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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강북구 여성구정평가단

    [현장 행정] 강북구 여성구정평가단

    ‘주부 암행어사 출두요.’강북구 여성구정평가단이 민원현장을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업무의 효율성과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주부 43명이 구청과 17개 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4개 산하기관,15개 구립어린이집, 보건소를 구석구석 누비며 ‘잠행평가’를 했다. 구정 전반의 고객만족도는 지난해보다 평균 3.5점 상승한 94.2점을 기록했다. 26일 강북구에 따르면 여성구정평가단은 지난 5월14일부터 17일까지 4일 동안 강북구 53개 기관의 민원업무를 평가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주부들은 민원행정·보건의료, 문화체육, 교육, 사회복지, 생활환경, 도시건설 등의 평가 현장으로 달려갔다. 손에는 분야별로 20개 안팎의 질문이 주어진 평가표를 들었다. 점수는 감동(5점)·만족(4점)·보통(3점)·미흡(2점)·불만(1점) 등으로 매긴다. 동사무소에 들어선 주부 김혜진(40·번3동)씨는 주민등록등본을 신청하면서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살폈다. 구청 분위기, 청소상태, 민원서비스 충실도 등을 하나하나 평가했다. 잘했으면 5점을 주면서 감동한 이유를 쓰고 못했으면 문제점을 적어야 한다. 평가단의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직원에게는 어떤 질문도 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 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민원인에게 무슨 불만이 없는지 물었다. 점수표를 제출한 뒤 지난 22일 보고회에 참석했다. 김현풍 구청장과 과장, 팀장, 동장 등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다. 주부들은 평가과정에서 느낀 문제점 등을 발표했다. 오는 29일에는 각 부서장들이 평가단의 지적사항을 어떻게 개선할 지를 발표하는 결과보고회를 갖는다. ●작은 잘못까지 꼼꼼히 지적 행정·보건 분야에서 직원들이 민원인과 눈을 맞추고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사에 민원인 의자 등을 늘리고, 점심시간에 소등 등을 잘했다고 칭찬받았다. 방역활동을 할 때 요란하고 연기를 피우지 않고 분무기로 바꿔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명찰을 달지 않은 직원이 많다는 지적이 따끔하다. 문화체육 분야에서 삼각산문화예술회관 등은 강사진의 수준이 높았지만 식당·화장실 구석 등이 지저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립어린이집 등 15곳을 평가한 교육분야에서는 어른 공경심 교육, 생태계 탐방, 텃밭을 이용한 자연학습 등 프로그램이 좋다고 평가가 나왔다. 다만 교사 휴가·병가 등에 대체교사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받았다. 이 밖에 구민운동장 등을 평가한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한 점을, 청소행정을 챙기는 생활분야에서도 꼼꼼한 평가가 제시됐다. ●전반적 상승, 행정·보건 하락 주부들의 상반기 평가에서 생활환경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8.9점 상승한 99.6점을 받았다. 교육은 1.6점 오른 99.5점, 문화체육은 0.6점 상승한 95.7점, 사회복지는 9.1점 오른 85.3점을 각각 받았다. 도시건설은 무려 13.4점 상승한 93.3점을 받았지만 행정·보건은 6.3점 떨어진 91.7점을 받았다. 강북구 관계자는 “주부 평가단은 지난 3월 118명을 선발했으나 일부 결원이 생겼다.”면서 “벌써부터 지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12)끝 좌담 “절차적 민주 진전에 안주말고 더많은 ‘운동’ 필요”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12)끝 좌담 “절차적 민주 진전에 안주말고 더많은 ‘운동’ 필요”

