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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사회·통일분야­주제발표(제2의 건국선언 무엇을 담나:Ⅰ)

    올 8월15일은 정부가 수립된지 50년이 되는 날이다.지난 반세기동안 8·15라면 일제로부터의 해방,광복의 의미로만 받아들여왔다.자유총선거에 의한 민주공화국이 처음으로 탄생한 건국의 가치는 소홀히 다뤄온 감이 없지 않다.金大中 대통령은 이번 8·15 경축사를 통해 국정 최고 슬로건으로 ‘제2의 건국’을 선언한다.현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명실상부한 민주·선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6대 국정운영철학과 구체적인 개혁프로그램을 국민앞에 제시하게 된다.金대통령은 이미 국정운영 기조로 ▲민주주의 ▲시장경제 ▲세계주의 ▲화해와 통합 ▲지식중심의 산업 ▲안보와 교류·협력의 6대 지표를 천명한 바 있다. 서울신문사는 건국의 참의미와 그 건국정신이 우리 현실에 어떤 의미를 주며,그리고 6대 국정운영 철학의 실천적 방법이 무엇인지를 총론 및 정치·외교부문,경제분야 등 두차례로 나눠 전문가들 집중토론을 통해 조명해봤다.1차로 동국대 白京男 교수와 서울대 朴相燮 교수,연세대 文正仁 교수를 초청,총론과 정치·사회·통일분야를 정리했다. ◎주제발표/수평적 정권교체 원년… 새 1,000년 준비/과거의 실패 거울삼아 위기 극복에 총력/白京男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우리는 지금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로 들어가는 시점에 서 있다.더욱이 금년은 광복 53년째이자 분단과 남북 냉전시대가 50년째 지속된 해이다. 동시에 올해는 수평적 정권교체의 원년이기도 하다.따라서 세계사의 흐름속에서 국내 정치의 새로운 위치 설정과 민족사적인 입장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가 아닐 수 없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제2의 건국’이 필요한 것이다.광복후 제1건국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가를 성찰하고 새로운 1000년을 앞두고 민족사의 방향과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올 8·15를 맞아 원점에서 생각해 보고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방향을 마련해야 한다.이것이 ‘국민의 정부’의 제2건국 추진 동기다.이제 거기에 따른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국제환경을 보자.동서 이념대립이 종식되고 국가간 상호의존적인 협력체제가 구축되고 있다.국경없는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된 것이다.능동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제1건국 시대의 국가 틀로 21세기를 맞이할 수 있겠는가.산업화 모델과 개발독재 모델을 갖고 세계사의 흐름에 적응할 수 없다.세계의 충격속에서 자주적으로 국가의 길,민족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20세기를 돌이켜 보건대 우리가 시종 비참한 운명에 빠진 것은 19세기 서양의 충격을 자주적으로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식민지가 되고 그 여파로 인해 분단체제를 맞고 이데올로기 대립속에서 국력을 소모했다.이런 체제의 연속이 대응력을 잃어 오늘날의 국난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제 자주적으로 21세기 물결을 받아들이는 입장에 서야 한다.20세기에선 보수와 진보,지역간 갈등,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사회적인 균열이 심화됐다. 또 근대화가 미완성인채 탈(脫)근대화를 맞게 됐다.그런데도 아직 새로운 정치·경제·사회 제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체화되지 못했다.정치 외교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전근대를 청산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제1건국시대의 잔재를 청산하고 21세기에는 제2건국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제2건국은 국가의 총체적 개혁운동이다.우리나라는 경제회생,정치적 민주주의,사회통합,한반도 평화정착 등 4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국민의 정부는 과거 정권의 모든 업적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실패한 것,성취하지 못한 것을 완성하자는 것이다.실패한 것을 딛고 위기극복을 위한 총체적 개혁으로 민주체제를 안착시키는,역사적 의식을 갖고 출범했다. ◎‘제2건국’ 제안 의미/낡은 시스템 바꿔 21세기 준비/前정권과 단절 아닌 미완의 과제 완성/지역·계층 아우르는 통합의 메시지로 金大中 대통령이 정부수립 50주년을 맞는 8·15 경축사에서 ‘제2의 건국’을 제안하는 이유는 자명해보인다.‘새롭게 시작하는 나라,다시 뛰는 한국인’이라는 호소이다.지난 50년 동안 쌓인 폐단을 일소하고 어려운 IMF 현실을 헤치면서 내일을 준비하자는 메시지인 것이다.金대통령은 바로 그 해법이 새로운 ‘건국의 정신’에 있다고 믿고 있다. ○50년간 쌓인 폐단 일소 제2의 건국은 흔히 과거와의 ‘단절’을 연상시키기 쉽다.광복 후 역대 정권의 통치스타일이 전 정권을 긍정하는 데서 출발하기 보다는 철저한 부정의 역사로 점철돼 더욱 그렇다.5공의 정의사회 구현,6공의 권위주의 청산,문민 정부의 신한국 창조 등도 수사(修辭)의 범위를 넘지 못하고 전 정권의 부정에 머물렀다. 국민의 정부가 제2의 건국을 계승과 창조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국민적 정서를 감안한 결과다.전 정권들이 모든 것을 잘못하지는 않았다는 평가에서 출발하고 있다.예컨대 개발독재는 당시 국제질서와 환경의 산물이었으며 우리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를 “건국정신은 결코 부정이 아니다”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따라서 건국정신은 전 정권들이 마무리짓지 못했던,미완(未完)의 문제를 완성시키겠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또 낡은 시스템을 21세기에 맞는 선진 시스템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라 할 수 있다.나아가 지역간,사회계층간 분열과 갈등을 한데 아우르는 ‘통합의 용광로’인 것이다. ○새시대에 맞는 틀 필요 창조적 측면은 WTO체제와정보화시대에 맞는 새로운 국가의 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이는 한마디로 ‘앞으로 50년 혹은 21세기의 전망과 미래설계(李康來 정무수석)’로 압축할 수 있다.청와대의 한 비서관도 “과거에는 통했던 시스템이 이제 맞지 않다는 것이 명명백백하게 입증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21세기 밀레니엄시대에 맞는 국가발전의 비전과 개혁 청사진이 필요한 때이며 이게 바로 국민의 정부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라는 인식이다. 金대통령은 이를 6대 국정운영 철학으로 요약하고 있다.‘△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관치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민족주의에서 세계주의로 △분열과 갈등에서 화해와 통합의 시대로 △공업 중심에서 지식산업 중심으로 △남북대결주의에서 안보와 화해·협력의 병행으로’ 등이 그것이다.지난달 타임지와의 회견에서는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를 지표의 하나로 삼았으나 지역적·사회적 통합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자발적 참여·개혁 호소 이러한 국정 철학은 과거 정권유지 차원의 통치이념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민주공화정의 이념을 내세운 상해 임시정부로부터 시작,우리의 현대사 구비구비마다 점철되어온 정치 역정의 산물이다.이제 그 철학에 어울리는 국가와 사회를 건설하자는,즉 구호가 아닌 실천의 국정 철학인 것이다. 경축사에는 6대 국정지표의 구체적인 비전을 담는다.대통령 취임사는 IMF 위기극복에서 시작했다면,이번에는 수해복구 현장의 위기극복과 희생정신을 화두(話頭)로 삼을 복안이다.그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호소한다. 개혁을 향한 시민사회운동이 물결치는 국가,원칙이 통하는 사회,성실한 사람이 성공하고 지역·계층·연령간 차별이 없는 나라 건설이 바로‘제2의 건국’이념이다.
  • 姜萬吉 교수 독립운동사 학술회의 주제 발표

