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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銀 이어 창투사 대대적 수사

    경찰이 제일창업투자주식회사(제일창투) 등 중대형 창투사의 분식회계와 공금 유용 정황을 포착하고 전방위 수사에 나선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의 저축은행 수사에 이은 경찰의 금융회사 수사가 공기업 비리 수사와 맞물려 대형 사정태풍을 예고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안전공단 압수수색 등 공기업 비리 수사에 이어 분식회계 등을 통해 허위로 경제성이 높은 것처럼 공시, 개미 투자자들에게 위해를 끼친 대형 금융회사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과 같이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단죄”라고 수사의 성격을 설명한 뒤 “뻥튀기를 해서 투자를 받은 뒤 알맹이(서민 돈)를 빼먹고 폐기해 버리는 코스닥 상장회사가 타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회사돈 128억원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제일창투 회장 허모(58)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씨는 2002년 초부터 자신의 개인 토건회사가 94억원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제일창투의 투자자 예금을 담보로 제공하는 편법을 사용했다가 2004년 1월 회계감사에서 적발되자 이를 해결하고자 제일창투가 운영하는 투자조합의 돈을 끌어다 어음을 결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의 교통안전공단에 대한 압수수색은 사정의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박관천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창투사와 별개로 공기업 등에 대한 부정부패 수사는 계속 예정돼 있다.”며 “공직사회 비리와 기강 해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교통안전공단에 대한 압수수색 하루 만인 14일에는 대구, 충남 논산 등지에 수사관 27명을 급파해 군 납품업체 5곳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방위사업청 공무원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창투사 등 대형 금융기관과 공기업 비리에 대한 광범위한 사정과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공기업 비리를 잡지 못하면 부정부패 척결을 실현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공정사회’를 화두로 공기업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검·경의 잇단 수사 방침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허위 대출·통장 위조… 또 서민 등쳐

    결국 피해는 또 소액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부산저축은행에 이어 이번엔 창업투자주식회사(창투사) 회장의 비리 정황이 포착되면서 애꿎은 소시민들의 눈물만 남게 됐다. 공기업에 이은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사정과 관련, 경찰이 우선 파악한 제일창투 회장 허모(58)씨의 수법은 치밀했다. 그는 2005년 초부터 11월까지 자신의 개인소득세 40억원을 회사가 대신 납부하도록 하고, 2009년 2월에는 회사돈 5억원을 비상장주식 매입 명목으로 빼돌린 뒤 이를 지난해 5월 개인범죄 추징금으로 냈다. 경찰 관계자는 “제일창투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한국거래소와 현재 소송 중인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장폐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면서 “결국 소액 투자자들만 손해를 입게 됐는데 다른 창투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허씨는 2008년부터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창투가 연매출 30억원을 달성하지 못해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가공 매출을 일으킨 뒤 허위 재무제표를 만들어 공시하는 분식회계를 했다. 2008년과 2009년 제일창투의 실제 매출액은 각각 9억 8000만원, 4억 7000만원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공 매출액을 더한 연매출 계상액은 30억원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허씨가 가공매출의 근거로 투자계약서와 통장, 사업자등록증 등을 2008년 7월부터 올해 초까지 21차례에 걸쳐 위·변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금 유용과 가공매출 등이 누적된 지난해 말 제일창투 보유자금이 174억원이나 부풀려 계상되자 같은 금액만큼의 투자계약서를 위조까지 했다. 출금내역을 만들려고 은행에서 사용하는 통장정리기를 구입해 가짜 거래내역을 통장에 인쇄하는 방법도 썼다. 허씨는 매년 초 회계감사 때 이렇게 위조된 통장을 제시했다. 또 부하 직원의 친구를 투자한 업체 관계자로 둔갑시켜 마치 투자한 것처럼 확인시키고, 은행조회서를 위조하며 회계감사인을 속였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지구촌 해킹전쟁] 美 상장사 해킹정보 공개 의무화… ‘사이버 보안戰’ 선포

