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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자유학기제, 새 정부 교육정책 옥동자 되려면

    진로교육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공약인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준비기간을 거쳐 1~2년 뒤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수·교장·교사·연구원 등 진로교육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자유학기제 도입 취지에 찬성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고 한다. 이들은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진로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 준비기간을 거쳐 2015년이나 이르면 2014년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를 도입하되, 시행 학년으로는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1학기를 꼽았다. 그러나 준비 없이 실시할 경우 형식화되는 등 부실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만큼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자유학기제가 겉도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필기시험을 최소화하고 토론, 실습,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는 새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정책이다. 필기고사를 최소화하도록 해 학력 신장에 치중해온 전통적 공교육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 제도 도입에 따른 혼란 등 부담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당장 보수 교육 진영에서는 자유학기제 시기에 학력이 저하되고 사교육이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진로교육 전문가들이 직업 탐색에 대한 교육 인프라 구축과 학부모·교사·학생 등 교육주체의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실제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는 인프라도 풍족하지 못하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그나마 여러 가지 직업을 체험할 수 있지만 농촌과 군소도시에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 지필고사 축소 등 학력을 측정하지 않는 데 따른 보수층 일각의 거부감도 적지 않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중1 진로 탐색 집중학년제를 시범 도입하면서 중1 시험 폐지에서 중간고사 폐지로 후퇴한 것도 그런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계는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등 사안마다 보수·진보진영이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자유학기제는 진보진영에서도 환영하고 있는 만큼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교육계를 통합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교육정책의 옥동자가 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
  • 北 3차 핵실험… 파괴력 히로시마 핵폭탄의 절반

    北 3차 핵실험… 파괴력 히로시마 핵폭탄의 절반

    북한이 그동안 공언해 왔던 3차 핵실험을 12일 전격 강행했다. 3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6~7㏏(킬로톤)으로 추정됐다. 이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핵폭탄 위력(16㏏)의 절반 수준이지만 북한의 1, 2차 핵실험 때와 비교해서는 파괴력이 향상됐다. ㏏은 핵무기의 위력을 계산하는 단위로, 1㏏은 TNT 1000t을 터뜨렸을 때의 폭발력을 의미한다. 특히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날 핵실험이 미국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면서 미국이 적대적으로 정세를 복잡하게 하면 2, 3차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오전 11시 57분쯤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9로 추정되는 지진이 관측됐다”면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평가한 인공지진 규모가 4.9이고, 이를 핵폭탄 폭발 규모로 환산하면 6~7㏏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6년 1차 핵실험 때는 규모 3.9에 파괴력은 1㏏,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규모 4.5에 파괴력은 2~6㏏으로 추정됐다. 김 대변인은 “파괴력이 10㏏ 이상 나와야 정상적인 폭발인데 6~7㏏이면 파괴력이 조금 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이 정도 파괴력이면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북한도 이날 오후 2시 43분쯤 3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해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주위 생태환경에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핵무기의 소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원자탄의 작용 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 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언급한 ‘다종화된 핵 억제력’은 1, 2차 핵실험 때 사용했던 플루토늄 대신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이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재까지 핵실험은 한 차례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핵실험의 성공 여부와 플루토늄탄인지 고농축우라늄(HEU)탄인지 판별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향후 유엔 안보리 제재 논의를 구실로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천 수석은 “정부는 개발 중인,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 배치하는 등 군사적 역량 확충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英 동성 결혼 합법화 첫 단추…보수당 반발 딛고 하원 가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자신이 속한 보수당 이미지 쇄신 등을 위해 추진해 온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이 4일 밤(현지시간) 하원에서 가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5일 전했다. 영국도 동성 간 결혼 합법화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지만, 상당수 보수당원과 종교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하원은 이날 열린 2차 독회 표결에서 전체 의원 650명 가운데 찬성 400명, 반대 175명으로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이 법안은 집권 보수당 의원 가운데 60%가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표결에 앞서 집권당 내 분열로 인해 캐머런 총리의 ‘개혁’ 추진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투표에서도 보수당 소속 의원 303명 가운데 132명만 찬성표를 던졌으며 반대가 139명으로 더 많았다. 나머지 의원들은 투표를 거부하거나 기권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 같은 결과를 의식한 듯 표결 후 트위터를 통해 “하원 의원들의 투표는 국가 차원의 중대한 전진”이라고 평가했다. 이 법안은 상원 논의 등을 거쳐 2015년 이전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법안은 영국 웨일스와 잉글랜드에서 적용되며, 동성 커플들은 민간과 종교 예식을 모두 할 수 있다. 하원은 그러나 성공회 교회에는 동성 결혼식 주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를 부여하기로 했다. 영국은 2004년 이후 동성 커플의 결혼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부부와 같은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동반자 관계’를 인정해 왔다. 이번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영국은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11번째 국가가 된다. 앞서 프랑스 의회도 지난 2일 동성 결혼과 동성 부부의 입양 권리를 인정하는 개정 법안을 1차 투표에서 통과시켰으며, 오는 12일 최종 투표를 앞두고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軍 “北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 첫 제기

    軍 “北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 첫 제기

    정부가 6일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 실험일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북한이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이 바로 이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증폭핵분열탄은 수소폭탄은 아니며 핵분열을 보다 더 많이 일어나게 해 일반 원자폭탄보다 3~4배 높은 위력을 가진다”면서 “일종의 원자폭탄으로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단계”라고 설명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진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완전한 수소폭탄이라면 핵융합 폭탄을 의미하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소폭탄에 이르기 전 단계로 위력이 증강된 탄이라고 불리는 부스티드 웨펀(증폭핵분열탄) 단계가 있다”면서 “북한이 이를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플루토늄으로 두 차례 한 것을 볼 때 이번에는 위력이 더 높은 것으로 하지 않겠느냐”면서 “고농축우라늄으로 할 수도 있도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을 일부 갖췄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장은 “북한은 2006년 1차, 2009년 2차 핵실험을 했고 지금이 201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핵무기 소형화 수준이 상당 부분 진전됐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 정보당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핵무기의 소형화는 무게 1000㎏ 이하, 직경 90㎝ 이하의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기술력을 말한다. 정 의장은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해 “핵실험은 지하에서 이뤄질 것인데, 5분 뒤면 진동을 감지할 수 있고 30분 뒤면 자연지진인지 인공지진인지 파악해 핵실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북한이 이달 중에는 핵 실험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는 임박한 징후가 있으면 선제타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문재인 정계은퇴 요구는 부관참시 하는 것… 아까운 인재 죽일거냐”

