒤 니미츠 힐의 경사면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랜딩기어가 내려진 상황에서는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비행기가 지면에 너무 가까이 접근,경고음이 울렸는데도 조종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것이란 미국 NBC의 보도는 기술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시의 기상 상태를 미루어 수직 급강하 가능성은 있는가. 6일 새벽 0시42분의 기상상태는 폭우를 6으로 봤을때 3∼4에 해당하는 헤비레인이었다고 합동조사반은 발표했다. 조종사들에 따르면 지엽적인 소나기성 강우가 내릴때 비가 오는 지역과 오지 않는 지역과의 기온차 때문에 비행기가 급강하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사고기는 활주로에서 5.3∼4.8㎞ 떨어진 최종 접근 지점에서 정상고도의 절반수준인 200∼300m로 고도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산봉우리에 부딪쳐 추락했다”면서 “이는 급강하 기류(Micro Burst)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한마디로 악천후에 따른 불가항력적 사고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여기에 아가냐공항의 착륙유도 실수가 겹치면서 여객기의 추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현지조사반은 이날 회견에서 “이번 사고는 항공기 자체 결함 때문이 아니라 사고여객기 조종사나 아가냐공항 관체탑 유도요원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는게 잠정결론”이라고 밝혔다.
  • 한­미 사고원인 규명 신경전

    ◎한­관제장비 고장 계기비행 불가능·악천후 탓/미­조종사 실수·무리한 747기종 취항에 무게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대한항공과 미국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블랙 박스가 해독되면 책임 소재가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을 놓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마틴 젠잭 괌 주둔 미군기지 사령관과 클리포드 구스몬 괌 정부 대변인,미 연방교통안정위원회(NTSB)의 조지 블랙 조사단장은 7일 하오 사고 현장인 니미츠 힐 부근의 미디어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실수와 대한항공의 무리한 취항으로 돌렸다. 이들은 사고기가 착륙을 시도할 당시 ‘활공각 유도장치(Glidslope)’가 작동하지 않은 것과 관련,“정규 보수 기간이어서 유도장치가 꺼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조종사는 (서울을) 출발할 때부터 그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젠잭사령관은 “활주로에 설치된 착륙 지시 등이 고장났다는 설도 있다”고 지적하자 “착륙 당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사고가 난 뒤 1시간30분이지난 6일 상오 3시에는 작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괌 노선에 통상 운항 기종인 에어버스가 아닌 747을 투입한 이유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이 승객을 괌에 내려놓은뒤 괌 선수단을 싣고 이번주 남태평양대회가 열리는 사모아로 갈 요량으로 전세기를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사고기 제작사인 보잉도 747 기종의 사고 확률이 1백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사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등 사고가 기체 결함과 무관하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박용철 기장은 지난달 4일에도 서울∼괌 노선을 운항한 적이 있으며,지난 4월 이후 747을 15차례나 괌 노선에 투입했다”며 조종사의 실수와 잘못된 기종 선택이 화를 불렀다는 미국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고기가 괌에서 서울로 곧바로 돌아오지 않고 사모아로 갈 예정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예약 승객을 싣고 서울로 올 예정이었다”면서 “말도 안되는 엉뚱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대한항공은 착륙 당시 ‘활공각 유도장치’가 고장나계기비행이 불가능한데다 사고 당시 공항 부근의 기상조건이 극히 나빴다는 점을 강조했다.조종사의 위기 대처능력 보다는 불가항력적 측면이 훨씬 강했다는 설명이었다. NTSB 블랙 조사단장은 기자회견에서 “이틀 뒤면 비행경로기록장치(FDR)의 일부 기록을 파악할 수 있을뿐 아니라 1주일 정도면 비행지도도 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이같은 공방은 블랙박스가 어느 정도 해독되는 다음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가 괌 공항의 기체 및 착륙유도장치 결함과 기상조건에 의한 것으로 판명되면 한국측에 유리하다.하지만 조종사 실수와 무리한 운항 등에 따른 것이라면 상황은 뒤바뀐다.
