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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공범자들’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기각…“허위 아니다”

    MBC ‘공범자들’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기각…“허위 아니다”

    MBC 전·현직 임원들이 제기한 “영화 ‘공범자들’ 상영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14일 기각됐다. 영화에서 표현된 MBC 임원진에 대한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이날 오후 MBC와 김장겸 사장 등 전·현직 임원 5명이 최승호 감독 및 뉴스타파를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범자들’이 MBC 임원들을 표현한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고, 사실에 기초해 공적 인물들을 비판하고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라며 명예권을 침해당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MBC의 전·현직 임원으로서 이 같은 비판과 의문에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명예권이 침해되었다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상권 침해라는 MBC 임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사인 MBC 핵심 임원은 공적인 인물로서 그 업무나 직위와 관련된 사진·영상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것이어서 표현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이어 “‘공범자들’이 상영됨에 따라 MBC 임원들을 향한 비판 여론이 강해지고 과거 행적이나 발언이 재조명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언론인으로서 마땅히 받아들여야 할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앞서 MBC와 전·현직 임원들은 지난달 31일 ‘공범자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초상권·명예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MBC 측은 특히 최승호 감독을 향해 “자신이 다니던 MBC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방활동을 해왔다”면서 “‘공범자들’ 제작도 그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MBC 해직 PD인 최 감독은 지난해 다큐멘터리 ‘자백’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최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인 ‘공범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과 이에 부역하거나 저항한 언론인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최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국민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우리 공영방송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함께 생각해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햄버거 위생 조사 발표 예정대로… 법원, 맥도날드 가처분신청 기각

    ‘햄버거병’ 논란에 휘말린 맥도날드가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공개를 막으려고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서울신문 8월 9일자 16면 참조> 10일 청주지법 충주지원 민사 2부(정찬우 부장판사)는 이러한 내용의 ‘햄버거 위생실태 조사결과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표현 행위의 사전 금지가 허용되지만, 맥도날드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공표를 미리 금지할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덜 익은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과 고소가 이어지자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6개 업체와 편의점 5개 업체의 햄버거 38개를 대상으로 위생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어떤 제품에서도 HUS를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맥도날드 제품 1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원이 관련 보도자료를 내려 하자 맥도날드 측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7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맥도날드 측은 소비자원 관계자가 매장에서 산 햄버거를 별도의 밀폐·멸균 용기에 보관하지 않고, 쇼핑백에 넣은 채로 장거리 이동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만약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통상적인 포장 상태의 맥도날드 햄버거가 황색포도상구균에 용이하게 노출될 수 있다면 그런 사실을 보도할 가치가 맥도날드의 명예보다 우월하다”고 기각 결정했다. 맥도날드는 법원 결정에 대해 “가처분 심리 중 조사 내용에 대한 사전 유포 행위, 식품위생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진행한 햄버거 실태조사의 문제점에 대해 본안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맥도날드의 주장대로 포장과 운반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외부 오염이 됐다면 맥도날드는 즉시 소비자에게 포장·배달·드라이브 스루 판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전두환 회고록 5·18 왜곡”… 출판·배포 금지 결정

    “전두환 회고록 5·18 왜곡”… 출판·배포 금지 결정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의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등 왜곡한 내용을 담은 ‘전두환 회고록’의 출판과 배포를 금지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광주지방법원 민사21부(부장 박길성)는 4일 5·18기념재단 등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아들 재국씨를 상대로 낸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5·18 당시 북한군이 개입하고 전 전 대통령은 관여하지 않았으며, 헬기 사격이나 폭력진압이 없었다는 내용은 허위 사실 혹은 의견 표현이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5월 단체와 유가족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또 5·18 왜곡 내용 삭제 없이 회고록 출판·발행·인쇄·복제·판매·배포·광고를 금지했다. 이를 어기면 가처분 신청인에게 1회당 500만원씩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5월 단체가 지적한 5·18 왜곡 내용은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서 33곳에 걸쳐 있다. ‘헬기 사격은 없었다’,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 ‘계엄군은 죽음 앞에 내몰리기 직전까지 결코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다’ 등의 표현이 문제 됐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진실까지 왜곡하는 행위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등으로 전두환을 다시 법정에 세워 5·18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5월 단체가 이와 별개로 제기한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본안) 소송 재판은 광주에서 진행 중이다. 법원은 5월 단체가 지만원(75)씨를 상대로 제기한 ‘5·18 영상고발’ 화보 발행 및 배포금지 가처분도 함께 받아들였다. 지씨는 화보에서 5·18 당시 항쟁에 참여한 시민을 북한특수군으로 지목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공범자들’ 상영금지가처분 신청한 MBC 김장겸 사장

    ‘공범자들’ 상영금지가처분 신청한 MBC 김장겸 사장

    MBC와 김장겸 사장 등 전·현직 임원 5명이 영화 ‘공범자들’에 대해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3일 영화 제작사인 뉴스타파 측에 따르면 MBC와 전·현직 임원 5명은 최승호 감독의 ‘공범자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초상권·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지난달 31일 법원에 영화상영금지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최승호 감독은 2012년 문화방송 6개월 파업의 주동자 중 한 사람으로, 이로 말미암아 해고된 후 현재 대법원에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다”며 “자신이 다니던 문화방송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비방활동을 해왔으며, 영화 ‘공범자들’ 제작도 그와 같은 비방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 감독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신뢰도가 참담한 수준까지 추락한 것은 여론조사 등 객관적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되는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공범자들’은 공영방송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공익적 성격의 영화”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개봉일을 6일 앞둔 오는 11일 오후 심리를 열어 ‘공범자들’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중 합작 공포 스릴러 ‘분신사바: 친구의 저주’ 메인 예고편

