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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한국, FTA 노동 규정 위반”

    유럽연합(EU)이 한국의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노동 관련 규정 위반 여부를 심의하는 전문가 패널에 ‘한국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국 정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EU는 지난 20일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제13장 노동·환경)의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구성된 전문가 패널에 의견서를 보내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EU는 “현 국회에서 비준안의 통과는커녕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며 “현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비준안은 자동 폐기된다”고 지적했다. EU는 또 “한국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의 일부 조항이 결사의 자유를 제한해 ILO 핵심협약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1991년 ILO 정식 회원국이 됐지만 핵심협약 8개 가운데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 제98호 협약과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제29호, 제105호 협약 등 4개를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자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나 노사 양측의 입장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EU가 한국의 한·EU FTA 위반 여부를 가릴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했고, 지난해 12월 말부터 한·EU 패널 각 1인과 제3국 국적의 의장 1인을 포함해 총 3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활동에 착수했다. 전문가 패널은 3개월 내에 보고서를 채택하는데, 이 보고서에 한국이 한·EU FTA를 위반했다는 결론이 담기면 한국은 FTA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 조항을 위반한 ‘노동권 후진국’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명절에 연락 끊긴 가족 찾는 전화오면 안타까워요”...설에도 일하는 182 경찰민원콜센터

    “명절에 연락 끊긴 가족 찾는 전화오면 안타까워요”...설에도 일하는 182 경찰민원콜센터

    “설이나 추석 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잖아요. 그래서일까요. 명절에 연락이 끊긴 가족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요. 경찰이 실종 아동이나 실종 신고된 분들을 찾는 일을 하는 건 맞는데, 단순히 가족간 연락이 끊겼다고 찾아 드리진 못하거든요. 그럴 땐 도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깝더라고요.”경찰청 182민원콜센터 전예숙(54) 행정관이 2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전 행정관은 182경찰민원콜센터가 개소한 2012년부터 상담관으로 일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182경찰민원콜센터는 경찰과 관련된 각종 민원을 상담하고 관련 절차를 안내한다. 112가 긴급 출동이 필요한 신고를 받는다면, 182는 고소 절차 등 경찰과 관련된 각종 행정업무를 안내한다. 사건·사고는 연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만큼 하루도 쉴 수 없다. 이번 설 연휴 4일 가운데 3일을 일해야 하는 전 행정관은 “명절이면 누구나 가족과 함께 정을 나누고 싶지만, 내가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할까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한다”며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며 몸에 밴 습관 같아서 명절에 쉬지 못해도 가족들도 모두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전 행정관은 1985년 4월 일반행정공무원으로 입직해 182경찰민원콜센터를 세우면서 자리를 옮겼다. 전 행정관은 “182 민원콜센터는 형사 사건 절차 등 경찰업무 전반에 대한 일차적 상담을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명절에는 층간소음 등 이웃간 분쟁 상담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전 행정관은 명절 기간에 했던 상담 중 가족을 찾아달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전 행정관은 “관계가 소원해져 연락이 뜸해 아예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찾을 방법이 있느냐는 문의가 명절에 들어올 때마다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며 “한국 전쟁 때 발생한 이산가족에 대해선 절차상으로 안내할 수 있어도, 이런 경우엔 우리가 개인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안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 행정관은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소속 182경찰민원콜센터 지회장을 맡고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권익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전 행정관은 “내가 일하는 민원콜센터가 행복한 직장이었으면 좋겠다”며 “노동은 밥을 먹는 것과 같은데,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측과도 머리를 맞대고 갈등을 풀고 미래를 설계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 행정관은 정년퇴임까지 6년이 남았다. 상담업무가 고되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민원인들이 있어 힘들 때도 있지만, 이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 단순히 일로 여기기보단 봉사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전 행정관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등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못 하고 주저하는 분들을 자주 본다. 특히 젠더적 기반 폭력의 경우 더욱 그렇다”며 “182경찰민원콜센터는 24시간 열려 있다. 어렵더라도 용기를 내서 출구를 찾는데 주저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인사]

