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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류 시간당 1만t씩 줄어… 해양 대멸종 온다”

    “어류 시간당 1만t씩 줄어… 해양 대멸종 온다”

    ‘수천만년 만에 6차 지구 대멸종이 닥친다?’ 전 세계 바다 생태계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대규모 멸종 단계에 진입할 위험이 커졌다고 국제해양생태계연구프로그램(IPSO)이 새 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IPSO가 어류학자, 산호 생태학자, 독물학자 등 분야별 해양 전문가들을 소집해 작성한 것으로, 이번주 말 유엔에 제출된다. 보고서는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과 농가에서 흘러나온 화학비료 등에 따른 오염,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해양 산성화 등 기후변화 요인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바다가 수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급격한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열대 산호초 가운데 75%가 이미 고사 위기에 놓였다. 수온 급증에 따른 백화현상으로 산호초가 대거 괴사했던 1998년의 16%보다 약 5배 많은 수준이다. 2030년에는 전체 산호초의 90%, 2050년에는 100%가 파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에는 인간의 어로 활동으로 어류가 시간당 9000~1만t씩 줄고 있다. 대형 어류와 상어 등 일부 수산자원은 10년 전의 10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신 독성을 품고 있는 남조류나 해파리 등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불이 잘 붙지 않는 내염성 화학물질과 세제 등이 플라스틱 입자와 결합하면서 바다 생물체에 마구잡이로 축적되고 있다. 이를 섭취한 어류과 조류 등 수백만 종의 심해생물들은 질식하거나 내장 파열 등을 일으키며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과도한 토양 영양소의 유입은 산소 결핍을 일으켜 거대한 ‘죽음의 바다’를 만들고 있다. 산소 결핍과 온난화, 해양산성화는 과거 다섯 차례에 걸쳐 일어난 지구 대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6차 대멸종이 곧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대멸종은 과거 다섯 차례의 대멸종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현재 바닷속 탄소 흡수율은 바다생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멸종한 5500만년 전보다 더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알렉스 로저스 옥스퍼드대 생물보존학과 교수는 “충격적인 결과”라면서 “바닷속 변화는 우리가 수백년간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더욱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저자이자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자문을 맡고 있는 댄 래폴리 교수는 “이제 우리 지구의 푸른 심장을 보호해야 할 때”라면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정책과정에서 언론의 역할/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정책과정에서 언론의 역할/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는 정치인의 음모를 파헤치는 기자 ‘칼’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칼은 한 정치인의 보좌관이 피살된 사건을 취재하면서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끝내 진실을 기사화하는 데 성공한다. 영화에서 보여준 것은 ‘정보 전달’과 ‘사회적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언론이었다. 이것 말고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에는 ‘의제 설정’이 있다. 언론은 사회적 문제를 이슈화하고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정책의제를 설정하고, 사회적 이슈가 ‘정책’이 되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정책 의제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언론을 입법·사법·행정과 함께 ‘제4부’라고 한 철학자도 있었다. 사회가 민주화되고 시민들의 참여가 점점 활발해질수록 외부로부터 정책이 의제화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따라서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은 더욱 중요해졌다. 서울신문은 6월 6일과 13일 2회에 걸쳐 여성 고위공무원의 현황을 짚고, 여성관리자 임용 확대를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한 내용을 기사화했다. 여성관리자 임용 확대 문제는 여성계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하게 다루는 이슈 중 하나이다. 서울신문 기사에서는 중앙부처 여성 고위공무원 현황과 여성의 공직 진출 현황을 관련 통계와 함께 자세하게 소개하는 한편,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세대별 여성 공직자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기사화했다. 또한, 여성관리자의 리더십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직적인 지원과 멘토링이 부족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간 여성관리자 임용 확대 문제가 공직 내·외부에서 많이 논의되기는 했다. 하지만 주로 현황과 여성관리자를 몇 퍼센트 임용할 것인지 등 산술적인 접근 위주였다. 이번 서울신문 기사는 양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보다 능력을 잘 펼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하는 질적 분석과 접근에도 충실했다. 여성관리자 임용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의제 설정’에 충실한 기사였다고 생각된다. 6월 20일에는 ‘현행 감사원 체계와 개선방안’ 제하의 기사로, 최근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논란이 되었던 감사 업무의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관련 종사자들의 현실을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현행 감사원 체계와 외국정부 사례 분석, 전문가 의견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감사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점이 돋보였다. 한편, 6월 14일에는 한국행정연구원의 ‘공공부문 부패실태 추이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경찰, 법조, 교육 등 분야별 부패 실태를 연도별로 조사·분석한 내용을 실었다. 최근 퇴직공무원 전관예우 관행을 지적하는 기사가 많이 보도되고 있으나, 대부분은 이번에 불거진 사건 중심의 기사였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14일자 기사에서 공공부문 부패 실태와 원인을 분야별로 자세히 분석했고, 그에 대한 국민 인식 등을 함께 보도함으로써 ‘공정사회’를 위한 정책 입안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문제점 분석에 비해 대안의 제시는 다소 미약했던 점이 아쉬웠다. 문제점 분석과 이슈화는 언론의 기능 중 ‘정보’와 ‘사회적 감시’에 가깝다. 의제 설정을 위해서는 언론도 사안에 대한 고민과 함께 정책입안자와 독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과정을 아무도 밟지 않은 흰 눈밭에 비유한다면, 정책의제 설정은 그 눈밭에 첫발을 디디는 것과 같다. 그 다음 눈밭을 걷는 사람의 행보는 첫발자국을 따르게 마련이고, 결국 눈길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는 문제는 첫발자국에 좌우될 것이다. 의제 설정 단계부터 문제의 분석과 대안의 방향이 바람직하게 제시되어야 정책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앞으로도 서울신문이 책임있는 정책 제안자로서의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 “영수회담 집중” 野 숨고르기