    [지구촌 해킹전쟁] 美 상장사 해킹정보 공개 의무화… ‘사이버 보안戰’ 선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8일(현지시간) 각 상장기업이 과거 사이버 공격을 당했거나 앞으로 당할 가능성 등 해킹에 관한 모든 내역을 숨기지 말고 투자자들에게 공개할 것을 의무화했다. SEC는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의 제이 록펠러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SEC는 지적재산권과 거래 비밀 도용을 초래할 수 있는 네트워크 파손 등을 공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구체적인 규정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 미 연방 증권거래법은 ‘각 상장회사들은 합리적인 투자자가 투자 결정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위험을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SEC는 서한에서 “이 법에서 말하는 위험에는 과거의 사이버 공격뿐 아니라 미래의 사이버 공격, 해킹에 따른 영향까지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해킹 내역은 상장기업이 공개해야 하는 법적 의무사항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한 것이다. 미 정부가 해킹 대책을 발표한 이날도 씨티그룹은 지난달 내부 전산망이 해커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전체 고객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십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고객 이름과 계좌번호, 이메일 주소와 연락처 등이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돼 해당 고객들에게 해킹 사실을 통보하고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컴퓨터 해킹은 이제 일부 컴퓨터광(狂)의 치기 어린 장난이나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산업계와 국가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미 정부 당국이 확고히 한 셈이다. 지난해 미국 기업 데이터 파손의 31.5%가 해킹에 의한 것이었으며, 이것은 그 전 해에 비해 24%가 늘어난 것이라고 미국의 페노메논 연구소가 지난 3월 밝힌 바 있다. 또 미국 기업 전체의 85%가량이 1회 이상 해킹을 당했고, 해킹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면 건당 720만 달러(약 77억 9400만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해킹은 분식회계 등 전통적인 거래 부정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기업에 입힐 수 있다. 기업의 핵심기술과 중요 정보를 순식간에 훔쳐가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런 사실을 숨겼다가 나중에 치명적인 해킹 피해가 드러날 경우 투자자들은 회복 불능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앞으로 해킹이 일어날 가능성까지 공개할 것을 의무화한 것은 무한 책임 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해킹에 맞서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SEC의 해킹 내역 공개 의무화는 미 연방 증권거래법의 투자자 보호 조항에 근거한 것으로,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된다. 미국 정부는 일반 기업에 대해서는 법적 구속력 없는 인센티브로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유도하는 반면 금융전산망과 전력망 등 국가 기간시설망에 대해서는 사이버 보안 관련 입법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미 오바마 정부는 지난달 12일 의회에 관련 법 제정을 요청한 상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저축은행 비리수사] SPC ‘공무원 로비’ 포착… 지자체도 사정권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저축은행들이 금융브로커를 통해 지방자치단체를 포함, 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회계법인까지 수사 대상에 올려 두고 있다. 3개월째 접어든 검찰 수사가 전국적으로 진행되면서, 결과에 따라서는 정·관계 비리 역시 전국적으로 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와 부산지검(부산저축은행), 서울중앙지검(삼화저축은행, 프라임저축은행, 전일저축은행), 광주지검(보해저축은행), 춘천지검(도민저축은행) 등이 모두 저축은행 수사에 가담해 비리 연루자에 대한 대대적 사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수부는 앞서 부산저축은행 특수목적법인(SPC)인 효성도시개발㈜ 사장 장동인씨를 구속하고, 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또 이 은행이 전남 신안군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해 설립한 SPC ‘신안월드’가 토지 매입 과정에서 수협 관계자에게 1억 7000만원의 뇌물을 준 사실을 밝혀내고, 추가 로비 대상자가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저축은행의 감사 과정에서 불법대출과 분식회계 등 비리를 적발하지 못한 회계법인에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광주지검은 지난 8일 보해저축은행의 회계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 광주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계 감사 자료 등을 확보했다. 중수부도 부산저축은행을 감사한 회계법인에 대한 조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계법인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조작을 눈감아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삼화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외부 감사를 맡았던 대주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검찰도 형사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서울중앙지검은 구속기소된 이 은행 신삼길(54) 회장이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계좌를 추적하는 등 정치권 사정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검찰이 이 은행 정·관계 로비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금융브로커 이철수(52)씨의 신병을 확보하면,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전날 부산저축은행 SPC인 낙원건설 대표 임모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김환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씨는 지자체 공무원에게 인허가 청탁을 해주겠다며 이 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강병철기자 hermes@seoul.co.kr
  • [깔깔깔]

    ●우스꽝스런 간판 이름들 양념치킨 집 이름:위 풍 닭 닭 횟집 이름:광 어 생 각 돼지갈빗집 이름:돈 내고 돈 먹기 떡가게 이름:복(福) 떡 방 치킨호프집 이름:쏙 닭 쏙 닭 성대 근처의 화장품가게 이름:美의 비밀은 화장빨 닭집 이름:코 스 닭 미용실 이름:버르장머리 순대집 이름:순 대 렐 라 분식집 이름:갔다줄까? 니가올래? 배드민턴 셔틀콕 제품명:닭 털 공 중국집 이름:진 짜 루 월미도희 한 횟집 이름:곧망할집 엽기적인 쥐약 이름:마우스 프렌드 강남역 근처의 미용실 이름:선영아 머리해 신천에 있는 엽기적인 떡볶이집 이름:알아버린 며느리 엽기적인 목욕탕 이름:백설탕
  • “로비 연루 인사 2~3명 더 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금융감독원을 넘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향하고 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조금씩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가 26일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은 판사에서 검사로 전관(轉官)한 다소 특이한 법조 경력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은 위원 외에도 2~3명의 정·관계 인물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은 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박연호(61·구속기소) 그룹 회장 등 임원들이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을 막기 위해 펼친 광범위한 로비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검찰 수사의 타깃이 됐다. 은 위원은 조직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이날 사의를 표명, 수리됐고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검찰 소환 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인 은 위원은 부산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다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이 정·재계에 많이 포진해 있고, 부산저축은행그룹과도 인맥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은 위원이 이 그룹 정·관계 브로커로 알려진 윤여성씨와 친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은 위원이 부산저축은행의 검사 무마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저축은행그룹과 연결된 정·관계 인사가 더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브로커 윤씨와 함께 퇴출 저지 로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박모씨는 여권 실세와 끈끈한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와 박씨가 현 정권의 로비 창구라면 25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부산저축은행그룹 2대 주주 박형선(59) 해동건설 회장은 전 정권의 로비 창구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염기창)는 이날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등 주요 임직원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등 피해자 50여명이 참석, 고성을 지르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대주주 신용공여금지 위반 ▲분식회계 ▲사기적 부정거래 ▲배임 ▲횡령 등 5개로 나누고, 그중 대주주의 신용공여 금지를 위반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부분에 대한 심리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열고 증거채택과 증인신문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6월 9일 열린다. 이날 재판에는 보안을 위해 공익요원·경위 등 법원 직원 50여명이 참석해 ‘인간띠’를 만드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피고인들이 법정에 들어서자 피해자들은 “사형시켜라.”, “죽여라.”, “내 돈 내놔라.” 등을 외쳤고, 통곡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재판이 끝난 후에도 피고인과 변호인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동을 피우며 법정 경위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 회장 등 주요 임원 21명은 부동산 시행사업 등을 직접 수행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120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대주주와 무관한 독립사업체인 것처럼 위장 관리하면서 모두 4조 5942억원의 사업자금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일 기소됐다. 임주형·이민영기자 hermes@seoul.co.kr
  • 종부세 원상회복·대북정책 전환… 한나라 ‘좌클릭 논쟁’