    ■◇법무부 △대변인 구자현△감찰담당관 박은정△감찰담당관실 검사 박진성△감찰담당관실 검사 장형수△기획검사실 검사 정우석△국제법무과 검사 유새롬△검찰과장 김태훈△검찰과 검사 오상연△형사기획과장 전무곤△형사기획과 검사 김치훈△공공형사과 검사 전철호△국제형사과 검사 박성진△인권조사과장 박기종△인권조사과 검사 강명훈 법무연수원 진천본원△교수 이종혁△기획과장 신지선◇법무연수원 용인분원△용인분원장 정순신△법무교육과장 김석담△교수 강대권 천관영 유광렬 권내건 ◇대검찰청△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수사지휘과장 고필형△형사1과장 박영진△공공수사정책관 예세민△공안수사지원과장 이건령△선거수사지원과장 최창민△공판송무과장 김용자△감찰1과장 장동철△검찰2과장 임승철△검찰연구관 김도균 박지영(검찰개혁추진단 팀장) 허정수(특별감찰단 단장) 구상엽(국제협력단 단장) 전윤경(특별감찰단 팀장) 신승우 조민우 최대건 박준영 홍성준 강선주 이병주 서원익 하준호 정대희 박수민 이지연 홍상철 이정훈 서민석 김태겸 박상용 조재철◇서울고검△형사부장 김석우△공판부장 박소영△송무부장 최기식△감찰부장 정진기△검사 김현채 김찬중 임관혁 박성근 송규종(국가정보원 파견 유지) 이노공 유병두 황현덕 이용일 황병주(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단장) 박세현(서울중앙지검 전문공보관) 이태일 강성용 진정길 임대혁◇대전고검△검사 김범기 양석조 진재선(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대구고검△검사 조기룡 배성효 조대호◇부산고검△검사 심재계 ◇광주고검△검사 김재옥◇수원고검△검사 정성윤 하신욱◇서울중앙지검△제1차장 이정현△제3차장 신성식△제4차장 김욱준△인권감독관 김현수△형사1부장 정진웅△형사2부장 이창수△형사3부장 윤진용△형사4부장 신형식△형사5부장 한윤경△형사6부장 김형수△형사7부장 변필건△형사8부장 서정민△형사9부장 안동완△공공수사1부장 양동훈△형사10부장 김도완△형사11부장 진철민△공판1부장 윤원상△공판2부장 나창수△공판3부장 김희경△공판4부장 김훈영△반부패수사1부장 김형근△반부패수사2부장 전준철△경제범죄형사부장 이복현△공판5부장 단성한△형사13부장 오정희△방위사업수사부장 최임열△공정거래조사부장 김민형△조사1부장 오현철△조사2부장 김지연△형사12부장 박현준△강력부장 김호삼△범죄수익환수부장 박광현△부장 이형관△부부장 박건욱 이상민 김병문 황현아△검사 정유리 박성민 박양호 장일희 김해중 김은경 김지언 신도욱 신동환 이승희 장욱환 구민기 장진성 나영욱 차경자 방준성 오민재 김남수 신은식 김승우 신현만 임지수 황영섭 손수진 박신영 김민석 성기범 김민정 전효곤 윤성호 이승필 김정훈 이선영 윤효정 이재표 김경태 배관성 양근욱 장지영 임진철 남상오 양귀호 박경세 송윤상 염호영 최주원 ◇서울동부지검△차장 김남우△인권감독관 위성국△중경단 부장 김용빈△형사1부장 양인철△형사4부장 조석영△부부장 김성원△검사 이정민 송혜숙 조종민 최현주 백상준 국양근 박선영 박기웅 송가형 이정규 박민지 박예진 원민영◇서울남부지검△제1차장 이종근△제2차장 이정환△인권감독관 이영림△형사1부장 김남순△형사3부장 정경진△공판부장 손우창△형사7부장 조광환△금융조사1부장 서정식△부부장 신종곤(특별공판팀장)△검사 임연진 김정화 김종욱 조상규 최윤경 박배희 정광병 진종규 신헌섭 김미선 김재우 금명원 허세진 황진선 박진섭 이재원 김현웅 변재은 조혜민 최대호 김하영◇서울북부지검△차장 박종근△인권감독관 이지윤△중경단 부장 김태광△형사1부장 김성훈△형사4부장 박하영△형사5부장 서인선△조세범죄형사부장 한태화△검사 이동현 한대웅 김정은 최한얼 남재현 오승은 조지현 박영수 이승훈 이하영◇서울서부지검△차장 고경순△중경단 단장 정용수△형사1부장 이병석△형사4부장 최지석△식품의약형사부장 유동호△검사 이주희 김영준 손지혜 김연주 김지연 황성아 권동욱 김은혜 박한나 민은식 이평화 임병일 오세진 ■감사원 ◇고위감사공무원 승진△국장 박재용 이용출◇3급 승진△국토·해양감사국 제3과장 오준석△사회·복지감사국 제3과장 임상혁△감사청구조사국 제3과장 장병원△감사청구조사국 제5과장 이성훈◇4급 승진△행정·안전감사국 제5과 박성기△지방행정감사1국 제4과 유영은△지방행정감사2국 부산사무소 유오현△민원조사단 수원사무소 오기홍△심사관리관실 심사2담당관실 조진원 정임숙△심의실 심의지원담당관실 김슬기△감사교육원 이동직 설철환△감사원 고정우 ■금융감독원 ◇국·실장 직위 부여△총무국장 박광우△공보실 국장 이보원△국제국장 겸 금융중심지지원센터 부센터장 김병칠△비서실장 양진호△핀테크혁신실장 김용태△자금세탁방지실장 최인호△금융그룹감독실장 박상원△생명보험검사국장 양해환△손해보험검사국장 차수환△보험영업검사실장 이우석△보험리스크제도실장 김봉균△특수은행검사국장 박영규△외환감독국장 김동현△여신금융감독국장 정용걸△상호금융감독실장 한홍규△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실장 황진하△금융투자검사국장 함용일△자산운용검사국장 최원우△공시심사실장 김진국△회계조사국장 홍순간△회계기획감리실장 김은조△금융상품분석실장 박종길△연금감독실장 이상아△금융교육국장 정형규△포용금융실장 이창운△신속민원처리센터 국장 김호종△불법금융대응단 국장 정기영△민원분쟁조사실장 김동규△부산울산지원장 김수헌△경남지원장 황정욱△강원지원장 이종환△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 조정석 ■병무청 ◇부이사관 승진△대변인 최정효△운영지원과장 임태군 ■서울대 △경영대학장 및 경영전문대학원장 이유재△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 차상균△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무부원장 신효필
  • “DLF·라임 사태 등 감독 강화” 금감원 소비자보호 조직 확대

    금융감독원은 23일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의 조직과 기능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기능별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우선 금소처 조직은 사전적 피해 예방과 사후적 권익보호 양대 부문으로 확대해 부문별 부원장보가 전담하는 책임경영체제로 개편된다. 소비자보호 부문 부원장보가 한 명 늘면서 기존 8인 부원장보 체제가 9인 체제로 바뀐다. 금소처에 있던 보험 감독·검사 부문은 총괄·경영 부문으로 이동한다. 금융소비자보호 부문 기준 현 6개 부서, 26개 팀은 13개 부서, 40개 팀으로 확충된다. 소비자 권익보호 부문에는 신속민원처리센터를 신설해 원스톱 민원처리 기능을 강화하고 DLF 등 여러 권역에 걸친 주요 민원·분쟁에 대한 현장감사와 합동검사도 신설한다. 이번 개편으로 금감원 조직 편제는 61개 부서(37국 24실)에서 62개 부서(40국 22실)로 바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명절 망치는 항공권, 택배, 상품권 피해…보상 기준은 이렇습니다

    명절 망치는 항공권, 택배, 상품권 피해…보상 기준은 이렇습니다

    명절 기간에는 항공권과 택배, 상품권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여행을 가려고 예매한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위탁수하물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인에게 선물로 보낸 택배가 분실되거나 파손될 수 있다. 선물받은 상품권이 유효기간 등의 이유로 사용을 거부당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행해결기준 등을 참조하면 알 수 있다. 기상이나 공항 사정 등이 아닌 항공사 책임으로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면 지연 시간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진다.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1~2시간은 해당 구간 운임의 10% ▲2~3시간은 20% ▲3시간 이상은 30%를 배상받을 수 있다. 오버부킹이나 예약 착오 등으로 대체편을 제공받을 때도 시간에 따라 배상액이 결정된다. 국내선의 경우 ▲1~3시간 이내 대체편 제공 시 해당 구간 운임의 20% ▲3시간 이후는 30%다. 대체편을 제공받지 못하면 운임 전액 환급과 함께 해당 구간 항공권 또는 교환권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국제선은 국내선과 달리 정액제로 보상한다. 운항시간이 4시간 이내 항공권일 경우 ▲2~4시간 이내 대체편 제공 시 미화 200달러 ▲4시간 이후는 400달러다. 운항시간 4시간 이상 항공권은 ▲2~4시간 이내 300달러 ▲4시간 이후 600달러다. 위탁수하물이 분실·파손·지연됐을 때는 항공운송 약관이나 몬트리올 협약(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 및 상법에 따라 배상받을 수 있다. 택배 배달이 지연됐을 때는 인도예정일을 초과한 일수에 운송장 기재 운임액의 50%를 곱한 금액으로 배상받을 수 있다. 단 운송장 기재 운임액의 200%가 한도다. 특정일에 사용해야 하는 택배가 지연됐을 때는 운송장 기재 운임액의 200% 배상을 원칙으로 한다. 배달 중이던 택배가 파손됐을 경우 운임을 환급하고 운송장에 기재된 운송물의 가액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산정한다. 상품권의 경우 유효기간이 경과했더라도 상사채권 소멸시효(5년) 이내라면 금액의 90%에 달하는 현금이나 물품, 용역 등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특정상품에 대해 상품권 사용을 거부당했을 땐 전액 현금으로 환급해주도록 하고 있다. 할인매장이나 할인기간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순천 시민단체 “대한상사중재원은 포스코 기업편인가” 질타

