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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이 한몸 머리카락 하나에서 피부 한 쪽에 이르기까지 부모에게서 받았나니 이를 훼상하지 않음은 효의 시작이니라』 「효경」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을 가슴으로 터득한 세대는 내 목숨을 부모의 혹은 조상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목숨에 내 목숨 이상의 뜻을 부여하며 소중히 여긴다. 훼상하는 것까지 불효로 여겼는데 부모보다 먼저 죽는 불효는 더 말할 것이 없다. 설사 불가항력으로 병사를 한다 해도 부모의 가슴은 그 무덤으로 되는 것. 하물며 자살하는 경우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렇건만 전통적인 가치관이 무너지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경우들이 흔해져 간다. ◆치사사건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분신자살에 이어 한 여고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평소에 좀 내성적이었던 편. 성적표를 안보여 아버지의 꾸지람을 받았다. 유서는 『모르겠다. 세상이 싫다』. 하나의 문제에 자기중심으로만 집착하다가 선택해 버리는 죽음. 목숨을 너무 쉽게들 생각한다. 내 목숨 이상의 뜻이 있는 소중한 내 목숨임을 잊은 채. 평생을 두고 가슴에 무덤을 안고 다닐 그 어버이의 슬픔과 한을 내 일시적 충동보다 가볍게 여긴다. ◆내 목숨 쉽게 생각하는 것이나 남의 목숨 쉽게 생각하는 것은 따져볼 때 같은 시류의 맥락. 대단치 않은 일로 대수롭지 않게 남의 목숨을 해치는 사건도 적잖아진 우리 사회다. 10대 중고등학생들이 같은 10대 선배를 살해하여 암매장해버린 일도 그것. 돈 훔쳤다고 다그치는 것을 부인하자 뭇매질로 때려 죽였다지 않은가. 내 목숨도 가볍고 네 목숨도 우습다는 이 깊은 병리가 참으로 두렵다. ◆오늘이 어버이날. 내 목숨 이상의 뜻을 갖는 내 목숨 있게 해준 어버이임을 먼저 생각해 보자. 이 생각만 옳게 한다면,이 뜻만 제대로 교육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밝고 건강해질 것이다. 올바른 의식구조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범국민대책회의」에게(사설)

    금명간에 또다시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예고가 모든 국민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명분과 목적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도 시민이 만나고 부딪치는 것은 일상이 무너져 혼란의 소용돌이라면 좋아할 리가 없는 일이다. 가뜩이나 분주하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이 끊이지 않는 집회와 시위의 돌개바람이 부담스럽고 성가시다. 정국을 장기적인 긴장국면에 몰아넣고 있는 운동권 세력에게 직접 볼모 잡혀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나날을 열심히 뛰며 살아가야 하는 일반 서민들이다. 이 점을 운동을 주도하는 세력은 잘 인식했으면 좋겠다. 특히 비상시국의 핵을 이루고 있는 운동권 지도부 「범국민 대책회의」에 시민의 삶을 이토록 불편하고 속상하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돌연히 두드러진 치사정국이 침체기에 들어섰던 전체 민주운동권세력의 입지를 살려주는 좋은 계기가 되어 「범국민대책회의」가 크게 힘을 얻었다는 평판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 말은 시위와 집회로 거리를 혼란시킬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로도 들린다. 젊은이가 혈기에 차서 불의와 맞서는 분신을 하지만 분신이 있을 때마다 강화되는 것도 「범국민대책회의」로 국민에게 비춰진다. 그 죽음이 있을 때마다 「주검」을 「확보」하고 「민주국민장」의 의식을 집행함에 있어 거의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그 기민하고 일사불란한 조직력이 과시될 때마다 공포스런 분위기까지 번져 나온다. 이 「범국민대책회의」의 막강한 힘에 대해서 이제 의심을 품을 사람들은 없어진 것 같다. 시위의 규모를 자유자재로 동원하고 투쟁 이론을 주도하며 대학가에서 노동현장,노점상에서 철거민에 이르는 모든 갈등을 모아 자신들의 정치투쟁의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힘센 세력의 모습을 우리는 「범국민 대책회의」에게서 본다. 지식인도 있고 종교인도 있고 정치인도 있어서 또 하나의 공화국을 이루기에 손색이 없는 이 집단에게 시민들은 은연중 두려움과 경계심을 느끼고 있다. 모든 민주세력의 연합체이므로,정의롭게 민주발전을 주도해갈 주체인데도 그들에게서 느끼게 되는 이 두려움과 경계심의 정체는 무엇이겠는가. 분신으로 중화상 입은 동료가 생사의 기로를 헤매며 생명이 경각에 매달렸는데도 주치의의 허락도 없이 중환자실에서 그를 운동권현장 본부가 가까운 병원으로 끌고 가기도 하고 다시 멋대로 대학근처로 시신을 옮겨 싣고가 「민주국민장」 지내기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을 보면서도 시민은 그저 「범국민대책회의」의 동향에 맡겨둔 채 아는 체도 안하게 되었다. 분신한 자식을 가족끼리 장사지내게 해달라고 외치다 졸도해버린 아버지가 생겼을 때도 그 결정권을 움켜쥔 주체는 「범국민대책회의」였다. 분신만 하면 열사 칭호를 주고 영웅으로 받들어 굿을 벌이는 주도세력도 같은 주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 굿판이 또다른 죽음굿을 충동인다는 혐의를 마음속에 두고 제발 이제 그런 일을 고만 끝내주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실은 이 힘센 주도세력을 향한 것이다. 정의롭고 아름다운 명분을 지닌 세력에게 희망과 기대대신 이렇게 두려움과 경계심을 지니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범국민대책회의」는 깨달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온갖 굿과 선동으로 부추김을 했지만 「신비할 만큼」 움직이지 않고 무관심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거리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혼란이 지겨워서 그것이 표방하는 어떤 구호에서 귀를 닫아버린 국민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예정된 시위를 강행할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 내일 파업·주말 대규모시위/긴장시국 당분간 계속될듯