    ‘반값 등록금’으로 불붙은 한나라당의 ‘좌클릭 논쟁’이 종부세 부활과 대북정책 전면 전환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조세 정책 변화를 통한 복지강화와 남북화해 정책을 놓고 여권은 앞으로 계속 노선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원내대표 등 신당권파와 소장파 및 친박(친박근혜)계는 당 노선을 중도개혁 쪽으로 틀려고 하고 있고, 친이(친이명박계)계 및 청와대·정부, 정몽준·오세훈·김문수 등 또 다른 대권주자들은 보수강화를 외치고 있다. 친박계이자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인 송광호 의원은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종부세를 원상회복해야 한다.”면서 “종부세를 내고서도 못 내는 사람보다 잘살 수 있으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종부세를 ‘노무현 정권이 잘못 박은 대못’이라고 규정하고 대폭 완화했다. 송 의원은 또 법인세 추가감세 논란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감면하면 대기업이 투자를 한다든가, 노동력 창출을 해준다든가, 이런 걸 해야 하는데 지금 재벌은 탈세, 분식회계 등으로 국민들이 얼굴을 찌푸리는 행동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우여 원내대표-이주영 정책위의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신선한 정책들이 나와 기쁘다.”면서 “정부와 싸워 꼭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광호 “종부세 원상회복해야” 종부세 부활 주장은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친이계인 정옥임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해선 안 된다.”면서 “종부세는 실현되지도 않은 이익에 부과하는 부유세로 사회주의적 조세”라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이한구 의원도 “종부세는 부동산 관련 부유세로 사유재산 보호라는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소장파로 감세 철회를 이끌고 있는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송 위원장의 발언 취지는 세금을 낼 사람은 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현행 종부세는 적용 대상의 범위를 축소하고 세율을 낮추는 등 합의를 통해 나온 것이어서 과거로 되돌릴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른 소장파 의원은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종부세 원상회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대북지원 검토할 시점” 한편 소장파 내에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국회 외통위원장이자 소장파의 유력 당권후보자인 남경필 의원은 ‘5·24 남북경협단절조치 1년,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제는 인도적 대북 지원 재개와 남북 경협 재개를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정부가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남 위원장은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에 공과가 공존하는 것처럼,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도 공과 과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강경한 응징을 외치는 것만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소장파인 홍정욱 의원도 “남북관계는 대화와 경제협력, 인도적 지원으로 해결하고, 북핵문제는 6자회담 등 국제사회의 틀에서 해결하는 투 트랙 전략이 맞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치가 아니라 안정”이라고 주장했다. ●홍정욱 “경협·6자 투 트랙 전략 필요” 그러나 친이계의 김영우 의원은 “대북정책을 지금 시점에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설령 우리가 유화정책을 펴더라도 북한은 개혁·개방은 하지 않은 채 ‘퍼주기’를 할 만한 남한정권이 들어서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옥임 의원도 “현 정부가 전술적인 시행착오를 범했다 하더라도, 지난 정권의 전략적 시행착오가 합리화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금감원에 무슨 일이] ‘저축銀 부실감사’ 회계법인 수임제한 추진

    저축은행의 분식회계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한 회계법인에 같은 업권 금융회사의 외부 감사 업무를 맡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3일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는 외부 감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회계법인의 책임도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실 외부 감사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경중에 따라 동일 업종 금융회사의 외부 감사 업무를 맡지 못하게 제재하면 부실 외부 감사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저축은행 부실 감사 사실이 드러난 회계법인은 해당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1년에서 5년까지 외부 감사 업무 수임이 금지될 뿐 다른 저축은행에 대해선 아무런 제한 없이 외부 감사 업무를 맡을 수 있다. 때문에 부실 외부 감사로 적발돼 제재를 받은 회계법인이 또 다른 저축은행에 대한 부실 외부 감사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저축은행 외부 감사 보고서가 나온 뒤 길게는 2~3년까지 소요되는 감리와 제재 기간도 대폭 단축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리와 제재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분식회계가 이뤄진 저축은행의 부실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가학적 폭력과 폭언으로 포장된 사랑