  • 북 “또 홍수나면 끝장” 수방 비상

    ◎수해 겹치면 식량난 심화… ‘승계’도 지연/군인 등 동원 제방보수·조림사업 부산 장마철에 접어든 요즘 북한 지도층이나 주민들은 하늘에 새카만 구름만 몰려와도 가슴이 철렁할 것이다.심각한 식량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 농사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데,지난 95년과 96년 잇따라 큰 비가 내려 막대한 수해를 입었던 악몽의 7월하순이 성큼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북한 전역에서는 수방대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사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3일 현재까지 북한엔 아직 이렇다할 큰 비가 내리지 않았으나 북한당국은 전체 경제부분에 걸쳐 만반의 홍수대책을 세우라고 연일 다그치고 있다.올해에도 수재가 겹친다면 지난 2년간의 홍수피해마저 제대로 복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 농사에 치명타를 가해 식량난 해결이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선전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서는 제방공사,배수시설 및 저수지 보수 등 수해대책 마련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최근 중앙방송은 평북 철산,선천군에서는 배수문 공사 및 강하천 제방보수에 주력하고 있으며 용천,박천,영변,운산군에선 고인 물을 뺄 수 있게 배수·양수설비 준비작업에 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특히 황북도 금천군에서는 근로자,군인들이 대거 동원돼 제방공사에 쓸 채석기지를 조성하고 보보수와 제방 잔디입히기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또 노동신문은 올 장마는 시작과 끝이 뚜렷하지 않고 변화가 심하다면서 강우량이 많은 지역들에 대해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당국이 이번 장마 기간중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기는 이달말이고 그 대상지역은 지난 2년간 비피해가 컸던 청천강 상류와 대동강 중류,임진강 중류 및 하류지역 등이다.‘1백년만의 큰 물’이었다는 지난 95년의 경우에도 7월26일부터 8월4일까지 많은 비가 내린데다 96년에도 7월하순에서 8월초사이에 폭우가 쏟아졌다.그 당시 대표적인 수해지역은 이들 강을 끼고 있는 희천,철원,토산지방 등이었다. 2년 연속 엄청난 수해를 경험한 북한은 지난 95년부처 뒤늦게나마 나무심기,사방사업 등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국토관리사업에 나섰다.주체농법시책에 따라 경작지를 늘리기 위해 산기슭을 개간,다락밭으로 만드는 바람에 웬만한 산은 모두 민둥산이 되어 비가 조금만 내려도 산사태가 나고,토사가 흘러 하상이 높아져 강이 쉽게 범람하는등 치산치수를 소흘히 한 폐해가 갈수록 엄청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직도 수해복구가 되지 않은 지역이 많은데다 치산치수사업마저 시작단계에 지나지 않아 큰 비가 내렸다하면 피해는 막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수재에 대해 인재가 아닌 천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지난 93년에 냉해,94년 우박피해에 이어 95,96년의 수해등 연 4년간 자연재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95,96년의 비피해가 엄청났던 것은 불가항력적인 요인도 없지 않았지만 삼림을 훼손한 인재에 더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이 북한문제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올해 북한의 벼 작황은 이상 고온으로 약간의 피해는 있으나 현재로선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이번에 많은 비가 내려 농작물에 많은 피해가 있을 경우 지난 8일로 김일성 3년상을 끝내고 오는 10월쯤 공식적으로 권력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일의 정치일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북한문제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만풍년」을 구가하며 승계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면서 총비서 등에 취임하려는 정치시나리오가 뒤틀릴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인질잡힌 「국민의 생명」(사설)

    21일 서울의 의·약국의 집단으로 휴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시민은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종합병원도 따로 있고 하오 한때 제한적인 것이었으므로 크게 심각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치러진 일이긴 하다. 시민의 생명을 직접 다루는 직역인 의료인은 특별한 선서를 하고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다.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일은 신의 영역을 분담하는 것이므로 자신의 일에 대해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다.그러고서야 「생명을 치료하는」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절대절명의 직업윤리다. 그런 의·약사가 일제히 집단휴업에 들어간 것은 「맹세」를 저버린 행위다.일요일이나 공휴일 같은 정기휴진도 있듯이 몇시간쯤 휴업했다고 큰 비난의 대상은 안된다고 강변할지 모른다.그러나 이날의 휴업은 약속된 것도 아니고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항력도 아니었다.시민에게 「의사와 약사」가 지닌 세를 과시하여 위협을 감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벌인 고의적인 것이었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있다.하오1시부터 열린 「의료정책 바로세우기 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한것이었다.현상의 문제란 늘 있는 것이고 그것을 타개하기 위한 관계자의 노력은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토론회」가 열리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토론회란 현장에 집결해야만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더구나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불만을 집단적으로 토로』하여 그「세」에 겁먹게 하려는 계산이라면 그것은 사람의 목숨을 자신의 이익과 저울질하여 흥정하는 행위다. 이른바 『의료정책 바로세우기』의 내용은 한방정책관설치와 의료인력증가,그리고 의료보험수가의 문제가 핵심이다.한방의 위상 높이기를 반대하고 의사수가 늘어나는 것을 반대하며 수가를 높이라는 것이다.한마디로 수입을 늘리라는 것이 골자다.돈을 위한 행동으로 집약된다. 아직도 여전히 의사는 『열쇠가 몇개』따르는 신랑감이다.지금보다 더 벌거나 지금 정도의 부가 안전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투정을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벌이겠다는 뜻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이런 휴업은 잘못이다.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약속해야 한다.
