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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권 외고 입시전략

    경기권 외고 입시전략

    다음달 5일부터 경기권 외국어 고교들이 원서접수에 들어간다. 올해 외고 입시는 서울권보다 경기권이 먼저 시작된다. 때문에 어느 해보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경기권 외고 입시에 쏠리고 있다. 경기권 외고는 모두 9곳. 고양·과천·김포·동두천·명지·성남·수원·안양·외대부속(용인) 외고 등이다. 서울의 6개 외고가 전 과목 내신을 반영하는 데 반해 경기권 외고는 외대부속외고를 빼고 나머지는 주요 과목(영어·수학·국어·과학·사회)의 성적만 내신에 반영한다.1학년 성적은 제외되고 2학년 1,2학기 성적과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성적까지 들어간다. ●5일부터 원서접수… 고양·과천 등 모두 9곳 특히 올해는 내신 반영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성적에 따라 지원전략을 따로 짜는 것이 필요하다.3 % 이내의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성적우수자 전형이나 내신반영비율이 높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5~15%의 상위권 학생이라면 명지·수원·외대부속 외고의 특별전형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10~15%의 중상위권이라면 일반전형을 택하고 11월15일 실시되는 학업적성검사에 승부를 거는 게 바람직하다. 내신 15%를 벗어나는 중위권이라면 내신비중이 적은 학교를 선택하고, 내신의 감점을 보완할 영역을 정해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내신이 나쁘더라도 학업적성검사를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만큼 수험생들은 이 시험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학업적성검사는 영어와 언어 두 분야에 대해 실시된다. 배점은 학교마다 다소 다르지만 보통 50%씩이다. 영어는 토플과 텝스를 변형한 형태다. 수능형태로 출제되지만, 수능보다는 난이도가 높다. 듣기가 40%, 독해가 60% 정도 출제된다. 날씨에 관한 원어민 두 사람의 대화를 들려주고 지문을 보여준 뒤 대화에 부합하는 내용을 고르라는 식의 복합적인 문제도 출제된다. 독해에서는 어휘도 10% 정도 출제된다. 고2 이상 수준의 영어실력이 있어야 쉽게 풀 수 있다. 언어는 비문학 분야에서 많이 출제되고, 인문·사회 분야의 지문이 자주 등장한다. 지문 자체는 길지 않지만, 중학생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 포함되기도 한다. 경제지식을 묻는 문제가 나온 적도 있고, 세포분열이론에 대한 것을 묻는 등 과학기술영역에 대한 지문도 출제된다. 비문학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1 비문학 관련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문학은 교과서에 나오는 시나 소설 등을 응용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시험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학업적성검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막판 전략을 짜서 공부해야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우선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에서 자신이 놓친 부분이나 틀린 내용을 확인한다. 대부분 학생이 지문이 생소하거나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틀리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틀린 문제의 답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틀린 원인을 생각해 보고, 왜 이런 답이 나왔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정리하며 복습하는 식이다. ●시험 1주일 앞두고 실전과 동일한 조건 훈련을 온라인 교육업체 비유와 상징 공부연구소 이지원 연구원은 “시험 3일 전쯤에는 공부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들을 재확인하고, 최근 공부한 것부터 역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다. 특히 기출문제가 가장 좋은 정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다음이 수능형 문제, 모의고사 문제다. 시험 2주 전에는 기출문제를 이미 풀어 봤더라도 다시 한번 정해진 시간에 해결해 본다. 지원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경기권 전 학교의 문제를 풀어보아야 한다. 최근 3년간 기출문제 정도는 유형까지 반드시 눈에 익혀둘 필요가 있다. 전년도 기출문제와 동일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지만 비슷한 유형의 문제는 반드시 또 나온다. 또 시험을 1주일 정도 앞두고는 실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실전에 나오는 문제와 같은 문항수를 정해진 시간에 직접 풀어보면 실제 시험때 시간을 10% 정도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자료제공:비유와 상징 공부연구소
  • 한화,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한화,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승부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 모두들 승산없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끝까지 밀어붙여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대어(大魚)를 먹었다. 단숨에 5대그룹을 넘보게 됐다. 그 과정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독(毒) 사과를 먹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문제는 돈(인수대금)이다. 물건값을 제대로 치르면 대한생명에 이어 근본적인 그룹 체질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먹고 체하면 ‘승자의 저주’(인수 성공 뒤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된다. 조선업계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승부사 김승연 ‘통했다’ 지난해 1월 태국 방콕에 나타난 김 회장은 비장했다.15시간이나 마라톤 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내수 위주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M&A를 지시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하이닉스반도체가 막판까지 후보로 남았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을 선택했다. 세계 3위의 글로벌 사업망이 한화의 체질개선에 더 부합한다는 판단에서였다.4월16일 긴급 임원회의가 소집됐고,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드라마는 그렇게 시작됐다. 첫번째 반전은 8월18일 두산의 대우조선 포기 선언이었다. 경주 시작 총성이 울리기 직전(8월22일 매각공고)에 기권한 것이다. 한화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승부사들은 포스코로 기울었다. 또 한번의 반전이 이뤄졌다. 본입찰(이달 13일) 나흘 전에 포스코와 GS가 전격 손을 잡은 것이다.“게임이 끝났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김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실무팀을 독려했다. 하지만 한화 내부에서조차 ‘역부족’ 탄식이 나왔다. 김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한 것은 이때다. 김 회장은 입찰가를 두고 고민에 빠진 실무팀에 두 가지 지침을 재확인시켰다. 첫째, 그룹이 감내 가능한 가격일 것, 둘째, 매각사를 최소한 만족시킬 것이었다. 한화 고위관계자는 24일 “다들 우리가 입찰가를 무모하게 베팅할 것이라고 봤지만 철저하게 회장의 두 가지 지침 아래 움직였다.”면서 “결과적으로 이것이 적전 분열을 야기했다.”고 승인(勝因)을 분석했다. 한화의 고액베팅을 지레 짐작한 포스코가 강수를 뒀고, 입찰가에 부담을 느낀 GS가 결국 컨소시엄 결렬을 선언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입찰전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포스코와 GS의 결별은 사실상 한화의 승리를 예고했다. 현대중공업의 깜짝 가세는 관전의 묘미를 돋웠을 뿐, 애초부터 우승 후보군에는 들지 못했다. 한화는 포스코보다 적고 현대중공업보다는 많은 6조원대의 입찰가를 적어냈다. ●축배냐 독배냐 한화그룹의 자산(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은 현재 20조 6000억원이다. 재계 10위(공기업과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 제외)다.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자산규모가 29조 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금호아시아나(27조원), 한진(26조원)을 잡고 서열 8위가 된다.6,7위인 GS(31조원), 현대중공업(30조원)과도 큰 차이가 없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우선협상자 선정 소식을 전해듣고 “게임은 이제부터”라고 했다.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사장)을 통해 사장단회의를 소집케 한 뒤 “대우조선을 세계 최고의 해양플랜트 회사로 키워 그룹 매출을 2017년 100조원으로 늘린다는 비전과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날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는 급락했다. 대우조선 인수 앞날에 대한 우려감의 방증이다.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자금난 가능성이다. 한화는 자체 동원가능 현금이 2조원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에 전략적 투자자에게서 2조원, 대한생명 보유지분을 팔아 1조 5000억원, 한화건설의 시흥 군자매립지를 팔아 1조원 등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국민연금의 투자 참여 가능성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그러나 국내외 금융·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얼어 붙고 있다. 자금조달 성사가 의심받는 이유다. 설사 인수대금을 제때 치르더라도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자금난에 시달린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뒤탈’ 우려가 고개를 든다. 업계는 인수대금 가운데 차입성 자금을 약 3조원으로 본다. 대출금리를 연 10%로 잡았을 때 이자비용만 연간 3000억원이다. 이는 대우조선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다.M&A 시너지효과는 고사하고 자칫 빚 갚는 데 급급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강성 대우조선 노조와 조선업 경기 하향국면도 한화가 넘어야 할 벽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전 세계인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노동과 복지. 끊임없이 변화와 개선을 추구해야 하는 이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의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등은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 것일까. ‘유연안정성’을 주창한 귄터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와 이메일·전화 인터뷰를, 국내 노동·사회 분야의 대표적 지식인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와 대면 인터뷰를 갖고 이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1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어떻게 ▶한국은 비정규직법을 여러 차례 개정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의 질적인 면에서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는 어디에 있나. 귄터 슈미트 교수 한국의 비정규직 증가 비율이 높다거나 절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1998년부터 2005년 사이 유럽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줄어든 곳은 덴마크가 유일하다. 한국의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 볼 것이 아니라 고용 형태의 문제로 검토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기업간 구조가 점차 프로젝트나 네트워크 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호 조율이 유연성 있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같은 접근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동춘 교수 비정규직 문제의 시발점을 IMF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다 근원적인 시작은 80년대 이후의 재벌체제 본격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 관계 등 산업구조가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용역업체에 대한 제한이 없이 어떤 곳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는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경비를 축소하기 위해 당연히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해야 할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슈미트 교수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이분화된 근로형태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의 안정성에 비견되는 새로운 안정성을 도입해야 한다. 비정규직이 일정 기간 명확하게 고용을 보장받고, 또 같은 산업 내에서 재취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유연안정성(Flexicurity)’이라는 개념을 제공해야 한다. 김동춘 교수 정부가 800만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한 노동세력을 국가의 파트너로 통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2년 비정규직 제한을 4년으로 늘리는 식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노동의 질을 저하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복지차원에서 임금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은 사회보험을 통해서 지원해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을 쓰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대기업의 역할분담이 절대적이라고 본다. 2 바람직한 모델 어디서 찾나 ▶유럽형 모델, 미국형 모델 등 노동과 복지 선진모델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한국적 상황에 딱 맞는 모델을 찾기는 힘들다. 슈미트 교수 특정국가를 벤치마킹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아주 힘들다. 그러나 각 나라들의 사례를 조금씩 도입해 퍼즐처럼 맞춘다면 실마리가 생길 수도 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비정규직종을 실업보험, 장애보험, 노령보험에 편입하고 있다. 또 여성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무려 60.9%에 달하는 네덜란드의 경우 이들에게 정규직과 동등한 임금 지급, 고용보호, 이에 상응하는 사회안전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김동춘 교수 개인적으로 역사적 배경이 비슷한 아일랜드는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식민지 경험으로 인해 내부가 분열돼 있고 농업국가의 전통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데 유럽통합을 계기로 영국까지 경제적으로 추월할 수 있었다. 