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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리비 구하기’ 역풍 맞나

    미국이‘리비 사면’의 후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이하·현지시간) 위증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등을 선고받은 루이스 리비 전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사면권을 발동, 징역형을 면제해 주는 일부 사면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여당인 공화당은 “선량한 시민의 삶을 되찾아준 것”이라며 환영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불명예스럽고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며 강력 반발했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실시한 긴급설문조사에서 이날 오후 11시 현재 “징역 2년6개월이 가혹하다는 부시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90%에 달했다.“동의한다.”는 10%에 불과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리비에 대한 일부사면은 정의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묵인하는 것으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자신들의 이념을 법보다 위에다 뒀다.”면서 “냉소주의와 분열이라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성토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한나라당은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이다. 급기야 권력을 창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이라는 조롱까지 받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세번째 눈물을 흘리지 않고 꿈에 그리던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그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국민 10명중 7명 정도가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에 동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간에 사생결단식 검증 공방이 벌어지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70%를 훨씬 넘던 한나라당 빅2의 지지도가 60%대로 떨어졌다. 더구나 민심 변화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20대, 화이트칼라, 학생층에서 빅2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국민이 골육상쟁의 한나라당 경선에 역겨워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근본 이유는 경선승리가 곧 본선승리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고 더구나 선거구도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지지도는 큰 의미가 없는 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은 노무현·정몽준 간의 후보단일화 전까지는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새로운 선거구도가 만들어지자 한방에 무너졌던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이념성향에 대해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비율이 39.8%로 ‘보수적이어야 한다’(17.3%)는 것보다 2배이상 높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갖는 함의는 현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상황 변화에 따라 모래성과도 같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선이 끝나면 바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 특성 때문에 내부 분열 요소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동한다. 경선에서 패배한 측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선 승리 후보가 차라리 패배하는 것이 낫다는 불순한 의도를 실행에 옮길 개연성이 있다. 벌써부터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면 분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러한 징조가 보인다. 여하튼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풍요 속에 빈곤과도 같이 한나라당 정권교체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남은 경선기간 동안이라도 빅2가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 정권창출의 목표를 진정으로 공유하면서 뜨거운 동지애를 보여준다면 가능하다. 현재 여론지지 구조상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더라도 상대방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결코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 전 시장의 핵심 지지계층은 40대·중도·화이트칼라·수도권인 반면 박 전 대표는 여성·고연령·저소득·영남·보수계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빅2의 지지층이 중첩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나라당에 축복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이 경선 후에 감정의 골이 깊어져 도저히 함께할 수 없다는 인식이 싹트게 되면 한나라당 정권교체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정권창출이라는 것은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야당의 경우 끊임없이 참회하고 개혁하며 미래 세력을 규합하더라도 힘든 게 정권창출이다. 만약에 한나라당 빅2가 이를 깊이 인식하지 못한 채 상대방 죽이기식 네거티브 검증을 계속한다면 대선 실패는 산사태처럼 올 수 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이 세번째 눈물을 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체되는 비운을 맞이할 수 있다. 누구 말대로 침몰하는 배에서 카드놀이를 한 무책임한 정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노무현 프레임’의 그늘

    이번 대선에 ‘노무현 프레임(frame, 구도·틀)’은 있는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문희상 의원은 “대통합의 흐름에 ‘노무현 프레임’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모든 정치 논의와 행위를 노 대통령과 연계해서 해석하는 ‘노무현 프레임’은 “친노(親盧) 프레임이든, 반노(反盧) 프레임이든, 노 대통령을 빼놓고는 아무 것도 창조해내지 못하는 사고의 오류”라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참여정부의 공과나 노선, 역사성을 계승하지 않고는 반(反)한나라당 세력이 분열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노무현 프레임 없이 범여권은 승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역’과 노 대통령의 ‘노선’이 결합하지 않으면 진보개혁 진영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해석이다. 이는 일부 친노 세력의 ‘총선 직행’과 이에 따른 범여권의 분열 시나리오와 맞물린다. 반한나라당 진영의 대선 주자들이 오는 4일 연석회의 형식으로 ‘마침내’ 한 자리에 모인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주도하는 국민경선추진협의회가 물밑 조율에 나선 결과다. 참석 대상자는 일단 김혁규 손학규 이해찬 정동영 천정배 한명숙(가나다순) 등이다. 어렵사리 한 자리에 모이지만, 각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정치 공간을 인정하는 주자와 그렇지 않은 주자 사이의 간극은 협상 테이블에 한랭기류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친노 주자는 ‘노무현 프레임’을 부정하는 흐름 속에서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질 것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은 친노 세력의 진정성을 끊임없이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의 핵심 측근은 “7월을 기점으로 노무현 프레임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면서 “대선 논의의 중심이 연석회의로 이동하고 후보 구도가 가시화되면 노무현 프레임을 밀고 가려는 친노 진영의 동력이 탄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지사 측 이수원공보실장은 “특정 세력이 의도를 갖고 대선 구도를 기획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뜻이나 시대의식과 배치된다.”고 경계했다. 노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김 전 의장이 손 전 지사의 연석회의 합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점도 이같은 기류를 뒷받침한다. 나아가 정 전 의장은 “다음 권력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노무현의 구도’에 갇혀야 할 이유가 없다. 친노와 반노, 비노(非盧)로 분화하고, 구분짓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의원도 “대선에서는 각 주자가 노선과 정책 과제, 비전을 걸고 싸우는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을 중심으로 인위적으로 정파를 나누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의도와 청와대의 온도 차이는 극명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참여정부의 가치와 역사성을 지키려다 야당을 하면 어떠냐.”면서 “정권을 놓지 않으려고 집착하는 건 정책정당의 착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적어도 청와대와 친노 진영에서는 ‘노무현 프레임’이 생존과 가치의 문제로 뿌리깊게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친노 세력의 독자 행보가 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분열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노무현 프레임’을 극복하지 않고는 반한나라당 진영의 앞길이 결코 순탄치 않아 보이는 이유다. ckpark@seoul.co.kr
  • 교민사회 “권익신장 기대” 환영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파리 이종수특파원·연합뉴스|28일 헌법재판소의 재외국민 선거권 부여 취지 결정에 대해 미국·일본·중국 등 교민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재외국민의 권익이 신장될 것을 기대하면서도 향후 교민 사회 내부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2005년 헌법소원을 낸 장본인인 재외동포참정권연대 공동대표인 김재수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는 이날 “헌재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2008년 12월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결정을 내렸지만 오는 7월에 임시국회를 열어 계류 중인 법안을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중국한인회 서길수 부회장은 “미주 연합한인회와 공동으로 국회를 방문하고 노력을 쏟았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자영업자와 단기체류자가 많은 만큼 대상 범위가 조정이 되어야 한다.”면서 최소 20만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황병로 단둥 한국인회 사무국장은 “유권자인 교민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유명무실해진 재외국민 등록제도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일 교포들도 헌재의 판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재일 민단의 한 관계자는 참정권을 적극 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일 교포 가운데 참정권을 가진 교민은 6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교민 사회의 대표격인 윤재명 재불 한인회장은 “환영하지만 외국에서도 한국처럼 싸움판이 벌어질까 걱정된다.”면서도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엔 한국 정치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거주 한국 국적자는 1만 3500여명으로 유학생이 7700여명으로 가장 많다.hkpark@seoul.co.kr
  • 한나라 “통합민주당은 배신 정치인들 집합체”

