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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칸, 1500억 먹고 튀었다

    아이칸, 1500억 먹고 튀었다

    칼 아이칸이 KT&G를 떠났다. 주식을 취득한 지 1년이 조금 넘는다.KT&G 투자로 아이칸측이 벌어들인 돈은 15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적극적 경영참여를 통해 기업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높였다는 일부 평가도 있지만 인수합병(M&A) 재료를 부각시켜 주가를 띄운 뒤 단기간에 차익을 챙겨 나가는 ‘먹튀’ 행태를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외환은행 인수 당시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론스타,SK를 공격했던 소버린 등에 대한 기억들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아이칸이 첫번째 한국 사냥의 목표물로 민영화된 공기업을 겨냥, 큰 이익을 얻었다는 점도 앞으로 논란의 여지가 일 전망이다. ●1년에 1500억! 아이칸은 5일 KT&G 주식 700만주(4.75%)를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다수의 외국인 기관투자자에게 주당 6만 700원에 팔았다. 아이칸이 가진 보유주식 776만주(5.26%)의 대부분을 처분한 것이다. 아이칸이 KT&G 주식을 사들이면서 투자한 돈은 3351억원이고 이번 매각대금은 4225억원이다. 매각만으로 874억원을 챙겼고 남은 80만주도 이날 주가인 6만 500원으로 계산하면 484억원이 더 남는다. 아이칸이 KT&G에서 받은 배당금 124억원까지 더하면 투자이익이 1482억원이다. 또 아이칸이 KT&G를 사들일 당시는 원·달러환율이 980∼1050원이고 현재 920원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환차익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칸이 KT&G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부터다. 지난 1월에 아이칸측이 KT&G를 방문, 자회사인 인삼공사를 팔고 유휴부동산을 팔 것을 요구하면서 KT&G 주가는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아이칸은 3월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통해 사외이사 1명을 이사회에 진출시켰다. 이에 KT&G는 8월 자사주 소각 등 최대 2조 8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이 포함된 중장기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아이칸의 공격과 회사의 주주환원정책 등으로 올초 4만원대에 머물던 KT&G 주가는 6만원대로 올라섰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소버린이 SK를 공격할 때만 해도 기업 투명성 제고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었지만 아이칸 사례에서는 그런 점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헤지펀드는 한 기업에 대해 대체로 2∼3년 이상 투자하는데 아이칸의 투자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고 덧붙였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KT&G는 지분이 분산돼 있어 상대적으로 기업투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아픈 기억들 소버린이 SK에 투자한 기간은 2년 4개월이다.2003년 3월 SK㈜의 분식회계가 터지면서 주식을 매수,14.99%의 주식을 보유했다. 이사회 구성 등 경영권 분쟁을 통해 M&A 소재가 부각되고 회사 차원의 노력도 곁들여 SK주가는 분식회계 당시 2만원을 밑돌았으나 현재 6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15%를 보유한 소버린보다 85%를 보유한 한국이 이익을 더 많이 얻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재계, 기업인 59명 사면 건의

    재계가 28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기업인 59명의 사면을 청와대에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는 성탄절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및 과거 분식회계 등과 관련돼 처벌을 받은 기업인에 대한 특별 사면·복권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청원 대상에 포함된 기업인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고병우 전 동아건설 회장, 김관수 한화국토개발 사장,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등 59명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실력이 서툰 운전자라면 한 번에 반듯이 주차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차할 때마다 식은땀을 흘리는 운전자를 위해 만든 자동주차기능 자동차. 앞뒤의 초음파 센서와 후방카메라 등 첨단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한 기술이 모여 있다. 운전자가 손을 놓고 있어도 차가 알아서 주차한다.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우뚝 솟은 30㎝ 머리를 한 부산의 매력남들,5개월 동안 안 씻은 친구사이? 6개월째 호나우지뉴 유니폼만 입고 다니는 자나깨나 호나우지뉴. 교복 안 입고 장사하면 허전한 여고생 교복 분식집 사장.7년째 손톱을 기른 똑순이 미녀. 이 중 특이한 스타일, 별난 인생을 살고 있는 진짜는 누구인지 찾아본다.   ●사이언스 매거진N(EBS 오후 10시5분) 미래의 복제인간을 소재로한 영화 ‘아일랜드’속에 등장하는 과학적인 이야기를 나눠본다. 도시 밖에 있는 주인에게 이식할 신체 장기를 최상의 조건으로 유지하기 위해 태어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복제는 가능한지, 현재 바이오 장기에 관련된 기술은 어느 정도 발달했는지 알아본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신지가 민용을 불러내 이것저것 시키는 것을 본 문희는 속상한 마음에 순재에게 그 얘기를 한다. 그 얘기를 들은 순재가 신지를 당장 잡을 듯하는 바람에 문희는 자신이 잘 타이르겠다며 신지를 찾아간다. 어느날, 민호에게 여자가 생기고 심지어 뽀뽀까지 했다는 얘기를 들은 해미는 충격을 받는다.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8시55분) 주사위 세우기의 1인자, 상하이의 왕강우와 카드 날리기의 달인 심양의 주페이준. 그들의 정확하고, 신기에 가까운 묘기와 현란한 손놀림의 비밀을 밝힌다. 베트남에 가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오토바이. 오토바이 없이는 못 산다는 베트남 국민들의 재미난 일상 속으로 들어가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우리나라의 탈모 인구는 약 600만 명. 이 중 절반가량이 여성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탈모를 숨기고 있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탈모로 고통받는지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그녀들의 아픈 속내를 들어보고, 탈모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 “크리스마스트리 직접 만드세요”

