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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도이ㆍ오자와 연쇄회담 내용

    북한의 김일성주석은 10일 상오 10시52분부터 11시15분까지 평양의 금수산의사당에서 일본 집권 자민당의 오자와 이치로(소니일랑)간사장을 비롯한 자민당 대표단과 회담을 갖고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 김주석은 이 회담이 끝난후 오자와 간사장 등을 위한 오찬을 베풀고 계속 환담을 나눔으로써 대일수교에의 열의를 나타냈다. 이보다 앞서 9일에는 일본사회당의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과도 만나 남북통일문제등을 둘러싼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북한ㆍ일 관계정상화에 장애 없다”/“이제 문 열렸으니 친선ㆍ우호관계로 발전” 김일성/“한 테이블서 정부차원의 정상화 노력을” 오자와 ▷김일성­오자와 회담◁ ▲김일성=나는 귀하가 우리의 초청을 받고 조선을 방문해 준데 대해 감사한다. 특히 가네마루(금환) 전부총리가 방문한 이후 자민당이 우리 로동당의 45주년 기념식에 초청을 받아들여 간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맞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열렬히 환영한다. 선생들의 북한방문으로 창당기념일이 빛나게되었으며,더욱 기쁜 것은 조선 로동당과 자민당이 관계를 수립한 사실이다. 축하할 만한 일이다. ▲오자와 간사장=초대를 받아 감사한다. 가네마루회장이 방문 했을 때 신세를 져 고맙다. 당을 대표해 평양을 방문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양당ㆍ양국간의 교류가 깊어져 친선ㆍ발전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김=간사장을 비롯,자민당을 대표하는 여러분이 방문해 줄 줄은 몰랐다. 열렬히 환영한다. 크게 감동하고 있다. ▲오자와=새로운 역사의 또다른 한 폐이지다. 가네마루회장을 비롯한 양국 대표단의 결단이 없었더라면 될 수 없었던 일이다. 이것을 계기로 양국간의 우호를 장래에 걸쳐 한층 더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김=가이후(해부)총리에게도 잘 전해 달라. 먼길 외유를 마치고 귀국한 인사를 드려달라. 가네마루 선생에게도 안부 전해달라. 가네마루 회장은 『바람구멍을 열겠다』고 말했으나 나는 문을 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깝고도 밀접한 관계가 되어가는 것은 기쁜 일이다. ▲오자와=국회에서는 일상 사회당과 상당한간격이 있지만 이번 일에 관해서는 일치 협력,무겁고도 무거운 문이지만 여는 것이 가능했다. 앞으로도 이 무거운 문을 다시 열어 보다 훌륭한 관계를 구축했으면 한다. ▲김=문은 열렸기 때문에 드디어 정상화의 관계에 들어간다. 3당합의에 대해서도 장애물은 없다. 이제부터는 결정해 들어가야 한다. ▲오자와=나도 동감이다. 가능한 한 정부사이에 같은 테이블에서 정상화를 위한 한층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김=매스게임은 어제 예정을 오늘로 변경했다. 술(와인 글라스)은 4잔밖에 마시지 않는다. 담배는 60살부터 피우기 시작했다. 75살 생일날 의사들이 말려 관두었다. 가네마루씨는 『내년은 조선ㆍ일본 관계개선을 위해 진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오자와씨에 달려있다. 가이후총재에게도 그렇게 전해달라. ▲오자와=꼭 그렇게 하겠다. ▲김=아시아대회에서 중국대표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분규가 일지 않겠는가』라고 걱정했는데, 대회에서 하나가 되어 성원하는 장면을 보고 놀랍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축구팀이 민족애라고 말할까.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있었다. 나는 TV로 보았다. ◎“분단 50년 되기전에 고려연방제로 통일” 김일성/“남ㆍ북한,자주적 평화통일 조기성취 염원”도이 ▷김일성­도이 회담◁ ▲김=통일에 대해서는 조선인민의 바람은 매우 깊다. 전 조선인민이 분열되어 50주년이 되기 전에 통일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군이 2000년에도 남에 주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분열 50주년까지는 통일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민심은 하늘을 이긴다』고 한다. 민심이 하나로 뭉치면 그것을 꺾을 수는 없다. 우리는 통일은 다른 하나가 또다른 하나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하나의 민족,2개의 제도,2개의 자치정부로 하자고 말하고 있다.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연방공화제라는 것이다. 2개의 제도를 남겨 두어도 큰 문제는 없다. 하나는 사회주의제도,하나는 자본주의제도인데 하나의 세력이 한쪽을 통합하려고 하면 또 싸움이 된다. 연방공화제로 통일하는 것이 인민의 소원이다. 남북총리회담을 위해 16일에 남쪽 총리가 평양에 온다. 이쪽 총리가 남쪽에 가서 노태우대통령과 만났을 때,대통령은 『김일성주석이 말하고 있는 자주ㆍ평화ㆍ대단결을 지지하는 뜻을 꼭 주석에게 전해달라』고 발언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3개 원칙을 대통령도 지지하고 승인까지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연방공화제에 찬성한다는 것이 되는 것이 아닌가. 이 문제는 하루 이틀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쪽 총리가 서울에 갔을 때 통일에 대해 3가지를 제안했다. 총리회담을 계속하려고 한다면 팀스피리트를 중지하든가,적어도 2년간은 연기해야 한다. 칼을 갖고 평화의 이야기는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노대통령은 7ㆍ7선언에서 북한도 동료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방문해서 붙잡힌 문목사ㆍ임학생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우리총리가 노대통령이 꼭 결단을 내려 두사람을 석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대통령은 자신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직접 남쪽 총리에게 어떤 결단을 노대통령이 내렸는지 들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유엔 단독가입은 중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도록 했다. 단독가맹은 2개의 조선이 되어 통일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제기한 3가지 점에 대해 그 어떤 것도 회답이 없다. 16일에 남쪽 총리가 오는데 3가지중 일부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도이=하루라도 빠리 자주적ㆍ평화적인 통일을 마음으로부터 염원한다. ▲김=3당 공동선언에는 조선은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써 넣었다. 조선은 반드시 하나가 된다. 3당이 바라고 있으며,또 하나의 당이 이 3당처럼 된다면 통일은 빨리 이루어진다. 또 하나의 당이란 남한의 민자당이다.
  • 당 결속엔 한마음… 현안엔 제각각/민자 당무회의 주변

    ◎「내각제 연내 논의 불가」 수정 요구 민정계/국민투표 등 강경대응을 거듭 촉구 민주계 10일 상오 당사에서 김영삼 대표최고위원 주재로 열린 민자당 당무회의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단식농성에 따른 정국운영방안과 보안사 민간인 사찰문제,국회 정상화방안 등 현안에 대해 당내 의견을 수렴했으나 내각제와 지자제선거 등 여야 쟁점현안에 대해 계파간 시각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김 대표 중심으로 당내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같이 했으나 민정계는 지자제 당론재조정 및 「내각제 연내논의 불가」의 입장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 반면 민주계는 당론 재조정보다는 평민당의 공세에 강경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정국문제와 여야관계 등에 대해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해 달라는 김 대표의 주문에 따라 이종찬 위원은 김 총재의 단식농성을 시의에 맞지않는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로 규정하고 『야와의 대화채널이 너무 많아 대화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나친 기대감마저 심어주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화채널의 일원화를 촉구. 이어 박용만 위원은 『최근의 북방 및 통일정책에 당이 크게 기여할 수 있었음에도 집안싸움으로 소일한데 대해 서글픈 생각이 든다』며 당 지도부의 불화를 겨냥한 뒤 보안사사태와 관련,『집권당의 대표와 중진을 사찰하면서 어떻게 국가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냐』며 사찰관련자를 군법회의에 회부할 것을 주장. 오유방 위원은 이달말부터 단독국회의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원내보고를 지목,『국회 휴회연장 결의가 단독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명분축적용 이어선 안된다』면서 야당이 등원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 오 위원의 당 지도부를 겨냥한 질책에 대해 박관용 위원은 『과거 내각제개헌을 열렬히 주장했던 김 총재가 지금 내각제개헌을 결사반대하는 이유는 우리 당 내부의 분열을 조장하고 증폭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김 총재를 비난하면서 『평민당은 3당통합이 통합 이전보다도 못하다는 인식을 부각시키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고 주장. 이에 대해 남재희 위원은 지자제와 내각제개헌에 대한당의 미온적인 태도를 성토하면서 4당체제 때 합의한대로 지자제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남 위원은 특히 내각제에 대비해 당 강령까지 바꾼 마당에 「언제 우리가 내각제 한다고 했느냐」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지자제선거 때 권력구조문제도 국민투표로 묻고 정국을 풀기위해 당직개편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 그러자 당내 민정계의 보수강경파 목소리를 대변해온 이치호 위원은 『김 대표가 청와대 회동내용을 설명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며 『특히 당의 주요정책이 측근이나 소수에 의해 결정될 것이 아니라 당의 공식기구에서 민주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김 대표의 당운영방식을 비판,이 위원은 또 『권력구조문제를 연말까지 논의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버리고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면서 『지자제도 변경사정이 있으면 국민의 이해부터 구해야 할 것이 아니냐』고 주장. ○…토론내용이 지자제와 내각제에 대한 기존입장을 수정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기울어지자 김 대표의 측근인 황병태 위원은 준비해온 원고를 보며 『김대중 총재의 단식농성은 정치적인 문제를 비정치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자제문제를 국민투표로 묻는 초 정치적인 방법으로 맞서자』고 제의하면서 『내각제문제는 총재나 당 대표가 연내논의 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에 이를 재확인 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자』며 내각제문제에 대한 더이상의 논의에 쐐기. 그러나 김용채 위원은 김 총재의 단식농성을 정권투쟁으로 규정한 뒤 『그렇다고 내각제개헌을 언제 논의했느냐는 식의 동문서답으로 현 정국을 풀 수 없다』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촉구.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최운지 위원은 『현재 당이 계파별 3인 최고위원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단합에 문제가 생기고 있으니 당헌에 규정된 대로 최고위원의 수를 5명으로 늘리자』고 제의하고 『소수파가 등원하지 않는다고 정치를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을 상대로 정치하는 방안을 강구하자』고 제의. 이같은 논의에 대해 김 대표는 현재의 정국 경색을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돌리면서 『노태우 대통령도 강조한 것처럼 단결하면 두려울것이 없다』며 당내 결속을 거듭 역설.
  • “단식 돌풍”… 여권,묘수찾기 고심/평민공세에 맞선 민자의 대응

