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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신주류 창당추진 안팎 / “민주당 모태로” 독자신당서 후퇴

    서명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이 28일 저녁 모임을 갖고 당의 발전적 해체와 당내 신당창당추진위원회 구성을 공식 촉구함에 따라 개혁신당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형성됐던 ‘신당창당 불가피성’이 한 단계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민주당을 모태로 하지 않는 별도 신당에 비해선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그러나 당 지도부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주류,신당추진위 구성 촉구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던 서명파 의원 및 개혁성향 의원 22명은 개혁신당을 창당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당 지도부에 세가지 방안을 요구했다.이들은 발표문을 통해 ▲정치개혁 및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세력이 참여하는 신당 창당 ▲당내 신당창당추진위원회 구성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촉구했다. 신주류측은 일단 민주당과 별도의 독자 신당을 창당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천정배 의원은“민주당내 특정 세력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다.”면서 “민주당의 철학과 기본노선인 정치개혁·국민통합에 동의하는 세력을 모으자는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완전 결별을 경계했다.이강래 의원은 “탈당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며 신당창당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당내 공식기구를 통해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선 배경 신주류측이 민주당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으로 입장을 선회한 데는 이상론보다는 현실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참석자는 “호남을 배제한 신당은 여권 분열로 이어져 내년 총선에서 필패할 수 있다는 게 의원들의 대부분 생각”이라면서 “이는 신당창당 목표와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독자신당을 너무 강하게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당추진위 구성,앞길 험난 당 지도부 사퇴 및 당내 신당추진위 구성이 신주류측의 구상대로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실제로 구주류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당무위원회에서 신주류측의 요구가 통과되기는 쉽지 않기때문이다. 신주류 의원들은 신당창당을 위한 세가지 요구를 결국엔 당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호웅 의원은 “상황이 역동적으로 변해가고 있지 않느냐.”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김성호 의원도 “(당무위원들도) 이제는 이 길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당무회의 통과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러나 정대철 대표는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당 개혁안을)가까운 시일내에 개혁특위 조정위원회와 막후절충 등을 통해 결론을 내고 당무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신당창당보다 당 개혁안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 민주 ‘개혁신당’ 이번주 구체화

    여권 핵심부는 민주당이 4·24재·보선에서 완패한 것과 관련,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짓고 이번주내 창당시기와 방법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그동안 당분열을 우려,신당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김원기 고문 등 신주류 핵심관계자들도 신당창당 불가피쪽으로 선회,‘국민통합과 변화’ 추구 등 창당의 핵심슬로건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관련기사 5면 특히 정 대표는 신·구주류간의 당 개혁안 협상이 무의미하다고 판단,대표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모든 최고위원들이 물러나 통합신당을 추진하도록 구주류측을 설득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이와 관련,이호웅·천정배 의원 등 신주류 강경파들은 28일 오전 여의도에서 조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며 저녁에는 대선 직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던 서명파 의원 23명을 중심으로 30여명의 개혁파가 회동,신당 창당의 불길을 댕길 예정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靑·野 등지나 / 청와대 “정보위 보수적” 한나라 “추경 거부”엄포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고영구 후보자의 국가정보원장 임명을 놓고 ‘기싸움’을 하고 있다.민주당 안에서도 이를 두고 분열조짐이 있어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향후 정국이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장 임명 배경 청와대가 국회 정보위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고씨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새 정부 초기부터 정치권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대가 변하는 데 따라 국정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청와대측의 입장이다.한 핵심관계자는 24일 “고씨는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있는 경륜있는 분”이라며 치켜세웠다.국회 정보위원들이 이념적 편향을 지적한 것과 관련,“오히려 다가오는 시대에는 그러한 점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들의 성향을 문제삼는 견해도 없지 않다.한 고위 관계자는 “정보위원들은 보수적이지 않으냐.”라고 꼬집었다.정보위원들은 반대하고 있지만,그렇지 않은 의원들이 더 많지 않으냐는 얘기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의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에 대해서는 청와대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한 핵심 관계자는 “고씨와 서 교수는 국정원을 개혁하기에 적합하다.”면서 당초대로 밀고가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하지만 서 교수까지 기조실장에 밀어붙일 경우 부담이 커 고민이라는 것이다.유인태 정무수석은 “국정원장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국회 무력화 좌시안해 한나라당과 국회 정보위원들은 국정원장 임명 강행이 국회를 무력화한 결정이라고 보고,국회 차원의 고강도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고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당력을 집중해 맞선다는 계획이다. 박종희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적절치 못한 인사를 단행한 만큼 우리당은 원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동원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면서 “구체적으로는 추경 예산 편성안을 거부하거나 정부 입법안에 협조하지 않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보위원들도 향후 국정원과 정보위 사이에 적잖은 마찰이 빚어지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당홍준표 의원은 “고 후보자에 대한 ‘부적절’ 보고서는 정보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면서 “고 후보자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향후 국정원과 국회 정보위의 마찰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곽태헌 전광삼기자 tiger@
  • 국제 플러스 / 아난총장 “연합군은 점령군”