    한·중 합작 공포 스릴러 ‘분신사바: 친구의 저주’ 메인 예고편

    공포 스릴러 ‘분신사바: 친구의 저주’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분신사바: 친구의 저주’는 친구를 잃은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만윤(신재이)이 모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면서 벌어지는 기이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분신사바’는 친구와 마주 앉은 후, 펜을 잡고 주문을 외우면 귀신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미신에서 유래한 소재다. 2004년 김규리 주연의 ‘분신사바1’을 시작으로 4편의 영화가 제작돼 흥행에 성공했다. ‘분신사바: 친구의 저주’는 한·중 합작 프로젝트다. 공개된 예고편은 분신사바 주문을 외우는 두 친구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끝나지 않은 저주’라는 카피와 아이의 울음소리, 숲 속을 헤매는 만윤(신재이)이 아이에게 다가가는 장면과 함께 귀신과 마주한 남성의 비명이 공포를 자아낸다.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2004)를 이어 분신사바 공포 신드롬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케 하는 ‘분신사바: 친구의 저주’는 오는 8월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8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중국은 침묵, 세계는 침통… 홍콩·대만 민주파 “류샤 빼내오자”

    중국은 침묵, 세계는 침통… 홍콩·대만 민주파 “류샤 빼내오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1955~2017)가 끝내 자유의 빛을 보지 못하고 구금 상태에서 숨지자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중국 당국의 반인권적 처사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인들은 맘 놓고 애도하지 못하고 애도의 소리를 듣지도 못한다.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라는 이름이 중국 땅에서 거론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죽은 류샤오보의 영혼과 질긴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고, 국제사회는 류샤오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중국을 계속 압박할 태세다.류샤오보의 죽음을 전한 중국 관영매체는 두 개 정도다. 신화통신은 지난 13일 밤 10시 28분 “체제 전복을 꾀한 죄로 실형을 살던 류샤오보가 숨졌다”는 한 줄짜리 기사를 냈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최고의 의료진을 동원해 류샤오보를 집중 치료했지만 숨졌다”고 전했다. 범죄자가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다가 숨졌다는 것이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도 14일 “중국은 범죄자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한다”면서 “다른 나라의 문제 제기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법률을 위반한 사람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것 자체가 원래 취지에 맞지 않았다”고도 했다. 웨이보와 위챗에 ‘류샤오보’를 입력하면 “규정과 정책에 의거해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국제사회의 중국 비판에 늘 발끈하던 중화민족주의 신문 환구시보조차 이날은 침묵했다. 중국이 류샤오보를 인터넷에서 지운 것은 앞으로도 류샤오보를 계속 무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류샤오보가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도 중국은 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중국 국민의 85%가 관련 사실을 몰랐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우선 국민의 입과 귀를 막고 나면, 서방 국가는 돈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게 중국 당국의 계산일지도 모른다.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도 결국 지난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고 연어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다.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의 사망에 “중국 정부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지만, 성명이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55)의 신병 처리를 놓고 국제사회와 중국이 대결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 1996년 옥중에서 결혼한 류샤는 류샤오보의 20년 동지이자 분신이다. 류샤 역시 9년간의 가택연금으로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지인들은 그가 자살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망명을 거부하며 국내 투쟁을 고집했던 류샤오보가 임종을 앞두고 해외 치료를 요구했던 것도 류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서였다. 홍콩과 대만의 민주파 진영은 류샤를 중국에서 빼내오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는 류샤를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어 주고 중국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며 이에 호응했다. 하지만 중국이 류샤의 출국을 허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류샤가 외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면 반체제 세력이 류샤를 중심으로 다시 결합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류샤오보의 영향력을 류샤가 고스란히 넘겨받는 상황을 중국이 가장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집배원 ‘과로 자살’ 막도록 적정 인원 충원해야

    또 한 명의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기 안양우체국 소속 21년차 공무원인 고인은 지난 6일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 앞에서 분신을 기도해 치료를 받던 중 이틀 만에 숨졌다. 유서는 남기지 않았으나 동료들은 안양우체국의 업무 강도가 지역 평균보다 높아 평소 과로에 시달려 온 고인이 최근 담당 구역이 바뀌면서 이중으로 힘들어했다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 들어서만 집배원 사망자는 1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자살이 5명이다. 다른 사망자들도 심근경색, 뇌출혈, 교통사고 등 과로사와 연관이 깊다고 한다. 집배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지난해 7월 노동자운동연구소가 발표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집배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5시간이다. 일반 노동자보다 주당 12시간, 연간 621시간이 더 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일부 지역에서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도 집배원은 하루 13시간씩 근무하고, 평균 1000통의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차 휴가 사용 일수는 연평균 2.7일에 그쳤다. 일반 우편물은 줄었지만 직접 전달해야 하는 등기 소포는 오히려 늘어나 장시간 중노동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신도시 개발 등으로 가구수가 급증한 지역에선 배달 물량이 하루 2000통에 이르기도 한다. “살인적인 초과 근무가 집배원의 과로사와 과로 자살을 부추긴다”는 집배노조의 지적을 반박할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집배원 100명 충원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집배노조는 4500명 정도가 증원돼야 연평균 노동시간을 2200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원 증원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게 맞다. 그렇지만 ‘죽음의 직업’이란 오명을 들을 정도로 위험한 수준의 근무 환경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유영민 장관은 어제 취임사에서 “우정 업무 종사자의 복지와 근무 여건 개선에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우정 서비스도 더욱 고도화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확한 실태 파악을 바탕으로 적정 인원 증원과 제도적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 공공 서비스 최일선에 있는 집배원들의 목숨을 건 절규가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 21년차 집배원의 자살… 노조 “국민이 나서 달라”