    “문재인 정계은퇴 요구는 부관참시 하는 것… 아까운 인재 죽일거냐”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패배 뒤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당을 재생시켜야 할 의무를 ‘무한대로’ 지고 있다. 그러나 권한은 거의 없는 상태다. 성과를 내기에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문 위원장은 계파 간 알력을 조정하면서 당 재생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지난달 9일 당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취임 한 달을 앞둔 그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나는 희망을 봤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당 분란의 핵심인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과오에 대한 고백은 수없이 했다. 왈가왈부해서 물러나라는 것은 부관참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대위원장 취임 한 달을 맞은 소회는. -힘껏 노력해도 ‘뭐 하고 있냐, 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는다는 각오로 했다. 100일 뒤에 지금의 비대위는 혁신위원회였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처음은 미약했으나 혁신에 관해서는 창대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나는 욕망이 없는 비대위원장이다. 마음을 비우면 세진다. →민주당 워크숍(1~2일 충남 보령)을 보고 느낀 점은. -큰 희망을 봤다. 127명 중 122명이 참석했고 발언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발언했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해법이 있다. 워크숍은 문제 해법의 시작이었다. →문재인·이해찬·한명숙 의원 등은 워크숍에 불참했는데. -중요한 것은 거꾸로다. 세 사람이 안 왔다는 게 아니라 나머지는 다 왔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위기에 강하다. 세 사람이 못 온 것은 면목이 없어서다. 그것이야말로 책임의식이 있다는 것 아닌가. 안 왔다고 책임의식이 없다는 것은 당파적 발상이다. →문 전 후보는 어떤 과오를 어떻게 고백해야 한다고 보나. -과오 고백은 수도 없이 했고, 워크숍에 못 나온 것도 과오 고백이다. 이번에 ‘워크숍에 오십시오’ 했더니 문 전 후보가 “무슨 면목으로 갑니까”라고 하더라. →문 전 후보가 의원직 사퇴,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그런 결정을 왜 우리들이 하나. ‘과오 고백+알파(α)’라는 것은 본인의 의지다. 왈가왈부해서 물러나라고 할 일이 아니다. 부관참시와 다를 바 없다. 속은 시원할지언정 아까운 인재를 죽이는 것이다. 물론 후보이기 때문에 무한 책임은 있다. 그러나 자기 나름대로 이미 심판을 받고 있다. 책임을 지우겠다면 선거에 참여한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박영선·이인영 의원은 후보보다 더 열심히 선거를 치렀는데 다 책임져야지. 선거를 주도적으로 이끈 사람들은 다음에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문 전 후보가 역할을 해야 할 시기는. -지금은 자숙 기간이라 안 된다.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지원 유세 요청이 많을 것이다. 그때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안철수 전 교수도 그때가 적절하다. 지금 신당을 만들고 후보를 낸다면 야당 분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신당 창당)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워크숍에서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는데. -근본적으로 정치인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 질 사람은 져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뒤집으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말이다. 친노가 됐든 비노가 됐든 상관이 없다. 둘 다 주도적으로 선거를 치렀다면 둘 다 책임져야 한다. 후보는 무한 책임이다. 문 전 후보가 주연을 했다면 안 전 교수는 공동 주연 내지는 조연을 했다. 그쪽에서 이쪽 탓을 하고 이쪽에서 그쪽 탓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동의 탓이다. →민주당이 중도층 마음 얻기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분법적인 논리다. 진보 아니면 보수라는 이분법에 매달리는 것은 20세기 논리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이념적 싸움이다. 배고픈 사람 배부르게 해주고, 억울한 사람 눈물 닦아주는 게 기본 민생이다. 이데올로기에 갇혀 좌냐 우냐 하면 안 된다.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의 존폐와 시기는. -절충을 하더라도 비대위나 비대위원장이 하면 안 된다. 전대 준비위에서 해야 한다.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하고 여기에 토 달지 않고 집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만약 전당대회 시기를 못 정하면 표결로 가야 하고, 표결로도 안 되면 현 당헌대로 가야 한다. 현 당헌은 (대표의 임기가 내년 1월까지인) 임시전당대회다. 모바일도 합의가 안 되면 안 하면 되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을 고려해 새 지도부 임기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식한 것이라고 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내가 안철수라면 만들지 않는다. 학습 효과에 의해 우리 의원들 절대 (신당으로)안 간다. 갔다면 대선 때 왕창 갔을 것이다. 만약 간다면 공천 탈락자 내지 불평하는 B급 정치인이 갈 것이다. 그런 집안 치고 잘되는 집안 못 봤다. 망하는 길이다. 안철수 현상까지 죽이게 된다. 새 정치가 아니라 전형적인 헌 정치다. 민주당이 망하기를 기다렸다가 득이나 보려 하는 것도 전형적인 구태 정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52%로 떨어졌는데. -우려될 만한 사태다.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1년 안에 안가 허물고 하나회 숙청, 공무원 재산공개를 해서 85%로 갔는데도 막판에 힘을 잃었다. 불통 반복하면 큰일난다. 상호 보완적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빨리 임명해야 한다. 삐죽한 수석(壽石)을 받치려면 받침대는 둥글어야 한다. 진짜 유능한 사람을 앉혀 궁합을 맞춰야 한다. 대통령의 실패는 나라의 실패다.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은. -야당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민생, 생활, 현장에서 정책 정당을 하겠다. 아픔과 설움을 정책적으로 대변하겠다. 야당을 키워 달라. 힘이 빠져 아무것도 안 되는 야당이 되면 여당과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독선에 빠지고 그대로 망해버린다. 사즉생의 각오로 거듭나려는데 그나마 싹을 잘라 버리면 안 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45년 3월 3일 경기 의정부 출생 ▲경복고, 서울대 법학과 ▲14, 16~19대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김대중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국정원 기조실장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부의장(18대 국회)
  • [씨줄날줄] 성형대국/함혜리 논설위원

