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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률 0.6%P 떨어질 우려” “부품·소재 국산화 전화위복 계기”

    “성장률 0.6%P 떨어질 우려” “부품·소재 국산화 전화위복 계기”

    “반도체 생산, 국내총생산 7.8% 육박 4분기 이후 수출 등 불확실성 커질 듯” “일본도 분쟁으로 일방적 이득 못얻어 무조건적 양보보다는 민관 합심할 때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우리가 입을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이 0.6% 포인트나 뒷걸음질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 체력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해진 만큼 장기적으로 부품·소재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7일 경제 부처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267억 달러, 약 148조원 규모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9%, 지난해 국내총생산(1893조원)의 7.8%에 육박한다. ‘한국 경제의 쌀’인 반도체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규제를 시작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은 모두 일본 의존도가 큰 소재라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리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은 90% 이상, 에칭가스는 40% 이상을 일본 수입에 의존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은 에칭가스 등을 2~4주 정도의 재고량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반도체 생산라인이 소재 문제로 멈춰 선다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30분의 정전 사고로 입은 손실만 500억원대에 달한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을 찾기 위해 일본을 급하게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해당 소재들은 물량 못지않게 품질이 중요하다. 대체 공급처를 구하더라도 수율 저하에 따른 수익성 훼손이 심각할 수 있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규제로 4분기 이후 반도체 생산과 수출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면서 “그 여파로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감소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 포인트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성장률을 재조정할 사안은 아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라는 정부의 입장에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한 전직 고위 경제관료는 “부품·소재 국산화는 1990년대 이후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최근 5년간 소재·부품의 무역적자 규모만 90조원에 달할 정도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공식·비공식 라인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정부가 갈등 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분쟁이 마냥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GDP와 인구, 외환보유액 등은 일본이 우리보다 3배가량 많다. 그러나 우리 역시 수출 규모 6위에 GDP는 자원부국을 빼놓고는 한 자릿수 상위권 순위를 기록하는 등 과거 ‘떠오르는 용’의 수준을 벗어난 지 오래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진경제실장은 “우리가 단기적인 어려움은 겪겠지만 글로벌 공급 체계라는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국산화율을 높여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면서 “일본 내부적으로도 그러한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중국과 달리 우리는 일본에 일방적으로 밀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경제 부처 고위관계자는 “양국 경제는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연관성이 높아 공동체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 경제 분쟁으로 어느 한쪽만 이득을 얻기 힘든 구조”라면서 “일본에 무조건적으로 양보하기보다 민관이 합심해 우리 경제의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전쟁 와중에 남중국해에서 맞짱 뜨는 美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전쟁 와중에 남중국해에서 맞짱 뜨는 美中

    미국과 중국이 ‘사생결단’식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남중국해에서도 정면 충돌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해역에서 대함(對艦) 탄도미사일(ASBM) 발사시험을 실시하자 미국이 “도발 행위를 삼가라”며 촉구하며 맞대응에 나서는 바람에 남중국해에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 미 CNN,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지난달 말 군사훈련 중이던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南沙群島, 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부근 인공 구조물에서 여러 발의 ASBM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히며 이를 “충격적”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ASBM은 군함이나 항공모함을 격침하기 위해 개발된 탄도미사일이다. 고고도에서 거의 수직으로 내리꽂아 목표물을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수평비행을 하는 초음속 미사일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일반 방공체계로는 ASBM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발사한 ASBM은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21D’(DF-21D)로 추정되며 중국이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남중국해 분쟁해역 내에서 ASBM 발사 시험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다. 육상에서 발사되는 둥펑-21D는 사거리가 1500㎞인 중거리 미사일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ASBM 발사 시험을 한 것은 미국과의 무역협상 재개에 맞춰 대미(對美)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SCMP는 4일 “중국은 미국과의 다음 라운드의 무역협상에 앞서 남중국해에서 대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함으로써 군사적 근육을 풀고, 협상력을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 니러슝(倪樂雄) 상하이정법학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당신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으려 할 때, 보다 많은 카드를 손에 쥐려 할 것”이라면서 “이것(ASBM 시험 발사)은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무역 및 기술 전쟁에 따른 경제적 압박뿐만 아니라 대만과 홍콩 문제로 인한 정치적 압박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도 “중국은 대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예정된 것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미 국방부의 성명 발표는 미국 또한 (중국의 ASBM 발사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만큼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ASBM 시험 발사가 남중국해를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도 3일 “미국뿐만 아니라 지역 국가들이 군사기지화를 포함해 분쟁지역에서 이뤄지는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행위를 우려해왔다”며 “중국은 군사기지화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명백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항행의 자유는 보호돼야 할 중요한 권리”라며 “우리는 그러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미국은 관여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맞섰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샤오위안밍(邵元明)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은 앞서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이는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인도·태평양 전략’(미국 주도의 대중국 봉쇄정책)을 설명하면서 대만에 대한 지원과 함꼐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언급한 데 따른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샤오 부참모장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선 “중국은 남중국해 섬과 인근 해역에 대한 확실한 주권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적 및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면서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은 역내 평화와 안정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ASBM 발사 시험이 이뤄졌다는 미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싼사(三沙)해사국은 지난달 29일 0시를 기해 파라셀군도(중국명 西沙群島)와 스프래틀리군도 사이 2만 2200㎢(동서 202㎞, 남북 110㎞) 해역을 항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항행금지 기간은 이날부터 3일 자정까지 5일 간 군사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해사국은 밝혔다. 홍콩 면적의 20배가 넘는 해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이 벌어질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싼사해사국의 전격적인 발표가 나온 것은 일본 오사카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었다. 더군다나 이례적인 것은 이번 항행금지 구역이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위해 남태평양에 항행금지 구역을 설정했던 1980년 이후 중국이 설정한 항행금지 구역 중 본토에서 가장 먼 해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해왔지만 항행금지 구역은 광둥(廣東)성이나 하이난(海南)성 앞바다 등 근해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런 만큼 이번 군사훈련을 두고 “미국과 일본을 정조준한 것”이라고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분석했다. 남중국해에선 앞서 지난달 13일 미일 해군이 합동 훈련을 했고, 26일엔 일본 해상보안청과 해상자위대가 이 해역에서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미일은 일방적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사기지화를 가속화해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명보는 “미중 무역 전쟁 휴전 직후 벌어지는 이번 군사훈련이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거친 힘겨루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남중국해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지역의 연간 해상물동량(금액 규모)은 3조 4000억 달러(약 3983조원)에 이르며 석유와 천연가스 등 부존자원도 풍부하다. 지리적으로 보면 남중국해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에 둘러싸인 거대한 바다다. 해역 면적만 한반도의 13.6배인 300만㎢나 된다. 주변 국가는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베트남 등 5개국이다. 남중국해에는 크게 동서남북 4개의 군도가 있는데 북쪽부터 프라타스군도(중국명 東沙群島), 파라셀군도, 메이클즈필드뱅크(중국명 中沙群島), 스프래틀리군도 등이다. 이 중에서 프라타스군도와 메이클즈필드뱅크는 중국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데다 암초뿐이어서 분쟁이 심하지 않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남쪽에 있는 파라셀군도와 스프래틀리군도에서 영유권 분쟁이 심하다. 파라셀군도는 중국과 베트남이, 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과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이 각각 일부 섬들을 점령하고 대치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치열하지만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제국주의 시대가 끝난 후 독립한 각국은 경계가 애매모호한 바다를 한 뼘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각축을 벌였다. 남중국해 쟁탈전이 본격화한 것은 1968년 이 지역에 대규모 원유와 천연가스가 묻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부터다. 어족자원도 풍부한 어장이기도 하다. 중국은 그런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이른바 ‘남해9단선’(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계선)을 설정했다. 남중국해 전체 면적의 90%를 차지한다.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이 해역을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맞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중국의 ASBM 발사 시험은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여한 미국 등 서방국가 해군에 대한 위협이나 견제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LG전자, 매출 기준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영업이익은 기대 이하