    가학적 폭력과 폭언으로 포장된 사랑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광어’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백가흠(31)의 첫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문학동네 펴냄)가 재출간됐다. 모두 8편의 소설 중 표제작 ‘귀뚜라미가 온다’는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갯바람처럼 거칠고 비린 냄새가 난다. 능도 유원지의 바람횟집과 달구분식이 소설의 무대다. 바람횟집에는 스물여섯 살 남자와 서른네 살 여자가 산다. 달구분식은 달구와 노모가 꾸려간다. 바람횟집의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나이를 속인 채 사랑을 한다. 남자는 여자를 ‘시발년’이나 ‘미친년’, 기분 좋을 땐 ‘뚱띵’이라고 부른다. 잠이 오지 않거나, 여자 혼자 텔레비전을 볼 때 장난삼아 섹스를 한다. 또 옆집 달구네가 시끄러워지면 싸우는 소리 듣기 싫어 섹스를 한다. 여자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장사 때문에 항상 안절부절못하며 전어철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옆집 달구는 거의 매일 술에 취해 노모를 상습적으로 구타한다. “이런, 꺼억, 시벌년”하면서 주먹을 휘두른다. 노모는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좁은 틈으로 몸을 감추며 매일 밤을 보낸다. 이들의 왜곡되고 폭력적인 관계는 ‘귀뚜라미’라는 태풍이 섬을 휩쓸면서 끝난다. 바람횟집 여자는 어렵게 구한 전어가 태풍에 휩쓸려 가자 그것을 건지려다 파도 속에서 사라진다. 달구의 노모는 아들에게 맞을 때마다 피하던 좁은 틈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물속에 잠기고 만다. 작가는 쳇바퀴 굴러 가듯 반복되는 가난한 삶을 가진 주인공들에게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노력도 희망도 주지 않는다. 자신이 마련한 돈을 가지고 사라져 버리는 여자를 붙잡지 않는 남자(‘광어’), 생계수단으로 부인의 포주 노릇을 하는 남편과 이를 수용하는 부인(‘밤의 조건’), 자신의 가족을 잔인하게 죽이고 처음 본 여자의 집에서 자살하는 남자(‘구두’) 등 그들만의 세상에서 앞으로 나아가기란 죽을 만큼 힘겨운 일이다. 평론가 김형중씨는 “백가흠 소설의 주인공은 남자이며, 모성애의 원형적인 질투에 기인한 경쟁과 소유욕으로 점철된 잔인한 폭력성이 ‘피학적 헌신’, ‘가학적 폭행’, 강간, 신성모독 등으로 사랑을 표현하게 하고 있다.”면서 “백가흠은 남성 판타지와 폭력성에 대한 심리학적 탐구에서, 철학적 탐구로 이행해 가는 도정에 있다.”고 작품세계를 평했다. 1만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윤여성씨 정권실세에 수사무마 요청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19일 부산저축은행의 정·관계 창구로 알려진 윤여성(56)씨를 상대로 부산저축은행의 정·관계 커넥션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윤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윤씨는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경기 시흥에 조성한 납골당 사업과 관련, 지난해 8월 안산지청의 수사가 시작되자 정권 실세 A씨에게 구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씨가 부산저축은행그룹 실세로 알려진 김양 부회장의 측근으로 120개의 위장 SPC를 동원한 4조 5000억원대의 불법대출과 분식회계 등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부동산 개발사업 인허가나 부지매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외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납골당 투자금 1000억원 가운데 부지 매입대금을 과대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샀다. 이에 따라 대검 중수부는 이 사건을 안산지청으로부터 넘겨 받아 윤씨의 역할을 캐고 있다. 또 이 은행은 ‘선물명단’을 작성, 명절마다 차명계좌에서 거액을 인출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선물로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부산저축은행에서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정기예금 1억 3000여 만원을 인출한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의 인출경위에 대해 수사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갑작스레 사임한 정 전 차관은 지난해 2월 초 총 2억여원을 자신과 아내, 자녀 2명의 명의로 각각 5000만원 이하씩 나눠 대전저축은행과 중앙부산저축은행의 정기적금 및 정기예금에 예치했고, 올해 2월 2~14일 이를 모두 인출했다. 한편 농림부 장관을 지냈던 임상규 순천대 총장도 부산저축은행에서 만기가 9개월가량 남은 정기예금 50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검은 이들이 은행의 영업정지를 사전 인지했는지와 특혜인출의 위법성에 대해 법리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이민영기자 hermes@seoul.co.kr
  • 부산저축銀 수사칼날 정·관계 겨누나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18일 부산저축은행그룹과 정·관계 로비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윤모씨를 붙잡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금융감독원의 부실검사와 특혜인출에서 정·관계로 타깃이 급선회할 전망이다. 검찰은 또 이 그룹 대주주와 경영진이 차명 대출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과 숨긴 재산을 추적, 환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윤씨가 특수목적법인(SPC)과 관련해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라고 말했다. 검찰은 윤씨를 전날 체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저축은행에 대해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해 검찰은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힐 ‘마스터키’를 쥔 인물로 보고 추적해 왔다. 윤씨는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SPC의 불법 대출과 분식회계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씨의 계좌를 추적 조사한 결과 수십억원의 몽칫돈이 입출금된 정황을 포착, 이 돈의 일부가 정관계로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책임재산 환수팀’을 구성해 범인들의 은닉재산을 찾아내고 피해자들의 손실을 회복시키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환수팀은 중수부 검사 1명, 수사관 1명, 예금보험공사 파견직원 10명 등으로 구성됐다. 검찰은 이미 부산저축은행그룹 대주주들이 수년 전 전산시스템 용역업체 D사의 주식 79%를 매입해 보유 중인 사실을 확인, 예보에 환수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이외에도 은닉 재산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댓글에 나타난 한나라당/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댓글에 나타난 한나라당/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이틀 후, 서울신문에는 ‘4·27 재·보선 후폭풍, 젊은이들 한나라 그냥 싫어하니… 이유 찾기도 쉽지 않아’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현 여권 실세와의 인터뷰 기사인데, 지난 10일 오후 11시 현재 이 기사에는 무려 4347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댓글이라는 것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겠으나 4347개의 댓글이 갖는 무게와 내용을 상세히 살펴보면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치권 모두에 제시하는 바가 크면서도 적나라하다.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들의 공통점은 “정말 젊은이들이 한나라당을 그냥 싫어한다고 보는가?”하는 것이다. “분명 싫어하는 이유가 있는데 어떻게 그냥 싫어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라면서 “바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는 지적이 상당히 많다. 그러면 댓글에서 내용상 가장 많이 나온 지적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정의롭지 않아 싫어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법 위에 존재하면서도 법을 지킨다고 주장한다.”, “경제를 살린다고 하면서 자기들만 살린다.”, “약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없는 자의 신음에도 귀를 닫고 있다.”, ‘부자 감세와 서민 증세(간접세 증세)’ 같은 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주요 지적이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정의’를 열망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작년 5월 출간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판매가 우리 출판 역사상 최단기간인 11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국민들은 국회 전체 299석 중 무려 172석(57.7%)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여당 한나라당에서 소위 ‘정의’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계속 터지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불법대출·부정인출·분식회계 사건과 이들을 감독할 금융감독원이 체할 정도로 많은 권한을 독점하면서 금융기관 감사를 추천하고 직원들의 보직 세탁까지 해주면서 금융기관을 부실하게 검사하는 것, 절대 사라지지 않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관행, 이러한 불공정한 현상을 목도하는 서민들은 거대 집권여당에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소위 ‘부자 감세 논란’에서도 한나라당은 별로 정의(?)롭지 못하다. 감세정책을 채택하면서 정부나 한나라당 모두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감세가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과학적이고 실증적으로 주도면밀하게 분석하지 않았지만, 4·27 재·보선에서 패배하자마자 감세정책을 철회하고자 하는 것 역시 그렇게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감세를 반대하는 측의 “감세가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심화시키는 양극화의 주범이다.”, “감세의 혜택은 부자나 대기업에 더 크게 간다.”, “감세가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감세가 일자리 창출 등을 달성하기는커녕 정부 부채만 늘렸다.” 같은 주장에 현 여권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했는지 점검해 보기 바란다. 도입하는 것에 그렇게 신중하지 못했던 한나라당은 감세정책을 철회하는 것만큼은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감세정책을 철회하려는 이유가 감세정책 철회로 확보되는 재원을 대중영합적 정책에 사용하고 이것으로 유권자의 표를 얻고자 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어느 조사결과를 보면 대학생 10명 중 8명은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44%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또 20대와 30대의 사망 원인 가운데 1위가 자살이라고 한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리처드 이스털린의 “경제 성장과 행복 수준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33달러에 불과한 히말라야 오지의 ‘부탄’ 국민 중 97%가 자신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 역시 우리 청년들에게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이제 청년층의 빈곤, 이웃의 빈곤 문제 해결은 다른 무엇보다 중차대한 과제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의로운 사회, 즉 ‘출발점의 기회 평등’이다. 결국 ‘배고픈’ 청년층을 ‘배까지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
  • “동네 칼국수 먹을 때면…눈에 선한 나의 벗아”