  • 6·25세대의 전쟁 파편(송정숙 칼럼)

    늦가을 어느날 편지 한통을 받았다.ㅂ씨에게서 온것이다.「편지」받는 일도 좀처럼 귀한 시절이므로 반가운 마음으로 열어보다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사연과 만났다. 『…공로명 전 외무장관의 급작스런 사의가 정말로 무엇인지는 몰라도 옛날의 「어떤 전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 심경의 일단을 누구에겐가 털어놓고 싶은 충동이 생겨 이 글을 드립니다.…』 편지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했다. 『전쟁을 치른 세대에게는 그런 「전력」(인민군과 관계된 전력=편집자)이 흡사 전쟁중 몸안에 박힌채 적출해내지 못한 총탄의 파편처럼 지닌 사람들이 있습니다.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그냥 지니고 살기는 하지만 가끔씩 통증으로 옛시련을 상기시키는 상처….나도 공 전 장관처럼 「의용군 전력」을 총탄의 파편처럼 지니고 사는 사람입니다.…나는 중학교 5학년때 6.25를 만났습니다.정부가 언제 철수했는지도 모르는채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까 서울시내에 붉은 깃발을 단 탱크가 진입해 있었고 「적치하」가 되어 있었습니다.직위가 높지는 않았지만 공직생활에 종사하시던 아버지께서는 곧바로 마루밑에 피신하셨고 그런 아버지 소재를 추궁하는 발길이 시작되었습니다.…그런 무렵 집근처였던 학교에서 전갈이 왔습니다.다음날 학교에 오지 않으면 「좋지않을 것」이라는 협박이 곁들인 소집이었습니다.그러잖아도 마루밑의 아버지때문에 식구 모두가 겁먹고 있는 판이라 장남인 나로서는 그 소집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감시의 눈길을 더 끌어들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 소집에서 우리는 「의용군」지원을 강제당했고 그길로 집에는 들르지도 못하고 끌려갔습니다』 그로부터 최근 공비가 숨어들었던 비슷한 산속에서 인민군을 탈출하고 다음해 가족을 만나기까지 10대의 ㅂ씨가 겪은 고초는 60을 지난 황혼녘의 지금도 꿈속에서 가위가 눌리는 원인이 된다고 했다. 총탄파편은 수술로 제거라도 할수 있지만 수술도 할수 없는 이 고통의 파편은 일생을 두고 ㅂ씨를 따라다녔다.외국여행이나 직업을 가질때 또는 승진의 기회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불거져 나오곤 했다.대학졸업후 청운의 꿈을 품고유학을 가고싶었을 때도 지레 겁먹고 포기했으며 어릴때 지녔던 관심도 모두 버리고 방향을 바꿔 남의 눈에 잘 띄지않는 직업을 선택해서 살아 왔다고 했다. 그러다 어느 시기부턴가 실제로는 그것이 문제가 되는 일은 없어졌지만 그때는 이미 ㅂ씨자신의 인생이 활동기를 멈추어 그런 불이익의 영향을 입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되어 있었다. 개인을 보호해주지 못했던 국가의 무책임 때문에 어린날을 이렇게 상처속에 보내고 꿈꾸던 미래에서 벗어나 바뀐 인생을 보내게 된 일을,그렇다고 그가 지금까지 한으로 삼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온몸의 여기저기를 제멋대로 돌며 뜸금없이 쿡쿡 찔러대는 상처의 파편처럼 아직도 그에게는 고통의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ㅂ씨의 편지는 ㅂ씨같은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공 전 외무장관의 사임과 유관했던 것으로 떠돌던 「어떤 전력」의 풍문은 이런 사람들의 해묵은 고통을 다시 한번 고통스럽게 버혔을 것같다.본인의 잘못과는 관계없이 어린 소년에게 새겨진 상처가,그 이후 삶에서 온갖방법으로 충성과 성실의 봉사와 의무를 다하여 소명했는데도 여전히 이렇게 흠이 되는 것이라면 그의 사연처럼 『새삼스럽게 허탈하고 절망스런 일』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그러므로 이런 전력을 「폭로용」으로 준비하려는 정치권이 있었고 그것을 선수치기 위한 결정으로 장관의 진로에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라면 ㅂ씨같은 사람들을 새삼스럽게 다치게 했을 것이다. ㅂ씨의 편지에는 그런 일의 노여움과 실망이 낙엽지는 날의 설움처럼 담겨 있었다.『전쟁에 휘말렸던 시기에 청소년이 겪은 불가항력적인 상처를 정쟁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야속하고 그리고 여전히 그런 일에는 약한 대응을 하는 층에 무력증을 느낀다』는 ㅂ씨의 말에 동감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보면 ㅂ씨처럼 생애 동안 고통의 파편을 운명처럼 끼고 살아온 이웃이 우리에게는 적지않을 것이다.늦가을에 찾아온 편지 한통으로 그것을 겨우 깨닫게 된 무신경이 민망했다.〈본사고문〉
  • 죽음앞 “진실의 승리”/여중생 치사혐의 버스기사 무죄선고

