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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바이오 대장주 쇼크, 거품 빼고 신뢰 다시 쌓아야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주목받았던 국내 바이오산업이 쑥대밭이 됐다. 코스닥 상장 바이오 벤처기업인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는 그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후보 물질(엔젠시스)에 대한 임상 3상에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52주 최고가(31만 8000원) 대비 4분의1 토막이 났다. 임상 시험에서 진짜 약과 가짜 약이 뒤섞여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해명을 보면 과연 상장 기업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인지 말문이 막힌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임상 실패가 산업 전체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서만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신라젠의 팩사벡,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에 이어 벌써 네 번째다. 물론 신약 개발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약의 주성분이 바뀐 인보사나 임상 시험을 허술하게 관리한 엔젠시스를 보면 실적에 대한 조급증이 불러온 예고된 사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여기에 바이오 대장주 격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 분식회계 논란에서 언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 그동안 바이오산업은 우리 경제를 이끌 ‘제2의 반도체’로 불리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급등하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기대도 매우 컸다.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에 허덕여도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달콤한 말로 포장된 신약 후보 물질을 앞세워 수월하게 상장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헬릭스미스는 기술특례 상장 1호 기업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했으나 이를 할 수 있는 안목은 부족했고, 부정이나 부실을 걸러낼 장치도 미비했다. 바이오 쇼크는 기업들이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황우석 사태’도 벌써 잊혀진 듯 교훈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업계는 한탕주의를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 산업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는 일부터 주력해야 한다. 곪은 부위를 도려낸다는 심정으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역으로 보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역사가 일천해 제대로 꽃을 피우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도 드러났다. 정부는 투자자 손실을 내세워 제재와 규제의 칼부터 휘두르려 해서는 안 된다. 바이오가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명제 자체를 부정할 상황은 아니다.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꼼꼼히 살핀 뒤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게 정부에 주어진 숙제다.
  • ‘삼바 분식회계’ 증거 인멸한 삼성 임직원 “자료 삭제 인정”

    ‘삼바 분식회계’ 증거 인멸한 삼성 임직원 “자료 삭제 인정”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관련 증거를 인멸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 삼성바이오 자회사 임직원들이 자료 삭제 행위 등을 모두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23일 삼성전자 임원들과 삼성바이오 관계자들의 증거인멸·증거인멸교사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김모 부사장과 박모 부사장,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 등은 증거 자료를 삭제했으며 이에 관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다 분식회계를 한 정황을 감추기 위해 삭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양모 에피스 상무는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자료가 삭제 및 변경된 것은 인정한다”며 “금감원 요청과 관련이 없는 내용과 영업 비밀을 제외하기 위해 편집했을 뿐이고, 그 정도 인식만 갖고 있었으니 고의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자료 삭제 지시 및 관여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에피스는 수동적인 위치에서 삼성바이오나 그룹 TF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피고인들도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한다며 상부 지시를 이행했을 뿐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부사장 등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월부터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내부 문건 등을 은폐·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에피스 임직원들은 직원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합병’, ‘미전실’, ‘이재용’ 등을 검색해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또 회사 공용 서버 등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물들을 공장 바닥 아래 숨긴 혐의도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조국 국감 증인 채택 싸고 여야 공방

    분식 의혹 이재용·김승연도 신청 명단에 신동빈·김종갑 한전사장은 부르기로 합의 여야가 다음달 2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처남 정모씨 등 ‘조국 사태’ 관련자를 증인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이날 조 장관의 처남인 보나미시스템 상무 정모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농해수위는 농어촌 상생기금 출연 실적 저조 문제를 묻기 위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선목 한화 사장, 홍순기 GS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법제사법위에서 정 교수와 조 장관의 딸, 모친, 동생, 5촌 조카 등 총 69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기재위에서도 정 교수와 조 장관의 전 제수씨인 조모씨를, 정무위에서는 정 교수,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이모씨, 웰스씨앤티 대표이사 최모씨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 관련 증인 신청 요구를 반대하고 있어 이들이 증인으로 채택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주요 기업인에 대한 증인·참고인 신청도 이어졌다. 정무위에서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행정안전위는 전중선 포스코 부사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보건복지위는 ‘인보사 케이주’ 허가 취소 관련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와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 등을, 롯데푸드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등과 관련해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문화체육관광위는 황창규 KT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잠정 합의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조국 국감 증인 채택 싸고 여야 공방

