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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건설 ‘사면초가’

    대한통운이 동아건설과 결별을 선언하고,동아건설 고병우(高炳佑) 회장은임직원들로부터 퇴진요구에 시달리는 등 동아그룹이 안팎으로 홍역을 치루고있다. ■대한통운,동아건설과 결별 대한통운 곽영욱(郭泳旭) 사장은 8일 “동아건설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가 해결되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아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했다.그는 “지급보증 해소 방안을 채권단과협의중”이라며 “동아건설에 대한 지급보증은 과거 최원석(崔元碩) 회장의전횡인 만큼 원인 무효이며 이달중 법적 소송을 제기,법원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사주가 전체 주식의 13%에 이르는데도 지분 5.3%를 가진 동아건설이 대주주 행세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독립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거듭 강조했다. 대한통운은 98년 889억원의 적자를 냈다가 지난해 141억원의 흑자로 돌아섰고,올들어 지난달까지 15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 ■고병우 회장,사면초가에 이런 가운데 고병우 회장은 임직원들로부터 퇴진요구를 강력하게 받아 내홍까지 겪고 있다. 동아건설 임직원들은 이날 태평로 본사에서 ‘경영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주최로 고 회장 퇴진촉구 집회를 가졌다.비대위는 고 회장이 지난 2년간 이뤄낸 성과가 없고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있어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 회장은 지난주부터 회사에 정상 출근하지 않고 있다.그는 “(동아사태가)이 지경까지 가게 된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며 “채권단 결정을 지켜보고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채권단은 동아사태와 관련 “아직 결정된 일이 없다”면서 “이번주 중 운영위원회를 열어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혀동아사태는 당분간 혼미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기자 chani@
  • 남북정상회담 4차 준비접촉/ 수석대표 대화록

    3차접촉 닷새 만인 8일 다시 만난 남측 양영식 수석대표와 북측 김령성 단장은 접촉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시사하는 환담을 나눴다. ■김단장 오늘 날씨가 유달리 쾌청하다.예로부터 ‘만화방창’이라고 만물이활기있게 생장하는 계절이다. 우리 접촉도 훌륭한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본다. ■양대표 김단장 선생께서 지난 접촉때 ‘석 3’자가 길수라고 회담전망을좋게 했다.오늘도 ‘석 3’자가 계속된다고 본다.지난번에는 3-1이고 오늘은3-2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고 오늘은 부모님의 사랑과 음덕을기리는 어버이날이다.집안의 노부모를 모시고 가슴에 꽃도 달아드린다.물론1년 365일 효도해야 하지만 이번에 정상회담을 성공시켜 흩어진 노부모가 잘만날 수 있도록 하자. 정상이 상봉하고 노부모도 상봉하는 계기를 형성하기 바란다.감격적인 꽃을달아드리자. ■김 효도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노부모들이 분열세대인 만큼 최대의 효도는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귀측도 그렇겠지만 늙은 부모에게 효도하려면 통일의날을앞당겨야 한다.오늘 접촉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부모와 온 겨레에 좋은 소식을 전하자. ■양 평화를 만들고 통일의 디딤돌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면 좋겠다.어느시인의 시구가 생각난다.‘한송이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 오늘이 준비접촉 네번째인데 결실을 보는 국화꽃을 피우기 바란다.김단장도말씀하셨지만 가능하면 오늘 손뼉을 마주쳐서 소리를 내도록 하자. ■김 동감이다.오늘 접촉은 3차의 계속으로 보고 3차에서 결속(합의)하자.오늘로 결속하자. 판문점 공동취재단
  • 유전성 치매 원인물질 국내 연구팀 세계 첫 규명

    유전성 치매의 주요 원인물질로 알려진 프리세날린1·2 단백질의 작용 기전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교수팀은 프리세날린1·2가 수정란이 생명체로 발달하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중요한 몫을 한다는 사실과,신경세포 내에서이 단백질이 과다하게 생기면 치매를 일으키는 ‘세포자살’이 일어난다는사실을 알아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실험생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파셉저널(FASEB Journal)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프리세날린 단백질의 기능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포 생존에 필요한 일을 하는 것으로 추정돼 왔으며,이 단백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세포자살’(Apoptosis)을 일으켜 치매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특정 DNA를 수정란 세포에 주입,프리세날린 1·2 유전자의 기능을정지시켜 보았다.그 결과 세포분열이 정상수준의 4분의 1이하로 감소했다는것.서교수는 “이는 프리세날린1·2가 초기 발생단계의 세포 분열 과정에서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말했다. 또 인공배양한 정상적인 신경세포에 프리세날린1·2를 과량 주입하자 프리세날린1·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겼을 때와 마찬가지로 세포자살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이는 프리세날린1·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야 치매가 발생한다는 지금까지의 학설에 더해,돌연변이가 없어도 특정 이유로 세포 내에 프리세날린1·2가 과다 발현되면 치매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것이다. 서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유전성 치매를 일으키는 새로운 원인을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프리세날린1·2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세포내 과다발현을 막는 방법을 찾으면 치매 예방 및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미술 심리치료사의 임상노트

