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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당 400원 노동도 배울것 많아”

    ‘우리나라 쇼호스트계의 대모’ 유난희(사진 윗줄 가운데·40)씨가 29일 모교인 숙명여대 강단에 섰다. 가정관리학과 84학번인 유씨는 숙명여대가 27∼29일 사흘 동안 진행하는 리더십 주간을 맞아 마련한 특강에 초청받아 학교를 찾았다. ‘우리나라 쇼호스트 1호’,‘우리나라 최초의 억대 연봉 쇼호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유씨는 이날, 숙대생 200여명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유씨는 아나운서 시험에서 22차례나 고배를 마셨던 가슴 아팠던 기억과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최고의 쇼호스트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유씨는 후배들에게 삶의 현장에서 부딪치며 몸으로 사회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수백만원짜리 명품을 파는 쇼호스트이지만 대학 때는 시간당 400원을 받고 분식점과 커피숍 서빙, 설문 조사원, 떡볶이집 DJ, 백화점 점원 등 안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면서 “남들 보다 먼저 사회 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회사 동료에서부터 회사경비 아저씨까지 주변 사람들과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학 때 한 백화점 숙녀복 매장 점원으로 일했는데, 그때 나를 좋게 보아주었던 과장이 내가 백화점 아나운서로 입사했을 때에는 백화점 판촉부장이 돼 있었다.”면서 “그 분과의 인연으로 3년 동안 백화점에서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후배들에게 ‘남들보다 멀리 돌아가도 배우는 것이 있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함께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던 동료들이 모두 메인 방송사에서 인정받고 방송할 때 나는 백화점과 케이블 TV 시험 방송 아나운서였지만 그 때의 경험이 지금 나를 다져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인생에 꿈을 갖되 너무 조급하게 도전하고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대우분식회계 추징금 23兆

    대법원 2부(주심 이강국 대법관)는 29일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기대출 사건 등으로 기소된 ㈜대우 전 사장 강병호씨에 대해 원심대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대우 전 사장 장병주씨 등 2명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대우차 전 사장 김태구씨 등 5명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추징금 24조 3558억원 중 항소심에서 무죄가 인정된 부분을 뺀 23조 35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 피고인이 대우차 재무제표 작성 권한을 가진 대표이사로서 회계 분식 규모에 대해 김우중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고 김우중 등과 공모해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우 전·현직 임원과 5개 계열사, 회계사 등 34명은 97년부터 3년간 김우중 전 회장의 지시로 수출대금 조작, 차입금 누락 등 방식으로 41조 1000억원을 분식회계 처리하고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에서 9조 9000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최태원회장 워커힐지분 내놓고 SK네트웍스 지분 2% 인수 추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중인 워커힐호텔 지분을 SK네트웍스(SKN)에 현물출자하고 대신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 지분을 받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 주채권 은행인 하나은행을 비롯한 SK네트웍스 채권단은 다음달중 SK네트웍스를 기업개선작업 자율추진기업으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SK네트웍스의 경영정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주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03년 3월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한 워커힐호텔 지분 40.7%를 SK네트웍스에 현물출자하고, 대신 SK네트웍스 지분 2%를 받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 방안에 대해 최 회장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워커힐 호텔 지분 출연은 2003년 당시 SK네트웍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이다. 당시 최 회장은 MOU를 통해 ‘워커힐호텔 지분을 포함해 보유중이던 계열사 지분을 사재출연한다’고 약속했다. 채권단은 SK네트웍스의 조기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최 회장에게 이같은 사재출연을 요청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상장·등록기업 19% 분식회계

    국내 상장·등록기업 10곳중 2곳이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등록된 118개 기업들을 무작위로 차출, 회계감리를 실시한 결과 18.6%인 22개 기업들이 매출 및 이익 부풀리기, 부채축소 등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식회계 기업들 중 30%는 고의로 회계장부를 조작해 거액의 과징금과 임직원 경고,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상장·등록사들의 분식회계 적발 비율은 지난 2000년 33.3%에서 2001년 14.3%,2002년 15.7%,2003년 5.1% 등으로 감소세이긴 하나 연도별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시장 관계자들은 이들 기업중 상당수는 과거 정경유착으로 인해 정치권 비자금을 마련하느라 분식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 조사결과 비상장·비등록 업체들의 분식회계 비율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100%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96.8%였다. 증권시장 관계자는 “기업들이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분식사실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기업들은 집단소송제 시행전까지 과거 분식을 떨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07년부터 증권집단소송제가 시행되면 분식회계로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집단소송제는 기업의 분식회계로 피해를 본 사람이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으면 다른 사람도 별도의 소송 없이 똑같은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분식사실을 공개, 수정하면 감리대상에서 제외하겠지만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면서 “연간 한차례 사업보고서를 내는 비상장·비등록 기업의 경우 올해말과 내년말에 분식회계를 수정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대한항공 제재수위가 ‘고백’ 분수령

    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의 과거 분식회계 자진신고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은 정책 취지가 먹혀들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의 과거분식에 대해 유예기간을 주는 내용의 개정 집단소송법이 지난달 10일 발효됨에 따라 같은 달 23일 관련 실무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2년간 기업들이 ▲금감원 감리(회계감사 내용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사) 착수 이전에 자발적으로 분식을 신고하면 해당부분의 감리를 생략하고 ▲감리는 시작됐으나 증권선물위원회가 최종처분을 하기 이전에 과거의 분식 사실을 밝히면 제재수위(12단계)를 최고 2단계 낮춰준다는 내용이다. 이는 집단소송 대상기업(자산 2조원 이상)뿐 아니라 1만 3000여개 외부감사 대상법인 전체에 적용된다. 어차피 모든 외감법인이 오는 2007년부터는 집단소송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임석식 전문심의위원은 “앞으로 2년간은 완화된 제재 규정에 따르지만 그 이후에는 엄격한 법 적용이 불가피하므로 기간 내에 자진신고를 하는 것이 기업들에 좋을 것”이라면서 “자진신고를 할 경우 제재수위가 2단계 낮아지므로 어지간하면 ‘검찰고발’과 같은 정도의 중징계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돼 있는 증권선물위원회의 대한항공 제재 수위가 향후 기업들의 자진신고 확산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수를 한 대한항공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아질 경우 ‘용기’를 내어 분식 자진발표 대열에 동참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한편 참여연대는 과거 분식을 자진 수정할 경우 감리를 실시하지 않도록 개정된 금감위 규정은 위법·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측은 “금감위가 결과적으로 80여개 기업(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과거 분식에 한해 집단소송을 2년간 유예하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을 명분으로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외감규정)’을 개정함으로써 1만 3000여개 외감 기업 전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상실케 했다.”면서 “이는 금감위가 불법행위를 한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초법적 권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투명성 확립과 투자자 보호의 책무를 방기한 금감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감사원에 금감위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경운 김태균기자 kkwoon@seoul.co.kr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소송 소나기’ 대비 백태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소송 소나기’ 대비 백태