    순천 시민단체 “대한상사중재원은 포스코 기업편인가” 질타

    순천만 소형경전철(PRT) 분쟁 중재를 맡은 대한상사중재원이 순천시와 포스코측 양측에 ‘운영 유지’ 조건부 권고안을 제시한데 대해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스카이큐브인 순천만 소형경전철 사업은 포스코의 대 시민 사기극이다”며 “대한상사중재원의 ‘운영 유지’ 조건부 권고안은 필요 없는 결정이다”고 말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지난 13일 1년 가까이 조사해 온 끝에 순천만 스카이큐브에 대해 시설을 유지하라는 화해 권고안을 제시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에코트랜스가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는 방안과 순천시가 기부채납을 받아 직접 운영하는 방안 등 2가지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3일까지 의견을 달라고 제시했다. 시는 순천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으로 기한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순천만 소형경전철 사태 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소형 경전철 사업은 2011년 온갖 특혜로 순천시와 포스코가 추진한 민간투자사업 사업이다”며 “시는 민간투자 610억원을 유치하고, 포스코는 국내최초로 친환경 무인소형경전철을 도입해 미래성장 사업을 시범으로 추진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스코는 30년 운영 후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지만 만성적자를 이유로 운영 5년만에 사업을 포기하고 청산절차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순천시가 철저하게 포스코를 위한 협약을 맺은 충격적 내용이어서 사업 추진 단계부터 시민단체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의 반대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의 불평등한 실시협약 개정 노력으로 포스코는 이후 ‘손해 발생 시 사업시행자의 책임’, ‘일체의 배상금 청구의사가 없음’ 내용 등을 시민사회단체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순천시에도 공문을 보냈던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런 상황인데도 대한상사중재원은 적자를 이유로 사업을 포기한 포스코에게 다시 운영할 것을 전제로 협의하라는 엉뚱한 권고를 제시했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순천만 소형경전철 사태의 책임은 포스코에 있기에 무리한 사업과 정책추진으로 순천시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 포스코가 분명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비난했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번 소송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협약을 맺고 시작한 민간투자사업의 폐해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며 “대한상사중재원은 비현실적인 무리한 권고보다 기업의 이익이 아닌 공익에 우선한 공정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설 연휴 맞아 성형수술 하려다 취소했는데 환불 안 된다고요?”

    “설 연휴 맞아 성형수술 하려다 취소했는데 환불 안 된다고요?”

    최근 20대 직장인 A씨는 설 연휴를 맞아 성형외과에서 얼굴 지방이식 수술을 받기로 했다. 연휴 전날 수술받고 연휴에 휴가를 며칠 더 붙여 쓴 뒤 붓기가 빠지면 출근하기 위해서다. 예약하면서 성형외과에 수술비 500만원을 미리 다 냈는데 갑자기 설 연휴 직후 회사 일정이 생겼다. A씨는 성형외과에 전화해 예약을 취소하고 미리 낸 수술비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성형외과 측은 “할인 가격으로 계약해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이미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환불을 해줄 수 없다”면서 “하지만 수술 취소 때문에 생긴 손해액 300만원을 빼고 200만원은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수술도 안 받았는데 300만원이나 떼는 건 너무하다”며 다시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과연 A씨는 미리 낸 수술비 5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A씨는 선납한 500만원의 수술비 중 최대 49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 계약은 환자와 병원 한 쪽에서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의료 계약이 해지되면 병원은 환자가 이미 낸 진료비 중 사무처리 정도 등에 따라 계산한 실비를 뺀 뒤 잔액을 돌려줘야 한다. 진료기록부에 ‘환불 불가’라고 적었더라도 환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어서 ‘약관규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로 볼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성형수술 예정일을 기준으로 계약 해지 시점에 따라 환급액을 다르게 정하고 있다. 소비자의 책임으로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수술 예정일로부터 3일 전까지 해지하면 계약금 중 10%만 떼고 나머지 계약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 수술 예정일 2일 전에 해지하면 계약금의 50%, 1일 전에 해지하면 계약금의 80%를 뗀다. 다만 수술 당일에 해지하면 계약금을 한 푼도 환불받지 못한다. A씨의 경우 계약금 없이 수술비 500만원을 다 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계약금이 수술비의 10%를 넘으면 수술비의 10%를 계약금으로 간주한다. 500만원 중 10%인 50만원이 계약금이고 나머지 450만원은 잔금인 셈이다. 만약 A씨가 수술 예정일 3일 전까지 계약을 해지했다면 병원으로부터 계약금 50만원 중 10%인 5만원을 뗀 45만원과 잔금 450만원을 합쳐 49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수술 예정일 2일 전에 계약을 해지했다면 계약금 50만원 중 50%인 25만원을 못 받기 때문에 환불액은 475만원이 된다. 수술 예정일 1일 전에 해지했다면 환불액은 460만원, 수술 당일에 해지했다면 450만원이다. 소비자원은 “다만 수술 전 검사비는 환불액에서 공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일이면 회사에서 잘리게 해준다더니”…日퇴직대행 트러블

    “내일이면 회사에서 잘리게 해준다더니”…日퇴직대행 트러블

    직원이 그만두겠다는데도 회사가 쉽게 놓아주지 않아 발생하는 이른바 ‘퇴직 트러블’이 일본에 급증하면서 퇴직대행이라는 신종 서비스업이 성업 중인 가운데 업체들의 급격한 난립이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본인을 대신해 퇴직 의사를 대신 전달하는 퇴직대행 서비스를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심각한 일손 부족으로 직원이 나가면 그 자리를 메우기가 어렵다 보니 이를 거부하는 기업이나 점포가 늘면서 최근 몇년 새 퇴직대행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서비스 이용료가 우리돈으로 수십만원에 이르지만, 전직·구인 시장이 역대 최고의 활황을 보이면서 이용자는 크게 늘고 있다. 일본에서 ‘퇴직 갈등’과 관련된 직장인들의 노동상담 건수(후생노동성 발표)는 2017년 기준 3만 8954건으로, 10년 전인 2007년의 1만 5746건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전체 노동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에 달해 처음으로 ‘해고’ 관련 상담건수를 추월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전직자는 329만명으로 전년보다 18만명 늘었다. 일손 부족으로 전직 및 구인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퇴직대행업자를 둘러싼 트러블이 늘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 자신의 퇴직의사를 메일이나 문자앱 등을 통해 퇴직대행 업체에 전달하면 대행업체는 이를 의뢰인이 다니던 직장에 대신 통보해 준다. 다니던 회사에 먼저 꺼내기 힘든 말을 대신 전해주는 동시에 회사가 직원의 퇴사를 만류할 의욕도 꺾는 등의 효과가 있다. 어느 정도 회사의 이해가 구해지면 의뢰인은 정식으로 사직서를 발송해 직장과의 결별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그러나 해당 직원이 아닌데도 회사와 퇴직 관련 협상을 할 수 있는지 등 걸림돌이 만만치 않아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회사를 그만두기 위해 퇴직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낭패를 본 A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A씨는 직장에서 ‘상사갑질’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만두려고 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고민하다가 ‘당일 퇴직 가능’이라는 한 퇴직대행업체의 선전을 보고 연락했다. 3일 후에 그만두고 싶다며 대행업자는 문제없다고 자신했고 A씨는 3만엔(약 31만 7000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정사원이 그만두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퇴직 의사를 전달한 뒤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회사와 대행업체 간 대화는 진전이 안됐고 조속한 퇴직은 무산됐다. 업체는 “협상에 실패하면 전액 환불한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특히 문제는 많은 대행업자가 법률적으로 인정받기 힘든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퇴직은 ‘근로계약의 해제’이기 때문에 관련 협상은 법률사무에 해당한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보수를 얻을 목적으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 통보의 수준을 넘어서 밀고당기기 등의 협상이 불가피해지면 상당수 대행업체는 업무를 포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뢰인과 많은 마찰이 발생한다. 이에 더해 법을 엄밀히 적용하면 단순통보 자체만으로도 법률적 효력을 갖기 때문에 불법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후카자와 사토시 변호사는 “퇴직대행업체가 의뢰인보다 먼저 근무처에 퇴직의사를 전달하게 되면 그 자체로 법률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그는 “만일 대행업자가 개입된 분쟁이 발생해 재판까지 가서 불법성이 인정될 경우, 직장에서 ‘위법한 업체에 용역을 맡겼다’는 이유로 의뢰인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으니 대행업체 이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용산·동작구, 복지급여·임대차계약정보 문자로 알려드려요