    음악치료 무용치료 등 다양한 심리치료법이 각광받고 있는 이즈음 전문 미술치료사 박승숙씨가 미술치료 현장의 이야기들을 엮어 펴낸 책이 눈길을 끈다. ‘미술치료사가 들려주는 정직한 미술치료 이야기’(들녘)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지은이는 치료사로 근무했던 한 정신병원에서의 실제 치료기록을 책속에 공개했다. “미술심리치료의 기능과 효과를 설명하는 데는 치료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적어놓은 임상일기를 보여주는 것이 최선책이라 생각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그의 임상노트에는 정신분열장애를 앓는 21세 여성환자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퇴원까지의 전 과정이 세세히 수록됐다. 일반적으로 정의된 미술치료란 미술창작행위 자체에서 얻어지는 심리적 힘을 임상에 활용하는 것.그러나 책의 논의는 그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원시·고대시대에 미술이 특정계층의 향유물이 아니었다는 점을 먼저 상기시킨 지은이는 “삶으로부터 분리돼 있던 미술에 보통사람이 참여하게 하는 미술치료야말로 곧 미술의 민주화”라고 주장한다.지은이는 서양화가 박서보씨의 딸이기도 하다.값 8,500원황수정기자
  • [사설] 새정치 다짐 실천으로

    16대 국회 법정 개원일(6월5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개혁을 다짐하는 정치신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제부터는 구호가 아닌 행동으로 새정치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결의다.개혁성향의 소장 및 일부 중진급 정치인들도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 가담할 태세다. 이들이 주장하는 개혁대상은 다양하다.우리 정치의 문제점들을 두루 망라하고 있다.구체적인 실천 내용으로는 당과 국회 운영의 민주화,계파 정치 반대,지역주의 타파,밀실공천 배제,교차투표(크로스 보팅)제 도입 등을 제시하고있다. 여야와 계파,지역을 초월해 대의(大義)와 원칙에 맞는 정치를 이루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다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지난 번 총선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내용들이다.여야 정당들도 중앙당 차원에서 비슷한 맥락의 정치개혁공약을 제시했다.그런데도 이들이 자세를 곧추세우는데는 앞으로 개원협상등의 과정에서 당리당략에 밀려 개혁의 목소리가 사그러들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움직임은 민주당의30·40대 초선들이 결성키로 한 ‘창조적 개혁연대’와 재야출신 인사모임 ‘국민정치연구회’가 주도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젊은 초·재선 중심의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가 꼽힌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정치 변화에 대한 일반의욕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정치가 국가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느냐의 문제는 차치하고 구태의연한 기존의 관행만 바뀌더라도 다행으로 여길 만큼 정치권이 불신의 대상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의 시각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것같다. 정치개혁이라는대명제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들의 움직임이 당의 융화를 해치고 조직의 분열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는 눈치다.조직 전반의 원활한 운영을 우선시해야 하는 지도부로서는 있을 법한 생각이라고도 할 수 있다.당밖에서 정치개혁을외치기보다 내부에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노력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일견 옳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들의 움직임을 당내 영향력 확대를 노린 ‘돌출행동’으로 평가절하하는 것은 잘못됐다.총선 과정에서 확인한 민심을 반영하겠다는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본다.그래서 ‘젊은 피’가 아닌가. 여야 지도부는 오히려 이들의 다짐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이들의 정치개혁 외침이 현실정치에 충실히 접목되도록 당 운영과 정책에 적극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국민들은 새정치의 다짐과 실천을 주목한다.
  • ‘주라기공원’ 현실화 되나

    [시드니 AP 연합] 헐리우드 영화에서 본 ‘주라기 공원’이 꼭 영화 속의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로 드러날 날도 멀지 않은 것같다. 호주 과학자들은 64년 전 멸종된 주머니늑대의 DNA 샘플을 채취,복제기술을통해 이 동물을 되살려내는 노력을 진행중이라고 4일 발표했다. 호주박물관관장인 마이클 아처 박사팀은 알코올병 속에 보존돼 온 주머니늑대 새끼(암컷)의 시체에서 지난달 심장과 간,근육 및 골수조직 표본을 채취한 결과 세포분열이 가능할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은 DNA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호주박물관 과학자들은 이에 따라 호주생명공학연구소와 합동으로 주머니늑대를 복제하는 연구에 착수했고 2∼3년 내에 주머니늑대의 모습을 새로 볼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1년전 박물관 창고에서 알코올로 처리돼 보존된 주머니늑대 새끼의시체가 발견되자 주머니늑대를 되살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DNA 샘플채취에 나섰다. 아처 박사는 “DNA가 충분히 확보돼 주머니늑대의 거의 모든 유전자 구조를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복제기술의 발달로 2∼3년 내 새로운개체를 복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외언내언] ‘上向式 공천’

    한국정치의 후진성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지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정당 운영의 비민주성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집권세력이 정통성을 의제(擬制)하기 위해 급조한 ‘관제 여당’이 당을 군 조직처럼 수직적으로 운영한 것은 접어두기로 하자.그러나 여타 정당들도 이념이나정책이 아니라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1인 보스를 중심으로 조직된 나머지,철저한 1인 지배의 ‘하향식’으로 당을 운영해 온 게 사실이다.그렇기 때문에,현행 정당법이 각급 선거 후보 공천에서 당원들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후보 공천은 지구당 위원장이나 중앙당의 ‘낙점’으로 이뤄지는 게 관행이었다. 정당 민주화 향한 새로운 실험 그러나 이같은 정당의 비민주적 운영의 틀을 깨기 위한 작은 시도들이 움트고 있다.지난 총선 출마 등으로 공석이 된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91명의 자리를 메우기 위한 재·보선이 오는 6월8일 전국적으로 실시되는데,민주당과 한나라당 일부 지구당에서는 후보 공천을 위원장이 ‘낙점’하지 않고 대의원들이 투표로 선출하기로 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어떤 지구당에서는 전 지구당원들을 상대로 예비선거를 실시하는 파격적인 ‘모험을 시도하기도 하지만,대부분 대의원들로 선거인단을 구성해서 투표를 통해 공천자를결정한다는 것이다.이미 선관위를 구성,흑색선전 및 인신공격 금지와 지역감정 조장 금지 등 내부 선거규약을 제정한 곳도 있다고 한다. ‘작은 싹’,국민이 키워내야 이같은 시도를 하는 각 당 지구당 위원장들은 한 두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다.그들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힘을 실감했을 것이다.시민단체들의 선거 참여가 상황의 급박성 때문에 ‘낙천·낙선 운동’으로 나타났지만 그 근본 취지는 정당의 민주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일부 지구당 위원장들의 ‘상향식 공천’시도는 정당의 민주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이해된다.물론 이같은 시도에 대해 ‘시기 상조’라거나 ‘조직 분열’ 등을 내세워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그러나 분명한것은 이 작은 실험이 정당의 민주화와 정치 발전의 시금석이라는 사실이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정당 민주화를 위한 역량 축적으로 보고 국민들이 앞장서 이 작은 싹을 키워낼 일이다. 張潤煥 논설고문
