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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에 뒤통수 맞은 우버

    우버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경영진까지 파견하는 등 든든한 동지 역할을 자처했던 구글이 순식간에 적으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구글이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기존의 무인자동차 프로젝트와 이를 결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각국의 규제 당국, 기존 택시 운전사들, 적대적 언론과 경쟁사 등을 상대해 온 우버가 구글이라는 새로운 위협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구글은 2013년 우버에 당시 사상 최대 규모인 2억 5800만 달러(약 2746억원)를 투자했으며 1년 뒤 2차 투자계획에도 참여했다. 구글의 최고 법무책임자인 데이비드 드러먼드 부사장이 우버 이사회에도 참여하는 등 두 회사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언젠가 구글이 우버를 인수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은 동맹 관계의 절단으로 날 모양새다. 통신에 따르면 드러먼드 부사장은 최근 우버 이사회에서 구글이 직접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을 밝히고 현재 구글 직원들이 쓰는 차량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사진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버 이사회는 현재 드러먼드 부사장의 이사직 해임을 놓고 고민 중이다. 분열 조짐은 감지돼 왔다. 구글은 지난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무인차로 운송 서비스를 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으며, 지난주엔 우버의 경쟁사인 ‘리프트’와 정보 제공 협약까지 맺었다. 자금은 물론 기술에서도 우버의 구글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우버 스마트폰 앱은 구글 맵을 기본으로 작동돼 구글과의 관계 단절은 사업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구글의 미심쩍은 행보에 우버도 나름 대비책을 세웠다. 구글의 계획이 알려지기에 앞서 우버는 무인자동차 기술 개발을 발표해 구글에 맞불을 놨다. 이날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우버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자동운전 자동차 연구소 설립하는 계획을 세웠으며 카네기멜런대와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기고] 北 한·미 연습 중단요구 단호히 대응을/이서영 예비역 육군 소장·전 주미대사관 무관

    [기고] 北 한·미 연습 중단요구 단호히 대응을/이서영 예비역 육군 소장·전 주미대사관 무관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주장한 이후 대남 선전기구와 외교관, 언론매체 등을 동원해 ‘한·미 연합연습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한·미 연합연습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연습이므로 핵실험 중단과 연계시키는 것은 맞지 않고,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정부도 ‘북한이 연례적인 한·미 연합연습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계하는 것은 암묵적 위협’이라고 일축하고 ‘북한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뜬금없이 한·미 연합연습과 핵실험을 연계시키는 저의는 무엇일까. 바로 핵실험 중단을 미끼로 한·미 연합연습을 중단시켜 한·미 동맹과 한·미 연합전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한국 내 남남갈등을 조장해 국론을 분열시킴으로써 우리의 안보태세를 약화시키려는 목적이다. 또한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 인권문제, 소니 픽처스 해킹 문제 등으로 야기된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을 회피하면서 북·중 관계 개선과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이끌어 보려는 고도의 정치 심리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1991년 남북 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합의 당시 북한은 야전군급 한·미 연합 기동훈련인 팀스피릿 연습을 중단하면 자신들도 핵개발을 포기하겠다고 요구해 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그 요구를 받아들여 1992년 팀스피릿 연습을 일시 중단했고, 1994년 이후에는 완전히 중단해 버렸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핵 개발 재개는 물론 탄도미사일 개발까지 진행했다. 우리는 같은 우(愚)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6·25전쟁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한·미 연합 방위체제를 근간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왔다. 한·미가 연합으로 실시하는 키리졸브독수리(KRFE) 연습이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실시하는 한·미 연합 방어훈련이다. 따라서 우리 군이 동맹인 미군과 함께 훈련하면서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가장 필요하고 기본적인 임무다.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정상적이고 정당하게 훈련하는 군대보고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다. 또한 적국이 훈련 중단을 요구한다고 해서 이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아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아둔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남북 대화를 구실로 북한의 한·미 연합연습 중단 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한·미 연합연습을 포기하는 것은 군대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요, 스스로 기능을 상실하게 하고 무장을 해제하는 것과 같음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 또한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요구하기에 앞서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에 약속한 비핵화를 먼저 실천하고 이러한 원칙과 대전제 아래 남북 간 신뢰를 쌓아 가는 것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핵개발이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해 스스로 멸망의 길로 가고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 [아하! 우주] ‘세 소행성’ 동시충돌... 화성의 ‘삼둥이 크레이터’ 포착

    [아하! 우주] ‘세 소행성’ 동시충돌... 화성의 ‘삼둥이 크레이터’ 포착

    화성에도 대기가 있지만, 지구 대기 밀도의 1%도 안 되는 데다 춥고 건조한 기후라서 크레이터가 지표면에 오랜 세월 보존된다. 화성 표면 지형에서 지구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물이 없다는 것과 크레이터가 많다는 것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화성 표면의 무수히 많은 크레이터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인 MRO의 고해상도 카메라인 HiRISE를 통해서 대부분 상세하게 분석되어 있다. 이 중에는 화성의 역사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가진 것도 있지만, 과학자들을 미소 짓게 하는 것들도 있는데, 지금 소개하는 '삼둥이 크레이터'(Triple Crater) 역시 그런 경우다. 한 번에 태어난 세쌍둥이처럼, 적어도 세 개의 소행성이 한꺼번에 충돌해 형성된 이 크레이터는 화성에서도 드문 존재다. 사실 크레이터와 다른 크레이터가 서로 겹치는 경우는 그렇게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이 경우 먼저 생긴 크레이터 일부가 새롭게 생긴 온전한 크레이터에 의해 잘려나가게 된다. 위의 사진은 두 개의 큰 크레이터와 아래쪽에 작은 크레이터 하나가 동시에 생긴 모습으로 겹치기 크레이터는 하나도 없다. 과학자들은 이런 크레이터가 동시에 다수의 소행성이 충돌할 때 생긴다고 설명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크게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경우는 소행성이 서로 간의 약한 중력으로 묶여서 서로의 주위를 공전하는 경우다. 이 경우 운이 좋으면 화성 대기를 통과하면서도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고 비슷한 위치에서 지표에 충돌할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하나의 큰 소행성이 추락하던 도중 강력한 마찰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몇 개로 쪼개지는 경우다. 이 경우에도 운이 좋으면 비슷한 위치에 충돌해 지표에 독특한 문양을 남길 수 있다. 삼둥이 크레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첫 번째 경우와 두 번째 경우가 혼합해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수백m 지름의 쌍성계 소행성이 화성에 충돌하던 중 하나가 분열되어 세 번째의 작은 파편을 만들었을 가능성이다. 화성의 경우 지구 중력은 3분의1 정도로 낮은 중력을 지니고 있고, 대기 밀도도 지구보다 희박해서 큰 소행성들이 지표까지 무사히 도달하는 가능성이 높다. 이 삼둥이 크레이터 역시 지구에서라면 더 작은 조각으로 산산조각이 나서 이런 모습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는 우리에게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그 고마움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지만, 지구의 두꺼운 대기는 우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별을 ‘호로록’ 빨아먹는 괴물 블랙홀 포착