    “크리스마스트리 직접 만드세요”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12월을 맞아 서울시내 공원에서 생태·문화 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숲에서는 다음달 20일부터 31일까지 동남아와 중남미지역에 서식하는 ‘희귀한 벌레들의 모음전’이 열린다.6일에는 실내 먼지의 유해성에 대해 알아 보는 ‘푸름이 아동환경교실’이, 매주 목요일에는 겨울나무의 수형과 수피 도장 만들기로 나무의 특징 및 월동준비 요령을 알아 보는 ‘겨울나무 이야기’가 각각 진행된다. 남산공원에서는 6일 엄마와 함께 화분식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 대기 중이고, 보라매공원에서도 16일 녹색식물을 이용해 화분을 장식하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가족원예체험교실’이 열린다. 난지도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환경문제를 생각해 보는 ‘환경교실’도 매주 월∼금요일 개최된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2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공원별로 프로그램 예약 접수를 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가습도 가습 나름… 천연 가습법 알아둬요

    가습도 가습 나름… 천연 가습법 알아둬요

    집집마다 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 공기가 바싹 건조해졌다. 건조한 실내공기는 비염이나 감기, 피부질환에 따른 가려움증 등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저항력이 떨어지게 되고 아파트에선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요즘은 가습기에 의한 인위적 가습보다 자연 재료를 이용한 천연가습법이 주부들 사이에 인기다. 가습기는 내부가 청결하지 않을 경우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한 관리가 상당히 번거롭기 때문. 숯, 웰빙식물, 수경식물 재배 등을 이용한 천연가습법은 가습 효과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탈취나 원적외선 방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토피 같은 실내공기에 민감한 질환의 경우는 천연가습법이 더욱 효과적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숯-만능 천연 가습기 숯의 표면적은 1g당 300㎡로 무수하게 많은 미세구멍을 가진다. 천연 대나무숯의 경우 일반 참숯에 비해 2∼4배 넓다. 고온에서 구워져 수분을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아 물을 깨끗하게 흡착하여 주위의 습도에 따라 방출하거나 흡수한다. 자연스럽게 습도가 조절되는 것. 가습용 숯으로는 대나무숯이나 참숯백탄을 사용한다. 겉모양만 숯처럼 만든 가짜 숯도 있으므로 잘 구별하여 구입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숯을 흐르는 물에 닦은 후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하루 정도 말린다. 밑이 넓은 유리병이나 항아리를 준비하여 숯을 바로 세운 후 숯이 반쯤 잠기도록 위에서부터 물을 붓는다. 숯이 물을 흡수할 때 탁탁 소리를 내기도 한다. 물이 줄어들면 계속해서 부어주고 분무기로 숯에 바로 뿌려주어도 된다. 숯에 직접 식물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 수태라고 하는 이끼종류를 입혀 거기에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 숯의 미세구멍을 통해 일정하게 수분이 공급되어 식물이 자라게 된다. 숯의 밑부분이 물에 잠기게 담아 이끼와 함께 식물을 심으면 된다. 대나무숯은 정화용 통대숯 1㎏에 1만∼1만 2000원 한다. 대형 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나, 파손이 쉬우므로 전화 혹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편리하다. 담양의 대나무 바이오텍(www.daesoot.co.kr), 진주의 보림산업(055-744-2133) 등이 전문업체로 알려져 있다. ●웰빙식물-가습·인테리어 1석2조 초록 식물은 호흡 작용을 통해 수분을 내뿜는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하므로 건조한 계절에 습기를 보완해 주는 데 좋다. 실내에서 크고 작은 화분식물을 키우는 것을 테라리움이라고 하는데 ‘흙=terra’와 ‘작은용기=arium’의 합성어이다.5평 크기 거실의 경우 4∼5개 화분을 준비하면 된다. 가습 효과가 가장 좋은 식물은 아레카야자나무다. 하루에 최고 1ℓ의 수분을 방출한다고 한다. 또 담배연기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흡수하는 기능도 있어 공기 정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가습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관엽식물로는 스파트필럼과 디펜바키아가 있다. 입이 넓고 예민하지 않아 키우기에 수월하다. 넝쿨식물인 아이비와 싱고니움은 잎이 아름답고 줄기가 길게 늘어져 인테리어 효과도 뛰어나다. 화산석으로 만든 수경화분도 있다. 화산석에는 구멍이 많아 수분을 빨아올려 식물에 영양을 공급한다. 물이 담긴 오목하고 넓은 그릇에 화산석 화분을 놓고 식물을 심으면 된다. 물이 마르지 않게 수시로 보충해준다. 화산석과 식물은 농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수경 재배-병충해 적어 좋아요 수경재배는 흙으로 재배하는 식물보다 병충해가 적고, 실내 습도도 높일 수 있어 좋다. 수경 재배가 가능한 식물로는 사랑초와 호야가 있으며 넝쿨식물인 아이비와 싱고니움, 대나무의 일종인 개운죽도 함께 두면 잘 자란다. 물만으로 키우는 수중식물도 실내 가습에 효과적이다. 부레옥잠, 물개구리밥, 물옥잠 등은 물 위에 떠서 생활하는 식물로 깨끗한 물만 있다면 흙 없이 키울 수 있다. 투명하고 넓은 수조나 화병에 물을 채우고 수중식물들을 띄우는 것만으로 쉽게 완성된다. 깨끗한 물로 자주 갈아줘야 하지만 대나무숯이나 참숯 조각을 함께 넣어두면 오랫동안 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미니 수족관 가습효과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교육용으로도 좋은 수족관은 아름다운 인테리어 소품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벽에 설치하는 액자형 수족관 등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나와 있다. 대나무숯이나 참숯을 수초와 함께 넣어주면 오랫동안 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수족관은 어둡고 조용한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은데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현관은 소음 때문에 물고기에게 스트레스를 주므로 되도록 피한다. ●모스 토피어리 모스 토피어리(Moss Topiary)는 물이끼를 와이어 형틀에 채워 토양원을 만들고 작은 식물이 그 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강아지나 곰돌이, 토끼, 백조 모양 등 자유롭게 형틀을 만들 수 있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가 좋다. 가까운 대형마트나 백화점, 인터넷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며, 장식용 캐릭터 모양의 모스토피어리의 경우 7000∼8000원이면 살 수 있다. ■ 도움말:국립산림과학원 박상범 연구원, 사진제공 해피트리
  • [열린세상] 큰바위 얼굴,어디 없나/강지원 변호사

