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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이순신, 김영옥, 그리고 리더십/장태한 UC리버사이드대 소수민족학 교수

    [시론] 이순신, 김영옥, 그리고 리더십/장태한 UC리버사이드대 소수민족학 교수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명량’이 한국 영화의 모든 기록들을 경신하는 최고의 히트작이 됐다. 영웅이 없고 강한 리더십을 갈구하는 한국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명량에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순신의 리더십은 최전방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지휘하는 희생정신과 힘없고 가난한 백성을 보살피는 인간애다. 한국 사회의 현주소는 우울하고 침체된 분위기에서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으며 양극화가 심해진 분열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탈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순신의 리더십은 한국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있다. 영화 속 이순신의 리더십을 보면서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영웅인 김영옥 장군을 떠올리게 됐다. 재미 한국계 2세인 김영옥은 일제의 조선 침탈 시기에 부모가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독립운동에 전념했고 김영옥은 미국 사회에서 소수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면서 성장했다. 일제강점기 김영옥은 미군에 입대해 일본계 미국인 병사들로 구성된 100대대의 지휘관으로서 유럽 전선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전쟁 영웅으로 퇴역한다. 퇴역 후 김영옥은 적지 않은 연금과 사업가로 성공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미군에 자원 입대했다. 미국에서 편히 살 수 있었음에도 조국을 위해 한국전쟁에 참전해 싸우다가 그는 장애인이 됐다. 이런 그의 헌신과 애국심은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헌신과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2011년 미국의 유명 포털 사이트인 msn.com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쟁영웅 16명을 선정했을 때 조지 워싱턴,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등과 함께 김영옥이 포함됐을 만큼 그의 리더십은 미국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그의 리더십은 일본계 미국인들마저 추앙하고 칭송할 정도다. 김영옥은 자유, 평등,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위해서 자신을 바쳤고 그 과정에서 우리 민족은 물론, 다른 인종을 위해 피를 흘렸다. 그는 퇴역 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을 바쳤다. 결국 이순신과 김영옥은 탁월한 지략과 용기 그리고 부하들을 아끼며 솔선수범함으로써 불패의 신화를 남겼으며 기본적으로 인간애가 충만한 리더들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현재 한국의 정치인과 지도층이 보여주고 있는 리더십의 현주소는 암담하다. 고위 공직자 인사 청문회에서는 부동산 투기, 병역면제, 전관예우, 논문표절 등의 의혹이 단골로 제기되면서 지도층의 도덕성 부재와 부패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당시의 관행”이라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면서 리더로서의 올바른 모습을 전혀 보여주고 못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미국 정치의 유명 가문인 케네디가(家)는 네 명의 아들이 모두 미군에 입대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이다. 특히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형인 조 케네디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영국의 윌리엄과 해리 왕자도 공군에 자원입대했으며 해리 왕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최전방에 자원해 파병되기도 했다. 현시대 한국 지도층이 보여주는 암울한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이순신과 김영옥 등 불세출의 영웅들이 보여주고 있는 헌신적 리더십은 침체되고 분열된 한국 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던져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기주의와 책임회피 그리고 병역회피가 만연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는 한국 사회에 이순신과 김영옥 같은 리더들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본래 DNA가 결코 이기적이지 않고 희망적이다는 사례일 수 있다. 이 같은 긍정적 DNA를 본받고 양성해서 앞으로 더 많은 이순신, 더 많은 김영옥을 배출하는 게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의무라 하겠다.
  • [진경호의 시시콜콜] 내 안에 갇힌 제1야당의 비극

    [진경호의 시시콜콜] 내 안에 갇힌 제1야당의 비극

    찬바람 머리 전까지 들불처럼 번졌던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다들 아는 대로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행사다. 근육이 점점 마비돼 나중엔 눈꺼풀만 간신히 움직이다 끝내 숨 쉴 힘마저 잃는, 내 안에 갇힌 나를 끝내 끄집어내지 못하고 목숨을 내려놓는 천형(天刑)의 비극적 생들을 위해 지난여름 많은 이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다섯 달 만에 온 나라를 두 동강 낸 세월호 참사 정국의 한쪽에서 시끌벅적한 ‘온정의 물결’이 활짝 웃는 인증 샷과 함께 번지는, 분열과 대립, 화해와 온정이 뒤엉킨 이 부조화의 현실은 추석 연휴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피자와 개밥의 충돌’만큼이나 불편한 비극적 희극으로 다가온다. 광화문 광장 세월호 유족들의 농성장 앞에 극우세력 인사들이 떼로 몰려나가 피자와 치킨을 시켜다 먹고, 이에 진보단체 회원들이 그들을 향해 개밥 사료를 내놓으며 벌인 저주의 굿판은 통제 불능의 대립 속에서 느끼는 서로에 대한 공포의 메타포였을 것이다. 두렵지 않다면 피자를 시켜다 먹지도, 개밥을 내놓지도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다섯 달을 맞아 슬픔이 분노로, 분노가 증오로, 그리고 이제 그 증오가 더 이상 우리가 우리를 통제하지 못하는 극한 대립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공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농성을 벌이는 쪽이나, 이를 깨려는 쪽이나 저마다 사라진 정치를 대신해 직접 서로 맞부닥쳐 싸워야 할지 모를 현실에 떨고 있는 것이다. 루게릭 상태에 놓인 정치가 깨어나야 한다. 특히 자신에게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깨어나야 한다. 제 다리에 걸려 넘어지곤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하는 자가당착에서 그만 벗어나야 한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애석하게도 장고(長考)의 흔적을 찾기 어려운 하책이다. 안철수도 못한 당 혁신을 누구에게 맡긴다는 말인가. 한 줌의 세력도 없는 외부인사가 의원총회 공포증까지 만든 강경파들의 완력을 어떻게 이겨낼 것으로 본단 말인가. 설령 이런저런 혁신안을 마련한들 그것으로 바닥으로 내려앉은 당을 추슬러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가. 외부인사 수혈은 시간 연명의 투석(透析)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정치생명을 걸고 당을 이끌든가, 힘에 부친다면 당의 실질적 대주주에게 자리를 넘겨 책임을 지우고 원내대표직에 전념하는 게 명료하다. 그게 그나마 머리와 팔, 다리가 따로인 정치적 루게릭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날 길이다. jade@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정부 대변인 ‘우먼 파워’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정부 대변인 ‘우먼 파워’