이들이 노사타협과 내부통합을 일궈낸 사례는 연구해서 일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비정규직의 조합원 가입을 부결시키는 등 노노갈등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합원들의 특성상 당연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슈미트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내에서도 노동자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노동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끌어내기보다는 정부가 일정부분 규제를 한다는 전제 하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결정하고 채용 및 해고 시 공정성을 갖춘 조항을 만들어야 같은 공간에서 토론이 가능해진다. 김동춘 교수 상대적으로 혜택받은 대기업 노조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노조가 귀족노조라든지, 이기적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기업들의 분식회계나 불법상속 등이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에만 도덕성과 양보를 강요할 수는 없다. 현대차 사태처럼 한국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는 안전판 기능을 해왔는데 이 부분을 허물어야 한다. 노조가 연대의 모습을 보이면 정부나 사용자가 압박을 받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3 노동ㆍ복지 어떻게 연결되나 ▶노동과 복지는 하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인 복지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들의 권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공공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동춘 교수 의료보험의 경우에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보편적 의료보험에 가깝다. 다만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부담이 된다는 점이 아쉽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액 수입을 가진 사람들의 피부양자도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 조치만 이뤄지면 보험재정의 적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적게 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OECD 국가들 중에서 보험료가 낮은 편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신문값을 올리는 데 독자들은 반대할 수 있지만, 지대를 올려서 광고비중을 줄이면 언론의 공공성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국민연금은 다 연동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 깊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상태에서는 뚜렷한 해답이 없다. 슈미트 교수 한국 사례를 연구해 보면 실업보험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업보험을 커버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정부에서 강력한 보조금 지원을 받는 고비용 구조는 한국에서 적용하기 힘들 것 같다. 한국처럼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비율이 낮은 국가는 고비용 구조를 쉽게 적용하기 힘들다. 실업보험의 의무적 시행을 통한 접근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정부와 근로자 또는 정부와 기업의 분담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가 특정 시간 이상 근무하면 의무적으로 실업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덴마크식 모델은 한국에서도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재의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획기적인 노동문제 전환의 시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동춘 교수 노동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미 했다. 한국은 이미 IMF 외환위기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그 당시의 정책들이 전혀 효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많은 부작용이 함께 왔다.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개혁을 일궈낼 기회로 평가할 수 있다. 대공황 이후에는 파시즘과 전쟁이 등장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와 극좌가 동시에 등장하는 등 대공황 시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이처럼 양극단으로 쪼개지지 않고 슬기롭게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사회통합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노동ㆍ복지 대표 지식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김동춘(50)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대표적인 좌파지식인으로 노동, 사회, 복지 분야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 사범대를 나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역사비평 편집위원 등을 맡았다. 학술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그 성과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서로 ‘한국사회노동자연구´,‘한국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근대의 그늘´,‘전쟁과 사회´ 등이 있다.2006년‘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으로 단재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식 노동모델 정립’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귄터 슈미트(64)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는 ‘독일식 노동모델’을 정립한 노동분야의 석학이다. 전 세계 사회학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센터(WZB)의 소장도 맡고 있다. 실업률과 비정규직 숫자를 낮추는 데 급급한 미국식 노동정책에 반기를 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수준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유연안정성’을 주창했다. 그의 이론은 독일 노동 정책이 임금이나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성을 가지는 대신 안정성에 치중하도록 해 수많은 기업들의 노사상생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지배형태, 공기업 민영화, 사회적 리스크 등 폭넓은 변수를 이론에 도입해 학계에서 ‘빈틈이 없는 이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남홍길 교수팀 종자식물 생식과정 첫 규명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고등 종자식물 진화의 열쇠로 꼽혀온 ‘중복수정을 위한 쌍둥이 정자가 형성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종자식물의 생산량과 생산 방법을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로 주목된다. 특히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생명과학과 남홍길 교수는 ‘네이처’‘사이언스’‘셀’ 등 세계 3대 과학저널에 모두 교신저자로 논문을 발표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남 교수팀은 22일 종자식물의 생식세포 속에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 복합체(SCF_FBL17)가 쌍둥이 정자를 만드는 세포분열을 활성화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남 교수팀의 주도하에 영국 레스터대, 경북대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으며 네이처 23일자에 게재된다. 지금까지 한국인 과학자로 3대 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것은 이서구 이화여대 석좌교수뿐이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시론] 쌀 직불금 해법,정부가 나서라/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시론] 쌀 직불금 해법,정부가 나서라/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 직불금 부당신청의혹으로 불거진 ‘쌀 직불금 파문’은 지금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파문의 핵심은 농산물 시장의 전면 개방으로 어려워진 농민들에게 가야 할 보조금 성격의 쌀 직불금이 실제로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이 받아 갔다는 데 있다. 그런데 그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이 공무원, 공기업 직원, 전문직 종사자, 회사원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총망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경악케 한다. 이들이 그 많은 농지를 과연 왜 소유하고 있었을까. 그들 입장에서는 많지도 않은 직불금을 왜 받으려 했을까. 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든, 양도소득세 60% 부과가 과해서든, 쌀 직불금 지급대상 농민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어서든 모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주택이어야 할 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며 농업용지여야 할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한참 됐다. 이번 쌀 직불금 파문은 이러한 투기적 수요에 의해 농지를 소유하게 된 것에서 연유된 우리 사회의 질곡이다. 우리들의 한심한 작태가 터져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농지나 토지를 사 놓으면 언젠가는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팽배해 있는 현실이 근본 요인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이번 쌀 직불금 파문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해법은 이제 더는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의해야 한다.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을 살려야 한다. 그러나 그런 자발적인 합의가 어렵다면 강제적인 방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부재지주에 대한 일제조사를 단행함은 물론 농지에 의해 혹 발생하는 이득이 있을 때는 어떤 경우이든 그 이익금을 정부가 전액 환수하면 된다. 농지로부터는 투기적 기대수익이 이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 대신 농업에 실제로 종사하는 농민에게는 확실하게 소득을 보전하는 장치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작금의 행태를 보면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감사원을 포함한 정부는 속 시원하게 국민의 의혹과 국론분열을 풀어가려는 노력과 의지가 없어 보인다. 뭔가 숨기는 것 같은 오해를 살 만한 행태도 엿보인다.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은 속이 타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치권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다가 대충 국정조사를 한 다음 뭐 하나 제대로 밝히지도 못하고 흐지부지될 것이 뻔하고, 정부는 시간을 끌다가 몇몇 책임자만 문책하고 나서 어물쩍 넘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한두 번 속은 것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현 정부로서는 과거의 일이든 현재의 일이든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국회보다는 정부가 책임지고 쌀 직불금 파문을 정리하여 국민적 의혹과 화난 농심을 풀어내야 한다. 자료가 있느니 없느니 차일피일 미루지 말아야 한다. 환부를 도려낸다는 심정으로 너와 나를 구분하지 말고 아프더라도 대수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사원 감사자료(2006년)를 포함해 2005년,2007년,2008년 쌀 직불금 지급 실태를 공개하고 직불금을 받은 모두를 조사하여 불법인지, 탈법인지, 편법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토대로 지위고하나 직업 여부에 상관없이 처벌할 것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내기를 고대해 본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 [北테러지원국 해제] 남북관계 개선 급물살 타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조치는 경색된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는 일단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12일 “북한이 우리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남북 대화에 호응하여 남북 관계가 상생 공영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도 “이번 조치가 대북정책 추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비핵화 진전 등을 명분삼아 대북 식량지원 재개, 대북 통신자재·장비 제공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연내 식량 지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테러지원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제한을 뒀던 민간 차원의 경제교류 등도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물자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지고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당장 남북관계에 호재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남북경색의 계기가 된 금강산 문제가 풀리지 않은 데다가 오히려 북한이 우리의 ‘비핵·개방·3000’ 정책을 문제삼으면서 ‘통미봉남’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으로서는 대미관계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오히려 더 줄어 남측과는 계속 각을 세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 점에서 6·15 및 10·4선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매우 중요해졌다. 북한은 지난 10일 밤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북과 남의 화합과 대결, 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라는 내용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담화를 보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단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는 조성됐다.”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6·15,10·4선언의 존중과 이행이라는 근본 문제를 풀지 않는다면 오히려 북한의 강력한 통미봉남 전략으로 인해 남북관계 경색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해외→국내 송금한도만 풀어도 달러보유액 크게 늘릴 수 있지요”