    LG전자, 매출 기준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영업이익은 기대 이하

    LG전자가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2분기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영업 이익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스마트폰과 TV 사업 부분에서 부진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미중 무역 분쟁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 개선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잠정 실적으로 매출 15조 6301억원, 영업이익 6522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 194억원)에 비해 4.1% 늘었으며, 전분기(14조 9151억원)보다도 4.8%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15조 77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며 2분기 실적 중에서 역대 최고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7710억원)보다 15.4% 줄었으며, 이전 분기(9006억원)보다는 27.6% 감소했다. 업계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778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LG전자의 올해 상반기를 종합하면 매출 30조 5452억원, 영업이익 1조 552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난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4% 감소했다.사업별 실적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 본부의 2분기 매출이 역대 최고치였던 전분기 (5조 4660억원)보다 더 늘어나면서 2년 연속 ‘상반기 매출 1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이른바 ‘신 가전’의 수요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에서는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가 판매 호조를 보였음에도 마케팅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적자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전 분기에 올레드(OLED) TV 판매 호조로 영업 이익 3465억원을 냈던 HE(홈엔터테인먼트) 본부는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상조, 황교안 만나 “소주성 논란, 잘 알고 있다”

    김상조, 황교안 만나 “소주성 논란, 잘 알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소득주도 성장정책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황 대표와 만나 “일관성·유연성을 조화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성과가 확인된 부분은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정책실장은 “최근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한일 분쟁 같다. 통상 분쟁이나 협상의 상황에서는 대외 협상, 대내 협상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틀림 없다”며 “일본과의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가기 위해 미숙한 부분이 있다 느끼시더라도 정부가 일하는데 힘을 실어주면 조속하고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이 넘는 동안의 경제실험은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 현장과 전문가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라며 “외교·안보에서 경제문제까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돼 경제, 민생, 안보까지 흔들리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며 “그런 관점에서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비공개 회동 직후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가 오늘과 같은 어려움에 처한 것은 문재인 정권의 무관심과 무능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힘을 합쳐 일본의 조치에 대응하고 방안을 마련해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일은 다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일 대 일’ 회담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는 “의미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 생각한다. 보여주기 식 회담으로는 무너진 경제와 민생을 살릴 수 없다”고 답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자산가들 하반기 안전자산 투자 확대”

    고액 자산가들은 하반기에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인 고객 2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응답자 64.1%는 ‘하반기에 달러 채권을 비롯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중동 정세 급변 등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투자에 더욱 신중해지는 흐름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응답자 58.7%는 ‘현재보다 해외 투자 비중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올 초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상반기 때 17.1%가 유망 자산으로 꼽았던 미국 주식이 하반기에는 30.9%로 13.8% 포인트 늘었다. 하반기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연평균 4.02%로 올 초 4.84%보다 낮아졌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미국 주식과 달러 채권을 포함한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국 ‘노동 후진국’ 국제적 오명 쓰나