    “6월 항쟁의 성과로 이룩한 최소한의 민주화가 지체되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일상 생활부터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범주의 운동이 필요합니다.” 서울신문이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기획 연재한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시리즈를 마치면서 마련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6월 항쟁의 평가와 우리 사회가 6월 항쟁을 어떻게 계승·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 20일 서울신문 4층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회는 지역 ‘풀뿌리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하승수(39·변호사) 제주대 법학부 교수의 사회로 정해구(53)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인권운동가인 오창익(39)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노동문제 전문가인 은수미(44·노동사회학 박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하승수 교수 많은 언론 매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6월 항쟁과 관련해 다양한 평가를 했다. 물론 올해가 6월 항쟁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를 돌아본다는 의미도 있다. -정해구 교수 절차적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살아 있고 인권보장이 안 되는 면이 분명히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유라는 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참여라는 틀로 보면 형식적 참여는 늘었지만 실질적 참여는 미흡하다.1997년 외환 위기를 계기로 평등은 지체됐고 악화되는 측면도 있다. -은수미 연구원 많게는 800만명, 적게는 240만명이 비정규직이다. 그들이 느끼는 6월 항쟁 20년이 바로 민주화의 현재 모습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6월 항쟁은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수준까지 나아가지 못했고 구(舊)질서에 정당성을 쥐어 줬다.6월 항쟁 이전에 권위를 가졌던 사람들은 형식적인 정당성에 입각해서 지금도 여전히 그런 권위를 누린다. ●‘박제가 돼 버린’ 6월 항쟁 기념 -오창익 사무국장 각종 기념행사들이 별 감흥을 못준다. 올해부터 국가기념일이 되면서 6월 항쟁도 이제 ‘박제(剝製)’가 돼버린다는 느낌도 받는다.‘절차적 민주화는 많이 이뤘지만 실질적 민주화는 미흡했다.’는 평가에 반대한다.6월 항쟁을 계기로 우리는 야만에서 벗어났다. 그걸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에 연속으로 집회 금지 통보를 한 것에서 보듯 국민들은 여전히 실질적인 집회시위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이제 고문은 없어졌다고 하지만 20년 전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 숨졌던 남영동 보안분실을 빼고는 지금도 보안분실은 그대로 남아 있다. -하 교수 그 부분은 나도 고민이 있다. 자유권(시민적·정치적 권리)이 확고하게 뿌리내린 것도 아니고 사회권(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은 더 열악해졌다. 최근 사회경제적 문제가 한국 민주주의를 지체시키는 근본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보나. -정 교수 정치적 민주화가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연결돼야 하는데 한국은 정치적 민주주의 진전이 실생활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민주주의가 ‘형해(形骸·내용없는 뼈대)화’되고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일정한 회의를 가진다.‘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느냐.’는 말은 굉장히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말이다. 그것이 바로 민주화 20년이라는 지금 시점에서 새롭게 일어나는 문제다. -오 사무국장 ‘자유는 진전, 평등은 부족’이라는 이분법으로 평가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미 구질서에 편입됐고 집회나 시위를 할 필요가 없어진 ‘전직 민주화 운동가’들은 후일담 소설을 쓰듯이 굉장히 편하게 말한다.6월 항쟁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제대로 보려면 ‘빵과 장미’를 분리해서 보면 안 된다. -은 연구원 80년대와 똑같은 풍경을 지금도 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의 이해를 대변할 어떤 장치도 없다. 곧바로 크레인으로 올라가는 식으로 ‘불법저항’을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더 심한 경우 분신 자살을 한다. 더 슬픈 건 사람들이 그런 문제에 별 관심을 안 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다같이 고생했으니까 공감이라는 게 있었다. 지금은 먹고 사는 수준이 양극화되듯 자유나 권리도 양극화되고 있다. ●‘기억과 계승’인가 ‘단절’인가 -정 교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6월 항쟁 20년 기업사업을 하면서 사람들이 6월 항쟁을 잊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많았다. 새로운 세대에게 역사적 사실을 기억시키고 그걸 통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 기억과 기념을 민주시민교육과 연결시켜야 한다. 현재 문제도 중요하지만 과거 기억과 단절되면 안 된다. 과거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은 기억하고 의미를 새기고 문화나 교육으로 남겨야 한다. -오 사무국장 지금 필요한 건 공공성과 연대성을 회복하는 민주화운동이다. 그런데 양극화의 원인인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소위 ‘전직 민주세력’이 주도한다는 게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그들이 대중에게 민주주의와 운동에 대한 염증과 피로감을 불러 일으킨다. 한때 민주화운동세력이었지만 지금은 요직을 차지하거나 운동 기득권층이 된 사람들과 지금 민주화운동세력을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 기념과 계승이 아니라 단절이 더 급하다. -하 교수 경험을 공유하고 의미도 되새겨야 하지만 현재 부딪치는 문제와 연결되지 않으면 6월 항쟁의 의미가 퇴색해지고 박제화된 기억으로만 남게 된다. 제주에선 해군기지 문제와 6월 항쟁을 연결시킨 행사를 했다. 현재와 과거를 연결시켜 고민하게 하는 기획이었다. 그럼 지금까지 했던 평가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해 보자. -은 연구원 87년 민주화 이후 10년 만에 외환 위기가 있었다. 그로 인한 구조조정은 대규모 실업 사태를 뜻했다. 당시 실업을 경험한 사람과 그걸 지켜본 사람의 경험은 지금도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 상처가 지금의 모든 걸 설명해 준다. 노동시간과 급여를 줄이려는 논의도 있었지만 결국 노동계조차 ‘같이 죽고 같이 살자.’를 택하지 않고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자.’를 택했다. 밀려난 사람은 비정규직이 되거나 노숙자가 됐고 남은 사람들은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눈 앞에 있는 임금만 신경 쓰게 된 10년이었다.87년에 함께 길거리에 모이면서 작게나마 형성됐던 연대의식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정 교수 누적된 모순이 6월 항쟁으로 폭발했듯이 97년 체제가 만들어낸 양극화 압력도 언젠가 폭발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동보다 오히려 정치가 더 중요하다. 과거 운동이 맡았던 역할을 이제는 정당이 해야 한다. 민주세력의 연장선에 있는 중도개혁 정당들이 서구의 사회민주당 같은 구실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서구의 보수당 구실을 하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구별이 없어졌다. 특히 민주세력의 연장선에 있는 중도개혁세력이 혼란에 빠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치권을 재정립해야 한다. -오 사무국장 중도개혁세력이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금 정권이 무슨 개혁 성과가 있는가. 과거사정리를 예로 들어 보자. 피해자를 위한 진상규명이나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같은 과거사정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보안분실에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안분실을 없애고 보안경찰을 민생경찰로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나는 민주 대통령이니까 오용하지 않는다.’는 말로 실질적인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는다. 2004년엔 20만명이 현행법상 불법인데도 야간에 아무 제약 없이 탄핵반대집회를 했다. 참석 인원이 5000명도 안 되는 한·미 FTA 반대집회는 계속 금지당한다. 대통령지지 집회는 되고 대통령 반대 집회는 못하게 한다. 그런 기본적인 것도 안 되는데 뭐가 개혁인가. 개혁이 아니라 ‘개혁 이미지’가 있을 뿐이다. 지금 정권 핵심부가 민주화운동을 계승하는 세력인가? 범여권에서 이른바 운동을 했던 사람이 얼마나 되나. 실제로는 구체제 관료들, 전문 집단들, 상공인들이 주도한다. -정 교수 큰 흐름을 봐야 한다. 민주화 이후 흐름을 볼 때 나는 그들이 중도개혁세력이라고 본다. 중도개혁세력은 자유, 인권, 더 나아가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이바지했다. 특히 평화라는 측면에선 헤게모니를 갖게 됐다. 문제는 그런 측면과 경제적 측면이 다르다는 것이다. 중도개혁세력이 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이다. 신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오 사무국장 인권 상황이 좋아졌다는 건 착시 효과다. 그 착시를 ‘전직 민주화운동가’들이 부추긴다. 평화정착과 인권·개혁을 위해 중도개혁세력이 중요하고, 그러니까 한나라당 집권을 반대한다? 그건 난센스다.6월 항쟁 이후 문제는 민주화운동세력이 정책을 견인하거나 통제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장해제하고 투항하면서 전선이 무너졌다는 데 있다. 그들이 말하는 민주화 진전은 박제화된 민주화일 뿐이다. 가령 보안경찰은 이제 아무나 잡아들이지 않는다. 교보문고에서 ‘태백산맥’을 사는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다. 