    “해외→국내 송금한도만 풀어도 달러보유액 크게 늘릴 수 있지요”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 송금 한도만 풀어도 달러 보유액은 늘 수 있습니다.” 하기환(59) 미주 한인상공인 총연합회장은 10일 서울 삼성동 오크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문제가 되는 원·달러 환율 문제의 해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28∼30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하려고 방한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있는 새한은행의 이사장인 하 회장은 “해외로 나가는 돈은 쉽게 나가고 국내로 들어오는 돈은 어렵게 된 현재 방식만 고쳐도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환관리규정에 따르면 증여성 외환을 국내에서 해외로 보낼 때는 5만달러 이하는 증빙서류 없이 보낼 수 있다. 해외에서 국내로 송금할 때는 2만달러 이하까지만 서류없이 가능하다. 하 회장은 “현재 미국의 예금 이자는 4%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외환 예금이자는 6% 수준”이라며 “애국심에 호소하지 않아도 수익이 있는 곳에 돈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화가 들어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정권 주면 교민사회 분열” 2000∼2004년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을 지낸 하 회장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경우 한국의 경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한국의 경기가 침체되고 환율이 오르면서 관광객 등이 줄어 식당 등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외동포에게 참정권을 주는 것에는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정부는 한국 국적을 가진 영주권자를 포함한 재외국민에게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국민투표 등에서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 회장은 “주재원이나 유학생들은 당연히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영주권은 해당 국가에서 살아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인데 이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정치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권이 생기면 선거 때마다 한인사회는 갈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에는 투표권이 없었지만 로스앤젤레스 한인사회에서도 각 후보별로 후원회가 생기거나 지지활동을 벌였다. 하 회장은 “크지 않은 교민사회가 국내 정치문제로 갈라지기보다는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소수민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 조기유학 부작용 많아” 하 회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70년 미국 UCLA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서울대 공대 교수 임명장까지 받았지만 교수직을 포기하고 미국에 남았다. 그는 “자유로운 성격에는 교수보다는 사업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별다른 돈이 없었던 그는 부동산 컨설팅에서 시작, 지금은 할인매장인 한남체인 마트 7곳과 부동산 개발, 건설 등을 하는 ‘한국자산관리’라는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미국은 기회가 많은 나라”라면서도 조기유학은 반대했다. 그는 “영어교육은 중요하지만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하는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떨어져 있으면 정서적으로 삐뚤어질 수 있다.”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정상적으로 나와 유학을 온 경우가 조기유학보다 훨씬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北 2차 핵실험 징후 포착”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북한에서 2차 핵실험 조짐으로 보이는 활동들이 포착됐다고 미국 ABC뉴스가 10일 보도했다. ABC는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최근 2주동안의 북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 핵실험장으로 의심되는 장소에서 터널 굴착이나 대형 케이블 이동 같은 의심스러운 활동들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이런 활동들은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도 감지됐던 행동들이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이런 행동들이 실제로 핵실험을 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핵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김정일 ‘노동당 창건일´ 불참 한 관리는 “북한은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단순히 우리를 떠보려는 행동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리도 “그들은 협상을 원한다.”며 이런 행동들이 ‘협상용 전술’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차 핵실험 징후 보도에 대해 “결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위원장 “10·4 선언 이행해야”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노동당 창건 63주년 기념일인 이날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이렇다 할 기념행사를 열지 않았으며, 간부들의 묘소 참배나 경축음악회 등에도 김 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당 창건 60주년인 2005년에는 경축 열병식 등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소위 ‘꺾어진 해’가 아니라서 공개 행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신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에 내려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불패의 위력을 지닌 주체의 사회주의 국가이다.’라는 담화 전문을 뒤늦게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담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6·15,10·4선언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북과 남의 화합과 대결, 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라며 “누구나 6·15,10·4선언을 지지하고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李대통령 “달러 사재기 생각 바꿔야”

    [휘청대는 세계금융] 李대통령 “달러 사재기 생각 바꿔야”

