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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인돌·우포늪 함께 숨 쉬는 땅 창녕

    고인돌·우포늪 함께 숨 쉬는 땅 창녕

    경남 창녕은 역사와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낙동강을 자양분으로 문화와 경제가 번성했고, 국내 최대의 자연늪인 우포늪과 천년고찰 관룡사를 품은 화왕산이 있다. 신석기시대 유적과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 창녕읍·계성면·영산면 등에 있는 고분군, 고려시대 불교문화, 향교와 서원 등 중요한 문화유적이 즐비해 역사가 살아 있는 땅이기도 하다. EBS ‘한국기행’은 2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오후 9시 30분에 생태관광도시로 유명한 창녕을 따라간다. 21일 1부에서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 생태계의 고문서 등으로 일컬어지는 우포를 조명하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다, 우포’를 방송한다. 소벌(우포), 나무벌(목포), 모래벌(사지포), 쪽지벌 등 네 개의 늪으로 이루어진 우포는 231만㎡에 이르는 지역에 1500여 종에 이르는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이곳 생태계 역사를 1억 4000만 년으로 짐작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곳에서 인간은 가장 늦게 발을 디딘 생명체일지도 모른다. 30년째 우포에서 고기를 잡아 온 소목 마을의 어부 노기열 할아버지부터 29세에 시집 와서 지금까지 논우렁이를 잡는 우포 해녀 임봉순 아주머니까지 우포늪을 “생명의 창고이자 금고”라고 추앙하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2부 ‘화왕산, 붉게 타오르다’(22일)에서는 한때 화산활동이 활발해 불뫼, 큰불뫼로 불렸던 화왕산을 찾는다.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757m인 화왕산은 봄에는 진달래로, 가을에는 억새로 뒤덮인다. 진달래 향기와 풍경에 취해 오르는 길에는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화구, 둘레 2600m짜리 화왕산성, 배바위 등을 볼 수 있다. 화왕산의 절 관룡사 용선대에서 석조여래좌상의 미소와 창녕시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화왕산 자락 아래에 있는 옥천마을에서는 진달래 화전을 맛보며, 고암면 감리 마을에서는 화왕산의 맑은 물로 자라는 미나리 향기를 맡으며, 봄 풍경을 만끽한다. 3부 ‘개비리길을 따라 낙동강은 흐르네’(23일)에서는 낙동강을 끼고 펼쳐진 아름다운 벼랑길 ‘개비리길’과 남지읍의 영아지와 용산리를 잇는 ‘남지개비리길’을 만난다. 장수 마을로 꼽힌다는 상길 마을에서는 건강비결이라는 땅두릅 예찬론도 들을 수 있다. 이어 4부 ‘연당리의 봄’(24일)에서는 자연이 만드는 여유와 신명을 즐긴다. 연당리는 창녕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산골 마을. 5월에는 배꽃이 활짝 피어 마을 곳곳이 흰색으로 물든다. 고사리, 두릅, 취나물 등을 산나물을 채취하고 비슬산 계곡에서는 메기를 잡으며 여유를 찾기도 한다. 5부 ‘우(牛)직함을 만나다’(25일)에서는 부곡에서 생활하는 영화배우 남포동씨를 만나 창녕 5일장과 창녕 우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따라가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동일본 대지진 영향에…“백두산 분화 확률 20년 내 99%”

    동일본 대지진 영향에…“백두산 분화 확률 20년 내 99%”

    ●日 도호쿠대 다니구치 교수 연구결과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니구치 히로미쓰 도호쿠대 명예교수(화산학)는 최근 백두산이 동일본 대지진(규모 9.0) 판 운동의 영향으로 분화할 확률이 7년 이내인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니구치 교수는 23일에 열리는 일본 지구혹성과학연합의 학술대회에서 연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조만간 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해 3월에는 남북의 민간 전문가들이 만나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폭발땐 日·러 등 주변국까지 영향 다니구치 교수는 과거의 문헌 기록을 조사한 결과 백두산이 10세기에 대분화를 일으킨 뒤 14∼20세기에 적어도 6차례 분화했으며 분화 시점이 늘 일본에서 규모 8.0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한 전후였다는 점을 밝혀냈다. 10세기의 대규모 분화도 869년의 조간 지진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14∼20세기의 6차례 분화 연도는 1373년, 1597년, 1702년, 1898년, 1903년, 1925년이다. 분화 규모는 최대일 경우 1980년 미국 서부 세인트헬렌스산 분화와 비슷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고 그보다 작더라도 일본이나 러시아 등 주변국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다니구치 교수는 예상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수도권 일반 공공택지 주택전매 제한 85㎡이하 7월말부터 1년으로 단축

    오는 7월 말부터 수도권 공공택지 내 주택 전매제한기간이 대폭 단축된다. 국토해양부는 ‘수도권 주택 전매 제한기간 완화’와 ‘공공택지의 블록형 단독주택용지 내 단독주택 사업 승인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18일부터 입법 예고한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10일 발표한 ‘주택거래 정상화 및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 방안’의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최근 수도권에서 거래가 부진하고 신규 분양이 저조한 점을 고려해 일반 공공택지 내 85㎡ 이하 주택은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전매제한 기간을 완화한다.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한 공공택지 내 85㎡ 이하 주택은 인근 시세 비율을 세분화해 기존 7~10년에서 2~8년으로 완화된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안 시행을 7월 말 이후로 예정하고 있지만 전매제한은 신규 분양 주택뿐 아니라 개정 이전에 분양된 주택에도 소급 적용된다. 국토부는 또 블록형 단독주택용지 내 단독주택 사업 승인 대상을 현행 20호 이상에서 30호 이상으로 완화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곽노현-박원순 ‘서울교육 희망’ 첫 공동선언…고교체제개편 추진위 만든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가 14일 ‘2012 서울교육 희망 공동선언’을 선포했다. 선언에는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서울시 전체가 배움터이자 체험학습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았다.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가 가진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함께 교육정책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오전 11시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선포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곽노현 시교육감, 허광태 시의회 의장, 고재득 구청장협의회 의장, 김옥성 서울교육단체협의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시교육청 측은 “서울 교육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과 원칙, 과제 등을 결의하고 서울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공동선언에는 크게 20가지의 과제 ▲박물관, 미술관, 체육관 등의 개방을 통한 문·예·체 교육 활성화 ▲강남·북 교육격차 해소 ▲무상교육·무상급식 확대 등을 담았다. 특히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 등 세분화·서열화된 고교 체제가 학교를 입시학원으로 만들고 초등과 중학교 교육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고 판단해 ‘고교체제개편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학습 부진이나 부적응 학생 문제, 학교폭력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수가 25명이 되도록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 중학교 1학년에 교사를 추가로 배치할 방침이다. 곽 교육감은 “지난 3월 중순쯤 박원순 시장님과 만나 서울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다듬어 보자는 데 공감했다.”면서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과 성장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가 가진 모든 자원과 역량을 모아 가겠다.”고 밝혔다. 선포식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보수성향 시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선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곽 교육감의 대법원 판결이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최종 판결에서도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면 이번 선언도 실효성이 사라진다.”고 비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스마트폰으로 사진·영상편집까지