    ◎양보 땐 정국주도권 상실 우려,관망/지자제등 계파간 이견정리 서둘러 3개월 가까이 이어진 여야대치정국이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단식투쟁 돌입으로 그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나 여권도 야당을 만족시킬 묘안을 당장 제시키 어려운 형편이어서 벼랑끝 정국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국정상화를 향한 야권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며 막후접촉을 활발히 벌여온 정부ㆍ여당은 김대중 총재가 단식이란 뜻밖의 강수로 나오자 외견상 속수무책인 것처럼 비치고 있다. 여권은 지난 8일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회동을 통해 「선등원 후협상」 원칙만 확인했을 뿐 김 대중 총재가 주장하는 내각제 포기 및 지자제 전면실시 등에 대해서는 구체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권이 일단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야권의 요구사항을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부사정도 있지만 살얼음을 디디는 것 같은 위기정국을 잘못 「요리」했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다는 상황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즉 김대중 총재가 단식이란 배수진을 쳤다해서 야당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앞으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완전히 평민당측에 넘겨주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그것은 차기 대권경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야권의 판단이다. 하지만 단식으로 인해 김 총재의 신체에 이상이 생길 경우의 불상사를 예상할 때 김 총재의 장기단식을 방치하기도 부담스럽다는 것이 여권의 고민이다. 따라서 여권이 양보할지 아니면 김대중 총재가 스스로 명분을 찾아 단식을 풀게 될지 여부는 이번 주말이 고비일 것이란 게 여권 주요 핵심부의 관측이며 그때까지 청와대와 민자당 주요 인사들이 평민당측과의 비밀스런 접촉을 통해 김대중 총재의 「진의」타진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기간 동안 야권 내부에서는 내각제ㆍ지자제 문제 등에 대한 최종 절충안을 마련,이번 주말이나 내주초쯤 평민당에 대한 양보 여부와 양보의 정도에 대한 입장을 확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주부터 남북총리회담이 시작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다른 분야로 쏠리게 돼고 평민당측도 김대중 총재의 건강을 염려,이번주내에 여당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단기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개연성이 짙어 보인다. 김대중 총재가 단식에 돌입한지 이틀째인 9일까지 민자당 지도부가 파악하고 있는 김대중 총재의 의중이 사실이라면 여권의 양보를 향한 행보가 매우 느릴 수도 있다. 민자당측은 현재 김 총재의 단식투쟁이 일견 등원조건의 관철 외에 야권 전열 재정비란 내부용의 의도가 깔려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3당통합의 분쇄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3당합당이 자신의 집권기회를 철저히 봉쇄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이를 깨뜨리지 않고서는 차기집권을 기약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 민자당 지도부의 관측이며 이는 김대중 총재가 벌써부터 대권레이스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민자당측은 갖고 있다. 민자당측은 김대중 총재가 특히 이번 단식을 통해 노리는 것은 민자당 계파분열이며 이는 차기집권과 관련,자신의 제1 정적으로 떠오른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위상하락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것이라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내각제 포기,지자제 전면실시 요구는 오로지 대권장악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파악되며 올 정기국회 정상화같은 것은 애당초 김대중 총재의 안중에 없었다는 것이 민자당 핵심부의 비판적 관측이다. 민자당은 이에 따라 김대중 총재가 단식에 돌입하자 김영삼 대표중심의 당 단합을 강조하는 등 내부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 민자당은 또 당 핵심부의 김대중 총재 단식의도에 대한 현재 판단이 「확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면 대야 양보없이 이달 하순이나 다음달부터 단독국회를 강행,예산안 등을 처리하되 지자제 등은 다음 회기로 넘기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자당측은 그러나 이번 단식정국이 김영삼ㆍ김대중 양입의 대권레이스로 이어지지 않고 정국정상화를 둘러싼 막바지 신경전으로 축소되길 희망하고 있고 또 이를 위해 막후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대중 총재의 단식이 장기화되어 정국파행이 심화된다면 그것은 여권 특히 김영삼 대표에 대한 타격도 되겠지만 기성정치인에 대한 일반의 매도로 양김 퇴진 등 김대중 총재에 대해서도 결코 유리하지만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식정국이 의외로 앞당겨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민자당은 이런 희망적 기대 아래 내각제ㆍ지자제에 대한 대야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계파간 입장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각제에 대해서는 지난 7월 김영삼 대표가 『국민과 야당이 반대하면 내각제 개헌을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으므로 이 정도 선에서 평민당측이 양해한다면 다시 이같은 내각제에 대한 입장을 다시 밝힐 수 있는 태도이나 이에 대해서도 민정ㆍ공화계는 다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자제에서는 쟁점이 되고 잇는 자치단체장직선 실시시기를 14대 대통령선거 이후로 한다는 것이 당론이지만 김동영 총무 등은 14대 총선이나 대통령선거 이전에라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의견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한ㆍ소 새 출발:3ㆍ끝)

    ◎「하나의 조선」 빗장 풀릴 날 멀지 않다/남방외교 펴려면 「교조」굴레 벗어야/냉각기간 거친 후 대화활성화 예상 한소 수교는 필연적으로 남북 관계개선 및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의 질서를 평화와 안정구도로 재편하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 같다. 그만큼 한소 수교는 「하나의 조선」 논리를 체제근간으로 하고 있는 북한에게는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소 수교는 한반도에 두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는 확실한 계기가 되고 있으며 바로 이 점은 북한의 심각한 「외교적 고립감」으로 연결된다. 더욱이 자신들의 영원한 이념적 맹방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믿었던 중국마저도 이미 영사기능이 부여된 무역사무소를 교환설치하는 데 합의하는 등 빠른 속도로 대한 관계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북한의 이같은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를 생존시키기 위해서는 냉엄한 국제현실을 직시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찾는 길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및 일본을 비롯한 대서방 진영과의 관계개선이 여기에 해당된다는 게 남북 문제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일본과의 관계개선 조짐은 11월중에 일ㆍ북한간 수교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하는 등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소 수교는 그러나 단기적으로 남북 관계개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예정된 일이었지만 그래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북한으로서는 한소 양국에 대한 맹렬한 비난을 체제유지 차원에서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측면은 최근의 북한 관영 언론매체의 보도동향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5일자 노동신문에서 「달러로 팔고 사는 외교관계」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소 수교를 배신이라는 말 이외에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며 강한 분노감을 표시하면서 『조선의 통일에 역행하는 분열주의 행동』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소련도 타스통신 등 언론매체를 통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타스통신은『북한이 지난달 초 사상 최초의 남북총리회담이 열린 이후에도 한반도내 또다른 국가의 존재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북한외교의 유치성을 통렬히 비판했으며 정치주간지 노보에 브레미야(신시대)는 『대북 우호관계와 김일성 정권 지원은 명확히 구별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소ㆍ북한 관계는 당분간 급속 냉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더라도 북한은 경제ㆍ군사적으로 대소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양국간 외교관계를 대사대리급으로 격하시키는 등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오는 16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는 것은 기대난이란 지적이 많다. 그러나 한소 수교가 장기적으로 남북 관계개선에 긍정적인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란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북한도 대세를 인정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앞에 체제개방과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호의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바탕에서 북한의 대미ㆍ일 접근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남한의 북방외교 결실을 상쇄하고 자신들이 처한 심각한 경제난을 해결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남북 관계는 이같은 동인에 힘입어 남북한 당국간의 직접대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는 등 호전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일이 대북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하나같이 남북 대화진전을 요구하고 있는 사실적 측면과 함께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북한측의 발상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 관계개선 수준에 발맞춰 북한도 유엔 가입문제에 상당한 가닥을 잡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의석 공동가입안에 대한 국제적인 냉대 속에 대외적으로는 유연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아직까지 대남전략에 있어서는 불변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북한이지만 남한의 유엔 가입 분위기가 계속 고양된다면 어쩔 수 없이 유엔 동시가입방안의 합리성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북한은 이같은 현실론을 수용하면서그동안 철옹성의 논리로 지켜왔던 「하나의 조선」정책을 전면 폐기하는 운명을 맞을 것 같다. 이와 관련,지난 85년 취임 이후 한번도 북한에 가지 않았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내년 3,4월쯤 방한하게 될 경우 이는 남북 관계개선의 행보를 보다 빠르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남한의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이 있고 김일성의 80회 생일과 제8차 노동당전당대회의 개최가 예상되는 오는 92년이 남북 관계개선의 획기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결국 한소 수교는 남북 관계의 실질적인 진전과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구도 정착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며 나아가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인 미ㆍ일ㆍ중ㆍ소에 의한 남북한 교차승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소는 실익 앞세워「동맹국」도 배신”/북한로동신문,한ㆍ소수교 비난

    ◎“「두개 조선」 고착화… 통일역행 처사/미와 손잡고 사회주의 와해 시도” 북한은 5일자 로동신문 논평을 통해 한소국교수립은 소련의 배신행위이며 한반도 통일에 역행하는 분열주의 책동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다음은 로동신문논평 내용이다. 역사의 전진 협정에는 나라와 민족들의 흥망성쇠와 이합집산 과정이 항상 동반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영광과 영예로 빛나는 때도 있고 또한 추문과 오점으로 얼룩진 사건들도 적지 않다. 이번에 소련이 자기입장을 1백80도 전환하여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기로 한것은 이 후자의 부류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외신들이 전하는데 의하면 지난 9월30일 미국 뉴욕에서는 소련과 남조선사이에 외교관계를 설정하기로 결정하였다는 공동코뮈니케가 발표되었는데 이것은 그동안 끊임없이 유포되어온 여론이 현실적으로 나타났을 따름이고 별로 신기할 것은 없다. 냉정하게 관찰하면 도리어 물이 재골수로 흐르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소련의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는 이 외교관계 설정은 소련이 개편바람의 자국과 혼란에 빠져 쇠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때에 산생된 현상이란 것이다. 지난 9월초 평양에서 있은 조소외교부장 회담때 소련측은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키로 결정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지금의 소련은 그 전날의 소련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국가 새로운 사회로 되었다는 것을 애써 강조하였다. 그후 소련측은 여러 경로를 통하여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소련의 이익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며 자주국가인 소련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므로 그 누구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이말들을 종합하여 보면 지금의 소련은 사회주의적 국제주의를 견지하던 그 전날의 소련이 아니고 그 어떤 다른 성격의 국가로 변질된 것 만큼 그에 상응하게 새로운 벗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며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나라 다른민족 심지어는 동맹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도 주저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에 와서 소련이 이 엄연한 공약들을 다 휴지통에 집어던지고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기로 하였으니 이것이 배신이란 말 이외에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소련으로 말하면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함께 조선을 38선으로 분열시킨데 책임이 있는 나라이며 동시에 조선을 맨 선참으로 조선민족의 유일한 합법적 국가로 인정한 나라이다. 소련이 이제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현실인정의 구실을 붙이건 말건 결국은 조선에 두개 조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자기들의 공약을 완전히 뒤집어 엎고 조선의 통일에 역행하는 분열주의 행동을 하는 것으로 된다. 하기야 오늘 소련에서는 10월혁명 후 소련인민이 걸어온 간고분투의 영광스러운 역사자체를 하나의 암흑시대로 규정하면서 투정하고 있는 판국이니 그들에게 있어서 그 전날에 우리와 한 언약들을 집어던지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한 것을 다른 측면에서 고찰해 본다면 주관적 의도야 어떻든간에 결과적으로는 두개조선으로 분열을 고착시키고 우리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며 소위 개방에로 유도하여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주의제도를뒤집어 엎으려는 미국의 기본 전략에 공공연히 가담하는 것으로 밖에 달리 될 수 없다. 이것은 조선을 둘러싼 미국 소련 남조선의 3각 결탁관계의 형성을 의미하게 되며 평화적 이행 조약에 따라 아시아에서 사회주의를 와해하기 위한 포위망 형성의 일환으로 되게 될 것이다. 오늘 분열된 나라들이 통일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추세이다. 조선에서도 통일에 대한 북남 전체인민들의 열망은 어느때 보다도 높아가고 있다. 바로 이러한 때에 소련이 시대적 추세에 역행하여 남조선을 국가로 인정하고 조선의 두개 국가가 존재한다면서 통일을 방해하고 분열을 고취하는데로 방향전환한 것은 오직 미국과의 보조 일치를 위해서라고 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 소련측이 평양에 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도 한가지 불가피한 사정에 대하여 설명한데 의하면 지금 소련 경제가 다 파괴되는 위기에 직면하였기 때문에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처지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 설명을 듣고 보면 물에 빠진자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더니 세상에는 실지로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허무감마저 없지 않다. 보도에 의하면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기로 하였다는 소식과 때를 같이 하여 남조선이 소련에 경제협력자금으로 23억달러를 주기로 했다는 것이 발표되었다. 소련은 사회주의 대국으로서의 존엄과 체면,동맹국의 이익과 신의를 23억달러에 팔아먹은 것이다. 사회주의 경제체계를 시장경제체계로 넘긴다고 하면서 자본주의 경제운영 방법에 기초지식을 습득하는데 애쓰고 있는 소련의 학자들로서는 외교관계설정이라는 무형의 상품을 비싼 값으로 팔아먹은 것이 아주 수지가 맞는 자본주의적 상거래 행위라는 것을 배우게 되어 흡족해 할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의 남조선의 형편에서는 그 막대한 돈을 낼 원천도 없거니와 아마도 그것은 사회주의를 와해시키기 위한 미제의 특별기금에서 나올 것이 뻔하다. 우리는 아무리 우여곡절이 심하다고 하더라도 부닥치는 암초를 외도리면서 자기가 갈길을 끝까지 갈 것이다. 역사는 배신과 변절,부정과 전횡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그럴 것이다.
  • 정부,유엔 단독가입 신청방침/어제 남북한 실무접촉

