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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우크라·美… 모두와 싸우는 푸틴 “레드라인 넘지 말라”

    나발니·우크라·美… 모두와 싸우는 푸틴 “레드라인 넘지 말라”

    “러 공격이 새 스포츠냐” 나토 제재 직격ICBM 등 과시 “비대칭적 대응” 으름장러 전역선 나발니 석방시위… 1500명 체포 “국내 장악력 약화 징후… 편집증적 행동”“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말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관통하는 한마디다. 21년째 러시아를 통치 중인 푸틴은 최근 부쩍 거세진 국내의 반정부 시위, 수위를 높여 가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레드라인’이란 거친 표현까지 써 가며 경고했다. 국내 인기는 떨어졌고 서방엔 ‘악당’ 취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공권력을 완전히 통제하며 국내 시위와 서방의 경고를 힘으로 제압 중인 푸틴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연설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총평했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모스크바 시내 ‘마네슈 전시홀’에서 한 국정연설에서 푸틴은 밀림 생태계를 그린 영국 소설 ‘정글북’에 빗대 서방을 비난했다.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을 정글북의 호랑이인 시어칸으로, 역시 제재 수위를 높여 가는 미국의 동맹들을 시어칸에게 아첨하는 승냥이인 타바키로 칭했다. 시어칸은 정글북의 주인공인 인간 아이 모글리를 싫어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악당이다. 푸틴은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을 멈추지 않으며, 일부 국가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러시아를 건드린다”면서 “누가 더 크게 떠드는지를 겨루는 새로운 종류의 스포츠처럼 됐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제재를 직격했다. 이어지는 연설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무력을 잔뜩 과시했다. 그는 전략폭격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잠수함을 포함하는 핵전력 현대화율이 올해 88%를 넘어서고 러시아의 차세대 ICBM인 사르맛,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군함이 순차적으로 배치될 것이라며 군사 관련 사항들을 열거한 뒤 러시아가 ‘비대칭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우리는 (교류의)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선의를 무관심이나 나약함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는 러시아의 대응이 비대칭적이고 신속하며 단호한 것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라거나 “누구도 러시아를 상대로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으려는 생각을 갖지 않기를 바라며, 어디가 (레드라인의) 경계인지는 구체적 상황마다 우리가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푸틴은 이처럼 연설에서 20년 넘게 한결같은 ‘스트롱맨’(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문제는 그가 언급한 ‘레드라인’이 너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 러시아 전역의 80여개 도시에선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진압 과정에서 체포된 인원만 1496명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저항 시위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푸틴이 연설하는 동안 모스크바에서만 경찰 추산 6000명, 시위대 추산 6만명이 경찰의 봉쇄를 피해 광장을 옮겨 가며 시위에 나섰다. 푸틴이 러시아를 통치하던 기간 전례 없이 큰 규모로 벌어지는 최근의 시위들이 푸틴의 국내 장악력 약화 징후를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방의 제재 압박은 푸틴의 통제 범위를 더욱 벗어난 영역이다. 이달 초부터 러시아는 7년 동안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에 10만명 이상의 병력과 전투기를 집결시키는 중인데, 이에 대해 NYT는 최근 기사에서 “푸틴의 최근 행동은 그를 비판하는 이들과 외부 세계를 향한 편집증 같다”고 혹평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을 무력으로 이뤄 낸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추가로 얻을 군사적 실익이 크지 않은 데 비해, 2014년 합병도 승인하지 않고 있는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할 추가 명분만 키우는 군사적 행동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뒤 근처인 돈바스 지역에선 친러시아 주민들이 분리·독립을 선언, 지금까지 국지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나 2014년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된 체코 지역 무기고 폭발사건은 푸틴이 사실상 조사 대상이 된 사건들이다. 체코는 7년간의 조사 끝에 무기고 폭발사건을 러시아의 국가테러로 규정, 지난 17일 18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체코의 추방 조치 다음날 러시아도 모스크바 주재 체코대사관 직원 20명을 국외 추방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러시아 개입 증거를 제시하는 체코에 대응하기 위해 푸틴이 쥔 카드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체코가 선을 넘었다”고 분노하는 것 외에 많지 않은 형국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30년 집권 독재자 대이은 아들… 서방은 왜 차드 혼란에 눈감나