    용산·동작구, 복지급여·임대차계약정보 문자로 알려드려요

     서울 용산구와 동작구가 각종 정보를 구민에게 직접 문자로 알려주는 찾아가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먼저 용산구는 복지급여 통합조사과정 문자알림서비스를 시행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 의료, 주거급여 신청자가 대상이다.  동주민센터에서 주민이 각종 급여를 신청하면 구에서 조사담당자를 지정해 향후 일정, 구청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를 주민에게 문자로 발생한다. 소득·재산·주택 조사, 부양의무자 조사과정도 안내한다. 기존에도 민원행정시스템에서 급여 관련 민원 접수나 조사 착수 여부를 문자로 알려왔지만 내용이 너무 간략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구 관계자는 “상세한 내용을 담은 문자를 한 번 더 발송, 주민들의 궁금증을 최소화시킬 것”이라며 “필요시에는 구청 담당에게 바로 연락을 해서 진행 과정을 물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서울형기초보장제도, 한부모가족,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서울형 유급병가 등 20여종에 달하는 통합조사에서 5487가구를 조사했고 이중 4142가구가 적합 판정을 받았다. 동작구는 관내 세입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정보 알리미 서비스를 운영한다. 보증금 사기 피해, 부동산 중개사고, 임대인과 임차인간 각종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확정일자를 신청할 때 개인정보제공에 동의한 전세·월세 임차인은 계약 직후, 계약만료 100일전에 유의사항 등 문자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다.  1차 발송 때는 계약확정일자 도로명주소 월세 세액공제 신청서 안내 보증금 증액 관련 정보 등이 제공된다. 2차에는 임대차 계약 만료일 알림 계약의 묵시적 갱신 우선변제권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보증금액 변경 시 확정일자 재부여 중개사고 예방정보 등을 받아볼 수 있다. 구는 부동산관계법률, 세법, 등기를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는 ‘부동산상담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브렉시트·나토 무력화에 흩어지는 유럽… 더 복잡해진 ‘생존셈법’

    브렉시트·나토 무력화에 흩어지는 유럽… 더 복잡해진 ‘생존셈법’

    31일 英 공식탈퇴… EU, 27개국 체제로 존슨 총리 ‘대영제국’ 회귀를 꿈꾸지만 스코틀랜드 분리 등 연방 갈등 큰 숙제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도 여전히 변수 ‘뇌사’ 나토 무용론, 트럼프가 불 댕겨 중동 문제 개입 두고 또다시 갈등 확산 잇단 동맹체 균열로 유럽국 혼돈의 길 인류 최초로 전쟁을 통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국가가 통합하는 역사를 보여 준 유럽연합(EU)이 결국 분열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바로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유럽공동체(EC)의 새로운 이름으로 1994년 1월 출범한 EU는 오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가 시작되면 영국이 빠진 27개국의 연합 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유럽의 현안은 브렉시트만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고립주의 행보와 맞물려 창설 70년 만에 무용론에 휩싸였다. 특히 ‘70살 생일잔치’나 다름없었던 지난해 12월 초 정상회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군사동맹 체제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회원국 간 갈등과 이기주의로 점철되며 미래를 암울하게 했다. 브렉시트가 경제동맹체로서 유럽의 한계를 드러냈다면, 나토 문제는 안보동맹체로서 유럽의 위기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EU와 영국 ‘합의 이혼’… 세부 협상 1년 걸릴 듯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을 국내 법률로 대체하는 브렉시트 법안이 지난 9일(현지시간) 하원과 20일 상원을 통과하며 영국과 EU는 ‘합의 이혼’을 눈앞에 두게 됐다. 상원 표결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돼 하원에서 다시 표결을 시도해야 하지만, 영국의 EU 탈퇴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영국은 31일 당일 보리스 존슨 총리의 대국민연설이 예정돼 있는 등 대영제국 시대로 되돌아갈 꿈에 한층 들떠 있는 모습이다. 2월부터 시작하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영국과 EU는 무역협정 체결 등 양측 관계를 재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존슨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 협상을 끝내기를 원하지만, EU는 현실적으로 올해 말까지 마무리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이먼 코브니 아일랜드 부총리는 BBC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EU는 존슨 총리가 설정한 ‘시간표’가 지나치게 야심 차다고 경고해 왔다”면서 “협상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U로부터 홀로서기에 나선 영국이지만, 이제는 스코틀랜드 등 영연방들의 ‘각자도생’ 문제를 풀어야 할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조기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의 과반 확보를 이끌며 승리를 거뒀지만, 그와 같은 결과가 영국 모든 지역에 걸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스코틀랜드 지역의 59석 가운데 48석을 휩쓸었고, 이를 바탕으로 분리독립을 위한 새로운 주민투표를 추진할 태세다. EU 전문 매체 EU옵서버는 “12월 조기총선은 스코틀랜드와 영국이 정치적으로 확연하게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 줬다”면서 “브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EU에 남고 싶어 하는 스코틀랜드의 친(親)유럽적인 정치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4일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요구를 공식 거부하며 이 같은 움직임을 일단 차단했다. 지난해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였던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영국은 앞서 자국령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 영국 관세 체제 적용을 받지만,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EU와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하지만 가디언은 올해 말까지 북아일랜드 관련 특별 협정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담긴 영국 싱크탱크 정부연구소(IFG)의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IFG는 이 보고서에서 북아일랜드 관련 탈퇴 협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영국과 EU 간 사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는 나머지 EU 회원국들에도 위기감을 주고 있다. 영국이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관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같은 상황을 예상했다는 세계적인 국제정세분석가 조지 프리드먼은 최신 저서 ‘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에서 EU의 다음 문제를 독일과 다른 EU 국가 간 갈등이라고 예측했다. EU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을 겪으면서 독일과 채무불이행 상황에 놓인 남유럽국가 간 마찰을 경험했다. 프리드먼은 EU가 앞으로 독일과 나머지 유럽 국가들 간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실과 마주할 것이라며 “점점 통합을 유지하기 힘든 지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6일 유럽의회 녹색당 의원인 스콧 아인슬리는 “EU를 탈퇴하겠다는 또 다른 회원국이 나오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70년 美·유럽 군사동맹도 붕괴되나 2008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무력 병합 당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던 나토의 모습을 보면 ‘뇌사 상태’라는 자조 섞인 비판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터키의 시리아 공격이 나토와의 사전 상의 없이 이뤄졌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일갈했는데, 이미 12년 전부터 나토는 러시아 경계지역 문제 등에 제대로 개입하지 못했다. ●잔칫상 재 뿌린 트럼프… 유럽은 ‘동상이몽’ 오래전부터 잠복해 있던 나토 회원국 간 문제는 지난해 70주년 정상회의를 통해 수면 위로 터져 나왔다. 정상회의 시작 전부터 마크롱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받았고,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 2% 이상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킨 회원국들과 따로 오찬을 하는 독자 행보를 이어 갔다. 나토는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서 중국의 군사대국 부상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새로운 결의를 발표했다. 하지만 잇따른 서진(西進) 행보 등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나토가 새로운 공동의 적을 만든다고 달라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올해 나토 내 갈등을 다시 표출시킨 또 다른 이슈는 바로 중동 문제다. 이란과의 갈등이 커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중동에서 더 많은 비용과 부담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나토는 추가 파병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 이후 회견에서 “나토가 중동 지역의 안정과 국제 테러리즘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테러리즘에 대한 최선의 방법은 동맹군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병력을 훈련시켜 스스로 테러리즘과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나토에 중동에서의 부담 규모를 구체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이미 사분오열한 나토 유럽국가들이 이 같은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할지는 미지수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 클라우디아 마요르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에 “방위동맹체로서 나토는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의 도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동맹국들 간에도 현재 현안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할지, 심지어 나토가 (이 같은 분쟁지역에)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중 훈풍·반도체 기지개… 한은 “올 경제 완만하게 개선”