    “동네 칼국수 먹을 때면…눈에 선한 나의 벗아”

    누군가는 그를 노동시인, 민중시인이라고 불렀다. ‘노동 서시’ 등 대표적인 시편들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먹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시를 틀어쥔 채 노동자들 틈바구니로 들어갔던 그이기에 붙여진 이름표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를 ‘생래적 서정시인’이라고 했다. 시인 백무산은 ‘자신이 가야 할 미래는 민중이라고 하면서도 극렬한 저항시를 쓰지 않은 시인’이라고 평했다. 시인 박영근(1958~2006)이다. 안치환이 불러 유명해진 노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의 원작자이다. 2006년 5월 11일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뒤 꼬박 5년이 흘렀다. 그를 추모하는 ‘제5주기 박영근 시인 추모제-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7일 한국작가회의·리얼리스트100 등의 주최로 열린다. 장소는 서울 홍익대 앞 ‘두리반’. 공간적 상징성이 크다. ‘제2의 용산’으로 불리는 두리반은 강제 철거에 맞서 1년 반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건설 자본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자들의 절박함이 배어 있다. 여기에서 절묘하게 박영근의 삶과 시가 겹쳐 투영된다. 박영근의 고향은 전북 부안이다. 박영근은 1997년 어느 봄날 서울 종로에서 동료 시인들과 여느 때처럼 술을 마시다 말고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와 서울역 앞에서 택시를 잡아탄다. 그리고 고향 부안까지 내처 달린다. 어미 품처럼 따뜻한 마을, 소년의 시정(詩情)을 늘 출렁이게 한 수평선을 보고 싶었지만 푸르스름한 새벽녘 그가 볼 수 있었던 것은 괴물처럼 자리 잡은 방조제뿐이었다. 바닷물을 막아선 새만금의 건설자본 앞에 무기력해진 고향 모습에 절망한 박영근은 ‘…/ 수평선 자락에서부터 눈 시리게 출렁이던 물이랑을 지우고/ 물길을 끊어버린 방조제 공사장을 나는 바라본다/ 뻘길은 평지가 되고 한 도시가 들어서겠지/ 보상금에 조생이 자루를 놓아버린 조개미 아짐은 또 취했나 보다/’(‘해창에서2’ 중)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노래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박영근이건만 그의 시는 여전히 회자되고, 박영근에 대한 그리움 또한 여러 시인들에 의해 여전히 노래되고 있다. 시인 박라연은 새만금 방조제를 찾은 뒤 ‘…/ 평등한 밥을 위해/ 평생을 바쳤을/ 시인 박영근, 그의 영정 사진 속/ 해맑은 웃음이 새만금까지 흘러넘쳐/ 철썩이는 것 보았지만/…/ 너무 공평 평등해서 심심한, 곳으로/ 가는 그를 붙잡고 싶지만’(‘우연히 들른’)이라고 썼다. 시인 박철은 ‘동네 분식집에서 혼자 김치칼국수를 먹는데/ 갑자기 붉은 국물 위로 박영근 시인 생각이 나는 거라/ 그는 지금쯤 어딜 가고 있을까/’(‘박영근 생각’)라고 20년 우정을 나눴던 벗과의 한때를 시로 추억했다. 7일 추모 행사에서는 이은봉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이 추모사를 낭독한다. 두리반에서 재개발 반대 농성을 벌이는 소설가 유채림씨와 시인 서홍관씨 등이 고인을 추모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추모시를 헌정한다. 시인 김일영, 박일환, 황규관의 시 낭송도 예정돼 있다. 박영근은 1981년 ‘반시’(反詩) 제6집에 ‘수유리에서’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취업공고판 앞에서’ ‘대열’ 등 여섯 권의 시집과 산문집 ‘공장 옥상에 올라’ 등을 남겼다. 신동엽창작기금(1994)과 백석문학상(2003) 등을 받았다. 그가 떠난 뒤 돌이켜보니 그의 시야말로 가장 민중적인 것이 가장 서정적임을, 혹은 그 반대 명제가 성립될 수 있음을 명료하게 보여 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금감원 권한 모자라 저축銀 부실 방치했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그제 발표한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사의 불법과 탈법행위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2006~2010년 5개 계열 저축은행에서는 고객 예금 4조 5942억원을 대주주와 임원 명의로 된 특수목적법인(SPC) 120곳에 빌려줬다. 최근 2년간 2조 4533억원 규모의 분식(粉飾)회계도 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는 고객들이 맡긴 예금은 대주주의 사(私)금고나 다를 게 없었다. 손실은 줄이고 이익은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일삼았으니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도 엉터리였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BIS 비율이 당초에는 5.13%로 알려졌으나 영업정지 후 금융감독원이 재검한 결과 -50.29%였다. 금감원 출신의 일부 감사들이 불법대출과 분식회계에 가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모든 저축은행의 불법과 탈법 실태, 대주주의 사금고로 이용된 실태를 수사해야 한다.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사들의 불법과 탈법의 1차적인 책임은 대주주에게 있겠지만 감독을 제대로 못한 금감원에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금감원 출신들이 낙하산으로 감사로 내려간 상태에서 감시는커녕 불법을 방관·방조했으니 금감원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무슨 염치가 있는지 이참에 ‘포괄적 계좌추적권’을 갖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대로 일도 못하면서 참 뻔뻔하다. 소도 웃을 일이다. ‘포괄적 계좌추적권’이 없어서 저축은행의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금감원이 부산저축은행을 검사하는 기간에도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한다. 금감원이 알면서 봐준 게 아니라면 무능한 것이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전날에는 영업시간이 끝나면 전산을 장악하는 게 기본 매뉴얼인데도, 현장에 파견된 감독관들은 이렇게 하지 않았다. 대규모 ‘특혜 예금인출 사태’를 야기한 내막이 뭔지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 할 일도 못하는 금감원에 권한을 더 줘서는 안 된다. 금감원 출신을 금융회사의 감사로 내려보내는 것을 막는 구조적인 장치 마련이 더 급하다. 그래야 금감원과 금융회사의 유착 고리를 끊을 수 있다.
  • 고액 배당챙긴 대주주 돈 빼돌린 박연호회장