    별을 ‘호로록’ 빨아먹는 괴물 블랙홀 포착

    별을 국수처럼 ‘호로록’ 빨아 먹는 괴물 블랙홀이 포착됐다. 미국과 헝가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이 지구로부터 약 30억 광년 거리에 있는 한 거대질량 블랙홀의 식사 장면을 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천문학자들은 이전에도 여러 블랙홀이 별을 먹은 과정을 목격해왔지만, 이번처럼 식사 중인 모습이 관측된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 놀라운 광경은 2009년 1월 미국 텍사스주(州)에 있는 맥도널드천문대의 한 작은 망원경(ROTSE-IIIB)에 의해 처음 목격됐다. 이후 미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에 있는 W.M.켁 천문대의 천체망원경과 구경 9.2m 호비-에버리 망원경, 스위프트 위성 등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사용해 ‘비밀’을 밝힐 수 있었다. -22.5등급으로 분류되는 당시 천문 사건은 가장 밝은 항성 폭발로 알려진 ‘초광도 초신성’보다 더 밝았다. 연구진은 당시 이 천체에 ‘더기’라는 별명을 붙였다. 더기는 미국 유명 카툰 ‘사우스파크’에서 성격 때문에 혼돈의 장군이라고 불리는 등장인물이다. 연구를 이끈 헝가리 세게드대의 요제프 빈코 박사는 “처음 ‘더기’를 발견했을 때는 초신성인 줄 알았지만, 변광(밝기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전에 본 적 없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천체가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먹는 과정에서 뿜어낸 빛임을 알아냈다”면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연구 저자인 미 텍사스(오스틴)대의 제이 크레이그 휠러 박사는 이 현상이 기조력이 분열하는 과정에서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휠러 박사는 “블랙홀이 근처에 있는 별의 한 면을 다른 면보다 많이 흡수했다”면서 “특히 여기서 발생하는 기조력은 별이 국수처럼 늘어나 보일 만큼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별은 블랙홀에 곧바로 흡수되지 않았다. 우선 먼지 원반을 형성할 것이지만, 대부분 블랙홀에 흡수될 운명이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더기’로부터 나온 빛의 특성과 원래 별의 질량을 추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기’가 블랙홀이 되기 전에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이었음을 밝혀냈다. ‘더기’가 속한 은하 관측을 통해 태양의 약 100만 배 질량을 지니고 있는 일반적인 거대질량 블랙홀임을 알아냈다고 휠러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더기’의 행동으로 멀리 있는 소규모 은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운 예상외의 결과였다”면서 “이 평범한 천체가 (초신성이 아니라) 블랙홀이었음을 누가 알았겠느냐?”라고 말했다. http://youtu.be/DMOMG2sEav8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리 본 MB회고록] “朴대통령 세종시 수정안 부결 주도… 대선 구도와 무관치 않아”

    다음달 초 발간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1992년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뒤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20여년간의 다양한 정치권 비화가 담겼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현 박근혜 대통령과 치열하게 대립했던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6월 29일 본회의에서 자신이 지지하던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것은 원안 통과를 강조한 박 대통령의 반대 토론이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당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신뢰가 깨지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기와 분열이 반복됨으로 인한 국력 낭비와 비효율이 매우 클 것’이라는 취지로 반대 토론을 했다고 소개하며 “박 전 대표가 반대 토론에 나서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고 썼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차기 대선 구도와 연결시켰다. 그는 “근거 없는 추론이었지만 내가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 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며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를 진행 중인 자원외교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내외의 복잡한 현안에 대해서는 내가 담당하고, 해외 자원외교 부문을 한승수 총리가 힘을 쏟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며 자원외교의 총괄 지휘자가 한 전 총리였다고 밝혔다. 또 “야당은 우리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실적에 대해 공세를 펴고 있다”며 “퇴임한 지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자원외교를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과장된 정치적 공세는 공직자들이 자원 전쟁에서 손을 놓고 복지부동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현했다. 전·현직 정치인들에게 대한 평가도 담겼다.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출마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에 대해서는 “당을 만들어 출마하는 모습을 보며 크게 실망했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임기 말에 총리를 지냈던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서는 “국정 경험이 없음에도 빨리 업무를 습득하는 모습을 눈여겨봤다”고 좋게 평가했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낙마한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차기 대권 후보로 오인되어 견제된 측면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임기 중 20여 차례 넘게 만났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1992년 민주자유당 전국구 의원(비례대표)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 전 대통령은 그해 대선 관련 비화도 전했다. 그는 당시 민자당 대선 후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이 국민당 후보였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사생활을 폭로해 달라고 자신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또 1995년 첫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의 방침’이라며 자신의 서울시장 경선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는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BBK 주가 조작 사건, 비선 조직으로 주목받았던 ‘영포회’ 등은 회고록에서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별을 ‘국수’처럼 늘려먹는 괴물 블랙홀 포착