    여야가 다음달 2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처남 정모씨 등 ‘조국 사태’ 관련자를 증인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이날 조 장관의 처남인 보나미시스템 상무 정모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농해수위는 농어촌 상생기금 출연 실적 저조 문제를 묻기 위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선목 한화 사장, 홍순기 GS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법제사법위에서 정 교수와 조 장관의 딸, 모친, 동생, 5촌 조카 등 총 69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기재위에서도 정 교수와 조 장관의 전 제수씨인 조모씨를, 정무위에서는 정 교수,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이모씨, 웰스씨앤티 대표이사 최모씨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한 교수의 부인인 문경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장을, 보건복지위에서도 노환중 부산의료원장과 대통령 주치의인 강대환 부산대 의대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 관련 증인 신청 요구를 반대하고 있어 이들이 증인으로 채택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주요 기업인에 대한 증인·참고인 신청도 이어졌다. 정무위에서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행정안전위는 전중선 포스코 부사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등을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합의했다. 문화체육관광위는 황창규 KT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잠정 합의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국민연금·삼성물산 압수수색… 檢 ‘삼바’ 경영권 승계 정조준

    검찰이 국민연금공단과 삼성물산을 압수수색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수사에 재시동을 걸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정조준하며 수사를 확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이복현)는 23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플랜트 부문을 압수수색했다. 서울 서초구 KCC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에버랜드 공시지가와 관련해 용인시청도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검찰이 다시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은 두 달여 만이다. KCC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주식을 매입하며 삼성 측에 섰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반대하며 표 대결까지 갔지만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합병이 성사됐다. 엘리엇은 지난해 국민연금의 개입으로 손해를 봤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약 8700억원의 투자자·국가간소송(ISD)을 제기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증거인멸 혐의로, 7월에는 분식회계 및 횡령 혐의로 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 임직원 8명을 구속 기소했지만 본류인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8개월간 수사를 맡아 오던 송경호 특수2부장이 지난달 검찰 인사로 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으로 승진했고, 박영수 특검팀에서 삼성 사건을 전담했던 이복현 부장검사가 특수4부장으로 부임했다. 검찰은 수사팀 교체 후에도 삼성바이오 실무자들의 소환 조사를 이어 가며 압수수색을 준비해 왔다. 검찰이 국민연금과 삼성물산을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상고심 사건을 선고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삼성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이 존재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검찰 수사의 초점도 경영권 승계에 맞춰질 전망이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검찰의 의중이 공표된 셈이다. 검찰은 삼성 측이 2015년 말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기준을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부당하게 변경하면서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 5000억원가량 늘렸고, 이 과정을 통해 삼성바이오의 지분 46%를 보유한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인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획득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찰이 증거인멸부터 수사하는 이유는…‘조국 수사’도 선회할듯

    검찰이 증거인멸부터 수사하는 이유는…‘조국 수사’도 선회할듯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이 가장 먼저 구속영장을 청구한 혐의 중 하나는 증거인멸 교사다. 법원은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통상 증거인멸은 중요한 구속 사유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범죄 혐의를 수사할 때 증거인멸 혐의를 먼저 조사하거나, 증거인멸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조 장관 가족 수사 관련 피의자 신병 확보에 실패한 검찰이 ‘증거인멸’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이상훈 코링크PE 대표 등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와 관련해서 “관련 증거가 수집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쉽게 말해 증거인멸을 할 우려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이 사모펀드와 관련된 피의자의 신병 구속에 실패하면서 수사는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증거인멸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투자 자문 역할을 한 한국투자증권 PB 김모씨가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검찰은 벌써 수차례 김씨를 불러 조사했다.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 피의자인 김씨는 정경심 교수가 연구실 PC를 반출할 때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조 장관 부부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있는 PC 하드 드라이브 교체에 동원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정 교수는 설령 증거인멸을 했다고 해도 자신의 범죄와 관련된만큼 증거인멸이 성립되지 않지만, 김씨는 타인의 범죄를 도운만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수사에서도 증거인멸이 먼저였다. 검찰은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임직원 8명을 구속기소했다. 본류인 분식회계로는 아직 구속이든 불구속이든 기소하지 못한 상태다. 내용이 복잡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에 비하면 증거인멸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혐의를 입증해낼 수 있다.  검찰은 지난 6월 김홍경 삼성저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문호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 등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증거은닉 교사)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직원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JY’ 등의 제목이 들어간 파일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삼성바이오 서버를 뜯어 공장바닥에 숨긴 혐의를 받는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들이 증거인멸 등으로 구속기소되자 삼성바이오, 삼성에피스 등은 “증거인멸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수사에서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가 구속기소됐고, 재판부는 지난달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도 사법방해에 해당되는 증거인멸과 은닉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형법 155조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형량이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구속 사유로 꼽혀 구속을 피하기 쉽지 않다. 해외에서 구입한 변종 대마를 몰래 들여오고 투약한 의혹을 받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는 “도주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고, 지난 7월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받는 배우 강지환씨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삼성 “과거의 잘못 국민께 송구… 위기 극복 도와달라” 이례적 호소문