    한나라 “통합민주당은 배신 정치인들 집합체”

    정치권은 27일 출범한 중도통합민주당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유감’,‘야합’,‘잡탕’이라는 말을 쏟아내며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경고’와 ‘권고’로 응수했다. 윤호중 대변인은 “이들의 통합은 기득권 나눠먹기를 위한 분열적 소통합”이라면서 “대통합 대의를 저버리고 강행한 중도통합민주당의 탄생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만큼 소통합에 머물지 말고 대통합을 향해 나와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원혜영 최고위원은 “소통합은 이적행위”라면서 “김한길 대표와 박상천 대표는 합당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즉시 대통합 추진을 선언하고 대권주자연석회의와 국민경선추진협의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이 다음달 탈당파 의원들을 비롯,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신당을 창당키로 했지만 호남을 대표하는 세력이 빠진 상태로는 중통합에 그칠 공산이 큰 데다, 이 경우 ‘도로 우리당’이라는 비판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3자회동을 갖고 7월 중순까지 신당을 창당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자 연석회의도 동시 병행키로 결의했다. 우상호 의원은 “대통합은 시대의 대의이고 국민 여망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범민주개혁 세력까지 아우르는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회동 취지를 설명했다.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거듭 강조한 것은 이들이 출범하더라도 유력한 대선후보가 없는 ‘불임정당’임을 들어 소통합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이합집산”이라면서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모두 배신 정치인들의 집합체”라고 비판했다. 박계동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번 소통합은 대통합 진행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준다.”면서 “범여권의 대통합론은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책임정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권 바뀌면 정책 바뀔거란 기대 말라”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권 바뀌면 정책 바뀔거란 기대 말라”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는 걱정도 하지 말고, 기대도 하지 말라.”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전국 152개 대학 총·학장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대입 내신강화 기조와 3불정책 등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발하는 일부 대학을 겨냥한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참여정부가 정책을 내놓아도 정권이 바뀌면 다 무산될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을 여러분들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 조직이나 공직사회의 관성을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대통령 지시라 해도 아니다 싶은 건 안 굴러가고 어지간한 건 접어놓는다.”고 전제한 뒤 “교육 같은 전문분야에서 뜬금없이 정치하던 사람이 들어와 정책을 완전히 다 바꾸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총·학장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2008학년도 입시안의 내신강화 논란에서 불거진 일부 대학의 집단이기주의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학의 자유도, 자율도 규제받을 수 있다.”면서 “대학이 공무원들의 규제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강자가 강자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 내고 강자를 위한 정책이 일방통행하게 됐을 때 우리 사회는 결국 분열된다.”면서 “대학은 스스로 약속을 지키고 신뢰성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기자도, 정치인도 대학에서 양성돼 나오고, 우리 사회의 엘리트는 다 대학에서 나온다.”면서 “모든 완장찬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권한을 자기이익으로, 자기집단의 이익으로 환원시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수백년동안 투쟁이란 이름으로 갈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육부가 사전에 미리 선정한 총·학장 위주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하거나 대학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발언이 쏟아져 토론회라는 형식을 무색케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범여권 열국지’… 주자들 승부수는