    일명 ‘선풍기 아줌마’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잦은 성형수술의 부작용으로 얼굴 크기가 일반인의 세 배 정도 커진 까닭에 붙여진 명칭이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성형수술이었지만 몇번 반복하다 보니 결국 성형 중독증에 빠지고 정신분열증까지 얻게 된 이 여인은 대한민국이 ‘성형공화국’이라는 타이틀의 실체를 그대로 확인시켜 줬다. 2004년의 일이다. 한국사회의 성형 열풍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성형 열풍은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전 사회 계층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들, 심지어 남자 연예인들까지 성형사실을 당당하게 고백한다. 예전에는 성형사실을 숨기려 했지만 지금은 공개석상에서 성형을 고백하면 마치 자존감의 상징인 양 박수를 받는다. 부작용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다고 하면 동정표까지 얻는다. 수능성형, 방학성형이라는 말도 낯설지 않다. 생일선물이나 입학선물로 성형수술을 해 준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국회에선 연령에 따라 성형 부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성형외과 광고판의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 사진을 보면 달라진 모습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쌍꺼풀 앞 트임과 뒤 트임, 팔자주름 필러, 양악수술, 코·턱 필러, 눈밑 애교 리터치, 지방흡입, 가슴 확대 등 종류도 다양하다. 문제는 성형을 하고 난 모습이 모두 비슷하다는 점. 오죽하면 염라대왕이 누가 누군지 구분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한류 붐과 함께 한국 연예인들처럼 가꾸고 싶은 중국·일본 등지의 원정 환자들로 강남의 성형외과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니 열풍은 열풍인가보다. 한국이 명실공히 성형대국이란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국제미용성형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11년 기준 한국이 인구 1000명당 13.5명으로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한 나라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성형대국이란 타이틀을 마냥 기분좋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외모를 중시하는 우리의 사회풍토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외모 가꾸기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관상불여심상(觀相不如心相)이라고 했다. 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마음의 상을 따라갈 수 없다는 뜻으로, 백범일지에 나온다. 성형수술을 통해 인상이나 관상을 바꿀 생각을 하기 전에 어떻게 마음 밭을 잘 가꿀지를 고민하는 국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바람’ 앞에 속타는 민주

    제1야당 민주통합당의 고민이 깊다. 대통령 선거 패배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도 당 쇄신 분위기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사퇴가 사회 지도층은 물론 여야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고 ‘제2 안철수 현상’이 조기 가시화될 조짐까지 보이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수많은 토론회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있지만 지리멸렬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당이 사는 길’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빠개질 것 같다. 참담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토론회를 준비한 정대철 전 의원은 “현재의 민주당이 죽어야 사는 길이라고 토론회 제목을 정하려다 심한 것 같아 고쳤다”며 고민의 일단을 털어놨다. 토론회 발표자들도 최근 민주당의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은 정당 재편성 과정에서 몰락할 수도 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추진할지도 모르는 신당과의 경쟁에서 패하면 흡수 통합될 수도 있다. 발전적 해체를 포함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훈수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특정 계파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집착하다가는 민주당이 외부 충격에 의해 분해되는 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1~2일 충남 보령에서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등 400여명이 모여 워크숍을 열고 대선 패배 원인을 진단한다. 그러나 대선 평가와 전당대회 규칙 등을 놓고 계파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어 주류와 비주류 간 대격돌이 예상된다. 겉으로는 변화, 혁신을 외치지만 절박감이나 위기감은 찾아보기 어려워 서로 ‘네 탓’만 하다 끝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현재 김 전 후보자의 낙마 문제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중도 강화 노선 투쟁 등 파열음 때문에 지지자들의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각종 의혹과 김 전 후보자의 땅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잠복기에 들어갔던 안철수 현상이 폭발적으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안철수 현상의 토대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다. 민생 현안이 줄줄이 밀리면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고 안 전 교수에게로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황주홍 의원은 “민주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가지 못할 경우 안철수의 제3신당이 나올 것이고 야권은 분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마저 안철수 현상 재연을 걱정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햇볕정책 vs 反햇볕정책… 화해 하시죠

    대북정책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햇볕정책과 반(反)햇볕정책 간의 대립과 불화로 응축된다. 그러나 이런 대립은 차이가 크게 부풀려진 것인 만큼 정책을 통해 수렴할 수 있다고 제기하는 하는 사람이 있다. ‘사회통합형 대북정책’(나남 펴냄)을 쓴 이재호(59)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다. 이 원장은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국제부장 등을 거치며 이 같은 주제로 고려대 정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원장은 “소모적인 논쟁은 피해야 한다”면서 “햇볕론자라고 해서 다 퍼주기이고, 다 유화론자이냐? 또는 흡수통일론을 실행할만한 천문학적 재정이 존재하냐,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과연 통일에 도움이 되냐?”고 반문한다. 이 원장은 햇볕론자들은 정책의 기쁨을 같이 나누려고 노력해야 하고, 반햇볕론자들은 ‘김대중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분열된 한국교회 ‘일치·연합’으로 극복해야”

    “분열된 한국교회 ‘일치·연합’으로 극복해야”