    지난달 26일 오후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부두에 정박 중인 해군 88함선의 기자회견장. 하얀색의 여름 해군 장교복에 옅은 화장을 한 40대 여성이 사뿐히 걸어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다. 인민해방군 해군 최초의 여성 대변인으로 발탁된 싱광메이(邢廣梅·44) 해군 대교(大校·준장급)가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싱 대교는 “27~28일 해군 88함선에서 청·일전쟁 120주년 연구토론회를 개최하고 부근 해역에서 해상 제례의식을 거행하겠다”며 “지금은 (중국이) 해양 강국을 건설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북양해군의 장병들을 위한 제례의식을 통해 청·일전쟁의 치욕과 처참한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려는 것”이라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 호감을 샀다.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세계해군연구실 주임인 그는 지난해 11월 해군 대변인에 발탁됐지만 단독 기자회견에 등장하기는 처음이었다. 법학박사 출신으로 중국군사과학회 군사분회 부비서장을 지낸 해상안보정책 전문가로만 알려졌을 뿐 개인 정보는 구체적으로 소개되지 않았다. 첫 등장을 계기로 인터넷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인민해방군 최초의 여성 대변인이 계급이 높고 미인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싱 대교는 남자 대변인인 량양(梁陽) 상교(上校·대령)보다 한 단계 높은 계급이다. ●해군 최초 싱광메이 대교 발탁 중국 정부 부처에 여성 대변인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과 국무원 타이완(臺灣)사무판공실, 교육부, 국가위생계획생산위원회, 최고인민검찰원 대변인에 이어 인민해방군 대변인에도 늠름함과 지혜를 겸비한 여성이 처음으로 공식 등장했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주요 부처에 여성 대변인을 잇따라 발탁하고 있는 이유는 ▲대내외적으로 정치체제의 폐쇄성을 불식시키고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포석이며 ▲최근의 여성파워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베이징 정가의 분석이다. 현재 활약하는 여성 대변인은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과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신문사(국) 부사장, 쑹수리(宋樹立)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선전사 부사장, 쉬메이(續梅) 교육부 대변인, 샤오웨이(肖瑋) 최고인민검찰원 신문대변인, 판리칭(範麗靑) 타이완사무판공실 신문국 부국장 등이다. 푸잉 주임은 이들의 ‘대모’ 격이다. 몽골족 출신인 그는 1988년 필리핀 대사로 임명돼 첫 소수민족 여성 출신 대사, 최연소 여성 대사라는 명예를 얻었다. 1977년 중국 외교관의 산실로 불리는 베이징 외국어학원 영어과를 졸업했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 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등 최고 지도자들의 통역을 맡으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호주·영국 대사 등 영어권 대사를 주로 맡았다.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중국의 개혁 방향을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여성의 섬세함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잉 전인대 외사위 주임이 ‘대모’격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2012년부터 외교부 다섯 번째 여성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친강(秦剛)· 훙레이(洪磊) 대변인과 함께 매일 내외신 브리핑을 번갈아가며 맡는다. 친강 수석 대변인은 발탁 이유와 관련, “20년 외교 업무에 종사하면서 풍부한 경험과 양호한 소통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일본이나 베트남 등과 해상 영유권 분쟁이 심해질 때 화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면 중국에 우호적인 외신기사가 많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여성이 하늘의 반쪽을 떠받치고 있다’(婦女能頂半邊天)는 말을 남겼다. 마오는 외교부에 여성 대변인을 두는 걸 염두에 뒀으나 이루지 못했다. 중국에 대변인 제도가 만들어지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마오의 생각은 1987년 리진화(李金華)가 외교부 대변인에 기용되면서 실현됐다. 난카이(南開)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그는 중국 외교부에 대변인 제도가 생긴 이후 7대 대변인이다. 외교부 신문사의 전신인 정보사 도서자료실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1987년부터 1991년까지 대변인 역할을 깔끔하게 수행했다. 중국 외교정책의 원칙적 입장을 분명히 밝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대 여성 대변인은 판후이쥐안(範慧娟) 전 아일랜드 대사다. 외교학원 외교학과 영문반을 졸업한 그는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 등에서 근무한 뒤 56세이던 1991년 외교부 대변인에 임명됐다. ●마오쩌둥 “여성이 하늘 반쪽 떠받쳐” 최연소 외교부 여성 대변인 기록을 가진 장치웨(章啓月)는 부부 외교관이다. 남편은 류제이(劉結一) 주유엔 대사다. 아버지가 일본 대사 등을 지냈으며 어머니도 외교부 관리였다. 3대 여성 대변인인 그는 당시 외신기자들 사이에서는 “답변이 간결하고 시원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01년 발생한 중·미 정찰기 충돌 사고 당시 사고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 등을 보여주며 중국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 진가를 높였다. 단아한 미모로 유명한 장위(姜瑜)는 네 번째 여성 대변인이다. 2009년 스페인의 언론이 선정한 ‘세계에서 아름다운 여성 정치인 및 공직자’에 중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차갑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상냥한 편이다. 그는 대변인 시절 기자들에게 질문 기회를 줄 때마다 옅은 웃음을 띠어 ‘미소 대변인’이라는 별칭도 있다. 쑹수리 국가위생계획생육위 대변인는 베이징중의약대를 졸업한 뒤 10년간의 강사 생활을 거쳐 공직에 입문했다. 중의학에 대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그는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의 중국 내 상황을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전해 중국 보건 정책에 대한 해외 불신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쉬메이 대변인은 2008년부터 교육부 대변인을 맡아 대변인 경험이 풍부하다. 베이징사범대를 졸업한 뒤 교육부 산하 언론기관에서 일하며 언론 감각을 키웠다. 샤오웨이 최고검찰원 대변인은 20여년간 검찰일보에 근무한 덕에 법 집행에 따른 검찰의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를 순화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신화사 기자 출신인 판리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대변인은 홍콩의 ‘점령시위’와 ‘타이완독립’ 통합물결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홍콩 사회를 어지럽히고 양안관계를 깨뜨려 국가를 분열시키는 세력에 대해서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며 중국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khkim@seoul.co.kr
  • 광화문 일베 집회에 김성준 앵커 강한 비판 “천박하고 비인륜적”…레이디제인도 “섬뜩하다” 일침

    광화문 일베 집회에 김성준 앵커 강한 비판 “천박하고 비인륜적”…레이디제인도 “섬뜩하다” 일침

    ‘광화문 일베’ ‘일베 광화문’ ‘일간베스트’ 광화문 일베 먹거리 집회 논란이 일자 SBS 김성준 앵커와 레이디제인이 일침을 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셔서 마음껏 드십시오. 여러분들을 위해서 식탁도 마련하겠다”며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 옆에 ‘일간베스트 회원님들 식사하는 곳’이라는 팻말과 테이블과 파라솔을 설치해 공개했다. 이어 대책회의 측은 “오늘 일간베스트와 자유대학생연합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라면이나 치킨 등을 먹는 행사를 계획하셨다고 해서 우리가 이렇게 식탁을 마련했다”며 “우리가 마련한 식탁에서 당신들이 이곳에 앉아 먹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깊이 성찰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광장에서 함께하시는 분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읽게 된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돈보다 진실이, 우리 사회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그 마음을 말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은 ‘광화문 도시락 나들이’이라는 명목으로 치킨, 라면, 햄버거, 도시락 등을 먹는 집회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일베 회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글을 읽으며 피자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육성을 편집한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불러 현장에서 몸싸움이 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준 SBS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포털 검색어 1위에 광화문이 올랐길래 왜 그러나 하고 들어가 봤다가 기분이 상해버렸다. 생각을 표현할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지만 자기가 표현한 생각이 얼마나 천박하고 비인륜적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라는 글을 올리며 일베 회원들의 먹거리 집회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레이디 제인도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의식조차 없을텐데. 기본 의식도 없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 섬뜩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레이디 제인 김성준 일베 광화문 집회 비판 소식에 네티즌들은 “레이디 제인 김성준 일베 광화문 집회 비판, 좋은 지적” “레이디 제인 김성준 일베 광화문 집회 비판, 괜히 국민들만 분열됐다” “레이디 제인 김성준 일베 광화문 집회 비판, 일베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 있는’ 시간 길수록 천천히 늙는다