    21년차 집배원의 자살… 노조 “국민이 나서 달라”

    과로사, 자살, 교통사고 등 잇따른 동료들의 죽음에 우체국 집배원들의 노조인 집배노조가 사망 사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올 상반기에만 목숨을 잃은 집배원이 12명에 이른다.집배노조는 10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국민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8일 경기 안양우체국 집배원이 우체국 앞에서 분신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명백하게 업무와의 연계성이 있으며 진상조사가 이뤄져 책임자를 처벌하고 고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안양우체국 소속 집배원 A(47)씨는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 앞에서 분신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 뒤인 8일 사망했다. 공무원 신분으로 경력 21년차의 정규직 집배원이었던 A씨는 최근 배달구역 변경 등으로 인해 근무상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일했던 안양우체국의 집배부하량은 1.154로 경인지역 평균(1.132)보다 높다. 집배부하량 1.000은 우정사업본부가 규정한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업무량이다. 집배노조 관계자는 “1.000 이상이면 각종 고지서와 택배, 등기 등 배달할 우편물이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집배원들은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오후 8시까지 13시간을 일하면서 하루 평균 1000통의 우편물을 배달했다. 토요일에도 격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기 때문에 매주 연장근로시간만 13시간이 넘는다. 택배 업무가 늘면서 업무 강도도 높아졌고 연차휴가 사용 일수도 연평균 2.7일에 그친다. 집배노조는 “살인적인 초과 근무가 집배원의 과로사와 과로자살을 부추긴다”며 매주 월요일 아침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과도한 업무와 집배원들의 죽음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8일 집배원 용모(57)씨도 자신이 일하던 경기 가평우체국 휴게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규 집배 인력 4500명 정도가 증원돼야 연평균 2900시간의 노동시간을 2200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19일 “올 하반기 집배원을 100명 늘려 근무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휴가 중인 40대 집배원 우체국 앞서 분신

    휴가 중인 40대 집배원 우체국 앞서 분신

    40대 집배원이 자신이 일하는 우체국 앞에서 분신했다. 6일 오전 11시쯤 경기 안양우체국 정문에서 지난 5일 휴가를 낸 집배원 A(47)씨가 음료수 병에 든 인화성 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를 목격한 우체국 직원들이 뛰어나와 소화기로 불을 껐다.A씨는 몸에 2∼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규직인 A씨는 21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배달구역 변경 문제로 근무에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 덕천지구 주택가를 담당했던 A씨는 최근 구역이 일부 변경됐다. 최근 한 지인이 A씨가 휴대전화를 받지 않아 ‘느낌이 이상하니 찾아달라’며 경찰에 신고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라 분신을 시도한 이유는 아직 확인 못했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억압된 내면, 거짓 자아… 새 생명 ‘자유’ 얻다

    억압된 내면, 거짓 자아… 새 생명 ‘자유’ 얻다

    신비롭고 영롱한 빛을 발하는 자개를 통해 존재의 숭고함과 초월성을 표현해 온 자개작가 김유선(50)이 4년간의 침묵을 깨고 신작을 발표했다. ‘파편화된 자기’(Fragmented self)라는 제목으로 서울 강남구 논현로 갤러리 플래닛에서 연 전시에서 작가는 좀더 깊어진 내면세계와 자아에 대한 성찰의 과정이 담긴 설치와 오브제 작업 등 신작 1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세밀하게 가공된 자개를 촘촘하게 규칙적으로 붙여 만든 ‘무지개’ 시리즈 등 기존의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자유롭고 추상적인 작품들이다.전시장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작품은 한겨울 계곡의 얼음을 그대로 떠 온 것처럼 맑고 자유로운 형상이다. 비정형의 작품은 자개가루를 투명한 레진(접착제)으로 고정한 것이다. 굳은 레진은 살얼음 같다. 그 안에서 엷게 펴진 자개가 아름답게 반짝인다. 맞은편 공간에는 투명한 나뭇가지와 마른 잎사귀 같은 형상이 자유롭게 뒤엉켜 걸려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슬방울, 고드름 같은 것도 맺혀 있다. 하늘에서 눈물이 흘러내린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낚싯줄에 투명한 레진을 위에서부터 흐르게 하며 작업한 흔적이다. 중간중간에 박힌 크리스털, 바로크 진주 같은 재료들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벽에 비치는 그림자도 인상적이다. 먹의 농담을 살려 그린 수묵화처럼 또 다른 존재감이 있다. 이 같은 과감한 변신에는 최근 몇 년간 겪은 작가의 고뇌와 성찰의 흔적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1990년대 초 우연히 을지로의 재료 시장을 지나다 자개라는 매체를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장롱에 박힌 것만 봤던 자개가 바닥에 가득 쌓여 있는 것은 충격이었다”며 “진주를 빚어내는 조개로 만드는 영롱한 자개에서 절망과 고통 속에서 발견되는 희망과 아름다움, 존재의 본질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7살에 어린 동생의 죽음을 겪은 이후 빛에 집착해 온 그에게 오묘한 빛을 발하는 자개는 혁명적인 소재였다. 뉴질랜드산 조개껍데기에서 나오는 청색 자개, 타히티에서 나는 흑색 자개 등을 이용해 별, 우주, 천체, 바다, 무지개 등을 작품화하며 작가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완벽주의, 강박적인 형태와 표현으로 작업하면서 내면적 고통도 쌓여 갔다. 작가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개조각을 붙여 가며 형상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저 자신에 갇히게 되는 것 같았다”며 “불안에 쉽게 휩쓸리고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서 더이상 안 되겠다 싶어 자기 분석과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몇 년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자기 분석과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억압된 내면의 모습, 거짓된 자아와 직면했다. 만성화되어 단단하게 굳어진 거짓된 신념들이 하나씩 깨지며 정체성의 원형을 찾아가던 시기에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무지개’ 시리즈의 표절 시비가 터졌다. 작가는 “표절은 작가에게 처참한 고통”이라며 “지난해 겪은 공예작가와의 표절 시비가 기존의 작업스타일에서 탈피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상처와 고통, 불안에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죠. 과도하게 자기방어를 하고 수많은 감정을 억압하며 살아가는지…. 처절한 고통을 거치고 나니 깨지고 부서지고 갈라진 것들에 마음이 이끌렸습니다. ” 지금까지 천착해 온 방식과 주제의 범주를 과감하게 벗어나 자유로운 형태의 작업을 시도했다. 작가가 겪은 고통은 자개, 유리알, 바로크 진주 등 새로운 매체와 레진을 통해 공간 설치작품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내면과 직접 마주하며 고통을 극복하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에서 작업했다”는 작가는 “완벽한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풍요로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번 전시제목은 심리학자 하인츠 코헛의 ‘자기 심리학’에서 인용한 것이다. ‘미숙한 유아의 자기는 연약하고 뚜렷한 형태를 갖고 있지 못한 파편화된 형태이다. 유아시절 건강한 갈등해결 방법을 학습하지 못하면 갈등과 다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불안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파편화된 자기는 허위 자기, 가짜 자기이다. 누가 건드려도 부서지고 넘어진다.’ 전시는 14일까지. (02)540-4853.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폰생폰사’ 일상혁명