    ‘범여권 열국지’… 주자들 승부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합류를 선언하면서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대통합을 둘러싼 세력간 분열상이 정리되지 못하다 보니 아직은 치열한 공방보다는 서로 제휴하고 견제하는 밋밋한 그림이다. 하지만 대통합 여부가 가닥을 잡을 경우에 대비한 주자간 경쟁은 벌써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손학규 ‘국민 대통합론’ 세몰이 손 전 지사는 ‘국민 대통합’과 ‘범여권 대통합’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26일 “범여권 대통합은 국민 대통합의 한 고리”라며 범여권 합류 명분을 설명했다. 범여권 출신이 아닌 것은 인정하지만 국민 대통합이라는 맥락에서 동참하겠다는 뜻이다. 대선주자 연석회의 등 구체적인 통합 기여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김근태 전 의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동참하겠다.”며 대선주자 연석회의와 국민경선 참여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내가 앞장서 설치는 게 모양이 좋겠느냐.”며 활동 계획을 즉각 내놓지는 않았다. 당장 전면에 나설 경우 뜻을 달리하는 범여권 다른 진영의 집중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평화 모드’로 승부 이 전 총리는 이날 열린우리당 김태년 의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오는 8월 판문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시 미 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평화선언을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평화 행보’는 최근 한반도 평화기류 확산 정세와 연결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적자’를 자신하는 이 전 총리는 차제에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화룡점정을 찍고, 노 대통령이 기대하는 친노세력의 확장을 진두 지휘하는 후보로 공인받겠다는 포석이다. 앞서 그는 고향인 충남 청양을 찾아 선영을 참배하고 대선 출마를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지냈다. ●정동영, 위기를 기회로 범여권의 세력구도가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정체성도 다면화하고 있다.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가 각각 친노와 비노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것은 정 전 의장에게 어두운 측면이다. 반면 최근 대통합 논의의 성격이 ‘세력중심’에서 ‘후보중심’으로 변한 것은 고무적이다. 선발 비노세력인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과 후발 비노세력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중심의 2차 집단 탈당파가 정 전 의장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그림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의 지원을 받는 손 전 지사가 이날 범여권 합류 후 첫 회동 인사로 정 전 의장을 택한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한때 정 전 의장을 ‘배제 인물’로 분류했던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이틀 전 정 전 의장과 ‘범여권 8인 연석회의’ 추진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지율 정체에 신음하고 있는 정 전 의장이 열린우리당,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 후발 비노그룹 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광폭행보’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명숙, 우군 업고 호남행 한 전 총리는 이날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전남 신안과 목포, 여수 지역 방문에 들어갔다. 한 전 총리측은 최근 자체 조사결과 호남에서 호감도가 상승세에 있다고 주장한다. 신상엽 공보팀장은 “호남은 대통합을 원하기도 하지만 민주당 지지가 높아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재야민주세력의 정통성 있는 ‘비호남 개혁후보’로 승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전 총리는 호남 방문에서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를 만나 대통합 합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전날 우원식·유승희·최규성·홍미영 의원 등 ‘친(親)김근태’ 의원들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유시민, 암중모색 최근 ‘사회투자국가’에 관한 책을 탈고하고 새달 초부터 전국순회 출판간담회를 갖는 유시민 전 장관은 조만간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우리당이 지금까지 범여권 분열로 공멸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협상력을 갖고 대통합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죽을 각오로 대통합의 길을 가야 활로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구혜영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유럽 합중국/함혜리 논설위원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정치인으로도 활약했다. 그는 1848년 파리평화회의 연설을 통해 유럽 합중국의 탄생을 일찌감치 예고했다.“우리 대륙에 있는 모든 국가들이 언젠가는 하나의 유럽이라는 형제애를 이룰 날이 올 것이다. 우리는 미합중국과 유럽합중국이 얼굴을 마주하고 다가서는 날을 보게 될 것이다.” 유럽 27개국 정상들은 지난 23일 새벽 브뤼셀에서 이틀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유럽헌법을 대체할 새 조약에 합의함으로써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유럽의 정치통합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새 조약은 2년전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EU헌법에서 문제조항들을 삭제한 수정안이다. 그러나 EU대통령직 신설,EU의회의 확대 등 정치통합을 위한 핵심조항들은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오는 2009년이면 ‘유럽 합중국’의 탄생을 볼 수 있게 된다. 미국을 대적할 슈퍼파워로 부상하게 될 유럽이 2010년 이후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터무니없이 들리지 않는다. 각국 정상들은 합의 이후 “유럽이 또 한차례 전진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유럽통합의 시발점인 로마조약이 체결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에 또 다른 역사를 기록한 셈이다. 아시아에서도 EU와 같은 지역국가 연합이 탄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학자들이 많다. 니시하라 하루오(西原春夫) 전 와세다대학 총장도 그중 한사람이다.“경제와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사람과 물건, 정보가 국경을 넘나들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국가를 초월하는 행정기관이 필요하다. 아시아에서도 언젠가 EU 같은 공동체가 탄생할 것이고, 그 중심은 한국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역국가 연합의 공통인식이 부족하고 국가별로 복잡한 사정을 안고 있어 실현가능성은 현재로선 점치기 어렵다. 유럽은 역사적으로 전쟁이 가장 빈발했던 지역이다.80여 민족,35개 종교,37개 언어로 구성됐을 정도로 이질적이다.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운 데도 자발적 의지와 합의로 통합을 추진해 나간다. ‘평화’와 ‘번영’이 전쟁이나 분열보다 훨씬 값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동북아 국가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팔, 내부 갈등 악화일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0일(이하 현지시간) 하마스와 일체의 대화 거부를 선언하고 나서 팔레스타인 내부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가 배제된 비상내각과 대화채널을 가동하기 시작, 팔레스타인 내부 분열을 활용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자치정부 청사에서 주재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회의에서 하마스가 자신을 암살하려고 했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하마스 요원 6명이 250㎏의 폭발물에 관해 얘기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봤다.”면서 “이 폭탄이 ‘아부 마젠’(아바스의 별명)을 위한 것이라고 반복해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와 일체의 대화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하며 “반란 가담자와 살인자, 테러리스트들과의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의 주된 목적은 요르단 강 서안에 퍼질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라면서 “살람 파야드 총리 및 전문관료들이 이끄는 새 비상 내각이 명확한 해답”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3월 연립정부 출범으로 화해 무드를 탔던 팔레스타인의 내부갈등이 악화되는 양상이다. 아바스가 지난 14일 하마스와 공동으로 이끄는 연립정부를 해산하고 비상내각을 구성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하마스측은 비상내각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추종세력으로 불법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비상내각이 미국 등 외부세력의 힘을 빌려 권력 주도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비상내각과 15개월 만에 대화채널을 가동, 평화재청착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바스 수반 역시 빈사상태에 빠진 팔레스타인의 평화 재정착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나서 이스라엘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反 FTA 파업 강행 반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욱)내 현장노동조직이 20일 금속노조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파업방침에 비판적 입장을 담은 대자보를 냈다. 그동안 전·현직 대의원과 일반조합원 등이 파업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나 유인물을 냈지만 현장노동조직은 처음이다. 현대차 지부내 현장노동조직 가운데 가장 많은 회원(울산공장 250여명)을 확보하고 있는 ‘현장연대’ 소속으로 남양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양현장연대는 이날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총파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냈다. 남양현장연대는 대자보를 통해 “금속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취소하고 파업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민주적 의사결정을 무시한 처사로 조합원들의 혼란과 분열만 야기시켰다.”고 지적했다.“민주적 의사결정을 저버리고 규약마저 무시한다면 무엇을 믿고 따르겠는가.”라며 규약을 무시하고 총 파업을 강행하는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동호회 연합회도 이날 정치적 총파업은 철회돼야 한다는 유인물을 냈다. 같은 공장의 현장 반장급 이상 모임인 기성회 회원 94명도 이날 파업철회를 요청하는 유인물을 냈다. 현대자동차 현장 노동조직 가운데 하나로 합리적 노동운동을 주창하고 있는 신노동운동연합(대표 김창곤)은 21일 절차상 문제가 있는 정치성 파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내 공약, 네 공약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내 공약, 네 공약