    ◎민족해방운동은 근대국가 수립 과정 일제식민지시대 좌우익의 통일전선운동은 해방공간에서는 평화통일운동으로 전환됐으며 분단시대의 통일운동은 ‘대등통일’이어야 한다고 姜萬吉 고려대 교수(한국사)가 7일 주장했다.姜교수는 이날 광복 53주년 및 독립기념관 개관 11주년 기념 제 12회 독립운동사 학술회의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민족해방운동은 근대국가 수립 과정이었다고 말했다.다음은 주제발표 요약이다. 우리 민족이 일본제국주의에 강점당한 것은 알려진 대로 무력을 앞세운 일본제국주의의 강압에 의해서였다.그러나 또하나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조선이 사상적으로 성리학 유일사상 체제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기 때문에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선은 자본주의와 국민주권주의를 배우지 못해 일제 강점후 민족해방을 독자적으로 지도할 세력을 가질 수 없었다.그러나 조국의 독립을 위한 좌우익 통일전선운동은 계속 추구됐다.좌익 노선은 3·1운동 전에도 일부 형성됐었으나 3·1운동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했다.3·1운동의 실패와 좌익의 본격적인 등장 이후 우익 세력은 일부가 타협주의 노선으로 나아갔다.그러나 비타협적인 우익도 일정한 세력으로 존속됐다.주로 지주및 상층 자산계급은 타협주의 우익으로,비타협적인 우익 세력은 중소자산계급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는 분석이 있으나 그 구분은 분명하지 않았다. ○노동자 농민 의식성장 우익의 일부가 타협주의 노선으로 나아간 것은 노동자와 농민계급의 의식성장으로 민족내부의 계급적 갈등이 시작되고 일본이 적극적으로 유인했기 때문이었다. 우익의 일부 세력이 타협주의로 변하고 그 때문에 민족해방운동전선이 약화됨에 따라 민족해방운동의 새로운 방법론이 모색되지 않을 수 없었다.좌익과 비타협적인 우익 세력이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투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1920년대 중반에 좌익과 비타협적인 우익 세력에서 동시에 통일전선론이 일어난 것도 이때문이었다. ○협력과 분열 반복 좌우익은 시대상황에 따라 협력과 분열을 반복했으나 일본제국주의의 패망이 가까워진 1940년대 전반기에 접어들며 통일전선운동은 전체 민족해방운동으로 더욱 적극화됐다. 민족해방운동전선은 좌우익을 막론하고 해방과 함께 38도선이 획정되고 남북에 분단국가가 성립되는 상황이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이 때문에 좌우익은 해방후 미·소 양군이 남북을 분할 점령한 조건에서도 통일된 단일민족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운동을 계속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일제 강점시대의 민족해방운동 과정 전체가 곧 자산계급과 노동계급의 지도층이 함께 참가한 근대민족국가 수립과정의 일환이었다고 할 수 있다.그것이 해방 후 민족분단의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좌우익 정치세력이 함께 참가한 통일민족국가 수립운동으로 이어졌다. 외국자본주의 세력의 침입이후 한반도에는 근대민족국가 수립운동이 꾸준히 추구됐는 데 그 운동이 좌우익으로 나뉘었던 일제시대에는 민족해방운동 과정에서 통일전선운동으로 계속됐다.해방 후 민족분단시대에는 그 운동이 평화통일 그것도 대등 통일 운동으로 연결됐다고 할 수 있다.
  • 정직한 歷史의 정립을 위해(사설)

    서울신문은 내일부터 ‘민주열사열전’과 ‘친일의 군상’(14일자)을 연재한다. 일간지 사상 첫 집중탐구 될 야심적 기획이다. 우리 역사는 해방 53주년과 건국 50주년이 되는 지금까지 사회정의와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획기적 조치가 없었다. 오히려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과 쿠데타 세력에 기생해온 정치인 관료 기업인 지식인 언론인이 국가의 주도세력이 되어버렸다. 민족을 배반한 자들을 청산하지 못한 파행적 국가경영의 결과 오늘 우리에게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상징되는 국난을 불러오고 지역 계층간의 심각한 대립과 분열상을 가져왔다. 반면에 군사독재에 저항하면서 온몸을 던진 민주열사들이 있다. 이들은 항일독립지사들의 정신을 이으면서 분신 소신 투신 자결 고문사 타살 사법살인 의문사 등 온갖 형태로 반독재민주전선에 몸을 살랐다. 민주열사들의 희생과 민주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마침내 국민의 정부가 수립되었다. 이제 이들의 희생에 대한 진상규명과 합당한 자리 매김이 따라야 한다. 그동안 나라가 어려울 때 몸을 던진애국자들에 대한 대접이 너무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본보가 건국 50주년을 계기로 두가지 기획특집을 준비한 것은 정직한 역사를 만들고자 하는 시대적 사명에 충실하고자 해서이다. 이제와서 친일파 개개인에 대한 단죄의 차원보다 역사의 준엄함과 정직성을 보이자는 것이다. 또한 민주열사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자리매김으로 역사의 감계(鑑戒)를 분명히 보이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자는 것이다. 독재자와 왜적에게 충성을 서약한 군사독재자가 민족의 최고 지도자로 선정되는 따위의 오도된 가치관을 바로잡고 정직한 역사를 새롭게 쓰자는 국민적 소명이라 하겠다. 본보는 어두웠던 20세기 근현대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유산인 친일파와 가장 고귀한 희생의 하나인 민주열사를 동시적으로 탐구 연재함으로써 21세기를 명실상부한 정직한 역사의 새로운 천년의 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이러한 우리의 작업은 새정권의 출범과 함께 사회전반에 걸쳐 시작되고 있는 개혁과 통합의 정신적 사상적 지침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오늘과 내일을 사는모든 지도급 인사들과 동시대인들에게 어떻게 사는 삶이 역사적 생애이고 당대주의(當代主義)적 삶인지, 삶의 지표와 가치관을 일깨웠으면 한다. 본보는 어두운 과거사를 질타하거나 미화하기에 부적격함을 스스로 자성하면서, 오로지 새로운 역사창조를 위한 미래지향의 충심으로 두가지 기획특집을 연재키로 한다. 여러가지 미흡하거나 부족한 대목이 있더라도 우리의 이러한 충심이 널리 이해되었으면 한다.
  • 통일운동 새 구심점 구축/民和協준비위 결성 의미

    ◎국민적 합의로 탄생… 남북 실무회담 제의/보수·진보세력 총망라… 첫 민간 상설기구 분단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정치·사회단체를 포함,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상설 민간 통일기구가 탄생했다.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준비위원회 결성식을 가진 가칭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에는 정당과 사회,종교,노동,경제단체 등 모두 59개 단체가 참여했다.공동준비위원장에는 韓光玉 국민회의 부총재 등 상임준비위원장 6명과 宋榮大 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의장 등 17명이 선출됐다.宋의장은 남북실무회담 수석대표도 맡았다. 상임위원장단 선출에서도 민화협은 범국민적 통일기구라는 면모를 갖추기 위해 吳滋福 전 민주평통수석부의장 같은 보수계열 인사에서부터 李昌馥 민족회의 상임의장 같은 진보운동권 출신까지 총망라했다.외면상으로는 상임위원장단이 이끄는 공동지도체제 형태지만 여당측 대표라는 무게때문에 사실상 韓光玉 부총재가 수석 상임위원장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韓부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대북창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해줬다. 민화협이 가장 먼저 마주칠 문제는 바로 공식 출범일인 오는 15일에 시작될 통일대축전 문제.때문에 이날 결성식에서 민화협은 오는 7일 상오 10시 판문점에서 남북간 실무대표 회담을 열 것을 제의했다. 그렇지만 북한측이 우리가 불법단체로 규정한 범민련 남측본부와 한총련을 민화협에 포함시킬 것을 계속 주장하고 있어 실제로 7일 실무대표 회담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화협은 8·15 통일대축전이 남북공동으로 개최될 경우,남북 축구경기교환개최와 남북 민속예술단의 교환 공연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8·15 통일대축전의 공동개최가 무산되더라도 민화협이 앞으로 이뤄낼 수 있는 남북교류협력의 여지는 많다는 것이 통일문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또 그동안 보수,진보세력으로 나뉘어 분열상을 드러냈던 통일운동이 이제 구심점을 찾았다는데 민화협의 큰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 열받은 한나라 자중지란/부의장 선출·총리인준 강·온파 첨예대립