    |제네바 AFP 연합|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이라크 전쟁을 수행한 미·영 연합군을 ‘점령군(occupying power)’이라고 지칭하자 미국이 “사실관계를 왜곡한 실언”이라고 비난하면서 강력히 반발,파문이 일고 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연설을 갖고 “연합군이 ‘점령군’으로서 공공질서와 치안,민간인들의 안녕에 대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행동을 통해 보여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세부적인 승인없이 이라크 전쟁을 개시한 결정으로 인해 중재가 요구되는 ‘깊은 분열’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 兩노총 ‘노동절’ 갈등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맞붙었다.‘노동절’ 이름 되찾기와 관련,서로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나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상대방을 ‘어용노조’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연대활동 거부 검토’ 등으로 맞받아치고 있다.양 노총은 오는 30일부터 3일 동안 ‘노동절’을 맞아 평양에서 ‘남북노동자 공동행사’를 치러야 하는 판에 껄끄러운 입장이 돼버렸다.한국노총은 이미 23일 열릴 예정이던 국민연금 관련 토론회에 불참하기도 했다.뜻있는 노동계 인사들은 “주5일 근무제,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양 노총이 산적한 현안은 제쳐둔 채 주도권 싸움만 한다.”며 이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포문은 민주노총이 먼저 열었다.민주노총은 지난 21일 ‘빼앗긴 노동절 돌려주길’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노총을 ‘어용’으로 표현했다. 민주노총은 보도자료에서 노동절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독재정권이 노동절의 이름과 날짜를 빼앗은 이유는 ‘정권의 하수인인 어용노총 생일날’에 ‘주면 주는 대로,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근로자’로 살 것을 다짐시키기 위해서였다.”라며 “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일어선 노동자들은 어용노조에 반대하는 민주노조를 건설했다.”고 주장했다.현 한국노총을 어용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벌집을 쑤신 듯한 분위기다.한국노총은 23일 성명을 통해 민주노총을 반격했다.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을 자극하고 노노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며 노동절 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데 대해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또 “민주노총은 각종 연대활동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한국노총에 비수를 들이대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홍보국장은 “민주노총이 노동절을 되찾기 위한 한국노총의 노력을 도외시한 채 과거를 왜곡했다.”면서 “앞으로 민주노총과 연대활동을 하는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용수기자 dragon@
  • [임영숙 칼럼] ‘호남소외론’의 피해자

    바그다드의 약탈 소식을 들으며 광주를 떠올렸다.이른바 ‘무법천지’의 비극적 상황에서 두 도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라크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고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지 이틀만에 그곳에서는 수메르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시대의 귀중한 인류유산 17만점이 약탈 당하고 상점과 은행들이 모두 털렸다.그러나 지난 80년 광주가 ‘시민군’에 점령 당한 일주일 동안 그곳에서는 단 한건의 강·절도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두 도시 상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의 바그다드가 참담하게 느껴지는 만큼 20여년전 광주의 모습이 슬프지만 자랑스럽게 느껴졌다.당시 보도가 통제됐던 그곳 상황을 조심스럽게 전해 준 서울신문 광주 주재기자가 특히 그점을 강조한 탓일까? 노무현 정부 들어 호남이 푸대접 받는다는 최근의 ‘호남소외론’이 엊그제 한 모임에서 화제가 됐다.광주와 목포 출신 퇴직 언론인들이 우연히 함께한 자리였다.그들은 호남소외론에 벌레라도 씹은 듯한 얼굴로 불쾌해 했다.호남을 볼모로 한 지역갈등 논란이 또불거졌다는 사실 그 자체,그리고 그것이 정치권과 언론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모양새가 참을 수 없이 기분 나쁘다는 반응이었다. 호남소외론의 정치적 함의는 참으로 고약하다.지난 18일 광주를 방문한 정대철 민주당 대표에게 민주당 전남도지부의 한 인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호남 고립을 통해 영남을 포섭하려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내년 총선전략과 연관지어 영남 편중 인사가 이루어졌고 의도적으로 호남을 소외시키려는 포석이라는 식의 주장이다. 그런가하면 정 대표에 앞서 호남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던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바닥민심은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지금까지 지역감정을 조장한 것은 주로 영남 정치인이었는데,거꾸로 호남지역의 일부 정치인이 지역감정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호남소외론은 민주당 내부 투쟁,즉 여권내에서 신주류와 대립하는 구주류측이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호남 민심 이반을 조장하고 이를 과대 포장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호남 사람 84.8%가 정부 인사 정책이 잘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야당이 가만 있을 리 없다.“가깝게는 4·24 재보선,멀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어떻게든 자신들 쪽으로 묶어 놓기 위해 인사문제를 제멋대로 이용하려는 속셈이란 측면에선 대통령이나 신·구주류나 똑같다.”는 대변인 논평을 내놓았던 한나라당은 22일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청와대 만찬회동도 “재·보선을 겨냥한 호남 민심 달래기 정치 쇼”로 규정지었다.그뿐 아니다. “호남소외론은 호남지역 한나라당 사람들이 확산시키는 경향이 짙다.이들은 통상 그런 식으로 여당의 분열을 노려왔다.”는 주장이 민주당 주변에서 흘러 나오기도 한다. 어떤 주장이 옳든 그르든간에 결과적으로 피해를 입는 쪽은 호남사람들이다.호남소외론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온갖 술수를 마다하지 않는 정치인들이지 호남 사람들이 아니다.호남 사람들은 그 희생양이 될 뿐이다.정치권은 이제 더이상 호남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지역 언론들이 호남 소외론을 확대 전파했다고 지적받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이 나라가 영·호남만의 나라인가라는 비판을 듣게 하고 대다수 호남 사람들이 모욕감을 느끼게 한 것은 정치권과 중앙지를 포함한 일부 언론에 책임이 있다. 대한매일 광주 주재기자는 호남 민심을 이렇게 전했다.“우리가 고위공직 몇자리를 탐내거나 지역개발 특혜를 바라고 참여정부 탄생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은 아니다.호남정서가 이런 식으로 폄하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그렇다.광주가 어떤 곳인가. 미디어연구소장 ysi@
  • 교단분열 방관은 親전교조 성향 탓? / 한나라 “이창동 다음은 윤덕홍”

