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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주부·부부동반 관객 북적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주부·부부동반 관객 북적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열리고 있는 서울 청담동 소재 우림 청담씨어터.대학로에서 무대를 옮겨 온 뒤부터 객석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힘’에 이끌려 들어온 아줌마 관객들로 연일 꽉꽉 들어찼다.덩달아 남성 관객도 늘어났다.부인의 손에 이끌려 공연장을 찾고 있는 것.현재 관객의 30%가 남성이다.관객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대본도 그에 맞게 수정됐다.‘처음으로 경이로운 오르가슴을 맞본 40대 여성’이 등장하고 ‘XX합창’,2행시 짓기 등 파격적인 내용들로 채워지고 있다.날 것 그대로의 무대에 매료된 아줌마들은 철철 넘치는 에너지로 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중년 여성의 힘’을 확인한 ㈜PMC 프로덕션(대표 송승환)은 우림 청담씨어터에서 ‘치맛바람’을 이어갈 야심찬 계획을 마련했다.‘여성의,여성에 의한,여성을 위한’ 공연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여우열전’을 내년 2월부터 시작한다.올 한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연극열전’에서 착안한 것으로 강남의 공연 문화를 꽃피워보자는 취지다.윤석화,김지숙,김성녀,박정자,양희경,손숙 등 한국 대표적 여배우 6명이 6가지 여성 이야기를 두 달씩 차례로 1년 동안 무대에 올린다.작품은 배우들이 직접 선택했다. 첫 무대(2월11일∼4월10일)는 만년 소녀 윤석화가 연다.국내 초연되는 ‘위트’에서 자궁암에 걸린 50대 여교수 비비안 베어링을 맡았다.‘위트’는 미국 작가 마가렛 에드슨이 쓴 것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자궁암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 실험에 참여한 비비안이 지난날을 반추하며 삶과 사랑의 의미를 다시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김지숙이 이제 분신이 돼버린 ‘로젤’로 무대에 오르며 마당놀이에 주로 출연했던 김성녀가 그 뒤를 잇는다.김성녀의 작품은 역시 국내 초연되는 ‘벽 속의 요정’이라는 모노드라마.전쟁을 피해 벽 속으로 숨은 아버지를 요정으로 믿었던 여자 아이가 할머니가 돼 들려주는 가슴 찡한 이야기로 사뭇 다른 모습을 선뵐 것으로 보인다.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한 일본 작가의 작품으로 현재 6·25 전쟁을 배경으로 번안 작업중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박정자는 ‘19 그리고 80’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면 양희경이 ‘늙은 창녀의 노래’를 진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어머니’ 앵콜 공연에 들어가는 손숙은 40대 주부 셜리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셜리 발렌타인’으로 팬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여우열전’을 기획한 송승환 대표는 “(이번 기획이)유흥가로 인식돼 있는 강남 지역에 소극장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배우와 작품 모두 지명도가 있기 때문에 중년 뿐 아니라 20∼30대 여성 관객들까지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그는 이어 “공연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좋은 작품도 필요하지만 좋은 기획도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소극장 뮤지컬이나 남자배우 시리즈 등도 계속해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유령! 얼굴 좀 보여 봐봐봐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무대로 미모의 소프라노 여가수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스크 신사의 간절하면서도 파국이 예상되는 러브 스토리. ‘오페라의 유령’이 2004년 연말 전 세계 흥행가의 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연극, 오페라 등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이 소재는 이번에는 ‘배트맨과 로빈’ ‘폴링 다운’ 등으로 우리에게도 낯익은 조엘 슈마허 감독이 록 오페라 형식으로 각색해 화려하고 기품 있는 영상 무대극을 선사해 주고 있다. 1861년 파리 오페라 극장. 천상의 목소리를 자랑하던 이가 불의의 얼굴 화상을 입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뒤 늘상 오페라 극장 2층 5번 박스에 단골로 착석하고 있다. 그는 오페라 ‘한니발’의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을 보고 단번에 사랑에 빠진다. 그렇지만 크리스틴은 미남 청년 라울의 뜨거운 애정을 받고 있는 상태. 분노한 ‘오페라의 유령’은 여러 악의적인 사건을 만들어 내지만 크리스틴의 사랑을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은둔해 있는 마궁에 분신과도 같은 마스크만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 기둥 즐거리. 극중 ‘오페라의 유령’이 크리스틴을 납치하여 마궁(魔宮)으로 노를 저어 가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멜로디가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꿈결에서 그가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고 있네요. 나를 불러 주는 그 목소리,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발견할 수 있지요.”라는 노랫말이다. 이 노래로 파페라 샛별로 부상한 주인공이 사라 브라이트만. 흥미로운 점은 1910년 프랑스 추리 작가 가스롱 르루가 발표한 동명 소설을 1986년 10월 뮤지컬로 각색할 때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당시 2번째 부인인 사라에게 뜨거운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이 주제곡을 취입시켜 밀리언셀러로 만든 후일담을 남겼다. 원작에서는 선천적인 기형을 갖고 있는 악한(惡漢) 에릭이 오페라단의 미모의 프리마돈나를 짝사랑하고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자 온갖 악행을 벌이다 어느날 홀연히 종적을 감추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학 전문가들은 공포스러운 존재인 ‘유령’을 통해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름다움, 추함, 선과 악 그리고 죽음과 삶의 의미를 골고루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한다.‘오페라의 유령’은 흉측한 외모의 괴한이 미녀의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에서 동화 ‘미녀와 야수’를 떠올리게 하고 있는 동시에 선과 악을 동시에 갖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피의 복수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86년 영국 공연 이후 88년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오페라계의 아카데미라는 애칭을 듣고 있는 토니상 가운데 작품·남우·감독 등 7개상을 석권했다. 오페레타 형식으로 각색한 주역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뮤지컬계의 미다스 손’으로 칭송 받고 있는 작곡가.73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은 것을 시발로 해서 ‘캐츠’‘에비타’ ‘코니와 칼라’ 등의 뮤지컬을 히트시켰다. 타이틀 곡외에 수십개의 촛불을 배경으로 ‘오페라의 유령’이 불러 주는 ‘Music of the Night’을 비롯해 크리스틴과 라울이 듀엣으로 불러 주는 연가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 등의 삽입곡은 음악 애호가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미스틱 리버’에서 숀 펜의 딸 키티역을 맡았던 에미 로섬이 히로인 크리스틴역을 맡아 영화와 오페라계를 주도할 21세기 유망주로 조명 받고 있다.
  • ‘PDP 특허분쟁’ 日에 승소

    ‘벽걸이 TV’로 알려진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기술을 둘러싸고 국내 전자업체 4곳과 일본 후지쓰가 5년 동안 벌인 특허분쟁에서 대법원이 삼성SDI와 LG전자 등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 마쓰시타가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LG전자 PDP모듈에 대한 수입금지 가처분신청 및 통관보류를 신청하는 등 한·일간 PDP 특허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라 주목된다. 대법원 2부(주심 유지담 대법관)는 삼성SDI,LG전자,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오리온전기 등 국내 PDP 제조업체 4곳이 일본 후지쓰사를 상대로 낸 특허등록무효소송 상고심에서 “후지쓰의 기술은 통상적 수준”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후지쓰 원천기술의 특허 등록이 무효로 결론남에 따라 ‘크로스 라이선스’(상호특허 인정) 방식을 취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앞으로 후지쓰와의 특허 사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플랫형 표시장치의 계조구동 회로 및 계조구동 방법에 관한 후지쓰의 특허 발명은 이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누구라도 특허발명 출원 전 기술로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내용”이라면서 “일본 공개특허 공보에도 실렸고 기술 자체도 진보성이 없다.”고 말했다. 1995년 특허청이 후지쓰가 특허출원한 ‘플랫형 표시장치의 계조구동 회로 및 계조구동 방법’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받아주자 삼성SDI 등은 “후지쓰의 특허 발명은 일반적 지식에 불과하다.”며 무효를 주장,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세계 PDP TV시장은 2001년까지 일본기업들이 97%를 차지했으나 국내 기업들의 급성장으로 올 3·4분기 삼성SDI가 세계점유율 24.1%로 1위를 차지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천성산 고속철 30일 공사재개

