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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파업 시위대 마포대교 행진 오후 6시에 끝나

    택시파업 시위대 마포대교 행진 오후 6시에 끝나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하며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파업 집회를 벌인 택시 노동자 5만여명이 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포대교를 도보로 건너 마포역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시위대 안전을 위해 마포대교 10차로 가운데 5개 차로를 막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마포에서 영등포 방향으로 3개 차선, 영등포에서 마포 방향으로 2개 차선을 운행했다”며 “마포역 행진 시위는 오후 6시 10분쯤 마무리됐고 시위대는 안전하게 해산했다”고 말했다. 오후 6시 15분부터 차량 통제가 모두 풀렸다. 현재는 마포대교 교통 흐름이 원활한 상황이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이 연합한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을 최대 5만~6만명으로 추산했다. 집회에서는 꽃상여가 등장하고 ‘살풀이 굿’도 선보였다.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 최모 씨를 추모하는 의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택시업계 ‘카풀 반대’ 대규모 집회…“국회 포위도 불사”

    택시업계 ‘카풀 반대’ 대규모 집회…“국회 포위도 불사”

    카카오의 카풀(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를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것) 서비스 시행에 강하게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이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택시들을 동원해 국회 포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조)을 포함한 택시 단체 4곳은 이날 낮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를 연다. 이 집회에는 최대 10만명의 전국 택시 노동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주최 측은 지난 10월 1차 집회 때는 약 7만명, 지난달 2차 집회 때는 약 4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택시 단체들은 카풀 서비스를 불허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요구하고 있다. 카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될 경우 택시 이용률이 줄면서 지금도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 노동자의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신표 택시노조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앞에서 투쟁 선언문을 통해 “불쌍한 택시노동자가 죽게 만드는 정부를 규탄한다. 택시기사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밥그릇을 줄 수 있는 정부가 되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우기씨의 사망 이후 택시기사들은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를 앞두고 경찰에 3만명이 참여하는 단순 집회·행진을 신고했고, 경찰은 집회 신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집행부 일각에서는 언론을 통해 택시 1만대를 동원한 국회 포위나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혀 경찰과의 충돌도 우려된다. 주최 측은 이날 낮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여의도의 의사당대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이어가다가, 오후 4시부터는 여의도 은행로를 지나 마포대교를 건너는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경찰은 전체 10차로인 마포대교에서 5차로를 집회 공간으로 마련했다. 나머지 5차로는 2·3차로로 나눠 양방향으로 차량을 소통시킨다는 계획이다. 집회 참여자들의 행진이 퇴근시간과 겹치면서 교통 혼잡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은 “여의도에서 열리는 택시 집회의 영향으로 퇴근시간대에 여의대로 등 여의도권이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의도를 통과하는 차량은 미리 우회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카카오 카풀 반대” 오늘 여의도에 10만명 상경 집회

    “카카오 카풀 반대” 오늘 여의도에 10만명 상경 집회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19일 택시업계 대표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뒤쪽으로 지난 10일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향소가 보인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는 20일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를 여의도에서 열 예정이다. 택시업계는 전국에서 10만명이 상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광장] 2018 오리무중, 2019 여민동락/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8 오리무중, 2019 여민동락/박현갑 논설위원

    연말이다. 연초 계획은 잘 되고 있는지, 새해는 어떤 각오로 맞을지 정리하는 때다. 지난해 촛불 염원 끝에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집권 2년차로 나라 살림을 온전히 책임진 첫해였다. 새해 신발끈을 동여매고 다시 전진하려면 중요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외교안보 분야는 A학점이다. 4·27 판문점회담 등 세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 개최는 자랑스러운 성적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 등 북한의 후속 조치가 답답하나 북·미 관계 변화에 따른 종속변수임을 감안하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은·산분리법 통과도 내세울 만한 성적이다. 교육이나 복지 등 나머지 정책은 C학점 이하다.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도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2022학년도 대입전형 정책을 공론화위원회에 맡긴 것은 두고두고 비판받을 일이다. 국민연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복지부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4일 연금개편안을 내놓았는데 단일안이 아닌 네 가지 안으로 이 역시 국회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넘겼다. 카풀 논란도 결정장애의 대표적 사례이다. 지난달에 공유경제와 택시업계 간 상생모델을 찾는다며 뒤늦게 더불어민주당이 택시·카풀TF를 구성해 당정 차원의 해법을 제시한다고 했다. 하지만 갈등 해소는커녕 택시기사의 분신 사태로 이 문제를 사회적 대화기구로 넘기며 갈등 장기화만 낳았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첫 대통령이다. 여소야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며 청와대와 여의도 권력투쟁을 체험했다. 여야 간 이해관계 조정과 여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새해에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소박한 올해 신년사는 그래서 국민기대를 더 부풀게 했다. 하지만 기대감은 갈수록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연초 70%를 넘나들던 대통령 지지율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 문제가 원인이라 당분간 반등도 힘들어 보인다. 한마디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오리무중 상태다. 왜 그럴까.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공직자나 행정학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몇 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우선 적폐청산 바람에 위축된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다. 직권남용으로 동료들이 감찰이나 수사를 받는 모습에 관료들이 몸을 사리는 행태가 심하다는 것이다. “현직 차관 얘기가 공직자들이 아예 손을 놓고 있다더라. 잘못하면 자기가 덮어써야 하니…”라거나 “정부보조금 평가를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인데도 국정과제라면 다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혀를 차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전문성 부족도 하락 요인이다. 코레일 탈선사고로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이 중도하차하면서 비전문성 인사 폐해의 정점을 찍었다. 촛불 민주주의 부작용도 든다. 촛불 정부로서 국정운영도 국민참여 방식으로 한다는 정치 선전효과를 노려 주요 정책을 직접 결정하지 않고 사지선다형으로 제시하거나 공론화위원회를 활용했으나 ‘표’퓰리즘이라는 부작용만 낳고 있다는 것이다. 윤리의식 부재도 있다. 한 교수는 “정책입안에 실패하면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그만큼 철두철미하라는 것”이라면서 막스 베버의 책임윤리를 거론한다. 내년은 집권 3년차다. 여당에서 20년 집권, 50년 집권을 주장하나 국정운영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없다면 정권 재창출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 3년이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정부가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 현대 행정은 지역 갈등은 물론 남녀, 세대 갈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과거 권위주의 시절처럼 효율성만을 앞세워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을 하기 힘든 환경이다. 갈등 조정의 공정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책수요자 입장에 서서 국민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악역도 맡을 줄 알아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정치 지도자는 때로는 손에 피를 묻힐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더러운 손’ 이론이다. 현실의 도덕적 규범과 어긋나더라도 더 나은 도덕적 결과를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 악덕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가와 근로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과 함께, 역지사지 입장에서 정책을 중재한다면 못 풀 일이 없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불꽃 첫 키스 “설렘-초조-아찔”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불꽃 첫 키스 “설렘-초조-아찔”