    민주당이 15일에는 등록금 문제에 하루 쉬어갔다. 연일 정부·여당에 공세를 퍼붓다가 이날은 특별한 일정도 잡지 않았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모습은, “여당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조급증이 정책 추진과정에서 ‘말 번복’, 내부 소통 부재 등 불필요한 당내 잡음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때문이 크다. 특히 정부의 등록금 인하를 위한 대학의 세금 지원과 재원 마련대책 등에 비판과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반값 등록금 촛불시위에 참석했다가 “여당과 차별성이 없다.”는 대학생들의 비판을 받은 다음 날 ‘반값 등록금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다. 논의되지 않았던 ‘깜짝’ 발표에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내년 1학기부터 반값 등록금을 적용하는 민주당의 대안은 13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확정되기까지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손 대표는 그날 이명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민주당은 당력을 ‘영수회담’과 ‘추가경정예산’에 집중하려는 분위기다. 반값 등록금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이명박 대통령과의 담판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용섭 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별도 회담팀을 만드는 대신 반값 등록금 등 각 정책 분야별 전공 의원들이 손 대표의 회담 준비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장 올 2학기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국회에서 관철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내수활성화’ 1박2일 국정토론회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7~18일 열리는 국정토론회에서는 민생경제에 관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토론회는 ‘체감경기 개선을 위한 내수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국무총리, 장·차관, 청와대 실장 및 수석, 국책연구기관장 등이 참석해 이례적으로 1박 2일간 진행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분임토의를 비롯한 소주제 발표가 이뤄진다. 토론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양극화문제 등의 현상과 원인을 진단하고 분야별 대책 등을 논의한다. ▲전통시장 활성화 ▲골목시장 자생력 강화 ▲중소상공인 판로확대 ▲국내관광 활성화 등이 주로 논의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를 맞아 경기회복의 과실이 대기업을 비롯한 일부 계층에만 여전히 집중되면서 서민층의 경기회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민생경제의 활성화와 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부처별, 또 연구기관별 다양한 의견 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위대한 기업보다 사랑받는 포스코”

    “위대한 기업보다 사랑받는 포스코”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보다는 이제는 사랑받는 기업입니다.’ 포스코는 9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센터에서 정준양 회장을 비롯해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 이병욱 한국환경정책학회장과 포스코 패밀리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스코패밀리 사랑받는 기업 선포식’을 가졌다. 정 회장은 선포식에서 “포스코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사랑받는 기업”이라며 “오늘 선포식을 계기로 포스코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밝힌 사랑받는 기업이란 기업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터전인 사회 전반과 모든 공급자들을 아우르는 협력 파트너, 투자자, 고객, 직원, 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고, 이해관계자와 동일한 가치와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을 말한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사랑받는 기업 추진사무국’을 신설했으며 선포식 이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저자인 라젠드라 시소디어 교수와 사랑받는 기업연구소에 포스코패밀리의 사랑받는 기업 활동에 대한 진단을 의뢰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분야별 과제를 구체화해 전사차원의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내외 직원과 고객들의 자발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사내에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문화 게시판’과 ‘실무협의회’를, 사외에 ‘이해관계자 포럼’을 신설할 예정이다. 패밀리회사 및 이해관계자와 함께 기존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포스코패밀리의 다양한 활동을 모은 ‘사랑받는 기업 백서’를 매년 발간하기로 했다. 한편 선포식이 끝난 직후 시소디어 교수의 초청강연이 이어졌다. 시소디어 교수는 “21세기는 사랑받는 기업들의 시대”라면서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업이 진정한 사랑받는 기업”이라고 역설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관가 포커스] 우주 이야기에 흠뻑 빠진 공무원들

    [관가 포커스] 우주 이야기에 흠뻑 빠진 공무원들

    “태극기는 우주 원리를 바탕에 둔 세계 유일의 국기이고, 동아시아 전설 속 ‘삼족오’는 해를 상징하는 영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종합청사 ‘수요세미나’ 인기 8일 오후 5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별관3층 국제회의장에 모여 앉은 100여명의 공무원들이 ‘말랑말랑한’ 우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어려운 천문 상식을 딱딱하지 않게 인문학적으로 풀어나가는 박석재 전 한국천문연구원장의 말솜씨에 공무원들은 감탄했다. 행정안전부가 ‘자기계발의 날’인 수요일마다 매주 혹은 격주로 과학·인문학에서 주제를 정해 분야별 권위자로부터 강의를 듣는 ‘수요 세미나’ 첫 시간이었다. 행안부는 정부 정책을 다루며 자칫 감성이 메마를 수 있는 공무원들에게 창의성과 감수성을 키워 주기 위해 이 시간을 마련했다. 강의는 원하는 청사 직원은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강사진은 직원들이 원하는 분야별 베스트 강사진을 직접 추천받아 섭외하고 있다. 세미나 시간은 업무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오후 5시부터 1시간가량. 첫날인 이날 ‘우주에 길을 묻다’를 시작으로, 15일엔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가 ‘르네상스 시대의 창조성’을, 7월엔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정보격차 해소’를 주제로 강의한다. ●명사 초청… 과학·인문학 강의 강의를 들은 직원들은 다소 낯설어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눈길로 경청했다. 교과부 오모(35) 주무관은 “굳이 외부강의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청사 안에서 편하게 교양을 쌓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행안부는 3개월간 시범운영한 뒤 호응이 높으면 대상 분야를 넓혀 세미나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직 윤리제도 강화… 퇴직공직자 2014년 가상 풍속도