    ‘폰생폰사’ 일상혁명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거나 날씨를 확인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맛집 검색과 길찾기, 모바일 뱅킹 등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정보를 얻게 되면서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분신’ 같은 존재가 됐다. 단순 통화용이던 휴대전화가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통한 사생활을 밖으로 끌어내는 문화로 확장한 것이다.”인류의 일상을 바꾼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지 오는 29일로 10주년을 맞는다. 2007년 6월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면서 일어난 스마트폰 혁명은 업무와 교류 방식을 바꾸는 등 현대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폰은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10년간 아이폰의 누적 판매 대수는 13억 대, 매출액은 8000억 달러(약 909조원)를 넘어섰다. 애플을 업계 맹주로 올려놓은 아이폰은 새로운 시장과 거대한 서비스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덕분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떠오르며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아심코의 애널리스트 호레이스 데디우는 “애플은 모든 측면에서 성장하고 있어 하나로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당초 태블릿 개발에 집중하다가 2004년 휴대전화로 방향을 틀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들 중 만족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간파하고 디스플레이를 휴대전화 크기로 줄여 보라고 지시한 것이 기폭제였다. 휴대전화와 음악 플레이어, 카메라, 이메일 도구, 웹 브라우저를 하나로 합친 아이폰에 대해 업계에서는 ‘예수폰’이라고 극찬했다. 아이폰 덕분에 앱과 서비스로 자체 생태계도 구축했다. 2008년 앱스토어가 시작된 이후 앱은 애플에 1000억 달러의 수익을 제공했다. 세계 앱 스토어에 등록된 앱 메이커는 1600만개가 넘는다. 여기에 ‘애플페이’로 결제서비스, ‘애플뮤직’으로 음악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했다. 아이폰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의 왓츠앱이나 중국 텅쉰(騰訊)의 위챗(微信), 카카오톡으로 문자 또는 음성, 영상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차량호출업체 우버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 확산에 탄력을 붙였다. 하지만 애플은 경쟁업체들의 성장과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정체기를 맞기도 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2016년 2억 1500만대를 기록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화웨이(華爲), 오포(OPPO), 비보(VIVO)와 같은 현지 업체에 밀려 5위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3년간 뭘 했나… 판만 커진 자사고 논란

    3년간 뭘 했나… 판만 커진 자사고 논란

    “근본적 대안 없는 일방적 정책 현장 혼란·학부모 반발만 키워” 내일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 ‘자사고 논란’ 기폭제 될 수도 “자사고 무력화 정책 즉각 철회하라”, “일방적인 자사고 폐지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서울지역 23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학부모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방침에 반대하며 모인 이들은 1시간 동안 보신각에서 집회를 한 뒤 1.6㎞ 떨어진 시교육청까지 행진했다. 정문에 또다시 모인 이들은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면담 요구”, “자사고 정책 공청회 개최” 등 주장을 쏟아냈다. 이 집회에는 경찰 추산 1500명(주최 측 추산 2300명)의 학부모가 동참했다.이날 모습은 3년 전, 2014년 7월 25일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자학연) 집회와 판박이였다.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조 교육감이 당선되자마자 당시 진행하던 자사고 평가 기준을 모두 바꾸고 새로운 평가를 추진하자 자사고 교장단에 이어 학부모들까지 실력행사에 나섰다. 그해 10월 조 교육감이 14곳 가운데 6곳의 자사고를 지정 취소하려고 했지만 무력하게 물러서야 했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교육부가 시교육청의 평가를 직권 취소하고, 탈락한 자사고들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이들은 여전히 자사고로 남게 됐다. 3년 뒤 똑같은 모습으로 재연된 자학연 집회의 배경에는 28일 예정된 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의 재지정 평가 결과에 대한 반발과 함께 자사고 폐지 방침을 구체화하는 서울교육청의 움직임이 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에 법 개정을 통해 자사고와 외국어고 폐지에 대한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당사자의 한 축인 학부모들은 교육 당국이 제대로 된 ‘자사고 돌아보기’ 없이 일방적으로 일련의 과정을 추진한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자사고가 바뀌는 입시 경향에 맞춰 진화하는 데 반해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전성시대’는 여전히 지지부진이다. 자학연 총무인 유시현씨는 “최근 자사고들은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비해 각종 비교과 프로그램을 알차게 구성한다”면서 “내신에서 다소 손해 보더라도 일반고보다 자사고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그동안 ‘우수 학생을 선점한다’는 이유를 들어 지원율에 따라 면접을 생략하거나, 추첨 전 자기소개서 제출을 금지하는 식으로 자사고 선발방식도 꾸준히 바꿔 왔다. 극심한 반발에도 자사고 학부모들과 면담 한 번 열지 않았다. 이상수 서울교육청 대변인은 이날 정문까지 찾아온 학부모들에게 “지금으로서는 드릴 말씀도 없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대화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이와 관련,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못 본 상황에서 시교육청이 자사고 폐지만 일방적으로 열을 올려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3년 동안 논란의 불씨를 제거하지 못한 상황에서 28일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는 폭발 지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교육청은 이어지는 논란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사고 측은 이미 “단 한 곳이라도 떨어진다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벼르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위수령 발동/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위수령 발동/손성진 논설실장