    한겨울 밤 추위를 잊게 하는 키스 엔딩이었다. 겨울에도 꽃을 피우고 하늘의 별도 쏟아지게 만드는 대한민국 톱스타 김지석의 박력 넘치는 유니콘 프로포즈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순백(강순+유백)커플의 심쿵한 첫 키스가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가득 채웠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불금시리즈 ‘톱스타 유백이’(극본 이소정·이시은, 연출 유학찬, 제작 tvN) 5회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불도저처럼 직진하는 유백(김지석 분)과 이에 설렘을 느끼는 오강순(전소민 분)의 모습이 담겨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이 날 유백은 “그짝 꽤 좋은 사람이에요”라는 강순의 말 한마디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다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팔찌를 선물, 그녀를 향한 마음을 서서히 표현했다. 특히 소개팅을 핑계 삼아 강순과 데이트에 나선 최마돌(이상엽 분)의 도발이 유백의 질투심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더욱이 마돌은 유백-강순의 포옹을 목격한 뒤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기로 결심한 상황. 하지만 사랑보다 걱정이 앞섰던 탓일까. “오빠! 나는 오빠가 남이 아니고 진짜 친오빠다 생각한당께”라는 강순의 돌발 발언에 의해 마돌은 고백 타이밍을 놓쳤고 그 사이 유백은 여즉도에서 두 사람이 1분 1초 빨리 돌아오기를 노심초사 기다리는 등 짠내나는 두 남자의 상황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유백의 결심에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기상악화로 인해 섬에 갇히게 된 강순-순돌이 다음날 배로 여즉도에 들어온다는 것. 이에 청바지 구매를 핑계로 강순을 찾으러 대즉도로 향하는 유백의 모습과 함께 강순에게 이문세의 ‘소녀’를 불러주며 자신의 속마음을 전하는 마돌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절로 미소 짓게 만들었다. 특히 강순만을 위한 톱스타 유백의 서프라이즈한 프러포즈 대작전이 시선을 강탈했다. “굽이굽이 길을 지나서 모퉁이를 돌면 상상하지도 못했던 어떤 새로운 풍경이 새로운 세상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라디오 DJ 멘트처럼 절벽을 가득 채운 유채꽃과 그 주변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화려한 조명, 화이트 수트를 입고 진짜 유니콘으로 분한 유백의 모습, 두 사람의 첫 키스를 축복하듯 터지는 불꽃이 강순은 물론 보는 이들의 심장까지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이처럼 키스신 하나도 예상을 뛰어넘는 순백커플의 첫 키스는 시청자들을 밤잠 못 이루게 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설레게 담은 연출력,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김지석-전소민, “나는 겨울에도 꽃을 피우고 하늘의 별도 쏟아지게 할 수 있는 아주 대단한 톱스타야. 그런 나의 프레임 안에 오강순이란 여잘 머물게 해주려고 해”라며 여심을 송두리째 흔드는 심쿵 대사까지.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톱스타 유백이’의 개미지옥 매력이었다. 더욱이 시청자들은 츤데레-박력을 넘나드는 김지석에게 설렐 수 밖에 없었다. 유백이 ‘문명단절 외딴섬’ 여즉도처럼 ‘순수의 결정체’ 강순을 만나게 된 후 자신에게 오강순이란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깨닫고 거친 바다를 건너 그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여심을 홀리기 충분했다. 또한 사랑에 눈 뜬 오강순과 이를 빛나게 하는 전소민이 눈길을 끌었다. 텔레비전 광고 속 김지석의 모습에 설레하고 다가오는 김지석의 입술에 두 눈을 질끈 감는 등 설렘-초조-아찔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 감정 연기를 사랑스럽게 소화, 로코여신 위엄을 보여줬다. 이 날 ‘톱스타 유백이’ 5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에서 가구 평균 2.2%, 최고 3.1%를 기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독] 시범 운영 카카오 카풀로 승객 태워보니