    “미래 산업 선도 등 기업 본연 역할할 것” 재판 장기화에 반성·답답함 함께 내비쳐 삼성전자 주가 1.7%·바이오 4.8% 하락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이뤄진 29일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도움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16년 하반기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된 이후 3년여 만에 처음 낸 공식 입장문에서 삼성전자는 대법원 선고를 계기로 국민들에게 반성의 뜻을 밝힌 동시에 국정농단 사건 이후 이어지고 있는 수사·재판 국면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 사건에 대한 수사가 다른 수사로 이어지고,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경영진이 여론재판 피의자가 되는 등 리더십이 마비되는 악순환에 대한 위기감을 담았단 뜻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전직 수장들이 국정농단 수사에 연루된 데 이어 삼성은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 압수수색 과정에서 파생된 노조 수사 등을 받았다. 반도체 경기 불황에 이어 최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직격탄, 미중 무역전쟁 유탄을 맞은 ‘퍼펙트 스톰’ 상황인 현재 삼성 내부의 위기감은 국정농단 사건 수사 초반을 뛰어넘을 정도다. 경영 위기 국면 또는 사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삼성은 ▲오너가 비전을 세우고 ▲경영진이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직원들이 실행하며 위기 극복을 시도했는데, 수사·재판 장기화로 이러한 톱다운 극복방식이 위협받고 있다. 과거 그룹 미래전략실 기능 일부를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가 수행 중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증거인멸 주도 혐의를 받은 이후 사업지원TF의 기능도 위축되고 있다. 한편에선 이 부회장 구속 기간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등 ‘오너 리스크’가 주가 하락 요소가 아니라고 평가하지만, 재계에선 “인수합병(M&A) 등 선제적 투자 효과가 반영된 주가 흐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50원(-1.70%) 내린 4만 3400원에 마감했다. 삼성생명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00원(-0.75%) 하락해 6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4.05%), 삼성바이오로직스(-4.89%) 주가 낙폭이 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삼바 분식회계 의혹 수사 다시 탄력

    檢 “삼성 주장 배치되는 자료 상당 확보” 29일 대법원이 삼성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이 존재했다는 것을 인정함에 따라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도 힘을 받게 됐다. 지난해 12월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이복현)는 증거인멸 등으로 임직원 8명을 구속 기소했지만, 본류인 분식회계로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검찰 수사 대상은 삼성바이오가 기업가치를 부풀려 분식회계를 저지른 부분이지만, 사실상 초점은 경영권 승계에 맞춰져 있다. 검찰은 삼성 측이 2015년 말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회계 처리 기준을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부당하게 변경하면서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 5000억원가량 늘렸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약 46%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의 가치도 커졌다. 이 과정을 통해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획득하게 됐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결국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는지를 밝히는 게 수사의 핵심이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적도 있다. 특검은 “제일모직 바이오사업부의 경우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영업가치가 3조원으로 돼 있었는데, 삼성물산은 이를 실사를 통해 검증도 하지 않고 (합병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의견서에 적었다. 앞서 검찰은 수사의 본류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주요 범죄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의 주장과 배치되는 객관적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하는 등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속보] 대법, 이재용 재판 파기 환송…삼성株 약세

    대법원이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파기 환송 결정을 내린 가운데 삼성그룹 관련주가 나란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4.89%(1만4000원) 하락한 27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이날 상승 출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중 30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오후 2시 이후 하락 전환했다. 대법원은 이날 항소심과 달리 말 3마리를 뇌물로 인정하고 경영승계작업을 인정했다. 이 때문에 향후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750원) 떨어전 4만3400원, 삼성전자우는 1.23%(450원) 하락한 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4.05%), 삼성생명(-0.75%), 삼성화재(-0.44%) 등도 하락 마감했다. 한편 이부진 대표가 경영하는 호텔신라는 주가가 4.46% 올랐다. 우선주인 호텔신라우는 29.10%나 급등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현장 경영’ 잰걸음 이재용 “기술만이 살길이다”

    ‘현장 경영’ 잰걸음 이재용 “기술만이 살길이다”

    전자 공급망 점검·혁신기술 전략 등 논의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분야 포기 안 돼” 29일 선고 앞두고 잇따른 공개 행보 주목“기술만이 살길이다.”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이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소재 한국 수출 규제 이후 사업장을 방문하며 현장경영 행보 중이다. 지난 6일 삼성전자 충남 온양·천안사업장을 시작으로 9일 경기 평택사업장, 20일 광주사업장에 이어 이날 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전자계열사 밸류체인(공급망) 점검 및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사업 현장 방문은 특히 29일로 예정된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형사재판 선고를 앞두고 이뤄져 주목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최신 올레드 제품 생산라인 등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또 대형 디스플레이 로드맵 등 신기술 전략 논의에 시간을 할애했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함께 한국의 주력 산업 지위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중국 패널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미국 애플이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를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 공급 업체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새어 나오고 있다. 이에 고군분투 중인 임직원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미래 혁신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네 번째 현장경영 일정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았다고 업계는 해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자동차 및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분야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주관한 회의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동훈 대표이사(사장), 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 남효학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 곽진오 디스플레이 연구소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면서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면서 “기술만이 살길”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일본 출장, 이달 삼성전자 계열사 사업장 방문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적극 행보에 나서는 중이지만 29일 대법원 선고 결과에 따라 경영 행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원심 재판부가 무죄로 본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 판단을 할 경우 파기환송심 재판 등을 방어해야 해 이 부회장의 운신 폭이 줄 전망이다. 여기에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검찰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신속 수사, 기업 수사 강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 미중 무역전쟁 여파, 한일 경제전쟁으로 인한 소재 공급 리스크 확대 등 삼성전자의 경영 위험에 법원 판결과 수사라는 정치적 위험이 다시 더해지는 모습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법 ‘말 3마리·경영 승계’ 판단 따라 이재용 운명 판가름 난다