    스마트폰으로 사진·영상편집까지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발맞춰 애플리케이션이 갈수록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다. 나만의 매거진을 손쉽게 ‘뚝딱’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의 의사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나왔다. KT는 온라인 매거진 제작 서비스인 ‘올레펍 에디터’(olleh pub editor)를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올레펍 에디터는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사진이나 글·영상 등을 편집해 온라인 매거진으로 출판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올레펍 에디터를 이용하면 여행지, 맛집 등 현장에서 바로 작성한 글이나 영상, 사진 등을 스마트폰으로 편집해 자신만의 매거진을 제작할 수 있다. ㈜굿닥이 론칭한 ‘굿닥’(Goodoc) 서비스는 지역과 과목만 선택하면 진료 가능한 의사 사진 및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굿닥은 우선 서울 지역 의사 3000여명의 정보를 제공하며 전화 문의와 예약도 가능하다. 임진석 대표는 “기존 포털 검색에서 찾을 수 없는 정보들을 모두 담았다.”면서 “앞으로도 의료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에 적합한 의사, 병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굿닥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T스토어 등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4)1990~2000년대 만화를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4)1990~2000년대 만화를 말하다

    1990~2000년대 우리 만화는 전례 없는 역동성을 경험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내달렸다. 다양한 만화잡지가 출간되며 시장이 꽃을 피웠다. 판매부수 100만이 넘는 단행본도 나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 작품의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만화시장의 만개(滿開)도 잠시, 청소년보호법 시행과 함께 도서 대여점의 기형적인 성장과 몰락, 경기침체가 겹치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만화는 웹툰 등에서 돌파구를 찾으며 새로운 디지털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1990년대는 1980년대와 다른 잡지 문화가 형성됐다. 과거 만화가 단순하게 어린이와 성인 대상으로 양분됐다면 90년대에는 청소년층, 여성층 등을 공략하는 잡지가 나와 연령별·취향별 세분화가 이뤄졌다. 88년 ‘아이큐 점프’와 ‘르네상스’에 이어 91년 ‘소년챔프’가 창간되며 이런 분위기를 주도했다. 특히 ‘아이큐 점프’와 ‘소년챔프’ 등은 작품 연재에 출판사 편집부가 적극 개입하는 일본식 시스템이 뿌리 내리는 데 일조했다. 연재 매체가 늘어나며 작가군(群)도 몸집을 불렸다. 이명진·박산하 등 새로운 작가들이 등장했다. 만화잡지 주최 신인 공모전을 통해 새 감각으로 무장한 신세대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잡지 연재→단행본 판매’의 공식이 정착돼 만화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이충호 등 국내 작가 작품이 100만부 이상 팔리며 우리 만화계는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성취를 이뤘다. 만화 출판사도 기업화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서울·대원·학산 등 ‘빅3’ 출판사가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 만화의 부흥은 일본 만화의 정식 수입에서 비롯된 측면도 크다.”(윤태호) 과거 제도권에서 일본 작품을 베껴 그렸다면 80년대 중반 이후에는 비 제도권의 무단복제 해적판이 주류를 이뤘다. 민주화 물결을 타고 87년 10월 출판 자율화가 이뤄진 게 시발점이었다. 이때 외국 저작물도 국내법에 따라 보호받는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됐다. 그럼에도 일본 만화 해적판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500원짜리 소형 해적판이 봇물을 이루며 학생과 직장인들의 손을 잡아 끌었다. 일본 만화가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온 것은 89년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전략 삼국지’가 처음이다. 하지만 시장 판도를 송두리째 바꾼 것은 89년 12월부터 ‘아이큐 점프’를 통해 연재된 ‘드래곤볼’(도리야마 아키라)과 92년 2월 ‘소년 챔프’를 통해 국내에 상륙한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다. 이 작품들은 단행본 시장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국내 만화시장의 덩치를 키우는 데 기여했다. 정식으로 들어온 일본 만화가 국내 출판 만화시장의 50~60%를 잠식하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9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좋은 만화보다 잘 팔리는 만화가 대세로 굳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학원 폭력물, 판타지물 등 일본의 주류 장르에 탐닉했다. 그림체도 마찬가지였다. 80년대에 다채로웠던 우리 만화는 90년대 들어 시장규모는 커졌지만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윤태호) 국내 만화시장이 외형 성장을 한 데에는 90년대 초반 등장한 도서 대여점도 한몫을 했다. 만화방이 공간 중심으로 운영된 데 반해 대여점은 일정 기간 빌려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대여점은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정부가 실직자 구제책으로 대여점 창업에 각종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98년 대여점은 1만 1223곳에 달해 정점을 찍었다. 대여점에 대한 평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단행본 판매 부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준 것만큼은 인정해줄 만하다. 하지만 과거 만화방용 만화가 전체 만화 수준을 떨어뜨렸던 것처럼 대여점용 단행본의 등장도 비슷한 부작용을 낳았다. 코믹스 단행본에 공장 만화 시스템을 도입해 출판하는 형태가 등장한 것이다. 급격하게 포화 상태에 도달했던 대여점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몰락해 갔다. “잡지 연재 단행본이 나오고 그게 서점의 진열대에 꽂히고, 독자가 돈을 내고 사가는 사이클이 완성될 수 있었는데 그 절호의 기회를 놓친 점이 아쉽다.”(윤태호) 90년대 이후에는 만화에 대한 산업 차원의 관심이 커졌다. 이 흐름을 타고 만화 교육기관과 정책지원 기관이 대거 등장했다. 90년 충남 공주대에 만화학과가 처음으로 생겼다. 2000년에는 한국애니메이션고가 설립됐다.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만화 전공 또는 학과가 거푸 개설됐다. 98년 부천만화정보센터(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99년 서울 애니메이션센터, 2000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설립되는 등 정책적 지원 기관들도 잇따라 만들어졌다. 다양한 만화 관련 행사들이 생긴 것도 이 즈음이다. 한편으론 만화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여전했다. 97년 일진회 사건이 대표적이다. 학원폭력 소재 일본 만화의 영향으로 국내 학교에 폭력이 만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한국 만화사에 가장 큰 탄압 사례인 ‘천국의 신화’ 음란물 시비 사건이 일어난 것도 그 즈음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사전 심의가 없어졌지만 청소년보호법이 생겨 심의를 대신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의 발효로 만화의 가장 큰 유통경로였던 학교 앞 문구점에서 만화 단행본들이 자취를 감췄다. ‘19금(禁)’ 코너를 만들 수 있는 대형 서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점 진열대에서도 만화가 사라지며 시장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성인 만화잡지도 하나둘 폐간의 수순을 밟았다. “문화·산업적 측면에서 만화의 위상은 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사회적인 평가는 더욱 박해졌다. 청소년 정신건강에 해롭다든지 하는 식으로 매도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만화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는 나라에서 이렇게 또 옥죄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윤태호) 불법 스캔 만화까지 등장해 출판 만화시장은 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오프라인 대여점을 대체하는 뷰어(Viewer) 만화가 인터넷 포털을 중심으로 온라인 만화방 형태로 우후죽순 등장하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우리 만화계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던졌다. 이 중 단연 눈에 띄는 가능성의 시그널은 웹툰이다. 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글 안에 그림 첨부파일을 그대로 띄울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됐다. 직장과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개방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기존 만화에 흡수되지 못했던 작가들과 아마추어 작가들이 온라인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개인 홈페이지에서 일상을 다뤘던 ‘마린블루스’(정철연)나 ‘스노우캣’(권윤주) 등이 인기를 끌며 마침내 웹툰의 싹을 틔웠다. 신문 지면에선 ‘아색기가’(양영순) 등이 인기를 얻으며 컬러 만화에 대한 친밀도를 높였다. 특히 ‘아색기가’의 개그 코드는 웹에서 만화를 보여 주는 방식을 확립했다. 웹툰을 본궤도에 올린 것은 스크롤 방식에서도 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강풀의 ‘순정만화’다. ‘순정만화’의 성공 뒤 포털들은 앞다퉈 웹툰 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천일야화’(양영순), ‘위대한 캣츠비’(강도하) 등이 속속 등장하며 지평을 넓혔고, 웹툰은 지금 한국 만화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웹툰은 기본적으로 무료인 데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의존도가 강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보다 넓은 독자층과 열혈 팬덤, 다양한 소재 등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일본 만화 의존도가 없어졌다는 것도 성과라면 성과다.”(윤태호)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이 기사는 윤태호 작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박인하·김낙호 ‘한국현대만화사’ 등을 참고해 재구성했습니다.
  • 사이버 평생학습 강좌 보강