    30년 집권 독재자 대이은 아들… 서방은 왜 차드 혼란에 눈감나

    서방엔 反극단주의와 싸운 동맹자마크롱 “용감한 친구… 장례식 참석”아프리카 차드에서 30년 넘게 권좌를 지킨 이드리스 데비(68)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철권 통치자의 죽음은 일견 긍정적이지만, 수단,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끊임없이 분쟁이 벌어지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권력 공백은 자유보다는 더 큰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1990년 반란으로 대통령에 오른 데비는 아프리카 최장기 집권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헌법까지 바꿔 가며 집권 연장을 시도했는데, 야권의 거부 속에 열흘 전 실시된 대선에서 6연임에 도전해 성공했다. 하지만 바로 그날 인접국 리비아에서 침입한 반군과 싸우는 전방에 갔다가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 지난 20일 결국 사망한 것이다. 이에 데비의 아들이자 4성 장군인 마하마트 카카(37)가 다스리는 군사 평의회가 내각과 의회를 해산하고, 비상상황에서 향후 18개월간 나라를 다스린다고 발표하자 반발이 거세졌다. 차드의 주요 야당은 성명을 내고 현 상황이 ‘제도적(institutional)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포용적 대화를 통해 민간인이 이끄는 과도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또 카카의 임명은 위헌이고, 시민들에게 군의 불법적인 조치를 따르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 중엔 차드 외교관 출신으로 유엔 서아프리카 사무국장이기도 한 마하마트 살레 안나디프도 있다. 전투 와중에 데비를 다치게 해 죽음에 이르게 만든 반군 측도 “차드는 왕정국가가 아니다”라며 세습 지도자 마하마트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바람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데비가 사헬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는 서방의 충실한 동맹자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서구 국가들은 독재자를 비판하고 시민들에게 권력 이양을 요구하는 대신 데비의 죽음으로 벌어질 혼돈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평화연구소는 과거 데비의 통치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정권 교체를 거부하고 군사력을 증강했지만, 이는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사회에 대한 희망의 대가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과거 식민종주국이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용감한 친구를 잃었다”며 추모했고, 오는 28일 데비의 장례식에도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08년과 2019년 두 차례나 차드 반군의 침입을 격퇴하는 데 공습으로 지원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정치학자인 마리엘 드보스는 “2019년 공습은 프랑스가 차드 정권의 권위주의적 관행과 인권침해를 무시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비를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CNN은 “차드는 오랜 기간 지속된 말리 분쟁의 주요 동맹국이었으며, 나이지리아 인근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과의 싸움 최전선에 서 있다”며 “데비의 죽음으로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 중 하나와 테러의 확산을 막는 초석을 빼앗겼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지역화폐 지원 갈등’ 경기도·남양주, 헌재서 충돌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22일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 배분에서 제외한 경기도의 조치를 놓고 헌법재판소에서 공방을 벌였다. 헌재는 이날 오후 남양주시가 특조금 지급 등과 관련,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2건의 공개 변론을 진행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간 또는 국가기관과 자치단체 간, 자치단체 간에 다툼이 생기면 헌재의 판단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남양주시는 조광한 시장이 변호사 함께 출석해 직접 당사자 진술을 했고, 경기도 측에서는 대리인이 출석했다. 조 시장은 경기도의 특별조정교부금 배분 제외 관련 최종 진술에서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특별조정교부금 배분에서 제외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금이 필요한 어려운 시민에게 현금을 지급한 게 제외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조 시장은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권과 관련해 “특정감사 시 감사의 범위와 내용에 대해 사전 통보해야 함에도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편향적인 감사를 했고, 감사 과정에서 고압적이고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기도 측은 남양주시가 ‘지역화폐 지급’이라는 도의 정책 목적에 기여하지 않았고, 경기도가 특조금을 배분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인 재량 행사라고 맞받았다. 경기도 측 대리인은 “남양주시에는 특조금 신청권만 있으며 배분은 심사를 거쳐서 하도록 돼 있다”며 “특조금은 도지사의 고유권한”이라고 맞섰다. 도 감사와 관련, 경기도 측은 감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통보하지 않았을 뿐 감사 개시 이후 자료 요청 과정에서 남양주시는 감사 대상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택배차에 열린 주차장, 아파트 10곳 중 1곳뿐

    택배차에 열린 주차장, 아파트 10곳 중 1곳뿐

    본지, 수도권 신축 65곳 전수조사이달 초 서울 강동구 고덕동 5000가구 아파트에서 불거진 ‘택배 대란’은 천장 높이 40㎝ 차이 때문에 벌어졌다.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해 일부 노동자들이 문 앞 배송을 거부했던 2018년 다산신도시 택배사태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수도권에 보편화된 지상 공원형 아파트는 모든 차량을 지하 주차장으로 밀어 넣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매일 들락거리는 택배차량이다. 높이가 2.5m인 일반 택배차량이 진입하려면 지하 주차장 높이가 최소 2.7m는 넘어야 하지만 수도권 신축 아파트 단지의 약 90%는 주차장 높이가 2.3m에 그친다. 높이가 2m(짐칸만 1.3m)인 저상차량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하루 종일 허리를 기역 자로 구부린 채 일해야 한다. 22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수도권 1000가구 이상 민간분양 아파트 단지 65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하주차장 높이가 국토교통부 기준처럼 2.7m 이상인 아파트 단지는 7곳(10.7%)에 그쳤다. 지하주차장 높이가 확인되지 않은 6곳을 제외한 나머지 52곳에서는 언제든지 택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19개 단지(29.2%)는 지하주차장 높이가 2.7m에 못 미치는데도 ‘택배차량은 지하로만 다녀야 한다’는 내부 원칙을 세웠다. 이미 5개 단지는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해 택배 노동자들이 저상차량으로 바꾸거나 손수레로 문 앞 또는 무인택배함까지 배송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지상 출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추후 지하 출입만 허용하겠다고 밝힌 단지는 7곳이었다. 국토부는 2018년 6월 지상 공원형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높이를 기존 2.3m에서 2.7m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지상으로 차량 출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해당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또 규정 변경 전 설계 허가를 받은 단지는 2.3m 시공이 가능하다. 3년 전 정부가 제도를 재정비했지만, 택배 대란이 현재진행형인 이유다. 택배 분쟁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지하 주차장을 2.3m 높이로 짓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주차장 높이를 올리면 시공비가 늘어난다. 2.3m를 고집해 아낀 시공비는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사비로 저상차량을 구매하거나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택배기사에게 전가되고, 분쟁 해결을 위한 ‘갈등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택배대란’ 해결할 2.7m 지하주차장, 수도권 신축아파트 65곳 중 단 7곳