    [커버스토리] 공직 윤리제도 강화… 퇴직공직자 2014년 가상 풍속도

    정부가 3일 공정사회 확립을 위해 전관예우 관행 근절책을 발표했다. 퇴직 공무원의 대형로펌이나 회계법인 재취업을 제도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중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마치고 9월 말까지 시행령을 마무리한 뒤, 연말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퇴직공직자가 명예롭게 일할 수 있는 인사관리 시스템 보완책도 마련했다. 바뀐 제도가 퇴직 공직자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퇴직공무원 A씨의 사례를 통해 짚어 본다. 2014년 6월, 금융위원회에서 퇴직한 지 6개월 된 1급 고위공무원 A(57)씨, 그는 퇴직 후 노()테크 컨설턴트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의 명함에는 ‘사회적기업 S사 노테크 컨설턴트’라고 찍혀 있다. 1년 전부터 미리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예비 퇴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후 재테크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덕분이다. A씨는 “30년 가까이 공직에서 쌓은 전문성, 실무 경험으로 무장해 휴먼 캐피털(Human Capital·인적자본)로 거듭났다.”면서 “전관예우 풍토에 기댄 특혜는 옛날 얘기”라고 말한다. 정부의 퇴직자 인재풀(G시니어 시스템)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 시스템은 복지·교육·시장 지원 등 전문 분야별로 퇴직하는 공직 인재들을 등록해 놓고 민간·공공부문에 맞춤형 구인 지원을 해 준다. IT 심사, 각종 공사·용역 감독, 정책자문 등 다양하다. 퇴직했지만 하루 일과는 현직 때보다 더 빡빡하다. 오전에 ‘안정적인 노후 자산관리’ 교육을 끝내면, 오후에는 서울시내 한 사립대에서 특강이 예정돼 있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바람직한 공무원상’을 주제로 강연한다. 간간이 걸려 오는 정부부처의 부탁 전화도 받아야 한다. 새로 입안하는 금융법률 관련 공청회 출석, 고위 공무원단 역량평가를 해 달라는 요청 등이다. 후배 공무원들은 정부 인재풀에 등록된 A씨 같은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정책 자문을 한다. 그는 “주말엔 주민센터 민원 상담에 나선다.”면서 “쉴 시간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는 겨울엔 행정안전부 국제행정발전센터 주최로 ‘한국정부 인사관리 시스템’을 전파하기 위해 교수 자격으로 동남아 출장도 간다. 퇴직 직전까지만 해도 A씨는 “옷을 벗고 나서 오갈 데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3년 먼저 퇴직한 선배 B씨만 해도 퇴직과 동시에 국내 굴지 로펌들로부터 “비상임 고문으로 일해 달라.”는 청탁이 연거푸 들어왔다. 그러나 전관예우 방지대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런 행태가 사라지자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행히 공직 때 쌓은 전문능력을 활용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면서 “새삼 세상이 바뀐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부장급 판사로 활약했던 C씨는 변호사법 개정으로 1년간 수임이 제한되자, 소외계층을 위한 법률자문 봉사단을 꾸리며 인생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퇴직한 비슷한 나이의 공무원 중엔 사회봉사로 상담, 강의 활동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애를 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직 선후배 관계가 서먹해진 것도 그렇다. A씨는 “얼마 전 새로 승진한 후배 몇 사람에게 저녁이나 같이하자고 전화했더니 다들 꺼리는 눈치더라.”면서 “축하 핑계 김에 혹시나 업무와 관련한 작은 청탁이라도 할까 봐 부담스러워 그런 것 같다.”면서 아쉬운 기색을 보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나라 몫 새 상임위원장 5명 선출

    한나라 몫 새 상임위원장 5명 선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이뤄질 6월 임시국회가 1일 시작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박병관 대법관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재석 의원 237명 중 찬성 146명, 반대 89명, 기권 2명 등으로 가결했다. 또 한나라당 몫으로 배정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투표에서는 운영위원장에 황우여 원내대표, 국토해양위원장에 장광근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 이인기 의원이 각각 뽑혔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는 정갑윤 의원, 윤리특별위원장에는 송광호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국회는 2일부터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분야별 대정부 질문을 이어간다. 민생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는 오는 23일과 29일, 30일 등 세 차례 열린다. 특히 23일 본회의에서는 여야 합의에 따라 저축은행 사태 국정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위원 구성이나 증인 채택 등의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진통이 예상된다. 6월 국회에서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 북한 인권법 처리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책 연구 ‘광화문비전포럼’ 출범

    정책 연구 ‘광화문비전포럼’ 출범

    정부의 정책을 연구하는 광화문비전포럼(회장 김용철 부산대 교수)이 27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갈 것인가-좋은 정책의 과제와 방향’(주제 발표 한세억 동아대 교수)이란 주제의 기념 세미나를 갖고 출범했다. 대학 교수가 주축인 이 포럼에는 변호사·회계사 등 분야별 전문가 87명이 참여했고, 11개 정책분과위원회를 두고 있다. 포럼 연구의 결과는 종합해 1,2,3차 ‘국가정책비전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며 이를 차기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주제 발표를 한 한세억 교수는 “좋은 정책은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선의의 정책 의도가 내재돼 국민이 함께 공감하는 정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경제 브리핑] 대학등록금 상승률 물가의 2배

    지난 5년간 대학교 및 대학원의 등록금(납입금) 상승률이 30% 안팎으로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부터 등록금 상한제(직전 3개 연도 평균 물가 상승률의 1.5배 초과 금지)를 도입했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등록금 앞에서 효과가 미약하다. 23일 한국은행 및 통계청에 따르면 2005~2010년 교육비 상승률은 22.8%에 달한다. 분야별로 국공립대학교의 납입금은 30.2%, 사립대학교는 25.3%가 올랐고, 전문대학은 28.8% 상승했다. 국공립대학원과 사립대학원의 납입금은 각각 31.6%, 23.9%가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이 16.1%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 5년간 대학교 및 대학원 납입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셈이다. 납입금은 1학년 기준으로 산정되며 입학금과 수업료, 기성회비, 학생회비를 포함한다. 2005년에 입학한 신입생(국공립대학교)의 경우 등록금이 500만원이었다면 5년 뒤 2010년도 신입생은 150만원이 넘는 651만원의 등록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대학교와 대학원의 납입금 상승률은 대부분 사교육비보다도 높았다. 사교육비가 교육비 상승을 주도한다는 통념을 엎은 셈이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단과 대입학원비는 22.8%, 종합 대입학원비는 33%가 올랐다. 또 단과와 종합 고입학원비는 각각 18.9%, 27.8%가 상승했다.
  • 슈퍼맨만 평화를 지키는가 평범한 당신도 세게수호자