    ◎2년간 무죄주장 법정투쟁중 암에 걸려/병원 중환자실 출장재판… “과실없다” 판결 암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있는 40대 버스 운전기사가 2년4개월간의 법정투쟁 끝에 법원의 이례적인 출장재판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18일 하오 1시 동아대부속병원 내과 중환질실에 입원중인 김인호씨(46·부산 북구 화명동 428)는 가족과 병실 환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종대 부장판사)의 출장재판을 받았다.선고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10여분.재판부는 『피고인의 과실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년 넘게 무사고운전자인 김씨가 이처럼 고통을 겪게된 것은 지난 94년 6월11일 발생한 교통사고때문.당시 (주)삼진여객소속 부산5자 3839호 시내버스를 몰던 김씨는 부산진구 전포1동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 파열로 차가 인도로 돌진,여중생을 숨지게한 혐의로 구속됐었다.법정에서 「제동장치의 결함으로 일어난 불가항력적인 사고였다」고 무죄를 주장했으나 95년 12월과 지난 4월에 있은 1·2심에서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2백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즉시 대법원에 상고했고 지난 7월9일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다는 판결과 함께 사건을 부산 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극도로 몸이 쇠약해진 김씨는 큰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라는 주변의 권유도 물리친채 오직 재판날짜만 기다리다 결국 지난달 20일 동아대 부속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진찰결과 김씨는 이미 위암이 간으로까지 전이돼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간파열은 물론 폐렴증세와 신부전증 등 합병증까지 겹쳐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산소호흡기를 통해 겨우 숨을 쉬고 가끔식 의식이 돌아오는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소송대리인인 안홍렬 변호사를 통해 재판부에 전해졌고 담당재판부가 이날 거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병원 출장재판을 갖게 된 것이다.〈부산=김정한 기자〉
  • 수세 입장서 공세 전략/북 보복위협­발언 배경

    ◎위협수위 최고도… 군사적 긴장 고조/실제도발에 앞선 경고일 가능성도 북한이 2일 열린 판문점서 열린 군사정전위 접촉에서 『남조선에 강력 보복하겠으니 미국은 북한군의 보복행위에 간여하지 말라』고 폭탄성 협박 발언을 함으로써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측의 이같은 협박발언은 과거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할 때마다 있어 온 것이지만 이번의 경우 발언의 강도나 수위가 최고도에 달해 있어 정부는 국방부와 안기부를 중심으로 발언의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인민무력부 담화를 통해 『소형잠수함이 훈련중 좌초했다』며 송환을 요구한데 이어 26일에는 당·정·사회단체 연합회의 결정을 통해 『인민군 사살은 부당하며 강경 대응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위협했다.27일에는 중앙통신사 성명을 통해 『피해자로서 가해자에게 보복할 권리가 있다.잠수함과 함께 승무원들과 희생된 우리측 인원을 즉각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이같이 인민무력부 담화와 중앙통신 등 정부기구와 각종 관영기구 등을 통해 꾸준히 발언의 수위를 높여왔다.북한이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이처럼 협박성 발언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는 것은 일단 대외적인 수세상황을 공세적으로 돌리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분석된다.공세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잠수함의 강릉 앞바다 좌초가 불가항력이었다는 점을 강조,국제사회의 「동정론」을 얻어 유엔을 통한 제재조치 등 우리측 전략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고육책인 셈이다. 북한측이 이날 군사정전위 접촉을 통한 「보복위협」의 공식제기는 북한이 실제 국지적인 도발에 앞선 「통보」 성격이 짙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94년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압력과 관련,조평통 박영수의 「서울 불바다론」과는 차원이 다른 무력행동의 전조로 여겨진다.북한이 이날 군사정전위 접촉에서 회담이 끝난 뒤 미측 대표와 개별접촉을 시도,『북한군의 보복행위에 미국은 간섭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북한이 유엔사 채널이 아닌 미측과 직접 접촉을 시도한 점,접촉에서 미국의 불개입을 요구한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으나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 피살사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주장하는 「보복」이 시작됐다고 판단,강력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 신경숙씨 세번째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때」