    한나라당이 윤덕홍 교육부총리에게 공세의 포문을 정조준하고 나섰다.일각에선 언론정책과 관련,국회 해임안 논란까지 낳으며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이창동 문화부 장관 다음 ‘표적’이라는 말도 나돈다. ●윤 부총리 문책 촉구 배용수 부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교단이 갈기갈기 분열되는 등 교육현장이 갈수록 황폐화되는 상황에서 급기야 노무현 대통령이 전교조의 반미교육에 대한 대책을 지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윤 부총리와 교육부는 도대체 지금껏 무엇을 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윤 부총리가 뒤늦게 교원단체를 만나느니 교단안정대책을 내놓겠다느니 하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높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윤 부총리와 교육부 책임자들의 직무유기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인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은 “전교조의 고자세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은 윤 부총리와 전교조의 모호한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며 “심각한 교단 분열사태에도 불구하고 윤 부총리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만 할 뿐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한나라당은 윤 부총리 취임 이후 교육부와 교육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서승목 교장 자살사건 이후 극한으로 치닫는 교단내 갈등과 분열,이에 따른 학생들의 피해에 대해 교육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그리고 이는 윤 부총리의 지나친 친(親) 전교조 성향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해임안 제출까지 검토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는 최근 “이창동 장관 다음은 윤덕홍 부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당내의 국회 교육위원들 의견으로는 윤 부총리가 (이념적으로) 아주 문제가 많다.”며 “전교조 문제 등 교단의 상황과 윤 부총리의 대응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경우에 따라서는 윤 부총리 해임안도 제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면서 “교육부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윤 부총리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진경호기자 jade@
  • 美대사관“한국이” 경찰“美측이” 발작후 31시간동안 떠돌다 결국… / 어느 미국인의 죽음

    정신분열증을 앓던 미국인 전직 영어강사가 미 대사관의 무성의와 경찰의 미흡한 대처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발작 증세를 보인 지 31시간만에 숨졌다.이 미국인은 정신병력을 지닌 채 열흘 전까지 학원에서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것으로 밝혀져 외국인 강사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정신분열증세 불구 영어강의 ‘충격' 미국인 A(35)씨는 지난 19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도로쪽으로 달려가 신호대기 중인 안모(38)씨의 승용차 뒷좌석으로 뛰어들었다.안씨는 “A씨가 ‘부시가 나를 해친다.’며 횡설수설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10년 전 한국에 온 A씨는 대학과 학원 등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혼자 생활하며 조울증과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여왔다.특히 두달동안 근무하던 근처 B영어학원에서 열흘 전 퇴사한 뒤 증세가 심해져 이 같은 행동을 보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안씨의 신고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넘겨진 A씨는 이름과 나이,출신학교와 미국의 ‘사회보장번호(SSN)’를 경찰에 적어 주는등 한때 제정신을 찾은 듯했다.경찰은 A씨의 신병을 인계하기 위해 미 대사관에 연락했다.그러나 미 대사관측은 “미국인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없고,범죄자도 아니니 한국 경찰이 맡는 것이 좋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A씨가 다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자 경찰은 오후 1시쯤 청량리 정신병원으로 옮겼으나 병원측은 “이곳은 여성환자만 받는다.”며 받아주지 않았다.경찰은 다시 미 대사관측에 인수 요청을 했지만 “정신병자라면 출입국관리소로 넘겨라.”는 답만 들었다. 오후 2시30분쯤 경찰이 서울 출입국관리소로 A씨를 데려갔지만 “불법체류자가 아니므로 인계받을 수 없다.”는 말에 다시 발길을 돌렸다. ●정신병원→출입국사무소→병원 전전 우여곡절 끝에 A씨는 오후 3시35분쯤 외국인 행려자를 수용하는 시립은평병원에 입원했다.첫 발작을 일으킨 지 6시간이나 흐른 뒤였다. 병원측은 “A씨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간호사에게 달려드는 등 발작증세를 보였다.”면서 “증세가 심해 손발을 광목으로 묶고,안정제를 주사한 뒤 격리 수용했다.”고 밝혔다. A씨가 다음날 오후 4시50분쯤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자 병원측은 종합병원인 종로구 K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그러나 병원에 도착하기 직전인 오후 5시25분쯤 A씨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경찰과 병원측은 “부검을 해야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있다.”고 말했으며,미 대사관측은 뒤늦게 부검 동의를 얻기 위해 미국 현지의 가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행려자·우범자 처리 규정 만들어야” 사건 당시 미 대사관측은 “한국내 미국인 범죄자는 ‘범죄자 인도조약’에 따라 처리하면 되지만 행려자는 일차적으로 한국이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며 한국 경찰의 신병인수 요구를 묵살했다.행려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본국의 가족이나 친척,한국내 친구에게 연락하는 업무만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미국이 꺼림칙한 사건은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하지만 경찰도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신속한 구호 조치에 나서지 않고 미 대사관의 눈치만 살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이나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에 행려자나 우범자 발생시 처리 문제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경찰 관계자도 “명확한 법 규정이 없어 미 대사관과 신속하게 협의,처리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영표 박지연기자 tomcat@
  • 민주신주류 “소외감 크고요…”

