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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실련,새 세제개혁안 마련/야 의원 명의로 국회에 청원

    경실련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제개편안이 기존세제의 불공평한 기본 골격을 고착화시켜 토지를 이용한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데는 미흡하다고 지적,「부동산투기 근절과 공평과세 확립을 위한 세제개혁안」을 만들어 평민당의 문동환의원 등 25명에게 소개하고 이들 국회의원 명의로 국회에 청원했다. 경실련은 5일 지난 30년간의 경제정책이 불균형 성장 일변도여서 사회가 내부적으로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향해 치닫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동체적 일체감이 상실되고 피땀 흘려 일한 대가가 기생적 불로소득 계층으로 이전돼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일할 의욕을 잃어가고 있어 이같은 세제개혁안을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내놓은 세제개혁안의 주요내용은 극소수에 의한 토지의 과다보유와 토지로부터의 막대한 불로소득을 방치하고 있는 토지관련세금을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종합토지세와 양도소득세 과표의 조기 현실화 ▲기업보유토지의 업무용·비업무용 구분 철폐 ▲법인의 특별부가세 폐지 및 양도소득세로 통합 일원화▲종합토지세의 최저세율 적용대상의 상향조정 ▲각종 비과세·감면조항의 철폐 등을 제시했다.
  • 방글라데시 대통령 사임 배경과 정국 전망

    ◎9년 독재속 경제난… 민심 급속 이탈/공무원도 가세… 무정부상태 연출/“경원제공” 미·일·영의 퇴진압력도 작용한 듯/야반목·군개입소지 등 불안 여전 피플스 파워(민중의 힘)는 방글라데시에서도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수많은 방글라데시 국민들은 4일 에르샤드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하자 통금령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쏟아져나와 춤을 추고 폭죽을 터트리며 독재정권의 종말을 환희로 맞이했다. 방글라데시를 9년째 통치해오고 있는 에르샤드 대통령은 범국민적 반정부시위와 파업에 파침내 굴복,야당에 자신의 후임으로 선거때까지 과도정부를 이끌 부통령을 지명해주도록 요청했다. 에르샤드 대통령의 사임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독재정권의 비극적 종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독재정권은 방글라데시에서도 국민의 피를 보고서야 물러나는 정치적 악순환을 재연했다. 방글라데시의 유혈사태는 지난 10월10일 에르샤드 대통령이 내년 6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촉발됐었다. 방글라데시 국민들은 에르샤드 대통령이 장기집권 야욕을 공식화하자 「군정종식」을 요구하며 반정부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에르샤드는 지난 82년 군참모총장일때 무혈 쿠데타로 집권했으며 86년에는 비상사태하에서 주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선거를 치러 임기 5년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다카대학을 진원지로 한 반정부시위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으며 날로 격렬해졌다. 특히 반목과 대립관계를 유지해 오던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이 이끄는 7개 정당연합과 8개 정당이 연합한 아와미연맹(AL) 등 주요 야당이 정권타도에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에르샤드정부는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에르샤드 대통령은 반정부시위가 격화되자 지난 11월27일 집권이후 두번째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 보안군과 경찰은 시위대에 발포하는등 강경대응을 보였다. 야당은 군과 경찰의 발포로 1백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사망자는 6명이라고 발표했다. 정부의 강경대응에도 불구하고 반정부시위는 계속됐다. 국민들은 에르샤드 대통령의 퇴진때까지 총파업을 하자는 야당의 호소에 적극 호응,대부분의 은행등 금융기관과 상가는 문을 닫고 교통은 마비됐다. 대학교수 의사 등 지식인들도 반정부시위에 합류했다. 집권 자티야당 소속 19명의 의원이 사임하는가 하면 공무원들까지 총파업에 합류,국가전역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공무원 조정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에르샤드의 퇴진을 요구했다. 에르샤드 대통령은 집권이후 관료들과 군부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조정하고 잦은 군인사를 통해 잠재적인 반대세력을 제거하며 정권을 유지해왔다. 야당의 분열도 그의 장기집권을 도왔다. 에르샤드정권은 어느정도 정치적 안정을 유지해 왔으나 장기집권에 따른 강압통치에 의한 불법과 부정부패가 자행되고 고질적인 경제난을 극복하지 못하며 집권 후반기부터 민심을 잃기 시작했다. 정치분석가들은 국민들로부터 민심을 잃은 것이 에르샤드정권 퇴진의 직접적인 동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또 반정부시위가 범국민적 지지를 얻자 에르샤드 대통령에 대한 군부의 지지가 약화된 것도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에르샤드의 퇴진에는 방글라데시에 많은 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영국 일본 미국 등의 사임압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은 반정부시위가 계속될 경우 원조계획을 수정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미국과 일본 등은 방글라데시의 인권유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에르샤드 대통령은 93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내년 6월 대통령선거 이전에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방글라데시는 내년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정치일정이 예정대로 지켜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군부다. 군은 시민들이 다카시내 중심가에 있는 집권 자티야당사를 습격하는등 과격한 시위를 벌였으나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 야당 지도자들은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무정부상태로 확대될 경우 군의 개입가능성이 있다며 국민들에게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20여개의 정당이 난립하고 있는 야당에게도 있다. 최대 야당인 BNP와 AL은 에르샤드정권 퇴진을 위해 공동투쟁을 벌였지만 이들은 뿌리깊은 반목으로 언제라도 분열될 소지를 안고 있다. 세계 최빈국중의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심각한 경제난과 지난 71년 독립 이래 한차례의 평화적 정권교체도 없이 9차례의 암살과 쿠데타에 의해 정권이 교체된 정치풍토는 앞으로의 정국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최대 야당인 아와미연맹을 이끄는 하시나여사는 『우리는 마지막 게임이 끝날때까지 정국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정치게임이 끝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피플스 파워의 신화를 창조했던 파키스탄의 부토는 실각했고 코라손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여전히 심각한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화에의 노정은 그만큼 험난한 것이다.
  • 유럽통합·실업해소가 “발등의 불”/기민당의 압승 배경과 앞날

    ◎소극적 통일정책 편 사민당등 참패 2일 실시된 전독총선의 결과는 통일을 주도해온 헬무트 콜 총리와 그의 기민당정부에 대한 보상과 기대가 집약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은 동서독 통일작업의 끝손질이자 분단이후 최초의 통일연방 하원구성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나 유권자들로부터는 그에 상응한 관심을 끌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뚜렷한 쟁점이 없었던 데다 이미 기민당의 승리를 확실하게 점칠 수 있었기 때문이며 이에 곁들여 과거 동독지역의 유권자들에게는 올들어 네번째 실시되는 선거였기 때문에 선거식상증까지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당초 콜정부는 오래전부터 예정된 이번 총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통일일정을 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여 온게 사실이며 중요성으로 보아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 되긴 했으나 그의 이같은 정치적 계산은 꼭 맞아 떨어진 셈이다. 통일추진 과정에서 그가 보인 외교적 수완이라든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국내정치적 역량은 그가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 꼽히고 있다. 거대 독일의 탄생에 두려움과 거부감을 공공연히 표시하는 유럽의 주변국들을 다독거려가며 강대국 미·소를 설득해낸 그의 외교적 노력은 국민들에게 그를 전후 최고의 총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으며 소련·동구국들에 목돈을 서슴없이 내놓는 그의 큰손 역할도 「통일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유럽통합문제와 관련한 주도적 역할,유럽안보협력회의(CSCE) 등에서 보여준 콜총리의 국제 정치지도자로서의 면모등도 이번 선거에서 모두 기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정권고지 탈환에 다시 고배를 마신 사민당의 경우는 통일을 향해 마구잡이로 달려가는 기민당의 기세에 눌려 총선까지도 질질 끌려다닌 느낌이다. 조기통독을 반대했던 사민당에 통일관련표가 몰릴 수 없었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으며 통일비용문제를 들고나와 기민당쪽을 공격하려 했지만 유권자들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헬무트 슈미트 같은당내 원로들이 이번 선거의 대표주자인 오스카 라퐁텐의 패배를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적전분열상을 보였으며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노조측과도 최근에 거리가 생겨 패배에 부채질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또한가지 사실은 공산당의 몰락현상이다. 불과 1년전만 해도 기세가 등등하던 공산당은 베를린장벽 붕괴를 계기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지난 3월의 동독총선에서는 민사당으로 이름을 바꿔 재기를 노렸으나 16% 정도의 득표에 그쳤고 이번에는 더욱 형편없는 2.4% 득표로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반공산당 독재운동을 주도했던 젊은이들의 그룹인 「동맹90」등도 특례규정에 의해 원내의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40개의 정당·단체가 난립했던 이번 선거는 특례규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군소정당·단체가 규정득표율을 얻지 못해 거의 탈락,정리됐다. 독일의 헌정사에는 단독정부의 구성예가 없다. 따라서 정권교체는 연정구성멤버의 교체를 의미해왔다. 이번에도 콜총리의 기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과반수투표에 이르지 못해 예외없이 연정이 탄생하게 됐다. 이번에 구성되는 연립정부는 통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대량실업의 문제,구동독지역의 경제재건,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등의 국내적 과제를 안게됐으며 대외적으로는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독일의 기여문제,유럽통합문제,주변 동구국들에 대한 지원문제 등이 처리해야 할 우선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 막오른 고시13회 검찰총장시대/각의,신임 정구영 총장 인준의 함축