    ◎“언제 덮쳐올지 모를 불행” 경고/작품 곳곳 푸근한 가족애·온화한 사랑의 기억/그속에 걸쳐있는 삶을 위협하는 ‘죽음의 흔적’ 신경숙씨의 세번째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때」가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왔다. 작품집은 나비날개처럼 아련하게 팔랑거리던 신씨의 소설세계가 틀이 잡힌 공간으로 여물어가는 변모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지난 93년 봄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8편을 가지런히 모은 책에는 그간의 소설들이나 산문집에서 되풀이됐던 작가 특유의 마음의 무늬들이 보다 또렷한 형태를 드러내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작품집을 관통하는 특이한 정서는 무엇보다 폐가에 휙 불어닥친 바람같은 쓸쓸함과 황량함이다.명확하게 닿을 수 없는 삶의 미묘한 기미들에 속병들어 속절없이 쓸쓸해 하던 신씨 초기부터의 이미지들이 심화돼 나타난 것이다. 한층 깊어진 쓸쓸함은 「귀기」로 탈바꿈한다.어린 시절 고모 무릎을 베고 들었을 법한 옛날얘기속 유령과 혼백들이 곳곳에 출몰한다.「헛것」들은 삶에서 꿈꾼 자그만 행복에서마저 버림받은 한으로저마다 가슴이 뻥 뚫려 공허한 모습으로 빈집들을 헤매다닌다.깃들어 사는 보금자리여야 할 집들이 폐허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표제작에서 페루 여행에서 돌아온 사진작가는 한밤에 두런거리는 두 혼령의 대화에 깨어나 는 것을 느낀다.남매였던 그들은 가족들이 모두 외가에 간 사이 홍수가 덮치는 바람에 집과 함께 떠내려가 버렸던 것.자기 집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한없이 떠돌 수밖에 없는 이들의 운명은 페루 이키토스 저지대의 황량한 빈집터,물을 떠나 고행하는 한쌍의 백조 이미지 등과 중첩되면서 독특한 슬픔을 불러일으킨다.「벌판 위의 빈집」역시 짧은 행복을 앗아가는 삶의 불가항력적 마력을 폐가와 귀신을 빌려 빚어낸다.한편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에서 닭을 안은 소녀 혼령은 철길을 베고 누워자다 일어난 자신의 죽음에 가책을 느끼는 언니를 위로하기 위해 언니의 냄새를 좇아 바람속을 떠돈다. 하지만 이같은 괴담의 한쪽에는 대가족 틈에서자란 시골소녀 출신의 끈끈하면서도 다감한 감성이 여전하다.신씨문학에 더욱 생래적인 이런 정서는 여러 작품에서 발견된다.「감자먹는 사람들」은 묵묵히 땅을 파며 자식들 뒷바라지에 삶을 보내버린 뒤 큰병을 얻어 앓아누운 아버지를 더없이 따뜻한 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사랑에 겨운 딸에게는 『오늘같이 가을볕 좋은 날,밭에서 고구마를 캐다가 그렇게 갈라네』라는 아버지의 마음속 소리가 고스란히 들리는것 같다.「모여있는 불빛」에서는 개에게 물려죽은 송아지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을 통해 밀고당기는 가운데 더욱 은근해지는 가족간의 곰삭은 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번 작품집은 푸근한 가족애와 빈집같은 독신의 삶,온화한 사랑의 기억과 삶을 위협하는 죽음의 흔적사이에 슬쩍 걸려있다.작가는 소박하고 안온한 나날들의 뒤에 복병처럼 숨어있다 언제 덮쳐올지 모르는 불행을 특유의 섬세함으로 냄새맡고 모두에게 「조심하라」「삶에 너무 만만해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클린턴의 반격/나윤도 워싱턴특파원(오늘의 눈)

    강력한 미국을 열망하는 이른바 「인디펜던스 데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미국민들에게 최근 이라크 사태는 오랫만에 스트레스를 풀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듯 하다. 냉전체제 붕괴이후 유일한 군사대국으로 남았음에도 오히려 마땅한 자극이 없어 심리적 위축감마저 느끼고 있던 미국민에게 지난 초여름 개봉돼 지금까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는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불가항력적인 외계인의 침공에 전세계가 속수무책으로 있을때 최후수단으로 대통령까지 조종간을 잡고 적진에 뛰어드는 미국의 용감성으로 외계인을 쳐부수고 세계를 구출한다는 이 영화는 황당무계한 내용임에도 미국인들에게 끼친 심리적 영향은 컸다.자칫 잊을뻔 했던 아메리카의 영광을 되살려야 하며 그 영광을 다음 세기에도 지속시켜야 한다는 자각같은 것이었다. 이라크 사태가 발생한 것은 바로 이때였다.클린턴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이라는 깃발을 들고 이라크 한복판에 크루즈미사일을 쏴댈때 국민들은 명분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우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초전박살로 미국이 성공한줄 알았던 이 공격이 결국은 실패로 밝혀질 무렵 클린턴 대통령은 곧바로 첫번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격준비에 돌입했다. 공격준비는 본토의 스텔스기를 지구를 반바퀴 돌아 투입시키고 지중해의 항모를 보내는 등 요란하게 진행됐다.