    슈퍼맨만 평화를 지키는가 평범한 당신도 세게수호자

    세상에는 각종 지침서가 있다. 성공하는 사람을 위한 ○가지 습관, 주식으로 부자되는 ○가지 방법,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계명, 초고속 승진을 위한 ○가지 비법, 부하직원 환심 사기 ○가지 규칙 등등…. 자기계발서, 가이드북 등에 주로 나오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책을 아무리 읽어도 삶이 근본적으로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 거개는 가치의 정수가 아닌, 기술적인 부분만 건드리는 탓이다. 여기 아주 색다른 지침서가 있다.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실천 지침을 말하면서도 가치와 철학적 배경 설명에 소홀하지 않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위대한 평화운동가의 존경할 만한 활동이 아닌, 그저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지구와 인류의 평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 자신도 언제든 될 수 있는, 바로 ‘평범한 영웅’들의 이야기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하찮은 존재가 거대한 흐름에 무모하게 맞설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실제 성미 급한 이들은 자신들이 기울인 노력에 대한 대가 또는 보상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면 금세 체념하기도 한다. 설령 오랜 세월에 걸쳐 이뤄낸 역사 속 변화와 진보를 인정하는 이들도 이를 다수의 힘과 의지가 아닌 몇몇 영웅, 위인의 업적 중심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아니면 다수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낸 변화는 맞지만 거기에서 희생된 이들을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다며 덧없어하기도 한다. 또한 상당수의 사람들은 머릿속으로는 인류와 역사의 진보를 추구하는 가치에 동의하지만 자신처럼 힘 없고 별 볼일 없는 이에게는 너무 크고 힘든 일이라 여기며 직접 나서지 않기도 한다. 1985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캐나다 출신의 메리 와인 애슈포드 전 핵전쟁방지국제의사협회장과 평화운동가 기 도운시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나지막하지만 분명히 얘기한다. 두 사람이 함께 쓴 ‘평화만들기 101’(추미란 옮김, 동녘 펴냄)은 반전평화운동을 벌이는 이들의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다. 평범한 이들이 따라가기 버거울 만큼 부담스러운 결의 수준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많은 이들의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1부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서는 지구상에 전쟁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와 배경, 역사와 함께 그에 맞서 왔던 비폭력 저항의 역사 및 철학적 배경, 추구해야 할 가치 등을 총괄적으로 보여준다. 2부 ‘폭력·테러·전쟁 해결책 101가지’에서는 시민사회가 창의적으로 이끌어낸 다양한 의제를 보여주며 폭력과 전쟁, 테러 등에 맞서는 101가지 실천 지침을 밝힌다. 책의 백미는 2부에 있다. 개인, 여성, 청소년, 사업가, 노동자 등 활동의 주체별로 구체적인 지침을 준다. 그리고 종교, 미디어, 교육 등 분야별 실천 사례 및 지침을 밝힌다. 또한 도시, 국가, 국제사회, 국가연대, 계층연대 등 국가별, 대륙별 과제 등 좀 더 거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실천적 지침을 얘기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1983년 핵전쟁의 위협이 고조되던 냉전 시대에 미국의 열 살 소녀 서맨사 스미스는 소련의 새 지도자 유리 안드로포프에게 ‘미국과 소련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내용의 편지 한 통을 보냈다. 답장을 받았음은 물론, 소련에 초청받기도 했다. 선거일이면 게릴라들의 무력 충돌이 당연시 여겨지던 1990년대 콜롬비아에서 만들어진 ‘어린이 평화운동 기구’는 회원수 10만명을 넘어섰고 평화로운 자체 투표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일종의 평화지령을 내린 셈이다.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좌 듣기, 권력집단에 진실을 알리는 편지 쓰기, 전쟁이 아닌 평화로운 윤리적 기금에 투자하기 등 상세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30여년 동안 평화운동가로 살아온 저자들이 꼼꼼히 정리한 ‘총정리 가이드북’으로 인해 또 다른 세상을 꿈꾸고 실천하는 마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낙관주의, 혹은 확신에 찬 희망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또한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지고한 사실도 함께 가르쳐준다. 1만 98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내가 지도한 최홍만, 격투기서 피투성이 되니 가슴 찢어져…”

    “내가 지도한 최홍만, 격투기서 피투성이 되니 가슴 찢어져…”