    어린 소년 어니스트는 어느날 해질 무렵 집 앞에 앉아 어머니에게서 그 골짜기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적인 예언을 듣는다. 언젠가 저 호수 건너 바위언덕에 새겨진 큰바위 얼굴과 꼭 닮은 훌륭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감동을 받아 그런 인물을 만날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큰바위 얼굴은 항상 고결하고 온화한 모습을 하고 그에게 스승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걸출한 인물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온 마을이 들썩였다. 게더 골드. 그는 엄청난 부자였지만, 길가의 거지에게 동전 몇 닢을 떨어뜨릴 뿐이었다.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 수많은 전쟁을 겪은 장군이었다. 또 올드 스토니 피즈. 말 잘하는 정치가로 오직 한 치의 혀로 청중에게 그른 것도 옳게 보이게 하는 힘을 가졌다. 막 대통령 추대 움직임까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내 실망했다. 마지막으로 시인. 그는 글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고백한다. 자신은 생각과 생활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시인은 외친다.‘보시오. 어니스트야말로 큰바위 얼굴과 같습니다.’그러나 그는 아직도 자기보다 더 현명하고 착한 사람이 큰바위 얼굴 같은 용모를 가지고 쉬 나타나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는 것이었다. 부자의 재산, 장군의 칼, 정치가의 혀, 시인의 일상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돈·권력·명예·인기 같은 것들은 우리네 삶의 진실함과 선량함과 아름다움과 어떤 연관을 가져야 할까. 때는 바야흐로 추수의 기쁨이 넘칠 깊은 가을인데도 온 나라, 온 세상은 소란스럽기만 하다. 누구 때문일까. 벌써부터 대통령 자리,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치판이 지각변동으로 뒤집히기 시작하는 듯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또다시 신당이다, 창당이다, 재창당이다 하며 법석이다. 그렇다면 묻는다. 당신들은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기에 허구한 날 집구석 타령만 하는가. 집구석 뜯었다 고쳤다 한다 해서 어디 사람이 바뀐다고 하던가. 또어떤 이들은 툭하면 외국에 나가서 몇달씩 있다 오거나 또 지방을 싸돌아다니며 정책구상을 한다거나 민심탐방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묻는다. 당신들은 도대체 지금까지 외국에 안 가서, 또 지방에 안 싸돌아다녀서 정책구상도 없고 민심도 몰랐단 말인가. 그 바쁜 시기에 외국의 지도자들이 이렇게 국내외로 싸돌아다녔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도무지 진실하지가 않다. 온통 쇼에다 추악한 욕망에 얄팍한 잔머리 굴리기만 횡행하고 있다. 경제판도 가관이다. 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데는 정치 지도자들의 잘못도 크다. 그러나 경제는 어디까지나 경제인의 몫이요, 우리 소비자 국민의 몫이다. 우리가 언제 정치꾼들의 말을 믿어 덕 본 적이 있던가. 아예 우리는 몰라라 하고 제 공장 열심히 돌리고 열심히 노동하는 것이 제일이다. 분식회계하지 않고 투명하게 윤리경영하며 이웃과 함께 하는 기업,‘뗑깡’부리지 않고 기업과 상생하며 일의 보람을 찾는 노동자들은 없는가. 세상이 어지러울 때일수록 사람들은 모세 같은 인물이 바람처럼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서민생활이 도탄에 빠지고 국내외에서 엄청난 불안이 엄습해 올수록 이 위기에서 우리를 구출해 줄 인물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다리는 그런 인물은 결코 나타나지 않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세상을 구출하는 것은 어떤 한 인물이 아니라 우리네 한 사람 한 사람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제 더이상 모세 같은 인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말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모세가 되고 큰바위 얼굴이 되자. 큰바위 얼굴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우리 안에 있다. 우리네 각자가 주인공이므로 부디 제 갈 길에서 자신만의 큰바위 얼굴을 찾자. 그리하여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 그것이 바로 우리의 소명이 아닌가 한다. 강지원 변호사
  • “돈줄 막고 허위감자설로 싼값 합병”

    법원과 검찰의 갈등을 불러온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무엇일까.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외환은행 자회사였던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론스타가 고의로 외환카드 감자설을 퍼뜨려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6000원대였던 외환카드 주가는 감자설이 퍼지자 열흘 만에 2500원대까지 폭락했다. 주가가 떨어지자 론스타는 감자는 하지 않은 채 외환카드의 2대 주주였던 올림푸스캐피탈의 보유주식을 일괄 매입한 뒤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에 합병했다. 검찰은 론스타가 이 과정에서 최소 226억원의 합병비용을 줄였지만 소액투자자 등은 그만큼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법원은 검찰이 이 같은 과정에서 론스타가 얼마의 이익을 본 것인지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226억원이라는 것은 손해를 입은 사람들의 손해액이지 론스타의 이득액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병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행위를 한 사람이 현금을 가져간 것이 아니다. 주주간 자금의 이전일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일련의 과정이 합병비용을 줄이고 외환은행의 과반지분을 유지하기 위한 론스타의 계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론스타는 2003년 10월 중순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유동성 지원을 막아 외환카드 주가를 떨어뜨린 뒤 외환은행과 합병시키는 계획(Project Squire)을 세웠다. 외환카드 경영진에도 알리지 않았다. 검찰은 론스타가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조장했다고 결론내렸다.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론스타의 계획을 모르던 이달용 부행장의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2003년 10월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한 외환카드의 1500억원의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 계획도 반대했다. 감자내용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11월19일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측 외환은행 사외이사들은 합병이 발표되면 주가가 폭등한다면서 합병과 감자 계획을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다음날 이사회에서 외환은행 경영진은 시장 안정을 위해 유동성 지원계획을 발표할 것을 주장했지만 묵살됐다. 검찰은 외환은행 이사회의 이런 논의과정을 직원이 몰래 녹음한 테이프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근본적으로 급락 전 외환카드 주가에는 합병기대감으로 인한 거품이 들어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자 발표 등을 통해 주가 거품이 빠진 것이라고 재판 등에서 인정된다면 주가조작 혐의 자체가 무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판사는 “내부정보를 이용하거나 몇년간 분식회계를 하는 등의 행위와는 다르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커리어 우먼] 박정림 국민銀 재무보고통제부장