    ‘죄를 짓고 자수하면 얼마나 정상 참작을 해줄까.’ 증권집단소송제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이런 원론적인 ‘물음’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 수십년간 쌓여온 분식회계를 털기 위해, 혹은 처벌을 낮추기 위해 기업들이 ‘고해성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그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죄는 죄’라며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법 취지에 맞게 처벌 수위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집단소송제를 둘러싼 기업들의 대응과 향후 행보, 정부의 고민, 시민단체의 ‘면죄부’ 주장 등을 살펴본다. 상장사 주식·공시 담당자 250명은 22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어떤 회사가 증권집단소송이 되는가.’,’증권집단소송 어떻게 대비할까.’라는 주제를 놓고 뜨거운 논쟁과 토론을 진행했다. 증권집단소송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마련한 모임이었다. 분식회계로 곤욕을 치렀던 현대상선은 지난 18일부터 회계담당자의 실수나 조작을 방지하는 새 회계시스템을 가동 중이다.LG화학도 본사 및 사업장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제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올해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법에 따른 ‘후폭풍’이 재계를 ‘강타’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소송 제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소송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 안전판 ‘미리미리’ 국내 대기업들은 우선 ‘돈 쌓기’에 나섰다. 등기 이사들을 대상으로 집단소송 제기 등 법적 분쟁에 대비해 가입한 임원배상책임보험의 보험금 한도를 대폭 올린 것. 삼성전자는 2003년 1000억원이 한도이던 이사 배상책임보험의 책임 한도를 지난해 1500억원으로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500억원에서 700억원,SK㈜는 100억원에서 200억원,KT는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각각 늘렸다. 집단소송에 대비한 재벌 오너의 등기이사 퇴임도 눈에 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최근 삼성에버랜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또 삼성물산,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SDI, 삼성전기 등기이사에서도 조만간 사임할 전망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일 경우 이사회 의사록 등을 통해 잘못을 입증할 수 있지만 등기이사가 아니면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문서로 남아 있지 않으면 책임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가 영입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는 김광년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이자 한국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위원을 지난달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했으며, 현대상선도 올 주총에서 강보현(전 고등법원 판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두산은 법무팀을 신설했으며, 삼성은 향후 5년 안에 변호사 300명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내 교육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LG전자는 공시 관련 부서의 교육을 강화, 막연한 장래사업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거나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 예측 정보를 발표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공시 유관부서뿐 아니라 사내 모든 조직 책임자들에게 공시 관련 업무 규칙을 숙지토록 했으며 기획팀, 재무팀, 홍보팀 등 공시 유관부서마다 공시 담당자를 따로 선정했다. 퇴직 임원 관리도 활발하다. 집단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내부자 고발을 사전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말 SK그룹의 전직 임원 모임인 ‘유경회’ 송년행사에 참석, 유대관계를 돈독히 했다. 삼성은 전직 사장단 출신 모임인 ‘성대회’를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별도 사무실을 제공하고, 전담 비서를 배치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LG도 전직 임원 모임인 ‘LG클럽’에 비용과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왕 맞을 매라면 먼저 맞자” 기업들은 분식회계에 대한 ‘고해성사’를 앞세워 집단소송 빌미를 차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2003년 말 대차대조표상 재고자산 항목 가운데 하나인 미착품 잔액 880억원 중 719억원이 과대 계상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거 회계처리 기준 위반 사실을 밝혔다. 대한항공의 이런 조치는 지난 3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개정으로 기업이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정산하는 경우 증권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앞서 기아차도 현대모비스 주식을 평가하면서 지분법이 아닌 시가법을 적용, 장기투자증권 9972억원을 과다계상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고 지난달 초 자진공시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분식회계 ‘자수’는 정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기아차의 이번 고백에 대한 금융·사법당국의 대응 수위가 다른 기업들의 고해성사 활성화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한항공과 같은 과거 분식 수정을 자진 공시하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는 나중에 분기나 반기 등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웅 변호사는 “올 초에 이뤄진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는 7∼8월에 금감원 조사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밝혀진다.”며 “그 결과에 따라 8∼9월에 집단소송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안미현 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집단소송제 외국사례

    전세계적으로 집단소송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우리나라뿐이다. 미국은 1938년 처음 도입했다. 당시 미국경제를 강타한 대공황의 책임을 기업에 돌리려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있다. 배경이야 어찌됐든 집단소송제가 오늘날 미국 초우량기업들의 ‘투명 회계’를 이끌어내는 데 일정 몫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의 집단소송 발생건수는 1990년 922건에서 2002년 2916건으로 10여년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2002년 한해 동안만 집단소송 남발로 국내총생산(GDP)의 2.2%인 2334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미국 내부에서도 비판여론이 적지 않아 미국 의회는 올 2월 집단소송제 관련 법안을 고쳤다. 개정안의 핵심은 ▲원고의 피해규모가 500만달러를 넘고 원고의 3분의2가 같은 주에 있지 않으면 반드시 연방법원에만 집단소송을 제기해야 하며 ▲피해 소비자들이 현금이 아닌 할인권 등의 방식으로 보상을 받을 경우, 법원은 변호사의 보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이 소송에 유리한 특정 주를 찾아다니거나 원고보다 더 많은 잇속을 챙기기가 어려워졌다. 집단소송제에 직접 노출돼 있는 국내 회계사들은 “우리나라도 남소 방지책과 기업의 부담 경감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피고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토록 한 우리나라의 제도 시행 규정은 기업에 너무 가혹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론도 적지 않다.“가뜩이나 2년간의 합법적인 분식회계 묵인으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 마당에 입증 책임마저 원고에게 돌린다면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이재식 회계감독1국장은 “공적 기관(금감원)이 기업의 회계서류를 감리토록 한 우리나라 규정은 미국보다 훨씬 엄격하다.”면서 “이 부분은 장기적으로 보완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기업 ‘과거고백’ 시작?

    대한항공이 과거 회계처리 기준 위반 사실을 밝히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돈이 액면 그대로 단순 착오에 따른 손실인지, 아니면 써버린 비자금을 털기 위한 수단인지를 놓고 ‘설’들이 분분하다. 또 제재를 낮추기 위해 형식적인 ‘고해성사’의 모양새를 갖췄다는 의견도 제기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항공 “2003년말 719억원 과대 계상” 대한항공은 21일 “2003년 말 대차대조표상 재고자산 항목 가운데 하나인 미착품 잔액 880억원 중 719억원이 과대 계상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가운데 477억 2000만원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전기 오류수정 손실로 회계 처리했으며, 남은 242억원은 올 1·4분기 보고서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착품 계정은 재고자산 항목의 하나로 돈을 보내 해외에서 항공기 부품을 주문했지만 물품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기업들이 비자금 조성을 위해 곧잘 써먹는 수법이 재고 자산이나 매출 채권을 부풀리는 것이다. 이 가운데 매출 채권은 상대방이 있어야 하는 만큼 기업 단독으로 하기는 어렵다. 대한항공은 1978년부터 부품 관련 시스템을 구매, 정비, 회계부서 등 서로 다른 곳에서 운영하다 보니 이런 오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6년간 이 정도 수준의 미착품 잔액을 몰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증시 관계자는 “훨씬 전부터 알았지만 처리를 못했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제야 발견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비자금 마련을 위해 이용했다는 의혹이 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관계자는 “누계상 단순 오류일 뿐 비자금 조성 등을 위한 고의적인 분식회계는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자진 고백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공시된 만큼 마지못해 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이런 조치는 지난 3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개정으로 기업이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정산하는 경우 증권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을 감안해 이뤄진 것으로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고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다른 기업들도 과거 분식이 있다면 이 기간에 그 사실을 알리고 정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의 고백이 주식시장이나 정부 당국에 의해 어떻게 받아들여져,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여부가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대상기업 첫 자진공시 한편 기아자동차는 이달 초 증권집단소송법 대상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과거 회계처리기준 위반 사실을 자진 공시해 제재조치를 경감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회플러스] 최태원·손길승씨 징역6년 구형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는 20일 부당내부 거래 및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회장에게 징역 6년을,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787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용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극소량의 지분만 보유한 그룹 오너의 지배권 확립을 위해 별도의 주주가 있는 기업에 손실을 전가한 것”이라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처벌이 안 된다면 한국사회는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금 그곳은] 동대문구 청량리역