    참 말들은 잘한다.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변조 의혹 파문이 그렇고,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의 위장전입 시인에 따른 논란이 그렇다. 관계자들은 너나 없이 한마디씩 하며 자기 주장을 펼친다. 전방위로 펼쳐지는 검증 공방에서 범여권이 하는 얘기나, 박근혜 경선후보 캠프가 하는 문제 제기, 또 이명박 캠프에서 내놓은 해명 및 반박 이 모두가 솔깃하게 들린다. 하지만 국민들은 어지럽다. 그리고 짜증난다. 공방전이요, 소모전인 탓이다. 앞으로 그것 말고도 얼마나 많은 검증 거리가 있고, 무수한 난타전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대선이 끝나는 12월20일까지 대한민국은 ‘시계(視界) 제로’라는 비판론이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철저한 검증은 필요하고 당연하다. 그러나 자질과 능력도 함께 검증하는 종합적 검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로지 과거에 뭘 했는지, 그것이 도덕성에 큰 흠결을 남겼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져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과거사 캐기에만 집중돼 있는 양상이다. 그렇다 보니 ‘카더라’는 근거없는 흑색선전과 구체적 해명없이 회피로 일관하는 구태가 난무한다. 이런 상태라면 ‘누가 깨끗하냐.’는 문제가 아니라 ‘누가 안 들키냐.’의 문제로 변질되고 말 것이다. 이건 검증이 지향하는 목표점이 아니다. 검증과 흑색선전은 가려져야 한다. 범여권에선 십수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거나 던질 예정이다. 후보 난립이다. 지금은 모두 ‘도토리 키재기’ 상황이어서 조용하지만, 적어도 단일후보로 좁혀지는 과정에서 ‘빅3’니 ‘빅2’니 하며 유력 후보군 간에 지금과 같은 검증 공방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또 다른 검증 폭탄이 예고돼 있다. 국민들은 ‘짜증 곱빼기’에 놓여질 것이다. 이제라도 자질과 능력 검증에 들어가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이 정책 대결이요, 공약 검증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도덕성 검증처럼 무조건 상대방을 비방부터 하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허물은 외면하고 상대방의 허점만 파고 들어서야 되겠는가. 상대 후보의 공약에 대해 우선 긍정적 측면을 얘기하고, 그런 후에 현실적인 실천방안은 무엇인지, 국가 발전과 미래 가치 견인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지 등을 조목조목 따지는 게 순서라고 본다. 토론 과정에서 상대방의 좋은 방안은 언제든 수용할 수 있어야 하고, 문제점이 드러나면 수정하면 될 것이다. 상대방을 누더기로 만들어야 내가 승리한다는 방정식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든 박 후보의 열차페리든,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반도 평화경영이든 여야의 각 후보군이 자기 공약을 마케팅한다는 차원에서 치열한 홍보전을 벌였으면 한다. 내 공약, 네 공약을 놓고 국가적인 대토론회를 열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것이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접고 통합의 미래를 여는 길이 되지 않을까. 조선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주고받았다는 대화가 문득 떠오른다. 어느 날 이성계가 “스님은 인상이 돼지처럼 보입니다.”라고 도발적 질문을 던지자, 무학대사는 웃으면서 “상감께서는 인상이 부처님처럼 보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어리둥절해하는 이성계에게 무학대사의 답변은 이어진다. “부처님 같은 사람 눈에는 상대방이 부처님처럼 보이고 돼지 같은 사람의 눈에는 상대방이 돼지같이 보이는 법입니다.” 오늘날 검증 공방에 한창인 경선 후보들과 측근들이 새겨들을 얘기다. jthan@seoul.co.kr
  • [기고] 지방선거법 손질 한시가 급하다/ 김장중 정보와컨설팅 대표ㆍ행정학박사