    영등포구는 무료로 강의를 들으며 취미생활은 물론 자격증 취득까지 가능한 사이버 평생학습센터(e-learning.ydp.go.kr) 강좌를 기존 310개에서 11개 분야 424개로 보강했다고 10일 밝혔다. 새롭게 구축된 콘텐츠는 공인중개사·주택관리사·정보기술(IT) 자격증 등 최신자격증 취득 과정과 자기계발을 위한 패션·뷰티·요리강좌, 창업정보 및 창업기술 입문 과정, 재무설계 과정 등이다. 영어·일본어·중국어를 초·중·고교 수준으로 세분화해 제공하고 자녀 교육을 위한 놀이교육, 현명한 대화법 등 특색있는 강좌도 마련됐다. 휴대전화를 활용한 모바일 강좌도 50개 추가해 언제 어디서나 교육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교육기반을 구축했다. 사이버 평생학습센터는 지난해 3월 운영을 시작해 약 10개월 동안 3만 1500여명이 방문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교육받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해 ‘수강 신청하기’를 누르고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 조길형 구청장은 “구민들의 교육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최신 트렌드에 맞는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규모 7이상 지진 땐 후지산 붕괴될 수도”

    일본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속 대지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후지산(3776m) 붕괴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돼 비상이 걸렸다. 앞서 지난 1월 28일에는 후지산에서 약 30㎞ 떨어진 야마나시현 동부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후지산 분화’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퍼져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1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의 3년에 걸친 후지산 지하 지층 조사 결과 동쪽 기슭의 고텐바시(市) 부근 지하에 숨어 있는 단층을 발견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사토 히로시 교수가 이끄는 조사팀은 후지산이 지진이 일어나기 쉬운 활성단층 위에 있어 산 자체가 붕괴되는 거대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길이 약 30㎞의 역단층인 이 단층은 하단이 후지산 바로 밑의 깊이 10여㎞에 위치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조사팀은 이 단층이 규모 7의 지진을 일으킬 경우 충격으로 후지산의 동쪽 사면이 붕괴해 대량의 토사와 진흙이 산사태로 흘러내릴 우려가 있어 ‘막대한 피해를 주변 지역에 가져올 위험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후지산에서는 2900년 전에 대규모 붕괴가 발생한 후 진흙이 고텐바 부근을 광범위하게 뒤덮었다. 이는 지진 등이 원인으로 보이며 이번에 발견된 단층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단층에서 지진의 발생 빈도는 수천 년에 한 차례 정도로 보이지만 향후 발생의 긴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토 교수는 “산 자체가 붕괴할 경우 분화를 동반하면 사전에 알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붕괴한다면 주변 주민이 피난할 여유가 없어 방재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CEO 칼럼] 신의는 미래성장의 열쇠이다/김창범 한화L&C 대표