    [단독] 시범 운영 카카오 카풀로 승객 태워보니

    운전자 등록 서류 제출 후 일주일 걸려 승객·공유경제·택시 공존의 길 찾아야 17일로 예정됐던 카풀 앱 서비스 연기지난 12일 밤 10시 50분쯤 서울 신촌역 인근에서 카카오 카풀 앱으로 탑승을 요청한 승객은 한쪽 발을 다쳤는지 목발을 짚고 있었다. 연세대 앞에서 ‘콜’(탑승요청)을 잡아 유턴을 하고 이대입구역을 지나 탑승지점에 도착하기까지 10분 가까이 걸렸지만, 대학생으로 보이는 승객은 불평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런 연말 밤에 성산동 집까지 가려는 택시는 전혀 없다”면서 “택시앱으로는 블랙(고급택시)를 포함해 무슨 수를 써도 잡히지 않아서 카풀을 불러 봤다”고 말했다. ‘카풀 크루(운전자)’가 처음이라 서툰 기자의 차가 불편했을 텐데도, 그는 내리면서 “덕분에 추운데 따뜻하게 잘 왔다”고 인사를 했다. 카카오 카풀 크루 앱에서 ‘도착 확인’을 누르자, 계정에 3600포인트가 들어왔다. 지난 7일 시범운영을 시작한 카카오 카풀 앱에 운전자로 등록해 지난 10일부터 써 봤다. 앞서 지난 10월 카카오 카풀 크루 앱을 설치한 뒤 차량등록증, 보험증서, 운전면허증, 차량 사진 등을 제출하고 약 일주일을 기다린 끝에 등록이 됐다. 시범운영이 시작되고 첫 번째 근무일인 지난 10일 퇴근 시간부터 탑승 요청을 받아 봤다. 하지만 콜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운전자가 많았다. 종로~종로 구간처럼 퇴근길 승차 공유라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탑승도 올라오는 족족 배차가 돼 사라졌다. 콜을 잡으려 해도 1초 만에 배차가 돼서 놓치기도 했다. 시범 운영 중이라 승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용자 수가 제한된 상황이지만 자신의 차량을 공유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차주가 엄청나게 많다는 걸 체감했다. 카풀 앱 정식 서비스를 당초 1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카카오는 13일 이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최근 택시기사 분신 사망으로 여론이 다시 술렁이며, 공식 운영을 강행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무기한 연기는 아니며, 공식 출시 일정을 다시 잡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승차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유경제’가 한국에서만 언제까지고 가로막혀 있진 못할 것 같다. 기술과 환경의식 등 모든 가치관이 공유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승객들은 택시의 안타까운 사정을 공감하면서도 더이상 공유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의견이 많았다. 오죽하면 택시기사들이 목숨까지 던져 가며 반대할까. 택시기사들은 카풀 앱이 아니더라도 사납금제 등으로 팍팍한 삶을 살아온 그들이다. 규제 철폐만을 외치며 혁신을 받아들이더라도, 정부는 기존 택시 업종 종사자들이 새로운 시대에 연착륙할 방안은 만들어 놔야 한다. 정보기술(IT)업계 조사에 따르면 택시회사에 유휴 차량이 많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이나 늦은 밤 모자란 것은 차가 아니라 기사라는 것이다. 공유 앱이 등장해도 ‘운전’이라는 노동은 정당한 대우를 받을 거라는 믿음이 형성되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본다. 지금은 ‘성장통’의 시기다. 승객과 승차공유 앱, 택시가 공존하는 길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글 사진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민주당 택시·카풀 TF “20일 전까지 1차 합의점 마련해야”

    민주당 택시·카풀 TF “20일 전까지 1차 합의점 마련해야”

    카카오의 ‘카풀’(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것) 서비스 시행에 택시기사들이 강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중재에 나섰다. 택시단체들은 오는 20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일 집회에서 또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면서 “그런 불행한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1차 합의 시점을 20일 전까지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언급한 ‘불행한 일’은 지난 10일 택시노동자 최우기(57)씨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범에 반대하며 분신한 일을 가리킨다. 최씨는 그날 낮 2시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택시에 탄 채 분신을 시도했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택시노조에 따르면 최씨가 남긴 유서에는 국회가 나서서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줄 것, 그리고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제지되는 날까지 자신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주길 바란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현재 택시노동자들은 카풀 서비스를 불허하는 내용으로의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카카오를 포함한 카풀업계는 카풀 서비스를 ‘일자리 빼앗기’가 아닌 공유경제, 상생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의원은 “갈등이 첨예해 아직 두 업계와 다 같이 만나 논의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TF 출범 이후 수차례의 공개·비공개 협의에도 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데 대해서는 ”TF가 중재안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두 업계와 정부를 잇는 소통 창구의 역할이 크다. 특히 택시업계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원래 오는 17일부터 카풀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택시기사들은 물론 이용자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해 고민 끝에 카풀 정식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합의점 마련이 현재로선 쉽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카카오 카풀로 승객 태워보니…종로 1초 만에 배차 ‘콜 잡기 전쟁’

    카카오 카풀로 승객 태워보니…종로 1초 만에 배차 ‘콜 잡기 전쟁’