    별을 ‘국수’처럼 늘려먹는 괴물 블랙홀 포착

    별을 마치 ‘국수’처럼 늘려 먹는 괴물 블랙홀이 포착됐다. 미국과 헝가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이 한 거대 블랙홀이 한 별을 힘겹게 흡수하는 과정을 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천문학자들은 이전에도 여러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과정을 목격해왔지만, 이번처럼 별을 쉽게 삼키지 못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이는 블랙홀이 삼키려는 별이 ‘30억 광년’이라는 먼 거리에 떨어져 있기 때문. 이 블랙홀은 엄청난 중력으로 별의 한쪽 면부터 빨아들이면서 ‘숨이 막힌’ 것처럼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놀라운 광경은 2009년 1월 미국 텍사스주(州)에 있는 맥도널드천문대의 한 작은 망원경(ROTSE-IIIB)에 의해 처음 목격됐다. 이후 미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에 있는 W.M.켁 천문대의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사용해 ‘비밀’을 밝힐 수 있었다. -22.5등급으로 분류되는 당시 천문 사건은 가장 밝은 항성 폭발로 알려진 ‘초광도 초신성’보다 더 밝았다. 연구진은 당시 이 천체에 ‘더기’라는 별명을 붙였다. 더기는 미국 유명 카툰 ‘사우스파크’에서 성격 때문에 혼돈의 장군이라고 불리는 등장인물이다. 연구를 이끈 헝가리 세게드대의 요제프 빈코 박사는 “처음 ‘더기’를 발견했을 때는 초신성인 줄 알았지만, 변광(밝기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전에 본 적 없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천체가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먹는 과정에서 뿜어낸 빛임을 알아냈다”면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연구 저자인 미 텍사스(오스틴)대의 제이 크레이그 휠러 박사는 이 현상이 기조력이 분열하는 과정에서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휠러 박사는 “블랙홀이 근처에 있는 별의 한 면을 다른 면보다 많이 흡수했다”면서 “특히 이처럼 큰 기조력은 별이 국수처럼 늘어날 만큼 충분히 강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별은 블랙홀에 곧바로 흡수되지 않았다. 우선 먼지 원반을 형성할 것이지만, 대부분 블랙홀에 흡수될 운명이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더기’로부터 나온 빛의 특성과 원래 별의 질량을 추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기’가 블랙홀이 되기 전에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이었음을 밝혀냈다. ‘더기’가 속한 은하 관측을 통해 태양의 약 100만 배 질량을 지니고 있는 일반적인 거대질량 블랙홀임을 알아냈다고 휠러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더기’의 행동으로 멀리 있는 소규모 은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운 예상외의 결과였다”면서 “이 평범한 천체가 (초신성이 아니라) 블랙홀이었음을 누가 알았겠느냐?”라고 말했다. http://youtu.be/DMOMG2sEav8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셔먼 美차관 “北비핵화,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

    셔먼 美차관 “北비핵화,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대북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상황에서 셔먼 차관은 한·미가 같은 정책을 추구한다면서도 비핵화에 방점을 두는 발언을 이어 간 것이다. 이 때문에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정부로서는 미국의 입장으로 인해 부담을 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셔먼 차관은 이날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 갔다. 국무부의 고위 인사가 한국을 방문할 경우 외교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간단한 질문을 받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셔먼 차관은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추가로 기자들과 만나 비보도가 아닌 보도를 전제로 1시간여에 걸쳐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의 이 같은 이례적인 움직임은 앞서 지난 27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1시간여에 걸쳐 간담회를 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미국의 강경 분위기는 셔먼 차관의 발언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셔먼 차관은 “북한은 비핵화의 길로 가는 조취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렇게 가는 데는 많은 길이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예시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북한 붕괴론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옹호 입장을 보였다. 북한 정권의 붕괴 근거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인권이 열악하며 공포정치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들며 이런 정권이 어떻게 오래 유지될 수 있겠느냐고 한 것이다. 다만 북한 붕괴와 관련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배제한 것에 대해 셔먼 차관은 “한반도와 세계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셔먼 차관은 이 같은 미국의 입장으로 인해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경계의 입장을 내비쳤다. 자칫 대북정책을 놓고 적전 분열 양상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셔먼 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과 다르지 않다”며 “우리는 한국이 분단을 끝내고 민주적 통제 아래 핵무기나 영토에 대한 위협 없이 한반도가 통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셔먼 차관의 발언은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선행적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이라며 “미국이 한·미 간 엇박자가 거론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긴 했지만 입장이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셔먼 차관은 오는 5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가정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는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아니며 여러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셔먼 차관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일본의 전향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 과거사 문제에서 역사수정주의 움직임을 보여 봐야 소용없다는 논리다. 그는 “누구도 역사와 싸울 수는 없다”면서 “모두가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며 이를 통해 긍정적인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고노 담화 및 무라야마 담화는 중요하고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셔먼 차관의 대북 강경 발언을 고려할 때 북·미 간 별도의 물밑 접촉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북·미 간의 협상 역사를 보면 미국이 대북 강경메시지를 보낼 때는 서로 간에 물밑 접촉으로 무엇인가 협상 중인 경우가 많았다”며 “제네바합의 당시에도 양측이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소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메시지 전략 바꾼 野 당권주자들