    [지금 그곳은]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요일인 지난 17일 오후 2시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에는 천막촌이 펼쳐져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차림새가 변변치 않은 몇몇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빈 그릇을 들고 천막을 빠져 나가는 사이에 한편에서는 천막과 간이 의자를 걷어치우는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S교회 관계자는 “노숙자와 노인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는데 처음엔 교인 5∼6명이 나섰다.”면서 “천막도 없었는데 최근 들어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 의자 수가 560개로 늘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9월 새 민자역사 착공에 들어간 뒤 6개월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청량리역은 옛 영화에 비해선 약간 황량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매머드 역사를 짓는 대역사를 앞두고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잠시 움츠린 모습이다. ●예나 이제나 여전한 교통요충 여행객들이 광장을 가득 채운 채 옹기종기 얘기꽃을 피우던 옛 모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대신 너도나도 바쁘게 갈 길을 재촉하고 있다. 오는 2008년이면 서울 동북부 새 거점으로 거듭나게 될 청량리역은 지금 터 다지기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얼른 보이지 않지만 경춘선을 비롯한 철도와 지하철, 국철, 버스 등 노선이 거미줄처럼 엉킨 곳이어서 정지작업이 쉽지는 않아 ‘울타리’를 둘러치는 등 기초작업이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 중이다. 2층짜리 옛 역사는 현재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업소들로 성업중이다.24시간 편의점 S사,N패스트푸드점과 도너츠 가게, 분식점 등등…. 경기도 청평유원지로 단합회(MT)를 떠났다가 이날 낮 12시47분 경춘선 열차로 도착했다는 김인환(25·대학생)씨는 “수도권으로 여행을 오가기에는 아직도 청량리역이 최고”라면서 “주변이 정비되고 나면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동북부 최고의 교통요충지라는 이름값만은 그대로였다. 청량리역 관계자는 “하루 철도 이용자만 1만 5000여명, 많게는 2만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열차가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올 때에는 임시 역사와 옛 역사 ‘나오는 문’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온다. ●백화점·멀티플렉스 영화관도 들어서 빈 공간을 살리기 위해 ‘나오는 문’ 앞 주차장은 유료화했다. 그 옆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의 미니터미널에는 여행가방을 낀 시민들의 모습들이 보여 과연 교통 요충지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588’이라는 윤락가로 유명한 동대문구 전농동 588의1 청량리역 주변은 2008년까지 대규모 쇼핑·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쇼핑몰·영화관 등을 짓는 건축계획에 들어가 철도청과 한화역사㈜가 시공한다. 민자역사는 지하 4층, 지상 9층, 연면적 5만여평이다. 지하 3층부터 지상 7층엔 역무시설과 백화점, 지상 4·5층에는 대형 마트가 들어선다.8·9층에는 8개 관 2200석을 갖춘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생긴다. 인근 망우로와 배봉로 사이엔 폭 18m, 길이 771m짜리 고가도로가 놓인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과거분식 자진 수정해도 탈세액은 엄격 추징키로

    집단소송제법 시행과 관련, 분식회계를 자진수정하면 2년간 회계감리가 면제되는 것과는 달리 분식을 통한 탈세 부분에 대해선 엄격한 추징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국세청은 각 기업들의 재무제표 등 분식회계 수정자료가 공시 등의 형태로 제출되면 이에 대한 실사를 벌여 세금추징 또는 환급에 나설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13일 “집단소송제법 개정으로 지난해말 이전에 발생한 분식회계를 자발적으로 수정하면 회계감리가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지지만 이와는 별도로 분식회계를 통한 탈세 부분에 대해선 엄격하게 추징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세를 위해 분식회계를 한 경우 탈세부분에 대해선 추징이 이뤄지며, 반대로 기업의 대외이미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이익금을 과대계상해 결과적으로 세금을 많이 낸 것이 확인되면 환급절차가 취해진다.”고 설명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중앙PSAT연구소 실전풀이] 상황판단영역

    ●문제 다음 지문을 읽고 두 지문의 의견을 종합한 것 가운데 가장 적합한 것을 고르시오. (지문 1) 금융감독위원회가 최근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국내 기업을 매각할 때 국내산업자본이 외국자본과 차별없이 인수·합병(M&A)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외환위기 직후 외국자본에 대해서는 빗장을 완전히 풀어헤친 반면 국내산업자본에 대해서는 은행소유를 금지하고 출자를 제한하는 등 역차별한 결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위협을 통한 고배당 요구, 유상감자 후 무상증자 등 변칙을 동원한 자본 회수, 자사주 완전 소각 요구 등이 해외 자본의 대표적인 횡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말 외국계 펀드매니저의 말을 빌려 “한국 금융시장은 외국계 사모펀드의 즐거운 놀이터”라고 보도했을 정도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내 산업자본은 손발이 묶인 채 해외 투기성 자본의 무차별 공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논란 끝에 국회 의결을 거친 출자총액제한제를 다시 완화해야 하는 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할 문제다. 그러나 국부 유출이 뻔히 예견됨에도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금지’라는 룰에만 얽매여 방어수단을 강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금감위의 제안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 (지문 2) 새로운 파이낸셜 허브로 태어나려는 웅대한 야망을 가진 한국은 이 야망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다소 이상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듯 하다. 논리적으로 최우선 과제는 당연히 규제완화 및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차별 철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오히려 거꾸로 나아가는 듯 하다. 현재 한국 정부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한국 내 팽배한 위기 의식 즉,1997년 IMF위기 직후 금융시장 개방에 의해 한국 경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수 합병의 제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데에서 시작된다. 점차 팽배해 가는 외국 자본에 대한 두려움은 최근 한국 내 은행 지분 매각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외국계 사모펀드(PEF)와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A기업의 이사회 이사 재선임을 저지하려 한 K그룹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거부는 사모펀드의 투자로 인해 재정난에 허덕이던 은행이 회생하였다는 사실과 A기업 회장의 경우 외국에서는 자격요건의 자동 박탈 사유인 분식회계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 대신,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주로서 최대 수익을 추구하거나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만 환영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유치하고자 하는 외국투자자들의 투자를 오히려 내쫓는 강력한 외국투자 퇴치책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기업지배구조 개선, 구조적 개혁, 국내 경쟁력 강화라는 한국의 대정부 시책을 수행하는 효과적인 수단을 약화시키고 있다. 한국정부는 재벌의 규모를 줄이고자 최근 재벌의 계열사 지분 소유 한도 법안을 통과시켰다. 수단이 효과적인가의 여부를 떠나서 한국 정부의 목표는 높이 살 만하다. 한국 정부가 세운 목표의 성공은 새로운 오너에 의한 재벌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도전은 외국 투자자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오히려 재벌의 손을 들어 외국투자자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려 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국제 경쟁력은 신기술, 전문경영, 외국자본의 유입으로만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국가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 대한 국내 투자가 정체되면서 정부는 중국의 도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아시아 금융의 축, 즉 ‘파이낸셜 허브’로의 성장 전략은 바로 경제 성장의 대체 수단을 찾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위기 의식의 발로이다. 그러나 경제 국수주의를 저지하고 일관된 정부 정책을 마련하지 아니하는 한, 한국 경제는 제조업의 추락을 멈추고 경제활동의 새로운 축을 세우는데 실패하게 될 것이다. (1)국내 언론들은 외국자본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 자본의 효용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최대한의 협력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IMF사태 당시 무너진 주가를 방어하고 회사를 구해준 외국계 주주들을 ‘투기자본’이라며 호도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2)윤리적인 비즈니스 리더십은 주주의 권리를 보호함에 있어 경영자가 신의성실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게 활동할 때 나타난다. 따라서 윤리적인 비즈니스 리더십은 경영자의 책임이 경영자의 권리보다 앞설 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므로, 경영자에게는 진실한 도덕적인 성품이 필요하다. (3)우리는 정부 관련부처들이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국내 산업자본의 운신을 막고 있는 각종 규제들을 재점검할 것을 권고한다. 규모를 달리하는 국내 기업간 공정경쟁 못지않게 국내외 자본간의 공정경쟁 촉진에도 신경을 써달라는 얘기다. 부처간 직역다툼에 국익이 훼손돼선 안 된다. (4)부정부패는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을 뿐만 아니라 민주적인 시민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방해한다. 지속적인 국가번영은 오직 윤리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정직성, 투명성, 그리고 책임감은 번영을 위한 보편적인 원칙이 된다. (5)기업이란 경제적인 면 뿐만 아니라 경영 활동의 모범과 윤리적 행동 양식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따라서 변화를 받아들이고, 윤리적인 비즈니스 리더십을 채택하고, 적용하는 데 실질적인 진전이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풀이 및 정답 (지문 1)은 외국자본에 대해서 국내경제를 보호해야한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문 2)는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를 철폐해야한다는 내용이다. 두 지문 모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국익을 위한 공직자의 정책결정의 중요성이며, 국익은 또한 언론이나 기업들 보다는 공직자의 정책결정에 더 좌지우지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익을 위해서는 기업간의 윤리적인 비즈니스 리더십도 필요하겠지만 지문에서는 정책결정자들의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결정자들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 (3)번이 정답이 된다.
  • ‘버핏 신화’ 무너지나