    EU측 국회서 처리 여부 불확실 판단 “당장 경제보복 없지만 다양한 제재 가능” 고용부 “정부 입장 상세히 설명할 것” 한국이 국제적으로 ‘노동 후진국’이란 오명을 쓸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려는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명시한 ‘전문가 패널 소집’을 4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우리 정부, 국회를 대상으로 조속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EU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EU는 2011년 7월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한국에 지속적으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지난해 12월 17일 분쟁해결의 첫 단계인 한·EU ‘정부 간 협의’를 요청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다음 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을 경고한 바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EU는 한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ILO 핵심협약 절차를 비준하는 법 개정 논의를 시작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도 “국회에서의 처리 여부가 정치적으로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전문가 패널을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EU 요청에 따라 앞으로 2개월 내 전문가 패널(3명)을 구성해야 한다. 이들은 90일간 정부·국제기구·시민사회 자문단 등의 의견을 들으면서 권고와 조언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만든다. 한국이 패널의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아도 EU가 무역 제재를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경영계는 단순한 권고안이어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직접적인 무역 제재가 아니더라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통관 절차를 강화하는 등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피해가는 ‘보이지 않는’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전문가 패널 권고안이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지나치게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전문가 패널까지 소집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이 ILO 핵심협약 비준 의지가 없는 국가임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용부는 “EU가 제기한 쟁점에 전문가 패널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캐나다산 카놀라 이어 육류 수입 중단… 中, 집요한 ‘화웨이 보복’

    캐나다산 카놀라 이어 육류 수입 중단… 中, 집요한 ‘화웨이 보복’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에서 중국이 금지하는 사료첨가물 ‘락토파민’이 검출된 후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위조된 검역증명서 18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캐나다에서 수입한 육류제품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산 육류는) 명백하게 안전상의 허점이 있다”며 “중국 소비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 예방 조치를 취했고, 캐나다 정부에 중국 수출용 육류의 증명서 발급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관세청)는 앞서 18일 락토파민이 검출된 캐나다 수출업체로부터의 돼지고기 수입 중단을 발표하며 캐나다산 돼지고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가 조직적이고도 집요하다. 중국이 2017년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배치할 때 보여 준 것처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부회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舟·47)가 지난해 12월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이후 카놀라 수입 중단과 돼지고기 수입 중단, 전직 외교관과 대북 사업가 체포 등 중국의 대캐나다 보복 조치가 정교하고도 치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는 지난해 12월 10일 전후에 캐나다인 2명을 억류하는 것으로 포문이 열렸다. 중국 정부는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 기밀을 정탐하거나 훔친 혐의로 정식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다섯달이 지난 5월에야 공식 확인했다. 코브릭은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 선임 고문이다. 언론인과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2013년 캐나다 외교관으로 전직했다. 그는 외교관 활동 당시 베이징, 홍콩 등 중화권 외교공관에서 주로 근무했고 2017년 2월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가 있는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ICG에 선임 고문으로 합류했다. 동북아 문제를 연구해 온 코브릭은 북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2월 초까지 홍콩에 머물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베이징으로 갔으며, 12월 10일까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검찰의 승인을 거쳐 마이클 코브릭은 외국을 위해 국가 기밀과 정보를 정탐한 혐의로, 마이클 스페이버는 외국을 위해 국가 기밀을 훔치고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로 최근 법에 따라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체포 시기나 장소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수출 비중 높은 식육 가공품 겨냥 검역 강화 보복 조치는 중국 자동차 업계로 이어졌다. 플리비오 볼프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체협회장은 12월 17일 캐나다에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를 논의 중이던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갑작스레 이를 중단하겠다고 알려 왔다고 밝혔다. 볼프 회장은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로 중국 업체들의 캐나다 확장 계획이 동결됐다면서 “이들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면서 논의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불확실성을 먼저 해결하자면서 2년 정도 계획을 접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첫 보복 조치는 중국 법원이 마약 밀수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이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중급인민법원은 1월 14일 진행된 재판에서 마약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슐렌버그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슐렌버그는 2016년 11월 법원에서 15년 징역형과 15만 위안(약 2526만원)의 재산 몰수형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슐렌버그가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지만, 고등인민법원은 12월 29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하급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다롄시 중급인민법원에 재심을 명령하자 중급인민법원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슐렌버그는 2014년 마약밀매 조직에 가담해 중국에서 제조한 222㎏의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타이어 속에 숨겨 호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은 캐나다의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식육 가공품을 정조준해 수입 검역을 대폭 강화하면서 보복 강도를 높였다. 지난 3월 캐나다산 카놀라에서 유해생물이 발견됐다며 카놀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랠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중국의 이번 제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해 왔지만, 지금까지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中 작년 캐나다산 카놀라 2조 3825억원 수입 이와 관련해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은 정상적인 검역 안전 예방 조치를 한 것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다”라며 “중국 관련 법률규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해관총서가 구체적으로 1월 4일과 3월 1일, 3월 15일, 3월 26일 등 통보 날짜까지 명시하며 올해 1월 이후 4차례 캐나다 연방정부의 검역담당 부서에 캐나다산 수입 카놀라에서 검역성 유해생물이 발견된 정황을 적극 통보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어 “업체가 추가 조사를 하고 개선 조치를 적절히 취해 유사 문제의 재발을 피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며 “양국이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줄곧 소통을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캐나다에서 생산된 카놀라의 40%를 수입했으며, 그 규모는 27억 캐나다 달러(약 2조 3825억원)에 이른다. 카놀라의 원산지로 알려진 캐나다는 연간 4000t가량의 카놀라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은 이와 함께 지난달엔 돼지고기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캐나다 돼지고기 업체 2곳에 대한 수출 허가를 일시 정지시켰다. 마리 클로드 비보 캐나다 농업부 장관은 5월 1일 중국으로부터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진 않았다면서도 중국이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 2곳에 대한 수출 허가를 정지했다는 보고를 직원들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돼지고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행정적인 문제일 뿐인 것 같다. 왜 허가가 정지됐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월에는 캐나다 돼지고기 수출업체인 프리고로열의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은 캐나다의 세 번째로 큰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 시장이다. 올 1분기에만 중국에 대한 캐나다의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출액은 각각 2억 1500만 캐나다 달러, 4800만 캐나다 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5억 14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돼지고기를 캐나다로부터 수입했다. 현재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창궐로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계 3위의 돼지고기 생산국인 캐나다는 대중 수출 증대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비보 장관은 “ASF 문제, 중국이 매우 큰 돼지고기 소비국이라는 점, 캐나다에는 ASF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놀랍다”고 털어놨다. 물론 중국은 ASF 문제와 돼지고기 밀수 위험과 관련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데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이번 육류 및 돼지고기 수입 금지 조치가 멍 부회장이 캐나다 법무장관에게 범죄인 인도 절차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멍 부회장 변호인단은 24일 캐나다 법무부 장관에게 인도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멍 부회장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국 인도 절차를 위한 법원 심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일제 불매·여행 자제로 우리도 보복합시다” 소비자 부글부글

