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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 줄기세포 ‘만능’아냐 노인들 시력 잃기도

    여러 종류의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등 쓰임이 많아 흔히 만능세포로 간주된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시력을 잃은 사례가 보고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부설 바이어스 안과병원, 마이애미대 의대, 로체스터대 의대, 오클라호마대 의대 공동연구진은 2015년 플로리다의 한 병원에서 줄기세포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70대와 80대 노인들이 심각한 치료 합병증으로 인해 현재 앞을 볼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1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5년 70~80대 여성 3명은 노인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위해 1인당 5000달러를 지불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이들은 플로리다의 한 줄기세포 치료 전문병원에서 자신들의 체지방을 추출해 배양한 줄기세포를 수정체와 망막 사이를 채우고 있는 무색 투명한 젤 형태의 유리체강 내에 주사하는 시술을 받았다. 이들은 주사를 맞은 다음날부터 안압 상승, 망막 박리, 유리체 파열 및 출혈, 수정체 탈구 등의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렸다. 결국 시술 1년 뒤에는 빛도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을 상실하게 됐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토머스 알비니 마이애미의대 안과학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안전성은 아직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만큼 줄기세포 치료효과에 대해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줄기세포는 만능?…줄기세포 치료받았다가 시각장애인 신세

    [달콤한 사이언스] 줄기세포는 만능?…줄기세포 치료받았다가 시각장애인 신세

     여러 종류의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등 쓰임이 많아 흔히 만능세포로 간주된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시력을 잃은 사례가 보고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부설 바이어스 안과병원, 마이애미대 의대, 로체스터대 의대, 오클라호마대 의대 공동연구진은 2015년 플로리다의 한 병원에서 줄기세포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70대와 80대 노인들이 심각한 치료 합병증으로 인해 현재 앞을 볼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1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5년 70~80대 여성 3명은 노인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위해 1인당 5000달러를 지불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이들은 플로리다의 한 줄기세포 치료 전문병원에서 자신들의 체지방을 추출해 배양한 줄기세포를 수정체와 망막 사이를 채우고 있는 무색 투명한 젤 형태의 유리체강 내에 주사하는 시술을 받았다. 이들은 주사를 맞은 다음날부터 안압 상승, 망막 박리, 유리체 파열 및 출혈, 수정체 탈구 등의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렸다. 결국 시술 1년 뒤에는 빛도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을 상실하게 됐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토머스 알비니 마이애미의대 안과학 교수는 “이번 보고서는 최근 의료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세포 치료법의 오용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안전성은 아직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만큼 줄기세포 치료효과에 대해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기파’ 기자도 해봤습니다, 채식… ‘풀때기’ 먹기보다 힘들었다, 편견

    ‘고기파’ 기자도 해봤습니다, 채식… ‘풀때기’ 먹기보다 힘들었다, 편견

    지난해부터 잇따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의 여파로 육류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채식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인구를 100만~150만명 규모로 추산한다. 채식 식당이 늘고 채식라면, 콩소시지 등의 판매가 늘면서 ‘베지노믹스’(vegenomics·채식경제)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채식은 확장일로다. 채식 방법도 세분화했다. ‘비건’(vegan·완전채식)이라 불리는 엄격한 채식이 주류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세미 채식이 대세다. 가끔 육류를 먹는 ‘플렉시테리언’(flexible+vegetarian)이 등장했다. 채식을 주로 하되 우유나 달걀, 생선을 허용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에서 육류를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엄격한 채식은 지나친 체력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유다. 세미 채식을 하는 직장인들은 육류를 다소 줄이는 것으로도 건강상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물론 채식주의자를 ‘까다로운 사람’이나 ‘유난 떠는 사람’으로 보는 편견도 존재한다. 지난달 20일부터 보름 동안 ‘세미 채식’으로 채식 열풍에 동참하면서 사회 현상을 직접 느껴 봤다.“고기 안 먹으면 힘없어서 기사나 제대로 쓰겠냐.” “채식 체험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고기 먹는 게 무슨 문제냐.” 겨우 2주 남짓이지만 채식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인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고기 없는 삶’ 자체는 그리 유별나거나 대단하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고기를 먹지 않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려주는 서막이었다. “하루에 한 끼는 고기를 먹는 ‘육식주의자’가 채식이라니 며칠 만에 포기할 거야.” “성격 안 좋아지겠다.” 가장 많이 보인 반응이었다. 채식에 대한 조언을 해 준 조길예 비건네트워크 대표는 “통상 채식주의자는 까탈스럽고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는다. 고기를 안 먹는 건 개인의 취향과 선택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전혀 존중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체험 기간 가장 많이 해야 하는 말이 “혹시 고기가 들어갔나요”, “고기 빼 주세요”였고, 그때마다 식당 종업원이나 식사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수군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세미 채식에는 유제품만 허용하는 ‘락토’, 달걀만 허용하는 ‘오보’, 유제품과 달걀을 허용하는 ‘락토오보’, 가금류와 육류만 먹지 않는 ‘페스코’, 가금류는 먹지만 육류는 먹지 않는 ‘폴로’ 등이 있다. 이 중에 그나마 어렵지 않다는 페스코에 도전했다. 처음부터 힘든 수준의 채식을 하면 의욕이 쉽게 꺾이고 실패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채식주의자 월간지인 ‘비건’의 이향재 대표는 “육식을 한 번에 끊을 순 없고 우선 세미 채식으로 시작해 한 달 정도 적응기를 거쳐야 한다”며 “채식은 고기 섭취 자체를 혐오하거나 아예 고기를 먹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고기를 덜 먹자는 것”이라고 말했다.첫날(2월 20일), 점심을 걸렀다. 경찰서 구내식당의 점심 메뉴는 제육볶음이었고 식판에 허용된 음식은 오이소박이, 김치, 밥이었다. ‘앙꼬 없는 찐빵’에 돈을 지불하기 아까웠다. 초코바와 과자로 한 끼를 때웠고 이후에도 점심을 거르는 일이 잦았다. 조 대표는 “채식주의자들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집에서 해먹는 경우가 많다”며 “채식 식당이 늘고 있지만 일반 식당에서 고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메뉴는 비빔밥이나 오징어볶음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저녁 ‘회식’ 메뉴는 문어숙회, 홍어삼합 등 해산물이어서 부족한 영양분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외 일주일에 두 번씩 있는 회식은 매번 고통스러웠다. 고기가 포함된 음식을 먹는 날에는 밑반찬으로 나온 샐러드나 각종 나물만 씹어댔다. 채식을 한 지 8일째(2월 27일) 저녁 회식 자리가 돼지갈비집이었다. 한 시간 가까이 고기 굽는 모습만 바라봤다. 일주일 만에 채식에 적응된 것인지 고기를 먹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도 들지 않았다.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놀림과 함께 잔치국수 한 그릇이 앞에 놓였다. ‘남들은 고기 먹는데 고작?’이라는 서러움도 더는 없었다. 취재 중에 만난 채식주의자들은 하나같이 회식이 스트레스라고 했다. 세미 채식주의자인 직장인 장모(33)씨는 “고기를 먹지 않으면 상사들이 대놓고 ‘유별나게 산다’, ‘고기 먹는 나는 야만인이냐’, ‘식물도 고통받는데 식물은 왜 먹냐’라고 비아냥댄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유학하며 2년간 채식을 했던 배모(29·여)씨는 “한국에는 대체식품이나 채식 식당 등 인프라가 없는 것뿐 아니라 채식주의자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결국 채식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사실 이런 선입견과 편견을 제외하면 세미 채식 실험은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황태전골, 고등어구이, 갈치조림, 연어덮밥, 비빔밥, 동태탕 등 육류의 대체품이 충분했다. 따라서 육류를 못 먹어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없었다. 오히려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해지는 경우가 없어 몸이 가벼웠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아보카도는 지방 함량이 풍부하고 콩도 우수한 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채식으로 영양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지는 않는다”며 “다만 동물성 기름에만 포함된 비타민 B12 등 일부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게 가끔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생각지 못한 난관은 주말에 다가왔다. ‘자취’하는 처지에서 주말 끼니였던 라면이 문제였다. 대부분 돼지고기나 소고기 분말가루가 포함돼 있어 섭취 불가 품목이었다. 다행히 ‘채식라면’과 ‘콩고기’가 시중에 나와있다. 콩 단백을 주재료로 만든 소시지, 스테이크, 불고기 등 여러 식재료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인 11번가에 따르면 콩고기 매출은 2014년에 전년 대비 98%가 증가했고 2015년에는 210%, 지난해에는 57%가 늘었다. 한국채식연합이 집계한 채식 식당도 2011년 247개에서 2016년 479개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대학에도 채식식당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국에 3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서울대 학생식당이다. 지난달 23일 점심에 찾은 식당은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두부튀김, 감자조림, 콩불고기, 버섯떡국, 샐러드, 쌈채소, 백김치, 나물무침 등이 메뉴였다. 다만 가격은 3000~4000원 정도인 다른 학생식당에 비해 다소 비싼 7000원이었다. 채식 13일째(3월 4일) 찾았던 서울 종로구의 채식뷔페도 1만 3000원으로 꽤 비쌌다. 식당 주인은 “가성비가 좋은 고기와 해산물을 제외하고 채소로만 식단을 만들다 보면 재료비가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보름간의 채식을 무사히 끝내고 자축하면서 먹은 찜닭. 속이 다소 거북했다. 짧은 채식 생활이라 더 건강해졌다거나 몸무게가 준 느낌은 별로 없다. 채식주의자들도 건강만을 이유로 채식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환경 문제나 공장식 사육에 대한 문제점 때문에 육류 소비 감소를 주장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46.8㎏으로, 1970년(5.2㎏)에 비해 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채소의 연간 소비량은 1.3배 늘었고 양곡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 대표는 “늘어나는 육류 소비량을 감당하기 위해 공장식 사육이 일반화했고 AI·구제역 같은 전염병에 취약한 환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식을 강요하는 것도, 육식을 혐오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환경보호, 동물보호, 건강 등 여러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만큼 채식을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인정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인 가구시대 ‘세컨드 가전’ 돌풍