    ‘택배대란’ 해결할 2.7m 지하주차장, 수도권 신축아파트 65곳 중 단 7곳

    이달 초 서울 강동구 고덕동 5000가구 아파트에서 불거진 ‘택배 대란’은 천장 높이 40㎝ 차이 때문에 벌어졌다.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해 일부 노동자들이 문 앞 배송을 거부했던 2018년 다산신도시 택배사태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수도권에 보편화된 지상 공원형 아파트는 모든 차량을 지하 주차장으로 밀어 넣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매일 들락거리는 택배차량이다. 높이가 2.5m인 일반 택배차량이 진입하려면 지하 주차장 높이가 최소 2.7m는 넘어야 하지만 수도권 신축 아파트 단지의 약 90%는 주차장 높이가 2.3m에 그친다. 높이가 2m(짐칸만 1.3m)인 저상차량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하루 종일 허리를 기역 자로 구부린 채 일해야 한다. 22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수도권 1000가구 이상 민간분양 아파트 단지 65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하주차장 높이가 국토교통부 기준처럼 2.7m 이상인 아파트 단지는 7곳(10.7%)에 그쳤다. 지하주차장 높이가 확인되지 않은 6곳을 제외한 나머지 52곳에서는 언제든지 택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19개 단지(29.2%)는 지하주차장 높이가 2.7m에 못 미치는데도 ‘택배차량은 지하로만 다녀야 한다’는 내부 원칙을 세웠다. 이미 5개 단지는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해 택배 노동자들이 저상차량으로 바꾸거나 손수레로 문 앞 또는 무인택배함까지 배송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지상 출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추후 지하 출입만 허용하겠다고 밝힌 단지는 7곳이었다. 국토부는 2018년 6월 지상 공원형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높이를 기존 2.3m에서 2.7m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지상으로 차량 출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해당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또 규정 변경 전 설계 허가를 받은 단지는 2.3m 시공이 가능하다. 3년 전 정부가 제도를 재정비했지만, 택배 대란이 현재진행형인 이유다. 택배 분쟁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지하 주차장을 2.3m 높이로 짓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주차장 높이를 올리면 시공비가 늘어난다. 2.3m를 고집해 아낀 시공비는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사비로 저상차량을 구매하거나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택배기사에게 전가되고, 분쟁 해결을 위한 ‘갈등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무인택배함 텅 비고 택배기사는 손수레…택배대란 대안은? “단지 안에 차를 댈 수 없으니 아파트 밖 도로까지 손수레를 끌고 9번을 반복해 왔다갔다해요. 그럼 이 아파트 배달에만 꼬박 1시간이 넘게 걸리죠.” 한낮 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간 22일 서울 마포구의 A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택배 노동자 정희원(28·이하 가명)씨는 배달할 박스가 허리까지 쌓인 손수레를 끌며 이렇게 말했다. 정씨의 차는 아파트 입구에 세워져 있었다. 주로 지상공원형 아파트에 배송하러 다닌다고 밝힌 그는 “경비원에게 80㎏짜리 택배를 보여 주며 사정사정해 들어갈 때도 있다”면서도 “평소에는 승강이를 벌이기 싫어 단지 밖에 차를 세우고 손수레를 끈다. 비가 오면 비를 다 맞아 온몸이 홀딱 젖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하주차장 높이가 2.3m인 지상공원형 단지인 A아파트는 택배차량이 지상으로 들어오지 않는 게 원칙이다.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3개의 구역을 모두 주차금지 쇠말뚝(볼라드)과 원뿔로 막아 뒀다. 단지 입구에는 ‘차량과 오토바이가 들어갈 수 없다’고 적힌 거대한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는 대신 무인택배함을 설치한 아파트도 있지만 사실상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무용(無用)택배함’이다. 이날 무인택배함이 설치된 서울 구로구의 지상공원형 B아파트를 방문해 단지 내 택배함 9곳을 둘러봤다. 6~14칸 규모의 택배함은 텅 비었고 한두 칸만 이용 중이었다. 이곳도 지하주차장 높이가 2.3m다. 단지에서 만난 택배 노동자 박수용(72)씨는 “택배함은 주민들도 불편해하고, 우리도 불편하다. 빨리 배송해야 하는데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택배를 등록하는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수도권 1000가구 이상 민간분양 아파트 단지 65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하주차장 높이가 2.7m 미만인데도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은 단지는 19곳이었다. 이 중 A아파트처럼 택배 노동자에게 손수레 배송을 요구한 단지는 3곳, B아파트처럼 택배함이 마련된 단지는 8곳으로 파악됐다. 지상공원형 아파트지만 지하주차장 높이를 3.3m로 지어 일반 택배차량(2.5m)이 충분히 드나들 수 있는 서울 용산구의 C아파트는 택배 대란과 거리가 멀었다. 이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1층 높이를 3.3m로 높이고 지하 2층부터는 2.3m로 시공했다. 이곳에서 만난 택배 노동자 이영호(62)씨는 “택배차량 높이가 2.7m 정도인데, 여기는 탑차가 충분히 들어간다. 확실히 다른 단지보다는 수월하게 일한다”고 말했다. 높이가 3m가량인 ‘하이탑차’를 몰고 다닌다는 택배 노동자 박준웅(33)씨도 “물량을 한 번에 많이 실을 수 있어 높은 차를 선호하는데, C아파트는 경비원과 싸울 필요도 없고 일을 일찍 끝낼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2.7m 미만으로 지어진 지하주차장을 당장 허물고 높이를 높일 수 없는 만큼 현실적인 대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안은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 큰 택배보관함을 둬 입주민들이 가져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택배 노동자 백성준(44)씨는 “단지 1층 입구에 큰 택배실을 마련하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둔 사례가 가장 만족스러웠다”면서 “택배 차가 일일이 들어갈 필요가 없고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출입구에 큰 택배보관함을 설치해 입주민들이 가져가게 하거나 단지 내 특정 지역까지 택배 노동자가 옮겨 놓고 동네에 사는 주민들이 그걸 받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집 앞까지 배송하는 ‘택배 다중구조화’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택배를 이용하는 주민들도 이해 당사자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면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오늘부터 남의 아이디어 도용땐 피해액의 3배 배상