    메시지 전략 바꾼 野 당권주자들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가 종반전에 들어가며 당권주자들의 기존 메시지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7일 예비경선 이후 비슷한 메시지를 반복했던 후보들은 막바지 전대 레이스에서 좀 더 대담하고 정교하게 메시지를 수정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후보는 27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연말정산 대란과 서민증세 논란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내각 및 청와대 경제팀의 전원 경질을 요구했다. 꾸준히 ‘경제 당 대표’의 이미지를 구축했던 기존 전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당내 경쟁보다는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는 데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좌고우면한다’는 타 후보들의 비판을 의식한 강경 발언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문 후보는 회견에서 충청권 출신 이완구 총리 후보자 지명에 대해 “호남 인사를 (총리로 임명)해야 하는데 정말 아쉽다”고 한 전날 라디오 발언과 관련, “이 후보자가 충청 출신이란 점을 문제 삼고 흠을 잡은 것이 아니다”라며 “제 발언으로 충청분들에게 서운함을 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주력했던 이인영 후보는 최근에는 민생과 정책 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 측은 “수도권에 올라오기 전까지는 분열과 세대교체, 딱 두 가지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민생과 혁신 등으로 메시지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MBC ‘100분 토론’에서 이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자신이 주장하는 ‘최저임금 1만원론’에 대해 질문하며 문 후보의 경제 정책을 강하게 몰아붙인 것도 정책 이슈 강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에 대한 비판을 반복했던 박지원 후보는 최근 ‘문재인’이란 실명 자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며 문 후보를 수없이 겨냥했던 박 후보는 이 같은 주장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고 더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심지어 이 후보 측도 최근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라며 문 후보를 공격할 정도로 우리의 주장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박 후보는 정권을 재창출한 비서실장이고 문 후보는 정권을 빼앗긴 비서실장이란 구도로 남은 일정에서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분 토론에서 함께 소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자 문 후보는 안철수 의원, 박 후보는 문 후보(대북송금 문제 묻고 싶다), 이 후보는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중·립·무·대

    중·립·무·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다음달 2일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절대 중립을 선언한다”며 계파 갈등을 차단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당내 분열 모습이나 계파를 운운하는 목소리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면서 “무엇보다 투명하고 깨끗한 경선, 페어플레이 정신의 상생 경선을 통해 국민에게 칭찬받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후보들의 노력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고위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를 2월 임시국회 개원일인 다음달 2일 치르기로 결정하고 원내대표 경선 선관위원장에 3선 김재경 의원을 임명했다.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하기로 했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지난해 정기국회에 이어 김 대표가 한 차례 더 하기로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수도권 및 중원 의원들의 움직임에 유독 시선이 쏠린다. 중진들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여부, 전체 158명 중 58명(서울·경기·인천 43명, 충청 15명)으로 3분의1을 넘는 이 지역 의원들의 표심 향배가 판세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출마 선언을 한 이주영 의원과 27일 선언 예정인 유승민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 정병국, 원유철 의원 등 수도권 중진들은 이날 저녁 모임을 갖고 정책위의장 출마 여부 등을 놓고 중지를 모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결론은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野 당권후보 3인방, TK서 ‘김부겸’을 외치다

    野 당권후보 3인방, TK서 ‘김부겸’을 외치다

    2·8전당대회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들이 25일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일제히 ‘김부겸 마케팅’을 펼쳤다. 이날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대구시당·경북도당 대의원대회에서 당권주자들은 당 대표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김부겸 전 의원을 거론하며 당원·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연설에 나선 문재인 후보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다져온 김 전 의원을 의식한 듯 “우리 당이 대구·경북에서 대안이 되지 못했다”면서 “김부겸과 우리 당원 동지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당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전국정당’이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길이라며 “김부겸이 희망을 보여줬다”고도 강조했다. 박지원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반드시 비례대표 국회의원 4명을 배정하겠다고 약속한다”면서 “반드시 약속을 지켜 제2, 제3의 김부겸이 대구·경북에서 탄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이 당권과 대권을 다 갖겠다고 하면 김부겸은 어디로 가고, 이 자리에 참석한 정세균 전 대표와 다른 대통령 후보들은 어디로 가느냐”면서 문 후보를 겨냥한 당권·대권분리론을 김 전 의원과 연결짓기도 했다. “김부겸의 마음으로 대구·경북에서 길을 묻겠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 이인영 후보는 “김부겸의 승리가 총선 승리, 대선 승리의 교두보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도 문 후보가 당선되면 당권·대권을 모두 가질 것이라는 비판을 상기하려는 듯 “대구·경북의 자존심 김부겸을 비롯해 하나같이 새누리당 후보보다 뛰어난 우리의 대선후보들이 계파와 지역의 분열로부터 조금도 상처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예수 천국’ 기독교엔 없었다? 50가지 오해 향한 종교의 항변

    ‘예수 천국’ 기독교엔 없었다? 50가지 오해 향한 종교의 항변

    종교에 관한 50가지 오해/존 모리얼·카마라 손 지음/이종훈 옮김/휴/404쪽/1만 7000원 개인이나 일부의 주장·행동을 전체의 것인 양 일반화하는 경향은 편견과 오해를 낳고 때로는 재앙수준의 폭력·분열로까지 치닫는다. 종교 영역에서 그런 일반화의 속성은 특히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종교에서 널리 퍼진 통념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할까. ‘종교에 관한 50가지 오해’는 종교에 만연한 잘못된 믿음과 편견 50개를 추려 오해의 기원을 파헤친 책이다. 최근 파리 테러·인질 사건을 둘러싼 이슬람의 오해는 뿌리 깊은 편견 중 하나이다. 이를테면 ‘아랍인=이슬람’의 등식은 크게 잘못됐다. 아랍어를 쓰는 이슬람교도, 즉 무슬림은 20%도 안 된다. 무슬림이 가장 많은 지역은 아랍과 무관한 인도네시아이며 다음은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순이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쓰는 ‘지하드’(성전)도 근본 이슬람에선 멀다. ‘선한 사람이 되고 하느님 뜻에 따르려는 일치단결된 노력’이라는 뜻대로라면 정식으로 인정된 국가수반이 최후수단으로 (지하드를)선언할 것과 비전투원 보호의 전제조건이 붙는다. 테러조직들의 지하드는 원리와 크게 다르다. ‘죽으면 영혼이 천국으로 간다’는 기독교의 흔한 명제도 원래 기독교엔 없는 말이다. 헤브라이 성서나 신약성서의 작자 중 그 누구도 죽음과 관련해 영혼을 언급하지 않았다. ‘육체는 소멸되지만 인간의 본질적 요소인 영혼은 영원히 살아남는다’는 플라톤의 이원론적 개념을 기독교 사상가들이 받아들인 게 천국설의 기원이다. 이 땅에서 흔한 표어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따져 보면 기독교와는 전혀 무관한 셈이다. 책의 저자들은 독자를 편견과 오해를 넘는 본질의 탐색으로 이끈다. ‘한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막스 뮐러)는 그 유명한 말처럼 ‘내 종교’에만 매몰된 사람들이 종교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굵고 낮은 목소리 처음엔 콤플렉스 이젠 인생의 행운”