    1인 가구시대 ‘세컨드 가전’ 돌풍

    삼성, LG선도 건조기 시장 도전장 옷감 손상 줄이고 전기료는 낮춰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을 보조하는 이른바 ‘세컨드 가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와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생활의 편리를 위해 가전제품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성향이 확산되고, 가전업계는 기능을 세분화한 가전제품들로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 판매량이 급성장하고 있는 ‘세컨드 가전’의 대표주자는 의류건조기로, 지난해부터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파트 베란다를 확장하며 빨래를 널 공간이 없거나 미세먼지로 인해 집 밖에 빨래를 널기 꺼려 하는 소비자들, 빨래를 일일이 널어 말리기에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수요를 파고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30만~4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2004년 LG전자가 의류건조기를 출시하며 시장을 견인해 왔다.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하는 ‘히트 펌프’ 방식을 활용해 고온 열풍으로 건조하는 기존의 히터 방식에 비해 옷감 손상을 막고 전기요금 부담도 낮춰 의류건조기 대중화를 이끌었다.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하던 의류건조기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의류건조기는 9㎏ 용량의 가정용 전기식 건조기로, LG전자와 마찬가지로 히트 펌프 기술을 적용했다. 제습 센서가 빨래의 수분량을 정확하게 측정해 옷감 속 습기를 제거해 주며, 5㎏ 세탁물을 표준 코스로 1회 세탁하면 발생하는 전기요금이 180원에 그쳐 요금 부담도 줄였다. 집 안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가정용 소형 프로젝터인 미니빔TV도 1인 가구와 캠핑족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LG전자의 ‘LG 미니빔 TV’는 올해 들어 월평균 판매량이 5000대를 넘어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2011년 이후 5년 만에 판매량이 2배 이상 늘며 LED 프로젝터 시장에서 6년 연속(2011~2016년) 매출액 1위를 차지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기초수액제 덤핑 금지한 정부 “약품 안정 공급” vs “현실 무시”

    기초수액제 덤핑 금지한 정부 “약품 안정 공급” vs “현실 무시”

    퇴장방지의약품인 기초수액제를 둘러싸고 의약업계가 시끄럽다. 정부는 관리기준을 세분화해 공급 안정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의약품 유통업계 등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퇴장방지의약품이란 가격이 낮아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약품 또는 비싼 약제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어 비용 절감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는 약품을 말한다. 필수 의약품의 시장 퇴출을 막고 무분별한 고가 약품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관리한다. 2000년 3월 도입됐다.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한국제약협회, 한국병원약사회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약제전문평가위원회에서 선정·심의한다. 퇴장방지의약품은 다시 ‘원가보전대상 의약품’, ‘사용장려금 지급대상 의약품’, ‘사용장려금 지급 및 원가보전대상 의약품’ 등으로 나뉜다. ‘사용장려금 지급대상 의약품’이나 ‘사용장려금 지급 및 원가보전대상 의약품’은 의사가 처방할 경우 약값 상한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사용장려금이 지급된다. 지난 1월 기준으로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된 품목은 789개다. 흔히 ‘링거’라고 불리는 기초수액제는 퇴장방지의약품의 대표 주자다. 2014년 기준 퇴장방지의약품의 전체 청구금액인 4074억원 중 기초수액제 청구금액이 2400억원 정도로 절반을 넘는다. 기초수액제는 환자에게 신속히 영양분을 공급하는 용도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기초의약품이지만, 시설투자 비용은 크고 수익성이 낮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제조·공급을 해야 하는 셈이다.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유통업체들은 종종 기초수액제 등 퇴장방지의약품을 다른 의약품을 납품하면서 ‘끼워 팔기’ 해 왔다. 매우 싼 가격을 매겨 일종의 ‘덤’으로 묶은 뒤 가격 인하 유인책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 및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유통관리 규정’을 제정해 올해 1월 1일부터 퇴장방지의약품을 상한가의 91% 미만으로 파는 행위를 금지했다. 의약품이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돼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단계별로 1·3·6개월의 해당 품목 판매 정지를 거쳐 네 번째 적발되면 허가 취소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해당 조항은 2019년 12월 31일까지 효력을 가진다. 이와 관련, 의약품 유통업계에서는 시장 현실을 외면한 조처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급기야 기초수액제를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초수액제는 다른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송·관리·보관 등에 막대한 경비가 필요해 법에서 허용하는 최대 마진 9%로는 취급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는 주장이다. 제약사들이 병원으로 약품을 바로 배송하는 대형병원과 달리 중간 규모의 병·의원은 유통업체가 기초수액제의 보관과 운송까지 담당하는데, 수액제는 부피가 커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의약품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가격 하한선을 보장받게 된 제조사 입장에서도 근심거리는 남아 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초 행정예고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당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규정으로 관리하던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세부기준이 복지부 고시로 상향 조정된다. 또 전년도 연간 청구액이 100억원 이상인 퇴장방지의약품은 대체약제가 없으면서 투여 경로·성분·함량 등이 동일한 제제가 2개 이내인 경우 등 일부 예외적인 경우 외엔 지정 제외된다. 퇴장방지의약품 중 전년도 연간 청구액이 4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수준인 품목은 3년 동안 원가 보전을 중단하는 규정도 추가됐다. 40억원 이상의 청구액이 나오는 약제는 원가보전의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원가 보전의 중단이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원가 보전이 중단되더라도 약제 상한금액 조정 제외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기초수액제 100㎖가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다는 게 제조사 측의 우려다. 가뜩이나 원가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초수액제 100㎖가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되면 원가 보전을 받지 못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 의약업계 관계자는 “청구금액이 100억원에 근접한 기초수액제 100㎖가 만약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되면 가격 부담으로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15년 기준 기초수액제 100㎖의 청구금액이 100억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달 26일까지 의견 수렴을 하고 현재 해당 내용의 타당성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제약협회도 지난달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간담회에서 퇴장방지의약품의 제외기준과 원가 보전 중단 기준에 대해 재고를 요청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일괄적인 제외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자칫 의약품의 공급을 저해해 개정안 취지에 외려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퇴장방지의약품 제외를 피하기 위해 제조사 측에서 100억원 미만으로 규모를 낮추려고 하다 보면 ‘필수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게 유도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역행할 수도 있다”며 “퇴장방지의약품 재정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도가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품목별 특성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늘어나는 비정규직 ‘최대 42.5%’…900만명 육박