    ◎북,「단일의석」 주장 되풀이/16일 총리회담서 최종 설득 남북한 쌍방은 5일 상오 10시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 회의실에서 유엔 가입문제 협의를 위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실무대표 접촉을 가졌으나 쌍방이 기존 입장만을 주장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오는 16일 제2차 평양고위급회담 이전에 한차례 더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관련기사 2면〉 우리측 임동원 외교안보연구원장과 북한측 최우진 외교부 순회대사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2시간30여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접촉에서 우리측은 남북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하는 것만이 평화통일을 촉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일한 해결방안임을 강조하고 공동가입을 거듭 촉구했다고 남북대화사무국이 이날 밝혔다. 그러나 북한측 대표 최우진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은 분단을 고착화·합법화시키는 분열주의』라고 비난하고 『박길연 유엔주재 대표부 대사가 유엔에 제출한 서한은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유엔 가입에 대한 북한의 기본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다』며 「두개의 조선반대」 및「단일의석 공동가입」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우진은 또 『한소 수교는 한반도에 두개의 국가를 만들려는 분열주의 책동』이라며 대일 수교협상 제의와 관련,『자주·평화·친선의 대외 기본정책에 일본이 굽히고 들어오고 지난 시절에 대해 잘못한 점을 시인하고 사과하기에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정부의 한 당국자가 전했다. 정부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서한내용과는 달리 우리측에 단일의석 공동가입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유엔 단독가입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판단,오는 16일 평양 제2차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이 바뀌지 않을 경우 곧바로 11월쯤 우리의 유엔 단독가입 신청서를 제출키로 했다. 이 당국자는 『2차 평양회담에서도 북한측의 태도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우리만의 단독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현재 유엔의 분위기로 볼 때 중국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쌍방은 오는 16일 평양 제2차 총리회담에 앞서 한차례 더 가질 실무대표접촉의 구체적 일시는 추후 책임연락관 접촉을 통해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 “제2의 비스마르크”헬무트 콜 총리

    ◎결단력 갖춘 “통일의 설계사”/12월 전독총선서 압승 확실 통일독일의 초대 총리자리를 차지한 헬무트 콜(60)에게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하던 콜은 20세기 후반 최대의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통독을 솜씨있게 요리해 냄에 따라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에 비견되고 있다. 비스마르크가 1871년 분열된 독일을 힘으로 통일시킨데 반해 콜은 분단된 독일을 빈틈없는 외교능력으로 통일시킨 것이다. 독일이 통일된 요인으로 소련에서 고르바초프가 등장한 이후 무르익은 동서 데탕트와 지난해 가을 동구를 쉽쓴 민주화혁명 등 외부적인 요소를 물론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호기를 놓치지 않고 통독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콜 총리를 중심으로 한 서독 지도자들의 능력 때문이었다. 콜은 동독이 지난해 11월9일 베를린장벽을 민주화의 열풍으로 붕괴시킨 뒤 곧 통독 10개항을 발표,통독을 국제무대에 핫이슈로 부각시키면서 기정사실화 했다. 또 콜은 독일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던 미ㆍ소ㆍ영ㆍ불 등2차대전 전승국 지도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외교노력을 겐셔 외무와 함께 강화했다. 그는 지난 7월16일 소련을 방문,고르바초프로부터 『통일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허용』이라는 양보를 얻어냄으로써 통독에 대한 최대의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었다. 콜은 지난 82년 총리가 된 것도 행운이었다. 당시 집권사민당과 연정을 이룬 자민당의 일부 의원들이 슈미트 전총리의 정책에 대한 반발로 콜 진영으로 합세,불신임안을 제출함으로써 13년간의 중도 좌파연정을 붕괴시켰기 때문. 그러나 지난 47년 기민당에 입당한뒤 69년 라인란트 팔츠주의 최연소 지사,73년 기민당 최연소 총재 등 화려한 기록을 세우기도 한 역사학박사인 콜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그는 지난 76년 총선에서 총리에 도전했으나 실패했으며 80년에는 동맹관계에 있는 기사당의 슈트라우스에게 총리후보를 빼앗겼으며 76년ㆍ83년 총선시에는 출신지역구에서 탈락,비례대표로 구원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었다. 신장 1백92㎝ 체중 1백30㎏의 거대한 체구를 지닌 그는 경제ㆍ국방전문가인 슈미트 전총리에 비해 특별한 전문분야도 없으며 정치력도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그의 인기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0%선을 밑돌아 집권기민당 내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았었으나 통독을 이룸으로써 그의 위치는 확고해져 57년만에 치러지는 오는 12월2일의 전독총선에서도 라이벌인 라퐁텐 사민당 총리후보(46)를 물리치고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민ㆍ군 손잡고 “통일기원 대행진”

    ◎건군 42돌… 탈춤ㆍ농악등 「한마음축제」/20만 연도시민 색종이 뿌리며 환호/한강선 거북선취항식ㆍ항공시범도 「국민과 함께 국군과 함께」 「하나되어 통일로」라는 주제로 열린 건군 제42주년 국군의 날 행사가 1일상오 여의도 광장에서 거행됐다. 특전사 장병들의 고공 낙하와 태권도 시범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육ㆍ해ㆍ공군 장병들의 분열과 88탱크 등 한국형 각종 신예장비 등이 위용을 자랑했고 F16기 등의 편대 비행 등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여의도 기념행사가 끝난뒤 도보부대와 기계화부대장병들은 이날 하오3시 남대문과 시청앞 광화문에 이르는 시가행진을 벌였다. 시가행진을 하는동안 20여만명의 시민들이 연도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장병들을 격려했고 프레스 센터 등 고층빌딩에서는 오색종이를 날려 축하해 주었다. ▷기념식◁ 오색찬란한 육ㆍ해ㆍ공군 각급 부대기와 경축 애드벌룬이 펄럭이는 가운데 시작된 기념식은 노태우대통령이 이상훈국방부장관과 정인균제병지휘관의 안내로 육ㆍ해ㆍ공군ㆍ예비군ㆍ학군단ㆍ기계화부대를 차례로 사열하면서 시작됐다. 사열을 마친 노태우대통령은 정호근합참의장에게 이날 창설된 새로운 합참본부기를 수여했다. 1천여명의 특전사장병들이 태권도시범과 격파묘기를 보이자 기념식에 참석했던 10만여 시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다. 이어 육군항공대의 헬리콥터 선도비행,도보부대 및 기계화부대 분열,공군 E5E팬텀,F16의 편대비행에 이어 민ㆍ군 합창단의 「아! 대한민국」합창으로 기념식에 모두 끝났다. 기념식과 분열이 끝이 난 다음 벌어진 식후행사에는 올림픽부대장병 1천여명이 벌인 올림픽개막식때 규모의 고놀이를 시작으로 남사당놀이와 평택농악,북청사자놀이,양주별산대놀이,봉산ㆍ강령탈춤 등을 추어 축제분위기를 자아냈다. ▷시가행진◁ 도보부대는 하오3시 50여대의 헌병사이드카부대를 앞세우고 남대문을 출발,시청앞을 거쳐 세종로 네거리까지 1.2㎞를,기계화부대는 남대문∼시청앞∼세종로∼종로∼동대문까지 4㎞를 행진했다. 기계화부대뒤에는 9t트럭 6대를 민ㆍ군화합,민족자존,자유체제수호 등 각종 상징조형물로 꾸며 각계 각층의 보통사람 54명과 장병 38명 등 92명을 태운 호국대행렬이 뒤따랐다. 시청앞에 마련된 사열대에는 정호근합참의장과 이진삼육군,김종호해군,한주석공군참모총장 등 군지휘부와 소년소녀가장ㆍ우체부ㆍ청소부ㆍ어머니회원ㆍ노인회원 등 보통사람 5백여명이 자리잡고 박수를 보내며 늠름한 국군장병들의 행진을 지켜봤다. ▷한강축제◁ 이날 한강변선착장과 고수부지 등 4곳에서는 공군과 해군주관으로 4개 행사가 있었다. 낮12시부터는 동부이촌동 고수부지에서 해군이 제작한 거북선취항식이 거행됐으며 하오3시부터 5시30분까지는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공군주관으로 동력행글라이딩시범ㆍ무선모형항공기시범ㆍ조종사생환구조시범 등 한강 공중축제가 있었다. 잠원동 선착장에서는 해군의 특전대시범과 LVT시범이 있었고 잠원수영장에서도 상오9시부터 모형함선만들기와 모형함선 속도경주 등이 벌어졌다.
  • 유럽중심부에 거듭난 「게르만」