    ◎위기타개책으로 분당·내각제까지 거론 국회의장 선거 패배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이 4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의 활로를 집중 모색했다.소속 의원 140여명이 상오 10시부터 여의도 당사 10층 강당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3시간 남짓 난상토론을 벌였다. 반란표를 겨냥한 ‘집단 이지메성(性)’ 발언과 내부 분열을 자성(自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국회 부의장 선출과 총리 인준안 처리 등을 위한 국회등원시기를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의 의견도 첨예하게 맞섰다. 趙淳 총재는 자유토론 직후 “가급적 빨리 대행체제를 갖추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최대공약수를 도출하겠다”고 결론지었다.이를 위해 趙총재는 5일 긴급 총재단회의를 소집,전당대회의장을 총재대행 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해 ‘8·31 전당대회’까지 당을 비상체제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토론에서는 20여명이 열변을 토했다고 金哲 대변인이 전했다.金洪信 李思哲 李相培 의원 등은 “위장잠입자들은 즉시 당을 떠나라”“반란표를 던진 10여명을 색출해 쫓아내자”“당기위에서 제명조치하자”며 이탈자를 격렬히 성토,박수를 받았다. 원내 대책에서는 목소리가 엇갈렸다.朴柱千 李海龜 李國憲 柳興洙 趙鎭衡 金光元 의원 등은 “우리 잘못인데 국회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정당당하게 국회 정상화에 나서자”고 조속한 등원을 요구했다.반면 李圭正 徐勳 李信範 金炯旿 의원 등은 “총무가 사표를 냈으니 기존의 총무 합의사항은 무효”라며 “등원 조건을 내걸고 내부정리가 끝날 때까지 국회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토론에서는 위기 타개책으로 분당(分黨)과 내각제 추진론까지 거론됐다 .金贊鎭 의원은 “4년후 집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끼리 모여 다시 나가자”고 분당론에 불을 지폈다.金容甲 의원은 “위기 돌파를 위해 내각제를 주도하자”고 제의했다. 토론에 앞서 河舜鳳 원내총무는 “준동하는 쥐새끼들을 색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나라당이라는 배를 침몰시킬 수는 없다”며 비장한 심정을 밝혔다.
  • “정계개편 이젠 때가 됐다”/2與의 영입 밑그림

    ◎“9월초 14∼15명 온다” 과반확보 자신감/개혁 걸림돌 사정권 의원은 ‘일체사절’ 여권의 정계개편이 다시 정가의 관심으로 떠올랐다.국회의장을 차지,정국주도권을 잡은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여권은 이전부터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국정운영 ‘그림’을 모색해왔다.야권 의원과 개혁성 인물을 수혈받는 소(小)개편과 정치권 전체의 그림을 바꾸는 대(大)개편이 그것이다.여권 국회의장의 탄생으로 이제 시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회의의 1차적인 관심은 야당의원의 영입이다.정국운영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지도 많지도 않은 규모의 영입을 추진중이다.영입 강도가 높으면 그만큼 ‘분열 공작’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이다.따라서 한나라당의 진로와 정국추이를 봐가며 물밑에서 비교적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 여권 핵심부의 구상이다. 목표는 이전의 ‘한나라당 과반깨기’에서 ‘여권의 과반의석 확보’로 틀었다.의장선거의 승리로 현재의 국면을 활용하려는 자신감이다.‘과반의석’이라면 야당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고9월 정기국회에서도 개혁입법을 무난하게 관철시킬 수 있는 선으로도 인식하고 있다. 영입시기는 탈당의원들의 명분을 위해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 정기국회가 개회되기 전인 9월초가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9월초 14∼15명선의 야당의원 영입’이 목표인 셈이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영입대상 야권인사는 1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6,7명의 국민신당 의원들.한나라당의 경우 중부권의 H,L,P,R의원,영남권의 J,K,P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대부분은 의장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이탈한 세력들과 중첩되는 사람들.이들 가운데 7∼8명이 여권과 본격적인 물밑접촉을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반란자’들의 행위를 사정태풍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로 분석한다.하지만 대부분은 여권이 소개편을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영입접촉을 해온 인물들이다.다만 여권이 ‘기대하지 않았던’2명의 의원이 여권의장에 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이는 사정바람을 피하기 위한 ‘행위’로 여권은 간주한다. 영입대상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심전심 여권과의 교감을 나눴다고 볼 수 있다.따라서 상당수는 탈당 결행시기만 남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여권 지도부 핵심인사들은 수사대상이거나 기소예정인 사람만큼은 철저히 배제할 방침이다.정계개편을 개혁정치의 산물로 보기 때문이다. 여권의 ‘작은 그림’은 대체로 이달 하순쯤 모양새가 드러날 전망이다.정치권에 불고있는 ‘사정태풍’은 정계개편에 별다른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 野 “집안의 적에 당했다”/의장선거 득표분석

    ◎2여 철벽공조­국민신당 포섭도 성공/한나라 10표 이상 반란… 내부 분열 자유투표로 치러진 15대 국회 후반기 의장선출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탈표가 당락을 결정했다.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에서 적게는 9명에서 많게는 13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명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물밑작업이 성과를 거둔 반면,한나라당은 문단속에 실패해 거대 야당의 스타일을 구겼다. ▷1차 투표◁ 제적의원 299명 가운데 295명이 투표에 참가했다.국민회의는 소속의원 88명 전원이,자민련은 일본에서 신병치료중인 金復東 의원을 뺀 48명,한나라당은 崔炯佑·盧承禹 의원이 불참해 149명이 투표를 했다.국민신당은 8명 전원,무소속은 구속된 姜慶植 의원을 제외한 洪思德·鄭夢準 의원 2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검표 결과 여권후보인 자민련 朴浚圭 후보가 147표,한나라당 후보인 吳世應 의원이 137표를 얻어 두 후보 모두 재적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다.나머지는 기권 5표,무효처리 6표(朴의원 지지 3표,吳의원 지지 3표)로 나타났다.朴후보는 국민회의·자민련 소속의원 전원을 합친 136표보다 11표를 더 얻었고,吳후보는 소속의원 수에 12표가 모자랐다.국민신당(8표)과 무소속(1표)을 추가한다 해도 최소한 한나라당에서 2명이 朴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는 계산이다.한나라당은 무효·기권 11표를 소속의원들의 이탈표로 간주했다. ▷2차 투표◁ 295명이 투표한 결과는 朴후보가 146표,吳후보가 141표를 얻어 두후보 모두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朴후보는 1표가 줄어들었고,吳후보는 4표가 늘었지만 소속의원 수에 비해 8표가 모자랐다.기권 6표,무효처리 2표(朴후보 지지 1표,吳후보 지지 1표)로 집계됐다.1차에서 朴후보를 지지한 1명과 기권 또는 무효표를 던진 3명 등 4명의 한나라당 의원이 吳후보 지지로 선회했다.하지만 무소속의 洪의원이 吳후보를 지지했을 경우 한나라당 소속의원 9명이 이탈한 것으로 분석됐다. ▷3차 투표◁ 다수득표자로 의장을 선출하는 3차투표에서도 295명이 투표를 했다.朴후보가 149표,吳후보가 139표를 각각 얻어 朴후보의 당선으로 판가름났다.기권 6표,무효처리 1표로나타났다.투표 결과는 10∼11명의 한나라당 의원이 朴의원을 지지했거나 기권 또는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여권은 국민신당과 한나라당 이탈표를 끝까지 지켰고,한나라당은 소속의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한 결과였다.
  • 성곡미술관 9월까지 치유로서의 미술展