    [CEO 칼럼] 신의는 미래성장의 열쇠이다/김창범 한화L&C 대표

    알프스 아래 스위스의 평화로운 호수도시 루체른. 옛 시가지 빙하공원 안에는 사자가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의 라이언기념비(빈사의 사자상)가 자리하고 있다. 사자는 1792년 프랑스 혁명 당시 튈르리 궁전(현재 루브르 미술관)을 지키던 786명의 스위스 용병을 상징한다. 이들은 혁명군에 맞서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했다. ‘항복하면 스위스와 국민의 신의(信義)가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중국 춘추시대 5패(五覇)의 한 사람이었던 진(晉) 문공(文公)은 왕위에 오르기 전 갖은 고초를 겪었다. 그의 충신 개자추(介子推)는 문공이 아사(餓死) 지경에 놓이자 자신의 넓적다리를 베어 먹일(割股啖君) 정도로 헌신적으로 그를 보필했다. 개자추는 이후 문공이 왕위에 오른 뒤에는 자신의 주군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까 논공행상을 마다하고 노모와 함께 면산(綿山) 깊숙이 들어가 은둔생활을 했다. 이를 알게 된 문공은 개자추를 밖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으나 통하지 않자 결국 면산에 불까지 질렀으나 그는 끝내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었다. 스위스 용병들과 개자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와 군주를 위해 헌신한, 신의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스위스의 신뢰는 은행업과 시계산업 발달로 이어졌으며, 교황청이 지금까지 500년 이상 스위스 용병을 근위병으로 쓰고 있는 배경이 됐다. 또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한식(寒食)에 불을 사용하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것으로 군주를 향한 개자추의 신의를 애도하고 있다. ‘믿음과 의리’, 신의의 사전적인 의미다. 신의는 다른 이와의 관계, 곧 사회적 관계의 기초 덕목이다. 신의가 없이는 건강한 사회적 관계 형성이 불가능하다. 신의는 기업 경영에서도 필수 조건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창출이며, 기업이 이윤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들로부터 제품과 서비스 등을 선택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기업들이 제품에 조그만 문제라도 발생하면 리콜(회수) 조치를 취한다. 그러지 않는 기업들이 이미지 하락과 매출 급락에 직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 역시 사회 구성원의 하나라는 점에서 신의는 일종의 의무이기도 하다. 혼자 빨리 가기보다 함께 간다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한 노사 간 화합의 믿음과 협력업체와의 상생의 믿음이 없다면 시너지가 창출되기는커녕 제대로 된 제품 하나 생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회 안에서의 신의의 가치는 그 어떤 덕목보다 크다. 신의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각종 이념과 더불어 우리 사회가 끝까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다. 하지만 신의는 종종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성과주의와 미래를 읽지 못하는 현실 안주로 외면당한다. 일본 최대 식품회사였던 유키지루시(U) 유업은 2000년 대규모 집단식중독 사고에 대해 거짓말과 발뺌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신뢰가 무너져 75년 역사의 명문 기업이 몰락하는 데 1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는 기업의 영속성에서 고객과의 신의보다 더 중요한 원칙은 없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사회와 기업이 효율적이고 바람직하게 운영되는 원리는 현학적 이론이나 미사여구에 있지 않다. 최고경영자(CEO)는 주주와 고객의 가치를 위해, 정치가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며 신의를 지킬 때 기업과 사회는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사회가 세분화되고 다양화될수록 신의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스위스 용병들과 개자추가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덕목은 수백년이 지난 현재에도 우리 사회가 갈등이 아닌 공존이, 미움이 아닌 사랑이, 외면이 아닌 돌봄이, 폭력이 아닌 평화가 넘쳐나는 곳으로 성장하기 위한 열쇠가 될 것이다.
  • [행안부·환경공단 ‘신선한 신규 채용’] 고졸·청년인턴 경력자 등 100명 채용

    한국환경공단이 고졸취업자·장애인 의무 할당 등 2012년 상반기 대규모 직원채용을 실시해 눈길을 끈다. 채용 인원은 100명으로 현재 직원의 5.5%에 이른다. 4일부터 입사지원을 받아 20일에 필기시험을 거쳐 이달 말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신규 채용 인원 중 고졸학력자 10명, 장애인 5명, 청년인턴 경력자 20명 등 채용 부문을 세분화해서 공고를 냈다.”면서 “늘어나는 청년실업자에게 일터를 제공하고 공공기관으로서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채용 방법을 바꿨다.”고 밝혔다. 특히 장기 육아 휴직자(1년 이상)에게도 일자리를 주기 위해 20여명을 선발하는 등 신규 채용 방식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시론]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방향/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시론]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방향/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대통령 소속 기관인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가 자치구와 군 74개를 폐지하는 결정을 해 심각한 저항을 받고 있다. 또한 시·군·자치구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편위원회의 추진 상황을 보면 어디로 갈지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자동차와 같은 느낌이 든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개편은 개선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개악이 될 수도 있다. 지방행정 체제를 개편하는 것은 무엇보다 글로벌화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가경영 체제를 정비하는 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 먼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분업을 통해 각각의 영역을 전문화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중앙정부는 전국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하고, 지방은 지역 발전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경제는 지역 단위로 재편돼 가고 있으며, 지역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이러한 세계적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지역의 경제와 생활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모든 정책을 중앙정부가 결정하다 보니 지역은 중앙의 눈치만 보고 있다. 다른 나라의 지방은 자유롭게 달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지방은 손발이 중앙정부에 묶여 있는 셈이다. 족쇄가 채워진 것이다. 가장 시급한 지방행정 체제 개편의 과제는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는 지역에 관한 정책 결정권과 재정권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우리의 지방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의 지역들과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 주어야 한다. 입법권은 정책 결정권과 관련된 문제이며, 재정권은 지방의 살림살이를 지방의 돈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재원의 지방 이양 문제다. 다음으로는 주어진 과제에 적합한 지역 단위를 공간적으로 개편하는 일이다. 앞에서 논의한 국경을 넘는 지역 간 경쟁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경제 단위가 필요하다. 여기서 대지역 단위는 적어도 500만 내지 2000만명의 인구를 포괄할 수 있는 지역경제권의 형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경기 지방을 제외하고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만한 지역 단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공간적인 지역 단위의 재편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여 광역지방자치단체 수준의 통합 내지 협력체의 결성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세계화는 외향적인 경쟁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부적인 주민 챙기기가 필요하다. 경쟁에 지치고 초조해 있는 주민을 위로하고 활기를 재창조할 지역사회의 후생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주민 가까이에서 주민들 삶의 터전을 조성해 노인과 어린아이를 보호하고 교육하고, 휴식과 안식을 위한 일상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수행하는 지방정부는 주민과 가까운 정부여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주민을 실명으로 파악하고, 주민들이 지역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해 결정하며 그 결과를 향유할 수 있는 지역 단위가 필요하다. 주민의 구체적인 생활 문제를 가까이서 챙기는 근접 정부로서 기초자치 내지 풀뿌리 자치가 있어야 한다. 기초자치의 단위는 선진국의 경우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주민 수가 수백 명에서 수천 명, 수만 명 정도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 대도시의 경우에도 대도시의 일체성과 다양성이 조화하도록 하기 위해 다계층적인 운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방행정 체제는 다른 지역과의 경쟁을 위한 외향적 요구와 주민들을 챙기기 위한 내향적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광역지방정부는 더욱 광역화하고, 기초지방정부는 더욱 세분화해 주민에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편을 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개편을 하려면 제대로 된 개편을 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골라 하는 정부야말로 무능한 정부의 표상이다.
  • 2만~3만원 렌즈 i현미경·유전자 해독기… 첨단 과학기기 ‘스마트 혁명’

    2만~3만원 렌즈 i현미경·유전자 해독기… 첨단 과학기기 ‘스마트 혁명’