    ‘도롱뇽 소송’으로 알려진 경부고속철 천성산 구간 공사중지가처분 항고심 사건에 대해 법원이 2심에서도 각하 및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30일부터 천성산 터널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며, 환경단체측은 대법원에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고법 민사1부(부장 김종대)는 29일 오전 ‘도롱뇽’과 ‘도롱뇽의 친구들’, 내원사 등이 각각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착공금지 가처분신청 사건 항고심 선고에서 각하 및 기각 결정을 내린 1심 선고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도롱뇽 신청부분에 대해서는 ‘자연물인 도롱뇽은 현행법상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으며,‘도롱뇽의 친구들’과 내원사 및 미타암의 신청에 대해서는 ‘터널 공사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다는 증거가 없고, 공단측의 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한 위법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모두 기각했다. 이로써 환경단체측이 재항고할 경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았지만 1심에 이어 항고심에서도 심리 6개월 만에 환경단체측이 패소함으로써 3년간 진행돼 온 고속철 천성산 구간을 둘러싼 법적 논란은 사실상 정부와 공단측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철도공단측은 이날 법원 통보를 받고 곧바로 공사재개를 위한 현장조치를 취한 후 30일부터 본격적으로 북측 터널시점부터 굴착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마니아] 나만의 인형 ‘테디베어’

    [마니아] 나만의 인형 ‘테디베어’

    ■ 혼담긴 ‘테디베어’ 만드는 동호회 ‘부드러움과 따스함이 감도는 폭신폭신한 털, 반짝이는 눈동자와 움직이는 팔다리.’ “꼬박 하루 걸려 만든 자식같은 저놈이 나를 꼼꼼이 들여다보고 있다. 손가락 하나 들어갈 만한 빨간 고깔을 머리에 씌워놓으니 이제 ‘산타클로스 테디베어’가 다됐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 그이에게 선물하면 놀라겠지….” 26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테디베어 공방인 테디클럽.20평 남짓한 공간에 모여앉은 테디베어 마니아들이 꿈과 사랑을 담아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고 있다. 강진옥(37)씨는 “테디베어를 탄생시키기까지의 과정은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면서 “숙련된 전문가도 작업시간이 6시간 정도 걸리지만 그래도 이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애칭에서 따온 ‘테디베어’가 우리나라에 본격 소개된 것은 1990년대 말. 공방주인인 고경원(43)씨가 그 주인공이다. “테디베어가 국내에 유행하기 전인 90년대 초 외국에 출장을 갔습니다. 앤티크숍에 갔더니 테디베어들이 저를 보고 웃고 있더군요. 표정들이 제각각인 게 신기하기만 했어요. 우리나라 봉제완구 곰인형과는 달랐습니다.” 완구회사 디자이너였던 고씨는 그 뒤 공장을 돌아다니며 재료를 얻어 테디베어를 만들어봤다. 그러다가 테디베어에 푹 빠져 홍익대학교 앞에 공방을 만들었다. 테디베어를 사랑하는 사람을 모아 차마시고 수다떨려는 요량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국에 1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사단이 됐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은 김정우(33)씨. 몇 안되는 ‘청일점’이다. 덩치 큰 사내가 바느질 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선물용 테디베어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선수다.5년전 고씨가 펴낸 테디베어 안내책자를 구입한게 발단이 됐다. 테디베어 재료가 부록으로 딸려있어 재미삼아 만들어봤다. “책보며 듬성듬성 바느질해 인형 몸통은 겨우 완성했지만,‘눈’만큼은 통 붙질 않는거예요. 고민하다가 저자를 찾아가 눈을 붙여달라고 했죠.‘화룡점정’을 한 뒤 완성된 인형을 보니 만들 때의 고생스러움은 없어지고 사랑스러움만 남았습니다.” 김씨처럼 ‘선수’들은 테디베어를 남에게 선물하거나 판매할 때 반드시 ‘입양’이라는 말을 쓴다. 혼(魂)을 담아 만든 만큼 인형에도 생명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테디베어를 입양시킬 때는 시원섭섭하지만 신주단지 다루듯 테디베어를 모셔가는 또다른 마니아를 볼 때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테디베어를 분신으로 여기기 때문에 인형에 고급 재료를 써도 아깝지 않다. 고씨가 보여준 한 테디베어는 인조 아크릴 원단이 아닌 알파카(남미 안데스산맥에서 서식하는 동물)털로 만들어졌다. 또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연출하기 위해 플라스틱 눈 대신 유리 눈을 달았고, 코는 실로 수놓은 게 아니라 나무를 깎아 만든 뒤 사포로 문질렀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작품’에는 자그마치 ‘38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고씨의 테디베어에 대한 정성은 끝이 없다.“테디베어를 아는 사람은 이런 스타일의 인형을 보면 제 작품인 줄 알아요. 나무로 만든 코 등은 저만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테디베어 만드는 게 어려운 것은 바느질 같은 게 아니라 나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한국테디베어연합회는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프로젝트명-‘스포츠 속의 테디베어들’. 골프, 농구, 폴로 등의 운동을 하는 테디베어들이 전시됐다. 테디베어의 어원대로 사랑과 돌봄(Love&Care)의 정신을 내리받아 전시회 수익금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증한다. 테디베어에 대한 경매(www.teddymall.co.kr)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테디베어란? 테디베어의 ‘테디’(Teddy)는 미국의 26대 대통령을 지낸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의 애칭에서 따왔다. 1902년 곰 사냥을 나갔던 루스벨트가 해가 지도록 곰 한마리 잡지 못하자, 이를 지켜보던 수행원이 사냥하기 쉽도록 생포한 곰을 가져왔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곰을 풀어주도록 해 죽음을 기다리던 곰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이러한 일화가 알려지자 많은 미국 국민들이 감동했다. 뉴욕의 한 상점에는 ‘테디의 곰’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형이 등장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테디베어는 이듬해 독일에서 열린 박람회에 소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 상품이 됐다. 디즈니 인기 만화 캐릭터인 푸우곰 역시 테디베어의 일종으로 만들어져 상업화에 성공했고, 외국에는 테디베어 전문 수집가가 있을 정도다. 루이뷔통이 특별제작한 테디 베어 가운데 무려 2억 3000만원이나 나가는 것도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테디베어 만들기 “나도 테디베어를 만들 수 있을까?” ‘테디베어’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바느질 방식는 공그르기와 박음질 두가지다. 바느질만 알면 테디베어를 만드는 방식을 절반 이상 아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본 재료로 칼과 바느질 도구 정도가 필요하며 세부품목이 담긴 8000원∼3만 5000원선의 ‘DIY(혼자서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재료)키트’는 서울 동대문 종합상가지 등에서 구입 할 수 있다. 혼자 만들기 어렵다면 테디클럽(www.teddyclub.co.kr)에서 ‘재료와 도구→바느질 방법→옷본 이해하기→옷본작업과 재단하기→머리 만들기→몸체만들기→나사 등으로 관절 연결하기→솜채워넣기→표정연출하기’ 등 9단계 제작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시연)을 참조하면 된다. 또는 500개 안팎의 인터넷 동호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테디베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오리역에 위치한 유아전문 테마쇼핑몰인 ‘베어캐슬’(www.bearcastle)에서는 동화속 테디베어, 세계 각국의 민속의상을 차려입은 테디베어를 만날 수 있다. 걸리버, 피터팬은 물론 심청전 홍길동 등 국내 동화의 주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 제주도 중문관광 단지에 위치한 테디베어 박물관(www.teddybearmuseum.com)에서는 1200평 규모로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테디베어와 테디베어의 역사, 테디베어와 함께하는 모험 등을 접할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존 엘리엇 가디너 내한공연

    진정한 클래식 팬이라면 12월을 흥분으로 맞을 것 같다. 영국이 낳은 정격(正格)연주의 거장 존 엘리엇 가디너(61)가 새달 1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그의 내한무대는 지난 96년 이후 8년 만이다. 정격연주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 등을 원전(原典) 그대로 재현하는 것. 현대적 연주와 대비되는 스타일로,2차대전 이후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이번 내한길에도 가디너가 지휘하는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가 동행한다.96년 첫 내한무대에서 바흐의 ‘b단조 미사’로 정격연주의 진수를 선보였던 주인공들이다. 올해 무대에서는 36세에 요절한 영국의 천재 작곡가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아이네아스’, 퍼셀 사후에 헌정된 템페스트 중 ‘서곡’과 ‘넵튠의 가면’을 정격연주할 예정이다. 15세에 지휘를 시작한 가디너가 자신의 분신과 같은 몬테 베르디 합창단을 창단한 것은 케임브리지대학에 재학 중이던 1964년. 고음악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던 가디너는 몬테 베르디의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를 원전 방식으로 연주하기 위해 합창단을 만들었다. 이후 1968년 몬테 베르디 오케스트라를 따로 결성했고,1978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를 창단했다. 지난 40여년간 세계 전역을 누빈 그의 오케스트라는 음악에 따라 타이틀을 바꾸기도 한다.19세기 이후의 음악을 연주할 때는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로 명칭을 바꾼다. 250여종의 음반을 발표했을 만큼 레퍼토리도 폭넓다. 몬테베르디, 쉬츠, 퍼셀, 라모 등 바로크 작품은 물론이고 르네상스 시대의 조스캥, 빅토리아, 모랄레스에서부터 슈베르트, 베르디, 브람스 등 낭만주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디도와 아이네아스’에서는 메조 소프라노 레나타 포쿠픽(디도)과 바리톤 벤 데이비스(아이네아스)가 노래한다. 이밖에 소프라노 캐서린 퓨즈, 메조 소프라노 클레어 윌킨슨, 테너 앤드루 부셔, 바리톤 마이클 번디.(02)780-640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한강수타령’ 왈가닥 김민선은?