    ◎정치적 중립·독립성 확보가 과제/한영석 서울고검장등 6명이 치열한 경합/소신갖고 업무 추진하게 동기생 퇴진할 듯 정구영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오는 12월5일 임기만료되는 김기춘 검찰총장의 후임 총장으로 의결됨으로써 검찰에서는 고시13회 총장시대가 열리게 됐다. 고시13회는 8회와 함께 고시사상 가장 많은 1백10명의 합격자를 배출할 만큼 인재들이 많아 일찍부터 「태풍의 눈」으로 주목돼 왔다. 이에 따라 12회인 김총장의 후임을 고르는 과정에서 정수석은 물론 한영석 서울고검장,서정신 대검차장,허은도 법무연수원장,김동철 부산고검장,최상엽 법제처장 등 13회 출신의 고검장급 이상 후보 6명 모두가 검찰총장의 재목으로는 조금도 손색이 없는 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척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학연과 지연 등을 이용,정치권과 실력자 등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 검찰내부의 분열상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경남 하동출신의 정차기총장은 법무부 검찰국장,부산·서울 지검장,광주고검장 등 화려한 경력이 말해주듯 출중한 업무추진력과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인품을 갖추고 있어 검찰 안팎에서 가장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차기총장으로서는 그러나 임기제 총장으로서는 두번째 총장으로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다 공고히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6공화국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판단아래 검찰총장의 임기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임기제 첫 총장인 김총장시대가 이같은 검찰의 중립성확보를 위한 개막기였다면 차기 정총장시대는 이를 다지고 완성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검찰내부의 분위기쇄신이 절실히 요구되며 승진·전보 등 인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게 일반론이다. 13회 총장시대가 열렸지만 고시13회는 고등검사장외에 검사장과 고등검찰관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어 인사문제가 검찰의 분위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검사장급 이하는큰 문제가 안된다 하더라도 고등검사장급들도 대부분 아직도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50대 초반들이어서 일본처럼 동기생중 1명이 검찰총장에 발탁되면 나머지 동기생들이 자진 퇴진하는 풍토가 마련되지 않은 터이고 보면 함부로 퇴진을 종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검찰내부에서는 임기제 총장제도가 정착단계에 들어선만큼 선정과정에서 치열한 경선을 벌이다 밀린 동기들은 새 총장이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용퇴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고등검사장급이 갈 수 있는 자리는 대검차장과 서울·부산·대구·광주 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 및 법무부차관 등 7자리에 불과한데 현재 14회의 김두희 법무부차관과 김경회 대구고검장을 제외한 5자리를 모두 13회가 차지하고 있어 이들 가운데 일부라도 용퇴하지 않는한 검찰에 새 바람을 불어 일으킬 수 있는 인사이동은 극히 어려운 처지이다. 13회의 인사요인이 생기지 않을 경우 91년 7월31일로 검사장 계급 정년(8년)이 임박한 고시15회의 선두주자인 박종철 서울지검장과 김유후 부산지검장,황길수 법무부 법무실장을 비롯,13회의 김형표 대검감찰부장 등이 앉은 자리에서 물러나야할 판이다. 결국 이들중 1∼2명이라도 용퇴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정차기총장이 주도하는 인사는 내년 봄쯤으로 미뤄지고 그 규모가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총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무리한 인사를 단행했다가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 보다는 동기생들에게 용퇴할 시간적 여유를 주어 지난 88년 3월 이래 정체돼 있는 검사장급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확고한 정총장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차기총장은 이같은 인사를 통해 내부 분위기의 쇄신을 꾀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곧바로 자리를 옮겼다는 부담을 어떻게 이겨내고 보다 중립적이며 정의로운 검찰권의 행사를 통해 신뢰받는 검찰상을 확립하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하는 문제는 아직 미지수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탁월한 업무수행능력과 함께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추고 있는 정차기총장이기 때문에 이같은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검찰상을확립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그를 아끼는 주변의 평가이긴 하지만. 따라서 정차기총장으로서는 지금까지 걸어온 경력을 십분활용,보다 폭넓고 도량있는 자세로 인사를 관리하되 엄정한 검찰상을 구현하기 위한 모든 지혜와 용기를 다 동원해 국가검찰의 권위를 세워야 할 것이다. 이같은 일에는 상당수 동기생의 용퇴 및 후배들의 철저한 보필과 우리 사회의 이해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 「대처리즘」 골격속 개혁 추구할 듯/메이저총리와 영 보수당의 진로

    ◎인플레 억제·당내분 치유 등 난제 많아/페만사태·유럽통합엔 유연대응 예상 메이저 총리체제의 출범은 앞으로 영국이 내정에 있어서의 부분적인 개혁과 외교면에서 다소간의 유연성을 띠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대처리즘의 골격을 유지해나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메이저 신임총리가 대처에 의해 일찌감치 후계자로 지목받은 충실한 추종자이고 대처의 영향력이 그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으며 메이저총리 자신도 대처의 정책에 큰 무리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처의 영향력은 이번 2차 투표에서 후보자 3명의 득표분포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번 1차투표 당시 1백52표였던 헤즐타인 전 국방장관 지지표가 21표나 줄어든 반면 대처총리 지지표 2백4표중 90% 이상이 메이저에게 돌아갔다. 따라서 메이저총리 당선의 1등공신은 대처의 공개지지 및 설득작업이었으며 보수사회라는 특성에 비춰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젊은 나이와 고교중퇴 학력이 오히려 입지전적인 인물로서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라는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보인다. 대처라는 인물개인에 대해서는 염증을 느끼지만 대처리즘에는 이의가 없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반해 헤즐타인은 다소 괴팍한 비주류로서의 한계때문에,허드 외무장관은 대처파이면서도 낙점받지 못했기 때문에 고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메이저총리가 안고 있는 과제는 크게 보아 경제문제등 내정과 유럽공동체(EC)통합 및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대응 등 외교로 대별된다. 국내문제에 있어서 메이저총리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실업자를 대폭 줄이며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주민세를 개선하는 등 부분적으로 개혁을 추진해 나가면서 긴축정책을 골자로 하는 대처리즘을 보완,계승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소득에 관계없이 머리수대로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현행 주민세는 저소득층의 부담이 경감되는 차등과세 방향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92년 총선에 대비,현재 10.9%에 달하는 인플레를 내년말까지 5.5%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우선 14%인 현행 금리를 연내에 0.5∼1% 인하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최근 10년간 사상최고였던 불명예를 씻기 위해 국내저축 및 연구개발투자 부양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메이저는 또 정부의 경제간섭주의를 배격하지만 의료기관등 공공기관의 지나친 민영화는 자제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원처우개선 등 교육제도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플레 억제와 침체경기 부양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데 메이저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외교정책면에서는 허드 외무장관을 유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듯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게 공통적인 관측이다.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해서는 대처의 초강경주의에서 다소 완화는 되겠지만 강경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EC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영국의 주권을 유럽에 양도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안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유럽단일통화제 반대입장을 고수,대처와 비슷한 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파운드화를 유럽통화체제(EMS)에 가입시키기 위해 대처를 끈질기게설득했던 다소 진보적 자세가 평가되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단일통화 및 단일금리제도는 영국의 경제침체와 실업을 가속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통합의 속도는 매우 점진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달 로마에서 열릴 EC 정상회담에서도 메이저총리는 단일통화 대신 자신의 아이디어인 유럽통화단위(ECU)를 경화로 발행,각국의 기존통화와 병행시키는 방안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의 이같은 아이디어는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로부터는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프랑스나 독일 등 통합주도국들로부터는 냉담한 반응을 받고 있다. 유럽의 경제통합 뿐 아니라 정치통합에 대해서도 매우 완만한 속도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무마해 나가면서 영국의 고립을 예방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처총리의 사임까지 몰고 왔던 당내 분열은 헤즐타인과 허드의 3차투표 불출마선언을 계기로 어느정도 치유됐지만 앞으로 각종 정책추진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찰을 수습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는 메이저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92년 총선에서 노동당에 비해 10% 가까운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저총리가 후보사퇴한 헤즐타인과 허드진영을 망라한 초당파내각을 구성,당의 단합을 과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처의 황태자」가 총선전까지 인플레를 잡고 경제를 회복시켜 보수당의 4기 연속집권을 이룩할 수 있다고 속단하기에는 영국경제의 문제점이 간단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 이라크보유 핵물질 용도전용 사실 없어/국제원자력기구 발표

    【빈 AFP 연합】 이라크가 소유하고 있는 핵 분열물질은 최근 점검을 받았으며 다른 용도로 전용되지는 않았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7일 밝혔다. 미국의 신문들은 최근 이라크에서 20㎏의 농축 우라늄이 사라졌다고 보도했으며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 고르비에 대결종식 촉구/옐친/“민생등 당면현안 해결 시급”

    ◎보수파,옐친의 신연방조약 반대 비난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특약】 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27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대결종식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에서의 연설을 통해 『지금 국가의 지도자들이 직면한 문제는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기근의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상점의 선반이 비게 되고 배급제카드 및 쿠퐁이 있는 곳에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산주의 보수파 대의원들은 급진 개혁파인 공화국 대통령 보리스 옐친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새 연방조약안에 반대하는데 대해 비난을 가했으며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 연방 결속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옐친이 제의한 농지 및 토지개혁은 진정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도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예상외로 보수파들의 공격을 당한 옐친은 오후 회기에서 연설을 통해 고르바초프와 이 문제에 타협이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이번 러시아공화국 특별회의에서는 새 연방 조약안에 관한 토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돌풍” 티민스키는 누구