    “굵고 낮은 목소리 처음엔 콤플렉스 이젠 인생의 행운”

    “목소리 콤플렉스가 컸죠. 제가 중학교 때 변성기를 심하게 앓아서요.” 중저음의 목소리가 척 가라앉아 찻집 천장과 바닥 사이에서 웅웅거렸다. 이런저런 세상사 두루 겪은 30대가 잔뜩 무게 잡은 듯한 목소리다. 인사를 건네며 웃으니 크고 둥그런 눈이 이내 얕은 접시가 엎어진 것처럼 부드럽게 휘어진다. 요즘 대한민국 누나들을 한껏 달뜨게 한다는 예의 그 미소다. 배우 여진구(18)다. 이 멋진 청년은, 아니 이 멋진 청소년은 1997년 8월생, 이제 만 17세 5개월을 넘겼다. 친구들과 축구, 농구하며 정신없이 뛰어다니거나 PC방에 몰려가 함께 게임을 하는 게 마냥 즐거운 나이다. 이제 곧 3학년에 올라가니 과연 1년 뒤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슬며시 입시 걱정도 드는 고등학생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찻집에서 여진구를 만났다. 여진구는 오는 28일 개봉을 앞둔 ‘내 심장을 쏴라’에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정신병원 환자 수명을 연기했다. 영화 속에서 ‘미쳐서 갇힌’ 수명이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쳐 자기 안에 갇힌 채 숨고 싶어 하고, ‘갇혀서 미친’ 승민이(이민기)는 끊임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려 한다. 소설가 정유정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목소리 때문에 늘 자신감도 없었고 소극적이었고, 목소리 자체가 콤플렉스였는데 나중에 주변에서 목소리 좋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북받치기도 했죠. 이젠 이 목소리가 저한테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운 오리새끼가 훗날 백조가 돼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듯 이제 선배 배우들이 부러워하는 ‘미운 오리새끼의 목소리’를 가진 여진구이니 ‘내 심장을 쏴라’에서 연기와 함께 목소리로 영화를 끌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3년 다큐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에서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여진구는 “시나리오보다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서였는지 촬영 초반에 수명이를 연기하면서 많이 경직되기도 하고, 헷갈렸던 것도 같다”면서 “문득 수명이처럼 소설 안에 너무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치자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편해졌다”고 말했다. 벌써 10년의 관록을 가진 배우다. 2005년 영화 ‘새드 무비’로 데뷔한 뒤 영화와 TV를 오가며 쉼없이 찍고 또 찍었다. 2013년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영화계에서 그를 ‘아역배우’가 아닌 배우의 한 사람으로 공식 인정한다는 상징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렇지만 여진구의 연기관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그는 “지금껏 연기하면서 아역과 성인 연기를 따로 나누지는 않았다”면서 “그 역할에 몰입하며 분석하고 체화하는 것은 아역이나 성인역이나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단호하다. 하지만 세상의 눈은 그 둘을 분명히 나누는 것 또한 현실임을 그 또한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학교 수업도 빠져야 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급한 마음에 오가는 상소리를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 등 영화판의 현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고 공유하기에는 간극이 크다. 어느 촬영장이건 촬영 기간 동안 아역 배우들에게 부족하게나마 나름의 배려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아역배우들이 성인배우가 되고픈 이유는 (배려의 대상이 아닌) 배우로 인정받고 싶은 열망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에 영화를 찍으면서 선배님들이나 스태프 형, 누나들이 한 명의 배우로 봐주니까 오히려 좋았어요.” 그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최대한 몰입해서 연기하는 최고의 작품을 하고 싶은 것이 배우로서 목표”라면서 “연기경력이 쌓여가면서 욕심도 그만큼 늘어날 텐데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질문마다 조심스럽게 생각한 뒤 진지하면서도 조리 있게 대답한다. 이미 의젓한 한 사람의 배우다. 그러더니 이내 고등학생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꼭 연극영화과가 아닌,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일단 지금은 대학에 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대학생이 되어 대학 캠퍼스를 걸어 보고 싶어요. 그런데 국어, 영어 등 언어영역은 그나마 자신있는데, 수리영역은 어휴….”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이석기 사건 대법원 판결 아전인수식 안 된다