    ‘한강수타령’ 왈가닥 김민선은?

    ■ 누구나 비밀은 있다 “제가 하마터면 여러분앞에 서지 못할 뻔한 사실 아세요?” 김민선이 출생의 비밀(?)을 살짝 공개했다. 그녀는 1남 4녀 가운데 넷째 딸. 그녀가 태어날 당시엔 이미 위로 세명의 언니가 있었고, 부모님은 아들을 간절히 원하던 상태였다. 그러던 중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뱃속에 가진 뒤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게 됐고, 내심 ‘아들이 아니면 지울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당시 뱃속에 있던 제가 다행히도 초음파 검사 내내 양손으로 몸의 중요 부분(?)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딸인지 아들인지 구별이 불가능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그녀는 또 “어머니께서 ‘꿈이 너무 좋아 마음을 되돌렸다.’고 알려주셨다.”면서 “어머니가 황금으로 된 산(山)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시는 꿈을 꾼뒤 곧 저를 낳으셨고, 장래에 큰 인물이 될 것을 예견하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저는 여러분들 앞에서 연기를 하며 기쁨을 전하라는 하늘의 계시로 태어난 것 같아요. 제 가족은 물론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김민선이 되겠습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생동감도 넘친다. 요즘 김민선(25)의 연기에 잔뜩 물이 올랐다. MBC 주말 드라마 ‘한강수 타령(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에서 사고뭉치 ‘미운 둘째 딸’ 윤나영 역을 맡아 열연 중인 그녀가 ‘살아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휘어잡고 있다. 뽀글뽀글 파마를 한 채 남자를 향해 거침없이 육두문자를 쏟아내고,“너 잘났다.”며 큰언니에게 바득바득 대들기 일쑤지만, 전혀 어색하거나 밉게 느껴지지 않는다. 연기 같지 않은, 실감나는 연기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과 쾌감을 이끌어낸다. 드라마 ‘유리구두’, 영화 ‘하류인생’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그녀지만, 유독 이번 드라마 연기에 혼이 실려있는 이유는 뭘까. #연기를 통해 어머니를 만나다 “영화 ‘하류인생’이 어머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면, 드라마 ‘한강수 타령’은 어머니께 철들어가는 딸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작품이에요.” 최근 어머니를 잃는 아픔을 겪은 그녀는 “나영의 연기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께 그동안 못다한 말을 전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드라마 ‘한강수 타령’의 출연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평소 어머니께 ‘사랑해요’라는 말을 마음에 담아 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돌아가신 뒤 그저 ‘한’으로 남을 뿐이죠. 극중 나영의 입을 통해서나마 한마디 ‘사랑해요’라는 말을 전해 드리고 싶었어요.”극중 어머니인 고두심을 친어머니라고 여기며 연기하고 있단다. 연기를 연기로 느끼지 않아서일까. 주위에서는 그녀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녀는 “기분좋다.”면서도 겸손한 답변을 내놓는다.“재첩국 같이 진한 맛은 없어도 담백한 맛이 있는 드라마여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것 같아요. 그 안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둘째딸인 나영이 있죠. 어느 연기자가 맡았어도 칭찬을 받았을 거예요.” 그녀가 보는 자신의 ‘분신’인 나영은 어떤 인물일까. 그녀는 “갈피 못잡고 어디로 튈지 모르죠. 정형화되지 않은, 한마디로 ‘얌체공’같은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여자”라고 설명한다.“드라마속에서는 ‘감초’나 ‘양념’같은 역할이지만, 우리네 딸들에게는 주인공인 셈이죠.” #현실속 김민선을 만나다 고1때 안무를 담당하던 친언니를 따라 방송국에 놀러간 그녀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키로 한 여배우가 펑크를 내 안절부절하던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대타’로 기용,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잡지와 CF모델일을 하며 얼굴을 알렸고,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통해 본격 연기자로 데뷔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여기까지 온 과정도 그러하지만, 앞으로도 급하게 잘 되길 바라지는 않아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인 삶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녀의 평소 성격은 이중적인 모습이다. 일할 때는 붙임성 있고 활기차지만, 집에서는 말없이 혼자있기를 좋아한다. 그녀는 스스로를 ‘완벽주의자’라고 표현한다.“성장하면서는 ‘가족’안에서 그랬고, 지금은 ‘일’이라는 틀 속에서 제 스스로에게 인정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연기’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하기에 일상에서는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하죠.” 그녀는 생각이 많다. 스스로도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할 정도. 연기 준비에 있어서도 그녀의 ‘생각많음’은 그대로 녹아 있다.“새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의 과거사를 일기쓰듯 가공해 정리해요.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의 그를 연기하고 미래의 그를 예견하면 좀더 느낌있는 연기가 나오는것 같아요.” “저는 지금 ‘한강수 타령’을 통해 제 자신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 온 사람이에요. 제 안에 있는 아픔 등 모든 것을 떨어내는 과정에 있죠. 차기 출연작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비워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다음엔 어떤 작품, 역할이 김민선의 또 다른 매력을 끄집어낼까 궁금해진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논술이 술술] 삼국유사/일연지음

    [논술이 술술] 삼국유사/일연지음

    얼마 전 우리 나라의 IT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이며,V3라는 바이러스 백신의 개발자로 유명한 안철수씨가 자사 연구소 직원들에게 전한 ‘우리는 진정한 인터넷 강국인가?’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이 글에서 안씨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만, 외국 기업의 지배에 종속되어 있는 기술적 수준과 사용자의 이용 행태의 문제와 함께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며 IT산업의 현실과 전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 경제는 ‘문화 경제’라고 불릴 정도로 문화적 주체성과 다양성의 실현이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분신사마’,‘여고괴담’ 등의 영화에서 드러나듯이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드러나는 귀신의 모습도 자신의 한을 풀어주기를 기원하던 전통의 그것들과는 거리가 멀어졌으며, 신화와 전설의 배경들도 각종 ‘팬터지’소설이나 게임, 만화 등에서 나타나듯이 서양 중세의 마법사들과 요정이 판치는 공간들로 바뀐 지 오래이다. 이미 초등학생들까지 내려간 ‘빼빼로데이’,‘화이트데이’ 등 각종 정체 불명의 ‘데이’들도 심각성을 더해준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이미 우리의 꿈과 상상, 정서뿐 아니라, 영원한 회귀의 고향인 ‘신화’와 ‘전설’의 무대까지도 ‘서양’과 ‘일본’에 점령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일까? 이러한 질문이 논리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나타났다는 사실 자체가 정체성 상실의 현실을 반영하지만, 우리는 그 답을 찾기 위한 길에 나서야만 한다. 그리고 그 길에서 가장 훌륭한 안내자로서 놓여 있는 책이 바로 ‘삼국유사’일 것이다. 우리 민족이 몽고에 침략을 받던 절박한 시대에 살았던 일연은 뚜렷한 목적 의식으로 ‘삼국유사’를 써서, 민족의 자주성과 우리 문화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었다. 만일 ‘삼국유사’가 전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삼국 이전의 옛 역사에 대해서 중국의 사료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삼국유사’에 실린 다양한 신화와 설화, 그리고 향가와 같은 문학 작품들은 고대 우리 민족의 문화와 사상의 특징들을 가장 원형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중요한 보물 창고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후 나타난 수많은 이야기들과 예술 작품들의 모태로 작용해 왔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 교육에서 관련된 내용을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인지 ‘삼국유사’가 어떤 책인지는 자세히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읽은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삼국유사’를 읽으며 우리는 우리 민족의 상상과 꿈의 특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민족의 정체성에 기반한 새로운 문화적 창조의 계기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 (unidream.co.kr) ■생각해보기 ▲‘삼국유사’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자. ▲‘효선’편에서 드러난 고려시대 ‘효’ 의식의 특징에 대해 써보자. ▲‘가락국기’ 설화 속에서 나타난 ‘구지가’의 문학사적 의의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설화를 통해 나타나는 고대인들의 의식과 언어관의 특징에 대해 적어보자. ■독서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1∼고3 -관련 교과:국사, 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삼국사기(김부식), 이야기 한국사(이이화) -기출논제:1996학년도 서강대 논술
  • 소버린 공시위반에 ‘1조6500억 증발?’