    “일제 불매·여행 자제로 우리도 보복합시다” 소비자 부글부글

    국내 활동 중인 日연예인 퇴출 요구도 “車 불매·여행 자제, 日 경제 타격될 것” “정부가 외교로 풀 문제” 반대 여론도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 부품의 수출을 기습적으로 막으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제품을 사지 말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노가 아직은 인터넷 여론에 머물고 있지만, 양국 갈등이 ‘무역 전쟁’으로 치달으면 실제 불매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불매 운동이 과연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14년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한국에 무역 보복을 취할 때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산 승용차를 부수고 상품을 내다버리는 등 과격한 행동을 벌여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다.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제품 불매 목록’과 함께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리스트에는 렉서스·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파나소닉·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유니클로·ABC마트 등 의류 브랜드,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맥주 브랜드 등이 망라됐다. 트위터에서는 ‘(일본 여행을) 가지 않습니다’, ‘(일본 제품을)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포스터 이미지가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본 국적 연예인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에는 사흘 만에 2만명이 참여했다. 일본 제품 불매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일본이 ‘경제 보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도 이에 맞보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54)씨는 “일본의 조치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반발하며 이뤄진 것”이라면서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는 건 일본인데, 왜 우리가 당해야 하느냐. 나부터 불매운동에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일본 아이돌의 역사 인식 발언이나 전범기 등으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다만 이번은 감정 대립이 아니라 일본이 실제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불매운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은 “이번 사태가 외교 분쟁에서 비롯된 만큼 국민적 분노가 크고, 집단행동을 하는 건 상징적인 일”이라면서 “일본 정부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동차 불매나 여행 자제는 실제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자동차 수입은 연간 5만 8000여대에 이르고, 연간 754만명이 일본 여행을 간다. 하지만 불매 운동이 옳지 않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외교 문제인데, 왜 시민이 특정 기업 제품에 화풀이를 하느냐”는 것이다. 김모(34)씨는 “일본 정부의 잘못은 외교로 풀어야 할 일이지 일본 제품을 쓰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못 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지만, 실제로 취소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과거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었을 때도 큰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 운동은 가습기 살균제처럼 특정 기업이나 제품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 때에 해야 소비자 행동으로서 효과가 있다”면서 “일본의 조치로 한국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는지 가늠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매운동을 하자고 하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애플 “통신사 갑질 한 적 없다”…공정위와 갈등

    애플 “통신사 갑질 한 적 없다”…공정위와 갈등

    광고비와 무상수리 비용을 이동통신사에 떠넘긴 ‘갑질’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애플코리아가 공정위에 유감을 표했다. 애플은 갑질을 한 적이 없지만 소모적인 분쟁을 피하려고 통신사와 거래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인데, 공정위가 마치 애플이 위법 행위를 인정한 것처럼 발표한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4일 브리핑에서 애플이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심의에 대해 ‘동의의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거래질서 개선과 소비자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시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렵을 거쳐 타당성을 인정하면 위법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제도다. 애플은 그러나 동의의결을 신청했다고 해서 위법 사실은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애플은 “어떠한 법률위반도 하지 않은 애플은 (공정위의 접근방식에)강한 반대 의사를 밝힌다”고 전했다. 애플은 동의의결 신청 배경에 대해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에서 소모적인 법률분쟁을 지속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결정을 하자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에 광고비와 무상수리 비용 등을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 사무처(검찰에 해당)는 애플이 국내 통신 3사를 상대로 구매를 강제하고 이익제공을 강요하면서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제공하는 등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애플이 동의의결을 신청함에 따라 심의는 중단된다. 심사관은 신청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상정하고, 위원회는 14일 안에 전원회의를 열어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애플은 동의의결을 신청하면서 심의받는 행위와 관련한 사실관계, 이 행위를 중지하거나 원상회복하는 등 경쟁질서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정방안, 소비자나 다른 사업자 등의 피해를 구제하거나 예방하는 방안과 이를 위한 기금과 상생방안 조성 계획 등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무성 “위안부 합의 뒤집어서 일본과 어려워졌다”