    이명박 대통령은 8일 “금융위기 때문에 달러를 사재기하는 일부 기업과 개인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환(換) 투기 조짐에 대해 강력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시·도임원들을 초청한 가운데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 상승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과 국민이 있는 것 같다.”면서 환 투기 자제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국제금융시장의 달러 약세 기조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만 유독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 급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환 투기 근절을 위한 엄중한 단속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국과 중국·일본 등 아시아 3국은 1조 8000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직접적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10∼12월에는 수출 흑자가 기대되는 만큼 금융위기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정부를 믿고 함께 나아간다면 어느 나라보다 빨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줄 것은 주더라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정상적인 남북관계가 돼야 한다.”면서 “북한 동족들에게 조건 없이 인도적 지원을 하겠지만 북한도 국군포로·이산가족·납북자 문제에 있어서 조건 없는 인도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족으로서 굶주린 북한 주민을 도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 빙자해 좌파세력이 이념적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면서 “틈만 나면 국가를 분열시키고 흔드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교과서 이념 편향 논란에 대해 “정권이 바뀌었으니 고치자는 게 아니라 잘못된 것을 정상으로 바로잡자는 것”이라며 “북한의 사회주의가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돼 있는 교과서가 있는데, 이런 있을 수 없는 사항이 현재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고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정신문화연구’ 가을호 이승만 재조명 논문 2편 게재

    ‘정신문화연구’ 가을호 이승만 재조명 논문 2편 게재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을 둘러싸고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학술 계간지 ‘정신문화연구’ 가을호가 핵심 쟁점중 하나인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그 주역인 이승만에 대한 상이한 관점의 논문 2편을 나란히 실어 눈길을 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양동안 교수(정치학)의 ‘이승만과 대한민국 건국’, 이상호 전임연구원(한국현대사)의 ‘이승만과 맥아더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은 각각 이승만에 관한 재평가와 이승만과 맥아더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대한민국 정부수립 과정을 설명한다. ●이승만은 정치엘리트보다 민중의 뜻을 중시? 양동안 교수는 논문에서 이승만에 대한 기존의 여러 부정적 평가는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 교수에 따르면 이승만은 정권장악을 위해 민족 분열을 불사한 정치인이 결코 아니었다. 적어도 해방정국에선 ‘통합주의자’였으며, 공산주의자도 포용할 수 있는 융통성을 지녔다. 하지만 자주독립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세력 통합노력이 공산당의 방해로 실패한 후 강력한 반공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또 이승만은 미국 의존적이라는 평가와 달리 민족자주의식이 매우 강했다. 한반도에 신탁통치를 실시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대해 시종일관 강경한 반대입장을 견지했다는 게 양 교수의 설명이다. 남한정부수립과 관련해 이승만과 김구가 지속적으로 대립했다는 평가도 옳지않다고 양 교수는 지적한다.1947년 12월 초까지 남한정부수립을 위한 이·김간의 협력관계는 유지됐으며,12월 하순이후 김구가 건국 진영으로부터 이탈한 후에도 이승만은 김구를 끌어안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이와 함께 이승만이 정치엘리트보다 민중을 더 중요시해 농민과 노동자 같은 사회적 약자의 지위향상과 생활개선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이러한 정치철학을 재조명해 보면 해방공간에서 좌익과 중도파의 격렬한 악선전에도 불구, 이승만에 대한 대중의 지지도가 높았던 사실 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의 일부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결론 맺었다. ●이승만과 맥아더의 공통점이 정부 수립에 영향? 이승만과 맥아더는 하지와 더불어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이승만과 하지가 때론 우호적으로, 때론 적대적으로 관계를 맺었던 것과 달리 이승만과 맥아더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호 연구원은 이런 관계가 두 사람의 공통점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연배가 비슷하고, 엘리트 출신이라는 외면적 공통점외에도 정치·사회적으로 상당히 유사한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첫째, 평화주의자들에 대해 강한 적대의식을 공유했다. 이승만은 평화주의자들이 반미분자들처럼 평화와 민주주의에 위험하다고 평가했고, 맥아더 역시 평화주의자를 국가안정의 적으로 간주했다. 둘째, 두사람 모두 반소·반공주의자였다. 이승만은 1945년 국제연합 결성을 위한 샌프란시스코 회담에서 격렬한 반소·반공 운동으로 명성을 얻은 이래 동아시아의 반공지도자로 부각됐다. 맥아더 역시 공산주의를 위험한 사상으로 치부했다. 기독교 사상에 심취한 점도 비슷하다. 이승만은 1948년 5월30일 국회개원식에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올렸고, 맥아더 역시 자신의 개인적 신앙을 점령지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즉 평화주의자들에 대한 반감, 반소·반공주의, 기독교 사상이라는 세가지 공통점으로 인해 맥아더가 한국내 어떤 정치세력보다 이승만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1948년8월15일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는 기독교 반공국가로 출발하게 됐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국감 말말말]

    ●이춘식 의원(한나라당) - “노무현 대통령이 찬양했는데도 처리 못한 것은 무책임하다.”(외교통상통일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지 못한 것을 언급하며)●윤석용 의원(한나라당) - “혹시 남편이 자유인이시죠?”(보건복지가족위에서 농업 직불금 신청으로 궁지에 몰린 이봉화 복지부 차관에게 남편이 다른 일할 수 없는 처지냐고 물으며)●홍일표 의원(한나라당) - “노무현 정권은 가진 자와 서울대, 강남을 ‘공공의 적’ 1호로 삼으며 분열의 정치를 펼쳤는데 대표적인 상징이 종부세다.”(법제사법위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들이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하며)●김효석 의원(민주당) - “돼지 잡는 장관과 영혼 없는 공무원”(기획재정위에서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도입에 앞장섰던 공무원들이 정권이 바뀌자 입장을 바꾼 것을 꼬집으며)●강기정 의원(민주당) -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유출 논란은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기록물을 검찰에 유출한 ‘역(逆)기록물 누출 사건’이다.”(행정안전위의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여당의 공격을 반박하며)
  • [병자호란 다시 읽기] (92) 조선,항복하기로 결정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92) 조선,항복하기로 결정하다