    소버린 공시위반에 ‘1조6500억 증발?’

    ‘부도덕한 소버린 탓에 1조 6500억원어치를 날렸다?’ SK㈜ 소액주주들이 지난해 소버린자산운용의 ‘외국인투자촉진법 10%룰 위반’ 기간에 무려 1조 6500억원의 투자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소버린은 현재 1조원가량의 주식평가 이익을 챙겨 ‘극과 극’을 달리는 형국이다. 따라서 지난해 ‘소버린의 10% 룰 위반’을 기소유예로 처리했던 검찰측에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SK㈜의 이날 종가는 5만 8900원. 소버린의 ‘10%룰(외국인이 10% 이상의 주식을 취득할 때 사전 공시)’ 신고 지연 기간인 지난해 4월 4∼9일까지 6일간의 SK㈜ 평균 주가는 1만 737원, 주식 거래량은 3440만주으로 집계됐다. 소버린이 제 때 공시를 했다면 인수·합병(M&A) 호재로 소액주주의 ‘손바뀜’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현재의 주가로 계산하면 ‘개미’들은 주당 4만 8000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엿새만에 1조 6500억원 증발(?) 소버린은 지난해 3월26일 SK㈜ 주식 300만주 매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SK㈜ ‘M&A행보’를 내디뎠다. 4월3일에는 SK㈜ 지분 8.64%를 취득했고, 증권거래법 ‘5%룰’에 따라 첫 지분 보유를 공개했다.4일에는 지분 10.50%를 확보했지만 9일에서야 사전 공시를 했다.5일간 공시 위반을 한 셈이다. 이 기간에 소액주주들은 소버린의 적대적 M&A 의도를 모르고 SK㈜ 주식 3440만주를 거래했다. 반면 소버린은 M&A 목적을 숨긴 채 헐값으로 SK㈜ 주식을 매입했다. 이는 소액주주들이 당시 M&A 호재를 알고 매각하지 않았다면 현 주가로 1조 6500억원의 평가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또 중간에 매각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은 주당 수만원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날린 셈이다. 경영권 분쟁 덕분에 SK㈜의 주식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은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소버린은 ‘미필적 고의’ 소버린측은 그동안 ‘외투법 10%룰’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제임스 피터 대표는 지난해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 이후 이틀만에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외투법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의 고발 전까지 소버린 대표는 전주(錢主)인 첸들러 형제였으며, 산자부의 고발 이후 대표를 현 대표인 제임스 피터로 바꿨다. 첸들러 형제를 보호하기 위한 속셈이다. 또 당시 소버린의 법률 자문은 국내 최고 로펌인 ‘김&장’으로, 외국인 투자의 기본인 ‘외투법’을 몰랐다는 것은 소버린측이 김&장의 실력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김&장은 외국인에 대한 법무서비스를 많이 하는 만큼 소버린에 외투법 설명을 실수로 빠뜨렸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소버린의 사전 인지에 무게를 뒀다. 소버린이 사전에 ‘알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은 더 있다. 소버린은 기업결합 심사를 피하기 위해 15%룰을 사전에 파악해 14.99%만 매입했다. 국내 사정에 그만큼 정통하다는 방증이다. ●“명백한 역차별…사실 여부 다시 가려야” 검찰은 지난해 소버린의 기소유예 처분 배경으로 ▲신고 지연 기간이 짧고 ▲일반인 투자자 피해가 없었으며 ▲뚜렷한 범행의도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같은 검찰측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우선 일반 투자자의 손실이 사실상 발생했으며, 법원도 지난해 ‘의결권침해금지가처분신청’ 기각 판결에서 소버린의 경영권 장악 의도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또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M&A 과정에서 증권거래법 5%룰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최근 불구속 기소를 결정, 소버린과 KCC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당시 수사 부장검사인 민유태 고양지청 차장 검사는 “소버린의 위반사항은 외투법에 대한 법 취지를 감안할 때 절차상의 문제”라고 설명했다.SK 관계자는 “KCC와 소버린은 법 조항만 다를 뿐 위반 사실은 같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시·정부 또 ‘맞장’

    서울시가 중학교 교원봉급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정면대응에 나섰다. 시는 정부가 공립 중학교 교원 봉급을 지방자치단체가 항구적으로 부담하도록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 국회에 제출한 데 대해 22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 안준호 시 재정분석 담당관은 “국가가 맡아야 할 의무교육기관인 중학교 교원의 봉급 전액을 서울시에 항구적으로 부담시키는 개정안은 지방자치법과 지방교육기본법상 부여된 지자체의 자주재정권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01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중학교 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키로 결정하면서 국가재정을 감안,2004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지자체들이 부담한다는 내용의 제12조 특례규정을 둔 것은, 시한이 끝난 뒤엔 국가로 이관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개정안 상정은 무책임한 법규위반이라고 덧붙였다. 특례규정 시효만료에 따라 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2816억원에 이르던 중학교 교원 봉급을 단 한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 담당관은 “교원의 봉급을 지자체의 교육재정에 부담시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발상”이라고 맞받아쳤다. 송한수기자onekor@seoul.co.kr
  • “남민전등 10대의혹 진상 밝힌다”

    경찰이 국가기관 중에는 처음 과거사 진상규명 대상 사건을 선정했다. 경찰청은 18일 과거 경찰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불법행위의 진상을 스스로 규명하기 위해 민간위원 7명과 경찰 5명으로 구성된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종수 한성대 교수)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9층 회의실에서 발족식에 이어 1차 정기회의를 갖고 민청학련, 남민전, 민청련, 서울대 깃발, 강기훈 유서대필·자주대오·진보의련·나주부대·보도연맹원 학살 의혹, 대구폭동 양민사살 의혹 사건 등 10건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74년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79년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준비위원회) 사건은 유신 당시 반체제로 낙인 찍혔던 시국사건이다.85년 민청련(민주화운동청년연합), 서울대 깃발(민주화추진위원회)사건은 군사정권 시절 반체제 운동으로 탄압받았다가 이후 민주화 운동으로 복권됐다. 자주대오(활동가조직), 진보의련(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연합) 사건은 90년대 대표적인 시국사건이며,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은 91년 강기훈씨가 전국민주운동연합 동료 김기설씨의 분신 자살 당시 유서를 대신 쓴 혐의로 옥고를 치른 사건이다. 나주부대 사건은 50년 전남 해남, 완도, 진도 일대에서 경찰관으로 구성된 ‘나주부대’가 북한 인민군의 공격에 밀려 후퇴하면서 인민군으로 위장,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보도연맹원 학살은 좌익 운동을 하다 전향한 사람들로 조직된 반공단체인 국민보도연맹 구성원들을 한국전쟁 발발 후 정부와 경찰이 무차별 처형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대구폭동 양민사살은 1946년 대구폭동 당시 진압 경찰이 좌익이 아닌 양민을 사살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본격 성인 연기 나서는 이유리