이 책을 헌책방에서 사고 파는 사람들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 사실 내가 일하는 인권연대만 해도 집회·시위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회를 하려 하면 집회 신고조차 안 받아 준다. -하 교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모습을 명확히 평가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와 인권 진전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얘기하면서 마무리해 보자. ●“더 많은 민주화운동이 필요하다” -은 연구원 비정규직 관련 입법이라는 정치 과정을 보면 2.8%밖에 안 되는 비정규직 조직률을 그대로 반영한다.‘비정규직이 스스로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87년 이후 20년간 운동에서 정치로 너무 많이 간 게 아닐까 싶다. 이제는 운동과 정치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전직 민주화세력’은 ‘국가와 민족’ 같은 정치적 문제만 생각했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생활에서 묻어난 고민들을 모으지 못하고 추상적인 고민만 했던 게 아닐까 싶다. 중도개혁이든 아니든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운동 영역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를 개방해야 한다. 국가도 집회시위를 다 보장해 줘야 하고 시민들도 눈 앞의 불편을 참아 줘야 한다. -오 사무국장 운동이 종횡(縱橫)으로 훨씬 더 활성화돼야 한다. 이제는 절박하게 밑바닥부터 다지는 ‘진지전’을 해야 한다. 자녀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 통학로에 인도와 차도를 나누는 운동도 학부모와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하면 가능하다.‘현실적인 힘’이 되도록 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아파트 주민이건, 비정규직이건, 학부형이건 자기에게 필요한 운동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조금 더 이기적이어도 좋다. 우리에겐 훨씬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하게 돼있다. 시위를 해야 할 절박한 필요를 못 느끼는 사람은 시위를 안 한다. 나이에 따른 세대가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이 새로운 운동 주체가 된다. 운동은 계속 이어진다. -정 교수 운동도 중요하고 공론장도 중요하지만 정치도 중요하다. 운동이나 공론장에서 나온 얘기를 정치가 정책으로 다듬고 그걸 다시 토론하는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정당이 사회와 단절돼 있다. 운동과 공론장, 정치가 다 단절돼 있다는 건 민주주의 시스템이 고장나 있다는 걸 뜻한다. 무너진 시스템을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 그것이 한국사회의 과제다. 과거에는 독재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형식적으로는 민주정부가 됐다. 그런데 자기 지지 기반에 반하는 정책을 편다. 그래서야 어떻게 민주정부라고 하겠나. 한·미 FTA가 대표적이다. ●“노동·시민운동 등 분야별 힘 모아야” -은 연구원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사회가 양산하고 있다. 지원은 안할지언정 그들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 그게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다. 운동간 소통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시민단체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참석자들이 내 발표에 다들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에 많이 놀랐다. 그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사회적 양극화는 시민·노동운동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인데도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이 다른 길을 너무 오랫동안 걸어 왔다. -하 교수 동시에 변하면 더 좋겠지만 나는 운동이 더 중요하다는 데 방점을 둔다. 요즘은 시민운동은 시민운동의 논리만 있고, 노동운동은 노동운동의 논리만 있고, 정치는 정치논리만 있다. 다양한 목소리가 서로 오고 가면서 하나로 모여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 다양한 운동이 서로 힘을 모으지 못하면 정치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6월항쟁 세력 평가’ 엇갈린 시각 서울신문이 마련한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좌담회에서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과 단절하자는 주장이 뜨거운 논쟁거리로 부각됐다. 좌담회에서는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이 먼저 이 문제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오 사무국장은 “한때 민주화운동 세력이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요직을 차지한 채 ‘과거운동’을 회고하고 찬양하지만 현재의 운동에 대해서는 경제발전 저해와 시민불편, 교통체증, 사회불안이란 이유로 폄하하고 있다.”면서 “6월 항쟁 정신을 계승하고 지체된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87년 이후 국민의 의지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성공했다고 본다.”면서 “중도 개혁세력은 평등이란 관점에서는 부족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설립과 6·15회담 등 자유와 인권, 평화 정착에는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오 국장은 “자유가 진전됐다는 데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현재 집회·시위에 대한 중도 개혁세력이라 불리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오 국장은 “2004년 탄핵 반대집회를 야간에 20만명이 했는데도 경찰은 제지하지 않았지만 현재 200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를 하면 사전에 봉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교수는 “민주화 흐름 속에서 한국 민주화 세력이 다 진보 세력은 아니지만 중도 개혁 세력으로는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의 역할을 인정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재반박했다. 오 국장도 “운동 진영에서 전직 민주화운동가들이 과잉 대표성을 띠면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더 이상 집회·시위를 할 필요가 없는 ‘전직 민주화운동가들’과 단절을 명확히 하지 않는 한 6월 항쟁의 정신은 기억과 계승이 아닌 박제화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좌담 참석자 하승수 제주대 교수(사회자) 정해구 성공회 교수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조세 감면·공제 줄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일 내놓은 ‘한국경제보고서’는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다소 비판적이다.‘반시장적’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분양가 상한제 등에는 직접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참여정부가 주력해 온 사회복지지출 확대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비정규직 차별 금지법’은 소득계층간 형평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만 자칫 기업 전반의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부문별 정책권고를 요약한다. ●“주택 수요에 맞는 공급 늘려야” 주택 수요자의 선호에 부응하는 주택공급을 늘려나가는 게 집값 상승의 압력을 완화시키는 관건이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 등을 도입, 투기수요 억제로 집값 상승을 제어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효과가 있으므로 단계적으로는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주력을” 통화정책 기조를 결정할 때에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동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다. 자칫 물가 안정이라는 통화정책의 기본목표를 소홀히 할 수 있다.급격한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당국이 시장에 개입했으나 비용과 위험을 감안할 때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단기외채의 2배를 넘는 외환보유액은 추가로 쌓을 필요가 없다. ●“정부지출 줄여라” 한국의 재정 상황은 아직 건전하지만 2002년 이후 적자가 확대되고 있어 정부지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올해 정부지출 증가율을 당초 7.5%로 유지하고 2010년까지는 6.4%로 낮춰야 한다. 조세감면과 공제제도를 줄이고 소득세·법인세·자영업자의 과세기반을 넓혀야 한다.전반적으로 사회복지지출 확대에는 신중하는 대신 분야별로 타깃을 정해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출산율 높이기 위해 사교육비 부담 낮추고 보육시설 늘려야” 교육제도 개혁을 통한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를 위해 양질의 보육시설을 공급해야 한다. 다만 보육시설은 공공부문이 직접 나서기보다 바우처(쿠폰)를 지급, 부모들의 선택권을 확대해 공급자간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고령화에 대비, 기초노령연금 수령액을 현재 평균임금의 5%에서 20%까지 높이고 고령 근로자의 은퇴를 유도하는 기업 퇴직금 제도는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 ●영리기업의 병원설립 허용을 건강보험제도는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낮추지 않으면서 저소득자나 만성질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높여야 한다.영리기업의 병원설립을 허용하고 민간의료보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의 낮은 임금과 사회보험제도로의 미편입은 기업에 비정규직 고용을 부추긴다. 따라서 사업장을 기초로 한 사회보험제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親日 반민족 행위’ 2기 3차 조사 110명 확정