    대법 ‘말 3마리·경영 승계’ 판단 따라 이재용 운명 판가름 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사건 상고심 선고 기일이 오는 29일로 잡히면서 이 부회장의 재구속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과 박 전 대통령·최씨의 항소심이 핵심 사안에 대해 엇갈린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대법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 주느냐가 이 부회장의 거취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되며 풀려난 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오후 2시 국정농단 사건과 이 부회장의 뇌물 사건 등 3건의 상고심 선고를 한다. 대법원은 이날 3개 사건 모두 TV 생중계를 허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피고인의 동의가 없어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면 생중계가 허용된다. 이 사건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말 세 마리(약 34억원)를 뇌물로 건넨 것인지와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약 16억원)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청탁의 일환으로 이뤄졌는지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말 세 마리 소유권이 최씨 측에게 넘어갔고, 영재센터 후원도 묵시적이나마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이 최씨가 지배하는 코어스포츠에 제공한 승마 지원 용역대금 약 36억원도 뇌물로 인정되면서 전체 뇌물 공여 금액은 89억원에 이르렀고, 결국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말 세 마리 구입비와 영재센터 후원을 뇌물로 보지 않았다. 최씨가 실질적으로 말 소유권을 가졌다고 인식하고 있더라도 서류상 주인은 여전히 삼성이기 때문에 말 구입비가 아닌 ‘말 사용료’가 뇌물액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단 말 사용료를 금액으로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영재센터 후원과 관련해서도 삼성의 승계 작업이 실제 추진되고 있는지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을 인정하거나 이를 매개로 한 묵시적 청탁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측에 건넨 뇌물액이 36억원(코어스포츠 용역대금)으로 줄어든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2심 선고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형으로 감형됐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항소심 재판부는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이 최씨 측에 있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또 1심과는 달리 경영권 승계 현안과 부정한 (묵시적) 청탁도 인정하면서 영재센터 후원도 뇌물로 봤다. 각각 다른 재판부가 6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해 완전히 다른 판결을 내린 셈이다. 세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묶여 함께 심리가 진행된 상고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할 수 없지만, 대법원이 말 구입비를 뇌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 모두 경영권 승계 차원의 부정한 청탁이었다고 결론 내리면 이 부회장의 뇌물액은 50억원을 넘는다. 이 경우 법정형 하한은 5년으로 높아진다. 법관 재량에 따른 감경(작량감경)이 없으면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다. 대법원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 현안을 공식 인정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분식회계는 경영권 승계와 맥이 닿아 있다는 시각에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제2의 엔론사태 되나… GE 48조 규모 회계부정 의혹

    제2의 엔론사태 되나… GE 48조 규모 회계부정 의혹

    미국 전기·전력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이 약 48조원에 해당하는 대규모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GE 측은 “완전한 거짓”이라며 반박했지만 주가는 전날보다 11.30% 폭락하는 등 곤혹을 치렀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미국에서 전문적으로 금융 사기를 폭로해온 해리 마코폴로스가 ‘GE, 엔론보다 더한 사기꾼’이라는 제목의 175쪽짜리 조사보고서를 금융 당국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마코폴로스는 보고서를 통해 GE가 보험사업 부문에서 40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의 초대형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신의 팀과 지난 7개월간 GE의 회계를 검증했다면서 “회계 부정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GE는 엔론이 써먹은 속임수를 따라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사건을 ‘젠론(GEron)’으로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엔론은 2001년 분식회계가 적발돼 파산한 미국 에너지 기업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회계부정 스캔들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당시 시가총액 680억 달러(약 82조원) 규모의 엔론은 파생상품 투자로 입은 15억 달러 손실을 회계 장부에 반영하지 않고 주주와 투자자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 사기극의 여파로 당시 투자자 2만여명이 130억 달러를 날렸고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마코폴로스에 따르면 GE도 엔론과 유사하게 투자손실을 장부에 적지 않고 장기보험 관련 부채는 적게 반영했다. 그는 이번 GE조사를 하면서 GE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와 손잡았다고도 밝혔다. CNBC에 출연한 마코폴로스는 “GE는 아마 파산을 신청할 것”이라면서 “GE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폴로스의 주장에 대해 GE 측은 성명을 통해 “마코폴로스와 얘기하거나 접촉한 사실도 없고 보고서를 보지도 않았으며,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다”면서 반박에 나섰다. 래리 컬프 최고경영자(CEO)는 “GE는 위법행위 주장에 대해 늘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시장 조작”이라면서 “마코폴로스의 보고서는 팩트에 대한 거짓 설명을 담고 있고, 그가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에 우리와 함께 검증했다면 그런 주장은 수정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여파로 GE는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때 15%의 하락폭을 보였다. 최종적으로 전날보다 11.30% 폭락한 GE의 주가는 글로벌금융위기가 휩쓸었던 2008년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기록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기재부 1차관 김용범·국정원 1차장 최용환