    본격 성인 연기 나서는 이유리

    신세대 연기자 이유리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가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올해 영화 ‘분신사바’를 통해서 스크린에,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를 통해서 정통 드라마와 성인 연기에 첫 발을 들이는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그녀는 “무엇보다도 내면적으로 성숙한 변화를 겪은 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던 아역 이미지의 원인이 됐던 ‘젖살’이 빠지면서 성숙한 인상을 풍기게 됐단다.“지난해 쉬고 1년만에 복귀하니 ‘성형했냐?’고 묻는 사람들까지 생겨나더라고요.(웃음)” 성격도 차분하게 변했단다.“원래 엉뚱하면서도 조급한 성격이었어요. 주위에서 ‘이제야 여성으로 보인다.’고 할 정도니 정말 부드러워지긴 했나봐요.(웃음)” 그녀는 이 모든 변화가 “올해 종교를 갖게 되면서 비롯된 것 같다.”고 설명한다.“올초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어요. 하나님을 마음속에 모시게 된 이후 제 자신을 물론 주위 상황까지 많은 변화가 생겨나더라고요.” 그녀는 난생 처음 운동에도 재미를 붙였단다. 주로 헬스클럽에 나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저같이 마른 사람도 근육이 만들어지더라고요. 배에 ‘王’자 같은 것이 생겨나더라니깐요?정말이냐고요? 나 원참, 보여드릴 수도 없고….(웃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첫경험’엔 언제나 ‘떨림’과 ‘설렘’이 함께 하기 마련. 중요한 것은 경험의 강도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떨림’과 ‘설렘’을 얼마나 여유롭게 받아들이느냐다. 신세대 연기자 이유리(22)는 이같은 ‘기분좋은 긴장감’을 즐길 줄 아는 배우다. 영화 ‘분신사바’ 개봉 당시 만난 뒤 불과 4개월만에 또 마주 앉은 그녀는 ‘연기의 맛’에 빠져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묘한 매력을 전해주던 여린 얼굴 한편의 싸늘한 미소와 오싹한 눈빛은 들뜬 목소리와 생기어린 표정에 가려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과연 어떤 첫 경험이 그녀를 이토록 달라지게 만들었을까. #처음 맛보는 연기의 참맛 그녀는 데뷔 4년만에 KBS 2TV 주말드라마 ‘부모님 전상서(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를 통해 첫 성인연기에 나섰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안성미’. 집에서는 어리광쟁이 예쁜 막내딸이지만, 직장에서는 일을 똑 소리나게 해내는 신세대 커리어우먼이다.‘학교 4’‘러빙 유’‘명성황후’‘노란 손수건’ 등을 통해 나이에 걸맞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그녀지만,‘부모님 전상서’를 통해 “이제야 진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미소짓는다. 그녀는 “연기하는 즐거움에 푹 빠지다 보니 극 초반에 느꼈던 ‘떨림증’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연기하는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죠.NG가 나도 마냥 즐거워요. 일주일에 무려 6일이 야외 촬영이라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날아갈 듯이 가벼워요.” #연기 전환점,‘부모님 전상서’ ‘부모님 전상서’가 자신의 연기인생에 있어서 한 ‘기점’이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한다.“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어요. 이 작품을 통해 제대로 된 연기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습득하고 있죠. 촬영현장이 곧 연기학원이고, 여러 선배님들이 훌륭한 선생님인 셈이죠.” 무엇보다 아역 이미지를 벗고 본격 성인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 될 드라마라고 강조한다. 그녀는 요즘 화장실에 갈 때는 물론 하루종일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산다.“대본에 있는 대사를 연기하듯 녹음한 뒤 반복해서 듣고 다니며 외우고, 또 제 연기의 부족한 부분도 잡아내요. 김수현 선생님의 대본은 워낙 양이 많은데다 또 말이 어렵기도 하거든요.(웃음)” 하지만 정작 이유는 ‘재미’ 때문.“김수현 선생님께서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새삼 느껴요. 우리 또래의 감성을 잘 알고 계시죠. 극중 성미의 행동과 생각을 보면 마치 내가 써 놓은 일기를 보는 느낌이에요. 대사 하나, 행동 하나가 제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인 거 있죠?” #연기에만 욕심 무엇이든지 완벽히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그녀는 연기에 관한 한 욕심만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주위에서 “그 정도면 잘하는 편”이란 칭찬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제 스스로가 만족을 해야 해요. 현장에서 모니터할 때마다 한번도 제대로 만족해 본 적이 없어요. 제 자신이 봤을 때 “괜찮다.”고 평할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녀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 연기자들 중 상당수가 가수와 MC 등 다양한 장르를 노크하는 것이 최근 추세. 하지만 그녀는 연기 이외엔 눈을 돌릴 겨를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저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죠. 연기자라고 연기 능력만 타고 난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현재로는 연기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요. 연기를 알면 알수록 해야 할 게 너무 많더라고요.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려고요.” “다음 작품에서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의 역할을 맡아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요. 이젠 조연이 아닌 주인공으로요.(웃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jongwon@seoul.co.kr
  • [마니아] 사륜구동 오프로드 동호회

    [마니아] 사륜구동 오프로드 동호회

    “현재시간 11월14일 오후 5시40분.(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송추계곡에서 지프 한대가 전복되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윈칭(자동차를 수렁 등으로부터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프 한대로는 힘이 모자라 스네치블럭(자동차를 견인할 때 방향을 맘대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든 도르레 비슷한 장비)을 갖춘 차량이 있어야 한답니다.” 남이 가지 않는 곳을 자동차로 돌아다니며 스릴을 즐기는 마니아 사이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사고현장에서 무전기를 통해 황급하게 전해진 사고 속보다. ●빠져보지 않으면 모른다 진흙탕을 넘어 자갈밭 지나 바위들 틈새를 가르고….‘길 아닌 길’을 달리는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오프로드(Off-road) 동호회. 자동차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주5일제 등 사회여건 변화로 레저 등 생활의 여유를 찾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생긴 모임이다. 힘이 센 ‘사륜구동’ 지프를 몰고 다닌다는 점이 이들의 닮음꼴이다. 인디스(인천 디스커버리) 오프로드클럽 이명수(37·대한지적공사 인천시 중구·옹진군지사 팀장) 회장은 “우리는 ‘폼생폼사’(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라는 의미)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디스커버리(Discovery)라는 동아리 이름에도 신천지 개척의 뜻이 담겼다. 언뜻 생각하기에 ‘폼생폼사’라는 말엔 부정적인 의미도 다소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 동아리 회원들의 대답은 ‘천만에’다. 이준상(40·학원 운영·인천시 계양구 계산2동) 총무는 “누가 보아도 자동차를 멋지게 꾸밀 수밖에 없어 부러움을 산다.”면서도 “진짜 마니아라면, 흔히 생각하듯 도심을 떼지어 누비며 소음을 내는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을 배려할 줄도 알지요. 예컨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고가 난 차량을 보고 그냥 지나친 적이 없습니다.” 보통 승용차로는 엄두도 못낼 언덕배기 등 험난한 길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조난을 당할지 모른다. 따라서 구난용 장비 구비는 필수적이다. 언제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밤낮 가리지 않는 이들에게 무전기는 필수품이다. 험로를 달리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바퀴가 보통과 다르다. 쉽게 말해 경운기 바퀴처럼 홈이 깊게 파였다. 승용차의 경우 지름이 26인치(66.04㎝)이지만 오프로드 차량은 32∼35인치짜리를 많이 쓴다. 큰 것은 1m 넘기도 한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또 차체를 높여야 하는 까닭에 특수 스프링을 단다. 하지만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특이한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꼭 마니아가 된다는 건 아니다. 지프가 적당하기는 하지만 험로라 하더라도 웬만한 곳은 오를 수 있으며, 자동차가 크게 상할 것이라는 염려도 붙들어 매라고 말한다. 이 회장은 자신의 지프를 가리키며 “97년부터 벌써 7년째 이 놈을 몰고 다니지만 보다시피 이렇게 깨끗하지 않습니까”라고 웃었다. ●삶에 있어서는 ‘길이 아닌 길’을 가지 않는다 그와 이 총무가 우연찮게 만나 인디스를 발족시킨 사연도 흥미 넘치는 오프로드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 인천시내에 직장을 갖고 있던 이들은 평소 시내를 오가며 서로가 보기에도 오프로드 마니아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릴 정도로 안팎을 꾸며놓은 상대방의 지프를 눈여겨 보게 됐다. 그러다가 우연히 나란히 신호를 기다리는 터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려서 얘기 좀 하자.”고 제안했다.1999년 여름 어느날 중부고속도로 인근 계산동 사거리에서였다. 당시 이 회장은 다음(Daum)카페의 온라인 동호회 ‘링스’(Lynx=스라소니를 뜻하는 영어단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간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에서, 이 총무는 인터넷 모임 ‘포휠러스’(Four-wheelers)를 통해 오프로드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알고 지내던 인근 마니아들을 소개해 정보를 주고 받았다. 정보란 ‘뛸 마당’이 어디 있으며 어디가 좋더라, 자동차 장비는 어디가 값이 싸더라는 등등…. 아직은 오프로드가 그리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 아무래도 남들이 보기에는 엽기적(?)인 취미여서 자동차를 끌고 스릴을 만끽할 만한 장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리고 두어달 흐른 뒤 이들에게는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인천 영종도에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산악을 깎으며 파진 터가 비를 맞고 바람이 스쳐간 사이에 자연스레 진흙길이 됐고 원래 있던 바위와 어울려 오프로드에 안성마춤인 연습장이 생겼다. 마니아들은 이 ‘길 아닌 길’을 우연히, 그러나 너무나 반갑게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나타났다고 해서 ‘나그네길’이라고 불렀다. 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멀리서 찾지 말고 이곳을 메카로 해 동아리를 따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인천에 사는 마니아 8명이 뭉쳤고, 나중에 7명이 가세해 회원 15명의 당당한 동아리가 됐다. 연령은 28세부터 62세까지 고루 포진해 있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인디스 회원들이 갖는 자부심은 대단하다.“아무리 흔해졌다고는 하지만 자동차와 관계된 취미라 큰 비용이 들고, 따라서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착각”이란다. 원래 카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주축이었던 오프로드 마니아의 세계는 상업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하면서 달라지고 있다고 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직업도 토목공사에서 폭파를 전문으로 하는 닉네임 ‘발파’와 포클레인 기사 등 변변찮은(?) 사람들이 소박하게 모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 역시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를 측량하는 표준지점이 꼭대기에 있어 자동차를 몰고 고생고생 하며 오르다보니 취미가 이 쪽으로 따라왔다.”고 했다. 이들은 오토바이 폭주족과 ‘동급’으로 치는 사회인식을 바꾸고 취미에서 나오는 ‘특기’를 활용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해보자는 데 뜻을 모아 재난구조와 자원봉사에 나섰다.2000년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 ‘인디스 봉사회’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인천시 서구 신현동 등 보통 차량이 오르기 힘든 고지대에 쌀 등 각종 구호품을 실어나른 일은 가슴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2001년 여름 수해 때에는 부평구 부평4동 침수피해 지역을 찾아가 재해복구를 돕기도 했다고 뽐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뒤집힐듯 덜컹덜컹 “높은 산을 오르다보면 거의 눕다시피 해서 운전을 합니다. 내려올 땐 그 반대이지요” 인디스 회원들은 해마다 주로 여름에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사자평’과 지리산을, 겨울이면 강원도 인제·홍천으로 오프로드 투어를 떠난다. 이 회장은 “자동차판 크로스컨트리라 할 오프로드에 맛들이기는 10여년 됐는데 처음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싫어하더라.”면서 “그러나 99년 여름 강원도 인제군 방태산에 간 뒤부터는 언제 갈 거냐고 조르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숲과 개울을 헤치고 해발 1383m인 구룡덕봉 정상에 올라서니 쏟아질 듯 별들이 닿을락 말락 가까워진 풍경에 푹 빠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02년 여름에는 셋째아이가 태어난 지 채 두달이 안 됐는데, 떨어져 지내기는 싫고, 정상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해져 부인과 동행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놨다. 이 총무는 99년 여름 경기도 양주시 장흥으로 갔을 때의 경험을 들려줬다. 진흙과 잡초가 범벅이 된 길을 가다가 수렁에 빠졌다. 다른 지프가 3대 되돌아와 밧줄을 연결,1시간반 만에 겨우 빠져나왔다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 의지하는 사이에 우정은 절로 싹튼다고도 했다. 그해 겨울에는 인제 소뿔산(1127m)으로 갔다. 눈이 허리 높이까지 쌓였는데 ‘땅을 지지는’(이들은 오프로드로 달리는 일을 이렇게 부른다) 데 4시간 걸려 정상을 밟았다.“신을 신지 않았다.”고 말하고는 금방 “지형을 살펴보니 체인을 걸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체인을 신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그들에게는 자동차가 자신의 분신이다. 그는 “언젠가 장흥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줄 모르고 지지다가 군인들이 빨간 깃발을 흔들며 ‘대포 쏜다.’고 해 혼비백산한 적도 있다.”면서 “그러나 전후좌우로 시시각각 출렁대는 가운데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많은 종류의 마니아들이 있지만 잠시도 한눈을 팔면 안되기 때문에 오히려 덜 위험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10년 넘도록 (오프로드를) 해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안전하면서도 진짜 스릴을 느끼지요.”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연극리뷰] ‘꼽추, 리처드 3세’