    기업혁신을 강조하는 투자의 귀재 ‘버핏 신화’가 깨질까.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11일(현지시간) 계열사의 보험거래와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았다. 물론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자격이었다. 그러나 회계 투명성을 위해 스톡옵션까지 비용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그가 회계부정 문제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은 결코 떳떳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버핏은 문제의 거래가 이뤄진 2000년 말과 2001년 초 사이 계약 당사자인 AIG가 보험 수신고 감소로 고민하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는 버핏이 회계부정에 이용된 보험거래가 이뤄진 시점을 전후해 계열사 관계자로부터 보고받고도 이를 상당기간 감췄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계열사로 재보험사인 제너럴 리는 당시 한정보험상품 거래를 통해 AIG에 5억달러를 건넸다.AIG는 이를 재무실적과 무관한 부채 항목인 보험금 지급대상으로 잡아야 했으나 자산 증가인 매출실적 증대에 포함시키는 수법으로 분식회계했다. 일각에선 제너럴 리가 AIG에 5억달러를 제공하는 대가로 AIG의 중요한 내부정보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식투자에 활용될 이같은 정보의 수혜자는 당연히 지주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인 버핏이라는 것. 그러나 버핏은 당시 거래와 관련한 상세한 내역은 거의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절친한 사이이자 당시 AIG의 회장인 모리스 그린버그가 보험 수신고 문제로 격앙됐던 점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그린버그 회장이 부정거래를 획책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암시해 준 증언이다. 버핏은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거래와 관련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AIG에 돈을 주고 기업정보를 받은 게 아니냐는 질문은 일축했다. 부정거래가 입증되면 AIG의 시장가치는 곤두박질칠 수 있다. 버핏의 명성도 그 ‘후폭풍’에서 안전할지는 불투명하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정부가 키운 ‘경기착시’? 지표는 ‘마이너스’

    정부가 키운 ‘경기착시’? 지표는 ‘마이너스’

    정부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키기 위해 무리한 통계수치 발표를 남발,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 등을 내세워 당장이라도 경기가 급반등할 것처럼 분위기를 띄웠지만 생산·소비·고용 등 실제 경기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회복 청신호’ 카드매출의 신빙성 재정경제부는 연초부터 카드 이용액, 자동차 판매량, 휘발유 소비량 증가 등 내용을 담은 ‘속보지표’를 잇달아 내며 구두(口頭)로 ‘경기회복’의 군불을 지폈다. 특히 업종별 카드매출 발표를 통해 백화점, 할인점, 의료, 학원 등 내수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통계청이 국내 전체 산업을 조사해 매월 발표하는 ‘한국경제의 공식 성적표’인 산업활동 동향과 서비스업활동 동향은 속보지표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매출 등의 증감폭이 지나치게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증가세와 감소세가 뒤바뀌어 나타나기도 했다. 재경부 발표에 따르면 백화점 카드매출은 올 1월과 2월에 각각 전년동월 대비 3%와 6%가 뛰었다. 그러나 통계청 집계로는 각각 6.7%와 2.4%가 감소했다. 할인점과 슈퍼마켓도 수치가 지나치게 차이났다. 또 주유소 카드매출은 1,2월에 각각 16%와 14%가 늘었지만 통계청이 집계한 차량연료 소매판매량은 오히려 2.6%와 0.6% 줄었다. 학원도 카드매출은 1,2월에 각각 35%와 13% 증가했지만 통계청 발표 자료에서는 7.7%와 7.4% 감소로 나타났다. 카드매출이 7% 뛴 2월 의료서비스 규모도 통계청 발표에서는 마이너스 1.1%이었다. 자동차 판매량도 당초 정부의 발표와 달리 올 1월에만 전년대비 5% 늘었다가 2,3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거품 낀 통계, 착시 부를라 수치가 어긋나는 데에는 불변가격(통계청)과 경상가격(카드매출)간 괴리 등 이유가 있지만 신용카드 매출이 현 경기국면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백화점 카드매출 조사가 통계청의 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높게 나타나는 것은 서울지역 대형 백화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주유소 등 차량연료 판매에도 ‘기준의 착시(錯視)’가 있다. 카드매출은 ‘판매가격’이 기준이지만 통계청의 차량연료 소매판매 통계는 ‘판매량’(ℓ)을 기준으로 삼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름 판매량이 줄었는데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매가격이 뛰면서 유류 소비가 급증한 것처럼 나타났다.”면서 착시를 경고했다. ●“속보지표는 현재 경기흐름 알려주겠다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속보지표를 통해 경기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현재의 경기흐름을 알려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실제로 신용카드 통계에서 내수 감소세가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급격한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경기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를 굳이 발표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경기상황을 자의적으로 분식(粉飾)해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민간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경기상황을 대변하지 못하는 지표라면 차라리 발표하지 않는 게 낫다.”면서 “정부가 실제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신호)이 가지 않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진단과 실제 상황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헷갈려 하고 있다.”며 “자칫 정부의 신뢰도에 타격을 줘 정작 필요할 때 약발이 안먹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신용카드 이용액이 15조 6000억원으로 전년동월보다 17.3% 증가하는 등 소비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재경부의 12일 보도자료가 이달 말 통계청 발표에서 어느 정도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과거분식 수정’ 감리 면제 확대

    증권집단소송법 시행과 관련, 기업회계기준 외에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기타 처리방법’을 통해 과거분식을 해소하는 경우에도 회계감리가 면제된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6일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에 따라 2004년 12월31일 이전에 발생한 과거회계 기준 위반 행위를 자발적으로 수정하는 기업에 대한 감리 면제 범위를 이같이 확대하는 등 세부감리지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기타 처리방법은 ▲감액손실 ▲평가손실 ▲대손상각 ▲특별손실 등 4가지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임석식 회계전문심의위원은 “과거 위반 사항을 수정한 재무제표가 아닌 오류수정과 관련된 사항만 감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라면서 “과거 위반 사항을 수정해 공시한 내용이 있는 경우 그 부분에 대해서만 감리가 면제된다.”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과거분식을 2006년 12월31일까지 2년간 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초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전기오류 수정 등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처리 방법으로 과거분식을 해소하는 경우에 한해 감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부실 털고 ‘클린 컴퍼니’로