    기재부 1차관 김용범·국정원 1차장 최용환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공석인 기획재정부 1차관에 김용범(왼쪽·57·행시 30회)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국가정보원 1차장에 최용환(오른쪽·62) 주이스라엘 대사를 임명하는 등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김용범 신임 차관은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를,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 국제금융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및 부위원장을 역임한 금융통 경제관료다. 그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의분식회계 결론을 내려 주목받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차관은 축적된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을 토대로 국내외 복잡한 경제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구 1차장 후임으로 임명된 최용환 1차장은 대구 계성고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국제법 석사를 받았다. 1984년 국정원에 입사한 뒤 30여년간 주로 해외 정보를 다뤄 왔으며, 해외 정보 파트 선두주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미 공사와 주이스라엘 대사를 역임해 풍부한 현장 경험과 국제 네트워크를 쌓았다. 국정원 사정에 밝은 정치권 인사는 “1~3차장 모두 정권 출범 때 임명돼 이미 교체 타이밍은 지난 셈”이라며 “서훈 원장이 차장 인사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전권을 부여받았으며 업무 연속성과 조직 안정을 위해 일괄 교체는 쉽지 않은 만큼 연장자인 서 차장을 먼저 교체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2년 넘도록 1차장을 맡아 업무 하중이 컸던 데 따른 교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원칙주의자 조성욱… 재벌·공정위 개혁 ‘김상조 시즌2’

    원칙주의자 조성욱… 재벌·공정위 개혁 ‘김상조 시즌2’

    기업정책 방향 등 김상조와 철학 비슷 증선위 때 ‘삼바’ 분식회계 강경 목소리 ‘중견그룹 사익편취’ 문제 적극 나설 듯“워낙 원칙주의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요. 내부 개혁이나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긴장이 되는 게 사실이죠. 대기업·재벌을 보는 철학이나 공부한 분야를 생각해 보면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과 비슷하게 가지 않겠습니까.”(공정위 관계자 A씨)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조성욱(55)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명한 가운데 11일 공정위 안팎에선 조 후보자가 전임자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시즌2’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김 실장이 조 후보자의 공정위원장 지명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재벌 등 기업정책의 방향은 물론 공정위 개혁 등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은 조 후보자가 김 실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1년 후배이기도 하고, 재벌 문제에 대한 철학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 후보자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거래위원회(증선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던 2016년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해 강경 목소리를 냈다. 공정위 내부에선 조 후보자가 먼저 ‘중견그룹 일감 몰아주기’ 문제 해결을 통해 공정경제 관련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김 실장은 “올해 공정위는 총자산 2조~5조원인 중견그룹의 사익편취 행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공정위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으면서 소유 및 지분 구조가 복잡한 중견그룹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조 후보자도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 당시 쓴 ‘한국기업의 수익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중견그룹에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몇년 간 집중적으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 초 공정위가 밝힌 것처럼 중견그룹 문제 해결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공정위 내부 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 6월 김 실장은 공정위원장 이임사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내부 혁신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주문했는데, 조 후보자도 공정위 내부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와 재무 관련 연구를 오랜 기간 해 왔고, 증선위 활동 등의 실무 경험도 있다”면서 “조직 장악이 가장 큰 과제인데, 초반에 성과를 낸다면 ‘김상조 시즌2’라는 평가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여성 최초’ 수식어 따라붙는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원칙 중시 지배구조 전문가

    ‘여성 최초’ 수식어 따라붙는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원칙 중시 지배구조 전문가