    미중 훈풍·반도체 기지개… 한은 “올 경제 완만하게 개선”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해보다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시장의 회복 전망이 우세한 데다 미중 무역협상 1차 타결로 대외 요인들도 나아진 상황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2일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 후 가진 설명회에서 “4분기에 민간투자와 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 2.0%보다 0.3% 포인트 높다. 한은 외에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2.3%로 제시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설비투자와 수출이 올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다. 한은이 지난해 성장률을 0.4% 포인트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했던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해 말 1차 타결이 이뤄졌다. 또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반도체 시장도 올해부터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반도체 업황 회복 등으로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갈등, 미중 2차 협상 장기화, 중국 ‘우한 폐렴’ 확산과 같은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전날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석 달 전 예상보다 0.1% 포인트 낮춘 3.3%로 제시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도 지난해와 다름없이 재정을 풀어 부양하는 효과가 0.3~0.4% 정도 될 것”이라며 “민간 부문이 살아나려면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작년 한국 경제 2.0% 성장…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최저

    작년 한국 경제 2.0% 성장…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최저

    민간소비·설비투자 위축 등 침체 심화 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일부 경기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를 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민간기관에서는 1%대 성장 전망까지 나왔지만 4분기 성장률이 건설투자 증가와 정부 재정집행 효과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2.0% 성장은 가까스로 지켰다. 성장률이 2.0%를 밑돈 적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2009년(0.8%) 등 3차례에 불과하다. 모두 경제 위기 상황이었다. 지난해 경제 부진은 민간소비, 설비투자 위축 등 민간 경제 침체 영향이 컸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까지 이어졌다. 건설경기 조정으로 건설투자도 감소했다. 연간성장률을 지출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1.9% 성장해 2013년(1.7%)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8.15%, 3.3% 감소했다. 수출은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 성장해 예상을 웃돈 이유는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수출 둔화를 만회한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7%, 건설투자는 6.3%, 설비투자는 1.5% 각각 증가했다. 수출은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집행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한 것도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크기 기여했다. 4분기 성장률(1.2%) 중 정부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1.0% 포인트를 차지해 사실상 성장을 견인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4분기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나아졌다는 점에서 경기 개선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원태 vs KCGI’ 한진칼 주총 전 격돌

    ‘조원태 vs KCGI’ 한진칼 주총 전 격돌

    KCGI “총수 이익 지키려 임직원 동원 부당지원행위·파견법 위반 소지 크다” 趙 “인적 교류 위한 통상적 행위” 해명 반도·카카오 복병… 주총 셈법 ‘시계제로’한진그룹 경영권을 결정할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과 2대 주주인 KCGI가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임직원을 불법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두고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조 회장과 KCGI가 직접 각을 세운 것은 처음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앞서 주주총회 업무 지원 등을 명목으로 임원급 인사 1명을 포함해 일부 임직원을 한진칼에 파견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로, 직원 규모는 30명 정도다. 이날 보도자료를 낸 KCGI는 “조 회장이 총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한진그룹의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의 임직원까지 동원하는 전근대적인 행태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그룹의 발전보다 지위 보전에만 연연한 행위로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회장이) 의결권 위임 작업에 나선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총수 개인의 이익을 위해 대한항공의 인력과 재산을 유출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등에 해당하고 파견법 위반의 소지도 크다”고 덧붙였다. 또 “조 회장은 과거에도 대한항공을 동원해 본인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회사들을 부당하게 지원토록 한 전력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면서 “과거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반성도 없이 또다시 대한항공 임직원을 자신의 몸종 부리듯 동원하는 행위는 근절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조 회장 측은 즉시 반박했다. 이날 바로 반박자료를 낸 대한항공은 “KCGI의 보도자료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진칼에 대한 직원 파견은 그룹 내 인력 교류에 해당하는 적법한 전출이고 파견 시 발생하는 인건비 등 제반 비용에 대해서는 공정한 계약에 의거해 정당한 절차로 정산하고 있다”며 “그룹사 간 전출 및 인적 교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이해와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다른 기업에서도 통상적으로 하는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이로써 한진칼 주총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주총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KCGI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목소리를 내면서 자칫 조 회장이 경영권을 잃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지분을 8.28%까지 대폭 늘린 반도건설과 1%를 매입하며 복병으로 떠오른 카카오까지 한진칼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은 ‘시계제로’ 상태가 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조원태 vs KCGI’ 한진칼 주총 전 격돌