    첨단 과학기기는 다 비싼 것일까.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학회에 가입하거나 회비를 내고 과학저널을 꼭 구독해야 하는 것일까. 르네상스 이후 과학은 세분화되면서 동시에 전문화된 길을 걸었다. 좀 더 세밀한 연구를 하기 위해 점점 더 비싼 장비들이 개발됐고 이 때문에 과학은 과학자들만의 세계가 됐다. 오랫동안 당연시되던 과학계의 상식에 ‘스마트 혁명’이 도전하고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수백만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이 출시된 상황에서 과학도 예외일 수는 없다. 단순히 주기율표를 보여 주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전문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학자와 발명가가 되고 싶은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런 앱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공계 학생과 연구자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공학용 계산기가 스마트폰 앱에 자리를 내어 준 것처럼 과학 정보를 담은 두꺼운 책과 인터넷 사이트들, 고가의 장비들이 물러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i현미경(iMicroscope)은 스마트폰을 현미경으로 바꿔 준다. 앱을 다운로드받고 특별히 스마트폰용으로 제작한 렌즈를 부착하면 원하는 크기까지 확대가 가능하고, 사진으로 찍은 후 배율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있다. 광학현미경의 경우에는 가져다대고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i현미경은 현미경이 비싸다는 상식도 깼다. 렌즈는 2만~3만원이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유전자 해독기(Genetic decoder)도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종류의 DNA와 RNA 등 유전자 정보가 수록돼 있고 원하는 부분만 골라 해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전자 해독을 하는 연구자가 자신이 밝혀낸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면 서버를 통해 즉시 전 세계의 모든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을 보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아이폰용 원소 정보(The Elements of IPHONE)는 화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써봐야 할 ‘강추’ 앱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원소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세세하게 적혀있고 앞으로 발견되거나 만들어질 수 있는 원소에 대한 정보도 수록돼 있다. 원소의 무게, 사용처, 안정성, 분해법은 물론 인공지능 검색엔진인 ‘울프람 알파’와도 연계돼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가 등장한다. ‘울프람 알파’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앱이다. 간단한 산수부터 미적분이나 공학적 해석, 이산수학 등 전문적인 영역의 수학 문제도 가볍게 풀어준다. 특히 ‘고양이의 수명은 얼마인가?’라거나 ‘오른쪽 다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면 어떤 병을 의심해 봐야 하는가?’ 같은 고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질문에도 척척 답을 내놓는다. 진화된 형태의 백과사전인 셈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중국인들은 대범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신형 중국형 아반떼 ‘랑둥’(朗動)의 외관을 국내 모델보다 더 웅장하게 바꾸고, 차체를 더 키운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현대차 부스에 보도진 등 북적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 2012)가 개막된 23일 중국 베이징 신국제전람센터. 현대차의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차 언론 콘퍼런스가 열리기 30분 전부터 1924㎡ 규모의 현대차 부스는 중국 현지와 세계 각국에서 몰린 500여명의 보도진으로 북적거렸다. 콘퍼런스가 시작되자마자 흑백 대비를 강조한 복장과 마스크를 쓴 비보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부스 무대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브레이크 댄스 등을 선보였다. 이윽고 효과음과 함께 무대 뒤편에서 등장한 현대차의 야심작 랑둥이 소개됐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의 중국형 모델인 랑둥은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국내형 아반떼보다 길이는 40㎜, 높이는 10㎜ 정도 늘렸다. 독특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적용, 과감하면서도 부드러운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대형차 느낌을 주는 랑둥은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사이드&커튼 에어백,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 고급 사양도 갖췄다.”고 말했다. ●“3공장 생산능력 40만대로 늘릴 것” 현대차는 기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XD), ‘위에둥’(국내명 아반떼 HD)과 함께 랑둥을 투입해 중국 준중형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효흠 베이징현대 총경리(사장)는 “엘란트라는 택시용, 위에둥은 가정용, 그리고 랑둥은 고급화 모델로 판매하는 등 아반떼의 중국 판매를 세분화할 것”이라면서 “현재 30만대 수준인 중국 3공장의 승용차 생산 능력을 내년까지 40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련되고 강인한 스타일에 세단처럼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춘 SUV ‘신형 싼타페’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기아차도 이날 베이징모터쇼에서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그랜드 VQ-R)을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차종으로 내놓았다. 중국형 카니발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개발됐다. 오태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은 “쏘렌토 2.2 디젤 모델과 카렌스 가솔린 1.6모델을 중국 시장에 추가 투입하는 등 중국에서의 라인업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아차는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옌청시 중국 3공장에서 중국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형 전기차 생산계획도 발표 친환경과 첨단을 주제로 부스를 꾸민 토요타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윈둥솽칭’(雲動双擎)을 처음 공개했다. 부스 중앙에 5m 높이의 나무를 배치하고, 그 주변에 설치한 8개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의 환경 관련 봉사 활동 장면을 보여줬다. 무대 양쪽으로는 꽃과 각종 식물로 꾸민 ‘에코 파크’도 조성했다. 한국 토요타 관계자는 “전기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를 중국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귀띔했다. 베이징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무용공연을 보았다. 주변이 총선으로 분주했던 지난달, 불 꺼진 객석에 앉아 원초적인 몸짓과 문명이 만나 가는 과정을 보았다. ‘먼저 생각하는 자-프로메테우스의 불’이란 다소 긴 제목의 이 공연은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안무가 정영두는 말한다. ‘기술의 진화와 행복의 진화가 비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으로 공연을 준비했다.’라고. 안무가가 의도한 대로 음향과 조명 등 실험적인 기술이 춤과 만난 신선한 공연이었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쏠렸다. 놀랍게도 출연자들 모두 아마추어들이었다. 약제보조사에서 무역회사 직원, 고등학교 교사가 있는가 하면 증권사 브로커도 있었다. 그들은 공연을 위해 두 달간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쳤다. 자정이 넘게 땀을 흘리며 스물세 명의 출연자는 변화해 가는 자신의 몸을 보았을 것이며, 또한 생소했던 갖가지 기술이 자신들과 어울려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깊이 만났을 것이다. 안무가의 의도를 표현하고자 거듭 연습을 반복하면서 그들 스스로 기술문명을 성찰하는 철학자가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공연의 의미가 더 소중하게 다가왔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차이는 문화에 있었다. 크로마뇽인의 거주지에서 발견되는 동굴벽화와 동물조각품들은 생존과 무관한 것들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죽은 자에 대한 연민으로 장례를 치르고 조각품을 나누며 같은 감성을 확인하는 동안 공동체의 결속은 더욱 단단해졌다. 내가 베푼 친절이 후대에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란 생각은 문화적 감성을 통해 각인되었고, 이타심은 유전자에 기록되었다. 모닥불에 둘러앉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춤으로써 생존이 불안했던 크로마뇽인은 비로소 존재의 위안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사회가 분화되고 전문화될수록 오히려 문화의 참여는 줄어들었다. 마을 축제는 공동체의 전 성원들이 준비하고 참여함으로써 완성되었다. 판소리는 단지 공연자의 소리로만 구성되지 않았고 관객의 추임새가 더해져야 했다. 현대사회는 그러한 참여의 기회를 박탈한다. TV는 갖가지 공연을 화려하게 보여주지만 향유밖에 할 수 없고, 영화는 표를 사는 적극적인 행위를 전제하지만 마찬가지로 참여의 문은 닫혀 있다. 전문화된 문화는 오케스트라나 뮤지컬처럼 고급화되어 일상적으로 향유하기에도 부담스러울 지경이니 참여는 언감생심이다. 문화적 감성을 전이하지 못하는 현대의 크로마뇽인은 존재의 불안함을 갖고 산다. 축제의 공간도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어 있으며, 주가를 올리는 합창단도 정작 참여하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에 대한 참여의 공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현대 사회에서 문화의 향유와 참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 공간은 바로 교회다. 성가대의 노래를 듣고 목사의 연설을 향유하고 동시에 함께 찬송가를 부름으로써 교인들은 일상적으로 문화 참여의 기회를 갖는다. 함께 찬송하며 그들은 기꺼이 성경의 말씀에 동의하고 교회공동체 안에서 존재의 위안을 받는다. 문화에의 참여는 인간성에 대한 감수성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독일의 작가 브레히트는 연극에 일반인을 참여시킴으로써 파시즘에 대해 국민 스스로 저항할 힘을 키웠는데 이를 ‘교육극’이라 불렀다. 향유보다 참여가 삶의 주체가 될 힘을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 중 하나인 셈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작한 문화바우처는 문화복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부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의 집’ 사업처럼 문화에 참여할 기회는 가질 수 없고 단순히 관람을 지원하는 소비적 형태를 띠고 있다. 과연 이를 통해서 저소득층 사람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교회에서도 하는 일을 정부가 방치한다면, 국민은 국가를 통해 존재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객석을 떠나 무대 위에 선 그들을 통해 문화 참여의 중요성을 정부가 인식하길 바란다. 광범위한 정치 참여 또한 문화적 감수성의 향상을 통해 발현될 터이다.
  • 장애인 고용 자회사 설립 대기업 정부서 최대 10억원 지원해준다