    부실 털고 ‘클린 컴퍼니’로

    ‘돌아온 탕아’ 한때 분식회계로 고개를 숙였던 ‘상사 2인방’이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고 있다. 수출 선봉장이라는 상사맨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지난 3년간 생존을 위해 ‘올인’한 결과, 이제는 경영 정상화(워크아웃 졸업)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자본금 6158억원, 자본 총계 6498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완전히 벗어났다.2003년 4월 자본잠식을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편입된 지 2년만이다. 현대종합상사도 지난해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4년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워크아웃 졸업 가시권 SK네트웍스의 ‘턴 어라운드’는 그룹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또 고수익 사업구조와 적극적인 마케팅, 강력한 구조조정 등이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SK네트웍스는 2003년 3·4분기부터 지난해 4·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경영 실적은 매출 13조 6148억원, 경상이익 4212억원을 달성, 지난해 대비 각각 7.6%,466% 급증했다. 이익과 자산매각 대금은 국내 3385억원, 해외 2억 7000만달러의 채권 상환으로 이어졌으며, 담보물도 100% 회수했다.C등급으로 급락했던 신용등급도 무려 8단계를 뛰어올라 BB+를 확보했다. 자신감 회복은 해외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SK네트웍스는 상반기에 자동차 경정비점인 ‘스피드메이트’ 1호점을 중국에 개설할 계획이다. 또 중국 광둥성에 ‘산업용 연료유(Fuel Oil) 2차 가공공장’ 설립 프로젝트에 지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관계자는 “2007년 달성키로 약속한 자구계획을 불과 1년만에 80%가량 달성하면서 조기졸업을 위한 요건을 갖춰가고 있다.”면서 “올해는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돈되는 것은 다한다.” ‘무일푼’으로 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종합상사는 수출과 내수를 가리지 않고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상사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1만∼2만t급의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중국의 ‘링산조선소’를 인수했다. 또 유럽에서 임가공 형태로 PDP TV와 LCD TV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수익이 245억원에 달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도 확실한 수익 창구로 정착되고 있다. 내수에서는 외식·패션·리모델링 등 3대 의식주 사업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수출 첨병이 ‘먹을거리 장사’에 나선다는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했다는 평이다. 현대상사는 이런 신사업 덕분에 지난해 매출 1조 7962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753억원에서 흑자로 반전됐다. 특히 2003년 65%에 달했던 자본잠식률이 35%로 떨어져 지난 1일 관리종목에서 탈피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성공시대] 한국형 쌀국수 전문점

    [성공시대] 한국형 쌀국수 전문점

    웰빙풍을 타고 외식 식단에 추가된 메뉴가 바로 베트남 쌀국수다. 월남인의 아침식사인 쌀국수는 시원한 국물에다 칼로리가 낮아 20∼30대 여성들이 가까이 한다. 하지만 특유의 향신료 탓에 꺼리는 사람들도 다수다. 이같은 결점을 털어낸 쌀국수 가게가 등장했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 박규성(40) 사장은 아내 정선경(34)씨가 개발한 ‘한국형’ 베트남 쌀국수로 점포 수를 소리없이 늘리고 있다. 2년제 IT전문학교에서 15년 동안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던 박씨는 사업에서 인생의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린 끝에 ‘좋아하는 것을 팔자.’는 생각으로 즐겨 먹던 베트남 쌀국수를 장사 아이템으로 정했다.2001년 당시에는 쌀국수 프랜차이즈점이 많지 않아 시장 진입에 호기라는 점도 작용했다. ●현지서 조리법 익힌뒤 ‘한국화’ 에 매달려 본격적인 사업을 하려면 먼저 쌀국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했다. 수차례에 걸쳐 아내와 함께 베트남과 미국 등으로 향했다. 호찌민시의 쌀국수점을 모두 다녔을 정도로 쌀국수에 대해 ‘일가견’을 쌓은 뒤 현지 사람들을 통해 배운 육수제조법을 토대로 우리 입맛에 맞는 육수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아내 정씨가 동서, 처제 등과 함께 육수 개발팀을 꾸렸다.1년여에 걸쳐 거의 매일 육수 개발에 매달렸다. 이웃 주민들에게는 강한 향신료가 풍기는 이상한 냄새로 수차례 항의를 받기도 했다.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기자 지인들을 불러 시식회를 가졌고 마침내 ‘시원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맛에 도달했다. 경상북도 상주 출신인 박 사장은 “시골 출신인 내 입맛에 맞으면 일반 사람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호아빈의 쌀국수는 정통 베트남 쌀국수의 맛에서는 다소 비껴간다. 베트남 쌀국수에 들어가는 정향, 오각과 팔각 등에 매콤한 맛을 더하기 위해 산초와 계피 등을 추가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외에도 다른 고기를 넣어 특유의 국물을 우려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고추기름과 청양고추도 첨가했다. ●담백하고 칼로리 낮아 고객 발길 줄이어 박 사장은 “시원하며 깔끔하고 느끼하지 않은 맛을 추구했다.”면서 “정통 베트남 쌀국수에서는 다소 벗어났지만 농촌으로 시집온 베트남 출신 주부들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가게를 찾는 등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우리 입맛에 맞는 육수가 개발되자 박씨 부부는 2003년 10월 일산 신도시에 1호점을 냈다. 테이블이 12개에 불과했지만 3개월 만에 월 매출액 4000만원, 순이익 1000만원을 넘겼다. 자신감을 얻은 박씨는 지난해 2월 서소문 오피스타운의 분식점 자리에 2호점을 열었다. 아내 정씨는 “기존의 베트남 쌀국수 가게가 마니아층을 위한 음식이었다면 호아빈 쌀국수는 대중을 위한 음식”이라면서 “여기에 소점포, 저가 전략으로 점주들과 고객들에게 쉽게 파고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90년대 말부터 생겨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들은 가게 규모가 40∼50평 이상으로 대형 매장이 주류였다. 국수 한 그릇의 가격도 7000∼1만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박 사장은 육수의 원액을 개발해 원가를 낮추고 10∼30% 저렴한 메뉴판을 내놓았다.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몰리고 가맹점 수도 다른 업체에 비해 빠르게 증가했다. 오는 8일 개점하는 천안점까지 합치면 호아빈의 전체 매장 수는 30개로 국내 쌀국수 체인점 가운데 가장 많다. ●소점포·저가 전략 적중… 1년여만에 가맹점 30곳 시내 직장인들이 주고객인 직영 2호 시청점은 월 매출액이 7000만원에 달한다. 월 순이익은 2000만원, 하루 400∼500명이 몰린다.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는 차례를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다. 낮 12시∼12시50분, 오후 6∼7시에 찾으면 어김없이 줄을 서야 한다. 시청점을 관리하는 아내 정씨는 “겨울철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추워해서 매출액이 다소 떨어지며 따뜻한 날에 사람들이 더 몰린다.”면서 “전체 매출액 가운데 쌀국수와 베트남 음식의 비율은 6대4 정도”라고 밝혔다. 시청점의 투자비는 인테리어와 시설 등에 1억원, 보증·권리금으로 2억여원 등 모두 3억여원이 들었다. 하루 매출액은 월∼토요일 250만원, 일요일에는 160만∼170만원으로 다소 떨어진다. 박씨 부부는 “국내 최초로 유통기간이 하루뿐인 생면을 이용한 쌀국수를 내놓았다.”면서 “맛과 품질에서 어느정도 인정받으면 내년쯤에는 일본과 호주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주요 간부 2인 프로필

