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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위점타원/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점타원/황성기 논설위원

    홍콩 명보가 얼마 전 사설에 인용한 ‘위점타원’(圍點打援)이란 전법은 생각할수록 소름끼친다. 공격하려는 특정 지점을 대량의 병력으로 포위하고는 원군을 차단해 섬멸한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나온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명보는 주목했다. 1969년 미일 성명 이후 52년 만에 일본 총리가 대만을 언급했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도 대만을 최대의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중국을 의식해 표현을 꺼리던 일본이 대만 공동 방어를 연상시키는 말로 중화권의 콧털을 자극한 셈이다. 명보는 “일본이 미국의 일본 보호 역할을 과대평가했든, 중국의 주권 방어 의지를 과소평가했든 한 가지 예측하지 못한 것은 중국이 위점타원 전술을 취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중국은 먼저 일본을 제압한 뒤 미국과 물어뜯고 싸울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은 잘못 둔 수로 자기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47년 중국 공산당의 인민해방군이 중화민국 장제스 총통이 이끄는 국군의 최정예 부대인 74사단을 산둥 멍량구 산악 지역에 몰아넣고 괴멸시킬 때 쓴 전법이 위점타원이다. 해방군은 74사단의 예봉을 꺾지 않으면 승기를 잡지 못한다고 봤다. 74사단이 있던 멍량구를 5배에 이르는 대군으로 포위하고 지원군을 철저히 차단했다.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74사단은 해방군과 홀로 싸웠지만 총공세를 버텨 내지 못했다. 위점타원을 미일에 적용하면 중국이 미국의 대일 지원을 차단하고 일본을 공격하는 형태가 된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돼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과 군사 일체화하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 미국을 도울 공산이 크다. 현재로선 미중 군사 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본보기로 중국이 중일의 영토 분쟁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군사행동과 대일 경제제재로 압박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경북 상주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자 중국이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비롯해 중국인의 한국 관광 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집요한 괴롭힘 등 전방위 제재를 가한 것도 일종의 위점타원이다. 호주가 코로나19 초기 중국에 발병 원인 규명을 요구하자 중국이 대호주 무역 제재를 가한 것도 대중 포위망에 참가한 국가들에 대한 변형된 위점타원이랄 수 있다. 미중 사이에 낀 외교의 난제를 여러 국가가 겪는다. 한국의 전직 외교관이 “미국이 3시, 중국이 9시라면 한국은 1시 방향 정책을 써야 한다”고 했지만, 그 1시란 게 현실 외교에서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지 참으로 어렵다. marry04@seoul.co.kr
  • 두산, 혹독한 구조조정 딛고 재기… 더 굳어진 ‘박정원 체제’

    두산, 혹독한 구조조정 딛고 재기… 더 굳어진 ‘박정원 체제’

    박정원 ‘믿음의 두산’ 경영철학 앞세워1년 만에 위기 탈출, 수소 사업에 집중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자금난으로 휘청거렸던 두산그룹이 제 살을 도려내는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 두산가(家) 4세 박정원(59) 회장의 ‘오너십’과 ‘리더십’도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주사 ㈜두산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03.6% 증가한 39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경영 위기의 주범이었던 두산중공업은 전년대비 558.6% 급증한 37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그룹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구조조정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4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 6000억원을 수혈받고 3조 2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어 클럽모우CC(1850억원)를 시작으로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두산 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를 속도감 있게 매각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8500억원에 넘기는 절차만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자구안 이행을 완수한다. 야구단 두산베어스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박 회장의 각별한 야구사랑 덕에 그룹에 남게 됐다. 두산그룹이 1년 만에 경영 위기를 벗어나는 데는 박 회장과 두산의 경영 철학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구성원 간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믿음의 두산’과 늘 지름길보다 정공법을 택해 온 박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잘 어우러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계열사 매각으로 쪼그라든 그룹 자산 규모를 미래 신사업을 통해 다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최근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그룹 차원의 ‘수소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수소 사업 역량 결집에 나섰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 드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은 고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 회장과 동생 박지원(56) 부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사촌 동생인 박진원(53) 두산메카텍 부회장, 박석원(50) ㈜두산 부사장, 박태원(52) 두산건설 부회장 등이 경영에 참여하며 ‘친척경영’ 체제를 갖췄다. ㈜두산 지분은 박 회장 7.41%, 박지원 부회장 4.94%, 박진원 부회장 3.64%, 박석원 부사장 2.98%. 박태원 부회장 2.70% 등 장자 순으로 서열화돼 있고, 박 회장 형제의 우애가 깊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바이든 “美 새롭게 부상”… 뒤엔 사상 첫 두 여성 수장 나란히

    바이든 “美 새롭게 부상”… 뒤엔 사상 첫 두 여성 수장 나란히

    “마담 스피커(하원의장), 마담 바이스 프레지던트(부통령·상원의장 겸임). 어떤 미국 대통령도 이 연단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죠. 이제 때가 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상·하원 의장 앞에 선 것을 기념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백악관과 양원 모두를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을 강조한 것이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는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 등 불과 200여명(통상 1600명)만 앉았다. 이날 질 바이든은 ‘국가 통합을 통한 미국 개조’라는 연설 내용에 맞춘 듯 이민·유아교육·인프라 투자·총기 규제·성소수자 등과 관련된 5명을 온라인 초대 손님으로 불렀다. 3살 때 멕시코에서 와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으로 간호사가 된 하비에르 퀴로스 카스트로가 그중 한 명이다. 이날 바이든은 65분간의 연설에서 총 6조 달러(약 6643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 투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간 40년간 사라졌던 ‘큰 정부’가 귀환했음을 선언했다.바이든은 취임 100일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성과와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경기회복세를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가 기회로 이어지려면 자신이 지난달 말 제안한 2조 달러(약 2213조원)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의 의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새로 1조 8000억 달러(약 1992조원) 규모의 미국 가족계획을 제안했다. 3~4세 유치원 무상 교육, 2년간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 등이 골자다. 재원은 부자증세다. 바이든은 “상위 1%가 공정한 몫을 내야 할 때”라며 연간 40만 달러 이상 소득자의 소득세 최고세율과 100만 달러 이상 자본이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모두 39.6%로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은 인프라·일자리 투자에 대해 “모든 투자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라는 하나의 원칙에 의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창출되는 일자리의 90%는 학위가 필요 없는 질 좋은 일자리라며 “블루칼라를 위한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시간당 임금을 15달러(약 1만 6600원)로 올리는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국내 문제 대응에 연설의 초점을 맞춘 바이든은 외교 문제에 약 9분만 할애했고 대부분은 대중 압박이었다. 우선 “인도·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말했다”며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방지 차원이라고 했다. 또 “중국과의 경쟁을 환영하고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불공정 무역 관행에는 맞서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외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력’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상원이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을 처리한 데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백인 우월주의 테러를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라며 경찰개혁을 위한 법안 처리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어 총기 규제 강화 법안 처리도 요청했다. 바이든 청사진이 구현되려면 공화당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공화당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날 반론연설에서 “좋은 미래는 워싱턴의 계획이나 사회주의 꿈이 아닌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원금은 돌려줘야 하는데 독박 쓸 순 없고’ NH증권 결정 연장, 금감원 수용