    부산저축은행그룹 5개 저축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올리기 위해 분식 회계를 일삼으며 수조원대의 부실을 감춰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대주주들은 조작된 경영지표를 활용해 고액 배당과 연봉까지 챙기는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 줬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감독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비난이 따른다. 부산·부산2·중앙부산·대전·전주저축은행은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2년 동안 모두 2조 4533억원을 분식 회계한 것으로 2일 검찰수사에서 밝혀졌다. 검찰이 다른 시점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자를 연체하는 대주주의 시행사에 신규 대출을 해주고 그 돈으로 이자를 갚게 해 부실을 감추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이자수익을 과다 계상하고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을 허위로 분류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지 않기 위해서다. 분식은 각 계열 저축은행의 대표이사, 회계팀·영업팀 임직원은 물론 감사까지 참여해 조직적으로 자행됐다. BIS 비율이 8%에 이르지 못하면 동일인에게 80억원 이상 대출할 수가 없고, 5% 미만인 경우 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아 감독관이 상주하기 때문에 저축은행들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BIS 비율이 낮을수록 고액 예금 예치나 후순위채 발행에 불리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BIS 비율을 5.13%라고 자체 보고했으나, 금감원 검사 결과 무려 마이너스 50.29%로 조사됐다. 나머지 계열 저축은행도 실제 비율이 마이너스 10%~마이너스 40%대까지 급락했다. 이렇게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부산·부산2저축은행은 최근 6년 동안 640억원을 배당했고, 329억원이 박연호 회장 등 대주주 경영진 몫으로 돌아갔다. 같은 기간 박 회장 등 4명은 연봉·상여금으로 191억원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2009~2010년에는 4000억~900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배당은커녕 은행 존폐가 문제되는 상황이었는데도 2800억~8600억원 흑자를 본 것처럼 꾸며 배당금과 연봉·상여금으로 63억원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도덕적 해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 회장은 부산·부산2저축은행이 제3의 업체에 20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44억 5000만원을 빼돌려 개인 채무를 갚았다. 특히 검찰은 박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임원진들이 영업정지 전후 예금을 인출하거나 재산을 은닉한 정황도 확인했다. 박 회장은 영업정지 며칠 전 배우자 명의의 정기예금 1억 7100만원을 중도해지했고, 영업정지 다음날에는 자신 소유 부동산에 친구 명의로 10억원의 근저당설정을 했다. 다른 임원진은 주식계좌에서 수억원을 인출해 친척에게 줬으며, 계열 저축은행 대표는 영업정지 며칠 뒤 자신 명의의 임야를 부인에게 증여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 “사상 초유의 대규모 비리 사건을 미리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독 당국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금감원이 포괄적 계좌추적권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부산저축銀 21명 무더기 기소…5兆 불법대출 거액배당 ‘꿀꺽’