    정부가 장애인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2015년까지 대기업이 자회사 형태로 직원의 30%가량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사업장을 설립할 경우 최대 10억원을 지원한다. 또 중앙부처 장애인 공무원 고용 목표가 4%(현행 3%)까지 올라가고 장애인 고용률이 낮은 기업의 부담은 커진다. ●장애인 고용률 2.28%… 대기업은 1.78% 고용노동부는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애인 고용 확충을 위한 종합대책’을 보고했다. 고용부가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 2만 4083개소를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0.04% 포인트 상승한 2.28%로 집계됐다. 반면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고용률은 1.78%, 30대 기업집단은 1.80%로 낮았다. 이에 따라 장애인 고용률이 낮은 대기업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하면 장애인 고용 규모에 따라 2015년까지 최대 1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설립요건인 장애인 고용비율(30%)을 자회사 규모별로 완화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기업들의 사회공헌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1그룹 1자회사 설립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 “1그룹 1자회사 설립운동 펼 것” 또 3단계로 나눴던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부담금을 4단계로 세분화시켜 고용률이 저조한 기업들에게 더 많은 부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연 1회였던 장애인 고용 의무이행 점검도 올해부터 연 2회로 본격 확대하고 저조기업 명단을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공개하기로 했다. 기초수급제도도 손을 본다. 현재 고용부에서 시행하는 취업성공 패키지나 희망리본 사업 등에 참여해 기초수급자에서 벗어난 경우에만 의료·교육 급여를 2년 유예하도록 했으나, 앞으로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증가로 기초수급자에서 벗어난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장애인 교사 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2개 이상 지역의 복수지원을 허용, 장애인 합격 미달지역에 임용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의 고등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학교교육과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연계해 장애 학생의 취업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김윤기교수 비만 예방법 찾아

    김윤기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체내 지방세포 분화를 조절하는 메신저 RNA(mRNA)의 작용원리를 밝혀내 원천적으로 비만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 ‘몰레큘러 셀’(분자세포) 최신호에 게재됐다.
  • ‘팝 아트’ 같은 달…형형색색 지도 눈길

    ‘팝 아트’ 같은 달…형형색색 지도 눈길

    마치 현대 미술가의 작품처럼 보이는 달의 지질도가 해외 언론에 공개돼 눈길을 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공개된 사진은 천체 지질학자들이 아폴로 우주계획 및 달궤도위성의 정보를 토대로 제작한 지질지도다. 형형색색으로 칠해진 각 지형은 반사율에 따라 나타난 것이며 주요 충돌 분화구와 분지, 평원, 단층, 산맥 등의 다양한 지형을 가진 달 표면의 모습과 일치한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작된 이 같은 지도는 과학자들이 천체에 매장된 금속 및 광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해당 지도는 태양계 생성 초기 달에 끊임없이 떨어진 유성과 같은 우주 파편으로 생긴 크고 작은 크레이터(충돌 분화구)를 보여준다. 특히 달의 어두운 지역 즉 우리가 쉽게 보는 방향 반대 측은 수많은 자국과 손상이 잘 드러나고 있다. 추후 우주 진출이 본격화된다면 이들 지도를 이용해 달과 같은 천체에서 자원을 확보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사진=멀티비츠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정치깡패 3대조폭 → 벤처투자자로 위장 ‘풀살롱’ 운영