    ‘원금은 돌려줘야 하는데 독박 쓸 순 없고’ NH증권 결정 연장, 금감원 수용

    NH證, 내달 정기 이사회서 재논의금감원“수용하지만, 결정 빨리해야”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의 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권고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결정을 미뤘다. 금융감독원은 NH투자증권이 제출한 기한 연장 신청서를 수용했다. 29일 오전 NH투자증권은 정기이사회를 열어 분조위 권고에 대한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정기이사회 논의 결과 금감원의 권고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 기한 연장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권고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이사진 간담회와 정기 이사회를 열었지만,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애초 NH투자증권은 분조위 권고에 이날까지 답변을 제출해야 했다. 참여 이사진 내부에서 이견이 있는 만큼 성급히 수용 여부를 결론짓기보다 다음 이사회까지 답변 기한을 연장해 사안을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피해 고객에게 전액 반환을 하기 위한 충분한 재정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역대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3537억원과 순이익 23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1.3%와 197% 늘어난 수치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 자금 3000여억원(100% 환급 때 들어가는 비용)을 반환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닌 이유다. 다만, 이사회는 하나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의 잘못도 있는데 이를 NH투자증권이 홀로 책임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피해자들한테 원금 전액을 돌려주지만, 하나은행과 예탁원하고 공동 책임을 물을 방법을 찾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일 분조위를 열고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하고, NH투자증권이 펀드 투자자에게 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이날 금감원은 “NH투자증권에서 기한 연장 신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분쟁조정국에서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수용했다”면서도 “투자자들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NH투자증권이 하루빨리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다음 정기 이사회 시점을 고려했을 때 한 달 정도의 기한 연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의 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분조위 권고를 냈을 때도 판매 은행의 요청에 따라 답변 기한을 연장해줬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차 떼고 포 떼고’ 벼랑 탈출한 두산… 더 단단해진 ‘박정원 체제’

    ‘차 떼고 포 떼고’ 벼랑 탈출한 두산… 더 단단해진 ‘박정원 체제’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자금난으로 휘청거렸던 두산그룹이 제 살을 도려내는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 두산가(家) 4세 박정원(59) 회장의 ‘오너십’과 ‘리더십’도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주사 ㈜두산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03.6% 증가한 39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경영 위기의 주범이었던 두산중공업은 전년대비 558.6% 급증한 37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그룹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구조조정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4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 6000억원을 수혈받고 3조 2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어 클럽모우CC(1850억원)를 시작으로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두산 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를 속도감 있게 매각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8500억원에 넘기는 절차만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자구안 이행을 완수한다. 야구단 두산베어스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박 회장의 각별한 야구사랑 덕에 그룹에 남게 됐다. 두산그룹이 1년 만에 경영 위기를 벗어나는 데는 박 회장과 두산의 경영 철학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구성원 간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믿음의 두산’과 늘 지름길보다 정공법을 택해 온 박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잘 어우러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계열사 매각으로 쪼그라든 그룹 자산 규모를 미래 신사업을 통해 다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최근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그룹 차원의 ‘수소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수소 사업 역량 결집에 나섰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 드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은 고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 회장과 동생 박지원(56) 부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사촌 동생인 박진원(53) 두산메카텍 부회장, 박석원(50) ㈜두산 부사장, 박태원(52) 두산건설 부회장 등이 경영에 참여하며 ‘친척경영’ 체제를 갖췄다. ㈜두산 지분은 박 회장 7.41%, 박지원 부회장 4.94%, 박진원 부회장 3.64%, 박석원 부사장 2.98%. 박태원 부회장 2.70% 등 장자 순으로 서열화돼 있고, 박 회장 형제의 우애가 깊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바이든 “北·이란 핵 위협, 동맹국들과 긴밀 협력으로 대처”

    바이든 “北·이란 핵 위협, 동맹국들과 긴밀 협력으로 대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배포한 연설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북한과 이란 핵개발과 관련,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deterrence)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역내 주요 안보 위협인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동맹과의 협력과 조율을 통한 공동 대응 기조를 밝혀왔으며 굳건한 안보 태세를 통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교적 수단을 통한 해결을 강조해왔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미국은 경쟁을 환영하지만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영기업의 보조금, 미국 기술과 지식재산권 절취 등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약화하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겠다고 했다. 또 미국이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함께 하는 것처럼 인도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면서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책임있는 미국 대통령도 기본적 인권이 침해될 때 침묵할 수 없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본질을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군함, 中 항모전단 진형 깨고 한복판서 노골적 도발

    美군함, 中 항모전단 진형 깨고 한복판서 노골적 도발

    미군 구축함이 필리핀해에서 중국군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 진형을 깨고 한가운데까지 밀고 들어가는 이례적 상황을 연출했다. 이달 초 지휘관이 난간에 다리를 올리고 랴오닝함을 바라보던 사진을 공개한 머스틴함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대만 등을 상대로 군사 활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시아는 미군이 통제한다’는 사실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도다. 28일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세계 각지 군함의 동향을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OSINT-1’은 미군이 대만 인근 필리핀해에서 랴오닝함을 뒤쫓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6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미군의 구축함 한 척이 랴오닝함 등 6척으로 구성된 중국 항모 전단의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사진이 촬영된 곳은 대만 동부 해안에서 200㎞쯤 떨어진 필리핀해 영역이다. 대만군 장교는 빈과일보에 “이것은 고수의 행동”이라며 “미국 군함이 (중국군에) 실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카오의 군사 전문가도 “미국 군함이 대놓고 랴오닝함 항모 전단으로 들어갔다”며 “(랴오닝함을 지켜야 하는) 중국 호위함의 임무 실패”라고 설명했다. 홍콩 명보는 “많은 누리꾼이 랴오닝함 항모 전단 한복판에 들어간 미군 구축함을 머스틴함으로 추측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 해군은 동중국해에서 머스틴함 지휘관이 선박 난간에 다리를 올린 채 랴오닝함을 바라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 사진을 통해 ‘중국이 자랑하는 항모 전단을 깔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신경전이 가열돼 우발적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 미군에게 망신당한 중국 인민해방군이 언제고 일본이나 대만을 상대로 분풀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평양에 진출했다가 동중국해 쪽으로 돌아가던 랴오닝함이 영토 분쟁 지역에 일부러 헬기를 띄워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고속전투지원함 등 총 6척의 중국군 함정이 26일 밤 미야코지마 남쪽 약 160㎞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항해했다. 그런데 27일 오전 랴오닝함에 있던 조기경계 헬기 1대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부근을 비행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출동했다. 이곳은 일본과 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USTR 대표 “한국 배터리 분쟁 해결이 향후 美 무역정책의 전형”