    오늘부터 남의 아이디어 도용땐 피해액의 3배 배상

    앞으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무단 도용하면 피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게 된다.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시정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위반자의 인적사항과 위반 사실 등이 관보 등에 공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특허청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개정된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이 이날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공모전 등에 제안한 아이디어나 거래과정에서 제공된 아이디어를 무단 사용해 손해가 발생하면 최대 3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정당한 대가 없이 사용하는 기술탈취를 근절한다는 정책 취지다. 아이디어 탈취행위 등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시정권고의 실효성도 강화했다. 위반자가 시정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인적 사항과 위반 사실, 시정 권고 내용을 관보 등에 공표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시정권고는 이행하지 않더라도 과태료 등 제재조치가 없어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사자가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로 조정을 신청하면 행정조사가 중지돼 소상공인이나 중소·벤처기업 간 분쟁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기술 보호대책이 처벌과 손해배상 등 사후 구제 방향으로 추진됐지만 개정법은 국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예방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허청은 실태조사를 거쳐 5년 단위 기본계획과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보상비보다 이익이 큰 왜곡된 시장 상황 및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아이디어 무단사용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성장할 수 있도록 범 부처가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광장] 광주와 41년 뒤 미얀마/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광주와 41년 뒤 미얀마/임병선 논설위원

    “광주민주화항쟁 때 고교 2학년이었어요. 제 눈으로 많은 것을 봤지요. 어린 나의 눈에도 광주 시민은 패배를 직감한 것처럼 보였어요. 그에 견주면 미얀마 사람들은 대단히 용기 있고 낙관적인 것 같아요. 그 이유가 뭔가요?” 지난달 말 경기도의 한 소도시에서 재한 미얀마인들의 정신적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A를 만나 던진 첫 질문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미얀마인들이 민주 회복을 기원하며 모은 자금을 고국에 송금하는 일을 지휘했다는 이유로 군부에 수배된 외국 거주 미얀마인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에서 26년 넘게 살아 한국인만큼 말을 잘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여전히 총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집에 있던 어린아이들이 무턱대고 쏴대는 흉탄에 스러지고 있다. 어제는 군부에 끌려간 청년 지도자와 여성의 고문 전과 후 사진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이런 잔학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도 용감한 미얀마 국민들은 오늘도 거리로 나서 세 손가락 경례로 민주주의를 염원하고 있다. A 역시 처음에는 조국의 젊은이들이 이렇게도 용감히 맞서 싸우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아웅 산 수치 정부가 군부의 손아귀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한계가 있었지만, 그 정부 아래 자유와 민주주의의 맛을 봤기 때문에 지금 침묵하면 암흑 천지로 돌아가고 말 것이란 두려움, 이따위 세상을 물려줬느냐는 후세들의 질책을 들을까 두려워 과감히 떨쳐 일어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조심스럽게 꺼낸 세 번째 이유는 준비돼 있어 미얀마인들이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수치 정부와 민주 진영은 오랫동안 군부의 헌법을 대신할 새 헌법을 논의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소수민족 반군 대표들과도 신뢰를 쌓으며 연방국가 구상을 미리 충실히 해 놓았다. 그렇기에 전쟁을 벌일 각오까지 돼 있다고 했다. 500명 정도의 젊은이가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군부는 더이상 합법 정부가 아니며 수치 정부와 소수민족 반군 대표들이 새 헌법에 따라 합의해 출범한 국민통합정부가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주장했다. 수세에 몰린 민주 진영이 당장의 화력 지원이 필요해 반군들에게 손을 벌렸으며 쿠데타 세력이 물러나도 민주 진영에서 분쟁과 갈등이 일어날 불씨를 키우는 셈이라고 보는 시각이 국내에도 존재하는데 그는 완전히 잘못된 얘기라고 못박았다. 자신들은 1988년 8·8항쟁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해 왔고 이를 잘 알고 있는 군부가 최악의 발악을 한 것이 쿠데타이며 승리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니 한국 국민도 자신감을 갖고 미얀마와 국민을 지지하고 응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광주는 어떠했나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전두환 군부의 꼼꼼한 기획으로 완전히 고립무원이 된 광주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으로 세계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미얀마 현 상황은 완전 다르다”면서 “지금 미얀마 군부는 겉으로는 힘이 넘쳐나는 것 같지만 역사의 심판대에서 이미 패배했으며 오늘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그 세력이 걷는 길을 미얀마 군부도 똑같이 걷게 될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A는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면서 “외교나 경제협력 관계 등을 볼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한국 정부가 바로 이웃한 어느 나라보다 더 빨리 적극적으로 민주 진영을 지지하고 최루탄을 비롯한 무기 수출과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단히 용기 있었다. 여기에다 많은 한국인이 십시일반의 마음가짐으로 미얀마에 정성을 보내고 있어 놀랍기 그지없다. 한 스님은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미얀마의 10개 소수민족 가운데 카친족 수십만 명이 군부의 보복 공격에 떠밀려 태국 국경 지대로 피신했다며 한국 정부의 ODA를 전용해 독자적으로 난민 캠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인터뷰를 한 지 3주가 흘렀다. 그가 예고한 대로 국민통합정부가 출범했으니 우리 정부가 발빠르게 승인하는 것이 마음으로나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수백 배는 힘도 있고 가치도 있는 일일 것 같다. 41년 전 광주의 저항이 열흘 만에 송두리째 짓밟혔을 때 항쟁 내내 침묵하던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가 전두환 일당을 승인한 일이 얼마나 광주 시민들을 깊이 좌절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헤집었는지 돌아보면 새 합법 정부를 승인하는 일의 무게는 실로 작지 않은 것이다. bsnim@seoul.co.kr
  • “라임펀드 최대 80% 배상” 결정 두고 엇갈리는 신한銀·피해자