    1637년 1월22일 강화도가 함락되었지만, 남한산성의 조정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조정은 이 때 청군이 또 다른 조건으로 제시한 척화신(斥和臣)을 잡아 보내는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었다. 적진에 당도하면 죽음을 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어떤 기준으로 누구를 몇 명이나 묶어 보낼 것인가? 인조나 비변사 신료들에게나 그것은 인간으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不忍之事)’이었다. 하지만 앞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청군은 연일 인조의 출성을 독촉해댔고, 산성을 지키는 병사들의 민심도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었다. 결국 최명길과 김류 등이 이 끔찍한 ‘불인지사’의 총대를 멨다. ●척화신들에게 자수를 권하다 1월22일, 김류와 이성구(李聖求), 최명길 등이 입시했다. 척화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김류는 ‘척화신들의 논의가 과거에는 정론(正論)이었지만, 결국 나라를 그르친 죄를 범했으니 그들 스스로 적진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최명길은, 자신이 홍익한(洪翼漢)과 같은 집안이지만 종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를 묶어보낼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이성구 또한 ‘홍익한의 죄가 무겁다며 청군으로 하여금 처치하도록 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인조는 너무 참혹한 일이라며 입장 결정을 유보했다. 삼사(三司)를 비롯하여 신료들로부터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인조와 대신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이윽고 조정에서는 척화신들에게 자수하라고 촉구했다.‘불인지사’를 밀어붙이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비롯된 고육책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까? 척화신 박송(縛送) 문제로 조정이 뒤숭숭할 때, 산성을 지키는 군관들과 병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다.1월23일, 수원과 죽산(竹山) 출신의 초관(哨官) 수백 명이 행궁 앞으로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척화신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체찰부(體察府)로 몰려가 칼자루를 만지작거리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겁에 질린 체찰사 김류는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며 속히 해산하라고 종용했다. 나만갑은 ‘병자록’에서, 이 날의 시위는 하급 지휘관들의 본심이 아니라 고위 무장들의 사주에 따른 것이었다고 적었다. 어쨌든 산성의 분위기는 내부 분열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척화신들을 내 놓으라.’는 시위가 위력을 발휘했던 것일까? 이 날 조정은 청군 진영에 보낸 국서에서 척화신의 ‘처리’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서에서 척화신으로 확실하게 언급된 인물은 홍익한이었다. 그는 당시 평양서윤(平壤庶尹)으로 재직하고 있어서 산성에는 없었다. 국서에서는 ‘홍익한이 당초 가장 열렬히 척화를 주장했기에 평양을 맡김으로써 그로 하여금 대국 군대의 예봉을 스스로 감당하도록 했습니다. 만약 사로잡히지 않았다면, 청군이 철군하는 날 평양 부근에서 그를 체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사실상 홍익한을 잡아 가라는 내용이었다. ●청군의 양동작전과 최후 통첩 1월23일, 청군은 양동작전을 펼쳤다. 조선이 척화신들을 묶어 보내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남한산성에 대해 최후의 공세를 시작했다. 인조의 출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의도가 짙게 배어 있었다. 이 날 자정 무렵, 청군은 먼저 서문 방향으로 공격해 왔다. 그들은 운제(雲梯-성을 공격하는데 사용하는 사다리)를 이용하여 성을 넘으려고 시도했다. 당시 서문 방면의 조선군은 대부분 잠들어 있었다. 청군을 발견한 수어사(守禦使) 이시백(李時白)의 군관이 병사들을 깨웠다. 병사들은 올라오는 청군을 돌로 내려치고, 화포를 이용하여 공격했다. 새벽 두 시 무렵에는 망월대(望月臺) 쪽으로 몰려오는 청군을 신경진(申景 ) 휘하의 병력들이 물리쳤다. 서문과 망월성을 공격하다가 적지 않은 수의 청군이 죽었다. 1월24일에도 청군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구굉(具宏)이 지키고 있는 남성(南城)을 공격해 오자 아군이 조총을 쏘아 물리쳤다. 남성에서 물러난 청군은 망월봉(望月峯) 아래 홍이포를 설치해 놓고 산성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포격은 하루종일 계속되었다. 포탄은 행궁(行宮)까지 날아와 천장을 뚫고 바닥으로 깊이 처박힐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보였다. 행궁뿐 아니라 성첩의 많은 부분이 포탄에 맞아 허물어졌다. 산성 안 사람들은 겁에 질려 우왕좌왕했다. 1월25일, 청군은 사람을 서문으로 보내 사신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이덕형(李德泂)과 최명길 등이 청 진영으로 가자 용골대와 마부대는 협박을 늘어 놓았다.‘황제가 내일 귀국하실 것이니 국왕이 출성하지 않는다면 사신은 다시 오지 말라.’며 그 동안 받았던 국서를 모두 돌려 주었다. 사실상의 최후통첩이었다. 최명길 등은 변변하게 이야기를 꺼내 보지도 못한 채 돌아왔다. 최명길 등이 돌아온 뒤, 포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 무렵 청군은 한편으로는 포격을 통해 산성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 넣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강화도에서 사로잡은 조선인 포로 몇 명을 다그쳐 산성 쪽으로 급히 이동시키고 있었다. 강화도가 함락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인조를 끌어 내려는 작전이었다. 이 같은 와중에 산성에서는 더욱 절망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었다.1월26일, 이번에는 훈련도감과 어영청(御營廳)의 장졸들이 행궁으로 몰려와 무력시위를 벌였다. 역시 척화신들을 붙잡아 청군 진영으로 보내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인조실록’에 따르면 그들을 배후에서 사주한 주체도 신경진, 구굉, 홍진도(洪振道) 등 고위 무장들이었다. 시위를 벌이는 병사들은 해산하라는 명령에도 따르지 않았다. 승지 이행원(李行遠)이 나서 나무라자 군사들은 눈을 부릅뜨며 ‘승지를 모시고 가면 적을 쳐부술 수 있을 것’이라며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김류는 ‘그들은 부모와 처자가 살육당했기 때문에 화친을 배척한 사람을 원수처럼 여긴다.’고 나름대로 진단했다. 군사들이 난을 일으킬 기미까지 보이자 인조는 다급해졌다. 인조는 세자를 청군 진영에 보내겠다며 사신을 보내 통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세자의 출성을 통해 수습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강화도 함락’을 통고받다 이 날 저녁 최명길, 김신국, 홍서봉 등이 청군 진영으로 갔다. 왕세자가 출성한다는 사실을 통고하기 위해서였다. 청군 지휘관들은 ‘국왕이 직접 나오지 않는 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여전히 선을 그었다. 이윽고 용골대 등은 최명길 일행에게 충격적인 내용을 통고했다. 그들은 강화도에서 급히 데려온 종실 진원군(珍原君)과 내관 나업(羅業)을 보여 주면서 강화도를 함락시켰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들이 들고 온 봉림대군의 친필 편지와 윤방(尹昉)의 장계도 전해 주었다. ‘강화도 함락’ 소문이 전해지자 남한산성은 충격에 빠졌다. 인조를 알현한 자리에서 최명길은 봉림대군의 편지와 윤방의 장계가 위조되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조는 편지가 봉림대군이 쓴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분위기는 한 순간에 바뀌었다. 홍서봉, 김류, 이홍주, 최명길 등은 모두 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신하된 자로서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머뭇거리면 더욱 기고만장해진 저들에게 화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인조는 차라리 자결하고 싶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왕실의 가족들까지 모두 인질로 잡혀 버린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무기력함의 표현이었다. 이 무렵 구원군이 끊어진 것은 물론, 들려오는 것은 온통 우울한 소식뿐이었다. 당시 청군의 일부 부대는 이미 경기도를 넘어 충청도 일원까지 남하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공주의 공산성(公山城)을 비롯하여 목천(木川), 청주 등지까지 출몰하여 겁략을 자행했다. 전라감사 이시방(李時昉)은 청주에 있다가 청군의 습격을 받아 옥천으로 피신해야 했다. 인조와 조정의 입장에서는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캄캄할 뿐이었다.‘강화도 함락’은 절망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인조의 면전에서 물러난 최명길 등은 국서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인조의 출성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었다. 강화도가 무너졌다는 소식이 남한산성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지방시대] 이 가을,‘원효’를 다시 읽는다/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지방시대] 이 가을,‘원효’를 다시 읽는다/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이 가을, 일반 국민들은 우울하다. 각 지자체는 무슨 축제다, 무슨 축제다 하면서 꽹과리를 쳐대지만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신명’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 하나 순리대로 되는 게 없고 특히 ‘경제가 IMF 환란 때보다 더한 것 같다.’는 소리를 늘어 놓는다. 여기에다 민심과 국민정서의 분열을 부추기는 조짐도 보여서 여간 심사가 좋은 모습들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종교 문제가 그렇다. 일부이지만 정부 고위층의 불교계에 대한 형편없는 발언과 무례한 행동으로 스님들의 항의 집회가 열렸고 그 후유증은 여전한 것 같다. 부처님을 사탄이라고 일갈하는 목사가 있는가 하면 연꽃을 ‘마귀의 꽃’이라고 떠들어 대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묘한 극성 때문에 모사찰의 주지가 곤욕을 치르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다를 바 없는 언행이다. 울산에서는 일부 기독교신자들이 ‘처용제’를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내용인즉 미신을 기리는 문화행사에 울산광역시더러 예산 집행을 멈추라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서라벌 밝은 달에/밤이 늦도록 노닐다가/들어와 자리 보니/다리가 넷이어라/둘은 내것인데/둘은 뉘 것인고 /본디 내것이다마는/빼앗긴 것을 어찌하리요.”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 내려오는 향가 ‘처용신화’는 천년 후 오늘에 읽어도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교훈적 대목이 많은데 말이다. 우리가 처용한테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덕목은 자신의 아내와 잠을 잔 역신(疫神)마저도 용서했다는 사실, 즉 우리 민족 본래의 천성적인 마음 혹은 전형적인 미덕과 ‘관용의 미학’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 그것인데 그런 소동까지 벌어졌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심지어 이런 일도 있다. 필자가 최근 강의시간에 겪은 일인데 한 학생이 질문이 있다며 내심 항의조로 물었다. 문예사조사 시간이다. 이 대학의 교수인 필자가 고대 희랍신화가 유럽문명은 물론 유럽문학사에까지 끼친 그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자 학생은 대뜸 “교수님, 희랍신화를 신봉(?)해서는 안됩니다.”라는 식으로 묻는 것이었다. 아니 신봉이 아니라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그리고 희랍신화의 현대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던 터인데 그런 느닷없는 질문을 받은 것이다. 이와 같은 에피소드나 실례를 들면 끝이 없다. 단군할아버지를 섬기는 일이 우상이라해서 동상 목을 톱으로 썰어 버린 사건을 우리는 이미 들어온 바다. 아,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들인가! 특정 종교만을 앞세우는 사람들 앞에서 필자 또한 할말을 잊는다. 그래서 이 가을, 신라말기의 ‘원효’를 다시 읽는다. 민족통합 그의 ‘화쟁사상’을 그리워 한다.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룩한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 민중을 아우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효의 고뇌와 민족화합정신이 큰 몫을 한 것이 아닌가. 원효는 오늘 정말,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모든 것은 깨닫는 마음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죽비를 친다. 남북은 물론 남남통일도 여러분야에서 안된 한반도의 남쪽 우리들을 향하여 더 늦기 전에 정신차리라고 꾸짖는다. 마지막으로 사족 한 마디. 칼 마르크스는 종교를 아편이라고 했지만 베트남의 호찌민 주석은 공산주의자이면서도 생전에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종교는 인민 스스로에게 맡겨야 한다.” 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 [막오른 국정감사] 전·현정권 갈등 ‘첨예’