    김무성 “위안부 합의 뒤집어서 일본과 어려워졌다”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수출규제 조치를 한 것과 관련,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현 정부가 지난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뒤집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무성 의원은 3일 “어려운 합의를 도출해냈는데 정권 바뀌었다고 같은 대한민국 정부가 이것을 뒤집어서 지금 이렇게 한일간의 국교가 굉장히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이 두둔한 합의는 2015년 12월 28일 발표된 이후 실제 피해 당사자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합의 무효’를 줄곧 요구했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박근혜 정권에서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일본 정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해 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같은 대한민국 정부가 이를 뒤집는, 외교적으로도 큰 문제를 일으켰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위안부 합의 당시에도 여당 대표로서 “그동안의 어떤 합의보다 잘된 합의라고 본다. 일본 정부에서 돈을 낸다고 했기 때문에 이건 법적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월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합의는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라며 합의 결과물인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10억 엔(한화 107억 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불합리하고 상식에 반하는 보복 조치”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이런 조치가 발표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고 앞으로가 우려된다는 것을 외교 채널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일본이 여러 분쟁 절차를 밟아가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안 지킨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은 이번 조치로 국제적 신뢰를 손상했고, 양국 간 오랫동안 지속해 온 산업 관계가 훼손됐다”며 “전 세계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략상 우리 대응조치를 밝힐 순 없지만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를 입는 다른 나라들과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일 언론, 아베의 ‘내로남불 수출규제 ’ 일제히 비판

    일 언론, 아베의 ‘내로남불 수출규제 ’ 일제히 비판

    ‘센카쿠 분쟁’ 중국 희토류 수출 중단과 비교“눈앞의 인기 때문에 장기적 국익 훼손 안돼”일본 언론들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경제보복을 가한 아베 신조 정권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무역 정책을 정치 도구로 사용해 일본이 지향하는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했다며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과거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점유 문제로 갈등을 빚은 중국이 희토류 일본 수출을 중단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반발한 사례를 들며 아베 정권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를 꼬집었다. 일본 유력 일간지인 마이니치신문은 4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통상국가의 이익을 손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마이니치는 “외교 문제와 전혀 관계가 없는 무역 절차를 가지고 나와 정치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라며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의 원칙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아베 정권이 한국에 강경 자세로 임해 보수층에 호소하려는 노림수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며 “눈앞의 인기를 얻고 장기적인 국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는 “중국이 이전에 센카쿠 열도 대립 당시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중단했을 때 일본은 이에 반대했다”며 “그런데도 일본이 그때와 같이 무역을 자의적으로 정치에 이용하려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의장국인 일본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라는 표현의 공동성명 명기를 주도했다”며 “이에 역행한 무역 규제는 국제사회의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보복을 즉시 철회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자유무역의 원칙을 왜곡하는 조치는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도쿄신문은 같은 날 “일본의 조치는 일본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 조기 수습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선 2일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징용공 문제에 대해 통상정책을 가지고 나오는 것은 (일본) 기업에 대한 영향 등 부작용이 크다”며 “대항 조치의 응수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시위 진압대, 16세 소년에 발포...두 눈 실명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정권과 반정부 세력 간 대치로 정국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잔인한 시위대 진압이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대 베네수엘라 소년이 시위진압대가 쏜 총을 맞고 실명했다. 전기는 물론 이젠 물과 가스까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 베네수엘라 타치라주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루포 파라다(16)는 이날 가스통을 들고 엄마를 따라 나섰다. 엄마는 국영석유회사(PDVSA)사무소를 찾아가 가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사무소 앞엔 가스를 구하려는 주민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며칠 째 가스가 끊겼지만 회사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자 주민들의 분노는 폭발하기 일보직전 이었다. 주민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자 사무소 관계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해줄 방법이 없다"고 말하곤 곧 사라졌다. 악명 높은 베네수엘라의 시위진압대가 현장에 나타난 건 잠시 후였다. 시위진압대는 다짜고짜 총을 겨누며 시위대에 다가섰다. 그리고 갑자기 총성이 울리더니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다. 파라다가 얼굴에 총을 맞은 건 이런 혼란 속에서다. 산탄(안에 작은 탄알이 다량 들어 있어 발포하면 탄알이 퍼져 터지는 탄환)을 맞은 파라다의 얼굴은 순식간에 피투성이 됐다. 소년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양쪽 눈을 잃었다. 병원은 "정면으로 총을 맞고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지만 두 눈은 살려낼 없었다"면서 "안타깝게도 실명을 했다"고 밝혔다. 엄마는 그런 아들을 붙잡고 절규했다. 그는 "시위진압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우린 그저 서 있었을 뿐"이라면서 "평화롭게 있던 주민들에게 진압대가 마구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외에도 분명 이렇게 다친 사람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젠 정말 이런 국가폭력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흐느꼈다. 반정부 측에선 즉각 마두로 정부와 경찰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도대체 이런 도륙 명령을 내린 자가 누구냐"면서 "반드시 책임자를 밝혀내고 공정한 법정에서 죗값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에서 전기와 가스의 공급 중단은 이제 일상이 됐다. 베네수엘라의 민간단체 '분쟁관측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에선 가스공급에 항의하는 시위만 지금까지 416건 발생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금테크’ 한번 해볼까… 1g씩 5만원 소액 투자