    4·25 재·보궐선거 직후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여론이 드높았다. 정부도 ‘기초단체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국회에 건의했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부터 기초단체 선거에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이후 공천비리 등 숱한 선거부정이 발생하고 그 폐해가 심대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230개 기초단체장 전원의 정당공천제 폐지촉구 성명과 관련, 학회 토론회에서 폐지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정당공천제 폐지를 포함한 지방선거제도 개선 논의는 더 이상 진전이 없다. 하루하루 살기에 바쁜 시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있고,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대통령선거에만 깊이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에 여론의 화살을 피하려고만 한다. 정당공천제가 제대로 되면 책임정치 실현, 인재 발굴 및 훈련, 여성 진출 확대, 지방자치 발전 등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 선거에서는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공천에 돈이 오가고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었으며, 지방정치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종속되어 유능한 지역인재의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정당공천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거론된 ‘책임정치론’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일소에 부쳐졌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선거 포기와 한나라당의 참패에 비해, 탄탄한 지역기반을 쌓은 비(非)정당 후보들의 대거 당선이 그 방증이다. 정치적 과점주주로 행세하는 기존 정당의 무능과 횡포에 유권자가 외면했고, 함량미달 후보 사천(私薦)에 주민들이 반기를 들었다. 지방선거제의 폐해를 그대로 방치하면, 국민들은 매년 두번씩 분노와 후회를 되풀이해야 한다. 재·보선이 매년 4월과 10월에 실시되도록 선거법에 정해졌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강한 정치 불신과 낮은 정당 참여, 취약한 풀뿌리정치 등의 현실과 정치문화를 고려한 제도가 필요하다. 행정의 논리가 중시되는 지방자치의 특성상,‘정당에만’ 충성하는 정치꾼보다는 지역을 살찌울 진정한 일꾼이 뽑히도록 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물들이 ‘정당공천’이라는 진입장벽에 막히지 않아야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주민들의 손에 지역정치를 돌려주어 민의의 왜곡을 막고 풀뿌리민주주의가 튼실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 쥐고 흔드는 공천권의 고리부터 끊어야 한다. 정당공천제로 무소속 후보에게 가해지는 차별도 시정돼야 한다.‘무소속’은 어감도 좋지 않고,‘갈 데 없는 사람’이나 ‘떠돌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배어 있다. 말 그대로 ‘독립 주자’이기에 ‘비정당 후보’나 ‘독립 후보’라는 가치중립적 용어를 써야 한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정당의 고삐에서 자유롭게 풀어줘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난달 발효된 주민소환제다. 정당공천제를 그대로 두고서 주민소환제를 시행하면, 자칫 정당간 투쟁이나 대리전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이럴 경우 지역사회의 분열과 지방행정의 혼란은 심각해진다. 비례대표를 제외한 기초단체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 대신, 원하는 후보는 자신의 지지 정당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정당 표방제’를 도입하자. 특정 정당의 인기가 높은 지역은 여러 후보가 그 정당을 표방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정당을 내세우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면 정당과 국회의원의 간택에 주민이 억지로 끌려가지 않고 주민과 후보가 선거의 진짜 주인이 된다. 정당은 민의로 선택된 유능한 인물을 영입해 훌륭한 인재로 육성해서 정치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선거제도 개선을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공직선거법을 꼭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김장중 정보와컨설팅 대표ㆍ행정학박사
  • 팔 하마스 고립 심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 북부에 진입, 서안지역 파타당-가자지구 하마스 두 정파로 쪼개진 팔레스타인 사태가 ‘하마스 분쇄 정책’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통하는 육·해·공중 통로를 모두 차단했고 미국도 파타당에 대한 재정원조 재개를 서두르는 등 하마스 고립화도 심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부에선 ‘1국 2내각’ 체제가 들어서면서 분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엡흐라인 스네흐 이스라엘 국방부 부장관의 라디오 발표를 인용,“이스라엘 군병력이 가자지구에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에너지업체가 가자지구의 연료 공급 중단 조치를 밝히는 등 하마스 고사작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BBC방송 등은 16일 파타당의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 15일 공동내각의 재무장관이었던 살람 파야드를 비상내각 총리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파야드 총리는 미국 텍사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통으로 조기 총선을 준비한다. 반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마일 하니야 현 총리의 내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가자지구 치안총수로 내무부 대변인을 지낸 칼리드 아부 힐랄을 임명하는 등 체제 정비에 나섰다. 가자지구는 현재 이스라엘의 봉쇄책으로 식료품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 운송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년 이상 동결해 온 팔레스타인 몫의 세수 6억달러를 파타당에 이체할 계획이다. 미국도 파타당의 새 내각을 돕기 위한 재정원조 재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이스라엘이 집권 정파인 하마스를 부인하고 파타당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마스의 고립이 지속될수록 파타당-하마스 양 정파간의 무력 충돌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랍권에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분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자탄이 나온다. 파타당, 하마스 양측에 공동내각 유지를 압박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팔레스타인의 양대 자치지역인 하마스의 가자지구는 인구 150만명이며, 파타당의 서안지역은 가자의 15배 규모로 인구는 300만명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19일 팔레스타인 사태를 논의할 계획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한나라 두 캠프 ‘대운하 공방’ 2라운드