    정치깡패 3대조폭 → 벤처투자자로 위장 ‘풀살롱’ 운영

    한때 전국을 누빈 이른바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 조양은(왼쪽)의 ‘양은이파’, 김태촌(오른쪽)의 ‘서방파’, 이동재의 ‘OB동재파’는 ‘3대 조폭’이다. ●양은이파 조직원 수 한때 1만명 1978년 ‘양은이파’를 결성한 조양은은 한때 조직원 수만 1만명에 달할 정도로 서울 강남을 비롯해 전국을 주름잡았다. 김태촌은 조양은의 보스 오종철을 습격해 불구로 만들고, 신민당 총재직 선출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등 ‘정치깡패’의 부활을 알리며 ‘서방파’를 이끌었다. 이동재는 조양은과 김태촌이 수감된 이후 독자적으로 세를 확장했다. 1980년대 후반 강남 일대는 이들 ‘호남 3대 패밀리’를 주축으로 크고 작은 조폭의 무대가 됐다. 강남 유흥업소 이권을 둘러싼 다툼에서 벌어진 ‘서진 룸살롱 살인사건’을 비롯, 잇따른 조폭 사건에 노태우 대통령은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1998년까지 조직폭력배 1만 1000여명이 검거됐다. ●서방파 신민당 전당대회 폭력 2000년 전후로 출소한 조폭들은 활동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불법에서 합법을 가장해 법망을 피하며 영역을 넓혔다. 벤처 투자자로 변신, 돈줄을 찾기도 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겉으로는 기업형으로 탈바꿈한 뒤 호칭도 회장, 고문, 과장 등 정식 명칭을 쓰고 ‘은밀하게 조용히’ 드러나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정식 사업 등록을 하고 합법으로 가장한 뒤 위력으로 협박하는 청탁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웬만해서는 시민들 앞에서 드러나게 행동하는 일도 없어졌다. 경찰 수사망에 올라 활동 반경이 제한된 과거의 전례에서 생존법을 터득한 것이다. 세대교체 형태도 띠기 시작했다. 조양은은 2009년 은퇴를 선언하며 후계자로 김모(50)씨를 지목했고 조씨의 막후 조종 아래 김씨는 양은이파 재건을 모토로 강남 등에서 ‘풀살롱’을 운영했다. 김태촌은 연예인 협박, 기업인 공갈미수 등으로 심심찮게 등장했지만 최근 건강 악화로 투병 중이다. 결국 유혈참극의 시대는 끝났지만, 조폭들은 세를 이어 음성화·합법화·세분화 등 진화된 형태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백민경·조희선기자 white@seoul.co.kr
  • 연예사업법 3년째 ‘여의도 동면’

    유명 연예 기획사 대표의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사건<서울신문 4월 11일 자 10면>은 독점적인 연예 매니지먼트(기획) 사업 구조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예인을 관리가 아닌 소유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9년 고 장자연 성상납 리스트 파문 이후 추진되다 흐지부지된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 관련 법률안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1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연예 기획 사업을 통제·규율하는 법률이 없다. 결과적으로 연예인들이 불합리한 대우나 횡포에 시달려도 소속사에 행정적 처분을 내릴 수 없다. 게다가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까닭에 대표자가 전과자인지 전문성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 검증되지 않은 연예 기획사가 난립하고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계약금을 가로챈 뒤 잠적하는 사기 사건이 빈발하는 이유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예인들은 이른바 ‘노예계약’을 비롯, 폭행·협박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도 기획사에 따질 수 없는 구조다. 물론 소속사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연예인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대체로 스타 반열에 오른 연예인들의 경우다. 문제는 연습생이다. 대표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불거진 O엔터테인먼트 대표 장모(51)씨의 소속 연습생 성폭행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대중문화예술인 지원센터에 지난 11개월간 접수된 연예인들의 인권침해 관련 상담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사실도 피해 사례가 은폐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최문순(현 강원도지사) 민주당 의원 등 24명은 2009년 3월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법안’을 공동발의했다. 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더불어 학생들도 장래희망 조사에서 ‘연예인’이 수위를 차지한 가운데 체계적인 연예 기획 사업과 연예인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연예기획 사업 허가제 ▲불공정 계약서 시정권고 ▲미성년자와 계약 시 친권자 등 동의 필수 ▲준수사항 위반 시 영업정지·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3년 동안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당시 일부 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장에 맡기자’고 하는 등 입법에 적극적이지 못해서”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매니지먼트 사업은 허가제다. 연예 기획사에는 매니저, 기획담당 등 분야가 철저하게 구분돼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리허설 전담 매니저가 따로 있을 만큼 역할이 세분화돼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8)정도전과 이방원