    “라임펀드 최대 80% 배상” 결정 두고 엇갈리는 신한銀·피해자

    신한은행을 통해 ‘라임 CI펀드’에 가입했다가 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피해액의 40~80%를 돌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신한은행에 일부 배상하라고 결정했기 때문인데,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징계 수위를 낮춰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피해자들이 “턱없이 낮은 배상 비율”이라고 반발해 진통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토대로 이러한 배상 기준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분조위원들은 전날 열린 회의에서 신한은행이 고령 투자자와 소기업에 CI펀드를 판 2건을 두고 배상 수위를 따졌다. 우선 원금 보장을 원했는데 은행 권유로 CI펀드를 산 고령 투자자 A씨에게는 손실액의 75%를 보상해 주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A씨에게 CI펀드를 팔기 위해 ‘공격투자형’이라고 임의로 기재했다. 또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점검하는 ‘모니터링 콜’도 부실하게 했다. 공장 매각 대금을 원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하려 했지만 은행 권유로 CI펀드에 가입한 중소기업 B사엔 손실액의 69%를 돌려주도록 했다. 은행은 판매 당시 “보험에 가입된 상품이라 원금과 확정 금리가 보장된다”고 홍보했다. 분조위는 “(신한은행이) 과도한 수익 추구 영업 전략과 내부 통제 미흡, 투자자 보호 노력 소홀 등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두 사례를 토대로 분쟁조정 안건에 오르지 않은 나머지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손실액의 40∼80%(법인 고객은 30∼80%)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자율 조정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본 배상 비율을 55%로 하고, 투자자별로 나이와 투자 경험, 투자액 등을 따져 배상률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 4월부터 약 4개월 동안 라임자산운용이 만든 CI펀드를 2739억원어치(458계좌) 팔았다. 분조위 배상 결정은 판매사와 피해자가 모두 받아들여야 효력을 갖는다. 일단 신한은행은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진 행장의 징계 수위를 정하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22일 열리는데, 소비자 피해 구제 노력을 하면 감경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진 행장은 각각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금감원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라임 CI펀드 피해고객연대 관계자는 “부실 펀드의 손실을 돌려 막으려고 만든 펀드인데 기본 배상률을 55%로 정한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신한은행이 피해액 50%를 선지급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고객은 추가 배상을 받지 못할 것 같아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하루 만에… 정의용 “日 오염수 방류, 반대 위한 반대 아니란 취지”

    하루 만에… 정의용 “日 오염수 방류, 반대 위한 반대 아니란 취지”

    “일본측 방류 결정은 단호하게 반대日 결정에 긍정 반응 보인 건 미국뿐미국측에 주장의 근거가 뭔지 문의”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말한 데 대해 해명한 것이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정 장관이 전날 일본의 방류를 조건부로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국민의 정서나 요구와 매우 다르고, 혼선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정 의원은 “여당 의원이지만 야당같이 질의하겠다”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전제로 사실상 무기력하게 대응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일부에서 정부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게 아니냐, 일본이 하면 무조건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서 ‘그게 아니다’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며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면 왜 꼭 반대하겠느냐는 취지”라고 했다. 정 장관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과학적 근거 제시, 우리 정부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 IAEA 검증 과정에 우리 전문가나 연구소 대표 참여 보장 등 조건을 말했다”며 “국내 언론이 (이렇게) 헤드라인을 뽑는 것에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나라는 유일하게 미국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와 (생각이) 몇 가지 다른 점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 달라고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남북을 포함한 태평양 인접국 5개국은 강도 높게 일본의 조치에 대해 비판했다”며 “중국은 우리보다 훨씬 강한 입장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 연안국을 중심으로 우리 입장을 강화해 나갈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강도 높게 공론화하는 방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조용한 외교를 통해 해결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는 2018년 10월 이후 계속 내부 검토해 왔다”며 일본이 국제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분쟁해결 절차에 들어갈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12세 소년, 13세 소년 총격 살해…끊이지 않는 총기 사건

    美 12세 소년, 13세 소년 총격 살해…끊이지 않는 총기 사건

    미국에서 충격적인 총기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12세 소년이 13세 소년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밤 10시가 넘은 시간, 메릴랜드주의 한 쇼핑센터에서 총상을 입은 13세 소년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소년이 현장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쇼핑센터 인근은 100여 명의 초등학생과 10대들이 모여있었다. 비슷한 시간 또 다른 13세 소년은 칼에 찔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12세 소년을 지목했다. 워싱턴DC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소년은 총에 맞아 숨진 소년과 몸싸움을 벌이던 중 휴대하고 있던 총기를 꺼내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이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행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12세 소년이 계획적으로 총기를 휴대하고 이를 사용했다는 것. 다만 현장 인근에서 또 다른 소년에게 칼을 휘두른 용의자가 동일범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다. 용의자로 지목된 12세 소년은 현재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당국은 두 번째 피해 소년 사건과 관련한 용의자를 쫓는 동시에, 체포된 12세 소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인근에 거주하는 10대 학생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었으며, 사건 당일 각기 다른 그룹 사이에서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다. 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의 청소년 중 차량 탈취 등의 폭력 범죄 혐의로 기소된 청소년은 지난 몇 년 동안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고 전했다.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카운티 경찰은 “이번에 체포된 12세 용의자는 올해 들어 프린스조지카운티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8번째 청소년”이라면서 “이는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살인혐의로 기소된 청소년 6명의 수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내 모든 총기 사고 정보를 기록하는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올 한 해 미국에서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8일(현지시간) 기준 5553명이다. 희생자 가운데 11세 이하 어린이는 90명, 12~17세 청소년도 323명에 달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의용, 日 오염수 ‘조건부 용인’ 논란에 “반대를 위한 반대 아니라는 것”