    대한민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내란선동 혐의 사건에 대해 사법부가 최종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2일 이 전 의원에 대해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각각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이상호 피고인 등 옛 통합진보당 핵심 당원들에게도 원심처럼 징역 3~5년과 자격정지 2~5년을 선고하면서 대체로 2심 판결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전쟁이 발발할 것을 예상하고 회합 참석자들에게 남한 혁명을 책임지는 세력으로서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 구체적 실행 행위를 촉구했다”며 “내란선동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강령, 목적, 지휘 통솔체계 등을 갖춘 조직이 존재하고 회합 참석자들이 그 구성원이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고 피고인들이 내란을 사전 모의하거나 준비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무죄 이유를 적시했다. 재판부는 형법상 내란음모죄의 성립에 필요한 ‘실행의 합의’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라 내란음모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논란이 컸던 지하혁명조직(RO)의 실체와 관련해 대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과 달리 헌법재판소는 RO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불분명한 ‘주도 세력’의 실질적 위험성을 이유로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한 바 있어 향후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이로써 2013년 9월 이 전 의원 구속 전후로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에서 격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석기 사건’의 법적 절차는 종결됐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 즉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절반의 단죄”라고 아쉬워했지만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차별적 종북공안 몰이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주장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부정선거를 덮기 위해 정치적 희생양을 조작한 것이며 RO도, 내란음모도 없었음이 거듭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논란에도 우리는 사법부의 최종 결정을 냉엄한 남북 분단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이 표현의 자유라는 보편성과 남북이 대치한 특수성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일어났고 사법부는 결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엎으려는 어떤 세력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양하고 비폭력적인 진보적 가치의 표현과 활동이 위축돼서는 곤란하다. 재판부가 “범죄에 관해 단순히 의견을 교환한 경우까지 실행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음모죄가 성립된다고 하면 국민의 기본권과 사상·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강조한 의미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민주 사회는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고 다원성을 존중하고 소수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체제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각 정파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확대하는 정쟁의 도구로 변질시키지 말 것을 당부한다.
  • 與, 조기 공천 돌입 vs 野, 분열 차단 부심

    새누리당이 20일 4·29 재·보궐선거 후보자 경선 방식을 확정하며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2·8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야 선거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석호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은 이날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후보자 공천을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으로 하기로 했으며 국민 70%, 당원 30%의 비율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초반 인지도 싸움에서 승부가 나는 보궐선거의 특성에 따라 조기 공천으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 등 3곳이 지난해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공석이 된 ‘야풍지대’라는 점도 공천을 서두르는 이유가 됐다. 새누리당은 세 곳 가운데 그나마 야권 지지세가 약한 성남 중원을 최대 승부처로 보고 있다. 야권의 분열을 통한 ‘어부지리’도 새누리당이 노리고 있는 중요 포인트다. 새정치연합에도 역시 야권 분열이 극복해야 할 최대 난관이다. 최근 탈당한 정동영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한 ‘국민모임’이 이번 보궐선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인 데다 통합진보당 의원들도 무소속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선거 때마다 판세를 좌지우지했던 ‘야권연대’의 약발도 떨어진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2·8 전당대회로 선출될 새 지도부의 컨벤션 효과와 함께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앞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선거는 초미니 보궐선거에다 임기도 1년에 불과하지만 뒤집어 보면 1년 만에 재선 의원이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 여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치러지는 선거이다 보니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는 점도 흥행 요소가 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알로에 건강기능식품부문’ 수상한 그린알로에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알로에 건강기능식품부문’ 수상한 그린알로에

    그린알로에(대표 정광숙)가 ‘2015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에서 알로에 건강기능식품 부문에 2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린알로에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탈 수 있었던 것은 차별화된 제품력에 있었다. 그린알로에는 깐깐한 소비자의 마음을 사기위해 ‘정직’과 ‘투명’을 경영 철학으로 최상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원료 선별부터 연구개발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건강기능식품 부문에 국내 언론사의 굵직한 수상을 연이어 오고 있다. 알로에 전문기업으로 주원료인 알로에는 본고장인 미국산 유기농 알로에만을 고집하고 전제품에 중국산 원료는 단 1%도 함유하지 않으며 합성보존료·합성감미료·합성착향료가 없는 ‘3무제품’으로 소비자로부터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출시된 남성 전용 식품인 ‘그린맨파워’ 제품도 경쟁력을 갖췄다. 남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기기 쉬운 남성갱년기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식약처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은 ‘MR-10 민들레 등 복합추출물’,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쏘팔메토열매추출물’, 정상적인 면역기능 및 세포분열에 필요한 ‘아연’등 3가지 소재를 바탕으로 알로에베라겔, 황칠나무추출물, 건조효모(비타민B1,B2,B6, 나이아신, 판토텐산, 비오틴, 셀레늄, 크롬, 아연, 엽산), 옥타코사놀, 다이아나리프추출물, 백질려추출물, 산수유, 복분자, 누에, 마카추출물, 흑마늘추출물, L-아르기닌, 타우린등의 부원료를 함유한 식물성연질캡슐 제품으로 건강하고 활력 있는 생활을 원하고 활기찬 생활을 즐기고 싶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또한 그린알로에 대표적인 알로에 즙액인 ‘그린프리미엄베라골드400’의 경우 액상타입의 제품으로 개봉과 함께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 2차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어 합성방부제의 첨가가 불가피한데 그린알로에는 수차례의 연구 끝에 천연방부제를 함유해 제품의 질을 향상시켰다. 이 제품은 유기농 알로에베라겔즙액을 400%까지 끌어올려 1일 면역다당체 함량을 300mg까지 높였다. 특히 알로에 원산지인 미국 유기(농)국제인증기관 QAI(Quality Assurance international)에서 유기농 관리체계가 우수한 친환경 원료로 인증 받은 미국산 유기농 알로에 원료만을 사용해 면역력 증진, 피부건강, 장 건강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린알로에 정광숙 대표는 “정직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한 소비자의 신뢰는 곧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위상을 높여가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 英 “극단주의 막아달라”… 이슬람 지도자에게 서한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유럽 전역에서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자국 내 이슬람 사원과 지도자들에게 이례적으로 서한을 띄워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맞서자고 촉구했다. 정부로부터 처음 받은 구구절절한 편지에 감동할 법하지만 이슬람 사회는 종교에 대한 영국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에릭 피클스 영국 지역사회·지방자치부(DCLG) 장관은 최근 1100여명의 이슬람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파리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젊은 무슬림들이 영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6일 발송한 편지에서 피클스 장관은 당국이 홀로 지하디스트와 맞서 싸울 수 없으며, 이슬람 지도자들은 젊은 무슬림들이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막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리 중 극단주의 전도사를 발견하고 색출하기 원하는 사원에 법률 자문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슬람 사회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 그래도 많은 이슬람 신자가 자신들이 무조건 극단주의와 연결되는 것에 부당함을 느끼고 있는데 정부의 편지는 이런 분열적 사고를 더 조장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브라힘 모그라 영국 무슬림위원회 부총장은“이번 편지가 영국 사회에서 오히려 반이슬람 정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은 당국을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극우 극단주의의 위협도 만만찮은 가운데 무슬림만이 위험 세력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모그라 부총장은 “언제 장관이 다른 종교 집단에 이런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느냐”며 “최근 극단주의는 성전이 아니라 인터넷을 타고 번진다. 지도자들과 사원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분열땐 신공항 무산 우려…시·도지사 끝장토론 타결