    ‘금테크’ 한번 해볼까… 1g씩 5만원 소액 투자

    증권사 통해 주식처럼 쉽게 매매 가능 은행 금통장 입금하면 0.01g 단위 적립 KRX 금시장서 거래 땐 수수료 저렴 저금리 영향 하반기도 가격 강세 예상경제 상황이 나빠질수록 투자자들이 몰리는 상품이 있다. 변하지 않는 가치와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대표 안전자산 ‘금’(金)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계속되면서 올 1분기 전 세계 금 수요량은 105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 수요가 늘자 국제 금 시세도 지난 1일 기준 1트로이온스(약 31.1g)당 1384.96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8.2% 올랐다. 국내 금시장도 활황이다. 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KRX 금시장의 올해 하루 평균 금 거래량은 24.5㎏으로 지난해보다 25.3% 증가해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최고치다. 금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g당 5만 1700원으로 지난해 12월 28일 대비 12.5%나 뛰었다. 과거에는 ‘금테크’(금+재테크)를 부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KRX 금시장 개설 등으로 시장에서 1g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5만원 정도만 있으면 누구나 금테크를 시작할 수 있다. 금테크 방법은 크게 KRX 금시장, KRX 금신탁상품, 금ETF(상장지수펀드), 골드뱅킹으로 나뉜다. KRX 금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10개 증권사를 통해 주식처럼 쉽게 금을 사고팔 수 있다. 우선 증권사에서 금거래 계좌부터 만들어야 한다. 주식 거래 계좌가 있더라도 금 거래를 하려면 따로 계좌를 터야 한다. 계좌를 만든 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된다. 거래 단위는 1g씩이지만 금을 실물로 인출하려면 1㎏이나 100g 단위로만 가능하다. 가장 잘 알려진 금테크는 은행에서 파는 골드뱅킹 상품이다. 금통장을 만들어 입금하면 예금액만큼 금을 0.01g 단위로 적립해 준다. 그래서 금통장에는 입금액이 아니라 금 시세에 따라 매입한 금의 무게가 표시된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골드테크’와 KB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 우리은행의 ‘우리골드투자’ 통장이 대표 상품이다. 3개 모두 가입 대상과 기한, 금액에 제한이 없는 자유입출금 통장이다. 국민은행의 ‘골드바신탁’과 IBK기업은행의 ‘IBK 골드모아 신탁’은 KRX 금시장 골드바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이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이 상품에 유언·상속 기능을 더했다. 금펀드로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이 금ETF(상장지수펀드)를 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 인덱스 등 금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펀드다. 금광을 갖고 있거나 금을 채굴하는 회사들에 투자하는 ETF도 있다. 금테크에서 주의할 점은 수수료와 세금이다. KRX 금시장에서는 금을 사고팔 때 0.3%씩 수수료를 뗀다. 은행 골드뱅킹(1.0%)이나 금ETF(매입 0.68~1.005%)보다 저렴하다. 매도 수수료는 금ETF가 0.03%로 가장 싸다. 골드뱅킹과 금ETF는 매매 차익에 15.4%(주민세 포함)의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어떤 투자법을 선택해도 금을 실물로 인출할 땐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을 실물로 인출하면 부가세와 함께 약 2만원의 인출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면서 “금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린다면 실물 인출을 하지 않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미 금값이 많이 올라 추격 매수에 나서면 앞으로 금값이 떨어져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미국 금리가 낮아질 때 금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때 금은 하반기에도 강세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단독] 한국 법원은 왜 영어도 못하는 아기를 美로 돌려보냈나

    [단독] 한국 법원은 왜 영어도 못하는 아기를 美로 돌려보냈나

    한국에서 결혼한 뒤 미국에서 살던 부부 중 부인이 남편과 합의 없이 생후 16개월인 딸을 한국으로 데리고 왔다. 남편이 제기한 국제아동탈취협약(헤이그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소송에서 우리 법원은 딸을 남편에게 돌려보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한국에는 재판 관할권이 없다면서도 별도 제기된 임시 양육자 지정 소송에서 관할권을 행사했는데, 법조계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남편 “아내가 한국 데려간 아이 반환하라”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는 남편 A(45)씨가 부인 B(39)씨를 상대로 제기한 아동반환청구 소송에서 “B씨는 딸 C양을 미국에 있는 A씨에게 반환하라”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됐다. 모두 한국 국적인 A씨, B씨는 2015년 한국에서 결혼, 혼인신고를 한 뒤 A씨의 직장이 있는 미국에서 신접살림을 꾸렸다. 이듬해 C양이 태어났고 B씨는 2017년 한국에 일자리를 얻게 됐다. 부부 합의하에 B씨는 돌이 되지 않았던 C양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와 출근했다. 그해 7월, B씨는 딸과 함께 미국에 들어갔다가 양육 문제를 두고 남편과 다퉜다. B씨는 “C가 아직 어리니 내가 잘 돌보고 일 마치는 대로 미국으로 돌아올게요”라는 이메일을 남편에게 남긴 채 다시 딸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왔다. 직후 부부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양육권 판단 한국 법원서 못 해” 아동반환청구 소송에서 재판부는 C양이 미국에서 태어난 점, 한국으로 이동한 2017년 8월까지 약 11개월을 미국에서 생활한 점, 한국 입국에 남편의 동의가 없었던 점, 부인이 ‘딸의 양육을 남편 의사에 따르겠다’는 각서를 쓴 점을 근거로 C양은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남편이 친부로서 친권과 양육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부인이 남편의 동의나 승낙 없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딸을 데려온 것은 남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봤다. B씨 측은 ‘C양이 미국과 한국 이중 국적이고, 영어를 하지 못하고, 한국 생활에 적응했으며, 주양육자는 엄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동반환청구 소송에서 양육권에 대한 판단은 한국 법원에서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C양의 양육에 관한 재판 관할권이 미국 법원에 있다는 취지에서다. ●아내 임시 양육자 지정 결정 두 달 만에 번복 그런데 별도로 제기된 임시 양육자 지정 사전처분 소송에서 재판부는 아동반환청구 소송 결론을 이유로 남편의 손을 들어 줬다. 재판부는 강제조정을 통해 이혼 판결이 나올 때까지 B씨를 임시 양육자로 지정했다가 두 달 뒤 아무런 심리 재개 없이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이 결정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됐다. 두 소송의 핵심 쟁점은 양육권 재판 관할이 한국에 있는지 미국에 있는지 문제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한국에서 이혼 소송 중이라면 양육권 본안을 따로 떼 놓고 판단할 수 없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에서도 양육권 문제가 한국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면 한국 관할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아동반환청구와 양육권 사전처분을 동시에 내린 재판부는 아동반환청구 소송에서는 “한국에 양육권 재판 관할이 없다”고 했지만, 사전처분 사건에서는 관할권을 인정해 결정을 내렸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에 대해 한 판사는 “국제 재판 관할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학설 대립이 팽팽해서 판사가 해석할 여지가 많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며 “국제사법상 재판 관할 원칙이 두루뭉술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국제 재판 관할 원칙 두루뭉술… 해석 여지” 석광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국제아동탈취 협약 관련 논문에 따르면 아동을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반환하라고 결정 내린 경우 한국 법원은 양육권 본안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석 교수는 이 논문에서 “아동을 원상회복시켜 그 국가의 법원이 양육권 분쟁을 해결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논문대로라면 재판부는 양육권 사전처분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거나, 사전처분 결정을 내릴 거라면 아동을 반환하라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강제조정 결정이 두 달 만에 뒤바뀐 것도 이례적이다. 이혼 소송 전문인 한 변호사는 “강제조정을 뒤집을 순 있지만 심리 재개나 사정 변경 없이 완전히 뒤집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인 B씨는 “한국에 재판 관할권이 없다면서 임시 양육권을 남편에게 부여한 것은 위법하다”며 사전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추가로 제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강경화 “日 상식에 반하는 보복에 유감… 최소한의 예의 안 지켜”