    정의용, 日 오염수 ‘조건부 용인’ 논란에 “반대를 위한 반대 아니라는 것”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IAEA(국제원자력기구)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한 자신의 대정부질문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정 장관은 “일부에서 정부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게 아니냐, 일본이 하면 무조건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서 ‘그게 아니다’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며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면 왜 꼭 반대하겠느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과학적 근거 제시, 우리 정부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 IAEA 검증 과정에 우리 전문가나 연구소 대표 참여 보장 등 조건을 말했었다”며 “국내 언론이 헤드라인을 뽑는 것에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현재 저희가 파악하고 있기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나라는 유일하게 미국뿐”이라며 “우리와 몇 가지 다른 점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달라고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미국 측에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는 표현을 쓴 과학적 근거, 일본 결정이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한 근거, ‘국제적으로 승인된 안전 기준’이라고 판단한 근거 등에 대해 미국 측에 “확실하게 문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일 한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입장을 확실히 공유해달라”고 말했지만, 정확한 답변은 아직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남북을 포함한 태평양 인접국 5개국은 강도 높게 일본 조치에 대해서 비판했다”며 “중국은 우리 입장보다 훨씬 강한 입장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태평양 연안국을 중심으로 저희 입장을 강화해나갈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강도 높게 공론화하는 방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조용한 외교’를 통해 해결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는 2018년 10월 이후 계속 내부 검토해왔다”며 일본이 국제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분쟁해결절차에 들어갈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 장관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그는 “반대를 한다기보다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3가지 정도를 일본에 줄기차고 일관되게 요청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과학적 근거 제시 및 충분한 정보 공유 ▲더 충분한 사전 협의 ▲IAEA 검증 과정에 한국 전문가·연구소 대표 참여 보장 등을 제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원금보장 원했던 노인에 고위험 상품 판매” 라임 CI펀드, 40~80% 배상할 듯

    “원금보장 원했던 노인에 고위험 상품 판매” 라임 CI펀드, 40~80% 배상할 듯

    금감원, 분조위 결과 토대로 배상 기준 마련신한銀, 공장 판 돈을 고위험상품에 투자 유도은행 측, 진옥동 행장 징계 감경 위해 수용 가능성피해자들 “돌려막기 펀드였는데…수용 어려워”신한은행을 통해 ‘라임 CI 펀드’에 가입했다가 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액의 40~80%를 돌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신한은행에 일부 배상하라고 결정했는데 진옥동 행장의 징계 수위를 낮춰야하는 은행으로서는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피해자들은 “턱없이 낮은 배상비율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토대로 이같은 배상 기준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분조위원들은 전날 열린 회의에서 신한은행이 고령 투자자와 소기업에 CI펀드를 판 2건을 두고 배상 수위를 따졌다. 우선 원금 보장을 원했는데 은행 권유로 CI펀드를 산 고령 투자자 A씨에게는 손실액의 75%를 보상해주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A씨에게 CI펀드를 팔기 위해 투자 성향을 원금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공격투자형’이라고 임의로 기재했다. 또 A씨가 금융지식 수준이 매우 높고, 3년 이내까지는 투자할 수 있다고 기재하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서류에 써 넣었다. 또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점검하는 ‘모니터링 콜’도 부실하게 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공장매각 대금을 원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하려 했지만 은행 권유로 CI펀드에 가입한 소기업 B사에는 손실액의 69%를 돌려주도록 했다. 은행 측은 B사에 “보험에 가입돼 있어 원금과 확정 금리가 보장된다”고 홍보했다. 분조위는 “과도한 수익 추구 영업 전략, 내부통제 미흡, 투자자 보호 노력 소홀 등으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두 사례를 토대로 분쟁조정 안건에 오르지 않은 나머지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손실액의 40∼80%(법인 고객은 30∼80%)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자율 조정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본배상비율을 55%로 하고 투자자별로 나이와 투자 경험, 투자액, 모니터링콜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 등을 따져 배상율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 4월부터 약 4개월동안 라임자산운용이 만든 CI펀드를 2739억원어치(458계좌) 팔았다. ‘연 4%대 수익률을 준다’고 홍보해 인기가 좋았지만 이후 ‘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환매 중단됐다. 분조위 배상 결정은 판매사와 피해자가 모두 받아들여야 효력을 갖는다. 일단 신한은행은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진 행장의 징계 수위를 정하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오는 22일 열리는데 소비자 피해 구제 노력을 하면 감경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진 행장은 각각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금감원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라임CI펀드 피해고객연대 관계자는 “부실펀드의 손실을 돌려막으려고 만든 펀드인데 기본배상율을 55%로 정한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신한은행이 피해액 50%를 선지급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고객은 추가 배상을 받지 못할 것 같아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인사]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환경부, 대전상공회의소