    [단독] 늘어나는 비정규직 ‘최대 42.5%’…900만명 육박

    비정규직이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42.5%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원 수로는 90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앞으로도 통계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사내하청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 자영업자와 경계선상에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고용형태 다양화와 노동시장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취업자 수는 2600만명이다. 정부 공식 통계로는 정규직은 1300만명으로 50.0%, 비정규직은 627만명으로 32.5% 수준이다. 그러나 장 위원은 정규직으로 분류된 사내하청 근로자 93만명과 비임금 근로자로 분류된 특고 177만명을 모두 비정규직으로 규정할 경우 실제 전체 비정규직 비율은 최대 42.5%, 인원수는 897만명으로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사내하청, 공식 통계에선 정규직 포함 이에 대해 장 위원은 “그간 사용해 온 비정규직 분류체계는 급변하는 노동시장과 다양한 고용형태의 분화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한다”며 “취약노동자 수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보다 훨씬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사내하청이나 단일한 대기업과 거래하는 서비스 외주업체 등을 중소기업 정규직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일한 사용자를 위해 일하는 프리랜서나 앱노동자 등 임금금로자와 비임금근로자의 경계에 있는 고용형태도 제대로 포착하지 못 한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패널자료 분석에서 2001~2015년 기간 동안 대기업 정규직 비율은 18%에서 13%로 감소했다. 중소기업 정규직도 55%에서 42%로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 2013년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1년 내 정규직 전환율은 11%, 3년내 전환율은 22%에 그쳐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은 1년 내 전환율 32.4%, 3년 내 전환율 54.2%였다. 비정규직의 확대는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실질근로소득 상승률은 대기업 정규직이 76.6%, 대기업 비정규직은 73.4%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중소기업 정규직은 46.2%,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6.3%로 취약근로자의 경우 양극화 현상이 심했다. ‘위험의 외주화’도 심각한 상황이다. 장 위원은 “서울메트로 용역업체 청년 근로자가 스크린도어 수리작업 중 사망한 것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억된다”며 “2011년에서 2015년까지 5년 동안 주요 업종별 30개 기업에서 일어난 산재사망자는 245명이었는데, 그중에서 86.5%에 해당하는 212명의 산재사망자는 사내하청 근로자였다”고 지적했다. ●“고용형태공시제, 비정규직 대책 한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장 위원은 “지난 수년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고용형태공시제로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정도로는 대기업이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을 줄이도록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사내하도급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해 이보다 유효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2%에 이르는 최저임금 미준수율을 높이기 위해 행정력이 동원돼야 하고, 최저임금 수준도 적극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며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카드뉴스] 세계는 지금 셀카와 전쟁 중

    [카드뉴스] 세계는 지금 셀카와 전쟁 중

    최근 전 세계 관광 명소에서 극단적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재미난 사진 한 장을 위해 절벽 위를 오르는 것은 물론, 용암이 펄펄 끓는 분화구나 맹수에게 접근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데요. 문제는 무리하게 셀카를 찍다 사망하는 사고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직원 없는 은행?…‘경알못’ 기자가 풀어 본 인터넷전문은행