국민들은 첫번째 공격에서의 실패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따질 여유도 없이 이내 두번째 공격에서의 승리를 기원하지 않을수 없게 됐다.12일의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68%가 보다 강력한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공화당의 돌­켐프 정·부통령 후보를 비롯 중진의원들만이 일제히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최고의 호재를 만났다는듯이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클린턴 대통령의 「목표」부재와 「지도력」부재를 신랄히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도가 떨어지거나 돌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 기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인디펜던스 데이 증후군」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이 현상은 이번 사태에서 그치지 않고 다음 행정부를 통해 21세기 미국의 대외정책으로 그대로 이어질 것이며 외교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 수해복구에 여·야 따로 없다(정가 초점)

    ◎이 대표 사흘째 현장 돌며 지원 독려­여/수재의연금 모금… 초당적 협조 다짐­야 여야가 수해복구대책 마련에 한창이다.인재냐 천재냐의 논란속에 지도부는 휴가도 미룬채 수해현장을 발로 뛰고 있다.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위원은 연천·문산지역에 이어 30일 상오 철원 수해지역을 방문하는 등 연사흘째 수해 현장을 둘러봤다.이지역 이용삼 의원과 이신행 당재해대책위원장,박우병 강원도지부장 등이 동행했다. 헬기편으로 철원 수해지역에 이동한 이대표는 철원군청에서 수해상황및 복구활동을 보고받고 이재민을 위로했다.이대표는 이재민 집단대피소와 피해마을 등을 차례로 돌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 복구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구호품 모집 등 지시 이대표는 특히 『이재민의 아픔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크다』면서 『민·관·군이 협력해서 이재민이 조속히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관계 공무원에게 당부했다. 앞서 이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15개 시·도지부에 당 차원의 수해복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하면서 지구당별로 청년·여성당원들이 중심이 돼 구호품을 수집하고 모금활동을 벌일 것을 지시했다. 김철 대변인은 야권이 인재의 책임을 물어 이양호 국방장관의 해임을 거듭 주장한 것과 관련,논평을 내고 『온 국민이 수해복구에 진력하고 있는 마당에 시비를 일삼는 것은 무용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당지도부는 31일에는 여의도 당사에서 김우석 내무부 장관을 비롯한 내무·국방·건설교통부와 중앙재해대책본부 관계자들로부터 수해 관련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김종호 국방위원장은 같은 날 소속 위원과 함께 수해를 당한 군부대를 방문,대책을 숙의키로 했다. ▷야권◁ 국민회의는 전날 김대중 총재가 생필품 위주의 위문품과 위로금을 연천지구에 전달한데 이어 당직자와 지구당 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성금을 모아 지원할 예정이다. 국민회의는 자체 호우피해조사단을 구성,피해보상 등 전반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키로 했으며 피해지원 규모를 제한한 현행 농어업재해대책법을 농어업재해보장법으로 개정,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추진키로 했다. 김총재는 이날 하오 수해대책과 관련,김우석 내무·김덕룡 정무장관의 방문을 받고 안전관리방안과 특별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지원대책 마련키로 국민회의는 연쇄 군부대 막사 붕괴사고의 책임을 물어 이국방장관의 해임을 거듭 요구했다. 자민련은 김고성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재해대책반을 구성해 굴착기 2대와 수건 2천장 등을 같은 당 소속 이재창 의원의 지역구인 파주 재해대책본부에 전달했다.별도로 당차원에서 수재의연금을 모금하기로 결정했다. 자민련은 금년도 예산 예비비의 조기집행을 통한 조속한 수재민 대책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특히 박구일 국회 재해대책특별위원장 내정자는 『국회에 계류중인 농어업 재해피해 직불제도 입법을 처리해 재해민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수해지역에 대한 재해지역 선포와 구난체계 개선,국방부 관계자 인책,엄정한 보상 등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정부는 불가항력이었다는 말에 앞서 인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찬구 기자〉
  • 여·야 수해싸고 “천재”·“인재” 공방