    분열땐 신공항 무산 우려…시·도지사 끝장토론 타결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19일 대구에서 협의회를 열고 영남 지역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정부에 일임하기로 합의하기까지의 과정은 극적이었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김기현 울산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는 초반부터 기 싸움을 벌이는 등 신경전이 치열했다. 인사말에서부터 입장 차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서 시장은 “대구가 필요한 공항과 부산이 필요한 공항을 각자 짓자”는 주장과 함께 공개 토론을 제안했고, 다른 참석자들은 지난해 10월 회의에서 정부 용역 결과를 5개 시·도가 수용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정부에 백지위임하자고 대응했다. 이후 실무진을 내보내고 5명의 시·도지사만 남아 신공항 문제 해결을 위한 ‘끝장 토론’을 벌였고, 결국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신공항의 성격, 규모, 기능 등에 관한 결정 사항을 정부에 모두 맡기기로 합의한 것이다. 적지 않은 견해차에도 합의가 도출된 데는 이 문제를 계속 끌어 지지부진해질 경우 자칫 신공항 건설 자체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남 지역에 신공항을 건설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남권이 분열하면 정부가 신공항 건설 사업을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가 외국의 전문 기관에 의뢰해 신공항 입지를 결정하도록 하면 객관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도 이들 단체장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 건설이 입지 조건의 우열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수치보다 정치적인 결정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도 관계자에게 각인돼 있었다. 최근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시사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비수도권 지역이 뭉쳐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5개 시·도지사는 공동성명서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에 우려를 표하고 지방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한 후 수도권 규제 완화 대책을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장은 아울러 중국 관광객 600만명 시대를 맞아 공동 마케팅 추진과 연계 관광상품 발굴 등 영남권 경제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영남권 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시행을 위해 영남권 5개 시·도는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당면 현안 과제 해결에 지혜와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영남인의 열망을 담아 그동안 각자 주장하던 것을 모두 떨쳐버리고 정부가 내놓은 결과를 수용하기로 대승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외국 용역기관에 평가를 맡김으로써 객관성을 확보했다”며 “정부는 백년대계를 고려해 신공항 위치를 선정하도록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부담을 덜게 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영남 지역 광역단체장들이 중앙정부에 맡기기로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수요 조사대로 입지를 선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패망의 역사에서 희망의 역사로

    [최동호 새벽을 열며] 패망의 역사에서 희망의 역사로

    처음부터 희망의 역사를 쓰기에는 우리가 처한 현실은 불투명하고 가변적이다. 사회의 여론은 양극화를 치달려 모든 사안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는 것 같다. 20세기 한국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 전반은 패망의 역사요 그 후반은 극복의 역사이다. 21세기 우리는 더 큰 희망의 역사를 성취해야 한다. 한국은 20세기 전반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1945년에 맞이한 광복은 민족분단으로 이어졌다. 1950년 발발한 6·25는 거의 세계 3차 대전에 가까운 엄청난 민족상잔의 전쟁이었다. 20세기 한국은 패망의 역사를 고난 극복의 역사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근 화제의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 12월 10만명의 피란민 흥남철수작전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덕수는 가족을 부탁하고 동생을 찾아 나선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린 가장이 되어 온몸으로 자신을 희생한다. 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파독 광부로, 다시 월남전 노무자로 나가 외화를 벌어 생활의 터전을 마련한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한 외신기자의 말을 통쾌하게 뒤집고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산업화는 물론 민주화를 이루면서 고도성장을 거듭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6·25 직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 이하였으며 2015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를 눈앞에 두게 되었다.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와 같은 아버지들의 각고의 노력이 뒷받침돼 이루어진 놀라운 국가적 발전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결여된 것이 하나 있다. 국민소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한편에서는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분단이라는 민족사적 과제가 남아 있다. 통일대업이 역사적 사명이라는 것은 명백한 일이지만 아직 그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장애와 시련이 가로놓여 있다. 최근 한국사회의 분열은 역사의식의 결여나 반목에서 온다. 덕수 세대들이 가진 아버지의 논리는 이미 유효성을 상실하거나 현실을 통어하는 힘을 상실한 것 같지만 지난 100년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 우리는 미래지향적 역사의식을 가질 수 없다. 원로 인문학자 홍일식 교수의 역저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문화대국을 지향하는 인문학적 비전을 담고 있다. 조국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명감으로 저술된 이 책은 종전에 우리가 가진 역사인식을 전환하는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전통문화를 부끄러운 것으로 치부하고 외면하기만 한다면 문화 대국으로 가는 창조적 원천을 찾을 수 없다는 그의 주장은 낡은 논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경제발전을 위해 치달려 온 결과 지금 우리가 당면한 여러 난제를 풀어나가는 지혜를 함축하고 있다. 단재 신채호는 국권 상실기에 쓴 ‘대한의 희망’에서 “크구나, 대한의 희망이여, 아름답구나, 대한의 오늘의 희망이여, 머지않아 조물주가 세계 민족마다 시험성적을 발표할 것이니 우리 국민이 제1등의 자격을 가질 것이다”라고 했다. 단재는 또 “역사를 오도하는 것은 역사학자”라고도 했다. 홍일식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신채호가 역설한 희망의 사관을 계승한 것이다. 역사의 정도를 바로잡는 데 비판적 지성은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그러나 패망의 역사에서 고난 극복의 역사로 그리고 희망의 역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역사적 담론이 절실하다.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정치적 틀로 미래의 역사를 일방적으로 재단한다면 산업화시대의 상황적 논리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비전은 상극이 아니라 상생, 갈등이 아니라 화합이며 그 목표는 민족 통일과 문화대국의 건설이다. 21세기 창조적 문화대국의 건설을 위해서는 지난 100년 동안 우리가 축적한 귀중한 체험과 지혜를 되살려 희망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로인문학자의 충심에서 우러나온 증언을 한번 경청하고 역사의 방향성을 심도 있게 구상할 필요가 있다. 경남대 석좌교수·시인
  • [씨줄날줄] 중국의 ‘자오쯔양 딜레마’/오일만 논설위원