    [막오른 국정감사] 전·현정권 갈등 ‘첨예’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전·현직 정권 대리전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여야는 6일 진행된 국감에서 치열한 이념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참여정부 실정 파헤치기’ vs 민주당의 ‘이명박 정부 초반 난맥상’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5년은 분열과 오기의 세월”이라며 전 정권 잔영(殘影)지우기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7개월은 혼선과 위기의 시간”이라며 거여(巨與) 견제에 몰두했다. ●“북핵 방관” “10·4선언 이행” 일찌감치 전·현직 정권의 갈등이 정점을 이뤘던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대표적이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250여페이지에 이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북핵정책 평가’자료집을 내고 “참여정부는 북한의 핵위협을 과소평가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편향된 시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방관했다.”고 공격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10년 좌파정권 밑에서 통일부는 통북부(通北部)였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보복·낙하산·보은 인사가 통일부를 분단부로 만들었다.”며 초당적 대북특사단 파견을 촉구했다. 같은 당 신낙균 의원은 “적어도 남북관계에서 실용 정부라는 말은 무색했다.”며 10·4선언의 즉각 이행을 주장했다. ●“대공능력 실종” “교과서개정 역주행” 국방위원회도 이념적 대립각을 숨기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지난 정부가 군 좌익사범을 전혀 검거하지 않고, 미온적인 안보의식으로 대처해 우리의 대공능력이 실종됐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국방부가 부화뇌동하면서 교과서 개정요구를 하는 것은 과거를 역주행하는 것이자 위헌적인 발상”이라며 교과서 수정요구를 취소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문화도 좌편향” “보은인사장이냐” 그동안 정책 검증이 주를 이뤘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일위원회도 이념 공방전에 뛰어들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구입 작품의 절반 이상이 민중미술계”라며 문화예술의 ‘좌편향’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문화예술계를 선거캠프 보은인사 자리로 전락시켰다.”며 현 정부의 코드 인사 폐해를 질타했다. ●“시장경제 쇠말뚝” “경제지표 악화” 기획재정위원회는 전·현직 정권의 경제정책을 깎아내리는 데 집중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기업규제 강화와 종부세, 공기업의 지방이전 등 참여정부가 시장경제의 혈맥에 박아놓은 분열과 증오의 쇠말뚝을 이번에 확실히 뽑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6권의 정책보고서를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 외환보유고 추락, 주가지수 하락, 무역수지 적자폭 감소 등 ‘MB정부’ 6개월 동안 경제지표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며 강만수 경제팀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54) 강박증