    ◎1990년 10월3일 통일… 새독일의 위상/인구 8천만ㆍGNP 1조3천억불의 부국/향후 10년간 국부 두배로… 「제2기적」 기대 1990년 10월3일 0시. 동서로 갈리어 반세기를 살아온 게르만민족이 45년만에 다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통독은 전후 미소를 축으로 한 냉전체제의 종언이자 새로운 탈냉전시대를 출범시키는 출발이기도 하다. 이제 독일 민족은 지나간 분단의 세월속에 쌓인 한과 고통을 라인강물에 띄워보내고 흑적황 3색의 독일깃발을 다시 유럽 복판에 세우는 환희의 순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통독은 유럽,나아가 세계질서의 재편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동구와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들의 일당체제붕괴에 이어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와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으며 NATO의 기능도 군사조직에서 정치조직으로 변모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의 유럽」을향한 국제질서 재편작업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렇다고 통일독일의 장래가 모두 장미빛으로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아직도 넘어야할 고비가 많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진지 1년도 못돼,그것도 수십만명의 미국과 소련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통독을 실현시킨 패전 독일민족의 능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회는 실로 착잡하다. 이같은 역사적 순간을 맞아 서울신문은 김진천 파리특파원과 이기백 정치부기자를 역사의 현장에 특파,통독과정을 살펴보고 유럽의 새질서 태동을 점검해 보기로 한다. ▷인구ㆍ영토◁ 통일독일의 인구는 서독의 6천1백만명과 동독의 1천6백60만명을 합해 총 7천7백60만명. 1억명 이상의 10개국과 8천3백만명의 멕시코에 이어 세계 12번째 인구대국. 영토는 서독의 24만8천7백6㎢와 동독의 10만8천3백33㎢를 더한 총 35만7천39㎢로 한반도(22만1천㎢)의 약 1.6배 크기. 2차대전 패전으로 폴란드영토가 된 오데르∼나이세강 동쪽의 실레지아 등 10만3천㎢의 옛독일땅에 대해서는 통일후에도 영토권을 주장하지 않기로 약속된 상태. 수도는 베를린으로 결정됐으나 현재 본에 위치한 행정부가 옮겨갈지 여부는 추후 논의대상이다. 국기ㆍ국가ㆍ국명 등은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되는 만큼 서독것을 그대고 쓰되 동독인들의 자존심을 고려한 추후변경여부는 미지수. ▷역사◁ 지난 4세기 발트해연안 및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살았던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독일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독일민족은 중세에 들어서도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분열상태를 지속,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으며 철혈재상인 비스마르크가 등장,1871년 독일제국이 탄생됐다. 제1차대전의 패배로 제정은 무너졌으며 바이마르공화국시대(1919∼1933)로 들아갔으나 소당분립,정쟁격화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던중 1933년 히틀러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히틀러는 게르만 제1주의를 내걸며 사상최대의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나 1945년 패전으로 독일은 동서독으로 분단의 길을 걷게 됐다. 서독은 동독과 수교한 국가들과는 외교관계를 맺지않는다는 냉전시대의 할슈타인원칙을 표방했었으나 브란트전총리는 지난 1969년 집권한 뒤 동방정책을 표방,상호교류를 확대시켜 오늘의 통일을 이룬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동서독은 72년 기본조약체결,73년 유엔동시가입,74년 상주대표부 설치를 거쳐 80년대에는 양국정상의 상호방문이 실현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동서 데탕트와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동구권의 민주화열기로 지난 61년 구축됐던 베를린장벽이 철폐됐고 지난 7월 통화통합으로 사실상 통독이 가시화됐다. ▷국내정치◁ 통일과 동시에 동독정부 및 의회는 소멸되며 오는 12월2일 전독총선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현서독정부가 계속 집권한다. 다만 총선전까지 동독지역의 대표성을 인정하기위해 메지에르 총리등 독독 지도자들이 서독 행정부에 무임소장관으로 기용되며 4백명의 동독인민의회의원중 인구비례에 따른 1백44명이 서독연방의회(하원)에 자동진출한다. 전독총선에서는 상원 56석(서독지역 41,동독지역 15)과 하원6백85석(서독지역 5백41,동독지역 1백44)의 임자를 가려 하원의 다수당이 통일독일의 명실상부한 초대 집권당이 된다. 동서독의 집귄기민당을 비롯,사민ㆍ자민당 등은 이미 전독총선에 대비해 정당통합절차를 마쳤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볼때 기민당을 주축으로 한 중도우파연정이사민당의 인기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통독후 총선까지 2개월 사이에 극심한 경제혼란 등 이변이 없는 한 콜 서독총리의 초대 독일재상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통독을 가능케 한 주요인이 서독의 경제력 때문이라는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막강한 서독의 경제력은 동독과의 통합으로 더욱 힘을 발휘하여 마르크화의 위력이 유럽을 강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독은 지난 89년 총GNP(국민총생산)에서 1조2천억달러를 기록,미국 소련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대국으로 통일을 계기로 경제전망이 더욱 밝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독은 EC(유럽공동체) 총생산량 가운데 25%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나 서독경제력의 10%수준인 동독을 흡수,30%선을 상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독은 단순합계로 현상태에서 유럽내 라이벌인 프랑스 영국보다 경제력에서 50∼80%를 능가하게 됐다. 서독은 EC의 대 동구 및 소련교역량 가운데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동구권내에서우수한 공업국인 동독을 흡수함으로써 이지역을 기반으로 하게될 경우 대 동구 교역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동구는 독일의 영향을 받아 위성국으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을 정도이다. 반면 서독은 통독으로 낙후된 동독을 희생시켜야 하는 책임을 맡게되어 통일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서독정부는 지난 5월 1천1백50억마르크(약 7백억달러)의 통일기금을 조성키로 했으나 동독을 서독의 수준으로 상향평준화시키기 위해서는 모두 1조∼2조마르크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독정부가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동독의 철도 도로 전신 등 기간산업에 투자하고 동독의 실업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려면 이와 같은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독의 8천여 국영기업 가운데 이미 20%가 서독과의 경쟁에서 도태됐으며 30%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서독은 동독의 1백5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청산해야 하며 올 하반기에만 3백30억마르크의 예산적자가 예상되는 등 열악한 동독재정을 떠맡아야 할 입장이며 동독주둔 소련군의 철수비용 및 통일에 대한 보답으로 1백80억마르크를 지불키로 되어있다. 그러나 현 동독경제의 상태 및 막대한 투자재원부담이 통독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서독은 지난 88년 7백억달러의 국제수지흑자를 기록하는등 외환보유고 세계 2위의 부국이기 때문에 이러한 재원은 별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고 있으며 대 동독투자로 1백여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독이 90년대를 통해 연평균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현재의 GNP보다 배로 확대돼 제2의 라인강의 기적이 동독에서 만개하게 될 것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사력◁ 서독의 48만8천7백명과 동독의 17만2천명을 합해 통일독일의 총병력은 66만명인 것으로 돼 있지만 민주화이후 동독군의 탈영이 속출해 실제병력수는 이보다 다소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통일독일은 군대를 37만명이하로 유지하고 화생방무기를 생산하거나 보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통일후 절반 가까운 병력감축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사실상 물건너간 야권통합/통추회의,3자회담 촉구의 안팎

    ◎2차례 중재안 싸고 평민ㆍ민주 또 엇갈린 주장/“섣불리 편들면 파장”… 통추회의,묘책없어 고심 야권통합이 사실상 가시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의원직사퇴서 제출 이후 불붙었던 통합 열기가 냉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27일 야권통합의 재야당사자인 통추회의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3자회담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미 꺼져버린 통합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3차에 걸친 15인 통합추진기구에서의 공식협상과 막후접촉을 통해 통합신당의 지도체제 및 지분문제에 대한 쟁점을 압축하긴 했지만 그 압축된 내용에 대해서 양당이 양보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날 통추회의측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평민ㆍ민주 양당이 모두 통추회의중재안을 수용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평민당은 8월24일자 중재안이,민주당은 9월4일자 통추회의 내부방침이 진정한 통추회의안이라고 아전인수격으로 주장해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통추회의측은 지난달 24일 지도체제는 ▲통합등록시점에서 창당전당대회 때까지로 하고 ▲그이후의 3인합의로전당대회에서 결정하며 지분문제는 「3자 대등일체」의 원칙에 따라 조직강화특위 및 당직에 3자가 균등참여해 해결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중재안에 대해 평민당측이 수용의사를 보인반면 민주당측이 「흡수통합」될 가능성을 우려,거부의사를 나타내자 통추회의측은 지난 4일 지도체제문제를 구체화해 ▲창당전당대회 이후 지도체제도 1인의 상임대표를 둔 3자 공동대표로 하고 ▲이 지도체제의 존속시기는 차기 총선직후 전당대회까지로 못박는 것을 골자로 한 「내부방침」을 만들어 평민ㆍ민주 양당에 통보했던 것. 이같은 통추회의측 협상용 내부방침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측은 창당전당대회 이후 지도체제문제가 창당등록 이전에 3자간 사전합의가 이뤄진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평민당측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견상 통합에 대한 쟁점은 상당히 압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양당이 지리한 통합협상을 벌이는 동안 극명한 견해차를 노정했던 「선통합선언」과 「선이견조정」의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국민적 여론에 떼밀려 통합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통합에 임하는 양당의 기본적 속셈부터 달랐던데서 비롯되고 있다. 차기 대권레이스를 앞두고 평민당이 갖고 있는 지역적 편중을 극복하고 중산층의 지지를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통합에 체중을 실은 평민당으로선 어차피 김대중총재 중심통합을 노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측은 8인8색으로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야권내 세대교체를 이루기 위한 장기적 포석과 민주당 입지강화를 위한 방편으로 「통합협상」을 활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평민당과는 그 출발점부터 달리했다. 평민당이 현재 소극적인 3자회담에 응한다고 하더라도 이같은 양당의 근본적 자세변화가 없는한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해 극적인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다시 말해 동등지분하의 3인 공동대표제를 차기총선 직후까지 유지하는 것은 차기 대권 레이스 참여과정에 혼선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김대중총재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인 것이다. 또 내각제등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을지도 모르는 대여 전면전을 앞두고 여권 핵심부와 직접 「담판」 또는 진두지휘를 바라는 김총재로서는 민주당과 통추회의측이 주장하고 있는 제3자(상임) 대표제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평민당측이 만에 하나라도 통추회의측의 내부방침을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박찬종ㆍ김현규ㆍ홍사덕 부총재와 김광일ㆍ허탁의원 등 민주당의 상당수가 「잔류선언」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이기택총재를 비롯한 민주당 적극통합파만이 통합신당에 합류해 「부분통합」으로 낙착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부분통합」으로는 통합신당에서 이총재의 입지를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통합협상의 야권 3당사자중 가장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쪽은 통추회의측이다. 두 야당은 통합결렬 이후에도 제갈길을 가면 그만이지만 재야의 「도덕성」을 내세우는 김관석ㆍ오충일ㆍ최성묵목사 등 개신교측과 제도권 진입을 노리는 이부영ㆍ여익구ㆍ정연구씨 등 「민주연합파」등 통추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재야세력 모두가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재야식 표현대로 이념에 따른 「창조적 분화」가 아니라 이해관계에 따른 「세포분열」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통합의 대의를 이뤄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우재ㆍ장기표씨 등 진보정당추진그룹(가칭 민중당)과 결별한 민주연합파측이 가장 다급한 입장이다. 통추회의측이 8월24일자 안과 9월4일자안에 대해 명확한 선택적 입장표명을 피하고 있는 점이나 이날 통합압력용으로 갖기로 했던 서명자대회를 10월 중순으로 또다시 연기한 것은 섣불리 어느 한쪽을 편들 경우 통합의 불씨 자체가 꺼져버릴 위험성을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 「주체사상의 꿈」 깨지 못했다(평양의 변화 이렇게 본다:2)