    [연극리뷰] ‘꼽추, 리처드 3세’

    “세상은 나에게 아무런 즐거움도 주지 않는다. 나는 내가 즐길 수 있는 나의 천국을 만들겠다. 내 머리 위에 왕관이 놓이기 전까지는 이 세상을 지옥이라 생각하겠다.” 지난 5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막 올린 셰익스피어 원작의 ‘꼽추, 리처드3세’는 신체적 불구에서 기인한 열등감을, 대권을 향한 권력욕으로 보답받으려는 한 인간의 악행과 그로 인한 파멸의 과정을 그린 역사 비극이다.15세기 영국 왕가의 실존 인물이기도 한 리처드3세는 형제와 조카를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왕가의 여인들을 농락한 끝에 왕위에 오르지만 반대파의 공격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95년 국립극장 공연 이후 근 10년만에 재공연되는 이번 작품은 회화적이고, 세련된 무대를 연출해온 한태숙 연출가가 사령탑을 맡은 만큼 얼마나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일 것인지에 우선 관심이 쏠렸다. 러시아 무대미술가 알렉산드르 슈스킨이 빚어낸 무대는 그 자체로 관객을 압도하는 힘이 느껴졌다.30m의 깊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30도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를 유지한 무대는 극이 진행되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객석에 전달했다. 왼편에 높이 세운 성벽에 여러 개의 문과 창문을 달아 활용하고, 대형 거울로 주인공의 내면을 되비추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뛰어난 이 무대는 장점인 동시에 약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드넓은 공간감으로 역동성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관객이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하게 하는 밀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 때문인지 무대에는 리처드 3세역을 맡은 안석환만이 ‘홀로’ 빛났다. 악인이면서도 연민을 느끼게 하는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주도면밀하게 표현해낸 그의 연기가 워낙 뛰어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장영남(앤), 고수민(엘리자베스) 같은 쟁쟁한 배우들의 매력이 무대에 짓눌려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옳을 것 같다. 리처드3세의 분신격인 독거미의 출몰과 에드워드의 정부인 쇼어 부인을 여장남자로 설정한 연출가의 의도가 극 속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못한 까닭도 이같은 맥락에서 기인된 듯싶다.28일까지.(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립학교법 찬반 집회

    사립학교법 찬반 집회

    휴일 서울 도심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찬성·반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등 38개 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교육법 개악저지 공동연합은 7일 서울역 광장에서 ‘사립학교법·교육법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 교육자대회’를 열고 “여당은 사학법 개악안을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국 사립·국·공립학교 교장, 이사장, 총장 및 교사·교직원 등 1만여명은 결의문에서 “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즉각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및 헌법소원 등 법률불복종저항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 조용기 회장은 대회사에서 “개방이사제는 법인마다 3명씩의 ‘조직화되고 의식화된 특공대’를 배치해 사립학교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윤종건 회장은 “사학의 특수성과 자주성을 무시하려는 시도는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반면 전국교수노동조합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걷기대회’를 열고 “국회는 반드시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사학의 공공성·투명성·민주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5년간 교육부의 감사에서 사학당국의 횡령 또는 부당 운영으로 대학에 손실을 끼친 액수가 2000억원에 달한다.”면서 “법인이사회의 독점적 권한 행사, 친족 위주의 이사회 구성 및 족벌 경영, 폐쇄적·비민주적 운영 등을 가능케하는 현행 사립학교법의 독소조항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남 사무국장은 “기본적으로 사학의 출연재산은 사유재산이 아닌 공공재산”이라면서 “사학의 횡령·비리에 ‘계고기간’을 주는 등 관대한 현행 제도를 바로잡고 교원 임명 등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종묘공원까지 행진하며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LG “파나소닉코리아 특허침해” 제소

    일본 마쓰시타전기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LG전자가 ‘맞소송’으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LG전자는 3일 “마쓰시타의 한국법인인 파나소닉코리아가 수입판매하는 PDP TV가 본사의 특허인 전극분할기술, 패널구동 린술을 침해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특허침해중지 및 손해배상을 포함하는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문제삼은 기술은 PDP 패널의 듀얼스캔기능을 높여주는 전극배치구조에 관한 기술과 오방전을 막는 데 효과적인 PDP 패널 구동방법과 관련된 것이다. LG전자는 또 ‘불공정무역행위조사 및 산업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산업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파나소닉코리아의 PDP TV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는 수입제재 조치도 신청했다. 이르면 3개월내에 결론이 나온다. 마쓰시타의 LG전자 PDP 수입금지가처분신청에 따른 수입금지청구권 부존재 확인소송을 준비 중이며, 도쿄세관이 통관보류 결정을 내리면 즉각 이의신청을 내기로 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한·일 PDP大戰 ‘2R’