    [한국인의 질병] (54) 강박증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정신과 질환이 암 등의 난치성 질환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환자가 많은 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만큼 환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특히 ‘강박증’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환자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마음의 병이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47) 교수를 만나 강박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강박증이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머릿속에 계속 반복적으로 불쾌감이나 불안감 등이 떠오르고 그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병을 말한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강박관념’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몸에 닿지 않았는데 마치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드는 것과 같은 증상이다. ●환자 절반이 청결에 집착 강박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지나치게 청결에 집착한다. 무엇인가 흐트러져 있으면 반드시 바로잡고야 만다. 손을 수백번씩 씻거나 샤워를 하루에 5∼10번씩 하는 환자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균이 자신에게 달라붙어 병에 걸릴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강박증 환자 중에는 청결에 집착하는 사람이 가장 많지만 문단속, 가스 잠그기 등에 집착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 반복적으로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죠. 성적인 상상이 저절로 떠오르는 환자도 많아요. 어떤 물건이 있으면 상하좌우 대칭을 맞춰야 하는 환자도 있지요.” 강박증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 생긴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증상이 더 악화된다. 경제적인 실패, 정신적인 충격 등이 강박증을 부르는 중요한 원인이다. 예를 들어 성폭행을 당한 뒤 손을 계속 씻는다든지, 갑자기 해고당한 뒤 책상을 지나칠 정도로 깨끗이 정리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나이들면 발병 거의 없어 남녀 발병률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청소년기에는 남성의 발병률이 약간 높다. 학계에 따르면 강박증 환자의 평균 나이는 20세로, 남녀 통틀어 중장년층보다 청소년 환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강박증의 두가지 전형적인 증상은 ‘양가감정’(兩價感情)과 ‘마술적인 사고’다. 양가감정은 어떤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마술적인 사고는 어떤 상상을 했을 때 그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나, 그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말한다. 이 두가지만 놓고 보면 유·소아기에도 일부 강박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린이의 뇌는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상상이 곧 현실로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도블록 위를 걸어갈 때 한가지 색깔만 밟고 가는 아이가 있죠. 같은 색깔만 밟으면 어떤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어린이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강박증 환자로 볼 수는 없어요. 강박증은 뇌가 어느정도 성장했을 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강박증 환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 병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환자가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강박증을 ‘비밀의 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강박증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완치가 거의 불가능해질 수 있다. 실제로 전체 강박증 환자의 25%만 완치된다. 나머지 45%는 부분적으로 증상이 완화되고 30%는 치료해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 ●초기 환자는 상담·행동치료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면 약을 먹지 않고 상담이나 행동치료를 통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 행동치료는 불안감이나 불쾌감을 스스로 억제하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청결에 집착하는 환자에게 더러운 물건에 손을 대도록 하고, 이후 일정 시간 동안 참는 습관을 갖게 하는 방식이다. 손을 10차례 씻으면 3차례만 씻도록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다른 일을 하도록 돕는다. 점차 횟수를 줄여가면서 억제력을 높이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난 지 5∼10년이 지난 환자에게 행동치료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 강박증이 심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환자에게는 우울증 치료제나 정신분열병 치료제 등을 처방한다. 최근에는 신약이 많이 개발돼 강박증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강박증은 귀신들린 병이나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기도로 해결할 수 있는 병이 아니란 뜻입니다. 가능한 한 일찍 병원을 찾아 약을 먹거나 상담을 받으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보험가입 거부 등 편견 사라져야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사회생활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많다. 일부 민간생명보험사에서 정신과 진료 기록을 들어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는 등 사회적인 편견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가 반드시 바꿔야 할 대목이다. “정신과 학계가 나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준비하고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요. 강박증은 자살과 거의 관련이 없지만 보험가입을 거부당하고 있지요. 우리 사회가 환자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야 합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종부세 4년을 평가하자/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종부세 4년을 평가하자/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종합부동산세가 정확히 4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여야, 즉 공격과 수비가 바뀌었을 뿐 논란의 내용은 4년 전과 거의 같다. 특히 2%와 98%의 대결로 비춰지고 있는 것은 도입 당시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도입 당시와 분명히 달라야 한다. 지난 4년간 종부세를 시행해 봤기 때문이다. 종부세 도입 당시 정부와 여당이 내세운 목적은 크게 세가지였다. 첫째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여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둘째 부동산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두어 소득재분배에 기여하며, 셋째 보유과세를 강화해서 부동산세제를 합리화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지금은 적어도 이 세 가지 목적이 지난 4년간 얼마나 달성되었나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또한 이 목적들이 정당한 것이었는지가 논의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먼저 종부세 도입으로 부동산 투기억제와 주택가격 안정효과가 나타났는가를 살펴보자. 그동안 종부세의 가격안정효과를 분석한 몇 편의 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대부분 주택가격 안정효과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사실 여러 정책이 혼재되어 있고 또 경제여건의 변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계량경제학적 기법을 동원하면 종부세 도입이라는 특정 정책의 효과만을 걸러낼 수도 있다. 사실 종부세라는 보유과세의 도입이나 변화가 부동산가격 안정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이론적 논의의 기초는 주택을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으로 구분하여 분석하는 디파스퀄레-휘튼-콜웰 모형이 제공하고 있다. 모형에 따르면 보유과세를 인상하면 주택 매매 가격이 일시적으로는 하락하지만 장기적으로 주택재고가 줄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게 된다. 주목할 점은 보유과세 인상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 현상은 한 번에 그친다는 사실이다. 주택 보유과세가 인상되면 그 시점에서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은 늘지만 그 이후에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주택 보유 수익률은 불변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금인상이 구입가격에 반영되었기에 그렇다. 소득재분배에 기여한다는 둘째 목적도 종부세의 도입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것이다. 진정 고액 자산가들에게 중과(重課)를 하고자 한다면 종부세가 아니라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 부유세란 부동산뿐 아니라 예금, 주식, 귀금속 등 각종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유세는 스웨덴에서 시작되어 한때 14개 국가가 도입하였지만 자본의 해외이탈 등의 부작용으로 점점 줄어 지금은 7개 국가 정도에서 유지되고 있다. 보유세를 강화해서 부동산세제를 합리화한다는 세번째 목적 역시 종부세로는 충족될 수 없는 것이다. 특정 계층 2%에게만 누진세율로 중과하고 나아가 지방세가 아닌 국세로 거둔다는 것은 보유세 강화의 원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 보유세는 지방정부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서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과세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유세는 지방정부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재원이 되는 것으로서 지방분권화의 원천이다. 종부세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은 전문가의 정확한 분석에 의한 것이어야만 한다. 종부세를 이념대립의 문제나 계층갈등의 볼모로 해서 사회분열의 계기를 만들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 [국군의 날 화보] ‘건군 60주년’ 맞아 5년 만에 시가행진

    [국군의 날 화보] ‘건군 60주년’ 맞아 5년 만에 시가행진

    “선진 강군, 국민과 함께 미래로 세계로” 건군 60주년을 맞은 국군이 1일 국민과 함께 제2의 창군 결의를 다졌다. 이날 오후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기념식사를 낭독한 뒤 군 통수권자 자격으로 대형 도자(陶瓷)북을 여섯번 치면서 제2의 창군이라는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선진강군 출정을 선포했다. 도자기로 된 대형 북은 지난 7월 전적지 국토순례단이 모아온 흙과 물로 빚어서 만들었으며,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어 진군 나팔소리를 신호로 대규모 깃발이 등장하는 깃발무와 북공연이 어우러지면서 선진 강군의 위풍당당한 진군 모습을 표현했다. 여군 특전대원들이 포함된 연합 고공 강하단 60명은 유난히 맑은 가을 서울 상공을 연막탄을 이용, 무지갯빛과 형형색색으로 수놓으면서 시민들의 환호 속에 잠실 주경기장·보조경기장·한강시민공원 등으로 사뿐히 내려앉는 강하시범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최신예 F-15K전투기 5대를 비롯한 6개 편대 28대의 전투기가 잠실 주경기장 상공을 선회하는 축하비행을 펼쳤고, 도보부대와 각 시기별 군복을 입은 ‘국군변천제대’가 분열식을 가졌다. 기념식이 끝난 뒤 잠실 주경기장에서 역삼역까지 3㎞ 구간에서 기계화부대의 시가행진이 펼쳐졌다. 실전 배치를 앞둔 차기전차(K2), 차기보병장갑차(K21) 등이 국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또 현재 운용 중인 사거리 278㎞의 공대지미사일(SLAM-ER), 국산 대공미사일 천마, 자주대공포 비호, 방공무기 신궁, 올해 독일에서 도입한 패트리엇 미사일 등 24종 86대의 장비가 위용을 과시했다. 기계화부대 뒤로는 국군변천제대 장병 340여명이 광복군복을 비롯해 창군 당시부터 6·25전쟁, 베트남전, 해외파병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19개 종류의 군복을 입고 삼성역∼선릉역의 2㎞ 구간을 뒤따라 행진하며 건군 60년의 역사를 조명했다. 14개 부대 1800여 장병의 행진과 24대의 최신형 군용 지프차에 나눠 탄 군 원로 및 참전용사, 순직 유가족 등 72명의 카퍼레이드도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와 군 관계자, 군 원로 및 참전용사, 현역 장병 4000여명, 그리고 일반 시민 등 6만 5000여명이 참석했다. 김진훈(중장·육사30기) 제병지휘관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비롯한 군 원로와 제2연평해전 및 해외파병 전사자 유가족 대표, 낙도 어린이 등 32명의 국민대표를 초청, 국민사열대에 앉도록 하는 등 국민과 함께하는 행사가 되도록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글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사진 도준석 정연호기자 pado@seoul.co.kr
  • “비수도권 홀대 강력 대응”

    “비수도권 홀대 강력 대응”

    지역균형발전협의체 공동 회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30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등 4개 항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지사는 지역균형발전협의체 명의의 공동성명서를 통해 “지방과 합의 없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어 결사 반대하며, 지방의 목소리를 왜곡하고 ‘국가 미래’의 큰 틀을 외면한 채 새로운 대립과 갈등으로 국론 분열을 획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정부의 지방정책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했다.”고 반발한 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지역발전특별법’으로 개정하려는 것도 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 결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2500만 비수도권 주민들은 지방을 홀대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으며, 균형발전을 해치는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생존권 확보차원에서 강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13개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공동회장 이낙연) 12명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최근 정부에 의한 수도권 규제 완화가 가시화될 경우 대규모 상경집회를 갖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글로벌 그룹 유키스의 ‘유쾌한 문화 충돌’

    글로벌 그룹 유키스의 ‘유쾌한 문화 충돌’