    한진그룹 경영권을 결정할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과 2대 주주인 KCGI가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임직원을 불법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두고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조 회장과 KCGI가 직접 각을 세운 것은 처음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앞서 주주총회 업무 지원 등을 명목으로 임원급 인사 1명을 포함해 일부 임직원을 한진칼에 파견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로, 직원 규모는 30명 정도다. 이날 보도자료를 낸 KCGI는 “조 회장이 총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한진그룹의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의 임직원까지 동원하는 전근대적인 행태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그룹의 발전보다 지위 보전에만 연연한 행위로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회장이) 의결권 위임 작업에 나선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총수 개인의 이익을 위해 대한항공의 인력과 재산을 유출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등에 해당하고 파견법 위반의 소지도 크다”고 덧붙였다. 또 “조 회장은 과거에도 대한항공을 동원해 본인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회사들을 부당하게 지원토록 한 전력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면서 “과거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반성도 없이 또다시 대한항공 임직원을 자신의 몸종 부리듯 동원하는 행위는 근절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조 회장 측은 즉시 반박했다. 이날 바로 반박자료를 낸 대한항공은 “KCGI의 보도자료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진칼에 대한 직원 파견은 그룹 내 인력 교류에 해당하는 적법한 전출이고 파견 시 발생하는 인건비 등 제반 비용에 대해서는 공정한 계약에 의거해 정당한 절차로 정산하고 있다”며 “그룹사 간 전출 및 인적 교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이해와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다른 기업에서도 통상적으로 하는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이로써 한진칼 주총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주총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KCGI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목소리를 내면서 자칫 조 회장이 경영권을 잃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지분을 8.28%까지 대폭 늘린 반도건설과 1%를 매입하며 복병으로 떠오른 카카오까지 한진칼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은 ‘시계제로’ 상태가 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카카오, 한진칼 지분 1% 매입…‘조원태 백기사’ 역할 맡을까

    카카오, 한진칼 지분 1% 매입…‘조원태 백기사’ 역할 맡을까

    한진 경영권 분쟁 주요 변수로 부상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카카오’가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카카오가 한진칼의 지분을 취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말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식을 약 1% 매입했다. 지난달 말 한진칼 주가를 고려하면 카카오는 당시 지분을 사는 데 2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확한 매입 시점은 확인되지 않으나 의결권 행사 기준일이자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달 26일 이전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주식 매입 배경에 대해 “지난해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5일 카카오와 대한항공은 플랫폼, 멤버십, 전자상거래, 콘텐츠 등 분야에 대한 MOU를 맺었다. 당시 조 회장은 “기존 업무 방식을 벗어나 정보기술(IT)과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카카오와의 MOU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 회장과 카카오가 사전 교감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카카오가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의 지분이 비록 1%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어떤 ‘나비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양측 진영의 지분율 차이가 매우 근소하기 때문에 카카오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카카오의 지원 사격은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경영 성과를 증명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현재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인 지분은 20.67%이고 조 전 부사장 측은 18.27%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조 전 부사장이 열세를 뒤집기 위해 최근 17.29%를 지닌 그레이스 홀딩스(KCGI), 반도건설(8.28%)과 회동을 가졌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주총 전까지는 경영권을 둘러싼 주요 주주 간의 합종연횡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백기사’ 역할 가능성과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의결권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행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미·이란 증오의 70년, 새 핵협정과 제재 해제 갈림길에 서다

    미·이란 증오의 70년, 새 핵협정과 제재 해제 갈림길에 서다

    새해 벽두부터 중동에 전운이 뒤덮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군 최고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에서 미국 드론의 폭격을 받고 사망했다. 미군 전투기에 기지를 폭격당한 친이란계 민병대 지지 세력이 3일 전 이라크에 있는 미 대사관 점거를 시도한 데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이었다. 이란 종교도시 곰에 있는 잠카런 사원 꼭대기에 붉은 깃발이 올랐다. 순교의 피가 흐를 격렬한 전투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란의 ‘복수’ 의지 표명으로 치솟은 긴장감은 엉뚱하게 무고한 176명이 타고 있던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가 피격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정부 시위로 가득했던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망으로 반미 시위가 휩쓸었다가, 여객기 피격으로 다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난장판이 됐다. 양국 간 긴장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도로 국제사회가 체결한 핵협상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어 이란에 가혹한 경제 제재를 가했고, 최악의 경제 궁핍에 처한 이란은 중동 곳곳에 구축한 시아파 민병대를 통해 미국과 동맹에 군사 압박을 가했다. CNN과 BBC의 보도에 따르면 증오의 역사는 약 70년 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미국이 1953년 본격적으로 이란 내정에 깊숙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인 이란은 수백년간 수니파 이슬람 세력의 침략과 영국 소련의 수탈로 쇠약해져 갔다. 영국은 1900년대 초부터 ‘앵글로 이란 석유회사’를 통해 이란 석유 비축량을 통제해 왔다. 1951년 반외세 민족주의를 내세운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민주적 지지를 통해 총리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석유 국유화 조치로 앵글로 이란 석유회사를 국가에 귀속시켰다. 이 조치는 중동 석유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영국과 미국에 큰 타격을 줬다. 이에 영국과 미국은 이란에서 움튼 민주주의 싹을 밟았다. 영국은 이란 자금을 차단했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953년 영국 첩보기관과 함께 이란 쿠데타를 부추겼다. 모사데크는 반역 혐의로 체포돼 3년을 복역하고 가택연금 상태로 여생을 보냈다.1909년 제헌 혁명으로 도입된 입헌정치는 쿠데타로 끌어 내려지고, 이란은 샤(페르시아의 왕)가 통치하는 왕정으로 되돌아갔다. 미국 덕분에 다시 정치 권력을 얻은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는 이란을 친미국가로 만들어 갔다. 현재 서방국가와 이란의 갈등 중심엔 ‘핵’이 있다. 그런데 이란 핵 기술을 처음 지원한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과 이란은 1957년 민간 핵 협력에 합의한다. 미국이 이란에 기술과 자원을 지원하는 게 합의 골자다. 1970년대 미국 지원을 받은 이란은 핵 개발을 시작했고, 오늘날 논란이 되고 있는 핵 프로그램의 토대가 됐다. 이란이 언제까지나 친미 노선을 가게 될 거란 미국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을 등에 업은 팔레비 국왕이 반대파와 국민을 탄압했다. 모사데크 계열의 민족주의 노선,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이슬람 노선, 무자헤딘 등 무장노선이 모두 반 왕정 전선에 뛰어들었다.결국 1979년 1월 팔레비 국왕은 미국 보호를 받으며 이란을 떠났다. 1964년 체포됐다 추방돼 터키, 이라크, 프랑스 등을 떠돌던 호메이니가 2월 귀국했다. 4월 1일 국민투표에 이어 그는 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한다. 미국과 이란이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역사의 선을 넘게 되는 사건은 1979년 11월에 일어났다. 이란 학생들은 테헤란 미국 대사관을 습격해 인질 52명을 444일 동안 억류하며, 암 치료를 구실로 미국에 입국한 팔레비 왕을 이란으로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대사관 점거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국교는 단절됐고 이후 공식적으로 결코 복원되지 않았다. 양국 사이 증오는 미국이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를 지원하면서 더 깊어졌다. 이라크에서 집권한 수니파 사담 후세인은 자국민 65%에 해당하는 시아파가 옆 나라 이란의 혁명에 휩쓸릴 것을 두려워해 선제공격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했음에도 8년에 걸친 전쟁은 이란 승리로 끝났다.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입대한 솔레이마니는 이 전쟁에서 커다란 전공을 세워 국민 영웅이 됐다.미국은 수십년째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처음 선포한 것이다. 그런데 이란-이라크 전쟁 중이던 1986년 레이건 대통령은 앞에선 이라크를 지원하며 뒤로는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붙잡힌 미국인 석방에 이란이 도움을 줄 거라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란이 실수로 미사일을 발사해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사실에 세계가 황망함을 금하지 못하고 있지만, 1988년엔 미국이 이란에 똑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선박과 무력을 주고받던 미국 군함 빈센호는 290명이 타고 있던 이란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00 여객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시켰다. 미국은 실수라고 했지만 이란은 지금도 고의로 보고 있다. 솔레이마니는 1997년 IRGC 내에서 해외 작전을 주도하는 엘리트 쿠드스 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때부터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등 시아파 지역에 국가 자산을 투입해 민병대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이란 용병 역할을 하는 준군사조직들을 만들어 지원했다. 민병대들은 현재 10만여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중동에서 이란 대리군으로 미국에 대항하는 비대칭전력(상대가 보유하지 못하거나 상대보다 월등히 많은 전력)이 됐다. 2002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란을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표현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공동의 적’인 탈레반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미국을 뒤에서 은밀히 도와주던 이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에 분노했다. 다음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에서 고농축 우라늄 흔적을 발견했다. 2005년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란은 국제사회와 핵 문제로 빈번하게 충돌했다. 수많은 제재로 이란은 경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수십년간 갈등 일로를 걸었던 두 국가 사이에 극적으로 온기가 돌던 때가 있었다. 2013년 취임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인 9월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3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두 정상의 합의를 바탕으로 미국, 이란,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은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다. 이란이 민감한 핵 활동을 자제하고 이를 국제사회가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대가로 미국 등은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2017년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해 5월 JCPOA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고 이란에 다시 전면적 제재를 가했다. 양국 간 긴장의 골은 계속 깊어져 갔다. 특히 지난해 5~6월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은 외국 유조선 6척을 나포했다. 6월 이란은 호르무즈 상공에서 미국 드론을 격추시켰고 트럼프는 공습 명령을 내렸다 취소하기도 했다. 9월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파괴됐는데 국제사회는 이 역시 이란의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일련의 갈등과 긴장 고조는 자신의 서명으로 새 핵합의를 체결하려는 트럼프와 미국 제재로 경제 위기에 몰린 이란의 적대 행위로 요약된다. 지난 8일 이란의 우크라니아 여객기를 오인 격추한 뒤로, 유럽이 이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탈퇴와 이란의 협의 이행 축소 조치로 흔들리는 핵합의 틀 안에서 트럼프를 비판하고 합의 보존을 위해 분투하던 유럽이었다. 유럽 JCPOA 서명국들은 지난 14일 합의 유효성을 논의하는 분쟁조정절차 착수를 선언했다. 19일 영국과 프랑스 정상은 핵합의 계속 준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국을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국내 비판에 몰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내릴 결정에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하천수 사용료 산정기준 개편