    6월 항쟁 30주년이 지났다. 민주화의 성취는 1970년대와 80년대의 독재에 대한 항거의 결과지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장발을 흩날리는 학생들이 줄지어 스크럼을 짜고 ‘독재타도’를 외치며 교문 쪽으로 뜀박질을 한다. 동시에 1개 중대 병력보다 많은 전경이 군홧발 소리도 요란하게 학생들을 향해 돌진하며 최루탄 수십 발을 터뜨린다. “흔들리지 흔들리잖게….” 학생들의 외침은 절규로 변한다.교정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젊은피들의 몸을 던진 시위가 벌어졌다. 저항은 탄압으로 이어져 학생들은 구속되고, 고문을 당했다. 1965년의 한·일 수교 회담, 1969년의 3선 개헌, 1972년의 10월 유신을 거치며 저항은 더욱 거세졌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육군 부대가 한 지역에 계속 주둔하면서 질서를 잡도록 대통령령으로 만든 것이 위수령이다. 위헌·위법적이었다. 위수령은 1971년 서울의 대학가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1차 발령되었다. 두 번째는 1979년 ‘부마 사태’ 당시 마산 일원에 내려진 것으로 이는 ‘10·26 사태’를 부른 계기가 됐다. 위수령이 내려지면 무장한 군인들이 학내로 진입해 학생들을 군홧발로 짓밟았다. 1971년 10월 15일은 마침 서울대 개교기념일이기도 하여 불상사가 없었으나 고려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에선 군인들이 학생들을 구타하고 끌고 갔다. 대학은 군인들이 진주하여 폐쇄됐다. 전두환 정권에서 대학가 시위는 더 격렬해졌다. 잔디밭이나 옥상에서 시위 현장이 포착되는 순간 교정 곳곳에 사복 차림으로 위장해 있던 ‘백골단’들이 시위자를 덮쳤다. 짓밟다시피 해서 제압해서는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 은폐된 진실을 바깥으로 알리려면 교문 밖으로 나가야 했다. 스크럼을 짠 학생 시위대는 대형 철문으로 돌진했다. 때로는 돌과 화염병이 난무했다. 불어나는 시위 학생의 숫자보다 곱절이나 많은 전경이 학교를 에워쌌다. 전경들은 교정을 병영 훈련장처럼 휘젓고 다녔다. 교정에는 늘 최루탄 가스 냄새가 진동했다. 꿈쩍하지 않는 현실에 무모한 도전을 감행해 비참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몸에 불을 붙이거나 옥상에서 뛰어내리거나 할복을 시도해 목숨을 끊었다. 독재 권력에 경고하고 세상을 일깨우려는 최후의 몸짓이었다. 서울 평화시장 미싱사로 일하던 전태일은 1970년 11월 13일 열악한 근로조건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했다. 또 1975년 당시 서울대 농대 학생이던 김상진은 할복하고 자결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지만 희생은 너무나 컸다. 김상진, 박종철, 이한열 같은 아까운 청춘들이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고 말았고 고문과 오랜 감옥 생활에 정신적인 후유장애를 겪고 있다. 사진은 1971년 10월 위수령 발동으로 연세대 교정을 점령한 군인들. 손성진 논설실장
  • 동생 아내 흉기로 찌른 50대 남성 분신…둘 다 중태

    동생 아내 흉기로 찌른 50대 남성 분신…둘 다 중태

    50대 남성이 동생 아내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히고 자신도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16일 오전 8시 28분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한 감귤 과수원에서 이모(55)씨가 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분신한 것을 발견하고 급히 진화했다.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의 제수인 한모(46·여)씨를 흉기로 찔러 상처를 입히고 자신도 분신했다. 두 사람은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이날 오전 7시 42분쯤 근처 동생 집에서 제수인 한모(46·여)씨를 흉기로 찔러 상처를 입혔다. 흉기로 두 차례 찔린 한씨는 피를 흘리며 집 밖 큰길로 나왔고, 이를 본 행인은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가 범행할 당시 동생과 조카는 집에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한씨 집 부근을 수색하던 중 인근 과수원에서 분신한 이씨를 발견했다. 범행 현장에서는 이씨가 버린 흉기도 나왔다. 경찰은 흉기가 주방용이 아닌 것으로 미뤄 이씨가 미리 산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또 인화성 물질 등을 미리 준비했던 점 등에 분신까지 계획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나 피해자 한씨가 중태에 빠져 조사하지 못했으며 주변 가족들로부터 의미 있는 진술을 현재까지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원한 등의 이유로 이씨가 범행을 했는지 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6월 항쟁 30주년, 거리의 사람들