    서민들의 피땀 어린 예금을 가지고 자기 돈처럼 ‘장난’쳤던 부산저축은행그룹 임원 등 21명이 무더기로 사법처리됐다. 검찰은 장기간 불법행위가 자행됐는데도 사실상 이를 방조한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의 업무 처리에 불법이나 비위가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검찰은 영업정지 전날 ‘특혜 인출’ 경위와 정보 누설자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진 40여명을 부산으로 보내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2일 이 그룹 박연호(61) 회장과 김양(58) 부회장, 김민영(65) 부산2저축은행 대표이사 등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임원 및 공인회계사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 등은 부동산 시행사업 등을 직접 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120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그룹 5개 계열 은행에서 4조 5942억원을 사업자금으로 불법 대출받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출 심사나 담보 없이 대주주 친인척 등에게 마구잡이 대출을 지시, 5개 계열은행에 506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또 분식회계를 통해 계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조작, 이익을 부풀려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예금이 사전 인출된 계좌 3588개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며, 영업정지 전날 밤 저축은행 상황이 찍힌 폐쇄회로(CC)TV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예금주와 저축은행 임직원의 유착관계나 대가성 금품이 오간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수·증재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120개 SPC 설립… 고객돈 4조5942억원 멋대로 사용

    120개 SPC 설립… 고객돈 4조5942억원 멋대로 사용

    “부산저축은행그룹 실체는 전국 최대 규모의 시행사였다. 전국 곳곳에서 각종 투기적 개발사업을 벌이는 등 도저히 금융기관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 관계자가 2일 전한 수사 소회다. 그의 말대로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복마전이었다. 대주주와 경영진, 감사가 한통속이 돼 분식회계를 통해 실적을 부풀려 성과급이나 배당금을 챙겨 가거나, 사업성이 없는 개발사업에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돈을 쏟아부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전국에 120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고객이 피땀 흘려 번 돈을 이곳에 쏟아부었다. 사업이 실패하면 피해는 고객에게 돌아간 반면, 성공하면 수익은 고스란히 대주주 몫이 됐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처음에는 임직원들 지인의 명의로 SPC를 설립했다가 2004년부터는 컨설팅 회사와 공인회계사의 도움으로 SPC 수를 늘렸다. 아파트와 주상복합시설 등 건설업은 물론, 해외 건설사업과 선박투자사업, 금융업에까지 마구잡이로 시행사를 설립했다. 고객의 돈이 SPC의 사업 자금줄이 됐다. 이들 SPC가 그룹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은 총 4조 5942억원으로, 그룹 전체 프로젝트파이낸싱(PF) 5조 2000억원의 87.7%에 달했다. 검찰은 “상호저축은행법은 저축은행이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주주 등에 대한 대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이들 SPC는 대주주와 무관한 독립 사업체로 위장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대출받았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돈이 ‘쌈짓돈’처럼 쓰였지만, SPC의 성과가 신통했던 것도 아니었다. 면밀한 검토 없이 사업이 추진됐고, 16명에 불과한 전문성 없는 은행 직원들이 120개 SPC를 관리했다. 대부분의 SPC가 인허가 지연 또는 자금 부족 등으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돌려막기식’ 대출로 연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업을 완료하거나 인허가를 받아 시공에 들어간 SPC는 21곳(17.5%)에 불과했다. 나머지 99곳(82.5%)은 사업이 자체 중단되거나 토지매입에 실패했다. 그나마 정상 운영 중인 곳도 지난 2월 19일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사들이 영업 정지되면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대부분의 사업이 사실상 중지됐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무리하게 SPC를 운영하면서 낭비한 자금도 엄청났다. 명의만 빌린 대표이사 등 임원들의 월급과 사무실 임대료로 등 연간 130억~150억원을 소모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 같은 부실을 막는 역할을 해야 할 금융감독원 출신 감사들도 ‘탈선’에 가담했다. 이들은 SPC에 대한 대출을 결정하는 임원회의 의결을 그대로 따르는 등 ‘와치도그’(watchdog)의 역할을 전혀 하지 않았다. 검찰은 “금감원이 퇴직자 감독은 물론, 2005년부터 만연했던 범죄를 영업정지 직전까지 알지 못했던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는 은행 자금이 SPC로 흘러들어간 것만 확인됐지만, 앞으로는 SPC의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들여다볼 것”이라며 수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또 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 예금을 인출한 계좌 3588개를 전부 조사해 ‘특혜’가 있었는지를 파헤칠 계획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휘둘리는 역사교육에 관한 단상/심재억 의학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휘둘리는 역사교육에 관한 단상/심재억 의학 전문기자