    ◎3개의 국적 가진 백만장자/자유노조 분열로 “어부지리” 폴란드 역사상 첫 직선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25일 실시된 1차선거에서 바웬사에 이어 2위를 차지,결선 선거에 진출하게 된 스타니슬라브 티민스키는 과연 누구일까. 동구권에서는 물론 폴란드내에서조차 잘 알려진 일이 없는 무명정치인의 뜻밖의 부상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42세의 한창나이인 티민스키는 지난 69년 폴란드에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이유로 바르샤바공대를 중퇴하고 무일푼으로 이민,스웨덴을 거쳐 캐나다와 페루에서 컴퓨터와 케이블TV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매우 특별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캐나다와 페루시민권을 갖고 있는 티민스키는 지난달 대통령출마를 위해 귀국했으며 폴란드내에서는 물론 현지의 이민사회에서도 정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는 수수께끼의 인물. 그는 선거유세기간동안 폴란드의 피폐된 경제를 외국에서 돈을 번 경험으로 빨리 회생시킬 것이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신속하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공약만으로 갑작스레 지지층을 확보했다. 폴란드인들이 정체불명의 사나이 티민스키의 이러한 말에 현혹(?)된 것은 폴란드의 민주주의가 일천하고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올 1월부터 도입된 마조비에츠키총리의 긴축경제정책 등 오늘의 폴란드 살림살이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얼마큼 큰가를 반영하는 단적인 증거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자유노조 투쟁과정에서 꾸준히 동지적 관계를 유지했던 바웬사와 마조비에츠키가 대권경쟁을 통해 상호 비방하는 등 자유노조가 분열된 모습을 보인 것도 티민스키에게 어부지리를 안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티민스키는 올해 의석수가 1석도 없는 캐나다의 군소정당인 자유주의자당의 총재란 직함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 21일 발표된 여론조사결과 마조비에츠키를 제치고 2위로 급격히 부상,이번 선거에서의 이변을 예고했다.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다』『남미의 마약조직과 관련이 있다』는 등 각종 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티민스키가 결선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그가 일으킨 이번 「이변」이 바로 오늘의 동구가 안고 있는 현실이란 점에서 여운을 남긴다. 폴란드어를 모르는 페루출신부인과의 사이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 학교주변 날뛰는 10대 폭력/초중고생 “불안한 등·하교길”

    ◎금품 갈취·성폭행 공포에/정신분열·자살소동까지/“자녀와 동행” 학부모 부쩍 늘어 학교다니기가 무섭다. 10대 청소년 폭력배들이 학교안팎에서 무리를 지어 닥치는 대로 금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르고 있어 중·고교생은 물론 국민학교 어린이들까지 공포에 떨고 있다. 때문에 이들을 두려워하다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까지 빚어지고 있으며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인 끝에 정신이상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3일 하오9시30분쯤 서울 송파구 송파동 119 한양1차아파트 1동 1202호 신남홍씨(53·건설부 정선국도 유지건설 사무소장)의 외아들 영철군(11·송파국교 6년)이 불량배들에게 돈을 빼앗긴뒤 괴로워하다 자신의 공부방 창문에서 25m 아래로 뛰어내려 숨진 사건은 이같은 학원주변의 10대 불량배 또는 폭력배의 횡포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10대 폭력배들은 학교안에서 재학생들끼리 또는 재적생을 포함한 국민학교나 중학교 동창생까지 끌어들여 폭력서클을 만든뒤 학교주변에서 등하교때의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으며 주도권을 잡기위해 교내의 다른 폭력서클이나 이웃학교의 서클과 집단 편싸움을 벌이기가 예사다. 서울시경은 지난 6일부터 9일동안 시내 각 학교주변에 대해 폭력배 일제검거에 나서 모두 2백52명을 검거,이 가운데 K고교 1년 김모군(16·마포구 성산동) 등 47명을 구속하고 D상고 이모군(16·도봉구 미아4동) 등 1백9명을 입건하는 한편 G중 2년 이모군(15·구로구 구로동) 등 96명은 훈방해 가족에게 넘겼다. 구속된 김군 등 2명은 지난 6일 하오1시쯤 마포구 성산2동 420 성산고가도로 밑에서 길가던 김모양(16·N여고 1년)을 연필깎이 칼로 위협해 폭행하고 성병까지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방의 C대학에 다니는 김모군(19)은 국민학교때 부터 줄곧 반에서 1등을 했으나 중3때인 지난 86년 학교주변 폭력배들에게 시달린 뒤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성적이 계속 떨어져 올해 대학에 합격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정신분열 증세를 일으켜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고2년생과 중3년생 아들을 각각 둔 학부모 박영순씨(42)는 『아들이 돈 뺏기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몸을 다칠까 걱정이 돼 집에서 그냥 기다릴 수 없어 가족이 교대로 매일 학교앞까지 가 기다렸다가 함께 온다』고 말했다.
  • 바웬사,파 첫 민선대통령 유력/전세계 관심속 오늘 선거

    ◎마조비에츠키·티민스키와 3파전/급진­온건 대결속 경제정책이 쟁점/누구도 과반득표 불투명… 「2차」서 결판 날지도 지난해 여름 동구 최초로 비공산정부를 출범시켜 그해 가을 동구를 휩쓴 민주화혁명의 선도역을 맡았던 동구개혁의 선두주자 폴란드에서 25일 실시되는 대통령 직접선거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6월 당시 집권당인 공산당(현 사민당)과 자유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공산당에 하원의석중 65%를 할당한 상태에서 치른 「반쪽」총선과는 달리 2차대전후 폴란드에서는 최초로 완전히 민주적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7월 의회에서의 간선을 통해 임기 6년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보이체흐 야루젤스키가 바웬사 및 그를 지지하는 세력으로부터의 조기사임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이번 선거가 이루어지게 된 것. 폴란드의 미래 및 다른 동구국에 영향을 미칠 민선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그동안 폴란드의 민주화를 선도했던 자유노조의 위원장 레흐 바웬사와 그의 오랜 동지였던 타데우스 마조비에츠키 현 총리가 대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어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마조비에츠키는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가 지난 80년 8월 그다니스크의 조선소에서 결성될 때부터 자유노조와 관련을 맺어 왔으며 그동안 자유노조기관지의 편집장을 역임하는등 바웬사의 측근으로 활약해온 전력의 소지자. 그는 지난해 8월 바웬사의 천거로 동구 최초로 비공산정부 총리에 기용되는 영광을 누렸으나 올초부터 두사람의 밀월관계는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자,중하층민,농민들의 지지를 받는 바웬사가 급진개혁을 주장하고 있는데 비해 변호사 출신으로 지식인,중산층,도시민,관료층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마조비에츠키는 온건개혁론을 주장,이견을 보이고 있다. 바웬사는 마조비에츠키의 경제정책을 비난,정부보조금 삭감 및 임금인상 억제조치를 실시한 마조비에츠키에 반대하는 계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급격한 변혁을 주장하는 바웬사는 마조비에츠키가 공산세력의 척결에 소극적이며 나약해서 폴란드를 통치할 수없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1월 동구 최초로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단행,줄서기현상을 없앤 마조비에츠키는 『급진개혁은 혼란을 초래할 뿐이며 바웬사의 구공산세력에 대한 보복정치는 혼란만을 가중시켜 취약한 폴란드의 민주화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바웬사는 여론조사결과 초반의 열세를 마조비에츠키와는 대조적인 특유의 다변 및 연설능력으로 만회,전세를 뒤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바웬사와 마조비에츠키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초반의 예상과는 달리 정치 신인인 스타니슬라브 티민스키가 최근의 일부 여론조사 결과 마조비에츠키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기도 해서 폴란드 대통령선거는 혼전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티민스키는 지난 69년 무일푼으로 이민,캐나다 페루에서 컴퓨터 케이블 TV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뒤 대통령출마를 위해 귀국한 「철새」임에도 불구하고 마조비에츠키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난을 퍼부으면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티민스키는 『마조비에츠키는 국영회사를 헐값에 외국에 팔아넘기고 있는 국가의 반역자』라면서 『외국생활의 경험을 살려 폴란드 경제를 빠른 시일내에 회생시킬 것』이라는 공약과 자유노조의 분열이라는 어부지리에 힘입어 표밭을 다져나가고 있다. 어려운 시절에 폴란드에 없었다는 다른 후보측의 지적에도 불구,티민스키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경제현실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불신과 불만이 그만큼 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유세기간중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종합하면 바웬사가 30∼3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하고 마조비에츠키 총리가 20∼25%로 2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티민스키가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농민당의 로만 바르토스체 등 나머지 3명은 모두 합해 10%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이다. 따라서 어느 후보도 과반수의 득표에는 미달,다수득표자 2명이 겨루는 오는 12월9일의 결선 투표에서 대통령이 선출될 것으로 보이지만 20% 이상의 부동표 향방과 동구 및 제3세계 여론조사의 신뢰성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바웬사나 마조비에츠키 모두 티민스키가 결선에 오르게 될 경우 옛 동지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웬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할 경우 대권고지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첫 민선대통령은 누가 되든 1백만명의 실업자와 4백50억달러의 외채에 허덕이는 경제 및 구체제청산의 정치,그리고 선거캠페인동안 계층별로 극도로 분열된 사회문제 등의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0년대의 폴란드를 위해 폴란드인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 「평화의 새유럽」건설 기본구도 마련/파리 유럽안보회의 무얼 남겼나