    “비핵화 아닌 北핵동결은 반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불합리하고 상식에 반하는 보복 조치”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자제를 요청하면서 보복 조치를 철회하도록 요구하고, 우리 측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9일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내용의 한국 측 제안에 대해 일본은 즉각 거부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이런 조치가 발표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고, 앞으로가 우려된다는 것을 외교 채널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일본이 여러 분쟁 절차를 밟아 가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안 지킨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은 이번 조치로 국제적 신뢰를 손상했고, 양국 간 오랫동안 지속해 온 산업 관계가 훼손됐다”며 “전 세계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1965년 청구권 협정상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 및 경제 보복 등의 조치를 하면서 한국과 사전 조율이 없었던 점과 정경분리라는 암묵적 룰을 어긴 것 등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낸 안을 거부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 장관은 전날 정부의 대응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상황을 보며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 “‘연구’라는 적합하지 않은 단어를 썼다는 점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은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핵동결론’에 대한 입장도 물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동결 정도로 비핵화 협상을 멈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강 장관은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핵동결’ 수준으로 간다면 한국 정부가 반대할 것인지 묻자 “그렇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분명히 완전한 비핵화”라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강경화 “일본, 최소한의 예의도 없어…피해국들과 공조”

    강경화 “일본, 최소한의 예의도 없어…피해국들과 공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합리하고 상식에 반하는 보복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로서는 (일본 정부에) 자제를 요청하면서 보복 조치를 철회하도록 요구하고, 우리 측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특히 일본의 예고 없는 보복 조치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이런 조치가 발표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고 앞으로가 우려된다는 것을 외교 채널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일본이 여러 분쟁 절차를 밟아가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안 지킨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은 이번 조치로 국제적 신뢰를 손상했고, 양국 간 오랫동안 지속해 온 산업 관계가 훼손됐다”며 “전 세계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한국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무대응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수시로 상황을 점검하고 산업부는 업계와 협의하며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보복 조치가) 발표되고 즉각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제반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낸 안을 거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제적인 피해와 관련해서는 수입선 다변화, 우리 생산시설 확충, 국산화 등의 기본 방향이 있겠지만 그것도 시간이 걸리는 일인 것 같다”며 “우리가 워낙 반도체 수출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나라들과 공조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부가 일본의 수출규제가 타국에 직접적으로 얼마만큼의 피해를 주는지 분석하고 있다. 피해국과 긴밀히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어떤 경제적 조치를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본과 밀고 당기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전략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제3국이 포함된 중재위 구성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황 진전에 따라 모든 옵션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국내 언론이 양국 간 국민적 대결 양상으로 몰고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아울러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상황을 보며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 “‘연구’라는 적합하지 않은 단어를 썼다는 점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융투자협 ‘증시 콘서트’ 개최

    금융투자협 ‘증시 콘서트’ 개최

    금융투자협회가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하반기 국내외 증시와 채권시장, 경제 상황을 전망하는 ‘제1회 증시 콘서트’를 개최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증시 향방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으로 투자자들이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분야별 하반기 전망을 발표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하반기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타결 여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 가능성, 중국의 추가 부양책 강도 등에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MRI 이상 소견 없어도 치매보험금 지급

    모호한 내용으로 논란이 됐던 치매보험 약관이 개선된다. 앞으로 치매보험 가입자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뇌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지 않아도 전문의로부터 치매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을 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치매보험금 분쟁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보험 약관을 개선한다고 2일 밝혔다. 개선안은 뇌영상검사 등 일부 검사에서 치매 소견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다른 검사에 의한 종합적인 평가를 기초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경증치매의 경우 뇌영상검사에서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보험금을 못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치매보험은 지난해부터 판매가 급증했다. 보험사들이 경증치매도 2000만~3000만원의 보험금을 주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팔았다. 현재 치매보험 가입은 총 377만건으로, 올 1분기에만 약 88만건의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가 ‘치매 진단은 MRI·CT 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약관을 만들어 논란이 됐다. 금감원은 또 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특정 치매질병코드를 요구하거나 치매 약제를 일정 기간 이상 처방받도록 한 약관을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보험사는 전문의가 실시한 검사결과 내용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선된 약관이 반영된 치매보험은 오는 10월부터 판매된다. 기존에 판매된 상품도 금감원 행정지도를 통해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약관 개선은 자살보험금, 암보험금, 즉시연금 등 모호한 약관에서 비롯된 보험금 지급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치매보험금 지급 조건 등 상품 주요 내용에 대한 사후 안내도 강화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MRI 이상 소견 없어도 치매보험금 지급