    ‘親日 반민족 행위’ 2기 3차 조사 110명 확정

    대통령 직속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친일진상규명위)는 15일 민영휘와 배정자, 박제빈 등 친일·반민족행위자 110명을 2기(1919∼1937년) 3차 조사대상자로 선정했다. 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조사 대상자에는 갑신정변을 진압하고 한일합병 이후 일본으로부터 자작의 작위를 수여받은 민영휘(1852∼1935)와 이토 히로부미 ‘수양딸’로 유명했던 배정자(1870∼1952) 등이 포함돼 있다. 민영휘는 관직을 이용해 수탈한 재물로 엄청난 재산을 모았으며 일제시대에도 이 재산을 계속 늘려 조선 최고 갑부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배정자는 ‘흑치마’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밀정이었으며 1949년 반민족행위자처벌법이 발효되면서 구속된 여성 6명 가운데 가장 먼저 구속됐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조선인 여성들로 구성된 군인위문대를 이끌고 동남아 전선에 위문을 가기도 했다. 또 이토 히로부미 피살 후 사죄단으로 일본에 건너가 장례식에 참석하는 등 친일행위를 저질러 남작이 된 박제빈과 일본군 소장을 지낸 김응선, 왕족(장헌세자의 현손)이면서도 매국 공채 발행에 돈을 보태 후작 지위를 받은 이재각 등도 포함돼 있다. 활동 분야별로는 독립운동 탄압단체와 친일사회단체 소속 요인이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종교단체 8명, 관료 8명, 언론계 7명, 경제계 6명 등이 포함돼 있다. 위원회는 조사대상자 중 연고를 파악한 31명은 직계비속과 이해관계인에게 곧바로 선정 사실을 통보했고 나머지 79명은 관보를 통해 명단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개인 통지일로부터 60일(관보 공고일로부터는 74일) 이내에 이의 신청서와 소명 자료를 받아 정밀 조사를 한 뒤 오는 11월까지 2기 조사 보고서를 완성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친일행위 조사 시기를 1∼3기로 나눠 작업 중인 위원회는 이날 발표로 2기 조사대상자를 모두 226명으로 확정했다. 위원회는 지난 3월 1차로 80명, 지난달 2차로 36명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시, 디자인 144억·환경 874억 투자

    서울시가 고품격 디자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공 디자인부문에 144억원의 추경 예산을 배정했다. 서울시는 10일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1조 9439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추경 예산은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인 공공 디자인, 에너지 절감,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주로 배정됐다. 시는 디자인부문 예산 144억원 중 91억원으로 ▲고가 시설물 ▲지하철 역사 ▲간판 등 공공시설물의 경관개선 시범사업을 하고 디자인의 가이드 라인도 개발하기로 했다. 또 31억원을 들여 홍익대 주변과 강남구 신사동에 디자인·패션 종사자 사무실 겸 전시장인 ‘디자인 포럼’을 만들기로 했다. 야간 경관, 공공시설물, 광고물·사인, 공공시설·색채 등 분야별 디자인 지침도 마련된다. 환경·녹지분야에도 총 874억원이 반영돼 ▲공공기관 에너지 진단사업 ▲천연가스 자동차 보급 ▲신·재생에너지 시설 확충 ▲경춘선 폐선 부지의 공원화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시는 이와 관련, 저공해 자동차인 천연가스버스 658대와 청소차 43대를 추가 보급하고 녹지사업소, 여성보호센터, 아동보호센터 등 3개 시 산하기관에 지열 및 태양열을 이용하는 시설을 설치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경기도 산하기관 40곳 통폐합 추진

    방만하게 운영돼온 경기도내 산하단체와 사업소가 수술대에 오른다. 경기도는 6일 “칸막이행정을 타파하고 통합행정을 펼치자는 김문수 지사의 지시에 따라 40여곳의 산하단체 및 사업소를 대상으로 분야별, 기능별 통합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 각종 문화시설을 개별 관리하는데 따른 비용과 인력 낭비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소 또는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시설을 통합운영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도내에는 도립박물관(용인), 도립미술관(안산), 경기도 문화의전당(수원) 등이 운영 중이고 백남준미술관(용인), 실학박물관(남양주), 선사박물관(연천) 등은 건립 중이며 문화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경기문화재단이 있다. 이와 함께 수원시 이의동 광교테크노밸리내 경제관련 산하기관들을 통폐합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광교테크노밸리에는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신용보증재단, 바이오센터, 나노소자특화팹센터,R&DB(연구개발비즈니스)센터가 각각 운영 중이고 내년 7월에는 차세대융합기술원이 문을 연다. 같은 지역에서 운영 중인 산하단체의 시설과 예산, 회계 등을 통합관리하는 방향으로 통·폐합의 방향이 가닥잡을 전망이다. 또 도립직업학교와 여성능력개발센터, 뉴딜사업, 산학연 맞춤형 직업훈련 등 경기도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나 직업훈련기관의 효율적인 통합관리 방안도 모색 중이다. 도립공원 남한산성과 연인산, 오산 물향기수목원 등 각종 시설의 운영권도 일원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70여개에 달하는 경기도내 각종 축제 가운데 실효성이 떨어지고 참여 열기도 떨어지는 세계평화축전이나 실학축제 등 일부 축제도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도는 이를 위해 기획관리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산하단체 효율화 방안 태스크포스’를 구성, 분야별 효율화방안을 마련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 공청회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통폐합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양진철 도 정책기획심의관은 “산하기관별로 시설관리, 총무, 재정기능을 별도로 유지하다 보니 예산낭비 요인이 적지 않다.”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 유사중복기능은 통합·조정하고 민간과의 경합 부분은 위탁하거나 이양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아파트지구 계획 인터넷으로 본다