    ‘서 있는’ 시간 길수록 천천히 늙는다

    많은 사람들은 젊음을 지키고 노화를 늦추기 위해 다양한 미용시술과 값비싼 화장품, 고액의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 등에 돈을 투자하지만 정작 안티에이징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서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텔로미어’라 부르는 염색체 끝부분의 길이다. 일명 ‘염색체 시계’라고도 불리는 텔로미어는 생물학적 노화와 중요한 연관관계가 있으며,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노화가 늦고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대학 병원(Karolinska University Hospital) 연구팀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69세 성인 29명 중 절반은 6개월 이상 운동을 하게 하고, 나머지 절반은 평상시 생활 습관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두 그룹 모두에게 만보계를 착용하게 해 매일 걷는 양과 앉아있는 시간, 서 있는 시간 등을 철저하게 기록하게 했다. 6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혈액샘플을 채취해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한 결과 운동 시간이나 도보수 등은 텔로미어 길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반면 앉아있는 시간에 따라 텔로미어의 길이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부분인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말단부가 점점 풀리면서 길이가 짧아지고, 동시에 세포가 노화된다. 연구팀은 “오래 앉아있는 사람일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짧았으며 이는 수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인들은 건강을 위해 운동시간을 늘이는 한편 동시에 앉아있는 시간도 길어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저널인 스포츠 메디신 저널(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젊음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서 있기’

    젊음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서 있기’

    많은 사람들은 젊음을 지키고 노화를 늦추기 위해 다양한 미용시술과 값비싼 화장품, 고액의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 등에 돈을 투자하지만 정작 안티에이징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서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텔로미어’라 부르는 염색체 끝부분의 길이다. 일명 ‘염색체 시계’라고도 불리는 텔로미어는 생물학적 노화와 중요한 연관관계가 있으며,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노화가 늦고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대학 병원(Karolinska University Hospital) 연구팀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69세 성인 29명 중 절반은 6개월 이상 운동을 하게 하고, 나머지 절반은 평상시 생활 습관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두 그룹 모두에게 만보계를 착용하게 해 매일 걷는 양과 앉아있는 시간, 서 있는 시간 등을 철저하게 기록하게 했다. 6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혈액샘플을 채취해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한 결과 운동 시간이나 도보수 등은 텔로미어 길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반면 앉아있는 시간에 따라 텔로미어의 길이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부분인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말단부가 점점 풀리면서 길이가 짧아지고, 동시에 세포가 노화된다. 연구팀은 “오래 앉아있는 사람일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짧았으며 이는 수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인들은 건강을 위해 운동시간을 늘이는 한편 동시에 앉아있는 시간도 길어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저널인 스포츠 메디신 저널(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7개국 25개 공연 선물세트

    7개국 25개 공연 선물세트

    세계적인 공연들을 대학로에서 볼 수 있어 매년 화제가 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25일간 열리는 올해 축제의 부제는 ‘센스 더 에센스’(Sence the Essence). 공연예술의 정수(精髓)를 보여 준다는 포부다. 7개국 25작품 중에는 오태석과 이윤택 등 한국의 거장들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출가 및 안무가들의 작품들이 포진해 있다.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9월 26~28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오태석(극단 목화) 연출 특유의 강렬한 현실풍자와 언어유희가 가득하다. 1992년 제28회 동아연극상 대상 수상작으로, ‘심청전’을 모티브로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싸늘한 블랙코미디의 문법으로 꼬집는다. 코마치후덴(9월 29일~10월 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이윤택(연희단거리패) 연출이 일본의 대표 극작가 오타 쇼고의 초기 대표작에 한국의 색채를 입혔다. 일본의 고대 설화인 ‘절세미인 코마치’에 한국의 전통 민요와 선율을 얹고 초현실적이고 상징적인 무대 미학을 통해 현대 연극으로 재창조했다. 2012년 제2회 오사카 한일연극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첫선을 보였다. 노란 벽지(9월 25~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이번 축제의 개막작. 현대 실험연극의 메카로 불리는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이 제작하고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케이티 미첼이 연출했다. 19세기 미국 여권주의 작가 샬럿 퍼킨스 길먼의 동명 단편소설을 각색했다. 배우들의 움직임이 무대 위 카메라로 촬영되고 즉석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무대 전면의 스크린에 상영되는 케이티 미첼의 전매특허인 ‘멀티미디어 시어터’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썬(10월 8~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영국 출신의 ‘신성’ 안무가 호페시 섹터의 지난해 초연작. 태양이라는 절대적이고 완벽한 존재 앞에 불의와 전쟁에 의해 분열된 세상을 고도로 훈련된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군무로 형상화한다. 알리바이 연대기(10월 9~10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지난해 국내 연극상을 휩쓴 화제작. 아버지와 아들의 개인사에서 한국 현대 정치사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동시에 국가 권력의 알리바이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억누르는지를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보여 준다. (02)3688-0100.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佛, 지하 500m에 폐기물 보관… 100년 뒤 다시 영구처리