  • 동아건설 高炳佑회장 퇴진운동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동아건설의 임원들이 고병우(高炳佑)회장의 퇴진운동에 나섰다. 채권단이 임명한 경영 총수가 임직원들과의 갈등으로 퇴진 압력을 받기는해태제과에 이어 두번째다. 동아건설 이창복(李彰馥)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최근 연명으로 고 회장의퇴진을 요구한데 이어 2일 직원 월례조회에서 “고 회장이 내부분열을 조장하고 2년동안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지 못해 퇴진운동을 전개한다”며 밝혔다.이 사장측은 “고 회장이 자신의 퇴진운동을 벌였던 노조와 노사합의를 얻어낸 뒤 퇴진운동 배후로 지목된 임원의 해임을 시도하는 등 부하 직원을 불신해,퇴진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측은 그러나 “어려운 시기에 소방수 역할을 다했다”며 “투명경영으로 기업구조가 개선되고 출자전환이 눈앞에 다가오는 등 경영상태가 좋아지자 일부 임원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실을 왜곡,직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은행 등 채권단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대책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류찬희기자 chani@
  • 포울 하틀링 前덴마크총리 서거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으로 있던 81년 이 기구를 대표해 노벨평화상을수상한 포울 하틀링 전 덴마크 총리가 30일 서거했다고 덴마크라디오방송이보도했다. 85세. 하틀링 전 총리는 78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에 임명돼 85년까지 연임하는동안 제네바에 UNHCR 사무소를 개설해 주로 베트남,에티오피아 및 아프가니스탄 난민문제를 처리했다. 목사인 그는 UNHCR을 대표한 노벨평화상 수상 외에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위해 인도적 원조를 모으는데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파키스탄의 니산상(賞)을 받기도 했다. 그는 68년부터 71년까지 덴마크 자유당 소속으로 외무장관을 역임했으며 73년 총선거 후 소수 내각의 총리가 됐다.그러나 이 선거 이후 다수당의 분열로 의석을 가진 정당 수가 10개로 무려 배나 늘어남으로써 정치적 혼란과 소수 정부의 약화가 초래돼 잦은 선거가 실시됐다. 이와 거의 동시에 세계 석유값이 3배나 뛰어 74년에는 내내 덴마크의 경제사정이 악화일로를 걸었고,75년 선거에서 그의 자유당이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의회의분열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사회민주당 정부로교체되고 말았다. 코펜하겐 AP 연합
  • 권력투쟁 점철된 한국정치

    한국정치를 문명사적 관점에서 해석한 고전 ‘소용돌이의 한국정치’(한울아카데미 펴냄)가 원저인 ‘Korea,The politics of the Vortex’가 나온지 30여년만에 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지난 88년 사고로 숨진 그레고리 헨더슨(한국명 한대선)이 쓴 이 책은 한국에 관한 해외서적이 전무하다시피한 68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펴낸 것이다. 헨더슨은 책에서 조선시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정치현상을 분석하고 한국 정치문화의 특성은 ‘소용돌이’라고 단언한다.그에 따르면 한국인은 영토 인종 종교 언어 정치 등 국가의 근본적인 부분에서 동질성이 오래유지된 탓에 다른 나라처럼 그런 부분의 분열은 겪지 않았으나,대신 ‘모래알처럼 흩어진’ 개인과 가족,파벌 들이 중앙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강력한권력투쟁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정치는 태풍의 눈인 중앙권력을 향해 어지럽게 돌아가는 소용돌이양상을 띠고 있다며 자신의 ‘소용돌이이론’을 전개한다.한국은 ‘권력을향한 소용돌이’가 거센 탓에 이슈보다는 권력장악,타협보다는투쟁,반대파에 대한 강한 적개심 등이 정치문화의 주류를 이루게 됐다는 것이다. 그의 이론은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전체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이 아니냐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그러나 헨더슨은 한국사회를 위한 대안으로서 사회의 다원화와 합리성을 추구함으로써 권력의 분산을 이뤄내야 한다고 제시한다. 해제를 쓴 김달중 세종연구소장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치의 새로운 측면을 도발적으로 부각시킨 중요한 저술”이라고 평가했다.값 2만8,000원. 박재범기자
  • 태조 왕건…소설처럼 풀어쓴 고려 탄생史

    TV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고려사 전공인 김갑동 대전대 교수가 소설형식으로 쉽게 쓴 ‘태조 왕건’(일빛 펴냄)을 출간해 관심을 모은다. 고려사는 후삼국 시대의 분열을 통합,통일국가를 이뤘으나 일제 등이 고려를 폄하해 잘못 알려진 게 많은 편이다. 일제는 고려를 거란과 여진,몽고 등의 외세에 시달리다 멸망한 왕조라고 치부했고,국내 사학계조차도 그동안 제대로 된 연구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책은 왕건의 족보와 시대상,라이벌 궁예와 견훤을 이긴 경위,통일의 힘 등을 짚는다.특히 저자는 역사의 ‘현재성’을 강조한다. 즉 왕건과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한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 이어 저자는 고려와 현재의 분단상태를 대비하면서 무력 통일은 피해야 하며왕건 처럼 민심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값 1만3,000원. 정기홍기자 hong@