    분명한 사실은 인간의 이성을 깨우는 교육이 이념이나 사상의 윗자리에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념이나 사상의 상투를 틀어쥔 부류는 한사코 교육을 비좁은 이념과 사상의 틀에 욱여넣으려 한다. 교육의 왜곡, 역사의 좌굴(挫屈)은 이렇게 시작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발표한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은 ‘머지않아 다시 바뀔 정책’이라는 관행적 예단 때문에 발표 현장의 뒷배경으로 삼은 경천사지 10층 석탑의 그림자보다 긴 아쉬움을 드리웠다. 그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천사지 10층 석탑 앞에 섰다. 아마도 역사의 현장성을 빌려 역사 교육 강화의 당위성을 말하고 싶었으리라. 이번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의 요체는 고교에서 한국사를 필수 교과목으로 하고, 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교과부의 선택이 새삼 놀라울 것도, 신선할 것도 없는 것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단행한 2009년 교육과정 개정 때 이전에 필수 과목이었던 한국사를 선택 과목으로 ‘강등’시켰다가 다시 설득력 없는 이유를 들어 이를 필수 과목으로 ‘특진’시킨 전력 때문이다. 그들이 역사를 작위적으로 강등시켰던 2009년은 중국의 동북공정 예봉이 지금보다 훨씬 섬뜩했던 때이고, 일본의 독도 침탈 의도 역시 지금보다 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때 ‘한국사 강등 조치’를 주저하지 않았던 정부가 지금 다시 역사 교육 강화를 외치고 나선 배경은 뭘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또 다른 ‘역사 비틀기’와 ‘국민 개조’의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 과거의 기억 때문이다. 개발 연대의 통치자들은 부당한 권력을 역사학이라는 당의(糖衣)로 감싼 알약을 서슴없이 삼키라고 강요했다. 그러자니 파헤치고 따지는 게 싫어 무조건 암기해 일용할 양식으로 삼게 했다. 이후 역사 교육은 허접한 ‘암기 과목’으로 전락해 ‘태혜정광경성목’이니 ‘태정태세문단세’ 따위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외우기만 되풀이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 세대는 우리 세대에 어울리는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 그 교육은 역사적 실체를 왜곡, 윤색해 대립과 불화를 조장하는 교육이 아니다. 누구에게 맞서고, 누구를 제압하려는 교육도 아니다. 오로지 순정하게 역사라는 뿌리 깊은 학문을 바로 가리키는 교육이어야 옳다. 지금 일본과 중국을 겨냥해 학생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면 그것은 역사가 아니라 역사에 근거한 현실 인식이며 역사적 상식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한사코 분란의 부담을 후대에 떠넘기려고 도모한다.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소신인 발상인가. 정부의 역사 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마냥 박수를 칠 수만 없는 이유는 또 있다.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 국수적 국가관과 자폐적인 민족주의 의식을 주입할 의도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게 사상과 이념을 주입해서야 바른 세계인이 나올 리도 없거니와 우리 안에서 자행되는 또 다른 역사 왜곡은 어떻게 바뤄 갈 것인지 생각해 보면 답답한 일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정말 단호하게 곁가지를 쳐내야 할 영어, 수학은 손도 못 댄 채 엉뚱하게 한국사를 선택 과목으로 돌리더니 이제 와서 그때 구두선으로 외쳤던 ‘학생 부담’은 쏙 빼놓고 바른 역사관을 주입하겠다고 나섰다. 도대체 일본과 중국의 획책에 맞서는 우리 식의 바른 역사 교육이란 어떤 것인가. 혹여 나치가 그랬고, 군국주의 일제와 중화주의의 중국이 그랬듯 교육을 국가 책략의 소도구로 이용하려는 유혹에 몸을 기댄 건 아닐까. 우리가 과거에 그랬던 아픈 기억의 유훈에 기약 없이 포박돼야 하는 일은 결코 하찮은 고통이 아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병을 주는 교육은 끝내야 한다. 우리는 지금도 세뇌의 쓰라린 후유증과 동거하고 있다. 역사 교육은 그 강고한 세뇌의 도구였다. 그때 질 나쁜 교육에 노출된 세대는 지금도 국수주의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 언제까지 국가의 현실 문제를 역사의 이름으로 분식(粉飾)하고 대물림하려 하는가. jeshim@seoul.co.kr
  • 대전청사 ‘소통·상생’ 돋보이네

    대전청사 ‘소통·상생’ 돋보이네

    대전청사관리소가 입주기관 직원을 대표한 대공연(정부대전청사 공무원연합)의 청사 이용 개선 건의를 적극 수용하면서 소통과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우선 하위직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았던 구내식당 월 휴무제와 지하 주차장 직급별 지정제가 이달부터 전면 폐지됐다. 앞서 에너지 절감을 위해 1대로 줄였던 고층(10층 이상) 승강기 운행도 정상화(2대)됐다. 구내식당 월 휴무제는 2008년 11월 정부가 소비 위축에 따른 청사 주변 식당가들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대전청사는 매월 2·4번째 금요일을 외식의 날로 운영했다. 6개 식당 중 지하 양식당과 후생동에서 라면과 김밥 등 스낵 종류만 판매했다. 그러나 구내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 불편을 겪는 이들이 생겨났고, 새로운 민원도 제기됐다. 전체가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방호원과 전산·콜센터 직원들은 외식의 날이 달갑지 않다. 점심은 라면 등으로 대신한다지만 저녁까지 분식을 먹기는 부담스러웠다. 식사시간이 짧고 장소 구하기도 어려워 30분 전부터 자리를 비우면서 민원인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청사관리소는 휴무제 폐지와 함께 대체 메뉴 제공 및 예약식당 개선 등 구내식당의 서비스와 품질 향상도 추진키로 했다. 대전청사와 달리 세종로와 과천청사는 구내식당 휴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 취지에 따라 직급별 주차장소 지정제도 지난 1일부터 폐지됐다. 지하 1층 주차장은 그동안 과장 이상만 이용할 수 있었다. 김민 대전청사관리소장은 12일 “앞으로 보안과 안전관리 문제 없이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 수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공연 관계자는 “청사관리소의 마인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면서 “주차질서 지키기 등 개선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직원들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오리온 ‘내부거래 비자금’ 수사

    오리온 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가 그룹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검찰은 그룹 측이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 건축사업 시행 과정에서 40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외에도 여러 계열사와 자금거래를 하면서 분식회계 등의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22일 그룹 본사 등 8~9곳을 압수수색할 때 엔터테인먼트 분야 계열 S사와 건설부문 계열사 메가마크를 함께 뒤져 회계장부와 각종 전산자료 등을 확보한 뒤 자금 입출금 내역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오리온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스포츠복권업체 S사의 부장급 간부 A씨가 ‘청담 마크힐스’ 사업 당시 부지매매와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단서를 잡고 A씨 사무실에서 부동산 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업체의 공동대표 중 한 명이 배후에서 그룹 비자금 조성의 실무를 총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모씨인 점에 비춰 A씨가 중간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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