    [커리어 우먼] 박정림 국민銀 재무보고통제부장

    “경영행위가 숫자로 표현되고, 숫자가 경영행위로 구현되는 묘미는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몰라요.” 보통 여성은 남성보다 숫자와 셈에 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여전히 기업의 최고재무관리자(CFO)나 회계책임자로 성장한 여성을 찾아 보기가 어려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보기 좋게 뛰어넘은 여성이 있다. 국민은행 재무보고통제부장 박정림(43)씨. 박 부장은 하루에도 수천억원의 돈이 움직이는 국내 최대 은행에서 모든 숫자를 통제하는 여성이다. 국민은행 본점의 부장 가운데 여성은 박 부장을 포함해 겨우 두 명이다. ●재무제표와 회계보고서 스크린하는 역할 재무보고통제부장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먼저 물었다. 박 부장은 한참을 고민하다 “재무제표와 회계보고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스크린하는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모든 경영행위가 가능한 한 정확하게 수치화되고, 그 숫자를 다시 경영행위로 풀어가는 과정을 통제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부연 설명도 이어졌다. 쉽게 말해 0.01%의 연체율과 1조원의 순익이 발생했다고 치면 과연 그 수치가 정확한 것인지, 앞으로 그 수치를 낮추거나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점검하는 일이 그녀의 몫이다. 재무보고통제는 감사나 외부의 회계법인이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박 부장은 “미국 엔론사의 회계부정 사건을 아느냐.”고 되물었다. 경영진과 회계법인이 짜고 분식회계를 일삼다 미국 경제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이 바로 엔론 사태다. 이후 미국 정부는 상장기업의 투명한 회계처리와 재무보고를 위해 내부 회계통제시스템을 의무화하는 ‘사벤즈-옥슬리법’을 만들어 2004년 11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들도 2007년 6월까지 관련 규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국민은행을 포함해 15개 국내 기업이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이 유일하게 2005년 1월부터 재무보고통제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박 부장은 부서가 생긴 이래 줄곧 통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 비서관 2년 경력도 박 부장은 1986년 대학 졸업 후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해 재무관리를 배웠다.1992년 초부터 2년 동안은 정몽준 의원의 비서관 생활을 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섰던 92년 말에는 대선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박 부장은 “국회에 있던 2년이 숫자와 씨름하지 않았던 유일한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후 조흥은행 조흥경제연구소, 종합기획부 등에서 리스크 관리를 집중 연마했다. 리스크 관리는 유가증권의 가격변동과 같은 시장 상황이 은행에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안겨주는가를 가늠하는 일이다. 리스크 관리에 두각을 나타내자 삼성화재가 그녀를 리스크관리부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임원 진급을 눈앞에 뒀던 박 부장은 2004년 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부장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사벤즈-옥슬리법이 발효돼 내부 회계통제를 고민하던 국민은행은 15년 이상 회계와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부장에게 주저없이 재무보고통제부장을 맡겼다. 박 부장은 “모든 경영행위와 리스크를 최대한 정확하게 수치화하고, 이를 통제하는 일은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에 강한 남성보다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 관리)’에 뛰어난 여성이 제격”이라면서 “지금은 내가 유별나 보이지만 조만간 많은 여성들이 나와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정림 재무보고통제부장은 ▲63년 11월 서울생 ▲86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입사 ▲92년 국회 정몽준의원 비서관 ▲94년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96년 조흥은행 종합기획부 리스크관실 과장 ▲99년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장 ▲04년 국민은행 시장 운영리스크부장 ▲05년 국민은행 재무보고통제부장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계 개편론’ 각당 표정] 한나라, 경계속 주시

    한나라당에서는 일단 공개적인 정계개편 논의는 없다. 높은 정당 지지율 덕에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그러면서도 10·25 재·보선 참패로 정계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설 여권을 향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인위적인 판 흔들기’에 두번 당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6일 “선거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실천적 자세로 임할 때 그나마 국민은 여당을 쳐다보기라도 할 것”이라면서 “여당이 턱도 없는 정계개편 수작을 한다든지, 판 흔들기와 같은 공작적 행태를 보인다면 영원히 버림받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여당은 0패 전문당이며 분식 전문당”이라고 비꼰 뒤 “(국정 파탄에 대한) 책임도 없이 재창당하는 것은 매우 파렴치한 일로 국민은 이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재·보선 참패는)현 정부 여당에 근본적 정책변화를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라며 “여권은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가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여권에서 시작될 정계개편 움직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다만,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판을 흔들려고 해도 힘이 빠진 상황에서 거기에 빨려들어갈 사람은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데스크시각] ‘늑대와 춤을’ /심재억 사회부 차장