    ◎그림 보며 ‘마음의 病’ 고치세요/자폐증 환자 그림엔 사람 등장안해/정신분열증은 배경처리 빈약·애매/EQ향상·치유적 매체 2주제 나눠/치료사례 발표·관객 성격진단까지 그림에는 그린 사람의 정신세계가 투영돼 있다. 그림속에는 삶의 기쁨과 슬픔,욕구,갈등이 상징적 조형언어로 표현돼 있다. 이에 따라 최근들어 심리치료의 수단으로 미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술의 치유적 기능을 살펴보는 ‘치유로서의 미술,미술치료전’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737­7650)에서 열린다(9월5일까지). 성곡미술관이 한국미술치료학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이 전시는 자기표현적 요소가 강한 그림그리기 행위가 혼란스러운 정신세계의 분열을 통합하여 궁극적으로는 카타르시스와 해방감을 통해 감정의 승화작용을 유발시켜 건전한 자아를 갖도록 유도해주는 것을 보여주려는데 있다. 전시회에는 특히 미술치료학회의 연구성과물인 임상실험 작품들이 출품돼 관람자들이 미술치료의 개념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예로 자폐증 환자의 그림에는 대인관계의 결핍으로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정신분열증 환자의 그림은 배경처리가 빈약하고 애매하다. 비행청소년의 그림은 칼에 찔린 물고기 등 난폭한 표현이 두드러진다. 전문화가들은 ‘EQ기능으로서의 미술’과 ‘치유적 매체로서의 미술’등 두개의 주제로 전시된다. ‘EQ기능으로서의 미술’엔 유병훈,윤동천,채미현,이종한,정환선,이종주,이종현,장승택,박성희씨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드러운 매체와 난색 계열의 색채를 통해 평온함과 안정감을 제공하면서 고요한 조형언어를 통해서는 상상력을 배가시켜 명상적인 세계로 이끌어준다는 것. ‘치유적 매체로서의 미술’에는 양주혜,황혜성,황우철,이준목,전성규,김인태,김은진,김미형,김서경씨 등이 집단우울증,스트레스,정신적 공허감,무기력감,죽음에 대한 공포 등 현대인의 병적 증후군을 표출시키는 작품들을 전시해 현대인의 부정적 사고와 억제된 감정에 대한 공감을 유도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성곡미술관 큐레이터 이원일씨는“고흐와 뭉크는 현실의 악몽에 시달린 의식의 분열증세와 악몽에 대한 방어기제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미술이 현실적 삶의 지층에 뿌리내리고 그것을 반영하며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성곡미술관은 15일 상오 10시 미술관 세미나실에서 한국미술치료학회 김동연 교수(대구대 재활과학대학 심리학과)의 ‘미술치료의 이해 및 치료사례’ 특강을 마련한다. 또 12,13,19,20,26,27일 상오 10시∼낮 12시,하오 1∼4시 등 하루 2차례씩 일반인을 대상으로 성격진단및 심리진단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상담은 한국미술치료학회 소속치료사들이 맡는다.
  • 한나라 당권 경쟁 靜中動/의장 선출·총리인준 앞두고

    ◎“집안싸움 말자” 세과시 자제/물밑에선 대의원 접촉 활발 한나라당 당권경쟁이 정중동(靜中動)의 양상을 띠고 있다. 내달 3일 국회의장 선출과 4일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를 앞두고 계파별 세과시를 위한 대규모 모임이 적전(敵前)분열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총재 경선 예비 후보들은 물밑에서 대의원들을 상대로 ‘맨투맨’식 접촉을 벌이는 등 바닥표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론(論)’을 기치로 내건 姜在涉 의원은 30일로 예정된 총재경선 출마 선언을 내달 5일쯤으로 늦췄다. 최근 여의도 증권거래소 주변에 경선 사무실을 차렸지만 개소식도 미루고 있다. 비당권파의 李會昌 명예총재와 金潤煥 부총재도 31일로 계획한 지지모임을 내달 5일 이후로 연기했다. 당이 결속할 시점에 오히려 당내 분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권 경쟁을 조기 과열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 지도부의 간곡한 바람이 예비 후보들에게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예비 후보들은 대규모 세과시 모임을 자제하고 유권자인 대의원들을 상대로 각개약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金德龍 부총재는 30일 대의원 가운데 옛 ‘민주산악회’인 ‘21세기 통일산악회’회원 50여명과 함께 대구 팔공산에 올랐다. 李漢東 부총재는 지지 대의원 200여명으로 구성된 ‘21동지회’를 발판으로 바닥표 공략에 한창이다. 李부총재는 특히 경기지역 대의원들로 ‘희망찬 나라를 준비하는 모임’을 가동한데 이어 당 중앙위와 국책자문위 소속 대의원들과 잇따라 식사모임을 갖고 있다. 대의원들의 표심(票心)에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쪽은 아무래도 조직 기반이 취약한 姜在涉 의원 등 ‘세대교체 주자’들이다. 이들은 ‘세대교체론’이 소속 의원이나 위원장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대의원 혁명’을 기대하고 있다. ‘대세론’을 앞세운 비당권파는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당내 최대 계파로서 ‘수성(守城)’이나 다름없는 싸움을 서두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의원 공략도 내달 10일 전후 시작할 작정이다.
  • 향토축제 나눔의 마당으로/沈雨晟 공주민속극박물관장(서울광장)

    고장마다 펼치고 있는 이른바 향토축제가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1년에 300여가지의 축제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역사성 있는 민속제의 성격을 띤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새롭게 꾸며진 ‘문화제’ 또는 ‘예술제’라는 것이 주종을 이룬다. 하긴 우리 민족은 자고로 축제를 생활속에 심어온 남다른 데가 있는가 싶다. 상고시기 축제에 관한 최초의 기록으로는 중국의 옛 문헌 ‘삼국지·위지동이전’(三國志·魏志東夷傳)을 꼽는데 “…부여에서는 은력(殷曆) 정월에 하늘굿을 올리며 온 나라 사람들이 며칠을 먹고,마시고,노래하고,춤춘다…”했다. 이 밖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대개 정월,5월,10월 등의 일정한 때에 제사를 곁들인 공동체의 잔치를 펼치고 있다. 한 해의 시작인 정월,씨뿌리기를 끝낸 5월,추수를 마친 10월의 축제는 모두가 일의 시작과 마무리에 있으니 단순히 먹고 놀아난 것이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더 큰 수확을 염원하고,다지고,구가하는 가운데 내일의 평안함과 태평까지를 기리는 삶의 일정표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저 먹고,마시고 깨부수는 난장판으로 아는 풍조로 해서 본디의 축제정신이 왜곡되고 있다. 한편 축제 가운데는 국가적 규모의 큰 것이 있어 향토축제와 대비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것은 점점 나라가 주관하는 특별한,또는 연례적 기념일로 분류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그렇다면 그저 지방에서 열리는 것이라면 향토축제일까. 그렇지 않다. 한 지역의 유서깊은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향토성에 기초한 것이어야 하는데 요즘의 실상은 분별이 없다. 물론 향토성이 있는 축제만이 축제라는 주장은 아니다. 예컨대 ‘강변 팝송잔치’는 ‘○○예술축제’로 부르는 것이 걸맞다는 의견이다. 또 한가지 흉금없이 논의되어야 할 일이 있다.향토축제의 본보기로 대접받고 있는 ‘신라문화제’와 ‘백제문화제’를 보자. 다분히 회고취향에 따라 열심히 옛 모습을 재현하려는 데까지는 그래도 좋다. 각기 제 나라 임금과 장수를 추모하고 숭앙하는 의식도 있음직하다. 그런데 이 모든 행사의 저변에 신라와 백제의 옛과 오늘이 서로 대결·질시하고 있으니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신라문화제와 백제문화제,나아가서 고구려문화제는 3국의 분열상을 재현·음미하자는 것이 아니다. 독창적이면서 다양한 문화를 확인하는 가운데 그의 총합체인 찬란한 민족문화를 더욱 뼈대있게 하려는 ‘울력 정신’이 발양되는 것이어야 한다. 오늘의 고질적 병폐인 동·서 갈등의 뿌리는 신라와 백제의 이질성에서 온것이 아니라,해당시기 일부 봉건적 지배층과 외세의 합작으로 비롯된 것임을 우리네 민초들은 이미 알고 있다. 전통시대 신라와 백제의 마을과 마을에서 벌였던 축제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나’가 아닌 ‘우리’로 통하는 공동체 의식이었다. 그래서 3국은 결국 하나가 되어 고려·조선으로 이어졌는데 다시금 외세의 농간으로 원통하게도 분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분단시대의 신라문화제와 백제문화제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올해로 39년째 맞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가 이제는 ‘경연’이란 두 글자를 떼어 버리고 ‘우리민속큰잔치’로 거듭나야 하듯이 식민시대 유물인 관료적인 권위의식과 말초신경적 시샘을 훌훌 털어버리고 통일지향적 넉넉함이 의젓이 되살아나는 따사로운 나눔의 마당이어야 할 것이다.
  • 국회의장 선거 배수진/지면… 與는 “벼량” 野는 “벼락”