    [스포츠서울닷컴] 호쾌하고 인자한 이만기의 미소 속에서 지나온 세월의 희로애락과 씨름에 얽힌 환희와 씁쓸한 마음이 교차했다. 후배 강호동과 특별한 인연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모양이다. 프로야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42회에 걸쳐 열린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씨름계 내분과 함께 힘의 씨름으로 넘어가면서 재미없다는 말을 듣게 됐고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결국 2004년을 끝으로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후 체급별 장사대회만 열리고 있다. ◆ 대중의 씨름 외면, 이만기는 예견했다 ”시대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고, 국내에서 글로벌로 넓혀진 것처럼 스포츠 문화도 청소년들 뿐 아니라 30~40대 계층도 참여형으로 바뀌었어요. 1980년대부터 이미 그런 흐름이 있었죠. 씨름도 그에 맞게 변화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그는 씨름에 대한 대중의 외면을 예상했다. 글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에서 영상으로 변한 이 시대에 씨름판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빴다. 이만기는 2006년 민속씨름동우회 회장으로 재직하던 중 씨름 행정 개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한국씨름연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스포츠 팬들은 제게 힘을 실어 주셨어요. ‘왜 이만기를 버리느냐’고요. 잘난 척처럼 비쳐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순수하게 우리 씨름을 살리고자 하는 목적의식이 분명했죠. 선수들이 이종격투기(K-1)로 빠져나가는 것도 안타까웠고요.” 당시 천하장사 타이틀을 박탈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만기의 씨름 개혁 의지는 분명했다. 현실에 맞는 스포츠, 스포츠 팬들에게 사랑 받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해 줄 수 있도록 찾아가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기를 바란 것이다. ”씨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지요. 스포츠 팬들이 요구하는 것은 달라졌어요. 씨름계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전체적인 틀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씨름을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우리 전통 문화의 관점에서 살려야 해요.” 이만기의 이 같은 진심이 통했을까. 5년이 지나고 지난달 11일 대한씨름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이철우 의원(한나라당)이 주최한 씨름 활성화 및 세계화 방안 토론회에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5개 씨름 단체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씨름 단체가 지금까지 많았어요. 이제는 하나된 목표로 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협의체를 구성했어요. 씨름 발전의 초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 ‘후배’ 최홍만 K-1 진출, “처음에는 씁쓸했어요” 자연스레 후배 장사들의 K-1 진출 이야기가 오갔다. 이만기는 그 중 대표 격인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을 2003년 여름 지도한 바 있다. 최홍만의 소속팀 LG투자증권의 차경만 감독이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이만기에게 여름 방학동안 특별 지도를 해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당시 이만기는 대학 씨름부 감독을 겸임하고 있었지만 프로선수를 지도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될성부른 떡잎이라 여기고 성심 성의껏 기술을 전수했다. 그리고 그해 최홍만은 천하장사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2005년 소속팀의 해체와 동시에 일본 이종격투기(K-1)에 진출해 화제를 뿌렸다. ”씁쓸했죠. 후배들이 씨름으로 밥벌이가 어려워서 K-1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선배로서 비통한 마음 그 자체였어요. 무엇보다 천하장사가 격투기 무대에서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졌죠.” 후배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좋은 대접을 받기 위해 더 뛰었더라면 천하장사의 위상을 이처럼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마음을 좀처럼 지울 수 없었다. “결국 이해를 했어요. 우리 선배들이 특별히 해 준 것이 없으니까…. 이해를 하게 되더라고요” ’대답은 이만기다’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1980년대 이만기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또한 당시 운동선수로는 드물게 CF 섭외가 줄을 잇는 등 스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씨름판에서 이만기의 스타성을 살릴 스타 마케팅은 없었다. ”우리 시절에는 스타 마케팅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죠. 모래판에서 이겨도 준비된 세리머니가 아닌 포효였죠.(웃음) 덩치 좋은 사람들이 우렁차게 내뱉는 ‘파이팅’ 소리나 각종 액션 등이 이론으로 정립된 것은 아니었지만 스포츠 팬들에게 각인이 됐죠. 저 같은 경우 결승전에서 이기면 모래도 던지고, 만세도 하고, 기도도 했어요.(웃음)” ”선수들의 그러한 행동 하나하나가 팬들이 보는 시각에서는 외적인 기준이 될 수 있죠. 모래판에서 씨름을 잘한다는 것도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관심거리에요. 예전에 박광덕 씨가 선수 시절에 보여 줬던 람바다 춤처럼 후배들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 해요.” ◆ 20년의 교수 생활…”대학생 된 아들 덕에 공감대 생겨” 이만기는 현역 은퇴 후 학문에 눈을 떠 교수로서 후학을 가르쳐 왔다. 새벽을 좋아할 만큼 스스로 동이 트면 하루를 계획하고 강의를 준비한다. 그가 지혜를 다지는 시간은 바로 새벽이다. 어느덧 교수 생활도 20년이 됐다. 씨름 선수에서 연구자와 교수로 걸어 온 그간의 시간이 이만기의 또 다른 정체성이기도 하다. ”(은사님께서 교수직을 권유하셨다고 하던데?) 천하장사를 하고 나서 학교(경남대) 은사님 한 분을 찾아뵈었어요. 그런데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만기야, 너는 앞으로 문무를 겸비해라. 감독이나 코치보다는 공부를 했으면 좋겠구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다른 세상이 올 것이라고요. 그 말씀을 아주 좋은 뜻으로 받아들였죠. 제 인생의 길을 열어 주신 분이에요. 말씀 한마디가 큰 빛이었고 희망이었죠.” 최근 은퇴를 선언한 ‘후배’ 이태현은 용인대학교 격기지도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대선배 이만기를 따라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고자 나섰다. “아주 좋은 일이죠. 저와 김경수(건동대)에 이어 민속씨름 선수 출신으로는 세 번째로 교수가 됐어요. 현장감을 바탕으로 이론을 접목해서 정말 좋은 제자를 길러 냈으면 좋겠어요. 특히 씨름 분야의 학문적인 연구를 많이 해 줬으면 좋겠고요.” 슬하에 두 명의 아들을 둔 이만기는 첫 째가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과 또래가 됐다.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제자들을 그저 젊은 세대로만 봤어요. 그런데 아들과 또래라고 생각하니까 자식처럼 공감대가 생기더라고요.(웃음) 잘 가르쳐서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으로 키워 내고 싶고, 체육을 선택한 것에서도 절대 후회하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이십대의 열정을 다 바쳤기에, 그 소중한 시간을 절대 헛되이 보내게 하고 싶지 않다. 이만기 스스로가 지식을 쌓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체육을 넘어 문화계에서 큰 몫을 하고 있듯이 제자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는 전도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 ‘방송인’ 이만기의 삶 “예능은 안 맞는 것 같아요” 이만기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씨름판보다 오히려 방송에서 더욱 익숙하다. KBS 예능 프로그램 스펀지, 비타민과 함께 케이블 TV에서 방영됐던 ‘샅바 인터뷰’ 등에서 그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체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기자, 연구원, 방송 해설가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어요. 저 역시도 교수를 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방송 생활을 통해서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어요. 지금은 스펀지 하나만 하고 있지만 후배들에게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분야에서 선배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에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팬들이 얌전한 이미지로 봐 주셔서 곤란하네요. 제가 30대쯤 됐어도 장난도 많이 쳤을 텐데.(웃음) 예능은 아무래도 30~40대 계층에는 사각지대에요. 그래도 제가 스펀지나 1박2일, 무릎팍 도사 등에 출연했는데 사실 중년 나이치고는 드물잖아요? 옛 향수를 떠올리면서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살아온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으니까.” 이만기는 2008년 KBS N을 통해 ‘이만기의 샅바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스포츠 분야별 대표 선수들을 만났다. “사실 섭외가 어려워서 (프로그램을) 오래 하지는 못했어요.(웃음) 유명 선수들의 스케줄 조정부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진행도 다소 미흡했고요.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자신이 씨름계 정상에 섰듯이 체조 여홍철, 펜싱 남현희 등 각 분야의 1인자들과 만남은 매우 특별했다. 그들을 통해 자신의 열정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샅바 인터뷰’에 출연한 선수들은 모두 자기를 제어할 줄 알고, 인내할 줄 알았다. 그 역시 와 닿는 내용이 매우 많다는 걸 느꼈다. 그렇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박찬호 선수 팬이라고 들었는데) 네, 아주 좋아합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0승 이상을 올린다는 것이 정말 힘들거든요. 개인적으로 젊은 친구가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 선수들을 삼진 아웃시키는 모습이 멋졌어요. 지금은 선수로서 노장이 됐지만 일본에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기는 지난해 김해시생활체육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어 경남문화재단 대표이사로도 선출됐다. 씨름에서 생활체육으로, 생활체육에서 문화계로 활동 분야를 넓히고 있다. 그가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슈퍼맨이 아닐까. 씨름은 이만기를 세상과 만나게 한 샘이었다. 그렇기에 씨름에 대한 열정의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듯 보였다. 이제 이만기는 ‘이만기 브랜드’로 스포츠와 문화 예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촉매로 거듭나고 있다. 모래판 위에서 눈부시게 당당했던 그가 다시 샅바를 고쳐 매고 선 곳은 더 큰 모래판이다. 인생이라는 모래판 위에서 그가 또다시 펼칠 시원한 들배지기 승리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은 이만기 선수라고 합니다. 그만큼 저와 씨름은 뗄 수 없는 운명적인 관계죠. ‘코리언 레전드’로 뽑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씨름을 더 알리고 나아가 교수로서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포츠서울닷컴 독자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고 건승하세요.” <글 = 김용일 기자, 사진 = 문병희 기자> 스포츠서울닷컴 스포츠기획취재팀 기자 kyi0486@media.sportsseoul.com
  • “향토사 → 통사 → 주제사 단계적 교육을”