    ◎“폐쇄의 화석” 비난 모면하려 표피적 개방 추구 지난 5월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선거와 그에 따른 권력구조의 개편을 끝내고 일련의 정세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만물지중 오직 홀로 고정불변을 유지하는 존재는 없다고 한 유물론은 누구보다도 혁명적 변화의 인위적 추구에 일생을 바쳐온 김일성이 더 확신하는 진리일 것이다. 스스로의 「주체사상」이란 이념적 환상을 버리지 않은 채 개방압력에 대역함이 없이 가능한 변화를 보이려는 것이다. 남이 보기에 김일성은 맹목적 옹고집이 아니라 봄이 오면 봄옷을 챙길 줄도 아는 위인이며 어쩌면 그 솜씨가 비범하다는 평가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과욕의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지난번 서울에서의 남북한 총리회담만 하더라도 북한은 총한방 쏘지 않고 상대방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내기를 원했다. 마치 적진에 뛰어들어 한바탕 혁명투쟁이라도 벌이자는 태세로 무례하게도 거친 주장을 마구 펴놓고 상대방의 신문방송으로 하여금 이것을 전파케 하는 이익이라도 얻으려는 듯이 작태하고 있었다. 물론 반세기의 오랜 분단사에서 총리회담은 처음있는 일이니 만큼 누군들 그 의의를 평가하는데 인색했겠는가. 그러나 따지고 보면 북한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단적으로 옥중의 「동지」들을 만나야 한다고 마지막까지 버티지 않았는가. 이것은 스스로의 본질과 원리를 조금도 버리지 않은 데서 나오는 행동이다. 소위 주체사상의 제1의 특징으로 꼽는 일관성의 원칙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지금 가능한 변화의 자세를 취하면서 그것으로 본질의 불변성을 지키려고 한다. 필요하다면 왕당파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전통적 수법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그 악수를 악마와의 향연이라고 속으로는 다짐하면서도 적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 공산당이다. 내달 16일부터 19일까지 평양에서 두번째 총리회담이 열리기로 일정까지 잡혀있다. 이 대좌가 악마와의 정치적 향연이 아니라 민족적 융합을 위한 만남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은 주체사상의 낡은 환상부터 그들의 생활에서 떼내버려야 한다. 북한은 평양총리회담을 통해 자기네는 결코 폐쇄의 화석이 아니라는 평가를 얻기 위해 또는 서울보다는 평양이 더 평화의 세력이라는 점수를 따기 위해 어떤 대담한 민족적 용의라도 가지고 있는 듯이 행동할는지 모른다. 예컨대 미소는 다같이 한반도 분열의 책임이 있으니 이를 함께 배격하고 남북 융합으로 통일하자는 배미배소의 선언과 민족통일전선을 촉구할는지 모른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곧 범민족의 통일전선을 유도함으로써 「역시 김일성이다」는 민족적 성가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주체사상의 일관성을 가지고 변화창출이 묘를 얻자는 것인지 모른다. 북한은 이미 김영남비망록을 통해 대소도전을 시작했다. 비망록 내용에는 『한소 수교는 전체 조선인민들,특히는 남조선 인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 것으로 된다.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그것은 통일에 대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것으로 된다』고 했다. 이것은 「조선혁명의 주인은 조선인민이다」를 의식하고 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 주장의 논리는 남한인민들의 통일열망을 위해 북한은 배소투쟁을 불사하겠으니 모든 민족적 세력은 배미투쟁으로 협동하여 새로운 범민족 통일전선을 결성하자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북한은 과연 변했는가. 굳이 변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주체사상의 일관성」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변화를 모색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은 60년대 초 모택동의 반 흐루시초프체제 투쟁에 가담하여 『소련은 일부 직장을 복구건설해준 대가로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설비와 강판을 비롯한 자재를 우리에게 주고 그 대신 우리에게서 수천t의 금덩어리와 다량의 고귀한 금속과 원료를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헐값으로 가져갔다』고 신랄히 대들었다(64년 9월7 「로동신문」). 시기적으로 보아 이 도전은 61년 9월 김일성 일인독재체제를 등장시키고 김일성에 의한 민족통일을 노골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과 때를 같이하는 모험적인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러나 김일성 일인체제 확립을 위해 소련파를 제거하고 반소노선을 택했던 60년대초의 사정과 오늘날 일련의 외압에 의한 김일성 체제의 붕괴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배소노선도 불사한다는 사정은 어쩐지 유사성이 있을 것도 같다. 만일 북한이 「범민족」의 배소노선으로 「역시 김일성이다」는 식의 들뜬 민족적 감정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그 기세를 밀고 나아가겠다는 것이 범민족적 통일전선에 의한 통일투쟁이다. 북한의 최대 약점은 이름은 비록 인민공화국이지만 실제로는 전제적 군주국가라는 데 있다. 북한을 개방하라는 객관적 요청의 압력은 김일성을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김일성 스스로도 폐쇄의 한계를 느끼고 인민에게 가능한 양보를 보이면서 통치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북한의 사회문화 전반을 세심히 주목하는 사람들은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조국을 배반하지 말라」는 투의 경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체제수호의 정치사상교양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광경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전개될 일련의 객관적 정세가 자기네에게 불리할 것을 내다보고 취하는 대책이다. 71년 11월 자유중국이 유엔회원국에서 추방되고 그 자리를 중공이 차지하게 될 것을 내다본 장개석총통은 「처변불경,장경자강」을 국민앞에 호소했다. 어떤 경우에도 놀라지 말고 남의 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든든해지라는 것이다. 김일성은 이점을 모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남북 스포츠교류와 대화를 거듭하면서 민족융합의 길이 트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 아니라 북한이 대일ㆍ대미 접근으로 고립을 풀고 정상적인 국제생활에 나서는 것을 환영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폐쇄와 고립으로 몰아넣는 「주체사상」의 이념적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 고르비/개혁절충안 마련 호소

    ◎최고회의는 합의 실패… 표결 연기/아발킨 부총리,“급진안 채택땐 정부사퇴” 경고 【모스크바 AFP 로이터 연합 특약】 소련 최고회의는 21일 경제개혁안에 대한 합의도출에 실패,24일로 표결을 연기했다. 지난 1주일간 급진 경제개혁안 채택을 싸고 계속된 격론에도 불구,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탓인지 이날 회의는 많은 대의원들이 불참, 성원미달로 표결이 자동 연기됐다. 니콜라이 리슈코프 총리는 이날 최고회의에서 급진경제개혁안과 자신이 제출한 보다 신중한 경제개혁안을 통합한 절충안을 채택해 주도록 촉구했으며 레오니드 아발킨 부총리는 의회가 급진개혁안을 채택할 경우 현 정부는 사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이날 대의원들에게 급진ㆍ온건 두개의 경제개혁안을 절충,타협안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급진 경제개혁안이 채택될 경우 내각이 총사퇴할 것이라는 위협이 다시 제기되자 최고회의에 대해 『(소련의) 현 권력 및 관리 체제를 전도하려는 생각을 단호히 거부할 것』을 촉구하고 『우리가 이 나라의 모든 것을 분열시키는 짓을 시작한다면 이는 모든 위선자들과 이 나라를 착취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야심있는 자들에게 선물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소 수교는 한반도통일 역행”/대소 항의 「김영남비망록」 내용

    ◎“북한­소 동맹조약 유명무실화” 경고/“소련제 무기 수입 중단” 거센 반발도 북한은 지난 2일 김영남­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회담때 한­소 수교가 「두개 한국」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통일역행 행위이며 지난 61년 7월 체결된 북­소 동맹조약을 유명무실한 것으로 되게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 19일 자가 보도했다. 내외통신에 따르면 이 신문은 김영남­셰바르드나제간 회담에서 한­소 수교문제와 관련해 논의된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자리에서 김영남은 한­소 수교가 ▲한반도 분단현실을 인정하며 ▲소련이 북한과 첫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이고 한반도 분열에 책임있는 나라로서 한반도에 「두개 한국」이 존재함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한국의 북방정책을 실현시켜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소련과 한­미간의 「3각 결탁관계」를 형성하며 ▲북­소 동맹조약을 유명무실화 할 뿐 아니라 ▲한국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다는 점을 들어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했다. 김영남은 특히 한­소 수교시 소­북한간 동맹조약에 의거해 소련의 지원을 받아온 무기를 『자체로 마련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소련으로부터의 무기수입 중단을 경고한 것으로 이 신문은 덧붙였다. 북한은 김영남의 이같은 항의내용을 비망록으로 작성,회담이 끝난 후에 소련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조선지는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아 최근호(12일자)가 한소 수교는 『한소 양국 뿐 아니라 북한에도 이로운 일이며 소련은 자주국가 이므로 북한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데 언급,이는 『소련이 두개 조선 조작책동에 말려드는 것』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다른 지역 동맹국의 이익마저 침입하면서 일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김영남이 셰바르드나제에게 전달한 6개 항목의 비망록 전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조선의 분열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상태와 북남사이의 불신과 오해의 근원은분열상태 그 자체에 있다. 따라서 조선의 분열을 조장시키는 것은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되는 평화와 긴장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대결과 긴장격화를 초래하게 된다. 둘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가지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가지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함께 조선을 분열시킨데 책임있는 나라이다. 또한 소련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창건되었을때 맨 처음으로 우리 공화국을 조선 민족의 유일한 합법적 국가로 인정한 나라이다. 그러한 소련이 이제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조선에 「두개 조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분열주의,명실공히 통일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된다. 셋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자들의 북방정책을 실현시켜주는 것으로 된다. 북방정책의 본질은 남조선이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나라들과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우리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대로 「교차승인」을 실현하여 조선을 영원히 두개 조선으론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소련이 이것을 모를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데로까지 나가는 것은 공공연히 통일에 역행하는 것으로 된다. 넷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주의제도를 뒤집어 엎으려는 미국과 남조선의 공동음모에 가담하여 「3각 결탁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된다. 이렇게 되면 남조선 당국자들은 소련이 저들의 편에 가담한 것을 코에 걸고 더욱 우쭐하고 교만해져서 우리를 독일식으로 흡수ㆍ통합하려 할 것이다. 이것은 통일을 위한 북남대화를 파탄에로 이끌고 남북대결을 가일층 격화시킬 것이다. 다섯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으면 조­소 동맹조약은 스스로 유명무실한 것으로 되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동맹관계에 의거했던 일부 무기들도 자체로 마련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은 조선반도에서 군비경쟁을 격화시키게 되고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첨예화시키게 한다.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반적인 정세를 첨예화시키게 될 것이다. 여섯째로 전체 조선인민들,특히는 남조선 인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 것으로 된다.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그것은 통일에 대한 조성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것으로 된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나쁜 일이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강행한다면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의 견지에서 보다 조­소 두나라 인민의 이익의 견지에서 보나 그 누구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다.
  • 반외세ㆍ국익맞물려 중동질서 재편가속(강석진특파원 페만현지보고:상)