    ◎정례개최 합의… 지역협의 발판 구축//「대서양서 우랄까지」 통합의 길 열어/의사결정권 없어 실질문제 해결엔 한계 갈등과 대립의 동서 냉전시대를 마감하고 화합과 번영을 향한 새 유럽의 탄생을 선언한 제2차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이 사흘간의 회의일정을 모두 마치고 21일 폐막됐다. 지난 75년 헬싱키에서 첫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뒤 15년만에 열린 이번 회담은 동서간 이념대립을 존치시킨채 긴장속에서 균형을 추구한 첫 회담과는 달리 동서의 가름을 없애버리고 화합을 통한 공동번영을 다짐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헌장은 유럽에서 분열과 대립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믿음과 협력속에 새로운 관계가 수립되었음을 천명함으로써 새 역사의 장이 열렸음을 확인했다. 이에 앞서 동서 양진영 대립의 첨병으로서 서로를 적으로 간주해오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럽재래식무기(CFE) 감축협약을 맺으면서 발표한 정치선언을 통해더 이상 적의 관계가 아니라 새 시대의 동반자임을 선언,새 유럽질서 구축의 기반을 다졌다. 이번 회담은 이같은 다짐과 약속의 효과적인 실천을 위해 구체적인 몇가지 장치를 마련해 냈다. 첫째가 상설 행정사무국의 설치.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세워질 행정사무국은 앞으로 계속될 CSCE의 각종 회담준비와 회원국간의 연락,의제조정 등의 임무가 주어진다. 또 분쟁방지센터(빈),자유선거 사무소(바르샤바)의 설치도 결의됐으며 회원국 의원들간의 모임인 CSCE 의회협의회의 구성도 추진키로 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상설기구들의 설치와 함께 CSCE 정상회담을 정례화,2년마다 열고(92년 헬싱키개최 확정) 장관급회담은 1년에 한차례 이상 개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CSCE가 단순한 「회의」에서 지역협의체로의 발전의 길을 열어 놓았다는 점이다. 헬싱키협약이 그동안 인권개선이나 환경보호 또는 군축을 통한 긴장완화 노력에 적잖은 기여를 해온 것이 사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CSCE에 제한적이나마 기능과 틀을 부여한 파리헌장도 새로운 유럽건설의 기본설계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CSCE의 장래가 마냥 분홍빛 일색일 수만은 없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실질적인 안보협력이 이루어지려면 군사협력체제로의 변환이나 유사한 기능부여가 따라야 되나 CSCE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소련측은 범유럽군사기구 구축을 희망하고 있지만 미국 영국 등 나토 핵심멤버들이 반대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만프레트 뵈르너 나토연합군 총사령관은 『나토는 현재의 군사 및 전략적 균형을 깨지 않는 상황 아래서 안정된 유럽의 구축을 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핵을 포함하여 아직도 막강한 군사대국임이 분명한 소련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래서 고르바초프는 『유럽에 평화가 깃들었다는 판단은 아직 이르다』며 다음 단계의 군축을 위해 한달 이내에 단거리핵 감축협상을 시작할 것을 제의하기도 했지만 미국이 버티고 있는 나토가 쉽사리 자세를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수단으로든지 나토를 해체시키고 궁극적으로 미국이 유럽에서 손을 떼게 하려는 것이 지금까지의 소련의 대 유럽전략이었음을 간파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으로서는 나토의 약화·해체기도나 CSCE로 하여금 이를 대체케 한다는 발상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으로 「적」이 없어졌음을 선언함으로써 나토가 위상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한계는 마찬가지이다. 회의에 참석한 동구지도자들은 냉전이 끝난 상황에서 부국과 빈국을 갈라 놓는 새로운 경제장막이 유럽에 드리울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아랑곳 없이 구공체(EC)는 90년대 중반까지는 신규회원의 가입을 막고 있다. 결국은 CSCE가 아직은 공동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군사협력체제도,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경제기구도,의사결정 권한도 없는 단순한 회의체인 것이며 여기에 그 발전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CSCE의 자체적인 취약점 외에도 한치 앞을 점치기 힘든 소련의 내정문제·소수민족문제·추가감축문제 등 CSCE가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새 유럽을 출범시킨 CSCE가 이런 과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을 때 유럽인의 숙원인 「대서양에서 우랄까지」(드골)의 유럽대통합의 길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 유럽안보회의 채택 「파리헌장」 요지

    ◎민주주의 강화… 소수민족 독립성 존중/내년 11월 오슬로서 인권옹호 세미나/시장경제 지향… 번영된 통일유럽 건설/화학무기 금지·영공개방조약 곧 체결 동서냉전의 종식을 공식선언한 역사적인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은 21일 「파리헌장」을 채택하고 3일간의 회의를 마칠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 회담을 결산하는 파리헌장의 요지이다. ▷민주주의 평화 통합의 새로운 시대◁ 우리들 참가국정상은 커다란 변화와 역사적인 기대의 시기에 파리에 모였다. 유럽에 있어서 대립과 분열의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의 우리의 관계가 존경과 협력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선언한다. 유럽은 과거의 유산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있다. 헬싱키 최종문서의 이념은 유럽에 민주주의와 평화·통합의 새 시대를 열었다. ▲인권·민주주의·법의 지배 우리는 유일한 정치시스템으로서 민주주의를 건설,강화할 의무를 진다. 인권과 기본적 자유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으며 법으로 보장된다. 정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드러나는 국민의 자유의사에 기초하고 있으며 민주주의는 인간과 법의 지배 존중에 기초를 둔다. 우리는 국내 소수민족의 민족·문화·언어·종교적 독자성을 존중한다. ▲경제적 자유와 책임 경제적 자유,사회정의,환경문제에 관한 책임은 번영에 불가결하다. 자유와 정치적 복수주의는 시장경제발전에 필요한 요소이다. 시장경제 이행을 성공시키는 일은 중요하며 번영의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 ▲참가국간의 우호관계 유럽에서 새 시대가 탄생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유럽제국 미국 캐나다 사이의 우호관계 및 협력을 확대,강화하고 제국민간의 우정을 촉진하기로 결의한다. 유엔헌장 및 헬싱키 최종문서에 따라 모든 나라의 영토보전·정치적독립에 대한 군사력에 의한 위협과 그 행사를 금지한다. ▲안전보장 유럽재래식전력(CFE) 조약조인을 환영한다. 일련의 실질적인 새로운 신뢰­안전조성조치의 채택을 시인한다. ▲통합 「독일문제의 최종해결에 관한 조약」에 커다란 만족을 표명한다. 북미와 유럽 각국 양측의 참가가 CSCE의 기본적 특징이다. 공통행동과 협력·연대에 의해서만 직면한 도전에 대처할 수 있다. ▲CSCE와 세계 참가국의 운명은 다른 모든 나라들과 연결돼 있다. 유엔을 지지하고 국제평화촉진에 기여하는 유엔의 역할강화를 희망한다. ▷장래의 지침◁ CSCE의 모든 원칙·조항을 완전 이행하고 나아가 균형잡힌 포괄적인 협력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인권분야 우리는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불가침한 것으로 존중한다. 이 목적을 위해 1991년 11월4일부터 15일까지 오슬로에서 전문가 세미나를 연다. 소수민족보호가 충실히 되도록 협조하는 일이 긴급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소수민족문제에 관한 전문가회의를 91년 7월1일부터 19일까지 제네바에서 개최한다. ▲안전보장 CFE조약과 신뢰조성조치(CBM)에 관한 협의의 성과를 한층 강화한다. CBM과 CFE를 계속하여 92년 개최예정인 헬싱키 재검토회의때까지 협의를 완료하도록 노력한다. 또 화학무기의 포괄적 금지조약 및 영공개방계획을 조속히 해결하도록 촉구한다. ▲경제협력 시장경제에 기초한 경제협력은 참가국간 관계의 중요한 요소를 구성하고번영된 통일유럽을 건설하는데 유효하다. 시장경제의 확립과 자립경제기반의 창설에 애쓰고 있는 제국에 대해 지원을 계속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한다. ▲환경 참가국은 환경문제 해결의 긴급성과 개별적이고 공동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인정한다. 또 환경파괴에 관한 정보 교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유럽환경기관(EEA)의 설립을 환영한다. ▷CSCE의 새로운 구조와 제도 차기 정상회담은 92년 헬싱키에서 열리는 재검토회의와 함께 열리며 그후 2년에 1번씩 개최된다. 이사회로서 외무장관회담을 적어도 연1회 연다. 이 이사회는 CSCE 정치적 협의의 주요장이 된다. 제1회 회의는 91년 베를린에서 연다. 고급 사무레벨위원회가 이사회를 준비하고 그 결정을 이행하며 참가국의 합의에 따라 긴급현안사항을 검토하는 특별회의 및 각료회의도 개최할 수 있다. 이들 협의사항을 행정지원 하기 위해 프라하에 사무국을 설치한다. 이사회에 의한 분쟁의 위기경감을 지원하기 위해 빈에 분쟁방지센터를 설치한다. 선거에 관한 참가국간의 접촉과 정보교환을 위해 바르샤바에 자유선거사무소를 설치한다. 전가맹국의 국회의원을 포함한 CSCE 의회 협의회를 통해 각국의 회의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모색한다.
  • 유럽안보회의 냉전종식 선언의 함축