    [선택! 역사를 갈랐다] (8)정도전과 이방원

    1398년(태조 7) 음력 8월 26일 밤, 정도전은 이방원과 마주하였다. 정도전은 살려달라고 부탁했지만, 이방원은 거절했다. 1차 왕자의 난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정도전이 꾸었던 꿈은 뒤틀리고 변하였다. 정도전과 이방원, 두 사람은 조선 초기의 신권과 왕권론을 대표하는 역사적 라이벌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정말 역사적 라이벌로 이해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은 나이 차이부터 상당했다. 1392년 조선이 만들어질 때 정도전은 50세의 중년, 이방원은 25세의 청년이었다. 당시로는 아버지와 아들뻘 정도의 차이였다. 혹시 1383년(우왕 9) 정도전이 처음 이성계를 만났던 함주 막사에서 보았던 이방원은 16살의 똑똑하고 야심에 찬 아이로 기억했을 수 있다. 그만큼 라이벌 의식을 느끼기 어렵다는 뜻이다. 두 사람이 살아온 길도 조금 달랐다. 정도전은 경상도 향리 집안 출신이고, 어머니의 혈통 문제로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귀족 가문이 얽혀 있는 중앙정계에서 그는 과거시험과 자신의 실력만으로 권력의 정글을 헤쳐나가야 했다. 이 때문에 정도전은 유배를 갔다. 그 후에도 노골적으로 차별을 받았다. 자신이 세운 삼각산 아래 학교를 옮겨야 했고, 이사도 여러 차례 했었다. 아마도 그의 성격은 원칙적이고, 때로 과격했던 것 같다. 이방원은 그보다 좋은 주변 환경에서 좋은 조건에서 살았다. 그는 이성계가 중앙 정계에 등장한 이후에 태어났다. 또한, 이성계의 많은 아들 중에서 드물게 과거시험에 합격했다. 벼슬길에서도 크게 어려운 일을 겪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귀족적 나약함보다 정치적 판단력과 추진력이 있었다. 이방원이 정몽주를 살해하는 과정은 그의 냉혹함과 판단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새 술은 새 부대로’ 의견 모은 정도전과 이방원 정도전과 이방원이 당면했던 현실은 국가운영의 문제였다. 고려왕조는 힘들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국제적으로는 새롭게 등장한 명나라와 이전 원나라 사이에서 방황했다. 더구나 홍건적과 왜구의 침입은 견디기 쉽지 않은 시련이었다. 특히 왜구의 침략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졌고, 바닷가 지역 사람들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냈다. 국내 상황은 더 문제였다. 고려의 귀족들은 지배층이면서도 사회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들은 권력과 경제력을 이용해 남의 땅을 삼켰다. 넓어진 땅에 필요한 일손은 백성을 노비로 만들어 보충했다. 이들에겐 법적 소송도 먹히지 않았다. 귀족들은 자신의 수하에 있던 사람들을 관료로 만들었다. 세금을 내야 할 땅과 군대에 가야 할 사람들이 계속 줄어 갔다. 한마디로 국가운영이 파탄나고 있었다. 새로운 질서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공감했다. 여기까지가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정도전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이성계와 손잡았다. 고려말 여러 지식인이 정도전처럼 개혁을 생각했다. 그들은 성리학을 공통된 이념적 무기로 삼아 현실에 적용하려 했다. 자신들의 학문을 실학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본 불교는 인륜을 해치는 껍데기 학문이었다. 위화도 회군은 이성계와 개혁을 꿈꾸었던 세력이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된 사건이었다. 당시 요동 정벌을 추진했던 우왕과 최영 장군 등은 구세력으로 물러나야 했다. 그렇지만, 개혁세력은 점차 분화되어 갔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고 싶어한 정도전과 조준. 적어도 고려왕조의 틀은 유지하려 한 이색, 권근, 정몽주 등은 대립해야 했다. 정몽주의 죽음은 고려의 가을을 재촉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정도전, 고려 귀족을 관료로 대체를 시도하다 정도전은 정치의 근본이 민(民)이라고 했다. 유교 정치의 원리인 셈이다. 권력이 이곳에서 출발하고, 통치자가 민심을 잃으면 덕(德)이 있는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넘긴다. 그래야만 이성계가 국왕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이 백성에서 선비가 등장해서 관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도전에게 선비와 농민은 둘이 아니었다. 그의 의도는 과거 문벌 귀족들이 차지했던 관료 자리를 더 많은 계층과 지역에 개방하는 것에 있었다. 이를 위해 정도전은 지방관 등의 천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관료들은 통치를 위한 지식과 능력이 필요했기에 반드시 학교를 거쳐 과거시험을 보도록 했다. 그는 고려시대처럼 과거 시험관과 합격자 사이의 개인적 인맥이 생기는 것을 막고, 이를 위해 사립학교를 약화시켰다. 정도전이 추구한 것은 중앙집권적인 국가운영이다. 그는 중국 고대의 제도인 6부를 원리로 한 중앙 관제를 만들었다. 말하자면 권력이 중앙에 모여 마치 물고기를 잡는 그물처럼 행정망이 펼쳐지는 그런 국가였다. 고려의 행정체계는 마치 벌집처럼 복잡한 자율성을 지녔다. 이 체계가 고려말 국가위기에 대응하는 일에 무기력했다. 국가 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동원을 어렵게 만들었던 것이다. 정도전은 이를 중앙에서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가문과 개인 등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조선의 중앙집권적인 국가운영방식은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탄생했다. ●이방원, 고려 귀족문벌 다시 정치로 흡수하다 이성계가 집권한 이후 정도전이 당면한 정치적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국왕의 후계자 문제, 다른 하나는 명과의 외교 문제였다. 후계자 문제는 빨리 정리되었다. 이성계의 둘째 부인인 강씨 소생의 막내가 후계자로 결정된 것이다. 이성계는 첫째 부인인 한씨 소생으로 6명의 아들을 두었고, 이방원이 그중에서 다섯째 아들이었다. 정도전 등은 공로가 있는 아들을 세우자는 의견이었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이 문제는 정도전이 죽게 되는 원인이 된다. 또 큰 문제는 명과의 외교 마찰이었다. 명 태조인 주원장은 조선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풀지 않았다. 주원장은 조선이 명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명에 사신으로 왔던 이방원 등에 대해 좋은 대우를 해주었다. 특히 명은 외교 문서의 문구가 건방지다는 이유로, 조선에 문서 작성자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명은 정도전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정도전은 이 문제에 정면 대응하려 했다. 그는 요동 정벌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그는 이를 통해 정권에 위협이 될 최대 변수, 즉 왕자와 개국 공신들이 거느린 사병(私兵)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요동 정벌 추진은 조준 등과 같은 개혁파까지 이를 반대하게 한 카드가 되었다. 개국 공신들도 자신의 사병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찬동하지 않았다. 이방원은 이런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1398년(태조 7) 왕자의 난으로 권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이방원은 일단 형을 국왕의 자리에 앉혔다. 그렇지만, 그는 본인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한편, 수하들을 요직에 포진시켰다. 이방원이 주로 손을 잡았던 세력은 현실 개혁이 아닌 개선을 주장했던 세력들이다. 이들은 보수파는 아니지만, 기득권층의 이해는 나름대로 보존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던 사람들이다. 고려말 이색 아래에서 공부했던 권근, 하륜 등이 그들이었다. 물론 이방원의 뛰어난 정치적 감각은 이를 뛰어넘고 있었다. 그는 숙청이 끝난 이후에는 모든 정치세력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개혁파였던 조준은 영의정으로 내세웠고, 사돈 관계를 맺었다. 또한 자신이 살해한 정몽주를 복권하고, 정도전의 동생과 아들의 벼슬길도 열어 주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과거 귀족 가문으로 중심을 재편하였다. 단, 이들 가문 간의 결속력을 막고자 종실 세력을 키웠다. 한마디로 이방원은 정도전처럼 중앙 정계에 지방세력을 끌어들이지 않고, 이들의 참여를 막았다. 대신에 이들에게는 군역의 면제나 면세와 같은 특권을 주었다. 이처럼 정도전이 추구했던 개혁의 방향은 이방원에 의해 변질되었다. ●일본 학자의 정치적 방법론이 조선사를 왜곡? 그렇다면, 이방원은 왕권 강화론자, 정도전은 신권론자였을까? 여기에는 국가 권력을 보는 시각의 문제가 전제된다. 원래 왕권과 신권의 대립 구도로 정치사를 이해하려 했던 학자들은 일본 학자들이었다. 그들이 메이지 유신을 겪으면서 천황과 봉건 영주의 대결로 정치사를 이해하려는 방법론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왕권이나 신권 등의 말은 모호하고 피상적이다. 예컨대 외척이나 소수 공신에게 특권을 주는 것은 신권의 강화이면서 국왕권의 강화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오해가 바로 정도전의 경우이다. 그는 총재인 재상이 행정실무를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왕은 도덕적으로 완성된 성인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그의 주장은 재상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주장에는 역사적 이유가 있었다. 정도전은 공민왕 이후 여러 고려 국왕들의 파행적인 정치운용과 도덕적 문제를 목격했다. 그는 조선에서 국왕이 소수 귀족가문과 결탁하여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가 재상이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측근인 남은과 함께 군사권을 태조 이성계가 장악해야 한다고 건의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비록 그의 개혁구도는 이방원에 의해 변질되었지만, 그가 지향했던 중앙집권체제는 조선 왕조를 규정짓는 설계도가 되었다. 김인호(광운대 교양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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