  • 베트남 통일 25주년/ (하)미국의 상처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어느 전쟁이나 그렇겠지만 미국에게 특히 베트남 전쟁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남긴 뼈아픈 전쟁이었다. 호치민의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린든 B.존슨이 군사개입을 시작한 베트남 전쟁은 엄청난 인적,물적 자원 동원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에게 잊지못할 상흔만 남겼다. 1955년 미군 고문단이 베트남 땅을 밟은 이래 65년 첫 전투병력이 들어가개전,75년 4월29일 미대사관철수 때까지 1,500억달러를 쏟아부었고 5만8,000명이 희생됐건만 결국 패전의 쓴맛을 봐야 했다. 남북전쟁이 미국의 완전한 통일체 국가형성에 기여하고 세계 1·2차 대전이미국에 부를 가져다 주었다면 베트남전은 정치권력의 부정적 속성과 지방정부의 중앙통제 반발,군산복합체의 상업주의,이에 따른 국내여론 분열과 충돌등 미국의 환부를 여지없이 드러낸 전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이 받은 상처 가운데 가장 큰 것은 1,2차대전 승전국으로 미국 제일주의를 과시하던 미국인들의 자존심이 이후 걸프전 승전때까지 고개를 숙여야만 했던 것이라고 역사가 피터 쿠즈니크는 지적했다. 54년 베트남군은 디엔비엔푸 지역 침공으로 프랑스군 3,000명,베트남군 8,000명의 전사자를 내고 제네바조약을 끝으로 식민지배를 종식시켰다.하지만이때 맺은 조약은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또 하나의 현실,즉 냉전 대결장으로인도하고 있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자유세계와 소련·중국이 중심이 된 공산주의와의 갈등은한반도의 38선 같은 ‘이념의 국경’ 북위 17도선을 그었고, 한국전에서 끝장을 보지 못한 냉전 강대국들은 베트남에서 재대결을 준비해야 했다. 혁명의 대상인 남쪽으로의 진출을 위해 캄보디아를 통한 루트를 만든 뒤 미군을 공격한 북베트남의 호치민을 단죄한다는 명분에 4명의 미국 대통령은울창한 열대우림 땅속으로 숨은 ‘보이지 않는 적’ 베트콩과 숨바꼭질하며베트남 전쟁이라는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동남아시아조약기구(SEATO)를 주창했던 드와이트 아이젠아워,프론티어 주창으로 미국의 힘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던 존 F.케네디,그의피살로 대권을 인수받은 뒤 차기를 노린 린든 B.존슨,종전이란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겨가며 확전에 열을 올렸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등 역대 4명의 대통령은 그들의 미국내 업적에도 불구하고 모두 베트남전으로 비난받아야 했다. 미 대통령들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베트남전쟁에 M16 자동소총,신형제트전투기,각종 장갑차량,‘에이전트 오렌지’ 고엽제 등 물량공세로 대응했지만 결과는 전례없는 미군의 인명피해에 불과했다.미국은 베트남전장과 국내반전여론이라는 2중 전선에 시달리면서 전략부재를 드러내야 했다. 존슨은 매일 아침 신문과 TV화면을 통해 죽어나가는 미군 모습이 생생하게전달되는데도 불구하고 승전 홍보를 강조하다 여론에 부딪혀 “차기 대권도전을 포기한다”고 선언해야 했다.닉슨은 비등한 반전 여론 와중에 폭로된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했다. 반전 여론은 70년 오하이오주 켄트대학의 반전론자 학생 4명이 경찰총에 숨진 사건으로 정점에 달했고 미국은 결국 75년 4월 베트남 철수와 함께 씁쓸하게 고향으로 돌아왔다. hay@. *한국에 남긴 교훈.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으로 나라가 두 동강 나 전쟁을 치렀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베트남은 전쟁을 통해 통일을 이뤘지만 한국은여전히 북한과 대치중이다.통일된 지 2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이겪고 있는 각종 후유증은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베트남은 인구 7,800만명중 전후 세대가 50%를 넘는다.이들은 돈에 대한 생각이나 의식구조가 전쟁을 겪은 기성세대와는 판이하게 달라 세대간 갈등이현안으로 떠오를 정도다.한국의 경우 전후세대가 인구의 80% 가량을 차지한다.올해로 종전 50년을 맞는 한국은 분단의 역사가 긴 만큼 세대간 인식의골도 깊다. 남북간 개발의 불균형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베트남은 뒤늦게 북부개발에 나섰지만 베트남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외국자본 유치도 난관에 부딪쳤다.남에서는 북부를 살리기 위해 남의 희생을 강요하고있다는 불만과 함께 남의 제한된 ‘번영’마저 잃을까 불안해한다. 호치민시(옛 사이공)를 중심으로 남부는 86년 경제개혁 정책을 표방하면서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드는 사람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특히 97년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들은 순식간에 극빈층으로 추락했다.범죄와 마약,매춘 등 사회문제가 심각하다.교통망과 상하수도 시설등사회간접자본시설은 거의 갖춰져 있지 않다.남북간 경제격차는 날로 심화돼지난해 상반기 남부의 수출은 22% 증가한 반면,북부는 15% 감소했다. 상호불신과 감정의 앙금도 여전하다.북부인들은 전쟁통에 가족과 재산을 잃은 책임을 남부인에 돌리며 원망섞인 눈초리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최근 중앙정부내 고위직에 남부인의 진출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남부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공직과 공기업에서 득이 되질 못한다. 한국의 경우 통일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베트남의교훈을 거울 삼아 남북의 균형개발과 이질감 해소 등 장기적인 민족화합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김균미기자 kmkim@. *베트남 근대사 주요 일지. ◆1859 프랑스군 사이공 점령◆1930 베트남 공산당 결성◆459.2 베트남 민주공화국 독립선언◆45 9. 미·프랑스 연합군 베트남 진주◆54 제네바협정서 17도선 남북 분단◆55 남부에 미국지원 응오 딘디엠 정부 출범◆60 베트콩 월남민족해방전선 수립◆65 2 미국의 북폭개시,베트남전 시작. ◆68 9 호치민 사망◆73 1 파리 휴전협정 조인.3월 미군 마지막 철수◆75 4. 29 미대사관 철수◆75 4.30 월남 패망.통일◆76 7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건설◆86 6차전당대회서 도이머이 경제정책 도입◆92 12.22 한국과 수교◆95 7.12 미국과 수교
  • 수명 50%연장 복제기술 개발

    [워싱턴 AP DPA 연합]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이 ‘젊음의 징표’를 가진복제 세포를 발견,사람의 수명을 50%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 매사추세츠주 소재 생명공학 기업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의 로버트 란차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과학잡지 사이언스 28일자에 실린 논문에서 세포의 나이가 일반 소에 비해 훨씬 젊은 복제 소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997년 세계 최초로 성인 포유류 생물체에서 채취한 세포로 탄생한 복제 양 돌리가 지닌 결정적인 문제점을 극복한 획기적 발견이다.돌리는 태어날 때부터 6살짜리 양과 같은 노화증세를 보이는 사실이 지난해 드러나 과학계에충격을 주었다. 란차 박사팀이 개발한 복제 소는 양에 비해 체구가 더 큰 생물체인데다 복제 생물이 보통 생물들에 비해 일찍 늙는다는 결정적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세포가 더 젊어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진은 송아지 태아에서 세포를 채취,이 세포가 정상적인 노화 지표를 보일 때까지 여러달 동안 세포분열되도록 배양했다.그 다음 이 세포의 핵을 자체 핵이 제거된 소 난세포에 이식해 6마리의 송아지를 탄생시켰다.송아지들은 출생 당시 돌리 이후 복제 생물들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고혈압이나 호흡곤란 등의 노화징후를 보였다.