    1989년 5월 19일 새벽. 비가 뿌리는 톈안먼 광장에서 메가폰을 든 채 시위 학생들에게 해산을 호소하는 일흔 나이의 노신사가 있었다. 눈물을 그렁거리면서 “학생 제군들은 아직 젊다. 살아서 중국의 4대 근대화를 실현하는 날을 직접 보아야 한다…”는 간곡한 설득 장면은 아직도 중국인들의 가슴 속에 각인돼 있다. 중국 현대사의 풍운아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당총서기는 이날을 끝으로 영원히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톈안먼 사태 당시 무력진압을 지시한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과 리펑(李鵬) 총리에 맞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다 실각된 것이다. 덩의 오른팔로 개혁 개방의 야전사령관이었던 그는 ‘당을 분열시켰다’는 죄목을 뒤집어쓰고 16년간 가택연금 끝에 2005년 1월 17일 사망했다.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문화대혁명 시기에 홍위병들에게 모진 고초를 당했지만 그는 기적처럼 회생해 중국 최고 권부에 오른 인물이다. 개혁 개방 초기 당시로선 파격적인 자유시장 정책인 ‘가정생산청부제도’(家庭生産請負制度)를 성공시켜 “식량이 필요하면 자오쯔양을 찾아라”라는 말을 유행시킨 당사자다. 이렇게 현대 중국사의 비극과 권력투쟁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 온, 그의 유골함은 죽은 지 만 10년이 됐지만 베이징 자택 마당에 안치돼 있다. 당국의 거부로 공산당 최고위 간부들이 묻히는 바바오(八寶)산 혁명열사릉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아직도 중국 공산당의 입장에서는 ‘반혁명 폭란(暴亂)’을 일으킨 톈안먼 사태의 주동자들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서거 10주기를 맞아 최근 중국 사회에서 ‘영원한 자오쯔양’(永遠的趙紫陽)이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지고 홍콩에서도 추모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의 복권은 현재로선 요원하다. 이는 그의 사후 회고록(국가의 죄수-The Prisoner of the State)에서 밝힌 ‘위험한 생각’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중국이 현대적 시장경제와 현대문명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의회민주주의를 실시해야 한다”며 서구식 다당제 민주주의를 주창했다. 공산당의 유일 지배를 통해 중화부흥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노선과 정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자오의 유골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은 중국의 딜레마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톈안먼 사태를 진압한 후 초강대국으로 성장시킨 성공의 역사 때문에 덩의 통치노선이 옳았다고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아직도 절대 다수다. 반면 중국의 고도성장의 뒤안길에 나타난 부정부패 등 각종 사회적 폐해 때문에 자오의 길을 따라 민주화 운동 대열에 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1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劉曉波) 등이 대표적이다. 자오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9년 중국 사회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자못 궁금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와우! 과학] 21세기 불로초? ‘유전자 조작’으로 ‘장수 초파리’ 탄생

    [와우! 과학] 21세기 불로초? ‘유전자 조작’으로 ‘장수 초파리’ 탄생

    -인간에게도 있는 유전자 조작...수명 60% 늘려 늙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그러나 진시황이 그토록 원했던 불로초는 사실 신기루 같은 꿈이었다. 그런데 현대 과학 기술이 이 꿈을 현실로 바꿀 가능성도 있을까? 물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어쩌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가 있다. 스위스 베른 대학의 에두아르두 모레노(Eduardo Moreno)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권위 있는 학술지 셀(Cell)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유전자를 추가로 삽입한 노랑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의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대조군보다 수명을 50~60% 정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직에 돌연변이가 누적되어 기능이 떨어지는 세포가 늘어나는 것과 노화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초파리든 인간이든 다수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통 세포 하나의 수명은 개체의 수명보다 훨씬 짧다. 하지만 매일 죽은 만큼 새로운 세포가 분열을 통해서 생기기 때문에 세포의 죽음과 상관없이 개체는 유지된다. 그런데 세포가 분열해서 새로운 세포가 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돌연변이가 누적되게 되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 건강하지 못한 세포들이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연구팀은 어떤 조직은 세포 분열을 자주 해도 비교적 건강한 조직을 유지하는 반면 다른 조직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여기에 아마도 건강하지 못한 세포가 발생하면 이를 배제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 같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유전자는 아조트(Azot)라고 명명되었는데, 어부로부터 물고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아스텍의 상상의 동물인 아휴이조틀(ahuizotl)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보통 초파리는 두 개의 아조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 이 유전자를 3개를 지닌 대조군을 만들어 일반 초파리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실험군에 속하는 노랑초파리는 조직과 장기가 더 건강하게 유지되었을 뿐 아니라 평균 50~60% 정도 오래 생존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연구팀은 이 초파리를 성경에 나오는 가장 장수한 인간의 이름을 따 '므두셀라 파리'(Methuselah fly)라고 명명했다. 이 유전자는 인간에게서도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연구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인간에게서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려우며, 잠재적인 위험성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인간에서 응용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가 연구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연구를 하더라도 당장에 인간을 불로불사로 만들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노화의 메커니즘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면 언젠가 인류가 노화까지 조절할 수 있는 미래가 올 가능성도 있을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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