    앞으로는 집안에서도 아파트지구의 기본계획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6일 여의도 아파트지구 등 시내 18개 아파트지구 기본계획을 서울시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는 ‘아파트지구 기본계획’ 열람 서비스를 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재건축을 추진하거나 토지이용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관할 자치구나 서울시를 직접 방문해 기본계획 결정도서를 열람할 수 밖에 없어서 시민들의 불편이 뒤따랐다. 서울시내 아파트 지구는 잠실, 반포, 청담·도곡, 화곡, 암사·명일지구 등 저밀아파트지구 5곳과 반포, 서초, 잠실, 청담·도곡, 서빙고, 여의도, 이수, 압구정, 이촌, 원효, 가락, 암사·명일, 아시아선수촌 지구 등 고밀아파트지구 등 모두 13곳이다. 아파트 지구는 지구별로 각각의 기본계획이 결정돼 있고 기본계획에서 결정된 내용에 따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추진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 오른쪽 아래 분야별 정보(도시계획/주택)나 시 도시계획국 홈페이지(urban.seoul.go.kr)를 방문하면 된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7) 한국민주주의 운동 토론회-지상중계(상)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7) 한국민주주의 운동 토론회-지상중계(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는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기념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와 공동으로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 민주주의 운동의 의미, 평가, 전망’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정해구(성공회대)·김호기(연세대)·김세균(서울대)·조희연(성공회대) 교수 등이 한국 민주화 운동 및 6월 민주항쟁의 의미와 평가, 민주화·세계화 이후 한국 시민운동, 민중운동, 국제연대운동의 전개와 평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으며, 에드워드 베이커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자문위원과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기조 발표했다.5일에는 홀거 하이데 독일 브레멘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에 이어 강명세(세종연구소)·김종서(배재대), 박경(목원대)·서이종(서울대) 교수 등이 정치와 제도, 인권의 권리(평화, 인권, 생존), 민주화의 주체와 민주화의 길, 소통과 미래(미디어와 사상) 등 분야별 토론을 진행한다. “6월 항쟁 이후 한국 사회의 비극은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투쟁 대상이었던 수구 정치세력들의 가슴에 안겨 권력의 단맛을 보았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그들이 실현했다고 하는 그 민주주의는 이미 낡은 것이 되어 ‘시대의 징표’를 담지 못하고 있다.” 이광일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4일 ‘6월 항쟁, 더 많은 민주주의의 좌절’이라는 발제문에서 1987년 6월 항쟁 이후 등장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등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보수화 자유주의세력 민주주의 걸림돌 이 교수는 “6·29선언으로 직선제를 얻어낸 자유주의 정치세력에게 ‘더 많은 민주주의’는 더 이상 관심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전향, 자본과 시장이 지배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6월 항쟁의 현재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3차례의 집권을 거치면서 보수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은 자유주의 정치세력”이라면서 “이들이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극복해야 할 대상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행동할 때만이 6월 항쟁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6월 항쟁을 지도했다는 국민운동본부조차도 자유주의적 제도권 야당이 직접 참여했고, 그들과 연결된 종교계, 그리고 재야의 ‘비판적 자유주의 세력’이 주도했으며 민중운동세력은 지배적인 위상을 점하지 못한 채 주변에 포진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을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우파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좌파로 분류했다. 우파는 지주 계급에 기반을 둔 야당세력으로 공정선거를 통한 정부와 의회 구성이 목표이며, 좌파는 여기서 더 나아가 소외된 민중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을 또다른 축으로 삼는 세력이다. 좌파는 재야 세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노무현 정부는 진보 아니다” 토론자로 나선 박명림 연세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6월 항쟁 전후 민주화 세력의 분화가 과연 이념적 분화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당시 상황을 면밀히 보면 이념적인 분화는 정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토론자인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이 교수는 과도하게 정치 사회 중심으로만 6월 항쟁을 분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면 보수이고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면 진보라는 도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한국경제의 개방문제와 신자유주의는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정 교수와 박 교수의 비판은 자유주의에 대한 낡은 정치관에 기반하고 있다.”며 재반박했다. 그는 “신자유주의는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이라면서 “다만 지구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와 범여권 등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진보가 아니다.”면서 “그들과 한나라당의 갈등은 신자유주의 대연정으로 수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일 뿐이며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의견이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민운동과 현실 괴리…민중 삶 개선 못해” 6월 항쟁 기념 토론회에서는 시민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발표문 두 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배성인 한신대 교수(정치학)는 ‘신자유주의 시대, 변화하지 못한 시민운동의 한계와 과제’라는 발제에서 “시민운동 위기의 핵심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 혹은 ‘정치적 중립성’ 같은 문제가 아니라 시민운동의 운동노선과 현실의 괴리가 민중들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과 자본에서 자유롭게, 사회 공공성을 올바로 인식하며, 풀뿌리 운동에 주목하고, 급진적 운동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점을 시민운동의 과제로 꼽았다. 배 교수는 최근 시민운동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홍보적 시민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일부 환경단체와 몇몇 유명 단체는 홍보 효과를 통한 기업 후원 기금을 마련해 자체 사옥을 확보하고 재단을 만드는 등 사실상 시민사회에서 귀족단체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영역에서 재벌 개혁과 투명성 강화, 소액주주 운동을 했지만 이는 재벌의 자산을 초국적 자본의 먹잇감으로 돌려놓았다.”면서 “17대 총선에서는 양극화나 이라크 파병이 아니라 부패 청산과 탄핵 찬성을 기준으로 낙선운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정훈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시민운동은 여전히 민주화의 동력인가.’라는 주제에서 정책대응 능력을 높일 것을 시민운동 진영에 주문했다. 그는 “한국 사회운동세력은 정책역량을 너무나 무시해왔다.”면서 “정책을 무시한 결과 진보학계는 거의 세대 단절 상태에 이르렀고 사회 전반은 보수화됐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시민사회가 보수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담론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물적 토대를 갖춰야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사회운동이 분화되는 상황에서 사회운동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노대통령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 요지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은 격정적인 정치연설로 4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나라당 ‘빅2’ 후보를 비롯, 참여정부의 정책코드에 어긋나는 대선 주자와 정파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날 강연의 키워드는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시민에 의한 시민주권사회 실현을 위한 참여운동을 펼쳐나가자.”는 대목이라고 천호선 대변인이 3일 전했다. 다음은 분야별 강연 요지. ●“한나라 공약은 한마디로 부실” 한나라당은 계속 참여정부를 흔들고 있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집단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과 행동이 너무 많아 종잡을 수 없다. 토론이 본격화되면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밑천이 드러날 것이다. 저도 하고 싶다. 그런데 헌법상으로 토론을 못하게 돼 있으니까 단념해야 한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공약은 한마디로 부실하다. 대운하, 열차 페리 두 사업의 사업비를 다 보태도 참여정부 균형발전 투자의 5분의1도 안 된다. 대운하는 민자유치를 한다고 하나, 참여할 기업이 있을 리 없다. 열차 페리는 제가 2000년 해수부장관 시절에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이미 내린 사업이다. 서울시장이 공무원 퇴출 얘기 하니까 아주 좋은 정책인 것처럼 했는데 그거 보면서 바로 정부는 하지 말라고 메모를 보냈다. 반드시 법적 절차에 의해서 해야 하고, 객관적 사실을 조사하고,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징계해야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민주노동당은 반재벌, 반시장주의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지만 복지나 사회 투자라는 측면을 보면 쓸 만한 정책이 별로 없다. ●“언론에 영합하면 정권 잡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은 언론에도 적용돼야 한다. 세계언론인협회의 성명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유감스럽다. 언론에 영합해서 정권을 잡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국정홍보처가 설사 불법을 했다 치더라도 국가기관을 폐지할 일은 아니다. 차떼기하고 공천헌금 받은 정당도 문을 닫지는 않았다. 민생 경제는 2004년부터 회복되고 있다. 온갖 저주와 악담을 이기고 그렇게 극복했다. 참여정부는 안보를 잘하고 있다. 자화자찬한다. 국방개혁은 돌이킬 수 없도록 제도화해 놨다. 요즘 한나라당은, 기자들 앞에서 하는 짓을 보면 절대로 국방 개혁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산 기지에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공원이 만들어질 것이다. 돈은 좀 들지만 대운하 같은 데다 돈 쓰지 말고 이런 데 돈을 써야 된다. 참여정부 대통령은 혁신 대통령이다. 설거지 대통령이다. 행정수도, 용산기지 이전, 전시작전통제권, 국방개혁, 방폐장 부지 선정, 사법개혁 등 묵은 과제들을 해결했다. 대단히 치밀하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다. 저는 스스로를 과장급 대통령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적인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민생과 복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정체성이다. 국민의 정부도 좋은 정부다. ●“손학규가 범여권? 정부 모독” 대선에서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 해 온 사람들, 탈당한 사람들, 오로지 대통합에 매달려 탈당으로 대세를 몰아가려는 사람들의 전략은 외통수 전략이다. 대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 손학규씨가 왜 범여권인가. 정부에 대한 모욕이다. 장관을 지내고 나가서 감정 상한 일도 없는데 대선전략 하나만으로 차별화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인가, 내가 어리석은 사람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이명박 경선위’ 공식 출범