    민주당의 무력감이 점입가경이다.구주류가 호남푸대접론 등을 이유로 당무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신주류 핵심들조차 “우리도 (청와대측으로부터) 홀대당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이처럼 불만이 확산되면서 당도 표류하고 있어 여권핵심의 대응이 주목된다. ●일부 盧옹호파와 분열상도 민주당 신주류는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전위대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김원기 고문이나 정대철 대표 등 신주류 핵심인사들조차도 노 대통령의 인사나 중요 정책 결정과정서 소외감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이렇다 보니 신주류 일반 의원들의 소외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중증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신주류측 한 의원은 22일 “대선 1등공신들도 홀대,배신감마저 느낀다.”고 전했다. 전날 김상현 의원이 청와대측에 쓴소리를 한 것도 신주류측의 불만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다른 신주류 인사들도 공·사석에서 청와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자주 내뱉고 있다.호남소외론보다 신주류 소외감이 심각하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다만 신주류내에도청와대 옹호파가 있어 분열상이 자못 심각하다.경기 고양덕양갑에 민주당이 연합공천한 개혁당 유시민 후보에 대한 지원을 보더라도 그렇다.정동영 의원 등은 유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상당수 신주류 의원들은 “민주당의 존재 의미를 무색케 했다.”면서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신주류의 한 인사는 “노 대통령이 내년 총선 때까지는 서운해도 참아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구주류는 물론 신주류들조차 청와대의 부산팀 독주체제가 가속화되며 ‘무시당하고 있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주류의 불만이 다소 과장되어 있다는 지적도 있긴 하다. ●청와대 수습 착수한듯 이처럼 민주당의 무력감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대증요법이 아닌 특단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라는 소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청와대측도 민주당의 불만을 수렴하는 절차에 착수했다는 귀띔이다. 이르면 이달안에 노 대통령이 구주류 핵심인사를 우선 청와대로 초청,의견을 수렴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신주류 핵심인사들에 대한 진무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전교조 ‘反美교육’ 조사 / 盧대통령 “국가간 관계… 국민합의 없인 곤란” 대책 지시

    교육계 내부의 심각한 보혁(保革) 갈등이 정치쟁점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반미(反美)교육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한나라당은 교단의 갈등과 분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교육부를 집중 질타하면서 이 문제를 정치이슈화할 태세다. ▶전교조기자회견 12면 ●“반미교육 문제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교조가 반미와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고 있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지시했다.노 대통령은 “전교조가 반전 사상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반미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노 대통령은 “반미는 국가적 관계이며,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특정 교원단체가 국가적 공론이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가르쳐도 좋은 것인지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핵과 한·미 동맹관계 등 주변 국제상황이 복잡하고 미묘한 데 특정 교원단체가 국익과 연관된 교육을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반박 전교조는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심각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성급한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무엇을 근거로 대통령이 그런 판단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전교조의 수업은 반전·평화교육일 뿐이지 반미교육은 아니다.”며 “반전을 반미로 보는 시각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나라,교육부 집중공격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교단의 갈등과 분열이 극단적인 투쟁양상으로 치닫는데도 교육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교육부의 수수방관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한나라당 장준영 부대변인은 “교육부는 더 늦기 전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과 교장 선출 보직제,교육시장 개방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사태수습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곽태헌 전광삼기자 tiger@
  • 건교부 정책수립에 여론조사 결과 반영

    건설교통부는 건설교통 관련 6개 중점 시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매년 2차례 실시,정책 결정에 반영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건교부는 건설교통 정책이 수요자인 국민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민의 의견과 참여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분야는 ▲국토의 미래상 ▲지역균형발전 ▲사회간접자본(SOC)시설 ▲도로·수자원 ▲교통안전 ▲부동산 등이다.오는 6월쯤 첫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조사내용은 국토여건에 관한 이해도 및 정책에 대한 만족도,개발과 환경에 대한 의식과 조화 방안,예산 제약을 고려한 건설교통정책 우선순위,개발계획이나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참여 의사,SOC 확충·운영에 대한 평가 및 만족도 등이다. 단기적인 여론 파악이 필요한 분야는 매년 2회,장기적인 추세 파악이 중요한 분야는 1∼2년에 한 번씩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건교부는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시민단체 등과의 마찰로 정책이 지연되는 일이 많다.”며 “국민여론 분열에 따른엄청난 국가경제·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시론] 北核회담 관전법