    ◎치사·분신·노조위장투신 겹쳐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촉발된 시국긴장이 대학생들의 잇단 분신,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박창수씨의 투신사망사건 등이 잇따라 재야권 및 학생들의 대규모 집회와 시위 등으로 연결돼 좀처럼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박씨 사건은 「범국민대책회의」는 물론,노동계와 학원가의 공동대응 움직임을 부르고 있는 데다 9일의 민자당 창당일과 「5·18」 등이 계속 이어져 있어 당분간 시국의 불안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전노협」과 한진중공업노조 「대기업노조연대회의」 등 6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박창수씨 사망관련 「전국노동자대책위원회」는 7일 상오 연세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씨의 사망에 대한 정부당국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박씨가 유서를 남기지 않았고 ▲5일 동안 단식투쟁 끝에 운동을 하다 다쳤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으며 ▲투신할 사람이 옥상까지 링거주사 바늘을 꽂고 올라갔을리 없다는 등 5가지 의문점을 밝혔다. 「대책위」는 『진상조사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이날부터 9일까지 전국의 산하 단위사업장 및 지역·지부노조 간부가 밤샘 농성을 벌이고 9일 하오 3시반부터 업무가 끝날때까지 시한부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측에 ▲노동·법무부 장관의 구속처벌 ▲구속노동자 등 「양심수」의 석방과 수배해제 등을 요구한 뒤 오는 11일 박씨의 사망을 규탄하는 집회를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열고 15일부터 18일까지 총파업을 통한 전면 투쟁을 벌일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시국과 관련,7일에도 사회단체와 종교계 등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투경찰에 의한 시위학생치사 사건에서 비롯된 젊은이들의 잇따른 자살과 정부·여당의 안이한 대처에 대해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빠른 시일안에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직접 나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개신교교단협의회」 「한국교회평신도 단체협의회」 등 기독교 관련 12개 단체 소속 목회자 30여 명도 이날 「비상시국기도회」를 갖고 『강군 치사사건은 학생들의 화염병시위와 전경들의 폭력적인 진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와 학원가에서 폭력시위와 폭력진압이 없어지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 노조위장 사인싸고 유족·검찰 대립/한진중 박창수씨 투신의 파장

    ◎유서도 자살동기도 전혀 없어 의혹/유족/가족이 병실 지키고 혐의점 못찾아/검찰 강경대군 구타치사 사건 후 대학생들의 분신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한진중공업노조위원장 박창수씨(31)가 입원치료중인 병원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사건이 발생,충격과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사인」을 둘러싸고 유가족·재야와 검찰 등 당국의 입장이 서로 달라 명백한 사인이 가려지지 않는 한 또 한차례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박씨의 사인규명을 위해 사체가 안치된 안양병원 영안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7일 하오 1시30분쯤 유족·근로자·학생들이 지키고 있는 영안실 뒤쪽 벽을 허물고 진입,박씨의 사체를 확보,부검을 실시했다. 이날 하오 2시30분쯤부터 안양병원 영안실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재관 박사팀의 집도로 실시된 부검결과 박씨는 척추와 골반뼈·발목뼈 등이 부러지고 내장이 파열된 것으로 드러나 추락사한 것으로 판정됐으나 이같은 부검소견은 직접사인만을 밝혀주는 정도여서 박씨가 자살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확한 부검결과를 8일중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유족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유족들은 부검이 있은 이날 하오에도 『강제로 실시된 부검은 검찰의 사인조작기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뤄 타살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검찰의 강제부검에 항의,입회를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전노협·한진중공업노조·대기업노조연대회의 등 6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도 『검찰의 강제부검 실시가 박씨의 사인을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상조사단」을 구성,사인을 독자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혀 부검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6일 상오 4시15분쯤 화장실에 간다며 병실을 나가 안양병원 7층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환자복을 입고 링게르주사를 팔에 꽂은 상태에서 2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져 있었으며 유서나 소지품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박씨는 지난 2월12일 대우중공업사태와 관련,의정부시 다락원수련원에서 열린 대기업노조연대회의에 참석했다가 다른 회사 노조 간부 6명과 함께 노동쟁의조정법 위반혐의로 구속됐었다. 병원에 입원한 것은 수감돼 있던 서울구치소 안에서 축구시합을 하던중 벽에 두 차례 머리를 찧어 자해한 때문이라고 박씨가 병원을 찾아온 노조 간부들에게 밝혔다는 것. 유족과 동료 근로자들은 박씨가 ▲유서를 남기지 않았고 ▲화장실에 교도관이 동행하지 않았으며 ▲목격자가 없고 ▲자살할 사람이 링게르병을 꽂은 채 7층 옥상까지 올라갔겠느냐며 타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또 지난 4일 중환자실에서 면회를 했을 때 『여러분의 투쟁에 동참하지 못해 미안하다. 꼭 살아나가 앞장서 투쟁하겠다』고 말하는 등 삶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는 것. 그러나 검찰은 수사결과 박씨가 구치소내에서 단식농성을 한 사실도 없으며 운동시간중 담벼락에 튕겨나오는 공을 다시 받기 위해 돌진하다 창살에 낀 공을 보지 못한 채 담에 부딪쳐 머리를 다쳤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씨의 사건당시 주변상황과 관련,▲박씨병실에는 박씨 부인이 지키고 있었고 ▲교도관 2명이 최초로 숨진 박씨를 발견한 현장에 박씨의 이복동생도 동행,지켜보았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검찰은 유족·재야 등의 주장과는 달리 박씨가 「납치」나 「유인」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니라 자살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또 ▲박씨 부인 외에도 간호사와 입원환자가 지키고 있었으며 ▲사체 주변에 박씨가 꽂고 있던 링게르병이 박살난 채 박씨로 부터 1m쯤 튕겨나가 있는 점 등을 들어 투신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안양병원 이상택 원장도 『박씨의 양발목이 부러져 있는 점으로 보아 박씨가 옥상에서 떨어질 때 다리가 먼저 땅에 닿은 것 같다』면서 『이 경우 사인은 척추골절상과 뇌쇼크 등 복합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씨가 중환자실을 나서는 장면을 목격한 입원환자의 보호자 안종우씨(76)도 『박씨가 이날 상오 4시30분쯤 중환자실을 나간 뒤 곧이어 「아」 하는 비명과 함께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진술했다. 아무튼 이번 박씨의 추락사 사건은 정확한 부검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유족 및 재야측의 주장이 계속되는 한 쉽사리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꾸짖을 수 있는 용기를 내시오/장석영 사회부장(데스크시각)