    한·일 PDP大戰 ‘2R’

    한·일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특허 분쟁이 다시 불붙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마쓰시타전기는 지난 1일 LG전자가 자사의 PDP 관련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도쿄 법원과 세관에 LG전자 PDP 모듈에 대한 수입금지 가처분신청 및 통관보류 신청을 냈다.1주일 정도 뒤면 통관보류 여부가 결정된다.LG전자는 즉각 맞소송을 내면서 마쓰시타 PDP TV의 국내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등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마쓰시타는 삼성SDI,LG전자와 함께 세계 PDP업계 1위자리를 다투고 있다.PDP외에도 파나소닉,JVC, 내쇼날 브랜드로 각종 디지털 가전과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며 지난해 62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기업이다. 일본 후지쓰와 삼성SDI간 벌어졌던 특허분쟁이 타결된 지 5개월 만에 재점화된 한·일 분쟁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권 다툼과 연계돼 있다. 일본 PDP업체들의 연이은 ‘특허시비’는 불과 3년 만에 세계 1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한국 PDP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LG전자-마쓰시타 ‘정면충돌’ 두 회사의 특허분쟁은 지난해 8월 마쓰시타가 PDP 패널의 열을 발산시키는 방열기술 등 자사특허 5건을 LG전자가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LG전자도 마쓰시타가 자사의 전극분할(화면의 속도와 선명도를 높이는 기술) 특허 등 5건을 침해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4차례에 걸쳐 크로스 라이선스(교차특허)를 전제로 협상을 벌여오다 마쓰시타의 ‘선공’으로 전쟁은 시작됐다. LG전자는 2일 일본 법원에 수입금지청구권 부존재 확인소송을 내고 마쓰시타 한국법인(파나소닉코리아)을 상대로도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또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조사를 의뢰해 마쓰시타의 PDP TV에 대한 수입·판매 금지 및 반입배제, 폐기처분 조치를 건의했다. 나아가 전 세계에서 마쓰시타 제품의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제소를 검토 중이다. 정부도 일본정부에 ‘항의서신’을 보낼 방침이다. LG전자는 마쓰시타가 자사의 특허라고 주장하는 기술은 PDP 이전에도 평판디스플레이(FPD)와 LCD업계에 이미 널리 퍼져 있던 기술이어서 특허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3월 일본특허청이 펴낸 ‘특허출원기술동향조사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표시품질 개선, 고해상도, 저소비전력화 기술에서 앞서고 마쓰시타는 동작특성 개선, 고신뢰성화, 계조표시 개선기술에서 앞서는 등 두 업체의 기술수준은 별 차이가 없었다.LG전자 함수영 특허센터장은 “현재 PDP 수출물량 중 일본세관을 통과하는 물량은 월 100대 미만으로 통관보류 조치가 내려져도 수출 및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급성장하는 한국 PDP업계를 견제하기 위해 후지쓰에 이어 마쓰시타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업체 연이은 특허시비, 왜? 지난해 24억달러에 달했던 전 세계 PDP시장은 올해 80% 성장이 예상돼 43억달러로 커진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이 가운데 삼성SDI와 LG전자가 각각 24%,23%의 점유율로 1,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쓰시타가 17%, 삼성SDI와 특허분쟁을 벌였던 후지쓰와 히타치의 합작사인 FHP가 15%,NEC가 10%로 뒤를 잇는다.2002년만 해도 삼성SDI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8%,12%로 마쓰시타 21%,FHP 28% 등 일본업체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업체들은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생산능력을 끌어 올려 단숨에 일본업체들을 추월했다. 앞으로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마쓰시타는 내년이면 월 17만 5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각각 28만 5000대,25만대인 LG전자와 삼성SDI에 맞설 만한 수준이 된다. 설비투자에서 뒤처진 일본업체로서는 자신들의 강점인 특허기술로 한국업체들을 견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법정소송보다 일본업체에 유리한 ‘관세정률법’을 적절히 활용, 국산제품의 일본 수출에 제동을 거는 것이 특허료 협상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본때 보이겠다” 이번 분쟁은 법적분쟁이 먼저 일어난 뒤 협상으로 문제가 해결된 삼성SDI-후지쓰 경우와 달리 ‘크로스 라이선스’ 협상이 틀어진 뒤 마찰이 불거졌기 때문에 장기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LG전자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툭하면 특허시비를 거는데는 후발주자인 한국업체들이 그동안 특허협상에서 ‘저자세’를 보인 탓도 있다.”면서 “유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PDP 분야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몇달 만에 기술의 흐름이 바뀌는 첨단산업인 만큼 특허소송으로 오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기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쿄 세관의 통관보류로 격화됐던 삼성SDI와 후지쓰의 특허분쟁은 지난 6월 초 양사가 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을 맺으면서 4개월 만에 타결됐다. 한편 LG전자는 후지쓰와도 특허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자사의 특허를 이용한 크로스 라이선스로 분쟁을 피해가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여성 & 남성] 아바타에도 性차별

    [여성 & 남성] 아바타에도 性차별

    당신은 여자다. 때문에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군인도, 경찰도, 복서도 될 수 없다. 서있을 때는 한쪽 무릎을 살짝 굽힌 ‘귀여운 자세’가 필수이다. 만일 당신이 남자라면 남자답지 못한 긴 머리도, 눈물도 금지다. 사이버 세상 속 아바타가 성별 편견을 학습, 강화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여성주의인권위원회는 최근 싸이월드의 ‘미니미’, 다음, 핫메일의 아바타 등 ‘사이버 세상 속 분신’을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를 내놓았다. 결론은 ‘해당 사이트는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현실 속 성별 편견을 학습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해당 사이트는 아바타의 성별에 따라 서있는 자세부터 달랐다. 남성은 정면을 반듯하게 보고 있는 ‘당당하고 여유 있고 적극적인’ 자세인 반면, 여성은 발을 안쪽으로 모으고 무릎 아래를 살짝 굽히는 등 ‘수줍고 조신하고 소극적인’ 자세였다. 또 여성 아바타는 대체로 홍조나 눈물 등으로 귀여운 표정을 꾸밀 수 있었지만, 남성 아바타에게 제공된 짙은 눈썹 등은 선택할 수 없었다. 남성에게는 반대로 눈물을 흘리는 표정 등이 아예 허용되지 않았다.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담배 피우기, 군복이나 경찰제복 입기 등도 여성 아바타는 불가능했다. 여성주의인권위원회는 “이용자들의 현실 속 나와 사이버 공간 속 나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아바타를 통해 전형적인 기존 성별 통념과 고정관념을 학습시키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기존의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직종분리·고정관념 등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성적소수자인 동성애자 등 성 정체성이 다르거나 성별 구분의 틀 안에 있고 싶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는 소외감을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폭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또 여성은 사이버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성별을 자동 노출시키는 것은 인권침해적인 요소”라면서 “해당 사이트 제작자들은 이용자들의 개성이 좀 더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도록 성별 이분법에 기반한 현재의 사이버 공간을 수정해 나가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집창촌 ‘충돌전야’