    북핵 위기를 협의하기 위한 베이징회담을 앞두고 북·미 당사자간에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샅바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미국이 베이징 회담의 성격을 3자회담이라고 못박으며 ‘북한의 핵폐기 보상이 없다.’고 선수를 치고 나가자 북한은 3자회담이 아닌 북·미회담이라고 응수하며 ‘핵연료봉 재처리 진행중’이란 강수를 구사하며 정면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강경파들은 이라크 전쟁 승리의 여세를 몰아 북한을 완벽하게 압박하여 핵 동결이 아닌 포기시킨다는 적극 공격자세로 상대방이 백기를 들도록 회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반면 북한은 샅바싸움에서부터 밀리면 회담은 하나마나라는 절박감 속에서 보내기번트보다는 강공전략을 채택하고 있다.이러한 신경전은 향후 회담의 갈 길이 만만치 않으며 모든 의제와 안건이 회담장에서 결정되어야 하는 어려운 회담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회담을 둘러싼 북·미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의 불안감은 깊어만 가고 있다.야당에서는 한국이 회담 당사자로서 참여하지 못하고 경제적 부담만 감당하였던 제네바합의의 재판이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핵위기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평화적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3자회담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국내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다.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정부와 국민들은 베이징 회담에 대한 바람직한 관전법은 무엇인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 같다.국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전전략이 필요하다. 첫째,회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현재 시점에서 성급한 낙관도,비관도 현명치 않다.한두 차례 회담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여 중장기 대응전략을 수행하여야 한다.베이징 회담은 길고 지루한 회담 장정(長征)의 시작일 뿐이다.어차피 양측의 사활적 국익이 걸린 이상 토씨 하나를 수정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제하에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 둘째,북한이 다자간 회담의 틀을 수용하였으나 회담은 기본적으로 북·미 양자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북측이 금번 회담에서 중국은 장소국(場所國)으로서의 해당한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회담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다.중국 역시 이러한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미국의 희망대로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다자틀로 확대된다고 하여도 한·일의 역할은 경제적 부담에 초점이 맞추어지기 때문에 양자틀의 회담포맷을 이해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마지막으로 회담이 국론 분열과 정쟁의 소재로 비화하지 않도록 신중하여야 한다.냉정하게 판단해 볼 때 평화적 해결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고조되던 전쟁의 분위기가 가라앉음에 따라 국민들에게 여유가 생기면서 모두가 너무 이상적인 해결을 그리고 있지 않은지 심사숙고하여야 한다. 물론 북한의 무리수로 사태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북한이 협상에 나오는 것은 순리이며 한국이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그간 한반도 관련 회담에서 한국이 당사자로 참여한 회담은 소수에 불과하다.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은 어제오늘의 전략이 아니며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 분단 상황은 현실이며 북측에 우리와 다른 체제가 57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는 것도 엄연한 실존이다.결국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 인식하에서 베이징 회담을 관전하는 것이 실망과 좌절을 사전에 예방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남 성 욱 고려대교수 북한학
  • [사설] 교장 선출제 여론수렴이 먼저다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가 지난 18일 ‘교장 선출·보직제 추진본부’를 발족하고 올해 안에 이를 관철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현행 교장 임용제도는 교사로 하여금 학교 현장 교육보다 교장 자격을 따기 위한 개인점수 관리에 매달리게 하고 교직사회를 정교사-교감-교장 등으로 수직구조화함으로써 승진에 탈락한 교사들을 박탈감에 빠뜨리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교장 임용 제도의 개선은 교육개혁이라는 국가적인 큰 틀과 교육의 주체 및 수혜자인 교사와 학부모의 여론을 감안해 결정해야 할 문제이지 특정 교원단체와 시민단체가 힘으로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교육인적자원부도 임용방식의 다양화를 추진해 왔다.지난 96년 이후 도입된 교장초빙제가 교장자격증 소지자로 대상을 제한하는 등의 문제점으로 유명무실해지자 교장 자격 제한을 풀거나 교원과 학부모 등의 학교장 추천위원회를 통한 추천제,일정한 자격을 갖춘 교사를 대상으로 한 공모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이번에 전교조가 제시한 안은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직선제’에 가까운 안으로 교육현장에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일 수 있다.그러나 교단의 정치화,교직사회의 분열 등 문제점도 많이 갖고 있다. 학교장은 국가의 대계인 교육개혁을 현장에서 이끌 핵심 지도자다.이웃 일본은 아예 교사경험이 없는 기업인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등 혁신적 조치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우리는 이번 기회에 전교조 안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대상에 포함시켜 교장 임용제도 개선을 공론화하기를 기대한다.
  • EU “이라크재건 유엔참여” 목청

    |아테네 AFP DPA 연합|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지난 수개월 동안 분열 양상을 보였던 유럽연합(EU)이 16일 구 동구권 및 지중해 10개국의 회원국 확대를 분열을 봉합할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독일,스페인은 이날 신규 가입국들의 서명을 축하하는 선상에서 이라크 재건 과정에서 유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이 오랫동안 연기해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 이행 계획 발표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작성했다. 미국의 이라크전 최대 지지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날 그리스 아테네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 후 “우리는 유엔의 중요성에 동의했다.”며 미국과 유엔,유럽이 이라크 재건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과 우리 자신인 유럽이 파트너십을 발휘해 협력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의 발언은 미국이 이라크 재건 과정에서 제한된 외부의 개입만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확실히 못박아 놓았으며 많은유럽 지도자들이 미국의 유엔 역할 배제를 우려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블레어 총리는 또 이라크전과 관련해 대척점에 섰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도 30여분간 회담을 가졌으며 외교관들은 이와 관련해 양국 정상 회담으로 개인적 공감대가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한 외교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심하게 다친 이라크 어린이들을 유럽 병원으로 공수해 치료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블레어 총리가 “이러한 제안에 호의적이었다.”고 밝혔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프랑스,독일 등 각국 외무장관과 회담 후 “오늘 회담이 새로운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 [열린세상] 품격있는 통합의 정치