    ■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 경영혁신본부장 김성아 ■ 환경부 ◇ 승진 △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신진수 ◇ 국장급 전보 △ 물통합정책국장 김동구 ■ 대전상공회의소 △ 사무국장 정호영 △ 경영지원실장 권용대 △ 기업지원실장 이상선 △ 총무팀장 전용필 △ 회원협력팀장 정지현 △ 비서실장 겸 경제조사팀장 김종호 △ 기업서비스팀장 가경수 △ 자격평가팀장 김수경
  • 문화유산 총서 ‘춤추는 농사꾼…’ 발간

    문화유산 총서 ‘춤추는 농사꾼…’ 발간

    한국문화재재단은 인간문화재의 삶과 예술을 기록한 문화유산 총서 시리즈의 첫 책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방영선·성지혜 지음)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윤석(71)은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보유자다. 고성오광대는 오방(五方)을 상징하는 다섯 광대가 나와 노는 경남 고성 지방의 가면극이다. 스물일곱 살에 고성오광대에 첫 입문한 이윤석은 총무와 보존회장을 역임하며 4만명이 넘는 전수생을 배출했다. 춤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농사짓는 춤꾼’이 아니라 ‘춤추는 농사꾼’으로 불리길 원할 만큼 농사를 천직으로 여긴다. 책에는 부모가 5명인 가족사와 친모와 양모 사이를 오가며 집안 분쟁의 빌미가 된 유년기, 결혼식 날 처음 본 두 살 연상의 아내를 만나 살게 된 이야기, 고성오광대를 새로 일구고 지켜가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고성의 풍광과 그곳 사람들의 삶도 함께 실었다. 민속무용 전공자인 공동 저자 성지혜는 굿거리장단을 3분박 4박자, 총 열두 컷으로 나눠 춤사위를 세밀하게 채보해 수록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인사]

    ■헌법재판소 ◇임용△양소연 헌법연구관 ■국방부 ◇과장급△기획관리관실 혁신행정담당관 김현옥△보건복지관실 군인재해보상과장 차용국△대북정책관실 군비통제정책과장 김경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파견) 최정희△정책기획관실 기본정책과장 최혁재△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파견) 최창덕 ■환경부 ◇승진△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신진수 ◇국장급 전보△물통합정책국장 김동구 ■중소벤처기업부 ◇부이사관 승진△기획재정담당관 김봉덕 ■한국전력 △상생발전본부장 이경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장 박정한 ■한국수목관리원 △이사장 류광수 ■신한금융투자 ◇부서장 선임△포트폴리오전략부 김범준 ■에너지경제신문 △편집국 건설부동산부장 직무대리 김지형
  • 독도체험관, 서대문→영등포 타임스퀘어로 이전

    독도체험관, 서대문→영등포 타임스퀘어로 이전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타임스퀘어에 990㎡(약 300평) 규모의 독도체험관이 들어선다. 독도의 날이 있는 오는 10월 개관할 예정이다. 영등포구는 19일 동북아역사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타임스퀘어 내 공공문화복지공간으로 독도체험관을 이전하기로 했다. 영등포구는 이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기존 서대문구에 있던 독도체험관이 영등포구로 옮기면서 규모가 174평 정도에서 300평으로 커지고, 재단이 들어설 공간 96평(316.46㎡)까지 하면 400평에 이른다. 접근성 또한 높아질 예정이다. 영등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타임스퀘어는 주변 하루평균 유동인구가 25만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새 체험관은 8월 임시개관을 거쳐 10월에 정식으로 문 열 계획이다. 새 체험관은 ‘독도로 가는 길’을 미디어 월로 만들고, 역사관에는 반응형 영상 투사(모션 인포메이션)와 실감형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참여형 공간으로 꾸민다. 독도의 자연생태·해양자원을 게임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표본 전시공간도 있다. 이영호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모형관에는 독도의 사계절을 구현하고 인공지능(AI) 기술, 4차원 영상 등을 접목해 가상 체험방식으로 마치 독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명 위주의 체험관이 아닌 재미와 즐길거리가 풍부해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서울 서남권에 문화 공간이 부족했는데 대선제분 밀가루 공장이 도시재생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이어 제2세종문화회관, 독도체험관까지 들어선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원래는 재단 측에서 관리하는 곳이지만, 독도체험관을 영등포구가 관리한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은 2018년 도쿄에 영토·주권 전시관을 만들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토분쟁 지역을 소개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특허심판에 지식·경험 갖춘 외부 심리위원 참여

    특허심판에 지식·경험 갖춘 외부 심리위원 참여

    앞으로 특허심판 사건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심리위원이 참여해 서면이나 구두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특허청 특허심판원은 19일 전문심리위원제도 도입 등을 담은 특허법 개정안이 20일 공포돼 10월 20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전문심리위원제도는 빠른 기술 변화 및 현장 지식이 필요한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외부 전문가를 심판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특허청 심판관은 10년 이상 심사·심판 경험과 기술 경력을 갖줬지만 첨단기술 또는 현장 지식이 필요한 분야 등은 외부 전문가를 통해 전문성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법원은 건축·의료·지식재산권 등 분쟁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사건을 심리할 때 외부의 관련 전문가가 전문심리위원으로 참여해 신속한 심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5G 통신·2차 전지 등 첨단 기술 분야 사건 등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심판관의 정확한 판단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행 초기에는 심판장이 당사자 동의를 얻어 전문심리위원을 지정하고 제도가 안정화된 후 당사자 신청도 수용할 계획이다. 이재우 특허심판원장은 “정확하고 공정한 심판을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 및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전문심리위원 도입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스가 강조 ‘CVID’ 공동성명에 빠졌지만… 美日 밀착에 정부 ‘고심’

    스가 강조 ‘CVID’ 공동성명에 빠졌지만… 美日 밀착에 정부 ‘고심’