    美USTR 대표 “한국 배터리 분쟁 해결이 향후 美 무역정책의 전형”

    “한국 기업 간 배터리 분쟁을 해결한 방식이 향후 미국 무역정책의 전형이 될 것이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8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 합의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타이 대표는 이날 상원 세출소위 청문회 답변에서 “배터리 분쟁 개입은 미국에 필요한 무역정책의 일환이었다”고 평가한 뒤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 재생에너지 공급망 강화를 통한 제조업 리더십 투자, 규제차익 억제 등을 위한 큰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타이 대표는 “(배터리 분쟁 때처럼) 미국은 앞으로도 국제 동맹과 파트너십을 재건하고 글로벌 제도에 다시 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유럽연합(EU)과의 항공기 보조금 분쟁과 관련해 4개월 동안 관세 유예 조치를 취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의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배상소송을 제기한 LG에너지솔루션과 소송을 당한 SK이노베이션은 타협 없이 미국에서의 법적 다툼을 이어갈 태세였지만, 타이 대표가 중재해 극적 타결을 이룬 바 있다. LG 측은 3조원대 배상을 요구하고, SK 측은 1조원대 배상안을 고수하며 2년 넘게 대립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타이 대표가 양사 사장과의 영상회의를 주재한 끝에 지난 12일 ‘2조원 배상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현재 USTR이 당면한 최대 이슈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지적재산권 일시 중단 문제이지만, 이날 청문회에서 타이 대표의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타이 대표는 지난 26일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경영진들과 화상으로 지적재산권 포기 관련 논의를 한 바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결국 개인정보위가 제동 건 공정위 ‘당근마켓 개인정보 수집 의무’ 논란

    결국 개인정보위가 제동 건 공정위 ‘당근마켓 개인정보 수집 의무’ 논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당근마켓 개인정보 수집’ 논란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과도하게 제한”공정위 “정보확인 의무 삭제는 소비자보호 미흡 우려” 당근마켓이 이용자의 성명·전화번호·주소 등을 수집하도록 의무화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놓고 업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 개인정보위원회가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공정위는 즉각 “소비자 보호가 미흡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개인정보위 권고에 맞춰 개정안을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개인정보위원회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회 전체회의에서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당근마켓 등)가 중개 서비스라는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지 않은 정보를 수집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 최소수집의 원칙과 배치되고, 개인판매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 간 거래 시의 필수정보인 연락처 및 거래정보를 공적 분쟁조정기구에 대해서만 제공할 수 있도록 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 제29조 제1항은 사업자가 개인판매자의 성명, 전화번호, 주소를 의무적으로 수집한 후 구매자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대로 통과되면 당근마켓에서 구매자에게 판매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도록 변경된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현재 비실명 기반 플랫폼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비실명 거래를 하는 2000만명의 성명,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추가 확인하는 개인정보의 유출과 노출, 오남용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소비자보호를 위한 일률적인 개인판매자 정보 수집 의무화의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개인정보위 의견에 대해 “(개인정보 수입 의무는) 현행법에 규정되어 있는 사항임에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여 권고안을 반영한 개정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개인간 거래에서 소비자피해가 급증하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정보 확인 의무 자체를 없애는 것은 소비자보호가 크게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소 수집 의무’는 개정안에서 삭제하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던 공정위는 “주소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며, 인증수단이 없어 진위 확인이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할 때 확인·제공 대상 정보에서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개인간 거래에서 소비자피해가 급증하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정보 확인 의무 자체를 없애는 것은 소비자보호가 크게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 소비자가 피해구제를 위해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거나 법원에 소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고, 특히 성명·전화번호 등은 분쟁조정과 소 제기를 위한 최소한의 정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개인정보위가 지적한 정보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개인정보처리자로서 관련 법에 따라 안전하게 정보를 처리·보관할 의무가 있으며, 확인된 신원정보는 분쟁해결 목적으로만 제3의 공적기구에 제공·이용되므로 정보유출 방지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다만 개인정보위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된 권고안인 만큼 공정위도 권고안에 기반해 개정안을 손 볼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인정보위 의견을 존중하면서 한편으로 소비자 권익도 보호되는 대안을 관계부처 협의,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정용진 부회장 “신동빈, 내 도발에 야구장 방문…계속 도발할 것”(종합)

    정용진 부회장 “신동빈, 내 도발에 야구장 방문…계속 도발할 것”(종합)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발언이 연일 화제다. 28일 야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전날 밤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에 등장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날이었다. 신 회장이 야구장을 방문한 것은 2015년 9월 11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6년여만이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개설한 방에 초대된 정 부회장은 신 회장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신 회장의 야구장 깜짝 방문이 자신의 도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며 “계속 도발하겠다.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KBO리그에 뛰어든 뒤 ‘유통 라이벌’ 롯데를 자극하는 발언을 해왔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운영과 신세계그룹의 유통 콘텐츠를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하며 롯데를 겨냥해 “그들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도발하기도 했다.롯데 측, 올해 구단주 자격으로 처음 야구장 방문 롯데 측은 지난해 1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후 신동빈 회장이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가 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야구장을 찾지 못하다가 올해 구단주 자격으로 처음 야구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4월 일본에서도 지바마린스 구단의 구단주가 됐다. 또 롯데그룹은 2016년 이후 계속되는 검찰 수사와 경영권 분쟁 등을 겪은 터라 그동안 신 회장이 야구장을 방문하기도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롯데 자이언츠 외에 라이벌로 생각하는 구단이 있느냐는 질문엔 키움 히어로즈라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인) 허민과는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다’는 농락하듯 이긴다는 의미의 속어다. SSG는 지난 23∼25일 키움과의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챙긴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기고] 금융소비자에게 짐이 되는 블랙컨슈머