그러나 생후 2개월이 되자 이러한 노화과정은저절로 역전돼 송아지는 건강하고 정상적이 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혈압이나 당뇨병,간부전증,파킨슨병 등 다양한 만성질환 조직에 복제세포를 심음으로써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에 함께 실린 다른 논문들은 란차 박사팀 연구결과는 인간 수명을180∼200살까지 늘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데스크시각] 사과에 대한 만가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은 발아(發芽)를 촉진시켜 준다고 한다.또 난(蘭)에 음악을 들려주면 성장이 현저히 촉진될뿐 아니라 벌레들로부터의 손상도 90%를 막아준다고 한다.이처럼 식물도 음악을 감상할줄 알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자라는 식물은 더 잘 자라고 예뻐지며 수확도 많고 각종 병에 대한 저항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식물은 기쁨뿐 아니라 고통도 느낀다고 한다.피터 톱킨스와 크리스토퍼 버드가 공동집필한 ‘식물의 정신세계’라는 책을 보면 러시아 프라우다지 기자인 체르트코프가 한 농업아카데미 인공연구소를 찾았을 때 목격담을 쓰고있다.“뿌리를 뜨거운 물에 담그자 보리싹이 문자 그대로 내 앞에서 비명을질렀다.기록장치의 펜은 종이위에 이 불쌍한 식물이 소리지르는 ‘끝없는 눈물의 골짜기’를 그려대고 있었다”.이것은 식물도 인간과 다름없이 기쁨과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런가하면 꽃이나 식물을 이용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도 한다.자연의 소리나 꽃의 색깔과 몸짓,향기 등을 보고 느끼고 맡음으로써 식물의 내적 에너지와 파동이 불균형 상태의 인간질환을 조절,교정 치유한다는 것이다.풀잎의 속삭임과 꽃의 미소와 무한한 존재로부터 다가오는 신비의 손길 앞에 좌절과 소외,분열 등으로 찢기어진 인간심성을 봉합하고 자연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생명에 활기를 불어 넣고 성취감을 찾도록 한다는 것이다.그래서 사람은심신이 고달플 때 무의식적으로 흙과 물과 싱그런 공기가 충만한 자연으로돌아가고자 하는지 모른다. 지난 22일 ‘지구의 날’에 단 며칠동안의 산불로 여의도의 60배가 넘는 산림이 불에 탄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전국의 시인 평론가 50여명이 모여 ‘시인과 환경’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환경과 생태를 걱정하는 시간을 가졌다.토지문화관 이사장인 원로작가 박경리 선생은 이 자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산불에 대한 보도가 인명이나 재산피해 등 경제적 측면에만 치우쳤던것을 지적하면서 환경문제에 관한 한 우리의 의식수준은 아직도 초보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고있음을 질책했다.사람들과 똑같이 고통과 기쁨을 느끼는미물들의 ‘생명’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우리의 의식을 나무란것이다.생각해보자.인간들처럼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는 뭇 생명들이 뜨거운불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며 사라져 갔을까를.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을 비롯한 뭇생명을 낳고 키워온 ‘푸른별’이 위기를 맞고 있다.몇만년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당연한 것으로 믿어온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가 깨어진지 오래다.인간의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한 문명의 발달과 끝없는 경제성장추구는 극심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그리하여 그동안 정복의 대상이던 ‘자연’이 이기주의에 함몰된인간을 오히려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엘니뇨에 이은 라니냐 현상,극지방 오존층의 파괴,이상난동,이상한파,만년 빙하의 해빙 현상 등등. 뒤늦게 지구환경에 대한 각성으로 환경운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산업화와 자본가들의 자본증식 및 끊임없는 이윤추구에 대한 탐욕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양상이 개선되거나 변혁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언젠가 인간의 역사는끝나버릴 것이다.인간이 없는 텅빈 지구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쓴 시가 있다.독일시인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의 ‘사과에 대한 만가’가 그것이다.인간세계가 종말을 고한 뒤 먼 훗날 다른 별에 사는 존재들이 불모의 땅이 된 텅빈 지구를 바라보며 하는 말이다. ‘여기 사과가 놓여 있었고/ 여기 책상이 있었다/ 이것은 집이었고/ 이것은 도시였다/ 여기 육지가 잠들어 있다/ …저기 저 사과가/ 지구란다/ 아름다운 별이지/ 저 별에는 사과가 있었고/ 사과를 먹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박찬 특집기획팀장
  • [대한광장] 흰꽃들의 행렬

    봄의 산하에 온통 흰꽃 일색이다.하얀 벚꽃이 진 자리에 남아 있는 불그스름한 꽃받침이 새로이 돋아 나는 연초록의 잎들에 의해 가리워졌지만 조금만나가보면 배꽃이 골을 이루며 하얗게 피어 밭을 이루고 있고 사과꽃 또한떼를 지어 피고 있다. 연초록의 색깔 위로 붉은 기운이 도는 산야 곳곳에선 산벚나무들이 흰 보자기를 펼쳐 자기들이 선 자리를 감추고 있다.뿐이랴 논두렁이나 밭두렁 끝에는 이팝나무들이 하얀 꽃을 달고 힘에 부쳐 흔들리고 있다.또 한가한 농촌의담에는 탱자나무가 꽃을 피워 억센 가시의 보호 아래 아담하다. 물론 노오란 개나리가 넌출을 이루다가 잎을 틔워내며 봄 햇살 앞에서 기지개를 펴고 분홍 진달래가 야산에 불을 지르며 낮은 포복으로 산등성을 넘어가기도 하지만 더하여 분홍색 복숭아가 하얀 배꽃 옆에서 자신들도 이제 봄이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초봄에는 역시 하얀 색 꽃들이 대종을 이룬다. 바로 이 흰꽃들의 행렬을 보며 우리민족은 흰꽃과 닮은 흰옷을 즐겨 입고 그러다보니 ‘백의민족’이라고 불렸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저 어두운 땅에서 처음으로 밀쳐낸 빛이 왜 하얀색이 대종을 이루는 것일까. 그 방면에 전문가도 아니지만 나는 그 빛이야말로 사람들에게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자리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교훈이 숨어 있다고 생각된다. 흔히 흰색이 상징하는 것을 순결함이나 청순함 등등으로 말하는데 그런 말에 기대어 생각한다면 겨울 내내 갖가지 어두운 망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에게 이제 다시 새롭게 출발하라는 대자연의 엄숙한 명령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렇지만 엊그제 끝난 총선을 보면 그러한 해석은 전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우리의 산하가 그야말로 평등하게 희건만 사람들은 행정편의에 의해 갈라놓은 지역에 따라 극심한 분열현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의정치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표를 행사하고 뽑혀진 대의원은 뽑아준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최종적인 결과야 어찌되든간에 자기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사람을 뽑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를 탓할 수없다. 