    9일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다시 한번 ‘첫 여성’ 수식어를 달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임 공정위원장인 김상조 정책실장의 1년 후배인 조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일했고,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특히 조 교수는 2005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로 임용되면서 경영대 최초 여교수 임용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3년 KDI에서 고려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자리를 옮길 때에도 단과대 역사상 첫 여성 교수였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공정위 사상 첫 여성수장이 된다. 공정위는 1981년 최창락 1대 위원장 이후 19대 김상조 전 위원장까지 모두 남성이 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여성장관 30%를 공언해온 만큼 조 후보자가 여성이라는 점도 이번 후보 지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조 후보자는 학계에서는 기업 지배구조와 재벌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김 정책실장이 현장 참여형 학자였다면, 조 후보자는 연구 중심의 ‘학구파’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특히 조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재직하던 2003년 ‘기업지배구조 및 수익성’ 논문을 통해 1997년 외환위기가 재벌의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논문에서 당시 기업과 재벌이 지배구조가 낙후돼 있으면서 지나치게 높은 부채에 의존해 수익성이 낮았고, 연쇄적 도산을 막지 못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세계 3대 재무전문 학술지로 꼽히는 금융경제학 저널(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 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최근에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일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처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규제개혁위원회 경제분과 민간위원으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조 후보자의 한 동료 교수는 “조 후보자의 장점은 부드러우면서도 원칙에 있어서는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공정위 조직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잘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중앙지검 2차장 산하에 사법농단 공판팀 구성…“공소유지 주력”

    서울중앙지검 2차장 산하에 사법농단 공판팀 구성…“공소유지 주력”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신임 검찰총장이 구성하도록 지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공판팀이 서울중앙지검 2차장 산하에 소속돼 공소유지를 이어갈 예정이다. 2차장 산하는 공안 수사 및 공판 업무를 전담한다.법무부는 6일자로 고검검사급(차장검사·부장검사)에 대한 인사발령을 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와 부장검사들을 비롯한 전국 일선 수사지휘 라인이 이날을 기점으로 전면 교체됐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할 때부터 이어온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공소유지는 19명 규모의 특별공판팀 형태로 기존 인력을 그대로 운용할 방침을 세웠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법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례 없는 재판인 만큼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특수1부장 시절부터 수사를 이끌어온 신봉수(49·29기) 신임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특별공판팀 팀장 역할을 맡고, 각각 부천과 성남지청 형사4부장으로 승진전보된 박주성(41·32기)·단성한(45·32기) 부장이 서울중앙지검에 그대로 남아 공소유지를 이끈다. 검찰은 특수1·3·4부 소속 검사 16명도 2차장 산하 공판부로 인사이동시켜 공소유지 전담으로 투입했다. 다만 기업금융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으로 승진전보된 조상원(47·32기) 부장은 특별공판팀에 참여하지 않는다. 송경호(49·29기) 신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특수2부장 시절부터 진행해온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를 전두지휘한다. 검찰 인사이동으로 사실상 ‘일시정지’됐던 삼바 수사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에 대한 영장 재청구 검토부터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대표에 대한 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 이후에도 검찰은 재청구하는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공소유지와 삼성바이오 수사는 모두 한동훈(46·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총지휘하게 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대규모 고위 검사 인사가 이뤄졌지만,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이어온 주요 수사는 연속성을 가지고 챙기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신자용(47·28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한석리(50·28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도 이날부터 출근해 형사사건 및 여성아동사건, 과학기술범죄사건 등의 지휘 업무를 시작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도덕적 해이·내분에 발목 잡힌 바이오산업… 자정노력·규제 개혁 절실