    佛, 지하 500m에 폐기물 보관… 100년 뒤 다시 영구처리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서쪽으로 250㎞를 달려 도착한 뷰흐지역. 인구 100명의 한적한 전원도시 한쪽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하고 오염된 물질인 사용후 핵연료를 100년 이상 보관할 지하 연구단지가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평야 한가운데 지하 500m 깊이에 마련된 연구시설에서는 프랑스 내 58개 원전에서 쏟아져 나오는 1만 2000t의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처리할 방법을 연구한다. 아직 방폐방 운영 회사인 안드라(ANDRA)의 연구시설이라는 이름이 붙지만 법령 정비만 거치면 오는 2025년부터는 사용후 핵연료를 땅속 깊이 묻는 사업을 시작한다. 프랑스는 이미 라아그와 마쿨, 카다라쉬 등 충분한 중간저장 시설이 존재하지만 한편에선 사용후 핵연료의 영구처분장을 만드는 준비에 분주하다. 단기적으로는 중간저장도 안전하다고는 여기지만 수천에서 수만년 이상 방사능을 품는 방사성폐기물을 장기간 보관하는 데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임시저장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에도 전혀 준비가 안 된 우리나라로는 부러울 따름이다. 지하 갱도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7분가량을 내려가자 지름 4.5m 너비의 미로 같은 터널이 눈앞에 펼쳐진다. 벽면은 모두 회색의 점토암이다. 석영을 포함한 이곳 뷰르의 점토암반층은 견고하고 안정된 지반을 이루고 있어 방사성물질을 꽁꽁 묶어둘 최적지로 꼽힌다. 점토 암반층은 만에 하나 균열이 생겨도 저절로 균열을 메우는 치유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이곳 점토암은 나노미터 수준의 촘촘한 구조 덕분에 지하수로 인한 방사능 확산도 없다는 게 연구시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갱도를 따라 12m 간격으로 손가락 크기만 한 센서들이 나란히 박혀 있다. 센서는 지하갱도를 연장하는 공사 중에 점토층이 물리적이나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시시각각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지하갱도의 끝자락에 다다르자 마치 하수도관과 같은 원통모양의 스테인리스 튜브가 점토층 안에 박혀 있다. 저장용기로 밀폐한 고준위 폐기물을 스테인리스 튜브에, 이를 다시 점토층 안에 밀어 넣는 일종의 삼중 차폐막이다. 안내를 맡은 오드레 홍보담당은 “아직은 실험이 물리적인 안정성을 측정하는 단계여서 용기에는 실제 폐기물을 담아 놓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에 지하실험 시설을 만들게 된 것은 1991년 방사성 폐기물 심층처분 연구법이 제정된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는 고준위방사성 폐기물처리를 위해 3가지 방식을 고려했다. 500m 이상 지하에 폐기물을 묻는 ▲심지층 방식 ▲독성이 수만 년 동안 지속되는 핵물질의 분리 및 변환 ▲지표면 장기저장 등이었다. 하지만 심지층 처리 외에는 안전한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자 방사능 150m 두께의 점토암층이 형성된 뷰흐 지역에서 21년째 영구보존법을 연구 중이다. 오랜 연구는 그만큼 안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간저장 시설이 충분한데 왜 심지층 처리를 준비하느냐는 질문에 안드라 측의 대답은 명료했다. “현 세대가 만들어 놓은 위험부담을 후손들에게 넘기는 식의 처리는 옳지 않다. 또 현재까지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방법은 심지층 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뷰흐 시설도 잠정적인 조치일 뿐이다. 프랑스는 과학의 발달에 따라 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찾게 되면 100년 후 이 시설에 저장된 방폐물을 다시 꺼내 영구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법으로 정했다. 원전선진국인 프랑스가 한 발 앞서가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프랑스는 원자력 개발 초기부터 우라늄 자원 활용 가치를 높이고 고준위폐기물의 발생량을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재처리 기술이다. 파리 북동쪽으로 약 350㎞가량 떨어진 노르망디 해안가 라아그에는 전 세계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의 90%를 담당하는 국영 원자력 회사인 아레바(AREVA)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라늄은 한 번 연료로 투입되면 보통 3~5년 정도를 쓰는데 석유나 석탄과 달리 수명이 다한 것이 아니다. 여전히 95%의 우라늄이 포함돼 있다. 플루토늄도 1% 정도, 나머지 4%가 이곳에서 최종폐기물로 분류하는 핵분열 물질이다. 각각의 물질을 분리한다면 천연 우라늄을 대신해 핵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재활용만 잘한다면 같은 양의 핵연료로 지금보다 몇십 배 더 많은 전기를 얻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면 폐기물의 양은 크게 줄어든다. 1960년대 부터 가동 중인 라아그 시설에선 연평균 1200t가량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한다. 이 같은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을 통해 얻는 전기는 프랑스 전체 전력량에 10%에 달한다. 카롤린 주르댕 아레바 해외수주담당은 “우리가 재처리에 힘을 모으는 것은 단순히 천연 우라늄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다”면서 “복잡하긴 해도 재처리를 통해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와 독성을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최종 처리하는 폐기물의 양도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재처리 방식은 국내 도입이 쉽지 않다. 우선 재처리를 통해 만든 핵연료는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경수로나 중수로 원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없는 고속증식로 방식의 원전을 따로 지어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의 승인이 없다면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할 수 없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재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1%의 플루토늄을 핵폭탄 제조 등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갈 길이 바쁜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뷰흐·라아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법의 팩트/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법의 팩트/안혜련 주부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다. 그 가슴 아픈 세월호를 입에 올리는 것을. 이 땅에 수많은 원로들과 지도자들이 있기에 그들이 수습책을 잘 마련하리라 믿었고, 다소의 이견과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세월호의 침몰 앞에서 더없이 무능했던 대한민국의 모습을 세월호법의 난항 앞에서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1차적 재난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한 가지 위기는 더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세월호 침몰은 청해진 해운의 불법행위, 선원들과 해경이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생긴 참사라 하겠지만, 세월호법 제정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1차 재난구조에 실패한 정부 여당이 심기일전해 마련하는 수습책과 재발 방지책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사실상 현실적 한계 없이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부 모두가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것은 현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의 시험대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제2, 제3의 세월호 침몰이 반복될지 알 수가 없다. 사고 후 5개월이 다 돼 가는 지금, 유가족들은 왜 거리에 있는가. 위로를 받아도 부족할 그들이 도리어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지경에 이른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서울신문 기사는 이 참사가 “병든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기회일 수 있었음”을 아쉬워하며(27일자 31면), “사회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세월호법”(27일자 30면), “세월호 눈물 뒤 분열만 남았다”(30일자 1면)는 우려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그렇다. 그래서 알고 싶어졌다. 세월호법의 팩트가 무엇인지.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 여당과 야당이 주장하는 것, 구체적 입장 차이는 무엇인지,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왜 소모적으로까지 보이는 이 갈등이 계속되는지…. 그러나 서울신문의 기사에서 세월호법 자체에 대한 충실한 사실보도는 찾기 어려웠다. 문제의 본질인 법안 자체의 팩트보다는, 누가 누구를 만나고 어디서 어떻게 시위를 하고 누가 단식을 하다 언제 끝냈는지와 같은 상황 스케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언론이 어떤 사안의 진행과정을 전달하고 해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정확하고 충실한 사실 관계 위에서 출발할 때, 그러한 인과관계 속에서 더 힘을 받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상처받고 있는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만이 아니다. 기성세대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아이들은 친구들의 희생과 어른들의 무책임함에 당황하고 있다. 이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해 주려는 노력을 누가 하고 있는가. 사고 초기 정부는 국가개조라는 말까지 써가며 최선의 노력을 약속했지만, 그 1차적이고 가시적 성과인 세월호법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어린 생명들의 희생 앞에서 이 땅의 그 많은 원로와 지도자들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유가족의 손을 잡아주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에서 우리가 큰 위안을 얻은 것은 그들을 바라보던 더할 수 없이 안타까운 눈빛, 함께 아파하던 그 공감의 몸짓 아니었을까. 유가족과 국민들의 상처받는 마음을 위로해 주려는 노력, 그러한 장을 마련하는 역할, 서울신문에 기대해도 좋을까.
  • [사설] 뉴라이트 학자의 잇단 정부기관 진출