    “향토사 → 통사 → 주제사 단계적 교육을”

    “지금 교육부(교육과학기술부)가 하는 것은 집필자들에게는 ‘집중집필제’요, 학생들에게는 ‘집중싫증제’예요. 정치적 의도야 정권의 속성이라 치더라도, 이렇게 졸속으로 교과서를 만들라고 요구하면 어느 집필자가 공들여 교과서 쓰고, 어느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공부하는 게 흥미롭다고 여기겠습니까. 이건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망치는 겁니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사 교육과정 논란과 역사교육정상화 방안 모색’ 학술토론회에서 최근 한국사 교과서 개편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좌편향 역사교과서를 뜯어고치겠다며 교과부와 보수언론이 벌이는 파상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민족문제연구소,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역사교육연구소, 역사교육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와교육학회,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11개 역사교육 관련 단체들이 마련한 자리였다. 한 교수는 6종 교과서 가운데 가장 채택률이 높은 ‘미래엔’ 교과서 집필자로 ‘고등학교 한국사 집필자협의회’ 회장이기도 하다. 한 교수는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 교수는 “2007 교육과정을 시행도 하기 전에 2009 교육과정을 내밀었고, 그 다음에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그에 맞춰 교과서를 고쳐 쓸 수 있는 기간을 겨우 20일 정도 줬다.”면서 “그래놓고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2년간 준비해 집필한 것을 20일 만에 다 고쳐쓰라고 하는 것이 더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일본은 교육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기존 교과서를 조금 더 쓰면서 문제를 해결한 뒤 교육과정을 개편한다.”면서 “우리처럼 이렇게 1~2년짜리 교과서를 만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선생님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한국사 교과서에 ‘왜?’가 빠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매 단원의 시작이 모두 ‘왜’로 꾸며져 있다.”면서 “그런 비판은 교과서 한번 펴보지 않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초등학교에서 향토사를, 중학교에서 통사를, 고등학교 때 주제사를 배우게 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최근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이 초등학교 때 ‘위인과 국난’을, 중학교 때 ‘정치와 문화’, 고등학교 때 ‘사회경제사’를 가르치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초등학생에게 ‘위인과 국난’을 가르치는 곳은 북한으로, 북한 교과서는 초등학생에게 김일성과 김정일의 반일·반미투쟁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하는 식으로 분류해서 가르치는 것보다 “초등학생에게는 자기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향토사를 가르치고, 중학생에게는 전반적인 역사흐름을 일러준다는 점에서 통사를, 고등학생에게는 분야별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는 주제사를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사 교과서를 역사학 최신 논문 모음집으로 만들어 두면 학생들은 한국사를 ‘징글징글하게 외울 것만 가득한 과목’으로만 받아들인다.”면서 “중고등학생 모두 역사를 전공할 것도 아닌데 ‘역사’와 ‘역사교육’은 어느 정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송지선 구로고 교사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나눠 가르치면 학생들이 종합적으로 이해하리라 생각하는 듯한데 이는 학교 현장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라면서 “집중이수제 도입으로 한국사의 경우 한 학기에 400쪽의 교과서를 다 가르쳐야 하는데 중간고사만 해도 200쪽을 보고 치러야 하는 과목을 어느 학생이 흥미롭게 접근하겠으며, 진도 빼기도 바빠 죽겠는데 어느 교사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업 내용을 구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정사회 고삐 죈다] 국세청 “금감원 꼴 날라” 퇴직공무원 고문계약 알선 금지

    [공정사회 고삐 죈다] 국세청 “금감원 꼴 날라” 퇴직공무원 고문계약 알선 금지

    국세청이 16일 ‘전관예우 관행’을 단절하기 위해 칼을 뽑았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와 금융감독원 파문 등에서 불거진 전관예우 자체가 공직사회의 공정성을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력기관으로 꼽히는 국세청 스스로가 전관예우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다른 부처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국세청은 이현동 청장 주재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국세청 퇴직 공무원을 위해 현직 공무원이 고문계약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결의하는 등 공정세정 실천방안을 확정했다. 이르면 이달 내에 국세청공무원 행동강령에 관련조항을 신설하고 위반 시 처벌 조항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국세청의 직원 직무감찰 등에서는 이 부분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세무서장 등 270여명의 참석자들은 공정사회 추진을 위한 실천의지와 진정성을 대내외에 표명하기 위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국세공무원 실천 결의문’을 본청과 각 지방청 대표들이 직접 서명하고 선포했다. 이 청장은 “국세공무원의 엄격한 자기절제가 공정사회 구현의 출발점”이라며 내외부의 알선·청탁 개입 금지, 직무 관계자와의 골프모임 자제 등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업무 분야별로 공정세정 실천과제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추진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등 공정세정의 내부 공감대 확산을 위한 토의 시간을 가졌다. 국세청이 퇴직자 고문알선 금지 등의 자정을 결의한 것은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 전관예우 논란에 대한 정면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부적절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국민적 공분을 산 저축은행 부실사태 뒤에 금융업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온 금융감독원의 퇴직 간부 전관예우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세무 검찰’로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국세청의 퇴직자들이 기업들의 세무 문제와 관련, ‘고문계약’을 통해 일종의 방패막이 구실을 했었다는 것이 국세청 안팎의 시각이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미국에 체류할 때 대기업 등에서 수억원의 고문료를 받은 데 현직 간부가 개입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난 것이 대표적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현직 후배가 세무사로 개업한 퇴직 선배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본인도 퇴임 후 자리를 보전받는 관행이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퇴직공무원을 위한 고문계약 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국세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신설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관행에 메스를 대겠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강령만으로 전관예우 문제가 근절될 수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상당수 국세청 간부들도 공직자 윤리법의 조항을 교묘하게 피해 퇴직 후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서 고문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공무원이 전문성을 살려 로펌 등으로 간다면 이를 막기 힘들지만 이 과정에서 현직 공무원이 개입하는 것만은 철저히 막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극소수 공무원의 행태였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관행에 대한 불감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관행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감사·감찰과 일벌백계식 처벌로 수뇌부들의 확고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울산, 기술명장 고교 교단 선다