    ◎「동·서 45년 적대」 청산… 새 동반자시대로/19세기 「빈회의」 맞먹는 역사적 대전환/「화해의 신 국제질서」 창출 기대 부풀게 전후 세계사의 중심이었던 유럽에서 냉전이 종식됐다. 그리고 새로운 질서의 틀이 짜여지고 이제는 「안정과 평화」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아니 새로운 국제질서는 이미 태동하고 있다고 해도 괜찮다. 19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참석하고 있는 34개국 정상들 가운데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16개국과 소련 등 바르샤바조약기구(WTO) 회원국 6개국은 개막에 앞서 유럽재래식무기(CFE) 감축협정에 서명했다. 이들은 CFE협정 정치선언에서 「40년 이상 지속됐던 분열과 대결의 시대가 종식되고 이들 국가들간의 관계가 개선됐으며 이것이 모두의 안전에 기여했다」고 선언,냉전이 끝났음을 공식 확인했다. 아울러 「이같은 발전이 보다 더 단결된 유럽구조를 건설하기 위한 지속적인 상호협력 과정이 돼야한다」고 천명,단순히 냉전이 끝난 것이 아니라 유럽의 대대적인 역사적 변화가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천명했다. 지난해 초부터 동유럽의 변화와 함께 동서대결의 분위기가 급격히 무너지고 지난 10월3일 역사적인 독일통일로 이미 냉전체제는 붕괴됐었지만 이번 회담은 이를 재확인하고 새 국제질서의 창조를 선언함으로써 전후 세계사의 한 시대를 구분짓는 중요한 회담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논자들은 이번 회담을 1814년 나폴레옹 몰락이후 빈에서 열려 구체제(Ancien Regime)를 부활시켰던 빈회담에 비교하기도 한다. 물론 빈회담이 구체제의 부활을 가져온 반면 이번 파리회담은 새로운 질서의 출발점이 되고 있어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시대를 가르는 역사성이라는 면에서는 경중을 가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해 무리가 없다. 「1945년 이래 가장 의미깊은 국제적 행사」라고 불릴 정도로 높이 평가되는 이번 회담은 단순선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 조치에 합의함으로써 신질서의 초석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군사적 측면에서는 CFE감축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CFE협정의 내용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선제공격이 불가능할 정도로 각 군사블록 및 각국의 군사력을 제한하고 이를 현장검증하기 위해 불시 사찰을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도 유럽에서의 군축과 화해를 보다 증진시키기 위해 새로운 신뢰조치의 구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CFE협정이 타결되고 핵무기 감축문제의 논의를 시작키로 합의함으로써 전쟁의 위협을 대폭 감소시키는데 거보를 내디뎠다. 또 ①정상과 외무장관회담의 정례화 ②상설 행정사무국의 설치운영 ③분쟁방지센터의 설치 ④회원국의 자유선거 관리기구 신설 ⑤의회위원회의 설치 CSCE의 상설기구화가 이루어지게 됐다. 현재까지등 유럽질서의 양대 축인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해체와 의미축소의 공백을 전유럽국가들이 참여하는 CSCE의 상설기구화로 보완함으로써 신질서의 밑받침이 마련된 셈이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미국이나 영국이 유럽대륙에서의 영향력 감퇴를 우려,나토의 역할 축소에 반대하고 있으나 「하나의 유럽」 혹은 「유럽 공동의 집」이라는 유럽통합의 구상이 점차 세를 얻어가며 구체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더 남아 있다는 점도 지적돼야 할 것이다. 첫번째로 추가군축과 나토의 위상 재정립,상설기구의 권한과 위치 등 중요한 것에서부터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들이 남아 있다. 다음으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군사분야와 정치분야에서는 꽤 진전이 이루어졌고 합의도 이루어졌지만 경제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 만큼 동서 유럽국가들간의 경제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만일 동유럽의 경제 사정이 혼미상태를 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그만큼 화해와 평화,안정과 번영의 틀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세포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동유럽의 민족문제도 새 질서에 위협을 줄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이 대소 어려운 점들을 극복하면서 파리회담에서 합의한 것처럼 신국제질서를 창조해내고 그것이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으로 확산된다면 전후 냉전체제가얄타체제로 불렸듯이 화해의 신국제질서는 파리체제로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 백담사 2년… 전 전대통령의 근황

    ◎“잘못된 건 이제 모두 내탓이려니 합니다”/하루 4∼5회 설법… 탈정치화된 내용 많아/하산시기·거처 아직 미정… 회갑도 산사서 지낼 듯/요즘은 청와대시절 회고록 집필에 열중 백담사가 세월에 깍여가고 있다. 만해당을 사저삼아 은둔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의 무릎까지 세월의 켜가 쌓였다. 풍화작용인 듯 두사람의 마음과 말이,두사람을 지켜보는 산아래 사람들의 시선도 뾰족한곳 보다는 둥글둥글한 곳이 많아지고 있다. 전 전대통령 내외가 백담사로 들어간지 오는 23일로 만 2년이 된다. 지난해 섣달 그믐날 국회증언을 위해 서울을 다녀간 것과,지난 여름 속초로 바람쐬러 나간 것 외에는 꼬박 2년을 산사에 묻혀 지낸 셈이다. 전 전대통령 내외의 산사생활은 2년전 입산당시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침 예불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해 하루 4∼5차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설법을 하고 틈틈이 독서를 하며 청와대시절의 회고록을 쓰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것이 1년전의 그것과는 달라졌음이 백담사 방문에서 느껴진다. 11월19일 하오2시. 질척거리는 날씨탓인 듯 서울과 천안 등에서 온 신도 3백여명만이 백담사를 방문해 전 전대통령의 설법을 들었다. 우유빛 두루마기 차림으로 방문객들 앞에 선 전 전대통령은 백담사에서 사는 이야기와 경제이야기로 약 20분간,예전에 TV서 많이 듣던 목소리 그대로 설법을 했다. 『우리는 그저 무슨일이든 잘못된 건 내탓이려니 합니다. 전생에 업보가 있어 그러려니 믿어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지고 만사가 다 평화로워 집니다』 『우리가 86년도에 단군이래 처음으로 50억달러 흑자를 냈습니다. 87년도에는 선거치른다고 법석을 떨면서도 1백억달러 흑자를 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과소비다 뭐다 해서 이제 조금 살만한데 흥청망청 다 까먹고 있어요.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백담사에서 만난 그의 측근들은 요즘의 설법내용이 크게 이날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1년전인 지난해 11월에 들었던 전 전대통령의 설법내용은 사뭇 달랐다. 89년 11월18일. 『청와대에 있을때 앞에서 알랑거리고 아부를 가장 많이 하던 사람들이 나중에 크게 배신합니다. 보살님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말은 잘 우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겁니다』(전 전대통령) 『기도를 통해 마음을 수련하지 않았더라면 이곳에서 하루도 살지 못했을 거예요. 이분이 현직에 계실때 용단을 내려 대통령직을 넘겨주기로 하신 것이 처음있는 일이었지 않아요. 이런 경험은 우리에게도 소중하지만 국가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이순자여사) 말 군데군데서 세상에 대한 반감이 묻어났던 것이 1년전이었다. 『백담사를 내려가면 몇사람은 반드시 손을 보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던 것도 지난해였다. 지난해의 발언들과 비교해 보면 전 전대통령의 요즘 발언내용들은 비교적 탈정치화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라기 보다는 국가원로로서의 발언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오 2시 설법에 앞서 전 전대통령 내외는 이날 상오 11시쯤 관광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승용차편으로 온 방문객 50여명을 맞았다. 그러나 방문객수가 적은 탓인 듯 전 전대통령 내외는 설법을 하지 않고 기념촬영과 악수만을 차례로 나눈뒤 방문객들과 헤어졌다. 왜 이들에게는 설법을 해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경호관계자는 『방문객수가 적을 때는 설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주었다. 전 전대통령의 모습은 건강해 보였고 얼굴색은 대통령 재임시절 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탄력있어 보였다. 악수를 나눈 뒤 잠시 서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 서울 흑석동에서 왔다는 40대 남자가 『백담사 위에 있는 오세암에서 아들 바둑공부를 시키기 위해 왔으나 경찰들이 짐을 들여보내주지 않아 못가게 됐다』고 「하소연」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래요. 몇살인데. 오세암은 아이들이 있을만한 곳이 못되는데 어떻게 지내려고 그러십니까』라고 친절하게 물었다. 그때 옆에 있던 이여사와 경호관계자들이 『백담사 때문에 안들여 보내는 것이 아니라 11월15일부터 한달간은 설악산 입산이 금지된 탓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거들었다. 1년만에 다시 가본 백담사는 전 전대통령의 말외에도 달라진 것이 많았다. 백담사를 찾는 사람들의 방문이유나,생각이 달라지고 있음은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였다. 백담사에서 7㎞ 아래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미니버스 안에서 방문객들의 화제는 여전히 두 내외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1년전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백담사를 찾고 있었다. 얼굴이 생각보다 좋아보이더라는 이야기며 전직 대통령과 사진을 찍었으니 가보로 간직해야겠다느니,언제쯤 사진을 보내준다느니 등이 차속의 주된 대화였기 때문이다. 초기에 백담사를 찾은 사람들은 확실히 2년이 된 지금에야 백담사를 찾는 사람들보다 더 열성적인 사람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백담사를 다녀오는 차안의 대화내용이 『어떻게 전직 대통령을 이런 곳에 보내느냐』『두 사람이 참 불쌍하다』는 것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과 비교하면 단순히 열성의 정도라기 보다는 그간의 세월이 전 전대통령에 대한 동정이나 미움같은 감정 모두를 무디게 만든 탓이 아닌가 여겨진다. 지난 10월의 경우 하루 방문객은 최고 5천명선을 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날씨가 차지고 김장철이 되면서 방문객은 하루 1천명 이하로 뚝 떨어지고 있다. 방문객의 대부분이 사찰의 중년 이상 여신도들이었던 초기와는 달리 요즘은 남녀의 비율이 비슷해지고 있고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전대통령의 측근들 중에 일부는 『현실 정치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수록 그분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풀이를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역시 전 전대통령을 보는 사람들의 눈이 미움과 지지가 엇갈리는 정치인에서 그러한 개념이 없는 「역사」「지난시대」「원로」 등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지고 있다. 하루 5천명에 달했던 방문객을 전 전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확대로 해석하는 것은 어딘가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전 전대통령 내외와 방문객들이 생각과 말이 둥글어진 것만큼이나 경호 역시 둥글어졌음이 눈에 띈다. 여전히 매표소 초입에서 경찰이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고 길목 4∼5군데에 전경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방문객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는 여느 관광지 입구에서 만나는 안내원들만큼이나 부드러워져 있었다. 방문객들의 소지품 검사는 여전히 엄격했지만 이들의 태도는 예전보다 한결 여유가 있어 보였다. 전 전대통령의 측근 경호를 맡은 경호원들도 부드러워지기는 마찬가지. 통제와 차단을 주임무로 하던 것에서 안내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이 눈에 띄었고 이들이 가능한한 미소를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 것은 뜻밖일 정도였다. 백담사의 겨울은 춥다. 눈이 내리면 백담사와 외부를 연결해주는 것은 체인을 감은 지프 뿐이다. 백담사 전체를 감다시피한 비닐천막들은 전 전대통령 내외가 이곳에 세번째의 겨울을 날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그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인줄 알면서도 낯익은 경호원에게 『올 겨울도 여기서 나실 계획이냐』고 물었다. 그는 웃음으로 비닐천막들을 가리키기만 했다. 전 전대통령 내외가 기거하는 만해당은 지붕만 빼놓고 모두 비닐로 둘러 비닐하우스 같은 느낌마저 주었다. 백담사에서의 하산문제는 지난해말 국회증언 이후 계속해 백담사와 청와대간에 논의되고 있다. 지금 이 문제는국민과 백담사간의 문제가 아닌 여권내부의 문제로 좁혀졌다. 청와대측은 전 전대통령이 하산해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백담사측은 『이젠 우리 마음대로 살게 놔두라』는 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입장차이는 하산이후의 거처문제에서 심한 이견으로 나타나고 있고 좀처럼 이견이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백담사측은 『이젠 다른 곳으로 가지 않겠다. 연희동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청와대는 아직 연희동으로 돌아가는 것은 국민감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서울 근교의 제3의 장소로 옮길 것을 권유하고 있다. 청와대의 국민감정 부분과 관련해 백담사측은 「핑계」로 치부하고 있다. 백담사측은 청와대가 전 전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행사 가능성 때문에 연희동 입주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입장은 모두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백담사가 주장하는대로 『이번에 연희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영원히 서울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도 일리가 있다. 전 전대통령이 내려와 5공당시 사람들과 어떤 형태로든 활동을 하게 되면 여권에 치명적인 또 하나의 분열이 일게 된다는 우려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 전대통령은 아마도 회갑일인 내년 1월18일도 백담사에서 회갑상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담사는 이미 많이 풍화됐다. 하산이 풍화를 촉진시킬 것인지 아닐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역사속으로 완전히 묻히기 위해서는 하산절차는 필요하고 따라서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당결속­「세대교체」 겨냥한 고육책/이기택 민주총재 사퇴의 안팎