    ◎與 “이겨야 개혁 안정”/한나라 黨분열 위기감 다음달 3일 있을 국회의장 선거 결과는 여야 각 당의 진로,향후 정국운영 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회법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결과로 나타난 야당의 결속력 강도에 따라서는 정계개편과도 맞물릴 중요 고비로도 인식된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는 벌써부터 ‘필승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권은 ‘朴俊圭 의장·金琫鎬 부의장’카드의 관철을 ‘지상명령’으로 본다. 그래야만 개혁작업과 경제회생 노력이 순탄해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이날 한표 차이로 吳世應 의장후보를 확정,비교적 낮은 ‘당내 결속지수’를 노출하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9일 철저한 여여 공조,국민신당·무소속과의 연대,한나라당 의원의 맨투맨식 개별 설득을 ‘필승 3원칙’으로 정했다. 양당은 30일과 의장선거 당일인 3일 합동 의원총회를 열어 ‘朴의장·金부의장’카드를 추인,결속력도 과시한다. 여권은 국민회의 88석,자민련 49석을 합해현재 137석. 의장 당선을 위한 과반수에는 13석이 부족한 상태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배정을 카드로 5∼7명의 국민신당 의원,朴의장 후보와 교감이 두터운 7∼8명의 한나라당 대구·경북 출신 의원,여권 영입 대상으로 접촉중인 한나라당 의원 중 10여명을 끌어들여 ‘여권의장’을 관철시킨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金鍾泌 총리임명동의안 처리를 내세워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강화,이들의 이탈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151명의 의원 중 적어도 20여명이 이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이들의 이탈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으로 총리임명동의안 관철에 관심이 큰 자민련 의원을 설득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원내 제1당이 의장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총리인준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며 자민련 의원들을 겨냥하는 배수진도 쳤다. 국민회의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여세를 몰아 정국안정과 개혁가속화를 위한 의원 영입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의장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당 결속’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당 분열이 촉발될 가능성을 점친다. 자체 당권경쟁이 여권의 정계개편 구도와 맞물려 있고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분할된 지도력의 결집이 어렵다는 것이다.
  • 국민회의 “대표체제 전환” 시각차

    ◎“내년 4월까지는 대행체제로” 만만찮아/“현안해결 위해 시간갖자” 유보론 설득력 당 체제정비의 시기와 방법론을 놓고 국민회의 내부에 미묘한 시각차가 감지되고 있다. 지도체제와 조직을 강화하자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대표체제 전환’‘대행체제 유지’ 등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그룹의 앞에는 趙世衡 총재대행이 서있다. 당이 개혁전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당의 강한 리더십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이 여기에 가세한다. 趙대행은 27일 “당이 그동안 임시체제로 운영돼 왔는데 이제 안정적인 체제로 가야한다”며 대표체제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시기만큼은 “이번(9월)에 할 것인지 내년 4월 전당대회에서 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여론의 추이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푸른정치 모임 등 초선의원들의 주장은 좀 더 구체적이다. 전당대회를 조기에 실시,‘대행’의 꼬리표를 떼고 ‘대표’체제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의 대대적인 정비가 시급하다는 논지다. 비주류측인 金相賢·鄭大哲 부총재도 초선의원들의 의견에 내심 동조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현 체제유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지금같은 체제로도 힘을 실어주면 개혁을 추진하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생각이다. 薛勳 의원 등 동교동계 의원 다수는 내년 4월 전당대회까지는 대행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두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하자는 유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鄭均桓 사무총장은 “당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여권출신의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총리·감사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쟁점화에 쐐기를 박았다. ‘대행꼬리떼기’논쟁이 자칫 당의 분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 지식인 교체(金三雄 칼럼)

    국가 환난을 불러온 구정권의 정책책임자 몇 명이 사법처리를 받고 있다. 나라를 이 꼴로 만든 공직자들의 문책은 당연하다. 그런데 IMF사태를 가져오고 150만명의 실업자를 만들고 국가경제를 10년이상 후퇴시킨 사람은 그들 뿐일까. 프랑스 작가 베르크르는 지식인(언론인)의 반역과 기업인의 반역을 카인과 악마에 비유하면서 지식인쪽의 반역이 훨씬 무겁다고 지적했다. 기업인과 달리 글을 쓰는 사람의 과오는 자신에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글을 통해 수많은 다른 사람에게까지 잘못을 저지르게 하기 때문이란 이유다. 한국의 유수한 경제연구소 책임자들은 지난해 11월 초순까지도 연말 달러 환율이 960원 미만에서 안정될 것이라 예측하면서 우리 경제를 장밋빛으로 그렸다. 다수의 경제학자,언론인들도 비슷한 진단이었다. 그러나 누구 한사람도 잘못된 진단과 처방에 문책받거나 사과하지 않고 지금도 전문가 노릇을 한다. 그들만 탓할 바가 아니다. 독재와 부패정권의 ‘나팔수’가 되고 ‘장학생’노릇을 하면서 민주인사들을 용공으로 몰고 분단(남북)과 분열(동서)을 부추긴 지식인과 언론인 중에 절필은커녕 참회하는 사람이 없고 여전히 명사노릇을 한다. 무슨 글을 쓰고 무슨 짓을 해도 책임지지 않고 명사가 되고 논객으로 행세하는 잘못된 풍토를 바꾸지 않고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삼전도 비문쓰고 손가락 잘라 문필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반드시 기억해둬야 할 분이 있다. 오준(吳竣)이 바로 그 사람이다. 병자호란때 인조와 함께 삼전도의 치욕을 겪었던 오준은 당대 명필가란 이유로 청태종의 공덕비문을 쓰는데 차출되었다. 만대의 치욕이 걸린 이 비문을 아무도 쓰지 않으려 할때 왕명으로 악역을 맡게되고, 후일 수치심과 굴욕감을 견디지 못해 붓을 들었던 손가락을 스스로 잘랐다. 서양쪽에도 기억해야 할 인물이 있다. 중세시대 세루베루란 사람은 형용사의 위치때문에 화형을 당했다. 형용사의 위치를 바꾸면 살 수가 있었는데 이를 옮기지 않았다가 변을 당했다. 바로 ‘영원한(eternal)’이란 형용사가 그것으로 ‘하나님의 영원하신 아들’이라 했으면 살았을 것을‘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집하다가 죽었다. 종교적 신념과 함께 올곧은 지식인의 처신을 보게 된다. 독재를 예찬하면서 진실을 억압하는 데 앞장섰던 지식인(언론인)들은 이시점에서 자성하거나 ‘퇴출’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나라를 위기로 이끈 정책책임자,경제를 파산시킨 기업인들이 퇴출되는 마당에, 이들에 비해 책임이 적다고 할 수 없는 지식인들이 건재하면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역사를 회귀(回歸)시키려는 행위는 그야말로 시대의 역설이다. ○지식인의 책임과 도리 전후 프랑스 문예지 ‘레트르 프랑세즈’는 지식인이 진실을 왜곡하고 다른 지식인을 탄압하는데 협력한 자들을 관용하는 것은 범죄를 묵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문예지는 “지난날 과오를 범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 같은 과오를 반복하게 만든 원인”이라 진단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독재자, 곡필 지식인들을 쉽게 잊고 용서하는 원칙없는 온정주의가 유지돼 왔다. 사원(私怨)은 오래 간직하면서 공분(公憤)은 쉽게 잊는 이중성이 독재와 부패, 사이비 지식인이 판치는 온상을 만들고 오늘의 국난을 불러왔다. 지식인의 정체성과 책임이 확립되지 않는한 개혁은 불가능하다. 진실한 지식인 언론인이라면 오준과 세루베루를 닮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진실을 말하고, 쓴 글에 책임을 져야한다. 기업인보다 지식인의 역할이 더 크기 때문이다. 지식인 교체가 시급하다.
  • 안팎서 호된 비판받는 오부치