    ‘분열된 한국교회의 위기, 일치와 연합으로 극복해야’ 그동안 복음주의에 눌려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던 에큐메니칼 운동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독교의 교파·교회를 초월해 하나로 통합하자는 세계교회주의에 대한 관심 집중이다. 특히 이 같은 에큐메니칼 진영의 결집은 최근 논란을 빚은 개신교 보수, 진보 양측의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과 관련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일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교회 일치와 연합을 바탕으로 한 에큐메니칼 정신의 회복과 관련해 대사회적 선언과 천명을 하고 나선 사례는 성공회대·감신대·한신대 등 대학을 비롯해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와 문화신학회, 기독교장로회 생명선교연대,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기장 여신도회전국연합회 등 10여 건. 이들은 한결같이 복음주의에 치우친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에 위기감을 드러낸 채 일치와 연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에큐메니칼 정신의 회복을 선언하고 나선 건 역시 최근 개신교계의 큰 논란을 몰고 온 ‘WCC 공동선언문’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가 합의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공동선언문의 4개 기본 조항 중 ‘종교다원주의 배격’과 ‘개종전도 금지 반대’ 부분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번 선언문은 WCC의 역사와 전통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한신대)/“이번 선언문은 그동안 면면이 이어져 온 에큐메니칼 신학과 전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감신대)/“이 문서를 보면서 다시금 가부장적이고 차별적인 신학과 신앙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받는 것 같아 비통함과 한탄을 금할 수 없다.”(에큐메니칼 기독여성들)…. 결국 이 같은 에큐메니칼 진영의 주장을 종합하면 공동선언문이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가장 중시하는 WCC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에큐메니칼 정신을 기본으로 삼는 WCC 부산총회가 자칫 이 공동선언문으로 인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와 복음주의 보수교단의 정치적 개입에 대한 경계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신대 교수들은 호소문을 통해 “WCC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살려 제10차 부산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한국준비위원회를 재정비하도록 권유하고 이번 공동선언문에 대한 WCC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이 같은 에큐메니칼 진영의 천명과 선언이 잇따르자 NCCK 김상근 회장은 “WCC 공동선언문은 공식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NCCK와 상관 관계가 없다”며 ‘공동선언문 수용 불가’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최근 방한한 WCC 총무와 WCC총회준비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도와 선교는 교회의 대사회적 섬김과 봉사를 통해 구현돼야 한다”며 “개종전도라는 온전하지 못한 방법을 통한 전도와 개종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에큐메니칼 진영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에큐메니칼 측은 종교 다원주의와 개종 전도, 성경 무오설 등 선언문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심포지엄을 오는 4일 오후 2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는 “공동선언문을 둘러싼 절차적인 문제와 에큐메니칼 그룹의 정치적 문제가 제기 됐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신학적 입장에 있다”며 “성공적인 WCC총회 개최를 위해 에큐메니칼 신학의 관점에서 이 선언문에 대한 숙고와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생명의 窓] 간 이식 수술과 길 위의 미사/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생명의 窓] 간 이식 수술과 길 위의 미사/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모든 사람은 각자의 고유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사명을 인식하느냐 그러지 않느냐, 완수하느냐 그러지 않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천주교 신부로서 나에게 주어진 고귀한 사명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생명을 보듬는 일을 꼽고 싶다. ‘생명’과 무관한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생명 살림’은 한 사람의 신앙인이자 성직자로서 나의 온 삶에 부과된 거룩하고 숭고한 소명임에 틀림없다. 소소한 마음 씀씀이와 자그마한 몸짓으로나마 생명을 돌보는 것이 바로 생명의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이기 때문이다. 생명 살림을 소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신부에게 지난해는 더욱 보람 있고 뜻 깊은 한 해였다. 왜냐하면 두 가지 사건을 통해서 더욱 깊숙이 생명이라는 주제에 발을 담그게 되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작년 5월에 동료 신부에게 간을 이식해 준 것이다. 많은 지인들은 걱정하였지만, 별 고민 없이 간 공여를 결정했고 기쁘게 나누었다. 의료진의 예상보다 회복도 빨랐고, 지금은 수술 전과 같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수술 후 두 달여의 휴식 기간을 마치고 연말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 열렸던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4대강, 제주 구럼비, 그리고 오늘을 생각하는 월요미사’에 빠짐없이 참여했던 일이다. 장맛비를 맞기도 했고, 때 이른 겨울 추위에 떨기도 했으며,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 때문에 서 있기 힘든 적도 있었지만, 이 땅의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듬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매주 월요일 대한문을 찾았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신부로서 아픈 벗에게 장기를 나누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행위이지만, 길 위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이 도대체 생명 살림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고. 더 나아가 성직자가 사회문제에 관여함으로써 신앙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은 아닌가라고. 하지만 나는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다. 장기 기증과 길 위의 미사는 분명 생명을 살리고 보듬고자 하는 한 지향의 다른 표현이라고 말이다. 거룩한 신앙고백으로서 생명을 돌본다고 할 때, 생명은 단순히 인간 생명만이 아니라 창조주의 생명의 손길이 깃든 온 세상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 생명은 생물학적 생명만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생명을 아우른다. 생명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생명을 돌보는 길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생명을 향한 시선과 의견이 어떠하든 생명과 죽음, 살림과 죽임을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의 무절제한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하늘과 땅, 산과 강, 뭇 생명을 죽이는 야만적인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만 한다. 보금자리와 일자리를 빼앗음으로써 산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생명의 가치가 훼손되어 버린 오늘 이 시간, 그 어느 때보다도 벗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나누는 고결한 봉헌에서 죽음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벗을 품에 안으려는 사랑과 관심에 이르기까지, 참생명 살림의 길을 함께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도한다.
  • [열린세상] 행복지수 높이기/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열린세상] 행복지수 높이기/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요즈음 해외에 나가면 참으로 격세지감이란 말을 실감한다. 30년 전쯤 공부하러 처음으로 바깥 세상에 나갔을 때를 되돌아보면 그때는 정말 우리 모습이 왜소했었다. 대학원에 같이 다니던 미국 친구들 중에도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어딜 가도 첫마디가 일본인이냐고 하면서 친숙하다는 표시로 한두 마디 아는 일본어 인사를 건네곤 했었다. 가끔 한국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의 반응도 ‘아, 한국’ 하면서 다소 측은하게 쳐다보는 눈초리, 그 눈초리를 감수해야 했다. 솔직히 그때는 내 눈에도 서양 사람들은 키도 크고 잘생기고 옷도 잘 입었던 것 같았고 그에 비해 우리는 정말 보잘 것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국제공항이나 유명 관광지에 가면 어김없이 한국말을 들을 수 있고 비싼 옷을 입고 제일 멋 부리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다. 지난 연말 국제회의에 참석하러 파리에 갔었는데 TV뉴스는 늘 그리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경제위기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명물인 샹젤리제의 크리스마스 등 장식마저 과거의 화려함은 자취를 감추고 그마저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점등시간을 줄인다고 난리였다. 우리 소득 수준은 아직 잘사는 선진국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지만 물질적으로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가 얼마나 있을까?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삶은 놀랄 만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모두가 인정하듯이 이렇게 빠르게 발전한 나라, 지난 50년 동안 빈곤한 나라에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이처럼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나라이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아직도 낮다. 지난해 12월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파나마와 파라과이였고, 한국은 148개국 중 97위였다.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32위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 입시, 취업, 사업 등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우리는 경쟁을 거친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갈 수는 없고 그 과정에서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택방법이 경쟁이니 이를 피해 갈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경쟁에서는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결과에 따라서 인생의 명과 암이 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기는 것에 몰두한 나머지 비인간적인 일, 도덕불감증이 만연해 가는 현상을 우리는 가끔 본다. 이기는 것이 당연히 목표가 되어야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건 병든 사회이다. 잠시 긴장을 풀면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코를 베어갈 것만 같은 사회, 어느 날 누가 난데없이 나타나 내 것을 가로채 갈 것 같은 사회, 정당한 방법만으로는 부족하고 뭔가 플러스가 있어야 될 것 같은 사회, 인터넷 악플이 선량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회, 감시의 눈을 피할 수 있다면 법에 어긋나는 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라면 행복지수가 높을 수 없다. 도덕불감증은 믿음의 바탕을 통째로 흔들고 믿음이 없는 사회에서는 감시와 규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분열과 갈등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늘 ‘빨리빨리’ 살아온 우리는 이 바쁜 세상에 남 눈치 볼 것 없이 기회가 되면 무조건 쟁취해야 되고 그렇게 못하는 자가 병신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이겼다고 해서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 뒤처진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지는 못할망정 왕따시키고 낙오시킨다면 뒤처진 사람은 설 곳이 없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페어플레이 정신인데 인간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파울플레이가 난무하는 병들고 피곤한 사회에서 행복지수가 높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치르는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첨단기술, 최신 시설, 우수한 인적 자원이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와 경쟁력을 진정 높이는 길은 승자가 패자에게 관용을 베풀 줄 아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개개인의 도덕성을 높이는 것이다.
  • “北 핵실험장 ‘벙커’ 추정 시설 포착”