    한나라 두 캠프 ‘대운하 공방’ 2라운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는 17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언론인을 상대로 자신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까지 하고 나선데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검증 공세에 허우적거리지 않고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 후보 측은 또 논쟁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대운하와 관련한 오해에 대해 수동적인 방어만 해왔으나 이제부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운하가 건설되면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금강을 흐르는 자연물길이 이어지고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거대한 수변생태 터전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운하 건설에 따른 ▲수자원 확보 ▲물류비 절감과 대기오염 훼손 방지 ▲내륙항구 도시 개발 ▲관광·레저단지 개발 ▲일자리 70만개 창출 등의 5대 효과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 후보는 대운하를 반대하는 측을 겨냥해 “국지적이고 아주 작은 문제를 놓고 BC비율(비용편익분석 비율,benefit-cost)이 어떻느니, 생태를 파괴하느니 하면서 사실과 다르고 매우 마이크로한 문제를 갖고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없다.”며 “국민은 동의하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너무 강하다.”고 반박했다. 수질오염 논란과 식수공급 대책에 대해 이 후보는 “대운하가 건설되면 수량이 풍부해지고 수질이 개선되면서 선진국형 취수 방식인 강변여과수, 인공함양수 방식 등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朴“경제효과 여전히 의문”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경선후보 캠프의 유승민 의원은 17일 이명박 후보 기자회견 2시간 만에 대운하의 허실을 짚는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 의원은 “이 후보측에서 수질관리 대책을 보강한 것은 운하와 수질오염의 필연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하지만 식수원 오염사고 대책에 대해서는 계속 묵묵부답이고, 바지선 기름유출 오염사고 등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측이 새롭게 제시한 강변여과수 이용 문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수치를 이용해 반박했다. 유 의원은 “현재 수도권의 1일 급수량 1300만t을 팔당과 잠실수중보 지역에서 사용하는데, 이는 북한강보다 남한강의 수량이 더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 전체 취수원의 87%를 하천수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 많은 양을 강변여과수로 대체하려면 시설을 몇 개나 건설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 운하를 굳이 이용할 화주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운하 건설에 따른 경제효과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운하 관련 검증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했던 그는 이날 이 후보의 기자회견에 오히려 더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유 의원은 “행정복합도시특별법 때문에 당이 분열될 위기에 처했는데, 지금 이명박 후보 캠프에 속해서 경부운하의 인질이 된 의원들께 말씀드린다.”면서 “운하는 정책적인 사항으로 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생각해 결정하실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촉구하는 것으로 말을 끝맺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파타·하마스 두쪽난 팔레스타인