    ◎이 총리 「불가항력적 천재지변」 발언계기 증폭/여­“복구에 전념할때… 군 지휘체계 흔들지 말라”/야­“사고 거듭… 관리부실 명백” 이 국방 해임요구 이수성 국무총리가 막대한 인명손실을 낸 군수해현장에서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라고 군을 옹호하자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등 야권은 일제히 「천재에 인재가 더해진 것」이라며 이양호 국방장관의 해임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반면 신한국당은 『지금은 수해복구에 나설때이며 군 지휘체계를 흔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며 군과 이총리를 엄호했다. 이같은 여야의 공방은 이총리가 28일 강원도 화천군 승리부대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이번 수해는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며 『과실이 있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번 사고는 천재지변으로 이례적인 것이었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폭우로 인한 산사태는 천재지변이지만 산사태가 예상되는 절토지 위에 아무 대책없이 부실한 막사를 짓고 이미 막사가 붕괴되고 군인들이 매몰되는 것을 보고도 비슷한 조건에 군인들을 재워 또다시 참사를 불러온 것은 명백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더구나 정부와 군대에는 분명 지휘계통이 있으므로 지휘계통에 따라 국방장관의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고 그 상급자로서 총리 역시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반박했다. 자민련 심양섭 부대변인도 『이총리의 발언은 군부대 산사태의 심각성과 피해유족의 아픔을 깡그리 무시한 면피성 실언』이라며 『산사태가 난 다음날 또다시 유사한 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유비무환형 인재』라며 이국방장관을 비롯한 관계책임자들의 해임을 촉구했다. 또 민주당 김홍신 대변인은 『이번 재해는 천재로 시작됐지만 결국 인재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며 『국방장관이 응분의 책임을 지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국당 김충근 부대변인은 『정부와 군은 이번 사고가 비록 불가항력적 자연재해에서 비롯됐지만 유사한 재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다각적 대책마련에 나섰고 특히 군은 전장병이 한몸이돼 사후수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적극 옹호했다. 김부대변인은 또 『국민회의 등 야당이 희생자 및 사고현장 수습을 지휘중인 국방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며 『지금은 온 국민이 수해복구사업에 나설 때이지 군지휘 체계를 흔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백문일 기자〉
  • 첫 창작집 「염소를 모는 여자」/전경린씨

    ◎“현실에 갇힌 30대여성의 내면 들춰내”/“다음엔 뜨거웠던 80년대의 20대들 얘기 다룰터” 『어릴 때부터 삶이란 억압적인 것,한 여자아이가 어째볼 수 없는 불가항력이란 걸 어렴풋이 느꼈어요.이런 부대끼는 느낌이 글을 쓰겠다는 열망을 낳았나봐요』 첫 창작집 「염소를 모는 여자」(문학동네)를 펴낸 작가 전경린씨(34)는 문학과의 인연맺기가 바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90년대 들어 30대 여성작가 소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전씨는 그중에서도 독특한 작품세계로 벌써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현실에 갇힌 30대 여성의 들끓는 내면을 들춰내는 그의 작품들은 보기드문 감성적 깊이의 언어와 정연한 이미지의 연결로 탄탄한 구성미를 자랑한다. 『결혼초 계획도시 창원의 아파트에 살 때 많은 주부들이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매일을 보내고 있다는게 너무도 기괴하게 느껴졌어요.이때의 느낌과 체험으로 중편 「염소를 모는 여자」를 썼지요』 표제작에서 주인공인 30대 주부는 「엄마의 영혼이 깃든」 염소를 맡아달라는 낯모르는 남자의 부탁을 받지만 염소는 남편에 의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쫓겨난다.어느 비바람치는 날 집을 뛰쳐나온 주인공은 검은 박쥐우산을 펴들고 쫓겨난 염소를 몰며 아파트촌을 빠져나온다.이 그로테스크한 장면에는 흐르는 열망과 묶인 현실사이의 심연에 갇힌 30대 여성의 들끓는 광기가 섬뜩하게 드러나있다. 전씨는 『첫 작품집으로는 갇혀있던 내면에 문을 달아줘 내 삶의 문제부터 풀어야 했다』면서 『다음엔 뜨거웠던 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20대들 얘기로 또 다른 세계를 펼쳐보이겠다』고 말했다.〈손정숙 기자〉
  • 미기 폭발 수사 “답보”/테러냐 사고냐