    혹시 ‘존 J 던바’를 기억하십니까..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마이클 블레이크의 소설 ‘Dance with wolves(늑대와 춤을)’에서 ‘늑대와 춤을’이라는 인디언 종족 코만치풍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 던바는 그 사내의 미국식 본명입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주목을 받은 소설입니다.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석권했으니 꽤 괜찮은 영화임에 틀림없을 겁니다. 문득, 그 사내를 떠올립니다. 코만치족들에게 둘러싸인 고립무원의 요새에 홀로 남은 그는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미 합중국 육군 중위’라는 자신의 분식된 꺼풀을 한겹씩 벗겨 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작위라기보다 인간 본성에의 자연스러운 회귀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즐거움이 찾아옵니다. 모든 인간들이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야생 늑대와의 교분입니다.‘하얀 발’이라는 이름의 이 늑대는 이 땅의 주인인 인디언들에게조차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닥친 외로움은 극한의 경계조차 두려움없이 넘게 하나 봅니다. 던바는 비탈 위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이 늑대에게 적대감 대신 우호의 손짓을 보냅니다. 자신이 먹을 베이컨을 잘라 던져주며 ‘넌 나의 적이 아님’과 ‘나 역시 너의 먹을거리가 아님’을 가르친 것입니다. 거칠고 사나운 늑대가 던바에게 유일한 벗이 됩니다. 출근부 도장 찍듯 매일 찾아와 주변을 맴돕니다. 베이컨 맛에 길들여져 그랬을 수도 있지만 서로 마음까지 나누는 나중 일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런 던바에게 코만치족은 ‘늑대와 춤을’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요새 그 ‘춤’이 문젭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개성공단을 찾았다가 식사 도중 춤판을 벌였다는 겁니다. 묵은 구닥다리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공당의 대표가 때려 잡아야 할 ‘북괴’잔당과 한 자리에서 밥 먹고, 춤까지 췄다면 생각하기에 따라 내통도 되고, 직분을 내버린 망동도 됩니다. 혹 춤을 추면서 북한 노래는 안 불렀던가요. 그러면 죄는 더 무거워집니다. 그 정도면 ‘내통’이나 ‘망동’ 수준이 아니라 아예 빨갱이 하겠다는 의도로 봐야겠지요. 우리는 이런 험한 세상을 헤쳐 왔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언감생심 춤이라뇨. 목에 핏대 세워가며 몰아세우고, 삿대질해가며 ‘네 죄를 네가 알렷다.’식으로 몰아붙여 단호한 우리의 ‘반공 의지’,‘불퇴전의 기상’을 보여줬어도 부족한 판에 적지에서 어리버리한 사단을 벌였으니, 물어뜯고 싶은 판에 목덜미 내민 격 아닙니까. 하루도 빠짐없이 ‘늑대와 춤을’을 찾던 ‘하얀 발’이 어느날 살오른 뇌조를 사냥해 물어다 놓고 갑니다. 만날 던져준 베이컨 조각이나 주워먹던 늑대가 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사건(?)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 늑대의 야성을 잠재운 것일까요. 피가 같은 것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지만 던바의 변함없는 ‘춤’의 의지에 사나운 금수도 결국 머리를 조아리고, 마침내는 제 것을 나누는 미덕을 보인 것입니다. 늑대가 그럴진대 하물며 민족을 두고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눈치코치없이 때를 못 가렸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핵 실험의 주체도 아니요, 도발이나 전쟁과는 더더욱 무관한 그 쪽 장삼이사 별 볼일 없는 동포들과 남쪽의 정당 지도자가 막간에 춤으로 ‘동족’의 우호감을 표한 일이 아무리 생각해도 ‘맞아 죽을 일’은 아닌 듯한데 이곳 분위기는 영 아닙니다. 세상 참 많이 변했습니다. 사람들 생각도 덩달아 바뀌었습니다. 북한의 핵 실험 와중에 관광객들이 금강산을 찾고, 기업가들이 개성공단을 찾으니 변했달 수밖에요. 이런 판국에 ‘총’이나 ‘대포’가 아닌 ‘춤’이 문제가 된다니 이상합니다. 동서고금 없이 춤은 애정과 화해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러니 정치적인 것 빼고 말합시다. 사나운 늑대와도 화해하게 한 그 춤이 왜 우리한테서만 문제가 될까요. 심재억 사회부 차장 jeshim@seoul.co.kr
  • [M&A 시장 기상도] (2) 현대건설

    [M&A 시장 기상도] (2) 현대건설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대첩’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현대건설이다. 하지만 매각작업이 늦어져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곳은 현대그룹과 두산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의 가세도 유력하다.10대 그룹 바깥의 1∼2개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준비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현대그룹 vs 현대중공업+KCC 1차 관전 포인트는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과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간의 ‘가문의 전쟁’. 현 회장의 현대건설 인수 의지는 결연하다. 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그룹 경영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8.3%나 갖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현금)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또 1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상환 우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북핵 위기’와 ‘옛 사주 책임론’이 최대 걸림돌이다. 인수전이 과열되면 자금 동원력 면에서도 다소 불리해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직까지 현대건설 인수를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되풀이하지만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플랜트 사업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명분도 있다. 실탄도 풍부하다. 자체 현금 여력은 물론 KCC그룹의 ‘지원 사격’ 가능성이 높다. 옛 사주의 정의가 범(汎) 현대가로 확대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집안싸움으로 보는 여론의 눈총도 부담스럽다.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 vs 非현대 현대와 현대중공업그룹이 옛 사주 책임론에 발목잡힐 경우, 가장 유리해지는 쪽은 두산이다. 중공업그룹으로의 본격적인 변신에 관심이 많은 두산에는 토목·플랜트 사업을 갖고 있는 건설회사 인수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을 쏟고 있다. 두산측은 “현대건설이 북아프리카·중동시장까지 갖고 있어 시너지효과가 크다.”면서 “국민세금으로 살려놓은 기업을 옛 사주가 다시 가져가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장외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과 현대중공업측은 ”현대건설의 상징성으로 볼 때 결코 다른 그룹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두산측은 매각작업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불리해질 수 있어 은근히 속도전을 바라는 눈치다. 오너일가의 ‘문제’와 분식회계 ‘전과’가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수금액 최대 7조원 예상 채권단은 아직 매각 주간사조차 정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어떤 형태로든 옛 사주 책임론을 물으려는 정부(국책 채권기관)와, 이와 관계없이 한푼이라도 더 받고 파는 게 최고 목적인 민간 채권기관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가격경쟁 극대화를 위해 일부 채권단이 정부 의지가 약화되는 내년 대통령선거 이후로 매각작업을 늦추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산업·우리은행 등 주요 채권기관이 ‘뒤탈’을 의식해 ‘만만디’로 가고 있다는 정반대의 해석도 있다. 현대건설 인수가는 지분 절반 인수를 전제로 4조∼7조원으로 예상된다. 2000년에는 적자가 3조원에 육박했지만 올 상반기에만 2093억원의 순익을 냈을 정도로 알짜기업으로 부활했다. 신규수주 물량도 5년치 먹을거리인 4조원이 넘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언론사 세무조사 이달말 유력