    직원 없는 은행?…‘경알못’ 기자가 풀어 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아침 회의에서 평소 담 쌓고 살았던 말들이 나왔다. “국민 일상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는 것”이라는 당부와 함께 험난한 숙제도 떨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엇이며 현안을 정리해보라는 지시. 참고로 기자는 통장은 월급통장 뿐이오, 신용카드 하나 없이 사는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희망 근무부서에 ‘경제부’를 쓰는 날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또 한 번 하며 인터넷전문은행 ‘뽀개기’를 시작한다.● 인터넷뱅킹이 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또 뭐지? 인터넷전문은행은 100% 인터넷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은행을 의미한다. 일반 시중 은행처럼 지역별 지점을 두지 않고, 모든 은행 업무를 인터넷과 모바일(스마트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전자매체를 통해 처리하게 된다. 지점 등 시중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은행 운영에 따른 건물 임대료가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모든 업무를 전산 처리해, 이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 외의 인건비와 운영비도 들지 않는다. 이는 지점을 두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인터넷뱅킹’과의 외형적 차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 은행을 압도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365일 24시간 영업’을 지향한다. 오후 4시면 업무를 마감하는 일반 은행보다 고객의 금융 업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지금도 입출금이나 이체 등 은행 업무는 인터넷뱅킹으로도 가능하지만 대출 등은 직접 은행 지점을 방문, 대면 심사를 거쳐야 한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출 업무도 별도의 본인 인증을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로 처리한다. 오프라인(지점) 은행의 온라인(모바일)화를 통한 비용 절감은 다시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시중 은행보다 대폭 절감한 운영비를 은행 저축 고객에게 조금 더 높은 이자를 붙여주거나 대출자에게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 KT와 카카오, 금융업 뛰어든 IT 기업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은행은 KT가 이끄는 K뱅크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카카오가 이끄는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두 곳이다.우리은행과 GS리테일, NH투자증권, 다날, KG그룹, DGB금융지주 등이 투자한 K뱅크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고 다음 달 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통신사 KT와 전국 1만개 이상의 편의점을 보유한 대형 유통사 GS리테일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통신·결제·유통 정보 등 빅데이터를 통한 중금리대출, 간편지급결제와 휴대전화 번호·이메일에 기반한 간편 송금,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에 기반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등이 케이뱅크의 강점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한 계좌 개설, 대출 등 은행 업무 전반에 대해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비대면 실명거래를 위해 고객금융센터를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또 전국 GS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입출금·송금도 할 수 있다. GS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예적금 금리를 우대하거나, 예금 이자 대신 음원·KT 데이터·주문형비디오(VOD) 쿠폰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리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인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뱅크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58%)로 참여하고 카카오와 국민은행, 우정사업본부, 넷마블, SGI서울보증, 이베이, 예스24, 텐센트가 투자했다.카카오뱅크의 핵심 강점은 단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신규 시장에 뛰어들면서 ‘모바일 온리’(mobile only)라는 승부수를 걸었다. 국내 가입자가 40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을 보유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통한 송금이나 공과금 납부는 물론 모바일로 서류를 받고 대출까지 해주는 전세담보대출, 24시간 상담 가능한 챗봇, 현금 대신 음원이나 이모티콘을 이자로 지급하는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자체 신용등급 평가를 통한 ‘10%대 중금리 대출’은 두 은행의 주력 상품이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사회초년생과 경력단절여성 등 금융 거래가 많지 않은 신용등급 4~6등급 계층(약 1000만명)을 대상으로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적용, 이들의 신용 등급을 더욱 세분화해 10% 미만 중금리 대출을 시행할 계획이다. 신용등급 평가는 기존 평가기관의 자료에 통신이용료 납부 실적, 카드사 결제정보 등을 반영하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주주사인 SGI서울보증보험의 자료를 받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인 뒤 주주사들이 제공하는 상거래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토론회에서 “자체적인 신용평가 기법을 동원해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10% 이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약 900억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은산분리’ 벽 넘지 못하고…찻잔 속 태풍 우려도 두 신규 은행의 야심찬 계획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칫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한 ‘은산분리’ 장벽이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은행법은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10%(의결권 지분은 4%)까지만 가질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기업집단이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금융 소비자의 자본을 사금고처럼 이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견제장치다. 삼성이나 현대, LG 등 재벌 그룹 소유 은행이 없는 것도 은산분리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3월에 출범 예정인 K뱅크의 KT나 상반기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의 카카오 역시 은산분리 법 규정에 따라 은행 지분을 각각 8%와 10%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두 기업 모두 은행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대주주가 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모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미한 지분율을 가지고는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고, 안정적인 은행 운영을 위한 증자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목소리는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관련 법률 재·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도 쏟아졌다. 심성훈 K뱅크 대표는 “은산분리 완화가 재벌의 사금고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면서 “사금고화나 대주주의 신용공여 문제는 법이나 다른 규제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ICT(정보통신기술)와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진흥 차원에서 접근해 달라”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호소했다. K뱅크 측은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은행 영업을 시작하고도 증자를 하지 못해 은행에 돈줄이 마른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범여권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은산분리 완화) 논의를 이미 9년 전에 했는데 아직까지 변한 것이 없다”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아예 입구를 틀어막아버리는 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맞물린 은행법 개정은 해당 기업들에 대한 특혜성 개정으로 보고 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법 체계 아래 인터넷은행을 도입하는 건 찬성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일부 기업에 특혜를 몰아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 내부에서도 특별법 방식으로 은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비자 이익과 핀테크 산업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은산분리를 특별법 형태로 부분 완화해도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민 의원은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대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시작하며, 기업대출이 비대면 대출 채널을 통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핀테크 산업을 둘러싼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뜨거운데 우리는 금융후진국이자 핀테크 후진국이다. 어디에선가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한 은행법 개정안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논의는 공전만 거듭하다 2월 국회통과가 무산됐다. 결국 K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불안정성을 안고 출범하게 됐다. 다만 관련 업계는 3월 중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마무리되고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금융계열사 정보 공유로 다양한 상품 개발” “현 체제 재검토·고객정보 보호대책이 먼저”

    금융지주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그룹의 시너지를 강화하려면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필수이지만 개인정보 보호 등에 대한 확실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 계열사 간 정보 공유는 자유로웠다. 하지만 2014년 1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자 정부는 이듬해 금융사 정보 공유의 범위를 내부 경영관리 목적에서만 허용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고객의 정보 제공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영업상 목적으로 개인정보 공유가 불가능하다.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발의해 다시 정보 공유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시 개인정보 유출의 직접적인 원인이 정보 공유 때문이 아닌 데다가 현행 금융지주 체제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보 공유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금융사들은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면 고객들에게 더 적합한 상품을 권할 수 있고 신용모형도 더욱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같은 지주사인 은행과 저축은행이 정보를 공유하면 중신용자를 위한 더 저렴한 금리 상품을 만들 수 있다. 보험사 역시 은행의 고객정보를 이용하면 보험료 할인 상품 등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지주 체제를 도입 중인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정보 공유를 허용하되 고객에게 거부권을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금융위도 미국처럼 고객의 거부권을 보장하고 사고가 터지면 주요 행위자를 처벌하거나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제재한다는 계획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지주사 내 계열사 간 정보 공유는 가능하도록 하되 제3자 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 내용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품 가입이 거절되는 점 등은 개선돼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행 지주 체제에 대한 재검토와 개인신용정보의 식별화 논의부터 매듭지은 뒤 기술의 발달, 규제 수준, 과거의 경험 등 3가지를 고려해 정보 공유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0평 원룸서 하루 두 끼 혼밥해도 ‘혼자가 편해요’

    10평 원룸서 하루 두 끼 혼밥해도 ‘혼자가 편해요’

    20~40대 1인 가구의 절반이 10평 미만 원룸에 살며 주말에 하루 두 끼 이상을 혼자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체로 혼자 사는 삶에 만족했으나 노후 준비에 대한 불안감은 컸다.KB금융경영연구소가 23일 발표한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 10명 중 7명이 혼자 사는 삶에 만족했다.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의 20~40대 1인 가구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520만명으로 40대 이하가 전체의 52.8%(275만명)를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세종시의 40대 이하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68.3%) 서울(63.8%)이 뒤를 이었다.주거 형태는 원룸이 가장 많았으며 크기는 5~10평이었다. 반전세를 포함한 전월세 비중이 82.8%로 전세금은 5000만~1억원(46.2%), 월세는 20만~40만원(54.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평일에 하루 두 끼 이상(51.7%)을 혼자 먹는다고 답했다. 주말에는 절반(49.2%)이 하루 두 끼를 혼자 먹었으며 세끼 모두 혼자 먹는 비중도 17.8%에 달했다. 처음에는 ‘학교나 직장 때문’(1순위)에 혼자 살기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1순위+2순위) 1인 가구를 택한 사람이 많은 것(63.7%)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서’라고 답한 비중은 남성(35.7%)이 여성(24.6%)보다 높았으며 남성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비중이 증가했다. 10명 중 1명(11.9%)은 반려동물을 키웠다. 이들은 대체로 향후에도 혼자 살 의향이 있다(49.7%)고 답했다. 여성은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30대 초반(82.5%)에 가장 높았으며 연령에 상관없이 70% 이상이 만족했다. 남성은 20대 초반(70.6%)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나이가 들수록 만족도가 줄어들었다. 이들은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84.4%)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주택 구입자금이나 노후자금 마련 등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연구소는 연소득이 낮을수록 전세·생활·결혼자금에 대해, 연소득이 높을수록 주택·노후·질병·재난 대비 자금 마련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예·적금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높았으며(82.9%)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대출, 건강과 노후를 위한 암, 연금, 질병 보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나타났다. 김예구 KB금융 1인가구 연구센터 연구위원은 “1인 가구는 성, 연령, 소득 등에 따라 다양한 생활 방식을 갖고 살아간다”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를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보고 세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여행 가방]

    [여행 가방]