    ◎美·日 언론,경제위기 극복 능력 의심/당3역인선 파벌 안배… ‘낙제점’ 평가 【도쿄=姜錫珍 특파원】 일본 자민당이 차기 총재를 선출한데 이어 간사장,정조회장,총무회장 등 당 3역 인선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국정 장악에 나섰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신임 총재는 25일 간사장에 당내 2대 파벌인 미쓰즈카파의 모리 요시로(森喜郞) 총무회장,정조회장에는 세번째 파벌인 미야자와파의 이케다 유키히코(池田行彦) 전 외상,그리고 총무회장에 와타나베파의 후카야 다카시(深谷隆司) 전 자치상을 각각 기용했다. 당내의 각 파벌을 고려한 인선으로 시대에 걸맞은 인물의 포진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 단호한 개혁과 변화보다는 각 파벌간의 막후 협상과 조정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오부치 신임 총재가 당선되자 일제히 ‘일본의 경제와 금융체계를 수렁에 빠지도록 만든 자민당의 참회를 찾아볼 수 없다’며 비관적인 사설을 실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사설에서 ‘일본 유권자들과 세계 시장이 경기후퇴에 대해 대담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을 때 일본 최대의 정당은 사실상의 차기 총리로 35년동안 정치적 결단력을 보이지 못했던 인물을 선출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경제 개혁가를 총재로 선출한 것이 아니라 경영이나 경제에 별 경험이 없는 한 관리를 총재로 승진시켰다’고 비판했다. 실망감은 자칫 자민당의 분열로 이어져 경제위기 극복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총재 경선에서 고이즈미 쥰이치로(小泉純一朗) 후생상을 후보로 추대했던 당내 제2의 파벌인 미쓰즈카파의 젊은 의원들이 신당 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부치 신임 총재는 국내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6조엔 규모의 소득세와 법인세를 감세키로 하는가 하면 고이즈미 후생상의 입각을 고려하는 등 국론 결집과 경제위기 극복에 안간힘이지만 일본 정계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 수하르토 하야 이후 印尼/더딘 개혁속도… 머나먼 새시대

    인도네시아가 갖가지 개혁정책으로 새시대를 여느라 안간힘이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하야한 때는 지난 5월21일. 32년간 깊숙이 뿌리 내린 철권통치의 청산작업이 쉽지가 않다. 인적 청산작업을 시작으로 갖가지 개혁정책을 펴고 있지만 구체제에서 혜택을 누려온 기득권층의 반발과 집단이기주의가 행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극심한 경제난과 소수 종족들의 분리독립 요구로 국론마저 갈리고 있다. 개혁의 새시대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인적청산/수하르토 일가 ‘퇴출’ 불구 기득권층 입김 여전 인도네시아의 개혁은 수하르토 전 대통령 주변 사람들을 역사의 전면에서 퇴출시키는 데서 시작되고 있다. 수하르토의 32년 철권정치를 떠받치고 때로는 선도해온 그들이 개혁시대에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고 국가사회의 발전보다는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을 앞세웠다는 비판을 받아온 그들이기도 했다. 하비비 대통령은 최근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사위이기도 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중장을 군법회의에 회부할 뜻을 내비쳤다. 32년 철권정치 동안 행방 불명된 14명의 민주 인사들의 실종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프라보워 중장은 한때 최정예 부대를 이끌며 수하르토의 철권정치를 뒷받침해준 핵심 인물. 그에 대한 단죄는 잘못된 과거에 대한 인적 청산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집권 골카르당도 변신을 위한 몸부림을 시도하고 있다. 22일에는 국민협의회(의회) 의원직을 가지고 있는 7명의 수하르토 일가의 의원직을 박탈하기로 했다. 과거 정권과의 단절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수하르토의 자녀 6명 중 4명을 비롯해 의붓형제,사촌과 며느리 등이 국민협의회 의원이다. 벌써 지난 11일에 아크바르 탄중 국무장관이 새 총재로 선출되면서 수하르토와의 결별은 감지됐다. 총재 경선에서 수하르토를 등에 업은 에디 수스드라자트 후보를 낙선시키는 ‘작은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새시대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선 인적 청산의 폭과 속도가 미흡하기만 하다. 인권단체인 법률구조협회의 한 실무 책임자는 “집권자의 얼굴만 바뀌었을 뿐 기반(개혁 주체)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어쩌면 하비비 정권의 태생적 한계일지도 모른다. 사실 하비비 대통령과 위란토 국방장관 등 현정부의 주요인사 중 주류는 수하르토의 그늘 밑에서 성장한 인물들이다. 집권당의 신임 사무총장에 군 관계자가 임명되는 등 아직도 군부의 입김은 막강하다. ◎물적청산/수하르토 일가 재산 단계적 환수/긍정평가속 “조금 더 지켜봐야” 수하르토 일가의 재산환수 문제는 인도네시아의 개혁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수하르토가 장기 집권하는 동안 그의 가족들이 각종 특혜와 족벌경영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척,국민들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는 탓이다. 현재 수하르토 일가의 재산은 국부(國富)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택시회사에서 첨단 정보통신업체에 이르기까지 문어발식 경영으로 끌어 모은 수하르토 일가의 총재산은 무려 460억달러. 인도네시아가 당면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지원받게 될 구제금융 403억달러를 웃도는 액수다. 새 정부는 수하르토 일가에 대해 일련의 단계적인 청산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들이 누려오던 은행대출 특혜와 독점 판매권,단독 계약 등 각종 특혜를 없애는 한편 이들이 기업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당연하다는 인식과 함께 일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정부의 개혁적 조치들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수하르토의 장남 시지트와 차남 밤방이 지분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 최대 민간은행 BCA가 파산했다. 자카르타시에 있던 3남 후토모 소유의 빌딩 두채는 건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국유화됐다. 앞으로 수하르토 일가가 경영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갖가지 특혜가 사라질 것이고 이들 일가의 기업들이 속속 구조조정의 길을 걷게 될 것 같다. ◎풀어야 할 과제/분리독립 요구 등 국론분열 양상/경제회생에 국가역량 결집 필요 개혁을 서두르는 인도네시아 새 정부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도덕적으로 타락한 개발 독재가낳은 최악의 경제난에다 소수 종족들의 분립독립 움직임이 개혁의 발걸음을 붙들어 맨다. 최근 경제는 새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극심한 수출 부진에다 무역외 수지마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520만명이 찾아와 66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던 관광산업마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올 들어서만 물가가 두배 가까이 올랐다. 연말이면 실업자가 전체 인구의 10%인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날로 가중되는 경제난은 빈곤층을 확대시켜 사회안정 기반마저 위험수준으로 몰아간다. 이달 들어 동(東)자바와 자카르타 교외에서는 폭도들이 중국계 상점과 농장,새우 양식장들을 습격해 강탈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군 당국이 약탈자 무조건 발포령을 내릴 정도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여기에다 동(東)티모르와 이리안 자야 등에서는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집회와 시위가 끊이질 않는다. 경제발전에 국력을 집결시켜야 할 판에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통합이 훼손되면서 개혁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들 지역의 분리독립 욕구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다양한 종교의 400여 종족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는 자칫 큰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제난과 소수 종족들의 요구 충족이 당장의 과제인 셈이다. ◎누가 이끄나/하비비­수하르토 대리인… 개혁 이행 한계/위란토­군부 실세… 위로부터의 개혁 주도/라이스­회교지도자… 인적·물적 청산 요구 ■하비비 대통령(61)=당초 수하르토의 충실한 대리인으로 분류되며 개혁에 소극적인 인물로 투영됐다. 그러나 예상보다는 발빠른 개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상당히 불식시켰다. △정치범 석방 △노조결성 금지조항 철폐 △정당결성권 허용 △대통령 임기 및 연임 횟수 제한 등 개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나 수하르토의 축재 사실 자체를 공공연히 부인하고 나서면서 개혁 수행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위란토 국방부장관(50)=군 총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는 군부 실세. 수하르토의 부관을 지내며 충성심을 인정받으며 군 최고실력자가 됐다. 강경 진압을 자제하는 등 지난 5월의 민주화운동에는 묵시적인 동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가와티 전 민주당 당수 등 야당 인사와도 교분을 맺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과거의 계승과 단절을 적절히 조화시켜 가고 있다. 하비비의 취약한 정치적 기반을 보완해주며 ‘위로부터의 질서 있는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아미엔 라이스(54)=회교단체 무하마디야의 지도자로 반 수하르토의 선봉장. 이슬람교 학생연맹 대표로 지도자 역량을 발휘해 2천800만명의 이슬람 세력을 결집,수하르토 퇴진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이후 메가와티와 함께 ‘시민평의회’를 구성,수하르토 일가의 재산환수 등 인적,물적 청산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좌익사범 不容” 이념 경계 명확히/朴 법무 특사 기준제시 안팎