    ‘그것이 알고싶다’…6월 항쟁 30주년, 거리의 사람들

    10일 밤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6·10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6월 민주항쟁에서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정신을 통해 평범한 시민들이 이끈 변화를 돌아본다.이날 1079회는 ‘6월 항쟁 30주년 - 거리의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방송된다. 45년째 명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탁필점 할머니는 “전경들이 저리 올라가면 내가 셔터 올려 빨리 가, 전경들 나갔으니 빨리 가, 그럼 학생들 우 도망가요”라며 30년 전 6·10 민주항쟁 당시를 회상했다. 탁필점 할머니는 지금도 명동의 거리를 보면 그 날이 선명히 떠오른다. ‘호헌철폐! 독재타도!’ 한 마음 한 뜻으로 구호를 외치던 날, 전경을 피해 최루탄을 피해 도망치는 학생들을 가게 안으로 숨겨줬다. 당시 한양대 간호학과 학생이었던 유진경씨는 “부상자가 분명히 생길 거 같으니까 그냥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냥,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내가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유씨는 친구들과 의료진단에서 함께 활동했다. 다치는 사람이 생기면 치료를 하는 것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내 일’ 이었다고 회상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했던 30년 전 6월 거리 위의 사람들의 표현은 달랐지만 바람은 같았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민주화 과정에서 독재정권에 의한 희생은 사람들을 거리로 모이게 했고 함께 분노하고 행동하게 했다. 1987년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한국(현 두산)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창근씨는 “누가 자기 목숨이 안 아까운 사람이 어디 있고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1987년 당시 택시기사였던 박채영씨는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 사람(허세욱)이 FTA를 반대하고 어..청바지가 다 타가지고서 그 바지에서 떨어진 건 동전 서너 개더라... 남은 게”라고 전했다. 노동조합을 만든 주동자로, 85년도 한국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창근 씨. 5년 만에 복직이 됐지만 IMF이후 구조조정을 이유로 2002년에 또 다시 해고된다. 사측은 민영화 반대 파업을 하는 노조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정당한 파업도, 요구도 그저 불법으로 치부됐다. 창근 씨의 동료 고(故) 배달호 씨는 분신으로서 부당함에 저항했다. 박채영 씨 역시 동료를 잃었다. 본인의 권유로 택시 노조에서 함께 활동하던 고(故) 허세욱 씨. 2007년 4월 1일 한미 FTA 협상을 중단하라며,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 호텔 앞에서 분신했다. 그의 유서엔, 본인을 위해 모금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모두 다 ‘비정규직이니까’ 그들이 지키고 싶었던 건 일상의 삶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거리 위에서 부딪히며 이루어 낸 민주주의가 왜 그들에겐 희망이 되지 못한 걸까. 87년 6월의 희생은, 계속되고 있었다.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부상자 박철희씨는 “삼성중공업에 딱 소속된 분들만 중공업 인이지 저희들은 그냥 노가다더라고요. 현장에서 일하는 노가다. 환경자체는 굉장히 위험하고”라고 말했다. 철희씨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시간을 동생을 생각하며 떠올렸다. 지난 5월 1일 노동절,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형제는 일을 나갔다. 납기일을 맞추려고 무리하게 공정이 진행된 탓에 혼재해서 이루어져선 안 될 작업들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부딪히며 임시휴게소를 덮쳤다. 짧은 휴식 틈에 일어난 사고, 이 날 사상자는 서른한 명 모두 하청업체 직원이었다. 철희씨는 눈앞에서 동생의 사고 장면을 봤다. 끝내 동생은 목숨을 잃었다. 적은 돈으로 짧은 기간 안에 일을 끝마치기 위해 원청이 고용한 하청업체 직원들은 원청의 이윤을 위해 상주하는 위험 속에 놓여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30년 전의 바람. 여전히 우리가 꿈꾸는 민주주의다. 부산의 6월 항쟁의 거리에서 독재타도에 맞섰던 고(故) 이태춘씨. 아들을 잃은 지 30년이 지난 지금, 여든 여섯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이씨의 어머니인 박영옥씨는 “너 민주화 운동 잘했다. 우리나라 네가 죽고 나서 다 잘 되고 잘 산다”라고 말했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6월 항쟁 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를 묻고, 앞으로 함께 나아갈 민주주의를 고민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월 항쟁 30년] 이한열 열사 떠나보낸 곳에서…오늘 서울광장서 민주항쟁 기념식

    ‘6·29선언’을 낳은 6·10 민주항쟁의 30주년 정부 주최 기념식이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10일 열린다. 6·10 민주항쟁 기념식은 10년 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지만, 고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이 열렸던 서울광장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 기념식의 주제는 ‘기억과 다짐’으로 6월 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다짐하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된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민주화운동단체,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한 일반시민과 학생 등 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식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의 국민에게 드리는 글 낭독, 기념공연, 노래 ‘광야에서’를 제창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87세대와 촛불세대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 외에 주목받지 못했던 황보영국, 이태춘 열사를 기리는 기회도 갖는다. 황보 열사는 1987년 5월 17일 부산상고 앞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며 분신했다. 이태춘 열사는 6월 부산에서 민주항쟁 시위 도중 쓰러져 운명했다. 이날 서울광장뿐 아니라 부산, 성남, 원주, 목포에서도 기념식이 열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통령 코앞에서 억울함을 외치다