    ●자메이카관광청, 한국어 웹사이트 오픈 자메이카관광청이 공식 한국어 웹사이트(www.visitjamaica.com/kr/)를 열었다. 자메이카는 천혜의 자연과 독특한 문화를 자랑하는 중남미 카리브해의 섬나라다. 독특한 향미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블루마운틴 커피가 생산되고 육상스타인 우사인 볼트와 레게 스타인 밥 말리의 모국이기도 하다. 한국어 웹사이트는 자메이카의 유명 해변, 바다가 보이는 골프 코스, 현지 요리 등 다채로운 정보를 담고 있다. 아울러 자메이카의 예술과 축제, 지역별 여행 가이드, 자메이카에서의 결혼식과 신혼여행, 비즈니스 회의 등에 관한 각종 정보도 제공한다. ●에버랜드, 봄맞이 인기 어트랙션 재가동 에버랜드가 봄 시즌을 앞두고 ‘티 익스프레스’ ‘아마존 익스프레스’ 등 대표 어트랙션들을 가동한다. 최고 인기시설인 ‘티 익스프레스’가 지난 18일 문을 연 데 이어 25일에는 보트를 타고 580m 급류를 즐기는 ‘아마존 익스프레스’와 슈퍼 후룸라이드 ‘썬더 폴스’가 운행을 시작한다. 이로써 동절기 휴관했던 놀이시설들이 풀가동하게 된다. 겨울 시즌 캐리비안 베이는 오는 3월 1일까지 운영된 뒤 개·보수를 거쳐 4월 말 재개장한다. ●롯데월드, 해양과학 교육프로그램 운영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오는 5월까지 전문기관과 협업을 통해 해양과학을 더욱 쉽게 배울 수 있는 봄 시즌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나이트 아쿠아리움’은 아쿠아리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야간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유아, 초등학생으로 세분화해 진행된다. 4월부터 시작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골격미색’ 프로그램에서는 어류의 뼈를 다양한 색깔로 염색해 해부하지 않고도 뼈의 구조와 내부기관을 관찰할 수 있다. 국내 최고의 해양생물 전문가로 꼽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강충배 박사가 해양생물 연구 방법을 주제로 특강도 벌인다.
  • [新전원일기] 애들 돌 반지 팔아 ‘허브 공부’ 올인…농촌·도시 경계 허물 거라 믿었기에

    [新전원일기] 애들 돌 반지 팔아 ‘허브 공부’ 올인…농촌·도시 경계 허물 거라 믿었기에

    겨울의 끝자락, 어디를 둘러봐도 메마른 풍경이다. 잿빛 먼지로 뒤덮인 아스팔트와 건물들, 앙상한 나뭇가지로 경계가 흐릿해진 산등성이와 누렇게 얼어붙은 들판에도 봄이 오긴 오는 걸까. 마음마저 스산해지며 벌써 초록이 그립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 남짓, 수원역에서 내려 원평리를 경유하는 버스로 갈아탄다. 금세 도심을 벗어나 차창 밖 풍경이 바뀐다. 원평 정류장에서 내려 마주 보이는 2차선 도로를 따라 100여m쯤 걸어 들어가자 통나무를 잘라 촘촘하게 이어 붙인 나무판자를 외벽처럼 두른 비닐하우스 몇 동이 나타난다. 이종노(57)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화성시 매송면 ‘원평허브농원’이다.#국내 유일 입장료 없는 허브 농원 입구에서부터 축축한 흙냄새, 상큼한 허브 향기가 훅하고 끼쳐 든다. 실내로 들어서자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처럼 초록으로 뒤덮인 세상이 펼쳐진다. 어디선가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노랑, 연두 깃털 고운 앵무새들이 지저귄다. 원목으로 짠 벤치와 탁자가 곳곳에 놓여 있어 규모가 제법 큰 정원 카페, 내지는 식물원을 연상시킨다. 신발을 벗고 앉아 쉴 수 있는 평상이 있고, 아이들이 놀기 좋은 버섯 동산과 미니 미끄럼틀과 그네도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농원이고 쉼터다. 입장료도 없고, 따로 허브티 코너가 있지만 음료는 주문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김밥이나 과일 등의 냄새가 심하지 않은 종류에 한해 음식물 반입도 가능하단다. “오는 사람들마다 얼마라도 입장료를 받으라고 난리인데, 내가 여기 일에 관여하고 있는 동안은 전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공간을 삭막한 도시 생활로 지친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거든요.” 농원이 개장한 것은 1999년. 벌써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소나무처럼 늠름하게 자란 밑동 굵은 로즈마리와 라벤다, 율마 등의 짙은 향과 자태가 그 세월을 가늠하게 해 준다. #결혼하며 귀농… 열무·상추 농사부터 시작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가 1988년 올림픽 준비로 한참 들뜬 서울을 뒤로하고 결혼과 더불어 귀농한 것은 도시 생활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농촌에 대한 동경이나 농업을 위한 어떤 사명감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먼저 귀농하신 어머니, 아버지가 생경한 농사일에 힘겨워하시는 모습을 더이상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뵙고 갈 때마다 수원역 앞에 눈물도 참 많이 뿌렸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건데, 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열무를 첫 작품이랍시고 아주 자랑스럽게 도매시장으로 가져가서는 상인들을 어이없어 웃게 하기도 하고, 상추는 무조건 크면 좋은 건 줄 알고 부채만 하게 키워 당당하게 갖고 나갔다가 한 박스도 못 팔기도 했어요. 그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던 거죠.” 게다가 자연 재해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폭설로 작물이 잔뜩 들어 있는 비닐하우스가 폭삭 주저앉기도 하고, 부모님 살림집으로 사용하던 비닐하우스가 누전으로 몽땅 타 버리기도 했다. 홍수가 나서 농장이 온통 흙속에 파묻혀 버린 적도 있었다. 장대비를 맞으며 짐을 실은 경운기를 몰고 가다가 신호 대기로 교차로에 서 있는데, 맞은편 승용차 안의 젊은 여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돌아보게 된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뜨거운 눈물만 하염없이 흘린 적도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현실을 꿋꿋하게 견디며 동틀 무렵부터 늦은 밤까지 열심히 일했다.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쌓였다. 수원 도매시장에서는 성실한 사람, 신용이 있는 사람으로 통하게 됐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가족의 기본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게 됐고, 자식들을 위해 허리 한 번 펴지 못하며 고생하신 부모님도 가끔은 낮잠을 자고 마을 어른들과 함께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상추값이 폭락하기 전까지는. “그해 상추가 정말 예쁘게 잘 자라더라고요. 꿈에 부풀었죠. 이게 다 돈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라는 것이 생산자인 우리가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잖습니까. 출하를 해 보니 4㎏ 한 박스가 250원에 낙찰되더군요. 그것도 다 팔지 못해 썩어 나가는 게 태반이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어떤 오기가 발동하더라고요.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서 농촌과 농업의 잠재적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결심을 그때 하게 된 거죠.” 대학원에 가겠다는 그에게, 아내 이덕화(55)씨가 아이들의 돌 반지를 팔아 학비를 마련해 줬다. 외환위기로 한창 금 모으기 운동을 할 때였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집에서 찬물로 샤워하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했지만 갈등도 컸다. “장학금을 타기도 했지요. 하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있고,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굳어진 머리로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회의가 들기도 했죠. 그때마다 아내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습니다. 적금을 깨고, 아이들 보험까지 해약해 가며 제 학비를 다 대주었으니까요.” 그렇게 만난 것이 허브였다. 허브라는 식물과 유용성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때였는데, 수업 시간에 본 해외 영상 자료가 잊혀지지 않았다.#처음엔 하우스 귀퉁이에 어렵게 구한 모종 심어 하우스 한쪽 귀퉁이에서 허브 재배를 시작했다. 광주의 친구에게 부탁해 어렵게 구한 모종을 가꾸고, 삽목 가지들을 얻어 아내와 함께 밤새 다듬어 새벽에 심었다. 허브들이 어느 정도 자라자 하우스 하나를 통째로 비워 흙을 돋우고 자갈을 깔고, 통나무를 잘라 칠해 가며 하나씩 하나씩 허브 정원을 꾸며 나갔다. 부모님과 이웃 농민들의 눈에는 당연히 헛심 쓰기, 혹은 고급 취미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반대가 거셌고, 압박이 너무 심해 한때는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일단 밀어붙였다. 이 대표에게는 허브가 단순한 1차 작물이 아니라 농민과 도시민이 유기체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새 자원으로 보였다. 석사 논문도 허브로 썼다. “석사 학위증을 부모님 앞에 놓고 큰절을 하는데, 정말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아내도 ‘여보 수고했어요’ 하고 말끝을 흐리며 우는데….” 채소 농사를 짓던 온실에서 그대로 허브를 가꾸었던 터라 처음에는 실패도 많았다. 모종 5만본을 그대로 버린 적도 있었다. 홍보할 방안을 알지 못하니 판로도 마땅치 않았고, 방문객 역시 있을 리 없었다. 1999년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온실 위에 쌓인 눈을 쓸어내고 있는데 한 남자가 지나가다 안을 살펴보더니 물었다. “홈페이지 하나 만드실래요?” “그거 공짜예요?” 당시 이 대표는 홈페이지가 뭔지도 몰랐다. “물론 공짜지요.”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이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의 도움으로 어렵게 홈페이지(www.herbsfarm.co.kr)를 만들어 개설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에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심껏 답변하느라 하루 서너 시간도 자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받은 사람들이 농원으로 직접 찾아오고, 꾸밈없고 소박해서 좋다는 입소문을 타며 동호회 등이 결성돼 정기적으로 방문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누적 방문객이 수만 명에 이르게 되고 신문과 잡지와 방송 등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이종노가 일약 허브계의 스타가 돼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허브가 막 소개돼 붐이 일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아직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허브 가공품 생산과 판매를 위해 2000년 12월에는 ‘허비너스’라는 법인도 설립했다. 유명세를 타고 나니 해외 허브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들이 찾아와서 판매를 종용하는데, 허브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더란다. “우리가 재배한 허브로 우리 제품을 만들면 되는데, 왜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요? 그래서 또 연구를 시작한 거죠. 특별한 방법으로 추출한 오일은 물론이고 허브 소금, 비누, 양초, 샴푸 등 제가 개발한 향과 원료를 바탕으로 지역의 기업과 협력해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허브 아토피·비염 치료제 등 특허도 여러 개 허브를 함유한 아토피 치료제, 비염 치료제, 두피 보호제 등 여러 특허를 획득해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국내외 각종 박람회에 참여해 허브 소금 등을 수출하기도 했다. 내방객들이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리 예약한 단체 손님에 한해 허브를 이용한 음식들을 제공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하기 전에 이미 그는 허브로 6차 산업의 비전을 보고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그는 경기도지사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등 유수의 상을 비롯해 각계로부터 표창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허브와 관련된 강연뿐 아니라 귀농, 귀촌에 대한 교육, 농산물 홍보와 마케팅 및 컴퓨터 활용법 등 농촌 생활 전반에 걸쳐 각 교육장마다 강사로 나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농림부 베스트 강사 상을 받기도 했다. #“성공 비결, 두려움 없는 도전… 그리고 진정성” 원평허브농원은 5000평 규모의 시설에서 연간 3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성공 비결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없는 도전 의식과 성실과 진정성에서 찾는다. 항상 메모지를 갖고 다니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하고 실행에 옮겼단다. 거기에 입장료도 없이 농원을 개방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 따로 고객 관리라는 것을 할 필요도 없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대했다고 한다. 현재 농원 운영은 거의 세 자매가 맡고 있다. 어릴 때부터 흙과 허브와 함께 자란 첫째가 결혼해 사위와 함께 농원을 가꾸고 분화를 생산하고, 둘째 딸이 허브 차와 제품 판매 및 체험 프로그램을 맡고, 올해 대학에 들어간 셋째 딸이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농원 일을 돕는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사라지고, 도시민과 농민이 소통하고, 세대를 넘어 젊은 농부들이 꿈을 펼치는 곳,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루고 그들이 이어 가는 우리 농촌의 미래가 밝다. 이번 주말에는 짙은 허브 향에 싸여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산뜻하고 담백하게 마음의 평안까지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나 역시 자주 찾게 될 것 같은 그곳이 벌써 그립다.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동아출판㈜ 두클래스, 초등 수준별 영어학습 서비스 오픈