    ◎이라크중심 「반미 전선」에 아랍민족주의 “꿈틀”/서방,애ㆍ사우디 디딤돌로 온건국과 결속강화/이스라엘 점령지문제 얽혀 주도권향배 예측불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페르시아만 사태가 50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라크의 석유를 훔친」 쿠웨이트를 응징하기 위한 침략으로 부터 출발,만파를 그려가며 국제분쟁으로 발전돼 왔다.타국에 대한 침략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국제적 여론과는 별도로 이번 사태는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의 정면 충돌,아랍질서의 재편가능성,수십만에 달하는 난민문제 등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낳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 중동지역은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확대재생산되며 세계 정치 경제에 충격을 주어왔다. 그 배경에는 서방의 이익,생존권을 앞세운 이스라엘의 건국과 아랍영토 점령정책,아랍인들의 민족주의,아랍 각국의 이해관계 등이 뒤얽혀 있다. 이번 사태도 과거의 도식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하고 끝내 합병해 버리자 중동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서방세계와 사우디 등 아랍의 왕정국가들은 이를 주권유린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대 이라크 응징에 나섰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부패한 산유국 왕정의 타도,값싼 석유 확보를 위한 서방제국주의의 아랍문제 개입규탄,이스라엘 점령지문제와 쿠웨이트 침공의 연계 등 아랍민족주의를 자극함으로써 탈출구를 마련코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이라크의 노력은 일부 아랍권내에서 지지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라센제국 이후 몽고ㆍ오스만ㆍ터키ㆍ영ㆍ불ㆍ미 등 여러세계의 지배를 차례로 겪어온 아랍세계의 대외 적대감은 결코 무시못할 수준이다. 그들에게 「아랍의 것은 아랍에,아랍문제는 아랍인이」라고 하는 슬로건은 매우 큰 호소력을 갖고 있다.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이 「쿠웨이트는 아랍의 땅,아랍의 석유는 아랍인의 것」이며 이번 사태를 국제화시키지 말고 아랍세계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외세 아랍민족주의의 발로라고 보여진다. 이라크와 그 지지세력들은 또 쿠웨이트가 이라크 바스라주의 일부였는데 서구세력들이 분할시켰으며 이를 통합하는 것은 제국주의가 획책한 아랍의 분열을 일부나마 극복하는 것이라는 강변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의 앞에는 무력사용은 반대한다는 말이 한자락 깔려있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웨스트뱅크,골란고원,가자지구,레바논 남부지역 점령을 쿠웨이트 문제와 결부지어 서방의 이중기준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쿠웨이트측과 서방세계는 이스라엘의 점령을 쿠웨이트 점령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반대하며 일부 지역점령과 주권국가의 완전말살은 차이가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은 아랍의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보려하고 있다. 요르단의 아운 알카사니 왕세자 법률고문은 국제법과 국제정의는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회교원리주의도 변수 나세르를 통해 아랍민족주의의 발현을 보려했던 아랍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극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부유한 산유형제국에서 하급노동직을 맡으며 맴돌던 가난한 아랍인들 가운데 일부는 쿠웨이트가 「지상의 신」처럼 행동했다는등 말초적인 반감도 갖고 있고 쿠웨이트왕정이 과연 보호받을 만큼 가치있는 민주정이었느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랍의 정치질서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세속화(Secularization)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세속화가 다원화와 연결된 것이든 사회주의화와 연결된 것이든 일부 국가에서는 개방과 외국문물의 도입이 두드러졌다. 이집트와 시리아 등 이라크와 경쟁관계에 있는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알제리 모로코 수단 요르단 튀니지 예멘 등 세속화가 많이 진행된 국가들에서 이라크 지지가 높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따라서 아랍국가들의 세속화가 진행될수록 아랍민족주의의 분출이 더 활발해지리라는 단순추론이 가능해 보인다. 이에 반해 왕정을 유지하고 있는 페르시아만 주변의 GCC국가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막기 위해 이란ㆍ이라크전 당시 이라크를 지원한데 이어 왕정을 위협할지도 모를 세속화의 물결에도 강력히 대항할 것으로 보여 아랍세계의 주도권과 질서재편을 놓고 두고두고 진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중동사태가 어떻게 결말이 지어지든 이슬람 원리주의ㆍ왕정ㆍ세속화 등 3개의 물결이 계속 아랍세계와 아랍민족주의의 장래를 결정짓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아랍민족주의가 갖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 우선 아랍세계내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부유한 산유국의 왕정체제로 부터 반발이 있다. 개별 국가체제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범아랍통일국가의 실현은 「희망」사항으로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왕정국,세속화에 저항 다음으로 아랍민족주의는 아랍세계밖의 국제질서와 충돌을 빚고 있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아랍문제이자 국제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부 아랍인들은 국제적인 측면을 애써 도외시하고 있다. 이번 중동 취재과정에서 서방세계의 이중기준을 규탄하는 그들로 부터 터키의 북키프로스 점령을 규탄하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들 스스로도 이중기준의 함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침략당사국인 이라크는 국제사회로 부터 침략자라는 비난과 이에 따른 제재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최대의 실력자임을 과시하고 왕정국가의 무기력함을 낱낱이 드러내 보였다. 또한 한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랍민족주의의 감정을 일깨움으로써 아랍세계의 주도권 재편을 촉발시키고 있다. ○난민문제 풀기 어려워 국제사회로서도 중동에서의 조그만 분란도 국제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이번 사태 후에라도 어떻게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가 조화를 이루게 풀어나갈 것인지 아랍세계와 함께 공동으로 숙제를 떠안게 됐다. 국제사회가 떠안아야 할 또 하나의 중대한 과제는 인질과 난민문제. 국제분쟁은 어떤 형태로든 난민문제를 낳곤 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이라크와 쿠웨이트로 부터 탈출한 수십만의 인도대륙계 난민들이 거지가 다 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군사비로 수십억달러씩 퍼부으면서도 난민지원은 가난한 나라 요르단의 책임과 자선사업에 내맡겨졌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냉혹함,부유한 산유국들의 이기심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었다.
  • 대한 수교 자제/북한,소에 촉구/김영남,비망록 전달

    【도쿄 연합】 북한의 정부기관지 민주전선은 19일 논평기사를 통해 최근 평양에서 열린 소련ㆍ북한 외무장관회담시 한국과 국교수립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비망록을 김영남외교부장이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도쿄에서 수신된 북한 중앙통신에 따르면 민주전선은 한소 외교관계 수립에 대해 「한반도 통일에 결정적인 방해행위」라고 비난하고 김영남의 비망록을 공개했다. 비망록에는 ▲한소 외교관계가 수립될 경우 한반도 분열상태를 고착화,2개의 국가를 국제적으로 합법화시키게 되고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함께 한반도를 분단시킨 책임이 있는 나라로 다른 나라가 외교관계를 갖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한국의 북방정책을 실현시키게 된다는 점을 담고 있다.
  • 경제위기 둘러싼 강ㆍ온 대립의 저변