    국세청의 언론사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1차적인 진원지는 언론사 주변이다. 국내 유력 일간지를 포함한 일부 언론사가 대상이다. 해당 언론사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구두 또는 문서로 세무조사 착수에 대해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언론사는 이에 대비해 준비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래서 통상 정기 법인 세무조사에 들어가기 2주전까지는 문서로 통보해줘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는 빠르면 이달말부터 착수될 것이란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별한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구두통보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언론사는 문서통보보다 훨씬 먼저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주변에서는 세무조사 현실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세청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정기 세무조사 대상은 세무조사를 받은 지 5년이 넘는 기업이나 언론 등은 모두 포함된다.”며 “그러나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준은 가능한 한 법인 세무조사 대상을 줄인다는 국세청의 방침에 따라 언론사의 경우 부실, 장기미제법인(오랫동안 세무조사를 하지 않은 곳), 분식 등 혐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만 골라 조사하는 선별 방식이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세무조사 대상 업체를 선별중에 있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8월 “언론도 성역은 아닌 만큼 원칙대로 하겠지만, 과거처럼 정치적 의도를 갖고 기획식으로 일제 세무조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전군표 국세청장의 발언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착수한 2001년의 일제 세무조사는 아니더라도 이번 세무조사 역시 조사 대상 및 진행 상황 등에 따라서는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IOC, 박용성위원 복권하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시 자격정지 중인 박용성 위원에 대한 최종 징계를 6개월간 유보하기로 결정, 복권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IOC는 한국 법원에서 두산그룹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박용성 위원의 제명여부를 윤리위원회에서 심의한 결과 최종 징계 여부를 내년 3월15일까지 유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과거와 비교해 이례적 조치로 향후 박용성 위원의 IOC 위원 복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박용성 위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국제유도연맹(IJF) 문희종 비서실장은 “그동안 박용성 위원이 국제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IOC가 인정해 배려해 준 결과”라며 “국내에서 (사면 등)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박용성 위원도 IOC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SK그룹 아름다운 ‘행복나눔경영’

    SK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중요 덕목은 자원 봉사?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SK그룹 CEO들은 평균 2회 이상씩 집짓기나 밥퍼주기 자원봉사 활동을 다녀왔다. 최태원 그룹 회장이 ‘행복나눔경영’을 강조하면서 직접 청바지를 입고 도배 일에 나선 까닭이다. 지난 6월부터 석달간 계속된 행복나눔경영에 동참한 CEO는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김신배 사장,SK케미칼 김창근 부회장,SK건설 손관호 부회장,SK㈜ 신헌철 사장,SK네트웍스 정만원 사장 등이다.‘로열 패밀리’도 예외 없다. 최 회장은 6월말 서울 상계4동 기초생활수급 대상 가정을 찾아 도배를 새로 하고 페인트칠을 했다. 최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SKC 회장도 SK가 무주택 소외계층을 위해 경기도 수원에 짓고 있는 ‘해비타트-SK행복마을’ 공사현장에 나타나 땀을 흘렸다. 신헌철 사장 등 주요 CEO들은 매주 돌아가면서 벽돌을 날랐다.‘사랑의 밥퍼 나눔’이나 ‘결식노인돕기 도시락’ 행사 때는 앞치마를 두르고 앞장서 음식을 담았다. 이렇듯 SK가 유난히 자원봉사에 적극적인 데는 과거 분식회계로 얼룩진 그룹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계산도 작용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맛도 건강도 만족… ‘만원의 행복’

    [김석의 Let’s wine] 맛도 건강도 만족… ‘만원의 행복’

    TV에 ‘만원의 행복’이 방영되고부터 1만원은 나름대로의 ‘절약’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럼에도 정말 1만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연인이나 친구를 만났을 때는 더욱 더하다. 하다 못해 허름한 분식점에서 둘이서 밥만 먹어도 1만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주는 ‘돈도 없는데 친구들을 만나서 무엇을 하지.’고민하는 청춘을 위해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향 좋은 와인을 권한다. 우리나라에 와인이 처음 들어왔을 때 워낙 고가로 소개되었지만 지금은 아주 저렴하고 맛난 와인들이 많다. 혹자는 만원대의 와인이라고 맛이 없거나 품질이 나쁘다는 생각을 할 수도있으나 그것은 정말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수입 와인 통계상 가장 많이 팔린 와인으로 칼로로시 레드 상그리아를 손꼽는다. 지난 1년간 고품질 저가의 와인을 판매하는 대형할인마트 와인숍에서 판매1위를 기록했으며, 최근 몇 년간 단 한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고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와인이다. 그런데 이 와인은 여타의 와인과는 뭔가 다르다. 와인병의 모양이 보통 와인 병이 아니라 우리네 항아리를 닮았다. 그 맛 또한 와인을 자주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독한 와인을 싫어하는 여성들이 그냥 ‘어머 이거 맛있네.’하면서 술술 넘길 만큼 가볍고 부드럽다. 게다가 용량은 보통 와인의 두배인 1.5ℓ로 푸짐하며 가격은 9900원이다. 저렴한 가격에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양도 많아 부모님 건강을 위해서 하루에 한잔씩 마시기 좋게 선물을 많이 한다고 해서 ‘효도 와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격, 용량, 맛, 건강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와인계의 ‘만원의 행복’인 셈이다. ‘칼로로시 레드 상그리아’ 이외에도 만원 이하의 좋은 와인들이 많다. 와인초보자 와인입문의 견인차 같은 역할을 하는 새콤달콤한 와일드바인, 칠레 대표 와이너리로 손꼽히는 산 페드로의 가토 네그로 시리즈 등이 그것이다. 시원한 청량감과 상큼함이 돋보이는 블루넌은 독일에서 건너 온 화이트 와인이며, 이름이 예쁜 폴링스타는 떠오르고 있는 와인 대국 아르헨티나 와인이다. 이 와인들은 저렴하면서 달콤한 맛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와인총괄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상무)
  • 상품권 업체대표등 28명 出禁