    동아출판㈜ 두클래스, 초등 수준별 영어학습 서비스 오픈

    교사대상 무료 수업자료지원 사이트인 동아출판㈜의 ‘두클래스’가 초등 수준별 영어학습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72년 전통의 교육출판 전문 기업인 동아출판㈜가 운영하는 ‘두클래스’는 초∙중·고 교사에게 수업에 필요한 각종 학습 자료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사이트다. 두클래스에는 전학교급의 과목별, 학년별, 단원별 자료가 풍부하게 제공되어 교사들의 수업준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주요 메뉴로는 스마트교과서, 교수학습자료, 문제은행, 교과자료실,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제 등이 있다. 두클래스는 지난해 말 2015 개정교육과정 서비스 오픈을 통해 과목별 상세 안내 및 집필진의 인터뷰를 제공하였고 2월부터는 초등 수준별 영어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서비스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실력 향상을 돕는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수준별로 지원한다. 교사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Phonics 기초의 Level 1부터 예비중등(6학년) 대상 Level 8까지 총 8단계의 세분화된 맞춤형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파트별 강화학습법,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루어진 e-book, Key expressions(주요 문장)으로 꾸며진 Song & Chant, 그리고 교실에서 구현하기 간편하고 흥미로운 100개의 Activity Play가 제공된다. 또한 두클래스는 초등 수준별 영어 학습 서비스 오픈을 기념하여 댓글 작성 이벤트도 진행한다. 가장 주목되는 초등 영어 콘텐츠 한 가지를 선정 하여 댓글로 공유하면 50명을 선정,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번 이벤트는 다음 달 3월 3일까지 진행하고, 3월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당청자를 발표한다. 한편 이외에도 두클래스는 매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킨슨병 치료 희망…뇌세포 사멸 막는 유전자 발견