    K교수님! 지금 우리는 크나큰 시련과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하늘은 혼돈의 먹구름이 뒤덮힌 채 좀처럼 개일 줄을 모릅니다. 전국을 휩쓸고 있는 돌풍도 아직까지 잠을 자려들지 않고 있습니다. 교수님. 착잡하고 암울한 마음을 한동안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얼마전 교수님과 제가 만났을 때 우려했던 바대로 위기국면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병인진단 시급 교수님 그렇다고 이번 사태를 두고 교수님이나 제가 그대로 앉아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닙니까.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교수님 우리가 오늘의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먼저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하듯이 원인 분석을 빨리,그리고 정확하게 내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시 말해서 먼저 왜 젊은이들이 죽음을 택했는가를 깊이 반추해 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병인을 알아냈다면 치료도 서둘러야 되겠습니다. 며칠전 강경대군의 죽음에 이어 젊은 대학생들의 분신이 잇따르자 교수님은 우리의 사회병리를 모두가 정치권의 잘못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옳은 말씁입니다. 그때 저는 교수님의 분석에 동감을 표하면서 그밖에도 많은 원인이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저는 당시 저의 시각이 옳다고 주장했습니다만 최근 독자들로부터 신문사 데스크로 걸려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접하고 더욱 저의 시각이 맞는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저에게 걸려온 전화내용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큰 아들은 전경으로 근무하고 있고 둘째 아들은 대학 1학년에 다니고 있다고 밝힌 한 어머니는 눈물 머금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루도 잠을 편 히자는 날이 없습니다. 대학생과 전경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모두가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봅니다. 정치지도자들이 대권에만 정신을 팔고 정쟁만 일삼아 왔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불행을 가져온 것입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무슨 문제가 생겨 정치권에서 풀어야 할 일인데도 방관하거나 일부에선 문제를 더 부풀리고 있어요. 참으로 한심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독자는 문제의원인을 대학자체에 있다고 했습니다. 『대학이 그동안 제기능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 아닙니까. 대학은 지식교육만 했지 어디 지성교육을 했습니까. 더욱이 이번 학생들의 죽음이 몰고온 소용돌이가 전국을 진동시키자 일부이긴 합니다만 학생들의 눈치만 살피는 교수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학생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면 이를 꾸짖고 옳은 길로 인도해야 하는 것이 교수들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용기없는 교수들이 문제인 것입니다』 ○「소신있는 교수」 절실 교수님. 이 독자는 민교협에 가입되어 있는 교수들의 동조농성행위에 대해 격한 어조로 힐책했습니다. 『교수들이 학생들의 농성에 가담해서 어쩌자는 것입니까』 그 독자는 경찰의 시위과잉진압에 대해서도 힐책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학내문제에 경찰이 학교안까지 들어가고 달아나는 시위학생을 끝까지 추적해서 폭력으로 진압하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의 시위양태도 문제입니다. 화염병은 무기입니다. 민주화를 위해 싸운다는 지성인들이 반민주 행위를 하면 되겠습니까.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고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발 대학생들은 이성을 갖춘 지성인의 자세로 돌아가야 합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전화내용을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안타깝고 답답해서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말씀을 드린다는 이 독자는 학생들의 자살행위를 영웅시하는 일부 사람들의 저의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했습니다. 『이 세상에 자식을 잃은 부모만큼 마음 아파할 사람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강군이 사망한 지 벌써 열하루째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화를 부르짖다가 젊음이 죽어갔는데 이를 정치투쟁에 이용하다니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그런 일은 마땅히 규탄 받아야 합니다. 언론은 또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물론 모두 잘못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교수가 학생들의 잘못을 꾸짖자 학생들이 이를 야유하는 대자보를 붙였는 데 언론이 한낱 웃음거리로 취급했더군요』 교수님. 독자들의 전화내용은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그렇다고 또다른 병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질만능주의의 팽배라든지 호화사치 풍조라든지 하는 망국병들은 우리사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사회에 정신세계를 도덕적으로 지탱해줄 지주가 없다는 점입니다.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가치규범이 붕괴된 지 오래됐습니다. 쓰러져 없어진 이 가치관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 않고서는 이 암담한 수렁 속에서 헤어날 수가 없습니다. 교수님. 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모든 것을 알면서도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들이 적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당국자도 교수도 언론인도 학생도 이제는 침묵을 지켜서느 안됩니다. 역사의식을 갖고 난국을 풀어나가는 데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새 「정신지주」 세우자 토인비가 말했듯이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긴장된 역학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역사는 제공합니다. 우리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지금 못풀면 다음 세대에서라도 풀어야 합니다. 민주화의 숙제,분배 정의의실천이라는 숙제,남북통일이란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 숙제는 목청을 높이거나 폭력을 써서 풀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풀어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 먹구름을 걷어내고 찬란한 5월의 태양을 맞이해야 겠습니다.
  • 경원대생 9일 장례

    지난 3일 분신자살한 경원대생 천세용군의 장례식이 9일 경기도 성남시 경원대운동장에서 「범국민대책회의」와 「성남지역민주단체연석회의」가 공동주관하는 「민주국민장」으로 치른다.
  • 더이상의 소모전은 안된다/이영섭 전 대법원장