    금감원, 보험사 약관 변경 권고 모호한 내용으로 논란이 됐던 치매보험 약관이 개선된다. 앞으로 치매보험 가입자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뇌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지 않아도 전문의로부터 치매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을 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치매보험금 분쟁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보험 약관을 개선한다고 2일 밝혔다. 개선안은 뇌영상검사 등 일부 검사에서 치매 소견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다른 검사에 의한 종합적인 평가를 기초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경증치매의 경우 뇌영상검사에서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보험금을 못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치매보험은 지난해부터 판매가 급증했다. 보험사들이 경증치매도 2000만~3000만원의 보험금을 주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팔았다. 현재 치매보험 가입은 총 377만건으로, 올 1분기에만 약 88만건의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가 ‘치매 진단은 MRI·CT 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약관을 만들어 논란이 됐다. 금감원은 또 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특정 치매질병코드를 요구하거나 치매 약제를 일정 기간 이상 처방받도록 한 약관을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보험사는 전문의가 실시한 검사결과 내용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선된 약관이 반영된 치매보험은 오는 10월부터 판매된다. 기존에 판매된 상품도 금감원 행정지도를 통해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약관 개선은 자살보험금, 암보험금, 즉시연금 등 모호한 약관에서 비롯된 보험금 지급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치매보험금 지급 조건 등 상품 주요 내용에 대한 사후 안내도 강화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中 보복에 한국게임 막혀…日‘수산물 시비’는 WTO 승소로 뚫어

    中 보복에 한국게임 막혀…日‘수산물 시비’는 WTO 승소로 뚫어

    中, 사드 보복으로 한국게임 진출 배제 WTO “韓, 日수산물 수입 금지 타당” 日, 넙치·냉장조개류 검역 강화 등 반격 中, 센카쿠 분쟁 때 희토류 日수출 금지 日, 아프리카 등 공급원 찾아 타격 덜해 전경련 “韓, 日보다 345배 손실볼 것”일본이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폴더블폰 산업에 쓰이는 소재·부품에 대해 내린 수출 제한 조치의 여파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 국가 간 비관세 장벽을 활용한 무역전쟁은 극한 대립 끝에 한쪽이 치명타를 입는 방식으로 전개되곤 했다. 극한 갈등상으로 치달은 과거 사례를 통해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 이후 향배와 대응책을 모색할 수도 있다. 반면교사 삼아야 할 과거 사례를 찾았다. ●상대국 산업 생태계 뒤흔드는 비관세장벽 일본은 자국의 시행령을 바꾸는 방식, 즉 비관세장벽을 활용해 한국 주력산업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주요국과의 무역협정을 완료한 이후인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을 특정해 겨냥한 세계 각국의 비관세장벽 빈도는 늘어나는 추세였다고 대한상의는 2일 설명했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무역 보복 국면에서 비관세장벽 위세가 드러났었다. 2017년부터 외국산 신작 게임에 대해 중국 내 영업권인 판호(版號)를 발급하지 않던 중국은 지난 4월 이후 한국 게임을 배제한 채 일본·미국·유럽 게임에 대해서만 판호 발급을 했다. 한국 게임기업들은 중국 게임시장 신규 진출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이 비관세장벽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현과 근처에서 잡힌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처를 내렸다. 이에 반발한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지만, WTO는 지난 4월 한국의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정했다. 한국이 승소했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달부터 한국에서 수입하는 넙치(광어)와 냉장 조개류 등에 대한 검사를 강화, 새로운 비관세장벽을 세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 주력 산업 공급망 처음 공격 받아 일본이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 3가지 품목이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을 멈춰 세울 정도로 파괴력이 있는지가 일본 무역보복 사태의 최종 승자를 가늠할 열쇠로 꼽힌다. 3가지 품목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점유율이 70~90%에 달하고, 일본산이 품질 경쟁력을 갖춘 상태여서 대체재를 찾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가 실현된다면, 한국의 반도체 공정이 멈추는 등 치명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반도체 최고 호황기였음을 감안해도 2.7%를 기록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치가 반도체를 빼고 계산할 경우 1.4%로 주저앉는다는 KDI 계산을 적용한다면, 반도체 산업에서의 타격이 국가 경제 전반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반면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중일 갈등이 커졌을 때 중국이 희토류 대일본 수출을 금지하는 무기화 전략을 폈음에도 일본 산업이 큰 타격을 입지 않았던 선례가 있다. 일본은 희토류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아프리카 등지에서 새로운 공급원을 찾아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썼다. ●재팬디스플레이 재현 땐 日 자충수 일본의 조치가 일본에게 자충수가 될 것이란 일각의 분석도 두 가지 측면에서 나온다. 우선 일본산 소재→한국산 반도체→미국산 정보기술(IT) 완제품의 공급망 차질을 미국 등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산업 재편 속도가 빠른 탓에 인위적인 공급망 조성 시도가 실패한 사례가 있는데 2012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도한 JDI(재팬디스플레이)다. JDI는 히타치 제작소, 도시바, 소니의 관련 사업 부문에 통합해 탄생한 회사이지만 한국·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됐다. 두 번째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구매력을 감안했을 때 한국이라는 판로를 잃는 것이 일본 기업에게도 타격이 될 것이란 예상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관련 수출규제 2개 소재의 수입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이 얻은 수출액을 비교하면, 우리 기업의 손실이 일본보다 345배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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