    파킨슨병 치료 희망…뇌세포 사멸 막는 유전자 발견

    치매의 일종인 파킨슨병을 막는데 도움이 될 ‘마스터 스위치’를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진이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를 통해 세포 안에서 에너지 공장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유전자 ‘ATF4’가 감소하면 파킨슨병이 발병하고 진행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ATF4를 하나의 스위치처럼 과발현시키면 뇌세포인 뉴런의 사멸을 막거나 늦출 수 있었던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겔 마틴스 박사는 “ATF4의 발현을 줄이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발현도 줄었다”면서 “파킨슨병을 가진 초파리에서 이런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과하게 발현하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회복하고 뉴런 손실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으로 과학자들은 사람의 파킨슨병 증상을 막거나 늦추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마틴스 박사는 “사람의 뉴런에서도 ATF4와 같은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연구하면 파킨슨병으로 나타나는 신경 손실을 막거나 늦추는 맞춤형 치료 방법의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킨슨병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미국 100만 명, 영국 13만 명, 한국 9만 명 정도인데 발병 나이는 대개 50세 이후지만 환자의 4~6%는 50세 이전에 발생한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은 신체의 특정 부위가 무의식적으로 떨리거나 운동 능력이 느려지고 근육이 유연하지 못하게 뻣뻣해지는 세 가지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약물 치료는 이런 증상을 개선하는 것에 한정하며 질병 자체를 치료하거나 늦추는 것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대기 오염이나 교통량 증가, 살충제 사용 등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입증되지는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세포 사멸과 분화’(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Ocskay Mark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자치구체육회 사무국장 급식-교통비 지원”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자치구체육회 사무국장 급식-교통비 지원”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성희 위원장(바른정당, 강북2)은 2017년도 제1차 서울시체육진흥기금 심의개최결과 ‘자치구체육회 사무국장 근무여건 개선’ 사업이 원안가결되어 사무국장들의 급식비와 교통비 지원이 가능함에 따라 처우개선에 대한 약속을 지키게 됐다. 자치구체육회 사무국장은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안정적이고 원활한 사무국을 운영하기 위하여 1998년부터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배치되어 시와 정부보조로 인건비를 지원받아 운영하였으며, 25개 자치구 중 자치구 및 자체회비 지원여부에 따라 업무 시간외 휴일 행사에도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휴일근무 수당이나 교통비 수당이 전무하여 생활체육지도자들 보다 더 합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성희 위원장은 市체육회와 市생활체육회가 통합됨에 따라 자치구체육회 사무국장들의 업무의 비중이 높아지고 더불어 생활체육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위치에 구체육회 사무국장들의 노고를 집행부에 지속적으로 피력하여 2017년에 급식비 13만원, 교통비 7만원을 각각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시민들의 체육활동을 도모하고 지역생활체육활성화 및 청년체육인 일자리 창출목적으로 시작된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하여 2015년 10월 60여명의 생활체육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하였으며, 이에 2015년 현장지도활동수당의 세분화(3년(2만원), 4년(3만원), 6년(5만원) → 3년(3만원), 5년(5만원), 7년(7만원), 10년(10만원))되고, 2016년 교통비 10만원을 신규로 편성하는 등 근무여건을 개선했다. 생활체육지도자 및 자치구체육회 사무국장은 스포츠 조직이라는 틀 속에서 맡은바 전문 직무를 수행하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근무 조건의 열악함과 그로 인한 직무의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스포츠 조직에서도 직무에 대한 자부심 감소, 소외감 증가, 낮은 조직몰입, 전반적인 직무만족의 감소 등을 수반함으로써 스포츠 참여자들의 지도에 소홀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체육발전을 위축시키게 되는 주요 요인이라 볼 수 있다. 이성희 위원장은 “작은 노력으로나마 현장에서 업무시간외, 휴일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사무국장 및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며, “체력 및 건강증진의 신체적 차원뿐만 아니라 기분전환과 삶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자극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구체육회 사무국장 및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과 더불어 시민들의 생활체육서비스가 만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8만명 신용등급 상승…신용평가 관행 개선

    18만명 신용등급 상승…신용평가 관행 개선

    개인신용평가 관행이 개선되면서 18만명의 신용등급이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은 2015년부터 시작한 개인신용평가 관행 개선으로 지난해 말까지 43만 7785명의 신용 평점이 올랐다고 17일 밝혔다. 이 중 신용등급이 상승한 개인은 18만 1383명이다. 금감원은 개인신용평가 관행 개선방안으로 소액 장기연체자(30만원 미만, 90일 이상)의 성실 금융거래 시 신용 평점 회복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 성실상환자에게 신용평가 시 5∼10점의 가점을 주고, 현금서비스 한도소진율을 평가요소에서 제외했다. 또 2금융권 대출로 분류하던 한국증권금융 유가증권 담보대출을 은행권 대출로 재분류했다. 금감원은 최근 개인신용평가모형을 점검해 발견한 불합리한 측면도 개선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제2금융권 대출 이용 시 일괄적으로 신용 평점이 크게 떨어지는데, 앞으론 대출금리를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등 차주의 리스크를 세분화한다는 계획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법 한 조항이 800자… 수식 넣어 쉽고 간단하게 바꿔 쓴다

    세법 한 조항이 800자… 수식 넣어 쉽고 간단하게 바꿔 쓴다

    지난해 처음으로 배당소득이 생긴 근로자 A씨는 자기가 세금(소득세)을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 알아보려고 소득세법 책자를 펼쳐 들었다.A씨는 소득세법 2장 2절 2관 17조에서 자신의 소득이 배당소득이 맞는지 확인했고, 2장 1절 12조로 돌아가 비과세 대상 여부를 판단했다. 다음으로 2장 2절 1관의 14조로 가서 과세표준을 확인하는데,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이해 불가능한 법률 용어와 수많은 준용 규정으로 가득한 조문을 보고 있자니 마치 헤어나기 어려운 늪으로 점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대학 때 법학 공부를 조금 해본 나조차도 이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우여곡절 끝에 과세표준을 확인한 그는 2장 3절 1관의 24~26조에서 소득금액을 확인하고, 2장 4절 1관의 55조에서 적용 세율을 찾아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의 계산을 마쳤다. 그런데 ‘해냈다’는 기쁨도 잠시, 바로 아래 2장 4절 2관 56조에 ‘배당세액공제’ 조항이 있는 걸 본 A씨는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득세법 160회·법인세법 133회 개정 세금 제도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세제실 공무원, 세무 전문가인 세무·회계사조차도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은 1949년 제정된 뒤 각각 160회, 133회 개정됐는데, 산업발전 등 시대 상황 변화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끼워 넣고 무의미한 조항을 빼기만 했지 법률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리가 한번도 없었다. 원래부터도 용어 자체가 어려운데 내용과 구조가 점점 복잡해지는 과정을 밟아온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4일 “소득·법인세 개정안을 만들면서 무엇보다 법률을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 현재 ‘장(章)-관(款)-절(節)-조(條)’인 4단계 체계를 ‘편(編)-장-관-절-조’의 5단계로 바꾸면서 납세자가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기 쉽게 조문을 유기적으로 재구성했다. 이에 따라 현행 법률에서는 특정 소득을 얻은 사람이 자신과 관계되는 규정을 찾기 어렵지만, 개정안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앞선 사례에 나오는 A씨의 경우 소득세법 개정안에서는 곧바로 2장 4절 ‘배당소득’에서 세금 계산에 필요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연관 조문 순차적으로 배열해 효율적 문장으로만 서술된 조문에 ‘계산식’과 ‘표’를 도입했다. 납세자는 개정안에 나온 계산식에 소득이나 수입, 기간 등을 대입하기만 하면 곧바로 부담세액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의 조항이 최장 800자가 넘는 등 길고 복잡해 이해하기 어려웠던 조문을 호와 목으로 구분해 단순화했고, 뿔뿔이 흩어져 있던 연관 조문을 순차적으로 배열해 편리성과 효율성도 높였다. 예를 들어 ‘납세의무’라는 핵심 개념어만 제시됐던 조항의 제목을 ‘납세의무자’, ‘납세의무의 승계와 연대’, ‘원천징수 의무자’ 등으로 한눈에 보고 필요한 내용을 찾을 수 있게 조문을 세분화했다. 현실적인 여건상 세법 특유의 어려운 용어를 모두 바꾸지는 못했지만, 법률 용어를 정의하는 조문을 구체화함으로써 하나의 용어에 대한 한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납세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을 상위 법령으로 설정했고, 다른 법률에 적용을 위임하는 근거가 미흡한 규정을 보완했다. 또 조세 실무에 맞게 계산 단계를 추가하고, 단계별 용어를 신설해 계산 과정을 명확하게 했다. ●두번째 개정 시도… 올해 통과돼야 이렇게 쉽게 새로 쓴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개정안은 지난 19대 국회에 제출됐지만 법인세 인상 등 민감한 사안에 밀려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잠만 자다가 지난해 5월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에 대해 한국납세자연맹 관계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세법을 쉽게 만드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다른 사안에 밀렸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면서 “세법이 쉬워지면 국민들이 세무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세금을 직접 낼 수 있어서 납세협력 비용이 줄어드는 등 대표적인 민생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세금 1000원을 낼 때 드는 납세협력 비용은 평균 55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에는 세법의 내용 개정과 동시에 쉽게 새로 고쳐 쓰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법률만이 아니라 시행령, 시행규칙까지 고쳐야 하기 때문에 또 몇 년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새누리, ‘붉은 횃불’ 자유한국당으로 새출발