    국가·지방 하천수 사용료 산정기준을 담은 ‘하천법’ 시행령 개정안이 21일 공포된다. 개정안은 하천수 사용료 산정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와 사용자 간 갈등과 일부 하천수 사용자의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으며 4월 22일부터 시행한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우선 지자체에서 징수하는 하천수 사용료는 ‘허가량’이 기준이며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사용자는 ‘사용량’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현행 하천수 사용료 징수기준이 정확하지 않다 보니 허가량으로 징수하려는 지자체와 사용량으로 납부하려는 사용자 간 분쟁이 발생했다. 하천수 사용료 단가가 유량(㎥)당 금액으로 변경한다. 단가 변경으로 기간별로 허가량을 다르게 설정해도 사용료 산정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또 상수도·댐 용수 등 유사 요금과 단가가 동일해진다. 사용자는 필요량만 허가받아 사용료를 줄이고, 국가는 하천수가 필요한 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어 수자원 배분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천수 사용료 총액이 50만원 이상이면 연 4회 분할납부가 가능해지고 5000원 미만 사용료는 면제한다.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소액 하천수 사용료 징수를 위한 행정상 비효율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또 시작된 日 ‘독도 도발’

    또 시작된 日 ‘독도 도발’

    외무상 등 “독도는 일본땅” 잇단 망언 정부, 日공사 초치 강력 항의·폐쇄 요구 일본이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는 일본땅’이라는 등 주장을 펴기 위해 조성한 ‘영토·주권 전시관’이 21일 새로운 장소에서 확장 개관,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외교부는 이에 일본 측 외교관을 초치하는 등 강력히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20일 도쿄 지요다구 도라노몬에 있는 미쓰이빌딩에서 영토·주권 전시관 확장 개관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에토 세이이치 영토문제담당상은 새 전시관이 독도 영토 문제를 둘러싼 분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원래 일본이 쭉 (영유)했던 것인데, 전후 일본의 (피)점령 기간에 한국이 갑자기 점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그런 사실을 한국도 확실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시관 관람을 통해 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당초 일본 정부는 2018년 1월 독도 외에도 중국과의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러시아와의 분쟁지역인 남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히비야공원 내 시정회관에 100㎡ 규모로 전시관을 열었다. 그러다 이번에 2년 만에 기존 시설의 7배 규모의 새 공간으로 옮긴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에 이어 ‘외교연설’에 나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도발적 발언을 되풀이했다. 독도 관련 발언은 2014년 이후 외교연설에서 7년 연속으로 나왔다. 외교부는 이날 영토·주권 전시관 확장 개관과 관련해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청사로 초치해 강력히 항의하며 폐쇄를 요구했다. 또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가 해당 전시관의 폐쇄를 누차에 걸쳐 촉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오히려 이를 확장해 개관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정부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창설 50년 올해 다보스 포럼의 키워드… ‘기후 위기·무역 분쟁’

    창설 50년 올해 다보스 포럼의 키워드… ‘기후 위기·무역 분쟁’