    ‘제왕적 대통령’이란 용어가 등장한 지도 벌써 서른해나 된다.10년을 끈 베트남전쟁의 수행과정에서 존슨과 닉슨,이 두 대통령을 겨냥한 슐레진저 2세의 그 책이 1973년에 나왔기 때문이다. 국제위기시 의회에 대한 대통령의 잇단 월권행위를 주로 가리킨 이 말뜻이 우리의 경우 국내정치에서 무소불위 권력의 대통령을 가리킨다.그런데 백악관특보 출신의 이 역사학자가 직접 거명한 닉슨은 정작 그 다음해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권좌에서 낙마하게 된다. 제왕수준의 막강한 닉슨을 쫓아내었다면 적어도 더 센 제왕이 아닐 수 없다.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로 대표되는 언론이 바로 그들이었다.그래서 이를 빗대어 ‘제왕적 언론’이라는 낱말이 뒤따라 나왔다.그렇다고 언론제왕이 권력제왕을 항상 이기는 것도 아니며 그 반대의 경우는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요컨대 민주정치와 자유언론이 있는 곳이라면 이들 양자의 대립과 긴장관계는 본질적으로도,현상적으로도 피할 길이 없다. 다만 지금 우리들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티격태격은 그런 것만도 아니다.그저 싸움이요,그것마저도 닭싸움의 형국일 뿐이다.규칙과 예의가 있는 힘겨루기를 우리는 운동 또는 스포츠라 부르고 그렇지 못한 경우를 싸움이라 함은 물론이다.앞의 것은 정해진 경기장에서,뒤의 것은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벌인다. 한국판 ‘제왕적 언론’ 조·중·동이 정부교체기 새대통령에 으레 할애할 ‘밀월기’ 또는 ‘동맹관계의 단계’는 팽개치고 사사건건 발목잡는 것은 이름값을 못하는 것이라 본다.새대통령 새정부 또한 이보다 나을 게 없다.선거기간에 당연히 생기게 마련인 각종 분열상을 국가사회의 통합으로 이끌어낼 비전을 심는 것이 집권 첫 한두달에 할 과제이지 기자실 폐쇄,가판금지 등 언론개혁의 하부구조와 그 실천방법에다 승부를 걸고 있다면 아예 우선순위가 틀렸다. 거대 야당 한나라당도 대통령취임 겨우 50여일 된 이 시점에,걸맞지도 않은 장관해임건의안으로 으름장을 놓는다면 바로 그 품격이나,지난번 대통령 국회국정연설 때 보인 안면몰수의 의전예양이나 모두 낙제점이라 하겠다.판은 정치일는지 몰라도일어나는 것은 싸움일 뿐이다. 5년전과 10년전 각기 새정부가 들어설 당시 국가사회의 통합수준이 이렇지는 않았다.통합이란 무엇인가.구성원 또는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그런 상태속에서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바가 비슷하게 되어 평화롭고 승복도가 높은 사회가 된다.말로는 통합을 외치면서 서로 받아들여 결코 비슷해질 수 없는 이념,역사인식,가치,제도,정책 그리고 인사를 계속한다면 시끄럽고 불만만이 계속될 것이다. 지난 역사를 취임사에서처럼 ‘정의패배,기회주의득세’로 단순화할 수 없듯이,이 나라 국가성립에 대한 풀이도 대통령의 몫이 될 수 없다.이승만 단일정부 노선을 분열주의,그리고 김구 남북통일정부 노선을 민족통합주의로만 본다면 국민이 고르게 승복할 것인가. 대미 외교정책의 기조도,이라크파병 관련 입장도 엎치락뒤치락함에 따라 대통령 스스로가 국론분열을 야기시켰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뿐만 아니라 헌법의 틀을 벗어난 제도개혁들까지도 계속 들먹여지고 있어 통합에 먹구름을 드리우고있다.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로의 세제개혁안,감사원 회계검사의 국회이관,지역내 특정정당에 3분의2이상 의석금지의 선거법개정 등 한둘이 아니다. 모름지기 선거는 민주주의의 필요악이며 누가 다수자인가를 정하는 차선의 메커니즘일 뿐이다.따라서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자가 내건 모든 것을 국민이 수용했다는 뜻이 아니며 엇비슷한 수의 반대세력도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싸움 아닌 통합정치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권 영 설 중앙대 교수 헌법학
  • “”용기·인내·관대·지혜로 살아라”” 인디언 영웅의 외침