    ●박영수 중수부장 강력 수사 분야에서 주로 일해 대형 비리 사건 수사 경험은 적다. 판단력이나 통솔력이 뛰어나 후배들이 많이 따르고 대인관계가 넓다.2003년 서울지검 2차장으로 재직하며 SK 분식회계 사건 수사를 이끌며 기업 금융비리 수사의 터전을 닦았다. ▲제주▲대검 공안기획관▲청와대 사정비서관▲서울지검 2차장▲부산 동부지청장▲서울고검 차장 ●안대희 서울고검장 외유내강형으로 눈치를 보지 않는 소신파. 지난해 대검 중수부장으로 재직하며 9개월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서울지검 특수부장 때는 서울시 버스회사 비리, 대형 입시학원 비리를 캤다. 조세포탈 이론과 수사 실무에 관한 책을 펴냈다. ▲경남 함안▲서울지검 특수부장▲부산지검 동부지청장▲부산고검 차장▲대검 중수부장▲부산 고검장 ●정상명 대검차장 검찰내 TK 출신의 맏형격. 소탈하면서도 소신 있는 성품으로 후배들이 편하게 일하도록 해 준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시 동기생으로 사법연수원에서 함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한 인연이 있다. 평검사 때는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건 등을 수사한 경력이 있다. ▲경북 의성▲서울지검 2차장▲서울지검 동부지청장▲법무부 기획관리실장▲법무부 차관▲대구고검장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믿겨지지 않았다.” 2003년 8월 4일 새벽. 그룹 비서실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아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훗날 지인에게 “처음엔 얘 아빠(정몽헌 회장)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러나 남편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시숙(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에게서 그룹을 지켜야 했다. 경영 전면에 나섰다. 스물한살에 현대가로 시집와 30년 가까이 살림만 했는데 세상에 나오는 것이, 그것도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가 평생을 일군 그룹을 덜컥 떠맡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지인의 얘기다.“나도 그 점이 궁금해 언젠가 한번 물어봤었다. 그랬더니 그 때는 (경영권 분쟁으로) 상황이 너무 다급해 두려워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에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때가 2003년 10월 21일. 그로부터 1년여.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관리종목’의 악몽에서 벗어나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4279억원)을 올렸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주도하는 현대아산 역시 소폭이나마 첫 흑자(8억원)를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839억원), 현대증권(580억원 추정치), 현대택배(74억원), 현대경제연구원(3억원)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거나 흑자를 지켰다. 그룹 경영을 맡은 지 불과 1년 만에 6개 계열사 모두를 흑자로 돌려놓은 것이다.2010년까지 그룹 매출을 20조원(지난해 말 6조 6400억원)으로 끌어올려 재계 10위권(현재 19위)에 입성하겠다는 현 회장의 ‘2010 프로젝트’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운’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왕회장(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에 몸담아온 한 임원의 해석은 다르다. “운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현 회장 취임후) 해운 경기가 살아나면서 그룹의 주축인 현대상선이 살아났으니까….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전에 비해 그룹의 방향이 매우 뚜렷해졌다. 현 회장은 한번 결정을 내리면 단호하다. 흔들리지 않는다. 배포와 결단력은 오히려 몽헌 회장(MH)을 능가한다는 게 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와 관련해 또다른 임원의 말이 재미있다.“현 회장을 보고 있으면 사업가 유전자라는게 따로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업가 집안의 둘째딸 현 회장은 1955년 딸만 넷을 둔 사업가 집안의 둘째로 태어났다. 훗날 현대상선에 흡수된 당시 신한해운의 현영원(78) 회장이 아버지다. 일제때 ‘호남의 거부(巨富)’로 이름을 날렸던 현준호씨의 후손이다. 어머니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주의 외동딸인 김문희(77) 현 용문학원 이사장이다.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의 친누나이기도 하다. 현 회장에게는 외삼촌들이다. 현대가의 며느리 가운데 손아래 동서 김영명(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부인·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딸)씨와 더불어 친정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현 회장은 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나의 삶 현대의 길’에서 “기업가 집안의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서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대한 시각을 조금씩 키워나갔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임원의 해석처럼 ‘유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가 집안의 가풍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현 회장의 자매들 이름이다. 언니가 일선씨, 여동생이 지선씨다. 현 회장의 시조카들과 이름이 똑같다.“정씨 집안과의 혼사는 숙명”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만도 하다. 언니 일선씨는 수입 침장(沈臧) ‘쉐르단’으로 유명한 홈텍스타일코리아 유승지 회장과 결혼했다. 유 회장은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친동생이자 유유산업 창업주인 고 유특한씨의 아들. 현 유유산업 유승필 회장의 친동생이다. 동서지간인 유 회장과 생전의 MH는 나이가 같아 유난히 친했다고 한다.MH가 죽기 직전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도 유 회장이 함께 했었다. ●‘군인’ MH와의 첫 만남 대학(이화여대 사회학과) 4학년때인 1975년 1월 어느날. 현 회장은 아버지를 따라 울산의 현대중공업 선박 명명식에 갔다. 당시 아버지는 사업관계로 잘 알고 지내던 홍콩 행정 장관(C.Y. 퉁)이 방한하자 때마침 열린 선박 명명식에 ‘모시고’ 갔다. 애초 맏딸만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둘째딸의 성화에 딸 둘을 대동하고 나섰다. 몇달 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쪽에서 넌지시 연락이 왔다.“군대간 아들이 마침 휴가 나왔는데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선박 명명식에서 ‘참한 인상의 늘씬한 재원’을 처음 본 정 회장이 단박에 며느릿감으로 점지한 것이다. 이 때가 75년 5,6월께. 현 회장과 MH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언젠가 현 회장이 사석에서 털어놓았다는 MH의 첫인상이다.“요샛말로 필이 꽂히거나 그렇진 않았다. 군인이라 머리도 짧았고…그래도 듬직해 보였다.” 첫 데이트 장소는 ‘군인 커플’답게 서울 태릉사격장. 이듬해 7월 두사람은 결혼했다. ●“나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 현 회장은 결혼 후 첫딸을 낳고도 남편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라 페어리 디킨슨 대학원에서 인간개발론을 전공했다. 귀국해서 얘들 키우고 살림하는 동안에도 짬짬이 걸스카우트연맹(이사)·대한적십자사(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에서 ‘표 안나게’ 사회활동을 했지만 사업가로 나서게 되리라고는 그 자신 상상도 못했다. 현 회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임원의 얘기다.“그룹 경영을 맡은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확실한 것은 배포가 여간 아니라는 점이다. 경영 참여를 결심한 것도,8개월에 걸친 경영권 분쟁을 버텨낸 것도 이같은 배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겉으로 보면 전형적인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인데 어디에 그런 배포가 숨겨져 있는지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며 웃더라.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경영권 분쟁때의)그 지독했던 마음 고생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의지력도 대단하다. 더러 확신이 서기까지 결단을 늦추는 경향이 있어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일단 확신이 서면 무섭게 밀어붙인다. 번복하는 일도 없다.”결단을 내려놓고도 마음이 여려 ‘가신’들의 주장에 흔들리곤 했던 MH와는 대조되는 면모다. 현 회장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일화 한가지. 지난해 8월 그룹 비전을 선포할 때의 일이다. 당시는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던 때라 사내외에 선언할 ‘비전’이 매우 중요했다. 현 회장은 ‘용기와 자부심의 현대’라고 직접 쓴 쪽지를 내밀었다. 임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살림만 하던 사람이 기업 경영과 직원 심리를 얼마나 알겠느냐.”는 냉소도 은근히 깔려 있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용기와 ‘재계 1위 현대’에 대한 자부심이 절실한 때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선언문에는 이 문구가 그대로 들어갔다. 시간을 지체해 물건너갔다고 생각했던 가신그룹(김재수 당시 경영전략팀 사장 등)에 대한 인사도 그 해말 전격 단행해 임직원들을 다시한번 놀래켰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 숙부의 난 현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다른 사람도 아닌 시삼촌과 길고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정상영 명예회장이 2003년 8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이면서 본격화된 경영권 분쟁은 이듬해 3월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 회장이 승리할 때까지 8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집안의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비즈니스가 얽혀있어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중립이 현 회장을 도왔다. 현 회장측은 분쟁의 단초가 된 금호생명 대출 200억원에 대한 정상영 회장의 보증과 관련,“정 명예회장은 조카(MH)에 대한 의리라고 주장하지만 처음부터 경영권을 뺏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였다.”고 주장한다. 한 측근은 MH가 정상영 명예회장을 인간적으로 따랐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왕자의 난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정상영 회장이 MH의 자금줄을 교묘하게 막았다.”면서 “이 때문에 MH가 ‘그룹을 위해 (내가) 이렇게 희생했는데 상영 삼촌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언젠가 몹시 화를 낸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KCC측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여전히 팔지 않고 있어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경영수업 받는 큰딸…‘코디’ 둘째딸… 사격 좋아하는 외아들 시어머니(변중석)가 아이 잘 낳는 보약을 하루가 멀다하고 들이미는 바람에 얼떨결에 일찍 가졌다는 큰딸. 딸을 낳자 시댁보다 딸만 넷인 친정의 실망이 더 컸다고 한다. 그 딸이 지금은 현 회장의 든든한 친구이자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지이(28)씨다. 서울대 고고미술학과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나온 그는 외국계 광고회사에 다니다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지난해 1월 3일 현대상선 재정부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올 1월 1일 대리로 승진했다. 