    ◎치열한 개혁속도 논쟁… 크렘린 갈등 증폭/급진파 “시장경제 도입 5백일내 매듭”/온건파 “사유재산제등 단계적 실시를”/방법론에 큰 이견… 소 지도부 분열 가능성도 이번 가을 회기에서의 종합적인 경제개혁안 채택을 싸고 현재 개회중인 인민대표회의(의회)를 포함,소련전역이 급진 대 온건의 일대 논쟁에 휘말려 있다. 논란의 초점은 16인 대통령자문위원인 스타니슬라프 샤탈린의 주도로 입안된 급진적인 개혁안인 「5백일 계획」과 니콜라이 리슈코프 현 총리가 추진하는 단계적 경제개혁안이다. 이 2개 안이 함께 인민대표회의에 제출돼 있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샤탈린안을 지지하는 쪽이다. 우선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을 중심으로 한 급진개혁 세력들이 절대적으로 이 안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공화국의회는 이미 지난 11일 샤탈린안을 공식 채택,오는 10월1일부터 시행할 것을 결의해 놓고 있다. 소련영토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러시아공화국의 이같은 결의는 중앙정부로서도 사실상 뒤집을 수 없는 결정이다. 일반 소련국민들도 급진개혁을 요구한다. 지난 16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 분위기가 이를 대변한다. 「리슈코프 사임」「옐친 대통령 지지」 등이 시위대의 주장이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분명치는 않지만 지난 14일 인민대표회의에서 샤탈린안과 거의 유사한 절충안을 제시,급진개혁 지지를 표명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3개 개혁안이 의회에 제출돼 있는 실정이다. 대통령 경제보좌관 아벨 아간베기얀이 이끄는 긴급조정위가 설치됐지만 단일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리슈코프총리도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샤탈린안이 채택될 경우 가격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와 실업 등이 초래돼 소 전역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리슈코프의 약점은 취임 후 5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련국민들이 겪는 경제사정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현재대로라면 그의 계획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소련경제가 처한 사정이 과연 샤탈린의 급진개혁안으로 회복될 것이냐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샤탈린안은 가격자유화와 국유재산의 대폭적인 사유화등 본격적인 시장경제 도입과 15개 공화국의 경제주권을 대폭인정,소연방의 소위 「경제연합체화」를 주요골자로 담고 있다. 이를 위한 5백일간의 시행지침도 마련돼 있다. 우선 1백일까지는 공화국간 경제개혁위가 설립돼 개혁일정을 조정한다. 기존 경제부처의 권한은 유명무실해진다. 그리고 국가자산의 매각과 농민에 토지매각이 시작된다. 이 기간중 세출삭감을 통해 국방비 10% 삭감,KGB예산 20% 삭감,외국에 대한 원조의 76%를 줄여나간다. 각 공화국 중앙은행으로 구성된 연방준비은행을 설립,직종별로 설치되는 상업은행과 함께 2중은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루블화의 단일환율제를 정착시킨다. 2백50일까지는 가격자유화의 전면실시와 소규모기업의 절반까지 사유화를 이룬다. 4백일까지는 제조산업의 40%를 매각하고 자본자유화를 전면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5백일까지는 제조업체의 70%,건설ㆍ소규모기업의 90%를 사유화시킨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이 과정 전반에서 각공화국은 중앙정부에 앞서 상당한 경제주권을 행사하게 된다. 개혁추진과정에서 초래될 부작용은 최대한 국가에서 흡수한다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리슈코프안은 92년까지 단계적 시장화를 추구하되 가격인상 실시시기와 폭,사유화의 도입 폭을 싸고 샤탈린 안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중앙정부의 경제 권한도 보다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세금ㆍ루블화관리ㆍ석유 등의 전략자원관리는 계속 중앙정부가 관할하자는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이 두 안은 개혁의 실시시기와 방법상의 차이만 있을 뿐 개혁을 하겠다는 기본 정신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두 안을 싸고 전개되는 갈등은 현 지도부내의 균열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리슈코프는 자신의 안이 거부될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혀놓았고 옐친측은 그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어쩔 수 없이 샤탈린안 지지쪽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결국은 지난 5년간의 실정을 자인하는 결과가 돼 리슈코프의 사임만으로 정치적인 부담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국민들의 샤탈린안 지지도 현 경제사정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반사적인 지지의 측면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년초 정부가 일부 품목의 가격자유화 방침을 발표했을때 가격폭등과 사재기 등의 일대혼란을 겪었던 일을 생각한다면 샤탈린안이 안고 있는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그후로도 생필품의 부족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도저도 안되니까 차라리 한꺼번에 해버리자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일반 시민들 사이에 퍼져있다는 지적이 있다. 급진경제개혁을 실시했을 때 나타날 여러 쇼크현상을 과연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와 함께 필연적으로 가속화될 각 공화국의 정치적인 탈크렘린 현상에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급진개혁 채택 이후의 소련에 오히려 불안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예루살렘의 두 얼굴/강석진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인들은 예루살라임이라고 부르고 아랍인들은 알 쿠즈라고 부른다. 이스라엘이 점령중인 웨스트뱅크지역의 가장 큰 도시 알 할릴도 이스라엘인들은 헤브론이라고 달리 부른다. 이름만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니다. 유태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의 삶 자체가 완전히 나뉘어 있다. 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차지하게 된 동예루살렘은 아직도 밖에서 안을 잘 들여다보기 어려운 아랍식의 건물과 좁은 골목,그리고 건조한 풍경으로 여늬 아랍시가지와 다를 바 없었다. 요르단의 디나르화가 통용되었고 매달 9일 정기적으로 파업하는 인티파다운동의 관례에 따라 지난 9일에도 전면 철시중이었다. 유태인 거주지역인 서예루살렘 신시가지는 마치 서구의 한 도시인듯 수목이 울창하게 보일만큼 잘 가꾸어져 있었고 번화한 거리모습이 9일에도 거리는 사람이 흘러 넘쳤다. 두 구역을 가르는 곳은 예루살렘 옛 성의 서쪽거리인 자파 로우드,이스라엘은 성위 곳곳에 다윗의 별이 선명한 유태기를 높이높이 휘날리고 있었지만 자파 로우드 동쪽은 아랍의땅,서쪽은 유태의 땅으로 나뉘어 있었다. 지난 9일 예루살렘성과 다마스커스 게이드(아랍지역)에서 택시를 타고 신시가지로 가자고 하니 아랍인 운전사는 신시가지쪽으로 영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다음날 신시가지에서 호텔측에 아랍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니 잘 안불러준다. 호텔 밖으로 나와 유태인 택시를 타니 이것도 구시가지로는 잘 안들어가려 한다.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는 길도 통하고 경계도 없고 겉으로는 하나였지만 속은 둘이었다. 버스도 유태버스와 아랍버스로 나뉘어 있어 잘 확인한 뒤에 타야 한다. 사람 모습도 완연히 다르다. 아랍인의 가난함은 그들의 집ㆍ옷ㆍ표정ㆍ손 어디에도 묻어 있었다. 웨스트 뱅크 지역의 가장 큰 도시 알 할릴(헤브론)에 아랍버스로 들어가 자칭 팔레스타인 지하신문 발행인을 만났다. 3년이나 복역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2시간여에 걸쳐 점령하의 팔레스타인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오 2시반 그와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자리를 일어나면서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그 시계는 3시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2시반은 이스라엘의 시간으로 서머타임을 실시중인 파리와도 일치하는 시간이고 3시반은 바레인으로부터 이라크 사우디 요르단에 걸쳐 통용되는 「아랍의 시간」이었다. 팔레스타인인과 유태인 그들은 같은 장소에서 시간도 서로 달리쓰고 있었다. 한쪽은 서머타임을 실시중이고 다른 쪽은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이스라엘인들은 사담 후세인을 「미친놈」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불렀지만 팔레스타인인은 이라크를 적극 지지하고 있었다. 그가 보여주는 「아랍의 힘」에 환호하고 있는 것이다. 23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양 민족은 합일점을 찾기는 커녕 끝이 점점 벌어지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은 평화와 화합의 길이 아니라 분열과 핍박을 확인하는 길이었다.
  • “정치도 복구”… 여야 막후탐색 활발/등원협상 어떻게 될까

    ◎평민 「전제」 완화에 민자도 신축 대응/내각제 포기 요구에 대안마련 부심 여/지자제단체장 선거시기 명시해야 야 평민당의 김대중총재가 14일 등원전제조건을 내각제와 지자제 2가지로 압축,종전보다 완화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민자당측이 신축적 자세로 대야협상에 임할 뜻을 보여 야당의 등원이 이번달 이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 평민당총재는 당초 등원조건으로서 ▲13대 국회해산과 총선 ▲내각제 포기선언 ▲26개 날치기법안 철회 ▲지자제 전면실시 ▲공작정치중단 등 5개항을 제시했으며 여기에 법안 날치기처리에 대한 여권의 사과와 책임자 인책까지를 요구했었다. 김 평민총재는 그러나 이번주들어 내각제와 지자제부문에 초점을 맞추는 인상을 주어오다가 이날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해 여권의 합리적 안이 나온다면 등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김총재는 내각제와 지자제문제에 대한 여권의 대응방향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앞으로 더 유연한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아 주목된다. 민자당은 일단 야당이제시하고 있는 등원조건을 논의키 위해 여야 3역회담이나 중진회담을 재개토록 제의하는 한편 두가지 문제에 대한 야권의 주장을 어느 선까지 수용,등원명분을 제공하느냐를 놓고 내부논의를 거듭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야당의 등원시기가 결정되리라는 전망이다. ▷내각제◁ 내각제문제는 여권입장에서 볼때 지자제보다는 양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당합당이 내각제개헌을 전제로 했던 것임은 「공지의 사실」이며 내각제개헌이 되지 않았을 경우 차기 대권을 둘러싼 여권의 역학구조가 꼬여 민자당이 분열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 짙게 깔려 있다. 또 내각제 추진을 둘러싸고 민자당내 계파간에 미묘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내각제에 대한 확고한 대야협상안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다. 김영삼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민주계는 내심 대통령제유지를 바라고 있으며 이에따라 이번 일을 풀기 위해 「내각제 포기선언」을 화끈하게 해주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반면 민정ㆍ공화계는 현 시점에서 내각제포기는 당의 근본을 흔드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자당은 이런 복잡한 당내 사정속에 김 평민총재의 내각제 포기선언요구가 그리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 아래 야권의 의중을 막후에서 탐색하고 있다. 김 평민총재는 민자당이 내각제 전면포기를 선언할 것을 요구했던 것에서 그 강도를 낮춰 『야당과 국민이 반대하면 내각제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으로 선언할 경우 이를 내각제 포기선언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대표는 지난 7월 연내 내각제문제를 거론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이 반대하면 내각제개헌을 않겠다』고 천명했다. 따라서 민자당의 입장과 김 평민총재 요구간의 차이는 「야당」이 들어가느냐 여부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야당」이 들어갈 경우 여론조사 등을 통해 국민들이 내각제를 원해도 야당이 반대하면 내각제개헌을 추진할 수 없으나 빠질 때는 내각제추진여부는 오로지 국민여론에 따라 결정나게 된다. 민자당측은 「국민이 반대하면 내각제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평민당의 양해를 얻을 것을 바라고 있으며 그 이상의 약속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자제◁ 지자제에 대해서는 여야의 입장이 상당히 근접해 가고 있다. 김 평민총재는 『지자제선거를 내년 6월이전에 실시한다는 전제하에 선거시기를 여당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면서 『지방의원선거와 단체장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분리실시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김 평민총재가 이날 밝힌 지자제 일정은 내년 상반기중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자치단체장선거는 순차적으로 실시한다는 여당의 기존방침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자치단체장선거 실시시기다. 평민당등 야당측은 지방의원선거보다 자치단체장선거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단체장선거시기를 명확히 해주도록 여권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한 여권의 전반적 분위기는 노태우대통령의 임기내에는 자치단체장 직선이 힘들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를 실시할 수 있는 정치ㆍ사회적 여건에서 볼 때 단체장선거는 95년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여권에서도 야당측을 설득시킨다는 측면에서 단체장선거를 95년이후로 연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일고 있으며 ▲14대 총선과 동시실시 ▲14대 총선과 대통령선거사이에 실시 ▲14대 대선과 동시실시 등 여러 절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밖에 정당공천과 국회의원의 지자제선거 지원허용여부도 쟁점으로 남아 있으나 민자당측이 이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야당측 주장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절충가능성이 높다. 민자당측은 광역의회의 경우 정당공천을 허용하겠다는 것을 준당론화하고 있으며 기초의회ㆍ단체장 등도 협상해 보겠다는 태도이다. 의원의 선거지원에 대해서는 지역구의원이 출신 시ㆍ도내에서만 선거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을 강구중이며 이는 전국구인 김 평민총재의 선거지원유세를 상정하고 있는 평민당측의 입장과 상충돼 논란이 예상된다.
  • 북한의 「개정형법」 어떤 내용 담고 있나