    운전자 등록 서류 제출 후 일주일 걸려 차주들 ‘차량 공유’ 원하는 생각 많아 승객·공유경제·택시 공존의 길 찾아야지난 12일 밤 10시 50분쯤 서울 신촌역 인근에서 카카오 카풀 앱으로 탑승을 요청한 승객은 한쪽 발을 다쳤는지 목발을 짚고 있었다. 연세대 앞에서 ‘콜’(탑승요청)을 잡아 유턴을 하고 이대입구역을 지나 탑승지점에 도착하기까지 10분 가까이 걸렸지만, 대학생으로 보이는 승객은 불평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런 연말 밤에 성산동 집까지 가려는 택시는 전혀 없다”면서 “택시앱으로는 블루(고급택시)를 포함해 무슨 수를 써도 잡히지 않아서 카풀을 불러 봤다”고 말했다. ‘카풀 크루(운전자)’가 처음이라 서툰 기자의 차가 불편했을 텐데도, 그는 내리면서 “덕분에 추운데 따뜻하게 잘 왔다”고 인사를 했다. 카카오 카풀 크루 앱에서 ‘도착 확인’을 누르자, 계정에 3600포인트가 들어왔다. 지난 7일 시범운영을 시작한 카카오 카풀 앱에 운전자로 등록해 지난 10일부터 써 봤다. 앞서 지난 10월 카카오 카풀 크루 앱을 설치한 뒤 차량등록증, 보험증서, 운전면허증, 차량 사진 등을 제출하고 약 일주일을 기다린 끝에 등록이 됐다. 시범운영이 시작되고 첫 번째 근무일인 지난 10일 퇴근 시간부터 탑승 요청을 받아 봤다. 하지만 콜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운전자가 많았다. 종로~종로 구간처럼 퇴근길 승차 공유라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탑승도 올라오는 족족 배차가 돼 사라졌다. 콜을 잡으려 해도 1초 만에 배차가 돼서 놓치기도 했다. 시범 운영 중이라 승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용자 수가 제한된 상황이지만 자신의 차량을 공유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차주가 엄청나게 많다는 걸 체감했다.카풀 앱 정식 서비스를 당초 1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카카오는 13일 이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최근 택시기사 분신 사망으로 여론이 다시 술렁이며, 공식 운영을 강행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무기한 연기는 아니며, 공식 출시 일정을 다시 잡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승차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유경제’가 한국에서만 언제까지고 가로막혀 있진 못할 것 같다. 기술과 환경의식 등 모든 가치관이 공유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승객들은 택시의 안타까운 사정을 공감하면서도 더이상 공유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의견이 많았다. 오죽하면 택시기사들이 목숨까지 던져 가며 반대할까. 택시기사들은 카풀 앱이 아니더라도 사납금제 등으로 팍팍한 삶을 살아온 그들이다. 규제 철폐만을 외치며 혁신을 받아들이더라도, 정부는 기존 택시 업종 종사자들이 새로운 시대에 연착륙할 방안은 만들어 놔야 한다. 정보기술(IT)업계 조사에 따르면 택시회사에 유휴 차량이 많다고 한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이나 늦은 밤 모자란 것은 차가 아니라 기사라는 것이다. 공유 앱이 등장해도 ‘운전’이라는 노동은 정당한 대우를 받을 거라는 믿음이 형성되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본다. 지금은 ‘성장통’의 시기다. 승객과 승차공유 앱, 택시가 공존하는 길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글 사진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항공사 마일리지 내년부터 소멸 부당”…소비자단체 가처분신청

    “항공사 마일리지 내년부터 소멸 부당”…소비자단체 가처분신청

    소비자단체가 내년부터 항공사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것에 반대하며 양대 항공사를 상대로 ‘항공마일리지 소멸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3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시민회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마일리지 소멸 예정인 채권자 7명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민회의는 이날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시민회의는 가처분신청서에서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사용처 및 사용 방식을 의도적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소비자 동의를 받지 않고 회원약관을 개정해 10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해 소멸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법 및 약관에 관한 법률,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소멸 무효 확인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항공업계는 2010년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면서 2008년 전에 쌓은 마일리지에는 유효기간을 무제한 부여하고, 2008년 이후 쌓은 마일리지부터 10년 유효기간을 적용했다. 2019년 1월 1일이면 200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적립한 마일리지가 모두 소멸된다. 이에 대해 시민회의는 여유 좌석에만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정하는 등 마일리지 사용처가 지나치게 제한돼 있고, 재산권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마일리지 양도 및 판매를 금하고 있는 점도 문제삼았다. 또 마일리지 소멸시효는 마일리지가 적립된 때가 아닌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부터 진행된다며 적립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은 약관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시민회의 관계자는 “2018년 12월 기준 양대 항공사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1월 1일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는 전체 규모의 30%로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내년 1월 1일 대한항공의 소멸 대상 마일리지 규모는 전체 마일리지 보유분의 약 1%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해찬 대표, 분신 사망 택시기사 분향소 방문

    이해찬 대표, 분신 사망 택시기사 분향소 방문

    이해찬(오른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 마련된 택시기사 최우기씨의 분향소를 방문해 택시기사의 요구 사항을 듣고 있다. 최씨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분신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죽고 싶다” 쪽지 남긴 택시기사 무사 확인…“카카오 카풀 불만에 작성”

    “죽고 싶다” 쪽지 남긴 택시기사 무사 확인…“카카오 카풀 불만에 작성”