    공영방송의 생명은 신뢰와 공정성이다. 정권 성향과는 무관하게 정치적 독립성을 견지하는 게 공영방송의 제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이인호(78)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국방송(KBS) 이사 추천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부 검증과 토론 등 절차적 정당성의 결여를 문제 삼은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퇴장한 상태에서 이 교수를 신임 이사로 추천했다. 낙하산 인사다. 최연장자로 이사장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이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로서 편향적인 역사인식을 보여 왔다. 학자의 소신은 존중해야 하지만 그간의 이력과 행적이 사회적·이념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공영방송의 책임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 교수를 포함해 현 정부 들어 뉴라이트 인사가 주요 기관에 포진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최근 1년 새 한국학중앙연구원장과 국사편찬위원장, 한국학대학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뉴라이트 인사가 임명됐다. 국정 국사교과서 추진이나 방송 장악을 위한 포석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행여 그런 의도가 있다면 공영방송은 물론 사회가 불신과 분열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운운한 교회 강연에 대해 지난 6월 TV조선에 출연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감동받았다’고 발언했다. 문 전 후보를 반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를 낙마시킨 대다수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다. 문 전 후보의 망언을 알린 KBS의 단독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왜곡 보도’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다 이 교수가 KBS 이사로 추천되자 일각에선 공영방송 길들이기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지난 정권 때 친일사관·독재미화 논란을 빚은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의 감수를 맡았고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이기도 하다. 전문성 없는, 정권 차원의 낙하산 인사로는 공영방송이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되새겨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저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개막 기념식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며 ‘신뢰의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날 이 교수의 이사 추천 직후 KBS 노조와 야당, 일부 시민단체는 공영방송의 정치적·이념적 편향 가능성을 지적했다. 신뢰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
  • 결국 두쪽 난 ‘반올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피해자 가족 모임인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이 결국 둘로 쪼개졌다. 반올림 측은 지금까지 협상단을 구성해 온 피해자 8명 중 삼성전자 측의 단계별 타결 제안을 받아들인 피해자 가족을 배제하고 나머지 2명만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우선 6명과의 협상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반올림은 성명서를 내고 “황상기 대표를 중심으로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보상에 대해 삼성과의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협상단에 참여한 피해자 8명을 대상으로 우선 보상안을 제안해 왔지만 반올림은 산재 신청자 1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섰다. 지난달 13일 열린 6차 교섭에서 반올림 협상단 중 5명이 우선 협상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열이 표면화됐다. 이어 지난달 29일 고 황민웅씨의 아내 정애정씨도 삼성과의 직접 협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반올림 측은 “삼성 측이 제시한 ‘8명 우선 보상안’이 반올림 교섭단을 분열시켰다”며 삼성전자에 책임을 전가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일부 가족만을 보상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따로 만나 설득한 적도 없다”면서 “보상 기준을 만들어 해당되는 분들에게 모두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1일부터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시작되지만, 국회가 언제 정상화될지 하루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개회식 전날인 31일까지 여야는 국회 일정 조율을 방관, ‘파행의 장기화’마저 예상된다. 세월호특별법 정국을 풀 힘은 여야가 아닌 세월호 가족들에게 달린 모습이다. 여당이 민생 법안을 내세우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은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역공했다. 결국 여느 때처럼 졸속 예산안 심의와 ‘쪽지예산’ 관행만 되풀이될 판이다. 정기국회 정국에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4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1. 與 “국회 복귀” 압박에 野 “세월호법 우선” 지난 6월 24일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중단됐던 국회 본회의가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 개최될 수 있을까. 각종 임명동의안 등 현안 해결용 본회의 개회를 주장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이 강행하면 1일 본회의 개최를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김영란법, 유병언 방지법, 민생 관련법, 안전 관련법 등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를 좌우할 열쇠는 야당이 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1일 야당에 대해 비판, 읍소, 설득 전략을 썼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버리고 거리에서 답을 찾으려는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민생과 경제는 야당 협력 없이 여당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국가위기 극복의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뒤 다른 법안 처리’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일정은 세월호법 협상 진행 경과를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의원 70여명, 당원 1000여명이 참석한 장외집회를 했던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정국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되면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침수된 고리 원전, 싱크홀, 군 인권침해 현장, 남부 폭우피해 지역 등을 두루 방문하는 ‘안전한 대한민국 대장정’으로 장외활동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범위 안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특별법과 관계없이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 세월호법, 1일 與·유족 3차 회동이 분수령 1일 정기국회가 문을 열지만 모든 의사 일정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꽉 막혀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민생 법안 처리, 국정감사 및 대정부 질문,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미뤄질 판이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19일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2차 합의안의 처리가 무산된 이후 사실상 공식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국회 정상화의 ‘열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1일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진행한다. 앞서 1, 2차 면담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주는 방안, 특별검사 추천권 배분 방식 등을 두고 이견만 확인했다. 하지만 유가족들도 2차 면담 이후 충분히 내부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가졌고, 여당도 국회 정상화 부담이 큰 만큼 3차 면담에서는 발전적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김재원 원내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유가족 측이 좀 더 전향적이고 헌정 질서와 법 체계에 근접한 제안을 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며 “저희도 열린 마음으로 제안을 검토하고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유가족과 여당이 해답을 찾지 않는 한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 구호만 되풀이하며 뒤로 물러나 있고, 야당 역시 내부 분열과 여론 악화로 문제 해결의 동력을 잃은 상태다. 반면 유가족들은 직접 여야를 번갈아 만나는 등 여·야·유가족 간 사실상의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세월호특별법 1, 2차 합의안을 거부했던 유가족들이 직접 해법을 고민하고 나선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3. 의료법 등 민생법안 이견… 입법전쟁 예고 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온도차가 여전하다. 31일 정부와 여당은 연일 ‘민생 행보’를 강조하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연일 더해지는 여당의 민생 압박에 야당에서는 ‘진짜 민생법안’을 가려내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민생법안 진위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9개 법안이 있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별도 법안을 내놓은 채 대치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강조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두고도 야당은 ‘의료 영리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여야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에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돼도 향후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양상에 따라 특정 법안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승강이는 지난 5월 여야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부터 계속 반복됐다. 하지만 5월 이후 입법 실적은 ‘0건’으로 이번 정기국회마저 마땅한 실적이 없다면 현 여야 원내지도부는 사상 최악의 파트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4. 예산 졸속 심의 땐 올해도 ‘쪽지예산’ 활개 예산안 심의 때마다 ‘쪽지예산’, ‘카톡예산’이란 명칭으로 끼어들던 지역 민원성 예산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국회 파행이 길수록, 예·결산 심의가 졸속일수록 활개를 치는 쪽지예산의 속성 때문이다. 지난해 쪽지예산은 4000여건 이상으로 추정되며,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여야는 대안을 모색해 놨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시화하고, 예산심의 강화를 위해 분리국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행력이 문제였다. 7~8월 임시국회가 ‘본회의 0건, 처리 법안 0건’으로 마무리되며 ‘쪽지예산 방지책’도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미 8월에 끝냈어야 할 2013회계연도 결산안(349조원) 심사는 정기국회로 이월됐다. 일정이 빠듯해 ‘졸속’이 불가피하다. ‘졸속 예·결산→호통 국감→쪽지예산 득세’로 이어진 지난해 풍경보다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달라진 제도가 하나 있기는 하다.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라 11월 내 예결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그러나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놓은 뒤 장기 대치한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예산안 심의 기간을 지키려다 졸속 심사를 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29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재정사업 추진 전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쪽지예산의 대부분이 SOC와 관련된 것임을 감안하면, 쪽지예산을 슬그머니 밀어 넣을 수 있는 여지만 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세월호법은 진실규명·국가 혁신 첫걸음… 장외투쟁 말고 정치권·유가족 힘 모아야”