    6인조 글로벌 아이돌 그룹 유키스(U-kiss)와의 만남은 ‘요절복통 문화충돌’의 연속이었다. 3개국에서 모인 끼 많은 청년들이 쏟아내는 7개국어 속 에피소드는 배꼽을 꼭 잡고 있지 않고서야 들을 수가 없었다. ’아이돌 그룹의 홍수’를 이루고 있는 현 가요계에서 유키스는 ‘다국적 그룹’이라는 카드를 내세웠다. 한국 멤버인 신수현(20), 김기범(19), 신동호(15) 외 케빈(18)과 일라이(18)는 미국인이며 알렉산더(21)는 홍콩 출신이다. 지난 달 첫 데뷔 싱글앨범 ‘N-Generation’을 발매하고 타이틀 곡 ‘어리지 않아’로 활동하고 있는 유키스가 좌우충돌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하나!”라 말하면 “둘?”이라고 답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천진난만 유키스 멤버들. 그들의 웃지못할 ‘글로벌 수다’를 공개한다. ● 비밀얘기! 동(同) 언어 멤버끼리 ‘속닥속닥’ 수현, 기범, 동호(한국)-케빈, 일라이(미국)-알렉산더(홍콩). 출신은 크게 셋으로 나눠지지만 멤버들 모두 평균 3개국어 이상을 구사하다 보니 팀 내 재미있는 분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비밀 얘기를 할 때는 자신들만의 언어로 속닥이는 것. 알렉산더 : “가령 중국 유학파인 동호와 홍콩 출신인 저는 중국어로 비밀 얘기를 해요. ‘케빈이 그랬다며?’ ‘진짜?’ 등 일부러 케빈 이름이 들어가도록 큰소리로 얘기해요. 케빈은 궁금해 미치죠. (웃음)” 케빈 : “아~ 그런거였어?” 수현 : “한국 멤버인 저와 기범, 동호도 일부러 어려운 단어를 쓰면서 빠르게 말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왠걸? 요건 모르겠지 하는 대화를 다른 멤버가 다 알아 듣고 있었던 거에요. 뜨금했죠. 알고보니 한자어 단어는 중국어와 비슷해 더 잘 알고 오히려 쉬운 순수 한국어를 모르더라고요.” 기범 : “영어, 중국어, 광동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7개국어를 구사하는 알렉산더를 제일 조심해야 해요. 가끔 알렉산더는 포르투갈어 등 타 멤버가 모르는 언어로 혼자 궁시렁 궁시렁 해요.” (웃음) ● 알아도 못알아 듣는 척 “매니저 형이 혼낼 땐 필수!” 유키스 국외 멤버들은 “가끔은 타국 멤버라는 점이 좋을 때가 있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소통의 장애’가 도피의 수단으로 기회가 돼 가끔은 따끔한 충고를 들을 때 ‘전혀 모르겠다’는 해맑은 표정을 짓곤 하면 혼내던 형들 조차 웃음을 머금고 만다는 것. 케빈 : “일라이는 미국에서 자란 탓에 한국어가 조금 서툴어요. 매니저 형이 어쩌다 화가 나시면 일라이는 알아 들어도 못 알아 듣는 것처럼 뚱한 표정을 지어요. 그러다 ‘네? 뭐라고요?’하고 천진난만하게 묻죠. 결국 웃음이 터져 혼낼 수가 없죠. 말이 안 통하는데… “ (웃음) 일라이 : “아니야~ 가끔은 정말 못 알아들어~ 진짜야. “ (매니저 형을 의식한 듯) 기범 : “알렉산더는 반대에요. 분위기가 심각하면 다 알아 듣는 것처럼 있다가 케빈한테 몰래 “넌 알아? 지금 웃어야 돼?”하고 속삭이다가 들켜 다들 한바탕 웃고 말죠. “ ● ”한국어는 어려워” 해프닝의 연속 타국 멤버 중 한국어가 유창한 케빈이 통역 역할을 어느정도 담당하고 있지만 한국어가 서툰 일라이, 알렉산더의 한국어 정복은 늘 해프닝 선상에 있다. 수현 : “한번은 일라이가 외할머니께 전화를 한다며 통화 목록을 보여 주는데 할머니 이름이 ‘왜할머니’로 저장돼 있는 거에요. 말 그대로 “Why? 할머니”로 알고 있었던 거죠.” 케빈 : “알렉산더 형이 맏형으로서 동생들에게 심각하게 무게를 잡고 화를 내려 한 적이 있어요. ‘까불지마’를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진지하게…” 알렉산더 : “네. 까불이 하지마! 라고 했어요.” (울상) 기범 : “홈페이지에 타국 멤버들이 글을 남기면 오타가 많잖아요. 처음엔 주의 하면서 꼼꼼히 쓰더니 어느 때 부턴가 팬들이 자꾸 ‘귀엽다’ 고 칭찬 댓글을 남겨 주시는 거에요. 그 후로 오타가 늘어나는 것 같던데, 혹시 …?” 알렉산더·일라이 : “아니야!” (폭소) 6人6色 유키스는 톡톡 튀는 글로벌 멤버 구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 음악시장 공략을 목표로 내걸고 나선 아이돌 그룹 1호다. 커다란 최종 목표를 안고 있지만 유키스는 조급해 하지 않았다. ”우선 귀여운 느낌의 타이틀 곡 ‘어리지 않아’로 친근감 있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활동해서 글로벌 그룹의 꿈을 이뤄내겠습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6일 TV 하이라이트]

    ●주말 (N)(YTN 오후 8시35분)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춤 탱고. 탱고의 매력에 흠뻑 빠진 동호회 사람들을 만난다. 경기도 고양의 이색 동물원도 찾아간다. 눈으로 구경만 하는 동물원이 아닌, 동물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별난 동물원이다. 킥보드를 타는 오랑우탄부터 기침하는 앵무새까지 동물 친구들의 재롱이 펼쳐진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논일, 밭일, 과수원 일에 집안살림까지 혼자 도맡아 하는 미경. 게다가 가까이 사는 시누이들은 매일같이 남편에 아이들까지 데리고 와서는 온갖 요구사항을 다 늘어놓는다. 이 와중에 남편인 기태마저 건달처럼 빈둥거리며 산다. 다방 아가씨들과 대놓고 어울려 다니며 미경을 무시하기 일쑤인데….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채린은 병원 침대에 누운 청민을 보며 안절부절못한다. 하지만 청민은 운동신경이 빨라서 괜찮다며 채린을 위로한다. 의사는 청민에게 다친 곳을 일러주며 당분간 조심하라고 말하고, 채린에게도 남편 걱정 말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온 채린은 자신은 어머니가 될 자격이 없다며 울먹인다. ●살기 위하여(EBS 오후 1시15분) 새만금 간척사업이 갯벌과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본다. 정부와의 힘겨운 싸움에 지친 계화도 내부에서도 반목이 일어난다. 갯벌을 유지하길 원하는 어민들과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다른 주민들. 정부는 누구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고 분열을 조장한다.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KBS1 오후 10시) 1등급 이상의 명품에만 편중된 한우의 생산 및 소비 현상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지난 3월28일 ‘위험한 잠자리, 재탕 매트리스를 고발한다’ 방송 이후에도 여전히 재탕 매트리스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를 고발하고, 유통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흔들리지마(MBC 오전 7시50분) 수현은 용대에게 엄마가 딸을 만나는데 무슨 권리로 막는 거냐고 말한다. 드디어 정희는 수현을 찾아온다. 엄마 없이 사느라 힘들었겠다는 정희의 말에 수현은 어떻게 연락 한번 없을 수가 있냐며 죽은 줄만 알았다고 한다. 정희는 수현이 기회만 준다면 한국에서 엄마 노릇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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