    ‘이명박 경선위’ 공식 출범

    5선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을 ‘선장’으로 한 ‘이명박호(號)’가 31일 출범했다.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매머드급 경선대책위원회의 1차 명단을 이날 공식 발표했다. 박 선대위원장은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이 자신의 장기를 자랑하는 경선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다짐을 곁들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중책을 맡았는데 소임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국민은 경쟁은 하되 제발 싸우지 말라는 생각이다. 국민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 이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선대위’에는 경선 업무를 실질적으로 주도할 부위원장단에 3선의 중진 의원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이 특징이다. 분야별 위원회와 산하 본부, 지역별 조직책 등에 소장파와 원외 당협위원장 등을 중용해 신·구 조화를 기하고 실무능력을 극대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우선,10명으로 구성된 부위원장엔 이재창·김광원·권철현·안택수·이윤성·정의화·임인배·권오을 의원 등 3선 의원 8명과 정책위 의장을 지낸 재선의 전재희 의원, 전남도지사를 지낸 전석홍 전 의원이 포함됐다. 전 전 의원은 호남표를 의식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들 10명 가운데 5명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정책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에는 이재창·전재희 의원과 유우익 서울대 교수, 비서실장에 주호영 의원, 공동 대변인에 박형준·진수희 의원과 장광근 전 의원, 대변인 산하 공보단장에 배용수 전 국회도서관장이 기용됐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여성계의 명망 있는 인사를 영입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여명 규모의 고문단을 조만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고문단엔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신영균·신경식 전 의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훈기자 hisam@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경제수도로 불리는 알마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엔 벤츠, BMW, 포르쉐, 아우디 등 고급 승용차 대리점이 넘쳐났다. 먼지가 자욱한 시내에서도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최고급 승용차 등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거리에 유리창이 깨진 전동차와 전동버스, 만든 지 20년이 넘는 러시아제 LADA 승용차도 함께 질주하고 있다. 아스팔트는 곳곳이 파여 있다. ●오일머니·천연자원으로 급성장 지난 1991년 12월 구(舊)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 경제는 2000년부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2000년 경제성장률 9.5%를 시작으로 2004,2005년 2년 연속 9.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0.6%로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가계소득 수준을 끌어올렸다.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83달러. 독립국가연합(CIS) 중 러시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알마티나 수도인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1인당 GDP는 1만∼1만 1000달러로 러시아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원유와 천연자원이 자리잡고 있다. 원유매장량은 322억배럴로 세계 7위다. 금·은·구리·아연 등의 매장량도 세계 10위권이다. 카자흐스탄 국내 텔레비전 방송인 NTK는 뉴스가 끝나고 일기예보 전에 두바이산·북해산 등 국제 유가, 금·은·구리·텅스텐 등 각종 광물의 국제가격을 알려준다. 원유와 천연자원의 비중이 카자흐스탄에서 얼마나 큰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KIMEP) 이상훈 교수는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분야별 성장률은 금융 43%, 건설 33%, 통신 20%를 기록했다.”면서 “에너지는 6.5%에 불과했지만 실질적으로 석유 등 자원거래 대금을 위한 금융거래, 원유생산을 위한 플랫폼 건설 등 모두 에너지, 자원 등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카자흐스탄의 석유와 천연자원을 탐내고 있다. 지난 10년 간 중앙아시아에 투자된 외국인투자(FDI)의 80%이상이 카자흐스탄에 집중됐다. 특히 카스피해 인근의 석유개발 등 자원개발에 몰려 있다. 카자흐스탄은 오일머니를 종자돈으로 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뛰어넘어 CIS 금융허브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이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금융·무역허브로 등장한 중동의 두바이가 모델이다. 중동에 두바이가 있다면 중앙아시아, 러시아권에서는 카자흐스탄이 있는 셈이다. 특히 알마티를 지역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엔 특별금융센터로 외국투자유치와 외국기업 기업공개(IPO) 등을 지원하는 알마티 파이낸셜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아리스타노프 아르켄 알마티 파이낸셜센터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꿈꾸듯, 카자흐스탄도 러시아권의 금융허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개발독재시절과 비슷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에서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1991년 독립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2005년 삼선에도 성공했다.2012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20년 이상 권좌에 머물게 됐다. 나자르바예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외국인에게 투자의 문을 활짝 열었다. 외국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경제드라이브는 현재의 성공을 낳았다. 독립 직후 중앙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하나라는 오명도 벗었다.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 체코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전까지 중앙아시아의 맹주였던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지역맹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극심한 빈부격차, 도·농(都農) 갈등 등이 생겨나고 있다. 투자할 돈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만한 제조업체는 없다. 주식시장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알마티,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땅값, 건물 가격은 2000년대 초반부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자고나면 아파트 값이 오른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서 2년 동안 병원세탁일을 했던 미하일(29)은 “집값이 한국에 가기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도시와 농촌과의 빈부격차도 심각하다. 이 교수는 “알마티 등 도시지역의 1인당 소득은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수준인 1만 1000달러 수준이지만 농촌지역의 경우 2000∼3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newworld@seoul.co.kr ■ 현지 비즈니스때 유의점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 올림픽 축구나 월드컵 예선에서 카자흐스탄과 우리나라가 맞붙은 적이 있을까. 정답은 한번도 없다. 카자흐스탄은 유럽 예선을 치르기 때문이다. 인근의 우즈베키스탄만 해도 아시아예선을 치르지만 카자흐스탄은 다르다. 이들은 스스로를 유럽인들이라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유라시아’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아시아이기는 하지만 유럽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 알마티 무역관 박성호 관장은 “몸은 동쪽(아시아)에 있지만 고개는 서쪽(유럽)을 보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소비나 생활스타일도 유럽, 특히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지향한다. 모스크바에서 유행한 것들은 6개월이 지나면 카자흐스탄에서도 유행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또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바다와 같이 넓은 카스피해가 있기는 하지만 국토가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거의 모든 물류가 수도인 아스타나가 아닌 남쪽 알마티로 들어온다. 도시간 거리도 멀다. 하지만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돼 있지 않다. 비행기나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13년 전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김상욱씨는 “이곳에서는 비즈니스의 단계, 단계마다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법인 설립·관리 대행 등을 하고 있는 김씨는 “약탈경제라고도 볼 수 있는 유목생활을 경험해서인지 비즈니스를 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신뢰가 낮아 계약서를 많이 쓴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131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카자흐인 절반 이상은 생김새나 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다. 카자흐인들은 정이 있다. 반면 두 번째로 많은 러시아인들은 에누리나 정보다는 시간에 철저하고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다. 때문에 현지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은 “작은 돈은 러시아 사람들이 벌어주고, 정작 큰 돈은 카자흐 사람들이 벌어준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인맥을 통한 비즈니스는 금물이다. 카자흐스탄 사람 중에는 정부 또는 유력인사와 친분을 자랑하면서 인맥이나 자금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장된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은 “한사람만 건너면 다 대통령이나 총리랑 친하다.”면서 인맥을 너무 믿지 말 것을 당부했다. newworld@seoul.co.kr ■ 진출 10년만에 1000억원대 자산 일군 천산개발 김영남씨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올림픽으로 치면 이제 예선전을 통과한 셈입니다. 앞으로 1조원을 벌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4㎏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영남(47)씨는 대뜸 ‘1조원’이라는 금액을 말했다. 한국사람들에겐 ‘금메달리스트’인 김씨는 카자흐스탄에선 ‘성공한 사업가’로 통한다. 김씨는 부동산개발과 자원개발을 하는 천산개발을 설립했다. 천산개발은 알마티에서 성원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183가구를 짓고 있는 ‘상떼빌Ⅰ’의 시행사다. 현재 천산개발의 자산은 부동산과 사우스 카르포브스키(South karpovsky) 석유광구 지분 등 1000억원대에 달한다. 김씨는 1997년 카자흐스탄을 찾았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 삼성생명 레슬링 선수단 감독 등을 거쳤다. 월급과 연금 등 매달 1000여만원을 받던 그가 어머니 등 가족들의 반대에도 새로운 터전을 찾은 것은 ‘공허감’때문이다. 그는 “야구나 축구처럼 프로리그가 있는 종목과 달리 레슬링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목표를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그가 다른 나라가 아닌 카자흐스탄을 택한 것은 서울 올림릭 레슬링 결승전에서 자신과 맞붙었다 패한 다울렛 툴루카노프(46)의 영향도 컸다. 서울올림픽 이후 카자흐스탄 체육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툴루카노프는 서울 올림픽 결승전을 인연으로 김씨와 의형제를 맺었다. 김씨의 빠른 정착을 위해 툴루카노프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것은 물론이다. 김씨의 성공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았다. 정착 초기에는 수입자동차를 팔기도 했고 시장에서 주방용품을 팔기도 했다. 그가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볼링장을 운영하면서부터다. 알마티에 3개의 볼링장을 차린 그는 임대가 아니라 아예 건물을 샀다. 볼링장 영업수익보다 건물값 상승 수익이 훨씬 더 컸다. 그래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부동산 인·허가 등을 받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상떼빌Ⅰ 인·허가에도 꼬박 1년 가까이 걸렸다. 그는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사업에는 무엇보다도 인맥이 중요하고 인맥이 탄탄하면 인·허가도 빨리 받아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한국사람이라는 점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시간의 경제성장을 경험한 우리는 카자흐스탄의 발전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우리가 30년 동안 겪은 것을 카자흐스탄에서는 10년에 겪고 있는 것”이라며 “카자흐스탄이 다음에 어떤 단계를 겪을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에는 주식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긴 했지만 앞으로는 카자흐스탄에서도 주식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를 대비해 미리부터 주식을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석유나 천연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과열 우려를 낳고 있는 부동산 시장도 2년정도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다른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내년쯤 우리나라와 카자흐스탄 양국에 스포츠 장학재단을 만들 예정인 김씨는 “레슬링을 하고 5년이 지나자 넘기는 기술을 이해했고 10년 뒤에는 넘기기 도사가 됐다.”면서 “카자흐스탄에 온 지 이제 10년이 되니까 돈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고 활짝 웃었다. newworld@seoul.co.kr
  • “지재권·의약품 분야 한·미 FTA 협상은 美 압력에 따른 항복문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으로 지적재산권이 대한민국 사법권을 초월하는 초헌법적 규정이 됐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적재산권 및 의약품 분야 FTA 협상 결과를 미국의 압력에 의한 항복문서”라고 주장하고 이같이 평가 절하했다. 범국본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협정문이 미국측의 지적재산권을 과도하게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행정·사법적 조치를 동원할 수 있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보공유연대 남희섭 공동대표는 “현행 소송 절차에서는 원고가 권리의 존재를 입증해야 하지만 협정문은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의 권리 존재를 추정하는 규정을 두도록 해 피고가 권리의 부(不)존재를 입증해야 한다.”면서 “이는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에 명백히 위반되는 규정”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또 “협정문에는 영화 촬영을 시도하기만 해도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독소조항(제18장 10조 29항)이 포함되고 손해배상 책임이 장래의 권리 침해를 억제하고 피해를 완전히 보상하도록 해(제18장 10조 6항) 실제 손해보다 많은 배상액을 부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 주장대로라면 인터넷 사이트 폐쇄 기준은 불법적인 복제와 전송을 금지하는 현행 수준에 그치겠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다운로드가 허용되는 거의 모든 포털과 인터넷 사이트가 폐쇄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국본은 오는 6월 임시국회 개회 직후까지 한·미 FTA 분야별 릴레이 평가를 계속할 방침이다.29일에는 참여연대가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의약품 분야 국내 산업 피해액 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미 FTA 협정문 공개] 범국본 “내주기 협상 증거 드러나”

    [한·미 FTA 협정문 공개] 범국본 “내주기 협상 증거 드러나”

    시민단체가 한·미FTA 협정문에 대한 국민 검증을 시작해 오는 6월 임시 국회 개회 직후 ‘종합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9층 교육관에서 정부의 FTA 협정문 공개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범국본은 “정부가 이미 한글 협정문 초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회 해당 상임위 의원들에게 조차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한글본의 열람을 거부하고 심지어 존재 자체를 부인한 것은 의도적 정보 은폐 행위”라고 비난했다. 범국본은 또 “정부가 뒤늦게 공개한 협정문은 국민과 국회가 합의한 적 없는 월권적 거래의 산물이며 국민 대다수를 피해자로 만들 ‘내주기 협상’의 구체적 증거물”이라고 주장하고 “다음주부터 전문가를 통해 분야별 협상 결과를 평가하고 그 문제점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국본은 28일 ‘지적재산권’ 분야에 대한 협상 결과 분석 발표를 시작으로 의약품 및 의료기기, 농업, 환경, 금융, 자동차 등 전분야에 걸친 국민 검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범국본 관계자는 “울산대 백일 교수 등 학계·노동계·시민단체 전문가 58명을 임명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 각 상임위 청문회 등 의정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시 행정서비스 만족도 평가해 보니 소방·재난 ‘으뜸’ 환경 ‘꼴찌’

    서울시 행정서비스 만족도 평가해 보니 소방·재난 ‘으뜸’ 환경 ‘꼴찌’