    [기고] 금융소비자에게 짐이 되는 블랙컨슈머

    금융소비자의 권리 확대를 위해 만든 ‘금융소비자에 관한 법률’(금소법)이 지난 25일로 시행 한 달이 됐다. 이 법은 청약철회권, 자료요청권, 위법계약해지권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금융업권에서는 법 시행 이후 블랙컨슈머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은행·보험·신용카드·저축은행 등 55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블랙컨슈머의 비중은 전체 민원의 8.9%였고, 대응 비용은 회사별로 평균 4억 9000만원이었다. 또 금융회사의 금융소비자 대응 업무 중 블랙컨슈머 관련 업무 비중은 평균 13.3%였다. 금액만 보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블랙컨슈머 탓에 다른 소비자 대응에 방해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직간접적 비용은 훨씬 크다. 블랙컨슈머로 인한 비용은 사회적 비용으로 전환돼 금융소비자 전체의 후생을 감소시킨다. 또 블랙컨슈머 일부는 금융사 직원에게 폭언·욕설뿐 아니라 성희롱 등 신체·정신적 피해를 줘 사회문제화됐다. 예컨대 어떤 민원인은 교통사고 후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보험회사에 1억원을 요구하고 보험사 직원과 만날 때마다 바늘로 얼굴을 찌르며 자해하는가 하면 소비자보호 직원 미팅에서는 성적 모욕감까지 줬다고 한다. 국회나 정부에서도 블랙컨슈머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인식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금융 관련 법률을 개정해 고객대응 직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블랙컨슈머로 인한 문제는 줄지 않고 있다. 이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대응 방안이 미흡할 뿐 아니라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및 초기 대응 미흡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다. 따라서 블랙컨슈머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려면 금융회사의 신뢰를 높이고, 금소법의 실질적 운용을 통해 불완전판매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교육을 통한 금융소비자의 인식 향상도 있어야 한다. 금융사와 블랙컨슈머 간 분쟁이 발생하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로 이관하고, 이들의 거래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의 대안도 필요하다. 금소법엔 금융소비자의 권리뿐 아니라 ‘정당하게 행사할 것’이라는 책무도 있다. 금소법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다면, 블랙컨슈머로 인한 사회적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정부, 사유리 쏘아올린 ‘비혼 출산’ 사회적 논의 시작

    정부, 사유리 쏘아올린 ‘비혼 출산’ 사회적 논의 시작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41)처럼 결혼하지 않고 홀로 출산하는 비혼 단독 출산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7일 여성가족부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고 가족 다양성에 대응하는 사회적 돌봄 체계 등을 강화하고자 ‘세상 모든 가족 함께’라는 주제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년)을 수립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비혼 출산 정책 검토…동거 커플도 가족 인정 정부는 지난해 결혼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사유리의 경우처럼 ‘보조생식술을 이용한 비혼 단독 출산’에 대해 본격적인 정책 검토에 들어간다. 우선 6월까지 난자·정자공여, 대리출산 등 생명윤리 문제와 비혼 출산 시술에 대해 국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정자 공여자의 지위, 아동의 알 권리 등 관련 문제에 대해 연구할 필요성과 배아생성 의료기관 표준운영지침 등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혼인·혈연·입양만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현행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이는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9.8%로 줄어들고 대신 1인 가구(30.2%)나 2인 이하 가구(58.0%)의 비율이 커지는 등 가족 형태가 다양화하는 현실을 반영하려는 취지다. 가족의 범위를 규정하는 건강가정기본법과 민법을 개정해 동거·사실혼 부부, 돌봄과 생계를 같이 하는 노년 동거 부부, 아동학대 등으로 인한 위탁가족과 같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민법 규정에서 아예 ‘가족’의 정의를 삭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법무부가 지난 1월 입법예고한 일명 ‘구하라법’과 관련해서는 대안적 가족 공동체가 활용할 수 있는 유언·신탁제도 등을 발굴한다. 재산 등에 대한 권리관계를 명시하고 분쟁 해결 방안을 담은 안내서도 제작해 보급할 예정이다. 법률혼이나 혈연이 아니면서 서로 돌보는 관계에 있는 대안적 가족도 유족급여·보상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다문화 가족에 대해서는 이들이 문화, 인종, 출신 국가 등을 이유로 차별이나 편견에 시달리지 않도록 다문화가족지원법에 혐오발언 등을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할 계획이다. 자녀 성은 ‘부모협의’ 우선…‘혼외자’ 구분 개정 또한 자녀의 성(姓)을 결정할 때 아버지 성을 우선하던 기존의 원칙 대신 ‘부모협의 원칙’으로 전환한다. 부부협의로 자녀에게 어머니나 아버지 중 누구의 성을 물려줄지 정하게 된다. 미혼모가 양육하던 자녀의 존재를 친부가 뒤늦게 알게 됐을 때, 아버지가 자신의 성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한 현행 민법 조항도 개정한다. 결혼 관계 밖에서 태어난 자녀를 ‘혼외자’로 구분해 민법과 출생신고서에 표기하는 기존 친자관계 법령에 대해서도 개정을 검토한다. 미혼모 등이 병원이 아닌 자택 등에서 홀로 출산하는 경우 유전자 검사비, 법률상담, 소송대리 등 출생신고에 필요한 법적·제도적 절차를 지원한다. 모든 아동이 빠짐없이 국가에 출생신고가 되도록 의료기관이 국가기관에 아동 출생을 통보하는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가정폭력 처벌, 비혼 동거관계 포함…반의사불벌죄 폐지 가정폭력을 저지른 배우자의 범위에 법률혼이나 사실혼이 아닌 가족 관계도 반영되도록 한다. 특히 비혼 동거 등 친밀한 관계 사이의 범죄도 가정폭력처벌법으로 다스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가정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요구가 있어야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한다. 가해자가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경우 상습범에 대해서는 기소유예를 적용하지 않는다. ‘정인이 사건’ 등 최근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학교에서 학생의 외상흔적, 영양상태를 관찰하고 상담을 강화하도록 한다. 등교가 아닌 원격수업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유선이나 온라인 등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생활지도를 할 계획이다. 아동학대로 인한 중대 사망사건 분석을 정례화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아동권리보장원 내에 ‘사망사건분석팀’을 신설한다. 여성 1인가구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여성 1인가구 밀집 지역에 사는 범죄경력자 중 재범위험이 높은 인물에 대해서는 이동 경로와 일탈 요인을 상시적으로 점검해 대응한다. 양육비 일부 지급해도 감치명령…1인 가구 고립 방지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에 대해서는 비록 일부를 지급했더라도 법원이 감치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한다. 양육비 청구 서류는 주민등록상 주소로 발송하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해 채무자가 서류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가정에 대한 긴급지원 기준은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최대 125%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연간 120만원가량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청소년 부모’의 연령 기준은 기존 19세에서 만 24세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한부모 가족의 소득기준도 ‘중위 60% 이하’에서 100% 이하로 범위를 넓힌다. 취약계층 3∼4인 가구에는 중형임대 주택(60∼85㎡)을 공급한다. 고독사 등 1인 가구가 사회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지역사회와 함께 1인 가구 자조모임 구성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청년, 중장년층, 고령층 같은 생애주기별 1인 가구를 위한 맞춤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가족의 개인화, 다양화, 계층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존중받고 정책에서 배제되지 않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양한 세상을 포용하고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며, 함께 돌보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혼하면 반려동물은 누가 맡지? 스페인 의회, 법제화 추진