    ◎이 5월…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폭력」이 「나라 위한 길」일 수는 없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참으로 안된 일이다. 지난달 26일 명지대 강경대군이 전경에 맞아 사망한 뒤 3명의 학생이 잇따라 분신자살을 기도,2명은 이미 숨을 거두었고 1명은 아직 사경을 헤매고 있다. 유족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비보를 접하고 정말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극단」 미화 말아야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자제와 함께 깊은 자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더 이상 공방전을 벌이거나 소모전을 펴서는 안된다. 학생들은 냉정을 되찾아 학생신분임을 잊지 말고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가 됐다. 특히 분신자살은 우리 모두에게 크나 큰 충격과 함께 분노를 던져 주었다. 분신과 같은 극한 행동은 인간의 신경을 극도로 자극한다. 인간에게는 자기자신을 보호하는 본능이 있다. 물론 학생들이 분신을 기도하기까지에는 남 모를 번민과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여간한마음 가지고서는 이같은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안다. 그러나 우리사회 일각에 이러한 일련의 극한 행동에 대해 말리려 들지 않고 그것을 영웅적인 행동으로 미화시키면서 찬양하는 기풍이 만연돼 있음은 불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풍은 또다른 분신 등 상승작용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죽은 학생들의 영령앞에 무슨 탓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의 과격시위나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다시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할 때가 왔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학생시위는 해방 이후 4·19를 정점으로 영웅시 되어온 게 사실이다. 기성세대가 하지 못한 일들을 치러내 의거라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순수하고 정의로운 「그 마음」에 기성세대는 찬사와 함께 그분들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대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순수한 열정들이 사라지고 상아탑은 어느덧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전쟁터가 된 느낌이다. ○공권력 대항은 안돼 이 때문에 그들의 주장이 십분 옳다 하더라도 폭력을 수반한 주의·주장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무모하게 피를 흘리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에 한해 분연히 움직여 달라. 공감을 얻지 못하는 행동은 일시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정부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한 반성과 아울러 국민앞에 대사죄를 해야 한다. 우선 데모진압 방식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방식을 물리치고 어디까지나 소극적이고 선도하는 입장에서 부드럽게 막아야 한다. 부드러운 치안과 정치 속에 국민들은 여유를 느낀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그 정부에 대해 「좋다」고 칭찬하고 영광이 깃들일 것이다. 경찰의 과잉진압도 그 근원을 따져보면 학생들이 먼저 화염병·돌·각목을 사용하는 등 「폭력」을 동원한 데 기인한다. 공권력에 대항하는 폭력을 그대로 둘 수만은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진압하기 위해 마치 적과 대치하는 것처럼 삼엄한 상태에서 전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정말 보기 민망한 일이다. ○「구국의 길」 생각을 어째서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같은 동지이자 똑같은 국민끼리 그렇게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 싸워도 선진국을 따라잡기 힘든 때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수출부진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물가가 뛰는 등 국가경제는 물론 서민들의 생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이거나 장기농성을 벌이는 것 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모두가 합심해서 자유민주주의의 공고한 기틀을 다질 시기이다.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발휘해 「불황의 늪」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경제에 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살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일부 교수 등이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장기농성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무거운 마음을 가눌 수 없다. 대학교수들이 사랑하는 제자를 잃은 슬픔에 그냥 가만히 보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심정에서 이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농성 등 극단적인 행동도 일응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보다는 젊은이들의 「앞길」에 대해 진취적이고 도움이 될 만한 선도적인 방향으로 움직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 지각있는 국민들의 소망이라는 것을 고언해 두고 싶다. 그리고 정치인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무엇이 「구국」을 위한 길인가를 통찰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근원은 「정치부재」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정치부재” 반성을 이처럼 심각한 사태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심전심으로 단합하여 위기에 처한 정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지혜를 짜내야 한다. 국민들을 착하게 다스리기 위해서는 높은 정치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여기에 정치인들이 여야 각각 자기들만을 위한 주의 주장이나 당리당략만을 위해 이번 사태를 이용한다면 국민들에게 추악한 모습만 보여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고해 둔다. 모두가 냉정과 이성을 되찾아 보다 신중해지고 특히언행에 조심했으면 한다.
  • 정치권,시국처방 찾기에 부심/“공멸 위기감”… 여·야 대응 언저리

    ◎외부기류 자극 우려,야와 공동보조/여/“재야바람”­제도권 사이서 엉거주춤/야 강경대군 치사사건이 대학생들의 잇단 분신과 시위사태로 증폭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파문확산을 막기 위해 처방에 부심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가 더이상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도 사태의 흐름을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묘책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원론적인 공방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가중되고 정치권 전체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여야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기성 정치권 질서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사태수습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여권은 4일 당정회의와 고위당직자회의를 잇따라 열어 「사복체포조의 정규경찰로의 대체」 등 긴급 처방을 내놓는가 하면 신민당 등 여권의 제도권내에서의 입지를 최대한 확보해 주기 위해 당초 이번 회기에서 강행처리 불사방침을 천명했던 경찰법 처리문제에서도 유연한 자세를 견지할 뜻을 비추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권은 안응모 전 내무장관의 인책경질에 이어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이 된 시위진압방식을 개선하고 야권의 입지를 강화시켜 줌으로써 제도권과 재야권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장기적으로 제도권에서의 논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관련,여권의 한 고위당직자는 『사태악화를 최소화시키려면 1차적으로 정치권내에서는 이 사건이 「확대 재생산」되는 일이 없도록 여야가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며 야권과의 충돌방지를 우선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재야운동권의 목소리가 여론의 움직임을 좌우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 같은 묘수풀이 방식에 대해 신민당도 김대중 총재가 이날 재야운동권의 정권퇴진운동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듯이 이번 사태를 제도권 안에서 가능한 한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데 기본적인 궤도를같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민당은 이번 사태의 제도권내 해결을 위해 내각 총사퇴 등 5개 항의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차량경적 시위 등을 통해 재야권의 장외시위에도 한발을 걸치고 있다. 여권은 야권의 이같은 요구를 정략적인 공세로 간주,일축하고 있다. 특히 여권은 사태해결을 위해선 제도정치권의 합의보다는 분신행위와 종교계·학계 등 각계로 이어지는 시국선언문 발표 및 농성 등 동조움직임을 차단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강구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왜냐하면 여권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시위진압 현장에서의 우연한 돌발사건이 엄청난 파문으로 확산된 것이며 그 이면에는 그동안 누적된 정치권 불신과 맞물려 정치권 자체가 여론에 대한 제어력을 상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지금까지 재야권의 잇단 제도권 진입과 방향상실로 극도로 위축됐던 재야운동권이 이번 사태를 세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정치권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든 제한된 범위 이상의 약효를 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민당이 광역의회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절호의 호재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시종 엉거주춤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재야운동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극히 제한된 데다 자칫 재야운동권의 흐름에 편승,위기국면을 고조시켰을 경우 누구도 예측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앞으로의 정치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입장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문제 자체가 복합적인 요인을 안고 있어 더욱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야 정치권은 정치권 전체가 공멸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우선 외부기류를 자극하는 여야의 충돌을 자제하면서 파문의 강도가 수그러질 때까지 시간을 벌어나가자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기류가 정치권의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의 소장파 의원 중 일부는 사태의 보다 극적인 반전을 위해선 야권의 내각 총사퇴 주장 중 일부를 수용,인물교체를 통한 국면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집권여당이 단순한 돌발사건으로 벼랑끝으로 몰린 이유는 최소한의 지지기반마저 상실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당차원에서도 전면적인 개편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심어주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끔 차기대권 후보에 대한 가시화조치도 서둘러 단행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는 정치권이 제도권내에서의 사태 해결이라는 구심력으로 정권퇴진운동으로 비화되고 있는 재야운동권의 요구와 압력에 버티어 나가고 있으나 정치권의 바람처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사태가 진정될지는 불확실하다. 또 강군 사건의 확산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금의 시국이 87년 6월 당시의 정치체제가 맞물린 상황과는 다르다 할지라도 분신자살,교수들의 농성 등 「사건」이 지속될 경우 5월 시국과 맞물려 전혀 예기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측면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암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시국수습안 야와 협의”/김영삼대표

