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법원장 누가 될까/법조계주변의 하마평을 들어보면
◎김덕주·최재호 대법관,사법부수장 “1순위”/고시 8회 이회창 대법관도 만만찮은 후보
오는 15일 정년퇴임하는 이일규 대법원장의 후임자가 2∼3명선으로 압축되고 있다.
소련 방문을 앞두고 있는 노태우 대통령이 방문전에 후임자를 선정,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이번주안에 국회에 동의요청,다음주 초에 국회동의를 얻어 임명해야 하는 매우 촉박한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따라 후임후보는 7일 청와대에서 있을 노대통령과 이대법원장과의 고별오찬자리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져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국회는 오는 12일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후임자를 선정해야 하는 노대통령이나 법조계의 의견을 모아 대통령에게 전할 이대법원장이 다같이 이 문제에 관해 일체 언급한 적이 없어 발표때까지도 과연 누가 선정될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물망에 오른 많은 인사중에서 일단 재조에서 차기 대법원장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 재조는 물론 재야에서도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여론이다.
재조인사라면 인품이나 법지식·경력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고시 7회의 김덕주(57)·최재호(56),고시 8회의 이회창 대법관(55) 등 3명이 처음부터 거명되어 왔으며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이 중에서 차기 대법원장이 나올 것은 거의 틀림이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3명의 후보중 현재까지 대법관 서열 1위인 김대법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 취임 이후 법원행정처장으로 발탁돼 탁월한 행정능력을 발휘하며 이 대법원장을 도와 법원행정을 이끌어 온 최대법관도 만만찮은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대법관은 충남 부여출신으로 청주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지난 56년 제7회 고등고시에 합격했다. 그는 이에 앞서 별도로 판·검사 특별임용시험에 합격,곧바로 판사생활을 시작한데다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아 동기생중 언제나 선두주자로 달려와 일찍부터 「장래 대법원장감」으로 지목되어 왔었다.
다만 서울 민사지법원장때인 지난 79년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에 대한 총재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직무정지를 결정했던 일과 지난 80년 현직 법관으로 사회정화위 부위원장과 입법회의 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국회동의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다.
최대법관은 풍부한 법지식과 탁월한 행정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언제나 진솔하고 겸손한 자세의 특출한 인격으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어 대법원장 재목으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경북고서울법대의 이른바 TK 출신이라는 점이 노대통령으로 하여금 선뜻 후임으로 결정하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법대 3년 때인 지난 56년 고시 7회에 최연소자로 합격,군법무관을 거쳐 동기생들보다 늦은 60년부터 대구 지법판사로 법조생활을 시작했다. 대법관 「0순위」라는 법원행정처 차장(82년 3월∼83년 9월)직을 자청해 그만두고 부산 지법원장으로 내려가 86년에야 대법관이 됐을 만큼 욕심이 없다.
이대법관 역시 논리정연한 법이론과 꼿꼿한 자세,그리고 높은 기백으로 명망이 높지만 김·최대법관 보다 고시(8회)나 나이가 아래여서 아직 기회가 많다는 점이 고려될 것 같다.
임기 6년의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지명,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토록 돼 있으며 6공출범 후인 88년 정기승 당시 대법관을 추천했다가 국회에서 동의안이 부결돼 이대법원장이 재지명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