    ◎“반민주ㆍ반인권ㆍ반통일”… 유례없는 악법/75년 시행… 김일성독재체제유지 도구로/개인의 권리 경시… 조문은 「비밀문건」 취급/죄형법정주의 부인ㆍ소급효인정ㆍ유추해석도 가능 북한공산주의자들이 우리정부의 부단한 남북교류와 회담제의를 거부ㆍ회피해온 구실의 하나는 국가보안법이었다. 그들은 우리의 국가보안법을 민족통일의 걸림돌이라고 주장,그 철폐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북한형법에 관한 실상파악과 연구가 소홀해 북한의 국가보안법 철폐주장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감이 없지 않다. 우리의 국가보안법에 대응하는 북한의 법률은 「개정형법」이다. 북한은 지난 50년 3월3일 소련의 스탈린형법을 모방한 그들의 형법을 제정,시행해 오다가 74년 12월19일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고 유일 독재체제와 주체사상을 구현하기 위해 형법을 개정,75년 2월1일부터 시행해오면서도 이를 비밀로 취급하여 북한주민과 그들의 동맹국들에게도 숨기고 있다. 최근 일본 산케이(산경)신문은 한국의 관계당국이 북한의 「개정형법」을 입수하지 못하고 있을만큼 정보수집능력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기사(8월24일자)를 게재했으나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관계당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의 「개정헌법」을 입수,그 내용의 비민주성ㆍ반인권성ㆍ반통일성으로 가득 차 있음을 분석해 놓았다. 북한형법은 형벌이 가혹하며 법이론상 근대문명국가의 형법으로 간주하기 힘들 정도이다. 북한 형법교과서를 보더라도 형법이론의 전개나 연구검토는 아주 빈약하고 각 법조의 해설 머리부분에 김일성교시를 장황하게 설시하고 있으며 형법이론에 관한 아무런 학설의 소개나 대립도 없어 형법학 그 자체도 유일학문체계라고 할 수 있다. 또 우리의 국가보안법은 통일될 때까지의 한시적인 특별법인데 반하여 북한에서는 반혁명범죄를 영구성을 지닌 기본법인 형법에 규정하고 있는 것 자체가 반통일적이며 그들이 대남적화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형법을 사회주의 제도의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요소에 대하여 강력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인민대중의 자주적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예리한 무기」라고 규정,형법의 노동계급적 본질을 강조한다. 또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정치사상적으로 옹호하고 튼튼히 하는 것이 형법의 가장 근본적이고 주된 과업』이라고 하여 형법이 김일성 1인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함을 명시하고 있다. 형법의 이러한 계급적 본질과 임무에 따라 『형법은 사회주의 제도를 부정하는 계급적 원쑤들에 대하여는 무자비하게 치고,김일성부자의 권위와 위신을 훼손하는 행위는 사소한 요소에 대하여도 가장 단호한 징벌을 가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북한형법은 비민주성과 반통일성에 그 특징이 있다. 비민주성의 대표적인 예는 유추해석제도를 인정하는데서 찾아 볼 수 있다.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는 말로 표현되는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근대형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로서,법치국가에서는 당연한 윈칙으로 수용되어 있다. 우리 헌법 제12조1항은 죄형법정주의를 선언하는 규정이다. 그러나 북한형법 제15조는 『형사법에 직접 그에 해당하는 조항이 없는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그 종류와 사회적 위험성으로 보아 가장 비슷한 행위를 규정한 조항에 따라 그 책임의 기초와 범위 및 형벌을 정한다』라고 규정,죄형법정주의를 부정하고 유추해석을 인정한다. 북한형법의 비민주성의 또하나의 예는 범죄와 형벌의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급효의 인정은 현재의 가벼운 범죄행위도 형법의 개정이 있으면 언제든지 중한 범죄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인권침해의 요소가 많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북한형법은 또 추상적이며 불명확한 요소가 많아 재판관의 자의적 해석을 방지할 수 없다. 예컨대 제56조 『반동적사상을 조작ㆍ유포하는 행위』,제61조 『맡겨진 사업들을 실행하지 않거나 조잡하게 하는 행위』,제62조의 『사회주의 국가를 반대하며 혁명적 인민들을 적대시하는 행위』,제1백46조 『불량자와 유사한 행위』라는 표현들이다. 북한형법은 이러한 불명확한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결국 당의정치적 해석에 따라 자의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북한은 전체주의체제 수호를 위해 국가적 법익이나 사회의 집단적 법익을 중시하면서 개인의 권리를 경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형법의 가장 큰 특색의 하나는 비공개성에 있다. 법률은 국민의 행위규범 또는 의사결정규범으로서 효력을 갖는만큼 법률이 제정되면 즉시 공포되어 국민들이 법률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이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74년 형법의 전면개정이후 현재까지 형법조문을 비밀문건으로 관리하면서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주민들에 대하여는 법규해설원이 각 지역에 배치되어 당 선전교육의 일환으로 형벌을 추상적ㆍ개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을 뿐이다. 결국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혹하고 반통일적인 북한형법의 개폐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우리 국가보안법만 폐지하라는 주장은 형평과 상호주의에 반할 뿐 아니라 한국측의 일방적 사상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형법상의반혁명죄/김부자 권위 훼손땐 「반동선전 선동죄」로 “사형”/적성국 국민에 길 안내해도 「조국반역죄」 해당 제51조(국가주권 전복 음모죄) 다음의 행위를 한 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①국가주권을 전복ㆍ문란ㆍ약화시킬 목적으로 당ㆍ국가기관에 대하여 파괴활동 등을 행할 무장폭동을 조직하거나 그에 참가하는 행위 ②폭력 기타 음흉한 방법으로 당과 국가의 영도권을 탈취하기 위하여 국가전복음모를 조직하거나 그에 가담하는 행위(반혁명적 시위도 이에 포함) 제52조(공민의 조국반역죄) 다음의 행위를 한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①공화국 공민으로서 다른 나라 또는 적의 편으로 도망치는 행위(외국대사관에 대한 정치적 망명행위 포함) ②적에게 체포된 다음 혁명적 지조를 지키지 못하고 적에게 투항ㆍ변절하는 행위 ③적이나 우리나라를 반대하는 다른나라의 기관이나 사람에게 길안내ㆍ통역ㆍ위안ㆍ물질적 지원 등으로 도와주는 행위 제53조(군인의 조국반역죄) 공화국 군인으로서 진지를 적에게 넘겨주거나 전투마당에서 무장장비를 내버리거나 파괴하며 전투명령을 집행하지 않는 행위를 한 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 몰수함. 제54조(간첩죄) 다음의 행위를 한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①간접기관에 가담하거나 정탐임무를 받는 행위 ②외국 또는 반국가적 단체에 국가의 중대한 기밀로 되는 정보를 전달하거나 또는 전달할 목적으로 이를 절취,기타의 방법으로 취득하거나 수집하는 행위(정치ㆍ군사적 자료외에 경제ㆍ과학ㆍ문화적 성격을 띤 자료도 포함) 제55조(테러죄) 국가주권에 반항할 목적으로 민주정당ㆍ사회단체의 간부들과 애국적인 인사들의 인신을 살해ㆍ상해ㆍ폭행ㆍ납치하는 행위를 한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제56조(반동선전 선동죄) 다른 사람에게 감정과 사상을 가지도록 할 목적으로 다음의 행위를 한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①말ㆍ동작으로 당과 국가의 정책을 중상ㆍ비방하거나 반동적 사상과 요언을 조작ㆍ유포ㆍ전파하는 행위 ②반동적인 출판물과 문서를 작성ㆍ보관ㆍ유포하는 행위 ③반동적인 낙서ㆍ투서를 하는 행위(특히 김일성 부자의 권위나 위신을 훼손하는 행위는 가장 중한 형으로 처단) 제57조(무장침입죄) 국가주권을 문란ㆍ약화시키거나 후방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무리를 지어 공화국 영토에 침입ㆍ습격ㆍ약탈하는 행위를 한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제58조(무장간섭,대외관계단절 사촉죄) 외국인으로서 다른나라 또는 다른나라에 있는 집단을 부추기거나 자금을 대주는 등의 방법으로 공화국에 대하여 무장간섭을 하도록 하거나 기타 공화국 국가재산의 강점,외교관계 단절,공화국과 체결한 조약의 파기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한 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제59조(반혁명적 암해죄) 사회주의혁명과 사회주의건설을 반대할 목적으로 자기의 직무상 직위를 이용하거나 일정한 의무를 수행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처럼 가장하면서 국가의 산업ㆍ운수ㆍ상업ㆍ화폐유통ㆍ신용제도를 파탄ㆍ저해하는 행위를 한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제60조(반혁명적 파괴죄) 반혁명적 목적으로 철도,기타 교통로,운수수단,수도,발전소,협동단체의 창고,기타시설,건조물을 폭파하거나 방화하는 방법으로써 파괴ㆍ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제61조(반혁명적 태업죄)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에 지장을 줄 반혁명적 목적으로 자기에게 맡겨진 직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실행하는 경우에도 조잡하게 이행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과 동시에 징역형 종료후 4년이내의 범위에서 선거권을 박탈함. 제62조(사회주의국가 반대 및 혁명적인민 적대죄) 사회주의 및 국제공산주의운동과 노동운동을 반대하거나 반제 반미투쟁을 벌이는 혁명적 인민들을 적대시하는 행위를 한자는 적대행위의 내용에 따라 반혁명 범죄의 해당조문과 거기에서 예견한 형벌을 적용함. 제63조(민족반역죄) 다음의 행위를 한 자는 사형에 처하고 전재산을 몰수함. ①조선을 식민지로 만들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적 기도를 도와주거나 그에 굴복하는 행위. ②일본 기타 제국주의의 지배밑에서 적기관의 책임자 또는 비밀적 직위에 참여하여 인민들을 탄압ㆍ학살하거나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통치실시를 적극 도와주거나 그들에게 민족적 이익을 팔아먹는 행위 ③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반대하며 민족분열을 시도하는 행위 ④해외에 있는 조선공민들의 민주주의적 민족권리와 자유를 말살하며 조선민족을 멸시하는 등 제국주의자들의 박해와 탄압을 도와주는 행위
  • 후세인의 헛된 꿈 「아랍성전」/이기동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미소 정상이 대 이라크 추가제재를 합의했으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오히려 느긋한 반응이다. 후세인은 과연 무엇을 믿고 이렇게 엄청난 도박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최신예 병기를 앞세운 미국의 대규모 파병,유엔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거듭된 제재결의등 거의 세계전체를 상대로 한 것 같은 이 싸움에서 정말 믿는 것은 무엇인가. 무력대치를 계속하고 있지만 이라크가 군사력으로 미국과 맞서 이기리라고 믿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쿠웨이트 침공이후 주한 이라크 대사관은 팩시밀리와 우편 등을 이용해 수시로 이라크정부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신문사에 보내오고 있다. 이 보도자료들과 외지에 가끔씩 실리는 이라크쪽 인사들의 글들을 종합해보면 지금 후세인이 기대하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아랍민족주의」인 것 같다. 아랍형제국들이 모두 일어나 외세를 몰아내는데 동참해 줄 것이라는 기대다. 쿠웨이트의 침공도 아랍의 단결 차원에서 정당화시키고 지금의 긴장상태도 아랍 대 외세,이스라엘과의 싸움으로 몰고 가려한다. 그래서 미국과 유엔의 쿠웨이트 철수요구를 이스라엘의 점령지철수와 연계시킨다. 점령지에서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만행을 묵인하면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만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취해온 친이스라엘 일변도의 중동정책에도 많은 문제가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쿠웨이트 침공행위를 정당화시켜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제기하고 싶은 것은 아랍민족주의에 대한 기대의 부당성이 아니라 그 기대의 실현가능성 여부이다. 최근 수십년간 계속돼고 아랍세계의 분열상을 보면 그 답은 극히 부정적이다. 아랍국들간의 분쟁은 어떻게 보면 후세인이 기대하는 아랍ㆍ이스라엘간의 대결구도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 79년 이란의 회교혁명은 과격한 회교정통주의의 등장에 이웃 아랍국들을 긴장케 만들었다. 지금 반이라크노선에 가담한 아랍국들을 보면 대규모 병력과 화학무기를 갖고 핵무기까지 만들려는 이라크를 제지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미국의 도움도 받겠다는 입장이다. 지역패권주의의 등장을 막겠다는 미국의 정책은이점에서 많은 아랍국들의 희망과 통한다. 어쩌면 그것은 이스라엘의 위협보다도 훨씬 더 현실적인 위협으로 간주되거 있을지 모른다. 만약 후세인이 아랍민족주의가 나서주기를 바라는 게 사실이라면 그런 기대는 이쯤해서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쿠웨이트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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