    ◎“국회해산ㆍ조기총선” 주장 역부족 실감/야 통합 결렬책임 평민에 넘기기 속셈 민주당의 이기택 총재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등원거부를 재확인하는 한편 총재직을 사퇴한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정치권 전체의 세대교체 주장을 펴기 위한 「포석」이고 단기적으로는 야권통합의 결렬책임을 김대중 총재 중심으로의 통합을 노린 평민당에 떠넘기기 위한 「착점」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선 미니 야당인 민주당의 등원거부 및 의원직 사퇴서 재제출은 그 자체로 민주당이 기대하는 13대 국회해산,조기총선을 유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인 점을 감안한다면 언젠가 본격화할 상황이 올지도 모를 3김 퇴진 등 세대교체 주장을 위한 명분축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총재가 이날 『언젠가는 올지도 모르는 새정치질서를 모색하는 정치집단도 있어야 한다』라든가 『그러기 위해선 민자ㆍ평민 양당과 다른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고 밝힌 대목들이 바로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이 총재의 총재직 사퇴 자체는 야권통합 실패의 책임을 평민당 김대중 총재 쪽으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듯하다. 이 총재가 이날 회견에서 『지역감정에 편승하고 국민을 대권욕의 볼모로 삼으면서까지 무분별한 정쟁만을 일삼아온 반시대적인 정치지도자를 청산하고 도덕적인 새 정치질서를 창출해야 한다』고 김 평민 총재를 직접화법으로 비난한 것은 단순히 김대중 총재와의 「결별선언」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이른바 「제2의 야권통합」의지도 담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백의종군」이라는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로 통합결렬의 책임을 벗고 동시에 통추회의내 민주연합파 및 재야의 친민주세력과 평민당 일부 통합서명파까지 망라하는 민주당의 확대개편형식의 「부분통합」을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등원거부와 총재직 사퇴라는 「패키지카드」 가운데 특히 등원거부에 대해서는 당 내외의 비판론도 만만치 않아 민주당의 입지강화 또는 「제2의 창당」에 대한 의지가 제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우선 김광일ㆍ장석화ㆍ허탁 의원 등 「등원파」 3인이 「독자등원」 등을 불사할 태도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데다 등원을 바라는 국민여론의 흐름에도 배치된다는 점에서 당세확장은커녕 당분열상만 부각시키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창당 이래 주류 대 비주류,적극통합파 대 세대교체파,선 사퇴파 대 후 사퇴파,등원파 대 등원거부파 등으로 바람잘 날 없이 당내 갈등을 빚어온 민주당은 사실 이번 이 총재의 결단 중 총재직 사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일치됐으나 등원거부에 대해서는 사전이견조정에 실패함으로써 심각한 내홍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이날 이 총재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동안 김광일 의원 등 등원파 3인은 서울시내 P호텔에서 별도모임을 갖고 ▲등원거부에 대한 당론재조정 요구 ▲이미 제출한 당직 사퇴서에 대한 수리요구 ▲독자등원을 포함한 공동보조방안을 결의함으로써 당내분에 대한 우려는 이미 현실화된 느낌이다. 이같은 당내분 악화는 지난 14일 등원파와 비등원파가 모두 각자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나리라는 기대를 갖고 등원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총재단에 위임할 때부터 이미 예견됐다고 볼 수 있다. 그날 총재단회의에서는 당초 등원파였던 박찬종 부총재가 『총재직 사퇴를 포함한 전면적인 당정비와 3김퇴진운동에 나서기로 총재가 결심하면 등원주장을 철회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등원거부로 결론이 났던 것. 물론 현재로서는 이들 등원파와 당주류간의 내홍이 등원논의 과정에서 ▲선 사퇴파내에서도 등원파들이 내심 등원 쪽으로 일을 「저질러주기를」바라는 측면도 많았다는 점 ▲등원을 바라는 여론이 보다 높은 점 ▲등원파 3인의 결속력이 높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다면 당장 3인 독자등원에 이어 「출당요구→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등원파들은 등원거부 결정이 민자ㆍ평민 양당구도의 틈새에서 등원해도 설 땅이 없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양당의 의정활동에서 빚어지는 자충수에 대한 반사적 지지나 얻자는 소극적 자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이들은 「일부」군중(민주당측에선 평민당 외곽세력으로 간주)의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돌팔매질로 끝난지난번 보라매집회에서 증명했듯이 등원거부 이후의 대안으로 「장외투쟁」이 큰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이들 등원파들은 「원내외 병행투쟁」이 국민정서와 당입지 강화에 맞는다는 명분으로 독자등원을 강행할 기세여서 어떤 형태로든 당내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 소 지식인들,고르비 퇴진 요구/위기 종식 위한 결단 호소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일단의 소련 지도급 지식인들은 최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소련의 정치ㆍ경제적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단호히 행동하든지 아니면 대통령직을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급진적 역사학자 유리 아파나셰프,경제학자 파벨 부니치,여론조사가 타탸나 자슬라프스카야,영화 제작자 엘렘 크리모프 등이 포함된 지식인들은 소련국민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호소문을 통해 비극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우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결정적 조치들을 취할 수 있는 권력을 사용하든지 아니면 퇴진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와 그가 단행한 페레스트로이카적 경제ㆍ정치개혁을 굳건히 지지해온 급진적 주간지 모스크바뉴스 최신호에 게재된 2페이지 분량의 이 호소문은 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소련의 분열을 위협하고 있는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과의 권력투쟁에 발목이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 “소 연방제 위협 받을땐 군 동원”