그러나 그 의지가 맹목적인 추종이나 증오에 휘둘린 것이었다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해체를 결의한 총선연대의 활동이 거의 먹혀들지 않은 곳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이성이 집단의 이기적 욕망 앞에 무력하기 짝이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우리의 주변 곳곳에 피고 있는 수수꽃다리를 본다.라일락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그 꽃은 자줏빛도 있지만 역시 흰색이 주종을 이룬다.더구나수수꽃다리는 향기가 좋다.한밤에 그 곁을 지나면 그 향기가 우리의 온몸을감싸는 것같다. 머지않아 열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첫 준비접촉이 열렸다고 한다.아직은 누구도 그 이후의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대표들끼리날씨를 중심으로 건네는 덕담이 우리를 안도케 한다.“새 천년 첫 봄은 북남관계의 양춘가절”이라는 북쪽 대표의 말이나 “날씨가 덥지도,쌀쌀하지도않아 하늘도 준비접촉을 축복하는 듯 하다”고 말한 남쪽 대표의 말이 모두아름답다. 다음엔 우리 산하를 뒤덮고 있는 흰꽃들을 중심으로 말하면서 그야말로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징검다리를 놓아가길 바란다.우리를 새롭게 출발하라고 재촉하고 있는 이 흰꽃들이 우리에게 지금 지천으로 피어 있다.그 흰꽃들의 행렬을 따라 우리의 마음도 정녕 하나가 되자. 姜 亨 喆 시인·숭의여대교수
  • [기고] 우리가 중국에 나무를 심는 뜻은

    지난해 4월 5일 베이징의 우리 대사관 직원 등 약 50명은 베이징 근교 팔달령의 만리장성 밑에서 나무를 심은 일이 있다.그것을 보고 중국기자들이 몰려와 “왜 한국인이 중국땅에 나무를 심느냐”고 물었다.그래서 “어제 베이징에서 황사를 만났는데 오늘 서울의 우리 딸이 그 황사로 고통을 당했다더라.나무 심는데 네 나라,내 나라가 따로 있느냐”고 대답한 기억이 있다. 일년 후인 지난 8일,베이징 시민의 식수원인 밀운(密雲)호수 부근 민둥산에서 또 한국인 150여명이 나무를 심었다.베이징 한국국제학교 어린이들과 멀리 한국에서 일부러 찾아온 ‘동북아산림포럼’ 관계자들도 동참했다.그 자리에는 중국 산림청과 밀운현(密雲縣) 사람들이 돌에 새겨놓은 글자가 선명했다.‘中韓 友誼林,한중 우의림,2000년 4월’.또 10여명의 중국기자들이 몰려와 작년과 비슷한 질문을 하기에 나는 “새천년 새 세기에 한국인들이 베이징 근교에 심은 이 나무들이 자라 한 세대 후에는 숲을 이루고 그 숲이 뿜어내는 산소가 가득한 공기는 다음날 서울로 날아가 한국의다음세대들이 마실 것 아니냐”고 대답했다.두 해에 걸친 나무심기는 중국에서 화제가 됐다. 같은 시간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는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송호경 특사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다음날인 4월 11일 대사로서 베이징 외신기자들을 초청했고 그날 저녁 중국 주요 언론간부들을 따로 만났다. 많은 설명이 있었지만 그 말에 담긴 메시지는 단순하고 소박했다. “한 세대 전부터 ‘한 사람’이 비가 오나 날이 개나 똑같은 말을 해왔다. 원수 아닌 원수같이 갈라선 ‘형제’를 향하여 ‘우리는 원수가 아닌 형제’라는 말을 되풀이하다 보니 누구 말도 안 듣던 그의 ‘형제’도 반신반의하게 되었다.그 사람은 돈을 벌었고 ‘형제’는 파산하다시피 어려워졌다.그때 그 사람은 ‘단 두 형제 사는 집안에서 다같이 잘 사는 길이 이것 외에 더있겠느냐’고 설득했다.그의 형제가 그 사람의 말을 전적으로 다 믿게 된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이 진실된 것인지를 직접 만나 얘기하고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해서 두 형제가 55년만에 처음 만나게 된것이다” 덩샤오핑은 지난 78년 ‘개혁개방’을 시작하면서 그 많은 식구를 한꺼번에 잘 살게 할 수 없으니,우선 동부 연안지방을 잘 살게 한 뒤 2000년부터 동부가 서부를 먹여 살리게 하라는 ‘서부개발전략’을 유언처럼 지시하고 떠났다.동부 연안에는 중국 인구의 90%를 점하는 한족(漢族)이,서부에는 55개소수민족이 인구는 10%지만 땅은 60%를 차지하고 있다.동부의 한족만 개발의 열매를 누릴 경우 동서간 단층이 생겨 중국이 다시 분열될 것을 경계하며,21세기 중반 부강하게 복원될 중국을 설계한 덩샤오핑의 혜안을 보여주는 말이다. 이 서부개발계획에 중국은 우리의 참여를 바라고 있고,우리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지난 98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21세기 한·중 협력동반자 관계’가 설정된데 따라 중국이 우리의 IMF 극복을 음양으로 도왔듯이 우리가 중국의 서부개발에 동참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 오늘도 중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산림녹화사업에 우리 조사단이 중국 중서부 3성을 돌아보고 있고,타당성만 있으면 섬서성의 서안(西安),감숙성의난주(蘭州) 부근과 베이징의 밀운(密雲)에 삼림녹화 시범단지를 조성할 생각이다.이 지역은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 중국과 함께 손을 쓰면 사막화를 감속하거나 막을 수 있는 한계선상에 있는 듯하다.이 방대한 중국의 서부가 사막이 되느냐 녹지가 되느냐는 우리 후세대들의 삶과 분명히연결되어 있다.사람은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역사는 세대를 단위로 쓰여진다.21세기 중반의 부강한 중국을 그린 덩샤오핑의 청사진은 지금 거의 실현되고 있고,한반도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한 세대 전부터 꿈꾼 한민족 복원의 ‘드라마’가 펼쳐지려는 중이다.한반도에 새 역사가 쓰여지고 있는 이때 중국 서부에 우리는 다음세대를 위해 나무를 심고 있다. 權丙鉉 駐中國대사
  • [김삼웅 칼럼] 東西 풀고 南北 열려면

    물길이 때로 급류를 탈때도 있고 유유히 흐를때도 있다. 지세에(地勢)에 따라 용용수(溶溶水)가 될때도 있고 폭포수로 변할 때도 있다. 정세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급류를 타고 있다. 어제 열린 영수회담이 그렇고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 그렇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두 회담이 가능하게 된 것은 변화되는 정세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침몰한다. 영수회담은 너무 당연한 일이 뒤늦게, 그것도 4·13총선의 변화된 민심의작용으로 열리게 되었다. 여야 총재가 1년동안 차 한잔 나누지 않는 나라는하늘 아래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사사건건 대립·적대하면서 온갖 살벌한용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정당은 땅위에서 우리 외에는 달리 없을 것이다. 그런 정당의 영수들이 모처럼 만난 남북정상회담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통공약추진기구 설치’등에 합의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어제의 합의와 대화정신을 얼마만큼 성실하게 지키느냐에 있다. 오늘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과거의 여야관계에 비해 특수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경기·충청·강원·제주에서 폭넓은 신장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텃밭’은 여전히 호남이다. 