    “백인의 자식들이 인디언 옷을 입는 날이 올 것이다.그 때가 되면 그들은 긴 머리를 하고,구슬을 달고,머리띠를 할 것이다.인디언들은 처음으로 진정한 백인 친구를 얻게 될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북부에 사는 푸에블로 인디언 호피족의 예언은 적중했다.인디언과 백인의 본격적인 영적 만남은 이미 1960년대 후반,물질문명에서 벗어나 삶과 세계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고자 한 미국의 새로운 세대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그들에게 전통적인 인디언이 끼친 영향은 엄청난 것이었다.반전·반권력·반체제·반공해에 대한 그들의 외침은 그대로 인디언의 사랑·평화·자유·단순한 삶의 정신과 통한다.그 인디언 정신은 전쟁으로 갈갈이 찢긴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절실히 다가온다. ‘인디언의 전설,크레이지 호스’(마리 산도스 지음,김이숙 옮김,휴머니스트 펴냄)는 그런 점에서 만만찮은 시의성을 지닌다.책은 백인과 인디언의 상반된 문명과 가치관의 충돌을 피정복민의 고단한 삶을 통해 보여준다. 서부개척이라는 미명아래 저질러진 백인들의 잔인한약탈과 그에 맞서 싸운 인디언들의 눈물겨운 투쟁,그리고 비운의 멸망 과정은 오늘의 전쟁상황을 꽤 닮았다.백인들이 인디언 땅을 점유하고 그들을 ‘거주지역’이라는 황폐한 땅으로 몰아넣은 지 100여년이 흐른 지금,백인들은 인디언에게서 금을 빼앗았던 것처럼 수차례의 전쟁을 치르며 아랍인의 석유를 빼앗고 있다. 전기이지만 픽션의 형식을 띤 이 책은 인디언의 고난사를 생생하게 전해준다.미국의 서부 개척사를 뒤집으면 곧 인디언 멸망사가 된다.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래 북미 원주민 인디언과 초대받지 않은 개척자 백인 사이의 갈등과 전쟁은 1890년 인디언의 운명을 결정지은 운디드니 전투에 이르기까지 400년동안 이어졌다.백인들은 한편으론 ‘선교사’를 통해 다른 한편으론 ‘군대’와 뇌물을 동원해 인디언을 분열시켰고 수많은 조약을 어기면서 인디언의 비옥한 땅을 차지했다.19세기 중반,대륙의 동쪽과 서쪽을 점령한 백인들은 마지막 남은 지역인 중부 대평원마저 손에 넣으려는 야심을 노골화했다.1866년 남북전쟁이 끝나고인디언 부족이 많이 살고 있는 중부 대평원,특히 인디언의 정신적 고향인 ‘검은 언덕’에 “풀뿌리에도 금이 묻어 있다.”는 소문이 돌자 백인들은 메뚜기떼처럼 몰려들어 땅을 파고 금을 캐기 시작했다.남북전쟁의 영웅 커스터의 보급마차가 링컨요새에서 ‘검은 언덕’까지 뚫어놓은 길은 ‘도둑의 길’이 됐다. 책의 주인공인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성난 말)는 바로 이 시기에 용맹을 떨쳤던 수(Sioux)족의 전사.인디언 역사상 길이 남을 리틀빅혼 전투에서 라코타족의 추장 시팅불과 함께 최전방에서 커스터의 군대를 격파한 인디언의 영웅이다.백인과의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고 단 한 발의 총알을 맞은 적도 없었지만,그는 결국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부족민의 배신 때문에 죽는다.크레이지 호스는 시팅불과 함께 수족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네가지 덕목인 용기,인내심,관대함 그리고 지혜를 완벽하게 구현한 인물로 꼽힌다. 인디언들은 누구보다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데 힘을 기울인다.사우스 다코타주 ‘검은 언덕’의 러시모어 산에는 지금도 크레이지 호스의 조각상이 세워지고 있다.러시모어 산에 미국 역대 대통령의 얼굴을 조각한 보글럼의 조수 지올코프스키는 이 크레이지 호스를 새기는데 한 평생을 바쳤다.크레이지 호스 조각상은 5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대를 이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700만명의 원주민 후손들이 살고 있다.이 가운데 140만명은 스스로를 순수 아메리카 인디언 이라고 주장한다.여기엔 285개의 연방 혹은 주립 인디언 거주지역에 살고 있는 40만명이 포함된다.인디언 거주지역은 자체적으로 운영되지만 토지는 연방정부의 인디언 관리국이 관리한다.미국 정부는 지난 30년동안 거주지역을 철폐하기도 하고 인디언들이 미국 사회에 동화하도록 하는 등 변화를 모색해 왔지만,아직 주 정부에서 인디언 거주지역을 관리하고 있다.이 책에는 죽어가는 인디언 문화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지식만 찾지,지혜는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지혜를 잊은 현대인에게 영적 스승 크레이지 호스는 새겨둘 만한 메시지를 던진다.땅과 생명을짓밟으면 영혼까지 빼앗을 수 있는가.인디언의 수난사는 무자비한 폭력과 죽음과 일방적인 희생으로 이뤄진 거대한 나라 미국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인디언의 삶과 철학이 현대문명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정신에 있다.“내 형제들보다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나 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라는 수족 인디언의 기도가 서늘한 울림을 준다.1 만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EU 헌법초안 6월말 공개

    |베를린 연합|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유럽이 분열해 있으나 유럽연합(EU)의 대대적 확대와 맞물려 추진되어온 EU 헌법 제정 작업은 계속 진행돼 오는 6월 말 초안이 공개될 전망이라고 14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카를로 아젤리오 치암피 이탈리아 대통령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前)프랑스 대통령이 6월30일로 예정된 로마 회의에 EU 헌법 초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14일 발표했다. 데스탱 전 대통령은 이탈리아 대통령실의 로마 회의 초청에 대한 답신에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헌법 초안을 마련해 로마회의에서 발표한다고 강조했다.데스탱 전 대통령은 EU가 동구권 등 10개국을 내년 5월1일 신규로 가입시켜 25개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헌법 개정 등의 준비작업을 하는 ‘EU의 미래를 위한 회의’를 이끌고 있다. 이에 앞서 데스탱 전대통령은 16일부터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릴 EU 정상회담에 참석해 기존 15개 회원국과 신규 가입 예정 10개국 관계자들을 만나 헌법 초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EU는 현 EU 헌장을 연방국가나 합중국의 헌법 수준으로 대폭 개정하고 대통령제와 외무장관직제 신설 등 지도권 강화 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 민주당 신주류 ‘개혁’ 표류