    성매매 특별법 실시에 따른 한달 동안의 집중 단속 기간이 22일로 끝난다. 전국 집창촌 업주와 성매매여성들은 “23일 0시부터 일제히 불을 켜고 영업 재개를 강행할 것”이라고 천명한 반면 경찰은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방침을 밝히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단속계속땐 연합시위 vs 집시법따라 처벌 영업 재개를 하루 앞둔 21일 밤 업주와 성매매여성들은 “모두 구속되는 한이 있어도 무조건 영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지역 집창촌 대표인 김모(31·여)씨는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면서 “불 켜놓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단속하겠지만, 우리도 성매매 사실의 입증을 요구하는 등 최대한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이른바 ‘청량리 588’에서 일하는 안모(25·여)씨도 “첫번째 집회 때만 해도 무관심했는데, 갈수록 생계가 막막해 19일 집회에 나갔다.”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주 모임인 한터전국연합의 강현준(52) 사무국장은 “분신·삭발 등 극한 행동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단속이 계속되면 주변 상인과 전국의 유흥업·숙박업자들과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이 ‘변함없는 강력한 단속’을 지시하는 등 “어림없다.”는 반응이다. 청량리 588을 관할하는 청량리경찰서 김용택 서장은 “업주들이 단체입건을 말하고 있지만 하나하나의 구체적 사건을 엄격하게 증거에 입각해 처벌할 것이므로 업무마비 우려는 없다.”고 잘라말하고 “불법 시위를 한다면 그 또한 집시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를 담당하는 종암경찰서 관계자도 “법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단속 수위는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자활대책 실태와 문제점 성매매여성들은 “정부가 현실적인 자활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단속만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성매매여성이 많게는 1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어림잡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말하는 재활기관의 수용인원은 750명뿐”이라면서 “그것도 프로그램이 꽃꽂이·미용 등으로 한정되어 현실성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교육이 끝나면 창업비용으로 3000만원을 대출해 준다지만,3년 안에 갚아야 한다.”면서 “무슨 수로 갚을 것이며, 국가에 갚아야 하는 선불금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여성계도 일부 공감을 표하고 있다. 다시함께쉼터 권순영(39·여) 소장은 “선진국에서도 성매매여성이 자립하기까지는 3∼5년이 걸리는데, 우리는 보호시설에서 6개월이나 1년 안에 떠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본 대책·인식 변화 필요 전문가들은 성매매 특별법이 지속적 성과를 거두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국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지원(55) 변호사는 “이번 단속은 성매매여성을 공급하는 업주를 타깃으로 경각심을 주는 계도의 효과가 있었다.”면서 “‘수요자’인 남성들의 유흥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강자(59·여) 전 종암경찰서장은 “강물의 오염을 막으려면 우선 음성적 불법 투기부터 막고 오염물을 정화한 뒤 배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음성적 성매매부터 단속해 개방형으로 유입시켜 관리하고 대책을 마련해주면서 정화시키는 ‘한시적 규제주의’가 적합하다.”고 제안했다.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상임연구위원은 “무엇보다 가난하고 일자리 없는 여성이 성매매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사회안전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라고 밝혔다. 김효섭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시인 김남주

    문학이 머문 풍경-시인 김남주

    시인 김남주는 글로 ‘지금’을 말한다.‘당신은 묻습니다/언제부터 시를 쓰게 되었느냐고/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투쟁과 그날 그날이 내 시의 요람이라고’(‘시의 요람 시의 무덤’에서) ‘김남주 평전’을 쓴 대구가톨릭대 강대석(철학과) 교수는 “시인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혁명가로서 불꽃같이 살다 갔다.”고 평했다. 시인 스스로도 “나는 사랑하고 증오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시에서 적었다. 이처럼 사랑과 증오를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 지난 70∼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저항한 민중시인 김남주. 1994년 2월,48세로 사망(췌장암)하기까지 길지 않은 고단한 삶 속에서 그는 470여편의 시를 남겼다. 감옥생활 9년3개월 동안 칫솔을 갈아 우유곽에 300여편의 시를 눌러냈다. 암울한 시절, 햇볕으로 나온 시들은 희망의 메시지로 퍼져나갔다. ●제도권이 싫다. ‘해남의 수재’이던 시인은 광주의 명문고교에 들어가지만 사회과학서적과 더 가까워졌다.1965년 2학년 때, 한·일회담 반대 데모가 한창이었다.“좋은 학교, 우수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책상만 지켜야 되겠느냐.”며 시위 참가를 소리쳤지만 메아리로 끝났다. 번민하던 그는 이후 학교를 그만뒀다. 같은 고향이자 해남의 2대 수재였던 평생 친구 이강(58)씨는 “시인은 마음씨가 선(善) 그 자체였다. 오죽했으면 박석무(광주 5·18기념재단이사장) 선배가 남주한테 ‘물봉(호구)’이란 별명을 지어줬겠느냐.”고 웃었다.“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뜻을 꺾지 않던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시인의 삶은 저항과 투쟁의 연속이었다.1946년 전남 해남군 삼산면 봉학리에서 3남3녀의 둘째로 태어났다. 머슴살이로 중농을 이룬 부친으로서는 남주가 그의 분신이자 희망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유달리 영어를 잘했던 그는 영국시인 바이런의 시를 암송하던 꿈 많은 문학소년이었다. 고교 때 광주 미문화원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원서를 훔쳐 읽었던 일화도 있다. 시인이 전남대 영문과를 택한 것도 외국의 진보적인 서적을 맘껏 읽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대학생활 내내 강의실에 나온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밖으로만 돌았다. 강대석 교수는 “시인은 끝까지 지식인과 혁명가의 순결을 지키며 살았다.”고 그의 평전에 기록했다. ●나는 꿈꾼다. 고등학교 때 늘상 자취방에서 함께 뒹굴었던 이강씨는 “당시 광주 계림동에 헌 책방이 즐비했는데 책을 유달리 좋아했던 남주는 시간만 나면 이곳에 들러 서적을 탐독했다.”고 말했다. 시인의 엄청난 독서량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사상적 토대로 자리매김된다. 이씨는 “당시 남주의 인식론은 아나키즘적 경향을 보였던 것 같다. 반미주의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국내 모순의 근원을 미국에 두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지인들은 그를 완벽주의자로 봤다. 허점을 보이지 않고 피해를 안 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시인은 늘 “글쓰는 사람들이 재주는 있지만 동·서양 고전을 아우르는 철학사상이 빈곤한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교시절 싹튼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은 대학 졸업반이던 73년 3선개헌 반대운동의 불쏘시개가 된 지하신문 ‘함성’으로 이어졌다. 반공법 위반으로 첫 구속되는 계기다.75년 인혁당 관련자들에 대한 사형집행은 김남주를 투사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그의 데뷔작인 ‘진혼가(1974년)’에서 ‘공포(고문)야말로 인간의 본성을 캐내는 데 가장 좋은 무기’라고 정의했다. 78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남민전)에 참여해 소식지인 ‘민중의 소리’를 제작해 돌렸다. 이듬해 체포돼 15년형을 선고받고 9년만인 88년 가석방된다. 이 해 연인이자 동지였던 박광숙(교사)씨와 가정(1남·현재 14살)을 꾸리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등으로 5년가량 모처럼 창작세계에 몰두하게 된다. 스스로 ‘시인’으로 불리기를 바라던 시인이 대학시절,“그래도 얘기가 통하는 친구”라고 말했다는 이경순(전남대 영문과) 교수의 회고다.“그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스스로 시인이라고 했어요. 시인이 되고 싶다고 늘 말했지요. 그의 빼어난 언어감각이나 해독 능력에 혀를 내둘렀어요.”지난 74년 이래 시인과 두터운 교분을 유지했던 염무웅(영남대·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교수는 “그가 살았던 때는 ‘꽃 속에 피가 흐른다’고 읊어야 할 만큼 가혹했다. 자신이 몸으로 겪은 그 시대를 꾸미지 않은 목소리로 외친 김남주의 삶이 곧 시였고 투쟁”이라고 말했다. ●김남주를 알자. 시인의 생가에는 현재 동생인 덕종씨가 살고 있다. 전국에서 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지난 2월 시인의 10주기를 맞아 민족문학작가회의는 김남주의 실천적 삶과 정신을 기리는 추모 문화제를 열었고 출판계에서는 그의 평전과 시선집을 잇따라 펴냈다. 염 교수는 ‘꽃 속에 피가 흐른다’라는 시선집을 출간했다. 혁명가로서 뼈대를 갖추기 전에 써낸 소박한 시에서부터 옥중시, 현실의 고뇌를 담은 시 등 120편을 골라냈다. ‘민중시인 김남주 해남기념사업회’의 김경윤(해남공고 교사) 회장과 지역회원 80여명이 김남주 문학관 건립에 힘쓰고 있다.2000년 5월에는 광주시립 민속박물관 앞쪽에 시인의 시비도 세워졌다. 해남군도 내년부터 2년으로 잡고 11억원을 들여 생가 터에 전시관과 창작실, 소공원 등을 만든다. ■시인의 주요시집 ▲ 진혼가·잿더미(74년) ▲ 나의 칼 나의 피(87년) ▲ 조국은 하나다(88년) ▲ 산이라면 넘어주고 강이라면 건너주고(89년·옥중서한집) ▲ 사랑의 무기·솔직히 말하자(89년) ▲ 학살(90년) ▲ 사상의 거처(91년)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91년) ▲ 이 좋은 세상에·저 창살에 햇살이(92년)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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