이총재의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65석 중 64석을 ‘싹쓸이’하여 원내 제1당이 될 만큼 영남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런 두 당이 사사건건 대립하고 갈등을 일으키면 바로 영호남의 대립과 갈등으로 증폭되고 곧바로 민족분열로 이어진다. 이미 상당히 중증단계에 접어들었다. ■여야 총재의 역사적 책무. 일찍이 유성룡은 ‘서애문집(西厓文集)’에 남긴 글에서 영호남의 중요성을이렇게 강조했다. “조선팔도 중 전라·경상 두 도가 가장 중요한 곳이다. 경상도가 문호(門戶)가 되고 전라도는 창고가 되기 때문에 경상도가 없게되면 전라도가 없게되고 전라도가 없게되면 비록 다른 도가 있으나 조선은 마침내 근본의 대책을 삼을 곳이 없게 된다. 그래서 왜적은 꼭 빼앗으려 하고우리는 꼭 지키려 하는 땅이다.…오늘날 조선의 안위는 실로 전라·경상도를지키느냐에 달려있으니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영호남의 중요성이 어찌 임진왜란 국난기뿐이겠는가. 김대중대통령과 이회창총재는 영수회담을 계기로 역사적 책무를 통감하면서 지역화합의 정치를이끌어야 한다. 김대통령은 동서와 남북문제 해결의 중심점에 선 지도자로서대북포용정책과 함께 대야(對野)포용으로 자꾸 삐뚤리는 지역정서를 껴안아야 한다. 김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영남에 바친 인사·투자·개발등 ‘짝사랑’에 비해 총선결과에 실망하겠지만 노무현·김중권씨의 득표율에서 나타나듯이 희망의 싹은 보인다. 이 가녀린 싹을 키워 화합의 꽃을 피우게 해야 한다. 이총재는 국정의 동반자로서 절반의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한다. 상생정치를내세우면서 상쟁(相爭)만을 일삼는 20세기형 야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지속적 개혁을 위해 여야 협력관계가 절실하다. 지역주의 극복과 남북통일시대에 대비하여 필요하면 민주당과 함께 내각에참여하여 갈등을 해소하는 대연정도 검토해야 할것이다. 큰정치·상생정치의모범을 보여줬으면 한다. ■평화정착에 지혜 모아야.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것이다.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이다. 그리하여 무엇보다 전쟁방지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창(戈)을 멈추는 것이 곧 무(武)다. ‘지과위무(止戈爲武)’다. 武란 글자는 창과(戈)와 멈출지(止)를 합성한 것이다. 전쟁을 멈추는 것이 武力의 원뜻이다.(‘左傳’) 남북 200만 군대가 창을 꼬나잡고 대결하는 세계적 화약고인 한반도의 두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창을 멈추는’행위다. 이 민족적 행사에 여야는정파적 이해를 떠나서 협력해야 한다. 물살이 거센 시기에 정치지도자들의현명한 리더십은 국가의 축복이다. 원효대사는 ‘화정론(和諍論)’에서 비동비이(非同非異) 즉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은’관계 그리고 원융불이(圓融不二)라 하여 ‘융화하되 하나가 아닌’관계를 강조했다. 건전한 여야 관계를 적시한 것이라면 지나치다 할까. 영수회담과 정상회담을 통해 동서를풀고 남북이 열리는 민족적 과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길 기대한다.
  • 지구촌 비핵화 큰걸음 내디딜까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유엔 회의가 24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4주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개최된다. NPT평가회의는 ‘비핵국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기로,핵보유국은 핵무기 감축에 적극 노력한다’고 한 지난 68년의 핵확산금조약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55호로 통과 된 이후 매년 5년마다 열린다.이번 NPT회의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지구촌 비핵화의 새천년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핵무기 감축 압력 182개 비핵국가와 5개 핵보유국 등 187개국이 참가하는이번 회의에서 관심의 초점은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등 5개 핵보유국에 대한 비핵국가들의 강도높은 비판.체결 30주년이 지나도록 강대국들의군축노력에 불만을 가져온 비핵국들은 핵강대국들에 대해 전면적인 핵무장해제를 위한 분명한 약속을 하도록 거듭 촉구할 방침이다. 특히 유엔 총회에서 핵무기없는 세계 건설을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비핵국 모임인 ‘뉴 어젠더 연합’은 미국과 러시아 등의 미온적 태도를강력히비판하는 한편,전면적 핵무장해제를 위한 협상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할방침이다. 뉴 어젠더 연합은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아일랜드,이집트,뉴질랜드,멕시코,스웨덴 등 7개국으로 구성됐다.‘어볼리션 2000’등 비핵화를 위한 전세계 비정부기구 350개 단체와 유럽의회 의원들이 회의 참가국에 비슷한 내용의 서한을 발송,뉴어젠더 연합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은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의 생산을 금지하는 조약에 관한 협상을 2003∼2005년까지 완료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의 조기 비준 ▲비핵지대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 핵군축안을 제시할 예정. 비핵국가들의 이같은 불만은 95년 회의 이후 97년 채택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이 지난해 10월 미 상원에서 부결되는 등 핵무기 감축에 실질적인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파키스탄 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잇따라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이스라엘과 함께 공식적인 핵보유국이 됐다.북한 리비아 등도 잠재적인 핵보유국에 속한다.더욱이 66개국 군축회의가 추진해 온 무기등급의 플루토늄 및우라늄 생산 감축을 위한 협상이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고 냉전이 끝난 지10년이 됐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핵탄두 수천기가 여전히 발사 대기 상태에놓여 있다.양국은 각각 전략전술 핵무기를 1만2,000기와 1만4,500기를 갖고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중국은 410기,프랑스는 482기,영국은 200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 ■START Ⅱ 비준 지난주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제2단계 전략핵감축협정(START-II)을 비준하고 미국 러시아가 3단계 전략핵감축협정에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은 핵무기없는 세계건설을 향한 진전으로 평가된다.그러나 95년 유엔NPT 회의때 ‘핵확산금지 및 핵군축을 위한 원칙과 목표’선언을 채택해놓았음에도 지난 5년간의 군축 결과는 핵없는 지구촌 건설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가입자 규모 세계5위 移通시장 ‘공룡’탄생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가입자 규모 세계 5위의 거대 이동통신사업자가 탄생하게 됐다.