    ◎“분신등 과격행동 자제”/김대중 총재 여야 정치권은 강경대군 치사사건과 학생들의 잇따른 분신 등 시국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수습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으나 묘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민자당은 4일 상오 고위당정회의를 갖고 내무부측이 마련한 집회시위안전대책을 확정한 데 이어 김영삼 대표 주재의 당직자회의에서 개혁입법 처리문제를 논의했다. 민자당은 사복체포조의 일반경찰 대체를 위해 우선 필요한 2백억원을 예산에 반영하고 전경운영 쇄신방침에 수반되는 경찰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나가기로 했다. 민자당은 또 성명을 통해 신민당측에 가두행진이나 장외투쟁을,학생들에게는 분신 등 과격행위를 자제토록 요청하면서 시위문화 개선방안을 여야 공동으로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민자당은 현재의 시국긴장 상황을 감안,국가보안법·안기부법 등 개혁입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치 않고 경찰법도 야당이 반대할 경우 처리를 유보할 수밖에 없다는 내부입장을 정리하고 야당 의사를 타진해본 뒤 6일쯤 이에 대한 최종결론을내리기로 했다. 이날 당직자회의에서 김영삼 대표는 『최근 사태의 책임은 정치권에 있는만큼 우리 당은 야당과 긴밀히 협조,정치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우리 당은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귀한 목숨을 함부로 버리는 불행한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치인·학부모·교수 등 사회 전체가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적극 설득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당의 김대중 총재는 이날 『현재의 정국긴장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노재봉 총리 내각의 퇴진을 통한 공안통치 종식,백골단 해체 및 평화적 시위의 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각계 주요인사 입당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현 정권은 민주주의·환경·물가·교통·치안·민생대책 등 어느 면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정치를 잘못해 죄송한 심정이지만 역사는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는만큼 어떤 일이 있어도 목숨을 끊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분신 등 과격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 분신 여대생 상태 답보

    【광주=최치봉 기자】 전남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전남대 박승희양(20)은 분신 6일이 지난 4일까지 별다른 호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시위진압 개선책에의 기대(사설)

    이미 알고 있는 대로 강경대군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사복전경의 과잉진압에 있었다. 시중에서 백골단·사복체포조 등으로 통용되는 이들 전경이 휘두른 쇠파이프가 사인이었다. 그런 데서 당국의 과잉진압이 다시 문제가 됐고 사복기동대의 해체주장이 지금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같은 해체주장에 대해 치안당국의 의견은 다르다. 과격·폭력시위가 있는 한 해체는 불가능하고 진압과정에서 때로는 과잉진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기동대를 해체하게 되면 과격시위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당국의 생각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지금과 같은 시위양상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시위현장은 반드시 추방되어야 하고 백골단이 더 이상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그같은 실례·악순환의 되풀이로 인한 후유증은 그 동안 숱한 시위현장에서 보아왔다. 의사표시가 봉쇄될 때 저항할 수밖에 없다는 시위학생의 주장에서 그러하고 화염병에 쓰러지는 동료를 볼 때 과격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경들의 외침에서 다같이 문제의 심각성을 갖게 된다. 쫓고 쫓기는 시위현장에서 부상자가 끊일 새가 없고 잇단 분신의 안타까움·자제를 호소하는 각계의 목메임에서 시위형태와 대응의 개선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한계상황에 와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더욱이 이번의 사태가 경찰의 과잉진압에서 이뤄진 것이고 보면 대응의 개선이 보다 시급한 때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번에 내무부가 발표한 집회·시위 안전관리개선책은 문제가 되고 있는 과잉진압에 대해 우선 제도적인 개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런 대로 타당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시위진압을 일반경찰에 맡기고 진압은 해산 위주,교내시위는 학교당국에 일임하겠다는 개선책의 골자가 지금 나타나 있는 문제점을 개선·보완하는 것이어서 실시여부에 따라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말썽의 요인이 되고 있는 전·의경 대신에 정복을 갖춘 일반경찰을 투입함으로써 사복에서 볼 수 있는 무책임성을 시정하게 되고 예방효과와 함께 기강의 확립을 기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현장에서 곧바로 추적·체포토록 해온 데서 야기된 극렬대립이 해산 위주·주동자 검거 위주로 바뀌게 됨으로써 시위현장의 양상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집시법을 보완해 집회 및 시위에 대한 허용·불허기준을 규정으로 정하겠다는 방침도 진작부터 제대로 실시해왔어야 할 것들이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떤 대책보다도 과격과 극한으로 치닫기만 하는 시위양상은 이번에야말로 고쳐져야 한다는 모두의 인식이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시위문화의 정착이 그래서 요구되는 것이다. 자유스럽게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그런 시위는 보호받으며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풍토의 마련이다. 새 방안이 임시방편적인 것이라거나 현재의 전경에 옷을 갈아입힌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실천의지와 함께 운영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의 개선책이 그같은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에 한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개선책에 관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 “폭력시위·분신자제” 호소 잇달아/부산·경남·전북 총학장들도 성명

    ◎“과잉진압 철회”도 촉구 폭력시위와 과잉진압 그리고 분신자살과 같은 극한 행동은 자제돼야 한다고 각계의 호소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4일 부산지역 11개 대학 총·학장들과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등 재야단체는 성명을 발표,『학생들의 폭력시위와 분신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경찰의 과잉시위진압방식도 하루빨리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장일찬 기자】 부산대 등 부산·경남지역 17개 대학 총학장들은 4일 하오 6시30분부터 동래구 거제동 금농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학생들의 자제와 정부측의 평화시위 보장책 마련을 촉구했다. 총학장들은 3시간 여에 걸친 이날 모임 이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강군의 사망에 대해 절실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잇따라 발생한 학생들의 자해행위에 대해 큰 충격과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밝히고 『이제 학생들은 폭력적인 행위를 지양,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정부는 이같은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평화로운 시위가 보장되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주=임송학 기자】 전북대 등 전북도내 7개 대학 총·학장협의회는 4일 상오 10시 전주대 총장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학생들의 극한 행동자제와 정부의 과잉시위진압방식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명지대생 강경대군 구타치사사건과 관련,대학교육을 맡고 있는 교육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학생들은 자해행위를 자제하고 학업에 정진해야 하며 정부도 불행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과잉시위진압방식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 대학생,전동차 투신자살/경찰,유서싸고 한때 긴장(조약돌)