    북한이 조만간 핵융합 기술로 소형화한 ‘증폭 핵분열탄’을 실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등과 함께 북한이 수입한 핵 관련 물자의 동향이나 핵시설의 건설·개발 상황을 감시한 결과 북한이 향후 한 차례 실험만으로 증폭 핵분열탄을 실용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현재 약 5t 중량인 나가사키형 원자폭탄(팻맨)급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무게를 줄여야 한다. 증폭 핵분열탄 실험에 성공하면 무게를 기존의 5분의1에 해당하는 1t 정도로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북한이 개발 중인 대포동 2호 개량형 미사일의 경우 800∼1000㎏의 핵무기를 실을 수 있다. 북한이 증폭 핵분열탄 실험에 성공할 경우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지휘·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벙커’가 포착됐다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가 이날 밝혔다. 한·미연구소가 자체 운영하는 북한 동향 분석 웹사이트 ‘38노스’는 이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찍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핵실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물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핵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는 터널 입구로부터 북쪽으로 약 15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지휘통제벙커’는 핵시설 조종장비, 실험 결과 모니터 장비, 통신 설비 등을 갖춘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이른 시일 안에 핵실험을 강행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인간의 뇌를 조종하는 기생충이 있다?

    기생충의 한 종류인 톡소포자충(톡소플라즈마)이 인간의 뇌를 조종하는 방법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뉴스를 통해 공개됐다. 유명 기생충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야로슬라프 플레그르(Jaroslav Flegr) 체코 프라하대학 교수는 “톡소포자충이 우리 뇌를 조종할 수 있다.”는 대담한 주장을 펼쳐 최근 1년 정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플레그르 교수에 따르면 톡소포자충은 일반적으로 쥐를 사냥하는 고양이에 기생한다. 교묘한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기생충은 쥐의 행동을 변화시켜 고양이에게 잡아먹힘으로써 새로운 숙주로 이동한다. 이 기생충은 고양이에 침투하기 위해 쥐의 행동이 변화하도록 유도하는데, 감염된 쥐는 반응시간이 느려지고 무기력해지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인간에게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플레그르 교수는 발견했다. 하지만 톡소포자충이 어떤 방법으로 인간의 행동에 변화를 주는지는 최근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2개월 전,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감염학센터 소속 안토니오 바라간 연구원이 이끈 연구진이 톡소포자충의 수수께끼를 푸는 중요한 열쇠를 발견했다. 이는 이 기생충이 숙주로 이동하고 중요한 뇌에 도달하기 위해 백혈구를 ‘납치’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백혈구는 원래 이런 침입자를 공격하는 세포다. 톡소포자충은 마치 백혈구를 납치한 버스처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그곳(백혈구)을 작은 화학공장으로 개조해 우리 인간의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둔하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게 한다. 톡소포자충은 주로 쥐를 잡아먹은 길고양이를 숙주로 하며 배설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여기서 배설물로 배출된 충란은 1~5일이 지나야 감염력이 생기는데 그전에 하루 두세 번 이상 배설물을 치워준다면 감염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생충에 감염됐던 고양이도 2주가 지나면 더는 충란이 든 배변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고양이의 배변과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휴지통, 오염된 물, 덜 익은 육류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큰 문제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임산부는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톡소포자충에 임산부가 감염되면 유산이나 선천성 기형의 위험률이 높아진다고 주의하고 있다. 프레그르 교수는 지난 1990년 우연히 자신이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사실을 알았다. 이는 동료 연구원이 새로운 진단 테스트를 개발하여 이를 그가 시도해 봤던 것이다. 감염을 알게 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고 한다. 톡소포자충이 쥐의 공포심을 저하시켜 고양이에게 잡아먹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도 얼마 전부터 공포심이 둔해진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길을 건너던 도중 차가 경적을 울려도 피할 생각을 못했고 그 원인이 톡소포자충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했다고 한다. 프레그르 교수는 지난 15년간 공중보건 자료에 의한 실험과 분석을 시행한 결과 톡소포자충과 인간의 행동에 관한 몇 가지 놀라운 연관성을 밝혀냈다. 즉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에 대해 그는 이 기생충이 반응 시간을 늦게 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이 밖에도 감염자는 조현병(정신분열증) 발병 확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사람은 자살률이 상승한다는 다른 연구진의 보고도 있다고 프레그르 교수는 설명한다. 톡소포자충이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그동안 수수께끼였지만 2009년 영국 연구진이 톡소포자충은 도파민의 전구물질인 엘도파(L-dopa)를 생성하는 2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파민 증가는 조현병의 발병과 연관된다. 하지만 이 발견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으며 여전히 많은 수수께끼가 남아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안토니오 바라간 연구진은 실험용 쥐의 혈액 속에 있는 톡소포자충을 연구해 그들이 의외의 장소에 숨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생충 등 인체에 비정상적인 세포가 침투하거나 생겼을 때 이를 죽이는 세포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T 세포를 자극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수지상세포(나뭇가지 세포)가 있는데 이는 “인간의 면역체계의 문지기”라고 바라간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톡소포자충이 이 수지상세포를 이동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추정했다. 마치 트로이의 목마처럼 이 세포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그들의 생각은 실험 결과 옳았다. 톡소포자충은 수지상세포를 통해 체내를 이동해 숙주의 뇌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수지상세포가 어떻게 이동한 것일까. 면역세포는 바이러스 침투 등의 자극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톡소포자충이 직접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수지상세포는 자신이 감염된 것조차 인식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수지상세포를 움직이게 한 것일까? 대답은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감마 아미노뷰티르산·GABA)이다. 이에 대해 바라간 연구원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GABA는 뇌에서 작용하지만 분명히 백혈구 면역체계에 존재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아무도 본 적 없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연구진은 톡소포자충이 수지상세포 내부에서 GABA를 생산하고 같은 세포의 외부에 있는 GABA 수용체를 자극해 이를 통해 세포로 몸을 옮겨 뇌에 도달한다고 추정했다. 또한 여기에는 중요한 점이 있다. 조현병 등 많은 정신장애는 일반적으로 GABA의 기능의 혼란이 관찰됐다고 한다. 따라서 GABA양이 증가가 “두려움과 불안감의 저하와 연관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모든 수수께끼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프레그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물질은 도파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GABA의 메커니즘은 참신하고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톡소포자충에 관해 지금까지 알게 된 사실로 볼 때 그들은 매우 영리한 생물”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 음반] ‘베슬’(Vessel)