회사 흐름을 가장 빨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재정부에 배치한 것을 보면, 제대로 경영수업을 받게 하려는 현 회장의 의지가 읽혀진다. 경영권 분쟁때도 현 회장은 정상영 명예회장 등 시댁 어른들과의 대면 자리에 반드시 지이씨를 데리고 나갔다. 맏이답게 찬찬하고 침착해 현 회장에게는 큰 의지가 된다고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이 매우 좋다. 지난해 10월 그룹 해체후 처음 가진 신입사원 수련회때는 다른 ‘신참’들과 똑같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장기자랑도 마다하지 않아 주위의 경계심을 녹였다.‘싼타페’를 직접 몰고 출퇴근한다. 아직 사귀는 사람은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터울이 크면 아들일 확률이 높다.”는 집안 어른들의 압력에 6년 7개월만에 가졌다는 둘째딸 영이(21)씨는 서울 상명여고 1학년때 혼자서 미국 유학을 떠났을 만큼 당차다. 보스턴에서 한시간 거리인 사립 고등학교 ‘쿠싱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현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부에 재학중이다. 언니와 달리 성격이 매우 활달하다. 방학을 맞아 귀국하면 엄마의 의상을 열심히 조언해준다. 막내 외아들인 영선(20)씨는 모 대학 경영학과를 다니다 지금은 휴학한 상태다. 군대를 먼저 다녀온 뒤 미국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아버지 장례식때 고3(경복고) 수험생이었는데도 어찌나 많은 친구들이 빈소로 몰려왔던지 조문객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다. 아버지를 닮아 총쏘는 것을 좋아한다. ●옛 영광 재현 꿈꾸는 핵심 브레인들 경영전략팀이 그룹의 ‘싱크 탱크’다. 다른 그룹으로 치면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한다. 현 회장 사람들로 전부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최용묵(57) 사장을 사령탑으로 이기승(55) 전무-하명호(47) 상무로 수직 연결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사장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경영권 방어전략을 촘촘히 짜 현 회장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진적 개선파로, 조직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현 회장 체제에서는 적임이라는 평을 듣는다.76년 현대건설 평사원으로 입사,84년 현대엘리베이터 창립과 함께 관리부장을 맡으면서 조직관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임직원들과 회사 앞마당에서 족구를 하고 삼겹살 소주 뒤풀이를 즐긴다. 이 전무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금융전문가의 보완을 절실하게 느낀 현 회장이 지난해 6월 외환은행에서 영입해온 이다.KS(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답게 머리회전이 빠르면서도 친화력이 뛰어나 핵심인맥의 자리를 굳혔다. 미국 디킨스대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하 상무도 재무 전문가다. 현대석유화학에서 지난해 말 그룹 심장부로 옮겨왔다. 그룹의 정신적 뿌리인 대북사업은 ‘서울대 트리오’가 이끌고 있다.“대북사업에 인생을 걸었다.”는 김윤규(61) 현대아산 부회장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왕 회장때부터 ‘소떼 방북’ 등을 성사시키며 현대와 동고동락해 온 김 부회장은 MH가 그 앞으로 남긴 별도 유서를 통해 “자주 윙크하는 버릇 고치라.”고 농담을 던졌을 만큼 2대에 걸쳐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 얼마전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북 라인 접촉 등 대외 업무에만 힘을 쏟고 있다. 대내 업무를 떼준 것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이자 ‘거리 두기’라는 해석도 있다. 대내 업무는 윤만준(60) 현대아산 사장의 몫이다. 고문으로 물러나 있다가 김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된 그는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초창기부터 관여해 실무에 밝다. 서울법대를 나와 7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MH와 함께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일궜다. 김 부회장의 서울대 공대 직속 후배인 심재원(58) 현대아산 부사장은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업무처리가 치밀하다. 그룹의 ‘캐시 카우’(돈버는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노정익(52) 사장이 이끌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던 2002년 9월 사장에 취임해 1000원대이던 주가를 2만원 가까이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자동차 운반선 매각 등 뚝심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때 들어온 1조원대의 현금이 없었다면 뒤이어 터진 대북송금·분식회계 등의 악재를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취임하자마자 승선 체험을 자청, 선원들과 거센 파도와 싸우며 하나가 된 덕분에 ‘캡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는 안홍환(55·부사장) 지원본부장, 회사 매출의 70%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현(54·전무) 컨테이너본부장, 일반화물 영업을 이끄는 이동렬(56·전무) 벌크선영업본부장, 해양대 항해학과를 나와 선장으로도 근무한 ‘마도로스’ 신용호(56·전무) 해사본부장 등도 상선의 중추 세력이다. 2003년 6월 부국증권에서 스카우트돼 온 김지완(59) 현대증권 사장은 ‘현투(현대투자신탁증권) 책임분담금’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지어 그룹의 고민을 덜어주었다.‘숙부의 난’때는 오랜 증권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권 방어 전략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어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마평에 자주 오르기도 한다. 김 사장을 떠받치고 있는 노치용(53·전무) 도매영업본부장은 그룹 홍보도 겸하고 있어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며 ‘셔틀 업무’를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때 설득력있는 논리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숙부의 난 당시 격전지(경영전략팀) 한복판에 있었던 현기춘(51) 현 현대엘리베이터 전무도 눈에 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또다른 한 축인 한승준(51) 전무와는 춘천고 같은반 친구이다. 기획·관리 전문가로 ‘선 굵은 CEO’로 불리는 김병훈(55) 현대택배 사장, 경제연구원 최초로 수익모델 창출에 도전한 재무관료 출신의 김중웅(64) 현대경제연구원 회장,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주현(53) 현대경제연구원장 등도 그룹의 핵심 브레인들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약이 됐다. 몽헌 회장의 죽음으로 흔들리던 임직원들이 경영권이 위협받자 현 회장을 중심으로 차돌처럼 뭉쳤다. 이번 기회에 전열을 확실하게 정비해 그룹의 모태로서 옛 현대의 영광을 반드시 재현하겠다.” hyun@seoul.co.kr ■ ‘비운의 황태자’ 정몽헌 현대가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한 현대맨은 “90년대 들어 언론에서 빅3(MK,MH, MJ) 운운했지만 그 때는 이미 왕회장이 MH를 후계자로 형제들에게 선언한 뒤였다.”면서 “좀체 칭찬을 하지 않는 왕회장이었지만 MH에 대해서는 심지가 깊은 아이라며 믿음을 내보였다.”고 전했다. 보성고와 연세대를 나와 미국 페어리 디킨슨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딴 MH는 귀국후 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세워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급기야 2000년에는 그룹 단독 회장에 취임했다. ‘왕자의 난’의 상처를 털고 MH시대를 여는 듯했다. 하지만 2003년 8월 4일 계동사옥 12층 집무실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저 유서를 통해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만 했을 따름이다. 대북송금 특검 등에 따른 중압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 측근은 당시 “극심한 중압감 때문이었다면 가족들이 낌새를 알아챘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일축했었다. 투신하기 직전, 가족과 식사한 것을 두고 미리 자살을 준비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 역시 MH가 일요일에는 가족들과의 외식을 즐겼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MH는 바깥일을 집에 와 자상하게 털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가급적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등 가정적인 편이었다. 한 측근의 얘기다.“(대북송금·비자금 수사 등이 진행되자) 나 혼자 책임지겠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다. 그때는 혼자 감옥가겠다는 뜻인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살을 염두에 뒀던 것 같다. 그렇더라도 투신하기 두달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자 부인(현 회장)에게 매일 순두부를 끓이라고 했던 점으로 미뤄보아 투신 결심은 순간적으로 이뤄졌던 것 같다.” 소탈하면서도 합리적이고 머리도 좋아 따르는 이가 많았던 MH. 그는 그러나 끝내 아버지의 꿈(대북사업)을 완성하지 못하고 삶을 접었다. 이 때가 그의 나이 55살때였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며느리들 현대가의 며느리들은 4월을 ‘제사의 달’이라고 부른다. 시아버지(정주영 회장)가 생전에 워낙 제사를 중시한 데다 온갖 제사가 몰려있어 4월에는 아예 청운동 시댁 부엌에서 살다시피 했다. 시아버지의 독특한 ‘밥상머리 교육’ 때문에 새벽마다 시댁으로 가 아침식사도 직접 준비해야 했다. 한 며느리는 “새벽 3시반에 갔다는 항간의 얘기는 다소 과장이고 이를 때는 4시반, 보통때는 5시나 5시반쯤 갔다. 시아버님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새벽마다 수행원들 몫까지 김밥을 엄청나게 쌌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언젠가 한번은 아들들이 꾀가 나 아침식사 회동에 몇번 빠졌다. 대로한 왕회장이 “모두 들어와 살라.”고 불호령을 내려 1년간 청운동 시댁 주변에 모두 모여산 적도 있다고 한다. 여자들이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던 왕회장이지만 말년에는 겸상 식사도 허용했다고 한다. 맏며느리 이양자씨는 수도여대를 나와 한때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이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실질적 맏며느리 역할을 해온 둘째며느리 이정화(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인)씨는 당시 명문으로 꼽히던 숙명여고를 나왔다. 빼어난 미모로 유명했던 넷째며느리 이행자씨는 한양대 출신으로 세간에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유난히 여대 출신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여자는 여대를 가야 한다.”는 왕회장의 보수성 때문이었다. 이화여대에 수석 입학해 화제가 됐던 손녀 유희씨(고 몽필씨 딸)도 원래는 연세대 원서를 다 써놓은 상태에서 할아버지에게 ‘보고’했다가 된통 혼이 난 뒤 여대로 틀었다고 한다. 며느리든 딸이든 해외유학까지 다녀오고도 회사 경영이나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이가 거의 없는 것도 유교적 가풍 탓이다. 왕회장은 “살림에만 신경쓰라.”며 며느리들에게 골프도 치지 못하게 했다. 현정은 회장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골프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이 훨씬 흐르고서야 뒤늦게 골프를 배웠지만 영 재미가 붙지 않아 골프장에 딱 세번 나가본 뒤 관뒀다고. 오는 10월 ‘금강산 골프장’ 개관에 맞춰 상징 티샷을 날리라는 임원들의 압력이 많아 여간 고민이 아니라고 한다. 한때 기체조를 배웠으며 ‘걷기’ 가 취미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재계인사이드] 둘째아들 사장취임… 김우중家 재기?