    산업 현장에서 최고의 실력을 축적한 기술 명장들이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을 직접 가르친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달 시작한 ‘우수기능전수사업’을 통해 전문계고 우수 기능인 양성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우수 기능인 양성은 지난 13일 울산교육수련회에서 열린 ‘울산공고 우수기능전수사업 설명회’를 시작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강사진은 이병찬 한국폴리텍Ⅶ대학 신소재응용학과 교수와 김상환 성진냉동공조 대표, 김민규 성진지오텍 기능장 등 10여명의 기술 명장 및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이들을 울산공고와 현대정보과학고 등 2개 전문계고에 파견해 분야별 전문 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이들은 두 학교의 학생 56명에게 주조기능과 냉동기술, 폴리메카닉스 등 9개 분야를 직접 가르친다. 학기 중에는 매주 3시간씩 교육하고 방학 중에는 90시간의 집중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울산공고 공동실습소는 지난 4월 중소기업청 기술정보진흥원이 공모한 ‘우수기능전수사업’에 선정돼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중기청 기술정보진흥원은 울산공고 등 전국의 6개 전문계 고등학교 공동실습소에 우수기능전수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올해 12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⑤ 국민권익위 고충 민원 접수 실태

    [테마로 본 공직사회] ⑤ 국민권익위 고충 민원 접수 실태

    ‘권익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높아진 것일까.’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는 고충 민원이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15일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고충 민원 건수는 모두 3만 2584건으로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3만건을 넘었다. 2009년에는 2만 9716건, 2008년 2만 7372건, 2007년 2만 3681건 등으로 매년 3000~4000건씩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재정 분야는 지난해 1073건이나 접수돼 2009년의 653건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고충 민원 접수가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권익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수준과 권익위를 통해 고충을 처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목되는 점은 현 정부의 실제로 알려진 이재오 특임장관이 위원장으로 재임할 당시인 2009~2010년 사이에 고충 민원 접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 장관은 권익위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1일 1현장 방문’을 원칙으로 민원 현장을 직접 챙겨 많은 성과를 올렸다. 2009년 11월에는 강원도 양양을 방문해 속초비행장 일대 주민들의 48년된 고충 민원인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해 줘 이 일대 주민뿐 아니라 전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듬해인 2010년 1월에는 건축주의 부도로 15년 넘게 사용승인 등 권리행사에 불편을 겪고 있던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도 현장 조정방식으로 해결해 냈다. 당시 이 위원장이 나서주면 아무리 어려운 민원도 쉽게 해결된다고 알려지면서 ‘이재오 로또’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반면 이 위원장 후임으로 대법관 출신의 김영란 현 위원장이 부임한 이후엔 고충민원 접수 건수가 공교롭게도 뚝 떨어졌다. 올 1분기(1~3월)에 접수된 고충 민원은 64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고충 민원 9795건에 비하면 30% 정도 줄었다. 분야별로는 경찰 관련 고충 민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 1019건에서 올해 349건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또 도시 분야는 823건에서 369건으로, 민사법무 분야는 888건에서 411건으로 각각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민원인들이 정치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나서야 고충 민원이 해결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행정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오 위원장은 재임 시절 민원 접수 건수가 갑자기 늘어난 배경과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연계하는 지적에 대해 “권익위원회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면서 “위원회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밝혔다. 라영재 협성대 교수는 이와 관련, “위원장이나 특정인 때문에 고충 민원이 많이 접수됐고 잘 해결된 것이라면 우리의 행정이나 사회구성원의 인식 등에 깔린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면서 “여러 가지 요인을 세세히 분석해야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권교체 초기나 위원장 교체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민원해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면서 “올해도 4월 이후부터는 고충민원 접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인이 어찌 됐든 대법관 출신인 현 김 위원장 중심의 권익위 역할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전임 위원장 지적처럼 권익위가 헌신적 노력으로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고 제도 개선 등 시스템 보완까지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새한나라’ 당중심으로 뜨나?

    ‘새한나라’ 당중심으로 뜨나?

    한나라당 쇄신 추진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소속 의원들이 정책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 등 당의 핵심기구로 활동 폭을 확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모임의 간사인 구상찬 의원은 13일 “(모임을) 7인 공동 간사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간사들이 지역·분야별로 쇄신안과 여론을 수렴한 뒤 전체회의에 상정해 어젠다를 확정·생산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간사는 구상찬·정태근·권영진 의원, 인천·경기 주광덕 의원, 대구·경북 조원진 의원, 부산·경남 김세연 의원, 재선 이상 중진그룹 김정권 의원 등이 맡았다. 전체회의는 오는 17일 처음 열리며, 매주 화요일 정례화된다. 지난 11일 공식 발족에 이은 발빠른 행보다. 정부 정책의 방향타를 쥔 당 정책위의장단에도 새로운 한나라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모임에서 제안한 어젠다가 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6명의 정책위부의장 중 임해규(교과·문화·체육)·김성식(정무·기재·예결)·김장수(외교·통상·국방) 부의장 등 3명이 새로운 한나라 소속이다. 특히 초선인 김성식·김장수 부의장은 통상 재선 이상이 부의장을 맡는 관행을 깨고 발탁됐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중도실용’과 ‘친서민’에 초점을 맞춘 정책 기조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에서도 새로운 한나라 소속 의원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전체 위원 19명 중 권영진·김선동·박보환·박영아·황영철 위원 등 5명이 포함돼 있다. 오는 7월에 열리는 전당대회 ‘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전당대회에 차기 대권주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손보고, 전(全) 당원 투표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새로운 한나라를 주도하는 남경필 의원은 “비대위가 한나라당의 현재 위치에 대한 과학적·심층적 진단부터 한 뒤 전당대회 룰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에 대한 반발 기류나 자성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김정권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점령군, 신주류, 권력화 같은 단어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우리가 자초한 결과”라면서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당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이어진 것이라면 시작부터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고 자신이 속한 모임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韓-佛, 고속철·우주항공·신재생에너지 같이 간다