    ○…대학생들의 분신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4일 하오 4시45분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3가 지하철 영등포구청역 구내에서 경기대생 최희정군(26·재료공학 3년·휴학)이 신촌에서 잠실쪽으로 달리던 9005호 전동차가 역구내로 진입하는 순간 잡자기 승강대에서 열차에 뛰어들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최군은 명합판 크기의 횐종이 쪽지에 『혹시 식물인간이 되더라도 죽여 주십시오』라는 유서를 남겼는데 관할 영등포경찰서측은 이 유서의 의미를 놓고 『혹시 시국에 불만이 있어 자살한 게 아니냐』며 한때 시위전력 등 자살동기를 조사하는 소동.
  • 분신과 민주화/강석진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젊은 날의 고 딘 디엠은 양심적이고 유능한 관리였으며 또 불의를 보면 자리에 연연치 않고 미련없이 물러나는 선비였다. 그는 반불로 유명한 유력가문에서 태어나 28세에 판 티에트성의 성지사가 됐으며 31세에는 내무장관이 됐다. 그는 성지사로서 유능함을 인정받았고 내무장관 시절에는 황제가 프랑스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한 뒤 사임해 높은 신망을 받기도 했다. 그의 강직함은 프랑스 세력이 약화된 40년대 중반 호지명과 바오다이황제 양측으로부터 모심을 권유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가 54년 실권을 쥔 뒤의 모습은 그러하지 못했다. 족벌정치,독재와 탄압,카톨릭과 불교의 차별로 원성을 샀다. 특히 63년 5월 승려 치 트리쾅의 분신자살은 디엠 정권의 종말을 알려주는 신호였다. 디엠의 계수로서 독신인 디엠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던 마담 누는 분신을 「바비큐」라고 조롱하였다. 디엠의 친동생이자 정권의 2인자였던 고 딘 누는 한술 더 떠 『바비큐가 원이라면 휘발유를 얼마든지 대겠다』고 끔찍한 소리를 내뱉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월남의 지도층은 분신 뒤에 남겨진 민주화의 메시지를 계속 도외시했고 이에 승려들과 학생들은 데모로 맞서다 결국 나라가 망하고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지난 며칠 사이에 우리 사회는 잇따른 대학생들의 분신으로 충격에 휩싸여 있다. 사회 각계로부터 제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하지 말라는 애끓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이번 일이 정치권의 무능으로 민주화를 제대로 진척시키지 못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신과 호소,그리고 미진한 민주화에 대한 지적은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86년 4월과 5월 김세진 이재호 이동수군 등이 분신자살했을 때도 자살자의 행동이 경솔하고 순간적 오판에서 비극을 초래했다는 지적,극렬한 행동에 대한 거부감,민주화만이 젊은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근원적 처방이라는 지적들이 나왔다. 지금 우리는 비슷한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월남과 우리를 평면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과거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는 지혜가 절실히 요청되는 지금이다. 이번 일이 또 하나의 사건으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인,국민,학생 모두가 자기 욕심이나 주장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나라와 민주화를 위한 일들을 착실히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아무런 결실없는 국력의 소모만으로 이번 일을 끝막음하기에는 젊은 목숨들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 안동대생 어제 가족장/학생들 한때 운구방해,아버지 실신

    【대구=김동진 기자】 분신자살을 기도하다 지난 2일 경북대병원에서 숨진 안동대학교 김영균군(20·민속학과 2년)의 장례가 4일 상오 8시30분쯤 경북대병원 영안실에서 30여 명의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유족들은 장례식을 마친 후 상오 9시쯤 김군의 유해를 화장장으로 옮기기 위해 영구차를 영안실앞에 대기시켰으나 2백여 명의 학생들이 영안실 입구를 가로막아 운구를 못하고 있다가 이날 하오 1시50분쯤 학생들과의 합의로 시신을 영구차로 옮겨 대구시립화장장으로 떠났다. 학생들이 영안실 입구를 막으면서 유족과 학생들이 대치하자 김군의 아버지 김원태씨(54)가 졸도,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후 링게르를 꽂고 아들의 운구를 지켜 보기도 했다.
  • 「아버지의 호소」를 들으라(사설)

    분신한 김영균군 아버지의 진정 앞에서 머리가 숙여질 뿐이다. 『가족만의 슬픔으로 끝나게 해 달라』는 그의 간절한 당부가 자식 가진,나라를 걱정하는 대부분 국민들의 가슴을 울려준다. 『희생은 내 아들에게서 끝나야 한다. 영균이를 열사로 부르며 영웅시하면 또다른 비극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호소하는 그의 말에서 누구도 하지 못할 용기와 깊은 사려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젊은 혈기를 자극하여 죽음을 충동하는가를 정곡을 찌르듯 그는 말해주고 있다. 자식을 잃은 부모보다,자식 잃은 비극의 그 깊은 슬픔의 늪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런 부모만이 자식을 죽게 만드는 어떤 일과도 맞설 수가 있는 것이다. 「열사」로 백번을 거듭 난들,부모 가슴에 장대같은 못을 박고 앞서간 한을 메워줄 수 있겠는가. 이 아버지의 호소를 「대책회의」측은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영균군 아버지의 가슴에는 아들을 죽게 한 자극적인 요소가 「분신을 영웅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보며,우리 또한 그 생각과공감을 하게 된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운동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하여 열사 칭호를 주어가며 분신을 영웅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측면이 아버지의 진실한 눈에는 띌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죽은 아들의 뜻도 그런 것은 원치 않으리라는 것이 아버지의 말이다. 이 말도 깊이 음미하게 하는 말이다. 이 슬픈 아버지가 간곡하게,그리고 단호하게 원한 것은 「가족장」이었다. 열사도 싫고 투쟁도 싫으니 사랑하는 가족끼리 슬픔과 위로를 나누고 떠나보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소망은 이루어졌다. 『1백일이 걸려도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결연함을 거슬러 또다른 한을 남기게 하지 않은 일이 다행스럽다. 분신이 잇따르자 「대책회의」,운동권 대표,재야권들도 격정의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분신하지 말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한다. 그들은 먼저 영균군 아버지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줄로 안다. 기다렸다는 듯이 빈소를 접수하다시피 하여,학생들로 하여금 삼엄한 문번을 서게 하고 부모와 동기간 등 육친인 유가족조차도 뜻대로 못하게 하는 「투쟁방식」으로 장례식을 몰고가는 「대책회의」와 운동권 지도층이 있는 한 분신은 「열사」로 태어나고 그 죽음에 대한 동경과 충동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분신한 젊은이들이 남긴 말은 한결같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기본적인 목표이기도 하지만 분신의 직접목적은 「투쟁열기의 확산」에 있다. 이 확산행위에 「젊은이의 죽음」을 이용하는 방식을 운동권 지도부가 자제해주어야 젊은이들이 죽음의 유혹을 자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뜻이 아무리 의롭고 정당한 것이라 하더라도 젊은이의 죽음을 제단에 바치고 얻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불의」다. 왜냐하면 그 명분을 누리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을 나눠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죽음까지 강요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 아들의 죽음에서조차 소외된 아버지의 진솔하고 올곧은 말을 모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끝내 말로만 「분신의 자제」를 호소하고 행동으로는 딴청을 부리는 운동권의 「전권」세력의 정체가 이제는 조금씩 국민 앞에노출되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슬프고 절통한 아버지의 소리에 귀기울여 그의 뜻이 널리 전달되기를 빈다.
  • “누구를 위한 분신인가”/경원대서 또… 각계서 “자제” 거듭 호소