    ◎“준법서약은 사상 떠나 국민 의무”/좌우익논쟁 따른 국론분열 차단 朴相千 법무부장관은 24일 준법서약서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사상전향서 대신 제출토록 한 ‘준법서약서’도 거부하는 미전향 장기수에게는 사면·복권·가석방 등 어떤 혜택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좌익사범에 대한 ‘정서적인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정부의 이념적인 선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준법서약서제도 도입방침을 발표한 이후 우익단체 등에서는 이념 혼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일부 재야단체에서는 준법서약서도 사상전향서나 다름없다면서 미전향 장기수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몰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은 정부의 의도와 상관없이 국민의 정부를 ‘좌우익 논쟁’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공안사범에 대한 선처기준을 공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朴 장관은 이날 “우리 국민이 우리 국법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지적,재야의 요구를 일축했다.
  • 金 대통령,전직 대통령 청와대 초청 의미

    ◎경제위기 극복→제2건국 국력통합위해 한자리에/“화해·단합 중요” 전 대통령들도 환영 청와대는 金大中 대통령의 전직대통령들과의 회동에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것을 극히 경계하고 있다. 취임식때 참석했으나 그 뒤 답례가 없었던 만큼 인사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도 “여러가지 현안이 많아 아직 취임인사를 하지못했기 때문에 내외분을 초청해 만찬을 하게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金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구상과 회동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사회통합’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6·4 지방선거와 두차례의 재·보선을 거치면서 사회적 에너지가 분열의 양상을 띠어왔다. 더욱이 金대통령은 취임 6개월과 8·15 정부수립 50주년을 계기로 ‘제2의 건국’을 천명할 방침이다. 이미 민주주의·시장경제·지방분권과 같은 6개 원칙을 마련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회동은 ‘제2의 건국’을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李康來 정무수석이 “제2의 건국은 과거로부터의 단절이 아니라계승과 극복의 공존을 의미한다”라고 밝힌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또 청와대측이 지난 6월초부터 두달 가까이 회동을 위한 준비작업을 은밀해 추진해 온데서도 그 성격이 읽혀진다. 우리의 경제현실을 감안할 때,전직 대통령들이 처한 상황은 국민역량을 총결집시키기에는 여의치 않았다. 金 전대통령은 경제청문회 여부로,盧·全 전대통령측은 정치적 행보에 따른 의혹으로 미래지향적인 동서화합을 꾀하기가 어려운 처지였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역사의 계속’을 통해 단합을 이끌어내자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직대통령들이 청와대 회동을 흔쾌히 수락한 것도 金대통령의 이러한 의지를 읽은 것으로 이해된다. 金 전대통령측은 “국민적 화해와 단합이 중요한 시점에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盧·全·崔 전대통령측도 ‘기꺼이’라며 엇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 헌법정신과 국회상(金三雄 칼럼)

    절대군주제와 식민통치를 거쳐 우리 손으로 헌법을 만들고 헌정을 시작한지 50년이 되었다.봉건적 신민사회에서 신분과 권리가 바뀌고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근대적 시민국가로 발돋움한지 반세기가 된 것이다. 헌정 반세기의 역사는 그러나 독재와 반독재 투쟁의 피어린 역정이기도 했다.그 역정의 작용과 반작용의 역학이 5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새 정부가 들어서고서도 국회가 파행을 면치 못하는 후유증으로 남는다. 우리 헌법은 당초 내각제 시안이 이승만의 권력욕으로 대통령제로 바뀐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독재자들의 장식물이 되어 9차례나 뜯기고 찢기는 누더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헌법이란 용어는 중국의 고전에서 유래한다. 중국 고전〈국어(國語)〉의 「진어(晋語)」편에는 ‘상선벌간 국지헌법야(賞善罰姦 國之憲法也)’라 하여 “선을 상 주고 간을 벌하는 것이 나라의 헌법이다”라는 말이 처음으로 쓰여졌다.또 에는 ‘능출호령명헌법의(能出號令明憲法矣)’즉 “능히 호령을 내려 헌법을 밝힌다”는 구절이 있다.그리고 에는 ‘헌자법야(憲者法也)’라 하여 “헌은 법이다”는 말이 있다. 이들 고전에 나타난 헌법이란 말을 명법(明法) 또는 엄법(嚴法)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성덕태자의 〈17조 헌법〉도쿠가와 시대의 〈헌법부류(憲法部類)〉〈헌법류집(憲法類集)〉,복택유길(福澤揄吉)의 〈율례(律例)〉,가등홍지(加藤弘之)의 〈국헌(國憲)〉,이등박문의 〈명치헌법〉등으로 나타난다. ○부끄러운 국회 모습 우리나라의 경우 1894년 제정된 ‘홍범(洪範)14조’에서는 아직 헌법이란 용어가 쓰여지지 않았지만,1919년 상해임시정부에서 ‘임시헌정’이라 하여 헌법의 의미가 함축된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1907년 유진오 박사의 부친 유치형이 처음으로 〈헌법〉이란 교과서를 내고, 1918년 신익희가 보성전문에서 비교헌법을 강의했다. 해방조국은 1848년 6월1일 제헌국회 본회의에서 헌법기초의원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의 선출로 헌법제정 작업이 시작돼 7월17일 마침내 헌법이 제정 공포되었다.이렇게 제정된 헌법은 독재자들에 의해 누더기가 되고 헌정은 상처투성이의 고난을 겪었다.이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50년 세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분단과 전쟁과 혁명과 쿠데타,그리고 경제건설의 어지러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우리는 많은 희생을 치르며 민주헌정을 지켜왔다.여야 정권교체도 이루었다.그럼에도 우리 정치는 여전히 한심한 수준이다.몇 달째 원 구성을 못하고 국난극복과 개혁의 앞장은 커녕 발목을 잡고있다.권력형 부정사건에는 약방의 감초격으로 국회의원이 끼어들고 지역감정 조장발언은 국회의원들의 단골 메뉴처럼 되었다. 국민통합과 화합기능은 커녕 분열과 갈등을 부채질한다.정부기관은 물론 공기업과 사기업이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고 있는 터에 유독 국회만은 이를 외면한 상태에서 정쟁으로 날을 지샌다.동해안에 무장간첩이 출몰하고 노동자들이 강경노선으로 선회하는데도 무대책일 뿐인 국회가 제헌 50주년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는단 말인가. ○구조개혁 앞장서라 지난해 외환위기와 증권시장 붕괴를 예측한 바 있는 증권전문가스티브 마빈이 “제2환란이 오고있다”고 경고하고,미국의 여론 주도층은 한국에 투자를 꺼리는 이유를 분단이나 노사불안보다 ‘여소야대 등 한국정치의 불안정성’을 첫째 요인으로 열거한다.정치인들이 각성 발분해야 할 경고의 메시지다. 정치개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어떤 개혁도 성공하기 어렵다.특히 지금처럼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그대로 두는 국정개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150만 실업자와 퇴출당사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미증유의 국난기에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채 정당의 하위기관으로 전락하여 선거지원이나 하는 국회라면 문제는 심각하다.제헌절을 앞두고 “선을 상 주고 간을 벌하는 것이 나라의 헌법”이란 헌법의 의미를 새기면서 국회의 분발을 기대한다.
  • 대통령께 드리는 국난극복을 위한 제언/金承均(서울광장)