    [새 음반] ‘베슬’(Vessel)

    미국의 2인조 밴드 트웬티 원 파일러츠가 메이저 데뷔앨범을 발표했다. 지난해 지산밸리록페스티벌, 글로벌개더링코리아 등 두 차례나 한국을 찾은 덕에 귀에 익지만, 데뷔앨범이 맞다. 스스로 음악을 ‘스키조이드 팝’(schizoid·정신분열의)이라고 부른다. 팝·록을 바탕으로 힙합과 레게는 물론, 신시사이저를 버무려낸 음악 색깔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 첫 트랙 ‘오드 투 슬립’(Ode To Sleep)부터 쏟아지는 랩의 목소리 톤은 에미넴을 떠올리게 한다. ‘세미 오토매틱’(Semi Automatic) ‘페이크 유 아웃’(Fake You Out) 등에서 경쾌한 신시사이저 멜로디로 진탕 놀다가도, 진중한 발라드 ‘트루스’(Truce)에선 밴드의 음악적 깊이를 엿보인다. 장르의 틀로 규정짓기 어렵고, 정체가 모호한 것도 사실. 하지만 곁에 두고 들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밴드 이름은 아서 밀러의 희곡 ‘모두가 나의 아들’에서 차용했다. 자본주의의 전형적 인물인 한 기업가가 비행기 부품 결함을 알고도 납품한 탓에 21명의 조종사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대목에서 이름을 취했다. 3월 1일 단독 내한공연을 한다. 무대에만 오르면 ‘정신줄’을 놓는 두 사내의 라이브가 기대된다. 워너뮤직.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민주당 대선 패인 바로 보고 새 이념좌표 찾길