    부활 날갯짓? 성마른 모정?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둘째아들 선협(36)씨가 골프장 사장으로 취임한 것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김우중가(家)의 조심스러운 부활 날갯짓으로 보는 관측과 아직 김 전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와 여론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는 부정적 관측이 엇갈린다. 게다가 김 전 회장은 최근 프랑스에서 또 고소를 당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선협씨는 경기도 포천의 포천아도니스CC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해체후 조그만 벤처회사를 경영하던 그는 지난해 1월부터 실질적으로 어머니(정희자) 소유인 이 골프장 이사로 근무해왔다. 법원은 지난달 이 골프장이 “김 전 회장이 아닌 가족들 재산”이라고 판결, 채권단과의 소유권 분쟁은 일단락된 상태다. 대우그룹의 2세가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선 것은 처음이다. 어머니 정희자(65) 전 대우개발(현 필코리아리미티드) 회장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CEO가 나이를 이유로 은퇴 의사를 밝히자 이번 기회에 “기가 죽어 있는” 자식들을 위해 사장 자리를 맡겼다는 후문이다. 정 전 회장과 가까운 일부 인사들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만류했으나 정 전 회장이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셋째아들 선용(30)씨는 미국 하버드대를 나와 외국에 머물고 있다. 미혼으로 아직 이렇다 할 직함이 없는 상태다.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을 지낸 맏딸 선정(40)씨는 프리랜서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큰아들 선재씨는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선협씨는 포천아도니스CC 입구에 짓고 있는 C&H호텔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 수영장, 사우나 등을 갖춘 5층짜리 이 호텔(76실 규모)은 5월께 개장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발판으로 김우중가가 재기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사면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 전 회장이 며칠전 여당의원 3명에게 후원금을 낸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정 전 회장은 경주힐튼호텔의 지분도 9% 갖고 있다. 옛 대우맨들이 만든 ‘하이대우’ 홈페이지도 최근 들어 부쩍 내방객이 늘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평가와 ‘거자필반’(去者必返·떠난자는 반드시 돌아온다)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얼마전에는 김 전 회장의 비밀 귀국설이 제기돼 한바탕 소동이 인 적도 있다. 그러나 김우중가의 이같은 움직임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전 회장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유예된 상태다. 프랑스 로렌지방의 옛 대우전자 공장 근로자들은 지난 25일 “회사 파산을 초래한 김 전 회장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김 전 회장을 현지 검찰에 고소했다. 김 전 회장은 1999년 10월 출국한 이후 줄곧 해외에 머물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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