    도덕적 해이·내분에 발목 잡힌 바이오산업… 자정노력·규제 개혁 절실

    최근 누구나 한국 경제의 위기를 말한다. 일본의 무역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재만 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무역 환경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는 경쟁국의 기술을 압도할 기술 개발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전 같이 국산 자동차 엔진 개발 성공,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독보적 입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 등 남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 경쟁력이 뛰어난 기술 개발이 없다. 근래 한국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근거다. 이런 이유로 바이오 산업이 주목을 받았다.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한국의 경제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제약업종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 새 3조원 넘게 증발했다. 바이오제약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가.정부는 바이오·헬스를 차세대 3대 주력산업 중 하나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제약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 세계 시장의 3분의2를 점유했고,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2017년 우리나라의 신약 기술 수출액은 5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월 전국 경제 투어에서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2030년 제약·의료기기 500억弗 수출 목표 실제로 바이오산업은 최근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됐다. 2017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의 생산규모는 10조 1264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10조원대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9.3% 늘어나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도 전년 대비 11.2% 증가한 5조 1497억원으로, 이 중 3조 5041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8.5% 늘어나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역군으로 거듭날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바이오의약 산업의 생산 규모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3조 8501억원으로 총 생산의 38%를 차지해 3년 연속 바이오산업 분야 중 생산규모 1위를 유지했다. 정부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연간 2조 6000억원 수준인 연구개발(R&D)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올 들어 바이오의약 산업의 현실은 정부의 청사진과는 달리 먹구름만 잔뜩 몰려오는 상황이다. 코스닥 제약지수가 2분기 만에 17% 급락할 만큼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도 상반기에 11%나 떨어졌다. 바이오제약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결 방안은 뭘까. 우선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세계 최초의 무릎 관절염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인보사의 주성분에 허가 당시 제출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의 제출 자료가 허위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신장세포는 종양(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릎 한쪽 투여에 700여만원을 지불한 인보사 투약자 3700여명은 법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인보사 사태는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바이오산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갱년기 치료제’로 알려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다 성분 논란을 빚은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우리나라 바이오제약산업의 실력과 현주소를 실감케 한다. 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산업을 삼성그룹의 미래신수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오리무중이다. 전문가들은 “제약은 생명을 다루는 업종이기 때문에 신약 개발업체들이나 의약품 업체들의 높은 도덕성과 안전성에 대한 확신·확증이 담보돼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며 제약업계의 각성을 촉구했다.●소송전 4년째… 다국적 회사 가세 ‘제 살 깎기’ 둘째, 법적 소송전으로 번진 국내 업체들 간의 집안 싸움까지 겹쳐 국내 바이오제약 업체들의 글로벌시장 공략이 ‘공염불’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보톨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심화되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분쟁이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보톡스 시장 1위 업체인 메디톡스는 2016년 퇴직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이 이를 이용해 보툴리늄 톡신 제제인 ‘나보타’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내에서의 소송뿐만 아니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제소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2006년 보툴리눔 톡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7년여간의 연구개발 끝에 국내 토양에서 적법하게 발견해 확보한 것”이라면서 “퇴직자가 반출했다는 진정사건은 이미 증거불충분으로 내사종결되고 무혐의 처리됐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오히려 “나보타는 세계시장에서도 까다롭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심사를 통과했다”면서 “메디톡스가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엘러간과 연대해 ITC에 제소하는 등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앨러간은 메디톡스의 보툴리놈 톡신 ‘이노톡스’의 기술 수입사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워낙 팽팽하게 맞서 있어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국산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소송전은 글로벌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를 놓고 미국 업체들과 연대해 국내 업체끼리 제 살 깎기 혈투를 벌이고 있는 꼴”이라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토대를 허물어뜨리고 나면 경쟁국과 경쟁업체들의 기술은 고도화돼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자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약 허가·관리감독 독점 식약처 견제장치 필요 셋째, 꽃을 막 피우려는 제약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또다른 걸림돌은 바이오의약품 허가·관리 체계다. 국내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 대형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할 마당을 펼쳐주려면 규제 제거가 시급하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중국은 네거티브 규제로 끌고 가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들이 시장에 왔다가 사라지면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다”면서 “신약심사와 테스트를 가로막는 규제와 장벽을 혁신적으로 풀지 않으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넷째, 식약처의 인허가 시스템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한 약대 교수는 “식약처가 신약에 대해 허가도 해주고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무관 때 신약을 허가하고 과장 때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취소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식약처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다섯째, 기술 이전 성공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다. 한미약품이 신약을 개발해 수조원대의 해외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지만 2015년에 맺은 기술수출 계약 6건 중 4건이 이미 해지됐다. 현재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신약 개발비용 총액은 스위스 글로벌 제약회사인 로슈에도 못 미친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문 대통령 주재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전략 발표회를 갖는 등 의욕을 보이긴 했지만 벤처기업이나 신약개발 기업에 활력을 주는 효과는 아직 안 보인다. 바이오산업의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첨단 바이오법’은 인보사 파동으로 국회 문턱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다가 1일에야 본회의에 상정됐다. 생명공학은 험난한 길이다. 수천, 수만 번의 연구 실패를 극복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려면 성과를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업계의 모럴 해저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정노력도 절실하다. 글로벌 제약사 앞에서 벌이는 국내 업체끼리의 법적 다툼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재도약을 응원한다. jrlee@seoul.co.kr
  • 중앙지검도 꿰찬 尹사단… 특수수사 판 더 키웠다