    ◎“사회주의 수호차원서 대응”/고르비 군사고문/공화국 독립 움직임에 경고 【모스크바 AFP 로이터 연합】 세르게이 아흐로메예프 소련군 원수는 14일 소련의 영토보전과 사회주의 체제가 반합헌세력에 의해 위협을 받을 경우 이를 수호하는데 소련군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소련군 참모총장을 지낸후 지금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군사고문으로 있는 아흐로메예프 원수는 소비에츠카야 로시야지에 실린 글에서 『헌법이 유린당하고 일부 세력이 무력이나 또는 그밖의 다른 비합헌적 방법으로 이 나라를 분할하거나 이 나라의 사회체제를 바꾸려고 시도할 경우 우리 조국의 결속을 보장하고 헌법에 따른 사회체제를 보전하기 위해 연방최고회의 혹은 대통령의 결정으로 군을 동원해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최고회의 대의원이기도한 아흐로메예프는 『공산당의 명성을 떨어뜨리고 공산당을 소련사회의 제2선으로 전락시키려는 분리주의 운동자들과 그밖의 반사회주의세력의 시도가 지금 진행중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금년 여름에 파괴세력들이 협력하여 연방 국가구조와 공공체제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면서 『우리의 연방 사회주의국가,우리의 생활,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를 우리 헌법의 틀안에서 강력히 수호할때가 왔다』고 말했다. 아흐로메예프 원수는 선거에서 비공산당이 승리하면 군은 이를 인정할 것이지만 합헌적 방법을 통해 승리했을 경우에만 이를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이 정치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늘 행동해왔으며 합법적인 반공산당 단체를 탄압할 이유가 없으나 소련군은 사회주의를 구출하고 국토의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련군은 몇몇 공화국의 과격한 정치인과 분리운동 단체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데 아흐로메예프 원수의 경고는 민족주의 단체들이 소련군을 점령군으로 간주하고 있는 발트해연안 3개 공화국과 그밖의 지역의 분리운동 단체들을 겨냥한 것이다.
  • 대일수교 앞당기려는 “전시용 카드”/북한 「총리예비회담」 제의의도

    ◎남북한 대화 진전 과시… 일 경원 노려/불가침선언 채택 요구,여론분열 조장 북한이 오는 12월11일 서울에서 열릴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제의해온 의무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예비회담에서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채택할 합의서 초안의 문안정리를 하자고 밝히고 있어 외견상 고위급회담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 우선 고위급회담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1,2차 고위급회담에서는 없었던 예비회담을 돌연 제의해온 것은 오는 17일 북경에서 열릴 제2차 일본ㆍ북한 수교 예비회담에서 일측에 제시할 수교협상용 카드라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 다시 말해 남한과 미국이 일북 수교의 전제조건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남북대화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 보임으로써 경제난 타개를 위한 일본과의 수교를 앞당기려는 제스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예비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제3차 회담시까지 3∼5일 간격으로 열자고 주장해온 사실은,북한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대한 현안을 갖고 있다는 것을나타낸다. 회담의 비공개 진행은 그동안 남북대화의 전례를 살펴보면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는 쪽이 항상 주장해 왔기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우리측과 은밀히 협상해야할 문제가 있으며 그것은 바로 그들이 처한 심각한 경제난 해결인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은 최근 일본측에 공장조업용으로 사용될 알루미늄 1백만t을 긴급히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심각한 경제난과 함께 식량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비회담에서 북한은 2차 평양회담에서 제시했던 불가침선언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일성 주석이 지난 10월18일 강영훈 총리 면담시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고위급회담의 성과를 지적했으며 북한사회에서는 그것이 바로 김 주석의 「교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고위급회담의 성과는 불가침선언의 합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북한은 대남 적화통일을 위한 통일전선전략 차원에서 남한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서 불가침선언을 강한 톤으로 주장해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남한사회 분열책동은 강 총리 등 회담대표 3명의 이산가족 상봉이나 지난 7일의 적십자 실무대표 비밀접촉을 쌍방이 절대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일방적으로 공개해 정부와 국민간 불신을 조장하려 했던 사실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예비회담의 성과가 없음을 들어 고위급회담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예상도 배제할 수 없다. 즉 총리회담을 무산시킬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 고위급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이 아무런 성과가 없는데 총리끼리 만날 필요가 없다며 3차회담을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북측의 정확한 의도는 예비회담이 열려봐야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당국은 방일중인 강 총리가 귀국한 뒤 예비회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우리측 입장을 밝힐 예정이지만 예비회담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관측된다. 예비회담에 참석할 대표 2명은 문안작성 차원의 회담인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비중있는 대표로 구성되지는 않고 3차회담 이전까지는 4∼5차례 정도의 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페만 개전」 놓고 미서 찬반논쟁 가열