    민주당내 신주류가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직후 ‘지도부 총사퇴’를 집단으로 요구했던 호기어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고,지금은 각기 다른 목소리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신주류가 당초 구상했던 당 개혁 및 개혁신당 창당은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상징후들 신주류는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당내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세력이다.대략 50명선으로 분류된다.이들이 처음으로 동질성을 과시한 때는 대선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26일이다.조순형·신기남·천정배·임종석 의원 등 23명은 대선승리의 축제 분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집단성명을 발표,구주류와 ‘일전’을 선언하고 나섰다.그러나 그로부터 100일가량이 지난 지금 이들의 정치적 입장은 ‘10인 10색’이라 할 정도로 제각각이다. 분열의 중심에는 ‘신당론’이 있다.신기남·천정배 의원 등은 ‘지구당위원장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당 개혁안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안 되면 탈당 후 개혁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암시했다.하지만 지원군은 딱히보이지 않았고,대부분 관망상태로 빠졌다. 최근에는 관망세에 있던 의원들이 속속 ‘신당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나서면서 강경파와 다른 화음을 표출했다.조순형 의원은 지난 11일 “지금 신당을 한다고 하면 국민들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14일 임종석 의원은 “당을 깨고 나가는 식의 거사(擧事)식 신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무엇이 문제인가 신주류쪽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분열의 원인은 ‘지도력 결핍’이다.상황을 주도적으로 리드해나갈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다들 자신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만 하지,누구를 추종하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자주 들린다. 근본적으로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강경파쪽에서는 정대철 대표와 김원기 고문 등 당권파가 차기 지도부 선거에서 당권을 유지하려는 속셈으로 구주류와 타협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심심치 않게 표출하고 있다.다른 한편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사람들이 이미지 관리와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있기때문”이라며 정동영·추미애 의원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반면 온건파쪽에서는 “강경파가 대중적 인기만을 의식,현실을 무시한 채 돈키호테식으로 상황만 어렵게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목소리 키우는 온건파 강경파의 드라이브에 속도가 나지 않자,최근 들어서는 온건파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실제 김근태·임채정·이해찬·장영달·이재정·임종석·김영환·심재권 의원 등 재야·운동권 출신 의원들은 14일 오찬 회동을 갖고 강경파식 개혁신당론에 반대하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앞으로 매주 한번씩 정기모임을 갖는 등 외연을 확대키로 했다. 또 한때 불화설이 돌았던 정 대표와 김 고문은 최근 심야 회동을 갖고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단합’을 다졌다고 한다. 신주류 의원들이 온건파쪽으로 돌아서는 이유는 최근 지역구 민심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한 관계자는 “강경파의 민주당 정체성 부정론과 호남 소외론 등으로 전통적 민주당 정서가 안 좋아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전 노리는 강경파 어쨌든 강경파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것은 틀림없다.일부에서는 신기남 의원이 ‘홀로 받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이강래·정동채 의원 등에게 ‘선도(先導)적’ 역할을 요청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하지만 강경파는 4·24 재보선에서 개혁세력이 승리한다면 대세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한 강경파 의원측은 “개혁파가 승리해 여론을 잡게 된다면,다시 강공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이라고 꿈을 접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
  • “盧 새달 동서화합안 제시”

    노무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3일 제84주년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오는 19일 4·19기념식과 내달 5·18기념식에도 직접 참석,연설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핵심을 분열과 갈등 극복에 두고 있다.”고 이들 기념식의 참석 배경을 설명하고 “특히 5·18 광주방문 때는 동서화합의 강력한 메시지를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열린세상] 韓美, 명분과 현실사이

    하나.지난 3월 초 미국 출장 길에 20여년 전 미국으로 이민 간 선배의 주선으로 교포들 몇 분과 자리를 함께했다.아무래도 한국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는데 특히 애국심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 보이는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조국’이었다.그들은 대통령 선거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대북 비밀송금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고,핵 문제에 관해 ‘악의 축’ 북한을 강력히 비난했다. 또 김정일 집단의 핵무기 개발은 세계평화에 대한 도전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그 대가에 전쟁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서울이 피해를 좀 보고 피를 좀 흘리더라도 이번 기회에 화근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분의 아이들은 미국에 살고 있지만,내 아이들은 서울에 있다.난 어떤 경우에도 내 아이들이 피를 흘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조국에 대한 걱정은 조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맡겨 달라.”는 조심스러운 부탁에 그들은 무척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둘.3월 중순,전직 군 고위인사가 참석한 회식 자리가 있었다.당연히 이라크 전쟁이 화제에 올랐는데,그는 정부의 ‘비전투병’ 파병 결정이 몹시 불만스러운 듯했다.당연히 전투병을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북한을 적이 아닌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린 결정에 매우 답답해 했다.그는 이렇게 주장했다.“미국만이 우리의 안보를 지켜 줄 수 있다.미군이 철수하거나 재배치되는 경우 안보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전투병을 보내 미군과 함께 피를 흘림으로써 우리가 혈맹임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참 좋은 생각이다.단 이번 전쟁이 피를 흘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원병을 조직해서 참전하면 어떨까.그러면 미국에 대해서도 면피가 되고,국론의 극심한 분열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안에 분위기가 썰렁해졌다.참 힘든 자리였다. 셋.3월 하순 미군 고위 장성 한 사람과 기업인 몇 사람이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다.미군 장성은 두 여학생의 죽음과 그로 인한 촛불시위가 노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어졌는데,많은 미국인들이 촛불시위를 본 다음부터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또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를 얘기하던 끝에 “지구상에는 질서 있는 세계와 혼란한 세계가 있는데,한국은 어느 세계에 속할 것인지를 결정짓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말을 받아 기업인 한 사람이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50세 이상 세대는 노 대통령을 싫어했는데,그를 당선시킨 49세 이하의 세대 중에서도 상당수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5년만 기다려 달라.우리가 다시 질서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자리가 끝날 무렵 난 장군과 악수를 나누면서 서툰 영어로 얘기했다.“한국인은 누구나 질서 있는 세계에 살고 싶어 하지만 그 기준은 한국인 스스로가 결정하기를 원한다.” 세상 만사가 그러하듯이 미국과 우리의 국가적 관계에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그러나 남북분단과 혈맹 관계라는 ‘현실’에 가려진 부정적 측면이 남긴 상처도 돌아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최근의 경험들을 통하여 나는 미국의 시각에 자신의 그것을 맹목적으로 일치시켜 온,이른바 ‘지도층’들이 자신들의 공과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미간의 혈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며칠 전 비전투병 파병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대통령은 ‘명분 없는 전쟁’이지만 ‘전략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에 따라 파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명분과 현실 사이의 선택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라크전 파병을 계기로 앞으로의 한·미관계에 관한 생각과 논쟁은 보편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 자신의 시각과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되기를 바란다. 조 용 경 포스코건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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