    ◎사대 총장들도 “불행한 사태 더 없어야”/“인명경시 극한행동은 혼란 부채질”/일부 기성세대 학생 부추기는 행동 말아야 명지대 강경대군의 상해치사사건이 터진 뒤 시위에서의 폭력을 추방하자는 여론이 크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화염병과 최루판,쇠파이프 등을 뿌리뽑고 분신과 같은 극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은 특히 같은 또래의 젊은 학생들과 전·의경들이 극한적으로 대치하며 서로 화염병과 최루탄 등으로 소모성 공방전을 벌이는 일은 물론 분신 등 인명경시풍조가 더 이상 잇따라서는 곤란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3일 하오 경원대 천세용군이 또다시 분신자살,종교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 이같은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한층 높아가고 있다. ◎김 추기경도 당부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강군의 상해치사사건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로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인간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정치와 경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다같이 반성하면서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49)도 이날 『더 이상 학생들의 분신 등 비극적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호소한다』면서 『고귀한 생명을 끊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군 사건과 관련한 「범국민대책회의」측도 『제발 극한행동만은 자제해 달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서울지역 17개대 총장들이 지난 2일 모두의 자제를 호소한데 이어 전국사립대학 총·학장협의회(회장 강석규·호서대 총장) 소속 41개대 총·학장들도 3일 상오 서울 팔레스호텔에 모여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 뒤 학생 및 경찰의 극한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제도적 장치 마련을 사립대 총·학장 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대학인들이 정당한 의사표시와 함께 평화적인 집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하고 폭력이 맞서는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하고 『학부형과 사회 각계각층은 위기에 선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보다 많은 지도와 협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한성공회 전국사제단(주교 김성수 신부)도 이날 하오 이 교회 신도인 천군이 분신한 일을 계기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더 이상 분신과 같은 젊은이들의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당국이 노력해 주기를 바라며 학생들도 극한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참여와 자치를 위한 시민연대회의」의 공동대표 이세중 변호사는 『학생들이 분신하는 것은 인간 생명의 고귀함을 저버리는 것이며 자칫 잘못하면 민주화 및 사회개혁을 위해 인간의 목숨과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면서 『학생들은 이같은 극한행동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 동의대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한 변호사는 이날 『동의대사건이나 이번 명지대사건이 가져다 주는 교훈은 폭력의 상승작용은 끝내 참혹한 죽음과 사회적 혼란만 가져다 준다』고 지적하고 『오늘이 바로동의대사태가 터졌던 날』임을 강조,2년 전의 참상을 회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70대의 원로교육자는 특히 일부 교수 등의 농성 등과 관련,『젊은 학생들의 분신 등 죽음이 연이어 터지는데도 교수들이 자책과 반성을 하기보다 대중 속에 끼여서 시위학생들과 꼭같은 모습으로 정치적 구호를 외칠 때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이들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며 더 이상 무분별한 폭력시위가 계속되지 않기를 역설하는 것이 대학을 지키고 사회의 길잡이가 되어야 할 교수들의 본분』이라고 상기시켰다.
  • 교수들은 책임부터 느껴야(사설)

    시위 대학생의 치사와 그에 이은 분신­사망으로 해서 규탄시위와 항의 농성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의 사과로써 이 불행한 사태가 수습의 길로 들어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한 터이지만,이 와중에서 대학교수들까지 항의 농성하면서 「노 정권 퇴진」 등의 성명서를 내고 있는 사단에 대해서는 각별히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농성교수들은 「사랑하는 제자들」이 「정권의 희생」이 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그러나 교수들의 경우 시국문제의 단골 고객인 재야인사나,사망한 학생의 장례문제까지 가족의 뜻을 거스르며 판을 키우려드는 일부 성직자·학생들과는 입장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교수는 제자를 가르치고 선도해야 하는 입장의 사람들이다. 따라서 정치권 못지 않게 불행한 사태에 이른 책임부터 먼저 통감해야 한다. 치사의 발단이 무엇이었던가. 학내문제가 아니었던가. 그같은 학내문제 하나 제대로 수습해 내지 못함으로 해서 교문 밖으로 분통을 몰고 나오게 한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이와 유사한 학내문제를 안고 있는 여타 대학을 포함하여 농성하는 교수들이 과연 얼마만큼 자율권 등 대학이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방향으로 구실했는지를 묻고자 한다. 치사사건 그 자체는 입이 열개가 있어도 변명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학의 교수들이라면 이런 불행한 사태가 어떤 정권 차원의 시점에서 돌출했다고만 볼 수 없는 측면을 인정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치관·도덕성의 붕괴와 그에 따르는 생명경시현상은 국민 모두의 입장에서 성찰해봐야 할 사항이겠기 때문이다. 그런 근원적인 문제를 두고 평소에 「사랑하는」 제자들과 얼마나 가슴을 열고 대화를 나누었던가. 눈물어린 애정을 교환했던가. 그런 터에 불행한 사건이 나자 일부 정치세력과 다를 바 없이 「정권 퇴진」이나 외치며 농성하는 것은 결코 지식인답다 하기 어려운 시류에의 영합이라는 인상을 줄 뿐이다. 산업화와 부의 축적과정에서 잃게된 도덕성이나 허물어진 가치관이 어느 정권의 퇴진으로서 갑자기 요순시대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함은 오산이다. 또 선거로써 이룩한 정권을 두고 큰 사건이 날때마다 물러나라 하기로 든다면 어찌 되겠는가에 대해서도 지식인이라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마치 어느 쪽의 눈치라도 보는 듯이 항의 농성을 벌이는 일은 사태의 바람직스러운 수습방향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제자들」의 가슴에 기름과 불을 함께 붓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올바른 해결·대처방안과 올바른 선후책을 위한 지식인의 자세가 어떤 것이어야 하겠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소리를 높이고 분통을 터뜨리는 일보다 더 중요한 근원문제에 대한 접근이 요청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2일에 있었던 서울 시내 17개 종합대학 총장 회의에 주목하게 된다. 그들은 교육자로서의 뼈아픈 자성을 선언했다. 자해행위의 중지를 촉구한 그들은 대학사회의 시위문화가 평화로운 것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것이다. 이번 일련의 사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성찰하면서 한 단계 성숙한 시위문화를 찾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책임이 막중한 것은 틀림없지만 정치권이나 대학,그리고 국민 모두가 불행한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는 교훈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특히 교수들은 사후약방문으로 농성이나 하면서 남 만을 탓할 일이 아니다. 참다운 지식인의 길과 제자 사랑의 길을 평소에 진실과 애정과 실천으로 걸어줄 것을 당부한다.
  • 분신 경원대생 7시간만에 숨져/시너 뿌리고 3층서 투신