    “세월호법은 진실규명·국가 혁신 첫걸음… 장외투쟁 말고 정치권·유가족 힘 모아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사회 분열 및 갈등에 대해 우려하며 각계가 최선을 다해 조속히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자승 스님은 31일 “세월호 참사는 국민 모두의 아픔이었으며, 그 고통을 잊지 않겠다는 국민적 합의는 소중한 약속”이라며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긴급 호소문에서 “진실 규명과 국가 혁신을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그 첫걸음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이라며 “여야는 두 번의 합의와 번복, 장외투쟁 등으로 국민을 혼란과 갈등에 빠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는 장외가 아닌 국회에서 진지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나라가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지금 세월호 특별법과 함께 민생법안 처리도 논의해야 한다”고 정치권에 주문했다. 또 유가족에 대해서도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국회에서 해결되도록 여야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로운 방안을 모색해 주시기 바라며, 마지막까지 유가족과 함께하겠다는 국민의 거룩한 마음을 믿고 짐을 나누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자승 스님은 “종교 지도자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든 그 길에 함께하겠다”고 덧붙이면서 “국민 모두가 자기 자리와 일상으로 돌아가 건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함께 모아야 하고, 그것이 세월호 희생을 헛되이하지 않는 것”이라고 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 눈물 뒤 분열만 남았다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린 29일 낮 서울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천막이 즐비했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곳으로부터 숭례문 방면으로 200여m 떨어진 서울시의회 앞에도 이날 단식농성 천막이 들어섰다. 청와대 인근 부암동에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며칠째 진을 치고 있다. 온 국민을 비탄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36일이나 지난 지금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의 풍경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정치권은 합창하듯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여야가 따로 없었고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300여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 간 참사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음을 국민들은 지금 광화문광장에서 목도하고 있다. 국가적 참사에 대한 책임을 축소하기에만 급급한 여당과, 참사를 선거에 이용하다가 이제 와서 슬그머니 발을 빼려 하는 야당에 유가족들은 분노와 절규를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은 유가족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호통을 듣는 처지로 전락했다. 여야 간 협상은 ‘폐업’하고 유가족이 야당과 여당을 차례로 만나 협상하는 진풍경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전무후무한 치욕으로 기록될 만하다. 유가족이 검찰을 못 믿어 수사·기소권을 요구하는데도 검찰이 뼛속 깊이 반성한다는 얘기는 없고 온갖 낯뜨거운 추문만 들리는 것 역시 국민을 좌절케 한다.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장관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눈물을 흘리며 ‘국가 개조’를 약속했던 것도 지금은 허상처럼 보인다.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신설하기로 한 ‘국가안전처’의 명칭을 ‘국민안전처’로 바꾸기로 했다는 지난 28일 정부·여당의 발표는 국민을 허탈하게 한다. 참사 이후 4개월을 소비한 끝에 내놓은 방안이란 게 고작 기관 이름 한 글자를 바꾸기로 했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꿔 놓고도 참사를 당한 교훈은 원래부터 새기지 않은 모양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를 유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혁신이나 안전 등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공공의 문제로 만들지 못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현실에서 기댈 리더십을 찾지 못한 국민들은 400여년 전 명량(鳴梁)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에게 의지해 좌절감을 달래고 있다. 천막들을 내려다보는 장군의 동상을 올려다보는 것마저 죄스러운 오늘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데스크 시각] 거중약경의 지혜/오일만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거중약경의 지혜/오일만 정치부장

    거중약경(擧重若輕). 복잡하고 무거운 사안을 단순 명료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일찍이 신중국 창시자인 마오쩌둥은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을 거중약경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중국 인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영원한 총리 저우언라이 역시 덩을 평하면서 일하는 스타일이 대담하고 과단성이 크다고 칭찬했다. 10년 동란으로 불리는 문화대혁명의 깊은 상처와 갈갈이 찢긴 중국 사회를 치유하면서 개혁개방이란 해법을 도출한 것도 덩의 이런 정치 리더십 때문에 가능했다. 1976년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린 뒤 당시 중국은 마오의 극좌 노선으로 인해 인민의 삶은 피폐했고 산업시설은 대부분 가동이 멈춘 최악의 상태였다. 덩은 주모자 4인방을 처단하고 총연출가인 마오에 대해 ‘공(功)은 7이요 과(過)는 3이다’라는 명쾌한 평가로 자신과 공산당 그리고 마오 모두가 사는 길을 열었다. 개혁개방 반대파에 대해서는 ‘사회주의가 가난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말로 정면돌파했다. 덩은 늘 측근들에게 “인민의 편에 서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충고했다. 국민들과의 공감 속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 능력, 그것이 바로 덩의 리더십의 요체다. 최근 탄생 110주년을 맞아 창업군주(마오) 이상의 존경을 받으며 새롭게 재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즘 세월호특별법 해법 도출 과정에서 복잡하게 돌아가는 여야 간 갈등을 보면서 우리의 정치와 국회의 존재 가치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가 일어난다. 지난 4월 16일 사고 발생 이후 5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우리 사회는 사분오열로 분열되는 양상이다. 여야와 유가족의 3자가 뒤엉키면서 해법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해결책을 찾는 첫 단추는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인데 애초부터 정치권은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더 관심이 많았다. 7·30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의 과도한 ‘세월호 마케팅’에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야권이 참패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세월호의 아픔을 온몸으로 끌어안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정한 대화는 공감하는 능력을 요구한다”는 지적도 이제 소귀에 경 읽기가 되는 양상이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겠다던 국정조사특위는 증인과 기관보고 대상 선정을 놓고 공전됐고 세월호 청문회도 유야무야 무산됐다. 이완구·박영선 여야 원내대표 간에 이뤄진 두 번의 합의도 유가족의 반대로 백지화됐다. 정치권이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보다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분주한 상황에서 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유가족들의 주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 당사자들의 의사를 수렴하지 못하고 민주주의를 운운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세월호 갈등을 종결짓지 못하면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국가개조론 역시 힘을 받지 못한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온갖 병폐를 도려내 국가를 재건한다는 청사진이 시작도 하기 전에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복잡하게 얽혀 가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풀기 위해 덩샤오핑식의 거중약경의 지혜가 절실하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여당의 주장처럼 사법체계를 허물게 된다면 특검 추천권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oilman@seoul.co.kr
  • 해외 유수 암센터 통합의학센터 구축…한방암치료 산삼약침 관심 집중

    해외 유수 암센터 통합의학센터 구축…한방암치료 산삼약침 관심 집중

    녹용, 산삼약침 등 한방암치료가 암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위암, 간암 등 암환자의 경우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리기 마련. 특히 강도 높은 항암치료로 인해 기력은 물론 인체 면역력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가 지속되면 항암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음은 물론, 치료를 통해 관해 또는 완치가 되더라도 재발할 여지가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최근 면역력을 강화하는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방치료 중 하나인 약침은 ‘일정한 방법에 의해 조제된 각종 약물 또는 물질을 유관한 혈위, 압통점 혹은 체표의 촉진으로 얻어진 양성반응점에 주입하여 생체기능을 조정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시술행위’(출처:대한약침학회)이다. 이는 경혈의 자극과 산삼, 녹용 등 한약재의 효능을 활용하는 치료법으로 유효성분의 체내 도달이 빠르고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정신분열증 등으로 한약을 복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약침과 같은 한방암치료는 서양의학적 치료와의 병행을 통해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고 치료 중인 환자의 삶의 질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미국 엠디앤더슨, 하버드 다나파버 암센터 등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에서도 통합의학 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분열의 개신교계, 통합 급물살 타나

    분열의 개신교계, 통합 급물살 타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홍재철 대표회장의 전격 사퇴 선언으로 다음달 2일 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한기총에서 갈라져 나간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이 이르면 11월 말 사퇴를 선언해 주목된다. 개신교계 분열·분란의 당사자들이 모두 물러날 전망인 만큼 개신교계 통합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대표회장은 지난 25일 한교연 회원들에게 서신을 발송, “9월 말로 예정된 임시총회를 통해 대의원들의 뜻을 묻고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 임시총회에서 정관을 개정, 경과조치를 통해 제3기(현 대표회장 임기) 기간을 11월 말까지로 앞당기고 제4기를 출범시키는 안을 다룰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차기 총회 날짜인 내년 1월 29일까지 대표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르면 11월 대표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선언이다. 한 대표회장은 한영신학대 운영비를 재단의 소송비용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아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이에 앞서 한기총 홍 대표회장은 지난 12일 전격 퇴진을 선언하고 차기 대표회장 선거 일정을 발표했다. 홍 대표회장은 “과거 교황이 방한했을 때와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을 때 기독교인이 각각 50만명씩 줄어들었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번 교황 방한을 앞두고도 한국 교회가 교권, 기득권, 불법, 부정 등 문제투성이인 모습을 보고 나 한 사람만이라도 결단해 변화될 수 있기를 바라며 결심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은 원래 2016년 1월로 돼 있다. 홍 대표회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교연과의 통합이 성사되면 대표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내 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올해 말까지만 임기를 수행한 뒤 사퇴하겠다고도 했다. 따라서 홍 대표회장의 전격 사퇴로 개신교 연합단체의 재통합에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한교연은 한기총에서 분리해 독립하면서 홍 대표회장의 취임을 강하게 반대했다. 홍 대표회장은 한교연 측에 통합을 여러 차례 권유했고 원로 목사들을 통해서도 통합을 추진했지만 한교연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대표회장의 사퇴로 한교연 측이 통합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기총은 홍 대표회장 사퇴로 다음달 2일 보궐선거를 치른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단독 후보 등록을 했으며 경선 구도는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총회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탈퇴 절차를 밟았던 것으로 알려져 한기총으로 편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등록을 하면서 “분열로 상처받은 한국 교회가 사랑과 화해를 통해 하나가 돼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분열된 개신교계의 통합을 우선 염두에 둔 발언으로 여겨진다. 특히 “한기총을 떠났던 모든 교단이 돌아와 한국 교회가 위상을 회복하고 절망에 차 있는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나라로 탈바꿈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한기총·한교연 통합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긴축發 정국 혼란… 올랑드의 승부수