    새달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부담 커져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시험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중국 견제 및 대북 공조에 뜻을 모으면서 한국의 고심이 깊어졌다. 바이든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재차 지지하고, 화이자 백신 1억회분의 추가 제공을 용인하는 등 미일 양국이 밀착하는 모양새다. 양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국제법에 기반을 둔 질서와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대중 견제에 뜻을 모았음을 명시했다. 특히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던 일본이 처음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권장한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넣는 데 합의했다. 미국은 일본이 대중 압박 파트너가 된 대가인 듯 공동성명에서 중일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방위를 재확인했고, ‘바이든은 올해 여름 안전한 도쿄올림픽을 열려는 스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넣는 데도 합의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은 스가를 ‘요시’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친밀함을 과시했고, 특히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후지TV에 출연해 방미 중인 스가가 화이자와 백신 추가 공급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스가는 오는 9월까지 1억회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약 1년 6개월간 북미 대화의 주변부를 맴돌던 일본은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공동성명에는 한미일 3각 동맹의 중요성과 함께 일본의 숙원인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도 명시됐다. 스가는 이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화상 연설에서 “나는 조건을 달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밀착하는 미일을 두고 워싱턴DC 외교가에서는 5년간 함께했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돈독한 관계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가는 지난해 9월, 바이든은 올해 1월 취임했다. 정권 말인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다음달 하순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우리 정부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데 미일이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 다만 스가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재확인했다”고 말했지만 공동성명에는 이 문구가 빠졌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측이 (대북 정책) 재검토를 마칠 때까지는 확정적 표현을 피하고 싶은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뺐다”는 당국자의 설명을 전했다. 한국과의 공조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홍콩·대만·위구르’ 판도라상자 연 美日…쿼드도 ‘반중’ 공식화?

    ‘홍콩·대만·위구르’ 판도라상자 연 美日…쿼드도 ‘반중’ 공식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판도라의 상자’라고 할 수 있는 ‘홍콩·대만·위구르’ 문제를 열어 제쳤다. 미일 정상이 중국 견제를 핵심 사안으로 선언함에 따라 머지 않아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가 참여하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에서도 반중 기조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일 두 나라는 중국 견제와 관련해서 담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내용을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민주국가“라고 말했고, 스가 총리도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법치는 동맹을 연결하는 보편적 가치이자 세계의 번영·안정을 위한 토대”라고 화답했다. 중국의 팽창에 대한 견제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대만 해협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양안(중국·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미일 정상이 공동문서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한 것은 1969년 이후 처음이다.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 우려도 공동성명에 담았다. 특히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일안보조약(미일 군사동맹)의 적용대상”이라는 점도 명시했다. 지적재산권 위반문제와 강제 기술 이전, 산업보조금 등 중국의 불공정 관행도 지적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한국과 중국이 우려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 결정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두 나라 간 합의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는 18일 서울에서 가진 언론간담회에서 ‘미국이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뭔가 역할을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일본의 능력, 그리고 우리와 IAEA의 관계를 확신한다”면서 “우린 미국이 이미 진행 중인 과정에 뛰어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일 양국이 반중 기조를 공식화함에 따라 두 나라가 주도하는 쿼드 협의체도 중국 견제를 명문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쿼드는 미국이 일본과 호주, 인도와 손잡고 만든 전략적 안보 협의체다. 2007년 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첫 회동을 열었다가 중국의 반발로 이듬해 활동이 중단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이를 되살려 2017년 11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모토로 활동을 재개했다. 미국은 쿼드에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추가하는 ‘쿼드 플러스’ 개념을 내놨다. 미국이 인도 태평양 국가들과 손잡고 중국의 팽창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쿼드 플러스가 공식화되면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로 발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은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기다렸다는 듯이 반발했다. 18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밤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와의 문답’ 형식 입장문에서 미일 정상 성명에 대해 “중국의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고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이미 외교적 통로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중일 영유권 분쟁지인 센카쿠 열도는 중국의 영토고, 홍콩과 신장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외교부는 “미국과 일본은 입으로는 ‘자유와 개방’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소집단’을 만들어 뭉쳐 다닌다”며 “이것은 시대의 흐름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다. 세계 대부분 국가의 평화추구·발전모색·협력촉진 기대와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중국, 미일 정상 성명에 “내정 간섭 강한 불만”(종합)

    중국, 미일 정상 성명에 “내정 간섭 강한 불만”(종합)

    미국과 일본 정상이 ‘중국 견제’라는 목표 아래 공동 대응을 천명하자 중국이 대만,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며 핵심 이익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17일 신랑망에 따르면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에서 중국을 거론하며 대만, 홍콩, 신장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대만과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는 중국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에 관련된 문제”라면서 “이런 문제는 중국의 근본 이익이므로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미일 지도자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들 문제를 언급한 것에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일 정상이 공동 성명을 통해 대만, 홍콩, 신장 문제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이미 정상적인 양국 관계 범주를 완전히 넘어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태지역 분열 시도 행위…중국 주권 반드시 지킬 것” 이 대변인은 “이는 제3자의 이익과 지역 국가들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해치고 아시아·태평양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분명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분열을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이처럼 미국과 일본이 시대를 역행하는 책동은 지역 국가의 민심을 거스르는 것으로 자기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미일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성명에서 중국을 겨냥한 다양한 입장을 내놓았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명기해 1969년 이후 처음 미일 성명에서 대만을 거론하면서 대중국 공세 수위를 높였다. 양국 정상은 중국의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국제질서에 위배되는 중국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동중국해의 현 상태를 변경하려는 시도에 반대하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 해상 활동에 반대를 표명했다. 홍콩과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또한 성명에서 미국은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어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적용대상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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