    韓-佛, 고속철·우주항공·신재생에너지 같이 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프랑스 경제인연합회(MEDEF)가 주축이 된 한·프랑스 양국 경제인들은 고속철과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경련과 MEDEF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제10차 한·프랑스 최고경영자 클럽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조양호 한·프랑스최고경영자클럽 위원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로랑스 파리조 MEDEF 회장, 유럽 최대 종합항공·방산업체인 루이 갈로아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회장 등 한·프랑스 경제인 5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 경제인들은 한·프랑스 간 경제협력 확대와 우주항공, 방산,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과학기술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회의 결과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프랑스경제인회의에서 발표했다. 또한 오는 7월 1일 발효 예정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경제인들은 한·EU FTA로 양국 간 교역과 투자, 기술협력, 컨소시엄 구성 등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중동, 아프리카 등 제3국에서의 한·프랑스 공동건설·플랜트 수주 방안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논의를 진전시키기로 했다. 이어 프랑스가 우주·항공산업과 고속철, 에너지, 건설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최첨단 정보기술(IT) 기반과 우수한 응용연구 기술 및 아시아 허브로서의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분야별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양국 경제계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14일에는 이 대통령과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기업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가 마련돼 프랑스에서 겪는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 등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시&취업 플러스]

    ●대통령실 행정인턴 채용 언론 모니터링 5명 등 23개 분야 27명. 대학 및 대학원 재학 또는 졸업 후 5년 이내인 자로 채용 분야별 자격요건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 참고. 취업보호대상자, 장애인, 저소득층 우대. 응시자는 16일까지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 후 지원서 작성. 접수내용 확인 메일 발송 예정. 인사팀 (02)770-7997.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제주대 기능직 공무원 특채 기능 10급 3명. 전기원·기계원·열관리원 각 1명. 18세 이상으로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제주인 자. 전기기능사, 승강기 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 소지자. 응시원서는 대학 홈페이지(www.jejunu.ac.kr)에서 내려받아 20일까지 방문(제주시 제주대학로 102 제주대 총무과) 제출. 총무과 (064)754-2075. ●기상청 웹프로그래머 선발 계약직 웹프로그래머 1명. 서울 기상청 근무. 홈페이지 프로세스 분석 및 개발 업무. 18세 이상으로 대학 재학생, 입사 대기자 등은 제외. JAVA/JSP 활용 가능자. 응시원서는 홈페이지(www.kma.go.kr) 및 나라일터에서 내려받아 이메일(master_kma@kma.go.kr) 제출. 채용 시까지 접수. 정보통신기술과 (02)2181-0423, 0415. ●조달청 국제협력관 모집 계약직 국제협력관(영어 능통자) 1명. 정부조달 관련 국제협력 업무 및 통번역 업무 등 담당. 국내외 4년제 대학 학사 이상 학위 소지자. 응시원서는 홈페이지(www.pps.go.kr) 및 나라일터(gojobs.mopas.go.kr)에서 내려받아 17일까지 우편(대전 서구 선사로 139 정부대전청사 3동 조달청 국제협력과) 및 방문 제출. 이메일(kuk99@korea.kr) 및 팩스(042-472-2278), 웹팩스(0505-480-2060) 접수 가능. 국제협력과 (070)4056-7556. ●체육진흥공단 계약직 채용 국민체육진흥공단 일반 계약직 1명. 모터 정비 업무. 60세 미만. 자동차·선박·항공기 정비 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 소지자 우대. 응시원서는 공단 홈페이지(www.kspo.or.kr) 및 나라일터에서 내려받아 19일까지 우편(서울 송파구 방이동 88 올림픽회관 11층 인재경영팀) 또는 방문 제출. 이메일(apply@kspo.or.kr) 접수 가능. 인재경영팀 (02)410-1233.
  • MB “통일재원 부담되지만 길게보면 이익”

    MB “통일재원 부담되지만 길게보면 이익”

    독일 방문 사흘째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베를린 시내 도린트 호텔에서 독일 통일의 주역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독일의 통일 경험을 들으면서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동독의 마지막 총리로 서독과의 통일 협상을 이끈 로타르 드 메지에르 전 총리, 통독 당시 서독 내무장관으로 통일 조약에 서독 측 대표로 서명한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 헬무트 콜 전 서독 총리의 보좌관으로 통독 프로세스를 설계한 호르스트 텔치크 전 총리 외교보좌관, 통일 당시 서독 육군의 동부지역 사령관으로 동·서독 군 통합을 주도한 외르크 셴봄 전 독일 국방 차관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통독 주역’들은 “당시 독일은 통일에 대해서 가장 큰 부담이었던 구 소련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력함으로써 마지막으로 외교적으로 통일을 할 수 있었다.”면서 “독일이 구 소련(러시아)과 협력했던 것처럼 한국도 중국과 그런 노력을 앞으로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통일은 언제 어떻게 올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특히 통일 재원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독일은 통일이 된 후 몇 개월이 지나서 독일 통일기금을 책정하는 등 재정적으로 통일 이후에야 처음으로 검토하고 대비했다.”면서 “한국은 분단된 상황에서 사전에 경제적 소요를 예측하고 탈북자 문제, 북한 주민의 지원과 교육·복지·의료문제에 대해서 치밀하게 사전 대비를 한다면 독일이 겪었던 많은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당시 1990년부터 동·서독 경제통합을 위해 향후 4년간 1200억 도이치마르크가 들 것으로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1년마다 1500억 도이치마르크가 들었고, 이 때문에 독일국민들은 지난 20년간 꼬박 통일세를 납부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통일 재원 문제와 관련, “우리 국민들 중에 워낙 남북 간 경제 격차가 크다 보니까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길게 보면 통일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는 10월 서울에서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인 한독 통일자문위원회에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네 명의 ‘통독주역’들을 모두 초청해 통일 문제에 대해 보다 심도깊은 논의를 하기로 했다. 이어 전용기편으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한 이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 회의장에서 폴크스바겐, 바스프, 지멘스, 보슈 등 독일 주요 기업의 경영진 19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자동차, 기계부품, 화학·제약, 금융 등 분야별로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을 독일 기업들이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해 중국, 아세안, 인도 등 동아시아 신흥시장에 진출하면 매우 유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품소재, 녹색산업 분야에서 독일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베를린·프랑크푸르트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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