    서울의 한 공원에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한다는 내용과 함께 유서로 보이는 메모를 남기고 실종됐던 택시기사가 별 탈 없이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북서울꿈의숲 직원이 이날 0시 20분쯤 공원 벤치에서 4장짜리 쪽지를 발견했다. 자필로 쓴 쪽지에는 ‘택시기사 자살이 가슴 아프고 택시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달라. 죽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자신이 특수부대 출신이라면서 ‘국회 파괴, TNT 보유’ 등의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쪽지 종이에서 쪽지문 3점을 채취해 쪽지를 작성한 이가 개인택시 기사 안모(65)씨라는 것을 파악했다. 이후 이날 오후 7시쯤 택시 영업을 마치고 귀가한 안씨를 통해 그가 전날 오후 11시쯤 해당 쪽지를 북서울꿈의숲 벤치에 남기고 간 사실도 확인했다. 안씨는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카카오 카풀 관련 이야기를 한 뒤 귀가해 ‘카카오 카풀’ 시행에 항의하는 취지로 쪽지를 작성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술도 취했고 감정이 격해져 글로 작성한 것일 뿐”이라면서 “국회를 폭파하려 했거나, TNT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소동에 대해 면목이 없다며 깊이 반성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날 안씨의 동의를 받아 서울 성북구 주거지를 조사한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택시기사 최모(57)씨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분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최씨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비판하며 열악한 환경에 놓인 택시기사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포토] ‘영정사진으로’ 카풀반대 집회에 참석한 최우기씨

    [서울포토] ‘영정사진으로’ 카풀반대 집회에 참석한 최우기씨

    12일 서울 국회앞 국민은행에서 열린 카카오택시 카풀반대 집회에 참석한 택시업계 관계자가 분신자살한 최우기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카카오 카풀’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추모 분향소 설치

    ‘카카오 카풀’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추모 분향소 설치

    카카오의 ‘카풀’(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것)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우기(57)씨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국회 앞에 설치됐다. 택시기사들은 오는 20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조)을 포함한 4개 택시 단체들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 최씨의 추모 분향소를 차린 뒤 추모식을 열고 “귀중한 생명을 불살라 불법 카풀 사업에 항거한 최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택시기사들은 “열사 정신 계승하여 카풀사업 척결하자”, “불법 카풀 비호하는 청와대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지난 10일 낮 2시쯤 최씨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택시에 탄 채 분신을 시도했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택시노조에 따르면 최씨가 남긴 유서에는 국회가 나서서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줄 것, 그리고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제지되는 날까지 자신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주길 바란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강신표 택시노조 위원장은 이날 투쟁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친노동정책에서 후퇴해 재벌 친화 정책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카풀 사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쌍한 택시노동자가 죽게 만드는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택시기사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밥그릇을 줄 수 있는 정부가 되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택시기사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2016년 ‘서울시 택시기사의 노동실태와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밤까지 쉼없이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택시기사의 순수입은 150만~160만원에 불과하다.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 문제도 있다. 실태조사에 응한 한 택시노동자는 “근무일에 누구를 만나고 그런 건 못한다. 하루에 사납금 14만원을 물어내야 한다. 그리고 일요일이 쉬는 날이지만 수입 벌충을 위해 일을 하게 되면 쉬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택시노동자는 “교대제가 아닌 1인 1차제의 경우 사납금이 일단 훨씬 높고(20만원), 게다가 가스도 10리터를 덜 준다”면서 “하루에 25만원을 벌려면 쉬지 않고 16시간을 일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가져간 돈이 겨우 200만원 정도였다”고 호소했다. 최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는 전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택시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에 설치된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팀’도 “카카오 카풀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는 17일 이전까지는 대타협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최저임금 인상·탄력근로제… 상대 양보만 요구하는 노사

    노동계 “노동자 안정된 삶 지원 필요” 경영계 “고비용 노동시장 유연화해야” 일자리委 워크숍서 기존 입장 고수 이해찬 대표 “광주형 일자리 성사 노력” “노동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등을 주장합니다.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밑바탕입니다. 노동자의 안정된 삶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합니다.”(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비용 구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선은 더딥니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것인데도 논의가 나아가지 않고 있습니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11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만난 노사 대표들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동의하면서도 상대의 양보만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지난 10일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시대적 흐름과 추세라고 공유경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우리 사회의 지향점에 대해 깊이 성찰해 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이해하는 공유경제란 함께 나누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구체적인 로드맵도 세웠지만 여기에 ‘노동존중’이라는 가치와 철학이 존중되지 않는 이상 공허하고 추상적인 구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경영계 대표로 참석한 손 회장은 탄력근로제 확대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장했다. 손 회장은 “고비용 저생산 구조에서 산업환경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탄력근로제 확대는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지 임금 삭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기업 활동의 제약이 심해지면 국제적 경쟁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어떻게 변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지만 다수의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고용 없는 성장’이기 때문”이라면서 “사회 통합형 일자리가 그 대안으로 꼽힌다. ‘광주형 일자리’ 합의가 현재 난항이지만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카카오, 택시기사 사망 애도…“열린 입장으로 카풀 논의”

    카카오, 택시기사 사망 애도…“열린 입장으로 카풀 논의”

    카카오의 카풀서비스에 반대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택시기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가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택시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측은 현재 시범 서비스를 통해 카풀이 택시 승차난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기존 택시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전날인 1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기사 A(57)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손석희 JTBC 대표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내달라며 유서 2통을 남겼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관련 4개 단체는 A씨의 유서에 카풀을 근절하고 열악한 환경에 있는 택시기사를 위해 정부가 나서달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출구 못 찾는 카풀 갈등… 택시기사 분신으로 번졌다