    파타·하마스 두쪽난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이 1994년 자치정부 수립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BBC 등 외신들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이 지난 3월 출범한 하마스와의 공동내각을 해산하고 빠른 시일 내에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 대통령궁 등 가자지구 장악 BBC는 15일 가자지구가 이미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의 손에 넘어갔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자체 보안군 6000여명과 1만 5000여명의 산하 무장조직 이제딘 알카삼 여단 조직원을 동원해 대통령궁을 포함한 가자지구내 주요 보안시설을 모두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은 하마스 지지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가자지구와 미국이 지원하는 파타당의 영향력이 큰 요르단강 서안지구로 나뉘어 있다. 전문가들은 아바스 수반의 이번 선언으로 하마스와 파타당 무장조직 사이의 충돌이 격화, 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하마스 출신 팔레스타인 총리 이스마일 하니야는 “아바스의 어리석은 결정이 우리의 합의를 배신했다.”면서 아바스의 결정을 즉각 거부했다. 반면 하마스가 장악한 자치정부 내각을 신임하지 않았던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번 아바스 수반의 결정이 ‘합법적인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결정을 적극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미국이 적극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美 개입 시사… 유엔도 파병안 검토 유엔도 아바스 수반의 요청에 따라 파병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문 총장은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 대사들과의 오찬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다국적군을 파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동내각 붕괴의 결정적인 구실을 제공한 것은 가자지구내의 무력 충돌이지만 실질적으로 이번 사태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압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주류다. 공동내각을 구성한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인정하지 않고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 고사 작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팔레스타인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유럽연합(EU)이 약속한 재정지원을 중단시키고, 이스라엘이 자치정부에 제공하기로 한 월 5500만달러를 동결시킨 재정압박 정책이다. ●美·이, 하마스 고사작전이 파국 불러 그 결과 팔레스타인 국민의 생활은 피폐해졌고 하마스 내각의 국정 추진 능력은 악화된 여론에 의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공동내각 출범시 하마스에 넘기기로 한 보안군에 대한 통제권을 아바스 수반이 거부한 것도 무력충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런 상태라 아바스 수반이 조기 총선을 강행한다면 팔레스타인의 분열은 기정사실화된다. 아울러 조기총선이 치러진다 하더라도 하마스가 점령한 가자지구가 참여하지 않는 ‘반쪽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파타당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절대적 지지를 얻어 내각을 점령한다 해도 정당성 시비에 휘말려 내전의 빌미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나 이스라엘 또는 유엔이 정치적 혹은 군사적으로 관여할 경우 주변 이슬람 국가를 자극해 중동전쟁의 불씨를 되살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문화마당] 말의 향기/김명인 시인·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욕설과 비속어, 외래어와 성적표현으로 가득 채워진 우리말을 생각하면 절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쓰는 사람이야 무의식적으로 그런 말들을 사용하겠지만, 저속한 표현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을 만나면 그 천박성이 감각으로도 전해지는 것 같아 몸부터 움츠러들기 십상이다. 대중적 언사(言辭)이든 현대인의 욕망을 관습화한 표현이든 그런 말투로 상대와 마주서는 사람이라면 인품부터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쇼 오락프로그램처럼 즐기기 위한 경우라 하더라도 저급한 언술의 바이러스는 그 오염의 폐해를 지겹도록 겪고 난 뒤에야 심각성을 깨닫게 만든다. 그때 말의 사회성은 돌이킬 수 없도록 피폐해져 있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말’은 사람의 경험이나 느낌,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 이상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말은 소리이면서 글자이자 색깔이면서 의미이기도 하지만, 존재가 포섭하는 세계의 울림이기도 하다. 말을 로고스(Logos)로 표현했던 옛 그리스 사람들의 생각 속에는 오성(悟性)이나 이성뿐 아니라, 진리와 신성까지 함께 자각하려는 예지가 자리잡고 있다. 말은 소리의 연쇄나 문자 기호의 단순한 조합만으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일정한 ‘의미의 실질’이 따라야 한다. 의미의 실질이란 표현에 상응하는 경험적, 사상적, 현실적 ‘근거’와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말의 쓰임새나 방편도 다양해진다. 인간의 사유와 경험이 시대의 변화와 굴곡을 끌어안는 까닭이다. 그러나 변화가 개입한다고 해서 우리가 쓰는 말을 세태의 급류 속으로 그냥 내몰 수는 없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말이 겉으로만 번지르르하게 치장되는 세상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신뢰가 늘 싱싱하게 유지되고 진실이 대접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말에 담긴 참뜻이 상록수처럼 가꾸어져야 사람 사이의 믿음 또한 넉넉하고 아름다워진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너무나도 또렷하게, 말이 오용되거나 변질되어 나날이 제 가치를 잃어버리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국어의 피폐는 절박한 순간에까지 이르렀다. 기계적 편의성을 앞세워 말의 규범을 제멋대로 파괴하기 예사이고, 탈락과 축약, 은어와 특수기호로 괴상하게 변형시킨 표현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여 우리말을 혼돈의 나락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오염된 말이 횡행하는 이면에는 “거짓말도 잘하면 논 닷 마지기보다 낫다”는 식의 진실을 경시하는 우리 특유의 무의식이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말은 때로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가장 혐오스러운 도구로써, 비열하고 가련한 ‘죄악의 연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말로 비롯되는 투쟁과 분열로 인격의 존엄성은 심각하게 침해받는 지경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말이 미덥지 못한 사회일수록 궤변과 수사적 허위가 횡행하며, 결국은 사람이 살아 갈 수 없는 위기의 세상으로 변하고 만다. 나쁜 말은 인간의 무의식 깊은 곳에 웅크린 저열한 방어심리들을 활성화시켜 속임수, 시기, 질투, 과장, 욕설, 분노 등을 동원하도록 자극하며, 나아가 인간 정신의 황폐화를 부추기는 것이다. 말을 가볍게 생각하고 참과 진실의 구분이 모호하게 된 세태라 해서 말의 순수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말의 가치가 무시당하지 않는 세상이다. 우리는 자연의 황폐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그 보호에 열정을 쏟지만, 말의 오염에는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하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하고도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거짓과 과장에 물든 불신의 말들을 함께 반성하고 몰아내려는 의식화된 운동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까지 대중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쪽 팔린다.’라는 비속어를 남발하는 나라에서 국어정화운동이 또 무슨 소용이리. 우리 아이들의 세대가 더욱 극심하게 오염된 언어의 노골적인 폭력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버릴까 두려울 따름이다. 김명인 시인·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 김근태 “87년 DJ·YS 분열 때보다 더 고통”

    김근태 “87년 DJ·YS 분열 때보다 더 고통”

    “정말 결론내리기 힘들었다. 실천에 옮기기가 더 힘들었다.”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김 전 의장은 “1987년 김대중·김영삼씨의 분열로 민주개혁세력이 양분됐던 때보다 더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본인이 직접 관여된 상황이라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대통합 성사를 위해 5·18 공동참배와 대선주자 연석회의 등 두 가지를 제안하지 않았냐.”며 ‘무산’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불출마 선언으로 대통합 의지를 밝히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격려해줬다.”면서 “사람들이 결국 이런 것을 원했다는 걸 깨달았다.”며 스스로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했다. ●“87년 DJ·YS 분열 때보다 더 고통” 김 전 의장은 이날 우상호·우원식·이인영·이목희·임종석 의원과 오찬을 나눈 뒤였다. 편하지만 어려운 자리였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통합하려고 그만뒀는데 쉴 수 없다. 바쁘게 움직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우원식 의원이 주관하고 있는 ‘국민경선추진 의원모임’에서 인사말을 했다. 당분간 그의 행보는 후보자 연석회의를 중심으로 대통합 정국을 만드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한 핵심 측근은 “우선순위는 없다. 민주당 통합파가 제안한 대통합 연석회의와 국민경선 추진모임을 독려하면서 대통합 불씨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그동안 대통합에 부정적이던 손학규 전 지사가 “냉전지향적인 정치세력의 집권을 막고, 평화지향적인 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커다란 의미의 대통합과 대단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의장은 14일 손 전 지사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조찬회동을 갖는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초청 강연에서 “대통합, 대단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심 측근은 “손 전 지사가 대통합이란 말을 쓴 것은 처음”이라고 말해 ‘대통합 합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전 의장은 “김한길·박상천 대표를 만나 대통합 의지를 거듭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 중에 민주당 내 통합파와 동교동계 인사들, 그리고 일부 대선 주자와도 만나기로 했다.12일 기자회견 이후, 당 소속 의원 100여명에게 일일이 전화해 어려웠던 결정을 잘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주내 민주통합파·동교동계 만날 것” 그러나 범여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비록 일정은 연기됐지만 소통합 세력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세력을 설득하는 일도 지난한 과제다. 당장 만날 일은 없다고 하지만 연말 대선의 상수로 존재하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립도 피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면서 참여정부에 몸담았지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을 놓고 “계급장을 떼고 얘기하자.”고 할 정도로 노 대통령과는 여전히 불편한 관계다. 김 전 의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뒤에도 청와대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화 통화한 것이 전부였다는 후문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범여권 ‘김근태 불출마’ 파장] ‘제4의 낙마’ 누가 될까