    18대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됐건만 민주통합당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꾸려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도 언제부터 본격 가동될 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지지자들에게 회초리부터 맞겠다며 비대위 인사들 중심으로 엊그제부터 광주와 부산·경남 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사죄의 3배’를 하고 쓴소리를 듣고 있지만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낱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만 듣고 있다. 대선 패배의 원인은 대체 무엇인지, 오도된 정책·노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성찰도 없이 그저 “사죄드린다”며 지지자들에게 허리만 굽히고 다니니 공허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민주당의 표류는 친노무현계와 비노무현계, 반노무현계 등으로 갈린 해묵은 당내 계파 대립과 이에 따른 권력 공백과 구심점 부재, 그리고 이념적·정책적 지향점 상실이 근본 원인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왜 우리만 져야 하느냐’는 친노 진영과, ‘친노 진영의 2선 후퇴가 당 쇄신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하는 비노·반노 진영의 권력 다툼이 이처럼 당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를 거치면서 분당과 탈당, 합당을 거듭하며 분열과 반목을 이어온 고질적 병폐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127개 의석을 지닌 제1야당의 표류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이 나라 정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속히 당을 수습해야 하며, 가차없는 자기 성찰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4월 총선 패배 요인을 분석한 당내 보고서를 친노 진영으로 짜인 당시 당 지도부가 쉬쉬하며 덮고 넘어간 상황이 재연돼선 희망이 없다. 철저히 패인을 분석해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물은 뒤 쇄신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대선 패인 분석 일체를 외부인사들에게 맡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계파를 떠나 중진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나고 신진기예에게 당의 재건을 맡기는 영국 노동당 식의 파격도 요구된다. 그것만이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다짐을 실천으로 옮기는 길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바란다. 낡은 계파구도를 청산하고 이념좌표를 새롭게 설정해 새 민주당으로 거듭나는 대장정을 시작하라.
  • [열린세상] 박근혜 당선인,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당선인,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라틴어 법률 격언이다. 신의성실의 원칙(bona fide)의 터전이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지만, 국민들이 약속이나 사회질서를 잘 지키는 것은 핵심 가운데 핵심이다. 민주법치주의는 약속을 지키기로 하고 체결한 사회계약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명한 경제 사학자들도 약속을 유인책으로 여기는 중국은 국민성의 한계로 높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초일류 선진국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렇듯 약속은 소중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국민께 드린 공약을 잘 지켜서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그렇다면 선거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일까? 약속은 거울의 법칙(Mirror Image Rule)에 따라서 청약자와 승낙자 사이에 한 치도 어긋남이 없는 의사의 합치이다. 반면에 선거공약은 유권자에게 자신의 미래 비전을 개괄적으로 제시한 일방적인 의사표시일 뿐이다. 인류에게 자유와 이성의 소중함을 알려준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법칙을 배우는 시간에 논의되는 사례이다.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아주 커다란 고통을 가져온다. 예컨대 국가재정이 거덜났다거나, 어제 동맹국이 우리에 대한 지지를 포기했다거나…. 그럴 경우 거짓말을 하거나 침묵하는 기만이 국민 대다수의 고통을 회피할 수 있는 길임에도, 그래도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실만을 말해야 할까? 선거공약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주권자에 대한 도리로 소중하다. 하지만 공약 이행에만 집착하고, 신뢰의 상징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순간에 대통령으로서는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단순한 국내정치를 상대하던 국회의원 신분과는 달리, 청와대에 입성하여 글로벌 무한경쟁 환경에 대한 정보보고를 듣고 복잡한 대외관계에 맞닥뜨리는 순간, 공약 집착만으로는 대한민국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불가피한 경우에는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또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음을 납득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도 사정변경의 원칙에 의해서 변동될 수 있음을 이해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정지표를 참여정부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대한민국을 지역, 구획(강남, 강북), 세대, 빈부 등으로 더욱 분열시켜 그 약속은 지키지도 않았다. 국민들은 그분이 평범한 필부와 같이 내뱉는 투정 섞인 말투에 현혹되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을 기억도 못한다. 이명박 현 대통령은 선거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대외적인 실적과 경제 살리기로 만회하면 국민들이 알아서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하고 소통에 소홀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극명한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는 ’박근혜 대통령’ 시대의 성공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대통령이 신뢰를 주는 것은 소중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최고통수권자로서의 지도력이다. 지도력은 변화를 읽는 선견력, 넓은 도량과 사회통합능력, 새로운 추세나 외부충격을 해석하는 세계관,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깊은 인식능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변신과 적응력 등이다. 오늘날 한반도는 물론이고 우리 기업과 국민이 진출한 전 세계에는 대한민국을 향한 협박이 소위 초국가적 안보위협세력이라는 이름으로 지천에 널려 있다.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는 치안질서를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경쟁세력으로부터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이를 위해 단순한 과거의 경험자가 아니라 그 분야를 충분히 연구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현재의 매우 비효율적인 수사체계와 정보체계를 통합적으로 재편, 국가안보 체계를 혁신하는 것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대통령이 행복해지는 것이 바로 국민 행복의 길이다!
  • [세종로의 아침] 아일랜드 vs 그리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아일랜드 vs 그리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아일랜드와 그리스, 유럽의 변방인 두 나라는 2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초라한 신세였다. 하지만 지금 두 나라의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달라졌다. 아일랜드는 ‘구제금융 졸업’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는 반면, 그리스는 여전히 경기 침체의 터널 속에 갇혀 있다. 변덕이 심한 날씨로 유명한 아일랜드의 경제는 ‘화사한 봄날’을 맞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재정위기국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PIIGS)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0.4%) 성장을 한 데 이어 올해도 1%대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 8일에는 금리 3.35%의 조건으로 5년 만기 국채 25억 유로(약 3조 5000억원)어치를 무난히 팔아치웠다. EU 27개국 중 가장 낮은 법인세율(12.5%)과 경제위기 전보다 20%나 싼 임금으로 지난해에만 140여개의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1만 2000여개의 일자리를 늘린 까닭이다. 지중해 연안의 따뜻한 그리스는 6년째 불황의 늪에 빠져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이고, 월급과 연금이 40%나 깎여 국민경제는 빈사 상태나 다름없다. 구제금융의 대가로 약속한 대로 2020년까지 공공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120%로 낮추려면 뼈를 깎는 고통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새해 첫날 철도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등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그리스가 ‘지옥행 열차’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것은 그리스인이 결코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리스의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한국 등에 이어 네번째로 많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그것은 아일랜드와 그리스의 리더십 차이다. 아일랜드는 과거 20년간 메리 로빈슨과 메리 매컬리스라는 두 여성 리더가 ‘세계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를 표방하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외국자금을 끌여들여 연평균 7%대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뤘다. 서유럽의 빈국에서 자신들을 수백년간 지배했던 영국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 가까이 많은 ‘기적’을 창출한 것이다. 그 덕분에 위기에 몰려도 아일랜드인은 긴축의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반면 그리스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 등 리더가 EU 가입 후 쏟아져 들어온 저금리의 외국자금을 경제를 위해 쓰기는커녕 집권 연장을 위해 흥청망청 써버리는 바람에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에 그리스인은 “리더가 저지른 잘못을 우리가 왜 뒤집어써야 하느냐”며 연일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일랜드의 리더십은 국민들을 통합했고, 그리스의 리더십은 국민들을 분열시킨 셈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국민들이 ‘내 편’, ‘네 편’으로 분열돼 있다. 원화 가치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어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시기이다. 이런 ‘난국’에는 신뢰와 설득을 통해 국민을 하나로 묶는 아일랜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약한 권력, 강한 국가/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약한 권력, 강한 국가/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곧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민주적 격전을 뒤로 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어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많은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 대통합, 경제 민주화, 민생정치를 통해 ‘국민 행복의 시대’를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의 공약을 곰곰이 따져보면 지난 여러 정부들과는 다른 차원의 방향성을 지닌다. 외양의 충족보다는 내실화에 방점이 주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압축적 ‘따라잡기’로 근대적 문명 표준인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 이명박 정부도 국가 선진화를 내걸었다. 우리는 그동안 ‘단선적 추월전략‘에만 몰두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단계적 비약전략을 구사해 ‘모범 국가’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성공적 외양에도 우리 내부의 모습은 결코 온전하지가 않다. 정치적 분열, 이념 갈등, 사회·경제적 양극화, 청년실업과 고령화, 성장 잠재력 저하 등으로 내파(內波)의 위기감까지 팽배해 있다. 우리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을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단단하고 알찬 호두 같은 나라’를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국제정치학자 부잔은 ‘강한 국가론’을 주장했다. 부잔은 지구상에 수많은 주권국가들이 존재하지만 국민적 합의에 의해 이념과 제도가 유기적으로 결속된 ‘강한 국가’와, 힘에 의해 합의가 강제되거나 국민이 분열되고 제도적 활력이 낮은 ‘약한 국가’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우리는 성공한 국가지만 ‘강한 국가’는 되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안착시켰다. 수평적 권력교체까지 경험함으로써 민주적 공고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역·이념·세대의 분열과 대치가 구조화되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대통령들은 배제·제압·불통의 리더십으로 ‘강한 권력’만 추구하였을 뿐, 소통과 포용을 위한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설득의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적 다원성을 유지하면서 국민적 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민주·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물론 국민 개개인도 향민(鄕民)이나 계급적 전사(戰士)가 아니라 포용적 공민(公民)으로 거듭나 하나가 된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불균형 발전 전략, 개방적 무역국가와 적극적 세계화에 치중했다. 이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의 양극화와 갈등의 심화로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화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대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 민주화와 복지가 최우선 의제로 등장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와 복지 증진은 단순한 정책과 제도의 개편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대기업과 승자는 배려와 책임감을 발휘하고, 서민과 약자는 희망을 잃지 않는 ‘의식’의 조화가 메아리쳐야 한다. 이를 위해 새 대통령은 희망의 제공자, 화해의 중재자인 동시에 치유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는 방향성과 활력을 잃고 있다. 환란 이후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정보화 경제를 이룩했지만 저고용·저성장 경제, 편중 성장의 문제에 봉착했다. 한국 경제는 ‘따라하기’를 통한 ‘따라잡기’ 수준을 넘었지만 스스로 창신(創新)하지 못하고 위기에 직면했다. 우리는 더 이상 성장과 분배, 무역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일면적 선택을 둘러싼 ‘이념경제’의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 확보, 지속가능한 성장, 고용친화적 산업의 발양을 위해 우리 모두의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결집되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창조경제’ 전략을 수립·실행하여 ‘제2의 산업화’ 붐을 일으켜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에서 제시한 공약들을 입체화·전략화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을 모래알처럼 흩어진 ‘약한 국가’가 아니라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영글어 잘 결속된 ‘강한 국가’로 변신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국민의 대통합과 조화로운 사회, 창조경제는 ‘강한 대한민국’ 만들기의 전략적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MB 두 선택 ‘택시법·측근 특사’… 朴에 ‘손톱 밑 가시’ 되나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하게 될 마지막 두 가지 선택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다시 갈등을 빚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가지 선택이란 이 대통령이 택시법(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와 설(2월 10일) 특별사면 대상에 권력형 비리로 구속된 측근 인사들을 포함시킬지를 결정하는 문제다. 이 대통령이 쉽게 결심하기 어려운 사안이면서 공교롭게 두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의 생각은 서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국회에서 정부로 넘어온 택시법에 대해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반대하고 있다. 택시는 대중교통으로 보기 어려운데도 여기에 연간 1조 9000억원의 혈세를 퍼붓게 하는 택시법은 명백한 ‘포퓰리즘 법’이라는 것이다. 언론도 이례적으로 진보·보수 성향에 관계없이 한 목소리로 택시법을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결국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택시법이 여야 다수의 합의로 통과된 데다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사실상 박 당선인의 공약 사항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물론 새 정부와 갈등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보게재 등을 감안한 거부권 행사 최종 시한은 오는 28일이다. 설 특사는 난이도가 더 높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특사 대상으로 검토되는 이들을 실제로 풀어주면 국민적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 박 당선인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대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의 사면권을 분명하게 제한해 무분별하게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략적인 목적이 뚜렷한 이 같은 특별사면은 명백히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난제’를 새 정부에 넘기지 않고 현 정부에서 미리 처리해 주는 효과도 있기는 하겠지만, 이 대통령이 측근 비리자가 포함된 특사를 강행하면 박 당선인의 ‘소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언론보도가 나온 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데 측근들이 특별사면 대상에 언급되는 것을 보고 대로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 “(퇴임 후에) 말하는 것에 조심하겠다. 분열이나 갈등의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극우 헌재소장 후보’ 지명에 판사들 뿔났다