    중앙지검 1~3차장에 ‘적폐수사’ 특수통 특수 1~4부장도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 환경부 블랙리스트·목포 투기 의혹 등 現 정부 인사 겨냥 수사 검사들은 좌천 윤석열호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이 서울중앙지검의 요직인 1~3차장을 차지했다. 검사장 인사에 이어 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도 ‘적폐수사’를 담당한 특수통들이 전진 배치된 반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한 검사들은 사실상 좌천됐다. 법무부는 31일 차장·부장검사 등 고검검사급 인사를 8월 6일자로 단행했다. 지난 26일 이뤄진 검사장 인사의 후속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1~3차장엔 국정농단 사태를 비롯해 적폐수사를 담당한 ‘윤석열 사단´이 승진, 배치됐다.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에는 송경호(49·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승진했다. 특수2부가 담당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다. 공안 사건과 재판을 담당하는 2차장에는 신봉수(49·29기) 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승진했다. 중앙지검에 꾸리는 사법농단 특별공판팀 업무를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 신 부장은 사법농단 수사를 마친 뒤 공소 유지를 맡아 왔다. 고소·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선임 차장인 1차장에는 신자용(47·28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승진했다. 그는 국정농단 특검팀부터 직전 중앙지검 특수1부장까지 윤석열 총장과 손발을 맞춰 왔다. 성폭력·강력수사를 담당하는 4차장에는 형사부 근무 경력이 많은 한석리(50·28기) 강릉지청장이 보임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법농단, 전직 대통령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공소 유지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부장들을 차장으로 보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차장 산하인 특수1~4부장도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졌다. 대부분 국정농단 특검팀 혹은 중앙지검에서 윤 총장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특수1부장으론 구상엽(45·30기)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이동했다. 특수2부장과 특수4부장에 보임된 고형곤(49·31기) 남원지청장과 이복현(47·32기) 원주지청 형사2부장은 국정농단 특검팀 파견 경력이 있다. 특수3부장에는 허정(46·31기) 광주지검 특수부장이 자리했다. 검찰의 ‘입´인 대검 대변인은 권순정(45·29기) 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시청 파견에서 복귀하는 박재억(48·29기) 전 중앙지검 강력부장이 맡는다. 서울동부지검과 남부지검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한 검사들은 좌천됐다. 앞서 한찬식 동부지검장과 권익환 남부지검장이 검찰을 떠났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불구속 기소한 주진우 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검사 5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지청인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발령 났다. 서울고검 검사로 배치된 권순철 동부지검 차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인사는 메시지라고 합니다”라며 사의 표명 글을 올렸다. 손혜원 의원을 기소한 김범기 남부지검 2차장은 서울고검 형사부장으로 발령 났다. 수사를 담당한 김영일 형사6부장은 그나마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으로 전보됐다. 서울 소재 지검 차장 5명 중에서 권순철·김범기 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삼바 수사 마무리하는 새 중앙지검장 “반칙적 범죄 눈감지 않는 검찰 될 것”

    삼바 수사 마무리하는 새 중앙지검장 “반칙적 범죄 눈감지 않는 검찰 될 것”

    배성범(52·사법연수원 23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취임식에서 “반칙적 범죄,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면서도 최근 닥쳐 온 경제적 어려움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 지검장은 “민주주의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침해하는 선거범죄, 각종 공공적 영역에서의 부패와 비리, 각종 부정과 탈법으로 국가 재정에 손실을 초래하거나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하거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 절차를 도외시하는 범죄 등이야말로 반칙적 범죄의 대표적인 예”라면서 “다만 중소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중죄필벌’(重罪必罰), ‘경죄관용’(輕罪寬容)의 정신을 되새겨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형사법의 절차적, 실체적 정의 구현도 강조했다. 배 지검장은 “검찰은 권한 행사의 과정이 공정해야 함은 물론 공정하게 보여져야 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기계적인 법 적용에 따른 형식적 결론 도출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고민하고 사안의 경중과 성격에 상응하는 검찰권 행사로 그 과정 및 결과에 국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지검장이 당면한 과제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등 주요 재판 공소 유지와 함께 4조 5000억원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마무리 등이다. 배 지검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 취재진에게 “차츰 현안을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윤석열과 손발 맞춰본 검사들 줄줄이 요직 발탁

    윤석열과 손발 맞춰본 검사들 줄줄이 요직 발탁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신자용, 2차장 신봉수, 3차장 송경호 발탁법무부 “적폐 수사 업무 연속성과 안정적 마무리 위한 인사”박근혜 정부의 국정 및 사법농단 수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손발을 맞춰본 검사들이 31일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요직을 꿰찼다. 우선 서울중앙지검 1·2·3차장에 각각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발탁됐다. 이들 모두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지난 2년간 특수부 부장검사 등을 맡아 ‘적폐수사’ 실무를 처리한 인물들이다. 송 3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임명된 한동훈 전 3차장 아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을 전담해왔다는 점에 비춰 그의 보임은 수사의 연속성을 중시한 인사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굵직한 현안에서 ‘윤석열-한동훈-송경호’로 이어지는 핵심 지휘 라인이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인사로 인한 수사 공백도 최소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신봉수 2차장 역시 ‘윤석열-한동훈’ 라인 지휘 아래 사법농단 수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2008년 ‘BBK 특검’ 파견검사였으며 2010년에는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단에 몸담았다. 이어 2013년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을, 지난해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DAS) 실소유주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 왔다. 법무부는 “적폐사건 수사와 공판을 이끌어온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2·3차장검사로 보임했다”며 “국정농단 및 사법농단,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업무 연속성과 안정적 마무리를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지휘하는 신자용 1차장도 국정농단 특검팀 파견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치며 윤 총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검사다. 1~3차장뿐 아니라 주요 서울중앙지검 주요 부장 및 법무부·대검찰청 요직에도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이 속속 배치됐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등에 참여하면서 윤 총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이복현 원주지청 형사2부장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에 보임됐다. 역시 국정원 댓글수사팀 경력이 있는 진재선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은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김성훈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은 대검찰청 공안1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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