    사행성 게임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5일 우종식 게임산업개발원장과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19곳 대표 등 28명을 25일 출국금지했다. 지금까지 사건 관련 출금자수는 50여명에 이른다. 출금자 가운데는 상품권 인증이 취소됐다 다시 지정된 안다미로 김용환 대표를 비롯해 이재웅 다음 사장과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관광부 등 부처 공무원은 아직 출금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이 지난해 수십억원의 자금을 모아 정·관계 로비를 벌인 단서를 포착, 수사중이다.24일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에서 검찰은 19개 상품권 발행 지정업체 모두에 대해 ▲브로커 이모씨를 통해 수억원대 로비를 벌인 혐의 ▲허가받은 상품권 발행 물량보다 상품권을 초과발행한 혐의 ▲상품권 판매금을 분식회계해 탈세한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경품용 상품권 정책이 ‘인증제’에서 ‘지정제’로 바뀌는 시점인 지난해 4∼7월쯤 10여개 상품권 업체가 자금을 갹출, 로비에 사용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해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에서 탈락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제도가 바뀔때쯤 기존 업체들이 모여 로비자금으로 쓰기 위한 돈을 걷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상품권 업체들이 당시 오락실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간부 출신 인사 A씨를 통해 로비를 펼쳤다는 첩보를 입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여권 인사 K씨가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조사중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경품용 상품권 관련 수사를 특수2부에 전담시켰다. 이로써 특별수사팀은 부장검사 2명과 검사 11명, 수사관 100여명의 매머드급 진용을 갖추게 됐다. 검찰은 전날 19개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에서 압수한 수백 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주말 동안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조만간 상품권 지정을 개발원에 위탁한 문화관광부와 상품권 지급 보증을 받은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도 각종 자료를 임의 제출 등의 형식으로 확보, 분석키로 했다. 홍희경 나길회기자 saloo@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2년전 의정부사건은 ‘바다이야기’ 축소판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2년전 의정부사건은 ‘바다이야기’ 축소판

    2004년 12월 의정부지검의 불법게임업소 수사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바다이야기’ 사태의 전주곡이었다. 상품권 발행 유통과정의 비리와 폭력조직과의 연계, 정부당국의 미숙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수사는 뜻밖에 초임 검사에게 배당된 단순강도 사건에서 시작됐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 말석 검사였던 김영철(33·사시 43회) 검사는 지역내 대형 게임업소 종업원들이 자신들이 일하던 업소를 턴 강도사건을 송치받아 수사했다. 이들로부터 압수한 증거물 중에 여러번 사용된 듯한 상품권 뭉치가 발견됐다. 경품용 상품권은 단 한번만 사용할 수 있다는 법을 어긴 것이다. 업주들과 발행업체가 짜고 상품권을 게임장 현금환전용인 ‘유령 상품권’으로 유통시킨 업체들이 적발됐다. 적발된 업소 중에는 그 지역 폭력조직원과 가족이 운영하는 ‘가족형 오락실’도 있었고, 폭력조직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꾸린 ‘기업형 오락실’도 있었다. 발행업체들의 가맹점이란 곳에 전화를 걸어보니 학교 주변 분식집이었다. 그나마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냐고 묻자 “어떤 사람이 전화해서 상호 등을 물어 가르쳐줬을 뿐 상품권 얘기는 처음 듣는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상품권 업체 인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 경로를 통해 주관부처인 문화부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문화부에서 수사발표 1주일 뒤 인증제 도입안을 내놓으며 수사가 확대되지는 않았다. 정책의 허술함은 수사 이후에 다시 드러났다. 검찰에 적발된 발행업체 G사가 상품권 인증제를 도입한 뒤 1차로 선정된 22개 업체에 포함된 것이다. 김 검사는 다시 문화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고, 문화부는 그제서야 지난해 7월에야 G사의 인증을 취소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儒林(675)-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1)