    이혼하면 반려동물은 누가 맡지? 스페인 의회, 법제화 추진

    반려동물을 키우던 부부가 이혼한다면 반려동물의 양육권은 누가 맡는 게 옳을까? 스페인이 잦은 법정다툼으로 이어지는 이 문제에 관련해 제도적 해결책을 모색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사회주의당은 최근 반려동물 양육권 결정에 대한 법안을 의회에 발의했다.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스페인 사법부는 반려동물 양육권과 관련된 소송에서 법안에 명시된 기준을 적용해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 헤어지는 부부에게 나란히 양육권이 인정될 경우엔 순번을 둔 교대 양육이나 면회가 보장될 수도 있다. 사회주의당이 발의한 법안은 반려동물을 더 이상 물건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스페인 민법상 동물은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는 '물건'이다. 때문에 양육권이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 전 배우자가 맡게 된 반려동물을 헤어진 상대편 배우자가 보러 가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건을 면회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이혼하는 부부들이 반려동물의 양육권이나 면회권을 놓고 법정다툼을 벌이는 건 이제 흔한 일이 됐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어 판사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이런 불편(?)이 원칙적으로 해소된다. 법안은 동물을 물건으로 간주하는 민법을 부분 개정해 '감정이 있는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이어 법안은 반려동물을 키우던 부부가 이혼할 경우 양육권은 '감정이 있는 살아 있는 생명체의 복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양육권을 결정할 때 사람이 아닌 동물을 기준으로, 동물을 위한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안은 양육권을 가진 배우자의 귀책사유로 반려동물이 피해를 봤을 때 전 배우자가 이혼한 상대편에게 피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청구권도 보장한다. 물건이 아닌 '감정을 가진 생명체'로서 비록 떨어져 살고 있지만 전 배우자와도 감정적 교감이 있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인정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인 셈이다. 사회주의당은 "민법은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미 동물에 대한 복수의 보호법이 제정돼 있어 법률체제 내에 큰 모순이 존재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입법을 서두를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내년부터 가맹사업 단체표준 도입

    내년부터 가맹사업 단체표준 도입

    내년부터 가맹(프렌차이즈) 사업에 업종별 단체표준과 표준매뉴얼이 도입된다. 광고·판촉 행사 시 가맹점주의 의견을 듣는 ‘사전동의제’는 올해 안에 실시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3차 가맹사업 진흥 기본계획(2021∼2025)’을 26일 발표했다. 기본계획은 가맹사업의 혁신과 상생을 지원하고자 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다. 단체표준과 표준매뉴얼은 가맹점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통일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다른 산업분야에서는 단체표준이 마련돼 생산자 이익과 소비자 권익보호가 보장되고 있지만, 가맹사업 서비스 분야는 단체표준이나 표준매뉴얼이 거의 없이 운영되고 있다. 산업부는 가맹사업의 서비스 업종별로 품질관리·교육훈련·불만 분쟁처리·위생환경 등 사업 전반에 대한 표준화를 마련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음식점 가맹점끼리는 통일된 맛, 가격, 서비스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교육서비스, 유아·고령자 돌봄 서비스, 부동산중개서비스 등 수요가 많은 업종에서 올해 단체표준 시범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정부는 또 가맹사업본부가 광고·판촉 행사를 할 때 미리 동의를 받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분리 광고·판촉행사를 할 수 있게 했다. 현행법은 본부가 일방적으로 광고·판촉 행사를 한 뒤 비용을 가맹점에게 통보하고 있다. 부실·모방 상표 난립 방지를 위해 가맹본부가 가맹점 모집 전에 의무적으로 직영점 1개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하도록 했다. 가맹본부의 정보를 공개하고 가맹금도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한다. 거래거절·거래상 지위남용 등 불공정거래행위 세부 기준도 마련한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자발적인 상생 협력 방안을 찾도록 ‘프랜차이즈 상생협의회’도 이날 구성됐다. 2019년 기준 전국 가맹본부는 5175개, 가맹점은 27만개, 연간 매출은 122조원(국내총생산의 6.4%)에 이른다. 가맹사업 종사자는 133만명으로 전체 고용의 4.7%를 차지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 주변국 겁박하는 중국 해상민병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 주변국 겁박하는 중국 해상민병대