    ◎어젯밤 세브란스병원서 3일 하오 3시20분쯤 경기도 성남시 경원대학교 공대건물 3층 국기게양대 난간에서 이 학교 전자계산학과 야간부 2학년 천세용군(21)이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시간 만에 숨졌다. 이 학교 공과대 학생회장 황기용군(23·전자공학과 4년)은 『학생 1백50여 명이 하오 3시30분부터 공대앞 분수대광장에서 현정권 타도를 주장하는 집회를 가지기 직전 천군이 「학우여,이제 복수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했다』고 말했다. 천군이 3층 난간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인 뒤 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자 학생들은 소화기를 찾아 10분 만에 불을 껐다. 천군은 학교옆 성남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서울 영등포에 있는 한강성심병원으로 다시 옮겨져 1시간 동안 기관지절개 수술을 받았다. 천군을 지키던 학생들은 천군이 수술을 마치자마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갔다. 천군은 이날 하오 9시30분부터 심폐기능이 정지돼 인공호흡을 실시하다가 10시25분 끝내 숨졌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서천군의 치료를 맡았던 김승호(37)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하오 7시30분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약간의 의식이 있었으나 곧 심장이 멎었다』고 말하고 『90%의 전신화상 가운데 특히 기도의 화상이 직접 사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천군이 사망할 당시 병원에는 천군의 외할머니와 남동생 세환군(19) 등이 있었으며 천군의 어머니 김계숙씨(41)는 천군의 사망 직후인 10시35분 병원으로 달려와 시신 앞에서 오열했다. 한편 학생들이 사경을 헤매던 천군을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시신이 있는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긴 것은 투쟁장소를 한곳으로 모으려는 의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천군은 분신장소에서 발견된 유서에서 『학우가 쇠파이프에 맞아 쓰러져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얼 했는가』라고 묻고 『살아있는 학우들이 내몫까지 투쟁해주기 바란다』고 썼다. 천군은 지난해 2월 서울 동북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 학교에 입학해 사회과학서클인 「한얼」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고 학우들은 전했다. 천군은 또 그림에 소질이 있어 학교신문과 교지에 「혁세둔」이라는 이름으로 만화와 삽화를 그려왔다. 천군은 이날 분신 직전 학교신문사 특집부장 전정욱양(21·도시계획과 3년)을 만나 『오늘 집회에서 분신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김양이 전했다. 천군은 아버지 천영웅씨(47·상업) 어머니 김계숙씨 등 가족 3명과 떨어져 세차와 막노동 등으로 학비를 벌어 학교안 서클룸 등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 숨진 안동대 김영균군 아버지 회견

    ◎“분신 영웅시하면 또다른 비극 초래”/“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렀으면” 『나 하나만의 슬픔으로 끝났으면 합니다. 더 이상 젊은 학생들이 분신자살을 하는 비극만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강경대군 추모식 도중 분신자살을 기도해 경북대 의대 부속병원에 입원,치료중 숨진 안동대 김영균군(20·민속학과 2년)의 아버지 김원태씨(서울시 지적관리계장)는 밤을 지새우는 2일간의 간호에도 덧없이 저 세상으로 먼저 간 아들을 생각하며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경북대 의대 부속병원 옆 청구장여관에서 넋을 잃고 있다. 김씨는 『자기 스스로 곧게 살아가려고 하다 현 사회상의 구조적인 모순을 대하면서 심한 갈등을 겪은 끝에 우발적으로 분신자살을 택한 것 같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일부 학생들이나 재야단체에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열사라는 칭호를 쓰는 등 영웅시하고 민주국민장으로 하겠다는 것은 또다른 비극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4일 치렀으면 좋겠다』고 일부 재야단체의 민주국민장을 한사코 반대했다. 김씨는『영균이의 죽음으로 인해 과격시위 등 또다른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일부 학생 및 재야단체가 계획중인 추모집회 등에 거부감을 표시하고 『영균이가 자신의 순수한 마음과 의지대로 죽음을 택한 것이기에 그 고귀한 뜻을 위해서라도 조용히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렀으면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 주변에 학생들이 쇠파이프 등을 들고 삼엄한 경비를 하고 연일 추모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 『그들의 뜻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내 스스로 분신이라도 하고픈 심정을 먼저 이해해주었으면 한다』며 일부 대학생들의 과잉행위를 못마땅해 했다. 김씨는 학생들에게 과격시위를 벌이지 말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할 것을 부탁하면서 정부당국도 과격으로 치닫는 학생들의 시위를 평화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젊은이들의 분신자살 등 극한적인 행동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과격 폭력시위 근절을 호소하면서도 청천벽력과도 같은 자식의 죽음 앞에 슬픔조차 잊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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