    긴축재정 문제를 두고 내각이 분열상을 보이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내각 개편을 지시했다. 주권과 재정정책을 분리해둔 유럽연합(EU)의 태생적 문제점이 또 한번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갈등의 핵심에는 긴축재정 문제가 있다. EU는 각국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4.3%를 기록한 프랑스는 기준을 맞추라는 압력을 받았다. 독일에 기준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말 들어선 마뉘엘 발스 총리 내각은 정부 지출 210억 유로(약 28조 1985억원)를 줄이겠다는 안을 내놨다. 발스 총리는 ‘프랑스의 토니 블레어’라는, 약간 조롱 섞인 별명을 가지고 있는 좌파 내의 우파 성향 인물이다. 곧 사회당 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특히 당내 좌파를 상징하는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장관은 지난 주말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사람들이 프랑스 좌파에 투표했는데, 왜 독일 우파의 정책에 따라야 하느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프랑스 좌파에 투표했을 때는 당연히 재정확대정책을 기대한 것인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EU의 재정긴축에 매여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발스 총리는 즉각 사임 카드를 던졌고, 올랑드 대통령은 총리를 재신임하면서 경제장관 등의 경질을 지시했다. 몽트부르 장관은 물러나면서도 “내핍적 세금인상안은 구매력을 줄여서 경기후퇴와 디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며, 더 궁극적으로는 극우 정당의 득세를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동조 사퇴한 오렐리 필리페티 문화장관 역시 “긴축재정은 결국 정치에 대한 환멸을 불러오고 유권자들을 국민전선 같은 극우 정당으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각 개편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진짜 불은 이제부터라는 진단이다. 올해 성장률이 0%로 예상되면서 집권당 인기는 최저 수준이다. 올해 초 지방선거에선 참패했고, 하반기 상원 선거도 패배가 예상된다. 17% 지지율에 불과한 올랑드 대통령은 스스로도 “나는 5공화국 최약체 대통령”이라고 자조할 정도다. 그럼에도 지금 정권이 유지되는 것은 사회당의 정치적 판단 때문이다. 가디언은 “집권 사회당 내부에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몽트부르 장관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으나, 정치적으로는 그럴 경우 정권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말 잘 듣는 인물들로 다음 내각이 구성되겠지만 관건은 올랑드 대통령이 과감한 경제성장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중국 군사안보 전문가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중국 군사안보 전문가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너는 너대로 싸우고, 나는 나대로 싸운다.’ 중국의 싸움 방식이다.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많은 것을 안다고 해도 여전히 잘 모르는 게 중국이다. 우선 면적으로 치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구는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2위, 1인당 국민소득은 87위이다. 그렇다면 군사력은? 안보전략은? 궁금해지는 게 점점 많아진다. 지리적으로 우리의 이웃이면서도 한국전쟁 때는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싸우기도 했다. 중국은 경제력으로나 군사력으로나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을 제대로 그리고 분명하게 알아야 할 때라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하자 일본은 ‘분쟁도서 탈환’을 명목으로 자위대에 공격적 기능을 강화했다. 베트남, 일본, 필리핀 등 해양 영유권 분쟁의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은 국력이 커짐에 따라 주변국들에 주권과 영토 보전은 물론 국익을 증대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최근 국립타이완대 정치학과 중국대륙 및 양안관계 교육연구센터는 황병무(75) 국방대 명예교수의 ‘중국안보해석서’를 발간했다. 신중국군사론(1992년, 세종문화상 수상)의 내용과 각종 영문 논문, 신문 기고문 등을 분석하고 2회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책을 펴냈다. 국내학자 가운데 이런 식으로 국제정치 서적을 발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중국의 안보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왔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오고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방대 교수와 안보문제연구소장,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황 교수를 만났다. 먼저 국립타이완대에서 최근 발간한 책인 ‘중국안보해석서’의 내용을 물었다. “중국 특색의 군사학 학문체계의 정립을 위한 시도 외에 중국안보정책 결정의 몇 가지 영향 요소와 당군 관계, 내우외환의 연동적 위협관을 다룬 것이지요. 예를 들어 당에 의한 군의 통제로 정치안정을 유지하는 것과 또 정치 리더십 분열 시 당내에서 누가 군을 통제하느냐는 여전히 문제라는 내용 등입니다.” →중국 안보정책의 기본방향은 무엇인가요. -“미국이 민주와 자유를 추구하는 반면 중국은 평등과 공정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국가이익을 위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보정책의 핵심은 이러한 이익을 지키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에서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중국은 아시아문제는 아시아가 해결하기를 원합니다. 중국은 군사력의 기본은 경제이고 안보의 토대 또한 경제라는 인식하에 관련 정책을 펴나가고 있지요. 이 같은 바탕에서 요즘 들어 더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입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베트남과 일본, 필리핀 등과 해양분쟁을 겪어 왔습니다. 어떤 식으로 그런 분쟁을 해결하려고 하는지요. -“냉전기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인도, 구소련, 베트남 등과 무력분쟁에 들어갈 때 외교 경로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시도한 뒤 군사행동을 취했습니다. 탈냉전기 중국은 강압외교의 목표와 수단이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2010년 9월 센카쿠 부근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로 중국 어민이 억류됐을 때 외교적 해결이 어렵게 되자 중국이 희토류 광물 수출을 중단하는 무역제재를 통해 중국 어민을 석방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지요.” 한국전쟁 이후 중국은 주로 국지전 형식을 전개해 왔으며 영토분쟁이 생기면 경제적으로든 군사적으로 재빨리 응징은 하겠지만 정치적으로 영토 자체를 얻는 것은 자제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맹주를 위해 계속 노력은 하되 영토 자체를 점령하게 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반중 친미 체제로 돌아서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또한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중국 중심의 안보협의체를 만드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남중국해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 부근에서 필리핀 어민의 어로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 어업지도선이 필리핀 해경과 대치할 때 필리핀은 미국과 해상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중국은 함정과 항공기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감행했고 필리핀이 제안한 국제해양법 중재안을 거부했지요. 또 중국은 주중 필리핀 대사를 불러 필리핀의 긴장 조성 행위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동시에 중국인의 필리핀 여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필리핀 수입 과일류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하는 등 경제제재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 대한 군사행동은 하지 않았지요. 베트남과 해양분쟁이 생길 때도 해·공군력을 동원해 베트남을 압박할 수 있었지만 사태를 진정시키며 외교경로에 의한 해결을 모색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어떤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요. -“지난번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수행했던 150명의 사절단 대부분이 경제 관련 인사들입니다. 그만큼 경제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경제는 정치와 안보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토대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선경후정(先經後政), 경제가 항상 먼저이고 정치는 그 다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요.”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비교하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요. -“중국의 해·공군은 일본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지지만 양적으로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의 동향을 탐지하는 정보능력이라든가 잠수함과 비행기간의 정보지휘 연동체제 등은 중국이 약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군사력을 꾸준히 증강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전쟁 이후 전면전을 치른 경험이 없습니다. 빨리 선제공격하고 빠지는 국지전 전법을 구사하고 있지요. 다시 말해 ‘너는 너대로 싸우고 나는 나대로 싸운다’는 방식입니다.” →가끔 훈련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현재 중국 군부의 위상은 어떠하며 정치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요. -“인민해방군은 중국이라는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자긍심이 크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당의 군대로 전문화됐습니다. 중국 상무위원 7명 중 해방군 출신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그래서 인민해방군은 일종의 압력단체가 됐습니다. 후생이나 복지예산이 줄어들면 다시 올려 달라고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장교들은 다시 국가의 군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철저하게 당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조직으로 굳어졌지요.” →우리나라는 미국과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 동맹을 과시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동맹관계인 북한과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가끔 합동훈련을 하는데 북한과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굳이 훈련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또 북한이 군사적으로 중국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도 않습니다. 북한 또한 핵을 가지고 있는 마당에 중국과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렇다면 북한에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사태의 정도에 따라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지요. 또한 미국과 한국이 서둘러 개입하지 않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중국 정치인이나 중국 인민들의 핏속에는 침략적인 유전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군사력을 앞세워 국익을 추구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영토적으로 침략을 받을 경우 응징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황 교수에게 군사안보 전문가가 된 까닭을 물었다. “글쎄요. 제가 6월 25일생인데 그 6·25라는 숫자가 운명적으로 저를 따라다녔다고 할까요(웃음). 또 제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군대에 가려고 할 때 육사에서 교관요원을 처음으로 뽑았어요. 1966년부터 3년간 근무하면서 ‘게릴라’ 등 육사 부교재를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안보전문가의 길로 가게 됐지요.” 선임기자 km@seoul.co.kr ■황병무는 1939년 6월 25일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를 나왔으며 서울대 외교학과,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육군사관학교에서 정치학 교관을 지냈다. 이후 국방대 교수, 안보문제연구소 소장,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방대 명예교수와 대통령 국가안보자문단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신중국 군사론’, ‘전쟁과 평화의 이해’, ‘한국 안보의 영역, 쟁점, 정책’, ‘국방개혁과 안보외교’, ‘국방정책의 이론과 실제’(공저) 등이 있다. 세종문화상(국방·안보 분야), 보국훈장 천수장 등을 받았다.
  • [서울광장] 세월호, 무엇과의 싸움인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월호, 무엇과의 싸움인가/진경호 논설위원