    ◎엔진고장 가능성 희박… 폭탄폭발 유력­테러설/원인규명에 시간걸려… 「테러 속단」 금물­사고설 2백30명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미 TWA 점보747기의 공중폭발사건은 「아직까지 사고원인을 단정지을 어떤 확증도 갖지 못했다」는 조사기관의 답변만 되풀이되는 가운데 사고발생 사흘째를 맞고있다. 「사고원인」이란 말을 쓰고 있지만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테러범에 의한 파괴행위의 결과냐,기계고장에 의한 불가항력의 사고냐에 대해 뭐라고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그러면서 테러행위로 속단하지 말 것을 극구 당부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테러행위로 볼 증거가 지금까진 없다』고 거듭 강조했고 현재까지 조사 책임기관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짐 홀 위원장은 『기계적 사고가 아니라고 볼 어떤 증거도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관련 기관의 전직 전문요원들이 앞장서 제기하는 테러가능성 주장이 한층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진다.사고당시의 엄청난 화염과 폭발음은 폭탄폭발,엔진고장으로 인한 연료탱크 점화,소형 비행기와의 충돌 등을 추정해볼수 있으나 점보기에서 이런 정도로 심대한 엔진고장이 일어난 적이 없다는 등의 전후사정으로 봐서 폭탄폭발이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직」요원,「익명」요원을 앞세운 테러주장에 대한 비판 또한 강하다.항공기 사고원인 규명은 일반의 생각보다 시간이 요구되며 강한 공중폭발 현상만으로 테러행위로 속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그래선지 회교과격단체인 지하드(성전) 등 일부 단체들의 자기들 소행주장에도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다.이번 사고와 아주 유사한 8년전 스코틀랜드 로커비 팬암 점보747기 사고는 7일후에야 폭탄설치 테러로 판명됐다.또 이번처럼 안전하게 이륙한 다음 공중에서 거대 화염,굉음과 함께 폭발한 5년전의 오스트리아 점보767기나 11년전 중동에서 크리스마스 귀향 미군병사를 싣고오던 군용기 사고도 테러 추정이 강했으나 모두 조종 및 정비실수의 자책사고였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 김영현·성석재/시인겸업 소설가,나란히 작품집 펴내

    ◎시의 향기와 소설의 육질 “절묘한 조화”/김­숨겨둔 내면의 소리 모처럼 시원하게 털어놔/성­시같은 짧은 소설로 독특한 개성의 공간 연출 한권의 책에 시와 산문을 함께 담은 작품집 두권이 나란히 출간을 앞두고 있다. 김영현씨의 시소설 「짜라투스트라의 사랑­연적」(문학동네)과 성석제씨의 작품집 「새가 되었네」(강). 연배나 경력 등은 김씨가 성씨에 비할바 없이 앞서 있지만 두사람 모두 시인 겸업 소설가로 은근하게 울리는 아름답고 개성적인 문체를 자랑한다.이번 책에서는 이같은 문체의 특장을 최대로 보여줄 수 있게끔 시의 향기와 소설의 육질을 결합하고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80년대 작품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로 「김영현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던 진보작가 김씨가 괄호쳐 뒀던 내면의 소리를 모처럼 털어놓은 것.산문과 시를 엮어짜 한편의 극서사시 같은 작품엔 철학 전공의 작가이력이 갈피마다 배어있다. 작품은 서점에서 노철학자의 사연이 담긴 시집과 소설집을 발견한 내가 이를 옮겨적어 전달하는 액자형식.자신의 아름다운 젊은 아내를 딴 남자에게 빼앗긴 노인은 질투심에 두 남녀를 죽이려하지만 젊은 남녀가 꽃피우는 눈부신 사랑을 숨어서 엿보곤 자살결심으로 선회한다.이 노인은 방탕하게 흘려보낸 자신의 젊음을 회고하며〈젊은이들은 늙은이가 되고/그 늙은이의 의자에 앉았다가 사라지고,/다시 새로운 젊은이가 늙어/앞선 늙은이의 의자에 앉았다가 사라지고,/…/존재가 갑자기 무로 될 수 있다니!〉라고 안타까이 절규한다.김씨는 성경,플라톤,아우렐리우스,아폴리네르,베를렌,괴테,백석,성철 등을 종횡무진 인용하며 「태어나 순간의 젊음을 누리다 병들어 티끌로 돌아갈」 삶의 불가항력적 섭리를 토로한다. 이에 견줘 일곱편의 단편을 모은 성씨의 작품집 「새가 되었네」가 시적인 것은 은유를 가득 담은 명징한 문장때문.엽편소설이라 할만한 극히 짧은 소설만 모아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라는 작품집도 펴낸 바 있는 성씨의 작품세계는 시와 산문이 밀고당기는 팽팽한 긴장사이에서 독특한 개성의 공간을 일궈왔다. 그것은 하나의 신화적 상징을 보여주는 공간이다.중심엔 항상 신화와 소문의 존재인 깡패두목이 놓여있다.중심이 아닌 변방지역의 약하고 불우한 소년인 나는 한편으론 그 두목과의 겨루기와 극복을 통해,다른 한편으론 구원의 여인상에 대한 사랑을 통과하며 「남자」가 된다. 한 깡패가 자동차 추락사고로 떨어져 죽기까지 4∼5초간 그 의식세계에 번개처럼 스쳐간 지난날을 투영해 보여주는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는 새로운 소설감각과 이같은 신화적 공식의 결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독특한 문체도 신화세계의 형성에 한몫 거든다.〈나는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바로 그 처녀의 눈에 빠졌다.놀람과 분노와 당혹감을 한껏 떠진 눈으로 총알처럼 쏘아보내던 눈빛.희고 검은 부분의 경계선이 지금도 손으로 그릴 수 있을 만큼 뚜렷한 그 눈.동그란 눈.홉뜬 눈.〉〈손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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