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은밀한 게임(김광현 지음,조선일보사 펴냄) ‘20여년간 추적한 권력실세와 돈의 파워네트워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경제부에서만 20여년 동안 기자로 활약한 저자가 기사로 차마 다 쓰지 못했던 흥미로운 일화와 뒷 이야기를 담았다.저자는 SK는 ‘부실보고서’를 잘 작성해 놓았다가 재수가 없어 적발됐을 뿐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분식회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시사한다.정계와 재계의 커넥션이 지속되는 한국형 부패의 특징과 부패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대안도 제시한다.1만원.
●스페인어 속으로(민원정 지음,신아사 펴냄) 에스페로(희망),티뷰론(상어),티코(코스타리카 사람),아반테(전진),마티즈(뉘앙스),산타페(성스러운 믿음),엘 니뇨(남자아이,아기예수),펠리스 나비닷(메리 크리스마스)….이같은 말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주변에선 스페인어가 의외로 많이 쓰인다.스페인어는 본토인 스페인뿐만 아니라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 거의 전 지역에서 사용된다.이 책은 이야기식으로 풀어 쓴 스페인어 교본이다.부록으로 국립국어연구원의 스페인어 한글표기법 등을 실었다.1만원.
●인간동물원(데즈먼드 모리스 지음,김석희 옮김,물병자리 펴냄) 동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문명적 광기’를 파헤쳤다.현대 도시인들에게서 관찰되는 스트레스나 뒤틀린 행동양태가 ‘동물원’이라는 부자연스러운 환경에 놓여 있는 동물들과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인간동물원은 인류가 몸담고 살아가는 도시환경을 냉소적으로 표현한 말.책은 초부족,초지위,초섹스,자극투쟁 등의 개념을 다룬다.저자는 인간을 ‘털없는 원숭이’로 부르며 동물학적 인간론을 펼쳐 큰 반향을 일으킨 영국 태생의 동물행동학자다.1만 2000원.
●상하이에서 돈버는 47가지 방법(류용 등 지음,최경일 옮김,이지북 펴냄) 상하이에는 100년 이상 거주한 명문가가 없고 토착민도 없다.광동계·영파계·장수성 북부계 등 여러 지방인들이 흘러들어 상하이니즈(Shanghainese)를 형성하고 있다.상하이 사람들은 스스로를 상하이니즈라고 부른다.다른 지방의 차이니즈와 차별화하고자 하는 상하이 사람들의 자부심이 담긴 말이다.현재 상하이 경제를 주무르는 대표주자들은 상하이 본토의 사람들이 아니라 저장성에서 온 사람들로,그들은 ‘저상(저장 상인)’이라 불린다.상하이 성공투자 사례를 유형별로 살폈다.1만 3700원.
●서발턴과 역사학 비판(김택현 지음,박종철출판사 펴냄) ‘서발턴(Subaltern)적’ 역사학은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의 역사학자들이 1982년에 서발턴 연구집단을 결성하고 ‘서발턴 연구’라는 잡지를 내면서 시작됐다.서발턴은 안토니오 그람시의 개념을 빌려온 것으로,계급·카스트·연령·젠더·직위 등 모든 측면에서 종속적 위치에 있는 층을 가리킨다.우리 말로는 흔히 ‘하위 주체’로 번역된다.이 책은 제3세계의 식민적·포스트 식민적 역사가 얼마나 서양의 근대 역사학 혹은 권력으로서의 자본의 서사로 덧씌워져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