    서울 시민들은 공무원들의 ‘응대 친절도’를 높게 평가했다. 반면 대기환경 등 환경 분야는 낙제점을 매겼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시민 1만 97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2006 행정서비스 시민평가’를 내놓았다. 이 결과에 따르면 시민들은 서울시 및 자치구의 행정서비스를 ‘낙제점을 면한 보통 수준’으로 인식했다. ●소방안전 교육부분은 빠져 이번 조사는 청소년수련관, 시립·한강시민공원, 소방·재난 등 시 소관 3개 분야와 민원행정, 문화, 환경 등 자치구 소관 3개 분야를 합쳐 총 6개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야별 평가를 보면 소방·재난이 74.6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조·구급에 도움을 받은 시민들이 매우 높게 평가한 데다 최근에 문제가 된 소방 안전교육은 평가 항목에서 빠진 탓이다. 청소년수련관(71.7점)과 문화(70점), 민원행정(69.7점), 시립·한강시민공원(60.6점) 등이 뒤따랐다. 환경 분야는 55.9점으로 다른 분야에 훨씬 못 미쳤다. 대기환경 및 녹지·공원 등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가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원 및 녹지 만족도 47.5점 세부 항목별로는 소방·재난 분야의 ‘현장출동 및 사후처리 지원’이 87.4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환경 분야의 ‘공원 및 녹지’(47.5점),‘대기환경’(50.3점) 등은 최하위권이었다. 자치구별로는 민원행정 및 문화 분야에서 중랑구, 환경 분야에서 광진구가 최우수구로 선정됐다. 또 청소년수련관 분야에서 은평청소년수련관이, 시립·한강시민공원 분야에서 월드컵공원이, 소방·재난 분야에서 마포소방서가, 서울시 민원행정 분야에서 문화국이 각각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우수평가 자치구 총 30억 인센티브 서울시는 이번 평가에서 우수 자치구 평가를 받은 자치구와 시 산하 우수시설에 총 30억원의 인센티브와 시상금 등을 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행정분야별 문제점을 상세히 파악하고, 시민 만족도가 낮은 환경과 공원 등의 분야는 컨설팅 등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데스크시각] 도쿄대 몸부림의 교훈/이춘규 국제부 부장급

    도쿄대학은 요즈음 명실상부하게 일본은 물론 아시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학 평가기관들은 분야별로는 세계 6,7위권, 종합은 10위권 정도의 명문대로 평가한다. 급기야 개교 130주년인 올해 도쿄대는 ‘세계 최고 대학’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런 도쿄대지만 수년전까지만 해도 “도쿄대가 일본을 망친다.”는 야유를 들으면서 뒤뚱거렸다. 도쿄대 출신 고위관료나 정치인 등 엘리트들이 일본의 좌표를 잘못 설정,1990년 이후 일본경제의 거품이 터지며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다는 책임론과 함께다. 이런 도쿄대가 국립대라는 숙명에 따랐던 규제가 풀리면서 2004년 법인화 이후 변신을 시작했다. 그 변신은 2005년 4월 4년 임기로 취임한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이 이끌고 있다. 고미야마 총장을 지난해 두 차례 개인적으로 만났다. 심포지엄에 참석, 연설을 듣고 한담을 나누거나 총장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다. 두 차례 모두 고미야마 총장은 세계적 대학의 지휘자라는 ‘권위’는 벗어던지고 친한 후배를 대하듯 편하게 대해주었다. 고미야마 총장은 두 차례 만남에서 실험정신과 개혁을 강조했다. 도쿄대가 세계의 대학들과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뿌리부터 변해야 하고,‘혁명에 가까운’ 개혁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오랜 공무원 체질이 문제라고 자성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도쿄대가 세계 1위가 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모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지구온난화·에너지 문제 전문가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온통 ‘경영 마인드’로 중무장한 모습이었다. 고미야마 총장의 도쿄대는 체면도 벗어던졌다. 소자화(少子化)로 인해 누구든지 대학에 들어가는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전국을 돌며 우수학생 유치 설명회를 시작했다. 기업들이 ‘모셔가던’ 도쿄대였지만 시대 변화에 맞추어 대학내에서 취업설명회도 열어 인재를 세일즈하는 과감한 변신도 하고 있다. 교수나 학생 등 해외의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하고, 해외나 지방 교수 요원의 자녀교육환경 조성까지도 신경쓰고 있다. 재원확보 등을 위해서는 낡은 상식을 깨버리고 선진 경영방식을 도입했다.‘세계적인 교육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특히 고미야마 총장은 케케묵은 민족주의로 대표되는 일본의 보수주의를 도쿄대 발전을 막는 장애물로 봤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 세계 표준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상징적으로 동창회 활동을 들었다. 일본에서는 국내적 기준에 꿰맞춰 도쿄대가 동창회를 만드는 데 비판적이었다. 그래서 전체 동창회는 못 두었다. 하지만 동창들은 세계적인 경쟁의 선두에서 뛸 ‘프런트러너’들로 인적네트워크의 핵심이라며 동창회 활성화론을 펴며 지원을 시작했다. 고미야마 총장이 던진 도쿄대의 역할변화론도 시사점이 적지 않았다. 도쿄대는 개교 이래 일본을 빨리 강하게 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 아래, 관료와 정치지도자를 육성하는 역할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선진 경영기법 도입이나 창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시대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도쿄대는 이처럼 치열한 개혁궤도에 들어섰다. 물론 성패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학 교육은 어떠한가. 유감스럽게도 세계적 평가기관이나 전문가들의 평점은 인색하다. 입시는 자율보다는 규제가 너무 우선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대학 자율 논쟁이 세계화 시대의 국제적 기준보다는 분배가 중시되던 성장시절의 ‘평준화라는 국내적 기준’에 집착한다는 지적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 한국의 대학교육도 이제 좁디좁은 국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와의 경쟁에 대비하자. 이춘규 국제부 부장급 taein@seoul.co.kr
  • 전력·철도 등 위기상황 대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는 18일 전력·철도를 비롯한 국가핵심기반의 기능 마비 등 중대 상황에 대비해 관련분야 공기업에 적용하는 ‘공공기관 위기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NSC 사무처는 “이 지침은 전력·철도·도로·석유·가스·수자원 등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 정부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공기업이 평소 효율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운영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지난해 7월부터 기획예산처 등과 협조해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침은 공기업을 비롯한 각종 공공기관이 관리해야 할 위기관리 분야와 유형을 설정해 위기관리의 개념, 위기관리 체계의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조직·문서·자원의 구성, 위기관리 활동의 기본방향과 기준 등을 담고 있다. 분야별 위기관리 세부지침은 경영위험 관리, 재난 관리, 커뮤니케이션(홍보)위기 관리, 갈등 관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적용 대상은 기획예산처가 지정한 297개의 공공기관 가운데 위기발생시 파급영향이 큰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17개 기관이며, 추후 대상기관이 확대될 예정이다. NSC 사무처 관계자는 “이 지침이 해당 공공기관의 위기관리체계 구축과 운영, 위기관리 활동 등을 더욱 효율화하고 정부와 공공기관 간 위기관리 활동의 연계·협력을 도모하며, 민간분야의 위기관리 인식 확산과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기업들 전공파괴 ‘도발적 채용’ 바람