    대통령 코앞에서 억울함을 외치다

    문재인 정부의 ‘인권경찰’ 기조에 맞춰 경찰이 집회·시위에 유연한 대응을 보인 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청와대 주변 집회·시위의 증가다. 청와대 담장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분수대 광장에서는 1인 시위가 증가했고, 약 3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는 농성 텐트도 등장했다.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은 지난 정권과 달리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경비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8일 오전 찾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는 시민 15명이 각자 자리를 잡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 이행을 촉구하는 노동계 인사부터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는 가족, 사기꾼에게 집을 빼앗겼다는 할머니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피켓을 들었다. 민주노총 조합원 김모(51)씨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한 지 3년 만에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원외 정당인 노동당은 확성기와 현수막, 피켓을 동원한 ‘최저임금 1만원 입법 쟁취를 위한 청와대 총력 투쟁’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동당 관계자는 “분수대 광장에서 확성기를 쓴 기자회견은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마음 놓고 발언할 수 있게 공간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지난 7일 오후 5시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1인용 텐트 4개를 설치했다. 청와대에서 200m쯤 떨어진 곳이다. 과거 청와대 주변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했던 경찰은 “텐트 철거는 구청이 담당할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이런 경찰의 태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작년 말 촛불집회 당시 경찰은 청와대 100m 밖에서의 집회·시위·행진 등이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고 불허했다. 촛불집회를 뒷받침했던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고서야 경찰의 제한선이었던 경복궁 정문 앞(율곡로)에서 북측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할 수 있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청와대 주변 1인 시위는 지난 정권에 비해 7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특히 청와대 코앞인 분수대 앞 1인 시위는 2~3명 정도였는데 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하루 평균 15~20명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준법 경호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청와대 100m 밖에서 시위를 하는데도 교통 흐름을 이유로 관할 경찰서장이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집시법 12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어 경찰이 과거보다 유연하게 집회를 관리한다고 했지만 법률 개정이 없으면 집회의 자유가 언제든지 허물어질 수 있다”며 “지난 정권에서 경찰은 집시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1인 시위까지 경호법을 근거로 금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 경찰은 “100m는 달리기가 느린 성인도 20초면 주파할 수 있는 거리라서 유사시 신속한 경호·경비 대응에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은 괜찮아도 혹 정권 지지율이 떨어져 집회·시위가 늘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이형택의 분유값 넉살, 그 후 10년/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형택의 분유값 넉살, 그 후 10년/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이제 아이가 둘로 늘었으니까 분유값을 벌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뛰어야죠. 허허허∼.” 10년을 훌쩍 넘긴 2007년 9월 초 일이다. 갓 태어난 둘째 아이를 제대로 안아 보지도 못한 채 이형택은 US오픈 테니스대회를 치르러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강원도 횡성 출신인 그는 당시 테니스에서는 ‘환갑’이라고 부르던 서른을 1년이나 넘긴 나이였다. 지금은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세계랭킹 9위로 아시아 톱랭커에 올라 있지만 당시에는 이형택이 ‘아시아에서 가장 테니스를 잘 치는 선수’였다. 그는 2000년 한창 팔팔하던 25세에 US오픈 16강을 차지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16강을 또 일궈 냈다. 뒤늦은 ‘서른 잔치’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리(영국)에게 3-1승을 거두면서 절정을 이룬 것이다. 사실 이형택의 최고 시즌은 바로 2007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S오픈 16강은 물론이고 앞서 또 다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에서 32강, 일반 투어대회에서도 8강에 네 차례나 올랐다. 국내 테니스 인프라가 미흡하던 당시 상황으로 볼 때 이형택은 그야말로 ‘유아독존’이었다. 그러나 2년 뒤 이형택은 코트를 떠났고 그의 ‘분유값 엄살’도 다시는 들을 수 없었다. 이형택이 떠난 한국 남자 테니스 코트는 오랜 시간 먼지만 날렸지만 정현이라는 걸출한 청년이 그 자리를 메웠다. 테니스 팬들은 지난 2일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3회전 무대를 밟은 정현의 모습에서 이형택의 ‘분신’을 봤다. 한국 테니스로서도 무려 10년 만에 맞은 경사였다. 프랑스오픈은 4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앙투카’라고 불리는 클레이(흙바닥) 코트에서 펼쳐진다. 공의 반발력이 작아 보다 왕성한 체력이 필수적이고 무명의 선수가 상위 시드의 스타급들을 끌어내리는 이변도 가장 많이 일어난다. 러시아의 미녀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는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을 윔블던에서 일궜지만 대놓고 “프랑스오픈 우승이 나의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클레이코트에서 32강을 일궜다고 정현이 이형택을 능가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서브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백핸드의 완성도는 물론 풋워크 등 전체적인 기량이 급성장했지만, 포핸드 스트로크는 정상을 노리기엔 아직 미흡하다는 게 중평이다. 이형택 역시 프랑스오픈에서 두 차례나 32강이 겨루는 3회전에 오른 적이 있는 터라 보다 냉정한 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이르다. 이제 눈은 윔블던으로 쏠린다. 잔디코트에서 펼쳐지는 시즌 세 번째 대회다. 정현은 2013년 주니어 남자단식 준우승이라는 좋은 기억을 이곳에 새겼다. 프랑스오픈까지 ‘클레이 시즌’에 보여 준 기량이 잔디 코트에서는 통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도 숨어 있지만 윔블던에서도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 준다면 정현은 이제 선배 이형택을 확실하게 능가한다는 걸 보여 줄 수 있다. 이형택의 ‘분유값 엄살’보다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의 넉살도 그때는 들을 수 있다. cbk91065@seoul.co.kr
  • 필리핀 마닐라 총격·방화…한국인 1명 등 37명 숨져