    돌이켜보면 오늘의 분열은 이미 세월호 침몰과 동시에 잉태된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 이튿날인 4월 17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구조작업을 독려할 때 진작 조짐이 보였다. 울부짖는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박 대통령은 “침몰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자를 엄벌하겠다”고 했다. 지당한 발언인 듯했으나, 반응은 지당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남 얘기하듯한다’는 각 선 반응이 나왔다. 조짐은 정부가 단 한 명의 실종자도 살려내지 못하면서 뚜렷해졌다. 지난 4월 29일 국무회의는 이 사태가 어떻게 갈라질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에 대해 사과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낳은 나라의 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가 적폐’와 ‘대응 실패’가 세월호 참사를 낳고 키운 양면이겠으나 여야 정치권과 정파성으로 무장한 언론은 제각각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 찾기 시작했다. 그 뒤로 유병언 일가의 행각이 드러나고 관피아, 정피아, 법피아 같은 각종 신조어들이 구석구석의 썩은 환부와 정부의 무능을 거듭 드러냈지만 엇갈린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국가 적폐가 낳은 참사’와 ‘현 정부의 무능이 빚은 참사’로 쪼개졌다. 이 둘이 자웅동체라는 진단을 누구도 부정하지는 않을지언정 처방에서만은 서로가 제 입맛을 놓지 않았다. 검·경 합동수사와 국회 국정조사가 펼쳐졌지만 이미 제각각 대오를 정비한 두 엇갈린 시선엔 자기강화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도 그 대립 전선을 흐트리지 못했다. 오히려 여야의 엇갈린 성적표는 상대를 겨눈 시위를 더 팽팽히 당겨놓았다. 크나큰 불행이지만 세월호 참사는 병든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기회일 수 있었다. 반듯한 내일을 위해 질곡의 어제가 만든 피폐한 오늘과 싸워 이겨낼 기회였다. 무사안일과 보신주의가 공직자의 최고 덕목이고, 뇌물과 인맥은 사업의 필수적 요소이며, 원칙과 규범은 깨라고 있는 존재가 돼 버린 이 나라의 구조악(惡)을 한 번쯤은 뒤엎어볼 기회였다. 검·경 수사를 통해 세월호 침몰이 과적에서 비롯된 사실이 드러났다면 이제 그런 과오를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가 무엇이고 제2의 세월호는 지금 어디 있는지, 물에 잠겨가는 그 많은 생명 앞에서 구조당국이 속수무책이었다면 대체 무엇이 잘못돼 이들의 손발이 얼어붙게 된 것인지, 법과 제도는 무엇이 잘못됐고, 이를 운영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와 인식은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하나하나 짚고 따져 오늘과는 분명 다른 내일을 후대에 물려줄 기회가 우리에게 있었다. 세월호 진상조사로 그저 ‘박 대통령의 7시간’을 뒤지고 정부 당국자 몇몇의 여죄를 묻고 미국 잠수함 충돌설의 진위나 가리고 마는 차원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켜켜이 쌓인 적폐를 거둬낼 대안을 찾는 공론의 장을 만들 책무가 있었다. ‘적폐와의 전쟁’은 종적을 감추고 ‘정치적 극한대치’만 남은 이 현실이 더 두려운 건 세월호 논란의 끝이 무엇일지 경험적으로 가늠되기 때문이다. 바로 불신과 자조(自嘲)다. 지금의 대립과 갈등은 필연코 각 정파와 정치진영 간 반목의 장벽을 한층 더 높일 것이다. 불신사회와 위험사회가 악순환되는 ‘뫼비우스의 띠’ 속에서 우리는 계속 새로운 적폐를 생산해 내게 될 것이다. 적폐와 싸워야 할 우리가 지금 우리와 싸울 수는 없는 일이다. 적폐를 청산하자면서 또 다른 적폐를 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여야부터 일체의 정치적 계산을 멈춘다면 출구는 열린다. 정부의 대응 실패는 세월호 참사의 ‘주범’이 아니라 ‘종범’이며, 따라서 종범만 놓고 싸우다 적폐라는 주범을 놓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 그리고 원칙을 무시해 벌어진 참극을 조사한다며 또다시 원칙을 허무는 자가당착은 삼가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다면 가능하다. 진도 앞바다에 잠든 아이들이 함께했을 후대를 위해 분열의 적폐만은 지금 거둬야 한다.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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