    ◎개혁작업 운동권 동참시켜야 ‘言論開塞 興亡所係’(언로의 여닫힘에 따라 흥망이 좌우된다)이 글은 유신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70년대 중반 민주화의 염원을 담아 金大中 대통령이 써 주신 글로써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문득 위 글귀의 뜻을 생각하고 소중한 기회이기에 고언을 드립니다. 건국이래 지금까지 50여년동안 한국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변란이 계속돼 왔습니다.참담한 전쟁이 몰고 온 해독은 물질적 파괴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을 부수면서 정신적 공황상태로 이어졌습니다. 朴正熙 대통령의 군사쿠데타에 이은 유신독재,全斗煥·盧泰愚 대통령의 집권은 군사문화를 만연케 했습니다.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친 데카당적 전후문화,정글의식,제로섬 사고등은 더불어 사는 사회건설을 막았습니다.이러한 현상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이어졌고 급기야 한국경제를 IMF지배의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군사문화는 대북정책에도 족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햇볕론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햇볕론은 절대적 선은 아닙니다.북쪽을 대등한 통일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궁극적인 해결방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는 것은 민족을 위난에서 구하고 나아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며 세계평화에 초석을 까는 역사에 순응하는 길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수정사건을 기화로 호전주의자들은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망쳐버리려 획책하고 있습니다.미사일이 쏟아지는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교류와 교역을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대만 관계와 홍콩을 반환 받고도 1국 2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으십시오. ○꽃다운 희생 정권교체 초석 대통령께서 달력을 들추어 보시면 3·1절로부터 11월3일 학생의 날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애국애족적 발자취를 한 눈에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김귀정·김세진·이재호·박종철·이한열·강경대 등 300명을 웃도는 꽃다운 청춘 학생들의 순국의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그들의 죽음이 정권교체의 초석이 되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민족의 지도자는 풀 한포기벌레 한마리에도 애정을 갖는 자애로움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지금 정부가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오직 북한입니다. 그럼에도 북한과 교류 협력을 모색하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그런데 학생운동의 전통을 이어 받은 정통성 있는 학생단체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이것은 논리적으로나 학생운동의 전통에 비춰볼 때 잘못된 것이며 개혁 주체를 분열시키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단호히 시정해야 합니다. 지금 구조조정에서부터 정부가 하려는 개혁은 많습니다만 성과는 적습니다.도처에 기득권 세력이 만만찮은 기세로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며 개혁을 주도하는 주체세력이 미약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기도 합니다.북한의 식량위기, 남한의 경제위기는 민족전체로 볼 때 내우외환의 위기입니다.이런 민족적 위기를 동포애를 바탕으로한 지원과 협력으로 극복해 낼 때 민족동질성은 급속히 회복될 것이며 전화위복의 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이적단체 규정은 잘못 학생들도 쇠몽둥이와 화염병을 버려야 합니다.시위는 민중을 자기편에서게하고 자기가 옳다는 것을 만천하에 선전하는 것입니다.그러나 과격한 모습은 옳지 않습니다.이 시기에는 개혁작업에 동참하는 것이 옳습니다.노동자 실직자와 더불어 학생이 국난극복의 선두에 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들을 개혁작업에 동참시키는 큰 정치를 구상해 보십시오.
  • 통일로 가는 길/조비오 신부·가톨릭대학 사회교육원장(서울광장)

    진리도 하나,사랑도 하나,조국도 하나,겨레도 하나이다. 하나가 되는 길이야말로 진리로 가는 길이며,평화로 가는 길이며,통일로 가는 길이다. 진리는 왜곡이 없어야 하며 사랑은 증오가 없어야 하고 일치는 분열이 없어야 한다. 성실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호간에 속임이 없어야 한다. 미움을 거두어야 한다. 남북이 다같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하면서도 왜 통일이 되지 않는가? 조국산하를 붉은 피로 물들인 동족상잔의 비극과 상처는 이산가족의 아픔과 실향민의 비원만으로가 아니라 민족의 가슴에 한이 되어 남아 있다. 누구 때문인가. 체제 때문인가. 사상과 이념 때문인가. 인위적 장벽과 장애물 때문에 이루지 못한대서야 될 말인가. 통일은 할 수 있으면 하고 할 수 없으면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기필코 이루어야 하는 민족의 염원이요,당위이다. 진정으로 통일과 민족화해를 원하거든 통일과 화합에 방해되는 그 어떤 음모와 행위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납치행위와 공작원 침투,잠수정 침투와 같은 도발은 통일과 화합을 저해하는 백해무익한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비방 중단 신뢰 쌓아야 남과 북은 다함께 통일의 가치를 민족일치의 최상위 가치로 적립해야 한다. 선정적 충동이나 왜곡비방 수법은 금물이며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문화와 역사의 동질성 회복과 민족일체성 회복을 위하여 유연한 대응으로 상황변화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햇볕정책은 유효 적절한 처방이라 할 것이다. 남북이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을 발전시켜 통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감정과 수치심과 분노를 자극하는 그 어떤 표현도 삼가함으로써 정서순화와 상처치유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원한을 잊고 통일을 향한 민족적 열정이 피어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1.남북한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과 서신왕래 및 상호방문을 위해서 방해가 되는 것은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2.남북한 종교인들을 비롯하여 여러계층과 단체들이 상호방문 및 교류가 순조로워야 하고 우호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사문화 되어버릴 수 있는 문서조약이 아니라 인적·물적교류가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가 마련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3.남북한 교역이 원활하게 되도록 개방해야 하며 북한의 농업·공업·산업과 경제발전을 위하여 기술 및 재정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소떼의 북송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4.남북한이 무력대결을 포기하고 군비축소와 병역감축으로 얻어지는 재정을 국민경제 발전과 평화를 위하여 투여해야 한다. 5.정치·경제·문화·군사·산업·교육 등 제분야의 폐쇄적인 여러겹의 장막을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제거하고 개선해 나가야지 불신의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6.남북 정상회담으로 통일의 큰 틀을 짜고 구체적인 세부 실천사항은 남북고위 당국자와 실무자들의 점진적 협의에 의해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남북한은 자아본위로만 생각하면 분단 영속화의 책임을 역사와 민족앞에 져야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깊이 명찰해야 한다. “기회가 있는대로 남에게 이로운 말을 하여 도움을 주고 듣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도록 하십시오…여러분은 서로 너그럽고 따뜻하게 대해 주며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여러분을 용서 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 하십시오.”(에페4:29­32) 우리는 진정한 민주화와 민족적 원의(願意)를 집결하여 다각적으로 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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