    지난달 7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 휫선 산호초에서 중국 선박 220여 척이 떼지어 몰려와 정박하면서 긴잠감이 감돌았다. 필리핀 해상경비대는 즉각 남중국해 내 EEZ에서 중국 해상민병대가 탄 것으로 보이는 줄지어 늘어선 선박 수백척이 목격됐다고 관계 기관에 보고했다. 이에 정부부처 연합체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칭) 태스크포스’(NTF-WPS) 측은 성명을 통해 “청명한 날씨에도 암초 부근에 몰려 있던 중국 선박은 조업 활동을 한 흔적도 전혀없는 데다 어민들도 보이질 않고 야간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행 안전에 대한 위험과 함께 어류 남획 및 해양환경 파괴가 우려된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통해 “남중국해를 포함한 태평양 지역의 필리핀 군대, 공공 선박 또는 항공기에 대한 무장 공격은 미국·필리핀 상호 방위조약에 따른 우리의 의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의 EEZ를 제멋대로 침범하고 실효지배권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면 군사적 개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 선박은 지난달 29일 기준으론 44척만 남았고 나머지는 인근 수역 영유권 분쟁 도서로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해상민병대’가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이 상대방의 군사적 대응을 어렵게 하기 위안 방편으로 해상민병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 3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南沙群島)의 휫선 산호초에 지난해 말부터 점거해 필리핀과 중국 간 긴장을 일으킨 중국 선박 떼가 해상민병대라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CNN은 중국이 1995년 미스치프 산호초(美濟礁))와 2012년 스카보러(黃巖島) 산호초를 실질적인 통제 속에 넣을 때도 해상민병대가 활용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 선박들이 풍랑을 피해 휫선 산호초에 일시적으로 피난했다고 주장했다.해상민명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선봉을 자처하며 다른 나라 함대의 이동상황이나 산호초 매립, 군사기지 건설 등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제법상 상대국 해군이나 해경 입장에서는 민간인처럼 보이는 이들을 직접 물리력을 동원해 제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활동 범위를 넓혀가면서 중국의 실효지배권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보다 국력이 약한 국가는 해상민병대를 제지하기는 쉽지 않다. 해상민병대가 중국 정부와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아는 까닭에 이들을 건드리면 중국의 강경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서다. 중국은 해상민병대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만큼 다른 나라 해군력이 이들을 공격하면 ’민간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해상민병대 활동이 늘어나면서 군사적 대립을 촉발하는 임계점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미국과 필리핀 국무·외교장관은 휫선 암초 사태와 관련해 통화하면서 양국 상호방위조약이 휫선 산호초를 비롯해 남중국해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합동군사훈련 ’발리카탄‘을 12일부터 2주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훈련은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는데 휫선 사태로 남중국해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재개돼 주목된다. 해상민병(Maritime Militia)은 사회주의 중국 건국 초 국민당군의 공격을 막으면서 연안 조업과 해군력 열세를 보강하는 수단으로 설립됐다.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다가 훈련과 물자운반, 해상 시위 등 군사적 활동을 수행하거나 해군·해경의 정보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규군에서 훈련을 받고 군인과 같이 봉급과 연금 등 혜택을 받는 준(準)해군으로 활동한다. 2014년 광둥(廣東)군구의 차오저우(潮州)군분구는 해상민병대에 정찰 및 감시, 연락에 필요한 최신식 장비들을 장착하도록 하기도 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을 지낸 칼 슈스터는 ”해상민병대는 자동화기를 싣고 다니며 선체를 강화해 근접 시 매우 위협적“이라며 ”최고 속력도 18∼22노트(시속 33∼41㎞)로 대부분 어선보다 빠르다“라고 설명했다.이런 만큼 해상민병대는 중국이 군을 개입시키지 않고 분쟁지 영유권을 주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해군과 해병대, 해안경비대 사령부가 지난해 12월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해상민병대는 중국이 다른 나라 주권을 전복하고 그들의 불법 주장을 관철하는 데 사용된다“라고 규정했다. 미 해군참모대학 코너 케네디 교수와 앤드루 에릭슨 교수는 해상민병대를 ‘국가가 조직·발달시키고 통제하는 무력집단(force)으로 군 지휘체계 아래 운용되며 국가가 뒷받침하는 행위를 수행한다“라고 정의했다. 데릭 그로스먼 랜드연구소 군사분석가는 1974년 중국이 남베트남과 파라셀 제도(西沙群島·베트남명 호앙사)를 두고 분쟁을 벌일 때 해상민병대를 활용하면 미국의 동맹을 위협할 때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을 확인해 해상민병대의 유용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기 위해 군번과 계급장 없는 녹색 군복 차림의 ‘리틀 그린맨’(Little Green Man)으로 불린 민병대를 투입한 것과 유사하게 중국도 어민들에게 해군과 유사한 푸른 군복을 입혀 파란색 선체의 어선에 위성항법장비와 위성 통신장비를 탑재한 ‘샤오란런’(小藍人·Little Blue Man), 즉 해상민병대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투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에릭슨 교수는 이 해상민병대와 18만 7000척 이상인 중국 어선단이 통합운용된다고 CNN에 설명했다. 해상민병대는 18~35세 어민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고, 퇴역 군인들이 대거 투입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해상민병대는 현재 30만명 규모로 추정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3년 4월 하이난(海南)성 탄먼(潭門) 해상 민병부대를 방문해 “현대식 장비를 익히고 작업 능력을 키우며, 어민을 인솔해 바다에서 돈을 벌면서 먼바다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섬과 암초 건설 작업을 도우라”고 격려했다. 세계 어느 정상도 이 같이 어선의 군사작전 투입을 격려하는 경우는 없었다.특히 해상민병대는 중국 불법어업도 주도한다. 통상 어선은 2∼3척이나 해상민병대가 주도하는 어선군은 100∼300척이 떼지어 해당 해역에서 어종을 말살하는 ‘싹쓸이’ 불법어업을 자행하는 까닭이다. 지난해 8월에 칠레와 콜롬비아, 페루와 에콰도르 4개국이 이들 인근 해역에서의 중국 불법 어업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됐다. 휫선 산호초에 정박한 중국 선박 220척이나 됐을 만큼 중국 해상민병대의 핵심 전술은 ’인해전술‘이다. 존스홉킨스대 슈시엔 루 연구원과 컬럼비아대 조너선 팬터 연구원은 “중국 어선단은 물리적 위협이라기보다는 ’방해물‘에 해당한다”며 “(바다에) 제한된 수만 존재해도 군함의 대잠작전이나 헬리콥터를 활용한 비행작전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2015년 10월 미 해군 소속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이 남중국해 인공섬의 12해리 이내로 진입해 초계 작전을 수행하자 중국 어선단 수백척이 달라붙어 ‘벌떼 전술’로 압박했던 일이 꼽힌다. 당시 미 이지스함은 외형상 중국 선박들이 군함이 아닌 어선이어서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실제로 중국 해상민병대의 행패는 필리핀 뿐만 아니라 우리도 연례행사로 당하는 일이기도 하다. 서해 꽃게잡이철만 되면 수백척씩 떼를 지어 몰려와 순시선과 해경선을 들이받고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징계 피한 신한은행장, 라임 판매 책임에 ‘주의적 경고’

    중징계 피한 신한은행장, 라임 판매 책임에 ‘주의적 경고’

    금감원 제재심, 한단계 감경피해자 보호 노력 반영한 듯라임자산운용이 만든 부실 펀드를 고객들에게 팔아 큰 손실을 보게 한 신한은행의 진옥동 행장에 대해 금감원이 ‘중의적 경고’ 상당의 징계를 내렸다. 애초 예고됐던 중징계는 피한 것으로 향후 은행장 3연임이나 지주회장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감원은 22일 제재심을 열고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제재심은 사모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신한은행에 대해 업무의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진 행장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 전 부행장보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 상당으로 조치할 예정이다. 금융회사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업무정지-시정명령-기관경고-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보통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또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다. 진 행장은 문책경고를 면하게 되면서 3연임 또는 금융지주 회장 도전의 가능성을 남겨두게 됐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역시 사전 통보보다 한단계 낮은 ‘주의’의 경징계가 결정됐다. 제재심은 신한금융지주에 대해서는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지배구조법) 위반으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펀드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협업하는 복합점포를 통해 판매됐다며 신한금융지주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 제재심에 올렸다. 이번 제재심의 쟁점은 내부통제 부실로 최고경영자(CEO) 중징계까지 할 수 있는지였다. 금감원은 ‘신상품 개발 및 판매 과정 등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근거로 경영진 제재를 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신한은행은 이에 맞서 법 조항이 ‘금융회사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라’는 의미이지,금융사고가 터졌을 때 경영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진 행장의 감경에는 우리은행의 사례처럼 신한은행의 소비자 피해 구제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19일 라임 CI(매출채권보험)펀드 피해자 2명에게 판매자 신한은행이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하자,신한은행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신한은행 측은 “제재심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 기구로 심의 결과가 법적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제재 내용은 이후 금감원장 결재,증권선물위원회 심의,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anamic@seoul.co.kr
  • [씨줄날줄] 경항모/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경항모/김상연 논설위원