    출구 못 찾는 카풀 갈등… 택시기사 분신으로 번졌다

    ‘국회 앞 분신’ 숨져… 이해찬·손석희에 유서 택시업계 “20일 집회 과격해질 수도” 경고 승객들 “승차거부할 땐 언제고…” 냉랭 민주 “대타협 노력” 외쳤지만 성과 의문오는 17일 카카오의 ‘카풀’(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것) 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택시 업계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50대 택시기사가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하자 택시업계는 강경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10일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차량에 탄 채 분신을 시도했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과 최씨의 주변인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아침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에게 “카풀을 왜 막지 못하느냐. 이러다가 우리 다 죽는 거 아니냐”면서 “분신이라도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과 언론에 최씨가 분신할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국회 주변 순찰에 나선 경찰은 최씨의 택시를 발견하고 검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최씨는 이에 불응하고 차 안에 불을 질렀다. 최씨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석희 JTBC 대표에게 유서를 남겼다. 택시노조에 따르면 최씨가 남긴 유서에는 국회가 나서서 불법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 줄 것과 한국노총에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달라고 요구하는 취지의 말이 적혀 있었다. 또한 유서 마지막 부분에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에게는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강신표 택시노조 위원장은 “더욱 죽기 살기로 투쟁할 것”이라며 “20일 예정된 3차 집회는 기존보다 과격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택시노조를 비롯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은 지난 10월과 11월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고 “카카오 카풀 서비스 개시를 방치하면 택시 전 차량을 동원해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끝장 집회를 열겠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한편으로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위기를 느낀 택시기사들은 최근 들어 승객들에게 “카카오 택시를 쓰지 말고 티(T)맵 택시를 사용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29)씨는 “택시를 탔더니 기사가 ‘택시를 부를 때 광역콜택시를 가장 추천하고 티맵도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모(28)씨도 “택시기사가 ‘카카오 앱을 지우고 이제 카카오 콜은 안 받는다’고 하더라”고 했다. 실제 택시기사들의 ‘티맵 택시’ 가입률이 최근 급격하게 늘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티맵 택시 가입자 수는 지난달 초 6만 5000명에서 같은 달 24일 10만 2000명으로 한 달도 안 돼 56.9% 증가했다. 티맵 택시의 배차성공률도 6월 말 17%에서 지난달 61%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승객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잦은 승차거부와 요금 인상 움직임 탓에 택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모(34)씨는 “택시 파업 때에도 대란이 없었고, 택시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녁 약속자리가 잦은 연말연시를 앞둔 상황이다 보니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택시업계의 반발이 극에 달해 택시기사들이 파업에 나서기라도 하면 연말에 ‘택시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는 “카카오 카풀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는 17일 이전까지는 대타협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50대 택시기사, 카풀 반대해 국회 앞 분신 사망