    ◎“중동수습” 선택에 고심하는 백악관/국론분열 조짐속 「월남전 재판」 우려 확산/찬 자유의 수호자로 이라크에 철퇴를/반 페만 원유에 국익 안걸려… 희생 말자 미국은 페르시아만에서 꼭 전쟁으로 나아가야 하느냐는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의 국가적 논쟁이 시작됐다. 정치 및 정부 지도자들 그리고 저명한 학자들은 페르시아만에서의 미국의 이익이란 것이 과연 이라크와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검토중이다. 이 문제는 최근 미 의회 및 중간선거 과정에서 거의 외면됐었다. 그러나 선거후 부시 대통령이 사우디 주둔 미군을 40만명으로 증강하겠다는 발표를 통해 페르시아만 정책을 새로운 국면으로 밀어넣으면서 날카로운 초점으로 부상했다. 부시의 병력증파 선언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게 미국의 개전의지를 확신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미국인을 확신시키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정치인들은 말하고 있다. 특히 페르시아만 전쟁에서 얻은 것이 이 전쟁의 인적ㆍ물적 손실을 보상할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냐에 관해 워싱턴 안팎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군사정책을 주도해온 상원 군사위원회의 샘 넌 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이 성급하게 전쟁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비난하며 『좀 더인내심을 갖고 대 이라크 경제제재조치의 효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넌 위원장은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 교체계획을 행정부가 취소한 것은 「실수」라고 지적,민주당 거물로서는 최초로 부시의 페르시아만 사태처리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가했다. 지금까지 페르시아만에서 미 군사력증강이 계속되는 동안 이같은 군사 개입에 대한 비난은 거의가 「고립주의」로 치부됐었다. 그러나 지난 수일간 보수 진보 양진영에서 다같이 부시의 페르시아만 정책에 대해 우려가 표명됐다. 진보파 민간정책연구기관인 케이토 연구소는 미국이 전쟁을 치러야 할 중요한 이해관계를 페르시아만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갖고 있는 중요한 이해관계가 원유는 분명히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국의개입동기를 설명하면서 종전에 부시대통령은 침략저지의 필요성과 원유공급 보호의 필요성을 다함께 강조했었으나 지금은 후세인을 히틀러에 자주 비유하면서 침략반대만을 역설하고 있다. 부시의 이 두 주장은 목적에 비해 희생이 컸던 월남전 악몽 재현의 두려움속에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방위와 이라크 고립화 조치에 대해 지금까지 부시는 국민적 컨센서스를 갖고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를 몰아내기 위해 희생이 큰 공격을 감행할 경우 사정은 달라질 것이라고 민주ㆍ공화 양당의 의회지도자들은 백악관에 경고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 경우 개전 20일만에 3천∼3만명의 미군 전사자가 발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의 보수적인 대주교 로저 마호나는 베이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은 현재 선택을 고려중인 정책에 대해 인간적이고 윤리적 차원의 토론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중간선거 투표일인 지난 6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3분의 1이 희생자가 많이 날 미국의 군사행동에 반대했다. 과거 월남에선 전쟁 개시후 수년만에 이러한 수준의 반대가 나타났었다. 이 조사결과는 또 월남전중 미국을 갈라 놓았던 당파적 분열의 초기현상도 보여 주었다. 즉 흑인을 비롯한 페르시아만 개입 반대세력의 3분의 2는 민주당에 표를 찍었고 미국이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절반 이상이 공화당을 지지했다. 의회의 민주당 지도자들은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그들은 부시에게 군사행동을 위한 백지수표도 주지 않고 외국과 대결중인 부시를 비방하지도 않고 있다. 하원의 토머스 폴리 의장과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원내총무는 『병력증파 결단에 깔린 전략과 목표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군사위원회의 레스 아스핀 위원장은 『만약 후세인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전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선택』이라고 말하면서도 『전쟁에 관한 결정은 의회에서 공식 투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못을 박고 있다.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이추구하는 정치적 목적은 무엇인가? 또 그것은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를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답변엔 일관성이 없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직후 부시는 『세계의 엄청난 석유 매장량이 후세인의 수중으로 넘어갈 경우 우리의 직업,생활방식 그리고 미국인 자신은 물론 전 세계 우방들의 자유가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부시 행정부는 페르시아만 대결이 결정적 경제이익을 지키기 위한 현대판 향료전쟁이라는 이 주장을 버리고 미국이 자유의 수호자라는 전통적 이미지로 되돌아갔다. 그는 『이 싸움이 노골적인 침략을 무산시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원유는 한 요인일 뿐 주요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동 석유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얼마나 중요한가에 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사담 후세인이 결국 세계 원유 매장량의 40%를 통제하게 될지 모른다는 주장은 맞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고 케이토 연구소의 보고서는 주장했다. 원유매장량이란 한 땅덩어리 밑에 묻힌 원유의 양을지칭하는 지질학자들의 개념이다. 적절한 질문은 현재의 세계 석유생산량 가운데 이라크가 얼마를 통제할 수 있느냐다. 케이토 연구소 보고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부시 행정부의 공포증을 뒷받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쿠웨이트 병합으로 이라크의 세계 석유통제율은 7%가 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만일 후세인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삼키더라도 그 수치는 15.7%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추정했다. ◎“페만전 왜 해야하나” 5가지 의문 미지 편집장 NYT기고/수많은 인명 희생의 대가는 무엇인가/미군이 돈받고 대신 싸우는 용병인가/후세인만이 미가 저지할 침략자인가/세계경제 파탄된 뒤 우리가 얻는 것은/미 의회는 왜 전쟁문제를 토론않는가 페르시아만 사태가 발발한지 1백일이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 이 사태의 한 쪽 당사자인 미국으로부터는 이라크의 침공을 응징하자는 강경한 목소리가 거듭돼 왔지만 응징의 이유와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 그리고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에 따른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공개적인 논의가 거의 없었다. 최근 뉴욕타임스지는 「왜 전쟁을 해야 하나」라는 제하의 글을 실어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글은 월간 프로그레시브지의 편집장인 어윈 놀씨의 뉴욕타임스지 기고문 전문이다. 페르시아만에서 미군이 계속 증강되는 것이나 백악관에서 점점 강도를 높여가며 흘러 나오는 언사를 들어 보면 미국이 곧 사담 후세인과 이라크에 대해 전면전을 벌일 것만 같다.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얼마나 더 이라크 지도자인 후세인을 「히틀러」라고 부르고 미국인 인질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방치하는 일을 되풀이 할 수 있을까. 이라크를 궁지로 몰고 페르시아만에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후세인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우리는 들어 왔다. 그러나 그 실제 목적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미군의 공세에 마음의 준비를 갖추도록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들고 나온 미 의회 의원들은 전투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또 베이커 국무장관도 다국적군의 지휘체계에 관해 사우디측과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전쟁이 정말로 필요한가. 전쟁의 목적은 무엇인가. 엄청나게 많은 희생자를 낼지 모르는 전쟁터로 우리 병사들이 행군해 들어가기 전에 부시 대통령은 미 국민들에게 몇가지 중요한 질문에 정확하고 설득력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미국인과 아랍인 수천명,아니 수만명이 희생되는 대가로 우리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 지난 8월 미군이 처음으로 페르시아만에 파견될 때 그 임무는 이라크의 사우디침공을 막는 것이라고 이야기됐었다. 그러나 이라크의 대 사우디 침공위협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이제 문제는 지난 1920년대 영국 외무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쿠웨이트국경을 회복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수하며 또 동맹국들에 감수토록 강요할 것인가이다. ­미국의 경제 그리고 세계경제를 심한 불경기로 몰아 넣는 대가로 우리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 만약 전쟁이 터진다면 현재의 원유값이 바겐세일가로 보일 정도로 오를 것이다. 만일 중동의 유전들이 파괴되거나 심하게 손상을 입는다면 그 경제적 충격은 재앙에 가까울 것이다. 우리가 그 대가로 얻는 것은 무엇인가. ­사담 후세인만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침략자인가. 후세인이 미국이 저지시켜야 할 유일한 인물인가. 물론 후세인은 다른나라를 침략하고 그 정부를 전복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하지만 미국도 때때로(가장 최근의 경우로는 파나마와 그레나다가 있다) 똑같은 짓을 해왔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세계의 용병이 되길 바라는가. 우리는 이 동맹국 또는 저 동맹국이 돈을 주는 대가로 그들을 대신해서 싸워주길 원하면 수십억달러 혹은 수백만달러에 허겁지겁 달려갈 것인가.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에 의해 고용돼 워싱턴장군에게 패배한 독일인 용병들처럼 우리는 우리 군대를 빌려주는 딱한 처지에 이른 것일까. ­미국 헌법이 바뀌었나. 미국 헌법 제1조 8항 11번째 패러그라프는 변경되지 않았다. 헌법 조항은 전쟁 선포권을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핵시대를 맞아 우리는 지난 40년간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때 의회의투표와 같은 우아함을 발휘할 겨를이없다고 이야기 들어 왔다. 그러나 우리 군대가 사우디 사막에서 땀투성이가 된지 두달이 지났다. 이 기간은 의회가 행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의회는 왜 이 문제를 토론하고 표결하지 않는가. 나는 이밖에도 물어 볼 것이 많다. 또 다른 미국인들은 물어 볼 것이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여섯번째 질문이 나오게 된다. 만일 부시 대통령이 우리를 전쟁으로 끌어 들이려 한다면 우리는 먼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들을 자격이 있지 않을까.
  • 민중운동의 정치세력화 “실험”/민중당 출범의 의미와 전망

    ◎근로자ㆍ농민 중심의 진보성 표방/재야세력 규합,의석확보가 관건 10일 「민중주체의 민주주의」라는 기치를 내건 진보적 성격의 민중당이 공식 출범함으로써 향후 정국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중당의 창당은 특히 과거 조봉암씨의 진보당 이래 통사당 등 여러 이름으로 명멸했던 진보정당들이 이른바 「민중세력」이라는 하부구조없이 소수의 선도자들에 의해 주도했던 것과는 달리 4ㆍ19 이래 축적되기 시작해 80년대 이후 확산된 민중운동권세력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데 일단 주목을 끌만하다. 현재 창당을 마친 51개 지구당 위원장의 면면을 보더라도 노동분야에서 김문수씨 등 18명,농민분야에서 장영근 전 전농협 회장 등 15명,이우재ㆍ장기표ㆍ이재오ㆍ정태윤씨 등 재야운동세력 18명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점을 들어 민중당측은 「민중주체의 정당」이라는 관점으로 민자ㆍ평민당 등 기존 정당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또 「민중주체」가 정치적 관점에서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도 적용된다는 점에서도 기존 야당들에 비해 상대적인 「진보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진보적인 성격은 정강정책속에 규정된 ▲독점재벌 해체ㆍ중소기업 보호육성 ▲계획적 시장경제 ▲사기업의 노동자 경영참여 확대 등에서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진보적 성격의 정당이 뿌리를 내리기에는 「분단」이라는 한국적 특수상황 뿐만 아니라 동서유럽에서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퇴조하고 있는 국제적환경 등을 감안한다면 그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이 민중당이 총선이나 지자제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의석을 확보,제도정치권내에서의 입지를 마련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민중당측은 기존 정당들이 선거를 통한 「권력배분」에만 관심을 기울이는데 비해 민중당으로서는 의회활동 뿐만아니라 「민중의 조직화」라는 일상적인 정당활동을 통해 사회 변혁을 도모한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말하자면 정당활동을 사회운동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사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정당들이 모두물거품처럼 사라졌다는 현상을 감안한다면 민중당의 성패도 여하히 「대중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이같은 대중성확보에 장애가 되는 요인으로는 ▲분단상황속에서 굳어진 국민들의 「혁신 알레르기」 ▲서구사회에서의 사회민주주의 실험의 실패 같은 요인 이외에도 「진보이념」보다 「지역감정」이 우선시되는 우리의 특수상황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영광ㆍ함평 보선에서 민중당이 민 노금노 후보가 저조한 득표율로 참패한 사실이 이를 극명하게 설명해 준다. 민중당이 처한 또다른 문제는 과연 재야세력을 어느 정도 결집해 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창당과정에서 이부영ㆍ장기표ㆍ김근태씨 등 재야의 40대 뉴리더 3인중 김근태씨는 「시기상조론」을 이유로 전민련에 잔류했고 이부영씨는 야권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며 통추회의로 떨어져 나간 사실이 그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민중당측은 「시기상조론」에 대해서는 『민주화운동을 합법정치 영역에까지 확대시키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논리로,범야 통합우선론에 대해서는 『보수의 기존 야당과의 통합을 통해서는 「진보성」을 담보할 수 없고 야권 3자통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진보정당 창당이 재야가 지향해야할 올바른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자제 등 완전한 민주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진보세력이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관점에서 민중당 창당은 재야운동권의 분열에 불과하다』는 여타 재야세력 및 기존 야당내 재야출신의 비난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는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치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 하는 것도 민중당의 과제이다. 민중당은 서구의 진보정당처럼 당원의 수입에 비례해 당비를 모금하는 이른바 「민중재정의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이번 전당대회 준비 등 창당과정에서 소요된 1억원의 당비를 마련하는 데도 적잖은 홍역을 치렀다는 후문이고 보면 그 성패는 미지수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지적들에도 불구하고 민중당은 기존 야당에의 편입을 거부하는 재야세력이 주축이 됐다는 점에서 적으나마 「상당기간」 정국의 「독립변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표 정책위원장 등 핵심인사들이 현재는 범야 연대차원에서 「민주ㆍ반민주 구도」가 불가피 하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각책임제하의 「보혁구도」를 바람직하게 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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