이에 따라 막바지에 접어든 한솔엠닷컴 인수협상이 더욱 가속화하는 등 통신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 급류를 탈전망이다. 그러나 업계 1위와 3위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너지효과 17조원” = SK텔레콤은 통신망 공유와 연구개발 투자절감 등으로 10조원,잉여장비 수출 등으로 5조6,000억원 등 이번 합병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의 규모를 17조원으로 추산했다.또 중국·동남아 등지로의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서비스 진출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연말로 예정된 IMT-2000(차세대이동통신)사업권자 선정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시장점유율은 낮춰야 = 두 회사를 합해 57%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50% 밑으로 낮추고 휴대폰 보조금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적잖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신규 가입자들이 대부분보조금에 민감한 주부나 학생들이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시장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불량 가입자들을 직권해지하고 보조금을 줄이는 과정에서 기업 내실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PCS 3사,“소송도 불사” = PCS(개인휴대통신) 3사는 이날 일제히 반박성명을 냈다.한통프리텔 관계자는 “통화품질 개선이나 요금인하 노력 등이 도외시돼 소비자 권익이 침해받을 소지가 커졌으며 SK텔레콤이 주장하는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명분도 동종업자간 합병이어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3사 기획조정실장급 임원들은 금명간 모임을 갖고 행정소송 등 다각도의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한솔엠닷컴 인수 초읽기 - 한통프리텔과 LG텔레콤의 한솔엠닷컴 인수 경쟁도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한통프리텔은 이날 이용경(李容璟) 사장이 기자들을만나 자신들이 더욱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업계는 빠르면 다음주 중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한솔엠닷컴이 처리되면 많은 사업자들이 노리고 있는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의 인수전이 본격화하는 등 ‘연쇄 핵분열’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기자 windsea@
  • 특별기고 / 작가이기를 포기한 이시하라

    일본 도쿄 도지사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는 ‘발기한 성기’ 묘사로 새로움을 주었다는 소설로 1956년도 ‘아쿠다가와상’을 받으며 우리에게경기를 일으킬 만큼 충격을 주더니 아직도, 새천년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가끔씩 충격적인 발언을 해 모골이 송연해지게 만들고 있다. 태양족,반항하는 젊은이.그게 이시하라를 계속해서 따라다니던 신선한 이미지였고 그래서 대중적 지지를 많이 받아 정계에까지 진출하는데 커다란 밑천이 되었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오히려 그런 이미지 때문에 계속 오버액션을하다가 ‘오비(OB)’를 날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태양족=강한 일본,그런 등식에서 헤어나지 못 하고 칠순이 다 된 나이에도본인은 아직도 ‘태양족의 뉴프런티어’이며 반항아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것처럼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시하라는 그러니까 스타로서의 화려했던 과거 속의 인기만 생각하며 살고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그 인기가 떨어져 세상사람들이 외면할까봐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다.그래서 그는 인기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극약처방을 쓰곤해왔다. 우매한 일본 자국민들의 국수주의에 편승하여 천왕이 하사한 술잔을 높이들고 죽으러 떠나는 가미카제(神風)돌격기의 자살특공 조종사처럼 비행기 앞에서 비장함을 보이고 극약처방전만 읽으면 군국주의 향수를 가진 일부 국민들이 박수를 쳐준다는 지극히 쉬운 인기몰이방법을 잘 알게 되었고 그걸 교묘하게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강한 일본을 만들어야 한다’는 미명하에 타 국민의 자존심따위,명예나 인격 따위는 전혀 외면하고 오만방자한 ‘헛소리’를 태연자약지껄이는 것이다.그 헛소리가 자국민이나 자국의 이익에 얼마나 큰 도움이될까도 생각지 않고 말이다. 아직도 묻혀 있는 수많은 시신과 당시의 사진 등 증거가 남아있는데도 태연하게 “남경 대학살은 중국인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라며 우긴다든가 “중국은 일본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이므로 여러 작은 나라로 분열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등 해서는 안 될 막말도 서슴치않는다. 그는 일본이 재무장해야한다고 주장하며 마침내 갈 데까지 가는 소리를 했다.“불법입국한 많은 3국인,외국인이 매우 흉악한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지르고 있어 장차 큰 재해가 일어나면 이들이 소요사건을 일으킬 것이다”라고한 것이다. 3국인은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혹은 타이완 국민들을 지칭하는단어임을 알면서도 지진같은 재해가 일어나면 소요를 일으킬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점이다.1923년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3국인,그 중에서도 우리한국인들이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며 닥치는대로 살상했던 일인들의 만행을우리는 잊지 못하고 있는데 그 아픈 상처를 후벼대고 있다.이 무슨 악취미인가. 은혜를 잊으면 사람이 아니다.몇년 전 고베 대지진때 일본에 사는 우리 교민들이 그 재해지역에 가서 얼마나 눈물겨운 구호봉사 활동을 했는지 이시하라는 벌써 까맣게 잊었는가.작가란 휴머니즘을 주제로 삼고 인간다움과 정직성,그리고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소설을 쓴다. 역사 앞에 정직하지 못하고 비인격적이며 구부러진 역사의식을 가진 이시하라는 작가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작가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왜 그렇게막나가는가.계속해서 작품을 쓰지 않은 것은 그를 아끼는 독자들을 위해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가 양식있는 지성인이라면,아니 태양족을 창시한 밝은 일본인이라면 이제라도 중국인 앞에서,아니 우리 한국인들 앞에서 당당하게 사과를 해야 한다. 변명해서 될 일이 아니고 꼭 사과를 해야 할 중대사임을 명심해야 한다. 류현종 작가·중앙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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