    儒林(675)-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1)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1) 분서갱유(焚書坑儒)를 통하여 유가의 경전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든 천하통일의 진(秦)대는 다행히 오랫동안 세상을 통치하지 못하고 곧 망해버려 세상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경적(經籍)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는데, 한(漢)대에 들어와 혜제(惠帝:기원전 194∼188년 재위)가 경전들의 개인소장을 금하던 법령인 ‘협서지금(挾書之禁)’을 해제한 뒤부터 유학은 중국의 정치이념을 설명하는 학문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하였다. 특히 무제(武帝) 이후부터 유학은 한대 군주들의 전제정치를 합리화하고 분식(粉飾)시켜주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한대 이후로 위(魏), 진(晉), 남북조(南北朝), 수(隋), 당(唐)에 이르기까지 유학은 도교와 불교와 더불어 꾸준히 천년 이상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발전되어 오고 있었는데, 따라서 ‘대학’에 나오는 ‘격물치지(格物致知)’에 대한 논쟁도 끊임없이 여러 세기를 두고 계속되어 온 것이었다. 그만큼 ‘격물치지’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쉽게 정의(定義)되지 않았으며, 그런 의미에서 ‘격물치지’는 유학에 있어 최고의 난해한 철학적 명제였던 것이다. 한대의 유학자 정현(鄭玄)은 “‘격물치지’의 ‘격(格)’을 ‘온다(來)’의 뜻으로 해석하고 ‘물(物)’을 ‘일(事)’의 의미로 해석함으로써 ‘선(善)’에 대해서 지식이 깊으면 선물(善物:선한 결과)이 오고,‘악(惡)’에 대해서 지식이 깊으면 악물(惡物: 악한 결과)이 오니, 이 일은 사람이 좋아하는 바에 연유하여 오는 것을 말한다.”라고 해석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세기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 바로 주자. 주자는 ‘격물치지’의 ‘격(格)’을 ‘이른다(至)’로 보고 ‘물(物)’은 ‘일(事)’로 봄으로써 격물치지를 ‘사물에 이르러 그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며, 치지는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더욱 끝까지 미루어 궁리하는 것이다.(窮至事物之理 欲其極無不到也)’라고 해석함으로써 이를 성리학의 종지(宗旨)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육구연은 ‘인간의 마음이 곧 이(心卽理)’라고 주장함으로써 불교의 선(禪)처럼 개인 본심의 자각이야말로 깨달음의 격물치지로 나아가는 지름길임을 천명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주자가 ‘격물치지’를 학문의 수단과 방법으로 보았다면 육구연은 ‘격물치지’를 깨달음의 경지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육구연은 ‘천하의 이는 무궁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모두 여기(마음)에 모여들어 있다.(天下之理無窮 然其會歸總在于此)’라고 말하고 ‘마음의 체는 매우 크므로 만약 내 마음을 지극케 할 수 있다면 하늘과 같아진다.(心之體甚大 若能盡我之心 便與天同)’라고 주장함으로써 오직 ‘내 마음(吾心)’만이 ‘바로 우주이며, 우주는 바로 내 마음(吾心便是宇宙 宇宙便是吾心)’이라고 천명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육구연은 ‘이(理)’를 ‘내 마음’과 절대적으로 동일시하고 나아가서 자아(自我)를 제일원리로 간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실재하는 것은 오직 자아와 그 의식뿐이라는 유아론(唯我論)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 [길섶에서] 중랑천변을 걷다/이호준 뉴미디어국장

    휴일 아침, 아내에게 운전을 부탁한다.“청량리쯤에 내려줘. 거기서부터 중랑천을 타고 걸어올 테니.” 아내는 산을 자주 가는 사람이 천변을 걷겠다니 의아한 모양이다.“밥만 먹나?가끔 분식도 해야지.”웃음으로 때우며 집을 나선다.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올까 봐, 두세 시간 걸릴 거리를 잡아 반대쪽에서 출발하려는 것이다. 잘 포장된 중랑천변은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특히 노인들이 씩씩하게 페달을 밟으며 지나갈 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배낭을 메고 뚜벅뚜벅 걷다 보니 금세 땀이 흐른다. 하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상쾌하다. 이런 날을 잠으로 때웠다면 얼마나 아까울까.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하늘은 저만치 물러나 있다. 코스모스가 바람따라 손짓한다. 그 극성스럽던 여름도 이젠 떠날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영원히 자리를 지키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한다. 하나가 떠나면 다른 하나가 빈곳을 채운다. 욕심만으로는 무엇도 지킬 수 없다. 하물며 사람 사는 일이야….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제3자 CD’ 분식회계 악용

    ‘제3자 CD’ 분식회계 악용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수사2과는 20일 건설사 등에서 수수료를 받은 뒤 증권사 자금으로 거액의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CD)가 발행되도록 알선해 준 브로커 6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가운데 증권사 직원 출신 이모(43)씨, 사채업자 최모(50)씨 등 브로커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알선해 준 CD의 사본 등을 이용해 유동자산을 부풀려 회계처리한 199개 중소 건설업체 대표 및 법인을 약식기소했다. 이번에 적발된 건설사들은 2004년 12월부터 브로커들을 고용해 1000만∼2억원의 수수료를 주고 ‘제3자명의 CD’를 발행받았다.‘제3자 CD’란 은행에서 자금주 명의로 발행되는 정상 CD와는 달리 건설사 명의로 발행하되 증권사가 발행자금을 대납하는 CD를 말한다. 검찰은 7개월 사이 이렇게 발행된 CD의 액면금은 모두 합쳐 1조 8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브로커들은 철저히 업무를 나눠 점조직 형태로 활동했다. 이들은 ‘전화 마케팅’ 등으로 건설사에 접근하는 ‘모집팀’과 전직 금융기관 직원이거나 다년간 금융기관과 유착해 온 ‘최종 브로커’를 연결해 주는 ‘중개브로커’로 역할을 분담하며 수수료를 챙겼다. 건설사측은 이 CD 사본과 발행 사실 확인서를 ‘증거’로 삼아 회계자료를 부풀려 사업을 따냈다. 투자실적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증권사 직원들은 건설사에 CD 발행대금 일부를 부담시켜 낮은 가격으로 CD를 발행해 주고 이를 다시 매수한 뒤 시중가대로 처분해 수익을 냈다. 은행 역시 증권사에서 납입하는 돈을 예치해 달라는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CD 발행대금을 유치한 뒤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CD를 발행해 줘 수익을 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CD 발행에 관여한 13개 은행 점포 102곳의 담당자들과 유명 증권사 7개의 직원들을 징계토록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금감원도 ‘제3자 CD’ 발행을 전면 금지시켰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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