    기업들 전공파괴 ‘도발적 채용’ 바람

    2005년 현대백화점 입사자들의 대학전공은 상경계열이 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정·사회 15%, 어문 10%, 인문 5%, 기타 10%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신입사원들의 전공은 법정·사회가 35%로 가장 많다. 어문과 인문도 각각 20%와 15%로 급등했다. 상경계열은 30%로 비중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일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상경계열의 퇴조가 뚜렷해진 대신 다양한 소양을 갖춘 실무형 인재들의 채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트렌드의 변화와 기술 발전 등으로 기업 신입사원의 ‘전공 파괴’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상경계열의 비중 축소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미술·의류·농학 등 전문분야 전공비율이 크게 늘었다. 꾸준히 위축돼 온 어문·인문계열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공 다양화… 이력·경험에 비중 연간 40∼50명의 대졸자를 뽑는 LG패션의 경우 신입사원 중 상경계열의 비중은 줄곧 70%선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0% 수준으로 줄었다. 대신 의류, 어문·사회, 해외 패션학교 등으로 출신이 다양해졌다. 애경은 2004년 이후 입사자 중 경영·경제 전공자의 비중이 25%로 전체 직원의 경영·경제 전공자 평균인 32.2%보다 크게 줄었다. 법학·행정 전공자의 비중도 줄었다. 애경 인사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관리·기획·마케팅·영업·재무 등 대부분 부서에서 경영·경제·행정학 전공자를 선호했지만 요즘은 개인의 이력과 경험에 더 비중을 많이 두는 추세”라고 했다. 현대홈쇼핑 쇼호스트의 전공은 2002년의 경우 신문방송 25%-어문 50%-기타 25%였지만 올해에는 신문방송 18.2%-경상 27.3%-어문 27.3%-법정 9.1%-공학 9.1%-음악미술 18.2%-기타 18.2%로 다양해졌다. 상경계열의 분화현상도 뚜렷하다. 재무파트 등에서도 범(汎) 상경 계열보다는 특정 세부전공자를 선호하고 있다. ●특정분야 전공자 선호도 증가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의 올해 입사자(신입·경력 포함) 중 50%는 미술계열 전공자다.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의 경우 2005년 이후 신입사원 중 절반 가량이 패션 전공자다. 종전까지는 경영학 전공자가 주류였다. 신세계백화점 해외명품팀도 최근 입사자의 대부분이 의류·의상 등 명품 관련 전공자이거나 외국어 전공자다. 인터넷오픈마켓 G마켓은 경영·경제학 위주로 신입사원을 뽑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야별로 전공학과를 구분해 채용하고 있다. 패션·의류 분야 CM(카테고리 매니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입사자의 80%가 의류학과, 의상디자인학과, 의류환경학과 출신이었다. 트 축산팀은 대부분 축산 전공자다. ●이공계열도 선택의 폭 다양화 이공계열에는 변화하는 산업·기술 트렌드가 더욱 뚜렷하게 반영된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지난해 입사한 연구개발(R&D) 부문 150여명 중 기계공학·자동차공학 전공자의 비중은 전년 90%에서 66%로 줄었다. 반면 전자공학 및 환경공학 전공자가 전년 10%에서 33%로 급증했다. 샘표식품은 인문계 출신이 대부분이었던 관리부서에 최근 2∼3년간 유전공학, 환경생태학 전공자 등을 대거 채용, 이공계 비율이 23%까지 높아졌다. 인터넷오픈마켓 옥션도 과거에는 R&D 인력을 컴퓨터공학 등 엔지니어 위주로 뽑다가 최근 들어 인문, 어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 수주에 열을 올리는 건설업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 상반기 신입사원 중 기계공학과와 전기공학과 출신자가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입사 지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벌계열 A전자의 경우 유관전공 지원자의 비율이 해외영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40%에서 올해 20%로 줄었다. 국내영업도 50%에서 30%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기업들이 ‘범용적 인재’에서 ‘전략적 인재’로 채용원칙을 바꾼 영향이 크다.‘지식’보다는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인성과 발전 가능성을 살피는 면접 중시의 흐름도 반영돼 있다.LG패션 인사팀 지윤진 과장은 “직접판매 경험, 쇼핑몰 운영경험, 연극·뮤지컬 의상 제작 경험 등 전공과 상관없이 관련된 경험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연세대 취업진로지원팀 오영민씨는 “경영·경제·행정 등 종전의 인기학과보다는 특화된 전공을 갖고 있으면서 현장실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면서 “취업준비생들은 조기에 적성과 진로를 빨리 결정해 거기에 맞춰 꾸준히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주현진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 소방공무원 89대1 경쟁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총 72명을 뽑는 서울시 소방공무원 공채시험에 6423명이 응시해 8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17일 밝혔다.분야별 응시현황을 보면 남자 소방사(일반직 9급)는 35명 모집에 5023명이 응시해 143.5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지난해(28.7대1)의 5배 수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자 소방사도 5명 모집에 583명이 응시해 116.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는 오는 23일이며 서울소방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인성과 적성검사는 28∼29일이며, 신체검사와 체력검사, 면접 등을 거쳐 최종합격자는 다음달 29일 결정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56년만의 ‘기적’

    56년만의 ‘기적’

    ●낮 12시15분 군사분계선 통과 ‘멈췄던 철마야, 힘껏 내달려라.’ 남북 열차가 17일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달려 반세기 만에 휴전선을 넘으면서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45분 경의선 문산역(남측)과 동해선 금강산역(북측)에서 각각 ‘남북 철도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기념행사를 갖고, 오전 11시30분 각각 북측 개성역과 남측 제진역을 향해 열차를 동시에 운행한다. 열차가 MDL을 넘어 남북을 달리는 것은 경의선의 경우 1951년 6월12일 이후 56년 만이며, 동해선은 1950년 이후 57년 만이다. 경의선 열차는 남측 문산역을 떠나 도라산역에서 세관·통행검사를 거쳐 12시15분 MDL을 통과한 뒤 북측 판문역을 거쳐 개성역에 도착한다. 동해선 열차는 북측 금강산역을 떠나 감호역에서 세관·통행검사를 받은 뒤 역시 12시15분 MDL을 통과하며 남측 제진역에 온다. 운행구간은 경의선이 편도 27.3㎞, 동해선이 25.5㎞다. 시험운행용 열차는 디젤기관차 1량과 객차 4량, 발전차 1량으로 이뤄졌다. 각 열차에는 분야별 각계 인사로 구성된 남측 인원 100명과 북측 50명 등 모두 150명씩 타게 된다. ●오후 3시30분 다시 남북으로 북측에서는 경의선에 권호웅 책임참사와 김철 철도성 부상 등 50명이, 동해선에 김용삼 철도상과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등 50명이 각각 탑승한다. 탑승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경의선에는 북측 열차 탑승자들이 출입사무소를 거쳐 행사장인 문산역에 도착한다. 동해선을 타는 남측 탑승인원도 북측 금강산역으로 이동해 행사에 참석한다. 경의선 기념행사에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북측 장관급회담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등이, 동해선 행사에는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북측 김용삼 철도상 등이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남측 경의선 탑승자들은 오후 1시 개성시 인민위원장을 비롯한 인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개성역에 도착한 뒤 자남산여관 오찬, 선죽교 관람을 마치고 오후 2시40분 개성역을 떠난다. 동해선 탑승자들은 우리측 강원도 고성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오찬을 한 뒤 오후 3시 제진역에서 북측 인원을 환송한다. 양측 열차는 오후 3시30분 다시 MDL을 넘어 각측으로 돌아가면서 대장정의 남북열차 시험운행을 마친다. 통일부 관계자는 “비가 오더라도 행사계획에는 변경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혁신 유공자 51명 포상

    행정자치부는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혁신 유공공무원과 유공인사 등 51명에 대한 포상행사를 갖는다. 분야별로 우수 및 도약기관으로 선정된 9개 기관 공무원 9명에겐 국무총리 표창이 주어진다. 정부혁신관리평가단 분과위원장을 맡아 정부혁신에 기여한 한진수 동국대 부총장 등 민간 전문가 9명도 훈·포장 및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현장에서 혁신에 앞장선 조달청 김삼규 행정주사보 등 33명은 행자부장관 표창을 받는다. 분야 우수 및 도약기관 유공 공무원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대상은 ▲농림부 방도혁 주사 ▲노동부 김성진 주사 ▲건설교통부 신윤근 사무관 ▲해양수산부 류종영 사무관 ▲통계청 고행준 사무관 ▲경찰청 박창지 경감 ▲소방방재청 윤득수 소방경 ▲국민고충처리위 김우곤 주사 ▲국가청소년위 신준호 서기관 등이다. 또 한진수 동국대 부총장은 홍조근정훈장을 받고, 대통령 표창은 ▲김용수 인티규브 대표이사 ▲왕영호 베어링포인트 부사장 ▲신완선 성균관대 교수 ▲오세진 강남대 교수 ▲박용성 단국대 교수 ▲오우식 퍼포먼스웨이컨설팅 대표 ▲이태진 OC컨설팅 그룹 대표 ▲김준석 경희대 교수 등이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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