    21~24일 개최…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 관계자들’스위스 다보스에서 21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 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지구촌 지도자들을 쥐락펴락할 초미의 관심사는 ‘기후위기’와 ‘무역분쟁’이 될 것으로 미국의 경제·금융 전문 매체 배런스가 전했다. 결국 사업 환경을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거나 환경 보호를 사업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로 압축된다.24일까지 나흘간 계속되는 다보스 포럼에는 스웨덴 환경 소녀 그레타 툰베리, 정신건강 인식을 높이는 발리우드 스타 디피카 파두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참석한다. 또 최연소 여성 총리로 주목받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데이비드 사이먼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세계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 서방에서 5세대(G) 통신기술 채택이 거부당한 중국 화웨이 설립자 런정페이 등 국가 정상과 수반급 지도자 53명 등 3000여명이 머리를 내민다. 국제적 리더십 공백에 “새로운 무질서 세계”창설 50주년을 맞은 WEF의 올해 주제는 ‘화합·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 관계자들’이다. 주제에서 보듯 현재 세계 경제와 앞날이 녹록잖다는 게 주요 인사들의 진단이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전 총리는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할 사항은 “새로운 무질서 세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이 방기하면서 무역·기후·안보·세계 리더십 전반에서 권력 공백이 발생했다”며 “누가 이런 공백을 대체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은 내부 의견 불화와 영국의 EU 탈퇴로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트럼프 21일 연설… 중국·EU와 협상 방향 주목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오전 연설한다. 그에 대해 미국 상원에서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협상과 향후 유럽과의 협상 접근 방향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여 세계의 이목을 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후 한정 중국 부총리가 연설이 예정돼 있다. 그는 기술전쟁과 보호무역에 반대하는 중국 입장을 개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날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메르켈 총리는 23일 연단에 선다. 기후변화 역시 다보스 포럼이 다루는 현안이다. 다보스 포럼은 기후 위협을 5대 장기 위기로 꼽았다. 사업을 기후변화의 위험에 맞춰 대응하고, 산림에서부터 해저에 이르기까지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WEF의 핵심 의제다. 국제금융연구소(IIF) 최고경영자인 팀 애덤스는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문제가 전세계의 정책 의제를 점점 더 많이 지배할 것”이라며 “금융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전환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툰베리가 ‘기후 종말 피하기’라는 제목의 세미나에서 개회 연설을 한다. 툰베리는 변화를 만드는 10대의 군대인 ‘다보스 환경 조직자’들과 함께 한다. “환경 친화? 기업, 행동보다 말만 요란”환경 친화적인 기업 활동이 좋기는 한데 수익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많은 경영자들의 고민이자 민감한 주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격한 기후 정책목표가 미국 기업에 나쁘다면서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 것이 대표적인 그런 사례다. 미시간대 로스비즈니스스쿨(RBS)의 에릭 고던 교수는 “지금까지 대다수 기업은 말이 행동보다 훨씬 요란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처럼 다른 말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행동주의자 주주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다.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 영향력에 더 관심이 있는 기부와 연금 펀드 주주는 기업이 무시할 수 없다”며 거대 주주의 환경적 관심을 촉구했다. 호텔 예약 및 여행 전문 업체인 부킹닷컴의 질리언 탠스 회장은 “여행과 관광에서는 소비자들이 지속 가능한 선택을 점점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美국방부 핵심 회의실에서 군 수뇌부에 “약쟁이·애송이” 폭언

    트럼프, 美국방부 핵심 회의실에서 군 수뇌부에 “약쟁이·애송이” 폭언

    백악관 참모 등 200여명 인터뷰 토대 “신성한 공간에서 중대한 모욕” 비판 ‘진주만 공습’조차 몰라 관광으로 착각 해외파병 등을 경제적 잣대로만 계산‘탱크’라 불리는 미국 국방부의 2E924 회의실은 미군에 신성한 장소다. 탱크로 향하는 복도엔 전직 합참의장들을 기리는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 방 벽엔 ‘중재자들’이라는 1865년 그림이 걸려 있는데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참모총장들과 남북전쟁 전략 회의를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링컨이 그랬던 것처럼 합동참모본부가 대의를 위해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 방에서 미 장성들은 경건함과 예의를 갖춘다. 2017년 7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 탱크에서 수뇌부 회의를 가지던 중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이하 수많은 장성과 장교들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당신들은 (겁먹어서 전쟁에서 계속 패배하는) 약쟁이와 애송이들이다.” 오는 21일(현지시간) 발간되는 책 ‘아주 안정된 천재’(A Very Stable Genius) 저자인 워싱턴포스트(WP) 소속 필립 러커, 캐럴 D 르닉 기자는 이 발언에 대해 “이 신성한 공간에서 트럼프가 이들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모욕”이라고 썼다. WP는 지난 17일 책 내용을 원문 그대로 발췌한 두 기자 명의의 기사로 당시 군 수뇌부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자리는 관리들이 트럼프에게 국제 정세와 외교, 파병 문제 등에 관해 ‘개인지도’를 할 필요성을 느껴서 마련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해외 파병을 오로지 경제적 잣대로만 계산하고 있었으며, 내내 자국군을 ‘패배자’라고 말하며 울분을 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발언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16년 동안 작전을 했으며, 페르시아만에 군을 주둔하고 7조 달러를 쏟아붓고도 그 지역 석유를 얻지 못했다고 질책하던 중 나왔다. 저자들은 트럼프가 줄기차게 되풀이하는 주한미군 철수 협박이 이 자리에서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미국이 구축한 미사일방어(MD) 체계 비용 100억 달러 규모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며 안 되면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그는 “한국에 미군 임대료를 부과해야 한다”고까지 했는데, 일국 정상이 자국 장병을 부동산이나 물건처럼 빌려주고 돈을 받는 대상으로 보는 몰상식한 수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틸러슨 장관이 회의 후 트럼프에 대해 “멍청이”라고 말한 사실은 NBC를 통해 보도됐다. 두 기자는 전직 백악관 참모 등 200여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책을 썼다. 제목은 트럼프가 2018년 1월 정신 건강 논란에 휩싸이자 “나는 매우 안정된 천재”라고 말한 것을 비튼 것이다. 417쪽에 달하는 분량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 수준을 보여 주는 사건들로 채워져 있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인도가) 중국과 국경을 접한 것도 아닌데”라며 중국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표현했다. 국경을 맞댄 두 나라가 70년 가까이 분쟁을 겪었다는 사실도 몰랐다는 얘기다. 그는 타국 역사는 물론 미국이 1941년 겪은 ‘진주만 공습’도 잘 모르는 것으로 묘사됐다. 트럼프는 당시 하와이 진주만에서 일본 공습으로 침몰한 애리조나호 위에 세워진 추도시설 ‘애리조나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존 켈리 당시 비서실장에게 “어이 존, 이게 다 뭐야? 이번 투어는 뭐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익명의 전직 백악관 고문 말을 빌려 “트럼프는 가끔 위험할 정도로 지식이 없었다”고 썼다. 그의 무식에 관해서는 이전에도 종종 보도된 적이 있다.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의 작전으로 이란 군 최고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가 숨진 가운데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 시절까지만 해도 솔레이마니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2015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를 아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잘 안다면서도 “그에 관해 좀더 말해 달라”고 했다. 진행자가 “그는 쿠드스 부대를 운영한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그래 맞아. 쿠르드족은 끔찍한 학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란 혁명수비대 일원인 쿠드스 부대와 중동 민족인 쿠르드족은 다르다고 설명하자 트럼프는 “말을 잘못 들었다”고 피해 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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