    취재차 미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탑승해 본 경험이 있다. 놀랐던 것은 그 큰 배도 파도에 따라 뒤뚱뒤뚱 넘실거린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방심하고 탔다가 배멀미에 고생했다. 전투기가 활주로 역할을 하는 짧은 갑판 위에 착륙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비행기에서 갈고리를 내려뜨려 갑판 위에 설치된 쇠줄에 걸리도록 함으로써 순식간에 멈춰 세우는 방식이었다. 갈고리를 거는 데 실패한 전투기는 상공을 선회한 뒤 다시 착륙을 시도한다. 두 번째도 실패하면 근처의 육상 기지로 가서 착륙하는 ‘불명예’를 안는다. 항공모함은 먼 거리까지 항공기를 싣고 가서 전투하려고 만들어진 무기다. 세계 최초의 항공모함은 영국이 1919년 만들었다. 하지만 항공모함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실전에 배치(취역)한 나라는 일본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인 1922년이다. 유명한 진주만 공습은 일본의 항공모함 6척에서 이륙한 폭격기 400대에 의해 이뤄졌다. 오늘날 가장 많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고, 그 뒤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인도, 태국, 브라질 등이 잇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11척을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나머지 나라들은 1~2척 수준이어서 1위와의 차이가 엄청나다. 가장 큰 이유는 항공모함이 ‘돈 먹는 하마’이기 때문이다. 미군 조지워싱턴호의 경우 10여년 전에 이미 하루 유지비가 최소 1억원이 넘었다. 그래서 스페인, 호주, 일본 등은 항공모함보다 규모가 작은 경항모 보유를 택했다. 지난해 기준 세계 6위 군사강국인 한국은 아직 경항모 한 척 없다. 그럼에도 해군이 지난 21일 3만t급 경항모 도입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고 나서자 또다시 찬반 논란이 일었다. 반대하는 쪽은 ‘가성비’를 든다. 주로 인접한 북한을 상대하는 나라에서 불요불급한 경항모를 만드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하지만 항모는 원거리 작전뿐 아니라 근해에서 벌어지는 분쟁에도 요긴하다. 전투기는 연료가 금방 떨어져 장시간 작전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독도에서 충돌이 벌어졌을 때 육지에서 전투기가 발진하면 오가는 데만 연료의 대부분을 써야 한다. 일본의 경우 본토에서 독도까지 전투기가 날아오면 1시간 넘게 걸리는 반면 경항모에서는 5분 만에 발진시킬 수 있다. 이어도 수역 등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중국도 벌써 세 번째 항모 건조에 나섰다. 당장에 쓸모가 적어 보인다고 해서 차라리 그 돈을 다른 데 쓰자는 주장은 우주선 발사할 돈으로 아파트나 짓자는 발상이나 다름없다. 국가는 그렇게 운영되는 게 아니다. 한 번의 판단 착오가 국가의 존망으로 직결되는 안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carlos@seoul.co.kr
  • 생산 중단 vs 자급 추진… G2發 ‘희토류 세계대전’

    생산 중단 vs 자급 추진… G2發 ‘희토류 세계대전’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희토류의 공급망 취약점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무기화’ 전략으로 맞받아쳐 미중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지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는 지난 9일 환경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희토류 생산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간저우시 희토류 기업의 40~50%는 생산을 중단했고, 생산 중단 조치는 4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는 보도했다. 희토류 생산 중단은 중국 정부의 생태환경 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는데, 생태환경 조사는 새달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GT는 희토류 수요 급증으로 기업들이 휴일도 없이 하루 24시간 채굴하는 바람에 심각한 환경 문제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산 중단 사업장들은 대부분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하는 희토류 분리·폐기 공장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희토류 생산 중단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략 자원인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중국을 압박할 때 중국은 대응 수단으로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9년 5월 20일 간저우시 희토류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국가 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결의를 내비쳤다. 이어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1월 희토류 생산·수출을 규제하는 근거인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내놨고, 자연자원부는 지난달부터 양쯔강과 황허(黃河) 연안 지역의 불법 토지 점거와 파괴, 불법 채굴 등에 대한 감시에 착수했다. ●희토류, 반도체·배터리·첨단무기 원료 이런 마당에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안 된 지난 2월 희토류 등 4개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향후 1년간 희토류 산업에 대한 공급망을 검토하고 산업의 취약점 및 생산 확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치킨게임을 방불케 하는 패권 다툼 속에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미국도 대중 의존도롤 낮추고 자급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한 해 1만t가량의 희토류를 수입하는데 이 중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57번(란타늄)부터 71번(루테튬)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더한 17종의 희귀한 광물이다. 매장량 자체는 세계 곳곳에 적지 않지만, 광물이나 토양에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극소량이 포함돼 있어 희토류라고 부른다. 열전도율이 높고 환경 변화에도 성질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갖춰 반도체·LED·배터리·LCD·스마트폰 카메라 및 스피커 등 전자산업과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자동차·제트엔진·정유설비·광섬유·신재생에너지 부품 등 첨단산업, 군사 무기 등에 두루 사용된다. 하지만 정제 과정에서 토륨 등 방사성물질과 황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호주에서 캐낸 광물을 환경규제 기준이 느슨한 중국에서 대부분 정제하다 보니 이 귀한 소재의 생산을 중국이 80% 이상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7년 내몽골에 있는 희토류 생산 시설을 방문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다면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무기로 삼을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이유다.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는 “(희토류 공급을) 중국이 장기간 차단하면 미 경제에 재앙”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바이든 정부의 희토류 공급망 검토는 중국의 무기화에 대비한 전초전 성격을 띠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따라 희토류 공장 건설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 2월 텍사스주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지으려고 호주 희토류 업체인 리나스에 3040만 달러(약 340억원)를 지원했다. 지난해 7월엔 폐기 전자제품을 재활용해 전기차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을 만드는 회사에 2900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이 자구책을 마련해도 당장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워낙 강고한 데다 정제 과정도 까다로운 탓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낮은 정제비용을 무기로 세계 공급망을 장악했다”며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점도 많은 국가가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중국 희토류 ‘무기화’는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수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환경 문제를 내세워 채굴에 소극적인 까닭이다. 중국은 선진국에 비해 느슨한 환경규제 덕분에 희토류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6위인 호주의 경우 환경 문제를 이유로 채굴만 하고 최종 분리 공정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올라선 것은 선진국과 중국 간에 존재하는 환경규제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면 희토류 수입처를 바꿀 수 있다. 유력 후보지는 세계 최고 품질의 희토류 매장지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네바다 접경 지역 소재 마운틴패스다. 지금은 실질적인 폐광 상태로 전락했지만 한때 희토류의 핵심 공급처였다. 미국 정치권은 본격 재가동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입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미국 내 초당적 반중 정서가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환경규제 느슨한 中, 생산량 80% 차지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중국 바깥에서 희토류 생산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환경오염이 적은 대체재를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2010년 9월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인 선장이 일본 해경에 체포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은 국제법적·산업적·경제적 등 세 가지로 대응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했고, 중국 아닌 다른 희토류 수입처를 찾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체재 개발을 본격화했다. 세 가지 대응 방법 모두 성공했다. 중국은 WTO 분쟁에서 패소했고, 호주가 새로운 수입처로 떠올랐다.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산업용 모터가 개발됐다. 분쟁 발생 당시 90%에 이르던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불과 2년 만인 2012년에 40%대로 급락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오히려 ‘자충수’가 된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는 또 다른 걸림돌도 있다. 희토류 채굴 사업에 반대하는 그린란드 이누이트 아타카티기트(IA) 정당이 이달 초 제1당이 되는 바람에 중국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 남부 크바네피엘의 채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그린란드 남부의 채굴 사업은 호주 회사가 앞서 추진 중이며 배후에는 ‘차이나머니’가 있다고 했다. 환경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이 당은 선거 과정에서 외국의 채굴 사업에 반대했고 유권자 역시 장기 집권하며 희토류 개발에 찬성한 시우무트당 대신 IA에 이례적으로 승리를 안겨 줬다. 그린란드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대규모 희토류 광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트 에게데 IA 대표는 “크바네피엘 개발 사업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리앤 파비아센 의원은 “자칫하다가 그린란드는 (환경오염으로) 사냥이나 낚시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땅이 돼 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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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새의 날개 문명의 진로(김상준 지음, 아카넷 펴냄) 김상준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가 ‘내장’과 ‘팽창’이라는 관점으로 근대 세계 문명사의 흐름을 짚었다. 저자는 서양 근대 팽창문명으로부터 동아시아의 내장 문명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대전환을 분석하고, 공화·민주 전통에 기반을 둔 ‘협동과 우애의 공동체’가 갈 길이라고 강조한다. 968쪽. 4만 5000원.국경일기(정문태 지음, 원더박스 펴냄) 국제분쟁 전문 기자인 저자가 태국과 미얀마(버마), 라오스, 캄보디아 국경에서 만난 인도차이나반도의 비극적 현실을 에세이로 그렸다.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 이주 노동자 등 권력이 멋대로 그어 놓은 경계선 밖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엮었다. 440쪽. 2만 2000원.감시자본주의시대(쇼샤나 주보프 지음, 김보영 옮김, 문학사상 펴냄) 쇼샤나 주보프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정보통신(IT) 기업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이 커진 현 상황을 ‘감시 자본주의’로 명명하고 비판적으로 진단했다. 페이스북 등에서 누른 ‘좋아요’가 이들 감시 자본가들이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근원이 되고, 이들이 권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888쪽. 3만 2000원.부모님의 집 정리(주부의 벗사 편집부 엮음, 박승희 옮김, 즐거운상상 펴냄) 일본 ‘주부의 벗사’ 출판사가 고령화 시대에 맞춰 자식의 관점에서 부모님 집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엮은 책. 2013년 일본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부모의 안전한 노후를 위해 물건을 정리한 다양한 사례와 버릴 물건들, 요양 시설 등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240쪽. 1만 5000원.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권기대 옮김, 민음사 펴냄) CNN 국제정세 프로그램 진행자 파리드 자카리아 박사가 코로나19와 관련한 10가지 변화와 기회에 대해 설명했다. 코로나19가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분기점이며,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화, 미국의 쇠퇴, 불평등 문제 등이 팬데믹 이후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388쪽. 1만 8500원.올해의 선택(황지운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소설가 황지운이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12년 만에 출간한 첫 소설집. 성소수자와 저소득 비정규직 등 소외 계층의 비애가 담긴 단편 8편이 실렸다. 성별과 성 정체성을 넘어 인간이 인간을 깊이 사랑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췄다. 304쪽. 1만 4000원.
  • 나발니·우크라·美… 모두와 싸우는 푸틴 “레드라인 넘지 말라”