    50대 택시기사, 카풀 반대해 국회 앞 분신 사망

    10일 국회 앞에서 택시기사가 분신 시도를 해 숨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택시기사 최 모(57)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분신 시도를 했다. 최씨는 자신의 택시 안에서 스스로 불을 붙였고, 주변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2시49분 결국 숨졌다. 최씨는 최근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카카오 카풀 반대해 지인에게 분신을 예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6월 항쟁을 그린 영화 ‘1987’은 700만여명이 봤다. 1991년 봄을 그린 영화 ‘1991, 봄’을 본 관객은 5000명이 채 안 된다. 87년은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지만, 사실은 군사정권과의 타협으로 매듭지어진 절반의 승리일 뿐이다. 87년의 타협이 91년의 패배를 불러왔고,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온갖 모순은 91년 패배에서 잉태됐을지도 모른다. 모두 쉽게 잊은 91년의 아픔이 온몸에 새겨진 인물 강기훈.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의 피해자 강기훈씨를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났다. 전남 강진에서 간암 투병을 하고 있는 그는 병원에 들르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서울을 찾는다. 이미 한 차례 인터뷰를 거절하고, 몇 달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승낙한 강씨는 사진 촬영을 극도로 꺼렸다.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에게 아픈 과거를 묻는다는 건 잔인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이들이 91년을 잊고 살고, 어떤 이들은 의도적으로 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러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록 자신이 더 아프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91년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처럼 보였다.→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검찰총장이 강기훈씨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검찰총장이 사과를 하든 말든 관심 없어요. 당사자도 아닌데 검찰총장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그를 수사했던 검사 강신욱 신상규 안종택 박경순 윤석만 임철 송명석 남기춘 곽상도, 당시 법무부 장관 김기춘,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 노원욱 정일성 이영대 임대화 윤석종 부구욱 박우동 김상원 박만호 윤영철, 허위로 필적감정서를 작성한 김형영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 중 누구도 강씨에게 사과를 하거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설령 사과를 하더라도 안 받는 건 제 마음입니다. 저는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고, 한편으로는 복수할 의무도 갖고 있어요. 물리적인 폭행은 아니지만 복수할 의무가 있어요. 권리가 아니라 의무죠. →1994년 출소 이후 어떻게 살았나요.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에 다니고, 무역회사에도 있었어요. 막노동을 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더라고요. ‘유서는 왜 대신 써 줬어요’라고 비난하듯 묻는 사람도 있고, ‘유서 써 준 게 뭐가 죄가 되느냐’는 사람도 있었죠. 안 썼다고 말해도 아무도 안 믿어 줬어요.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사실이 돼 버렸으니까요. 5월이 되면 유독 힘들었고, 지금도 힘듭니다. 누군가 알아보고 사건을 이야기하면 멘탈이 깨져서 일을 못 했어요. →모두가 사실로 믿어버린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재판으로 뒤틀렸으니 재판으로 바로잡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사실 물리적 복수를 생각하기도 했어요. 과거에 고문으로 어쩔 수 없이 간첩이 된 분들한테 ‘10억원 받을 거냐 아니면 당신이 맞은 만큼 때려줄 거냐’고 한 번 물어보세요. 십중팔구는 ‘돈은 필요 없고 때려 주겠다’고 말할 거예요. →조작 당사자들 가운데 직접 대화를 나눈 이는 없나요. -재심 재판에서 국과수 직원이 나와 김형영이 필적 감정을 조작했다고 진술했어요. 김형영과 함께 필적 감정서에 사인한 사람인데 자기 책임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휴정 시간에 저한테 태연히 악수를 청했어요. 순간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안하다는 뜻인가요.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죠. 김형영의 죄를 진술한 것으로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역사적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사람들이 이렇게 무서워요.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조작이 가능했을까요. -사람들이 믿어 주니까 가능했겠죠. 제가 인간에게 실망하는 것도 그 지점이에요.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툭 던져 버리고 이후에는 관심 없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1%도 안 돼요. 내 말이 타인에게 고통을 안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예요.→거짓을 믿게 하는 작동방식이 있는 것 같군요. -이심전심이죠. 이 방향이 권력에게 이로우니까 모두 그렇게 몰고 간 겁니다. 검찰이 정권의 압력을 받아서 조작했다고 하는데 표현이 틀렸어요.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집단이 이심전심으로 한 거예요. 언론도 ‘이쪽 방향으로 가는구나’라는 걸 알고 받아 쓴 거죠. 얼마나 재밌어요. 연쇄죽음에 배후가 있다는 둥, 제비뽑기를 해서 자살할 사람을 뽑는다는 둥. 검찰이 흘리면 언론은 사실인 양 보도해요. 보도가 나가면 검찰은 보도대로 수사하죠.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유서 작성자는 강기훈이 아니라 김기설’이라고 발표했을 때부터 진실이 규명되기 시작한 건가요. -과거사위 발표가 나왔을 때 제가 냉소적으로 변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들이 ‘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남들은 저를 구제받아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았죠. ‘이게 왜 나만의 문제가 돼 버린 것일까. 나만 구제되면 다 해결되는 걸까’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자기 편해지기 위해서 나에게 문제 해결을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냉소적인 인간이 되긴 했지만 사람들이 뭐 때문에 아파하는지 알고 그걸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세월호 보도를 차마 보지 못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을 차마 지나갈 수 없었어요. →1991년을 생각하면 어떤가요. -91년에 대해 많이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요. 기억하지 못하는 국가는 미래가 없어요. 91학번들에게 부채의식도 느껴요. 저는 어쨌든 재야운동단체의 실무자였잖아요. 유서조작 사건으로 모든 게 엎어졌어요. 당시 운동권이 얼마나 준비를 안 했으면 그렇게 쉽게 엎어졌을까 생각해요. 그때는 소위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다 정치하려고 했어요. 87년 성과를 빌미로 야당 들어가서 한자리 해야 한다는 욕망에 불탔던 시절이고, 실제로 지금까지 많이 들어갔잖아요. →영화 ‘1987’은 요즘 젊은이들까지 보며 울었는데, ‘1991, 봄’은 별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1987’은 재밌게 만들었잖아요. 저는 1987년에 감옥에 있었어요. 같이 감옥에 있던 친구와 그 영화를 봤는데 10분이 지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했죠. 툴툴거리면서 봤어요. 저거 아닌데 이러면서….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는 자기들이 승리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시절의 진짜 모습은 잊고 권력의 단맛에 취해서. 그들 중 1991년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정작 본인을 모티브로 한 ‘1991, 봄’은 왜 보지 않나요. -거울 본 지도 오래됐어요. 제 삶 자체가 재난인데 뭐하러 그 영화를 보겠어요. →영화 속에서 ‘하찮고 시시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동안 너무 무겁게 살았어요. 별 내용 없는 시시한 수다를 떨고 농담도 하고 살고 싶어요. 저 보고 힘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젠 당신들이 힘을 좀 내시죠’라고 쏘아붙인 적도 있어요. 충분히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왜 힘내라고 하죠. 힘내서 잘 싸우길 바라는 건가요? →유서대필 조작 사건이 없었다면 91년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다른 사건으로 뒤집어쓰고 결국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당시 사람들의 열망이 어디로 향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아요. ‘87년 항쟁으로 민주화됐는데 뭘 또 그래’ 이런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과 비슷해요. ‘적폐청산 다 했는데 뭘 또 자꾸 시끄럽게 하느냐’는 식이잖아요. 지금도 사람은 죽어 가고 있어요. 헌법에 보장된 파업을 하는데도 구구절절 이유를 나열하고 설득해야 하지 않나요? →91년에는 어떤 삶을 꿈꾸셨나요. -세상이 괜찮아지면 취직해서 결혼도 하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었어요. 