    ‘극우 헌재소장 후보’ 지명에 판사들 뿔났다

    이동흡(62)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반발 기류가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를 넘어 사법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판결로 말한다’는 판사들이지만 청와대의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서울의 A 부장판사는 “막말 논란이 일었던 윤창중씨는 한시적인 인수위원회 대변인이지만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는 6년이다. 다음 정권까지 이어질 헌재 소장에 9명의 재판관 중 가장 보수적인 인물을 지명한 것은 국민 대통합은커녕 사실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한 48%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 아닌가”라며 이 후보자를 헌재소장으로 지명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A 부장판사는 이어 “지난 대선이 진보와 보수라는 양강 구도로 치러지면서 상당수 국민들이 양극단으로 분열된 가운데 국민 대통합을 강조했던 박 당선인의 첫 인사를 보고 막연한 기대감이 절망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등법원의 B 판사는 “판사들 사이에서는 ‘막장 수준의 인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박 당선인이 강경 보수인 이 후보자를 헌재 소장에 임명해 헌재를 통해 사법부마저 통제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까지 든다”고 말했다. 같은 법원의 C 판사는 “영화 ‘부러진 화살’과 ‘도가니’ 등의 흥행 이후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위협받는 상황인데 독립기관인 헌재가 보수 이미지로 덧칠된다면 국민들이 사법부를 더욱 불신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변호사 단체에서는 성향에 따라 다양한 입장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임명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진보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반하는 소수의견을 여러 차례 표시했고, 친일재산국가귀속법에 대해 위헌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 우리 헌법정신에 반하는 결정이었다”며 “이 후보자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장으로서 갖춰야 할 균형 감각이 결여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은 “이 후보자가 헌재에서 낸 의견이 일부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이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에 앞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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