    나발니·우크라·美… 모두와 싸우는 푸틴 “레드라인 넘지 말라”

    “러 공격이 새 스포츠냐” 나토 제재 직격ICBM 등 과시 “비대칭적 대응” 으름장러 전역선 나발니 석방시위… 1500명 체포 “국내 장악력 약화 징후… 편집증적 행동”“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말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관통하는 한마디다. 21년째 러시아를 통치 중인 푸틴은 최근 부쩍 거세진 국내의 반정부 시위, 수위를 높여 가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레드라인’이란 거친 표현까지 써 가며 경고했다. 국내 인기는 떨어졌고 서방엔 ‘악당’ 취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공권력을 완전히 통제하며 국내 시위와 서방의 경고를 힘으로 제압 중인 푸틴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연설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총평했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모스크바 시내 ‘마네슈 전시홀’에서 한 국정연설에서 푸틴은 밀림 생태계를 그린 영국 소설 ‘정글북’에 빗대 서방을 비난했다.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을 정글북의 호랑이인 시어칸으로, 역시 제재 수위를 높여 가는 미국의 동맹들을 시어칸에게 아첨하는 승냥이인 타바키로 칭했다. 시어칸은 정글북의 주인공인 인간 아이 모글리를 싫어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악당이다. 푸틴은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을 멈추지 않으며, 일부 국가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러시아를 건드린다”면서 “누가 더 크게 떠드는지를 겨루는 새로운 종류의 스포츠처럼 됐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제재를 직격했다. 이어지는 연설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무력을 잔뜩 과시했다. 그는 전략폭격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잠수함을 포함하는 핵전력 현대화율이 올해 88%를 넘어서고 러시아의 차세대 ICBM인 사르맛,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군함이 순차적으로 배치될 것이라며 군사 관련 사항들을 열거한 뒤 러시아가 ‘비대칭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우리는 (교류의)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선의를 무관심이나 나약함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는 러시아의 대응이 비대칭적이고 신속하며 단호한 것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라거나 “누구도 러시아를 상대로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으려는 생각을 갖지 않기를 바라며, 어디가 (레드라인의) 경계인지는 구체적 상황마다 우리가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푸틴은 이처럼 연설에서 20년 넘게 한결같은 ‘스트롱맨’(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문제는 그가 언급한 ‘레드라인’이 너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 러시아 전역의 80여개 도시에선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진압 과정에서 체포된 인원만 1496명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저항 시위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푸틴이 연설하는 동안 모스크바에서만 경찰 추산 6000명, 시위대 추산 6만명이 경찰의 봉쇄를 피해 광장을 옮겨 가며 시위에 나섰다. 푸틴이 러시아를 통치하던 기간 전례 없이 큰 규모로 벌어지는 최근의 시위들이 푸틴의 국내 장악력 약화 징후를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방의 제재 압박은 푸틴의 통제 범위를 더욱 벗어난 영역이다. 이달 초부터 러시아는 7년 동안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에 10만명 이상의 병력과 전투기를 집결시키는 중인데, 이에 대해 NYT는 최근 기사에서 “푸틴의 최근 행동은 그를 비판하는 이들과 외부 세계를 향한 편집증 같다”고 혹평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을 무력으로 이뤄 낸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추가로 얻을 군사적 실익이 크지 않은 데 비해, 2014년 합병도 승인하지 않고 있는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할 추가 명분만 키우는 군사적 행동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뒤 근처인 돈바스 지역에선 친러시아 주민들이 분리·독립을 선언, 지금까지 국지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나 2014년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된 체코 지역 무기고 폭발사건은 푸틴이 사실상 조사 대상이 된 사건들이다. 체코는 7년간의 조사 끝에 무기고 폭발사건을 러시아의 국가테러로 규정, 지난 17일 18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체코의 추방 조치 다음날 러시아도 모스크바 주재 체코대사관 직원 20명을 국외 추방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러시아 개입 증거를 제시하는 체코에 대응하기 위해 푸틴이 쥔 카드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체코가 선을 넘었다”고 분노하는 것 외에 많지 않은 형국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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