만일 제가 과거를 다 잊거나,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저도 아마 무딘 감성으로 살았겠죠. 어쩌다 무슨 사건이 나면 ‘아, 옛 생각 나네’라고 과거를 반추하며 ‘후진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죠. →‘후진 인생’과 ‘시시한 인생’은 뭐가 다른가요. -옛날에는 어땠다고 떠벌리며 폼 잡는 인생이 후진 인생이죠.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고, 어떻게 하면 애들 유학 보낼 수 있을까. 욕심에 부들부들 떨면서 망가지는 인생이죠. 그렇게 망가지지 않아 다행이에요.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강기훈에게 띄우는 91학번 편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제게 그는… “그해 봄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1991년 봄, 뜨겁고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아팠습니다. 저와 같은 91학번 신입생이었던 명지대생 강경대가 경찰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고, 연일 또래 친구들이 몸에 불을 살랐습니다. 집회에 나갈 결심이 서지 않아 기숙사에서 이불을 덮고 비겁하게 울었고, 마침내 종로 집회에 나갔을 때 가슴이 벅차 울었습니다. 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시인 김지하가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우라”고 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이 서강대에서 분신하자 성직자 박홍은 “죽음을 사주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검찰은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이 유서를 대신 썼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당신(강기훈)은 어둠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종로 거리는 차갑게 식었고, 우리는 패배주의의 늪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고백하건대 공안정국을 조성한 정권에 대한 분노만큼이나 당신이 진짜로 유서를 대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깊었습니다. 91년 봄이 허무하게 지나갔듯이 당신도 어느새 잊혀졌습니다. 당신이 20년 가까이 외롭게 결백을 증명해 나아가는 동안에도 우리는 방관자일 뿐이었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당신과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내내 흔들리는 당신의 눈빛을 봤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냉소와 달관이 그 눈빛에 담겨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렸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1991년 봄, 믿어 주지 못하고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도리어 제게 더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해 봄을 망친 선배 세대가 더 미안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조작을 사실로 둔갑시킨 책임은 언론에 있습니다. 당신이 그해 명동성당에서 눈물로 결백을 호소할 때 서울신문 기자도 있었습니다. “제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네가 대신 쓴 거 맞잖아’라고 몰아붙이던 서울신문 기자의 얼굴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는 당신에게 제가 회사 대표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91년 봄을 잊지 않고 살겠다는 약속도 드리고 싶습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강기훈에게 띄우는 91학번 편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제게 그는… “그해 봄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1991년 봄, 뜨겁고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아팠습니다. 저와 같은 91학번 신입생이었던 명지대생 강경대가 경찰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고, 연일 또래 친구들이 몸에 불을 살랐습니다. 집회에 나갈 결심이 서지 않아 기숙사에서 이불을 덮고 비겁하게 울었고, 마침내 종로 집회에 나갔을 때 가슴이 벅차 울었습니다. 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시인 김지하가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우라”고 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이 서강대에서 분신하자 성직자 박홍은 “죽음을 사주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검찰은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이 유서를 대신 썼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당신(강기훈)은 어둠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종로 거리는 차갑게 식었고, 우리는 패배주의의 늪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고백하건대 공안정국을 조성한 정권에 대한 분노만큼이나 당신이 진짜로 유서를 대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깊었습니다. 91년 봄이 허무하게 지나갔듯이 당신도 어느새 잊혀졌습니다. 당신이 20년 가까이 외롭게 결백을 증명해 나아가는 동안에도 우리는 방관자일 뿐이었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당신과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내내 흔들리는 당신의 눈빛을 봤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냉소와 달관이 그 눈빛에 담겨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렸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1991년 봄, 믿어 주지 못하고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도리어 제게 더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해 봄을 망친 선배 세대가 더 미안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조작을 사실로 둔갑시킨 책임은 언론에 있습니다. 당신이 그해 명동성당에서 눈물로 결백을 호소할 때 서울신문 기자도 있었습니다. “제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네가 대신 쓴 거 맞잖아’라고 몰아붙이던 서울신문 기자의 얼굴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는 당신에게 제가 회사 대표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91년 봄을 잊지 않고 살겠다는 약속도 드리고 싶습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 ‘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노조 공식 사과… “계획적 아닌 우발적”“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에 잠 좀 자자.” 2011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주간 연속 2교대 합의를 지켜 달라며 시작한 힘겨운 싸움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이 났다. 현대차 협력업체란 이유로 ‘귀족노조’라는 프레임에 갇힌 이들은 8년 동안 정부와 사측의 압박에도 꿋꿋이 버텼지만, ‘임원 폭행 사태’라는 역풍에 휩싸이면서 농성장마저 자진 철거했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2일 조합원들의 사측 노무 담당 상무 김모(49)씨 폭행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달 15일부터 노조원 20명이 벌인 서울사무소 점거 농성도 46일 만에 끝냈다. 이들은 7년 전 중단된 임금·단체 협약 교섭을 개시하고 유시영 회장이 직접 교섭에 임하는 등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 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노조원들이 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도성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성과 없이 농성을 해제하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전이 하인을 때리면 뉴스가 안 되는데 하인이 상전을 때리자 뉴스가 됐다”면서 “(조합원들의) 폭력행위는 계획적이거나 1시간에 걸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1~2분 동안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8년 동안 이어진 유성기업의 공격적 직장폐쇄와 해고, 용역깡패 투입, 회사 주도로 만들어진 제3노조 설립 등 사측의 불법행위도 함께 봐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2010년 노사가 합의한 주간 2교대 도입이 이행되지 않자 2011년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사측은 직장을 폐쇄하고 용역 경비를 동원했다. 용역 경비와의 충돌로 노동자 2명의 머리뼈와 광대뼈가 함몰됐다. 사측이 노조를 상내로 낸 고소·고발만 1300여건이다. 조합원 한광호씨는 2016년 노조 파괴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했다. 최근 8년간 해고당한 노동자만 해도 34명에 달한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임원 폭행 사건에 가담한 노조 조합원 12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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