    필리핀 마닐라 총격·방화…한국인 1명 등 37명 숨져

    2일(현지시간) 새벽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국제공항 인근 복합 리조트에서 발생한 총격·방화 사건과 관련, 한국인 1명이 사망하는 등 총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범인 1명을 포함해 37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피해 현황을 파악한 결과 40대 중후반의 한국인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숨진 한국인은 총격 사건이 일어난 ‘리조트 월드 마닐라’에서 대피해 휴식을 취하다가 사망했으며,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다른 한국인 3명은 연기를 흡입하거나 대피 과정에서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은 현장에 영사 2명을 급파해 한국민 인명 피해를 파악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스카 알바얄데 마닐라 지방경찰청장은 사건이 일어난 카지노에서 36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범인의 방화로 연기가 자욱한 상태에서 대피하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금까지 5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70명이 넘는다는 보도도 있다. 이날 사건은 리조트 월드 마닐라의 카지노에 한 남성이 들이닥쳐 M4 소총을 난사하면서 시작됐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복면을 쓴 괴한이 카지노의 대형 TV 스크린을 향해 총을 쏜 뒤 테이블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범인은 물품 창고에서 1억 1300만 페소(약 25억 5000만 원)어치의 카지노 칩을 챙겨 달아났다. 범인은 얼마 뒤 이 카지노의 호텔 방에서 침대에 누워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돼 범행 이후 분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건 직후 외국인으로 보이는 키 183㎝가량의 백인 단독 소행으로 보고 행방을 추적해왔다. 앞서 테러 감시단체 시테(SITE)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 공격이 ‘외로운 늑대 전사’에 의해 단행된 것이라며 배후를 자처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가 남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발동, IS 추종 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IS의 보복 테러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경찰은 테러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델라로사 청장은 폐쇄회로(CC) TV를 통해 이 남성이 사람에게 총을 겨누지 않았으며, 수백만 달러어치의 칩을 훔친 점을 들어 테러로 볼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도 “이번 사건이 테러 공격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으니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으니

    초여름이 되면서 여러 꽃들이 만발하다. 특히 장미가 화려하다. 여섯 살 연상의 이혼녀였던 조세핀은 나폴레옹의 열렬한 구애로 결혼을 하지만 황위를 이을 후계자를 낳지 못해 이혼을 하게 된다. 이후 조세핀은 장미 향기가 가득한 말메종 성에서 살지만 가시울타리에 갇힌 위리안치의 유배인 같은 신세였다. 나폴레옹이 엘바섬에 유배를 가자 조세핀은 그와 함께 가고자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조세핀은 디프테리아에 걸려 눈을 감는다. 엘바섬을 탈출한 나폴레옹은 말메종을 찾아와 죽은 그녀를 그리며 눈물을 흘린다. 나폴레옹은 2차 유배지였던 세인트헬레나섬에서 그녀의 초상화를 보며 운명을 한다. 화려한 장미 뒤에 이런 슬픈 이야기가 있다. 권력은 화려해 보이지만 장미가 필 때와 질 때가 다르듯 그 종말은 대개 슬프고 처참하기까지 하다. 황제의 권력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사람의 좋은 일은 10일을 넘지 못하고, 붉은 꽃의 아름다움도 10일을 넘지 못하는데, 달도 차면 기우니 권력이 좋다한들 10년을 넘지 못한다고 했다. 장미 외에 작약이 곱게 눈에 띈다. 작약은 꽃이 아름다워 옛날부터 관상용으로 널리 아낌을 받아 왔다. 모란이 꽃의 왕이라면 작약은 꽃의 재상이라 불렸다. 그러나 ‘앉으면 모란, 서면 작약’이라는 말처럼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그런데 작약을 우리말로는 함박꽃이라고 부른다. 작약(芍藥)과는 관련 없지만, 크게 소리 지르고 뛰며 기뻐한다고 할 때 환호작약(歡呼雀躍)한다고 한다. 요즈음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을 기쁘게 한다. 그래서 환호작약하고 싶지만 그럴 순 없어 다만 함박꽃처럼 함박웃음만은 아끼지 않고 크게 지어 본다. 작약이 곱게 핀 요즈음 특히 어울리는 웃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가장 듣기 좋았던 소식은 스승의 날에 대통령이 행한 세월호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이다. 1636년 병자호란 때 강화산성을 사수하다가 청나라에 함락되기 직전 남문에 올라가 분신 자결한 23살의 김익겸도 세월호 기간제 교사들과 비슷하게 어렸다. 김익겸은 후일 영의정에 추증되는데 이렇게 예우를 하자 유복자로 태어난 아들 둘은 자부심으로 크는데, 특히 김만중은 최초의 한글소설을 쓰는 등 큰일을 한다. 꽃다운 나이에 순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안하고 감동적이었음에도 그동안 국가가 예우 문제에 왜 그렇게 인색했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답답함과 억울함을 일거에 해결해 주었으니 어찌 함박 웃지 않을 수 있을까. 스승의 날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이 계셨는데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하면서 서울엘랑 가지를 말라고 간청을 했더니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끝내 가지 않으셨다는 원로 가수 이미자씨가 전해 주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5월 스승의 꽃은 카네이션이 아니라 해당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혜원 절간 마당에 꽃이 곱게 피었지만 다른 꽃들에 가려져 아무도 알아보지도 않고 귀하게 여기지도 않는 것을 보며 황주에서 유배살이 하던 소동파가 자신의 신세와 닮았다고 탄식했던 꽃이 바로 해당화이기도 했다. 아무도 알아보지도 않고 귀하게 여기지도 않지만 그러나 가장 귀한 것이 스승의 길이기에 스승의 꽃이야말로 해당화가 아닌가 여겨진다.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는 김춘수의 시 ‘꽃’처럼 여러 가지 꽃들이 제각각 의미 있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모두에게 참 좋은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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