    ‘제 4의 낙마는 누구?’ 김근태 전 열리우리당 의장이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이어 세번째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자 정동영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불출마 선언은 그동안 김 전 의장과 함께 열린우리당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두 사람의 퇴진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 전 의장은 김 전 의장과 함께 ‘2선 퇴진론’ 압박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최근에는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은 물론 지난 8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초·재선 의원, 탈당 예정인 의원들로부터 원활한 범여권 대통합 작업을 위해 두 전직 의장이 ‘2선 대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정 전 의장을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정 전 의장은 이날 ‘김 전 의장의 결정은 정 전 의장에게도 힘든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미를 잘 살려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그는 “대통합이 안 되면 나는 출마의 의미가 없다.”며 대통합을 강조하는 쪽으로 화제를 돌리려 애썼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의 ‘문지기론’과 같은 심정”이라고 말해 김 전 의장과 마음은 함께하지만 불출마에 있어서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정치권에서는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에서 정 전 의장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어 그의 불출마 선언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흥행을 위해 범여권 지지율 1위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카운트파트’로서 정 전 의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찍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비교적 퇴진론에서 자유로웠던 천 의원은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천 의원측 관계자는 “불출마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범여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살신성인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손 전 지사는 논평을 통해 “그의 고뇌와 충정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 “그의 결단이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의 새로운 정치를 이뤄가는 큰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명숙 의원은 “조건 없는 국민경선 참여는 나의 지론이고 철칙”이라면서 “김근태 전 의장의 요청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다른 모든 분들도 조건 없이 국민경선에 참여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권 ‘김근태 불출마’ 파장] 대선주자 연석회의 무산이후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통탄

    [범여권 ‘김근태 불출마’ 파장] 대선주자 연석회의 무산이후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통탄

    “나 결심했으니까 준비해라.” 12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김근태 전 의장이 전날 최측근에게 ‘통보’한 첫마디다. 이미 대선 불출마 선언문 초안을 직접 작성한 뒤였다. 부인 인재근 여사와 지지자들의 만류에도 결심은 돌이킬 수 없었다.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 기자실 주변에는 측근을 비롯, 지지모임인 김근태의 친구들과 한반도재단 회원들의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고 있었다. 김 전 의장은 “마음이 무겁다.”며 말끝을 흐렸다. 오는 20일이면 ‘한반도포럼 전국 대표자모임’이 출범할 예정이었다. 다음달 초에는 전국 지지자대회도 열기로 했다. 한달 전 캠프 회의에서 “대통령이 되면 뭘 잘할 수 있냐.”는 질문에 “복지와 통일만큼은 자신 있다.”고 답했던 그였다. 비록 낮은 지지율에 머물렀지만 중도에 대선 레이스를 벗어날 이유가 없다고 측근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2002년 중도하차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하게 조직을 구축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느닷없는 결정이 아니었다. 측근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행사 직후 포럼관계자들과 가진 회동에서부터 불출마 징조가 보였다는 후문이다. 의욕을 보였던 대선 주자 연석회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중대 결단’,‘밀알’,“버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원주에서 열린 미래구상 초청강연회에서 민주개혁세력의 분열을 통탄하며 “이대로라면 다 죽는다.”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 10일 종교지도자들이 주선한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가 또 무산됐다. 한 핵심 측근은 “김 전 의장은 무산 소식이 알려진 전날 모든 기득권을 버리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낮은 지지율도 김 전 의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일부 측근들은 그에게 백의종군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범여권 개혁세력들의 분열을 좌시할 수 없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이날 회견에서도 “이번 대선이 1987년의 재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대통합을 통해 지난 20년간 민주개혁 세력이 밀고 온 모든 것을 되돌리려는 한나라당과 대격돌을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명숙 정동영 천정배 김혁규 이해찬 손학규 문국현 등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후보단일화, 소통합, 제3지대 통합신당으로 분열된 범여권의 대동단결을 촉구하며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단일후보 선출을 거듭 요청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범여 대선구도 ‘격랑’

    범여 대선구도 ‘격랑’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이 12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범여권 대선주자 중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이어 세 번째다. 김 전 의장은 무엇보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정동영 전 의장과 함께 당내 최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지지세력을 토대로 범여권 대통합에 일정 역할을 맡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대통합과 대선 주자들간 경쟁 구도에 일대 격변을 몰고 올 공산이 커졌다. 특히 김 전 의장이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중립을 강력히 요구했듯이 친노 세력과 대립각을 더욱 분명히 할 경우 대통합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2·14 전당대회에서 위임받은 대통합 시한(14일)을 이틀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해체·분열 등 진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중단하고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온몸을 던질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열린우리당의 당적을 벗고 대통합의 광장을 만들기 위해 벌판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 역시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해 대통합 불발시 총선에도 불출마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 전 의장은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이름을 차례로 거론한 뒤 “조건 없이 국민경선 참여를 선언해 경쟁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안정적 국정 마무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미래에 대한 준비는 그 분들에게 맡겨줄 것을 요청한다.”며 ‘정치 불개입’을 요구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002년에도 16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으나 제주·울산 경선에서 최하위를 기록하자 당시 7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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