    새누리, ‘붉은 횃불’ 자유한국당으로 새출발

    인명진 “한국 보수의 적자” 강조 바른정당 “與와 못 합쳐” 선 그어 탄핵 입장 달라 보수 주도권 싸움새누리당에서 분화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각각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보수적통’ 경쟁을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13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어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개정했다. 자유한국당은 붉은색 횃불을 형상화한 새 당 로고도 이날 처음 공개한 뒤 채택했다. ‘비상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대통령 후보자 선출에 관한 사항은 당내 선거관리위원회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의결할 수 있게 한 ‘대선 후보자 선출 특례 규정’이 신설된 새 당헌 당규도 이날 확정했다. 비상시 비대위가 대선 후보 선출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국위 모두 발언에서 ‘보수’를 십여 차례 반복해 언급하며 한국 보수의 적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개혁은 보수를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길”이라면서 “정치·정당·정책 등 이른바 ‘3정(政)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우리가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보수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자유통일의 대한민국을 기필코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날 ‘필승전략 집중 워크숍’을 열고 늦은 밤까지 토론을 벌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 의원직을 총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른정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당은 전날 토론에서 ▲당 정체성 확립 ▲인재 영입 ▲지역 정치 기반 활성화 ▲현안 대응 속도 강화 ▲보수 단일화와 대연정 등 다섯 가지 사안을 주 논제로 삼아 활로를 모색했다. 특히 정병국 대표는 전날 열린 워크숍과 관련, “우리 바른정당은 초심의 마음, 창당의 정신을 잊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고 국정 농단 세력과는 연대하지 않고 새누리당(자유한국당)과는 ‘당 대 당’ 통합이 없다고 하는 기본원칙을 정했다”고 소개했다.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되던 ‘보수단일화론’을 포기하고 자유한국당과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유 의원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하며 의원직 총사퇴에서 더 나아가 정치개혁을 위한 행동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그는 “바른정당이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초공천 폐지도 적극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두 당은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해 엇갈린 해법을 제시하며 보수 주도권 싸움의 첫 칼을 뽑았다. 자유한국당은 헌재 결정 전 여야가 정치적으로 타협해 탄핵 정국을 풀 해법을 모색하자는 주장이다. 바른정당은 탄핵 결정 이후의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여야 회동을 제안했다. 자유한국당은 헌재 결정보다는 정치적으로 정국을 풀자는 쪽이고, 바른정당은 헌재 결정 뒤의 정치적 상황을 미리 준비하자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은 바닥을 쳤던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며 탄핵 기각설까지 흘러나오는 호기를 맞아 분당 이전 ‘4월 퇴진 6월 대선’과 같은 제3의 해법을 이야기할 여지가 생겼다고 보는 분위기다. 반면 바른정당은 탄핵 인용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각 시 바른정당, 인용 시 한국당 총사퇴’라는 강경한 카드도 인용 이후 보수층 흡수를 위한 ‘배수진’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런 바른정당의 제안을 정치적 쇼라고 일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온몸이 종양으로 뒤덮인 남자의 눈물 겨운 부성애

    온몸이 종양으로 뒤덮인 남자의 눈물 겨운 부성애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대한 종양을 안고 살아가는 한 남자가 간곡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딸과 손자를 위해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는 피부 기형 때문에 ‘포도맨’이라 불리는 중년 남성의 절망적인 사연을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태국에 사는 수드야이(69). 평소 그는 자신의 외모가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집밖으로 외출을 하지 않는다. 수드야이가 10살이 되던 해 혹이 처음 생기기 시작했고, 점점 커졌다. 당시 가족에게는 치료비를 지불할 충분한 돈이 없었기에 그는 제대로 된 진료조차 받지 못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큰 무리는 없었지만, 이제는 입장이 달라졌다. 그의 몸전체를 덮은 종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의료진들은 수드야이가 신경섬유종증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신경섬유종증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특징적인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피부 증후군 중의 하나로, 뇌의 발생 초기에 신경능선이 분화 및 이주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발생한 질환이다. 그를 진료한 의사는 "가끔 종양이 심각하지 않아서 꽤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경우는 종양들이 눈을 덮기 시작해 불편함을 안겨주고, 정상적인 수면 패턴도 방해하고 있는 상태다. 더 슬픈 소식은 수드야이의 딸 브레이브(36)와 가족의 유일한 소득원인 손자에게까지 그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드야이는 “딸과 손자만이라도 증세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더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세대교체·독립경영 강화… 이재용式 쇄신 나온다

    세대교체·독립경영 강화… 이재용式 쇄신 나온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 특검이 마무리된 2008년 4월 22일 삼성그룹은 경영쇄신안을 발표한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 ▲이 회장 차명계좌는 실명으로 전환 ▲홍라희 라움 미술관장 사임 ▲이재용 전무의 삼성전자 고객담당최고위원(CCO) 사임 ▲전략기획실 해체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김인주 전략지원팀장(사장)의 동반 퇴진 등이 주요 골자였다.이달 말까지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가 끝나면 삼성은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를 골자로 하는 또 한번의 쇄신안을 내놓게 된다. 특검이 30일 연장되더라도 삼성의 쇄신안 발표는 이르면 다음달 초쯤 나올 공산이 크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 수사 이후로 기한을 정한 것은 임원들의 기소 여부가 확정되는 대로 쇄신안을 발표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9년 전 선례에 비춰 볼 때 최지성 미전실장(부회장), 장충기 미전실 차장(사장) 등 삼성 최고위층의 세대교체, 전자·물산·생명 3대 주력 계열사 중심 의사결정 체계 확립, 스타트업 조직문화 추진 가속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전실 수뇌부는 쇄신안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전실 3인자로 꼽히는 김종중 미전실 전략1팀장(사장)은 8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쇄신안을) 우리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확인했다. 미전실 대신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 미전실 수뇌부 간 유대가 옅어진 정황도 엿보인다. 지난달 이 부회장에게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검의 조치를 미전실 측 변호인단이 사실상 묵인한 게 관계 변화의 계기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 수뇌부 용퇴는 삼성 사장단의 세대교체, 특히 전문경영인 그룹의 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 해체는 사업 부문별 독립 경영 강화 기조를 부를 전망이다. 사업 부문에 따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건설·의약 계열사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 등 3축의 ‘실용적으로 분화된 컨트롤타워’가 구축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17.08%)과 올해 안에 출범 예정인 삼성전자 지주사 지분 확보 등을 통해 사업 부문별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직접 사과, 이 부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 등도 검토되고 있다. 사재 출연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청문회에서 “사회 환원을 약속한 돈은 어머니를 비롯한 형제들과 상의해야겠지만, 결정할 시기가 오면 그 돈을 정말 좋은 일에 다 쓰겠다”고 답변한 데서 근거한다. 삼성 측은 그러나 “사재 출연 여부는 현재까지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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